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혁

권오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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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hyu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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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훈춘 北세관 옆에 수산물시장… 제재 피해 중국인 상대 ‘외화벌이’

    북한이 수산물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을 교묘히 피해 국경을 넘어온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은 북한 세관 바로 옆에 대형 수산물시장이 최근 문을 연 뒤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수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 금지 제재를 회피하는 모습이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 시장 건물은 중국 기업들의 자금 물자 지원으로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제재 이행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특히 건물 완공 시점이 공교롭게도 안보리가 북한의 수산물 수출 금지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중국이 관련 제재 이행을 시작한 지난해 8월이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찾아간 훈춘시 취안허(圈河) 세관 앞 매표소 옆에선 “날강도 미제를 무찔러, 조국 승리의 역사가 빛나는…” 등의 반미 가사가 담긴 북한 선전가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날 오후 버스 편 등으로 훈춘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당일치기 ‘북한 수산물시장 투어’ 표를 샀다. 이들의 목적지는 두만강 맞은편 북한 나선시 원정리 세관 옆 대형 수산물시장인 원정국경시장이다. 취안허 세관에서 원정리 세관으로 이어지는 편도 1차로의 두만강대교 중간 지점에서 기다란 흰색 건물의 수산물시장이 또렷하게 보였다. ‘원정국경시장’이라는 글씨도 선명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곳에 가서 싱싱한 북한 수산물을 골라 먹고 노래와 춤 공연을 본다”고 말했다. 현지 중국인 상인에 따르면 이 시장 안에는 300여 개의 점포가 있다. 이 시장은 올해 7월 10일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개방됐다. 개장 이후 매일 수백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시장을 방문하면서 관광료가 개장 당시보다 3배나 뛰었다고 한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여권이 없어도 세관에서 임시통행증만 만들면 (북한 시장을) 관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중국인들은 “북한 수산물 수출 금지 전 취안허 세관은 북-중 수산물 무역의 주요 관문이었지만 제재로 수산물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북한 측에 시장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소형 버스들이 낡은 두만강대교를 통해 북한 수산물시장에 속속 도착했다. 7월 이후 두만강대교는 사실상 수산물시장 관광 전용도로가 됐다. 2016년 말 완공된 바로 옆 편도 2차로의 신두만강대교가 훈춘과 나선을 오가는 물류의 관문이라면 두만강대교는 북한의 수산물 수출 금지를 회피하는 관문이 돼버린 것이다. 취안허 인근에서 취재진과 만난 현지 중국인은 주목할 만한 증언을 했다. 그는 “수산물시장 건물 자체는 지난해 8월 완공됐고, 시멘트 등 건축 자재와 자금 등을 모두 중국 기업들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안보리 제재를 피해가려는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다. 북한산 수산물 밀수도 계속되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은 “화물 트럭이 북한에 갔다가 올 때 세관에 빈 차라고 신고하고 몰래 수산물을 싣고 온다”며 “겨울에는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세관을 거치지 않고 (북한산 수산물을) 몰래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으로 가기 위해 취안허 세관 앞에 있던 화물트럭 20여 대 중에는 유독 냉장차가 많았다. ‘냉장차 안에 뭐가 있느냐’는 물음에 한 운전사는 “수산물은 없다”고 몇 차례 손사래를 치면서 “모두 부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제재로 북중 무역 주요 관문 중 하나인 취안허 세관을 통한 수출입 물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현지 관계자는 “예전엔 세관 앞에 트럭 200여 대가 쭉 늘어서 있었지만 지금은 많아야 하루 몇십 대”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중 합작기업을 올해 1월 모두 퇴출시켰음에도 중국 내 북한 식당이 여전히 합작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오후 훈춘시 북한 식당에서 만난 한 종업원은 ‘식당이 누구 소유냐’라는 질문에 “(북중)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18일 찾아간 훈춘시 인근 지린성 투먼(圖們)시 세관 앞에서는 두만강 맞은편 북한 남양군으로 이어지는 새 대교 건설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은 “새 대교 건설에 들어간 돈은 모두 중국 자금”이라고 말했다.훈춘·투먼·옌지=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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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제재회피 위해 北세관 옆 대형 수산물시장…“중국이 건설 지원”

