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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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용 기자입니다.

parky@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칼럼100%
  • 美 “군사력 필요하면 쓰겠다” 北에 경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논의하기 위해 5일(현지 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우리(미국)가 가진 여러 능력 중 하나가 막강한(considerable) 군사력”이라며 “해야 한다면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에는 “중국의 대북 교역이 유엔 제재를 위반할 경우 중국의 대미 교역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위험할 뿐 아니라 무모하고 무책임했다”고 맹비난한 뒤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그런 방향(무력 사용)으로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무역제한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해 북한과 무역을 하려는 국가들이 미국과 무역을 계속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대화를 통한 정치적, 외교적 해법이라는 원론적 방침을 되풀이했다. 류제이(劉結一) 중국대사는 “군사적 수단은 옵션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러시아 차석대사는 “제재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며 미국의 제안을 일축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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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러, 대북제재 결의 거부해도… 우린, 우리 길 간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며, 머뭇거리지도 않을 것이다.” 5일(현지 시간) 붉은 정장에 잔뜩 굳은 표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장에 나타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오늘은 어둠의 날(dark day)’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6분간 강경한 어조로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규탄하고 새로운 대북 제재의 채택을 촉구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사용과 강도 높은 경제 제재 가능성을 모두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비공개 협상 건너뛰고 공개회의 직행 이날 긴급회의는 비공개 협상 없이 곧바로 공개회의로 진행됐다. 만장일치의 안보리 의사결정 구조에서 필요한 비공개 사전 협상 없이 공개회의로 직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유엔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이번 사태를 핵실험에 버금가는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북한의 ICBM 발사 실험을 “위험할 뿐 아니라 무모하고 무책임했다” “분명하고 첨예한 군사적 긴장 행위” “핵무기로 한국 미국 일본 도시를 공격하려는 의도” 등으로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은 북한 최고층에도 칼끝을 겨눴다. 헤일리 대사는 “(ICBM 발사 실험은) 젊은 (미국) 대학생인 오토 웜비어를 식물인간 상태로 부모에게 돌려보낸 악의적인 독재자가 저지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꼭 해야 한다면 무력을 사용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며 발언의 상당 부분을 중국을 압박하는 데 썼다.○ 미국과 중·러 정면충돌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대북 군사 수단은 옵션이 아니다”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가 역내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역공을 펼쳤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제재가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중국 편에 서서 미국에 맞섰다. 헤일리 대사는 회의 막판 “만약 북한의 행동에도 즐겁다거나,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새 제재 결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된다. 새 대북 제재 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길을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사건건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대북 독자 제재도 미국의 선택지에 들어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의 미온적인 대북 제재 이행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과 북한 간의 무역이 지난 1분기에 40%나 증가했다. 중국이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게 만만치 않지만 우리는 시도해야 했다”며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해 ‘공수표’만 날리고 있는 중국을 비난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대중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변하지 않고 도발을 이어간다면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중국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카드는 단 하나, 세컨더리 보이콧뿐”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도 이날 중국을 겨냥해 “안보리 결의를 위배하며 북한과 무역을 하려는 국가들이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에 유입되는 자금과 군사 및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원유 지원 차단, 항공 및 해운 제한, 북한 고위층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거래한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헤일리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은 엄격하게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고, 특정 국가가 국내법을 통해 다른 국가에 간섭하는 것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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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책임 물을것… 모든 나라 압박 동참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발사 하루 만에 공식 확인하면서 어느 때보다 미국의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이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 중 하나로 설정한 ICBM 발사를 예상보다 빨리 인정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조치도 그만큼 빠르고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 비난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방위 대북 제재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우선 “미국은 더 강한 조치로 북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중국을 거치지 않는 미국의 독자 제재를 시사했다. 선제타격 등 군사 조치를 포함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다양한 옵션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글로벌 위협에는 글로벌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 조치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경제, 군사적 이익을 주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모두 이 위험한 정권을 돕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북 압박 매뉴얼까지 제공한 뒤 “모든 나라는 북한의 핵무장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북한의 핵무장을 돕는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이 직접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북한의 조력자들이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당적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국의 요청으로 5일 긴급회의를 갖고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금융 제재나 선박 운송 통관을 죄는 고강도 대북 제재 카드를 중국과 러시아 등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원유 수출 중단 조치도 거론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긴장을 위험한 수준으로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북한 지도부가 추가 도발을 멈추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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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핫도그 먹기대회서 ‘10분에 72개’ 신기록 우승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핫도그 먹기대회에서 조이 체스넛 씨(33)가 10분 만에 72개를 먹는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체스넛 씨는 지난해 자신이 세운 70개 기록을 깨며 2년 연속 ‘세계 최고 먹보’ 자리에 올랐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출신인 그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신예 카멘 신카티 씨(24)가 60개를 먹는데 그쳐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식인상어를 다룬 영화 ‘조스(Jaws)’와 같은 별명을 가진 그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10번째 정상에 올랐다. 여성부에서는 일본계 미키 수도 씨(31)가 41개를 먹어 4년 연속 왕좌에 올랐다. 2위는 32개를 먹은 미셸 레스코 씨(33)에게 돌아갔다. 재미동포 소냐 토머스(이선경) 씨는 30개를 먹어 3위를 차지했다.뉴욕=박용기자 parky@donga.com}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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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G20서 철강규제 카드 꺼낼듯

    7일(현지 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틀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철강 수입에 대한 무역규제 카드를 공론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방아쇠가 될 수 있는 미국발 ‘철(鐵)의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철강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해 무역장벽을 높이는 전면적 무역규제와 시장을 교란하는 일부 국가를 겨냥한 맞춤형 규제 카드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내에서 전면적인 철강 수입규제를 요구하는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등 강경파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의 온건파가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 석 달간 매주 화요일 회의를 열고 철강 수입규제에 대한 참모들의 의견을 조율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6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 수입규제 방향을 두고 2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가 수입 철강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규정하고 대대적인 무역규제에 나설 경우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이 관세 부과 같은 전면전을 피하면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국가를 콕 찍어 제재하는 맞춤형 규제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뉴욕=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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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N 때려눕힌’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가 일요일인 2일에도 주류 언론을 향해 불을 뿜었다. 