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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버스노조가 9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서울시버스노조는 3일 “더 이상 사용자와의 대화가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며 “파업 의지를 확인하는 찬반 투표를 9일 열겠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각 지역 노동청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자동차노련은 조정에서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달 15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버스회사 노조 67개가 모두 가입해 있는 서울시버스노조도 같은 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 서울시버스노조는 “일부 장거리 노선은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한다”며 추가 노선 조정과 임금 인상, 복지기금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투표 결과 반대가 나오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재적의 과반이 찬성해야 해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3일 “전국버스 노사협상의 주요 쟁점이 대부분 반영된 서울시의 경우 문제가 되는 일부 노선은 운행 횟수를 조정하고 있다”며 “임금 인상 문제 등은 노사 간 협의가 원칙이지만 시 재정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 만큼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8일과 14일 각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이 예정돼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가 주말마다 서커스장으로 변한다. 서울시는 4∼6일 열리는 ‘2019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서커스 카바레’를 비롯해 이달 주말마다 서커스 공연이 이어진다고 2일 밝혔다. 모두 무료다. 서커스 카바레에는 해외 서커스 작품 4편과 국내 작품 10편이 무대에 오른다. 갈라피아 서커스(프랑스)의 작품 ‘사탕의 숨결’은 광대가 길이 3∼4m 봉을 세워 놓고 그 위에서 삶에 대한 질문을 해학적으로 던지는 차이니스폴 기예를 선보인다. 노에미 부탱과 외르크 뮐러는 ‘사라방드’라는 작품에서 바흐 첼로 모음곡에 맞춰 저글링 등을 펼쳐 보인다. 라 시 뒤 부르종(벨기에)의 ‘이노센스’는 여자가 남자의 목말을 탄 채 바이올린을 켜거나 싸움을 춤으로 표현하는 등의 퍼포먼스로 나이 듦에 대한 대화를 곡예로 표현한다. 국내 서커스를 대표하는 동춘서커스단은 전통 곡예와 음악을 결합한 ‘초인의 비상’을 선보인다. 50년 넘게 곡예사로 살아온 안재근 씨의 서커스 인생을 담은 ‘스토리 서커스_根(뿌리)’, 비눗방울로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낸 코미디마임 ‘경상도 비눗방울’(팀 클라운) 등 10개 국내 작품도 준비돼 있다. 10일부터는 토·일요일마다 서커스 카바레에서 선보인 작품 등 총 14개 팀의 30회 공연이 잡혀 있다. 3일 오후 6시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을 못 해도 객석이 남으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와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페이스북에서 알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자유한국당이 여권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반발해 추진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의 천막농성 계획을 보류하고 전국 순회 집회를 통한 여론전을 펼치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청와대 앞에서 당 회의를 연 뒤 대구·부산 집회를 열고 이튿날 호남선을 타고 올라와 주말 광화문 집회를 여는 등 국민들을 만나는 민생투쟁을 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달 30일 새벽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 직후부터 광화문 천막농성 계획을 세웠다. 1일 오전까지도 당 관계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나가 천막을 칠 장소를 물색했는데, 이미 진을 치고 있던 단체들과의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을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특히 이날부터 일부 친여 성향 진보단체가 ‘한국당 천막 저지 촛불집회’를 시작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일단 광화문 천막농성은 후순위 방안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불허와 과태료 부과라는 현실적인 여건도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당사는 불법이며,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고 촛불을 밝혔던 광장을 짓밟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허가 없이 천막을 칠 경우 자진 철거 권유나 변상금 부과, 강제 철거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참사 관련 천막 역시 정부에서 특별 요청한 11개를 제외한 유가족이 임의로 설치했던 3개 천막은 변상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세월호 천막뿐 아니라 과거 여러 정당이 광화문에서 단식투쟁, 정치집회를 할 때 과태료를 납부한 사례 등도 검토했다. 당 관계자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지만, 천막농성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의지가 강해 청와대, 여당의 반응에 따라 언제든 강행할 수 있는 카드”라고 전했다. 