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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11일 이같이 주장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을 50.29%라고 발표했지만 집계 방법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전날 경선이 끝난 뒤 승복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승복 선언 대신 침묵을 이어갔다. ○ “잘못된 해석” vs “예전에도 같은 방식”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 20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의 득표율은 49.32%로 결선투표가 진행돼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 대선 승리를 위해선 ‘원팀’이 돼야 하는데 심각한 문제”라고도 했다. ‘원팀’ 구성을 위해서라도 결선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논란의 핵심은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득표한 표의 처리 여부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모두 무효표로 계산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는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이 사퇴 전 얻은 2만8142표는 유효표이고 김 의원이 사퇴한 뒤 제주지역 경선에서 얻은 257표만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놓고도 이낙연 캠프와 이 후보 측 및 당 지도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투표가 마감된 후 후보자가 사퇴하면 종래에 얻은 표를 유효표로 처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2002년 대선 경선과 2007년 대선 경선 사례를 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조기 수습을 원하는 이 후보 측, 당 지도부와 달리 이낙연 캠프는 이의 신청 등을 통해 결선투표 요구를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또 캠프 내에서는 당무위원회 소집 요구, 경선 결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방법도 거론된다. 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이낙연 후보 쪽과 통화하다 보니 (법적 조치) 그것도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이낙연 캠프는 ‘경선 불복’ 프레임은 맞지 않는다는 태도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운동경기에서 영상판독장치(VAR)로 판독하는 것을 경기 불복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송영길 “분열됐을 때 쿠데타 발생”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이 지금은 반발하고 있지만 계속 설득해 ‘원팀’으로 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민주당이 분열됐을 때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며 ‘원팀’ 정신을 내세워 이 전 대표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도 이날 원칙을 강조하며 사실상 당 지도부의 손을 들어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어떤 가정도 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정된 게 없다. (이 후보 측에서 요청하면) 검토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의식주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번 연설에 대남·대미 메시지나 핵·군비 개발 관련 언급은 없었다. 당 창건 기념일에 김 위원장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제8차 대회가 설정한 5개년계획 기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 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당 일꾼들이 특전, 특혜를 바라지 말고 청렴결백하게 생활하는 것은 우리 당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며 당과 대중을 이탈시키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6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직무 태만”으로 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핵심 간부들을 강도 높게 질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강연이 집권 10년을 기념한 ‘이벤트’ 성격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연설 첫머리에 “지난 10년간 우리 당 건설에서 이룩된 빛나는 성과”라고 했다.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폐’ 등 조건을 붙여 이달 초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는 등 한미에 공을 넘긴 만큼 일단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내부 동요를 막겠다는 것.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대내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민심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에서는 도로 하나 만들어도 최고지도자의 재가 없이는 할 수 없다. 하물며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것은 충성심 경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못 된다.” 영국 BBC가 11일 보도한 탈북자 김국성(가명·사진) 씨의 인터뷰는 북한의 간첩 남파와 요인 암살 시도를 비롯한 대남 공작, 마약 재배 등에 관한 증언을 담고 있다. 김 씨는 북한 정찰총국 외에도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실과 대외연락부 등에서 30년간 일하며 주로 대남업무를 담당했다고 BBC는 소개했다. BBC가 “김 씨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지만 실상에 접근하기 어려운 북한 대남 공작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전사(戰士)로 보이길 원해BBC 인터뷰에서 김 씨는 북한의 한국 공격이나 주요 인물 테러 시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잇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공격을 통해 “자신이 ‘전사’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이 2009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조 남파를 지휘했다면서 이 공작이 김정은의 명령으로 시행됐다고 말했다. 그해 5월 상부에서 지령이 내려와 극비에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고 한다. 김 씨는 자신의 역할에 관해 “직접 지휘, 공작을 수행하는… 내 말에 따라서 사람들이 같이 협의하고 토론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2010년 황 전 비서를 암살하고자 탈북자로 위장해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좌(소령) 2명이 국가정보원 합동신문을 받다가 체포된 바 있다. 