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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금주 중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구축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고 인터넷 연결을 위한 남북 간 후속 실무 논의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의 오랜 숙제인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와 관련한 실질적 조치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들은 “남북 관계의 실낱같은 ‘생명선’이자 ‘리트머스 시험지’인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진전된 조치가 어떻게든 올해 안에 있어야 한다는 데 남북한 당국 모두 공감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3통 문제에 침묵하던 북한이 이와 관련된 논의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며 “RFID 공사 시작일을 비롯해 인터넷, 휴대전화 연결 등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곧 북측과 다시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한은 지난달 28일 개성공단 공동위 산하 3통 분과위에서 RFID 구축 공사에 합의했다. 9월 북한의 일방적인 회의 연기 이후 두 달 넘게 진전이 없었던 3통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3통 문제의 해결은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핵심적인 선행 조치로 거론돼 왔다. 이는 북한이 외자 유치 목적으로 추진 중인 13개 경제개발구 설립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북한으로서도 그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도 3통 문제의 실질적 진전 없이 올해를 넘기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8월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 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개성공단’을 강조했던 정부로서는 그나마 개성공단에서라도 발전적 정상화의 토대가 마련되지 않으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한 해 농사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시점에 발생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직원의 사망 소식이 향후 북한과의 논의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 25분경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섬유업체 ‘아트랑’의 직원 추모 씨(54)가 현지 숙소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측 숙소 내에서 자다가 숨진 추 씨에게서 특별한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는 않아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lightee@donga.com·김철중 기자}

《 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이 낯선 용어가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미국이 한국의 ADIZ를 설정했을 때는 그 뜻대로 방어(Defense)의 목적이 컸다. 항공기들이 영공에 진입하기 전에 식별해 충돌을 막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3년 11월 23일 중국의 일방적 ADIZ 설정은 한국 일본 미국 등에 ‘심각한 도발’로 받아들여진다. 본보는 3회 시리즈를 통해 ADIZ 논란, 그로 인해 촉발된 동북아 패권 다툼, ‘고래(강대국)들’ 사이에 낀 한국의 과제와 전략을 살펴본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에 따른 한중, 중-일, 미중 갈등 양상과 동북아 정세 불안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부터 우려해온 ‘동북아 패러독스’의 생생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동북아 국가들 사이의 경제 사회 문화 교류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역사 및 영토분쟁 등 외교 안보 갈등이 촉발되면 지역 전체가 긴장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의 제1무역국, 일본은 제2무역국이다. ○ ADIZ 대립으로 분출한 해상통제권 갈등 “바다의 갈등이 공중으로 분출됐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당국자는 ADIZ 논란의 핵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그동안 태평양이라는 바다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간의 기싸움과 갈등이 ADIZ 설정을 통해 공중으로 옮아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한 국력을 군사력으로 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경제대국’에서 ‘군사대국’으로의 변모를 가속화해 왔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해군 창설 60주년 연설에서 “근해해군에서 벗어나 대양해군으로 거듭나자”고 공식 선언했다. 매년 2척 이상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중국은 2012년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까지 갖게 됐다. 2015년까지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島鍊線·island chain)’, 2020년까지 괌∼사이판을 연결하는 ‘제2도련선’의 해상통제권을 확보한다는 것이 중국의 목표다. 이에 따라 △영해기선 선포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영해 순찰 상설화 △ADIZ 선포 등 대외 조치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 미일은 대중(對中) 봉쇄전략 추구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2011년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공식 외교라인으로 채택했다. 2020년까지 현재 대서양과 50 대 50으로 양분된 태평양 미군 전력을 6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도 정했다. 미국은 호주 주둔 미군을 현재 250명에서 1100명으로 크게 늘리고 호주 해군은 주일미군 항모전단의 일부로 작전토록 했다. 