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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필드에 나갈 기회가 없는 주말 골퍼들은 모처럼 찾아온 버디 기회에 긴장으로 온몸이 굳기 일쑤다. 라운드 막판 큰 내기라도 걸려 있다면 긴장감은 더욱 커진다. 한 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수억 원이 왔다 갔다 하는 프로선수들은 긴박한 순간에 어떻게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까. 11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코리안투어에서 뛰는 선수 120명을 대상으로 ‘긴장을 푸는 방법’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복수 응답) 선수들이 가장 많이 택한 방법은 ‘물 마시기’로 나타났다. 32.7%가 물을 마시면서 심리적 안정을 꾀한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데뷔 첫 승을 차지한 서요섭(23·비전오토모빌)은 “마음이 급해지려 할 때 물을 한 모금 마시며 한 템포 쉬면서 여유를 찾게 된다”고 전했다. 28.3%는 ‘호흡 가다듬기’를 꼽았다. 호흡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면 분위기 전환과 함께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오픈과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이수민(26·스릭슨)은 “긴장되는 순간마다 호흡 조절을 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루틴 지키기가 12.5%, 캐디와의 대화가 10%로 뒤를 이었다. 5.6%는 긴장된 순간에 간식을 섭취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BO리그의 올스타전은 대개 ‘친선 경기’처럼 치러져 긴장감이 떨어진다. 반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정규 시즌 못지않게 최선을 다한다. 10일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LA 다저스) 역시 평소처럼 전력투구를 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기록을 남겼다. 이전에 올스타전에 등판했던 한국 투수들은 나쁜 기억이 더 많았다. 2001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 올스타에 선정된 박찬호(당시 다저스)는 0-0으로 맞선 3회말 내셔널리그 랜디 존슨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칼 립켄 주니어에게 초구에 한복판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박찬호는 이후 이반 로드리게스와 스즈키 이치로는 2루수 땅볼,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삼진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해 내셔널리그는 아메리칸리그에 1-4로 패하면서 박찬호는 패전 투수가 됐다. 그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었던 칼 립켄 주니어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02년 올스타 무대에 섰던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역시 내셔널리그의 7번째 투수로 등판해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초대받았던 추신수(텍사스)는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8회 교체 선수로 출전해 왼손 투수 조시 헤이더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쳤다. 후속 진 세구라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으며 아메리칸리그의 8-6 승리에 기여했다.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1득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요즘 프로야구 인기가 전같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다. 10일까지 야구장을 찾은 시즌 관중 수는 477만3194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가량 줄었다.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대한민국에는 야구 말고도 재미있는 할 거리, 볼거리가 너무 많다”는 게 대표적이다. KBO리그의 수준 저하를 이유로 드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구장을 찾기에는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걸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까. 며칠 전 만난 한 야구 관계자는 시들해진 야구 인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야구가 더 이상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야구가 그렇다. 투수는 던지고, 타자는 친다. 한 팀은 이기고, 다른 팀은 진다. 어쩔 때는 잘해서 이기기보다는 상대 팀이 더 못해준 덕분에 이기기도 한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드라마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런 야구계에 지난달 말 예상치 못했던 한 개의 공이 날아들었다. KBO리그 최초의 비선수 출신(비선출) LG 투수 한선태(25)가 그 주인공이다. 1군 선수 한선태는 ‘기적’의 다른 이름이다. 7년 전 그는 경기 안산 반월공단의 한 자동차 외형 가공 공장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다. 공놀이를 좋아해 친구들과 틈만 나면 캐치볼을 하던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야구 선수를 꿈꿨던 것도 아니다. 중3이던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으로 열린 한일전이 처음으로 집중해서 본 야구 경기였을 정도다. 언더핸드로 일반인치고는 빠른 시속 120km가량의 공을 던지긴 했다. 하지만 그 정도는 고교 투수의 스피드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회인 야구가 그의 주 무대였다. 군대는 강원 철원 수색대에서 21개월을 복무했다. 그런 그에게 운명처럼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혼자가 아닌 단체 생활로 야구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제대 후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는데 공이 갑자기 빨라진 것이다. 팔을 조금 올렸더니 시속 140km대의 공이 나왔다. 취미였던 야구가 도전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일본 독립리그로 건너가 일본 프로야구 투수 출신 김무영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LG로부터 10순위 지명을 받았다. 6월 말 1군에 올라온 그는 지금까지 6경기를 던졌다. 한 경기, 한 경기가 KBO리그의 새 역사였다. 무엇보다 마운드에 선 그의 존재 자체가 팬들에게는 새로운 꿈과 희망이 되고 있다. 그는 “공 한 개, 한 개가 내게는 시험이나 마찬가지다. 매 구를 소중하게 집중해서 던지고 있다”고 했다. 선수의 마음가짐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LG 팬은 물론이고 다른 팀 팬들조차 한선태의 투구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된다. 무미건조했던 야구에 그렇게 또 하나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얼굴에선 생기가 넘쳐흐른다. 작품성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잡았던 영화 ‘머니볼’에서 주인공 빌리 빈 역을 맡았던 배우 브래드 피트는 다음과 같은 명대사를 남겼다.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How can you not be romantic about baseball?).” 마운드에 선 한선태를 볼 때마다 그 대사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부와 명예, 그리고 미모의 아내까지.