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준

오승준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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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승준 기자입니다.

ohmygod@donga.com

취재분야

2026-01-25~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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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친구 폰 찾아라” 한강공원 대대적 수색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의대생 손정민 씨(22)의 발인식이 5일 열린 가운데 경찰은 해당 공원에서 손 씨가 실종될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경부터 경력 30여 명을 투입해 손 씨가 실종된 한강공원을 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경찰은 손 씨 실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가 “술에 취해 손 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가며 놓고 갔다”고 진술한 A 씨의 휴대전화와 고인의 유류품을 찾는 데 주력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새벽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와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손 씨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오전 3시 40분 이후의 행적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A 씨가 갖고 있던 손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포렌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5일 반포한강공원에서는 경찰 외에 손 씨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와 시민 20여 명도 자체적으로 수색을 벌였다. 이들은 오후 5시경 A 씨의 것과 같은 기종의 휴대전화를 또 하나 찾아내 민간업체에 분석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주말에는 손 씨 부모님도 수색에 동참하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경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손 씨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손 씨의 아버지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 정민아.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 거야”라며 “엄마는 걱정하지 마. 아빠 믿지. 사랑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도 운구 차량으로 가는 아들의 영정을 뒤따르다 “정민아, 가지 마”를 거듭하며 크게 오열했다. 손 씨의 친구들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게임캐릭터와 e스포츠 팀 유니폼을 영전에 바쳤다. 실종 당일 한강공원에서 같이 보기로 했던 친구 최모 씨도 발인식에 참석했다. 최 씨는 당일 손 씨와 A 씨에게 함께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으나 피곤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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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사망 대학생 발인…휴일에도 수사 이어져

    “하늘이 내려준 선물 정민아.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 거야.” 미리 준비한 편지를 꺼내들었지만 목소리는 처음부터 떨려왔다. 아버지는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엄마는 걱정하지 마. 아빠 믿지”라고 했지만 “사랑한다”고 말하며 목 놓아 흐느꼈다. 5일 오전 9시경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손정민 씨(22)의 발인식은 시종일관 무겁고 애통했다.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30일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사흘만이다. 덧없이 가버린 손 씨를 배웅하기 위해 참석한 유족과 친구 등 50여 명은 하나같이 눈물이 가득했다. 손 씨의 어머니는 운구 차량으로 가는 아들의 영정을 뒤따르다 “정민아, 가지 마”만 반복하며 크게 오열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손 씨의 친구들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게임캐릭터와 e스포츠 팀 유니폼을 영전에 바치기도 했다. 손 씨는 평소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나오는 캐릭터 이렐리아를 좋아해 주변에서 별명이 ‘정렐리아’였다고 한다. 손 씨의 대학 동기는 “정민의 미소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고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며 살겠다”며 울먹거렸다. 발인식에는 실종 당일 한강공원에서 같이 보기로 했던 친구 최모 씨도 참석했다. 최 씨는 당일 손 씨 등에게 함께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으나 피곤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손 씨의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로 평소 술을 마시면 활발해졌다가 이내 잠이 들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기다리며 손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 씨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친구 A 씨는 “술에 취해 휴대전화를 바꿔들고 온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한강공원에서는 A 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물론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 시민 서너 명도 수색을 벌이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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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합금지 비웃듯…‘상습 불법영업’ 유흥주점서 53명 무더기 적발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하며 상습적으로 불법 영업을 이어온 서울 서초구의 A 유흥주점이 4일 경찰에 적발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발령에 따라 지난달 12일부터 유흥주점을 포함한 유흥시설 6종의 영업이 금지된 상태다.경찰은 4일 오후 10시경 건물 지하1층에 위치한 유흥주점에서 13개 객실에서 술을 마시던 종업원과 손님 등 총 53명을 적발했다. 경찰은 서초구청으로 관련 내용을 통보했고, 단속 중에 경찰에 욕설 및 폭행를 한 피의자 1명은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경찰에 따르면 멤버쉽 형태로 운영돼 예약 손님들만을 입장시키는 A 유흥주점은 지난해부터 총 여섯 차례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다. 지난 1일에도 감염병예방법위반으로 적발돼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불법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해당 유흥주점은 출입문이 여러 개 있고, 강철 재질이라 밖에서 소음이 들리지도 않는다”며 “민원이 많아 매번 출동했지만 여덟 차례나 적발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오승준기자 ohmygod@donga.com}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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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사망 의대생 의혹 풀자” 시민들이 제보-수색까지 나섰다

    “25일 새벽 한강공원 출입구 쪽 도로에 주차했던 분들은 차의 블랙박스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단지에는 애절한 호소를 담은 공고문이 붙었다. 공동현관은 물론이고 아파트 건물의 모든 엘리베이터에도 같은 글이 부착됐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를 언급하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제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손 씨의 아버지 블로그 주소도 함께 담겨 있다. 이 공고문은 손 씨의 유족이 붙인 게 아니었다. 아파트관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주민이 관리실에 요청한 뒤 직접 일일이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손 씨 가족과 아무 관계도 없으며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의 한 50대 주민은 “손 씨 소식을 듣고 비슷한 나이대의 조카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 꼭 관련 증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25일 오전 3시 전후 공원을 방문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실종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손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건 당일 손 씨의 흔적을 찾아 유족을 도우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장 주변 주민들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증거가 될 만한 정보들을 모으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도 손 씨의 아버지에게 다양한 제보를 보내오고 있다고 한다. 손 씨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도 자발적으로 현장에서 무료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차 씨를 위해 간식 등을 준비하겠다고 나섰으나, 차 씨는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4일 차 씨는 공원에서 손 씨와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의 것과 같은 기종의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경찰이 확인한 결과 A 씨의 휴대전화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5일 다시 한강에 나가 수색하겠다”며 “자원봉사자 20, 30명이 도와주시기로 했다. 오전 9시부터 수중과 잔디밭, 수풀 등을 수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손 씨의 사인을 밝혀 달라’는 글에는 4일 오후 6시 기준 24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인터넷에는 “유족이 최고의 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성금을 모으자” “한강 수색을 도울 금전적 지원 수단을 알아보자”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고마운 일이나 일부에선 허위 제보를 하거나 억측을 부풀려 경찰 수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씨의 아버지도 4일 동아일보와 만나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추측을 바탕으로 제보하는 분들이 많은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인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아버지는 또 “4일 오후 1시경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냈다”며 “수사가 미흡한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요청과 증거 소실 전에 조치를 취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관련 가짜뉴스도 범람하고 있다. 익명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손 씨와 같은 과에 다닌다. 당시 공원에 함께 있었다. 경찰에 제보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지어낸 얘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의사라거나 퇴직한 강남경찰서장이라는 신상 털기식 게시물들도 쏟아졌다.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의 여러 억측은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면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법의학자는 “부검을 통해 시신에 있는 상처의 발생 시점이 언제인지 밝힐 수 있다. 외부 압박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비교적 약한 힘으로 밀치는 등의 충격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박종민 기자}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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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공원 CCTV 500m당 1대 ‘띄엄’… 의대생 사망뒤 불안 확산