또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 추진 △말레이시아 사상 첫 항모전단 기항 △인도네시아 미얀마와의 군사협력 강화 △태국과 첫 공동비전 성명 등의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내년에는 하와이에서 처음으로 미-아세안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 아시아 지역 군사훈련 강화를 위해 1억 달러(약 1060억 원) 예산도 추가로 배정했다. 사실상의 중국 봉쇄정책인 셈이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6월 아시아 지역 대비태세 재조정에서 미일 군사 유대의 ‘본질적 진전’을 언급했고 이후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도 △센카쿠 국유화 △자위권 확보 위한 헌법 재해석 △주일미군의 인력 및 장비 보강 협조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한국, 러시아 5년간 64차례 침범해도 안일 대응 한국은 미중일의 태평양 제해권 경쟁에서 비켜서 있었다. 한때 ‘바다로 세계로’라는 구호로 대양해군을 표방했던 한국 해군은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연안도 제대로 못 지키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며 움츠러들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방어에도 허점을 드러내왔다. 이어도가 KADIZ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 마라도와 홍도 인근 영공이 일본 ADIZ와 겹친다는 원초적 문제의 미해결 상태가 계속돼 왔다. 올해 러시아가 KADIZ를 침범한 사례만 18건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침범은 무려 64차례. 사실상 KADIZ 무력화 시도인 셈이다. 올해 중국도 3차례, 일본은 1차례 KADIZ를 침범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중국의 ADIZ 설정으로 한국의 외교가 테스트 받게 됐다”며 “한미동맹, 한중관계 모두 중요한 한국이 미중 양국으로부터 ‘누구 편이냐’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김철중 기자}
북한이 김정은 정권 유지를 위해 ‘지도층 달래기’에 적극 나서면서 소수 특권층의 과도한 사치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이 특권층의 부정부패를 눈감아주고 오히려 이들의 과소비를 방치하면서 북한 사회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10만 달러(약 1억 원) 이상을 가진 부유층은 북한 전체 인구(2500만 명)의 약 1%인 2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로 대부분 평양에서 198∼231m²(약 60∼70평)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외제차와 해외명품을 쓰는 등 남한 사회 못지않은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한국의 삼성 LG 가전제품을 갖추고, 집안에 사우나 시설까지 있다”며 “개당 1000달러(약 106만 원)가 넘는 수입 화장실 변기까지 설치한 집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특권층의 씀씀이가 더욱 커졌다는 게 최근 북한을 다녀온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평양의 특권층은 점심 한 끼 식사에 500달러씩 지불하며, 대동강변에 있는 커피숍에서 핸드드립 커피와 와플을 즐긴다. 평양의 대학생들은 한 대에 200∼300달러인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여느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판매점 앞에 줄을 선다고 한다. 북한 당국도 특권층의 소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대형 쇼핑센터와 고급 레스토랑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5월 초 평양 대동강변에 문을 연 상업시설 ‘해당화관’은 사우나 이용료가 15달러, 마사지 이용료는 45∼70달러이다. 외화로 요금을 받고 있으나 이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이러한 행태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이 보유한 자금을 양성화하려는 북한의 정책과 맞물려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올해부터 기업소와 주민들이 주택을 짓거나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고 기업들의 외화 사용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내 주택건설 경기가 상승했으며, 자금난을 겪는 관영 상점이나 식당의 경우에는 개인이 직접 투자해 운영하는 곳도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22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식당.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마주앉은 외교안보 분야의 원로 전문가들에게서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와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과 통일원 차관을 지낸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주중 한국대사를 역임한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 등 정부의 국가안보자문단으로 활동하는 고위관료 출신 원로. 김 실장이 최근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싶다는 취지로 편하게 만든 저녁식사 자리였다고 한다.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 및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안보실 수장의 고민이 묻어있는 ‘암행 자문’인 셈이다. 이날 이야기의 주제는 일본 문제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문위원은 한일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중일 3국의 역사 교과서 공동 발간이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음 달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한, 내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예정된 만큼 그 이전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자문위원은 “과거 일본의 패턴으로 볼 때 한국과의 관계 개선 제스처를 취하다가도 몇 달 뒤에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강행하며 한국 정부의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지금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마른 나뭇가지를 껴안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라는 강경한 표현도 나왔다.