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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김치는 조금 남다르다. 단순히 먹는 음식을 떠나 가슴 뭉클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서일 수도,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애국심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이런저런 마음들이 뒤섞여 특히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인들에게 김치는 분명히 특별하다. 중국에 파오차이(泡菜)라는 음식이 있다. 파오차이는 원래 산초와 향신료, 중국술인 바이주(白酒) 등을 넣고 끓였다가 식힌 물에 고추와 양파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절인 음식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피클과 비슷하다. 그런데 중국은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중국인들은 ‘김치=파오차이’이고, 파오차이 종주국은 중국이니 결국 김치 종주국도 중국이라는 논리다. 한국의 김치는 김치이고, 중국의 파오차이는 파오차이다. 두 음식이 같지 않은데 김치를 번역해 파오차이라고 쓰는 순간부터 한국과 중국의 ‘김치 갈등’은 예견된 것이다. 중국에서도 김치를 김치라고 부를 수 있게 돼 ‘김치≠파오차이’가 되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최근 베이징 왕징(望京)의 한 한국음식점에서 만난 교민 부부는 중국인 종업원에게 여러 차례 ‘김치’를 강조했다. 밑반찬을 더 달라면서 ‘김치’라고 말했는데, 종업원은 “파오차이를 말하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부부는 “이 음식은 파오차이가 아니라 김치”라면서 “앞으로는 계속 김치라고 주문하겠다”라고 설명까지 했다. 종업원은 김치와 파오차이가 다른 음식이라는 것을 처음 안 듯한 표정이었다. 부부는 왕징에 거주한 지 16년이 넘었지만 한국 식당에서조차 ‘김치’라고 주문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한 말이 파오차이인 줄로만 알았지, 중국이 파오차이를 앞세워 김치까지 중국 음식이라고 우길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한국인 밀집 거주 지역인 왕징에 있는 한국음식점에서조차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르니 중국이 김치를 너무 쉽게 본 것 같다는 반성도 했다. 중국이 김치까지는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고도 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김치를 김치라고 부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에 수출 또는 생산 판매하는 식품은 모두 중국의 식품안전국가표준(GB)의 표기 방식과 생산 조건을 따라야 한다.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사업 진출과 판매 유통이 금지된다. GB는 현재 한국 김치뿐만 아니라 독일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절임류 채소로 만든 식품을 모두 파오차이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파오차이 옆에 작은 글씨로 김치를 영문으로 병기하는 정도가 최선이다. 중국에서 김치를 김치라 부르지 못하는 이유다.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교민들의 작은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차원의 큰 움직임도 있어야 한다. 중국은 16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서울을 한청(漢城)이라고 불렀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조선시대 한성이라고 불렀던 명칭을 그대로 쓴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서울대에 보낸 우편물이 한국에서는 한성대로 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의 중국어 명칭은 2005년이 돼서야 ‘한청’ 대신 ‘서우얼(首爾)’로 바뀌었다. 당시 서울시가 중국어 이름을 바꾸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쳤었다. 서울을 한청에서 서우얼로 바꾼 것처럼 김치도 파오차이에서 김치로 바꿔야 한다. 이제 김치를 김치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한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8일 시작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16일에는 중국발 초강력 황사가 한반도를 덮친다. 중국 중앙기상대가 “최근 10년간 최강·최대 규모”라고 경고한 황사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중국 내몽골과 고비사막 인근에서 시속 50∼70k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발생했다. 14일 밤 기류를 타고 남하해 15일 새벽 베이징(北京) 등지에 도달했다. 황사는 16일 새벽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최소 하루 이상 머물며 대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국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황사 영향이 최소 1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경부는 서울 등 전국 11개 시도에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황사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황사경보는 m³당 미세먼지 농도가 8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최근 발령은 2016년 4월 서해상에 내려진 것이다. 한반도 내륙에까지 황사경보가 발령된 건 2015년 2월이 마지막이다. 황사가 발생하면 △창문 등을 단단히 닫고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며 △음식물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 및 결막염 등 안질환도 유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먼저 상륙한 15일 중국 북부 지역은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항공기 운항마저 취소되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분지 지역인 베이징의 하늘은 누렇다 못해 주황색으로까지 변했다. 이날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8108μg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미세먼지 등급 중 ‘매우 나쁨’ 최소치(m³당 151μg)보다 53배 이상 심한 것이다. 베이징 지역 일부 공항의 가시거리는 최저 400m까지 떨어져 400편 넘는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초속 15∼17m의 모래돌풍이 불어 눈조차 뜨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12개 성·직할시에 올 들어 처음으로 황색 황사경보를 발령했다.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8일 시작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16일에는 중국발 초강력 황사가 한반도를 덮친다. 중국 중앙기상대가 “최근 10년 간 최강·최대 규모”라고 경고한 황사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중국 내몽골과 고비사막 인근에서 시속 50~70㎞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발생했다. 14일 밤 기류를 타고 남하해 15일 새벽 베이징(北京) 등지에 도달했다. 황사는 16일 새벽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최소 하루 이상 머물며 대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국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황사 영향은 최소 1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내륙에서 다른 황사 발생 가능성도 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황사경보’가 내려질 수도 있다. 황사경보는 ㎥당 미세먼지(PM10) 농도가 8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 분의 1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내려진다. 최근 황사경보 발령은 2016년 4월이다. 당시 서해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852μg까지 올라갔다. 