이번엔 ‘합성 동영상 트윗’으로 미국의 방송사 CNN을 공격해 평온한 미국의 일요일 아침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CNN은 즉각 ‘어린애와 같은 행동’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적인 트윗을 차단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독설 트윗’에 대한 역풍이 거세지자 백악관 핵심 참모까지 나서 대통령 편들기에 나섰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모던 대통령’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 트윗’이 미국 사회의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레슬링 경기장에서 CNN 로고가 얼굴 부위에 합성된 남성을 때려눕히는 28초 분량의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CNN 로고의 얼굴을 한 남성을 쓰러뜨리고, 마구 때린 뒤에 의기양양하게 돌아서는 연출된 장면이 3번 반복되는 동영상이었다. 영상 마지막에는 ‘가짜뉴스(Fake News)’를 연상시키는 ‘FNN’ 로고도 등장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07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에 출연해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소유주인 빈스 맥맨을 덮치는 장면을 재편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편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커뮤니티사이트인 레딧에 올라와 있던 영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동영상을 트윗하면서 논란을 예상한 듯이 별도의 글을 남기지 않았다. 대신 ‘#FraudNewsCNN(가짜뉴스CNN)’이라는 해시태그만 달았다. 동영상 트윗으로 한방 얻어맞은 CNN은 강하게 반발했다. 곧장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a sad day)”이라며 “트위터가 폭력을 조장하는 트럼프의 계정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RCFP) 브루스 브라운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기자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 위협”이라고 비판하는 등 주류 언론과 정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과 주류 언론과 경쟁 관계인 트위터는 대통령의 트윗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의회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계정 차단 요구에 대해 트위터 측은 “대통령의 트윗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약관을 위배하지 않았다”며 중단시킬 뜻이 없음을 밝혔다. 트럼프 트윗에 대한 역풍이 거세지자 톰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아무도 그 트윗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지키기’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은 비판에 대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며 “대통령이 미 국민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트위터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대통령 권한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이 대통령의 신체적 정신적 직무 이행 가능성 여부를 감독하는 위원회 설치 등을 규정한 법안을 4월에 제출해 지난주 의원 23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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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뉴저지주 셧다운…공무원 휴가 떠나고, 공원 등 관광지 문닫아

    미국 독립기념일(4일) 연휴인 2일 뉴저지 해변 등 주립공원이 문을 닫았다. 주말 나들이에 나선 주민들은 민간 휴양시설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뉴저지 주 의회가 시한(6월 30일)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 정부기관들이 부분 업무정지(셧다운)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뉴저지 주 의회는 주의 최대 보험사이자 비영리단체로 알려진 호라이즌 블루크로스 블루실드에 대한 재정 지원을 두고 대립하면서 예산안 통과 시한을 넘겼다.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된 주 정부가 셧 다운돼 공무원 3만~3만5000명이 무급 휴가를 떠났다. 연휴에 방문객을 맞아야 할 주립공원 등의 관광지 40곳도 문을 닫았다. NYT는 독립기념일 휴일 이후인 5일부터 법원이나 차량국(DMV) 등의 민원 업무가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 의회를 설득해야 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이날 문을 닫아 텅 빈 공원에서 가족과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지역신문의 항공 촬영에 찍혀 논란이 일었다. 예산안 합의에 실패한 주 정부는 뉴저지를 포함해 델라웨어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메인 오리건 위스콘신 일리노이 코네티컷 등 9곳이다. 뉴저지 메인 일리노이 주 정부는 곧바로 셧다운에 들어갔다. 뉴욕=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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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독설 트윗’ 릴레이에 화난 美언론 “이제 좀 그만해”

    지난달 30일 아침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를 펼쳐든 맨해튼의 뉴요커들은 사설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트럼프의 트윗에 대하여(On Trump’s tweet)’라는 제목의 사설에 ‘Stop. Just stop.(그만, 그냥 그만해)’이라는 달랑 세 단어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MSNBC 간판 프로그램 ‘모닝 조(Morning Joe)’의 공동 진행자 미카 브레진스키와 조 스카버러를 조롱하는 인신 공격성 트윗을 날린 것에 대한 논평이었다. 뉴욕포스트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를 소유한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이다. 뉴욕 현지에선 대선 기간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이 매체가 훈계조의 ‘세 단어’ 사설을 내놓은 것을 뉴스로 다뤘다.○ ‘백악관 협박’ 폭로전으로 번진 트윗 독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 만찬(6월 29일), 한미 정상회담(6월 30일)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자국 언론을 상대로 ‘독설 트윗’을 멈추지 않았다. ‘미친(crazy)’ ‘정신이 이상한(psycho)’ ‘지능이 떨어지는(low IQ)’ ‘아주 멍청한(dumb as a rock)’ 같은 원색적 표현을 구사했다. ‘얼굴 성형을 해 피를 흘리고 있다’는 식의 여성 비하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더 이상 체면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독설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트럼프의 타깃이 된 MSNBC의 두 진행자는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백악관이 (친트럼프 성향의) 내셔널인콰이어러를 동원해 ‘트럼프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불리한 기사를 내보내겠다’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가짜 뉴스다. (오히려) 그들이 내셔널인콰이어러 기사를 막아 달라고 요청해 거절했다”며 반박했다. 두 진행자는 다시 트윗을 통해 관련 문자메시지와 통화 기록이 있다고 재반박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언론계의 전설 칼 번스틴은 1일 CNN의 ‘뉴 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도 넘은 언론 공격에 대해 “전례 없이 악의적”이라고 비난했다. 번스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격과 언론에 대한 공격은 행정부 전반의 기능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난 모던 대통령, 소셜미디어 멈추지 않을 것” 공화당 내부와 보수 논객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트윗 독설이 “품격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폭스뉴스 설문에서 응답자의 71%가 ‘트럼프의 트윗이 그의 어젠다를 손상시킨다’고 응답했다.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정책 목표도 없는 어리석고 비생산적인 트윗은 대통령 지지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좌파들만 즐겁게 한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트럼프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가짜 뉴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미디어는 ‘공유된 적(Shared enemy)’이 됐다”고 지적했다. 미디어가 대통령을 공격할수록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주류 언론과의 싸움에서 물러설 기색이 없다. 그는 1일 4개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며 소셜미디어를 쓰는 자신을 ‘현대적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내가 인터뷰와 연설,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걸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김수연 기자}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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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참모진 377명 평균연봉 1억원… 오바마 때보다 덩치 줄고 몸값 비싸져

    377명인 ‘도널드 트럼프의 참모들’은 평균 9만4872달러(약 1억91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진에 비해 평균 12.6% 더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 소속 기업가 출신답게 참모진을 오바마 정부보다 100명 가까이 줄이는 대신 핵심 참모 다수에게 두둑한 연봉을 안겨줘 ‘작지만 비싼 정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백악관 참모 377명의 연봉(총액 3576만6744달러) 목록을 의회에 제출했다.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수석대변인 등 핵심 참모 22명이 최고 연봉그룹(17만9700달러·약 2억585만 원)에 포함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과의 전쟁의 최전선에서 방패 역할을 도맡아 하는 세라 샌더스 수석부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을 18년째 경호하고 있는 키스 실러 대통령집무실운영국장,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18명은 16만5000달러의 연봉을 받는 2위 그룹을 형성했다. 패션과 보석 사업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와 중국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보수를 받지 않아 참모진 연봉 총액을 줄이는 데 한몫했다. 공직과의 이해상충 논란을 의식해서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연간 3만 달러만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을 2016년보다 95명 줄이고 연봉 지출도 399만 달러(10%) 감축했다. 하지만 핵심 참모진은 고액 연봉자들이어서 ‘위가 무거운(top heavy)’ 연봉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15만∼19만 달러를 받는 최상위 그룹에 속한 참모 수는 60명으로 오바마 정부보다 20명이 늘고 3만∼6만 달러를 받는 하위 그룹은 62명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위 연봉은 같은 기간 7만3051달러에서 8만9000달러로 올랐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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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의 글로벌 이슈&]비트코인 ‘쩐의 전쟁’이 온다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이 13일 다시 북한을 찾았다. 로드먼 측은 “북한의 문을 열기 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뻐할 것”이라며 모종의 임무를 띤 것처럼 선전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 국무부는 “미 정부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 언론들은 그의 이색적인 ‘공항 패션’에서 방북의 숨은 의도를 읽었다. 