    “정민이 찾는 데 쓸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공원 입구에 설치된 거 한 곳밖에 없었어요.”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 씨(22)의 아버지 손현 씨(50)는 3일 오전 동아일보와 만나 안타까움을 곱씹었다. 실종 당일부터 아버지는 아들의 행방을 찾으려 필사적으로 CCTV를 찾아다녔다. 너무 거리가 멀어 사람이 개미만 한 크기로 찍힌 잠수교 CCTV까지 들여다봤다. 하지만 결국 손정민 씨가 잡힌 영상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경 친구 A 씨와 함께 공원 나들목(출입구)을 지나가는 모습과 한 편의점 내부에서 찍힌 게 다였다. 손현 씨는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은 하나도 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현재 손정민 씨가 숨진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원에서 실종 추정 지점을 촬영하는 CCTV가 없어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3일 오후 반포한강공원을 찾았더니 평일에도 수백 명이 여러 곳에 흩어져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나들목에 설치된 것 외에는 CCTV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원에서 만난 박모 씨(24)도 “늦은 밤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CCTV가 없으니 불안할 때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한강공원은 서울시 면적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로 총길이는 약 85km다. 본부가 관리하는 CCTV는 현재 462개로 대부분 나들목이나 승강기 주변에 설치돼 있다. 공원 내부를 찍는 CCTV는 163개로, 평균 약 500m당 1개꼴이다. 총 면적 56만3015m²(길이 7.2km)의 반포한강공원은 내부에 설치된 CCTV가 22개뿐이다. 산책로 등 공원 안쪽을 촬영하는 CCTV는 1개뿐이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공원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016년 한 20대 여대생이 실종 8일 만에 마포구 망원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경찰은 “현장을 담은 CCTV 영상이 없어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한강사업본부도 CCTV가 부족하단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본부의 ‘2020년 세입·세출 예산안 검토보고서’에는 “기존 CCTV가 428개(2019년 기준)임을 고려할 때 500개 추가 설치가 필요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이후 증설된 CCTV는 34개에 그쳤다. 한강사업본부 측은 “공원에 입점한 편의점과 카페 등 민간시설에서 직접 관리하는 CCTV도 700개가량 설치돼 어느 정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본부에서 관리하는 CCTV가 부족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점차 확충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 CCTV는 대부분 시설 내부를 촬영하는 데다 성능 보장이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강공원에 인적이 드물어지는 심야에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셉테드(범죄예방설계)학회 회장을 지낸 이경훈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강 둔치는 기본적으로 실족 위험이 높을뿐더러 야밤에 방문객이 줄면 자연감시(주변 사람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감시)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CCTV마저 없다면 예방적 차원에서도, 사후 수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오승준 기자}

    •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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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공원 CCTV 500m당 1대…의대생 사망뒤 불안 확산

    “정민이 찾는 데 쓸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공원 입구에 설치된 거 한 곳밖에 없었어요.”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 씨(22)의 아버지 손현 씨(50)는 3일 오전 동아일보와 만나 안타까움을 곱씹었다. 실종 당일부터 아버지는 아들의 행방을 찾으려 필사적으로 CCTV를 찾아다녔다. 너무 거리가 멀어 사람이 개미만한 크기로 찍힌 잠수교 CCTV까지 들여다봤다. 하지만 결국 손정민 씨가 잡힌 영상은 24일 오후 11시경 친구 A 씨와 함께 공원 나들목(출입구)을 지나가는 모습과 한 편의점 내부에서 찍힌 게 다였다. 손현 씨는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은 하나도 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현재 손정민 씨가 숨진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원에서 실종 추정 지점을 촬영하는 CCTV가 없어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3일 오후 반포한강공원을 찾았더니 평일에도 수백 명이 여러 곳에 흩어져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나들목에 설치된 것 외에는 CCTV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원에서 만난 박모 씨(24)도 “늦은 밤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CCTV가 없으니 불안할 때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한강공원은 서울시 면적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로 총 길이는 약 85km다. 본부가 관리하는 CCTV는 현재 462개로 대부분 나들목이나 승강기 주변에 설치돼있다. 공원 내부를 찍는 CCTV는 163개로, 평균 약 500m당 1개 꼴이다. 총 면적 56만3015㎡(길이 7.2km)의 반포한강공원은 내부에 설치된 CCTV가 22개뿐이다. 산책로 등 공원 안쪽을 촬영하는 CCTV는 1개뿐이라고 한다. 이러다보니 공원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016년 한 20대 여성이 실종 8일 만에 마포구 망원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경찰은 “현장을 담은 CCTV 영상이 없어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한강사업본부도 CCTV가 부족하단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본부의 ‘2020년 세입․세출 예산안 검토보고서’에는 “기존 CCTV가 428대(2019년 기준)임을 고려할 때 500대 추가 설치가 필요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이후 증설된 CCTV는 34개에 그쳤다. 한강사업본부 측은 “공원에 입점한 편의점과 카페 등 민간시설에서 직접 관리하는 CCTV도 700개가량 설치돼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본부에서 관리하는 CCTV가 부족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점차 확충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 CCTV는 대부분 시설 내부를 촬영하는데다 성능 보장이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강공원에 인적이 드물어지는 심야에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셉테드(범죄예방설계)학회 회장을 지낸 이경훈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강둔치는 기본적으로 실족 위험이 높을 뿐더러 야밤에 방문객이 줄면 자연감시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CCTV마저 없다면 예방적 차원에서도 사후 수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오승준기자 ohmygod@donga.com}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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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신상털이… 대학가 ‘코로나 낙인’ 몸살

