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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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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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금·적금에 마이너스 통장까지…주식 투자 열풍 이끄는 ‘뉴 머니’

    “저 화장실 좀….” “담배 하나 피우고 오겠습니다.” 요즘 회사원 권모 씨(30)는 근무 중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졌다. 사무실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매도, 매수 주문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9시 증시 개장 전에 오늘 살 종목을 추리기 위해 출근시간도 20분 앞당겼다. 장이 끝난 뒤면 10여 명의 직원들끼리 “오늘은 얼마를 벌었다”, “내일은 이 종목을 공략하라” 등의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 권 씨는 “모든 생체 리듬이 주식 투자에 맞춰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지 하루 만에 3,100까지 뚫고 급등하자 연초부터 ‘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 30대 젊은 투자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하고, 고수 투자자들은 “급등세가 무섭다”고 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30년 넘게 증권 바닥에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적금, 펀드 헐어 증시로 간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피는 3,152.18로 마감해 새해 첫 주에만 278.71포인트 뛰었다.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도 61조2719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유동성 장세가 시작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3조156억 원)의 2.6배를 웃돈다. 주부 김모 씨(35·여)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에 안착한 7일 난생 처음 주식계좌를 만들어 남편 몰래 숨겨둔 비상금으로 주식을 샀다. 김 씨는 “하루만에 15%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보니 다들 이래서 주식하는구나 싶다”며 “주식 광풍은 비상금도 나오게 한다”고 했다. 입사 후 10년 넘게 은행 예·적금만 하던 회사원 김모 씨(38)도 최근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찾아 삼성전자 주식 1000만 원어치를 샀다. 김 씨는 “6만 원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9만전자, 10만전자 얘기가 나오니 더 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끄는 건 이들처럼 증시로 새로 진입하는 ‘뉴 머니’다. 특히 과거 은행 예·적금이나 펀드처럼 간접 투자만 하던 보수적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장기저축성 예금은 1년 전보다 14조3706억 원 급감한 반면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23조 원 이상 늘었다. 개인들이 예금을 헐어 상당 부분 주식에 투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늘면서 자산운용사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41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 3조4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새해 들어 개미들은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를 2조 원어치(2489만 주)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삼성전자 지분은 7%로 기관 지분(6.8%)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빚투’ 행렬 계속회사원 박모 씨(44)는 며칠 전 처음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지금은 여유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급등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마통에서 돈을 땡겨 유망 종목들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박 씨는 “요즘 주식 투자하는 데 마통 없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연말연초 증시 급등세가 이어지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나서는 ‘빚투’도 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새해 들어 재개하자 ‘빚투 개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일 현재 134조1015억 원으로, 새해 영업을 시작한 지 나흘 (4~7일)만에 4534억 원 증가했다. 하루에 새로 만들어진 마이너스통장도 지난해 말 1048개에서 7일 1960개로 빠르게 늘고 있다. 나흘 동안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만 총 7411건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7일 현재 20조1223억 원으로 불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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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은 월급만큼 번다는데”… ‘삼천피 시대’ 일개미 허탈

    “삼성전자 몇 주나 샀어?” “마이너스통장부터 만들어 투자해.”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 선을 돌파한 7일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 앉은 직장인들의 대화는 ‘폭설로 출근이 늦었다’는 얘기로 시작해 ‘삼천피 시대’ 투자 전략으로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 씨(40)는 “요즘 어느 모임을 가든 주식 투자 얘기로 끝난다”고 했다. 국내 증시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0 고지에 올라섰다. 전날 장중 3,000을 터치한 지 하루 만에 삼천피 안착에 성공한 것이다.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첫발을 내디딘 지 38년 만이다. 7일 코스피는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3조 원 넘게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기관이 이날 1조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조1800억 원가량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44조70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약 23조 원)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8조 원으로 불었다. 삼천피 시대를 바라보고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뉴 머니’의 영향이다. 김모 씨(40)도 며칠 전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삼천피 상승장에서 가만히 있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에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족이다. “마이너스통장까지 굴려 투자했더니 자동차 한 대를 뽑았다”는 친구 말도 자극이 됐다. 김 씨는 “여유자금을 전부 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투자 개미’들과 달리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 근로소득만 중시했던 직장인 ‘일개미’족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년 넘게 펀드에 투자했던 이모 씨(42)도 상실감이 크다. 지난해 11월 코스피가 2,600을 웃돌자 상승장 끝물이라고 판단해 펀드를 모두 처분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것보다 펀드는 수익률도 낮았는데 이마저도 빨리 팔아버려 화가 난다. 친구들은 주식 투자로 한 달에 월급만큼을 더 벌던데 나만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승장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며 직접 투자의 어려움을 절감하는 ‘현타(현실자각 타임)’족도 많다. 지난해 11월 초 처음 주식 투자에 뛰어든 장모 씨(37)는 정보통신 종목을 대거 샀다. 코스피가 3,000을 넘는 상황에서도 이 종목 주가는 보합세를 보이다 결국 떨어졌다. 장 씨는 “다른 종목은 다 오르는데 내 주식만 떨어지는 것 같아 박탈감을 느낀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현재 코스피200에 포함된 198개 종목(지난해 상장된 2개 종목 제외) 중 74개 종목(37.4%)이 지난해 1월 2일 주가를 밑돌았다.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그룹)와 넥센타이어는 30% 넘게 하락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미투자자들의 양극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증시 조정을 견딜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자현·김형민 기자}