원내대표 차원의 투쟁 방안으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민생의 실태에 대해 알리는 ‘삼위일체 콘서트’ △‘자유친’(자유한국당 유튜브 친구)을 통한 한국당 콘텐츠 확산 방안 등을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국회 충돌 당시) 반입된 해머는 민주당 이후삼 의원 보좌진이 반입한 것을 확인했다”며 물리적 충돌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대출 의원이 삭발한 데 이어 2일엔 김태흠 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이 삭발할 예정이다. 한편 패스트트랙 후유증으로 내분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공석으로 남아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주승용 의원(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국회의원을 각각 임명하며 친위 체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반대파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김수민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시 최고위원회에서 협의하도록 한 당헌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김예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부터 8일까지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방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기술을 토대로 한 창업이 활발한 텔아비브와 런던에서는 서울에서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창업 아이디어를 보고 조언을 들을 계획이다. 텔아비브에서는 유명한 글로벌 창업투자사 요즈마그룹의 이갈 에를리흐 회장과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모빌아이’의 지브 아비람 공동창업자 등을 만나 서울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정책 조언을 구한다.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꼽히는 바이츠만 연구소와는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방문일이 마침 영국 핀테크 주간인 런던에서는 박 시장이 서울 투자 설명회를 연다. 런던 금융특구 시티오브런던의 피터 에스틀린 신임 금융시장과 만나 도시 금융업 육성 정책을 논의하고 어떻게 시티오브런던이 세계의 금융혁신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지를 듣는다. 영국 혁신창업 클러스터인 테크시티를 찾아 왜 이곳에 페이스북 구글 인텔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공룡들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아부다비에서는 서울시의 재활용 경험과 지식을 UAE와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의 자리를 갖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달 서울시는 장애인 관련 행사와 정책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쏟아냈다. 10일 ‘장애인 무료 여행지원’, 15일 ‘장애인·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서울누리축제’, 17일 ‘장애학생 맞춤형 과학실험교육’, 18일 ‘장애인 맞춤형 화재안전대피 체험교육’, 23일 ‘시민청 장애 체험부스 운영’…. 세기도 숨 가쁘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서다. 1일부터 시행 중인 ‘저상(底床) 시내버스 탑승 전 전화예약시스템’을 장애인 허종 씨(41)와 25일 도전해봤다. 휠체어 이용자가 버스회사에 전화를 걸어 원하는 버스를 예약하고 회사 측은 해당 정류소에 도착할 저상버스 3대의 단말기로 예약 상황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시행과 홍보를 한 지 한 달이 돼 가는데도 허술한 점이 눈에 띄었다.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와 심야시간(밤 12시 이후) 말고는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오후 5시에 전화를 거니 한 버스회사에선 “업무시간 종료”라는 기계음만 나왔다. 버스운전석 단말기로 메시지를 전송한다는 홍보 내용과 달리 버스회사 측은 “단말기 메시지는 기사가 보지 못할 수 있어 전화하는 게 낫다”며 기사에게 전화로 예약을 알렸다. 운행 중 운전자의 휴대전화 통화는 다른 승객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실제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는 게 잘못은 아니지만 정책 수립 단계에서 과연 현장 상황을 충실히 들여다봤는지 의심스러웠다. 휠체어를 탄 허 씨가 저상버스에 오르는 모습은 낯설었다. 버스 뒷문 바닥에서 경사판이 나와 인도에 연결됐다. 저상버스를 타왔지만 휠체어는 뒷문으로 탄다는 것도, 경사판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서울시는 17년 전인 2002년 4월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기자는 휠체어가 타는 것을 보지 못했다. 허 씨는 “휠체어 장애인은 버스를 거의 못 탄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상버스 비율은 늘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공허한 정책이었던 셈이다. 시는 17일 저상 시내버스 비율을 현재 43.5%(시내버스 7160대 중 3112대)에서 2023년까지 10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20일 서울시는 “장애인의 날 하루 동안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비딱하게 볼 필요는 없지만 하루짜리 생색내는 이벤트로 보인다. 장애인 정책이라는 것들이 평소 장애인들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반증하는 듯해서다. 함께 저상 시내버스 전화예약시스템을 점검하면서 여러 가지 개선점을 지적한 허 씨는 취재가 끝난 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타는 버스를 전화로 예약해야만 탈 수 있다는 것부터 이미 일상의 차별이라는 점을 짚어주시면 좋겠어요.” 아닌 게 아니라 예약하지 않고 휠체어에 탄 허 씨가 손을 들었지만 버스 두 대는 지나쳤다. 내일은 5월 1일이다. 4월이 지나도 거리에서 그들을 볼 수 있을까. 김예윤 사회부 기자 yeah@donga.com}