    북한이 수산물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을 교묘히 피해 국경을 넘어온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은 북한 세관 바로 옆에 대형 수산물시장이 최근 문을 연 뒤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수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 금지 제재를 회피하는 모습이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이 시장 건물은 중국 기업들의 자금 물자 지원으로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제재 이행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특히 건물 완공 시점이 공교롭게도 안보리가 북한의 수산물 수출 금지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중국이 관련 제재 이행을 시작한 지난해 8월이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찾아간 훈춘시 취안허(圈河) 해관(세관) 앞 매표소 옆에선 “날강도 미제를 무찔러, 조국 승리의 역사가 빛나는…” 등의 반미 가사가 담긴 북한 선전가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날 오후 버스편 등으로 훈춘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당일치기 ‘북한 수산물 시장 투어’ 표를 샀다. 이들의 목적지는 두만강 맞은편 북한 나선시 원정리 세관 옆 대형 수산물시장인 원정국경시장이다.취안허 세관에서 원정리 세관으로 이어지는 편도 1차선의 두만강대교 중간 지점에서 기다란 흰색 건물의 수산물 시장이 또렷하게 보였다. ‘원정국경시장’이라는 글씨도 선명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곳에 가서 싱싱한 북한 수산물을 골라 먹고 노래와 춤 공연을 본다”고 말했다. 현지 중국인 상인에 따르면 이 시장 안에는 300여 개의 점포가 있다. 이 시장은 올해 7월 10일부터 중국 관광객들에게 개방됐다. 개장 이후 매일 수백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방문하면서 관광료가 개장 당시보다 3배나 뛰었다고 한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여권이 없어도 세관에서 임시통행증만 만들면 (북한 시장을) 관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중국인들은 “북한 수산물 수출 금지 전 취안허 세관은 북-중 수산물 무역의 주요 관문이었지만 제재로 수산물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북한 측에 시장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탑승한 소형 버스들이 낡은 두만강대교를 통해 북한 수산물 시장에 속속 도착했다. 7월 이후 두만강대교는 사실상 수산물 시장 관광 전용도로가 됐다. 2016년 말 완공된 바로 옆 편도 2차선의 신두만강대교가 훈춘과 나선을 오가는 물류의 관문이라면 두만강대교는 북한의 수산물 수출 금지를 회피하는 관문이 돼버린 것이다. 취안허 인근에서 취재진과 만난 현지 중국인은 주목할 만한 증언을 했다. 그는 “수산물 시장 건물 자체는 지난해 8월 완공됐고, 시멘트 등 건축 자재와 자금 등을 모두 중국 기업들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안보리 제재를 피해가려는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다. 북한산 수산물 밀수도 계속되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은 “화물 트럭이 북한에 갔다가 올 때 해관에 빈 차라고 신고하고 몰래 수산물을 싣고 온다”며 “겨울에는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세관을 거치지 않고 (북한산 수산물을) 몰래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으로 가기 위해 취안허 세관 앞에 있던 20여 대 화물트럭 중에는 유독 냉장차가 많았다. ‘냉장차 안에 뭐가 있느냐’는 물음에 한 운전기사는 “수산물은 없다”고 몇 차례 손사래를 치면서 “모두 부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 제재로 북-중 무역 주요 관문 중 하나인 취안허 세관을 통한 수출입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현지 관계자는 “예전엔 세관 앞에 트럭 200여 대가 쭉 늘어서 있었지만 지금은 많아야 하루 몇 십 대”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중 합작기업을 올해 1월 모두 퇴출시켰음에도 중국 내 북한 식당이 여전히 합작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오후 훈춘시 북한 식당에서 만난 한 종업원은 ‘식당이 누구 소유냐’라는 질문에 “(북-중)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18일 찾아간 훈춘시 인근 지린성 투먼(圖問)시 해관 앞에서는 두만강 맞은 편 북한 남양군으로 이어지는 새 대교 건설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은 “새 대교 건설에 들어간 돈은 모두 중국 자금”이라고 말했다. 훈춘·투먼·옌지=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훈춘·투먼·옌지=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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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대륙의 ‘배달’굴기… 알리바바-텐센트가 40조원 시장 주도