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두 남자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서 만난다. 10일 오전 8시 반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에서 열리는 ‘별들의 잔치’에서 양 팀의 선봉에 선 두 남자는 류현진(32·LA 다저스)과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일 왼손 투수 류현진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공식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 사령탑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오른손 투수 벌랜더였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벌랜더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로 불린다.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한 벌랜더는 불같은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2006년 신인왕에 이어 2011년에는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그의 차지였다. 2017년 시즌 중반 휴스턴 이적 후 월드시리즈 우승도 처음 이뤘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세계적인 톱 모델이자 배우인 케이트 업턴이 있었다. 섹시 스타로 유명한 업턴과 2014년부터 교제한 벌랜더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벌랜더는 올 초 또 하나의 경사를 맞았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벌랜더는 소속팀 휴스턴과 2021년까지 2년간 6600만 달러(약 779억 원)에 연장 계약을 했다. 3300만 달러(약 390억 원)는 역대 투수 연평균 최고 금액이다. 올 시즌에도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8로 맹활약한 벌랜더는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스타전 선발은 2012년 이후 두 번째다. 올해 메이저리그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벌랜더에게 맞서는 류현진 역시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힘들었던 시기에 배지현 전 야구 아나운서와 만난 그는 지난해 초 결혼에 골인한 뒤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지난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재기에 성공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서는 영광을 맞았다. 류현진은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벌랜더와 함께 등장해 “처음 미국에 올 때 이런 자리까지 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는 그저 야구를 하고 싶어서 왔을 뿐이다. 올스타전 선발은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한 놀런 에러나도(콜로라도)에 대해서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면 그냥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790만 달러(약 211억 원)의 연봉을 받는 류현진은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도 가능하다. 지난해 아쉽게 월드시리즈에서 패했지만 올해 다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한다. 한편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도 백악관의 초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는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게 전통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적지 않은 유색 인종 선수들이 백악관행을 거부했다. 지난해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푸에르토리코 출신 코라 감독도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부와 명예, 그리고 미모의 아내까지.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두 남자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서 만난다. 10일 오전 8시반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에서 열리는 ‘별들의 잔치’에서 양 팀의 선봉에 선 두 남자는 류현진(32·LA 다저스)과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일 왼손 투수 류현진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공식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 사령탑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오른손 투수 벌랜더였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벌랜더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로 불린다.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한 벌랜더는 불같은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2006년 신인왕에 이어 2011년에는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그의 차지였다. 2017년 시즌 중반 휴스턴 이적 후 월드시리즈 우승도 처음 이뤘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세계적인 톱 모델이자 배우인 케이트 업튼이 있었다. 섹시 스타로 유명한 업튼과 2014년부터 교제한 벌랜더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직후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벌랜더는 올 초 또 하나의 경사를 맞았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벌랜더는 소속팀 휴스턴과 2021년까지 2년간 6600만 달러(약 779억 원)에 연장 계약을 했다. 3300만 달러(약 390억 원)는 역대 투수 연평균 최고 금액이다. 올 시즌에도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8로 맹활약한 벌랜더는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스타전 선발은 2012년 이후 두 번째다. 올해 메이저리그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벌랜더에 맞서는 류현진 역시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힘들었던 시기에 배지현 전 야구 아나운서와 만난 그는 지난해 초 결혼에 골인한 뒤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지난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재기에 성공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서는 영광을 맞았다. 류현진은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벌랜더와 함께 등장해 “처음 미국에 올 때 이런 자리까지 올 지는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는 그저 야구를 하고 싶어서 왔을 뿐이다. 올스타전 선발은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한 놀란 에러나도(콜로라도)에 대해서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면 그냥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해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790만 달러(약 211억 원)의 연봉을 받는 류현진은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도 가능하다. 