    여정성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지난달 11일 서울대 학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학생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e메일을 보냈다. 여 부총장은 호소문에서 “확진 사실을 바로 학교에 알리고 협조해 준 학생들에 대해 익명의 게시판에서 근거 없는 비방과 부정적인 낙인이 가해지고 있다”면서 “확진자에 대한 개인정보의 유출이나 인신공격성 비난은 정당화할 수 없는 인권침해이자 위법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에서는 지난달 6일 재학생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이 학생이 소속된 골프 동아리를 중심으로 16명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대는 즉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 발생 사실과 함께 시간대별 동선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골프 치다 걸린 사람은 반성하라”, “지하 연습장에서 운동했다는 게 드러났는데 할 말이 있느냐”, “골프부는 입 다물고 있으라”는 등 비난 게시물과 댓글이 수백 건 쏟아졌다. 해당 동아리 이름까지 공개되면서 “골프부원이 다른 동아리에도 소속돼 있다” “여기도 (골프 동아리 확진자인 것으로) 짐작 가는 사람이 있다”는 등의 추측성 ‘신상털이’도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캠퍼스 내 대면수업이 확대되면서 서울대 등 여러 대학에서 ‘코로나 낙인찍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확진자 또는 밀접 접촉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고,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빨라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학내 확진자에 무차별 비난… “코로나 낙인이 병보다 무섭다” “확진자는 정신머리가 있는 거냐고. 아 진짜 × 열받는다.” “제발 집에 가만히 좀 계세요. 동물들처럼 침 질질 흘리면서 돌아다니지 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학들에서는 어김없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진 학생들을 향한 비난 게시글이 쏟아졌다. “마스크 처벗고 노닥거린 거냐”는 비난뿐 아니라 “확진자가 △△동아리에도 소속돼 있다”는 등의 신상 털기도 만연했다.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던 대학생들은 학내의 ‘코로나 낙인’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부원 A 씨는 지난해 11월 총 1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집단감염’ 확진자 중 한 명이다. A 씨는 “한두 다리 건너면 서로 전부 아는 게 대학 공간인 만큼 ‘어느 동아리에서 누가 확진됐다’는 이야기가 순식간에 여기저기서 돌았다”고 했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련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도 난무했다. A 씨는 하루아침에 ‘죄인’이 됐다. A 씨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 일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집단감염 동아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아직 애쓰는 중이다”라며 착잡해했다. 연세대 재학생 B 씨는 지난해 11월 학교 친구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낙인이 찍혀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확진 직후 “이 시국에 왜 밥을 여럿이서 먹었느냐”는 등의 비난과 함께 당시 상황을 과장한 헛소문이 떠돌았다. B 씨는 “비난 여론이 워낙 거세다 보니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했다. 같은 달 연세대에서는 한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주의하게 모임을 갖게 된 것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생각 없는 행동으로 불편을 끼쳐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올해 3월 서강대에서도 한 재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기숙사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학내 여론의 압박을 느낀 그의 기숙사 룸메이트까지 코로나19 검사도 받기 전 자신의 사흘간 동선을 스스로 공개했다. 룸메이트는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철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좁은 커뮤니티에서는 신상이 특정될 위험이 높은 만큼 비난 대상들의 스트레스가 더 크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지는커녕 집단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공포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대학에서는 관계의 지속성이 높은 만큼 피해자들이 느끼는 사회적 낙인이 더 강렬하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7.8%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인간관계가 좁고 촘촘한 캠퍼스 내에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찍기’가 방역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서울대 여정성 부총장은 교내 학생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교내 확진자 공지는 확진자들의 협조가 있어야만 작성될 수 있다”면서 “(비난으로 인해) 추후 구성원들이 진단검사 자체를 꺼리거나 역학조사에도 제대로 임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 더욱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오승준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김태성 기자}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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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내 확진자에 무차별 비난… “코로나 낙인이 병보다 무섭다”

    “확진자는 정신머리가 있는 거냐고. 아 진짜 × 열받는다.” “제발 집에 가만히 좀 계세요. 동물들처럼 침 질질 흘리면서 돌아다니지 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학들에서는 어김없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진 학생들을 향한 비난 게시글이 쏟아졌다. “마스크 처벗고 노닥거린 거냐”는 비난뿐 아니라 “확진자가 △△동아리에도 소속돼 있다”는 등의 신상 털기도 만연했다.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던 대학생들은 학내의 ‘코로나 낙인’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부원 A 씨는 지난해 11월 총 1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집단감염’ 확진자 중 한 명이다. A 씨는 “한두 다리 건너면 서로 전부 아는 게 대학 공간인 만큼 ‘어느 동아리에서 누가 확진됐다’는 이야기가 순식간에 여기저기서 돌았다”고 했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련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도 난무했다. A 씨는 하루아침에 ‘죄인’이 됐다. A 씨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 일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집단감염 동아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아직 애쓰는 중이다”라며 착잡해했다. 연세대 재학생 B 씨는 지난해 11월 학교 친구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낙인이 찍혀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확진 직후 “이 시국에 왜 밥을 여럿이서 먹었느냐”는 등의 비난과 함께 당시 상황을 과장한 헛소문이 떠돌았다. B 씨는 “비난 여론이 워낙 거세다 보니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했다. 같은 달 연세대에서는 한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주의하게 모임을 갖게 된 것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생각 없는 행동으로 불편을 끼쳐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올해 3월 서강대에서도 한 재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기숙사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학내 여론의 압박을 느낀 그의 기숙사 룸메이트까지 코로나19 검사도 받기 전 자신의 사흘간 동선을 스스로 공개했다. 룸메이트는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철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좁은 커뮤니티에서는 신상이 특정될 위험이 높은 만큼 비난 대상들의 스트레스가 더 크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지는커녕 집단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공포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대학에서는 관계의 지속성이 높은 만큼 피해자들이 느끼는 사회적 낙인이 더 강렬하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7.8%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인간관계가 좁고 촘촘한 캠퍼스 내에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찍기’가 방역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서울대 여정성 부총장은 교내 학생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교내 확진자 공지는 확진자들의 협조가 있어야만 작성될 수 있다”면서 “(비난으로 인해) 추후 구성원들이 진단검사 자체를 꺼리거나 역학조사에도 제대로 임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 더욱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김윤이 yunik@donga.com·오승준·김태성 기자}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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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이 앗아간 20대 배우의 꿈… “내 일 같다” 함께 아파한 또래 청춘들

