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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국가정보원장(사진)이 19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했다. 미 측 카운터파트인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의 회동이 예정된 가운데 백악관 고위급 관계자들과 만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미국 측과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중대 도발’에 맞선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이 바이든 정부 인사들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지도 주목된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VIP 출입구로 공항을 빠져나온 김 원장은 직원들이 펼쳐든 검은색 우산 아래 모습을 감추고 대기 중인 차량으로 이동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원장의 이번 방문은 상견례 성격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만큼 미 측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관심 현안들을 논의한다는 것. 특히 미 측에서 이번에 김 원장과 대면으로 만나기를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이번 방문 중 번스 국장과의 회동은 물론이고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의 만남도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통인 김 원장은 번스 국장과는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정권 교체 후 정보 수장의 첫 방문인 만큼 백악관 주요 인사들까지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한했던 번스 국장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북한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만큼 김 원장은 우선 미 측과 핵실험 시 양국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최근 서훈 박지원 전 원장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각각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강도 높은 내부 조사까지 진행 중인 만큼 김 원장이 이러한 상황들을 미 측과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이 사안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감사원이 19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가안보실, 국방부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지감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르면 9월 중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이번 실지감사 사실을 공지했다. 실지감사는 감사원이 대상 기관이나 현장 등을 직접 방문해 감사를 진행하는 단계로, 사실상 본격적인 감사 절차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이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감사 대상은 안보실, 국방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합동참모본부, 해양경찰청, 해군본부 등 9곳이다. 감사원은 특히 국정원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지감사는 감사원 특별조사1과를 주축으로 이날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진행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위해 경험이 풍부한 감사관 10여 명에 변호사 등 법적 자문이 가능한 인력들까지 최대한 가동해 당시 상황을 확인한 뒤 부적절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단 검찰 고발이 들어간 사안인 데다 국민적 관심사가 큰 만큼 꼼꼼하게 조사하되 전광석화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앞서 1급 간부 5명 중 3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의결하는 등 인적 쇄신도 진행 중이다. 이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사안에 대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감사에 나서면서 우선 내부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달 마지막 날, 문서 한 장을 받아 든 그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억울함에서 벗어난 해방감은 두 번째, 마음고생한 순간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복잡한 감정이 우선 밀려왔다. 죄인처럼 입을 닫고 꾹 참아온 그는 그때서야 담담하게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렸다. “이제 끝났다”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30년 넘게 군복을 입고 핵심 보직을 거쳐 온 그의 삶이 무너진 건 2018년 7월. 더불어민주당과 군인권센터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작성했다며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8쪽짜리 문건을 공개했을 때였다. 파장은 엄청났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헌정 중단을 노린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합동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2주 뒤 청와대는 67쪽짜리 부속 문건까지 공개했다. 문건에는 ‘광화문 여의도 탱크 투입’ ‘국회의 계엄 해제 제지’ 등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서 친위 쿠데타를 위해 만든 문건이라는 등 음모론으로 이어졌다. 조사는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관계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소환됐고, 압수 수색만 90곳 넘게 진행됐다. 기무사 간부(중령)로 계엄 문건 작성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그는 이때 ‘핵심 관계자’로 지목됐다. 합수단은 반년가량 강도 높은 조사로 그를 압박했다. 하지만 특별한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 그는 육군 본부로 발령받았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새 일터에 적응할 무렵 더 큰 시련이 닥쳐왔다. 군이 ‘법령 준수 위반’이란 명목으로 그를 내부 징계한 것. 근거도 모호한 징계를 받은 그는 즉시 항고했다. 당시는 야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공개한 문건이 최종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 시점이었다. 그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이런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자신을 희생양으로 단상 위에 올린 것이라고 그는 봤다. 통상 한 달 안에 이뤄지는 징계 항고심이 열리기까진 무려 2년 반의 시간이 필요했다. 국방부는 지난달에야 항고심을 열더니 곧 징계 취소 통지서를 보냈다. 정권 교체 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결국 그는 ‘근신 7일’ 징계로 2년 반을 사실상 ‘징계 상태’로 지냈다. 진급은 누락됐고, 불면증과 스트레스로 정상적 생활이 어려웠다고 그는 항고의견서에 썼다. 문건 작성에 관여한 다른 간부 한 명은 202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숨을 끊기 얼마 전까지도 그 간부는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계엄 문건 관련해 200명 넘게 조사를 받았지만 유죄 판결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 그의 징계까지 무혐의로 종결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걸어둔 마지막 올가미도 사실상 풀렸다. 계엄 문건 파동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덮을 문제가 아니다. 