로드먼은 평양에 들어가고 나올 때 모두 ‘’(팟코인닷컴)이라고 쓰인 같은 티셔츠와 야구 모자를 착용했다. 주위 시선을 의식하는 유명인의 단벌 ‘공항 패션’은 이례적이다. 그는 트위터에 “내가 돌아왔다. 후원자인 팟코인닷컴에 감사한다”며 방북 공항 패션 사진을 올렸다. 로드먼 측은 또 “이번 여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팟코인 임직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가 광고판 같은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하고 공항에 나타난 이유가 따로 있었던 거다. 2014년 창업한 팟코인은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화폐 회사다. 비트코인은 암호 기술을 활용해 익명 거래를 할 수 있다. 추적도 어렵다. 이 때문에 요즘 해킹, 마약 거래 등에 자주 쓰인다. 팟코인도 은행들이 기피하는 대마초 거래를 팟코인으로 중개하며 돈을 벌고 있다. 로드먼의 방북 사실이 알려지자 팟코인 가격이 급등한 걸 보면 이 회사가 그의 방북에 돈을 대고 재미를 본 건 분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와 첨단 핀테크(금융기술)인 비트코인이 잘 어울릴 것 같진 않지만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비트코인에 익숙하다. 2014년 로드먼이 방북했을 때 한 누리꾼은 평양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했다는 글과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비트코인 안내 사이트인 코인맵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상점은 서울에 39곳, 평양엔 술집과 식당 등 3곳이 있다. 평양 영광거리의 국영식당에서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걸 보면 북한당국도 비트코인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이 비트코인을 이용해 새로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북한 해커들은 해킹으로 벌어들인 돈을 게임머니로 바꾸거나 카지노 등에 보내 돈세탁을 하곤 했다. 북한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으로 빼돌려진 8100만 달러가 필리핀의 카지노로 보내진 것이 대표적이다. 요즘엔 비트코인을 활용해 추적을 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은 지난달 발생한 인터넷 인질극인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 공격에 북한 정찰총국이 연루된 것으로 분석했다. 해커들이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를 위해 워너크라이를 시도해 14만 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모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식의 ‘비트코인 인질극’은 국내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 웹 호스팅 회사인 ‘인터넷 나야나’가 랜셈웨어 공격을 한 해커들과 나흘 간 협상 끝에 13억 원의 비트코인을 몸값으로 치렀다. 정보보호 전문가인 박춘식 서울여대 교수는 “북한이 무역 관련 유엔 제재가 강화되자 외화벌이에 비트코인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비트코인 시장은 이 같은 위협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디지털 화폐를 이용한 돈세탁과 테러 지원 단속을 강화하는 법안이 상원에 상정됐다. 국내에선 비트코인이 디지털 화폐인지, 금융상품인지 법적 정의조차 없어 마약 거래의 수익으로 압수한 비트코인 처리조차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비트코인 주도권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관련 제도가 없으니 사고가 나도 책임질 사람이 마땅치 않다. 나쁜 짓을 하려는 해커가 이런 기술과 제도의 균열을 놓칠 리 없을 것이다. 국내 비트코인 하루 거래량은 코스닥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투기 자본까지 가세하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방치된 국내 비트코인 시장이 북한 해커 등의 돈세탁 무대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구입한 비트코인을 한국에서 판매하는 식의 차익거래를 허용해 달라고 외환당국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금융시장을 바꿀 폭발력이 있는 핀테크 기술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무작정 막기보단 누구나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문턱은 낮추되 모니터링과 사후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 비트코인 시장을 새 정부가 강조하는 ‘네거티브 규제’의 본보기로 만들면 어떨까. 비트코인 ‘쩐의 전쟁’의 막은 이미 올랐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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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의 글로벌 이슈&]넷플릭스가 칸 영화제에 간 까닭

    내일 미국에 ‘새 대통령’이 등장한다면…. 물론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물러난다는 얘긴 아니다. 30일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에서 공개되는 미드(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5편에서 주인공 프랜시스 언더우드가 드디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다. 전편에서 사퇴한 대통령의 자리를 물려받았던 부통령이 대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권력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백악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막장 권력 게임을 실감나게 그려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거머쥔 이 작품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즐겨 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권력은 부동산과 같아서 핵심에 접근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하며 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언더우드가 트럼프 시대에 어떤 대통령으로 그려질까. 집요하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고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살인도, 전쟁도 불사하는 이 냉혹한 마키아벨리안 정치인을 현실에 대입해 보는 미국인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언더우드 역을 맡은 배우 케빈 스페이시는 “전작보다 더 소름 끼칠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이 이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로 여긴다”고 말했다. 잘 만들어진 미드의 대명사인 ‘하우스 오브 카드’의 새 스토리만큼 관심을 끄는 건 이 작품을 제작한 넷플릭스의 존재감이다.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회사가 이런 수작을 제작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자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만 약 300편에 이른다는 사실이 놀랍다. 17일 개막한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넷플릭스 돈으로 만들어진 영화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가 동영상 영화 최초로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이런 선행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전통 영화인들에겐 인터넷을 위해 만들어진 동영상 영화 따위와 경쟁하는 현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극장협회(FNCF)가 경쟁 부문에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포함시킨 칸의 결정에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저울의 추는 이미 새 시대로 기울고 있다. 시장의 판을 바꾸는 이종(異種) 간 경쟁은 산업계에선 더 흔하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20여 년 전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린 비디오 연체료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연체료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네마 천국’을 꿈꾸며 1997년 정액 회원제 DVD 대여 서비스를 창업했다. 창업 10년이 되던 해인 2007년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디오 대여 서비스의 전통 강자인 ‘블록버스터’를 쓰러뜨리고 이제는 전통 영화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업종의 경계를 무너뜨린 넷플릭스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자체 제작 콘텐츠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세계 190여 개국, 1억 명 가까운 회원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볼 수 없는 곳은 중국 북한 시리아 등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마케팅 비용도 미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쓴다. 지난해 방한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수준이 높은 한국은 우리에게 최적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속 인터넷을 구축하고도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 기업을 만들지 못한 한국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는 탐나는 시장이다. 제조업을 강타한 세계화와 자동화의 거대한 물결이 한국의 서비스업 일자리까지 야금야금 잠식하는 ‘세계화 2.0’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3일 열린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도 비슷하다. 크루거 전 수석부총재는 이날 “한국 경제가 도약하려면 제조업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서비스업의 생산성부터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비스업 진입 규제를 풀고, 생산성도 높여야 좋은 일자리도 생기고 소득 불평등도 해소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한국 대표는 “한류 수출을 얘기하지만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은 영화 한 편 제작하는 데 1500명이 투입되지만 할리우드 대작 영화는 1만 명이 동원된다”고 말했다. 잘 키운 서비스업이 일자리 효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상황판엔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표가 있을까. 칸으로 간 넷플릭스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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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의 글로벌 이슈&]영국도 탐내는 독일식 ‘청년 일자리 상륙작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5년까지 NBC의 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Apprentice·견습생)’에 출연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성과가 떨어지는 견습생 출연자는 “넌 해고야(You‘re fired)”란 말과 함께 가차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 능력을 입증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고액 연봉을 주고 자신의 회사에 영입했다. 트럼프가 보여주는 생생한 승자 독식의 미국식 ‘능력주의(Meritocracy)’는 이 TV 쇼의 인기 비결이었다. 테스트를 통과하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트럼프 견습생들은 정규직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한국 기업의 청년 인턴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미국에선 파리 목숨이나 다를 바 없는 견습생이지만 대서양 너머에선 대접이 다르다. 최근 유럽에선 독일식 견습생 제도가 청년 실업을 극복하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장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 그는 잠시 짬을 내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독일 제조업의 생생한 현장을 둘러보던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3만5000명이 일한다는 이 공장에서 직원을 도통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다 어디에 있지요?”