지난해 아쉽게 월드시리즈에서 패했지만 올해 다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도 백악관의 초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는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게 전통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적지 않은 유색 인종 선수들이 백악관 행을 거부했다. 지난해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푸에르토리코 출신 코라 감독도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는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다. 그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최고 중의 최고 선수들만 밟을 수 있는 꿈의 무대다. 10일 오전 8시 반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시작되는 2019 올스타전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75명의 선수만 초청장을 받았다. LA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32)은 ‘한여름의 고전(Mid Summer Classic)’이라 불리는 올스타전의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8일 샌디에이고전에 앞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코디 벨린저, 워커 뷸러 등과 함께 ‘올스타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류현진의 올스타 저지에도 그의 등번호 99가 선명히 박혀 있었다. 올스타전 선발 등판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대한민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다. 아시아 선수가 올스타전 선발로 나서는 것은 1995년 다저스 소속이던 노모 히데오(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에 이어 4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선발로 나서 1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류현진 내셔널리그를 지휘하는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을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성적으로 볼 때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 출전해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109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0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99개를 잡아냈다. 메이저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9이닝당 평균 볼넷(0.83)과 볼넷당 삼진 비율(9.90) 역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1로 내셔널리그 1위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대신해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낚은 류현진은 5월 2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5월 26일 피츠버그전까지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5월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하며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전국구 스타로 우뚝 선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몸 관리를 잘해서 시즌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꾸준한 추신수, 주전 도약한 최지만 맏형 추신수(36·텍사스)와 최지만(28·탬파베이)도 쏠쏠한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해 생애 첫 올스타에 선발됐던 추신수는 2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은 불발됐지만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을 올렸다. 추신수는 8일 미네소타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차례나 출루했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0.288, 13홈런, 36타점이다. OPS(출루율+장타력)는 0.879에 이른다. 6월 5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0홈런을 돌파했고, 이에 앞서 4월 5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통산 1500안타를 넘겼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탬파베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최지만은 올해 70경기를 뛰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전반기 막판 가벼운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지만 타율 0.266, 9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콜로라도 투수 오승환(36)과 피츠버그 내야수 강정호(32)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승환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3승 1패에 평균자책점 9.93을 기록했고, 강정호는 8홈런을 쳤지만 저조한 타율(0.170) 때문에 3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는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다. 그 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최고 중의 최고 선수들만 밟을 수 있는 꿈의 무대다. 10일 오전 8시 반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시작되는 2019 올스타전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75명의 선수들만 초청장을 받았다. LA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32)은 ‘한 여름의 고전(Mid Summer Classic)’이라 불리는 올스타전의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9일 샌디에이고전에 앞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코디 벨린저, 워커 뷸러 등과 함께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기념 촬영을 했다. 류현진의 올스타 저지에도 그의 등번호 99번이 선명히 박혀 있었다. 올스타전 선발 등판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대한민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다. 아시아 선수가 올스타전 선발로 나서는 것은 1995년 다저스 소속이던 노모 히데오(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에 이어 4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선발로 나서 1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류현진 내셔널리그를 지휘하는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을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성적으로 볼 때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 출전해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109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0개 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99개를 잡아냈다. 