    스타벅스는 1999년 1월 중국에 진출한 이래 약 20년간 중국 커피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중국 140여 개 도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은 3400여 개. 지난해 중국 커피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점유율은 약 80%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루이싱(瑞幸·영문명 luckin) 커피’ 등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스타벅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루이싱커피는 스타벅스보다 약 25%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주문배달 서비스를 무기로 삼았다. 가격에 민감하고 편리한 배달서비스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주로 공략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2분기 매장당 매출이 2% 하락하며 위기감이 커지자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바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산하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주문배달 서비스 ‘어러머(餓了麽·중국어로 ‘배고프니’라는 뜻)’와 손잡고 이달 말부터 배달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 아침 식사부터 야식까지 배달음식 베이징에 거주하는 직장인 마슈쥐안 씨(23·여)는 일요일 오전 눈을 뜨자마자 주문배달 서비스 앱 ‘메이퇀(美團)’을 열었다. 아침 식사로 주로 먹는 중국식 만두인 바오즈(包子)와 콩물 음료 더우장(豆漿)을 선택한 뒤 알리페이를 이용해 간단히 결제를 마치자 30분 뒤 메이퇀의 배달원이 대문을 두드렸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마 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 직장에서 점심, 저녁을 대부분 먹고 오다 보니 나머지는 대부분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마 씨는 “피곤할 때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어 배달음식을 선호한다”며 “주로 평일 저녁이나 야식, 주말 아침 식사로 많이 시킨다”고 말했다. 마 씨와 같은 중국의 ‘90허우(后·1990년대생)’ 젊은 세대에게 배달서비스는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중국인들의 일상화된 배달문화가 바로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까지 중국의 특수성에 맞게 배달서비스를 시작하게 한 주된 배경이다. 중국의 배달시장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의 ‘2018년 1분기 중국 온라인 배달시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216억8000만 위안(약 3조5772억 원) 규모였던 중국 배달시장은 2017년 2052억7000만 위안(약 33조8696억 원)으로 6년 만에 약 9.5배로 성장했다.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2430억 위안(약 40조 원)에 이른다. 이용자 수도 2011년 6300만여 명에서 2017년 3억500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 한국 업체도 배달서비스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내 요식업체들에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본보 기자가 11일 찾은 베이징의 대표적인 상업지구 궈마오(國貿·국제무역센터)에 위치한 한 베이징덕 매장도 어러머, 메이퇀 등과 제휴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반 레스토랑과 차이가 있다면 주로 직장인이나 관광객이 음식을 주문한다는 점이다. 매장 매니저 장치엔치엔 씨(32·여)는 “배달음식이 전체 수익의 약 6분의 1을 차지한다”며 “월요일에는 밥을 먹으면서 회의를 하는 직장인 고객이 많고, 나머지 날에는 호텔에 묵는 손님들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더티 초코(중국명 짱짱바오·臟臟包)’로 유명한 한국의 한 베이커리는 지난해 5월 베이징 중심가 싼리툰에 1호점을 열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더티 초코’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일 빵이 나올 시간이면 매장 앞에 긴 줄이 생길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방부제를 넣지 않는 제품 특성상 장거리 배달이 쉽지 않지만 중국 고객들의 잇따른 요청에 이달 말부터 베이징 지역에 한정해 하루 100개씩 배달서비스로 판매할 예정이다. 싼리툰점 왕사 점장(29)은 “집에서 미식을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아 배달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했다”며 “베이징시 안에서는 2시간 이내에 배송이 가능해 빠르고 편리하게 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4년과 2005년 각각 중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일찌감치 어러머, 메이퇀 등과 제휴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 10년째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셰프 안현민 씨(44)도 2014년부터 배달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4년째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중국 손님이 많지만 배달서비스는 여전히 매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안 씨는 “전체 매출의 최소 10%에서 최대 30%는 배달서비스에서 나온다”며 “매장에서 따로 배달원을 구할 필요 없이 배달업체에서 모든 배달 과정을 책임지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결제 대중화, IT 대기업 주도로 배달서비스 급성장 메이퇀이 발행한 ‘2017년 중국 배달시장 발전연구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배달문화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난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달음식을 먹는 가장 주된 이유는 ‘식사 시간이 짧아져서’(56.2%)와 ‘음식을 만들기 싫어서’(55.1%)가 꼽혔다. 다음으로는 ‘혼자 밥을 먹어야 해서’(35.3%)와 ‘날씨가 좋지 않아서’(33.9%)가 뒤를 이었다. 주로 점심 식사(43%)나 저녁 식사(29%)로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오후에 차나 커피를 주문하는 비율은 13%, 야식은 10%, 아침 식사는 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배달음식으로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1위가 마라탕(麻辣湯), 2위가 양꼬치, 3위가 돼지고기피단(皮蛋)죽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달시장의 양대 산맥은 어러머와 메이퇀이다. 2018년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어러머와 메이퇀이 각각 55.0%와 40.8%다. 어러머는 알리바바 계열, 메이퇀은 텐센트 계열로 둘 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대기업이다. IT 대기업과 배달서비스의 만남으로 배달서비스 플랫폼은 O2O 서비스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음식 배달뿐 아니라 담배, 주류, 의약품, 꽃 등으로 배달 품목도 다양해졌다. 앱을 통해서 외식, 영화, 숙박, 여행 등의 예약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모바일 생활의 필수 앱이 된 것이다. 20일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둔 메이퇀은 시가총액이 50조∼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에 모바일 결제의 대중화도 이런 서비스가 자리 잡는 데 큰 몫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누리꾼 7억7200만 명 중 약 65%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고 중국 소비 지출액 중 모바일 결제가 78.5%를 차지할 만큼 이미 모바일 결제는 중국 소비생활의 대세가 됐다. 서병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국지역본부장은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적어 모바일 간편결제가 쉽게 이뤄지고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주도하면서 중국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는 발판이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1인 가구의 증가로 배달시장의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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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北 9·9절 앞두고 단체관광 재개…프랑스 국민배우도 평양행

    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 제2터미널 고려항공 카운터 앞은 평소와 달리 탑승 준비를 하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9월 9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외국 관광객과 취재진들이었다. 70~80명에 달하는 대기 인원 중 대다수는 서양인이었다. ● 佛 배우도, 日 의원도 9·9절 행사 참석 9·9절을 앞두고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이날 예정된 오후 12시 고려항공 JS152편 외에 임시 항공편으로 오전 11시 30분 JS222편이 추가됐다. 평소에 비해 업무량이 늘은 탓인지 이륙 20분 전까지도 수하물 수속이 분주히 이뤄졌다. 주중 북한 대사관 직원 10여 명도 공항에 나와 승객들을 맞이하며 탑승 수속을 도왔다. 본보 기자가 카메라를 꺼내자 “어디서 온 사람이냐. 카메라로 찍지 마라. 경찰을 부르겠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일본 프로레슬러 출신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의원(75)도 9·9절 행사 참석을 위해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떠났다. 건강 문제로 휠체어를 탄 채 나타난 이노키 의원은 출국 전 취재진에게 일본인 납치문제 등 북한과 일본의 현안 문제를 북한 측 인사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노키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냐는 질문에 “아직 만날 계획은 없다”며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과는 매번 방북 때마다 만났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친북 인사인 이노키 의원은 거의 매년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국민배우’로 볼렸던 제라르 드파르디외(70)도 고려항공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김 위원장은 드파르디외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 중단됐던 중국인 단체관광도 재개 9·9절을 앞두고 중단됐던 중국인들의 북한 단체관광도 재개됐다. 앞서 북한 측은 지난달 10일 중국 여행사들에 “국내 사정으로 8월 1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모든 단체관광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6일 본보가 취재해보니 북한 관광상품을 취급하던 중국 내 여행사 다수가 이미 영업을 재개했다. 중국 여행사 A사에 문의하자 “지금 신청하면 8일과 9일에도 바로 출발할 수 있다”며 “당일 여행은 월요일만 빼고 매일 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9·9절 기념행사 관람은 이미 표가 없어 관람이 어렵지만 5년 만에 재개한 북한의 매스게임인 ‘아리랑 공연’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국 여행사 B사도 “9일 평양 여행은 현재 자리가 없어서 어렵고 12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며 “한 번에 30~40명씩 출발하는데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가 북한의 9·9절 행사 분위기 띄우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연이어 최고위급 인사를 기념행사에 참석시키면서 북-중 관계가 확연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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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中 서열4위 왕양, 北대사관 9·9절 행사 참석