한반도 내륙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것은 2015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044μg를 기록했다. 황사가 발생하면 △창문 등을 단단히 닫고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며 △음식물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 및 결막염 등 안질환도 유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먼저 상륙한 15일 중국 북부 지역은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항공기 운행마저 취소되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분지 지역인 베이징의 하늘은 누렇다 못해 주황색으로까지 변했다. 이날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8108μg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미세먼지 등급 중 ‘매우 나쁨’ 최소치(㎥당 151μg)보다 53배 이상 심한 것이다. 베이징 지역 일부 공항의 가시거리는 최저 400m까지 떨어져 400편 넘는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초속 15¤17m의 모래 돌풍이 불어 눈조차 뜨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12개 성·직할시에 올 들어 처음으로 황색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몽골에서는 12일 밤부터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모래폭풍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몽골 당국은 이번 모래폭풍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15일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유목민이며 이 가운데 5세 아동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실종자 548명 가운데 467명은 생존이 확인됐지만 81명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정부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홍콩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음성 판정 증명서 제출을 면제하는 등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비자 신청 14일 전에 1회 맞은 사람은 중국 비자를 신청할 때 별도의 음성 판정 증명서와 건강 및 여행기록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외국인이 입국할 때 출발지 탑승 기준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장례식 참석이나 친척 방문 등 인도적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하는 경우도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면 간소화 대상으로 분류해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15일부터 시행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해 음성 판정 증명서 제출을 생략하도록 한 것은 중국산 백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만 비자 발급을 간소화하는 이번 조치는 중국산 백신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중국 입국을 위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중국산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2월 말 현재 전체 인구의 3% 안팎에 그쳐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네 번째 항공모함은 핵추진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중국의 첫 핵 항공모함이 된다. 중국이 해군력의 양적 확대는 물론 질적 향상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운용 중인 항공모함 2척과 곧 완성될 세 번째 항공모함은 모두 재래식 추진 항공모함이지만 네 번째 항공모함에는 핵 추진력을 사용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SCMP는 “네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할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이미 2018년 2월 핵 항공모함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중국이 핵 항공모함을 확보하게 되면 대양에서 전투 수행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 항공모함은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사용해 연료의 재공급 없이 장기간 작전할 수 있다. 중국군은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 등 두 척의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재래식 추진 항공모함이다. 2015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완성을 눈앞에 둔 세 번째 항공모함도 재래식이다. 재래식 항공모함은 재급유를 하지 않으면 작전 기간이 일주일도 채 안 돼 원양에선 작전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남중국해용 항공모함인 셈이다. 앞서 6일 CNN은 “중국의 해군력이 양적인 면에서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에 도달했지만 작전 능력과 위력 면에서는 미 해군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군이 보유한 전함은 지난해 말 기준 360척(추정)으로 미 해군보다 60척이 많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 미 해군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항공모함의 경우 미 해군은 보유한 11척 모두 핵 항공모함이다. 원거리 작전이 가능하고 항모 전단 규모가 커 항공모함 한 척의 전투력이 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과 비교되기도 한다. 일례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은 승조원 수가 5600여 명이고 탑재기는 80여 대로 알려져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정부가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홍콩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핵산 검사 증명서 제출을 면제하는 등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비자 신청 14일 전에 1회 맞은 사람은 중국 비자를 신청할 때 별도의 핵산 검사 증명서와 건강 및 여행기록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외국인이 중국에 입국할 때 72시간 이내 코로나19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장례식 참석이나 친척 방문 등 인도적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하는 경우도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면 간소화 대상으로 분류해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15일부터 시행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 제출을 생략하도록 한 것은 중국산 백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만 비자 발급을 간소화시킨 이번 조치는 중국산 백신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중국 입국을 위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중국산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2월 말 현재 전체 인구의 3% 안팎에 그쳐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네 번째 항공모함은 핵추진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중국의 첫 핵 항공모함이 된다. 중국이 해군력의 양적 확대는 물론 질적 향상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운용중인 2척의 항공모함과 곧 완성될 세 번째 항공모함은 모두 재래식 추진 항공모함이지만 네 번째 항공모함에는 핵 추진력을 사용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SCMP는 “네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할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이미 2018년 2월 핵 항공모함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중국이 핵 항공모함을 확보하게 되면 대양에서 전투수행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 항공모함은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사용해 연료의 재공급 없이 장기간 작전할 수 있다. 