억울함을 호소한 이들이 속출했던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당시 누군가 최종본이 아닌 문서를 ‘모종의 의도’를 갖고 청와대에 흘렸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징계는 풀렸지만 그는 여전히 잠을 잘 못 잔다고 한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국가정보원이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4월 남북 정상회담까지 기간을 중심으로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핫라인을 통해 수십 차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국가 비밀이나 보안이 요구되는 주요 정보 일부가 북으로 흘러갔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국정원은 또 평창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위해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세부 명세와 함께 실제 물품 또는 금전적 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문 등 성사에 핵심 역할을 한 게 그때 물밑에서 가동된 두 사람(서 전 원장과 김영철)의 핫라인”이라며 “부적절한 대화 또는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그 내용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기발령한 1급 부서장 27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정원은 또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 관련 비용에 대해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등 고위급 대표단에 쓰인 지출 명세가 특히 분명치 않다고 보고 집중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서 전 원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각각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를 붙이면서 이와 관련된 전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법적 책임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최근 법무부 승인을 거쳐 박 전 원장을 출국금지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서 전 원장에 대해선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가정보원이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4월 남북 정상회담까지 기간을 중심으로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핫라인을 통해 수십 차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국가 비밀이나 보안이 요구되는 주요 정보 일부가 북으로 흘러갔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국정원은 또 평창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위해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세부 명세와 함께 실제 물품 또는 금전적 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문 등 성사에 핵심 역할을 한 게 그때 물밑에서 가동된 두 사람(서 전 원장과 김영철)의 핫라인”이라며 “부적절한 대화 또는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그 내용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기발령한 1급 부서장 27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정원은 또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 관련 비용에 대해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등 고위급 대표단에 쓰인 지출 명세가 특히 분명치 않다고 보고 집중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서 전 원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각각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를 붙이면서 이와 관련된 전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법적 책임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최근 법무부 승인을 거쳐 박 전 원장을 출국금지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서 전 원장에 대해선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국정원, 남북 정보수장 ‘핫라인’ 조사문재인-김정은 전폭적 신임받아 남북 화해 국면서 핵심적 역할부적절한 대화 가능성에 초점… 평창올림픽 협력기금 29억 집행北대표단에 쓰인 돈 분석 나서 국가정보원이 2018년 당시 서훈 국정원장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핫라인으로 수십 차례 주고받은 메시지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보 수장으로 있던 두 사람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 등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당시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국정원은 두 사람이 핫라인을 통해 소통할 당시 부적절한 대화가 담겼거나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서 전 원장이 수용했을 가능성 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정황은 물론이고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분석 중이다. 국정원은 또 평창 올림픽 때 북측에서 대규모 인원이 방한했을 당시 그 동선과 세부 활동 등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당시 비용 지출 등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그 내역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평창, 4월 남북 회담 앞두고 핫라인 집중 가동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2018년 남북이 극적인 화해 국면으로 전환할 때 핵심 역할을 수행한 ‘키맨’으로 알려져 있다. 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까지 30년 넘게 대북 관련 업무를 수행한 대북통이다. 문재인 정부에 앞서선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 실무책임자로 참여한 바 있다. 특히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전 대통령과 서 전 원장은 당시 각각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원 3차장으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꼽히는 인물로 대표적인 대남 강경파다. 대남 전략통이기도 한 그는 수십 년 동안 남한을 상대해 왔다. 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2018년 여러 차례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때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을 찾은 김영철은 폐회식을 전후해 문 대통령과 서 전 원장 등을 만나 화제가 됐다. 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4월 남북 정상회담에는 공동 배석자로, 5월 2차 정상회담에선 남북 정상 곁에서 남북 측 유일한 배석자로 자리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두 사람은 특히 2018년 2월 올림픽과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핫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애초부터 친분이 있었던 만큼 편하게 얘기를 자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들의 핫라인 가동 후 꼬였던 남북 이슈들이 갑자기 풀린 경우가 많았다”며 “우선 그러한 시점들을 전후해 메시지 내용을 따져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北 고위급 대표단 지출 내역 불분명국정원은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선 당시 정부가 이와 관련해 사용한 비용 위주로 따져보고 있다. 당시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남북협력기금에서 28억6000만 원을 집행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숙식비(12억 원), 경기장 입장료(10억 원)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 온 북측 대표단에 대해 우리 측이 지원 의결한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당시 실제 사용 내역을 확인 중인 국정원은 이렇게 의결된 액수가 어디서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원점에서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고위급 대표단 관련 지출 내역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주한 일본대사관 측이 마련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직접 찾아 조문한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사절단은 조문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재임 시절 한일 관계에 대한 평가를 떠나 정계 거물이자 우리와 인연도 깊었던 인물이 충격적으로 사망한 만큼 조문 과정에서 예를 갖추겠다는 것. 