    “못난 세상에서 힘들었을 텐데, 마치 내 잘못인 것처럼 미안해지네요.” 최근 배우 A 씨(22)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선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약 1년 전에 올렸던 게시물에 계속해서 댓글이 달리고 있는 것. 며칠 사이에 벌써 230개를 넘어섰다. A 씨와 또래인 듯한 청년이 26일 올린 글처럼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너무 속상하다” 등 안타까움과 위로가 가득하다. A 씨는 2019년 한 케이블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일반인으로 출연해 고달팠던 어린 시절을 털어놓으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배우의 꿈을 키우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활동하며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달 초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공개된 뒤 그를 추모하는 이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A 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 보이스피싱을 당해 크게 상심했었다는 게 알려지며 10, 20대들이 더욱 공감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도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젊은 배우가 어이없는 사기에 꺾여버린 상황을 보며 동시대 청년들도 자신들의 힘겨운 현실을 떠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군다나 최근 젊은 세대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게 늘고 있어 더욱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6일 오후 6시경이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는 없었으나, 타살을 의심할 증거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 씨의 사망 사건은 극단적 선택으로 종결됐다. 그런데 A 씨는 숨지기 하루 전인 5일 한 경찰서를 찾아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신고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A 씨에게 ‘본사 담당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전화를 걸어 상품권의 핀 번호를 전송하게 해 돈을 챙겼다고 한다. 피해액은 알바를 하며 생계를 꾸리던 A 씨에겐 너무나 큰 돈인 200만 원이었다. 실제로 경찰청의 ‘보이스피싱 연령별 피해자 현황’을 보면 청년들의 피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10, 20대 피해자가 2019년 3855명에서 지난해 5323명으로 약 38%나 늘어났다. 다른 연령은 10∼2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A 씨와 같은 20대인 B 씨도 “얼마 전 보이스피싱에 당할 뻔해서 A 씨가 남처럼 여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B 씨는 지난달 “대출 만기가 됐는데 상환하지 않았다”는 보이스피싱에 계좌번호 등을 넘겨주려다 뭔가 찜찜해 주저하다가 겨우 벗어났다고 한다. 그는 “요즘 금수저를 제외한 청년들은 웬만하면 다들 갚을 대출금이 있다 보니 깜빡 속았다”며 “만약 몇백만 원이라도 뺏겼으면 살아갈 의지를 잃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10대나 20대를 대상으로는 거액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게는 수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 정도로 사기를 쳐 ‘설마 이런 걸로’라고 가벼이 여기다 당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월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취업준비생 김모 씨(28)가 입은 피해액도 420만 원이었다. 최근엔 게임회사가 주말엔 고객센터 연결이 어려운 점을 악용해 게임 아이템 구매용 인증번호를 가로채 돈을 빼가는 등의 ‘청년 타깃형’ 보이스피싱도 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청년들은 사회생활 경험이 적다 보니 윗사람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권기범 kaki@donga.com·오승준 기자}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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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10시 이후 청계천은 거대한 술판으로 변한다

    “무슨 축제나 행사라도 열린 줄 알았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야외라지만 저렇게 가득 모여 술 마셔도 괜찮나요?” 23일 금요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종로구 청계천.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회사원 박모 씨(47)는 청계천 쪽에서 나는 왁자지껄한 소리에 무심코 다가갔다가 깜짝 놀랐다. 청계천 주변과 계단 등을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거나 턱까지 내린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박 씨는 “과장이 아니라 술 냄새가 바깥 도로까지 진동할 정도였다”며 “어떻게 별다른 제재 없이 이런 게 가능한지 의아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250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 우려가 커졌지만 청계천에 인파가 몰리며 방역수칙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강공원과 대학 캠퍼스 등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5인 이상 모임 또는 마스크 미착용 등이 서울 도심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식당 등의 오후 10시 이후 영업은 막아놓고, 이는 단속 안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동아일보가 23, 24일 밤 청계천 주변을 돌아봤더니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술자리를 갖는 시민들이 수백 명에 이르렀다. 24일 오후 10시∼11시 30분 1시간 반 동안 청계천관리처가 세운상가 인근부터 청계광장까지 약 1.6km 구간에서 302명에게 음주 금지 및 방역수칙 준수를 계도할 정도였다. 청계천은 원래 서울시 조례에 따라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음주가 금지된 구역이다. 하지만 해가 떨어지는 오후 7시쯤부터 이런 규칙은 쓸모가 없어졌다.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술집이 문을 닫는 오후 10시 전후부터는 괜찮은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방역수칙 위반은 숫자를 세기도 힘들 정도였다. 빽빽하게 들어앉아 1m 이상 거리 두기는 애당초 물 건너간 상황. 24일 밤 청계천관리처로부터 마스크 부실 착용 지적을 받은 시민은 175명에 이르렀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긴 이들도 상당했다.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단속 권한이 없어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라며 “오히려 큰소리치고 멱살을 잡아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청계천 산책로 800m에 230명 인파… 대부분 음주-5인이상 모임도밤 10시 청계천은 거대한 술판“여긴 야외라서 5명 이상 모여도 되는 줄 알았어요.” 24일 밤 서울 청계천 관수교 인근에서 술을 마시던 남녀 6명은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관계자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자제를 요청하자 당황하는 눈치였다. 일행 중 하나인 대학생 이모 씨(22)는 관계자가 자리를 떠난 뒤 “일행이 많아 일부러 식당에 안 가고 청계천에 왔다”며 “실외에서도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적용되는 줄 몰랐다”고 머쓱해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방역수칙을 준수했느냐 여부가 아니다. 바깥이라도 사람들이 밀집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언제든 전파될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당연하다.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로 전염되기 때문에 야외라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야외 확진은 감염 경로마저 불분명해 역학조사도 쉽지 않다.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밀집된 술판, 방역수칙 요청해도 효과 없어 24일 오후 10시 반경 800m 정도 되는 청계천 광교와 관수교 사이의 인파를 세어봤더니 23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촘촘히 앉은 이들은 대부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특히 삼일교 밑 돌계단에서는 30여 명이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밀착한 모습도 보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실내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시민이 많다. 해당 지침은 실내외 구분이 없다”라고 우려했다. 야외라고 가볍게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었다. 남녀 예닐곱이 뒤섞인 한 무리는 생선회 등을 차려놓고 소주를 나눠 마시기도 했다. 떡볶이와 컵라면을 안주로 삼아 ‘소맥’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거나한 술자리 탓인지 돌계단의 그늘진 구석에는 취객들이 버려놓은 쓰레기에 토사물 흔적까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시 조례인 음주 금지를 어기는 것도 모자라서 먹다 남은 술병이나 음식물 등을 그대로 버리고 가는 시민들이 너무 많다”며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청계천은 모두 28명이 7명씩 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순찰한다. 총길이 11km에 이르는 청계천에서 안전요원은 7명뿐인 셈이다. 그마저도 방역수칙 준수와 음주 금지 등을 계속해서 알려줘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관리처 관계자들과 동행해봤더니 “술 마시면 안 된다”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안내를 받을 땐 지키는 척하다가 금방 다시 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단속 권한 없는 계도만으론 방역 한계” 청계천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서울시설공단이 관리 및 운영 책임을 맡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관리와 운영 업무는 시설공단에 일임돼 있다”며 “일상적인 방역 업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청계천은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성동구 등 자치구 4곳으로 이어지지만 “방역 관리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 순찰 등 1차 방역은 서울시설공단이 맡고, 구청은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 한해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계천관리처는 계도만 가능할 뿐 과태료 부과 등 단속 권한이 없다. 행정지도를 할 순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따르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실제로 ‘니들이 뭔데 시비냐’며 몸싸움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어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신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청계천 인근 상인들은 방역수칙의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43)는 “오후 10시에 손님을 내보내면 ‘청계천 가서 한잔 더 하자’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업소들의 영업시간만 제한되고 있을 뿐 실제 방역 효과는 떨어지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박종민 기자}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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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산책로 800m에 230명 인파… 대부분 음주-5인이상 모임도