(이 총재) “직원 대부분은 연구개발(R&D),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거나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공장 관계자) 인건비가 비싼 독일의 제조업은 품질은 뛰어나지만 한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 독일 제조업이 살아남으려면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인건비가 싼 해외로 공장을 옮기든지, 자국 공장을 R&D와 디자인 경쟁력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벤츠 공장은 후자에 속한다. 특히 이 공장의 상당수 직원이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국이 독일 제조업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미 브루킹스연구소는 독일 제조업의 강점으로 이 같은 숙련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꼽았다. 기술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가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학교와 산업 현장의 ‘기술 격차(skill gap)’가 커진다. 직무 경험이 없는 청년들은 첫 직장에 상륙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독일은 이 문제를 일선 학교와 기업 현장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견습생 프로그램(듀얼 시스템)’으로 극복하고 있다. 기업들은 필요한 역량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고, 청년들은 잘 훈련된 독일 병정처럼 일자리 시장에 상륙해 독일 제조업을 이끄는 ‘장인’으로 커 간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청년 실업률은 평균 17.3%다. 그리스는 44.7%, 스페인은 44.4%로 청년 일자리의 무덤이다. 하지만 독일의 청년 실업률은 6.7%로 한국(9.8%)보다도 낮다. 독일식 견습생 제도가 청년 실업난 극복에 특효약으로 떠오르자 청년들의 직업 훈련에 전통적으로 둔감했던 영국까지 독일 배우기에 나섰다. 영국은 2010년 이후 2015년까지 독일식 견습생 자리를 220만 개 만들었다. 청년 실업률을 EU 평균보다 낮은 12.1%로 떨어뜨린 영국은 내친김에 2020년까지 견습생 자리를 3만 개 더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엔 인건비의 0.5%에 해당하는 ‘견습생 부담금(apprenticeship levy)’을 기업에 부과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 돈을 견습생 프로그램에 지출할 수 있는 ‘바우처’로 기업에 돌려줘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학교와 산업 현장 간 ‘스킬 갭’을 줄이기 위해 ‘T-레벨’이라는 기술 교육 과정과 학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식 견습생 제도가 다른 나라에서 실패하는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 할아버지 아버지 등 대를 이어 경험한 견습생 제도의 성공 경험이 다른 나라엔 없다. 둘째, 학교 교육에서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식된다. 셋째, 독일처럼 자격증 없이는 일하기 어려운 일자리 시장이 없다는 것이다. 견습생 제도가 뿌리내리려면 사회의 문화와 인프라를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2013년 마이스터고에 독일식 견습생 제도를 도입한 한국은 이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특히 대학 진학률이 한때 80%를 넘었던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4년제 대학 1, 2학년으로 견습생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차기 정부에선 정부-대학-기업이 손을 잡고 ‘한국식 청년 일자리 상륙작전’에 성공하면 좋겠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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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의 글로벌 이슈&]미국의 일자리전쟁… 100년 기업도 안전하지 않다

    다음 달 5일 스위스 장크트갈렌에서 세계 지도자 600여 명과 젊은 대학생 대표 200여 명이 모여 미래 화두를 논의하는 ‘장크트갈렌 심포지엄’이 열린다. 47회째 열리는 이 행사의 올해 주제가 의미심장하다. ‘파괴의 딜레마(The dilemma of disruption).’ 이 심포지엄에 초청된 미국 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회사인 AI브레인의 신홍식 박사는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혁신이 바꾸는 기업 생태계와 이런 파괴적 변화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존 기업의 딜레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를 이어 생존하는 ‘100년 기업’이 되려면 100년 넘게 갈 수 있는 사업을 잡아야 하고,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20세기를 살아온 글로벌 100년 기업들조차 요즘은 앞이 캄캄하다. 2000년 이후 포브스 500대 기업의 절반이 문을 닫았다. 10년 전 문을 연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앱)은 500여 개에 불과했지만 이젠 200만여 개, 다운로드만 1300억 회나 된다. 게릴라와 같은 앱들은 전통 기업의 사업과 일자리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 쓰나미(지진해일) 같은 파괴적 혁신의 물결 앞에선 어떤 기업도, 어떤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경험하려면 책 냄새 풀풀 나는 미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 연구실보다 돈이 팽팽 돌아가는 바로 옆 쇼핑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더 낫다. 실리콘밸리 부자들이 즐겨 찾는 스탠퍼드 쇼핑센터는 실외형 대형 쇼핑몰이다. 노드스트롬, 니먼마커스, 메이시스, 블루밍데일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유명 백화점과 루이뷔통, 버버리, 토리버치, 애버크롬비, 갭, 앤트로폴로지, 어번아웃피터스 등 140개 브랜드의 로드숍이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국내에 들여오기로 한 주방용품과 가구 인테리어 전문점인 윌리엄스 소노마도 이곳에 있다. 매장 구성은 수시로 바뀐다. 가장 ‘핫’한 기업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가전브랜드 소니의 대형 매장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14년 전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전시장이 들어섰다. TV, 워크맨, CD플레이어 등 혁신적 제품으로 20세기를 휘어잡았던 72년 역사의 소니가 물러나고, 21세기 신생 기업이 노른자위 매장을 차지한 것이다. 테슬라는 10일 미 뉴욕증시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거품 논란이 있지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이 109년 역사의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보다 크다고 본 것이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19세기 교류 발전기 등을 발명한 니콜라 테슬라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가정 등에서 쓰이는 교류 전기로 충전하는 전기차라는 상징성을 이름에 담은 것이다. 테슬라 같은 스타트업의 약진과 전통 기업의 퇴장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가정용 전구 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테슬라의 라이벌이었던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에디슨전기회사에서 출발한 GE가 모태 사업인 전구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테슬라가 한때 일했던 131년 역사의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스는 최근 대규모 손실을 내고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롭다. 이 탓에 이 회사를 인수한 142년 역사의 일본 도시바도 생존의 기로에 섰다. 165년이 된 백화점의 역사도, ‘아메리칸 드림’의 소비문화를 대변하던 스탠퍼드 쇼핑센터 같은 교외형 쇼핑센터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23년 전 시애틀에서 창업한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최근 무인 매장을 내며 오프라인 유통회사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세상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고 새 직업을 만든다. 스탠퍼드 쇼핑센터에는 안내원 역할을 하는 달걀 모양의 초보적인 감시 로봇이 등장했다. 앞으로 고도의 로봇기술 등이 도입되면 세그웨이를 타고 쇼핑센터를 누비던 ‘몰캅’(쇼핑몰 보안요원)은 집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이들이 일자리를 잃은 몰캅의 수입을 가져갈 것이다.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하고, 새 기업이 기존 기업을 대체하는 기업 생태계와 청년들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게 하는 교육 시스템이 없는 경제는 파괴적 혁신의 시대에 생존을 기약할 수 없다.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대선 후보들은 혁신의 딜레마를 극복할 비전이 있는가.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렇게 썼다. “아는 것이 없어, 배운 게 없어서 빵을 훔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교육을 시키지 않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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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가 만난 사람]“대우조선, 이 다음 손 더 벌리면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

    《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69)은 2월 9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에 국민 혈세가 더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달도 안 돼 말이 달라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 “대우조선의 위험 요인을 보수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2015년 4조2000억 원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다시 2조9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대우조선에 투입해야 한다는 ‘구조조정 청구서’도 내밀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집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발표 2주 전부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이동걸의 명예는 죽어도, 국가 위기는 벗어나야 한다’고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취임 후 1년 2개월이 됐다. 사면초가 상황 아닌가. “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역량 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고 느낀다. 워낙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일이 많다. 어느 쪽도 산은이나 제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직원들도 섭섭해한다. 굉장히 외롭고 힘든 고난의 길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헤쳐 나가려고 한다. 40여 년 금융인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 ―대우조선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이렇게까지 ‘수주 절벽’이 올지 상상도 못 했다. 세계 1위 조선·해운업 분석기관인 클라크슨 리서치도 예상하지 못했다. 취임 후 ‘국민 혈세를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써야 할 상황이 됐다. 굉장한 자괴감이 들었다. 대우조선이 잘못되면 국가 경제에 59조 원의 피해가 오는 상황이었다.” 대우조선은 4월 44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선수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아 오려고 2월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을 해외 선주들에게 보내고 배 인도와 잔금을 미루고 있는 선주인 소난골에 협상팀을 보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가더라도 17조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누구 말이 맞나. “금융 분야에서만 예상 손실액이 22조 원이다. 피해 추산액 논쟁을 벌일 만큼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 지금은 국가적 리스크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대우조선의 수주 잔량이 114척, 340억 달러어치 남아 있다. 투입된 돈만 32조 원이다. 돈을 더 보태 배를 완성해 내보내면 27조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멈추면 고철 값만 남는다. 