25일 오후 5시경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서울신문사 앞 정류장. 본보 기자는 휠체어를 타는 허종 씨(41), 활동지원가 서영화 씨(34)와 함께 ‘저상시내버스 탑승 전 전화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했다. 허 씨는 뇌병변장애를 앓아 의사소통과 거동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를 위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교통약자가 휠체어로 쉽게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이 설치돼 있다. 휠체어 이용자가 버스 정류장에서 네이버 지도앱으로 도착 예정 버스를 확인한 후 해당 운수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원하는 버스를 예약하면 된다. 전화를 받은 상담원은 버스정보 시스템으로 정류장에 도착할 예정인 저상버스 3대에 단말기로 예약 상황을 전송한다. 시는 “운전사가 교통약자가 기다리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승차 시간과 배차 간격 예측을 위해 반드시 정류장에 도착한 후 예약해야 하며 정류장 명칭과 노선 번호, 도착지가 불확실하면 접수가 거부될 수 있다. 전화예약 시스템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정류장에 정차하는 저상버스 중 101번 버스의 운수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은 됐지만 잠시 후 “서비스센터 업무시간 종료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음성만 흘러나왔다. 해당 서비스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에 이용 가능하다고 안내되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1시간 남짓 남았지만 서비스가 연결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이어 150번 저상버스는 예약에 성공했다. 다만 예약이 되면 운수회사가 버스 단말기에 메시지를 전송한다는 설명과 달리 운수회사가 버스 운전사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운수회사 관계자는 “단말기 메시지 전송은 기사가 못 볼 수 있어 지금 (그곳에) 도착 예정인 저상버스에 전화로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락을 받은 버스는 인도에 경사판이 연결될 수 있도록 보도블록 가까이로 버스를 댔다. 하지만 버스 경사판이 있는 출입문 앞의 보도블록에 가로수가 있어서 휠체어가 올라갈 공간이 없었다. 서 씨가 “조금만 위치를 앞으로 이동해 달라”고 부탁한 뒤에야 통로가 확보됐다. 버스 운전사 A 씨는 “잘 탔느냐”며 하차 위치를 확인했다. 내릴 때 다시 버스를 보도블록 가까이 대기 위해서다. 종로5가 정류장에 하차할 때는 운전사가 함께 내려 허 씨가 완전히 내렸는지를 점검했다. 허 씨는 “이 기사 분은 정말 친절하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의사를 표현했다. A 씨는 “기존에는 휠체어가 잘 보이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예약을 받으니 미리 버스를 가까이 대고 신경 쓸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버스를 잡는 것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종로5가에서 서울시청으로 다시 돌아오는 버스에는 노란색 커버가 씌워진 교통약자용 지정좌석 4개 모두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지정좌석은 접이식 의자 형태로 휠체어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의자다. 허 씨의 휠체어가 가까이 다가섰지만 앉아있던 중년 여성은 금방 일어서지 않았다. 기자와 서 씨가 함께 다가서자 휠체어를 흘끗거리다가 뒤늦게 자리를 비켰다. 서 씨는 “버스 안이 조금만 혼잡해도 사람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시민들의 따뜻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씨는 “버스는 이용에 어려움이 너무 많아 거의 이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는) 시도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장애인은 말투가 어눌해 전화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문자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정류장에 휠체어 장애인이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5일 오후 5시 경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서울신문사 앞 정류장. 본보 기자는 휠체어를 타는 허종 씨(41), 활동지원가 서영화 씨(34)와 함께 ‘저상시내버스 탑승 전 전화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했다. 허 씨는 뇌병변장애를 앓아 의사소통과 거동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를 위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교통약자가 휠체어로 쉽게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이 설치돼 있다. 휠체어 이용자가 버스 정류장에서 네이버 지도앱으로 도착예정 버스를 확인한 후 해당 운수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원하는 버스를 예약하면 된다. 전화를 받은 상담원은 버스정보시스템으로 정류소에 도착 예정인 저상버스 3대에 단말기로 예약 상황을 전송한다. 시는 “운전기사가 교통약자가 기다리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승차 시간과 배차 간격 예측을 위해 반드시 정류소에 도착한 후 예약해야 하며 정류소 명칭과 노선번호, 도착지가 불확실하면 접수가 거부될 수 있다. 전화예약 시스템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정류장에 정차하는 저상버스 중 101번 버스의 운수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은 됐지만 잠시 후 “서비스센터 업무시간 종료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음성만 흘러나왔다. 