    중국 공산당 ‘서열 4위’ 왕양(汪洋·사진)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6일 중국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정권 수립 70주년(9·9절) 기념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왕 상무위원은 중국 측 주빈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9·9절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도 왕 상무위원과 함께했다. 지난해 9·9절 행사에 당시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였던 쿵 부부장만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측 귀빈의 급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중국이 평양 9·9절 기념행사에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로 보내기로 한 데 이어, 왕 상무위원을 주중 북한대사관 기념행사에 보낸 것은 북-중 관계의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을 의식해 당초 거론돼 왔던 ‘시 주석의 9·9절 방북’은 추진하지 않는 대신, 최고지도부를 연이어 북측 기념행사에 참석시켜 북-중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이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북한대사관 주변에는 중국 공안 수십 명이 배치되는 등 경계가 크게 강화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에서는 초청을 받거나 참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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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령 여사 “조부-부친의 독립정신, 조국은 잊지 말길”

    “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모두 그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놀랄 만한 업적을 세운 것도 아니고 자랑할 만한 지위에 있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두 분은 후손들에게 사람으로서 도리가 무엇인지 알려주셨습니다.”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김동진 지사의 딸 김연령 여사(63)는 15일 베이징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지사는 임시정부를 위해 일한 공훈을 인정받아 2013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김 지사의 아버지 김석 선생은 공훈을 입증할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김 여사는 할아버지를 아버지보다 더 큰 희생과 헌신을 한 독립운동가로 기억하고 있다. 1870년생인 김석 선생은 일본 와세다대에 유학한 뒤 서울로 돌아와 흉부외과 의사 생활을 했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독립운동에 뛰어든 그는 1919년 3·1운동 직후 일본 헌병의 추격을 피해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에 도착한 뒤엔 중국 학생과 청년들을 상대로 한 항일 강연에 매진했다. 일본에 빼앗긴 조국의 현실을 통해 중국 청년을 일깨우고 항일운동에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김 여사는 “할아버지는 1919년부터 1933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14년의 세월 동안 일본의 죄악을 알리고 중국 인민들이 한민족의 독립을 지원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수천 회의 강연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1933년 여름 일본 공작원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뒤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김 여사의 아버지 김동진 지사는 1941∼1945년 임시정부를 위해 일했다. 주석 판공실 비서와 생계(生計)부 비서 등을 지냈다. 김 지사는 광복된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끝내 귀국을 하지 못하고 1949년 베이징에 정착해 교사로 활동했다.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온 김 여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했다. 김 여사는 2000년 중국 국유기업에서 퇴직한 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오랜 작업 끝에 2015년 2대에 걸친 독립운동사를 담은 저서 ‘아리랑은 피가 뜨거운 것이다’를 완성했다. 김 여사는 “예전에는 가족들은 내버려둔 채 나라 구하겠다고 뛰쳐나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해가 안 됐다”며 “책을 쓰면서야 서서히 그분들의 생각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아들 김과 씨(35), 사촌동생 곽광 씨(59), 5촌 조카 곽재호 군(15)과 함께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광복절 행사에 참석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이 광복절 행사에 독립유공자 가족들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김 여사는 “아들과 5촌 조카에게 한민족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뜻깊은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며 “후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친 선조들의 헌신과 노력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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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말 빨리 배워 할머니와 대화하고 싶어요”

    “다음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써볼게요.” 9일 중국 베이징 순이(順義)구에 위치한 진화국제학교의 한 교실.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쌍둥이 형제인 공현후, 명후 군(11)의 조그마한 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비뚤배뚤하지만 정확하게 한 글자씩 써내려갔다. 교실 뒤편에 앉은 아버지 공성호 씨(45)는 흐뭇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봤다. 2000년 중국에 와 현재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공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주에 걸쳐 진행된 ‘한중 다문화가정 한국어 집중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두 아들과 함께 베이징에 왔다. 2006년 중국 여성과 결혼한 공 씨의 두 아들은 중국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가진 한중 다문화가정 2세들이다. 공 씨는 두 아들에게 한국어를 익히게 해주고 싶었지만 소도시에선 한국어를 배울 만한 시설이나 교사를 찾기가 어려웠다. 현후 명후 형제는 하루 6시간, 총 10일간 진행된 이번 캠프를 통해 사실상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수업을 마친 뒤 현후 군은 “얼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중국한국인회(회장 이숙순)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 베이징 진화국제학교가 후원한 이번 캠프는 한중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처음 열린 한국어 교육캠프다. 다문화가정 2세뿐 아니라 외국인 배우자들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캠프에는 7가정, 20명(자녀 9명, 학부모 11명)이 참여했다. 한중 부부는 우리나라 국제결혼 부부 중 비율이 가장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9년간(2009∼2017년) 한국인과 중국인 혼인 건수는 7만6240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국제 혼인 건수 23만7601건의 32.1%에 달한다. 이번 캠프를 후원한 홍경미 베이징 진화국제학교 이사장(55·여)은 “2세들이 한국어를 배울 환경이 마땅치 않아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는 다문화가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내 한인단체들은 한중 다문화가정의 한국어 교육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한국인회는 한중 다문화가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 주요 도시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1월엔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 처음으로 한중 다문화가정을 위한 ‘어머니 한글교실’도 만들었다. 박제영 중국한국인회 다문화 특위위원장(56)은 “아이와 부모 모두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2세를 위한 한국어 교육이 가능하다”며 “이들이 한중 관계를 연결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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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中시장 재진출 위해 검열정책 수용