    •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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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통 굴려 차 한대 뽑았다”… ‘삼천피 시대’ 일개미는 허탈

    “삼성전자 몇 주나 샀어?” “마이너스통장부터 만들어서 투자해.”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 선을 돌파한 7일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 앉은 직장인들의 대화는 ‘폭설로 출근이 늦었다’는 얘기로 시작해 ‘삼천피 시대’ 투자 전략으로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 씨(40)는 “요즘 어느 모임을 가든 마무리는 주식 투자 얘기로 끝난다”고 했다. 국내 증시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0 고지에 올라섰다. 전날 장중 3,000을 터치한 지 하루 만에 삼천피 안착에 성공한 것이다.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첫발을 내디딘 지 38년 만이다. 7일 코스피는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3조 원 넘게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기관투자가들이 이날 1조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3,000 물꼬를 튼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1조1800억 원가량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44조7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약 23조 원)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새해 들어 주식 거래대금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일 현재 68조 원으로 불었다. 삼천피 시대를 바라보고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뉴 머니’ 영향이다. 김모 씨(40)도 며칠 전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어 투자에 나섰다. 삼천피 상승장에서 가만히 있다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에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족이다. “마이너스통장까지 굴려 투자했더니 자동차 한 대를 뽑았다”는 친구의 말도 자극이 됐다. 김 씨는 “여유자금을 전부 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투자 개미’들과 달리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 근로소득만 중시했던 직장인 ‘일개미’족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년 넘게 펀드에 투자했던 이모 씨(42)도 3,000을 넘어선 코스피를 보면 상실감이 크다. 지난해 11월 코스피가 2,600을 웃돌자 상승장의 끝물이라고 판단해 펀드를 모두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씨는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것보다 펀드는 수익률도 낮았는데, 이마저도 빨리 팔아버려 화가 난다. 친구들은 주식 투자로 한 달에 월급만큼을 더 벌던데 나만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삼천피 상승장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며 직접 투자의 어려움을 절감하는 ‘현타(현실자각 타임)’족도 많다. 지난해 11월 초 처음 주식 투자에 뛰어든 장모 씨(37)는 정보통신 종목을 대거 사들였다. 코스피가 3,000을 넘는 상황에서도 이 종목 주가는 보합세를 보이다 결국 떨어졌다. 장 씨는 “다른 종목은 다 오르는 데 내 주식만 떨어지는 것 같아 박탈감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현재 코스피200에 포함된 198개 종목(지난해 상장된 2개 종목 제외) 중 74개 종목(37.4%)이 지난해 1월 2일 주가를 밑돌았다. 특히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그룹)와 넥센타이어는 30%가 넘게 하락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미 투자자들의 양극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조정을 견딜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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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든든 3300 간다” “조정 대비 4:3:3 분산을”