金실장 “朴대통령, 한일관계에 신경” 김 실장은 이런 이야기들을 묵묵히 경청했다고 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청와대의 생각과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김 실장이 국가안보자문단은 물론이고 다른 민간전문가들의 의견도 계속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겉으로는 대일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해법을 찾기 위한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남한에서의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북한의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는 22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오히려 북한은 학생 노동자 등 북한의 각종 사회단체까지 앞세워 대남 비방전을 확산시키고 있다. 23일 북한의 학생단체인 조선학생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악랄한 진보민주세력 말살 책동과 유신독재의 부활을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대중적 투쟁이 날로 격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학생위는 “남조선에 악명 높은 유신독재가 되살아나게 되면 청년학생의 소중한 꿈과 앞날에 대한 희망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근로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도 22일 한국 정부의 반박 성명 직후 대변인 담화를 내고 “조선의 각계각층은 낡고 부패한 독재정치를 갈아엎고 인민의 새 정치를 안아오기 위한 정의로운 항쟁에 나서야 한다”고 선동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시험으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면 옆자리에 앉은 소중한 친구가 경쟁자가 됩니다. 학교는 순위를 매기는 게 아니라 각자 꿈꾸는 인생 항로를 안내해주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서울 동작중학교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학교 방문은 ‘자유학기제’의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뤄졌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학생들에게 시험 부담을 주지 않고,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진로탐색 기회를 주는 교육과정으로 올해 2학기(9월)부터 동작중 등 일부 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날 1학년 과학 수업을 참관한 박 대통령은 학생 4명과 한 조를 이뤄 ‘이쑤시개를 활용한 교량 하중 실험’을 함께 했다. 수의사가 되는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면 평생 일을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실력이 처음에는 비슷해도 나중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수업 참관 후 학부모 교사 학생들과 간담회를 했다. 박 대통령은 “교육은 주입식으로 넣는 게 아니라 원래 타고난 것을 잘 끌어내주는 것이라고 볼 때 자유학기제는 의미가 매우 크다. 자유학기제를 교육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실 소속 행정관 한 명이 민간 기업으로부터 상품권을 받고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본보 보도로 드러나면서 청와대의 공직기강 확립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한 달 전쯤 경제수석실 행정관 3명이 교체됐다. 그중 한 명이 소액의 상품권을 받았고 청와대에 오기 전에 골프와 관련된 일이 있었다”며 “청와대는 특수한 곳인 만큼 일반 부처보다 도덕적인 잣대를 굉장히 엄격히 적용해 해당 부처로 복귀를 시켰다”고 본보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그는 “나머지 두 명은 문제가 있어서 나간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원대 복귀된 행정관은 10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해외 순방기간에 대통령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진행한 내부 감찰 때 서랍 속에서 상품권이 발견돼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본보 보도가 나간 뒤 일부 수석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사실을 숨기지 말고 그대로 발표하자”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들은 “명확히 시인하지 않고 갈 경우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고 특히 공직기강은 확실히 다잡는다는 기조하에 수시로 내부 감찰을 해 왔다”며 “연말을 맞아 청와대뿐 아니라 고위공직자 등 공직사회 전반으로 대대적인 감찰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정부 각 부처에서도 연말을 맞아 자체 감찰을 강화하며 공직 기강 확립에 나서고 있다. 공직비리 감찰을 담당하는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직원 30여 명이 제보를 토대로 상시 감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세종시 2단계 청사 이전이 예정돼 있어 공무원의 업무 태만, 근무지 이탈에 대한 감찰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공직복무관리관실 관계자는 “연말과 설 연휴 등을 앞두고 첩보 수집과 현장 감찰을 크게 강화해 업무량이 지난해보다 2, 3배로 늘었다”면서 “관행에 의한 사소한 것일지라도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면 적발해 엄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11월부터 연말까지 경찰청 본청 감찰 인력 24명을 총동원해 집중 감찰을 벌이고 있다. 