중국군은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 등 두 척의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재래식 추진 항공모함이다. 2015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완성을 눈앞에 둔 세 번째 항공모함도 재래식이다. 재래식 항공모함은 재급유를 하지 않으면 작전 기간이 1주일도 채 안 돼 원양에선 작전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남중국해용 항공모함인 셈이다. 앞서 6일 CNN은 “중국의 해군력이 양적인 면에서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에 도달했지만 작전능력과 위력 면에서는 미 해군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군이 보유한 전함은 지난해 말 기준 360척(추정)으로 미 해군보다 60척이 많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 미 해군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항공모함의 경우 미 해군은 보유한 11척 모두 핵 항공모함이다. 원거리 작전이 가능하고 항모 전단 규모가 커 항공모함 한 척의 전투력이 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과 비교되기도 한다. 일례로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는 승조원 수가 5600여 명이고 탑재기는 80여 대로 알려져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 전선이 ‘경제’에서 ‘인권’으로 바뀌는 양상이 뚜렷하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산 상품에 고율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화웨이 등 중국 대표기업을 직접 제재하는 등 경제 강경책을 썼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홍콩선거제 개편, 신장위구르와 티베트 등 소수민족 탄압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인류의 보편 가치를 지키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집권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노선을 고수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던 바이든 행정부가 강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대응 전술을 바꾼 이유가 뭘까.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강경노선이 실익을 거두지 못했고 △동맹 등을 끌어들이기에도 좋은 데다 △중국의 내부 반발 및 분열을 야기하는 데도 효과적 수단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국 갈등을 ‘힘’의 문제에서 ‘가치’의 문제로 전환시켜 ‘자유진영 대 중국’ 구도를 만들면 과거 냉전 시기 총성 없이 제도와 규범으로 옛 소련을 붕괴시킨 것처럼 중국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속내가 담겼다는 의미다.○ 바이든 “인권 유린 대가 치를 것”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된 타운홀 회의에 등장해 “중국이 인권 유린 대가를 치를 것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그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인권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하는 한 그러기 힘들 것”이라며 “미국은 인권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미국과 중국을 대비시켰다. 미국이 세계와 경쟁을 잘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주요 경쟁자(중국)가 외국인 혐오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4회 등 백악관 주인이 되기 전부터 여러 차례 시 주석을 만났다. 미 고위 지도자 중 시 주석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에도 시 주석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폭력배(thug)”로 규정하며 집권 후 중국 등 미국의 적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1월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을 제노사이드(인종학살)로 보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취임 후 카운터파트인 양제츠(楊潔지)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첫 통화에서 “신장위구르와 티베트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옹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기간에는 티베트 설 축제 ‘로사’를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히말라야의 언어 종교 문화유산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전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는 지난해 7월 시 주석을 “파탄 난 전체주의 이념의 신봉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리처드 닉슨 정권 이후 계속됐던 대중국 포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재임 내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한 그는 5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 때문에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시진핑 “인권 가정교사 필요 없어” 정파 이념이 다른 미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중국을 규탄하는 것은 단순한 패권 다툼을 넘어 인권에 대한 인식 차이 또한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서구에서는 ‘인권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이며 국가 또한 이를 제한할 수 없다’라고 인식한다. 과거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에는 미국 이상으로 격렬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방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에 버금가는 전쟁범죄로 여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국가와 민족에 관계없이 생명·안전·건강 등에 관한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며 그 어떤 예외도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중국은 ‘인권의 개념이 나라마다 다를 수 있으며 때로 주권이 인권에 우선한다’고 여긴다. 중국처럼 소수민족이 많은 다민족 국가에서는 통치를 위해 일정 부분 중앙집권적 통제가 불가피하며 서방의 판단 기준을 모든 사안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지난해 9월 시 주석의 발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수뇌부와 화상회의를 한 시 주석은 세 지도자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자 “세계 어디에도 보편적인 인권 발전 과정은 없으며 인권 보장에 대한 절대적 기준과 최선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내전 후 몰려온 이슬람 난민을 탄압하는 유럽 또한 인권 선진국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격에 나선 셈이다. 왕이(王毅) 외교부장 또한 8일 기자회견에서 서방의 위구르족 집단학살 지적에 대해 “조작된 주장이며 터무니없다”고 맞섰다. 그는 “신장위구르를 포함한 홍콩 대만 등은 중국의 내정이며 타국의 간섭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맞섰다.