    국내 증시가 사상 첫 ‘코스피 3,000’을 두드린 6일, 각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는 종일 고객 문의가 빗발쳤다.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야 하느냐”, “이제 조정 받는 거 아니냐. 언제 팔아야 되느냐”고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 동아일보가 6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한 결과, 이들은 반짝 랠리에 그치지 않고 코스피 3,000 시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학개미’들의 꾸준한 매수세와 양호한 기업 실적 등에 힘입어 3,200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시중금리 인상과 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할 백신의 성패 여부 등이 상승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코스피 3,000 반짝 아냐… 꾸준히 간다” 리서치센터장 5명은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와 실물경기와의 괴리도 계속되고 있지만 ‘코스피 3,000’ 안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자금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투자 행태도 간접에서 직접으로 바뀌는 ‘머니무브’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개미들이 이끄는 유동성 장세에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된다는 게 센터장들의 평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자동차, 철강이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고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플랫폼 등 신기술, 신산업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올라서면서 장기 투자에 대한 믿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갈 수 있는 시기”라고 내다봤다. 최근 상승 랠리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강세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가전제품, PC, 모바일 등 모든 게 연결되는 사회로 변모해가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300까지 높였다. ○ ‘반도체, IT, 전기차, 바이오’에 주목 센터장들은 현재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바이오, 정보기술(IT), 전기차 관련 종목이 앞으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최 센터장은 “반도체 회사는 시스템반도체로 잘 변신할 수 있느냐, 바이오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과점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지산 센터장은 “비대면(언택트)에서 콘택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상승의 수혜를 입을 산업재도 유망하다”며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증시 활황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증권주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8만전자’가 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도 8만 원 선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최대 11만 원대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주이익 환원, 제품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끌어올렸다. ○ 조정기 대비해 현금 비중 30% 하지만 황소장의 불쏘시개가 된 저금리 기조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김학균 센터장은 “경기 회복세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시중금리도 오를 수 있다”며 “이러면 주식 투자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PB들은 이 같은 조정기를 대비해 △주식 등 위험자산 △달러, 금 등 안전자산 △현금 비중을 4 대 3 대 3 정도의 비중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달러, 금 등 안전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게 좋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형민 기자}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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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격의 코스피…“3,300까지 갈 것” vs “조정 대비해야”

    국내 증시가 사상 첫 ‘코스피 3,000’을 두드린 6일, 각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는 종일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야 하느냐”는 고객부터 “이제 조정 받는 거 아니냐, 언제 팔아야 되느냐”고 묻는 투자자들까지 전화가 이어졌다. 동아일보가 6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한 결과, 이들은 반짝 랠리에 그치지 않고 코스피 3,000 시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학개미’들의 꾸준한 매수세와 양호한 기업 실적 등에 힘입어 3,200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시중금리 인상과 코로나 사태를 종식할 백신의 성패 여부 등이 상승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코스피 3,000 반짝 아냐…꾸준히 간다” 리서치센터장 5명은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와 실물경기와의 괴리도 계속되고 있지만 ‘코스피 3,000’ 안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보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자금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투자 행태도 간접에서 직접으로 바뀌는 ‘머니 무브’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개미들이 이끄는 유동성 장세에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된다는 게 센터장들의 평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자동차, 철강이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고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플랫폼 등 신기술, 신산업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올라서면서 장기 투자에 대한 믿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갈 수 있는 시기”라고 내다봤다. 최근 상승 랠리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강세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가전제품, PC, 모바일 등 모든 게 연결되는 사회로 변모해가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300까지 높였다. 최 센터장은 “상단을 뚫으려면 기업 이익도 확실히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IT·전기차·바이오’에 주목 센터장들은 현재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바이오, 정보기술(IT), 전기차 관련종목들이 앞으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최 센터장은 “반도체 회사는 시스템반도체로 잘 변신할 수 있느냐, 바이오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과점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지산 센터장은 “비대면(언택트)에서 컨택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상승의 수혜를 입을 산업재도 유망하다”며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증시 활황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증권주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국민주로’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 지도 투자자들의 관심하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8만전자’가 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도 8만 원선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최대 11만 원대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주이익 환원, 제품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8만 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끌어올렸다. ● 조정기 대비해 현금 비중 30% 하지만 황소장의 불쏘시개가 된 저금리 기조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김학균 센터장은 “경기 회복세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시중금리도 오를 수 있다”며 “이러면 주식 투자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PB들은 이 같은 조정기를 대비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달러, 금 등 안전자산 △현금 비중을 4:3:3 정도의 비중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달러, 금 등 안전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게 좋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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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대출 작년 24조 급증… 정부-韓銀 ‘부실’ 공개경고

    실물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대출이 증가하고 자산시장이 급등하면서 잠재적인 금융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 빚 증가세를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신용대출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놨는데도 신용대출은 연간 약 24조 원 불어났다.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12월 한 달 동안 오히려 3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설 것”이라며 “모든 것을 재설정하는 ‘그레이트 리셋’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482억 원으로 11월(133조6925억 원)보다 443억 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전달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2247억 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은행권이 12월 중순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2000만 원까지 줄이거나 아예 연말까지 신용대출 접수 자체를 중단한 결과다. 하지만 신용대출 규제를 앞두고 11월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인 4조8049억 원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두 달간 평균 2조 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연간 신용대출은 23조7374억 원 불었다. 그나마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해 12월 신용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전체 가계대출은 여전히 3조 원 넘게 늘었다. 가계대출의 70%를 넘게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473조7849억 원으로 11월보다 3조3611억 원 늘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만 떼어내면 12월 잔액(105조988억 원)이 11월보다 1조7596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이 11월(1조6564억 원)보다 더 커진 것이다. 최근 집값, 전셋값 급등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부 은행들이 연초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대출 한도를 늘리면서 대출 잔액이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대출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불안 심리에 가수요자들까지 뛰어들어 대출이 폭증했다”고 했다. 정부와 금융권이 공급한 유동성이 부동산, 주식시장 등으로 쏠리는 가운데 실물시장과 자산시장의 괴리가 커지면서 자산 거품 우려도 나온다. 코스피는 새해 둘째 거래일인 5일 1.57% 오른 2,990.57로 마감하며 3,000 선에 바짝 다가섰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대출 부실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가 넘는 차주가 전체 가계대출의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과 60대 이상의 경우 DSR 70% 초과 차주가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빚 상환 부담이 큰 취약계층에 대출이 집중돼 있는 셈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2021년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를 통해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올해는 본격 드러날 것”이라며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고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정부는 시중 유동성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고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희창 / 세종=송충현 기자}