김 씨는 황 전 비서 암살 시도는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라는 전사가 된 입장에서 (김정일을) 위안하고 만족시키기 위한 행위였다”라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역시 “김정은의 특별 지시로 이행된 군사 ‘성과품’”이라고 김 씨는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는 김 씨가 일했다는 정찰총국의 김영철 당시 총국장이 지목된다. 다만 김 씨는 자신이 “천안함이나 연평도 작전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씨는 자신이 ‘남조선의 정치예속화’를 목표로 직접 간첩을 만들고 공작을 수행한 것이 여러 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공작원이 남한 구석구석의 중요한 기관들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여러 곳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공작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BBC는 김 씨의 주장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약으로 번 달러 바쳐김 씨는 1990년대 기근이 극심해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나온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마약을 제조해 달러를 벌어들인 뒤 김정일의 통치자금으로 바쳤다고 말했다. ‘작전부’에 있던 김 씨가 김정일을 위한 ‘혁명 기금’을 조성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제가 해외에서 외국인 3명을 북한으로 데려와 노동당 715연락소 훈련관에 생산기지를 마련해놓고 마약을 만들었다”며 “‘아이스’(필로폰을 지칭하는 은어)를 달러로 만들어서 바쳤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약으로 번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하는 물음에 “북한에서는 모든 돈이 김정일 김정은 개인의 것이다. 그 돈으로 별장을 짓고, 자동차를 사고, 사치를 누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불법 무기 판매를 통해서도 자금이 조달됐다. 김 씨는 “북한이 특수소형잠수함, 반잠수함, 유고급 잠수함을 첨단 수준으로 잘 만든다”면서 “이란 총참모장을 북한에 불러들여 판매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내전 중인 나라들에도 무기와 기술을 판매했다고 한다.○ 북한은 변화 없어김 씨는 북한에서 특권층이었지만 김정은의 숙청이 이어지자 위험을 느껴 가족과 함께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2013년 12월 북한 실세 장성택의 처형 발표를 해외에서 접하고 “놀랐다는 표현을 떠나, 너무나 경악했다”면서 “‘내가 더 이상 북한에서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이로구나’ 하고 신변의 위험을 확 느꼈다”고 말했다. 2014년 탈북한 김 씨가 뒤늦게 인터뷰에 나선 배경을 BBC가 묻자 김 씨는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라며 “북방 동포들을 독재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만 답했다. 김 씨는 북한이 최근 도발과 함께 대화 용의를 시사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전략에 따라 흐름세가 가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지금까지 0.01%도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의식주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번 연설에 대남·대미 메시지나 핵·군비 개발 관련 언급은 없었다. 당 창건 기념일에 김 위원장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제8차대회가 설정한 5개년계획 기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당 일꾼들이 특전, 특혜를 바라지 말고 청렴결백하게 생활하는 것은 우리 당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며 당과 대중을 이탈시키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 내부 단속에 나선 것. 앞서 김 위원장은 6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직무 태만”으로 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핵심 간부들을 강도 높게 질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강연이 집권 10년을 기념한 ‘이벤트’ 성격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연설 첫머리에 “지난 10년간 우리 당 건설에서 이룩된 빛나는 성과”라고 했다.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폐’ 등 조건을 붙여 이달 초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는 등 한미에 공을 넘긴 만큼 일단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내부 동요를 막겠다는 것.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대내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민심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남파한 간첩이 1990년대 초 5, 6년간 청와대에 잠입해 근무했다는 북한군 대남 공작기구 고위 장교 출신 탈북자의 증언이 나왔다고 영국 BBC가 11일 보도했다. 북한 정찰총국에서 5년간 대좌(대령)로 근무했다는 이 탈북자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두고 “김정은의 특별 지시에 의해 공작되고 이행된 군사작품”이라며 “정찰총국 간부들이 자랑으로 여긴다”고 했다. BBC는 30년간 북한 첩보기관에서 일하다가 2014년 탈북해 지금은 국가정보원 산하기관에서 일한다는 김국성 씨(가명)를 인터뷰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북한에서 직파한 공작원들이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무사히 북한으로 복귀해 조선노동당 314연락소에서 근무했다”며 이 간첩들이 활동한 시기가 “1990년대 초”라고 말했다. 노태우 대통령(1988~1993년)이나 김영삼 대통령(1993~1998년) 재임기에 해당한다. 김 씨는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에 관해 “정찰총국 일정한 간부들 속에서는 비밀이 아니고 통상적인 자랑으로, 긍지로 알고 있는 문제다. 이런 것은 충성심 경쟁으로 할 일이 못 된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BBC는 김 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신원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 씨가 정찰총국 대좌 출신인 것은 맞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복수의 소식통은 “1990년대 초 남파 공작원들이 청와대에서 5~6년 근무한 뒤 북으로 복귀했다는 김 씨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정은, 전사로 보이길 원해… 천안함-연평도는 金 특별지시” “북한에서는 도로 하나 만들어도 최고지도자의 재가 없이는 할 수 없다. 하물며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것은 충성심 경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못 된다.” 영국 BBC가 11일 보도한 탈북자 김국성 씨(가명)의 인터뷰는 북한의 간첩 남파와 요인 암살 시도를 비롯한 대남 공작, 마약 재배 등에 관한 증언을 담고 있다. 