○ 출산 통제·고문·강간 자행되는 위구르 수용소 서방과 중국이 특히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로 충돌하는 것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정도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 싱크탱크 뉴라인스연구소는 9일 인권, 전쟁범죄, 국제법 전문가 50여 명이 참여한 ‘위구르 집단학살’ 보고서를 통해 2014년 이후 최대 200만 명이 신장위구르 내 1400여 시설에 구금돼 있으며 성폭력, 고문, 문화 세뇌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2017∼2018년 위구르족의 출산율이 33% 하락했다며 시설 내에서 인구 감소를 위한 불임 시술, 강제 낙태 등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너무 늦기 전에 지금 행동할 의무가 있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영국 BBC 역시 위구르 수용소에서 무슬림 여성이 겪는 강제 수술, 투약, 조직적 강간 실태를 보도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여성 수용자가 강제로 자궁 내 피임 장치를 하고 불임 수술을 받으며 20세밖에 안 된 젊은 여성조차 예외가 아니라고 폭로했다. “한족 남성이 위구르 여성 수용자를 강간하도록 도왔다” “수용소 내 성폭행이 일상이며 전기 고문까지 자행됐다”는 수용소 전현직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다. 중국 면적의 17.3%(167만 km²)를 차지하는 신장위구르에는 약 1200만 명의 위구르족이 산다. 이슬람교를 믿는 튀르크계 민족으로 한족과 외모 인종 언어 문화가 완전히 다르며 튀르크계 언어인 위구르어를 쓴다. 18세기 청나라가 정복하기 전에는 중국에 편입된 적이 없다. 과거 비단길의 요충지로 ‘서역’으로 불렸던 이 지역을 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즉 ‘새로 얻은 영토’라고 지칭하는 것 또한 원래 중국 땅이 아니었던 지역을 편입했음을 보여준다. 위구르인은 이곳을 ‘동(東)투르키스탄’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1933년 동투르키스탄 이슬람공화국이란 독립국을 세웠지만 몇 달 만에 옛 소련의 지원을 받은 군벌에 패망했다. 1945년에도 같은 이름의 나라를 세웠지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에 병합됐다. 이후 숨죽이고 지내던 위구르족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튀르크계 5개국이 소련에서 독립하자 본격적으로 분리주의 운동에 나섰다. 2009년 자치구 내 최대도시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분리독립 시위가 일어나자 중국은 무자비한 탄압에 나섰다. 중국이 주장하는 사망자는 197명이지만 비공식적 사망자가 1000여 명에 육박해 1989년 톈안먼 사태 후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난 시위란 지적이 제기된다. 2012년 말 시 주석이 집권한 후 중국의 탄압은 한층 거세졌다. 시 주석은 자신의 핵심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길목에 있는 신장에 대한 확실한 통제권을 원했다. 일대일로의 성공이 자신의 권력 강화 및 장기 집권에 필수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중국 석유 매장량의 30%, 천연가스의 34%가 묻혀 있는 것도 중국의 통제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특히 위구르 일부 강경파가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무장단체와 결탁해 테러를 저지르자 ‘테러분자를 소탕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거센 탄압에 나섰다. 자치구 곳곳에 수용소를 만든 후 사법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위구르인을 몰아넣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4년 테러 후 신장위구르를 방문한 시 주석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2016년 8월 시 주석의 최측근이며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 후보군에도 올라있는 천취안궈(陳全國·66)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로 부임했다. 부임 전 티베트에서도 초강경 탄압 정책을 편 그는 부임 1년 만에 경찰 9만 명 이상을 새로 채용하고 7300여 개의 검문소를 세웠다. 폐쇄회로(CC)TV로 위구르족을 가려낼 수 있는 최첨단 안면인식 기술까지 동원해 위구르족을 압박했다. 천 서기의 탄압 강도 또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약점은 경제 아닌 인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은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있지만 급부상하는 중국을 제어하는 효과적 장치가 인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무역전쟁은 승리하기 쉽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집권 기간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사실상 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470억 달러였지만 2019년에도 3450억 달러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타격 역시 0.3%에 불과했다. 미국의 대중국 직접투자 역시 2016년 129억 달러에서 2019년 133억 달러로 오히려 증가했다. 미 피터슨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2020년에만 1590억 달러의 상품을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940억 달러만 수입했다고 지적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양국 경쟁을 ‘규범과 질서’의 대립이란 구도로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장 역시 “미국이 인권은 특정 국가와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문제라는 인식을 앞세워 세계 각국을 반중 전선에 동참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역시 이 같은 구도가 중국에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주권 침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양국이 이 문제를 두고 거세게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 기자}
중국이 미국과 영국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反)중국 인사의 출마를 막는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1표의 반대도 없이 통과시켰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통해 민주 인사들을 제재할 수단을 만든 데 이어 이번엔 아예 선거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까지 만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홍콩 통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폐막에 앞서 제13기 4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표결했다. 대표단 2896명이 참여해 289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없었고 기권은 1표였다. 이번 홍콩 선거 제도 개편안은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위원회 설치,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 확대 및 범민주 진영이 확보한 구의원 몫(117석) 배제 등이 핵심이다. 모두 친중 세력에 유리한 내용이어서 향후 범민주 세력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벌써 홍콩 민주 진영에서는 선거 후보자의 자격을 사전에 심사하면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초안이 통과되면서 홍콩 선거 제도 개편안은 권한을 위임받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법안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만 남았다. 선거인단을 얼마나 늘릴지, 의석수는 어떻게 조정할지 등 세부 내용을 정하게 된다. 중국이 법안을 완성하면 홍콩 정부가 넘겨받아 ‘홍콩 기본법’ 가운데 선거 규칙을 담은 부속문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새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제 개편안 통과로 미국 영국 등 서방과 중국의 갈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 국무부는 홍콩 선거제 개편 추진에 대해 “홍콩 자치권과 자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고, 영국 정부도 “홍콩 반환 시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권 보장 약속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국인대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홍콩 선거제 개편에 대해 “일국양제를 확고히 하고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대한 화해의 손길도 적극 내밀었다. 