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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의 시즌 첫 경기 모습을 5월에 보게 됐다. 지난해 관리 단체로 지정된 후 사실상 업무 기능이 마비됐던 대한수영연맹이 어렵게 올해 9개 국내 대회 일정을 확정해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 가장 시급했던 2017 헝가리 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14일~30일)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날짜가 확정됐다. 선발전은 5월12일부터 15일까지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다. 지난 2월 호주로 출국해 전지훈련 중인 박태환은 그동안 선발전 일정이 잡히지 않아 세부 훈련 계획을 세우는데 다소 차질을 빚었다. 박태환 측 관계자는 “어제 선발전 일정을 확인했다. 5월까지 시간이 없지만 선발전 날짜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 측은 “선발전이 끝난 뒤 유럽에서 훈련을 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 직전인 6월에는 광주 남부대수영장에서 동아수영대회가 열리고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8월17일부터 21일까지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가 열린다. 9월에는 MBC배 전국수영대회가 개최되고, 10월20일부터 26일까지 청주에서 열리는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종목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이 마무리된다.수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최근 세대교체를 시도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경기 분위기가 과거와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스타팅 멤버가 정해져 있던 이전과는 달리 누가 선발로 먼저 나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2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한국 선수 13명은 경기 내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뛸 기회를 기다렸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주장 정지해(32·삼척시청)만 트레이닝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 1월 선임된 강재원 감독이 만든 변화다. 주력 6, 7명에게 기대는 전력으로는 도저히 세계적인 팀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정유라(25·컬러풀대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강 감독은 일본의 왼쪽 수비가 약하다는 판단에 전격 선발로 출전시켰다. 정유라는 후반 일본의 오른쪽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후반 초까지 일본의 압박 수비를 뚫지 못해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11분 역전에 성공한 뒤 류은희(27·부산시설공단)와 김진이(24·컬러풀대구)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았다. 전반 코트 전체를 활용하는 전면 강압 수비를 펼치던 일본은 후반 초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수비 전열이 흐트러졌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만 해도 경기 후반전 초중반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고비를 넘지 못했던 대표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강 감독이 선수 전원을 활용하면서 체력을 비축한 결과였다. 한국은 일본을 30-20으로 격파하고 우승하며 올해 12월 열리는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강 감독에게 이번 한일전은 “한 골 차로 이겨도 우승인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 전원이 코트에서 뛰며 경기 경험을 쌓는 게 중요했다. 강 감독이 29-19로 크게 앞선 후반 27분 몸이 안 좋은 정지해도 투입한 이유다. 강 감독은 가용 인원 전부가 30분 가까이 뛰어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30%의 성과를 얻은 것 같다. 분위기를 바꾸니 선수들이 스스로 야간에도 운동을 하고 몸 관리를 해 깜짝 놀랐다”며 “올해 12월 세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16강이 목표다. 그때까지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한 대표팀은 오랜만에 16명 전원이 어깨동무를 하고 코트를 돌며 우승 기쁨을 나눴다. 주력 선수 몇 명으로 버티던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강 감독의 조련 속에 ‘누구나 주전’인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수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 마라톤 국내 최강자 김성은(28·삼성전자)은 42.195km를 완주한 뒤 의자에 앉아 양쪽 발목을 잡고 고개를 파묻었다. 터질 듯한 심장 박동이 계속되고 마른기침이 자꾸 나왔지만 억지로 참았다. 예상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은 아쉬움이 컸기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김성은은 2시간32분20초로 국내 여자 엘리트 선수 중 1위로 들어왔다. 전체 9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이 대회 국내 엘리트 여자 부문에서 우승했던 김성은은 5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김성은은 2013년 이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 2분27분20초를 깨지 못한 아쉬움이 얼굴에 가득했다. 김성은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려 했다. 하지만 20km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중반 이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동계 훈련도 잘 했고, 몸도 좋았는데 기대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진출권을 따지 못하고 결국 슬럼프에 빠졌던 김성은은 이번 대회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 광양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이어 올해 2월에는 해발 1900m 고지대인 중국 쿤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30km 이후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특별 식이 요법도 실시했다. 1주일 중 월요일 점심-저녁, 화요일은 아침-점심-저녁, 수요일은 아침 식사에 1끼 당 안창살을 300g씩 꼭 먹어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 나머지 날에는 탄수화물 위주로 열량을 보충했다. 삼성전자 김용복 코치는 “1주일에 200km 가까이 뛰면서 컨디션을 꾸준히 끌어 올렸다. 