    구글이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검열 정책을 받아들인 ‘맞춤형’ 검색 엔진으로 중국 시장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2010년 중국의 검열 정책에 반대해 철수한 지 8년 만이다. 2일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매체 인터셉트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초부터 ‘드래건플라이’라는 이름의 중국 맞춤형 검색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관련 회의를 가졌고 정부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연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출시되기까지는 앞으로 6∼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 검색엔진은 중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웹사이트와 인권, 민주주의, 종교와 같은 단어 검색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구글의 중국 재진출은 중국의 온라인 검열에 대한 구글 측의 생각이 8년 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열었다. 올 6월엔 중국 온라인 상거래업체 징둥닷컴에 5000만 달러(약 564억 원)를 투자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구글의 입장 변화를 두고 시장 확보를 위해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구글의 검열 수용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인터넷 자유에 암흑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글 내부에서도 일부 직원이 해당 프로젝트 참여를 거부하는 글을 올리는 등 반발이 있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구글의 중국 진출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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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 추가 관세율 상향 방침에 반발…“반드시 반격할 것”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부과할 관세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대한 관세를 당초 예고했던 10%에서 25%로 높일 계획’이라는 보도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압박과 위협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수위를 높인 행동을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해 (중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겅 대변인은 “대화는 반드시 상호 존중과 공평에 기초해야 하며 규칙과 신용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위협과 압박은 정반대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달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같은 규모의 관세로 맞대응했다. 그러자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16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25% 관세 부과를 위한 검토 기간을 가졌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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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中 APEC 포럼 대표단 입국 거부…양안 갈등 고조

    대만이 지난달 17일 중국 측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 대표단의 입국을 거부한 걸로 알려지면서 양안(중국·대만) 긴장 관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20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APEC 기업인자문회의(ABAC) 산하 ‘2018 디지털 혁신포럼’에 참석하려던 중국 측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중국 측 참석자 3명은 지난달 17일 대만에 도착했으나 입국절차가 지연되면서 결국 당일 오후 중국으로 되돌아갔다. 입국 거부 논란에 대해 대만 외교부는 “중국 대표단이 도착한 뒤 급행으로 입국 절차를 처리했고 어떤 지연행위도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측은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달 30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상대방이 주최하는 APEC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기존의 관례였다”며 “대만이 관례를 어기고 대륙(중국) 측 참석자의 입국을 방해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4일 중국의 압박으로 대만 타이중시의 동아시안 유스게임 개최권까지 박탈되면서 양안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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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제약사, 북한에 18억 원 상당 의약품 지원 약속

    중국의 한 제약회사가 북한에 18억 원 상당의 의약품 지원을 약속했다. 31일 관영 중국망(中國網)에 따르면 중국 대형제약업체 시우정(修正)그룹은 지난달 26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시에서 북한에 대한 의약품 기증행사를 진행했다. 시우정그룹은 이날 조중우호상업협회에 1100만 위안(약 18억1500만 원) 상당의 항생제, 감기약, 피부약 등 의약품 40여 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우위안(修遠) 시우정그룹 부총재는 “중국과 북한은 입술과 이처럼 가깝고 이전부터 양국 간의 우애가 두터웠다”며 “시우정그룹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양국 우호관계에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 측도 “시우정그룹이 양국 우호관계와 조선(북한) 의료건강사업에 공헌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우 부총재 등 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리우한무(劉漢武) 중국국제우호연락회 상임이사, 중국우정(郵政)그룹, 위통(宇通)버스그룹, 360소프트웨어 그룹 등 중국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도 곽복룡 주중 북한대사관 참사관, 북한 만경총회사 최영학 부사장 및 직원 대표 10명이 참석했다. 중국망은 “이번 기부활동을 통해 양국이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었다”며 “분명 양국 정부와 민간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우정그룹 측이 이번 지원에 대해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북-중 우호를 다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지만 중국이 민간기업을 앞세워 향후 대북 지원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의약품 지원을 시작으로 점차 지원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정전협정 65주년을 기념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방북해 우의탑 기념행사에 참여하는 등 북-중 관계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미국을 상대해야 하는 북-중의 이해관계가 맞는 만큼 당분간 밀월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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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00원 때문에…유명 작가, ‘강도 살인’으로 범행 23년 만에 사형 선고

    23년 전 살인사건을 저지른 중국의 유명 작가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베이징청년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중급인민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작가 류융뱌오 씨(54·劉永彪)의 1심 선고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류 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왕웨이밍 씨(65·汪維明)에게도 사형이 선고됐다. 사건은 1995년 11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후이(安徽)성 동향인 류 씨와 왕 씨는 후저우시의 한 여관에 묵다가 금품을 훔치기 위해 같은 방을 쓰던 투숙객을 살해했다. 20여 위안(현재 한화 기준 약 3300원) 밖에 챙기지 못한 이들은 여관 주인 부부와 12살 손자까지 살해한 뒤 도주했다. 중국 공안이 강도살인사건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사건 직후 신분을 최대한 숨기며 살아간 류 씨는 여러 필명을 쓰면서 시인과 소설가로 유명세를 얻었다. 많은 장편소설과 산문을 쓴 류 씨는 2013년 중국작가협회에도 가입했다. 2009년에는 ‘한 편의 영화’라는 작품으로 안후이성 최고 권위의 문학상 3등상을 받았고 2014년에 쓴 ‘행자 무송’이라는 작품은 50부작 TV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공안이 DNA 검사 결과를 통해 그를 22년 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하면서 오랜 도피 생활은 막을 내렸다. 공범 왕 씨도 체포 당시 한 투자자문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 체포 당시 류 씨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검거 이후 류 씨는 과거 범행으로 악몽을 꾸는 날이 많았고 점점 심신이 약해졌다고 고백했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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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활동가에 성폭행 당했다”… 中, 다시 불붙는 ‘미투’