한일 양국이 슬픔을 나누는 과정에서 꼬일 대로 꼬인 양국 관계가 복원될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윤 대통령의 방일(訪日) 계획은 없다”면서 그 대신 일본대사관이 마련할 분향소 조문 일정을 예고했다. 11일에는 우선 한 총리와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이 분향소를 찾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총리 등이 조문 사절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애도하는 (윤 대통령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들을 보내기로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정 부의장의 경우 앞서 4월 한일정책협의대표단장 자격으로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사절단이 일본을 방문하는 시점은 아베 전 총리의 가족장이 끝나는 12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과 관련해 빈소가 마련된 주미 일본대사관저를 찾아 조문하고 미 공공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문록에는 “바이든 가족과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아베 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같은 날 오후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우리는 평화롭고 번영하는 아시아태평양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 아베 전 총리를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위해 아시아 순방에 나섰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귀국을 미루고 11일 아베 전 총리 조문을 위해 직접 일본을 방문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9일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전화통화를 갖고 “아베 전 총리가 지지해온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념하겠다”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한국에 도착했다. 골드버그 대사가 한국에 오면서 지난해 1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떠난 뒤 1년 반가량 이어져온 주한 미국대사 공백도 해소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취재차 대기 중이던 기자들에게 “한미 관계는 분쟁 속에 얻어진 위대한 동맹이고 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덕분에 민주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당시 대북제재 이행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로 대북 강경파로 평가받는다. 2009∼2010년 미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을 지냈고, 2009년 5월 북한 2차 핵실험에 따라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 이행도 총괄했다. 그는 당시 중국을 겨냥해선 “(대북제재를 위한) 하나의 견해, 하나의 목적”을 내세우며 제재 이행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앞서 4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선 북한을 ‘불량 정권(rogue regime)’으로 규정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단호하고 지속적으로 견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직인 ‘경력 대사(Career Ambassador)’를 단 베테랑이다. 직업 외교관이 주한 대사로 오는 것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성 김 전 대사(2011∼2014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망과 관련해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존경받는 정치가를 잃은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에게 조전을 보냈다. 외교부도 이날 “금번 총격 사건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폭력적 범죄 행위”라며 “(우리 정부는)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소식을 들은 뒤 행사 현장에 있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한국 대표단이 전했다. 일본 자민당 막후 유력자였던 아베 전 총리의 충격적인 사망 사건은 한일 관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신사 참배, 위안부 합의, 강제징용 문제 등을 두고 우리와 번번이 충돌했다. 퇴임 후에는 우경화의 끈을 더욱 조였다. 4월 당시 윤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과 만났을 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일각에서 일본 내 보수 강경 노선이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우리와 다소 껄끄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최대한 격식을 갖춰 조문단을 보내는 등 성의를 다해 애도를 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함께 슬픔을 나누는 과정에서 꼬인 양국 관계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감사원이 최근 1급 직원 대부분을 명예퇴직시키기로 의결했다. 지난달 발탁된 유병호 신임 사무총장이 2급에서 차관급인 사무총장으로 승진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1급 직원들이 옷을 벗게 됐다는 것. 다만 인적 쇄신 차원에서 고위급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감사원에 따르면 1급 간부 5명 중 3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의결했다. 지난달 14일 김명운 제1사무차장에 이어 이번 달 6일 정상우 공직감찰본부장과 이준재 감사교육원장까지 추가로 명예퇴직을 의결한 것. 나머지 1급 두 자리 중 기획조정실장은 유임됐고, 제2사무차장직은 4월 이후 공석 상태다. 이번 명예퇴직과 관련해 감사원 관계자는 “유 사무총장이 승진해 발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존 1급 간부들이 물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유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4월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부임한 뒤 당시 진행 중이던 월성원전 감사를 주도했지만 올해 1월 비(非)감사 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된 바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지난달 감사 업무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일각에선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사안에 대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감사에 나서면서 우선 내부 인적 쇄신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또 “금번 총격 사건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폭력적 범죄행위”라며 “(우리 정부는)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소식을 들은 뒤 행사 현장에 있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한국 대표단이 전했다. 박 장관은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민당 막후 유력자였던 아베 전 총리의 충격적인 사망 사건은 한일 관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신사 참배, 위안부 합의,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판결 등을 두고 우리와 번번이 충돌했다. 퇴임 후에는 우경화의 끈을 더욱 조였다. 4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과 만났을 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일축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이를 백지화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 후 야스쿠니신사도 계속 참배했다. 