이번 대회 출발 시간인 오전 8시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적응 훈련을 했는데 정작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아쉽지만 일단 올 시즌 동계 훈련으로 호흡하는 능력이 많이 개선됐다. 올해 8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다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잠실 | 유재영 동아일보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 마라톤 국내 최강자 김성은(28·삼성전자)은 42.195km를 완주한 뒤 의자에 앉아 양쪽 발목을 잡고 고개를 파묻었다. 터질 듯한 심장 박동이 계속되고 마른기침이 자꾸 나왔지만 억지로 참았다. 예상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은 아쉬움이 컸기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김성은은 2시간32분20초로 국내 여자 엘리트 선수 중 1위로 들어왔다. 전체 9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이 대회 국내 엘리트 여자 부문에서 우승했던 김성은은 5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김성은은 2013년 이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 2시간27분20초를 깨지 못한 아쉬움이 얼굴에 가득했다. 김성은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려 했다. 하지만 20km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중반 이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동계훈련도 잘했고, 몸도 좋았는데 기대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진출권을 따지 못하고 결국 슬럼프에 빠졌던 김성은은 이번 대회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 광양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이어 올해 2월에는 해발 1900m 고지대인 중국 쿤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삼성전자 김용복 코치는 “일주일에 200km 가까이 뛰면서 컨디션을 꾸준히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출발 시간인 오전 8시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적응 훈련을 했는데 정작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올해 8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 마라톤 국내 최강자 김성은(28·삼성전자)은 42.195km를 완주한 뒤 의자에 앉아 양쪽 발목을 잡고 고개를 파묻었다. 터질 듯한 심장 박동이 계속되고 마른기침이 자꾸 나왔지만 억지로 참았다. 예상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은 아쉬움이 컸기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김성은은 2시간32분20초로 국내 여자 엘리트 선수 중 1위로 들어왔다. 전체 9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이 대회 국내 엘리트 여자 부문에서 우승했던 김성은은 생애 5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김성은은 2013년 이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 2분27분20초를 깨지 못한 아쉬움이 얼굴에 가득했다. 김성은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려 했다. 하지만 20km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중반 이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동계 훈련도 잘 했고, 몸도 좋았는데 기대했던 기록이 나오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진출권을 따지 못하고 결국 슬럼프에 빠졌던 김성은은 이번 대회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 광양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이어 올해 2월에는 해발 1900m 고지대인 중국 쿤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30km 이후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특별 식이 요법도 실시했다. 1주일 중 월요일 점심-저녁, 화요일은 아침-점심-저녁, 수요일은 아침 식사에 1끼 당 안창살을 300g씩 꼭 먹어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 나머지 날에는 탄수화물 위주로 열량을 보충했다. 삼성전자 김용복 코치는 “1주일에 200km 가까이 뛰면서 컨디션을 꾸준히 끌어 올렸다. 이번 대회 출발 시간인 오전 8시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적응 훈련을 했는데 정작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아쉽지만 일단 올 시즌 동계 훈련으로 호흡하는 능력이 많이 개선됐다. 올해 8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다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돈이 없어 전화가 끊겼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만난 수영계 관계자는 대한수영연맹 사무국과 전화 연결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관계자는 “올해 수영 대회가 열리기는 하는지 물어볼 곳이 없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3월 집행부의 비리와 경영 악화로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수영연맹이 1년이 지나도록 방치되고 있다. 연맹은 9일 연맹 홈페이지에 사무국 유선 전화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긴급공지문을 올렸다. 경비조차 없어 전화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겨버린 것이다. 연맹 전화는 14일까지도 먹통이었다. 지난해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대한체육회가 연맹에 대한 관리, 감독을 했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 관리단체 지정 후 연맹 집행부를 대신해 전반적인 운영에 나섰던 대한체육회 1기 관리위원회는 하는 일 없이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최근 외부인사 2명과 대한체육회 5개 본부장으로 2기 관리위원회를 꾸렸지만 가장 시급한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대한수영연맹 회장 선거 등에 관한 논의는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리단체에서 해제되기 위해서는 새 회장 선임에 따른 집행부 정상화가 필수 조건이다. 연맹과 함께 관리단체로 지정됐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옛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11월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을 초대 통합 회장으로 선출하고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1월 관리단체에서 해제됐다. 