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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성동구 성수동의 ‘붉은 벽돌 마을 사업’ 지원금을 올해 두 배로 늘린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시작돼 2020년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붉은 벽돌 마을’을 성수동의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지역 건축자산을 보존하는 저층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이다. 성수동에는 1970, 80년대 붉은색 벽돌 공장과 창고가 많고 1990년대엔 붉은 벽돌로 된 소규모 주택이 많이 들어섰다. 현재 사업대상지 건물 248동(총면적 7만1220m²) 중 약 68%가 붉은 벽돌 건물이다. 올해 시가 성수동 붉은 벽돌 마을 건축수선비로 편성한 예산은 총 4억 원이다. 신·증축 때는 공사비의 50% 이내에서 최대 4000만 원, 수리·리모델링 때는 공사비의 50% 이내에서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각각 최대 2000만 원과 1000만 원이었다. 또 기존에는 붉은 벽돌로 외장재를 교체하는 경우에만 공사비가 지원됐으나 구조·내진 보강, 단열·방수·창호 공사, 주택 성능 개선 공사도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건축수선비는 시가 성동구에 보조금을 지원한 후 구에서 ‘붉은 벽돌 건축물 심의허가’를 거쳐 건물 소유주에게 지급한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성동구의 심의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진행하면 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장애인과 함께 서울시내 모든 보도를 직접 걸어보고 시설을 정비한다고 17일 밝혔다. 2017년 기준으로 서울시내 보도는 총연장 1669km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를 이뤄 함께 걸으며 보행에 지장을 주는 사항을 살펴 개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치구당 1, 2개 조를 투입해 하루 3∼4km를 걸을 예정이다. 장애인 총인원과 유형별 장애인은 서울시와 계약을 맺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선정하고 있다. 서울을 강북권과 강남권으로 나눠 매년 권역별로 번갈아 실시해 2년 주기로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올해는 강북권 총연장 866km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시작해 8월까지 끝낸 다음 9월부터 지적된 불편 사항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보행환경 개선사업 때는 설계와 공사 단계서부터 담당 공무원이 장애인, 전문가와 검사반을 구성해 참여한다. 이후 국토교통부 지정 외부 전문기관에서 교통약자 이동 편의성을 종합 평가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대공원 마지막 돌고래 ‘태지’(19·수컷·큰돌고래·사진)가 현재 머물고 있는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살게 됐다. 그동안 태지의 거처를 두고 서울대공원, 퍼시픽랜드,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집단 등이 논의해 왔다. 서울대공원은 1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민간 수족관인 퍼시픽랜드와 ‘동물 기증 및 관리 합의서’ 서명식을 갖고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평생 기증하기로 했다. 큰돌고래 평균수명이 25세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있는 곳에 남는 게 최선이라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이날 서명식은 ‘태지 관리방안 협의체’의 일원인 ‘동물권 행동 카라’를 비롯한 6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가 지켜봤다. 이번 합의는 태지가 고난도 수중공연은 하지 않으며 ‘관객과 사진 찍기’ 같은 사람과의 직접 접촉도 하지 않는 기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해외 바다쉼터로 옮기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으면 퍼시픽랜드 측이 수용하도록 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돌고래를 위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던 이들이 토론에 토론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며 “기증 후에도 협의체를 통해 태지를 돌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지는 2017년 6월 다른 돌고래가 바다로 떠나고 홀로 남은 데다 그동안 머물던 서울대공원 해양관이 보수공사를 앞둬 퍼시픽랜드에서 6개월간 위탁 관리했다.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이 끝나자 태지가 어디서 살아야 할지를 놓고 현재 머무는 곳, 바다 방류, 바다쉼터 조성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대공원과 동물권 옹호 시민단체, 해양수산부 고래연구센터, 국내외 해양포유류 학자들은 올 들어 5차례 토론회를 열어 논의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15일 시민체감형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상당수가 이미 발표한 계획을 구체화하거나 강화한 것들이다. 7월부터 서울 사대문 안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 사대문 안은 청운동 효자동 삼청동 등 종로구 8개 동과 회현동, 명동 등 중구 7개 동이다. 운행 제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9시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청계천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의 물류 차량 수요를 고려하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6월까지 운행 제한시간을 확정할 계획이다. 7월부터 시범운영하고 1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적발되면 과태료 25만 원을 내야 한다. 