    “여긴 야외라서 5명 이상 모여도 되는 줄 알았어요.” 24일 밤 서울 청계천 관수교 인근에서 술을 마시던 남녀 6명은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관계자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자제를 요청하자 당황하는 눈치였다. 일행 중 하나인 대학생 이모 씨(22)는 관계자가 자리를 떠난 뒤 “일행이 많아 일부러 식당에 안 가고 청계천에 왔다”며 “실외에서도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적용되는 줄 몰랐다”고 머쓱해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방역수칙을 준수했느냐 여부가 아니다. 바깥이라도 사람들이 밀집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언제든 전파될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당연하다.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로 전염되기 때문에 야외라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야외 확진은 감염 경로마저 불분명해 역학조사도 쉽지 않다.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밀집된 술판, 방역수칙 요청해도 효과 없어 24일 오후 10시 반경 800m 정도 되는 청계천 광교와 관수교 사이의 인파를 세어봤더니 23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촘촘히 앉은 이들은 대부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특히 삼일교 밑 돌계단에서는 30여 명이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밀착한 모습도 보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실내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시민이 많다. 해당 지침은 실내외 구분이 없다”라고 우려했다. 야외라고 가볍게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었다. 남녀 예닐곱이 뒤섞인 한 무리는 생선회 등을 차려놓고 소주를 나눠 마시기도 했다. 떡볶이와 컵라면을 안주로 삼아 ‘소맥’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거나한 술자리 탓인지 돌계단의 그늘진 구석에는 취객들이 버려놓은 쓰레기에 토사물 흔적까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시 조례인 음주 금지를 어기는 것도 모자라서 먹다 남은 술병이나 음식물 등을 그대로 버리고 가는 시민들이 너무 많다”며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청계천은 모두 28명이 7명씩 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순찰한다. 총길이 11km에 이르는 청계천에서 안전요원은 7명뿐인 셈이다. 그마저도 방역수칙 준수와 음주 금지 등을 계속해서 알려줘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관리처 관계자들과 동행해봤더니 “술 마시면 안 된다”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안내를 받을 땐 지키는 척하다가 금방 다시 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단속 권한 없는 계도만으론 방역 한계”청계천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서울시설공단이 관리 및 운영 책임을 맡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관리와 운영 업무는 시설공단에 일임돼 있다”며 “일상적인 방역 업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청계천은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성동구 등 자치구 4곳으로 이어지지만 “방역 관리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 순찰 등 1차 방역은 서울시설공단이 맡고, 구청은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 한해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계천관리처는 계도만 가능할 뿐 과태료 부과 등 단속 권한이 없다. 행정지도를 할 순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따르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청계천관리처 관계자는 “실제로 ‘니들이 뭔데 시비냐’며 몸싸움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어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신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청계천 인근 상인들은 방역수칙의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43)는 “오후 10시에 손님을 내보내면 ‘청계천 가서 한잔 더 하자’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업소들의 영업시간만 제한되고 있을 뿐 실제 방역 효과는 떨어지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박종민 기자}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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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남성들 ‘줌’ 바람 탄 성형… “화면속 내 얼굴 더 젊어보이게”

    “내 눈이 언제부터 이렇게 처져 있었지….” 서울의 한 대학 교수인 A 씨(60)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뒤 비대면 화상수업을 진행하다가 흠칫 놀랐다. 줌(ZOOM) 화면에 비친 자기 얼굴이 너무 낯설고 늙수그레해 보였다. 탄력을 잃은 왼쪽 눈꺼풀과 축 처진 눈 밑 주름이 특히 신경 쓰였다. A 교수는 고민 끝에 올해 개강을 앞두고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렸다. 처진 눈꺼풀을 끌어올리는 등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A 교수는 “평소 책 읽을 때 처진 눈을 치켜떠 눈물이 자주 났는데 그 증상도 나아졌다”고 말했다. ‘아저씨’ 혹은 ‘아재’라 불리는 중장년 남성에게 성형수술은 남의 얘기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성형업계에서 40대 이상 남성들은 “성형업계의 떠오르는 큰손”(B성형외과 원장)이라 불릴 정도로 위상이 바뀌었다. 서울 강남에 있는 대형 성형외과 7곳에 문의했더니 모든 병원에서 “코로나19로 발길이 끊긴 해외 성형 관광객 대신 중년 남성들이 중요한 고객층이 되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C성형외과에 따르면 남성 성형 고객 가운데 40대 이상의 비율이 2017년만 해도 28%에 그쳤지만 지난해 59%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요즘 중년 남성들은 코로나19로 화상회의가 크게 늘어난 뒤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고’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한 기업의 부장인 이모 씨(52)도 지난해 재택근무를 하다가 성형수술을 결심했다. 거울을 볼 땐 잘 몰랐던 ‘세월의 흔적’이 컴퓨터 화면엔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씨는 “화상회의만 하면 ‘피곤해 보인다’고 해 큰 스트레스였다”며 “1개월 정도 재택근무였는데 그 시간이면 부기도 다 빠진다고 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레알성형외과의 한상훈 원장은 “화상카메라에는 평소 거울로 볼 때와 다른 각도로 얼굴이 비쳐 노화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코로나 때문에 외국 사는 손자와 화상통화를 하다가 손자 권유로 찾아온 어르신도 있다”고 전했다. 사회생활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 성형을 택하기도 한다. 대기업 부장 김모 씨(49)는 “임원 승진을 앞두고 최근 눈매 교정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형업계에서 눈매 교정은 회사 등의 간부급 남성이 많이 찾고 있어 ‘CEO 성형’이라 불리기도 한다. “원래 좀 고집스러운 인상이란 평을 들었어요. 계속 맘에 걸렸는데, 또렷하고 선한 이미지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로 팀 회의는 물론이고 간부회의도 화상으로 많이 해 더 신경 쓰였어요.” 중장년 남성의 성형수술 붐은 성형업계에 뜻밖의 매출 성장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업종별 카드 매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비인후과나 소아과 등 대다수 병원의 연간 매출이 감소했지만, 성형외과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남성의 화장 등 외모 가꾸기를 중시한다. 이런 분위기를 중장년층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했다. 한 성형외과 원장도 “갈수록 온라인 모바일 영상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어 이런 분위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준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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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관서 1억2000만원 수표 발견…분실했다는 시민 전화 걸어와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수표 1억2000만 원이 발견돼 경찰이 분실한 주인을 찾고 있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경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1000만 원 권 수표 12장과 통장을 습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영화관 청소 용역 직원 A 씨는 심야영화 상영을 마친 상영관을 청소하던 중 수표와 통장을 발견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유실물임을 확인한 후 경찰청 유실물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이날 오후 경찰에는 “수표와 통장을 분실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를 건 시민이 실제 주인이 맞는지 19일 수표 발행은행에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유실물을 공고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분실자가 수표를 찾아가지 않으면 최초 발견자인 A 씨가 수표 1억2000만 원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 유실물 습득자는 유실물법에 따라 분실자와 협의해 물건 가액의 5~20% 범위에서 보상금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A 씨는 최소 600만 원에서 최대 2400만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다만 수표의 경우 분실자가 손해를 방지할 수단이 많아 현금에 비해 더 적은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법원은 수표 액면의 2%만을 보상금으로 인정한 바 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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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룸살롱은 계속 영업중… 금지 대상 아닌 안마시술소 빌려 술판