일각에서 일본 내 보수 강경 노선이 어베 전 총리 사망 이후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우리와 다소 껄끄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최대한 격식을 갖춰 조문단을 보내는 등 성의를 다해 애도를 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함께 슬픔을 나누는 과정에서 꼬인 양국 관계가 풀릴 실마리가 찾아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가정보원 현직 직원들을 위한 공제회인 양우회가 문재인 정부 시절 50억 원대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전 정부에서 양우회 자금 운영에 대한 국정원 내부 조사가 진행됐지만 흐지부지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본부 1급 보직국장, 지역 지부장 등 27명을 지난달 대기발령하고 고강도 내부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원 운영 실태 전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동시에 인적 쇄신을 기반으로 대북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본격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양우회 50억 원 투자 손실…운영 과정 불투명성 지적도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우회가 기금 운영 과정에서 50억 원 상당의 투자 손실을 본 사실이 지난해 국정원 내부 직원들에게 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국정원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공제해 모인 기금으로 운영하는 투자가 손실을 보면서 자녀 등록금 일부 지원 등 혜택이 삭감됐다”며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면서 (투자 손실) 소문이 퍼졌고, 이후 직원들에게 (투자 손실 사실이) 공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우회는 각종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모아뒀다가 국정원 직원들이 퇴직한 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정원 내부에선 양우회 운영 과정을 둘러싼 불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자산 운용 실태나 수익금 배분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접근이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이 거론된다. 내부에선 국정원 직원의 재취업이 예전보다 힘들어지면서 국정원 고위층이 퇴직 국정원 직원 중 자기 사람을 양우회에 앉히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OB까지 소환해 대북 역량 강화이런 가운데 국정원은 김규현 신임 원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기발령한 1급 부서장 27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정부 시절 국정원 업무 중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인사 조치와 관련해 “국정원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은 전 국정원 간부들까지 일부 다시 불러들여 새로운 고위급 진용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발표는 내부 인사 검증을 거쳐 약 3주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대북·해외 정보 역량 강화를 위해선 인적 쇄신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몰두해 국정원도 이를 뒷받침하느라 대북 정보 역량이 와해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각종 대북 첩보 수집에 집중할 수 있는 인력으로 물갈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퇴한 ‘OB’까지 일부 1급으로 불러들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한 ‘국정원 적폐 청산’ 과정에 위법 소지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서훈 초대 국정원장은 취임 직후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됐던 국정원 관련 사안 13건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전·현직 직원 500여 명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전 국정원장 4명과 간부 40여 명이 실형 선고를 받았다. 김 원장은 5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전 정부에서 불이익을 받았거나 사법 처리를 당한 인사들 중 명예 회복이 필요한 인사가 있는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가정보원이 6일 문재인 정부 당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각각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1급 간부 27명을 대기 발령하고 고강도 내부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들로부터 박, 서 전 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북측 고위급 인사 방문 과정에서 어떤 부적절한 거래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법적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해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국정원은 당시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월북 의사’ 등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된 국정원의 일부 첩보 자료들을 박 전 원장이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서 전 원장에 대해선 “(2019년)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관련해 당시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시킨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시 탈북민에 대한 합동조사를 5일 만에 끝내고 북한으로 추방하는 과정에 서 전 원장이 직접 개입했다고 본 것. 또 당시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부가 다르게 판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서 전 원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국정원은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서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민감한 군사기밀들이 다수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삭제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고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오직 복수하기 위해 정권을 잡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최종 목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국정원, 1급간부 27명 고강도 감찰… 前원장들 고발 관련 진술 확보 박지원-서훈 2명 검찰에 고발… 朴, 서해피살 첩보 무단삭제 의혹徐, 탈북어민 북송조사 강제종료 혐의… 국정원 “국민 관심사 진상규명 차원”평창올림픽때 北고위급 방한 주목… 남북-북미정상회담 과정도 살필 예정朴 “소설… 안보장사 하지 말라” 국가정보원이 6일 박지원, 서훈 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대북관계를 겨냥한 사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이 자체 조사를 통해 전직 원장들을 이례적으로 직접 고발한 것도 속도감 있게 전 정부의 대북 관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급 27명을 대기발령하고 고강도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들로부터 박, 서 전 원장 관련 혐의에 대한 진술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前) 원장 이례적 고발…文정부 정면 조준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다루는 과정과 관련한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이 이 씨의 월북 의사를 판단할 수 있는 첩보를 수집해 생산한 일부 문건을 추후 삭제하거나 삭제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사건 직후인 9월 22일, 23일, 24일 국정원이 보고할 게 없다고 해서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 다 삭제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고발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그 첩보 보고서를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첩보를) 삭제하고 그럴 수는 없다”며 “직원들로부터 (삭제 여부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도 했다. 