한 수영계 원로는 “몇몇 기업이 수영연맹 회장사가 되려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연맹과 체육회 어느 곳에서든 적극적으로 의사 확인을 하는 움직임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맹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내 수영 대회 개최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7월 헝가리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도 5월 중순으로 시점만 가닥이 잡혔을 뿐 구체적인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연맹 사무국의 행정 기능과 권한을 넘겨받은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의 더딘 사업 승인, 결재 처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맹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연맹 사무국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핵심 집행부가 해체되고 남아 있는 실무 직원들은 급여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처지다. 사실상의 집행부 역할을 하고 있는 관리위원회가 좀 더 움직여야 한다. 더군다나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은 대한수영연맹회장 출신이다. 연맹의 파행에 대해서 이 회장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관리위원회는 물론 대한체육회도 연맹의 정상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

2017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6일. 폐회식 취재를 끝내고는 일본 삿포로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았다. 휴게실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본 종합 일간지와 스포츠지를 뒤적이다 1990년대에 한국을 무척 괴롭혔던 일본 축구 스타 미우라 가즈요시(50·요코하마 FC)를 조명한 기사를 보았다. 이날은 미우라의 50번째 생일이었다. 신문들은 이날 개막한 일본프로축구(J리그)에서 미우라가 현역 최고령 선수로 계속 뛰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읽어 내려간 기사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과거의 자랑거리를 잊고 지낸 것이 지금도 20대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미우라의 말이었다. 일본 언론들도 이런 미우라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한 일본 기자는 “그런 미우라의 마음가짐을 알기 때문에 미우라 기사에는 과거 그의 경력과 수상 기록을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미우라는 12일 J2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어 50세 14일로 일본 최고령 득점 기록을 세웠다. 이 내용을 접하고 ‘분명 미우라는 이번 골에 대한 기쁨을 곧바로 털어내고 다음 골을 생각하며 훈련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스포츠에서도 요즘 ‘과거의 영광을 잊어야 산다’는 말이 나온다. 13일 개막한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에 나선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강재원 감독(부산시설공단)은 요즘 습관처럼 “‘우생순’을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생순’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선전을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강 감독은 심지어 “우생순 시대는 갔다”란 말도 서슴지 않고 한다. 핸드볼 앞에 붙는 ‘효자 종목’이라는 수식어도 언론 보도에서 내심 빼줬으면 한다. 고참 선수들이든 어린 선수들이든 ‘우생순 지우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의 영광과 환희를 너무 진하게 기억해왔다. 비인기 종목 핸드볼을 둘러싼 열악한 환경도 문제였지만 과거의 영광에 대한 너무 진한 기억도 대표팀의 전력 발전과 세대교체를 막았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본 한국 야구 대표팀을 두고 일부 야구인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의 영광이 맹독으로 작용했다”고 일침을 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이정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애쓴다. 그는 매일 고교 1학년 때 처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간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 적는다고 했다. 실력이 부족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자신을 연마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을 낮춰야 경쟁력을 얻는다. 유재영 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주도할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6∼2017 시즌을 정리하는 마지막 대회에서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줬다. 남자부에서는 서이라(25·화성시청)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종합 1위에 오르며 평창 올림픽 직행 티켓을 가져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대회 첫날 500m와 1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서이라는 13일 1000m에서 금메달,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랭킹 포인트 81점으로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73점)를 제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ISU 쇼트트랙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금메달로 주목받기 시작한 서이라는 성인 무대에서는 한동안 입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금메달, 월드컵 4차 대회 5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부활했다. 지난달 삿포로 아시아경기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우승한 그는 일약 평창 올림픽 기대주로 떠올랐다. 2013년 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신다운(24·서울시청)은 1500m 금메달 등으로 개인종합 4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여제’ 심석희(20·한국체대)가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개인종합 3위(52점)에 올라 평창 올림픽에 자동으로 나가게 됐다. 남자부가 선전했지만 전 종목에 걸쳐 남녀 주축들이 흔들렸다. 남자 최고참 이정수(28·고양시청)는 부진 끝에 개인종합 14위로 밀려났다. 