    중국판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공익활동가 레이촹(雷闖·31)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나선 것을 시작으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만 10명 남짓이다.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 중에는 과거 ‘천재 소녀 작가’로 유명했던 장팡저우(蔣方舟·29) 씨도 포함돼 있다. 미투 운동은 주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위챗(중국 대표 메신저)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성명을 밝히지 않은 여성 A 씨(23)는 웨이보를 통해 “2015년 공익활동 중 레이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내 B형 간염 보유자에 대한 차별 대우 철폐 운동을 벌였던 레이 씨는 ‘B형 간염 투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중국 환경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인 핑융펑(馮永鋒), 커뮤니케이션 민주화 운동을 펼친 위안톈펑(袁天鵬) 씨 등도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됐다. 미투 움직임은 언론계와 학계, 재계 등으로 확산됐다. 언론인 장원(章文·44) 씨로부터 5월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글이 25일 위챗에 올라왔다. 곧이어 작가 장팡저우 씨도 과거에 장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중앙(CC)TV 인턴 시절 유명 사회자인 주쥔(朱軍·54)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까지 올라와 파장은 커졌다. 주 씨는 CCTV 설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晩)의 사회를 맡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피해 여성은 당시 공안(중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공안은 도리어 “주쥔이 춘완 사회자로서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생각해 사건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신고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신푸교육그룹 신리젠(信力建·62) 회장, 작가 장츠(張弛·58), 언론인 쑨몐(孫冕·65) 씨 등도 미투 운동이 재점화된 이후 가해자로 지목됐다. 중국 내 미투 운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베이징 항공대 출신 뤄첸첸(羅茜茜) 박사는 대학시절 지도교수로부터 당한 성폭행 사실을 올해 초 웨이보를 통해 폭로했다. 폭로 대상자였던 천샤오우(陳小武·46) 교수는 추가 폭로까지 나오면서 결국 파면을 당했다. 하지만 대학가와 학계로 확산되던 중국 내 미투 운동은 중국 정부의 검열 등으로 수그러들었다. 이번에도 중국 정부 당국이 검열을 통해 재점화한 미투 운동의 확산을 억누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등 외신은 “미투 운동의 전파를 제한하려는 중국 정부는 이미 검열에 나섰다”며 “여성들의 폭로가 시작된 뒤 ‘#Me too’ 해시태그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금지하고 일부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는 다소 줄었지만 위챗, 웨이보 등 SNS에는 미투 운동 관련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에선 미투 운동에 동참한 피해 여성들의 폭로에 대해 용감한 행동이라는 응원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유명해지기 위한 것 아니냐’ ‘양손이 마주 쳐야 소리가 난다’ 등 미투 운동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아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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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北대사관, 文대통령-트럼프 사진 처음 내걸어

    주중 북한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게시됐다. 북한대사관이 체제 선전의 장으로 사용하는 이 게시판에 한미 정상 사진이 내걸린 것은 처음이다. 29일 본보 취재진이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의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가보니 정문 옆 대형 게시판 오른편에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4장이 걸려 있었다. 6월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특히 두 사람이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는 사진 밑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게시판 왼편에는 문 대통령 사진 4장이 게시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4월 남북 정상회담 사진 3장과 5월 정상회담 사진 1장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도보다리 산책 중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 부부 동반 기념사진 등 남북 화합을 강조한 사진들이 포함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찍은 사진은 게시판 가운데에 5장이 걸렸다. 세 차례 걸친 북-중 정상회담 때 사진이다. 사진 교체 전 게시판에 걸렸던 사진 다수가 시 주석과의 사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 밖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사진도 각각 1장씩 게시됐다. 정전협정 65주년 기념일(27일)을 즈음해 주중 북한대사관이 게시판에 한미 정상 사진을 내건 것은 대외적인 우호관계를 부각시켜 정상국가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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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통치 시대에 역행… 공포의 마오시대로 회귀”