박 전 원장은 이후 페이스북에는 “첩보는 국정원이 공유하는 것이지 생산하지 않는다”며 “소설 쓰지 말라, 안보장사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나포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합동신문을 강제로 조기 종료시킨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을 상대로 귀순 의사 확인, 위장 탈북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국정원과 군·경찰의 합동신문은 통상 보름 이상 소요되는데 당시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5일 만에 북송시켜 논란이 됐다. 국정원은 서 전 원장이 조사 기간 단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합동신문 당시 북송된 어민들의 귀순 의사가 무시되는 과정에서 진술조서가 실제와는 다르게 작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평창 올림픽 전후 남북 관계 주시 국정원의 이번 고발은 여러모로 눈에 띈다. ‘자체 조사’를 거쳤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전직 수장을 직접 고발한 자체가 이례적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번 자체 조사에 대해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당시 국정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상 규명 차원에서 조사를 했다”며 “정보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전 정부 청산 작업이 진행된 것을 두고 국정원의 고강도 조직 쇄신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이번 고발 대상자를 두 전직 원장 ‘등’이라고 언급하며 직원들을 추가로 고발했음을 시사했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국정원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 대북 관계 전반도 조사하고 있다.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거나 나아가선 물품·금전 관계 등이 오간 건 없는지, 북한에 우리 비밀이나 정보가 흘러들어간 건 없는지,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해 국익에 해를 끼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 특히 정부는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에서 고위급 인사 등 대규모 인원이 방한했던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급박하게 북측 인사들이 드나들었고, 당시 청와대·국정원 인사 등과 접촉이 많았던 만큼 평창 전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최근 통전부장 자리를 이어받은 리선권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단으로 방한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3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 등에서도 부적절한 상황이 있었는지 추가로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국정원 고발 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냈고, 중앙지검은 사건을 검토한 뒤 7일경 배당할 방침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소속 간부 2명(중령)이 2년 반 만에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와 여권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 측 책임론을 거세게 주장하며 집중포화를 퍼붓고 샅샅이 조사했지만 결국 문건을 작성한 실무 책임자까지 최종 무혐의로 확정된 것. 계엄령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는 등 혐의로 기소된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 등 간부 3명도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현 여권 일각에선 당시 계엄 문건 파동이 촉발된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단 반응이 나오는 등의 문재인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향후 이 논란이 전·현 정부 간 충돌을 일으킬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무사 계엄 문건 파동은 2018년 7월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군인권센터가 기무사가 한 해 전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8쪽짜리 문건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를 헌정 중단을 노린 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곧바로 합동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이에 민관 합동수사단이 꾸려져 관련자 소환과 압수수색 등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지만 계엄 관련 특별한 증거나 진술은 찾지 못했다. 2019년 당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직접 입수한 ‘계엄령 문건 최종본 목차’를 공개하며 “여기엔 법령 위반 논란 관련 내용이 모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확보한 문건에는 ‘국회에 의한 계엄 해제 시도 시 조치사항’ 등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모두 빠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개한 문건은 최종본이 아니라고 한 것. 이에 당시 야권에선 “청와대가 최종본의 존재를 알면서 다른 계엄령 문건으로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꾸민 것처럼 몰고 간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2019년 12월 육군본부와 함동참모본부는 계엄령 문건 작성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기무사 간부 2명을 각각 징계했다. 징계를 받은 간부들은 불복하며 즉각 항고했다. 통상 한 달 안에 이뤄지는 징계 항고심은 별다른 설명 없이 미뤄졌다. 이후 정권이 교체된 후 이번 달에야 진행돼 무혐의로 확정했다. 2년 반 동안 징계 상태로 있던 간부들은 “청와대 하명에 의한 수사가 착수되자마자 유죄를 추정해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뒤 별다른 이유 없이 징계까지 내려졌다”고 항고 의견서에 적시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진 외교부 장관(사진)이 2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한미일 연합훈련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을 쏘게 되면 사전에 경보하고 추적하고 탐지하는 협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이런 방안들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상당 기간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협력이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합치를 봤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장관도 3국 군사 공조 확대에 문을 열어두며 윤 대통령 발언에 결을 맞춘 것. 박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원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소미아 문제도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통해 한일 간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 질적으로도 심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것. 