금메달을 자신했던 남녀 계주는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여자 세계 최강 ‘쌍두마차’인 심석희와 최민정(19·성남시청)은 주 종목인 1000m, 1500m에서 무기력했다. 특히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연패에 도전했던 최민정은 1500m 결선에서 넘어진 데다 500m와 1000m에서도 잇달아 실격 판정을 받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정말 ‘한 별(하나의 별)’밖에 보이지 않았다. 후보 선수가 플레이오프(PO)라는 큰 경기에서 큰 별이 됐다. 삼성생명의 혼혈 선수 김한별(31·사진)이 농구 인생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1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B스타즈와의 PO 2차전에서 김한별(26득점 8리바운드 4도움)의 원맨쇼에 힘입어 74-59로 이겼다. 삼성생명은 10일 1차전 74-69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생명은 2012∼2013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16일부터 정규리그 1위 팀인 우리은행과 5전 3선승제로 우승을 다툰다.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혼혈 선수 자격으로 한국 땅을 밟은 김한별은 7년간의 기나긴 부진에 한풀이라도 하듯 1쿼터부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올 시즌 식스맨으로 경기당 6.44점을 올린 김한별은 PO 1차전에서 20득점 8리바운드 9도움의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치더니 2차전에서도 내·외곽에서 고비 때마다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귀중한 득점을 터뜨렸다. 1, 2쿼터 3점슛 3개를 터뜨린 김한별은 3쿼터 KB스타즈가 45-36으로 추격해 오자 통렬한 3점슛으로 흐름을 반전시켰다. 이어 51-39로 앞선 상황에서도 KB스타즈의 괴물 신인 박지수(19)를 앞에 두고 또다시 3점슛을 꽂으며 추격 의지를 꺾었다. 탄력과 슈팅 능력을 갖춘 김한별이 내·외곽을 흔든 탓에 전체적으로 KB스타즈 선수들의 체력과 수비 부담이 커졌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김한별의 잠재력을 믿었는데 기대한 것의 100% 이상 해줬다”며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은 마지막 축제라고 생각하고 후회 없이 붙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직행 티켓 1장을 놓고 여자 쇼트트랙 세계 최강자인 심석희(20·한국체대)와 최민정(19·성남시청)이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친다. 10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바로 그 무대다. 이 대회는 500m, 1000m, 1500m, 계주(남자 5000m, 여자 3000m) 기록을 점수로 바꿔 합산해 남녀부 개인 종합 순위를 가리는데 여기서 3위 이내에 입상한 국내선수 가운데 최상위 1명은 평창 올림픽 출전 자격을 확보한다. 평소 “석희 언니와 같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한 최민정도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쳐 보인다. 최민정은 세계선수권 개인 종합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지난달 삿포로 아시아경기에서 노련하게 후배들의 금메달을 도왔던 에이스 이정수(28·고양시청)가 올림픽 직행을 꿈꾼다.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되는 4월 국내 대표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내심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건 중국의 집중 견제다. 지난달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나타났듯 쇼트트랙 전 종목에 걸쳐 중국이 교묘한 반칙 등으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을 집요하게 떨어뜨려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버틴 여자 대표팀은 중국 선수들이 아예 한국 선수들 바로 뒤에 붙을 틈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할 계획이다. 삿포로 아시아경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중국의 판커신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심석희를 추월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자 왼손으로 심석희의 다리를 잡아챘다. 심석희는 “중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습관적으로 뒤에서 손을 자주 쓰는 것 같다”며 “경기 막판까지 중국 선수들이 내 뒤에 가까이 붙을 수 없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 중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보다 앞에 있을 때 주로 손과 몸을 사용해 추월을 막는 반칙이 많다. 네덜란드에 파견된 박세우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는 “중국 선수들의 반칙 성향을 미리 읽고 순간적인 경기 운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호, 살아있네∼. 형우! 좋아?”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외국인 투수의 눈이 반짝였다. 2라운드 진출을 놓고 한국과 다툴 네덜란드의 에이스 릭 밴덴헐크(32·소프트뱅크)였다. 타격연습을 마치고 수비훈련을 하던 이대호(35·롯데)와 마주친 밴덴헐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밴덴헐크는 이대호와 소프트뱅크에서 함께 뛰며 우승의 기쁨을 나눈 적이 있는 사이다. 이대호의 손에 이끌려 한국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밴덴헐크는 삼성 시절 동료였던 최형우(34·KIA)와도 진한 포옹을 나눴다. 김태균(35·한화)도 밴덴헐크의 등장에 연습을 하다 말고 다가가 반갑게 인사했다. 이처럼 한국 타자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밴덴헐크가 7일 한국전에 선발 등판한다. 헨즐리 묄런스 네덜란드 감독은 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전 선발 투수로 밴덴헐크를 예고했다. 밴덴헐크는 2013, 2014년 2년간 KBO 리그에서 통산 49경기에 등판해 20승 1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밴덴헐크는 198cm 장신에서 내리꽂는 150km 초·중반대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가 주무기다. 일본 진출 후 포크볼까지 장착해 한국 타자들로서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밴덴헐크에 대해서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상대를 잘 알아도 당할 수 있으니 준비를 잘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밴덴헐크를 깰 선봉장으로는 손아섭(29·롯데)이 꼽힌다. 손아섭은 밴덴헐크가 삼성에서 뛸 당시 두 시즌 동안 12차례 만나 8타수 6안타(2루타 3개)에 볼넷 4개를 얻어내며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 감독은 밴덴헐크에 맞설 투수로 ‘잠수함’ 우규민(32·삼성)을 내세웠다. 