감찰 대상도 본청, 부속기관, 지방경찰청, 전국 일선 경찰서 등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동정민 ditto@donga.com·김철중 기자}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 가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0일에도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 “수사 중,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특검 요구는 국론 분열과 정쟁의 확대·재생산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정원 국회 특위 수용안에 합의한 뒤 정국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검 도입이 여야 대치 정국을 푸는 열쇠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상을 규명하겠다면서 특검은 안 된다는 대통령의 뜻은 ‘갈증을 해소해 주겠다면서 물은 못 주겠다’는 억지와 같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 국회 특위 수용을 여야 대치 정국을 타개할 카드로 내놓은 뒤 수차례 여야 원내대표단의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특검에 막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대치 정국은 감사원으로 불똥이 옮아 붙고 있다. 민주당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거취와 연계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중순까지 황 후보자의 임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사원의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 구성이 무산된다. 현재 감사위는 감사원장 대행인 성용락 위원을 포함해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음 달 15일로 성 대행의 감사위원 임기(4년)가 끝나면 감사위 구성 요건(5명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설전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은 매일 상황보고와 심리전 내용을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했고 이 내용은 청와대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국정원의 심리전 지침이 특수정보 보고서인 ‘블랙북’ 형태로 국방부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직보됐다고 가세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부인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군의 (정치) 개입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선 개입을 기정사실화하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임신 중인 사람에게 애가 어떻게 생겼냐고 하는 것과 같다. 수사 결과를 보고 말해 달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정치권의 의혹 확대로 사이버사령부가 희생양이 됐다”며 “사이버사령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정치 관련은 3.6%(259건), 대선과 관련된 것은 1.3%(91건)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제조능력과 관련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북한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 핵무기 개발 능력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북측이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영변 원자로에 대해서도 “시험가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본격 가동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김철중 기자}
영토 및 역사 분쟁 갈등이 계속되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평화지수’ 순위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북핵 위협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악영향을 주는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안정돼가면서 평화지수 순위가 10계단이나 상승했다. 18일 세계평화포럼(이사장 김진현)이 통계수집이 가능한 143개국을 대상으로 △국내정치 △군사외교 △사회경제 등 3개 부문을 종합 분석한 ‘세계평화지수 201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평화지수 순위는 42위(78.5점)로 지난해(41위)보다 한 계단 떨어졌다. 일본(24위)은 경기 침체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의 여파로 전년 대비 5계단 하락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남중국해 등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112위)도 3계단 떨어졌다. 올해 1위는 독일(92.1점)이 차지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외국인을 겨냥한 북한의 개방형 관광 프로그램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영국인들이 운영하는 북한 전문 고려여행사는 “전례 없이 획기적인(brand new ground-breaking) 북한 여행이 가능케 됐다”며 “내년 9월부터 ‘베테랑 투어’(5박 6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투어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 시민의 대중교통 수단인 무궤도 전차(trolley bus)와 전차(tram)를 타고 도심을 둘러보는 일정이 포함된다. 사이먼 카커렐 고려여행사 대표(사진)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북측과의 수차례 협상으로 얻은 결과”라며 “대부분의 일정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고려여행사 측은 “전차 안은 물론이고 차창 밖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이례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평양 심장부를 여행할 수 있는 베테랑 투어 참가자는 최소한 북한을 한 번 이상 방문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외국인에 한해 허용된다는 특이한 조항이 포함됐다. 금강산 관광 15주년인 이날 남북 간 관광 통로는 여전히 막혀 있는 가운데 북한이 외국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광 문호를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묘향산에서 야간 캠핑과 트레킹을 진행하는 ‘북한 트레킹 & 캠핑’ 프로그램도 내년 5월 시작된다. 여행사 측은 7박 8일(1690유로·약 241만 원) 또는 9박 10일(1890유로) 일정 중 선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묘향산에서 캠프파이어로 마시멜로(하얀 설탕과자)를 불에 구워 먹고 별을 보며 잠을 청하는 야간 캠핑이 하이라이트. 평양 도심 교회에서 일요 예배를 보거나 평성시의 봉학 맥주공장, 가죽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도 마련됐다. 