리 총리는 “양국은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 및 협력 공영의 원칙을 갖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층적인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외교 실무 사령탑인 양제츠(楊潔지)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화상회의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결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18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 위원 등이 참석하는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연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미국과 영국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反)중국 인사의 출마를 막는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1표의 반대도 없이 통과시켰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통해 민주 인사들을 제재할 수단을 만든 데 이어 이번엔 아예 선거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까지 만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홍콩 통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폐막에 앞서 제13기 4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표결했다. 대표단 2896명이 참여해 289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없었고 기권은 1표였다.이번 홍콩 선거 제도 개편안은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위원회 설치,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 확대 및 범민주 진영이 확보한 구의원 몫(117석) 배제, 홍콩의 국회 역할을 하는 입법회에서 간접 선출되는 직능대표 범위 확대 등이 핵심이다. 모두 친중 세력에 유리한 내용이어서 향후 범민주 세력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벌써 홍콩 민주 진영에서는 선거 후보자의 자격을 사전에 심사하면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초안이 통과되면서 홍콩 선거 제도 개편안은 권한을 위임받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법안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만 남았다. 선거인단을 얼마나 늘릴지, 의석수는 어떻게 조정할지 등 세부 내용을 정하게 된다. 중국이 법안을 완성하면 홍콩 정부가 넘겨받아 ‘홍콩 기본법’ 가운데 선거 규칙을 담은 부속문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새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이번 선거제 개편안 통과로 미국 영국 등 서방과 중국의 갈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 국무부는 홍콩 선거제 개편 추진에 대해 “홍콩 자치권과 자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고, 영국 정부도 “홍콩 반환 시 약속했던 고도의 자치권 보장 약속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국인대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홍콩 선거제 개편에 대해 “일국양제를 확고히 하고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대한 화해의 손길도 적극 내밀었다. 리 총리는 “양국은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 및 협력 공영의 원칙을 갖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층적인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외교 실무 사령탑인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화상회의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결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미국과 중국은 18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 위원 등이 참석하는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연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전직 공산당 간부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공식석상에서 “지나친 국수주의와 애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중화주의 일색의 급진적 주장이 중국에 대한 서방세계의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미중 갈등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허이팅(何毅亭·69) 전 중앙당교 부교장은 5일 양회에서 “중국은 개방을 확대하고 주요국과의 관계를 신중히 다뤄야 하며 국내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부상을 막아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공산당 최고위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의 2인자로 재직했다. 당시 시 주석이 주도하는 ‘반부패 운동’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며 공무원 청렴규정 등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6월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1면에 “시 주석의 사상이 21세기 마르크스주의”라는 기고문을 게재할 정도로 시진핑 사상·이론 분야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SCMP는 “여러 관리와 학자들이 국수주의 부상이 야기할 역효과를 지적했지만 중앙당교 출신 인사가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허 전 부교장의 발언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 측근조차 중국의 국수주의를 우려한 것은 전 세계적인 반중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4일 미국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9명이 “중국에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리자(竹立家·64) 국가행정학원 교수 또한 “온라인에서 나타나는 급진적이고 감정적 목소리는 모두 대중영합주의의 발현”이라며 “대국으로서의 중국에 해롭다”고 우려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외교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이 된다. SCMP 보도에 따르면 회담의 장소와 구체적인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문은 미국 알래스카의 최대 도시 앵커리지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SCMP는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지만 미국(워싱턴)과 중국(베이징)에서 대략 같은 거리에 있는 유일한 (중간) 지점”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회담이 중립지대에서 진행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앵커리지는 세계 언론매체의 눈을 피하기도 좋은 곳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역을 도맡고 있는 양제츠(楊潔지)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관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17일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양 위원의 하와이 회동 때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계가 벌어진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공동 의제와 관심사를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찾을지 주목된다. SCMP는 “미중 양국의 관계는 무역 갈등과 대만 이슈, 홍콩보안법,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미얀마 쿠데타와 이란 핵 문제 등 직면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등 그동안 시 주석과 20번 이상 만났지만 취임 후 아직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정상이 지난달 11일 2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SCMP의 보도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중국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직접 대화를 해 왔다. 