한국은 역대 국제대회에서 잠수함 투수를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거가 많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대부분 오른손 타자라는 점에서도 우규민을 선발로 낙점했다. 완급 조절과 제구력이 좋은 우규민은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거나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자를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야구대표팀이 확실한 승리를 예상했던 이스라엘에 일격을 당하면서 2라운드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개막전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네덜란드(7일)와 대만(9일)을 모두 이겨야 각조 1, 2위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의외의 패배였다. 지역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 본선 무대에 오른 이스라엘은 네덜란드보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돼 한국으로선 승리를 챙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하지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과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이스라엘의 전력은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한국은 방망이가 문제였다. 김태균(한화)이 3타수 무안타, 이대호(롯데)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침묵했다. 한국은 0-1로 뒤지던 5회말 서건창(넥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여러 차례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후속타 불발로 승기를 잡지 못했다. 선발 장원준(두산)이 2회초 볼넷 밀어내기로 1실점한 한국은 4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이스라엘 선발 제이슨 마르키(전 신시내티)와 잭 손턴(전 뉴욕 메츠)에게 3안타로 묶이며 추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4회까지 매회 주자가 나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3번 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1, 3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대량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경기 막판까지 답답한 승부를 이어갔다. 5회 허경민(두산)의 볼넷과 김재호(두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이용규(한화)가 보내기 번트를 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서건창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1, 2루에서 다시 김태균과 이대호가 맥없이 물러났다. 7회말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킨 한국은 8회말에도 김태균의 볼넷과 손아섭(롯데)의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민병헌과 양의지가 범타로 물러나며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연장 10회초 2사 1, 3루에서 2루수 내야 안타로 뼈아픈 결승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10회초 등판한 임창용(KIA)은 1이닝 동안 2안타 1볼넷으로 1실점해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돌부처’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8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해 이스라엘의 스콧 버챔(콜로라도)을 직구 4개만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상대 타선을 막아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지만 타선은 여전히 침묵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이 위기 때 실점을 막아줘서 힘이 됐는데 타선에서 결정적인 기회 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3, 4번인 김태균과 이대호가 부진했는데 다음 경기 때 다시 믿어 보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연아의 몸짓이 저에게는 전부예요. 지금도 연아처럼 환상적인 연기를 하는 꿈을 꿔요.” ‘히잡 쓴 얼음 공주’ 자흐라 라리(22·아랍에미리트)는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링크에서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피겨 여왕’ 김연아를 아느냐는 질문에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자신이 김연아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했다. 라리는 아랍권 최초의 여자 피겨 선수다. 히잡을 머리에 두른 피겨 선수가 겨울 스포츠 국제종합대회에 나선 것도 처음이다. 라리는 아직 점프가 서투르고 회전 스피드도 약해 세계 수준과는 실력 차가 크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53.37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과 합계 76.68점으로 참가자 24명 중 18위를 했다. 아직 3회전 점프를 완성하지 못한 그는 이날 다소 긴장한 듯 2회전 루프와 쉬운 점프에서도 잔실수를 했다. 실력을 떠나 세계 피겨계에서 라리의 존재는 각별하다. 여자 피겨 선수를 운동선수로 보지 않고 직업적으로 춤을 추는 댄서로 여기는 중동에서 잡초처럼 포기하지 않고 피겨 열정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12세 때 피겨를 시작한 라리 앞에 의지를 꺾어버릴 장애물이 많았다. 심지어 아버지 등 가족들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왜 딸이 피겨를 하도록 나뒀느냐”는 항의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그럴수록 라리는 강해졌다. 매일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2시간을 연습한 뒤 학교 수업을 마치고 3시간을 더 빙판에서 보낸다. 체중 조절을 하면서 점프를 더 높이 뛰려고 좋아하는 간식을 끊고 수프와 치킨 샐러드만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어린 시절 옆에 끼고 살았던 아이스크림도 2∼3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피겨에 ‘올인’하고 살았다. 라리에게 피겨는 도전이다. 중동 피겨의 개척자인 라리는 자신의 나라에서만큼은 피겨 선수를 하지 말라고 하는 관행을 없애는 게 목표다. 현재 아부다비대에서 환경보전안전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은퇴 후에는 중동에서 여자 피겨가 아름다운 스포츠로 자리 잡도록 하는 일을 꿈꾼다. 이런 자신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평창 겨울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단다. 