김 씨는 북한 정찰총국 외에도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실과 대외연락부 등에서 30년간 일하며 주로 대남업무를 담당했다고 BBC는 소개했다. BBC가 “김 씨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지만 실상에 접근하기 어려운 북한 대남 공작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전사(戰士)로 보이길 원해BBC 인터뷰에서 김 씨는 북한의 한국 공격이나 주요 인물 테러 시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잇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공격을 통해 “자신이 ‘전사’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이 2009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조 남파를 지휘했다면서 이 공작이 김정은의 명령으로 시행됐다고 말했다. 그해 5월 상부에서 지령이 내려와 극비에 태스크포스(TF)팀이 꾸려졌다고 한다. 김 씨는 자신의 역할에 관해 “직접 지휘, 공작을 수행하는… 내 말에 따라서 사람들이 같이 협의하고 토론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2010년 황 전 비서를 암살하고자 탈북자로 위장해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좌(소령) 2명이 국가정보원 합동신문을 받다가 체포된 바 있다. 김 씨는 황 전 비서 암살 시도는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라는 전사가 된 입장에서 (김정일을) 위안하고 만족시키기 위한 행위였다”라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역시 “김정은의 특별 지시로 이행된 군사 ‘성과품’”이라고 김 씨는 말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는 김 씨가 일했다는 정찰총국의 김영철 당시 총국장이 지목된다. 다만 김 씨는 자신이 “천안함이나 연평도 작전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씨는 자신이 ‘남조선의 정치예속화’를 목표로 직접 간첩을 만들고 공작을 수행한 것이 여러 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공작원이 남한 구석구석의 중요한 기관들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여러 곳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공작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BBC는 김 씨의 주장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약으로 번 달러 바쳐김 씨는 1990년대 기근이 극심해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나온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마약을 제조해 달러를 벌어들인 뒤 김정일의 통치자금으로 바쳤다고 말했다. ‘작전부’에 있던 김 씨가 김정일을 위한 ‘혁명 기금’을 조성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제가 해외에서 외국인 3명을 북한으로 데려와 노동당 715연락소 훈련관에 생산기지를 마련해놓고 마약을 만들었다”며 “‘아이스’(필로폰을 지칭하는 은어)를 달러로 만들어서 바쳤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약으로 번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하는 물음에 “북한에서는 모든 돈이 김정일 김정은 개인의 것이다. 그 돈으로 별장을 짓고, 자동차를 사고, 사치를 누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불법 무기 판매를 통해서도 자금이 조달됐다. 김 씨는 “북한이 특수소형잠수함, 반잠수함, 유고급 잠수함을 첨단 수준으로 잘 만든다”면서 “이란 총참모장을 북한에 불러들여 판매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내전 중인 나라들에도 무기와 기술을 판매했다고 한다. ●북한은 변화 없어김 씨는 북한에서 특권층이었지만 김정은의 숙청이 이어지자 위험을 느껴 가족과 함께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2013년 12월 북한 실세 장성택의 처형 발표를 해외에서 접하고 “놀랐다는 표현을 떠나, 너무나 경악했다”면서 “‘내가 더 이상 북한에서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이로구나’ 하고 신변의 위험을 확 느꼈다”고 말했다. 2014년 탈북한 김 씨가 뒤늦게 인터뷰에 나선 배경을 BBC가 묻자 김 씨는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라며 “북방 동포들을 독재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만 답했다. 국정원 유관기관에서 수년 간 일한 김 씨는 지금은 국정원과 관계가 있거나 국정원이 관리하는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북한이 최근 도발과 함께 대화 용의를 시사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전략에 따라 흐름세가 가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지금까지 0.01%도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근 4년간 임용된 외교관 가운데 10명 중 7명이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임 외교관 10명 중 4명은 특수목적고를 졸업했다. 정부가 외무고시 폐지 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자는 취지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신설했지만 학벌 편중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2017~2020년) 간 임용된 외교관 168명의 출신 대학 중 서울대가 72명(42.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연세대 25명(14.9%), 고려대 19명(11.3%) 순이었다. 이 세 학교 출신은 116명으로 전체의 69.1%에 달했다. 이어 한국외대 14명(8.3%), 성균관대 13명(7.7%), 이화여대 5명(3.0%) 순이었다. 외국 대학 졸업자는 미국과 중국이 각 3명, 일본 1명으로 총 7명(4.2%)이었고 지방대는 경북대와 전북대에서 각 1명씩 나왔다. 출신 고교에선 특목고 강세가 눈에 띄었다. 168명 중 72명(42.9%)이 특목고 출신이었다. 특목고 가운데는 대원외고가 19명(11.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용인외고(13명)와 한영외고(9명) 순이었다. 정부는 2013년을 마지막으로 1968년부터 시작된 외무고시를 폐지했다. 그 대신 일반외교, 지역외교 등 분야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통해 뽑은 뒤 1년간 국립외교원 연수교육을 거쳐 외교관으로 임용하고 있다. 단순 암기형 지식측정 시험으로 ‘공부 잘하는’ 인재 위주로 뽑은 과거의 방식을 지양하겠다는 것. 외교부는 “국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 가능한, 특화된 역량 및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했지만 외무고시 폐지 이후에도 특정 대학 편중 현상은 여전해 외무고시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무고시 시절에도 ‘SKY 출신’은 통상 70%대를 상회하며 다수를 차지했다. 조 의원은 “국제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변화를 선도해야 할 외교관 선발 시험 과목 등은 예전 외무고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문성 있는 인재를 뽑기에 최적화된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가정보원장 비서실장(1급) 자리에 여성이 발탁됐다. 비서실장에 여성이 임명된 건 1961년 국정원이 창설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7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정원장은 7월 소폭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원장을 보좌하는 핵심 보직인 비서실장에 여성을 발탁했다. 