해당 서비스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7시~9시, 오후 6시~8시)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에 이용 가능하다고 안내되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1시간 남짓 남았지만 서비스가 연결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이어 150번 저상버스는 예약에 성공했다. 다만 예약이 되면 운수회사가 버스 단말기에 메시지를 전송한다는 설명과 달리 운수회사가 버스기사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운수회사 관계자는 “단말기 메시지 전송은 기사가 못 볼 수 있어 지금 (그 곳에) 도착 예정인 저상버스에 전화로 말 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락을 받은 버스는 인도에 경사판이 연결될 수 있도록 보도 블럭 가까이로 버스를 댔다. 하지만 버스 경사판이 있는 출입문이 보도블럭 가로수 앞에 대어져 휠체어가 올라갈 공간이 없었다. 서 씨가 “조금만 위치를 앞으로 이동해달라”고 다시 부탁한 뒤에야 통로가 확보됐다. 버스기사 A 씨는 “잘 탔느냐”며 하차 위치를 확인했다. 내릴 때 다시 버스를 보도블럭 가까이 대기 위해서다. 종로5가 정류소에 하차할 때는 버스기사가 함께 내려 허 씨가 완전히 내렸는지를 점검했다. 허 씨는 “이 기사 분은 정말 친절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의사를 표현했다. A 씨는 “기존에는 휠체어가 잘 안보여서 의도치 않게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예약을 받으니 미리 버스를 가까이 대고 신경 쓸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버스를 잡는 것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종로 5가에서 서울시청으로 다시 돌아오는 버스에는 노란색 커버가 씌어진 교통약자용 지정좌석 4개 모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지정좌석은 접이식 의자 형태로 휠체어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의자다. 허 씨의 휠체어가 가까이 다가섰지만 앉아있던 중년 여성은 금방 일어서지 않았다. 기자와 서 씨가 함께 다가서자 휠체어를 흘끗거리다 뒤늦게 자리를 비켰다. 서 씨는 “버스 안이 조금만 혼잡해도 사람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시민들의 따뜻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씨는 “버스는 이용에 어려움이 너무 많아 거의 이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는) 시도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장애인의 경우 말투가 어눌해 전화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문자 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정류장에 휠체어 장애인이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지난달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에서 27, 28일 시민들이 헌책을 사고파는 ‘2019 한 평 시민 책시장’이 열린다. 한 평 시민 책시장은 헌책방 운영자나 시민이 헌책을 내놓는 정기 ‘헌책 장터’다. 올해는 27일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서울책보고에서 열린다. 2013년 시작한 시민 책시장은 그동안 서울 시내를 순회하며 열렸다. 시민 책시장은 시민이 가져온 책이나 책 관련 중고용품을 판매하는 ‘한 평 책방’, 원하는 책을 서로 교환하는 ‘책책 교환’, 우수한 작품을 담은 전자책을 읽어보는 ‘AR(증강현실) BOOK 전시’, ‘책 속의 명언 엽서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다. 헌책을 팔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사전에 신청하면 참가할 수 있다. 서울도서관 공식 블로그나 서울책보고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문의 서울도서관 지식문화과. 서울시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야외에서 시민 책시장을 열다 보니 날씨 등 때문에 일정이 바뀌기도 했지만 서울책보고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단독주택 재건축 지역 세입자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는 23일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시행자가 세입자에게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 대책을 발표했다. 노후한 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 등을 허물고 공동주택을 짓는 단독주택 재건축은 재개발과 성격은 비슷하지만 해당 지역 세입자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 단독주택 재건축 지역이 재개발 사업 지역보다 도로가 잘 닦여 있는 등 사회기반시설(SOC)이 양호해 따로 정부가 SOC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데서 생긴 차이다. 재개발 사업시행자는 정부 SOC 투자에 상응하는 형식으로 세입자 손실을 보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 사행시업자가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용 이사비용 영업손실비용 등을 보상하도록 용적률 인센티브(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용적률을 더 높여주는 것)를 10%까지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용적률 인센티브 5∼6%를 부여하면 세입자 한 가구(구성원 2.5명 기준)에 보상금 1000만∼120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제공한다. 재개발 세입자에게 적용하는 임대주택 보증금과 임차료, 임차기간 등과 동일한 조건을 이들 세입자에게도 적용한다. 