하지만 기록상 라리가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진출권을 따기는 불가능하다. 9월 마지막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도 6위 안에 들어야 한다. 내년 평창에서 라리가 김연아를 만날 수 있을까. 라리는 “내 ‘모토’(신조)가 ‘나는 기적을 믿는다’는 것”이라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활짝 웃었다.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금메달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걸까. 25일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획득한 최다빈(17·군포 수리고)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앞두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 참가자 24명 중 쇼트프로그램 점수가 가장 좋아 맨 마지막 순번에 나서게 된 최다빈은 보통 선수 대기실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지만 이날은 달랐다. 9번째로 태국 선수가 연기에 나설 무렵 최다빈은 이은희 코치와 마코마나이 실내 링크 3층 기자석으로 올라갔다. 당시 취재진들은 대부분 경기장 밖에 임시로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모니터로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에 아무도 없었다. 최다빈은 기자석 뒤 공간에서 점퍼를 벗고 1층 경기장을 힐끔힐끔 내려다보고는 눈을 감고 연기 연습에 몰두했다. 1층과 거리가 있어서 앞 선수들의 연기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최다빈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3층이면 경기 때 연기를 해야 할 라인과 점프 지점을 한눈에 보고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올라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는 컸다. 최다빈은 이 코치가 찍어준 지점에서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를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승부의 최대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첫 점프에 성공하면서 최다빈은 두려움 없이 자신 있게 후속 연기를 풀어갔다. 최다빈은 “머릿속에서 그린 대로 연기가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 그동안 제가 딴 메달을 정리할 건데 가장 가운데에 삿포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놓겠다”며 기뻐했다. 이달 초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182.41점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5위에 올랐던 최다빈은 이날 다시 5점 이상을 끌어올리며 187.5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다빈의 점수에 놀란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은 아시아경기 점수가 ISU에 공인을 받을 수 있는 건지 관련 규정을 찾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아쉽게도 아시아경기는 ISU 공인 대회가 아니라 최다빈이 마음속에만 간직해야 할 최고점이 됐다. 최다빈은 “그동안 연습 때는 잘되던 점프가 실전에서 안 돼 속상했는데 요즘 실전에서 점프 실수를 줄이면서 점수가 좋아지고 있다”며 190점대를 기약했다. 최다빈은 금메달 소감에 앞서 선배 박소연(20·단국대)과 ‘절친’ 김나현(17·경기 과천고)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당초 대한체육회가 대회 직전 취재진들에게 제공한 아시아경기 편람에는 최다빈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박소연의 부상으로 대회 엔트리 마감 직전 최다빈에게 출전 기회가 왔다. 최다빈은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부상 중인 김나현을 대신해 나가는 ‘행운’을 잡았다. 5세 때 피겨를 시작한 최다빈은 ‘우상’ 김연아를 보며 꿈을 키운 ‘김연아 키즈’다. 그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김연아의 뒤를 이을 한국 피겨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이 2017년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2003년 아오모리 대회 이후 14년 만에 종합 2위에 복귀했다. 한국은 25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최다빈(17·군포 수리고)과 스키 알파인 남자 회전의 정동현(29·하이원)이 금메달을 추가해 역대 최다인 1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6일 은메달 3개를 추가해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를 기록해 일본(금 27, 은 21, 동메달 26개)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중국(금 12, 은 14, 동메달 9개)이 3위를 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차지했다. 백지선 감독(50)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쓰키사무체육관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한 신상훈(24·안양 한라)을 앞세워 중국을 10-0으로 대파했다. 카자흐스탄에 0-4로 완패했던 한국은 일본을 4-1로 꺾으며 상승세를 탔고 이날 중국까지 잡아 2승 1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일본을 7-0으로 완파한 카자흐스탄이 3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재우(23·한국체대)는 스키 프리스타일 모굴 남자에서, ‘철녀’ 이채원(36·평창군청)이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15km 매스 스타트에서 은메달을 각각 추가했다. 한국은 전통의 ‘메달 밭’인 스피드스케이팅(금 6개)과 쇼트트랙(금 5개)에서 선전했고, 스키에서 금메달 4개, 피겨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다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11개 세부종목 모두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한편 북한은 피겨 페어에서 렴대옥-김주식 조(대성산 체육단)가 동메달을 따내 메달 1개로 대회를 마쳤다.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적지에서 일본을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뒀다. 한국(세계 23위)은 24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일본(세계 21위)과의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아이스하키 남자 2차전에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1986년 삿포로에서 열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1-20으로 참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방문 공식경기(교류전 제외) 11연패를 당했던 대표팀. 