일상의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3개 분야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을 내놨다. 10개 대책 가운데 절반은 기존 대책을 확대했다.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 및 배달업체와 함께 기존 오토바이 10만 대를 2025년까지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는 맥도날드, 피자헛, 배달의민족 라이더스와 전기 오토바이 1000대를 교체하기로 합의했다. 한 대당 350만 원 수준인 전기 오토바이 값의 최소 40%를 서울시가 부담한다. 정부가 이륜차 배출가스 규제를 추진하고 있어 민간 업체들이 전기 오토바이 교체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유 마을버스와 어린이 통학차량도 액화석유가스(LPG)차나 전기차 등으로 전환한다. 경유 마을버스는 2023년까지 444대 전량을 전기버스로 교체한다. 학원 등의 어린이 통학차량 1400대 가운데 2022년까지 800대는 LPG차로, 600대는 전기차로 바꾼다. 서울시는 이들 대책의 예산으로 2022년까지 3955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44년째 단팥죽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을 하는 김은숙 씨(80·여)가 서울시 은평병원에 2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은평병원은 이 돈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시 직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인 은평병원은 환자의 39%가 의료비를 내기 어려운 계층이다. 은평병원 등에 따르면 김 씨는 2009년부터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약 3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아파트 매매대금 1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며 이 중 2억 원을 은평병원에 지정 기탁한 것. 김 씨의 딸이 은평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온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은평병원은 지난해 12월 김 씨를 초청해 병원 1층 로비 벽면에 ‘김 씨가 어려운 이웃의 진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는 내용의 현판을 붙이는 기념식을 가졌다. 처음에 기부자가 누군지 몰랐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거듭 요청해 김 씨인 줄 알고는 현판식에 초청했다고 한다. 은평병원은 2억 원으로 2021년까지 의료비 가운데 본인 부담금을 지불하기 어려운 환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서울시 자치구 희망복지팀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김현선 씨(19·여)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기 전에 자퇴했다. 자퇴라는 단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불량학생’은 아니었지만 친구들로부터 여러 번 따돌림을 받자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았다.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진학생 위주로 돌아가던 학교 분위기도 한몫했다. 유학원을 통해 미국 남부 공립학교에 1년 교환학생으로 갔지만 인종차별이 심해 예정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 귀국했다. 다시 학교에 돌아갈까 고민해 봤지만 검정고시 준비를 택했다. 그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타인의 시선이었다. “언젠가 등교시간에 도서관 가는 버스를 탔는데 교복 입은 학생들 사이에서 저만 혼자 사복 차림이었다. 그들의 눈빛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학수업을 고등학생이 들을 수 있는 ‘꿈의 대학’을 수강하고 싶어 교육청에 문의했지만 고교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김 씨는 “공부를 계속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소속이 없는 상태에서 차가운 시선을 이기며 자존감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김 씨 같은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은 약 8만 명이다. 전국 만 7∼18세의 학령기 청소년 가운데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약 40만 명. 이 중 김 씨처럼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직업훈련을 받는 등 이른바 공부하는 청소년 비율은 48%다. 35%는 식당 종업원 및 편의점 점원 등 아르바이트나 취업해 일하고 있고 17%는 공부도, 일도 하지 않는 ‘무업(無業)’ 상태로 추정된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만 15∼19세의 무업 청소년 비율은 한국이 36개국 중 24위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낙인 찍혔다고 생각해 갖는 열패감이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필요한 것은 있을까. 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이들과 사회와의 접점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크게 두 갈래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한다. 비인가 대안학교 지원과 학교밖청소년지원(꿈드림)센터다. 그러나 비인가 대안학교에 가는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의 2.3%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자치구당 1개씩과 시 차원 1개 등 모두 26곳인 꿈드림센터는 이들을 상담하고 직업교육 및 자립을 지원한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적어도 꿈드림센터와는 관계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꿈드림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의 동의를 얻으면 학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개인정보 제공 동의 비율은 50% 수준이다.