시는 “다른 재개발 임대주택 가운데 남은 물량이나 단독주택 재건축 지역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폐지되기 전까지 서울에서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구역은 66개로 이 중 철거 이전 단계인 49개 구역 세입자 약 4900가구에 이번 대책이 적용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한 강북구 4·19 사거리와 우이동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이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활성화는 지역 특화 산업이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도시재생위원회를 통과한 4·19 사거리와 우이동 권역(총면적 약 62만8000m²)은 북한산 자락을 따라 분포돼 있다. 4·19 사거리와 우이동 일대는 국립4·19민주묘지를 포함해 광복군 합동묘소, 상하이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 묘 등이 있어 독립운동 거점 및 민주화 성지(聖地)다. 동시에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자연자원이 있다. 2017년 개통한 우이∼신설 경전철 및 창동·상계 개발과 연계한다면 새 역사문화중심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2개 핵심사업과 7개 일반사업으로 이뤄진 이 지역 마중물 사업에 200억 원을 투입한다. 현재 역사성과는 무관하게 특색 없는 4·19 사거리는 도로 구조를 변경하고 그늘막이나 쉼터를 설치해 ‘근현대 역사거리’와 ‘민주참여거리’로 조성한다. 또 삼양로 같은 주거지 골목길을 확장하는 등 주거 환경도 개선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성동구 성수동의 ‘붉은 벽돌 마을 사업’ 지원금을 올해 두 배로 늘린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시작돼 2020년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붉은 벽돌 마을’을 성수동의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지역 건축자산을 보존하는 저층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이다. 성수동에는 1970, 80년대 붉은색 벽돌 공장과 창고가 많고 1990년대엔 붉은 벽돌로 된 소규모 주택이 많이 들어섰다. 현재 사업대상지 건물 248동(총면적 7만1220m²) 중 약 68%가 붉은 벽돌 건물이다. 올해 시가 성수동 붉은 벽돌 마을 건축수선비로 편성한 예산은 총 4억 원이다. 신·증축 때는 공사비의 50% 이내에서 최대 4000만 원, 수리·리모델링 때는 공사비의 50% 이내에서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각각 최대 2000만 원과 1000만 원이었다. 또 기존에는 붉은 벽돌로 외장재를 교체하는 경우에만 공사비가 지원됐으나 구조·내진 보강, 단열·방수·창호 공사, 주택 성능 개선 공사도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건축수선비는 시가 성동구에 보조금을 지원한 후 구에서 ‘붉은 벽돌 건축물 심의허가’를 거쳐 건물 소유주에게 지급한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성동구의 심의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진행하면 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22일부터 11월까지 ‘놀이터 활동가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놀이터’를 운영한다. 서울시는 강북 용산 영등포 서대문구 등 13개 자치구의 총 19개 놀이터에서 ‘놀이터 활동가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놀이터’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놀이터 활동가는 놀이 관련 자격증이나 활동 경험을 보유한 이들로 놀이터마다 2, 3명씩 배치돼 활동한다. 활동 요일은 놀이터마다 다르지만 시간은 대체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마치는 오후 4∼6시 사이다. ‘움직이는 놀이터’ 프로그램은 지난해 시작해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 15개 놀이터에서 535회 운영됐으며 1만6600여 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공통적으로 기차놀이, 분필놀이, 딱지치기, 신발 던지기 등이 인기가 좋았으며 일부 놀이터에서 진행된 봉숭아 물들이기 등도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도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엄마들이나 ‘내년에 다시 오느냐’라고 묻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놀이터 활동가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놀이터’ 19곳은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별도 예약 없이 운영 요일과 시간에 맞춰 놀이터로 나오면 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장애인과 함께 서울시내 모든 보도를 직접 걸어보고 시설을 정비한다고 17일 밝혔다. 2017년 기준으로 서울시내 보도는 총연장 1669km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를 이뤄 함께 걸으며 보행에 지장을 주는 사항을 살펴 개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치구당 1, 2개 조를 투입해 하루 3∼4km를 걸을 예정이다. 장애인 총인원과 유형별 장애인은 서울시와 계약을 맺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선정하고 있다. 서울을 강북권과 강남권으로 나눠 매년 권역별로 번갈아 실시해 2년 주기로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올해는 강북권 총연장 866km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시작해 8월까지 끝낸 다음 9월부터 지적된 불편 사항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보행환경 개선사업 때는 설계와 공사 단계서부터 담당 공무원이 장애인, 전문가와 검사반을 구성해 참여한다. 이후 국토교통부 지정 외부 전문기관에서 교통약자 이동 편의성을 종합 평가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대공원 마지막 돌고래 ‘태지’(19·수컷·큰돌고래·사진)가 현재 머물고 있는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살게 됐다. 