이런 가운데 3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한국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과 미국 특수부대가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에서 선박 검문·검색 훈련인 VBSS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일각에선 미국이 이러한 특수부대 훈련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을 두고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란 분석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진 외교부 장관이 2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한미일 연합훈련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을 쏘게 되면 사전에 경보하고 추적하고 탐지하는 협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이런 방안들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관련해 “상당 기간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협력이 다시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합치를 봤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장관도 3국 군사 공조 확대에 문을 열어두며 윤 대통령 발언에 결을 맞춘 것. 박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원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소미아 문제도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통해 한일 간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 질적으로도 심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것. 이런 가운데 3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한국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과 미국 특수부대가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에서 선박 검문·검색 훈련인 VBSS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일각에선 미국이 이러한 특수부대 훈련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을 두고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란 분석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3일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무모한 군사적 책동으로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핵전쟁이 동시에 발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위협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외무성 대변인이 전날 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은 또 “얼마 전에 있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수뇌자(정상) 회의 기간 미국과 일본, 남조선 당국자들이 반공화국 대결 모의판을 벌려놓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무턱대고 걸고들었다”면서 “3자 합동군사연습을 진행하는 문제를 비롯해 우리를 겨냥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공동 대응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나토 수뇌자 회의를 통해 미국이 유럽의 군사화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나토화를 실현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억제, 포위하려는 기도를 추구하고 있다”며 “미일남조선 3각 군사 동맹을 그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제평화와 안전은 냉전 종식 이래 가장 엄중한 위기에 처하게 되였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리며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한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일 귀국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오늘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겠다’라는 플랜이 이미 준비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로 북한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 확대 방안을 마련해뒀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나머지 추가 제재는 군사 사항도 많고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한미 간에 협의는 해놨지만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 회원국·동맹국 정상회의에서 비공개 연설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사흘간의 외교 일정 동안 유럽, 태평양 국가들과 총 10건의 양자회담을 하며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 등을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가치와 규범 연대’ 노선을 본격화한 것이다. “北핵실험 관련자 제재 최우선 타깃”… 한국, 독자제재도 검토 정부, 對北 고강도 압박 메시지尹 “北의 핵-미사일 개발의지보다 국제사회 北비핵화 의지 더 강해”경제 제재-군사 압박 ‘투트랙’ 전략… 美 전략폭격기 한반도 신속 전개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고강도 대북 압박 메시지를 낸 건 북한 핵·미사일 위험 수위가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을 훌쩍 넘었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임박한 북한 7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등까지 포괄해 대북 제재 및 군사적 압박의 ‘투 트랙’으로 전방위 조이기에 나섰다는 게 정부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미는 대북 제재 강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인물, 기관을 추가로 제재 리스트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자금줄을 실질적으로 끊을 수 있는 새 제재 방식도 검토 중이다. 한미는 북한이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 강행 시 B-1B 전략폭격기 전개 등 군사 공조 수위를 높이는 데도 공감대를 이뤘다.○ 핵개발 기관·개인 겨냥…우리 독자 제재 가능성도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린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은) 북한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플랜이 이미 준비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혀 추가 대북 제재가 무엇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에 “북한 핵실험 관련 인사들이 최우선 타깃”이라고 밝혔다. 북한 핵개발에 관여한 개인·기관을 주요 대상으로 제재에 나선다는 것.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가상화폐 탈취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는 데 ‘특화’된 대응 방식 역시 한미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 역시 “최근 수개월간 (북한에 대한) 금융 조력자, (외화) 조달 네트워크, 훔친 가상화폐 세탁에 사용되는 믹서를 제재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의 수익 창출 활동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7∼29일 방한한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이 우리 정부와 이 같은 제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시 독자 제재 조치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북 제재가 빈틈없이 진행되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B-1B 신속 전개가 1순위…日과는 정보 협력 강화한미는 북한의 도발에 ‘로키’로 일관한 전임 정부와 달리 확 달라진 대북 기조를 실행에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전략자산이나 한미 간 군사적 조치가 우선적인 메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도발 시 전략무기 등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자산들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 안팎에선 괌에 전진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가 최우선 순위로 거론된다. 