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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대응으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보다는 과잉 대응으로 욕먹는 게 낫다. 지금 즉시 국방부에 군 병력 투입을 요청해 달라.” 신종 바이러스 발생을 보고받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의 행보엔 거침이 없다. 매뉴얼에 따라 군사작전에 버금갈 정도로 신속하게 역학조사관을 투입한다. 이때부터 모든 바이러스와 환자 정보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CDC 상황실로 모인다. 국방부 재무부 환경부 연방재난청 등 정부 각 부처는 협력 인원을 즉시 파견한다. 센터장은 전권을 가지고 방역작전을 진두지휘한다. 9·11테러 당시 뉴욕지역 소방대장이 작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과 흡사하다.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군대 파견 및 지역 통제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센터장이 대통령 또는 보건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상황실을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전쟁을 지휘하듯 말이다. 상부 보고는 대개 ‘선(先)조치 후(後)보고’로 이뤄지고, 그것도 대면보고가 아니라 서면보고가 대부분이다. ‘특수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미국 사회의 인식이 고스란히 시스템에 녹아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수차례 언론 브리핑에 나서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초라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첫 환자 발생 후 수일간은 의사 출신 질병관리본부장 주도로 방역작전이 진행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23일 이후에는 비전문가인 행정관료들을 이해시키고, 지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상황실보다는 서울 충정로의 장관 집무실, 세종시 복지부 청사, 국회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다. 급기야 환자가 급증한 이후에는 본부장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과 대면하는 일일 브리핑에서도 본부장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전문가가 껍데기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CDC에서 6년 동안 근무했던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톰 프리든 미국 CDC 센터장은 지난해 에볼라 환자가 늘면서 비난 여론에 시달렸지만, 미국 정부는 그에게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지도 않았다.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 지휘-인사권-예산-전문성 ‘4無 본부’… 수술없인 또 당한다 ▼“메르스가 종식되더라도, 현 조직 체계로는 다른 신종 감염병에 또 당할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는 한국 보건 시스템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내 1% 수재집단인 의료인들이 여러 벽에 막혀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즉각대응팀을 만들어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청와대 내 메르스긴급대책반, 국민안전처 산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등 이미 행정관료 중심의 태스크포스(TF)가 양산돼 전문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통제의 중심이 돼야 할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이 유명무실했다는 것이다.본부장 차관급 격상 없이는 문제 계속 현재 질병관리본부장은 1급(실장급)이다. 그 위치로는 각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고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장이 병원 봉쇄, 강제 격리 등 선제적 격리 조치에 나서야겠다는 판단을 해도 경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없이는 이행이 어렵다. 군의관, 간호장교 등 군 인력 차출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선제적 조치보다는 기존 매뉴얼을 수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보건당국이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해야 감염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무비판적으로 따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신종 바이러스는 위험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장은 책임지지 못할 수준의 선제적 조치에 절대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통제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것이 초기 역학조사 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감염병은 살인사건처럼 초기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장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연금 전문가로 보건 분야가 생소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주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했던 장옥주 차관을 보좌하기 위해 대책반에 불려 들어오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대책반을 지휘하는 장차관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대응지침을 받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상황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불려가서 보고를 하는데도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살인현장을 누비고 연구실에서 퍼즐을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할 사람들이 현장보다는 과외 업무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국내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 청으로 독립시키거나, 보건복지부 내 보건2차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보건 요직 행시 출신 장악 질병관리본부에 우수한 보건행정 인력이 모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감염병 발생 초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직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사실상 본부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사과장을 지낸 한 고위 관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남은 인원을 산하로 보낸다. 그래서 잘나가는 보건복지부 관료는 질병관리본부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를 지휘하는 보건복지부의 보건 분야 요직을 비전문가가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 보건복지부의 실장급(1급) 4명 중 의사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국장(2급) 3명 중 보건 전문가는 공공보건정책관 1명뿐. 심지어 건강증진기금을 운영하는 건강정책국장도 비보건 전문가다. 질병정책과, 응급의료과 등 전문 분야도 비의료인 출신이 맡고 있다. 보건 없는 보건복지부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의 요직을 지낸 한 보건 전문가는 “의약분업 이후 이해당사자가 업무를 맡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의사 출신들을 전문 업무에서 배제시켰는데, 지금은 그 부작용이 심하다”며 “행시 출신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병원에 대한 영향력, 보건소에 대한 예산권이 있는 보건 분야를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고 말했다.연구 역량, 비정규직에 의존 질병관리본부의 보건행정 능력뿐만 아니라 연구인력의 역량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우수한 정규 인원을 충원해주지 않다 보니 질병관리본부는 연구비, 사업비로 비정규 연구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비정규 직원이 269명으로 정규직(156명)보다 많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경우가 많아 정규직보다 능력과 스펙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석·박사 출신 비정규직들이 자신보다 스펙은 떨어지는데 권한은 더 많은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조직이 불안정하다”며 “게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에서 충북 청주시 오송으로 이전하면서 우수한 정규직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의사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특수 수당 등 유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KAIST를 만들 때 선제적으로 외국 박사들을 스카우트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량을 키워 미래 감염병에 대처하려면 우수한 의사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파견인력이 부족해 세계적 감염병 추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병원 내 감염 관리 조직 없어 질병관리본부에 ‘병원 내 감염’을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 없는 것도 문제다. 2003년까지는 세균질환부 산하에 병원감염과가 있었지만 2004년 질병관리본부 출범 이후 사라졌다. 이종구 소장은 “당시 병원감염과의 명칭을 약제내성과로 바꿨다. 병원감염 관리를 하지 않고 항생제 내성만 관리하는 과로 축소시킨 것이다”며 “인력이 부족해도 의지를 가지고 해당 과를 발전시켰다면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감염병관리과가 존재하지만 급성전염병 관리, 곤충매개 전염병 관리에 치우쳐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병관리과장은 홍보 업무도 겸하고 있어 ‘병원 내 감염 관리’ 업무까지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메르스 확진환자의 대부분은 병원 안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200병상 이상 병원은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게 돼 있지만 이 제도는 메르스 앞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보건당국의 병원 감염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400병상 이상의 94개 병원 166개 중환자실에서 총 2843건의 병원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염병 발생 후에야 뒷북 예비비 투입 땜질식 예산 처방도 신종 감염병을 막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관련 예산은 총 4024억 원이지만 고정비 비중이 높아 신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종 전염병 대응체계 강화 사업 예산은 2007년 153억 원에서 올해 34억 원으로 급감했다. 국가격리시설 운영사업비도 2013년 11억2900만 원에서 올해 9억1200만 원으로 줄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16일 505억 원을 예비비로 긴급 지원해야 했다. 