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꿈드림센터에서의 개별상담 등을 통해 집단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도 상담 선생님이나 또래와 라포르(rapport·신뢰)를 형성하기 쉽다”며 “이들이 어떻게든 기관과의 접점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수현 구로구 꿈드림센터장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나와 처음 관계를 맺는 성인인 청소년지도사 같은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무업 상태의 청소년이 경제적 어려움을 계속 겪지 않도록 직업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연구위원은 “10대에 학교를 그만두고 20대가 되도록 무업 상태에 있거나 값싼 단순노동으로 소모되지 않도록 기술직업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11일 도시재생활성화지역 5곳과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시재생활성화는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건물이나 공동체를 유지하며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신산업을 키워 일자리 창출 거점을 육성하는 경제기반형, 지역 특화산업이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중심시가지형, 낙후한 저층주거지역을 개선하는 근린재생형이 있다. 근린재생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은 성동구 사근동, 은평구 응암3동, 양천구 신월3동, 구로구 구로2동, 중랑구 중화2동이 선정됐다. 선정 지역마다 100억 원을 투입해 도로, 계단 개선,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설치, 소득 수준에 따른 집수리 등을 한다. 후보지로는 홍릉(경제기반형), 광화문·북촌 가회동·효창공원·풍납토성역세권(역사문화특화형), 면목동·구의역(도심산업육성형), 홍제역세권(시장활성화형)이 선정됐다. 후보지는 적어도 1년 동안 5000만 원을 지원받아 소규모 재생사업을 진행해 성과 평가 등을 거쳐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 서울시는 8월 성과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되면 5년간 경제기반형은 500억 원, 중심시가지형은 2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그 이야길 듣고 ‘우리도 망국(亡國)의 백성은 아니구나’ 하고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임정(臨政)은 충칭에 있다.’ 가슴에 은밀하게 품고 있던 이 한마디가 1944년 12월 그를 한국광복군으로 이끌었다. 광복군은 1940년 임시정부 정규군으로 창설돼 연합군 일원으로 일본에 대항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1일)을 사흘 앞둔 8일 만난 광복군 출신 김영관 옹(95)은 70여 년 전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듯했다. 현재 광복군 생존자는 20명이다. 경기 포천에서 태어나 서울 선린상업학교를 나온 김 옹은 1944년 9월 일본군 징집통지서 ‘아카가미(赤紙·빨간 종이)’를 받았다. 함흥에서 한 달간 훈련을 받은 후 중국 저장성 둥양(東陽)현 일본군 제43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죽더라도 일본을 위해 죽고 싶진 않았다. “43부대 본대는 뉴기니섬이었는데 중국으로 간다는 걸 안 순간 ‘임정에 가야겠다’며 쾌재를 불렀어요.” 기회를 노리던 그는 그해 12월 3일 부대를 빠져나왔다. 장시성 옌산(鉛山)에 있던 광복군 제1지대 제2구대에 합류한 것은 이듬해 2월이었다. 그때 처음 사괘(四卦)가 그려진 태극기를 봤다. “예닐곱 명이 영국 민요라는 애국가를 부르고 광복군 소대장이 태극기를 들고 우리를 데리러 왔을 때, 그 마음으로 평생 살려고 했습니다.” 오전에는 조선 역사 등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군사훈련을 하던 20여 명은 일본군 기습과 본토 진격을 한다는 목표로 뭉쳤다. 그러나 광복이 되면서 김 옹은 1946년 3월 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김 옹은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했는데 한 가지, ‘반성’이 빠졌다”며 “우리가 왜 3·1운동을 하게 됐는지, 왜 임시정부가 생겼는지, 지금은 망국의 원인이 고쳐졌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 처우에 대해서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광복회의 단체 지위를 격상해 주는 등 명예롭게 대우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옹은 포천 영평보통학교 시절의 동아일보도 기억했다. “다들 가난해 신문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는 “동아일보는 질식할 것만 같던 일제강점기의 창문이자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할아버지 같지 않은 할아버지들이 화제다. 지난달 21일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은발을 휘날린 모델 김칠두 씨(65), 같은 달 24일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소화한 ‘할담비’ 지병수 씨(77). 이들의 당당함을 배우려는 시니어들이 모였다. 4일 낮 12시 반 서울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 강의실. 6070세대가 주축인 22명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색 티셔츠에 헐렁한 면바지 차림부터 검정 페도라에 위아래 데님 소재인 이른바 ‘청청패션’까지 옷차림은 각양각색이다. 눈빛에는 긴장과 기대가 혼재했다. 송파구 시니어모델 강좌의 첫 수업이다. 시작은 ‘벽 서기’였다. 양 발꿈치와 무릎을 붙이고 3면이 거울인 벽에 기대서는 것이다. “엉덩이와 등허리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을 남기고 엉덩이, 어깨는 거울에 붙이세요.” 정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의 기초라는데 평생 멋대로 해온 자세를 고치고 ‘바르게’ 선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몇몇은 무릎이 잘 모아지지 않아 다리에 힘을 바짝 줬다. 젊은 남녀 모델을 비롯한 강사 3명이 한쪽만 들뜨거나 앞으로 튀어나온 어깨와 골반을 잡아줬다. 본격 워킹이 이어졌다. 포 스텝(four step)이다. 여성은 고양이같이 날렵한 ‘1’자로, 남성은 풍채 좋아 보이는 ‘11’자로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one) 한쪽 다리를 드시고, 투(two) 그 다리를 사선으로 쭉 펴세요. 