핵을 장착하는 B-52 또는 B-2 전략폭격기가 날아와 모의 투하훈련으로 대북 경고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핵잠수함이나 핵추진 항모강습단의 국내 입항도 추진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심리적 압박감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의 강도와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유력한 옵션이다. 5년 넘게 축소·중단된 연합훈련을 정상화하는 한편 대규모 실기동훈련 재개 수순이 예상된다. 한미 군 수뇌부가 미 본토의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부대의 훈련을 참관하는 것도 주효한 조치로 꼽힌다. 정부는 대북 공조를 위해 일본과 정보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마드리드=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 등에 기반한 ‘가치 규범 연대’를 외교정책 기조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탈피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28일(현지 시간)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시작됐다는 평가 속에 윤석열 정부의 신(新)경제·안보전략의 모습이 구체화되고 있다.○ “中 의존도 줄이고 대안 찾아야”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정상회의 일정의 경제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내수 중심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고 다변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대안에 대해 “미국에 이어 경제안보 협력의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지역이 바로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히 ‘쌍순환(雙循環)’을 콕 집어 언급했다. 쌍순환은 내수와 수출을 모두 증가시켜 미국의 경제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중국의 경제 전략이다. 미국의 규제로 어려워진 수출 대신 사실상 내수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결국 정부는 신성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지역을 찾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우리도 중국과의 관계가 더 부담스러워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런 상황을 고려해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가치 연대’를 기반으로 한 경제·안보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28일 세종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섭섭해서 경제 보복을 하면 어쩔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특히 ‘만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같은 보복이 있더라도 우리가 갖고 있는 외교 원칙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죠”라고 답했다.○ 원전과 방산 앞세워 유럽 공략유럽은 한국이 관심을 갖는 신산업 육성에도 적합한 지역이다. 최 수석은 “(이번 순방은) 새로운 수출 주력 사업에 대한 정상급 세일즈 외교(경제 외교)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단 원자력발전과 방위산업부터 시작한다”며 “향후 5년간 이런 주력 산업의 리스트들이 추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유럽 국가들과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논의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국내 투자를 요청했다. ASML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방문했던 회사다. 윤 대통령은 “ASML과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의 한국 투자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뤼터 총리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이 원전 세일즈를 예고한 이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체코를 방문해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통상장관과 밀로시 비스트르칠 상원의장을 만나 한국의 원전사업 역량을 설명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8조 원을 들여 1200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11월 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 中, 한국 등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연일 반발다만 중국의 거센 반발은 고민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참여한 바 있다. 중국은 이날 다시 불편한 기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나토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끌어들이는 것은 늑대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며 “중국과의 전략적 상호 신뢰에 해를 끼칠 것이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이 최근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정부 핵심 당국자는 “장기간 체류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서둘러 (단기) 비자를 받아 나간 것 같다”고 27일 밝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이날 “원래 연구원 활동을 하려면 J1(문화교류) 비자로 (미국에) 나가야 하는데 관광 비자로 급히 나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실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이 ‘자진 월북’ 사건으로 판단·발표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재인 정부 책임론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다만 서 전 실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사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필요한 협조를 해 나갈 것”이라며 ‘도피성 방미(訪美)’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 전 실장이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 오래 머물기 위해 ‘징검다리’ 성격으로 일단 서둘러 관광 비자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서 전 실장은 “미국 싱크탱크 초청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면서도 “(사실 규명을) 회피할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귀국 여부와 관련해선 “사실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당시 원칙에 어긋남 없이 최선을 다해 조치했다”고도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 전 실장은 미국 서부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자녀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지인들에게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해경, 국방부를 순차적으로 조사한 뒤 필요하면 당연히 청와대 안보실도 감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與 “서훈 주재 회의서 국방부 입장 변화, 그가 배후” 野 “정치 공세” ‘서훈 책임론’ 놓고 정치권 공방 격화… 與, ‘시신소각 번복’ 핵심인물로 지목서주석 당시 안보실 1차장도 거론… 하태경 “서훈, 지은 죄 많아 출국”野 “與, 특수정보 확인 가능한데도… 기록물부터 공개 요구, 이해 안돼근거도 없이 공격… 새 내용도 없어”, 국방부, 靑서 받은 공문 공개 검토 서해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있던 서훈 전 실장(사진)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 간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7일 “그분(서 전 실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국방부의 입장) 변화가 있었다”며 “그분이 핵심 배후”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2020년 이 씨의 피살 후 시신 소각 사실을 번복 발표하는 과정에서 서 전 실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공개 지목한 것.