큰 문제가 터지고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한 이후 부랴부랴 ‘예비비’ 등으로 뒷수습을 하는 행태가 재연된 것이다. 예산 부족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과감한 선제적 조치를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강제 격리조치를 할 경우 생계비 등 피해보상 청구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으로선 향후 예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강력한 격리 조치를 머뭇거리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재해를 대비해서 농산물 매입과 농가 보전 비용을 예산에 포함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질병관리본부 어떤 일 하나‘질병 예보관.’ 질병관리본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 현황을 수집하고 분석해 위험도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마치 기상청이 매일 날씨 정보를 수집해 발표하는 것과 흡사한 역할이다. 뇌염모기 주의보 등을 발령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질병 예보는 예방접종 확대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진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는 것도 질병관리본부 역할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업무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질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13개 공항과 항구의 국립검역소에 330명의 검역관이 일하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질병관리본부의 레이더망에 걸려 있었지만 끝내 국내 유입을 막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생명 관련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백신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 美 센터장 아래 4각 편대… 부처 지휘-軍동원 요청권까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랑스의 국립보건통제센터(INvS),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등 외국의 기관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초긴장 상태다. 전염병이 돌 때 이 기관들은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강력한 초동 대처를 해왔다.세계의 전염병 경찰, 미국의 CDC 미국 CDC는 2013년 7월부터 메르스가 미국에 상륙할 것에 대비해 의심환자를 처리하는 절차와 점검 사항을 매뉴얼로 만들어 미국 각지의 병원에 보냈다. 이 매뉴얼은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5월 위력을 발휘했다. 첫 메르스 의심환자가 들렀던 인디애나 주 먼스터의 한 지방 병원은 응급실이 아닌 격리 진료실에서 초동 진료를 하는 등 매뉴얼대로 처리했다. 확진 판정이 나온 즉시 의료진 50여 명도 격리됐다. 그 결과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기민한 병원의 대응은 CDC가 선도했다. 캐서린 대니얼 CDC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만일 메르스가 미국에서 또 발생한다면 ‘호흡기 질환 센터’를 축으로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의 신속대응팀은 전염병 대책본부를 주축으로 유관 조직들을 동원하는 태스크포스(TF)다. CDC는 전염병 대책본부를 포함해 보건위생본부, 비전염성 질병 대책본부, 보건대책 지원본부 등 크게 4개의 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4개 본부는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이 직접 지휘한다. 대니얼 실장은 “국가적 수준의 보건 위험 요소에 대응하도록 조직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에볼라에 이어 메르스를 조기에 수습하기까지 CDC 인력은 중추 역할을 해왔다. 1946년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처음 설립된 CDC는 세계보건기구(WHO)보다도 2년 먼저 설립됐다.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염병 퇴치 기구인 셈이다. 계약직까지 합쳐 1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CDC에서 3000명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받은 의사 출신이다. 이들은 미국을 넘어 세계의 전염병 경찰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CDC는 24시간 안에 역학조사팀을 파견한다. 역학조사팀은 다른 나라에도 나간다.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원숭이천연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곳이면 당사국의 요청을 받아 24시간 내에 역학조사관을 보낸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는 역학조사팀의 인력만 300명이 넘는다. 2004년 사스가 발병했을 때도 CDC는 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을 완성해 세계의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CDC는 전염병이 돌지 않는 평상시에도 24시간 가동하는 비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병원들로부터 비상 연락을 받는다. 또 메르스 같은 전염병 의심환자의 경우 CDC가 마련한 ‘감염 기준표’를 참고해 감염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당부를 수시로 병원에 전파한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CD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각종 방역 대책과 매우 구체적인 대응 프로그램 및 매뉴얼을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보건 기구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다. 올해 CDC 예산은 66억700만 달러(약 7조3300억 원)다. CDC 산하 기구인 독성물질·질병등록(ATSDR)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전체 예산은 113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 선이다. 이는 WHO의 연간 예산(40억 달러)의 3배에 가깝다. 예산은 펀드 형식으로 모으기도 한다. 올해 예산 중 ‘질병예방 공중보건 펀드’로 8억1000만 달러를, ‘공중보건 서비스 평가 펀드’로 3억9700만 달러를 조성했다. 이런 예산을 쓰는 CDC에 미국은 질병 컨트롤타워의 임무를 계속 맡겨왔다. 지난해 10월 15일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프리든 소장은 “지금까지 주 정부와 보건기관에 일임했던 방역 대책을 이 순간부터 CDC 주도하에 국가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CDC가 컨트롤타워가 되면서 미국은 에볼라 사태 발발 후 43일 만에 에볼라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에볼라 감염 환자 11명 중 2명이 사망했지만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살아 나갈 수 있었다. 세계 주요국은 새로운 전염병 창궐에 대비해 CDC를 벤치마킹한 조직을 창설해왔다. 중국의 경우 2002년 CDC를 본떠 중국질병통제센터(CCDC)를 만들었다. CCDC에는 현재 4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CDC는 2004년 CCDC와 공동으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허난, 안후이, 헤이룽장 성 등 중국 10개 지방에서 에이즈 감시와 환자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신속 소통, 결정을 모토로 삼는 INvS 프랑스는 1998년 광우병 위기 이후에 INvS를 창설했다. 메르스, 광우병, 에볼라, 식품 오염, 열대성 질병에 대한 경보를 내리고 비상사태에 질병을 통제하며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이다. INvS의 상황실은 공무원이 아닌 전문 의료진이 모든 통제의 책임을 진다. 또한 전국 각지의 병원 의사들 및 감염 전문가들과 신속히 정보 교류를 하며, 응급구조대(SAMU)에서 올라오는 각종 정보도 즉각 전달된다. 상황실 근무자가 메르스 의심사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면 상황실의 전문가들은 짧은 토론을 거쳐 격리조치 같은 즉각적인 결정을 내린다. INvS는 지역의 감염예방 전문가 및 현장 의사들과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5월에 첫 메르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류하다가 귀국한 65세의 환자가 북부 도시 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도중 한 달 만에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병실을 같이 썼던 다른 50대 환자도 감염됐다. INvS는 즉시 확진환자를 격리하고, 이 병원에서 접촉했던 모든 사람을 추적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까지 메르스 의심환자들을 추적하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여 결국 확진환자는 2명에 그쳤다.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자마자 INvS에는 위기대책상황실이 설치됐다.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실에는 모든 포스트에 팀원을 2배로 늘렸다. 또한 수십 명의 감염 질병 관련 전문가가 소집돼 컴퓨터와 전화기를 앞에 두고 새로운 발생경로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기 위한 합동 작전을 벌였다. 당시 소집된 전문가들에는 호흡기 감염뿐만 아니라 열대질병, 광우병 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도 포함됐다. 전국적 비상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당시 상황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INvS의 감염예방 책임자 브뤼노 쿠아냐르 박사는 당시 “상황실에서 전문가들이 의심 사례 분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교환하고 의사 결정은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아롤드 노엘 박사는 “전국의 병원과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질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열나는 아이를 집에서 돌봐도 되느냐”는 등 사소한 질문에도 응답했다.대책 수립 기관인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일본에서 메르스 같은 질병이 발생하면 후생노동성이 국립감염증연구소와 함께 전면에 나선다. 후생노동성 산하 연구소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1947년 설립된 국립예방위생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며 직원은 300명가량이다. 이 연구소는 결핵 장티푸스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등 각종 감염증 질환을 연구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또 해당 질병이 일본 내에 들어오는지를 감시하고 후생노동성과 함께 예방 대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메르스의 경우에도 연구소는 약 2년 전부터 감염 사례를 분석해 어느 정도 위험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10여 차례에 걸쳐 자료를 공개하고 수정해왔다. 또 WHO와 같은 외국의 질병 정보를 제공하고 지방 위생연구소 등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연구소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메르스 대책에 따르면 의심환자 사례가 지역 보건소에 접수될 경우 즉시 지정 의료기관에 옮기고 채취한 검체를 지방 위생연구소에 보내도록 했다. 검체는 이후 국립감염증연구소 바이러스 제3부로 옮겨지고 연구소는 양성 여부를 후생노동성에 보고해야 한다. 오이시 가즈노리(大石和德)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증역학센터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정보를 수집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연구소의 역할”이라며 “메르스의 경우 국민들에게 어떤 상태이며 한국 여행을 해도 되는지 등의 정보를 적극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 / 이진한 기자·의사 / 워싱턴=이승헌 / 파리=전승훈 / 도쿄=장원재 특파원}