    •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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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플랫폼’ 경쟁 선언… 위기관리-소비자 보호 강조

    금융지주 수장들이 2021년 신년 일성으로 ‘금융 플랫폼’ 경쟁을 선언했다. 고객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및 핀테크(금융기술기업)의 도전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사고와 대출 부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관리를 주문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금융 소비자 보호 등의 경영 방향도 강조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올해 신년사 및 취임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단어는 ‘플랫폼’이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기존의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는 한계와 빅테크 및 핀테크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금융 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No.1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회장은 “빅테크의 금융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품 판매에서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며 빅테크 기반의 개인화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한 고객의 평생 금융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이라며 “플랫폼 사업자들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디지털 플랫폼은 금융회사 제1의 고객 접점”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으로 플랫폼을 혁신하자”고 주문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선언했다. 전통 금융기업의 약점인 플랫폼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이종 간 융합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신한만의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자”며 ‘적과의 동침’도 제안했다. 그는 “핀테크와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자”고 했다. 2015년 도입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처럼 국내외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탄탄한 기본기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한 ‘위기 회복력(Resilience)’도 등장했다. 조 회장은 상황별 위기대응 속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고 했고, 손 회장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전제된 위기 극복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도 이날 취임사를 통해 “기본에 충실한 농협을 만들겠다”며 위기 대응 역량을 강조했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 등으로 불거진 조직 내 리스크 관리도 화두로 떠올랐다. 손태승 회장은 “소비자 보호와 내부 통제는 이제 영업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이라며 “전 그룹사가 완벽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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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투자위험’ 종목 97% 개미들이 사들여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묻지마식’ 위험 투자에 나선 투자자도 많았다.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위험’으로 지정된 종목의 96% 이상을 사들였다. 주가가 떨어질 때 2배(곱하기)로 수익을 올리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미도 많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및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29건으로 2019년(12건)의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바이오주가 총 20건으로 전체 투자위험 종목의 69%를 차지했다.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 매매가 정지되고, 거래 재개 이후에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르면 다시 거래가 정지된다.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날을 포함해 이전 10거래일 동안 해당 종목의 거래는 개인투자자들이 평균 96.8%를 차지했다. 위험 경보가 켜질 만큼 주가가 급등했지만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의 쏠림이 심해진 것이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폐장일인 지난해 12월 30일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인버스2X)를 3조582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상장 ETF 중 순매수 1위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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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비대면 신용대출 연초부터 재개

    연말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던 은행들이 새해에 비대면 신용대출 등을 재개한다. 하지만 한도 제한이나 전문직 신용대출 축소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020년 연말까지 중단했던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의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1월 1일 오전 6시부터 재개한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1월 중 다시 시작한다. 다만 우대금리 축소와 최고 한도(1억 원) 조정은 새해에도 계속 적용된다. 신한은행도 1월부터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다시 받는다.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000만 원이 넘는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KB국민은행은 새해 영업이 재개되는 4일부터 이를 해제한다. 아울러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도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9월 말부터 시행해 온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 축소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그동안 축소했던 영업점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4일부터 0.4%포인트 높여 기존대로 적용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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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3000시대 온다… 가계빚-코로나 변수”