스리(three) 발꿈치를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포(four)에 앞으로 오세요. 자, 원 투 스리 포….” 구호에 맞춰 두 줄로 선 수강생들이 전면거울을 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거나 스텝이 익숙하지 않았다. 강의실을 앞뒤로 서너 번 왔다 갔다 했다. 수강생들은 서로 마주 보며 “안 써본 근육이라 다리가 자꾸 풀리는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그룹 아바의 ‘댄싱 퀸’이나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 영화 ‘프리티 우먼’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같은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이내 거울 속 자신에게 빠져들 듯 워킹 연습을 거듭했다. 이날 출석한 22명 가운데 남성이 6명이나 됐다. 모델이라고 하면 여성을 떠올리는 선입견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워킹 연습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나이가 일흔이 넘었는데 저도 모르게 구부정한 노인네가 되기는 싫었어요. 좋은 자세로 잘 서 있기만 해도 당당해 보일 것 같고….” 10여 년 전 퇴직한 김일권 씨(73)를 비롯해 6명이 수강 이유로 꼽은 것은 자세였다. 윤모 씨(62)도 “30년간 앉아서 일하다 보니 자세가 좋지 않았다. 목디스크로 고생한 아내가 자세 교정에 좋을 것 같다며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생소했지만 커리큘럼을 보니 자세뿐 아니라 (옷차림 등) 스타일링도 가르쳐준다니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업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런웨이를 걷듯 거울을 향해 자신만의 폼으로 나아가면서 끝났다. 걸음을 멈추고 포즈를 취하자 서로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번 강좌는 40대 이상에게만 신청을 받았다. 접수 사흘 만에 ‘최연소’ 41세부터 최고령 75세까지 29명이 모여 마감됐다. 40대 2명, 50대 11명, 60대 13명, 70대 3명이었다. 이들은 12주간 기본자세와 워킹 등 기본기를 배우고 하반기 시니어 패션쇼 무대에 선다. 송파구 관계자는 “이번 시니어모델 강좌는 수강생들이 요청해서 개설했다”며 “젊음의 전유물로 여기던 패션모델에 도전하며 적극적으로 인생 후반기를 꾸려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할아버지 같지 않은 할아버지들이 화제다. 지난달 21일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은발을 휘날린 모델 김칠두 씨(65), 같은 달 24일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소화한 ‘할담비’ 지병수 씨(77). 이들의 당당함을 배워보려는 시니어들이 모였다. 이달 4일 낮 12시 반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 강의실. 6070세대 22명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색 티셔츠에 헐렁한 면바지 차림부터 검정 페도라에 위아래 데님 소재인 이른바 ‘청청패션’까지 옷차림은 각양각색이다. 눈빛에는 긴장과 기대가 혼재했다. 송파구 시니어모델 강좌의 첫 수업이다. 시작은 ‘벽서기’였다. 양 발꿈치와 무릎을 붙이고 3면이 거울인 벽에 기대서는 것이다. “엉덩이와 등허리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 공간을 남기고 엉덩이, 어깨는 거울에 붙이세요.” 정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의 기초라는데 평생 멋대로 해온 자세를 고치고 ‘바르게’ 선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몇몇은 무릎이 잘 모아지지 않아 다리에 힘을 바짝 줬다. 젊은 남녀 모델을 비롯한 강사 3명이 한쪽만 들뜨거나 앞으로 튀어나온 어깨와 골반을 잡아줬다. 본격 워킹이 이어졌다. 포 스텝(four step)이다. 여성은 고양이같이 날렵한 ‘1’자로, 남성은 풍채 좋아 보이는 ‘11’자로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one) 한쪽 다리를 드시고, 투(two) 그 다리를 사선으로 쭉 펴세요. 쓰리(three) 발꿈치를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포(four)에 앞으로 오실게요. 자, 원 투 쓰리 포….” 구호에 맞춰 두 줄로 선 수강생들이 전면거울을 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거나 스텝이 익숙하지 않았다. 강의실을 앞뒤로 서너 번 왔다 갔다 했다. 수강생들은 서로 마주보며 “안 써본 근육이라 다리가 자꾸 풀리는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그룹 아바의 ‘댄싱 퀸(Dancing Queen)’이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My way)’, 영화 ‘프리티 우먼’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같은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이내 거울 속 자신에 빠져들 듯 워킹연습을 거듭했다. 수강생 22명 가운데 남성은 6명이나 됐다. 모델이라고 하면 여성을 떠올리는 선입견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워킹연습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나이가 일흔이 넘었는데 저도 모르게 구부정한 노인네가 되기는 싫었어요. 좋은 자세로 잘 서있기만 해도 당당해보일 것 같고….” 10여 년 전 퇴직한 김일권 씨(73)를 비롯해 이들 6명이 수강 이유로 꼽은 것은 자세였다. 윤모 씨(62)도 “30년간 앉아서 일하다 보니 자세가 좋지 않았다. 목디스크로 고생한 아내가 자세 교정에 좋을 것 같다며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생소했지만 커리큘럼을 보니 자세뿐 아니라 (옷차림 등) 스타일링도 가르쳐준다니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업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런웨이를 걷듯 거울을 향해 자신만의 폼으로 나아가면서 끝났다. 걸음을 멈추고 포즈를 취하자 서로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12주간 기본자세와 워킹 등 기본기를 배우고 하반기 시니어 패션쇼 무대에 선다. 