경남 거제 창원 등지의 관련된 5만 명의 일자리와 1300개 기자재 회사의 운명도 달려 있다. 어떤 비난이나 질책이 있더라도 이를 지키는 게 산은의 역할이다.” “한진해운 백서 기록으로 남길 것”  ―말이 자주 바뀌니 불신이 커진 거 아닌가. “산은이 대책이 없다고 하는데 우린 파이널 대책까지 갖고 있다. 이걸 다 오픈하면 시원하겠지만 구조조정 전략이 협상 중인 해외 선주에게 모두 공개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조선업계를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체제에서 ‘빅2(현대중 삼성중)’ 체제로 간다는 결론 부분을 공개했다. 빅2 체제로 가는 다운사이징, 소프트랜딩이다.” ―1년 5개월 전 자금 지원을 결정할 때처럼 지난해 4분기(10∼12월) ‘대규모 부실 털기’와 ‘자금 수혈’이 반복됐다. “(대규모 부실은) 회계법인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본 측면이 있다. 무조건 50점으로 때렸다가 나중에 70점이 나오면 어물쩍 넘어가겠다는 건가. 최대한 리스크를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금융 당국에 지정 감사인제 폐지 등을 건의했다.” ―한진해운은 왜 포기했나. “한진해운이 남아 있었을 때 국가 경제에 미칠 피해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진해운은 세계 7위 회사이며 6500억 원의 부채가 있었다. 오너가 있는데, 국가가 이 빚을 다 갚아 줄 수는 없다. 지금은 비난이 있지만 3, 4년 뒤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12% 정도였다. 현대상선 점유율이 4.9%에서 현재 7.6%로 올라왔다. 해운동맹인 2M과 시너지가 나면 점유율 12%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평가를 말하는가. “물론 물류대란 대처 등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예상대로 석 달 만에 진정됐다. 한진해운 직원 1300여 명 중 1000명이 재취업했다. 선박도 인수됐다. 언젠가 이런 부분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진해운 구조조정에 대한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훗날의 시각이 아닌 현재 시각으로 이 문제를 정리해 놓자는 것이다. 백서를 바로 공개하진 않을 것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권력 비선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일을 처리하면서 비선실세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여러 전화를 받았으나 압력이라고 느낀 적도 없다. 난 뱅커(금융인)다. 정치적 외압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정치적 문제인지 감조차 없는 사람이다. 한진해운 처리는 건전하게 정부와 논의하며 결정한 것이다.” ―현대상선을 먼저 살려놓고 보니 한진해운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거 아닌가. “아니다. 한진 측과 협상하면서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압류가 될 것이 뻔한데도 배를 출발시켰다. 대마불사(大馬不死)를 믿고 ‘시중은행 출신 이동걸이 아무것도 모르는 소릴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찌 됐든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이 해결됐다. 대우조선만 혼미한 상태로 남았다.”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를 어떻게 설득한 건가. “2015년 산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지원을 주도한 것은 당시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이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해당사자가 모두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 국민연금이나 회사채를 갖고 있는 분들의 섭섭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힘이 들더라도 동의해서 국가적 재난을 막아야 한다. 2년 뒤 대우조선이 소프트랜딩해서 모두 함께 사는 쪽으로 가기 위한 것이니 믿고 함께 가줬으면 한다.” ―사채권자들은 산은의 감자(減資) 등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산은은 작년에 이미 감자를 했다. 지난해 산은 손실이 3조6000억 원이었는데, 이 중 3조 원 이상이 대우조선 손실이다. 우리도 고통이 컸다. 그래서 산은 직원들, 이사회를 설득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 산은에 ‘너희는 손해 안 보고 우리만 손해 보라는 거냐’고 따질 단계는 지났다.”“대우조선, 법정관리도 존재하는 방안”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이 더 필요할 수 있으니 법정관리로 가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이 마지막 지원인가. “그렇게 믿는다. 더 뭐를 하자고 하면 산은 수은은 물론이고 관계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안이 선택적으로 있을 수 있는데 (법정관리는) 하나의 존재하는 방안일 수 있다.” ―국회 국정조사 때도 잠수함이라도 건조해 달라고 했다. “걱정만 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없다. 이번에 조선업도 도와주고 국방력도 강화해 보자. 방위성금이라도 모금하자는 거다. 이런 얘기를 7, 8개월 사이 수도 없이 했다. 바보 같은 얘기인지 모르지만 동해 한 척, 서해 한 척씩 항공모함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떤가. 우리가 이기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 힘을 갖는 것이다.” ―혈세를 투입해 결국 해외 선주 좋은 일만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해외 선주 협상 대표단이 매일 한국 뉴스를 챙겨 보고 선수를 친다. 대우조선이 2월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말이 나오니까 갑자기 척당 1억 달러씩 깎아 달라고 요구하더라. 우리가 급할 것으로 보고 이런 제안을 해온 것이다. 해외 선주와의 협상은 여유를 갖고 해야 한다.” ―대우조선 자구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닌가. “대우조선 구조조정이 늦다고 하는데, 이유가 있다. 수주 잔량이 제일 많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처럼 인원을 줄이면 배를 제때 못 만든다. 대우조선은 쇄빙 능력이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을 만들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340명이 3년간 만든 특허가 860개다. 인원을 줄여도 이런 사람들을 줄이면 안 된다. 조금만 인내하고 산은을 믿어 달라.” ―대우조선에 인건비 25% 삭감을 요구했다. 노조는 4자(노·사·정·채권단)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굉장히 순진한 얘기다. 여러 일이 벌어져 있는데 그렇게 앉아 있을 상황인가. 정성립 사장에게 ‘월급 반납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독자적으로 100% 반납 결정을 내렸다. 그걸 보고 노조가 약간 동의 쪽으로 돌아서는 느낌을 받았다.”“상반기 수주량 16억∼22억 달러 예상” ―약속대로 2분기(4∼6월) 대우조선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가. “1분기(1∼3월)에 7억5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상반기(1∼6월) 방산 쪽 1척 계약이 예상된다. 선수금을 40% 받는 식으로 2척 계약도 따냈다. 현대상선이 배를 10척 주문할 계획인데, 일정 정도는 대우조선에 갈 것이다. 회계법인은 올해 수주량을 20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상반기에만 16억∼22억 달러가 될 것이다.” ―산은의 구조조정 역할을 다른 데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구조조정 업무가 난해해 다른 곳에서 하기 어렵다. 국가적으로 굉장히 기여하고 있는 SK하이닉스, LG카드(현 신한카드), 현대건설 등 기라성 같은 회사들이 산은의 구조조정을 통해 건실하게 바뀌지 않았나. 실패만 갖고 얘기해선 안 된다.”“새 정부 물러나라고 해도 이의 없다” ―새 정부에서 산은 회장의 역할은…. “새 정부가 결정할 일이며 임명권자의 몫이다. (물러나라고 해도) 전혀 이의 없다.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온 거다. 다른 자리로 ‘점프’하겠다는 생각으로 오진 않았다.” ―내부 승계 프로그램이 있나. “내부에서 회장이 나오면 좋을 것이다. 이 조직을 잘 알고 기업 구조조정을 잘 아는 사람이 맡으면 좋다. 역량 면에서 충분하다고 본다. 승계 프로그램은 구조조정 등 다른 일 때문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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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진단]중국에 ‘No’라고 말하려면

    대만은 지난해 중국의 날카로운 발톱을 보았다. 2016년 1월 독립 노선을 보이는 친미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이 차기 대만 총통에 당선되자, 중국 정부는 대만 여행 축소를 지시했다. 연간 1억 명 이상 해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전략자산으로 활용한 중국의 현대판 ‘인해전술’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은 전년 대비 16% 줄었다.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령이 시행되면 대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는 외교 실책”이라는 여론이 끓어오르기를 바라며 우리의 숨통을 조여 올 것이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이란 책을 쓴 중국 전문가 마틴 자크는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는 모든 국가를 평등한 주체로 해석하는 서구식 국제질서가 저물고 주변 국가와의 불평등 관계와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과거 ‘조공제도’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중국에 ‘노(No)’라고 말할 때마다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노’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에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은 중국이다. 외국인 방문객의 절반도 중국인이다. 중국에 의지할수록 중국 중심의 수직적 위계질서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 하원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처럼 중장기적인 중국 의존도와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당장은 유커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급선무다. 한국인의 여행비 지출 중 국내 여행 비율은 50∼60%에 불과하다. 이 비율이 일본(90%) 수준만 돼도 유커 인해전술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봄과 가을에 하는 여행주간 같은 일회성 행사로는 부족하다. 이참에 365일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도록 국내 관광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몽니에 맞서 대만 정부는 공무원의 국내 휴가를 유도하는 ‘국민여행카드 제도’를 도입해 자국 관광산업 방어에 나섰다. 공무원 1인당 연간 1만6000대만달러(약 60만 원)의 휴가수당을 주고 이 중 절반을 국내 여행에서 쓰게 한 것이다. 대만의 사례에서 한국이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면 태국처럼 숙박비, 단체여행 상품 구매 등 국내 여행비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김희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숙박비와 단체여행비에 대해 100만 원 한도에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도입하면 연간 2155억∼3612억 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했다. 비용과 효과를 면밀히 따져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직장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한다. 연차를 절반도 쓰지 못한다. 프랑스의 ‘체크바캉스’(근로자 휴가지원)처럼 근로자와 기업, 정부가 분담해 여행 자금을 적립하고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할 수도 있다. 연차도 소진하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몸집이 작은 정어리들이 포식자의 위협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거대한 무리를 지어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것뿐이다. 중국에 1억 명의 유커 부대가 있다면 한국엔 위기 때마다 똘똘 뭉친 5000만 명의 국민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한다.박용 경제부 차장 parky@donga.com}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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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가 만난 사람]박종복 SC제일은행장 “‘눈물의 비디오’, ‘희망의 비디오’로 바꿨습니다”