가죽 공장에서 생산하는 지갑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북한이 이런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카커렐 대표는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같은 특정 기호에 맞춘 스포츠레저 관광 일정도 개별적으로 논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려여행사는 2011년 9월 24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평양에서 남포까지의 청년영웅도로(평양∼남포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투어를 진행했다. 그는 “이 같은 관광 문호 개방을 당장 정치적 개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다양한 북한 관광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 원산 마식령 스키장 내년 1월말 개장 ▼한편 북한이 건설 중인 원산 마식령 스키장이 조만간 공사를 마치고 내년 1월 말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의 북한전문 여행사인 ‘우리투어스’의 안드레아 리 대표를 인용해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올해 말 스키장 건설이 끝난다는 통보를 받았다. 1월 24일 첫 스키 관광객이 방북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리 대표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관광객들은 평양과 판문점을 둘러본 뒤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동안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리프트 이용료와 숙박요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관광코스의 총비용은 2900∼3300달러(약 300만∼350만 원)가 될 것이라고 리 대표는 설명했다. 리 대표는 “북한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면서 “2월 28일∼3월 8일 같은 일정의 관광이 (몇 건) 잡혀 있다”고 VOA 측에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 과시와 외자 유치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스키장에 사용할 리프트를 스위스 등으로부터 수입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국가의 반대와 사치품 제재 등으로 무산돼 결국 중국의 중고 장비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안 jkim@donga.com·김철중 기자}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며 이는 영원한 힘입니다.”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사진)이 10월 31일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몽골 대통령실은 지난달 28∼31일 방북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김일성대 연설문을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15일 공개했다. 강연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몽골의 정치, 경제, 역사 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연설문을 보면 그가 주민에 대한 통제가 심한 북한에서 자유와 인권을 강조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에 대해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국가로 법치주의를 지지하며 개방정책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은 근본적인 인권,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자신의 선택으로 생활할 권리를 소중히 여긴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달콤해도 다른 사람의 선택대로 사는 것보다 고통스럽더라도 자신의 선택대로 생활하는 것이 낫다’는 몽골 속담을 인용하며 “자유는 모든 인간이 자신의 발전 기회를 발견하고 실현하게 하며, 이는 인간사회를 진보와 번영으로 이끈다”고 주장했다. 핵과 사형제도 등 북한 내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도 거침없이 발언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우리(몽골)는 2009년 6월 이후 사형집행을 멈췄으며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은 21년 전 비핵지대임을 공언했으며 (핵이 아닌)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방법으로 국가의 안보를 확보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행사장을 떠날 때까지 긴 박수를 보냈다. 몽골 대통령실 측은 “이번 연설은 북측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다만 북측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에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태풍 발생 1주일을 맞은 15일 필리핀은 외국에서 속속 들어오는 구조 인력과 구호 물품으로 피해 복구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도 이날부터 구조 인력과 물자를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타클로반 현지에 본격 투입했다. 의료 인력 20명과 구조 인력 15명 등 41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해외긴급구조팀은 15일 오후 공군 수송기로 타클로반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타클로반 시내에 있는 세인트폴스 병원으로 달려가 태풍으로 부상을 당한 필리핀 국민들에 대한 의료 구호 활동을 벌였다. 이와 별도로 한국 구조팀은 공군 수송기 2대에 실어온 구호 물품과 장비를 타클로반 공항에 내려놓고 현장 구조 활동에 나섰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송민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필리핀사무소장은 “16일부터 한국의 구호 활동도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벨기에 이스라엘 등도 시내의 병원을 1곳씩 맡아 의료 봉사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타클로반 시내의 병원은 기능이 거의 마비됐었다. 