송파구 관계자는 “이번 시니어모델 강좌는 수강생들이 요청해서 개설했다”며 “젊음의 전유물로 여기던 패션모델에 도전하며 적극적으로 인생 후반기를 꾸려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는데 그래도 야단 안 치시고 잘했다 하니까 고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4시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천진초등학교에 설치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식목일인 이날 당초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산불 현장을 찾았다. 화마(火魔)에 놀란 이재민들은 “눈물밖에 안 나온다.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불덩어리가 시뻘겋게 날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이재민은 문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다”며 “집 잃어버린 것은 우리 정부가 돕고, 강원도에서도 많이 도울 것”이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대피소에 준비된 컵라면을 보고 “근데 컵라면 드시냐. 최대한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토성면사무소에서 소방청과 산림청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0시 20분과 오전 11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두 차례 산불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동원 가능 인력을 모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강원 고성, 속초 지역 화재 현장을 직접 방문했으며 6일 임기가 시작되는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임기를 마치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과 현장에서 인수인계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고성과 속초에 소방공무원 및 군인 공무원 경찰 등 9283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강릉 5575명, 인제 524명을 포함하면 1만5382명이 진화 및 민간 보호 활동을 펼쳤다. 소방차 352대와 진화차 77대, 소방헬기 46대 등 소방장비 475대도 현장을 누볐다. 서울시는 소방차 95대를, 주한미군은 헬기 두 대를 지원했다.통일부는 “산불이 북으로 번질 경우 북한과 협의해 진화작업을 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산불 현황을 공유했다. 여야 대표들도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추가경정예산에도 복구비용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산불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피해 방지와 지원을 위해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김예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로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초상화(사진)를 선물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마싱루이(馬興瑞) 성장(省長)을 비롯한 광둥성 경제사절단을 만나 경제협력협약을 맺었다. ‘문제’는 양측이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서로 선물을 교환할 때 생겼다. 박 시장은 쌍학흉배도(雙鶴胸背圖)가 새겨진 공예품과 서울시 홍보사진을 마 성장에게 건넸다. 마 성장은 답례로 “박 시장님을 그렸다”며 초상화를 꺼냈다. 그런데 초상화 속 인물은 박 시장보다 얼굴이 통통하고 이목구비도 사뭇 달라 보였다. 그 자리에 있던 서울시 직원들이 자세히 보니 박 시장이 아니라 이 지사의 초상화였다. 자칫 결례 논란으로 비화될 수도 있었을 상황은 박 시장이 개의치 않고 파안대소를 하면서 별다른 소동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둥성 측이 행사 뒤 선물에 착오가 있다는 사실을 서울시로부터 전해 듣고는 정중히 사과하며 초상화를 되가져갔다”며 “보통 양측 실무진이 선물을 확인하는데 광둥성 측은 ‘서프라이즈(깜짝 선물)’라며 협약식에서 공개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상화 대신 다른 선물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로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초상화를 선물 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마싱루이(馬興瑞) 성장(省長)을 비롯한 광둥성 경제사절단을 만나 경제협력협약을 맺었다. 양측이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서로 선물을 교환할 때 ‘문제’가 생겼다. 박 시장은 쌍학흉배도(雙鶴胸背圖)가 새겨진 공예품과 서울시 홍보사진을 마싱루이 성장에게 건넸다. 마 성장은 답례로 “박 시장님을 그렸다”며 초상화를 꺼냈다. 그런데 초상화 속 인물은 박 시장보다 얼굴이 통통하고 이목구비도 달라 보였다. 자세히 보니 박 시장이 아니라 이 지사의 초상화였다. 마 성장은 이 지사와 만날 일정도 있었다. 자칫 외교 결례로 비화될 수도 있을 상황은 박 시장이 개의치 않고 파안대소를 하면서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광둥성 측이 행사가 끝나고 선물이 잘못된 사실을 알고는 정중히 사과한 후 초상화를 다시 가져갔다”며 “보통 양측 실무진이 전날 서로의 선물을 확인하는데 광둥성 측은 ‘서프라이즈(깜짝 선물)’라며 협약식에서 공개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광둥성 사절단은 이 지사의 선물로는 공예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상화 대신 다른 선물을 받지는 않았다”며 “서울시와 광둥성의 경제협력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2022년까지 1조9000억 원을 투입해 서울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창업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서울시청에서 ‘글로벌 톱5 창업도시 서울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한강의 기적을 잇는 창업의 기적을 서울에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진 계획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인재 1만 명을 길러내기 위해 11월 과학기술 정보통신부와 함께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혁신학교를 열어 소프트웨어 인재 2000명을 양성한다. 