중국과 함께 일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좌선하는 불상(佛像)처럼 만든 조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떠 조각품 광고 문구로 ‘당신의 회사를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웠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인들의 마음에서 이미 멀어졌지만 그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품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등에서 팔리는 이 조각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개를 약간 숙이고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참선하는 모습이다. 높이 46cm의 조각품은 3999위안(약 70만 원), 16cm짜리는 999위안(약 17만 원)이다. 판매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구호에서 영감을 얻어 조각품을 만들게 됐다”면서 “그의 구호를 바꿔 기업들에 좋은 기운을 주는 불상으로 변모시켰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서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구매자는 “트럼프 얼굴이 너무 평화롭게 보여 역설적”이라면서 “이 조각품은 너무 트럼프처럼 굴지 말라는 경고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욕실 청소도구 등에 그의 얼굴 형상을 넣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달 24일 중국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王府井)의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 점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최근 디지털위안화 실험 덕분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지난달 시 당국은 추첨을 통해 시민 5만 명에게 디지털위안화 총 1000만 위안(약 17억 원)을 시범 배포했다. 개인당 받은 금액은 200위안(약 3만5000원). 이를 대형마트 약국 음식점 등 당국이 정한 장소에서 쓸 수 있도록 하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사람들이 소비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2014년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내에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설치하며 ‘디지털위안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각종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배포하며 기능 점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이 아직 디지털위안화의 공식 발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펑파이 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이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전후로 디지털위안화를 발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주요국 최초로 법정 디지털화폐를 도입한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종이지폐는 미국 달러화의 위상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디지털화폐 시장에서는 반드시 기축통화를 만들어 일종의 ‘금융 굴기(굴起·우뚝 섬)’를 이루겠다는 중국의 속내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디지털위안화 사업 속속 확대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법정 화폐다.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와 달리 정부가 발행하므로 일반 화폐와 똑같은 가치를 지니고 지급 불능 위험이 없다. 특정인이 보유한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중간 매개체 없이 개개인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디지털지갑에서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사용 때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디지털위안화를 시범 사용해본 베이징 시민들 역시 이 점을 반겼다. 이들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위챗과 즈푸바오는 지하주차장 등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잠시 사용이 어려울 때가 있는데, 디지털위안화는 이런 문제가 없어 편했다”는 소감을 내놨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경제가 발달한 남부 선전 등에서 디지털위안화를 시범 배포했다. 올해는 수도 베이징, 쓰촨성 청두 등 주요 도시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달 19일까지 청두에서 실시하는 시범 배포는 20만 명에게 총 4000만 위안(약 70억 원)을 뿌리기로 해 지금까지 진행된 시범 사업 중 규모 면에서 최대다. 당국이 정한 몇몇 상점에서만 쓸 수 있었던 다른 도시의 시범사업과 달리 청두 시내 1만1000여 개의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사용처 제한도 사실상 사라졌다. 인프라 보유 거부감도 낮아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 중 한국 미국 등 80% 이상이 디지털화폐 연구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처럼 디지털화폐 도입이 성큼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제반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해 사실상 ‘현금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아직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은 일본 등과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인프라 측면에서 디지털위안화 보급에 장애물이 거의 없는 셈이다. 디지털화폐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크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기존 화폐의 막대한 발행·보관·유통비용이 감소하면서 편의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디지털화폐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침해 우려로 이를 꺼리는 시선이 적지 않다. 사용처와 주체가 일일이 공개되는 전자화폐의 특성상 감시사회가 도래한다는 의미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과 반발 심리가 낮고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또한 가능하다.미국과 화폐 전쟁 불가피 지난달 말 런민은행은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국제 무역결제 및 금융거래에서 디지털화폐를 사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각국이 자신들의 디지털화폐를 사용하면서 타국 디지털화폐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중국이 국내에 이어 국제 시범사업까지 참여하는 것은 디지털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미 달러화의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부터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를 집요하게 시도해왔다. 