신임 비서실장은 감사 업무를 오래 했고, 내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면서 성별, 연령, 장애 여부 등에 상관없이 향후 능력 위주로 인물을 기용하겠단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특성상 보안상의 이유로 원장과 1∼3차장,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실명 등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앞서 국정원은 6월에는 김선희 전 정보교육원장을 과학정보 및 사이버 보안 분야를 총괄하는 3차장으로 기용했다. 국정원 핵심 간부인 1∼3차장 가운데 여성이 임명된 것 역시 처음이었다. 일각에선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여성인 애브릴 헤인스가 기용되는 등 해외 정보기관에 여성의 수가 늘어난 만큼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도 여성 인력 비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 신입 직원의 경우 여성 비율은 이미 전체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가정보원장 비서실장(1급) 자리에 여성이 발탁됐다. 비서실장에 여성이 임명된 건 1961년 국정원이 창설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7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정원장은 7월 소폭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원장을 보좌하는 핵심 보직인 비서실장에 여성을 발탁했다. 신임 비서실장은 감사 업무를 오래 했고, 내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면서 성별, 연령, 장애 여부 등에 상관없이 향후 능력 위주로 인물을 기용하겠단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특성상 원장과 1~3차장,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실명 등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앞서 국정원은 6월에는 김선희 전 정보교육원장을 과학정보 및 사이버 보안 분야를 총괄하는 3차장으로 기용했다. 국정원 핵심 간부인 1~3차장 가운데 여성이 임명된 것 역시 처음이었다. 일각에선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여성인 에이브릴 헤인즈가 기용되는 등 해외 정보기관에 여성의 수가 눌어난 만큼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도 여성 인력 비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 신입 직원의 경우 여성 비율은 이미 전체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우리 정부가 유엔 등 국제기구에 낸 분담금이 자난해만 7800억 원에 달했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우리 직원은 분담금 대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해 국민 혈세로 매년 분담금을 늘리고 있지만 그에 맞춰 인력 파견 등 정책적 지원은 부재해 ‘비용 대비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외교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정부는 33개 정부 부처에서 7800억 원의 분담금을 국제기구에 냈다. 2019년(6407억원)과 비교해 20.8% 늘어난 것.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고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분담금을 늘리겠다”는 기조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분담금 액수는 늘었지만 기구에서 일하는 우리 국민의 수는 제자리걸음이라는 것. 이번에 한국의 분담률 및 직원 비율이 모두 공개된 주요 국제기구 10곳 가운데 9곳에서 직원 비율이 분담률보다 낮았다. 분담금 액수 1, 2위인 유엔사무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분담률은 각각 2.3%(2073억 원), 3.5%(146억)였지만 직원 비율은 1.0%(129명), 1.2%(46명)에 그쳤다. 유엔사무국의 경우 분담률 순위 11위인 우리나라(129명)보다 12위 호주(235명), 13위 스페인(448명)의 직원 수가 훨씬 많았다. ‘무역 전장’ 세계무역기구(WTO)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우리 분담률은 2.9%(74억 원)였음에도 직원은 4명(0.6%)에 불과했다. 10개 기구 중 국제해사기구(IMO)만이 분담률(1.0%)보다 직원 비율(2.6%)이 높았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늘리는 방안을 만들고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등 기구 내 위상 제고 계획을 거듭 내놨다. 그러나 세부 정책이 부재하고 관리·집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도 없어 실제 그럴 의지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외교부 주관으로 열리는 ‘국제기구분담금 관계부처 협의회’의 경우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연 1회 수준으로만 진행돼 분담금 관리 문제 역시 꾸준히 지적됐다. 이 의원은 “분담금 증액보다 더 중요한 게 실제 우리 국민이 기구에서 얼마나 의미 있게 일하고 있느냐”라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우리 국민의 기구 진출을 지원하고 판을 깔아주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지난달 30일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월 초 남북통신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다시 도발에 나선 것으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아 올린 지 이틀 만이다. 북한은 9월 한 달 동안 4차례의 미사일 도발과 3차례의 담화를 번갈아 내며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1일 청와대는 북한의 신형 지대공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유감 표명 없이 반응을 자제했다. ‘도발’도 언급하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종전선언을 꺼내 들었다. ○ 北, 기동성·안정성 높인 지대공미사일 개발 조선중앙통신은 1일 “국방과학원은 9월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反航空·지대공) 미사일의 종합적 전투 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 전투종합지휘차의 운용 실용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험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은 불참했다.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열병식에서 등장한 신형 지대공미사일로 추정된다. 발사관 4개가 탑재된 이동식발사차량(TEL)도 열병식 때 선보인 것과 동일하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은 요격미사일의 상단과 하단에 조종 날개가 달려 기동성과 자세 제어 등 안정성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미사일이 2단으로 분리돼 있고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의 특징인 추진로켓(부스터)을 사용해 속도와 사거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 등 올해 7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섰는데 그중 4차례를 지난달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9월 한 달 동안 김 위원장 시정연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을 통해 △통신선 복원 △연락사무소 재설치 △종전선언 △남북 정상회담 등을 언급했다. 