현대인은 침대에서 자동차로, 사무실 의자로, 소파로 옮겨 다니며 하루 평균 13시간을 앉아 있다. 그 대가는 엄청나다. 운동을 하지 않아 생기는 비만의 문제를 넘어서 당뇨병 골다공증 동맥경화 심장병이 생기고 유방암 직장암 폐암 자궁암 우울증 고혈압 요통 수면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1시간 앉을 때마다 수명이 2시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서 건강법’의 세계적인 권위자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앉기는 제2의 흡연”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레바인 박사는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 메이요 클리닉의 내분비학을 전공한 의사로 애리조나주립대 비만센터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다. 저자는 의자가 심신에 미치는 악영향을 의학적으로 규명함과 동시에 의자생활이라는 사슬을 끊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까지 고안했다. 이 책은 앉아서 일하고 앉아서 지내는 생활의 신체적 심리적 해악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집에서 직장에서 지금 당장 의자를 끊을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도 담고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일종의 신종플루와 같은 독감 바이러스다. 그러다 보니 사람의 면역력에 따라 덜 심하게 아프다가 자연 치유되거나 폐렴으로 고생하다가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면역력이 강하면 병원균에 노출되더라도 영향을 덜 받는다. 면역력이란 병원균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몸 안에 들어온 병원균을 무력화 시키는 인체 방어시스템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낮아지면 감기에 자주 걸리고 눈병이나 구강염도 생긴다. 또 잦은 배탈이나 설사도 발생한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잠은 7시간 이상 자야 양질의 잠을 7시간 이상 자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고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좋다. 수면리듬도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수면패턴을 유지하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특히 오후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시기이므로 이 시간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이때 면역력을 강화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바나나, 체리, 우유 등과 같이 체내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코슬립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음료나 음식은 잠들기 힘들게 만들고 잠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알코올은 처음엔 잠을 오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각성작용이 생겨 잠이 얕아진다”고 말했다. 손을 잘 씻는다 면역력 강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손씻기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질환의 60% 정도는 예방된다. 실생활에서 △돈을 만진 후 △애완동물과 놀고 난 뒤 △콘택트렌즈를 빼기 전과 끼기 전 △코를 푼 후, 기침한 후, 재채기한 뒤 △음식 차리기 전 또는 음식 먹기 전 △요리 안 한 식품 및 씻지 않은 식품이나 육류를 만진 뒤 △기저귀를 간 뒤 △환자와 접촉하기 전과 후 △상처 만지기 전후 △화장실 나올 때, 병균이 가장 많이 묻어 있는 수도꼭지, 문손잡이, 공중전화기를 만졌을 때 꼭 손을 씻는다. 또 평소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많기 때문에 약국에서 1회용 소독용 알코올 티슈를 이용해 닦아 주면 도움이 된다.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키고, 부교감 신경은 면역계를 자극한다. 10분 정도 걷기나 계단 오르기 정도도 운동이 될 수 있다. 물론 출퇴근을 위해 걷는 시간도 운동량에 포함시킬 수 있으나 가능하면 그 외의 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에 집중해서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마음의 여유까지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햇볕이 우리 몸에서 비타민D를 합성시키는데 이 물질이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사무실에 있지만 말고 밖에서 1시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다만 갑작스럽게 너무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감염성 질환에 이미 걸린 이후엔 운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때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면역력에 도움 되는 음식을 섭취하라 면역 기능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C, 비타민A, 비타민B군, 비타민E, 미네랄, 단백질 등이다.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비타민C가 많은 풋고추, 피망, 파프리카, 양배추, 유자,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베타글루칸이 많은 버섯, 비타민B군이 많은 수수, 보리, 율무, 기장, 메밀 등의 잡곡이 있다. 특히 호흡기 점막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비타민A는 붉은 고추, 당근, 말린 살구 등에 많이 있다. 각종 비타민의 저장고인 녹황색 채소나 해산물 등에 많은 아연과 같은 미네랄도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김치, 된장, 청국장 등과 같은 발효식품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특정 식품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섭취량을 늘리기보다는 골고루 영양소 균형을 맞춰서 먹는 것이 좋다”면서 “함께 함유된 나트륨이나 당분 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본보는 베링거인겔하임, 아쇼카와 함께 헬스케어 분야의 이슈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전세계 사회 혁신가들을 소개하는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헬스케어 혁신 이야기”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 올해 초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 아동을 전문기관이 신속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학대범죄특례법을 시행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사후관리 시설과 같은 사회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교육자인 클라우스 골만이 제시한 ‘학대 아동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사회복지시설인 키드(KiD·Kind in Dusseldorf)’는 변화를 꾀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던져 준다. 폭력으로 인한 청소년기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각종 만성 질환을 일으키거나 사회 적응을 어렵게 해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한다. 이전까지 독일 정신 질환 치료 시스템은 진단과 치료가 별도의 기관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개별 치료 기관에서 아동의 생활 배경, 습관, 특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 클라우스는 학대 아동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 교사, 심리학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서 아동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함께 관찰, 진단하는 등 통합적인 치료의 기반을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스템을 창안했다. 또 이를 적용시킨 통합적 사회복지시설인 ‘키드’를 1994년에 설립했다. 키드에서는 아동과 이해관계자의 장기간 공동생활을 통해 가장 적합한 진단과 치료를 진행한다. 또 아동이 퇴원한 뒤엔 주거하는 지역과 가까운 청소년 복지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 △6개월간의 진단 내용을 전달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 방법과 정보를 제공하며 △퇴원 이후에도 아동들이 가족의 보살핌 아래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독일에선 최초로 ‘입원-진단-치료-재지원’을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혁신적인 차원의 새로운 헬스케어 가치사슬(Value Chain)을 창조한 것이다. 또 골만 키드 모델을 통한 포괄적인 치료 혜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자 지식허브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에선 학대 아동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치료 방법 등 아동학대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의 방향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키드의 학대 아동 관리 프로그램은 독일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학대 아동 관련 치료 방법의 핵심 모델로 자리잡았다. 골만의 학대 아동 재활을 위한 통합적 치료 시설 설립과 같은 사회적으로 혁신적인 솔루션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가 공동으로 더 많은 사람의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진행하는 글로벌 캠페인인 ‘Making More Health’의 지원을 받고 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메이킹 모어 헬스 공식 블로그(http://mmh_korea.blog.me/)’에서 확인이 가능하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린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38)가 11일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일부 언론이 제기한 ‘뇌사 상태’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35번 환자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는 뇌사 상태가 아니며,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상황이어서 자가 호흡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면제를 투여해 재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뇌사를 논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 관계자에 따르면, 뇌사 소동은 35번 환자의 수면 상태를 가족이 뇌사로 오해한 데서 빚어진 상황으로 보인다. 