    《 외환위기의 광풍이 몰아치던 20년 전 그는 제일은행 광화문지점의 40대 초반 당좌대출 담당 대리였다. “지옥문이 열린 것 같았던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생활영어 정도의 어학 실력으로도 외국계 은행에서 살아남았고, 입행 36년 만인 2015년 1월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초의 한국인 은행장이 됐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62)이다. 올해로 3년 차 행장이 된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사옥에서 만났다.》  ―외환위기의 원인은 뭐라고 보나. “터질 게 터진 거였다. 선진국은 수백 년 걸려 이룬 산업화를 30여 년 만에 해냈다. 자본 축적이 안 된 상태였으니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밀어주는 식으로 경제 개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은행이 정책 자금 배분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산업을 일으키는 젖줄 역할을 했지만 금융 산업 측면에선 문제가 있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직후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로 불리던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간판을 내렸다.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졸업하기 전까지 금융권에서 9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때 삼성전자보다 법인세를 더 많이 내던 제일은행은 1999년 미국계 뉴브리지캐피털에 팔리며 외국계 은행이 됐다. 2005년엔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 다시 매각됐다. ―당시 제일은행 직원들이 만든 ‘눈물의 비디오’가 크게 화제가 됐다. “외환위기의 아픔을 고스란히 기록했기에 인구에 크게 회자됐다. 당시 현대그룹 직원이 ‘(정주영) 회장님 지시’라며 찾아올 정도였다. 그 영상 때문에 제일은행만 망한 걸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데, 5대 시중은행이 모두 똑같이 무너졌다. 은행이 경제 개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은행이 방만 경영과 정경 유착을 해서 그렇게 됐다는 평가는 억울하다.” 1998년이 시작되면서 하루아침에 제일은행 40여 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떠나는 동료들은 “제일은행을 꼭 다시 일으켜 달라”며 울먹였다. 살아남은 직원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당시 제일은행 홍보실 직원들이 이 현장을 ‘내일을 준비하며’라는 제목의 영상물로 기록했다. 국민들은 이 영상을 돌려 보며 서러워서 울고, 남 일 같지 않아서 또 눈물을 쏟았다. 그래서 붙여진 영상물의 별명이 ‘눈물의 비디오’였다.“은행 방만 평가 억울해” ―무엇이 억울하다는 건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 독립국들이 차관을 받고 원조를 받았지만 대한민국만 선진국이 됐다. 공무원 은행원 기업인 근로자 등이 비교적 깨끗했고 열심히 일했기에 가능했다. 그런 점을 인정받고 싶다. 당시 제일은행과 금융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그 이후 금융사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분명히 있다.” ―뭘 제대로 못 했다는 건가. “기업과 은행을 비교하면 확실히 드러난다. 삼성 현대 등은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금융업은 그렇지 못했다. 은행원이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고, 정책적 경제적 토양 같은 다른 요인도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을 강조하며 규제도 줄이고 자율권을 주고 있다. 늦었지만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10년 후엔 지금과 같은 은행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2015년 1월 행장에 취임하고 열 달 만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다. “5년, 10년 후를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국내 은행 수익의 80∼90%가 이자다. 모든 인원과 조직이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 10%대 고금리 시대엔 통했지만 1, 2%대 저금리 시대엔 수익이 날 수가 없다. 수익 구조를 선진 은행처럼 다양하게 바꾸든가, 간부가 많은 항아리 모양의 조직을 고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20%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내자 “제2의 눈물의 비디오 사태”라는 수군거림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나중에는 “희망의 비디오, 웃음의 비디오였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박 행장은 “모두가 살기 위한 선택이었고, 퇴직 동료들이 기꺼이 수용해준 결과”라며 고마워했다.“‘1000명 구조조정’ 승부수” ―한번에 1000명 가까운 직원이 나갔는데…. “이왕 하려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해야 한다. 본사에서 5000억 원을 끌어와 최대 60개월 치 급여를 희망퇴직금으로 줬다. 그랬더니 나가는 직원도 웃으면서 떠났다. 한참 돈이 필요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직원 961명이 특별퇴직으로 나갔다. 선배로서 그나마 챙겨주고 내보낼 수 있어서 뿌듯했다. 외국에서 자금을 끌어와 한국 경제와 소비에 도움을 줬으니 애국했다고 생각한다.” SC제일은행의 직원은 2014년 말 5233명에서 구조조정이 끝난 2015년 말 4438명으로 줄었다. 이 기간 직원 평균 연령은 41세에서 39세로, 지점장 평균 연령은 49세에서 47세로 내려갔다. ―본사가 5000억 원 지원 요청을 쉽게 받아들였나. “처음엔 미쳤느냐고 했다. 4조5000억 원의 돈이 한국에 묶여 있는데 5000억 원을 더 달라고 하니 그럴 만도 했다. 다른 나라에선 60개월은커녕 절반을 준 선례도 없었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며 설득했다. 자신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니 확신을 갖고 밀어붙였다. 나를 걸고 가야지, 자리에 연연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박 행장은 2015년 10월 인력구조 개편 방안이 거론되자 본사 측에 “행장직을 걸고 한국 소매금융 비즈니스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며 최대 60개월 치 퇴직금을 주고 10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역제안했다. 그는 “인력 효율성이 개선되면 수익성이 높아지니 비용이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 한국인들은 신뢰를 주면 은근과 끈기로 목표를 달성한다”며 그룹 수뇌부의 마음을 일주일 만에 돌려놓았다. ―한꺼번에 인력이 빠져나가도 큰 문제가 없었나. “인력의 15∼20%에 해당하는 고참 직원들이 한번에 빠져나갔다. 그래도 은행 시스템과 남은 직원들의 사기를 믿었다. 앞길이 뻥 뚫리니 젊은 직원들이 의욕을 갖고 뛰었다. 젊은 지점장이 직접 현장을 뛰면서 경험 부족을 의욕과 패기로 돌파하더라. 은행은 흑자전환이 됐고 직원도 자신감이 생겼다.” ―노조와의 갈등은 없었나. “더 많이 지급했기 때문에 갈등이 없었다. 지금도 노조와 모든 것을 터놓고 상의한다. 떠난 직원도 똘똘 뭉쳐 은행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다른 은행 직원들이 본사 정문 앞에 진을 치고 퇴직금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퇴직금 5000억 원 대부분이 은행 예금 등으로 다시 돌아왔다.” 박 회장은 스마트폰을 꺼내 ‘그리운 제일가족 2015’라는 동호회 앱을 보여줬다. 당시 회사를 떠난 퇴직 동기 943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그도 회원으로 등록해 종종 글을 올린다고 했다.“‘제일’ 브랜드 살려 지난해 흑자” ―구조조정을 끝내고 넉 달 만에 제일 브랜드를 되살렸다.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그룹 이사회에서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제일’ 브랜드를 살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사회 전날 오후 10시에 브랜드 담당 고위 임원을 호텔 라운지에서 만나 맥주를 마시며 3시간 동안 한국 금융사, 한국인의 기질, 외환위기 이후 변화 등을 설명하며 설득했다. 오전 1시쯤 되니까 고개를 끄덕이더라.” 박 행장은 당시 이사회에서 “한국 사업의 수익성 부진은 소매금융에 있다. 토종 브랜드인 ‘제일’을 사용하게 해주면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 결과 2016년 4월 6일 법인명이 ‘SC제일은행’으로 바뀌었다. 한국만 예외를 인정해 4년 4개월 만에 ‘제일’ 브랜드가 되살아난 것이다. ―제일 브랜드를 찾고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은행 이름을 되찾는 제막식에 2015년 회사를 떠난 직원들 대표와 80세가 넘은 제일은행 선배들까지 다 참석했다. 아침에 설렁탕 먹으며 은행을 함께 살려 나가자고 했다. 고객들도 많이 돌아왔다. 이름을 잃고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 제일이 부실 은행의 대명사처럼 누명을 뒤집어썼는데, ‘조상제한서’ 은행 중 우리 이름만 살아남았으니 이런 오해는 씻어지지 않겠나.(웃음)” SC제일은행은 약속대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2017년 2월 27일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은 세계 고위 임원들이 참석하는 오디오 콘퍼런스 콜을 통해 ‘환상적인 턴어라운드(Fantastic turnaround)’라며 SC제일은행의 2016년 실적을 극찬했다. ―앞으로의 전략은 무엇인가. “은행은 슬림화, 첨단화로 가야 한다. 당면 문제를 풀고 조직과 사업을 정비하는 데 2, 3년이 걸린다. 인수합병(M&A)을 할 여력은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1차적으로 이종 산업과의 업무 제휴, 더 나아가 M&A도 할 수 있다. 회사를 인수한다면 금융사가 아니라 정보기술(IT) 회사를 하는 게 맞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생각도 거꾸로, 물구나무설 수 있어야 한다. 왜 금융업만 할 생각을 하나.” 박 행장은 얼마 전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임원회의를 열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다른 업종을 돌며 현장 토론식으로 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섭외만 된다면 구글 사무실에서 임원회의를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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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가 만난 사람]임종룡 금융위원장 “한진해운, 경쟁력 잃어 살릴 수 없었다… ‘최순실 연루설’ 터무니없어”

    《 지난해 11월 2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을 위한 부동산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청와대가 임명한 지 1시간 반 뒤였다. 이튿날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요건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11·3 대책’이 발표됐다. 임 위원장은 정치권의 외면 속에 부총리 타이틀을 달진 못했다. 하지만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급등세를 잡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달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임 위원장을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났다. 》  ‘금융당국을 시장을 간섭하는 코치가 아닌 관리하는 심판으로 만들겠다’며 취임한 임 위원장은 “35년 공직생활 중 지난 2년이 가장 길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가계부채가 1300조 원을 넘었는데…. “가계부채가 지난해에 전년보다 11% 정도 늘어 1330조 원으로 추산된다. 금리가 낮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완화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했던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가 겹쳐 가계부채가 늘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다. 금리가 오르고 주택분양 물량도 시장 기능에 의해 서서히 조정될 것이다. 모든 금융권에 가계부채 관리체계도 완비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지난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585억 원)은 2014년 1월(―2조2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TI 한도를 30∼50%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 장치인 LTV와 DTI로 부동산 경기를 언제까지 관리할 건가. 냉탕 온탕을 왔다 갔다 하면 시장 주체도 우왕좌왕한다. 경기도 죽었다 살았다 한다. 이런 식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 없다. 