강온 전략을 번갈아 쓰며 한국과 미국의 향후 한반도 전략을 시험해보는 ‘떠보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기에 앞서 주도권을 쥐려는 속셈”이라는 관측도 있다. ○ 文, 북한 언급 없이 “종전선언 국제사회에 제안”북한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신중한 기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 주관으로 경북 포항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나는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재차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만 했다. 청와대 역시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통일부도 “남북 간 대화 재개를 통해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 25일 김여정이 담화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 가능성을 내비치며 “우리 자위권 차원의 행동을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뒤 더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임기 말 남북 관계 회복을 절실하게 바라는 문재인 정부에 북한이 ‘당근’을 수시로 던지며 도발에 눈감으라고 한 의도에 말려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북한 입장에선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 등을 할 수 있다는 제스처만으로도 자신들의 국방 시나리오를 전개할 명분이 생긴 것”이라며 “동시에 남측에 미국을 상대로 대북제재 완화를 받아내라고 주장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입후보했다. 외교부는 1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ILO 사무국에 강 전 장관의 등록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차기 ILO 사무총장은 ‘입후보 등록→선거운동 및 공식 청문회→투표’ 등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당선 시 내년 10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후보자 등록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현재 강 전 장관을 포함해 5명(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토고, 프랑스, 호주)이 입후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강 전 장관이 당선된다면 아시아 최초이자 여성 최초로 ILO 사무총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의 이력이 워낙 좋은 데다 여성이란 상징성도 있는 만큼 기대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선거라는 것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은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ILO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처럼 유엔 산하기구 중 하나로 노동 분야에선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1919년 창설됐고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 보장을 목표로 한다. 강 전 장관은 2017년 6월 여성 최초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수장으로 취임해 3년 8개월 재직하고 올해 2월 퇴임했다. 이후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 전 장관은 외교부 장관 부임 전 외교부 장관 보좌관 및 국제기구정책관을 거쳐 2006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판무관이 됐다. 이후 2013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부조정관, 2016년 유엔 사무총장 인수위원장과 정책특보 등 유엔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킨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지 4일 만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 북한은 7월 전격 복원한 통신선을 한미 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8월 10일 일방적으로 끊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대결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다”며 “종전선언에 앞서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철회돼야 한다는 게 불변한 요구”라고 조건을 내걸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겨냥해선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동아일보에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유승진 특파원 promoti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히는 등 직접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자 정부는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여권에서는 실무회담 등 수순을 밟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관계 개선과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고 한국 정부에 태도를 바꾸라며 공을 넘긴 만큼 실제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정부에서 나온다. 대북 적대시 정책에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 한미동맹을 흔드는 사안이 포함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지 않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이라며 강경한 비난을 쏟아냈다. 한미 간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 청와대는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북-미 협상이 시작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속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남북 실무회담→정상회담 기대김 위원장은 통신선 복원을 언급해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부터 우선 복원하라”고 한 청와대에 화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남조선(한국)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북남(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 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연설 직후 통신선 복원을 전제로 다음 남북 대화 프로세스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만큼 통신선 재개 후 남북 영상 실무회담까진 무난한 수순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일각에선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통신선 복원→고위급 실무회담→정상 간 핫라인 연결’ 등 과정에 속도가 붙으면 정상회담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것. ○ “한미동맹 흔들 조건 걸고 韓에 美 설득 압박”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이 통신선 복원 이상의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려면 결국 북한이 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이 정부에 “미국을 설득해 대화 조건을 만들라”고 압박한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적대시 정책이 달라진 게 없다” “교활하다”는 표현까지 쓰며 백악관을 비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무력증강, 동맹군사활동을 벌이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시키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에 대한 대결적 자세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조선은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위기의식·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한미 훈련 중단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된 조건들을 줄줄이 내세워 한미동맹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미국 대신 남측에 먼저 손을 내민 건 이례적”이라면서 “그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원칙 기조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탐지나 감시가 힘들어 더 어려운 문제다.” 이달부터 1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신임 의장을 맡는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대사(사진)는 2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에 나선 북핵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신 대사는 우라늄 농축 시설에 주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우라늄 농축을 통해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면 IAEA조차 감시나 검증이 어렵다”는 것. 플루토늄과 HEU는 모두 핵무기 원료다. 신 대사는 “북한이 우선 핵시설 신고를 해야 한다”며 “이후 하루빨리 IAEA가 현장에서 핵사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에 앞서 남북미 등 핵협상 주요국들이 대화를 통해 정치적 합의부터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신 대사는 “세계 인류의 건강과 안전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IAEA가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안전성 검증 과정 등에 한국 등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이사회 의장을 배출한 건 1957년 IAEA 창설 회원국으로 가입한 후 처음이다. IAEA는 각국의 핵 검증·사찰과 원자력 안전 등을 논의·심의하는 핵 관련 최고 권위의 국제기구다. IAEA 의장국은 전 세계 8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맡는 것이 관례인데 우리가 속한 극동 지역에서는 그동안 일본만 7차례 중 6차례를 독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15년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당사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다음달 초 일본 총리로 취임하면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청와대는 29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기시다 전 외무상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우리 정부는 새로 출범하게 될 일본 내각과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기시다 총재가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는 다음달 4일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보낼 예정이다. 또 다른 청와대 참모는 “한일관계를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간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새로 출범하게 될 일본 내각과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한일관계의 획기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는 온건파에 속하지만 2015년 당시 외무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이라며 “자신의 유산을 번복하면서까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 요청을 들어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고 일본 정부가 보고 있는 만큼 기시다 총리도 앙금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현 정부에 감정이 좋진 않을 것”이라며 “기시다 입장에선 한일 관계 개선이 가져다줄 정치적 인센티브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풀 구체적 해법을 내놓지 않는 한일 관계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시다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한국이 국제법 및 국제 합의부터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주일대사를 지낸 신각수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강제징용 문제로 일본 사회는 과거사 문제에 상당히 경직돼 있다”며 “우리 정부가 먼저 물밑에서 강제 징용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는 이상 기시다가 현재의 보수 노선을 쉽게 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기시다의 온건적 성향이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 전 차관은 “기시다 내각이 다가올 중의원 선거 등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아베 전 총리나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일 관계에서 반전을 꾀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탐지나 감시가 힘들어 더 어려운 문제다.” 이달부터 1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신임 의장을 맡는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대사는 28일 밤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에 나선 북핵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신 의장은 우라늄 농축 시설에 주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우라늄 농축을 통해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시 IAEA조차 제대로 감시나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한 것. 플루토늄과 HEU는 모두 핵무기 원료다. 우라늄 농축 시설의 경우 플루토늄 생산처럼 원자로 가동이 필요 없는 데다 은폐도 쉬워 운용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 신 의장도 이러한 측면에서 고충을 토로한 것이다. 