뇌사 판정은 전문의사의 판단과 뇌사판정위원회 등을 열어 최종 판단한다.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뇌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급성호흡부전 상태여서 현재 환자에게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기계)를 적용하는 중이다. 에크모를 돌려 현재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다. 급성호흡부전은 여러 원인으로 보통 수 시간에서 이틀 정도 지나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호흡 곤란을 겪는 증세다. 복지부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35번 환자가 뇌사 상태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며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환자의 가족을 포함해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한 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35번 환자는 박원순 시장이 환자가 메르스 확진 전에 재건축조합 총회 등에 참석해 대량 감염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한 점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했다. 35번 환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정말 억울해서 더 아팠고, 밤새 잠을 못 자 괴로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35번 환자는 박 시장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원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이진한 기자·의사}

《 연일 때 이른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장치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도 전국에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곳이 많아 여름과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센터 최천웅 교수는 “지금과 같은 초여름은 1년 중 감기 환자가 가장 적은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이른 에어컨 사용과 불쾌지수 상승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환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때 아닌 감기 왜 걸리나 겨울이나 여름 감기는 결국 바이러스 때문에 호흡기에 염증이 생겨서 오는 질환이다. 그러나 초여름 감기는 바이러스보다는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초기엔 두통, 식욕 감퇴, 미열, 가벼운 기침이나 코 막힘 증세를 보이고 열이 심해지면 배탈, 설사까지 동반한다. 증상도 열이 많이 나거나 배탈,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더 많이 동반해 겨울철 감기인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과 다르다. 한림대성심병원 박경희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화기 증세 외에도 여름 감기의 경우 더운 밖과 춥게 냉방이 된 실내의 기온 차와 실내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코의 점막을 자극해 비염 증상도 쉽게 일으킨다”고 말했다.○ 때 이른 감기, 2차 감염도 주의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 여름 감기는 고열과 함께 배탈, 설사를 동반해 탈수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수분 섭취가 충분하면 호흡기 점막이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유지되므로 호흡기로 들어오는 각종 미세물질들을 걸러내 비염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차가운 음료나 빙과류를 섭취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찬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탈수 이외에 중이염, 부비동염 등과 세균에 의한 폐렴도 조심해야 한다. 중이염이란 고막 안의 중이 부분에 생기는 염증인데 대부분 감기 후유증으로 발생한다. 이 경우 귀가 갑자기 아프고 열이 발생하며 청력 감소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 에어컨의 바람을 타고 전파돼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레지오넬라균 등에 의한 폐렴도 주의해야 한다. 고열, 오한 등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는 폐렴 등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2주에 한 번 이상 에어컨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생활습관 중요 결국 평소 개인위생과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후 손 씻기와 양치질은 습관화되어야 한다. 실내 냉방은 하루 종일 틀어놓지 말고 1시간 간격으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만약 냉방 환경을 본인이 조절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몸의 많은 부분을 덮어 체온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데 긴소매와 무릎에 덮을 수 있는 담요 등을 준비한다. 실내 습도 유지를 위해서 어항이나 물이 많이 들어있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요즘 발생하고 있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초기 증세가 감기와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 메르스는 중동에 간 경험이 있거나 메르스 환자로 의심받는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한 시점에서 2주 안으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및 호흡 곤란 등이 생기면 의심할 수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결혼 시즌을 맞아 예비 신랑, 예비 신부들은 제2의 인생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할 시기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녀계획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신혼부부들을 보면 첫아이를 천천히 가지려고 하는 경향이 많이 보입니다.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나 여성들의 커리어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가 있지요.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결혼생활 2년 이내에 첫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감소하는 반면, 2, 3년 뒤 첫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장기 피임법을 숙지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피임을 위해서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복용해야 하는 경구피임약이나 상시 준비가 필요한 콘돔을 주로 이용합니다. 의외로 장기간 피임이 가능한 의료기기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960년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의 자궁 내 피임기구, 소위 루프라는 것이 피임 의료기기로는 첫 시작입니다. 이는 정자와 난자가 서로 결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요. 비교적 삽입이 간편한 편이나, 크고 구불구불하고 자궁 내막에 닿는 부분이 많아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1968년 등장한 구리루프라는 의료기기는 T자 모양의 루프에 구리가 감긴 자궁 내 삽입 기구입니다. 기존 루프에 비해 크기도 작아졌는데요. 구리루프는 자궁 내막에 무균성 염증 반응을 일으켜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정자에 독성이 있는 구리가 정자를 죽임으로써 피임 효과를 일으킵니다. 보통 한 명 이상 자녀를 출산하고 가족계획이 끝난 여성들이 주로 사용해왔지요. 구리루프는 한 번 시술로 장기간의 피임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으나, 생리 양이 늘어나거나 생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구리루프의 단점을 보완하며 등장한 것이 바로 1990년대 초 핀란드에서 처음 승인됐고 우리나라에는 1999년에 처음 도입된 미레나입니다. 먹는 피임약과 루프의 장점만을 결합한 자궁 내 시스템(IUS·Intrauterine System)으로 소량의 레보노르게스트렐(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자궁 내 시스템은 호르몬이 국소적으로 방출되므로 의료기기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습니다. 자궁 내 시스템은 구리루프와 달리 레보노르게스트렐이 매일 소량 방출되어 자궁내막을 얇게 하므로 착상을 막고, 정자 이동과 기능을 억제합니다. 자궁 내 시스템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제이디스는 미레나보다 호르몬 함량이 낮고 크기가 더 작아져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시술이 용이합니다. 이들 자궁 내 시스템은 최대 3년까지 높은 피임 효과가 지속되어 결혼 후 첫아이 출산 시기를 늦게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이나 2, 3년의 터울 조절을 원하는 경우에도 고려해볼 만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likeday@donga.com}

한여름 무더위에 가까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에 관심이 많다. 흔히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는 얼굴의 기미 잡티 주름 등도 사실 자외선에 노출된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부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6∼8월에 자외선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또래보다 더 늙어 보일 수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자연스러운 노화는 30%이고 자외선에 노출돼서 생기는 노화가 70%나 된다”면서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자외선을 피부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원장과 강동경희대병원 유박린 피부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외선을 제대로 차단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자외선차단제 실내에서도, 흐린 날에도 사용해야 자외선(UV)은 크게 A, B, C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피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건 A와 B 두 종류다. UVA는 피부를 칙칙하고 검게 만들고 창문이나 커튼도 통과한다. 흐린 날에도 이러한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 손상을 받을 수 있다. 또 봄과 여름에 많아지는 UVB는 화상의 원인이 되고 기미와 주근깨를 만든다. 따라서 흐린 날이나 실내에 있더라도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다 생각지 말고 선크림을 발라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최근엔 트윈케이크나 메이크업 베이스 등 색조 화장품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자외선 차단을 주목적으로 만들어진 선크림보다 자외선차단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 효과를 확실하게 보기 위해서는 메이크업 전 선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선크림은 선택할 때는 UVB를 막아주는 SPF 지수와 UVA을 막아주는 PA 지수가 같이 있는 것을 고른다. △외출 등 실외에서 간단한 활동을 할 경우엔 SPF 10∼30, PA++ 이상 △스포츠나 일반 야외활동 시에는 SPF 30, PA++ 이상을 △장시간 등산이나 해수욕 등을 할 때에는 SPF 50+와 PA+++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일단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상당수 씻기므로 다시 발라야 한다. 