    “안마시술소를 빌려서 영업하다 보니 아무래도 기존 룸살롱보단 방이 좀 좁아요. 그래도 편하게 술 드시긴 괜찮아요.” 13일 밤 서울 강남구에 있는 A룸살롱은 정부의 유흥시설 영업 중지는 안중에도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매일 ‘정상 영업’ 하고 있으니 언제든 찾아 달라”더니 “지하철 2호선 역삼역 근처에 오셔서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단속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수차례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2일부터 서울·경기 지역과 부산에서 유흥시설 6종(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등)의 영업을 모두 금지했다. 유흥주점에 속하는 룸살롱도 당연히 문을 열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 유흥정보 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룸살롱들은 하나같이 ‘영업 중’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주변에 가서 살펴봐도 몰래 영업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영업 중지요? 걱정 말고 오세요” 동아일보가 이날 확인한 룸살롱 6곳 가운데 2곳은 원래 영업장이 아닌 인근 안마시술소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A룸살롱 직원은 “안마시술소는 영업금지 대상이 아니라서 문을 열어둬도 별로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늦은 시간에는 더욱 조심스레 운영했다. 이 업소들은 오후 10시가 되자 외부 간판을 끄고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앞문은 잠그고 뒷문으로 조용히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해당 직원은 “기존 룸살롱보다 시설은 아무래도 떨어져 손님들이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 그래도 친한 지인들끼리 몰래몰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이 안마시술소를 영업장으로 택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고 한다. 원래도 ‘불법 영업’을 하던 곳이라 보안을 유지하기가 쉽다는 것. “‘숨겨진 비상구’ 등이 마련돼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도 했다. 유흥주점 밀집 지역은 경찰 등이 수시로 순찰을 돌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강남구에 있는 한 ‘룸살롱 골목’은 얼핏 봐선 쥐죽은 듯 조용했다. 간판도 모두 꺼져 길가는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건물 뒤쪽으로는 10∼20분 간격으로 짙은 색 승용차들이 조용히 드나들었다. 멀리서 지켜보니 고객으로 보이는 남성들이나 종업원으로 짐작되는 여성들이 타고 내렸다. 오후 9시 50분경 순찰차 1대가 룸살롱 정면에 서 있자, 이들을 태운 승용차는 한참 동안 주변 골목을 빙빙 돌더니 남성 2명을 태우고 룸살롱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다른 지역으로 옮겨 영업 이어가기도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룸살롱도 밖에서는 영업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건물 창문은 모두 검게 칠해져 있어 불빛이 새어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건물 뒤편에 설치된 환풍기 10여 대는 계속해서 돌아가 누군가 내부에 있다는 걸 보여줬다. 오전 1시경에는 룸살롱에서 ‘콜’을 한 듯 고객을 태우려는 택시 서너 대가 인근 골목에 서 있기도 했다. 해당 룸살롱 직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업소는 원래 1층부터 5층까지 다 영업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단속 때문에 1, 2층은 문을 닫고, 위층들만 손님을 받아요. 밖에서 봐선 절대 알 수 없죠.” 룸살롱 밀집 지역의 단속이 심해지자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간 업소들도 있었다. B룸살롱 직원은 “송파구나 관악구로 가면 비교적 경찰이나 구청 눈을 피하기 좋은 동네들이 있다. 평범한 노래연습장을 룸살롱으로 꾸며 영업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노래방 역시 영업금지 대상이 아니다 보니 오후 9시 반 정도까지 고객을 받은 뒤 문을 잠그고 영업을 이어간다고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가 12일 역삼동의 한 룸살롱 업주와 직원, 손님 등 98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업소는 지난달 24일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차례 불법 영업으로 적발됐으나 건물 층마다 등록을 달리해둔 이른바 ‘쪼개기 영업’으로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준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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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삐 풀린 거리두기… 안 풀리는 백신수급