서울에서 기술창업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기술창업준비비자를 신청한 지 일주일 내 발급되도록 법무부와 협조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기술창업기업 입주공간을 서울시내 20만 m²에서 48만 m²로 늘려 약 2200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데 종잣돈이 필요한 초기 창업기업 1000곳을 선정해 2022년까지 총 790억 원을 지원한다. 정식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전 유동성이 부족해 ‘죽음의 계곡’(창업한 지 3∼5년)에 빠진 창업기업 2000곳은 1조20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돕는다. 창업 아이디어를 6개월 내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제품화 180프로젝트’도 가동한다. 아이디어의 사업성 점검과 설계 자문을 거쳐 시제품 제작까지 지원한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 제조사와 연결될 수 있도록 국내외 제조사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제공한다. 2023년까지 제품화에 성공하는 창업기업 500곳은 서울시가 판로를 지원한다. 매년 유망기업 160개사는 유수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창업기업 육성기업)와 연결시켜 세계 시장 진출 기회를 마련한다. 사업비 1조9000억 원은 시비 9600억 원, 국비 6800억 원, 민자 3000억 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불온 삐라를 보면 즉시 신고합시다!’ ‘다 같이 쥐를 잡자―쥐약 놓는 날 5월 12일’ 담장 곳곳에 엄숙한 고딕체 벽보가 붙었다. 골목을 돌자 빛바랜 아이보리색 2층 건물이 나타났다. 3일 오전 11시 총천연색 간판의 ‘새문안극장’ 2층에서는 1960년 개봉한 영화 ‘로맨스 빠빠’가 흑백 필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영화관 벽에 붙은 전단은 ‘맨발의 청춘’(1963년), ‘이상한 나라의 폴’(1973년) 등이 ‘절찬 상영’되고 있음을 알렸다. 마을이 통째로 과거로 향한 듯한 이곳은 서울 종로구 돈의문 박물관마을이다. ‘근현대 100년 기억저장소’라는 콘셉트 아래 구한말부터 19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공간 곳곳에 재현해 냈다. 마을 자체가 근현대 생활사 박물관 같다. 돈의문은 조선시대 사대문 중 서대문이었지만 1915년 도로 확장으로 철거돼 현재 강북삼성병원 인근의 터만 남아있다. 서대문 위치가 몇 차례 바뀌어 지금의 터에 새로 문을 냈다고 해서 신문(新門), 새문으로 불렸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과거 새문안 동네로 칭한 이유다. 고교 입시가 있던 1970년대 중반까지는 인근 경기고 서울고 중앙고 등 명문고 진학을 위한 과외방이 가정집에 성행했고 이후에는 식당, 여관 등이 들어섰다. 지금은 9770m² 공간에 건물 30채가 들어섰다. 이 중 12채는 마을전시관인데 ‘돈의문 구락부’가 대표적이다. 구한말 개화파 인사들이 외국인들과 사교모임을 즐겼던 구락부(俱樂部·영어 club을 한자로 음역한 말)에 들어서자 붉은 장막을 배경으로 축음기와 스탠딩마이크 같은 소품이 있다. 조선에 커피문화를 보급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상인 부래상(富來祥·Plaisant), 포드 쉐보레 등 자동차를 판매한 미국인 테일러(W W Taylor) 등 새문안 동네에 거주했던 이방인 이야기를 주제로 한 전시도 있다. 1960∼80년대 영화를 매일 4회 상영하는 새문안극장과 일제강점기 경성에서부터 1980년대 결혼 식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대문사진관’,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아케이드게임기가 비치된 ‘돈의문 콤퓨타 게임장’,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새문안만화방’도 있다. 추어탕과 순댓국 등을 팔던 먹자골목은 도시형 한옥으로 탈바꿈한 체험교육관으로 바뀌었다. 9곳의 체험교육관을 찾으면 한지공예와 서예, 시대별 스타일의 화장과 복식(服飾), 자수공예, 닥종이공예 등을 배워볼 수 있다. 다른 9개 ‘마을창작소’에서는 ‘근현대사를 저장한다’는 취지에 맞는 전시나 워크숍이 열린다. 시대별 골목놀이, 근현대 대표 브랜드 디자인 등이다. 전체적으로 중장년층은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고, 레트로(복고)에 관심이 많은 요즘 젊은이들까지 흥미로워할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돼 공원으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2015년 기존 건물들이 있는 마을 자체를 박물관으로 보전하자는 방안으로 바뀌었다. 이를 반영해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치르며 첫선을 보였지만 예술가들의 창작 및 전시 공간으로만 활용됐고 몇몇 공간은 비어 있어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서울시 서영관 문화정책과장은 이날 “당시 ‘썰렁하다’는 방문객 평가도 있고 박물관마을의 취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부 지적도 있어 ‘6080 생활문화’를 주력 콘텐츠로 채워 넣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마을 조성에는 약 350억 원이 들었다. 연간 운영비는 25억 원으로 예상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성동구와 서초구에서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거나 공기를 정화하는 필터를 부착한 버스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는 관내에 차고지가 있는 시내버스 차량 공기흡입구에 공기정화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초구는 관내 마을버스 앞면에 자동차 배출가스와 도로 미세먼지를 낮추는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붙일 방침이다.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는 버스정류장 주변에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미세먼지 프리존(Free-zone)을 둘 예정이다. 서울시가 2일 발표한 자치구 미세먼지 저감사업 아이디어 공모에 선정된 자치구 계획의 일부다. 