하지만 1월 말 기준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의 세계 지불통화 비중에서 위안화는 불과 2.4%만 차지하고 있다. 달러(38.3%)와 유로(36.6%), 영국 파운드(6.8%) 등에 크게 못 미친다. 국내총생산(GDP)으로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지만 위안화 종이화폐의 위상은 초라하다는 평이 나올 법하다. 기존의 종이화폐 시장에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만큼 차라리 사용처가 점점 늘어날 디지털화폐 시장을 선점하자는 전략인 셈이다. 중국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이 디지털위안화를 공식 발행한 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서 이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디지털위안화 사용을 장려한 후 이를 세계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미국도 ‘디지털달러’로 맞불 중국의 의도와 달리 디지털위안화의 국제화가 중국의 금융 규제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축통화는 말 그대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하려면 해당국 통화와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중국의 까다로운 금융 규제로 중국 자본의 국제 교류가 원활하지 않다. 타국 통화와의 교환 비율 산정 등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신화통신에 “디지털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금융개혁이 우선”이라며 금융시장의 대대적인 개방을 촉구했다. 미국 또한 디지털달러로 맞불을 놓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23일 상원 청문회에서 “디지털달러 발행이 연준의 우선순위 사업 중 하나”라며 올해 중 디지털달러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루 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역시 “현재 많은 미국인이 쉬운 지불 체계에 접근할 수 없는데 디지털달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좌선하는 불상(佛像)처럼 만든 조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떠 조각품 광고 문구로 ‘당신의 회사를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웠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인들의 마음에서 이미 멀어졌지만 그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품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등에서 팔리는 이 조각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개를 약간 숙이고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참선하는 모습이다. 높이 46cm의 대형 조각품은 3999위안(약 70만 원), 16cm짜리는 999위안(약 17만 원)이다. 판매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구호에서 영감을 얻어 조각품을 만들게 됐다”면서 “그의 구호를 바꿔 기업들에 좋은 기운을 주는 불상으로 변모시켰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서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구매자는 “트럼프 얼굴이 너무 평화롭게 보여 역설적”이라면서 “이 조각품은 너무 트럼프처럼 굴지 말라는 경고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욕실 청소도구 등에 그의 얼굴 형상을 넣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이 된다. SCMP 보도에 따르면 회담의 장소와 구체적인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문은 미국 알래스카의 최대 도시 앵커리지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SCMP는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지만 미국(워싱턴)과 중국(베이징)에서 대략 같은 거리에 있는 유일한 (중간) 지점”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회담이 중립지대에서 진행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앵커리지는 세계 언론매체의 눈을 피하기도 좋은 곳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역을 도맡고 있는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관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1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의 하와이 회동 때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계가 벌어진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공동 의제와 관심사를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CMP는 “미중 양국의 관계는 무역 갈등과 대만 이슈, 홍콩보안법,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미얀마 쿠데타와 이란 핵 문제 등 직면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부터 시 주석과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취임 후 아직 정상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지난달 11일 2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SCMP의 보도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중국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직접 대화를 해 왔다. 중국과 함께 일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군 서열 2위인 쉬치량(許其亮·71·사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패권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 부주석은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은 군 서열 2위로 25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위원도 맡고 있어 발언에 상당한 무게가 실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쉬 부주석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소규모 그룹 토론회에서 “투키디데스 함정, 국경 문제 등에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군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군비 지출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쉬 부주석이 미국을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을 위협할 때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과의 무력 다툼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쉬 부주석은 또 “중국은 이미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70% 이상인 만큼 강대국으로 가는 새로운 장의 핵심 위치에 서 있다”고도 했다. 중국군 최고위급 지도부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은 2015년 미국 방문 당시 ‘강대국이 전략적인 오판만 하지 않는다면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미 올해 국방예산을 작년에 비해 6.8% 증가한 1조3553억 위안(약 235조 원)으로 책정했다. 쉬 부주석의 발언은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비관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해 7400억 달러(약 842조8600억 원) 규모 국방예산을 책정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홍콩 정부가 약 18만 명에 이르는 홍콩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충성서약을 의무화한 가운데 이를 거부한 200여 명을 해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충성서약 거부자에 대한 공무원 자격 박탈을 넘어서 이들을 범죄자로 몰아 재판에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콩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이른바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이라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따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패트릭 닙 홍콩 공무원사무장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무원 18만 명을 상대로 충성서약을 받은 결과 이 중 200여 명이 서약을 거부했다”며 “서약을 하지 못하겠다는 공무원이라면 정부를 떠나는 게 맞다”고 했다. 