최근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HEU를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시설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북한 내 핵시설을 10년 넘게 직접 들여다보지 못해 갑갑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어 “북한이 우선 핵시설 신고를 해야 한다”며 “이후 하루 빨리 IAEA가 현장에서 핵사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에 앞서 남북미 등 핵협상 주요국들이 대화를 통해 정치적 합의부터 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 의장은 최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이 전속력으로 핵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제가 직접 사무총장에게 발언의 의미를 확인했더니 ‘북한의 어느 활동을 특정한 건 아니고 우라늄 농축 등 여러 징후를 동시에 지칭한 것’이란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국이 이사회 의장을 배출한 건 1957년 IAEA 창설 회원국으로 가입 후 처음이다. IAEA는 각국의 핵 검증·사찰과 원자력 안전 등을 논의·심의하는 핵 관련 최고 권위의 국제기구로 그 안에서 이사회는 35개국이 모여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총회에 권고하는 핵심 의사결정기구다. 유엔으로 치면 안전보장이사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 IAEA 의장국은 전 세계 8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맡는 것이 관례인데 우리가 속한 극동 지역에서는 그동안 일본만 일곱 차례 중 여섯 차례를 독점했다. 신 의장은 “일단 원자력 볼모지에서 세계 6번째 원자력 강국이 된 힘을 국제사회가 인정해 준 것”이라며 “의장국이 되기 위해 저는 물론 외교부가 전방위적으로 나서서 회원국 하나하나 설득 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 첫날인 어제 단상에 오르니 우리나라가 60년 넘게 외교 전쟁 속에서 가난과 어려움을 극복한 여정이 떠올라 뭉클했다”고도 했다.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북미국장 등을 지낸 신 의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으로 발탁돼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에 깊숙이 관여했다. 신 의장은 “대한민국 외교관에게 북핵 문제는 하나의 숙명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해 신 의장은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이건 한일 간 문제가 아닌 지역을 넘어 세계 인류의 건강과 안전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IAEA가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안전성 검증 과정 등에 한국 등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게 저는 물론 IAEA의 기조”라고 덧붙였다. 신 의장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호흡도 자신했다. 그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2019년 취임하기 전 대사로 있을 때부터 저와는 주말에도 수시로 통화하는 등 각별한 관계였다”며 “북한, 이란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서로 존중하고 말이 잘 통하는 사이”라고 했다.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28일 ‘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 부르지 않으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한 지 사흘 만이자, 이번 달 들어 세 번째 미사일 발사다. 13일 전 북한의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을 “도발”이라고 했던 청와대는 이번엔 도발이나 규탄 대신에 “유감”이라는 표현만 썼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40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무평리는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실시한 곳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인 탄도미사일인지 밝히지 않았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미사일 발사 20분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미국을 겨냥해 “(종전을 원하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과 각종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미 국무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면서도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8일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이달에만 미사일 발사와 한미를 겨냥한 담화 발표를 3차례씩 집중하며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무력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주면서 ‘강온 양면 전술’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 향후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남북미 간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때 자신들이 판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종전 선언과 남북 정상회담을 원하는 한국이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부르는지 떠보기 위한 계산된 전략으로 봤다. 한국은 “도발” 표현을 피했지만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불법으로 규정하고 “규탄”해 온도 차를 보였다.○ “도발로 부르지 말라” 뒤 미사일 발사 북한이 올해 6차례 발사한 미사일 중 절반이 이달에 집중됐다. 11∼12일, 15일 이후 13일 만인 28일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런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달에만 3차례 입장을 내며 종전 선언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우리를 향해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지 말라”며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불과 사흘 뒤 미사일을 발사해 한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대에 올린 것.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에 전개된 전략자산 철수와 한미 훈련의 영구 중단”을 종전 선언 조건으로 내걸며 허들을 높였다. 김성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위협을 그만둔다면 조미(북-미) 관계와 북남(남북) 관계에서 밝은 전망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실지로 포기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다. 김성은 특히 “(북한에는) 외국 군대가 없다. 남조선(한국)엔 3만 명의 미군이 수많은 군사기지에 주둔하며 언제든지 우리에 반대하는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항시적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 요구도 내비친 것이다.