세인트폴스 병원에서는 의사 2명이 경상자들에게 소독약을 처치해주는 등 간단한 치료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의 민간 봉사단이 험로를 뚫고 고립됐던 이재민들에게 직접 달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육상 도로가 막히자 세부에서 구호 물품을 선박에다 싣고 27시간 항해 끝에 타클로반 해안 마을로 들어가 구호 물품을 나눠줬다. 하지만 구호품은 턱없이 부족했다. 타클로반 아피통 지역에 사는 게이 훈틸라 씨는 “집이 부서진 친척과 함께 20명이 한집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구호 물품은 한 번밖에 받지 못했다”며 “멀리서 친지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구호팀과 구호물품의 유입이 늘면서 타클로반 공항에서는 병목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14일 이 공항 상공에 진입한 한국 공군 수송기 3대는 활주로가 없어 30분 안팎을 선회하다가 세부 공군기지로 회항하기도 했다. 한명학 씨 등 생존 교민 11명과 한국 봉사단원 27명은 14일과 15일에 걸쳐 수송기로 타클로반에서 세부로 빠져나갔다. 외교부는 15일 “필리핀 타클로반 인근에 체류하는 한국인 55명 중 52명의 생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타클로반=허진석 jameshuh@donga.com김철중 기자}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사진)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가 반인륜 범죄에 해당하는지, 북한의 어떤 개인과 기관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확인한 것을 종합하면 북한에서 전면적인 인권 침해가 이뤄진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인권 조사를 위해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와 미국 뉴욕에 있는 중국 대표부를 통해 북-중 접경지역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 지역을 통한 탈북자 수가 줄고 있는데 그 원인이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와 탄압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난해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이 방한하려면 사죄부터 하라’고 말한 것이 한일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 아니냐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최근 일본을 다녀온 정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을 바라보는 보통 일본 사람의 정서를 이같이 전했다. 복수의 주한 일본 특파원도 이런 분위기가 틀리지 않다고 답했다. 일본의 강경 우파 언론과 정치인은 일본 내 일부 반한(反韓)감정에 기름을 붓곤 한다. 강경 보수 성향의 슈칸분슌(週刊文春)은 14일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은 어처구니없는 국가임에도 아직 이성적인 외교 게임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라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는 ‘아베 총리 주변의 소식통’이다. 또 이 주간지는 “한 외교소식통은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간신(奸臣)이 있기 때문이고 그 필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라고 헐뜯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아베 총리 측근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거론하는 한국에 대한 금융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운 차원의 ‘정한(征韓·한국 정복) 전략’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몰상식한 보도”라고 일축했다. 살얼음판 같은 한일 관계는 이런 몰이해와 몰상식이 계속되면서 빙하기(氷河期)를 맞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양식 있는 시민사회에서는 “한일 관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한일 정부에서도 접점을 찾으려는 물밑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 떼려야 뗄 수 없는 의존 관계 한일은 안보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서로 필요하다. 평시에 주한미군은 주일미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일본이 주한, 주일미군을 지원하는 핵심기지가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없다면 미군은 괌이나 하와이에서 한반도로 진격해야 한다”며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란 이중장치가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도 일본은 한국의 2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일본의 3대 교역국이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1250만 명(2013년도 예상치) 가운데 약 3분의 1인 400만 명이 일본인이다. 또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132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양국 정부 안팎에서 “경제·문화적인 교류를 지속하면서 정치·외교적인 관계 개선도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 긴밀성이 깔려 있다. ○ ‘단호한 대응’-‘실리적 대처’ 구분하는 지혜 필요 박 대통령은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3·1절 경축사에는 없던 표현이다. 그만큼 ‘일본의 태도변화를 기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양국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그 1차 책임은 박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하지 않는 일본 정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일본의 극적인 변화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것이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상회담 개최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각료급 회담도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실무 차원의 다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외교적 난제 해결을 위한 구심점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접촉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문제도 