    코로나19 위기에도 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외 주식시장은 2021년 소띠 해인 신축년에도 ‘황소장(Bull market·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학 개미’들이 이끄는 국내 증시는 새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31일 설문조사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10명은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해외 주식은 애플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팬데믹(대유행) 장기화와 불어난 가계 빚 등이 상승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코스피 3,000 시대 연다 재테크 전문가 10명은 모두 “올해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과 더불어 백신 접종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는 하반기(7∼12월)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쓰고 있다. 자산시장 거품 우려에도 부양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어 그 효과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0년 말 급등세가 지속된 만큼 연초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 유동성 축소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선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가계부채와 코로나 종식 시점이 변수”라며 “가계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재정 지원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고 했다.○ 국내는 ‘삼성전자’, 해외는 ‘애플’ 추천 은행 PB 7명은 ‘동학 개미’에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유보영 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조정기에도 외국인이 매수할 종목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0년 증시 폐장일에 8만 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올해 ‘10만 전자’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주가 상승세는 계속되겠지만 10만 원을 넘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역사적 고점이어서 10만 원을 단정 짓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에게는 애플, 테슬라, 알리바바 등이 추천됐다. 최호정 하나은행 서울인터내셔널PB센터 골드 PB팀장은 “애플은 전기차,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많이 떨어진 중국 알리바바는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국내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 수혜를 보는 관련 ETF에, 중국은 빅테크 등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ETF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달러, 금 투자는 신중히 원-달러 환율은 올해 1050∼1100원대 초반을 오갈 것으로 전망돼 달러 투자 추천은 엇갈렸다. 박병호 신한은행 PWM인천센터 PB팀장은 “환율 변동성을 감안해 1080원대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보유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금 투자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과잉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만큼 인플레 헤지 차원에서 금 투자를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투자 보류’를 권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변동성이 너무 커 급등락의 부담을 안아야 하는 데다 아직 법정화폐가 아닌 만큼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변동성이 커 투자하지 않는 게 낫다”는 조언이 엇갈렸다.○ 설문에 도움 주신 분김유선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 박병호 신한은행 PWM인천센터 PB팀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유보영 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PB센터장, 이주리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PB팀장,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 최호정 하나은행 서울인터내셔널PB센터 골드 PB팀장(가나다순)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희창·김자현 기자}

    •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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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3,000시대 연다”…내년 주식시장 ‘전문가에 물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외 주식시장은 2021년 소띠 해인 신축년에도 ‘황소장(Bull market·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학개미’들이 이끄는 국내 증시는 새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31일 설문조사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10명은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해외 주식은 애플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변종 확산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와 불어난 가계 빚 등이 상승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테크 전문가 10인이 추천하는 새해 투자 전략을 짚어봤다.● 코스피 3,000 시대 연다전문가 10명은 모두 “올해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과 더불어 백신 접종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7~12월) 코스피가 3,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점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쓰고 있다. 자산시장 거품 우려에도 부양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어 그 효과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0년 말 급등세를 지속한 만큼 연초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 유동성 축소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금리가 오르면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추가로 유동성이 확보될지도 중요하다”고 했다.