    《 환자는 급증하는데 백신은 없다.2021년 4월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다. 4차 유행이 가시화했지만 불 끄고 장소를 바꿔 가며 영업하는 일부 유흥시설로 인해 방역망 곳곳에 구멍이 나고 있다. 팬데믹 종식의 희망인 백신 접종은 지지부진하다. 일부 안전성 논란에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하며 조기 접종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단속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몰래 영업’이라 QR코드도 안 찍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12일부터 정부가 수도권과 부산에서 유흥시설 영업을 중지시켰지만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랐던 룸살롱들은 불법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가 13일 오후 9시 이후 서울 강남에 있는 룸살롱 6곳에 문의한 결과, 모두 “룸에서 여성 종업원과 술을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6곳 모두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QR코드 전자출입명부 등의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심야시간에 찾아간 강남구의 한 룸살롱은 비밀 스파이 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간판 조명은 모두 끄고 정문도 잠겨 있었지만 후문 주차장으로 승용차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고객을 실어 날랐다. 지정된 장소에 경찰 순찰차가 나타나면 다른 곳으로 가는 차량인 척 이동하기도 했다. 해당 룸살롱 직원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업소에서 떨어진 지역에서 손님을 태워 조용히 실어온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감시를 벗어나려고 아예 다른 장소에서 영업하기도 했다. 강남 지역의 또 다른 룸살롱은 “인근 안마시술소를 통째로 대관해 내부만 바꿔 운영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달 18일까지 전국에서 유흥시설 집중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지구대·파출소는 물론이고 기동대 등 가용 경찰력을 최대한 투입해 불법 영업을 찾아내고 있다. 단순한 업태 위반이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인 만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백신 확보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내년에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수급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백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 때문이다. 또 이날 덴마크 TV2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덴마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영구히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전날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자국 내 우선 공급 방침을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한 후 “5월부터 4000만 회(2000만 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게 되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대한 공급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14일 현재 정부가 도입 물량이 확정됐다고 밝힌 백신은 상반기 내 1045만 명분.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가 533만7000명분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얀센 역시 2분기부터 600만 명분 도입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 실제로 들어온 백신은 화이자 포함 181만1500명분에 불과하다. 정부는 상반기(1∼6월) 중 1200만 명 접종이란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과 계약한 백신 4600만 명분이 도입되면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까지 국내에서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사람은 123만9065명. 전체 인구의 2.2%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 이미지 image@donga.com·조종엽 기자}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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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개월 여아 뇌출혈 심정지… 20대 친부 학대 혐의 체포

    인천의 한 모텔에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여자아이가 뇌출혈 증상을 보이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모텔에 같이 있던 20대 아버지를 학대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A 씨(26)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0시경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A 씨의 딸 B 양은 호흡을 하고 있었으나 의식은 없었다. A 씨는 구급대원에게 “오후 11시까지 딸의 상태는 괜찮았고, 울다가 자는 것도 봤는데 갑자기 아이 상태가 이상해 곧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도착해 보니 A 씨가 딸에게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며 “아이는 팔과 다리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과 콧속 출혈이 보였다”고 말했다. B 양을 치료하고 있는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뇌출혈 증상이 발견됐다. 하지만 A 씨는 “딸을 안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쳤을 뿐”이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무직인 A 씨는 지난해 9월경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월세를 내고 살다가 집주인과 보증금 문제로 다투고 방을 비워줬다. 그 후로 부평구에서 모텔을 돌며 아내와 아들(2), B 양과 함께 생활했다. A 씨의 아내는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구속돼 최근까지 A 씨 혼자 남매를 돌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 등에 따르면 A 씨는 아내가 체포된 뒤 B 양을 위탁가정에 맡기려 했으나 심장 질환이 있는 B 양을 맡으려는 가정이 없었다고 한다. B 양을 보육시설에 보내기로 한 뒤 간단한 건강검진이 13일 예정돼 있었다. A 씨의 아들은 보건복지부가 학대 고위험군 아동을 예측해 지원하는 ‘e아동행복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A 씨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아 담당 공무원이 경찰에 소재지 확인과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의 신원 조회 과정에서 A 씨 아내가 사기 혐의로 지명 수배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과 공무원이 A 씨 가족이 생활하는 모텔에 찾아갔을 때 B 양 남매가 학대를 당한 특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가 체포된 뒤 A 씨가 혼자 모텔 방에서 남매를 돌보다가 우발적으로 B 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며 “A 씨의 학대 혐의가 입증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오승준 기자}

    •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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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업종별 영업시간 다양화案 주내 마련

    서울시가 업종·업태별로 영업 가능 시간을 다양화하는 ‘서울형 거리 두기 매뉴얼’을 이번 주에 마련한다.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주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시행 방법 및 시기 등을 놓고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자 브리핑에서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으로 기존 방역수칙을 대체해 나가겠다”며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고 사업주의 책임과 의무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다양한 협회·단체와 접촉해 영업 가능 시간 다양화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주말 유흥시설 관련 협회와 단체에 보낸 공문에는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 오후 4∼11시 △콜라텍·일반 식당 및 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안이 담겼다. 유흥시설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업종 특성을 고려해 문을 열게 해주고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해야 불법영업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창호 음식점·호프 비대위 공동대표는 “영업시간이 늘어나는 건 환영하지만 서울시와 중앙정부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재난 상황에서는 정부가 컨트롤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관련 회의에서 “방역수칙 위반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과 함께 협력해 나가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박창규 kyu@donga.com·오승준·박효목 기자}

    •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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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유흥… 밤10시에 “룸살롱 2차 가자”, 10명이 한 방 음주도

    “한 방에 다섯 명 넘어도 괜찮아요. 손님마다 종업원 배석하면 10명 넘을 때도 있어요.”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최근 유흥주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방역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른바 룸살롱이나 카바레 등을 일컫는 유흥주점들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 제한이나 5인 이상 집합금지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가 5, 6일 서울 일대 유흥주점들을 살펴본 결과 밀폐된 공간에서 종업원과 술을 마시는 룸살롱 등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단속의 눈을 피해 오후 10시 이후에도 고객을 받거나 다른 비밀 장소로 이동해 영업을 이어가는 업소들도 있었다. 창문도 없는 지하방에서 고객과 종업원을 포함해 5명 넘게 모여 술을 마시는 경우도 상당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에 있는 한 유흥주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의 한 유흥주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6일 현재 관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17개 광역자치단체를 통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 15일까지 약 1년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지침 위반의 적발 건수(3914건) 가운데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62.8%(2457건)에 이르렀다. 경찰은 5일부터 2주 동안 지자체와 함께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 측은 “운영시간 위반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6일 오후 6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7일 오전 발표될 확진자 규모는 700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 600명대 확진자는 2월 18일(621명) 이후 40여 일 만이다.오승준 ohmygod@donga.com·지민구·이미지 기자}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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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룸살롱 방 14개에 64명 ‘와글’… 단속 걸려도 다른 층서 버젓이 영업