시장에 자꾸 충격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총량을 관리하는 건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리고 처음부터 빚을 갚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20년 만기 대출을 받고 매년 5%씩 원리금을 갚으면 자연스럽게 가계부채 총량이 정리될 것이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 리스크를 차주가 아닌 금융회사가 지도록 해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50%에서 55%로, 고정금리 대출 비율을 42.5%에서 45%로 높이기로 했다. 장래 소득 증가 등이 반영된 ‘신DTI’를 마련하고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살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총부채상환비율(DSR) 제도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대출을 조이면 부동산, 건설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은 약간의 공급 과잉이 있어 이전의 활황세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건설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진 않을 것이다. 획일적인 정책보다 맞춤형, 지역별로 대응해야 한다. 과열지구는 지난해 ‘11·3 대책’과 같은 것을 내놓고, 미분양 급매물 주택이 나오는 지역은 이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늘리는 식의 다각화한 대책이 필요하다.”“중도금 대출 어려운 건 단기적 현상” ―주택시장에선 벌써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한다. “일부 시장에서 그런 사례가 있다는 건 사실이다. 은행들이 해당 지역 건설경기 상황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 리스크가 커지면 금리가 오르는 게 당연하며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적인 일이다. 전체 주택시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 ―한진해운이 곧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논리로 지나치게 밀어붙인 것 아닌가. “한진이 세계 7위의 해운선사라고 했지만 선박 155척 중 95척이 시장가보다 80% 비싼 사용료를 내는 용선(傭船·빌린 배)이었다. 직접 보유한 배는 60척에 불과했고 2조5000억 원의 빚을 안고 있었다. 해운업의 불황이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채무조정의 진척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외형을 유지하는 게 구조조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운업은 국가 전략산업이지 않은가.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수출입 물량 수송비율은 11%에 불과했다. 한진해운은 전략물자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도 쪼개 팔아 버렸다. 원유 공급의 2% 정도만 담당하고 있었을 뿐이다. 감당할 수 없는 재무구조를 가진 경쟁력 없는 선사를 해운산업이니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한진해운을 ‘배드컴퍼니’와 ‘굿컴퍼니’로 나눠 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는데…. “과거처럼 기업 우량자산을 떼어내 굿컴퍼니를 만들고 나쁜 자산을 배드컴퍼니로 넘겨 정리하는 방식을 한진해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방식은 채권단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한진해운은 합의할 수 있는 협약 채권이 30%에 불과했다. 굿컴퍼니를 만들 우량자산도 별로 없었다.” ―용선 위주의 산업구조를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2005, 2006년 해운업이 활황일 때 비싼 값에 용선을 지나치게 늘렸고, 시장성 부채로 은행 부채를 갚았다. 경영적 판단의 실패였다. 해운 경기가 바닥이 됐을 때 은행이 어떻게 해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과거 정부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강요해 그렇게 됐다고 하는데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당시 항공 해운은 예외로 했다.” “대우조선 자율협약, 검토 안해”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물류대란은 어떻게 된 건가. “물류대란을 충분히 준비하거나 대응하지 못했다.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인데, 살아있는 기업에 망하는 걸 전제로 같이 대비하자고 협조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해운업 구조조정의 중요한 교훈이다.” ―일각에선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한진그룹에 대한 보복성 구조조정이란 의혹도 제기한다. “어떤 의혹도 있을 수 없다고 확고하게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스스로 채무를 조정하고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공개하고 일관되게 적용했다. 현대상선도 이 원칙에 따라 채무조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채무조정이나 기업주의 자금 조달 노력이 부족했다. 이 원칙을 깨면서 지원할 순 없었다.” ―조선업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대형 조선 3사는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경제를 떠받치고 많은 사람을 고용한다. 세계 1위 기술과 위상을 보전해야 한다. 다행히 환경규제 강화, 세계 시장의 선박 수령 등을 감안하면 조선업 불황의 사이클이 2018년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3사가 자구 노력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하고 불황을 견디면서 가자는 게 구조조정의 방향이다.” ―외환위기 직후 기업 빅딜에 관여했다. 조선업 빅딜도 시도해볼 만한가. “당시 기업부실과 금융부실이 확산돼 국가경제가 백척간두에 서 있었다. 빅딜에 대해 어느 정도 강제적이고 전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은 개별 기업의 부실이 문제다. 정부가 과거처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 ―대우조선이 자금난으로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조선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선박을 잘 건조해 내보내고 신규 수주도 따내야 한다.” ―우리은행이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과점주주들이 협의해 은행장을 뽑는 새로운 모델을 시도했다. 민영화의 성공은 정부가 손을 떼는 게 아니라 과점주주라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견제와 균형, 합의에 의해 경영하는 지배구조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이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곳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지분 20% 매각은 공적자금 회수만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다.”“대출 연체해도 곧장 집 뺏기지 않게”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의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 “연체가 우려되면 은행에 가서 미리 채무조정을 제안하는 사전적 채무조정 협의를 활성화해야 한다. 집 하나 달랑 있는 사람이 주택담보대출 연체했다고 3개월 만에 집 뺏기고 거리에 나앉게 할 순 없다. 은행이 집을 경매에 넘겨 빚을 갚을 것인지, 경매를 늦춰주되 빚을 상환하는 채무조정을 신청할 것인지 차주와 의무적으로 상담하게 할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 부실에 대한 걱정도 많다. “올해 가계부채의 핵심적인 대책이 자영업자(개인사업자)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0.4%, 자산 대비 부채는 20% 정도여서 심각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최근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 가계부채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월까지 500조 원 안팎(지난해 9월 현재)인 자영업자 대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소득이나 지역별로 관리할 것이다.” ―차기 정부에서 기재부와 금융위 조직이 개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데…. “우리가 안 해본 형태의 금융 행정조직이 있나. 또 흔드는 건 현명하지 않다. 5년마다 조직을 개편하면 공직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도 굉장히 크다. 경제 상황이 그런 일에 매달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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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진단]“벤츠 타다 다시 낙타 탈 순 없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얼마 전 한 방송사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힐링 송’을 조사했더니 들국화의 ‘걱정 말아요 그대’가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응팔(응답하라 1988)’에도 삽입돼 국민가요 반열에 오른 노래다. 이 곡이 한국인의 가슴을 위로해 주는 건 노랫말처럼 국민들이 그동안 너무 힘든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이 원래부터 걱정이 많았던 것 같진 않다. 경제개발 초기인 1964년 말 동아일보 국민 여론조사에서 ‘살림살이가 앞으로 나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26%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간신히 넘는 빈국의 국민인 데도 잘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국민소득이 250배 이상으로 늘어난 지난해 같은 질문을 했더니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5.4%로 훌쩍 올라갔다. 53년 전의 가난한 한국인보다 요즘 부자 한국인들의 걱정이 더 많은 셈이다. 1960년대 중반 경제개발 초기엔 가난했어도 마음까지 빈곤하진 않았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될 수 있다”는 코리안 드림이 꿈틀거렸다.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요즘엔 그런 자신감과 확신이 깨졌으니 2%대 경제 성장률이 당연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나라가 잘될 리 없다. 불안하면 돈은 달아난다. 있는 사람이 지갑을 닫고 투자와 소비는 쪼그라든다. 밑바닥 서민들의 일자리도 날아간다. 한국은행이 1990년대 이후 일어난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 6번의 정치적 사건의 파장을 분석했더니 평균 6개월 이상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쳤고, 저소득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리더들이 서민들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시국을 안정시키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촛불과 태극기 광장의 불안과 혼란을 자극해 권력을 쥐려는 이는 보여도 불안한 미래를 국민들보다 한발 앞서 걱정하고 대안을 함께 마련하려는 정치인이 많지 않으니, 국민들은 그게 또 걱정이다. 중동의 두바이는 아라비아 반도 사막 끝의 작은 어촌이었다. 20세기 초 소금(Salt), 태양(Sun), 모래(Sand)밖에 없는 ‘3S’의 불모지로 불리다가 석유가 나면서 졸지에 부자 나라가 됐다. 하지만 석유 매장량은 많지 않았다. “내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는 벤츠를 타지만 증손자는 다시 낙타를 탈 수도 있다.” 두바이의 지도자였던 라시드 빈 사이드 알막툼은 석유 고갈이라는 ‘예정된 미래’를 국민들보다 앞서 고민하고 대안을 준비했다. 중동에서 상상하기 힘든 과감한 규제 개혁과 시장 개방으로 해외 자본을 불러오고 석유가 없는 두바이를 마천루의 천국, 국제 교역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그들의 결단과 실행이 없었다면 두바이 국민들은 ‘다시 낙타를 타고 다녀야 하는’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만 없어지면 경제는 살아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정치 중립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개혁한다면 성장 잠재력이 발휘될 겁니다.” 얼마 전 별세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생전 마지막 공식 행사에서 남긴 말이 의미심장하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노래로만 위로를 받아야 하는가.박용 경제부 차장 parky@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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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자 경제] 로봇이 한국 정치인을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거라고 난리다. 말하자면 ‘AI실업’ 걱정이다. 