●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해외 주식은 ‘애플’ 추천은행 PB 7명은 ‘동학개미’들에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를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유보영 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조정기에도 외국인들이 매수할 종목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0년 증시 폐장일에 8만 원을 처음 돌파한 삼성전자는 올해 ‘10만 전자’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상승세가 계속되겠지만 10만 원대를 넘어서기까지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오태동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커지고 반도체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기업 실적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역사적 고점이어서 10만 원을 단정짓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게는 애플, 테슬라, 알리바바 등이 추천됐다. 최호정 하나은행 서울인터내셔널PB센터 PB팀장은 “애플은 전기차,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많이 떨어진 중국 알리바바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해외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전략으로는 테슬라가 많이 추천됐다.● 달러, 금 투자는 신중히2020년 말 1086원대에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올해 1050원~1100대 초반을 오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미 달러 투자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박병호 신한은행 PWM인천센터 PB팀장은 “환율 변동성을 감안해 1080원대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보유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금 투자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체센터장은 “올해 시중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에상되는 만큼 인플레 헤지 차원에서 금 투자를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투자 보류’를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변동성이 너무 커 급등락의 부담을 안아야 하는 데다 아직 법정화폐가 아닌 만큼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투자를 결정했다면 분할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변동성이 커 투자하지 않는 게 낫다”는 조언이 엇갈렸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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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금융그룹 연말인사 키워드는 ‘디지털 혁신-조직 슬림화’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말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디지털 금융혁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등에 발맞춰 조직을 통폐합하거나 신설하는 ‘레즈(REDS·리스크 ESG 디지털 슬림화) 경영’ 흐름이 두드러졌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에 조직이나 직제를 새로 만들어 각사가 추구하는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은 29일 인사에서 2010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부회장직을 10년 만에 부활시키고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를 선임했다. KB금융 측은 “양 신임 부회장은 인수합병(M&A) 등으로 그룹 내 비중이 확대된 보험과 글로벌 부문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이인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부실 사태와 같은 금융사고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후 대처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리스크를 막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조만간 전사적으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앞당긴 디지털 금융혁신과 ESG 경영을 주도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눈길을 끈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ESG 전략 실행을 강화하기 위한 ESG팀과 데이터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빅데이터 부문을 신설했다. KB금융도 스마트고객총괄, AI혁신센터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우리금융은 지주회사와 은행 모두 디지털 혁신 및 영업 간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조직체계를 대폭 축소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 슬림화’도 진행되고 있다. 인사, 경영지원, 홍보 등 산재해 있던 경영관리나 지원부서를 하나로 모아 구심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은 전략·재무 등 팀 단위로 흩어진 지주회사 경영관리 기능을 통합한 ‘그룹 경영관리’ 부문을 만들고 허영택 현 신한캐피탈 사장을 선임했다. 아울러 기존 ‘부사장-부사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직위체계를 ‘부사장-상무’의 2단계로 축소해 부사장급 경영진에게 책임 경영을 주문했다. 하나은행은 업무체계 중심을 상위 조직인 부서에서 팀 중심으로 바꿔 지휘 라인을 실무선으로 더 내렸다. 우리금융도 현행 ‘7부문-2단-5총괄’ 체제를 ‘8부문-2단’으로 슬림화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등 ‘C레벨’ 경영진이 연임과 겸직을 통해 조직 안정을 높이려는 시도도 보인다. 우리금융은 이원덕 수석부사장에게 전략, 재무, 사업성장 부문에 디지털과 정보기술(IT), 브랜드 등 5개 부문을 총괄하도록 맡겼다. KB금융도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증권대표 이사가 겸직하는 식으로 계열사 간 협업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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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최고 금리 1%P 내려 소상공인 지원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대상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최고금리를 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적용 금리를 연 2.44∼4.99%에서 연 2.44∼3.99%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방역 강화에 따른 영업 제한으로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을 분담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이에 따른 손실분도 은행권이 흡수하기로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자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최고금리로 5년간 2000만 원을 대출받아, 2년 거치 후 3년 동안 매월 원금 균등분할 상환을 할 경우 기존 금리에서 내야 하는 이자는 총 355만4227원이지만 새 금리가 적용되면 이보다 70여만 원 적은 282만5966원만 납부하면 된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조치로 돈을 빌린 저신용자들의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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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내집 마련’ 월급 16년 모아야… 작년초보다 3년 늘어