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서 실장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정조준하자 “정치 공세”라며 반박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당시 안보실로부터 받은 공문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 하태경 “서훈, 지은 죄 많아서 미국행 생각한 듯”‘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원래 연구원 활동을 하려면 J1(문화교류) 비자로 (미국에) 나가야 하는데 (서 전 실장이) 관광 비자로 급히 나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출국 시점에 대해선 “얼마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재조명된 이후 출국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보다 하도 죄지은 게 많아서 정권 바뀌면 바로 미국 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선 “이런 사실을 알려준 인사가 매우 신뢰할 만한 소스(정보원)”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당시 국방부가 발표를 뒤집는 등 ‘자진 월북’ 취지로 입장을 바꾸게 한 핵심 배후 인사로는 서 전 실장과 함께 서주석 당시 안보실 1차장을 지목했다. 앞서 이 씨 유족들은 ‘월북 조작’ 의혹과 관련해 22일 서 전 실장을 고발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서 1차장도 고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서 전 1차장은 동아일보에 “서 전 실장이 보낸 입장을 참고해 달라”고만 했다. 이날 “사실 규명을 위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힌 서 전 실장의 입장으로 자신의 입장을 사실상 갈음하겠단 의사를 전한 것. 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여권 공세에)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고, 근거도 없고, 잘못된 팩트(사실)가 있다는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양경찰청과 군이 사과를 했는데, 도대체 왜 사과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과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MBC 라디오에서 “SI(특수정보)는 집권 여당으로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며 “그것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통령지정기록물부터 공개하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방부, 안보실 공문 공개 검토안보실이 당시 국방부에 전달한 공문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국방부는 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홍식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 소관 부처 의견을 받아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이 씨가 사망한 지 이틀 뒤인 2020년 9월 24일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가 사흘 뒤인 27일 안보실 지침 문서를 받고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하 의원은 전날 “부처나 기관이 대통령실에서 접수한 공문은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국방부가 청와대로부터 받은 공문 역시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므로 공개를 해야 한다고 사실상 압박한 것. 이에 국방부는 법제처 등 관련 부처 의견을 받아 본 뒤 공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북한이 “전쟁 억제력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중대 문제를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21∼23일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 우리 군 안팎에선 기술적 준비는 이미 끝낸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을 김 위원장이 이번에 비공개로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전방부대 작전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고, 군사조직 편제도 개편했다.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주요 타격 무기들을 전방에 배치했다는 의미일 수 있는 만큼 우리 당국은 북한 군사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北 “전쟁 억제력 강화 위한 중대 문제 승인”24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당 중앙의 전략적 기도에 맞게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가일층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 데서 나서는 중대 문제를 심의하고 승인하면서 이를 위한 군사조직편제 개편안을 비준했다”고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전군이 당 중앙의 군 건설사상과 군사전략적 기도를 받들고 들고일어나 그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을 만반으로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인민군의 절대적 힘과 군사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번에 직접적으로 핵실험을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중대 문제’ 승인 사실을 밝힌 데다 김 위원장이 직접 ‘강력한 자위력’, ‘절대적 힘’ 등을 언급한 만큼 7차 핵실험 승인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 북한은 2013년 2월에도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끝난 지 열흘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전력이 있다. 당시 확대회의 종료 직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군력(軍力) 강화에 일대 전환을 일으키는 문제와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 나가는 데 강령적 지침이 되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북한이 이번에도 복구가 끝난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갱도에 조만간 핵물질을 반입한 뒤 김 위원장이 승인한 ‘디데이’에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육군 대령)은 이날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 시설은 핵실험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른 군 당국자도 “이달 중순 이후엔 사실상 언제든지 강행할 준비를 마친 상태인 것 맞다”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장마로 인한 배수·환기 문제로 핵실험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감한 관측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갱도 내 지하수를 빼내거나 습한 내부를 말리는 작업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콘크리트로 밀봉까지 끝낸 지하 핵시설은 날씨와 기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방식으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 한미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北, 전술핵무기 전방 배치 가능성북한이 전방부대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고, 부대 편제까지 개편하기로 한 건 대남(對南) 전술핵무기를 최전방에 배치해 운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주요 투발 수단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등 무기들을 전방에 배치해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 북한은 전날엔 김 위원장 앞에서 리태섭 군 총참모장이 경북 포항까지 포함된 한국 동해안 작전지도를 걸어놓고 설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