그동안 태지의 거처를 두고 서울대공원, 퍼시픽랜드,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집단 등이 논의해 왔다. 서울대공원은 1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민간 수족관인 퍼시픽랜드와 ‘동물 기증 및 관리 합의서’ 서명식을 갖고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평생 기증하기로 했다. 큰돌고래 평균수명이 25세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있는 곳에 남는 게 최선이라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이날 서명식은 ‘태지 관리방안 협의체’의 일원인 ‘동물권 행동 카라’를 비롯한 6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가 지켜봤다. 이번 합의는 태지가 고난도 수중공연은 하지 않으며 ‘관객과 사진 찍기’ 같은 사람과의 직접 접촉도 하지 않는 기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해외 바다쉼터로 옮기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으면 퍼시픽랜드 측이 수용하도록 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돌고래를 위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던 이들이 토론에 토론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며 “기증 후에도 협의체를 통해 태지를 돌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지는 2017년 6월 다른 돌고래가 바다로 떠나고 홀로 남은 데다 그동안 머물던 서울대공원 해양관이 보수공사를 앞둬 퍼시픽랜드에서 6개월간 위탁 관리했다.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이 끝나자 태지가 어디서 살아야 할지를 놓고 현재 머무는 곳, 바다 방류, 바다쉼터 조성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대공원과 동물권 옹호 시민단체, 해양수산부 고래연구센터, 국내외 해양포유류 학자들은 올 들어 5차례 토론회를 열어 논의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15일 시민체감형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상당수가 이미 발표한 계획을 구체화하거나 강화한 것들이다. 7월부터 서울 사대문 안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 사대문 안은 청운동 효자동 삼청동 등 종로구 8개 동과 회현동, 명동 등 중구 7개 동이다. 운행 제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9시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청계천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의 물류 차량 수요를 고려하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6월까지 운행 제한시간을 확정할 계획이다. 7월부터 시범운영하고 1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적발되면 과태료 25만 원을 내야 한다. 일상의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3개 분야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을 내놨다. 10개 대책 가운데 절반은 기존 대책을 확대했다.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 및 배달업체와 함께 기존 오토바이 10만 대를 2025년까지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는 맥도날드, 피자헛, 배달의민족 라이더스와 전기 오토바이 1000대를 교체하기로 합의했다. 한 대당 350만 원 수준인 전기 오토바이 값의 최소 40%를 서울시가 부담한다. 정부가 이륜차 배출가스 규제를 추진하고 있어 민간 업체들이 전기 오토바이 교체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유 마을버스와 어린이 통학차량도 액화석유가스(LPG)차나 전기차 등으로 전환한다. 경유 마을버스는 2023년까지 444대 전량을 전기버스로 교체한다. 학원 등의 어린이 통학차량 1400대 가운데 2022년까지 800대는 LPG차로, 600대는 전기차로 바꾼다. 서울시는 이들 대책의 예산으로 2022년까지 3955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44년째 단팥죽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을 하는 김은숙 씨(80·여)가 서울시 은평병원에 2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은평병원은 이 돈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시 직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인 은평병원은 환자의 39%가 의료비를 내기 어려운 계층이다. 은평병원 등에 따르면 김 씨는 2009년부터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약 3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아파트 매매대금 1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며 이 중 2억 원을 은평병원에 지정 기탁한 것. 김 씨의 딸이 은평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온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은평병원은 지난해 12월 김 씨를 초청해 병원 1층 로비 벽면에 ‘김 씨가 어려운 이웃의 진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는 내용의 현판을 붙이는 기념식을 가졌다. 처음에 기부자가 누군지 몰랐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거듭 요청해 김 씨인 줄 알고는 현판식에 초청했다고 한다. 은평병원은 2억 원으로 2021년까지 의료비 가운데 본인 부담금을 지불하기 어려운 환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서울시 자치구 희망복지팀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김현선 씨(19·여)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기 전에 자퇴했다. 