    중국 명문 칭화대 법학교수가 국가주석 연임제 폐지와 개인숭배 중단을 요구하는 글을 실명으로 인터넷에 올렸다. 헌법의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해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쉬장룬(許章潤·56·사진) 칭화대 법학원 교수는 최근 자유주의 계열 민간 싱크탱크인 톈쩌(天則) 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A4 용지 4장 분량의 ‘현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현재 방문교수 자격으로 일본에 체류 중이다. 쉬 교수는 “최근 국가의 통치 방식이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 국민은 국가 발전 방향과 개인의 생명·안전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고 걱정스러운 상태로 이미 전 국민적으로 일정 정도의 공황 상태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쉬 교수는 중국 정치체제가 넘어서는 안 될 4개의 ‘마지노선’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본 치안 유지와 명확한 국가 비전 제시 △사유재산의 제한적 인정 및 국민의 부(富) 추구 용인 △시민 생활 자유의 제한적 허용 △정치 임기제 실시를 마지노선으로 꼽았다. 특히 임기제 폐지 개헌에 대해 “30여 년 개혁개방의 성과를 지우고 단번에 중국을 공포의 ‘마오(毛) 시대’로 회귀시킨 것”이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쉬 교수는 현재 중국에 대한 8가지 우려와 8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재산권에 대한 불안 △경제 중심이 아닌 정치 중심의 기본 국책 수립 △계급투쟁의 재연 △쇄국에 대한 두려움 △과도한 해외 원조 △과도한 군비 경쟁과 전쟁 발발 △개혁개방 중단과 극단적인 독재 정치로의 회귀 등을 우려로 거론했다. 쉬 교수는 ‘쇄국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는 교착되고 북한, 베네수엘라 등 독재 국가와 가까워지는 것은 민의에 반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쉬 교수는 개인숭배 중단, 국가주석 임기제 복원,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불필요한 대외 원조를 철회하고, 외교에서의 겉치레를 줄이고, 퇴직 간부가 누리는 특권을 폐지하고, 특공(特供·특정 기업 및 단체에 대한 특별 공급) 제도를 없애고, 간부들의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쉬 교수는 글 말미에 “할 말은 이미 다 했다. (사람의) 생사는 운명에, (국가의) 흥망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쉬 교수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당 글은 이미 중국 내에서 접근이 차단됐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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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美대사관 앞 폭발물 ‘쾅’… 20대 男 용의자 부상입고 체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26일 오후 베이징 시내 주중 미국대사관의 비자 발급센터 입구(대사관 동문) 바로 앞에서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대사관 측은 “폭탄”이라고 규정했지만 중국 당국은 “폭죽”이라고 밝히고 “폭발물을 대사관에 던지려 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무시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여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회 안정성을 중시하는 중국의 수도 한복판, 더군다나 대사관이 밀집된 외교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CNBC 등 미국 매체들은 이날 미국대사관 대변인과 중국 경찰을 인용해 “오후 1시경 미국대사관 동남쪽에서 1명의 ‘공격자’가 폭탄(Bomb)을 폭발시켰다. 폭파범 이외에 다른 부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미국대사관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에서도 “폭탄을 폭발시켰다”고 표현했다. 500m 떨어진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도 ‘쾅’ 하는 굉음이 들렸고, 검은색과 하얀색이 섞인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이 이날 오후 사건 현장에서 만난 한 중국인 목격자는 “문제의 남성이 대사관 동문에서 폭발물을 문 안으로 던지려다 실패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트위터 계정에 “인근 경찰 차량도 (폭발에)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불만을 품은 중국 남성이 대사관을 공격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베이징시 공안(경찰)은 공식 발표에서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역 퉁랴오(通遼) 출신 장(姜·26)모 씨가 폭죽으로 보이는 장치에 불을 붙여 폭발이 발생해 손에 부상을 입었다. 생명의 위험은 없다”고만 밝혔다. 공안은 폭발 장소에 대해서도 미국대사관 앞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차오양(朝陽)구의 톈쩌(天澤)로와 안자(安家)로 교차로에서 일어났다고만 밝혔다. 본보·채널A 취재진이 입수한 차오양구 총당직실이 보낸 문자는 “미국대사관 동문에서 개인의 극단행위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이 정신병자로 보인다”라고만 쓰여 있었다. 대사관 동문 앞에서는 이 남성이 폭발로 손을 다치면서 도로에 생긴 핏자국이 선명했다. 깨진 유리 조각들도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중국 측은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은 채 환경미화원을 동원해 서둘러 석회 가루를 뿌려 혈흔을 지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오후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오전 11시경 공안이 미국대사관 바깥에서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린 한 여성을 연행했으며 이 여성은 분신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올렸다. 이에 대해 중국 공안 당국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 중국 당국은 사건 이후 웨이보에 올라오던 사건 관련 사진 영상 글들을 2시 48분경부터 일제히 삭제하는 등 여론 통제를 시작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개별 사건이고 중국 경찰이 이미 적절하게 처리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베이징=권오혁 hyuk@donga.com·윤완준 특파원}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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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무역전쟁 시작 말자”… ‘美 공동대응’ 中에 선그어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며 유럽연합(EU)과 연대해 미국에 맞서고 싶어 하는 중국의 바람과 달리 EU 측은 “중국과 함께 미국에 대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16일 중국을 방문한 EU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20번째 EU-중국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양측은 경제, 안보 등 현안 전반에 대한 44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EU 측은 중국의 무역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중국과 거리를 뒀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세계 무역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것이 유럽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의 의무”라며 “우리 역사에서 뜨거운 전쟁으로 비화했던 무역 전쟁을 시작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의 발언은 관세를 두고 국가 간 대결을 벌일 것이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을 통한 공정한 규칙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이지만 미국에 맞선 공동전선 구축을 희망하는 중국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또 기자회견에서 “산업보조금,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 이전, 무역비용 경감, 새로운 발전 전략, 분쟁의 효율적 해결 등에서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중국에 투자한 기업이나 합작한 기업이 불공정 대우나 강제적 요구를 받는다고 느끼면 우리에게 진정해도 된다”며 “악의적인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가산을 탕진시킬 정도로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는 미국도 그동안 줄곧 제기해왔던 문제 중 하나다. EU가 중국과의 공동대응에 거리 두기를 한 것은 중국과 같은 편에 설 경우 분쟁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권오혁 hyuk@donga.com / 구가인 기자}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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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JP모건까지 밀어내고… 中 빅4 은행, 세계 1~4위 독식