○ 韓 ‘도발’ 표현 자제, 美는 “결의 위반 규탄” 북한이 ‘조건부 남북 관계 복원’ 제안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건 결국 한미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는 ‘떠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저자세로 나오면 그 자체로 이득이고, 반대로 강경하게 나오면 향후 추가 미사일 도발 등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잃을 게 없는 ‘꽃놀이패’”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미사일 시험 자체보다 한국이 (도발로 부르지 말라는) 이중 기준 철회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미가 반응 수위를 조절해주면 이를 명분 삼아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유감’만 표명했다. 외교부, 통일부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방부는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인지 밝히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만 했다. 미 국무부는 대화를 언급하면서도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위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저자세로 나갈수록 북한이 남북 관계를 쥐고 흔들려고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28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이번 달에만 미사일 발사와 한미를 겨냥한 담화 발표를 각각 3차례씩 집중하며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무력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여지를 제공하면서 강온 양면 전술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 향후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남북미 간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때 자신들이 판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과 남북 정상회담을 원하는 한국이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부르는지 떠보기 위한 계산된 전략으로 봤다. 북한은 미국에는 유엔에서 “한반도에 전개된 전략 자산 철수와 한미 훈련의 영구 중단”을 종전선언 조건으로 내걸며 허들을 높였다. ● 北, 9월에만 미사일·담화 3차례 씩 집중 북한은 올해 6차례 미사일 발사에 나섰다. 그 중 절반이 이번 달에 집중됐다.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나흘 뒤 탄도미사일로 수위를 끌어올렸고, 다시 13일 만인 28일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번 달에만 3차례 입장을 냈다. 25일에는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도 빠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힌 것. 그러나 “우리를 향해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지 말라”며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군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대북 제재 해제 등이 포함는 개념으로 한미동맹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들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여정의 주장과 궤를 같이 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우리에 대한 위협을 그만둔다면 조미(북-미) 관계와 북남(남북) 관계에서 밝은 전망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이 행동으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실지로 포기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다. 김성은 특히 “(북한에는) 외국 군대가 없다. 남조선(한국)엔 3만 명의 미군이 수많은 군사기지에 주둔하며 언제든지 우리에 반대하는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항시적 전쟁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 요구도 내비친 것이다.● 정부, 북 요구대로 ‘도발’ 표현 자제 북한이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 제안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건 결국 한미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는 ‘떠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저자세로 나오면 그 자체로 이득이고, 반대로 강경하게 나오면 향후 추가 미사일 도발 등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잃을 게 없는 ‘꽃놀이패’”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미사일 시험 자체보다 한국이 (도발로 부르지 말라는) 이중기준 철회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미가 반응 수위를 조절해주면 이를 명분삼아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유감’만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NSC 상임위 긴급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만 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저자세로 나갈수록 북한이 남북 관계를 쥐고 흔들려고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청와대는 27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지난달 단절한 남북통신연락선을 우선 복원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상황에서 통신선 복원을 통한 남북 간 소통부터 시작하자는 우리 측의 선결 조건을 내민 것. 하지만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통신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통해 북한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통일부의 제안에 따라 북한이 우리의 호출에 응답하고, 서로 그런 채널을 통해 각급 단위의 대화를 하는 등 이렇게 1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남북 관계 개선에서 최소한의 시나리오인 것 같다”고 했다. 박 수석은 김여정이 24, 25일 이틀 연속 내놓은 입장문에서 ‘적대시 정책 철회’ ‘상호존중’ 등의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요구사항을 과거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여정이 제시한 조건들은 결국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등과 직결되는 것으로 백악관과 청와대 모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수석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중국도 좋은 반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함수 관계에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만 갖고 급하게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보다는 북-미 관계 등을 신중하고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