그러나 백지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수줍은 소년(Shy Boy). 안 돼”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었던 대표팀은 이날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은 강한 보디체크와 신속한 공수전환을 통해 마침내 일본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 아이스하키는 국제대회 경기 후 승리 팀 국가를 연주한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역대 일본과의 상대 전적이 3승 1무 19패가 됐다. 특히 지난해 4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을 꺾고 34년 만에 첫 승을 거둔 것을 포함해 모두 3연승을 달리면서 일본이 더는 적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 3경기 모두 3골 차 승리였다. 겨울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은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일본전에서 토종 선수와 귀화 선수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줬다. 금메달을 목표로 최상의 전력을 꾸린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1피리어드 9분 33초에 공격 능력을 갖춘 수비수 서영준(고려대)의 골로 앞서 나갔다. 2피리어드에서는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가 추가골을 넣었다. 스위프트는 일본전 3연승 기간 동안 매 경기 골을 넣어 ‘일본 킬러’로 떠올랐다. 3피리어드 들어 일본은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한국은 수문장 맷 달튼(안양 한라)의 선방으로 수차례 위기를 넘겼다. 달튼은 이날 일본이 날린 28개의 슈팅 가운데 27개를 막아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김원중과 박우상(이상 안양 한라)이 골을 추가해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일본을 따돌렸다. 승점 3점(1승 1패)을 기록한 한국은 일본(3위)과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26일 카자흐스탄(1위·승점 6점)에 패해 4위에 머문 중국(승점 0점)과 최종전을 갖는다. 은메달 이상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한국의 메달 색깔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요즘 백 감독이 서툰 한국말로 선수들에게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 중 하나는 “집중하자”라고 한다. 이는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경기를 올림픽 본선 경기라 생각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꺾으면서 세계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됐다. 백 감독은 “1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무릎을 꿇었던 한국이 일본을 꺾고 다시 한번 근성 있는 면모를 되찾았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 / 삿포로=유재영 기자}
여자 컬링 대표팀의 최고참이자 주장(스킵)으로 평소 냉정한 승부사로 불린 김은정(27·경북체육회)이 눈물을 보였다. 금메달 문턱에서 아쉬운 패배를 떠안은 데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그는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에 충혈된 눈을 훔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경기 후 김은정은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샷을 잘했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컬링에서 금메달을 기대했던 여자 컬링 대표팀이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은 24일 일본 삿포로 컬링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중국에 5-12로 졌다. 예선 4경기와 준결승까지 5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 이후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중국을 8-6으로 이겼기에 이날 패배가 더욱 아쉬웠다. 1엔드 후공에서 먼저 1점을 얻은 한국은 2엔드에서 2실점했지만 3엔드 후공에서 2점을 얻어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하지만 4, 5엔드에서 연거푸 2실점하며 3-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특히 5엔드 후공에서 7, 8번째 샷 실수로 2점을 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김은정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컬링 관계자들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6엔드에서 전열을 정비해 2점을 쫒아갔으나 7엔드에서 1실점하고 8엔드에서도 2점을 내주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다. 한국은 9엔드에서도 3점을 허용해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대한컬링경기연맹 김대현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서울체고 컬링 감독)은 “컬링은 2점을 내는 경기다. 어떤 팀이 2점 실점을 적게 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는데 우리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김 위원은 “중국이 실수를 한 초반에 우리가 달아났어야 했다. 중국은 주장 왕빙유가 세계 최고의 스킵답게 후반부 샷에서 노련하게 한국의 스톤들 사이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고 경기를 풀었다”고 말했다.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상화는 아프거나 심적 부담을 많이 받을 때 오히려 진가를 보여줘요. 평창 겨울올림픽도 걱정 없을 거라고 믿어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빙상베뉴운영부에 근무하는 권욱선 매니저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와 막역한 친구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상화와 전국 1, 2위를 놓고 경쟁하다 친해져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권 매니저는 “중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을 같이 했다. 밤에 서로의 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때 상화는 ‘스무 살이 넘으면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되더라. 목표를 세우면 꼭 해내려고 노력한다. 마인드컨트롤은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놀랐지만 2013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36초36의 세계 신기록을 세울 때는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놀랐다고 했다. 