사안별로 성격이 다른 만큼 분리 대응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조세영 동서대 교수(전 외교부 동북아국장)는 “강제징용자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 체결 때 ‘한국 정부가 일괄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만큼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군 위안부는 청구권에 포함되지 않았고 일본이 양자협의에도 응하지 않는 만큼 중재위원회에 회부해서라도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13일 새벽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의 삼보(러시아 전통 무술) 국가대표 선수단과 만난다. 12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대한삼보연맹이 주관하는 환영행사에 참석해 국내 선수단을 격려할 예정이다. 13일 새벽에 도착해 당일 밤 한국을 떠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삼보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삼보 사랑이 유별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젊은 시절 삼보 선수로 활약한 바 있으며 국제삼보연맹(FIAS)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현 FIAS 회장인 바실리 셰스타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의 유도 코치였다. 러시아의 국기(國技)인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호신술’이란 뜻이다. 세계적인 이종격투기 선수인 표도르 에멜리아넨코가 대표적인 삼보 출신 스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대문호인 알렉산드르 푸시킨 동상 제막식에도 직접 참석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비자(사증)면제 협정을 체결한다고 청와대가 12일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통일의 새벽이 왔으나 그 준비는 여전히 한밤중입니다. 정치지도자들이 나서서 ‘통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최근 박 이사장은 ‘21세기 한반도의 꿈 선진 통일 전략’을 써냈다. 이날 기념회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의원,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통일 관련 단체 인사 등 총 3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박 이사장은 “이 자리에 이렇게 많은 정치인을 모신 이유가 바로 통일 운동에 더욱 앞장서 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황 대표는 “우리 세대는 아무 이유 없이 무조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통일에 대한 생각과 그 이유가 다 다르다”면서 “지금 시점이야말로 화두를 통일로 돌려서 국민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독일 통일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독일이 통일될 때 일부에서는 통일을 반대했지만 지금 통일된 독일은 유럽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기관차로 성장했다”며 “통일 비용이라는 것은 일본이 만들어낸 완전한 허구”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황 대표와 이 의원 외에도 정몽준 서청원 김무성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은 축사에서 “새누리당이 10년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 이사장을 내세운다면 민주당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외교는 조용할수록 좋다”는 지론을 펴온 ‘대한민국 최장수 외교수장’이 11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박동진 전 외무부 장관(사진). 향년 91세. 고인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일본 주오대를 졸업했다. 1949년 국무총리비서실에서 근무하다가 1951년 외무부에 입부했다. 이후 외무부 의전국장, 외무부 차관, 주유엔 대사, 외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1981년과 1985년에는 민정당 전국구 의원에 당선돼 11, 12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를 나온 뒤에도 국토통일원 장관, 주미 한국대사, 한국외교협회장을 맡았다. 특히 고인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75년 외무부 장관에 임명돼 1980년까지 약 5년간 17대 외무부 장관을 지내며 격동의 한국 현대외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1976년 박동선 사건(한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 의회 의원들에게 로비했던 사건), 1979년 10·26사태, 12·12쿠데타 등으로 복잡했던 한미관계를 원활하고 조용히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신군부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항의를 전달하려는 당시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대사를 맞상대한 것도 고인이었다. 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와 의회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민감한 시기였다. 당시 고인은 미 행정부가 한반도 정세에 관한 비밀보고서를 상하원 외교위에 각각 제출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신속하게 대처하기도 했다. 1988년 민정당 국회의원이었던 고인은 정부로부터 주미 한국대사로 임명돼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옛 소련 붕괴 등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는 시점에 3년간 주미대사를 맡아 한미 관계 증진에 힘썼다. 고인은 대표적인 미국 공화당통으로 손꼽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2001년) 이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 당시 본보 인터뷰에서 “그런 직설적 표현은 공화당 체질로 볼 때 예상할 수 있는 것인데 우리(한국 정부)가 너무 야단스럽다”며 “외교의 시작은 상대를 정확히 아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족으로는 현민(玄民) 유진오 선생의 딸인 부인 유충숙 여사, 아들 태선 씨, 딸 숙경 혜경 승완 씨, 사위 김등진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 8시. 외교부는 고인의 장례를 외교부장(葬)으로 치르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김영자 전 국회의원(사진)이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보건복지부 부녀아동국장,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등을 거쳐 통일주체국민회의 유신정우회 소속으로 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딸 민현대 씨와 사위 김영운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2일 오전 7시. 02-3410-3153}