특히 로봇이 사람의 일을 어디까지 대체할까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얼마 전 만났던 금융당국 전 고위간부 A 씨와의 대화. # 기자“AI가 사람 일자리를 대체한다는데, 나중에 일자리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A씨“로봇이 하면 얼마나 한다고….”# 기자“모르시는 말씀. 미국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일조차 AI가 할 수 있을 거라는데요. ‘로봇 CEO’ ‘로봇 정치인’이 나오는 거죠.” # A씨“그래요?”# 기자“과거엔 로봇이 생산라인의 ‘블루칼라’ 일자리를 대체했죠. 하지만 학습과 추론, 의사결정 능력을 갖고 있는 AI는 달라요. CEO, 정치인 일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하잖아요.” # A씨.“아, 그건 미국 얘기고. 한국에선 전화 한 통화로 끝날 일이 아직 많거든…. 로봇이 인맥이 있어, 뭐가 있어.” AI시대에 한국은 거꾸로 가는 게 참 많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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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기자가 만난 사람]최원식 대표 “갯벌에 갇힌 한국경제, 지능정보화로 새 부력 찾아야”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한국 경제가 병상을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고 청년 실업률이 9.8%까지 상승하는 등 일자리 창출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한국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워야 할까. 세계 최대 컨설팅사인 맥킨지 한국사무소의 최원식 대표(49)를 만났다. 2012년 한국인 최초로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로 취임한 그는 2015년 한국 경제를 ‘느리게 가는 자전거’로 비유하며 저성장 시대의 위기를 경고했다. 》  ―한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지난해 말에 서해안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썰물 때 갯벌에 걸린 낚싯배의 모습이 마치 돌아오지 않는 밀물을 기다리는 한국 경제처럼 느껴졌다. 과거엔 밀물이 들어오고 위기는 곧 회복됐다. 지금은 밀물이 다시 올 것 같지 않고, 설령 돌아오더라도 배가 다시 뜰 것 같지도 않다. ‘대한민국호’를 다시 띄울 새로운 부력이 필요하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건가.  “2%대 성장이라는 현실을 벗어나려면 다른 궤도로 진입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동반 성장했다. 외환위기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으나, 위기에 내성이 생겨 다시 그런 경험을 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과 여전히 풀지 못한 과거의 문제들이 있다.”  맥킨지는 1998년 4월 1차 한국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다’며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가 작성되는 도중 외환위기가 터졌다. 2013년 4월 발간한 2차 한국 보고서에선 위기에 둔감한 한국 경제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가계대출과 교육비의 이중부담이 중산층을 짓누르고 있는 현실과 ‘고용 없는 성장’을 우려했다. “IT 강국 운운, 우물 안 개구리 발상”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건가.  “대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이 이젠 어렵다. 서비스 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저하, 가계부채 등의 문제도 남아 있다. 앞으로 지능정보화에 따른 불평등 문제가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소득의 격차에 대한 불만이 기회 불평등으로 확대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정부가 뒷북 대응을 하면 사회적 이슈로 비화하고 정치화가 돼 오히려 기회의 문이 좁아지는 ‘병목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자본생산성을 높여야 했다. 이제는 사회적 자본, 지능정보 사회의 디지털 자본을 축적해 새로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지능정보화는 사물인터넷(IoT),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 AI, 빅데이터, 무인주행 등의 신기술 패러다임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디지털 자본은 디지털 상품 서비스를 만드는 데 투입되는 모든 자원을 말한다. 2%대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굉장히 큰 기회인데,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선진국 아닌가. “하드웨어와 인프라 보급률 등은 선진국이지만 소프트웨어, 플랫폼, 글로벌 데이터 흐름 등이 약하다. 한국의 데이터 흐름 순위는 세계 44위에 불과하다. 인프라가 잘 보급돼 있다고 해서 강국이라고 말하는 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구시대적 발상이다.”“바다 나가면 죽는 피라미기업 많아” ―지능정보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능정보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를 뽑아내는 건 대기업인 ‘상어’와 스타트업인 ‘피라미’들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기업인 아마존은 2012년 키바(KIVA)라는 로봇회사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미국 내 70여 개의 물류창고 절반에 12만 대 이상의 로봇을 쓰고 있다. 더 나아가 계산대가 없는 무인 소매점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시애틀 시내에 열었다. 이미 확보한 인프라 위에 지능정보화를 얹어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우리의 상어들, 대기업 중에 이런 회사가 있는가. 바로 떠오르진 않는다.” ―한국에도 ‘피라미 창업회사’가 많이 생기고 있다.  “기술 혁신과 확산 속도가 빨라 ‘오늘 피라미가 내일 상어가 되는 시대’다. 미국 숙박공유회사인 에어비앤비처럼 기존 모델을 깨고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는 ‘피라미 기업’이 많이 나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우리나라엔 연못에서는 잘 살지만 바다에 나가면 죽는 피라미들이 많다. 이들을 글로벌 무대로 이끌어가는 통로를 만들고 처음부터 글로벌 차원에서 성장하게 해주는 환경이 필요하다.”  ―다음 정부에서 창조경제 간판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방향은 맞는 화두다. 정책적으로 이름이 바뀔지 모르지만 민관이 협력해 더 끌어갔으면 한다. 10년 후 뭔가를 만들어내면 그때 ‘아, 이게 창조경제구나’라고 말할 것이다. 그때까지 사람들을 설득하고 끌고 가야 한다. 좀더 쉽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실행이 어렵다.  “헬스케어 분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디지털화된 정보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의 갈등을 풀지 못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총론에 대한 논의만 많고 재미없고 힘든 각론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빛이 나지 않더라도 누군가 땀을 흘리고, 비난을 받더라도 꿋꿋하게 이끌고 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최 대표는 “‘도박은 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 된다’고 했던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관광 컨벤션 등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카지노 규제를 풀었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가.  “우린 수단이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목표지향적인 방식으로 일했다. 규칙은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빨리 일을 처리하면 ‘인생 굉장히 잘 사네’, ‘일하는 방법을 안다’는 평가를 들었다.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숙한 만큼 정치 사회 문화적 성숙도가 따라주지 못했다. 이런 간극을 줄여야 한다.” ―어떻게 줄일 수 있나.  “독일에서 근무할 때 제한 속도가 없는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달리는 것이 무서웠다. 하지만 규칙에 적응이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우토반이 가능한 건 추월 차로인 1차로를 빨리 달리는 차에 양보해주기 때문이다. 이 규범을 지키지 않는 순간 아우토반은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직종마다 50%는 기계로 대체” ―독일은 어떻게 신뢰를 만들었을까. “독일에서 면허증을 따려고 6주간 운전학원에 다니며 무척 고생했다. 시험에 합격했더니 평생 쓸 수 있는 면허증을 주더라. 그걸 보고 또 놀랐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따르면 믿음을 주는 나라가 독일이었다. 신뢰가 형성되는 순간 거래 비용이 줄고, 협동의 기회가 생겼다. 이런 게 사회적 자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사회적 자본을 어떻게 축적해야 하나. “말로만 하자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달라지니까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어야 상호 신뢰가 쌓인다. 이런 노력이 4차 산업혁명의 역기능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국내 전체 일자리의 0.3%만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100% 대체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너무 안일한 전망 아닌가.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직종이든 평균적으로 업무의 50%가 기계로 대체된다는 점이다. 국내 직종의 80% 일자리가 최소 20% 이상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이 없어지는 것보다 일의 개념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의 개념이 달라지는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마차가 없어졌을 때 마부들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자동차 때문에 새로 생기는 직종도 있었다. 변화를 분석하고 어떻게 재교육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자극적 논의만 있으면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만 준다. 우리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맥킨지 평양사무소 열고 싶어” ―어떤 논의가 필요한가.  “예전엔 기업 분석을 잘하는 컨설턴트가 유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엔 버튼을 누른 지 1초 만에 10장의 기업 분석 보고서가 나온다. 이런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다. 새로운 역량을 습득하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정보를 외우고 지식으로 만드는 역량보다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합해 쓰는 편집과 기획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정부가 이런 교육 수요에 대응해 굉장히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맥킨지가 최근 펴낸 ‘미래의 속도’라는 책은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이 버려야 할 것은….  “뭐든 혼자 하긴 어려워졌다. 독식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내가 주도해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성공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데 우린 대기업끼리 서로 협력하는 모델을 보기 어렵다.”  ―한국사무소 대표가 된 지 4년 반이 지났다. 앞으로 계획은….  “언젠가 맥킨지 평양사무소를 열고 싶다. 여러모로 가슴 벅찬 일이 될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기회가 될 것이다. 통일 비용이나 인프라 투자 외에 북한 나름의 경제 시스템이 이미 있다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넣어야 하느냐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만5000여 명의 직원을 둔 맥킨지는 60여 개국 120여 개 사무소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컨설팅회사다. 지난해 파키스탄 카라치에 사무소를 열었다. ▼ 최원식 대표는 ▼△1968년 서울 출생△미국 프린스턴대 기계공학과 졸업△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2013∼2015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장△2014∼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평가위원회 위원장△2016년∼현재 산업부 신산업민관협의회 위원△2012년∼현재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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