야외 물놀이 시엔 물에 잘 지워지지 않는 워터레지스턴트라고 표시된 제품을 쓰는 것도 한 방법. 최근에는 간편하게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 타입의 자외선차단제가 많이 나와 있는데 얼굴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소아에게 사용할 시에는 흡입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어떻게 바르는 게 좋을까 아무리 자외선을 많이 막아주는 높은 지수여도 조금 바르면 그 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500원 동전 크기의 양 정도로 많이 발라줘야 효과가 있다. 대략 외출 30분 전에 발라야 효과가 있으며,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활동의 경우 6∼8시간 뒤에 덧바르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운동을 할 때에는 2∼3시간마다 덧발라 줘야 한다. 자외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위는 코 뿐만 아니라 입술과 귀도 포함된다. 따라서 입술, 귀 부위와 손등이나 목, 귀, 턱 아랫부분까지 포함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준다. 오전 10시∼오후 4시는 햇볕이 가장 강하므로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긴 옷가지, 양산,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자외선을 추가로 막도록 한다. 장시간 야외활동으로 피부가 일광화상을 입었을 땐 차가운 물수건이나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냉찜질을 해준다. 이때 차가운 오이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만약 서서히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억지로 벗기려고 하지 말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준다. 또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하루 7, 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수박의 속껍질인 흰 부위를 갈아 짜낸 일명 ‘수박 미스트’를 수시로 얼굴에 뿌려주면 수분 공급과 화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부기나 물집 같은 심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2차 세균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 자외선 차단 7계명 ▼[1] 실내에 있거나 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2] UVB뿐만 아니라 UVA까지 차단하는 제품을 쓴다. [3] 외출하기 최소 30분 전에 발 라야 한다. [4] 햇빛에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발라야 한다. [5] 태닝을 한 뒤에도 발라야 한다. [6] 남자도 자외선 차단제가 필수다. [7] 평소 모자, 옷, 선글라스 등 도 착용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점심 식사 뒤 나른한 오후에 마치 춘곤증이 온 듯 본인도 모르게 고개가 떨구어지는 사람이 많다. 대개 성인은 야간에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사실 낮잠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낮잠이라도 충분히 챙기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런데 낮잠도 제대로 자면 약이지만 잘못 자면 독이 될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금정섭 원장과 코슬립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의 도움말로 좋은 낮잠과 낮잠 자는 자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카페인도 잘 이용하면 낮잠에 좋아 꿀맛 같은 낮잠은 몇 분이 좋을까? 수면의 깊이와 구조 등을 감안하면 15∼20분이 가장 좋다. 잠이 들면 5분 정도는 1단계 수면(얕은 잠) 그 후 10~15분 정도 2단계 수면(약간 깊은 잠)이 나타난다. 그보다 더 길어지면 서파수면(깊은 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는 잠에서 깨어도 자꾸 자려는 ‘수면관성’이 심해져서 오히려 피곤해질 수 있다. 그런데 낮잠을 제때 잤는데 자고 나서도 머리가 맑지 않아서 바로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있다. 외국의 한 트럭 운전사는 30여 분의 낮잠을 자고 난 후 바로 운전을 하다가 피곤한 나머지 사고를 낸 경우도 있다. 낮잠을 자고 나서 쉽게 맑은 정신으로 복귀하는 방법은 없을까? 카페인의 도움을 받는 ‘카페인 낮잠법’도 있다. 먼저 카페인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다. 섭취 후 15∼20분 뒤에 각성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15분 내외의 낮잠을 자기로 하고 먼저 카페인 음료를 마신다. 그리고 15분 뒤에 울리도록 알람을 맞추고 낮잠을 잔다. 15분 후에 알람 소리에 깨게 되면 그때 카페인의 각성 효과도 나타나므로 개운하게 깨게 된다.○ 잘못된 낮잠 자세가 허리 건강 망쳐 낮잠을 청하는 자세 중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세가 바로 책상에 바로 엎드려 자는 자세다. 하지만 이는 허리 건강을 망칠 수 있다. 등뼈와 엉덩이는 올라가고 허리는 쑥 들어가게 되는 이 자세는 척추 뼈 사이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에 심한 압박을 준다. 이뿐 아니다. 허리 주변의 인대가 약해져 있는 상황이라면 압박을 받는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나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을 어느 한 방향으로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목이 비틀어지거나 인대가 손상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인대 손상은 경추의 디스크 변성을 일으켜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높은 직급의 직장인인 경우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자는 자세도 간혹 볼 수 있다. 두 다리를 쭉 뻗은 이 자세는 언뜻 보면 낮잠 자기에 편한 자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허리엔 쥐약인 자세다. 책상에 다리를 올려 앉게 되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이는 척추에 무리를 줄 뿐만 아니라 골반 또한 틀어진다. 또 이 같은 자세를 오랜 시간 취하게 되면 허리뼈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비대칭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직돼 만성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올바른 자세가 꿀잠을 부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자세가 건강한 낮잠을 이룰 수 있는 바른 자세일까? 먼저 엎드려 잘 경우에는 쿠션이나 책 등을 얼굴에 받쳐준다. 이는 등을 덜 굽게 해 허리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일 수 있다. 또 책상과 가깝게 앉은 후 엎드려 몸의 무게를 최대한 책상에 실리게 한다. 책상과 허리를 멀리하여 엎드릴 경우 몸의 무게가 허리 쪽에 실려 허리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 엉덩이는 의자 깊숙이 두고 등은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앉는다. 의자는 되도록 머리 받침이 있는 것을 사용하여 머리를 기댄다. 팔은 자연스럽게 팔걸이에 걸치고 다리는 가볍게 벌려 앉는 것이 좋은 자세이다. 최근엔 얼굴과 가슴에 쿠션으로 받쳐준 낮잠 전용 베개도 나와 있으니 이용해 볼 수도 있다. 이 밖에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으로도 낮잠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다. 산책을 하며 상쾌한 바람을 쐬면 뇌에 신선한 산소가 공급돼 졸음을 쫓을 수 있고 가벼운 스트레칭 또한 두뇌를 깨워 나른한 기운을 없앨 수 있다. 그런데 밤에 깊은 잠을 자고도 낮에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졸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는 기면증을 포함한 과다수면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약 3개월 이상 이렇게 지속되는 졸음이 있다면 기면증이나 과다수면증을 의심해 보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제정신분석가 자격을 공인받은 국내 대표 정신의학자인 정도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최근 ‘프로이트 레시피’를 출간했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인간의 심리를 흥미롭게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이트 의자’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정신분석 이야기다. 책에는 두 명의 저자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프로이트에 정통한 정신분석학자이고 다른 한 명은 음식을 오감으로 추억하는 시각디자이너다. 두 저자는 1460일 동안 각자의 전문 분야를 나눴다. 그리고 단맛 쓴맛 짠맛 신맛 매운맛 등 5가지 미각에 맞춰 인간의 무의식과 의식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들 미각은 △단맛(기억과 추억) △쓴맛(성장과 성숙) △짠맛(멘티와 멘토) △신맛(편식과 편견) 매운맛(저항과 인내) 등을 의미한다. 정도언 교수는 “음식은 살아있는 한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숙명과도 같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음식을 통해 살아가고 소통하고 성장하고 늙어간다”면서 “음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 본연의 모습과 인간관계의 본질이 보인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흔히 나이가 들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이마나 볼 등이 꺼지게 마련입니다. 이는 피부 속 콜라겐이 나이가 들수록 줄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름이 더욱 깊게 파여 우울하게 만듭니다. 이를 간단하게 없애주는 의료기기가 하나 있습니다. 간단하게 얼굴 주름을 채워주고 꺼진 부위의 볼륨을 살려주는 ‘필러’라는 것인데요. 필러는 피부 기본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주름 있는 부위에 주입해 볼륨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주로 팔자주름, 눈밑 애교살, 코필러, 푹 꺼진 이마나 볼, 입술윤곽 등에 많이 사용됩니다. 최근 쁘띠성형학회 고익수 회장에게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필러 실습 및 안전 교육을 받았는데요. 필러가 의료기기여서 딱딱한 성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보면 흰색의 수용성 겔처럼 생겼습니다. 얼굴에 마취크림을 바른 환자가 20분 정도 누워 있으면 시술이 끝나는 것이어서 성형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겐 이런 시술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필러시술은 간단한 주사 하나로 얼굴 라인을 살리고 회복 기간이 매우 짧아 ‘쁘띠성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필러 초창기인 1980년대엔 소가죽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사용했는데 이물감이 느껴지고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 히알루론산 필러가 등장해 국내 필러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6년엔 칼슘을 사용한 3세대 필러(래디어스)가 등장해 조금씩 사용 중입니다. 