자퇴라는 단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불량학생’은 아니었지만 친구들로부터 여러 번 따돌림을 받자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았다.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진학생 위주로 돌아가던 학교 분위기도 한몫했다. 유학원을 통해 미국 남부 공립학교에 1년 교환학생으로 갔지만 인종차별이 심해 예정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 귀국했다. 다시 학교에 돌아갈까 고민해 봤지만 검정고시 준비를 택했다. 그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타인의 시선이었다. “언젠가 등교시간에 도서관 가는 버스를 탔는데 교복 입은 학생들 사이에서 저만 혼자 사복 차림이었다. 그들의 눈빛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학수업을 고등학생이 들을 수 있는 ‘꿈의 대학’을 수강하고 싶어 교육청에 문의했지만 고교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김 씨는 “공부를 계속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소속이 없는 상태에서 차가운 시선을 이기며 자존감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김 씨 같은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은 약 8만 명이다. 전국 만 7∼18세의 학령기 청소년 가운데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약 40만 명. 이 중 김 씨처럼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직업훈련을 받는 등 이른바 공부하는 청소년 비율은 48%다. 35%는 식당 종업원 및 편의점 점원 등 아르바이트나 취업해 일하고 있고 17%는 공부도, 일도 하지 않는 ‘무업(無業)’ 상태로 추정된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만 15∼19세의 무업 청소년 비율은 한국이 36개국 중 24위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낙인 찍혔다고 생각해 갖는 열패감이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필요한 것은 있을까. 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이들과 사회와의 접점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크게 두 갈래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한다. 비인가 대안학교 지원과 학교밖청소년지원(꿈드림)센터다. 그러나 비인가 대안학교에 가는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의 2.3%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자치구당 1개씩과 시 차원 1개 등 모두 26곳인 꿈드림센터는 이들을 상담하고 직업교육 및 자립을 지원한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적어도 꿈드림센터와는 관계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꿈드림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의 동의를 얻으면 학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개인정보 제공 동의 비율은 50% 수준이다.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꿈드림센터에서의 개별상담 등을 통해 집단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도 상담 선생님이나 또래와 라포르(rapport·신뢰)를 형성하기 쉽다”며 “이들이 어떻게든 기관과의 접점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수현 구로구 꿈드림센터장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나와 처음 관계를 맺는 성인인 청소년지도사 같은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무업 상태의 청소년이 경제적 어려움을 계속 겪지 않도록 직업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연구위원은 “10대에 학교를 그만두고 20대가 되도록 무업 상태에 있거나 값싼 단순노동으로 소모되지 않도록 기술직업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는 11일 도시재생활성화지역 5곳과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시재생활성화는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건물이나 공동체를 유지하며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신산업을 키워 일자리 창출 거점을 육성하는 경제기반형, 지역 특화산업이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중심시가지형, 낙후한 저층주거지역을 개선하는 근린재생형이 있다. 근린재생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은 성동구 사근동, 은평구 응암3동, 양천구 신월3동, 구로구 구로2동, 중랑구 중화2동이 선정됐다. 선정 지역마다 100억 원을 투입해 도로, 계단 개선,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설치, 소득 수준에 따른 집수리 등을 한다. 후보지로는 홍릉(경제기반형), 광화문·북촌 가회동·효창공원·풍납토성역세권(역사문화특화형), 면목동·구의역(도심산업육성형), 홍제역세권(시장활성화형)이 선정됐다. 후보지는 적어도 1년 동안 5000만 원을 지원받아 소규모 재생사업을 진행해 성과 평가 등을 거쳐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 서울시는 8월 성과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되면 5년간 경제기반형은 500억 원, 중심시가지형은 2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그 이야길 듣고 ‘우리도 망국(亡國)의 백성은 아니구나’ 하고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임정(臨政)은 충칭에 있다.’ 가슴에 은밀하게 품고 있던 이 한마디가 1944년 12월 그를 한국광복군으로 이끌었다. 