충성서약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공무원으로 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충성서약에는 홍콩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정부에 책임감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일부 공무원들은 2019년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 결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성향의 신(新)공무원노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노조에는 3000여 명의 공무원이 속해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면서부터 공무원의 충성서약을 의무화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서약을 거부하면 공직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 법률 개정안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선거제 수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은 권력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은 8일 “애국자만이 홍콩을 다스리도록 일련의 법률적 종합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언론 밍보가 9일 보도했다. 경찰력과 군사력 등의 물리력을 동원해 홍콩 내 반중국파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로 이들의 활동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전방위적인 홍콩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은 권력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 8일 “애국자만이 홍콩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한 가운데 홍콩 정부는 충성 서약을 거부한 공무원 200여 명에 대한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홍콩 밍보 등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이날 전국인대 업무보고에서 “홍콩 선거제 수정을 통해 홍콩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애국자만이 홍콩을 다스리도록 일련의 법률적 종합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력, 군사력 등을 통해 물리적으로 홍콩 반중파를 제재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 이들의 활동을 철저히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국인대에서 반중파의 각종 선거출마 자격을 제한하고 내년 3월경 간선제로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중파 선거인단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안이 전국인대 마지막날인 11일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중 성향 공무원에 대한 탄압 역시 본격화하고 있다. 패트릭 닙 홍콩 공무원사무장관은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8만 명의 공무원에게 충성 서약을 받은 결과 200여 명이 거부했다”며 “이 서약을 받아들일 수 없는 공무원이라면 정부를 떠나는 게 맞다”고 해임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충성 서약의 핵심은 홍콩 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정부에 책임감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 등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시행하면서부터 공무원의 충성서약을 의무화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서약을 거부한 공직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홍콩 당국이 자격 박탈을 넘어 서약을 거부한 사람들을 형사 범죄로 기소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희토류, 로봇 등 8대 정보기술(IT) 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전략을 내놨다. 이 같은 전략을 직접 발표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0년간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매진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 정책의 핵심으로 ‘동맹국들과의 기술 연대’를 강조해 미중 간 기술 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업무 보고에서 “과학기술 집중 육성에 관한 ‘8대 산업’과 ‘7개 영역’을 선정했다”며 “향후 5년간 이 분야에 연구개발(R&D) 자금을 매년 전년 대비 7% 이상씩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도 “당국이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계획’ 심사에 착수했다. 조만간 최종 확정될 두 계획의 핵심은 모두 과학기술”이라고 전했다. 8대 산업은 △희토류 포함 신소재 △고속철,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중대 기술 장비 △스마트 제조 및 로봇 기술 △항공 엔진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응용 △신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카 △첨단 의료장비 및 신약 △농업 기계 등이다. 7개 과학기술 영역은 △인공지능(AI) △양자정보 △집적회로 △뇌과학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우주 심해 극지 탐사 등이다. 리 총리는 “10년 동안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매진할 것이다. 과학기술 종사자들이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주겠다”며 “국가 실험실을 더 많이 짓고 전략적 과학기술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돌파구’란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로 최대 통신회사 화웨이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수급이 차질을 빚고 해외 거래가 제한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 육성에 따른 기술 자립을 통해 미중 관계에서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계획이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확대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조업에 스마트 기술을 더해 2025년까지 세계 최강 제조업 국가가 되겠다는 중국의 이 전략은 당시 발표되자마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제조업 대신에 ‘과학기술’을 앞세워 제조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논란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의미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은 세계 1, 2위 경제 대국으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양국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왕 부장은 “관건은 양국이 솔직한 소통으로 갈등을 관리하고 전략적 오판을 막아 충돌을 피하는 것”이라면서 “공정과 공평의 기초에서 경쟁을 해야 하고 서로 공격하거나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게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대만과 신장위구르 문제, 홍콩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침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