필러는 사람의 연골이나 피부, 관절액 등의 성분으로 안전한 편에 속하나 체내 흡수가 빨라 지속성이 6개월∼1년 정도로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세대 필러 주성분은 칼슘과 미네랄로 시술 후 볼륨감이 1년 남짓 지속됩니다. 안전한 필러도 경험이 부족한 의사에게 잘못 시술받으면 피부괴사나 눈 주위 시술 시 심하면 실명의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필러 시술 뒤 일시적인 붉음이나 부종은 정상이지만 24시간 동안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응급 처치를 해야 합니다. 또 주사 주위에 물집 같은 농포가 생겼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익수 회장은 “필러 괴사는 응급이며 정확하고 빠른 치료와 대처를 하면 흉터도 없이 나을 수 있지만 부적절한 치료로 치료시기를 놓치면 피부 결손과 구축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최근 필러시술의 대중화로 인해 부작용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멀츠코리아 같은 제약사에서는 필러시술 도중 혹은 시술 후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한 응급키트 및 동영상을 제작해 ‘필러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니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과다한 볼륨을 위해 지나치게 주입하면 주변 조직에 압력을 발생시키는 등의 갖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필러 전문 병원 선택과 방문 후에는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시술 결과를 올바르게 예측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환기를 잘 하지 않는 실내 공기에서 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치솟는 집이 많다고 발표하면서 방사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사성물질이 건강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우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의료계에서는 진단이나 치료 등에 크게 활용되고 있다. 즉, 뼈가 부러지거나 몸 안에 자라고 있는 종양을 진단할 때에도 방사선이 이용되고 암을 치료할 때에도 사용된다. 이에 원자력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미숙 박사,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진영우 박사의 도움말로 의료에 사용되는 방사선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방사선 장비 맨눈으로 몸속 장기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진단을 위해서는 몸을 투과해 이를 재현해내는 물질이나 기술이 필수적이다. 방사성물질이 붕괴되면서 나오는 방사선은 투과성이 뛰어나 100여 년 전부터 의료 목적으로 활용됐다. 의료계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한 진단법이 없었다면 현재의 의료 기술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한다. 방사선 진단법으로는 가장 널리 알려진 X선이 평면적 영상을 보여준다면, 컴퓨터단층촬영(CT)은 인체를 가로로 자른 횡단면의 영상을 연속적으로 촬영해 3차원 영상을 보여준다. 즉, 보다 정밀한 검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은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들어간 주사제를 먼저 투여한 뒤 특정 부위를 촬영해 그 변화를 파악한다. PET는 몸속에 들어간 방사성물질이 암세포에 달라붙는 성질을 이용해 암세포의 분포를 영상화하므로 PET의 경우 1cm 이내의 작은 암도 발견할 수 있다.○ CT 때 이해득실 따져야 방사선 진단 시 피폭량은 가장 기본적인 검사인 흉부 X선의 경우 0.02mSv(밀리시버트·사람에게 쬐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CT로 복부-골반을 검사하는 경우 1회 검사당 평균 10mSv 정도다. PET는 5∼10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한국인의 연간 자연방사선(일상생활에서 자연적으로 받는 방사선) 총 피폭량은 3mSv임을 감안하면 CT의 방사선량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CT의 경우 검사 혹은 치료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이 더 큰 경우에 촬영한다. 가령 방사선에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인체 부위는 여성 유방으로, CT를 단기간에 여러 번 하면 오히려 유방암 발병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폐를 진단하기 위한 흉부 CT는 방사선에 의한 위험이 질병 조기 진단의 이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령대가 낮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엔 진단을 자주 받지 않도록 한다. 일반인도 건강검진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사선에 대해서는 그 이득과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공존하므로 검사 시 방사선 노출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담당 의료진에게 꼭 물어보고 상의해서 찍는 것이 좋다.○ 환자들이 손꼽는 특징은 무통과 빠른 회복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암 환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당뇨병, 고혈압, 간 기능 수치 저하, 폐기능 저하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므로 적극적인 암 치료가 힘들다. 이 경우 방사선 치료가 △치료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일반 수술 시 발생하는 출혈이나 감염을 줄이고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없어 자주 사용된다. 특히 장기의 기능을 보존하면서 수술과 대등한 치료 효과가 가능한 방사선 치료 암 분야는 두경부암, 폐암(조기), 자궁경부암, 전립샘(선)암, 방광암, 피부암 등이다. 또 수술 전 암의 절제 범위를 줄이거나 수술 뒤 암의 재발 감소와 완치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사용한다. 이때 관련된 암은 뇌종양, 두경부암, 유방암, 폐암, 식도암, 췌장암, 담도암, 직장암, 자궁암, 전립샘암, 방광암, 육종 등이다. 최근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말기 재발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행해 완치된 사례도 있어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기술 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방사선 치료의 원리는 방사선으로 암 세포의 DNA를 파괴해 죽게 하는 것이다. 미사일 추적 시스템과 같이 사람이 호흡할 때마다 변화하는 암의 위치 변화를 자동으로 추적해 방사선을 조사하는 정밀한 치료기기들도 속속 나왔다. 가령 사이버나이프, 래피드아크, 노발리스 티엑스 등 최근에 나온 정밀한 치료기기들은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한다. 특히 척추암, 폐암, 간암, 전립샘암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CT, X선 같은 진단 영역에서도 70∼80% 가까이 방사선 선량을 줄인 ‘저방사선 기기’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30년의 서울대병원 역사가 곧 우리나라 의학의 역사라는 생각으로 관련 사진 25만 장을 일일이 분석해 책을 만들었습니다.” 2년 반의 준비 기간, 25만 장 가운데 엄선한 3500장의 사진이 900여 쪽에 걸쳐 실린 서울대병원 역사화보집 ‘꿈, 일상, 추억-서울대병원 130년을 담다’(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가 최근 발간됐다. 국내 첫 의학 근대사 화보집이다. 화보집이 나오기까지는 휴일을 반납하고 사진 고증 및 선별, 디자인과 원고 집필 등을 도맡았던 김상태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교수(49)의 역할이 컸다. 한국 근현대사 전공인 그는 국내에선 드물게 서울대병원에서 10년이 넘게 의학사를 연구하고 있다. 김 박사는 “한국 근현대 의료사를 공부하면서 한국 역사에서 의학이 대단히 중요한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의학사의 한가운데 있었던 서울대병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화보집을 만들기 위해 수집된 사진들의 상당수는 출처가 없어 고증이 힘들었다”면서 “일일이 원로 교수 및 교직원 분들을 만나고 병원보, 회고록 등 문헌자료를 찾았으며 사진 곳곳을 확대하거나 유사한 사진들과 대조하는 등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 고증했다”고 전했다. 화보집엔 중요한 사료도 많다. 특히 1905년에 발급된 의학교(지금의 서울대 의대)의 학년 진급증서 사진도 찾아내 처음 공개했다. 당시엔 의대생들이 한 학년 올라가는 것도 진급증서를 받을 정도로 의대 졸업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 고종이 세운 국립병원인 제중원 사진과 제중원에서 일했던 의료 선교사들이 쓴 각종 일기와 편지도 담겨 있다. 1916년 당시 의료진들이 아무런 보호복도 없이 환자와 함께 X선 사진을 찍는 모습도 실려 있다. 훗날 백병원을 설립한 백인제 경성의학전문학교 외과 주임교수의 근무 사진도 눈에 띈다. 김 교수는 “대부분 병원도 홍보용으로 화보집을 만들지만 병원 130년 역사를 사진 중심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화보집 제목에서 느낄 수 있지만 병원에서 치료 받는 환자와 의사들의 일상사를 많이 넣어 보는 사람 모두가 소통 및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의 의료계나 역사학계에서 의료사에 대한 관심은 절대 부족한 편.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역사학자 시선에서 의학교육, 진료, 의료정책 및 시스템 등의 변화와 의의를 더 연구해 보고 싶다”는 것이 김 교수의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화보집은 서울대병원, 공공기관, 각 대학 도서관 및 공공도서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암 분야에서는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 뇌 분야에서는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 등 환자들을 위한 첨단 치료제들이 임상을 통해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환자를 위한 치료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병원마다 서로 비슷한 첨단 의료장비가 속속 도입되다보니 병원들 간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엔 질병에 대한 두려움, 치료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불편함 등 환자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대처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디자인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환자에 대한 작은 배려는 감정을 움직이게 되고 이는 곧 고정 고객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맞춤형 치료와 줄기세포 치료 고려대 안암병원은 암 환자들에게 맞춤형 표적항암치료를 선도해 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최적의 맞춤치료를 위해서는 정교한 진단이 필수다. 안암병원은 첨단 암 진단 기술을 개발해 앞으로의 암 치료 역사를 바꿀 진단법을 개발 중이다. 그중 하나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은 혈액에 떠다니는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는 첨단 진단법이다. 혈액검사만으로 암의 유전자변이를 파악해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찾아낸다. 