권 매니저는 “당시 상화가 정말 독한 감기 몸살에 걸렸다. 그래서 ‘괜찮겠니?’라고 물었는데 ‘보여줄게’라는 답이 왔다. 설마 했는데 정말 세계 기록을 세우더라”며 “그 이후론 상화에게 ‘괜찮아?’ ‘힘들지?’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지독한 부상에 시달리던 이상화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오른쪽 종아리 부상 후유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 매니저는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화는 지금 똑바로 서 있는 것도 힘든 상태다. 계단도 종아리 통증 때문에 힘들게 올라갈 정도”라며 “그런데도 경기장에서는 절뚝임 없이 경기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정말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25일은 이상화의 생일이다. 이번 생일도 축하하지만 1년 뒤 2월 25일이 이상화 생애 최고의 생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2월 25일은 평창 올림픽 마지막 날이다. 금메달을 따고 폐회식에서 환하게 웃는 이상화의 모습이 보고 싶다고 권 매니저는 말한다. “상화야. 생일 축하하고 너는 평생 최고의 친구야. 내년 생일에 우리 웃자.”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유럽 선수들에게 내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은퇴하는 날까지 아시아권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23일 일본 홋카이도 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이승훈(29·대한항공)은 다리를 걷어 올리며 상처를 보여줬다. 10일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 추월 도중 스케이트 날에 베인 상처였다. 그는 이 상처를 안고 이번 대회 5000m, 1만 m, 팀 추월에 이어 매스스타트에서 정상에 오르며 4관왕이 됐다. 역대 겨울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4관왕에 오른 건 이승훈이 처음이다. 겨울아시아경기 금메달을 7개로 늘리며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안현수·32)이 갖고 있던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기록(5개)도 넘어섰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이승훈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주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아시아 최강자임을 확인했다. 이승훈은 트랙 16바퀴(6400m)를 도는 매스스타트에서 선두권과 20∼30m 떨어진 중위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바퀴에서 순위를 뒤엎었다. 앞 선수들을 추월하며 8분12초7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직선 주로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체력을 아끼면서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승부를 건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관계자는 “쇼트트랙 경기장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보다 곡선 구간이 작고 좁다. 작은 원을 도는 데 익숙한 쇼트트랙 선수들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오면 심리적으로 편하게 코너 바깥이든 안쪽이든 자유자재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승훈이 직선 주행 능력이 월등하지는 않지만 코너링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히 순위를 뒤집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승훈의 훈련 90%는 쇼트트랙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주무기로 쓰는 칼이 하나면 안 된다. ‘쌍칼’을 갖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후배들이 도와줘서 4관왕을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부상을 당한 뒤 3일 동안 통증도 심하고 해서 시즌을 접을까 했다. 꿰맨 부위의 통증이 실밥 당기는 정도로 줄어 아시아경기에 나섰는데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일본 선수가 초반에 치고 나갔으나 김민석과 이진영이 잘 따라붙고 도와줬다. 매스스타트를 하면서 쇼트트랙식 경기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우리 후배들은 나와 호흡을 잘 맞췄다”며 “평창 올림픽에는 유럽 선수들도 많이 나올 텐데 쇼트트랙에 강한 내 장점을 살려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오비히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1, 2, 3위로 들어왔지만 한국이 차지한 것은 금메달과 은메달뿐이었다. 동메달은 4위로 들어온 일본 선수가 가져갔다. 22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선이 열린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경기장. 한국의 서이라, 신다운에 이어 이정수(28·고양시청)가 골인했다. 서이라가 금메달, 신다운이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이정수는 동메달을 받지 못했다. 한 국가에 금, 은, 동메달을 전부 주지 않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 때문이었다. 특정 국가가 메달을 독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동메달은 일본의 와타나베 게이타가 가져갔다. 이정수는 그래도 마치 자신이 시상대에 오른 것처럼 기뻐하며 후배들의 등을 두드려줬다. 이번 대회에서 이정수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세계 최강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서는 아쉬울 만한 성적표지만 그는 연신 싱글벙글했다. 이정수는 2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박세영의 금메달을 도왔다. 결선에서 중국 선수들이 자신을 집중 견제할 것을 짐작하고 맨 뒤로 빠져 중국 선수들의 시선을 유도했다. 박세영이 선두로 치고 나가자 이정수는 그 뒤에서 방어막을 쳐 박세영의 금메달을 도왔다. 자신은 동메달을 땄다. 22일 남자 1000m 준결선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후배들을 도왔다. 이정수는 “5000m 계주에서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것이 아쉽다. 하지만 후배들이 경기를 이끌어 가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그렇지만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의지는 놓지 않고 있다. “1년 뒤 평창 겨울올림픽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2관왕 때의 나를 잊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갔던 초심으로 돌아가 준비하겠습니다.”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