이날 서울시는 모두 7개 자치구의 특화사업 아이디어를 선정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포구는 공공시설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실시간 공기 질을 측정해 공기청정기가 자동 작동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양천구는 나무심기 자원봉사자들과 변압기나 개폐기가 든 거리의 분전함(分電函) 주변에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을 주는 식물을 심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강동구는 보도블록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광촉매를 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인지, 시민이 체감하거나 사업에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들 자치구로부터 이달 세부 사업계획서를 받고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총 7억 원을 지원한다. 11월까지 사업을 완료한 후 12월 결과를 평가하고 내년 사업을 확대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저감을 바라는 수요가 높은 만큼 하반기에 새로운 아이디어 사업을 공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인스타그램에서 이곳을 검색하면 철길을 배경으로 찍은 인물사진들을 비롯해 게시물이 1만7000개가 넘는다. 최근 2, 3년간 배경 좋은 곳을 찾아 사진 찍으러 다니는 ‘출사족(出寫族)’이나 데이트하는 젊은이들에게 이곳은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즈넉한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방문 코스로 함께 묶이는 바로 옆 푸른수목원에 지난해 성수기 주말 기준 하루 3000여 명, 연간 약 61만7000명이 찾았으니 대략 이곳을 찾는 사람도 그쯤 되는 셈이다. 이곳은 서울 구로구 ‘항동 철길’이다. 언뜻 보면 폐쇄된 철길 같지만 실은 일시 운행을 중단한 군용 철로다. 구로구 오류동에서 시작해 경기 부천, 광명을 거쳐 시흥 군부대까지 가는 총연장 11.8km 군용철도인 오류선의 일부다. 동네 이름이 항동이다. 항동 철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초 항동 철길은 주 한두 차례 군수용품 수송열차가 다녔다. 그러던 2016년 9월 주변에서 SH공사가 항동공공주택지구 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문제는 사업이 지난해 6월 끝났지만 핫플레이스가 된 항동 철길의 산책로 통제 여부를 놓고 관련 기관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열차 운행 재개 시기를 확정짓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난해 6월 예정된 운행 재개는 이미 수차례 미뤄진 상태다. 군용 철도를 운영, 관리하는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항동 철길 산책로를 폐쇄해 일반인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고 본다. 운행을 재개한 뒤 사람들이 철길을 따라 걷다가 사고가 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1월 구로구에 “(내년) 4월 철도 수송 재개를 앞두고 구에서 항동 철길에 설치한 산책로용 매트와 조성물을 철거하고 주민들이 더 이상 오지 않도록 홍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28일 “완전 폐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선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펜스라도 쳐야 한다”고 말했다. 항동 철길을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구로구는 군용 철도를 폐선(廢線)으로 만들자고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군수품 수송하자고 서울 시민의 명소가 된 항동 철길을 막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운행을 재개하더라도 열차 운행 시간에만 철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지 완전히 통행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철길 옆으로 주택이 들어서고 차량이 많이 다니는 등 군용 철도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폐선이나 운행 중단을 연장하자는 구로구의 요청을 거부했다. 육군 수송사령부 관계자는 “그동안 철도보다 2, 3배 비싼 수송 비용을 SH공사에서 보전해줘서 육로 수송이 가능했다. 비용 보전 없이 폐선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인 만큼 민관이 함께 철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항동 철길을 찾은 조안나 씨(34·여)는 “철길 주변 나무가 울창해지는 봄부터 여름까지 주말이면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일주일에 한두 번 다니는 군용 열차 때문에 폐쇄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조 씨의 친구 정철휘 씨(39)는 “아무리 명소가 됐다 해도 이 철길은 원래 국방부가 이용하던 것이다. 또 시민의 안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그린파킹(green parking) 주차장을 실시간 공유(共有)주차 공간으로 제공할 시민을 모집한다. 단독주택 담장을 허물어 자신만의 주차장을 만드는 그린파킹 사업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공유주차 시스템을 주택가에 만들겠다는 취지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 시작한 그린파킹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조성한 주차 공간은 5만5381면. 이 그린파킹 공간을 집주인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주차장 확보율이 70% 이하인 다세대·다가구주택 과밀지역의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집주인이 없을 때 공유주차 공간 관리는 IoT 기반 공유주차 시스템이 맡는다. 주차면 바닥에 부착하는 IoT 센서가 차량 유무를 실시간 감지한다. 이용자는 센서와 연결된 민간 공유주차 애플리케이션 ‘파킹프렌즈’를 이용해 주변 그린파킹 공간을 예약·결제할 수 있다. 