실제로 폐암의 경우 EGFR 유전자나 ALK 유전자에 대해 표적항암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에 관절염 치료제와 심근경색 치료제에 그치지 않고 최근엔 뇌질환 분야에서도 임상이 진행 중이다. 뇌 질환의 경우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 많은데, 이 경우 원인은 모르더라도 줄기세포의 여러 분비물들이 상처 복구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탯줄 혈액)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형 치매, 뇌종양, 뇌중풍(뇌졸중) 등 다양한 뇌 질환 치료 연구에 나서고 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의 경우 국내 최초로 급성기 중증 뇌경색 환자에게서 탯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및 효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급성 뇌경색에서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효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추후 중증 뇌경색 환자의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자를 감동시켜라, 의료서비스 디자인 서울시 시립병원으로 ‘의료서비스 디자인’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병원은 서울시 보라매병원이다. 보라매병원은 2013년에 처음으로 서비스 디자인 방법을 도입해 국가검진센터,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에 서비스 디자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정형외과 및 내분비내과, 입원환자, 의료사회복지실, 응급의료센터 등에서 서비스 디자인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응급의료센터는 출입구부터 환자를 일반, 외상, 중증 환자로 평가해 환자가 가야 할 구역으로 구분해 번잡함을 없앴다. 또 각 구역엔 기존 응급실에서는 볼 수 없는 ‘진료 현황판’이 걸려 있다. 환자별 각 검사 단계 진행 사항이 자세하게 표시돼 있고 진료와 검사 대기시간까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환자 이름 옆에는 주치의와 담당간호사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신속진료(Fast Track)를 적용한 국제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국내 체류기간이 한정적인 외국인 환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디자인이다. 즉 환자는 국제진료소를 방문해 내과 전문의에게 1차 상담을 받은 뒤 통증의 원인을 진단해 바로 해당 진료과로 연계하게끔 한다. 또 환자의 진료동선을 최소화해 평균 대기시간을 기존(30분∼1시간)보다 약 50% 이상 감소시켰다. 1976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들의 주치의’를 자임해 온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최근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서비스 디자인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문화가 있는 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병원 임직원은 물론 환우들도 직접 참여하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힐링콘서트’는 2014년 5월 첫 공연을 개최한 이래 매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시 재능나눔봉사단, 영락유헬스고교 합창단, 초등학교 꼬마 바이올리니스트, 어쿠스틱 밴드, 힙합댄스동아리, CCM합창단, 본 병원 의료진들이 모인 ‘닥터스밴드’ 등 벌써 총 11개팀이 모였다. 모인 목적은 바로 함께 하는 재능기부 무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예고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힐링콘서트’. 환우들에게 응원을 전하는 동시에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로, 입원환우와 보호자 및 내원환자 등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암 치료’라는 다소 무거운 이슈를 즐겁고 흥미롭게 풀어낸 ‘쿠킹레시피’도 암 환우 및 보호자들과 일반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경우에도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료한 외래는 환자의 동선을 고려해 기능적으로 공간을 재배치했다. 또 1985년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한국모자보건센터는 분만실, 신생아실을 비롯해 여성 전용 병동, 소아청소년 전용 병동을 리모델링해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대부분의 궁금증을 곧바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 서비스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샴푸 하나를 고르는 데도 블로그 후기와 가격 정보 사이트를 샅샅이 살피는 마당에 자신의 건강과 직결된 의료 서비스를 고를 때 더 신중해지는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이전엔 주로 어느 병원 의사가 진료를 잘 보는지 알아보는 수준에 그쳤다면, 요즘 환자들은 병원이 보유한 장비의 기종까지도 궁금해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병원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고가의 의료기기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특히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엔 병원 입장에선 고비용 장비에 대한 지출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의료기기 회사들은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병원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이를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장비에 값비싼 프리미엄 장비에만 들어가던 첨단 기술을 적용하거나 신기기를 구입하는 대신 제품 업그레이드만으로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최근 기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기존 지멘스의 스카이라 자기공명영상(MRI)이라는 의료기기를 업그레이드한 콰이어트 MRI를 체험해 봤습니다. 기존의 MRI 장비로 검사 시 소음의 강도는 약 90∼100 db(데시벨). 이는 트렉터, 농기계 전자톱 등 공사장 소음과 같은 소리입니다. 헤드폰이나 귀마개를 해도 둥둥둥둥둥, 쿵덕쿵덕 울리는 소음은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콰이어트 MRI의 경우 소음이 75 db로 20 db 이상 확 줄였습니다. 소리의 상대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데시벨은 소리 세기의 비를 로그함수로 표현한 값이기 때문에 20 db 이상을 낮춘 것은 기존 MRI 검사 시 발생하는 소음을 100배 이상 낮춘 것입니다. 실제로 경험한 바로는 일반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여서 귀마개를 한 뒤엔 잠이 올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GE헬스케어의 MRI도 사일런트 스캔이라는 기술을 통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소음뿐만 아니라 인체 내 조직의 영상을 얻기 위해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인 마그넷 부분이 가장 비싸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성능이 향상된 최신형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교체하기도 합니다. MRI 부품 중 채널 수치가 4채널, 8채널, 16채널 등으로 높아질수록 고화질의 영상을 출력하는 코일(Coil)로 채널 수가 많은 최신 코일만 교체해 기존엔 검사하기 힘들었던 복부와 심장 같은 움직이는 부위의 촬영을 가능케 할 수도 있습니다. 필립스의 경우는 MRI 검사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켜 환자의 심리적,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부분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1999년 출시된 장비가 2013년 출시된 장비와 유사한 성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경우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많이 있어왔으며 한국의 경우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MRI 검사를 받는 환자의 경우 어느 병원을 가든지 비슷한 비용을 지불하는 마당에 MRI의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또 채널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는 것이 똑똑한 의료 소비자일 듯합니다. likeday@donga.com}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는 이모 씨(50)는 최근 사업차 사람들과 만나면서 입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말을 들었다. 본인은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라 갑자기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떨어졌다. 급기야 최근엔 칫솔질할 때 입에서 피가 나 놀란 마음에 치과에 검진을 하러 갔다. 검진결과 잇몸질환 초기 단계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앞으로 어떻게 치아관리를 해야 할까. 24일 잇몸의 날 및 잇몸 주간을 맞이해 서울시치과의사회 신종기 홍보이사 및 대한치주과학회의 도움말로 잇몸 관리와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잇몸질환, 염증의 일종 입 안에 존재하는 세균들은 음식물 찌꺼기와 한 덩어리가 되면 치태를 만든다. 이러한 치태가 오랜 시간 무기질 성분과 결합하면 치석이라는 단단한 세균덩어리가 된다. 이러한 치석이 치아와 잇몸 경계의 굴곡진 곳에 붙어서 잇몸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잇몸질환이다. 이러한 염증이 초기엔 단순히 잇몸을 약간 빨갛게 만들지만 점차 진행하면서 △치아 주변의 턱뼈까지 녹이면서 붓고 △시리고 △입 냄새를 유발하며 △씹을 때 저리는 듯한 둔통을 느끼게 한다. 심하면 치아가 많이 흔들리고 결국 치아를 뽑는 상황까지 생긴다. 이런 과정은 인체의 면역체계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십 년 동안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치주질환은 전신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잇몸 속의 혈관으로 침투해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심혈관계 질환 및 뇌혈관 질환, 폐질환, 췌장암, 당뇨병 등을 유발한다. 이 외에도 비만과 치매, 고지혈증과도 연관이 있다. 잇몸질환의 대부분은 만성 성인형 치주염이라고 불리는 생활 습관성 질환이다. 잇몸질환은 함께 음식을 먹고 칫솔질을 하고, 생활리듬이 비슷한 가족들에게서 함께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잇몸질환의 예방 및 치료 자신의 잇몸 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잇몸질환은 근본적으로 치태를 깨끗이 닦아내는 것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식사 후 꼼꼼한 칫솔질과 치실 사용이 필수다. 특히 칫솔질할 때 치아를 기준으로 바깥 볼쪽 면은 잘 닦지만 대개 안의 혀쪽 면을 잘 닦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 홍보이사는 “처음 칫솔질할 때 가장 먼저 안쪽 잇몸부터 닦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면서 “좋은 치약을 고르는 것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칫솔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바른 칫솔 선택도 중요하다. 