메이저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9이닝 당 평균 볼넷(0.83)과 볼넷 당 삼진 비율(9.90) 역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도 0.91로 내셔널리그 1위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대신해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낚은 류현진은 5월 2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5월 26일 피츠버그까지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5월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하며 ‘이 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전국구 스타로 우뚝 선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몸 관리를 잘해서 시즌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준비잘하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꾸준한 추신수, 주전 도약한 최지만 맏형 추신수(36·텍사스)와 최지만(28·탬파베이)도 쏠쏠한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해 생애 첫 올스타에 선발됐던 추신수는 2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은 불발됐지만 지난해 못지않은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추신수는 8일 미네소타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차례나 출루했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0.288, 13홈런, 36타점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79에 이른다. 6월 5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0홈런을 돌파했고, 이에 앞서 4월 5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통산 1500안타를 넘겼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탬파베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최지만은 올해 70경기를 뛰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전반기 막판 가벼운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지만 타율 0.266, 9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콜로라도 투수 오승환(36)과 피츠버그 내야수 강정호(32)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승환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3승 1패에 평균자책점 9.93을 기록했고, 강정호는 8홈런을 쳤지만 저조한 타율(0.170) 때문에 3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다연(22·메디힐·사진) 조정민(25·문영그룹) 조아연(19·볼빅) 그리고 최혜진(20·롯데).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장(파71)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투어 아시아나항공 오픈 최종 라운드에는 올해 KLPGA투어를 환히 밝히고 있는 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모두 우승 경험이 있는 4명은 전날 2라운드까지 1∼4위를 마크했다. 앞의 세 선수는 챔피언 조에 묶였고, 최혜진만 바로 앞 조에서 경기를 했다. 그 어느 대회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것 같았던 마지막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작은 거인’ 이다연의 무결점 플레이 앞에 다른 선수들은 역전을 노릴 틈을 찾지 못했다. 이다연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조정민(4언더파 209타)과는 무려 6타 차가 났다. 지난달 16일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이다연은 3주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지난 2주 동안 휴식을 취했던 이다연으로선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개인 통산 4승째로 우승 상금은 1억4000만 원. 이미 4승을 올린 최혜진과 2승을 따낸 조정민에 이어 3번째로 올 시즌 KLPGA투어 다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다연은 조정민이 3, 4번홀 연속 버디에 힘입어 1타 차로 추격해 오자 5번홀(파3)에서 1m짜리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2타 차를 유지했다. 조정민이 7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하자 곧바로 8번홀(파4) 버디로 응수했다. 이다연은 후반 9홀에서도 3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완승을 거뒀다. 사상 첫 전반기 5승에 도전했던 최혜진은 3위(3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혜진은 상금, 다승, 평균타수, 대상 등 4개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조아연은 전날보다 한 계단 내려앉은 4위(1언더파)로 끝냈다. 이다연은 “대상 타이틀이 욕심난다. 시즌 초반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잘해서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대상 포인트를 9위까지 끌어올렸고, 상금은 4억9939만 원으로 최혜진(7억2389만 원), 조정민(5억5468억 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일 LG와의 경기에 생애 처음 선발 등판한 한화 박윤철(23)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3순위로 지명된 신인 투수다. 박윤철은 고교를 졸업한 4년 전에도 한화의 10라운드 지명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프로 대신 연세대 진학을 선택했고, 졸업 후 다시 한화로부터 10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그는 1차 지명 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5회 동안 3개의 볼넷을 허용했을 뿐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최고 시속 145km의 속구를 비롯해 커브와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1회 한화 호잉의 선제 3점 홈런이 터져 생애 첫 승리도 바라볼 만했다. 하지만 그의 승리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3-0이던 6회말에 구원 등판한 박상원이 4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3-3 동점이던 1사 만루에서 LG 구본혁이 친 유격수 앞 땅볼 때 얻은 점수가 결승점이 됐다. 