“제 프랑스어 실력의 비결요? 벨기에 만화 ‘탱탱의 모험’ 덕분이죠.”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 기간 중 벨기에 필리프 국왕과의 만찬 자리에서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필리프 국왕이 매우 흥미로워하며 “탱탱의 모험 만화 전집을 다 보셨는가”라고 묻자 박 대통령은 “전집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탱탱의 모험(Les Aventures de Tintin)’은 벨기에의 만화 작가 에르제가 프랑스어로 연재한, 탐방기자 탱탱과 그의 개 밀루(Milou)의 세계 모험 이야기. 청와대는 10일 이런 내용을 포함해 이번 순방 기간 중 대통령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아 공개했다. 박 대통령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만남은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과 영국의 여성 군주가 만난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대통령은 공식 환영장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요크 공작에게 “런던 올림픽 개막식 때 여왕이 ‘본드 걸’을 맡은 것은 전 세계인들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여왕에게도 직접 본드 걸 얘기를 언급했다. 이에 여왕은 웃으며 “놀라운 것은 본드 역할을 맡은 배우인 대니얼 크레이그가 왕궁을 출입하고, 왕궁에 시종이 그렇게 많은데도 비밀이 철저하게 지켜졌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여왕은 박 대통령에게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몇 살 때부터 하게 되었는지도 물었다. 박 대통령이 “22세에 모친이 돌아가셨다”고 답하자, 여왕은 “나도 25세 때 선왕이 돌아가셔서 여왕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한국의 조선업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박 대통령은 웨섹스 백작(여왕의 3남)이 한국의 조선업을 칭찬하자 “오래전 한국 기업인(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영국에 조선업의 차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500원짜리 지폐의 거북선을 보이며 ‘우리 민족은 오래전 거북선도 건조한 민족’이라 했다더라”고 소개했다. 또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며 “배를 만드는 방법보다는 바다에 대한 꿈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바다에 대한 꿈을 키우면 자연히 배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영국 왕실 측은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위해 올여름부터 박 대통령이 머물 버킹엄궁의 벨지안 스위트를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박 대통령과 함께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는 그가 왕실을 대표해 국빈 행사에 나선 첫 번째 일이었다. 박 대통령은 윌리엄 왕세손에게 “왕세손처럼 왕실이 모범을 보이기 때문에 영국 국민이 왕실을 더욱더 존경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국 정상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사회당 총재 시절 불만을 가진 사람들마저 그의 친근한 태도에 감명받게 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한국에 ‘외유내강(外柔內剛)’ 이라는 말이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부드러우면서도 필요할 때에는 단호함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오래전 일을 기억해 언급해 준 대통령의 세심함과 배려심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엘리오 디뤼포 벨기에 총리 역시 박 대통령에게 “각양각색의 나비넥타이를 선물해 줘 고맙다”며 각별한 감사를 표했다. 디뤼포 총리가 항상 나비넥타이를 착용하고 다녀 일명 ‘미스터 나비(Monsieur Papillon)’라고 불리는 점에 착안해 ‘맞춤형 선물’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사진)가 두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10일 “황 후보자가 1981년 7월부터 2년간 5차례 전입전출을 했으며, 이 중 최소 2차례는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1981년 7월 경기 광주군에서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 아파트로 배우자와 함께 주소를 옮겼다. 황 후보자는 “배우자가 서울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진료와 출산을 하기 위해 학교 동료 교사의 집으로 전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당시 황 후보자의 장녀는 용산구의 한 병원에서 태어났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또 1982년 서울 강동구 길동으로 이사한 뒤 5개월 만에 가족 전원의 주소지를 경기 광주군으로 옮겼다. 황 후보자는 “경기 광주에서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하고 면허증 주소에 주민등록증 주소를 맞추려고 주소지를 일시 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위원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황 후보자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03년 2학기부터 2005년 1학기까지 수강한 10과목 중 4과목의 강의시간이 일과 시간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측은 “수강계획서에는 강의 시간이 주간으로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야간에 강의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