광복군은 1940년 임시정부 정규군으로 창설돼 연합군 일원으로 일본에 대항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1일)을 사흘 앞둔 8일 만난 광복군 출신 김영관 옹(95)은 70여 년 전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듯했다. 현재 광복군 생존자는 20명이다. 경기 포천에서 태어나 서울 선린상업학교를 나온 김 옹은 1944년 9월 일본군 징집통지서 ‘아카가미(赤紙·빨간 종이)’를 받았다. 함흥에서 한 달간 훈련을 받은 후 중국 저장성 둥양(東陽)현 일본군 제43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죽더라도 일본을 위해 죽고 싶진 않았다. “43부대 본대는 뉴기니섬이었는데 중국으로 간다는 걸 안 순간 ‘임정에 가야겠다’며 쾌재를 불렀어요.” 기회를 노리던 그는 그해 12월 3일 부대를 빠져나왔다. 장시성 옌산(鉛山)에 있던 광복군 제1지대 제2구대에 합류한 것은 이듬해 2월이었다. 그때 처음 사괘(四卦)가 그려진 태극기를 봤다. “예닐곱 명이 영국 민요라는 애국가를 부르고 광복군 소대장이 태극기를 들고 우리를 데리러 왔을 때, 그 마음으로 평생 살려고 했습니다.” 오전에는 조선 역사 등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군사훈련을 하던 20여 명은 일본군 기습과 본토 진격을 한다는 목표로 뭉쳤다. 그러나 광복이 되면서 김 옹은 1946년 3월 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김 옹은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했는데 한 가지, ‘반성’이 빠졌다”며 “우리가 왜 3·1운동을 하게 됐는지, 왜 임시정부가 생겼는지, 지금은 망국의 원인이 고쳐졌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 처우에 대해서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광복회의 단체 지위를 격상해 주는 등 명예롭게 대우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옹은 포천 영평보통학교 시절의 동아일보도 기억했다. “다들 가난해 신문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는 “동아일보는 질식할 것만 같던 일제강점기의 창문이자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할아버지 같지 않은 할아버지들이 화제다. 지난달 21일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은발을 휘날린 모델 김칠두 씨(65), 같은 달 24일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소화한 ‘할담비’ 지병수 씨(77). 이들의 당당함을 배우려는 시니어들이 모였다. 4일 낮 12시 반 서울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 강의실. 6070세대가 주축인 22명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색 티셔츠에 헐렁한 면바지 차림부터 검정 페도라에 위아래 데님 소재인 이른바 ‘청청패션’까지 옷차림은 각양각색이다. 눈빛에는 긴장과 기대가 혼재했다. 송파구 시니어모델 강좌의 첫 수업이다. 시작은 ‘벽 서기’였다. 양 발꿈치와 무릎을 붙이고 3면이 거울인 벽에 기대서는 것이다. “엉덩이와 등허리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을 남기고 엉덩이, 어깨는 거울에 붙이세요.” 정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의 기초라는데 평생 멋대로 해온 자세를 고치고 ‘바르게’ 선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몇몇은 무릎이 잘 모아지지 않아 다리에 힘을 바짝 줬다. 젊은 남녀 모델을 비롯한 강사 3명이 한쪽만 들뜨거나 앞으로 튀어나온 어깨와 골반을 잡아줬다. 본격 워킹이 이어졌다. 포 스텝(four step)이다. 여성은 고양이같이 날렵한 ‘1’자로, 남성은 풍채 좋아 보이는 ‘11’자로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one) 한쪽 다리를 드시고, 투(two) 그 다리를 사선으로 쭉 펴세요. 스리(three) 발꿈치를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포(four)에 앞으로 오세요. 자, 원 투 스리 포….” 구호에 맞춰 두 줄로 선 수강생들이 전면거울을 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거나 스텝이 익숙하지 않았다. 강의실을 앞뒤로 서너 번 왔다 갔다 했다. 수강생들은 서로 마주 보며 “안 써본 근육이라 다리가 자꾸 풀리는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그룹 아바의 ‘댄싱 퀸’이나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 영화 ‘프리티 우먼’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같은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이내 거울 속 자신에게 빠져들 듯 워킹 연습을 거듭했다. 이날 출석한 22명 가운데 남성이 6명이나 됐다. 모델이라고 하면 여성을 떠올리는 선입견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워킹 연습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나이가 일흔이 넘었는데 저도 모르게 구부정한 노인네가 되기는 싫었어요. 좋은 자세로 잘 서 있기만 해도 당당해 보일 것 같고….” 10여 년 전 퇴직한 김일권 씨(73)를 비롯해 6명이 수강 이유로 꼽은 것은 자세였다. 윤모 씨(62)도 “30년간 앉아서 일하다 보니 자세가 좋지 않았다. 목디스크로 고생한 아내가 자세 교정에 좋을 것 같다며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생소했지만 커리큘럼을 보니 자세뿐 아니라 (옷차림 등) 스타일링도 가르쳐준다니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업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런웨이를 걷듯 거울을 향해 자신만의 폼으로 나아가면서 끝났다. 걸음을 멈추고 포즈를 취하자 서로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번 강좌는 40대 이상에게만 신청을 받았다. 접수 사흘 만에 ‘최연소’ 41세부터 최고령 75세까지 29명이 모여 마감됐다. 40대 2명, 50대 11명, 60대 13명, 70대 3명이었다. 이들은 12주간 기본자세와 워킹 등 기본기를 배우고 하반기 시니어 패션쇼 무대에 선다. 송파구 관계자는 “이번 시니어모델 강좌는 수강생들이 요청해서 개설했다”며 “젊음의 전유물로 여기던 패션모델에 도전하며 적극적으로 인생 후반기를 꾸려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