    중산층이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6년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정도 가격의 집 한 채를 장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집 장만에 걸리는 기간은 1년 9개월 만에 3년 가까이 늘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소비자 심리 지표는 2013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발표한 ‘2021 KB부동산보고서 주거용 편’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평균 6.9% 올랐다. 서울 등 수도권 상승률은 9.2%였다. 전세가격도 같은 기간 전국에서 5.4%, 수도권에서 7.3% 올랐다. 특히 서울은 7월 이후 월평균 1.4%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집값이 뛰면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Income Ratio)도 높아졌다. PIR는 한 가구의 연소득을 모두 주택 매입에 투입했을 때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KB국민은행이 직접 조사한 주택가격과 통계청 소득자료를 활용해 소득과 집값을 5단계(5분위)로 나눠 PIR를 산출한 결과 11월 현재 전국 PIR(소득 및 주택가격 3분위 기준)는 5.5년에 그쳤다. 반면 서울은 15.6년이나 됐다. 소득이 중간 수준인 가구가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집 한 채를 사려면 15.6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1월(12.9년)과 비교해 약 3년 늘어났다. 소득 대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력도 저하된 것이다. 또 올해 1∼11월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110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66% 늘었다. 수도권 매매는 72% 급증했다. 12월 거래를 포함하면 연간 주택 매매는 2015년 이후 최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 상승을 우려해 ‘패닉 바잉’(공포에 의한 매수)에 나선 30대가 이 같은 증가세를 이끌었다. KB경영연구소는 “8월 이후 집값 급등, 정부 규제 여파로 주택 거래가 상대적으로 감소했지만 30대의 매매 비중은 커졌다”며 하반기부터 30대의 추격 매수 심리가 주택 매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월에 처음으로 22%를 넘어섰다. 부동산 중개업자 10명 중 9명은 “내년에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경영연구소가 이달 4∼8일 중개업자 5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수도권 87%, 비수도권 91%)다. 다만 상승 폭은 올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부동산시장 전문가 1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집값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전문가의 약 39%는 “내년 수도권 집값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소비자 지표도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월보다 2포인트 오른 132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12월 상승 폭은 2013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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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공과금 납부-소득 정산 고객들 몰려 영업점내 대기 인원 순식간에 20명 훌쩍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근처 A은행 동대문지점. 세금 납부 고지서와 영수증 뭉텅이, 각종 서류를 쥔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은행 안의 사람들은 14, 15명으로 계속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은행 입장 및 대기 고객을 ‘가급적’ 10명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한 첫날이었지만 인원을 제한하는 직원은 없었다. 길 건너 B은행 지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연말을 맞아 공과금 납부, 소득 정산 등 각종 은행 업무를 보려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새 방역지침은 무색해졌다. 10분 새 고객은 12명에서 25명으로 불어났다. 고객 대기선은커녕 한 칸 띄어 앉거나 2m 이상 고객 간 거리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번호대기표를 뽑은 고객들은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기댈 벽을 찾거나 남는 의자에 앉기 바빴다. C은행 남대문지점은 직원이 입장을 제한해 아슬아슬하게 입장객 9명을 유지했다. 입구 밖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에서 입장 차례를 기다리던 한 고객은 “여기서 오밀조밀 붙어 기다리는 게 더 위험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동아일보가 이날 서울 남대문시장, 종로3가, 동대문 등 도심 은행지점 및 금융센터 8곳을 돌아본 결과 강화된 입장 고객 수 제한 지침을 준수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10명 제한’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은 곳이 7곳, 고객 대기선이 없는 은행은 6곳이었다. 은행 이용자가 늘어나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인원 제한은 더 무의미해졌다. 다른 역세권이나 인구밀집도가 높은 주거지역의 은행 지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지점은 오후 한때 영업점 내 대기 인원만 28명이었다. 통장 정리 겸 가게 수입 정산을 위해 지점을 찾은 안모 씨(62·여)는 “영업시간을 한 시간 단축한 데다 10명으로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은행에 왔는데 월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더 몰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27일 새 거리 두기 방침을 발표하면서 “일상적 업무는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라”고 했지만 일각에선 은행 방문자 중엔 비대면 금융 거래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과 종이 통장에 거래 명세를 찍어보거나 지로 용지를 들고 지점을 찾는 노년층이 많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관악구 내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창구 직원은 “고객들을 겨우 ATM이 있는 입구 바깥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어르신들이 많아 문밖에 나가 기다리시라 말씀드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경우 식품점 등 필수업종의 출입 인원을 제한하면서 일정 시간대에 고령자만 입장할 수 있도록 보호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주말에 발표된 방침을 지켜야 하는 은행 직원들도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가뜩이나 혼잡한 월말과 연말이 겹친 데다 영업시간 단축에 이어 새 방역지침까지 내려져 업무 혼잡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한 은행 직원은 “주말에 갑자기 가이드라인이 내려오다 보니 미처 고객 대기선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다. 재택근무 확대로 지점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영업점 환경에 따라 자율시행하라’는 내부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29일부터는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영업점에서도 대기 인원이 10명 이내로 제한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국 저축은행 영업점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추진한다고 이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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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들 ‘中企-소상공 이자상환 유예’ 추가연장에 난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자 상환을 또다시 늦춰주는 문제를 놓고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정부 방침에 따라 이들의 이자 상환을 올 9월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미룬 가운데 또 연장할 경우 한계기업 추가 부실 등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일부 은행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자 유예 재연장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은 당시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개인과 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들은 “대출 만기 연장은 검토해볼 수 있어도 이자 상환을 계속 유예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말 은행권의 중기·소상공인 대상 이자 납입 유예 규모는 950억 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납부 유예된 이자의 평균 50배에 가까운 대출 원금이 부실 위험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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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지점, 28일부터 10명 넘게 입장 안됩니다”