시는 올 상반기 서울주차정보 앱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시민은 IoT 센서 설치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공유시간은 집주인이 앱으로 설정 가능하며 주차료로 1시간에 1200∼2500원을 받을 수 있다. 주차료는 지역, 지형마다 다르게 결정된다. 서울시는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근린생활시설, 전체 입주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한 아파트도 그린파킹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은 1면 조성할 때 900만 원, 2개 면부터는 150만 원씩 최대 2800만 원을 지원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떠들썩한 모임이나 파티에 가고 싶다.’ 대기업 공채 인성검사에서 합격하려면 이 문항에 ‘예’, ‘아니요’ 중 어떻게 답하는 게 유리할까. 한 남학생이 조심스럽게 답했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을 좋아할 것 같은데 ‘예’ 아닐까요?” 곧바로 강사가 반문했다. “정말? 기업에서는 일 시켜야 하는데 놀기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까요?” 남학생이 주저하며 대답하지 못하자 강사가 이어 말했다. “인문계 학생들이 흔히 지원하는 마케팅이나 홍보 직무에서는 ‘예’를 선호하지만 연구개발이나 생산직은 말 많은 걸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요’를 더 좋아해요.”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모 건물 8층 강의실. 백팩을 멘 캐주얼 차림의 20대 취업준비생 9명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강사의 말을 받아 적었다.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LG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 공채가 시작되는 3월, 서울시 일자리카페의 ‘최신 대기업 인·적성시험 대비’ 강의 현장이다. 이들은 2시간 동안 각 기업별 공채의 특징과 인·적성시험의 기본 구성을 듣고 예시문항을 풀어 봤다. 이날 강의를 들은 문인영 씨(25·여)는 대학교 취업 포털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찾아왔다. 2017년 하반기부터 이번이 네 번째 기업 공채 도전인 문 씨는 공채 시즌마다 약 50개 기업에 지원했다. 그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기업은 5∼10곳. 인·적성시험을 치른 뒤 면접에서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문 씨는 “오늘 강의는 이미 인터넷 강의나 관련 문제집을 공부한 저에게는 익숙하긴 했지만 자꾸 불합격하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러 곳의 강의를 찾아 듣게 된다”고 말했다.문선영 씨(24·여)는 전날 일자리카페에서 들은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마음에 들어 이날 강의도 찾았다. 다음 주 다른 취업 프로그램도 알아볼 생각이다. 문 씨는 “회사 인재상과 직무성향에 맞춰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주문을 외다 보면 내가 깎여 나가는 기분이지만 구직자 입장에선 별수 없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홍대입구역에 1호점을 연 일자리카페는 현재 대학, 공공 및 민간 시설 등에 88곳이 있다. 취업준비를 하는 만 15∼39세를 위한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실습, 면접 메이크업, 증명사진 촬영 등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스터디룸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채용 경향을 반영해 직무·기업분석 전문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도 했다. 설 연휴가 낀 지난달에는 이들 일자리카페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30여 개 열었지만 대기업 공채 시즌을 맞아 이달에는 230여 개로 늘렸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악화하는 만큼 일자리카페를 활용하는 취준생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카페를 이용한 사람은 모두 8만2450명. 이 중 6만19명은 스터디룸을 대여했고 2만2431명이 취업 프로그램을 들었다. 김규룡 서울시 일자리정책과장은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취업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카페 위치와 취업 프로그램 일정 등은 서울일자리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불법으로 임차한 택시를 택시운전 자격이 없거나 법인택시 회사 소속이 아닌 다른 운수업체 종사자가 몰며 영업하는 형태를 도급택시라고 부른다. 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다. 서울시는 도급택시를 단속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교통사법경찰반을 만들었다. 경찰 출신을 비롯해 외부에서 채용한 6명으로 이뤄진 교통사법경찰반은 지난해 5, 10월 도급택시를 운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택시업체 1곳씩을 압수수색해 택시 30대를 적발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6명으로는 서울시내 도급택시 전모를 추적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실감했고 택시업체의 장부나 자료를 해석하는 데도 버거웠다. 서울시는 최근 경찰 및 금융업계 출신의 수사·조사·회계 전문인력 5명을 보강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력이 보강된 교통사법경찰반은 도급택시 운영이 의심되는 택시업체 3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차량운행기록, 급여대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도급택시라는 의심이 드는 시민은 120다산콜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카드 기기가 고장 났다며 택시요금을 현금으로 달라거나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라고 하는 경우, 택시운전자격증 사진과 실제 운전자 얼굴이 다른 경우 등은 의심해볼 수 있다. 신고 포상금은 100만∼200만 원이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