    글로벌 금융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중국 4대 국유은행이 최상위권을 석권했다. 영국 국제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2일 발표한 2018년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이 1∼4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4000여 개 은행 중 기본자기자본(T1)을 기준으로 선정한 결과다. 중국공상은행은 6년 연속 세계 최대 은행의 자리를 지켰다. 중국계 은행이 1∼4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3위였던 미국 JP모건체이스는 5위로 밀려났다. 그 사이 중국은행과 중국농업은행은 각각 1계단(4위→3위)과 2계단(6위→4위) 순위가 상승했다. 상위 10위 은행에 중국계 4곳, 미국계 4곳, 영국계 1곳, 일본계 1곳이 포함됐다. 중국계 은행의 성장은 양과 질에서 모두 두드러졌다. 2013년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중 중국계 은행은 96곳이었으나 올해는 126곳으로 늘어났다. 자산총액과 세전이익총액 등에서도 3년 연속 미국과 유로존 은행들을 넘어섰다. 더 뱅커에 따르면 세계 1000위 안에 포함된 전체 중국계 은행들의 기본 자산은 지난해 대비 20%(3370억 달러) 늘어난 2조57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계 은행(1조4060억 달러)과 유로존 은행(1조3950억 달러)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중국계 은행의 지난해 총수익은 전체 은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더 뱅커는 “중국계 은행들은 자본과 수익 면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계 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은 50위권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B금융그룹이 72위로 국내 은행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그룹이 73위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81%(약 80억 달러) 늘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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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인 특보 “남북이 평화체제 중심, 美·中은 담보자 역할 바람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체는 남과 북이고 미국, 중국이 담보해주는 형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난달 29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한·중 전략대화’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67)는 “평화협정 당사국에 대해 국내에서도 논쟁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외교부가 주최하고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연구소가 공동 주관했다. 판구연구소는 2013년 설립된 중국 정책 연구기관으로 중국 내 주요 싱크탱크 중 하나다.● 문 특보 “남북이 평화체제 중심, 미·중은 담보자 역할” 이날 회의에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중 전문가들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중국의 개입 정도와 시점에 대해선 한중 학자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에 대해서 일부 이견을 드러냈다. 스인홍(時殷弘) 중국런민대 국제관계학원 특훈교수는 “중국이 현재와 같이 목소리를 내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실제 참여해야 한다”며 “북핵 논의 과정에서 중국의 이익과 관심사가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한 것이다. 장투오셩(張¤生)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주임도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대체불가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평화협정에 참여해야 더욱 역사적 의의와 대표성을 지니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참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대한 개념 정리를 제안했다. 문 특보는 “먼저 종전선언은 현재 적대관계 있는 국가들끼리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는 정치적 선언을 의미하는 것이고 평화협정은 앞으로 평화관계를 유지하고 심화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미 삼자가 우선 올해 안으로 종전을 선언해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이나 조약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한국 정부의 생각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이 평화체제 구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샤오밍(張小明)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북미중 모두 중요한 당사자”라면서도 “굳이 분류하자면 북한과 미국이 핵심국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 역할론’의 한계를 언급했다. 황재호 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는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한국의 중개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다”면서 “한중간 소통의 뉘앙스까지 주의하면서 오해를 줄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학자는 ‘중국 패싱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루오옌화(羅艶華)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4·27 판문점 선언 중 종전선언 주체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라고 표현해 중국을 사실상 없어도 되는 대상으로 봤고, 6·12 북-미 공동성명에서는 아예 중국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 주임은 “미국은 중국과 한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미중 무역 전면전 가면 북한 생각 바뀔 수도” 한중 전문가들은 미중 간 통상 마찰이 북한 비핵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성환 전 외교부장관(65)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혹시라도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하자 장 주임은 “마찰이 있어도 (미중이) 전면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면 비핵화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임은 또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중 간 무역 전면전이 벌어지면 북한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이후 경제 개방 국면에서 한중 경제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최필수 세종대 국제학부 교수(45)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중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연결구상)과 한반도를 직접 연계해야 한다”며 “지역수요가 부족한 중·몽·러 경제회랑에 7500만 인구의 한반도가 참여하면 거대한 수요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딩도우(丁斗)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현재 한중 경제 관계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딩 교수는 “모바일 결제, 금융과학기술 등 새로운 영역에서 이미 한국은 중국에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중 무역 관계에서도 1990년대 초 이래 한국이 계속 흑자를 냈으나 그 흑자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 투자 수치가 크게 증가할 것이고 서비스 분야가 향후 한중 무역의 주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 특보, 김 전 장관 등을 비롯해 공로명 전 외교부장관(86), 이해찬 전 국무총리(66),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56·여) 등 한국 측 전문가 18명과 중국 측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제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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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 유일한 친손자, 北버스사고때 사망說

    지난달 22일 북한 황해북도에서 버스 사고로 숨진 중국인 32명 중에 마오쩌둥(毛澤東)의 친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최대 중문매체 세계일보(World Journal)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32명 사망자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사망자 신분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며 “마오쩌둥의 손자 마오신위가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중국 방문단의 명칭이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승리 65주년 조선(북한) 방문 문화교류단’이라며 방문단 다수가 6·25전쟁 당시 북한을 도와 전쟁에 참여한 장군들의 자녀라고 전했다. 이어 마오쩌둥 사상을 추종하는 좌파 사이트인 우유즈샹(烏有之鄕·유토피아) 주필 시웨이밍(習偉銘) 등이 방문단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방북단 34명 중 세계일보가 공개한 26명 명단에 마오신위는 포함돼 있지 않아 사망설 진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오신위는 마오쩌둥의 차남 마오안칭(毛岸靑)의 아들로 마오쩌둥의 유일한 친손자다. 2010년 7월 40세의 나이에 중국 최연소 군 장성으로 승진했고, 중국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전략연구부 부부장 등을 지냈다. 2008년부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을 맡았으나 올 3월 새로운 정협 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방문단은 6·25전쟁에서 숨진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등이 묻혀 있는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참전 사망자 묘역’을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북한은 사고 이후 사상자 명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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