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119

추천

국제부 기자입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미국/북미32%
중동20%
국제정세20%
국제일반14%
국제정치4%
인사일반4%
경제일반2%
중국2%
인공지능2%
유럽/EU0%
  • 비틀스, 27년 만에 신곡 낸다…AI로 존 레넌 음성 추출

    영국의 전설적 밴드 비틀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996년 이후 27년 만에 신곡을 내기로 했다. 1980년 총격 사고로 숨진 멤버 존 레넌이 생전에 남긴 미완성곡에 AI를 통해 레넌의 목소리를 입히는 식이다. 1960년 결성된 비틀즈는 수많은 히트곡을 낸 후 1970년 해체했다. 멤버 4명 중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은 타계했고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생존해 있다.매카트니는 13일(현지 시간)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비틀스의 마지막 곡 작업을 얼마 전에 마쳤다”며 “레넌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둔 데모곡을 AI에 학습시켜 레넌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추출해냈다”고 공개했다. 이 노래를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도 밝혔다. 매카트니는 신곡 제목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 그리고 그때’일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매카트니는 1994년 레논의 두 번째 부인이자 일본계 예술가인 오노 요코로부터 이 데모곡을 받았다. 이 곡은 레논이 사망 직전에 만든 ‘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카세트테이프에 수록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틀스 멤버들은 27년 전에 이 노래도 완성하려고 시도했으나 다른 두 곡에 비해 녹음 품질이 낮고, 가사에 빈 부분이 많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카트니는 “아름다운 한 구절이 있는 노래지만 작업물이 만족스럽지 않아 중단했다”고 잡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달로 이번에는 선명한 레논의 목소리를 추출했을 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수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트니는 “좀 무섭지만 신나는 일”이라며 “이것이 미래”라는 소감을 밝혔다. NYT는 “매카트니는 신시사이저나 샘플링처럼 음악의 흐름을 바꾼 신기술들을 빠르게 작업에 활용한 이력이 있는 호기심 많은 예술가”라고 평했다. 최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AI를 활용한 음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게 한 영상도 있다. 그러나 무단으로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저작권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니버설뮤직 그룹은 AI가 부른 노래의 게재를 막아달라고 유튜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4
    • 좋아요
    • 코멘트
  • 英 앙숙의 충돌… 수낵 “부당요구 거부” 존슨 “헛소리”

    영국에서 리시 수낵 현 총리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작위 수여를 놓고 격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수낵 총리는 존슨 전 총리의 집권 당시 재무장관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존슨 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방역 수칙을 어긴 채 파티를 즐겼다는 ‘파티게이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지난해 7월 주요 장관 중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고 이후 다른 장관도 줄사표를 내면서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초래해 앙숙이 됐다. 수낵 총리는 12일 런던의 한 콘퍼런스에서 존슨 전 총리가 무리하게 최측근의 작위 수여를 종용하고 있다며 “이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하면 정치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며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 전직 총리는 퇴임 후 측근에 대한 작위 수여를 요청해왔다. 상원의 지명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각각 60여 명을 추천했지만 존슨 전 총리는 약 100명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일 발표된 최종 명단에는 존슨 전 총리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최측근 네이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 나이절 애덤스 하원의원 등 8명이 빠졌다. 이에 존슨 전 총리 측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수낵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받아친 것이다. 수낵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존슨 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수낵 총리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talking rubbish)”고 반박했다. 재심사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낵 총리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14일 ‘파티게이트’에 관한 영국 정부의 최종 보고서 공개, 내년 총선에서의 존슨 전 총리 출마 등을 두고도 계속 부딪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北, 미사일 자금 절반 코인 해킹으로 충당”… 5년간 4조 탈취