당초 1루심은 병살타를 선언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긴 LG는 키움을 끌어내리고 3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날 KT는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창단 후 최다 연승을 ‘8’로 늘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 프로야구 선수 이모 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사설 야구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한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서는 금지약물 사용 선수에 대한 처벌과 도핑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지적된 솜방망이 처벌이 화를 키웠다는 여론까지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이 씨가 운영한 야구교실에 다닌 학생선수 7명에 대해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도핑 검사를 실시한 결과 2명에 대해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오자 야구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7명 중 나머지 5명에 대한 검사 결과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야구계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이 씨가 운영하던 야구교실과 비슷한 형태의 개인교습소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설 야구 교습소는 KBO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어 얼마나 많은 수가 운영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사 결과 추가 사례가 발견될 경우 프로야구 인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KBO는 최근 선수들의 불법도박, 승부조작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다 금지약물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선수에 대해서도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었기에 이번 사안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KBO에서 최근 5년간 금지약물 사용 사실이 적발된 선수에게 내려진 가장 무거운 징계는 시즌 절반(6개월 혹은 72경기) 출장 정지다. 프로축구는 최대 2년 자격 정지까지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여기에 올해 입단한 현직 프로 선수 고모 씨와 송모 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정돼 긴장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 씨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선수의 소속 구단 측은 “결백을 밝히기 위해 어떤 조사도 성실히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씨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주사한 약물을 “보디빌딩 선수에게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보디빌딩계로 유입되는 금지약물 유통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ADA 자료를 보면 2014년 이후 금지약물 사용으로 징계가 내려진 169건 중 70%에 가까운 117건이 보디빌딩 종목이다. 유소년 선수가 받은 징계도 15건에 이른다. 각 관계기관은 긴급히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KBO는 향후 프로에 입단하지 않은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도 구단의 지명 대상이 되거나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되면 무작위 도핑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KADA 역시 각급 학교의 운동부 학생과 지도자를 대상으로 도핑 방지 교육과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임우철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학과 4학년}

벌써 시즌 4승을 올린 최혜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달리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혼전 양상이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부터 지난주 KPGA 선수권대회까지 상반기에 열린 10개 대회에서 모두 각기 다른 우승자가 탄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서형석(22)과 서요섭(23)이다. 서형석은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 1위, 서요섭은 상금 랭킹 1위에 나섰다. 5월 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서형석은 지난주 KPGA 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포인트를 쌓았다. 상금도 3억3726만 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서형석은 “하반기에는 퍼트를 보완해 제네시스 대상과 스폰서가 주최하는 신한동해오픈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며 “제네시스 대상 수상 후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요섭 역시 우승 한 번에 준우승 한 번을 했다.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세 번의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했지만 직후 대회인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제네시스 포인트 7위에 자리하고 있는 서요섭은 “상금 1위는 지키고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에서는 역전을 노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브 비거리에서는 김봉섭이 308.089야드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김비오가 307.999야드로 뒤를 쫓고 있다. 서요섭은 306.872야드로 3위다. 상반기에는 외국 국적 챔피언도 3명이나 나왔다.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는 캐나다 교포 이태훈이 우승했고, 한국오픈 우승컵은 태국 선수 재즈 짜네와따나논이 가져갔다. KPGA 선수권에서는 호주 교포 이원준이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는 약 2개월의 휴식기를 가진 뒤 8월 29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CC에서 열리는 부산경남오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는 5개 대회의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3개 대회의 추가 개최가 논의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3개월 만에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했다. 2일 발표된 세계랭킹에 따르면 박성현은 랭킹 포인트 8.49점으로 지난주까지 1위였던 고진영(24·7.38점)을 크게 앞섰다. 2017년 11월 처음 랭킹 1위에 올랐던 박성현은 2018년 8월과 올해 3월에 이어 통산 4번째 1위에 등극했다. 박인비가 5위, 이정은이 7위에 자리하며 한국 선수들은 4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톱100에는 무려 38명의 한국 선수가 자리하고 있다. 톱10과 톱100 모두 전 국가를 통틀어 가장 많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야구 스타의 산실이다. 지난달 29일 유신고의 창단 첫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그라운드를 누볐던 미래의 스타들이 내년부터는 KBO리그를 무대로 활약한다. 최우수선수(MVP)와 수훈선수를 휩쓴 오른손 투수 소형준(18)은 1일 연고 팀 KT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KBO는 이날 소형준을 비롯해 2020년도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 10명을 발표했다. ○ 황금스타에서 KBO리그 스타로 최고 시속 149km의 빠른 공에 변화무쌍한 투심패스트볼 등을 던지는 소형준은 당장 프로에서 통할 만한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소형준은 올해 KT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고교 2년 선배 김민(20)과 함께 KT의 ‘원투펀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숭용 KT 단장은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부드럽고 안정된 투구 메커니즘을 갖고 있고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올해 주말리그를 포함한 고교 야구에서 1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26을 기록 중이다. 