칫솔은 중간 정도의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모가 두 줄만 있는 잇몸질환 전용 칫솔을 쓰는 것도 좋다. 반드시 3개월마다 새 것으로 교환해야 한다. 치약은 마모제 성분이 적거나 포함되지 않은 치약이 좋다. 물은 미지근한 상온수가 좋다. 또 치아와 치아 사이는 치실을 사용해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가 삐뚤고 겹쳐 있는 사람은 반드시 치실을 사용해야 한다. 음식을 먹은 후 3분 이내에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먼저 치실을 사용하여 치아 사이의 큰 음식물 덩어리를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제거한다. 치아 사이마다 치실을 톱질을 하듯 쓸어 넣어 사이 면을 앞뒤 모두 5∼6회씩 훑어 준다. 이때 잇몸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치실을 힘껏 눌러 집어 넣지 말아야 한다. 음식의 경우 차고 뜨거운 것에 예민하다면 가급적 상온 상태로 먹고 마시는 것이 좋다. 잇몸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잇몸 위의 치석을 제거하는 스켈링,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치아 뿌리 부분의 치석을 제거하고 표면을 깨끗하게 해주는 치근활택술, 감염된 잇몸 조직을 제거하는 치주소파술, 마지막으로 잇몸을 절개하여 감염 조직을 제거하고 치조골을 다듬는 치주판막수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탈세와 배임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이재현 CJ그룹 회장(55)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또 연장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8일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7월 21일 오후 6시까지 4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장 측이 “수감생활이 불가능한 건강상태”라며 구속집행정지 연기를 신청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전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21일까지였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연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검찰도 17일 “이 회장의 병세 등으로 살펴볼 때 허가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이 회장이 입원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한때 70∼80kg에 이르던 이 회장의 몸무게는 최근 52kg으로 줄었다. 구속된 이후 2013년 말부터 계속된 체중 감소가 근육 손상으로 이어져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희귀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본보 통화에서 “다리 근육이 계속 줄어 현재는 팔처럼 가느다란 상황이며 재활 치료, 신경 자극 등으로 다리로 가는 신경을 살리려고 노력 중인데 잘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체중 감소가 더 심해지면 영구적인 보행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찾기 어렵지만 신경쇠약과 불면증 등 심리적인 요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신경정신과 진료 소견에서 이 회장은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된 후 극심한 무력감과 피해의식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2013년 8월 부인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았다. 하지만 거부 반응이 일어나 이 회장은 혈압 상승, 간 손상, 저칼륨증, 단백뇨 등의 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정지 기한 연장을 허락하지 않아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뒤 혈중 면역억제제 농도가 낮아지는 등 건강상태가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다시 입원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아왔다. 의료진은 “신장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용 중이지만 신경을 손상시키는 부작용 때문에 강한 약을 투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질환 자체가 계속 나빠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수감생활을 하면 폐렴이나 각종 바이러스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 회장 사건을 맡고 있는 대법원 2부는 신영철 전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퇴임했지만 후임 대법관이 채워지지 않으면서 언제 최종 결론이 날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이 회장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 정해진 지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아직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대법관 결원 상태는 장기화하고 있다. 대법원이 신 전 대법관 퇴임 후 다른 대법관 11명에게 사건을 재배당하면서 대법관 1인당 주심을 맡은 사건 수는 평균 20∼30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지난달 25일부터 정부의 금연치료 정부지원이 시작됐다. 국내 병의원 등 의료기관 1만5000여 곳이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은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다. 최근 금연을 결심한 직장인 김금연(가명·36) 씨의 금연치료 프로그램 참가기를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방법을 알아본다. 김 씨는 15년째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운 애연가다. 몇 년 전 고심 끝에 보건소가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에서 몸에 붙이는 금연 패치제를 받아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김 씨는 아내의 완곡한 금연 요구에 마음을 다시 잡았다. 지난달부터 정부에서 금연치료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 때문이다. 먼저, 김 씨는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근의 병의원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s.or.kr)에 접속한 뒤 메인 화면 우측 금연치료 의료기관 찾기를 클릭했다. 도시별, 지역별로 세분돼 있어 금연치료 참여 의료기관을 찾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사무실과 가장 인접한 서울 안암동의 고운숨결내과의원의 진성림 원장(50)을 찾았다. 점심 시간 때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진 원장으로부터 금연의 필요성과 흡연의 폐해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또 의사 질문에 따라 금연치료 문진표를 작성한 후 평소 흡연습관에 대해 자세한 상담을 받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담배 생각부터 납니다. 아침에 피우는 담배가 가장 맛있어요”(김 씨). “니코틴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금연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진 원장). 진 원장은 금연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염산부프로피온 성분의 니코피온 2주일 치를 처방했다. 본인 부담은 1정에 173원 정도. 니코피온은 초기 체중 증가, 우울증 같은 부작용이 적어 미국에서도 금연치료 1차 선택제다. 진 원장은 “정부의 금연치료 지원으로 다양한 연령대에서 금연 희망자들이 방문한다”며 “흡연은 만성폐쇄폐질환 같은 호흡기질환은 물론이고 심혈관질환, 면역기능 저하, 각종 암을 유발하므로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이 금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진 원장과 2주일 후 다시 만나기로 했다. 금연치료 상황과 치료제 복용에 따른 몸 상태 변화 등을 살피기 위해서다. 정부의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따라 12주간 6회까지 정부 지원으로 상담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인근 약국에 들러 니코피온 2주치를 받았다. 김씨가 지불한 금액은 1만 원을 조금 넘었다. 의원에서 상담료 등으로 4500원을, 약국에서 조제료와 약국관리료, 약값 등 8000원 정도를 지불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금액에 정부 지원의 효과를 실감했다. 금연치료 기간인 12주간 복용할 약값도, 조제료와 약국관리료를 제외하면 2만8000원 정도다. 김 씨는 “금연에 번번이 실패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성인 인구의 3명 중 1명이 시달리고 있다는 불면증을 제대로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내 수면 의학의 권위자인 신홍범 박사가 집필한 이 책은 불면증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 및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잘 알려진 민간요법, 수면제, 멜라토닌, 알코올 등의 한계와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저자는 환자조차 불면증을 만성 생활병 정도로 인식하는 것에 데에 경종을 울린다. 불면증은 방치하면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거나 기존 질병을 크게 악화사킬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병이라는 것. 이 책은 일반인이 보기 어려운 수면 연구논문과 자료들을 알기 쉽게 풀어놓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 10년간 수면 클리닉을 통해 신홍범 박사가 직접 만나본 환자들의 실제 사례와 치료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저자는 불면증이 꼭 스트레스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며 수면 질환이나 생리적,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불면증 관련 책이 대부분 어렵고 난해하지만 이 책은 특별히 쉽고 재미있다. 그래서 더욱 읽어볼 만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인터넷 의료 신문 코메디닷컴에서 ‘배지수의 병원경영’을 연재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미국 경영 MBA 과정을 졸업한 저자가 직접 밝히는 ‘잘되는 병원’ 만드는 비법을 소개한 책이다. 하지만 책 내용은 병원에 대한 것보다는 일반인도 알면 도움이 되는 경영의 재미있는 이론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의사, 의대생, 병원 경영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자영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특히 사업체에 방문하거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적 사고 방법을 쉽게 소개했다. 즉 고객의 인지적 지도 상에서 병원의 포지셔닝 찾기, 고객군 분석을 통한 타겟 고객 찾기, 고객이 신뢰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케팅 메시지 만들기, 내 상품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정의하기 등의 방법들이 저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됐다. 동아일보가 연재하는 ‘우리동네 착한병원’ 선정위원이기도 한 저자는 “의사들이 병원을 시작할 때 큰 자본이 들어가는데 의외로 경영에 대한 준비도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책을 통해서 병원 경영자들이 경영학에 친숙해지고, 경영 현장에서 만나는 문제를 풀어 나갈 자신감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