    28일부터 전국 은행 지점 안에서 대기하는 고객이 10명 이내로 제한된다.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바깥에 마련된 고객 대기선에서 기다려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런 내용의 ‘은행 영업점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은행은 영업점 내 대기 고객을 가급적 10명 이내로 제한하며, 입장하지 못한 고객을 위해 영업점 출입구 등에 ‘고객대기선’을 표시한다. 영업점 내 고객들도 한 칸씩 띄어 앉기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창구에는 칸막이 설치를 확대해 직원 간 또는 직원과 상담 고객 간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칸막이 설치가 어려우면 상담 고객 간 거리를 2m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영업점은 일부 창구를 폐쇄할 수도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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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도 거리두기 강화…28일부터 은행도 10명 이내로 입장 제한

    28일부터 전국 은행 지점 안에서 대기하는 고객이 10명 이내로 제한된다.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바깥에 마련된 고객 대기선에서 기다려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런 내용의 ‘은행 영업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은행은 영업점 내 대기고객을 가급적 10명 이내로 제한하며, 입장하지 못한 고객을 위해 영업점 출입구 등에 ‘고객대기선’을 표시한다. 영업점 내 고객들도 한 칸씩 띄어 앉기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창구에는 칸막이 설치를 확대해 직원 간 또는 직원과 상담 고객 간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칸막이 설치가 어려우면 상담고객 간 거리를 2m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영업점은 일부 창구를 폐쇄할 수도 있다. 5개 창구를 운영 중인 지점에서 상담고객 간 거리가 1.5m 미만인 경우 2·4번 창구는 닫고 1·3·5번 창구만 운영하는 식이다. 은행들은 앞서 8일부터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고자 수도권 영업점의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 운영해오고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일상적인 은행 업무는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최대한 이용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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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심 상권 공실률 높고 임대료까지 하락”… ‘꼬마빌딩’ 투자 주의보

    정부의 주택 매매 규제를 피해 수요가 몰렸던 ‘꼬마빌딩’(5층 이하, 시가 10억∼50억 원의 비주거용 부동산)의 투자 매력이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 쉬워 각광을 받은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 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3일 내놓은 ‘2021 KB 부동산 보고서(상업용 편)’에서 “중소형 빌딩(꼬마빌딩)의 공실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도심, 강남, 영등포, 신촌 등 핵심 지역의 꼬마빌딩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체 꼬마빌딩 거래 총액의 46.6%가 몰린 서울 중구, 종로구, 영등포구, 용산구, 강남구의 공실률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강남구 꼬마빌딩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7∼9월) 말 기준 8.1%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11.3%로 상승했다. 거래가격이 높고 거래량이 가장 집중됐던 중심 상권 꼬마빌딩의 공실률이 높고 임대료가 크게 하락했다는 뜻이다. 2017년 고점을 찍고 감소세를 보였던 전국 꼬마빌딩 거래는 올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꼬마빌딩 거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6.7%, 거래 총액은 45.6% 증가했다. KB경영연구소는 “(꼬마빌딩을 포함해) 내년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땅한 투자 자산을 찾지 못해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투자수익률과 임대료가 하락해 지속적인 거래 수요를 끌어올리긴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 비대면 방식의 디지털 전환 및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KB경영연구소가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175명을 대상으로 7∼10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7.4%가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기 상황을 ‘후퇴기’(46.3%) 또는 ‘침체기’(21.1%)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21년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 여건이 가장 나쁠 시장으로는 호텔 및 상가를,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으로 물류시설, 데이터센터를 꼽았다.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빌딩거래법인 어반에셋의 정성진 대표는 “현재는 저금리 기조 때문에 상가 투자 시장은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기대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 높은 2.5% 전후이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여전하며 부채가 많지 않은 투자자의 경우 공실과 임대료 하락을 버틸 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정순구 기자}

    •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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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대출 꽁꽁… 신한 “신규접수 중단” 국민 “2000만원 이하 제한”

    신한은행이 23일부터 연말까지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신규 가계 신용대출 신청 접수를 중단한다.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신규 대출 한도를 2000만 원 이하로 제한했고 일부 은행은 기존 신용대출자들에게 일부 상환을 조건으로 만기 연장을 해주면서 연말까지 극심한 ‘대출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2일까지 접수된 가계 신용대출 신청만 처리하고 23일부터 연말까지 모든 영업점에서 신규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신규 대출은 내년 영업일이 시작되는 1월 4일에나 재개될 예정이다. 단, 긴급 생활안정자금은 예외적으로 본부 승인 심사를 거쳐 지원된다.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31일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기로 결정했다. 신규 개설뿐 아니라 이미 대출액이 2000만 원을 넘긴 경우 추가로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14일부터 1억 원이 넘는 모든 가계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대출 제한을 한층 더 강화한 조치다. 다만, 대출 희망일이 내년 1월 4일 이후거나 서민금융지원 신용대출일 경우 대출을 해줄 수 있다. 하나은행도 대출 문을 일부 닫았다. 24일부터 대표 모바일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신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22일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종료 기한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신보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주택담보·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3%포인트 낮추기로 한데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고소득 전문직의 한도도 기존 1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일 방침이다. 일부 은행은 지난해 빌린 대출액의 20%까지 상환해야 만기를 절반 정도 연장해 준다는 식으로 기존 대출 이용자들에 대한 만기 연장도 까다롭게 검토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 대출이자 연체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일부 상환을 요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기존 대출 이용자들에게 이 같은 만기 연장 제한 조치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제한 조치 전후로 시중은행의 대출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4조8495억 원으로 폭증했다가 이달 들어 21일까지 1225억 원에 그쳤다. 일각에선 당국의 강력한 신용대출 제한으로 대출 수요가 내년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다시 2금융권 규제에 나서는 ‘두더지 잡기’식 대출 규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 어렵다. 2금융권 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생활자금 수요라서 규제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당국의 목표가 신용대출액과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한 것인 만큼 언제든지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장윤정 기자}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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