소형준과 함께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이민호(휘문고)는 서울 3개 팀(LG, 키움, 두산) 가운데 1순위 지명권을 가진 LG의 1차 지명 선수로 호명됐다. 150km를 던지는 이민호와 거포 외야수 박주홍(장충고)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LG는 올해 황금사자기 대회 기간에 이민호를 최종 낙점했다. 이민호의 LG행에 따라 서울 지역 2순위 키움은 박주홍을 지명했다. 박주홍은 이날 1차 지명된 10명 가운데 유일한 야수다. 두산은 성남고 투수 이주엽을 지명했다. ○ 야구인 2세들의 약진 아버지로부터 야구 DNA를 물려받은 야구인 2세들도 1차 지명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회열 KIA 전력분석 코치의 아들 정해영(광주일고)과 신경현 전 한화 배터리 코치의 아들 신지후(북일고)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광주일고의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 정해영은 이변 없이 KIA의 부름을 받았다. 정해영은 뛰어난 체격 조건(키 189cm, 몸무게 92kg)을 바탕으로 140km대 중후반의 묵직한 공을 던진다. 정회열-정해영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1차 지명을 받은 부자로 기록됐다. 지난해 최고 153km의 빠른 공을 던졌던 신지후는 한화에 지명된 뒤 “아버지를 보며 어려서부터 동경해 온 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역시 모두 투수를 1차 지명으로 뽑았다. SK는 야탑고 왼손투수 오원석, 삼성은 경북고 투수 황동재를 지명했다. 롯데와 NC는 각각 최준용과 김태경을 뽑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신고 교가(박창원 작사·김길준 작곡) 배달의 핏줄 받은 젊은 사자들 만인의 빛이 되려 여기 모였다 슬기와 창조로 몸과 마음 닦아서 조국의 횃불되리 드높은 웅지 우리를 따르라 그 이름 명문 유신 우리를 따르라 유신의 얼》 아웃 16개를 잡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상대한 타자 18명. 던진 공 62개 중 스트라이크존에 꽂힌 공이 50개. 피안타 2개, 삼진 5개, 그중 3개는 3구 삼진. 볼넷 0개. 유신고 소형준(3학년·사진)이 지난달 29일 마산용마고와 벌인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거둔 성적이다. 유신고가 창단 35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유신고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마산용마고를 10-4로 꺾고 고교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를 들어올렸다. 1984년 창단 후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1988년, 2006년) 했던 유신고는 이날 우승으로 길었던 한을 풀었다. 주말리그 경상권A 5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마산용마고는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또 한 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5번째 준우승이다. 이날 대회 최우수선수와 수훈상을 한꺼번에 받은 소형준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 경험하는 우승이 황금사자기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지금보다 기쁜 순간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에게 “초고교급 투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소형준은 이날 2-4로 뒤진 4회초 2사 상황에서 유신고의 3번째이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며 경기를 압도했다. 시속 144km의 직구와 변화무쌍한 투심 패스트볼 등을 앞세워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하루 전날 준결승에서 7점 차로 뒤지던 9회말에 8점을 내는 집중 화력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던 마산용마고 타선이었기에 소형준의 투구는 더 빛났다. 원래 소형준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내 옆구리 담 증세 때문에 통증을 느끼며 던져 구속이 덜 나왔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형준은 변화무쌍한 투심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프로에서나 볼 법한 센스까지 발휘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공놀이를 좋아하니까 취미로 야구나 해 봐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경기 의정부 리틀야구단에 들어갔다가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게 된 소형준은 리틀야구 국가대표(13세 이하)에도 뽑힌 적이 있다. 이성열 유신고 감독은 “체격 조건이나 유연성을 볼 때 고교에서 찾기 힘든 선수”라고 말했다. 재능을 더 빛나게 만든 건 노력이다. 130km대 중반 공을 뿌리던 중학교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와 ‘수준 차이’를 실감한 소형준은 근육을 키우고 구속을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땀을 쏟았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43km의 공을 던졌고 2학년 때는 148km까지 빨라졌다. 빠른 직구와 커브가 자신 있다는 소형준의 롤 모델은 시속 160km 강속구와 위력적인 커브를 갖춘 워커 뷸러(LA 다저스)다. 그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왔을 때 많이 힘들었는데 프로에 가면 그보다 힘든 시기가 올 것 같다”며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더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2년 선배인 김민(20)처럼 KT 1차 지명이 확실한 소형준은 이미 10년 앞을 바라보는 ‘야구 인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은 김민 선배님처럼 처음부터 데뷔 첫해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되는 것이 1차 목표이고요,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성적도 내서 몇 년 후에는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KBO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고 싶어요.”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비운의 장타자’ 이원준(34)이 생애 첫 프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호주 교포 이원준은 30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선수권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서형석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이원준은 전날 3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그룹에 5타 차로 넉넉히 앞서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이원준은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하며 1타를 잃었다. 그사이 서형석이 보기 없이 4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두 선수는 15언더파 265타로 동타가 됐다. 