    “청담동 넘어갈 차 3대 올 수 있나?” “손님 열한 분 모실 차 있어?” 5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업소 거리.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정도로 좁은 골목은 관광객이 몰린 명동 거리만큼 왁자지껄했다. 여러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남성 고객들과 그들을 접대한 종업원으로 짐작되는 여성들이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10시를 앞두고 밖으로 나왔지만 그들은 귀가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고객과 종업원들이 등장할 때마다 무전기를 들고 뒤따라 나온 남성들도 분주했다. 급히 차량을 수배하자 고급 외제차들이 골목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업소에서 나온 남녀를 2∼4명씩 함께 태우자 차는 천천히 어딘가로 갔다. 이들이 향한 곳은 주로 청담동이나 역삼동 쪽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는 룸살롱이라고 한다. 고객들을 태워 보낸 한 룸살롱 직원은 “최근에 여기서 늦게까지 영업하다가 단속에 걸렸다”며 “10시 이후에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장소로 2차를 가도록 손님들에게 권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방역에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지만 일부 유흥주점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해당 유흥주점의 관계자들은 “업소 특성상 오후 10시에 문을 닫으면 장사를 할 수 없다. 최대한 단속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 손님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강남구의 한 룸살롱에서 5일 제공한 ‘조판표(근무표)’를 보면 구멍 뚫린 방역 상황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2일 해당 업소의 영업 상황이 담긴 이 표에는 밀폐된 방 14개에 고객은 최소 34명이 방문했고, 종업원은 30명이 배석했다. 대부분 한 방에 고객이 3명 이상 들어가 술을 마신 걸로 나온다. 해당 업소 직원이 “손님 수에 맞춰서 똑같은 수의 여성 종업원이 들어간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모두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영업이 적발된 뒤에도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는 유흥주점도 있었다. 역삼동의 A업소는 지난달 24일 밤 12시를 넘어 다음 날 새벽까지 문을 열었다가 강남구에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적발돼 7일까지 운영 중단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6일 오후 해당 유흥주점을 가봤더니 문을 닫기는커녕 오후 6시경부터 고객들이 몰려 북적거렸다.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것도 여전했다. 단속을 피해 영업을 숨기려는 분위기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업소가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꼼수 등록’ 때문이다. 유흥주점들은 한 빌딩에서 같은 사업자라도 층마다 등록을 달리해 한 층이 단속돼도 다른 층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제지할 방도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5일 서울경찰청, 질병관리청 등과 함께 강남구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123곳에서 집중 야간 점검을 벌인 결과, 12개 업소가 방역수칙을 위반해 적발됐다. 단속된 유흥주점 6곳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하거나 이용 인원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적발된 사업장은 행정처분과 함께 ‘적색 업소’로 분류해 관련 기관들과 리스트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특별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유흥주점의 불법 영업으로 인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업소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고 집중단속에 나섰다. 서울과 부산은 시경찰청과 지자체가 합동단속반 510명을 투입해 방역수칙 위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오승준 ohmygod@donga.com·이청아·조응형 기자}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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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남택지 매입한 서울 구의원, 3년째 놀려… “차익 노린 투기의심”

    “계속 비어 있는 땅이라 낮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차 대는 곳이에요.” 26일 오후 경기 하남시 망월동 894-6. 텅 빈 땅 한가운데에는 흙을 담은 자루와 시멘트, 벽돌 등이 쌓여 있었다. 넓게는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고 주위로는 신축 연립빌라들이 들어선 주변 풍경과는 대조적이었다. 인근 주민은 “땅 주인을 본 적이 없고, 공사를 하고 있는 땅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십억 원대 재산을 소유한 서울시 구의원들이 수도권 일대의 토지 개발 예정지나 그 인근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주택 소유자가 택지지구를 분양받아 시세 차익을 노리고 땅을 묵혀두는가 하면, 총 36명이 소유하고 있는 개발 예정 토지의 지분을 쪼개 매입하거나 초등학생 아들 명의로 신도시지구 인근 임야 지분을 소유한 사례도 있었다. 강동구의회 A 의원은 2015년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경기 하남시 망월동의 주택용지 356.1m²를 분양받아 배우자와 함께 매입했다. 정부가 2009년 5월 지정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에 포함된 이곳은 당시 택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해당 사업은 2018년 초 완료됐지만 A 의원은 현재까지 약 3년간 해당 토지에 건물을 짓지 않고 비워둔 상태다. 이 일대에서는 A 의원의 토지 외에도 빌딩 사이로 공지(空地)가 듬성듬성 눈에 띄었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자는 “아직까지 건물을 짓지 않고 있는 토지들은 투기 목적으로 주택용지를 분양받아 땅값이 오르면 팔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사업 완료 이후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018년 m²당 197만6000원에서 2020년 272만6000원으로 올랐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현재까지 해당 토지 가격이 약 2억7000만 원 상승한 것이다. A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미사지구 내에 공장용지 목적으로 매입해뒀던 땅이 수용되면서 해당 토지 보상과 함께 주택용지 분양 선택권이 주어졌다”며 “집을 지어 노후에 거주할 생각으로 매입했는데, 건축 비용이 10억 원 가까이 든다고 해 (건축비가) 없어서 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21년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A 의원은 현재 이곳 토지 외에도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 아파트 4채를 소유한 다주택자다. A 의원은 서울시 전체 구의원 417명 중 재산공개 액수가 상위 5위 안에 든다. A 의원과 함께 5위 안에 포함된 강동구의회 B 의원은 2015년 10월 경기 남양주시의 1107m² 규모 토지 지분 중 약 20m²를 4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곳은 남양주시가 2007년 11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개발사업이 예정된 곳으로, 현재 B 의원을 포함해 총 36명이 지분을 쪼개 소유하고 있다. 26일 오후 이 토지에는 2층 높이 상가 건물에서 식당 한 곳과 세탁소 한 곳만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낡은 건물 곳곳의 외벽이 뜯기고 2층은 텅 비어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 상인은 “땅 주인은 30명도 넘는다고 들었는데 얼굴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재개발이 된다고 해서 아무도 건물을 고칠 생각을 안 한다”고 했다. 재산 순위 상위 10위 안에 든 서초구의회 C 의원은 3기 신도시지구 예정지와 약 2km 떨어진 과천시 문원동의 임야 지분 절반을 2015년 9월 5500만 원에 매입했다. 5개월 전 C 의원의 부친은 해당 토지 지분 절반을 4800만 원에 먼저 매입해 당시 6세이던 C 의원의 아들에게 증여했다. 이곳은 나무가 우거진 산지인 데다, 도로와도 거리가 멀어 접근하기조차 힘든 땅이다. C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어 생태학습장으로 만들 목적으로 매입했다”면서 “주변에 빌라 등이 들어서면서 접근하기 어려워 토지를 이용하지 못했다.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김태성 kts5710@donga.com / 하남=오승준 / 유채연 기자}

    • 202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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