이원준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천금같은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앞서 정규 라운드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반쯤 잠기게 잘못 치고도 파 세이브를 한 게 컸다. 주니어 시절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이원준은 2006년 프로 데뷔 후 일본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 코리안투어 등에서 뛰면서 단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손목 부상으로 2년 넘게 골프채를 놓은 적도 있다. 지난해부터 예전 기량을 서서히 회복한 이원준은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나흘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며 우승 맛을 봤다. 이원준은 2024년까지 코리안투어 출전권은 물론이고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PGA투어 더CJ컵 출전권까지 얻었다. 이원준은 “첫 우승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없어진 선수’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5월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우승자 서형석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굳게 지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꼭 한번 우승해 보고 싶었습니다. 오랜 지도자 생활 중에 가장 기쁜 날입니다.” 지난달 29일 유신고를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으로 이끈 이성열 감독(65·사진)은 한국 아마 야구를 통틀어 가장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1984년 덕수상고(현 덕수고)에서 코치를 시작했으니 고교 지도자 생활만 36년째다. 유신고 감독직은 1995년부터 맡았다. 오랜 연륜 만큼 어지간한 대회에서는 모두 우승을 경험했지만 유독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가장 아쉬웠던 때는 2006년이었다. 결승전에서 이용찬(두산) 등이 버틴 장충고에 1-2로 석패했다. 유신고 지휘봉을 잡은 지 25년째인 올해. 이 감독은 마침내 그토록 고대하던 황금사자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경기 수원에 있는 유신고는 이 감독의 지도 아래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 명문으로 성장했다. 유한준(KT), 최정(SK), 정수빈(두산), 김민(KT) 등 KBO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스타 선수들이 모두 이 감독의 손을 거쳤다. 예나 지금이나 이 감독이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다. 학년 구분 없이 실력 있는 선수를 쓴다는 것이다. 내부 경쟁에서 이긴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 마산용마고와의 결승전에서도 그랬다. 이 감독은 선발 투수로 1학년 박영현을 등판시켰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5회말에도 1학년 정원영을 대타로 내세웠다. 3-4로 뒤지던 유신고는 5회 2사 2, 3루에서 정원영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면서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30년 넘게 고교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딱 3가지를 강조한다. 거짓말하지 말고, 선수들끼리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라는 것이다. 좋은 인성을 가진 선수가 프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8월 30일 부산 기장에서 개막하는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이 감독은 “황금사자기 우승의 기운을 이어받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신고가 창단 35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유신고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마산용마고를 10-4로 꺾고 고교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를 들어올렸다. 1984년 창단 후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1988년, 2006년) 차지했던 유신고는 이날 우승으로 길었던 한을 풀었다. 경기 전부터 유신고의 우세가 점쳐졌다. 마산용마고는 하루 전 충훈고와의 준결승에서 혈투를 벌이느라 투수진을 대거 소진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김태경을 비롯해 전날 경기를 책임진 이기용와 조제영 등이 투구 수 제한에 걸려 출전할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유신고는 에이스 소형준을 비롯해 김기중, 박영현 등 든든한 투수진을 비축하고 있었다. 초반 기세를 올린 쪽은 마산용마고였다. 2회초 공격에서 볼넷과 상대 실책 등으로 만든 2사 2, 3루 찬스에서 박민준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앞서갔다. 2-2 동점이던 4회초에도 박민준의 적시타와 김지훈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두 점을 달아났다. 하지만 유신고에는 올해 고교 넘버 원 투수로 평가받는 소형준이 있었다. 2-4로 뒤진 4회초 유신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소형준은 경기를 마무리 지을 때까지 5와 3분의1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구 144km의 직구와 변화무쌍한 투심 패스트볼 등을 앞세워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5개를 잡았다. 소형준이 마운드를 굳게 지키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2-4로 뒤진 5회말 윤재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은데 이어 2사 2, 3루에서 대타로 나선 1학년 정원영이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역전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상승세를 탄 유신고는 6회 대거 4득점하며 승기를 잡았고, 9-4로 앞선 7회에는 김주원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된 소형준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반면 투수진 고갈에 시달린 마산용마고는 뒷심에서 밀렸다. 4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선발 투수 권태우가 많은 투구수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간 뒤 인해전술로 많은 투수들을 투입했으나 유신고의 기세를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지난 5년간 세 차례를 포함해 모두 4번이나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마산용마고는 또 한 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주말리그 경상권A 5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마산용마고는 전날 충훈고와의 4강전에서 0-7로 뒤지던 9회말 8-7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는 등 대회 내내 선전을 펼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두산 외야수 정진호(31·사진)가 자신의 올해 마수걸이 홈런을 쳤다. 하지만 여느 홈런과는 달리 전력 질주해 다이아몬드를 돌아야 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일명 그라운드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27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정진호는 3-0으로 앞선 6회초 2사 후 맥과이어를 상대로 우익수 방향 직선 타구를 쳤다.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가 공을 뒤로 빠뜨린 사이 정진호는 1, 2,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정진호는 지난해 5월 1일 KT와의 경기에서도 피어밴드를 상대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을 포함해 자신의 통산 홈런 12개 가운데 2개가 그라운드 홈런이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롯데 김응국(은퇴)이다. 1991년과 1993년, 1994년 등 모두 3차례 그라운드 홈런을 쳤다. KBO리그 그라운드 홈런은 통산 86번 나왔다. 두산은 장단 16안타를 터뜨린 타선과 선발 투수 린드블럼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9-1로 승리했다. 린드블럼은 시즌 12승으로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 달여의 2군 생활이 보약이 됐을까. 2019년도 KIA의 1차 지명 고졸 신인 김기훈(19)이 올 시즌 아홉 번째 등판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김기훈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기훈은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이닝,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로 첫 승을 거뒀다. 키움의 2년 차 신예 안우진(20·4이닝 6실점)과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시속 140km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김기훈은 지난달까지는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 8경기 성적은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7.14였다. 지난달 12일 SK전에서 2와 3분의 2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에는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2군에서 구위를 다듬은 뒤 1군에 복귀한 김기훈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 나타났다. 1회 1사 후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장영석을 삼진, 박동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안정감을 찾은 김기훈은 3회부터 6회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7회 1사 후 박동원에게 허용한 좌중간 2루타가 이날의 유일한 피안타였을 정도로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구종은 단조로웠다. 4회부터 6회까지 던진 28구 중 26구가 직구였다. 그러나 지저분한 볼 끝으로 인해 키움 타자들은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KIA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오는 김기훈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기훈은 “포수 한승택 선배의 사인대로만 던졌다. 안타성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선배들이 잘 잡아줬다”며 첫 승을 선배들 덕분으로 돌렸다. 이창진(3회 3점)과 김선빈(4회 2점), 김주찬(5회 2점) 등이 홈런을 쳐내며 그의 첫 승을 도왔다. KIA는 9회말 6점을 허용하고도 13-6으로 크게 이겼다. 선두 SK는 LG를 7-4로 꺾고 이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않은 2위 두산과의 승차를 5.5경기로 벌렸다. LG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교생이 88명에 불과한 인상고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팀이다. 23일 대회 2회전에서 야구 명문 북일고를 15-2, 5회 콜드게임으로 꺾었다. 하지만 인상고의 돌풍은 16강이 끝이었다. 인상고의 앞을 막아선 팀은 또 다른 명문교인 부산고였다. 부산고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28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부산고 17개, 인상고 11개) 끝에 9-4로 승리하고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화끈한 공격 야구가 트레이드마크인 인상고는 1회초 이승환(3학년)과 박제범(2학년)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얻으며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렸다. 1회말 곧바로 3점을 내준 데 이어 3회에도 추가점을 허용해 2-4로 뒤졌지만 4회초 이승호가 다시 한번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쳐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산고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맞섰다. 선발 투수 이재욱(3학년)이 흔들리자 4회초 곧바로 에이스 한승주(3학년)를 투입했다. 한승주가 3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8회부터는 또 다른 3학년 투수 신용상을 내세워 나머지 2이닝을 책임지게 했다. 김성현 부산고 감독은 “이전 경기부터 인상고의 타선이 너무 좋더라.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투수 운용을 할 수밖에 없었다. 투수들이 잘 막아주는 동안 타선이 제몫을 해내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7번 타자로 나선 부산고 김형욱(2학년)은 4-4 동점이던 5회말 1사 1, 3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결승타를 쳐내 승기를 가져왔다. 김형욱은 이날 1회 유격수 내야안타, 중월 2루타 등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황금사자기에서 준우승만 네 차례(1965, 1966, 1972, 1992년) 차지했던 부산고는 올해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던 황금사자기를 올해는 꼭 들어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고는 이날 중앙고를 5-4로 꺾은 마산용마고와 27일 8강에서 맞붙는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세 차례나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하고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마산용마고는 왼손투수 권태우(3학년)의 5와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와 찬스마다 터진 타선에 힘입어 신승을 거뒀다. 배재고는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 끝에 세광고를 10-5로 꺾고 마지막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5-5 동점이던 7회초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앞선 배재고는 9회초 대거 4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충암고와 휘문고, 경기고 등 서울지역 팀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배재고는 서울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라 자존심을 지켰다. 26일 8강전에서는 광주동성고와 광주일고(15시), 부산정보고와 유신고(18시)가 맞붙는다. 광주지역 라이벌 동성고와 광주일고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 빅매치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 광주일고는 올해 주말리그 전라권A에서 1위, 동성고는 전라권B에서 1위를 차지했다.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