    최근 5년간 4조 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의 절반가량을 조달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36차례 62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올해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가상화폐 탈취를 통한 수익 급증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세계에 심어 놓은 이른바 ‘그림자 정보기술(IT) 인력’을 무기로 탈(脫)중앙화 금융인 ‘디파이(DeFi)’를 악용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도화하는 北 가상화폐 해킹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외국 부품 조달 자금의 50%가 사이버 작전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버거 부보좌관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의 최고 3분의 1을 사이버 활동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약 1년 만에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가 역대 최대로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올 2월 ‘2023 가상화폐 범죄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도난 규모 38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16억5000만 달러(약 2조1300억 원)가 북한 해커의 소행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는 2016년 150만 달러에서 2017년 2920만 달러, 2018년 5억2230만 달러로 늘었다가 가상화폐 가격 하락 등으로 2019년 2억7110만 달러, 2020년 2억9950만 달러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1년 4억2880만 달러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 그 3배가 넘은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32억 달러(약 4조1200억 원)를 탈취한 것이다. 2020년 북한 총수출이 1억4200만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수출액의 2∼10배를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셈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북한의 사이버 범죄 수익이 급증한 것은 변칙적인 해킹 및 자금 세탁 기술 고도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게임 업체 엑시인피니티의 가상화폐 입출금 권한 ‘노드키’를 해킹해 역대 가상화폐 해킹 중 최대인 6억2500만 달러를 훔쳤다. 올 3월 시세 조작을 이용한 ‘플래시론’ 방식으로 가상화폐 대출 업체 오일러파이낸스를 공격한 1억97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탈취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공급망에 계단식 연쇄 사이버 공격도 벌였다고 WSJ는 전했다. ● “北은 해적 국가… 그림자 IT 인력 문제”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충당하면서 대북 경제 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스파이 활동에 초점을 맞춘 대부분 국가의 사이버 프로그램과는 달리 북한은 국제 제재를 피해 달러 같은 경화(硬貨·언제든 외국 화폐로 바꿀 수 있는 화폐) 절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돈세탁에 활용하는 가상화폐 믹서 기업 등을 제재하고 역(逆)해킹 등으로 현금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 기업에 위장 취업시킨 그림자 IT 인력을 통한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국무부 등이 지난해 5월 공동 발표한 보안 지침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인이나 중국인 프리랜서로 위장시킨 IT 인력 수천 명을 앱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들여보낸 뒤 이들이 얻은 접근권을 해커들에게 넘긴다. 북한은 또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파격적인 이직 조건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하거나, 병원 등에 심은 악성코드로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전 FBI 분석가 닉 칼슨은 “북한은 현대판 해적 국가”라며 “가상화폐 산업에서 이런 가짜 IT 인력을 퇴출시키는 일이 지속적인 문제”라고 WSJ에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마존 기적’ 4남매 어머니 “살아 나가라” 유언

    경비행기 추락 후 아마존 밀림에서 40일 만에 구조된 콜롬비아 4남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살아 나가라”란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경비행기에 탔던 어머니는 추락 후 나흘 뒤 숨졌다. 12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파이스는 4남매 어머니 막달레나 무쿠투이(33·사진)가 아이들에게 “이제 가거라. 엄마가 너희를 이 세상에 데리고 와서 사랑한 것처럼 이젠 아빠의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4남매 아버지 마누엘 라노케는 “(아내의 이 말은) 13세 맏이 레슬리가 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어머니 무쿠투이는 경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크게 다쳐 거동이 어려웠지만 파손된 비행기 안에서 아이들과 나흘 동안 함께 있었다고 한다. 군 수색대는 지난달 15일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 9일 추락 40일 만에 구조돼 콜롬비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에 입원 중인 아이들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현지 매체에 밝혔다. 다만 밀림에서 갓 돌을 넘긴 막내와 5세, 9세 동생들을 한 달 넘게 돌보느라 크게 신경을 쓴 레슬리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한다. 4남매와 어머니 무쿠투이는 반(反)정부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위협을 피해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노케는 “반군이 나를 암살하고 레슬리와 둘째 딸을 조직원으로 들이려 했다”며 “지난달 내가 먼저 도시로 가 돈을 모았고 가족이 오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고 콜롬비아 카라콜TV가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삼성·하이닉스 中공장에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연장 방침 확인

    미국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반입을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선 올 10월로 만료되는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이 확정될 경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지난주 미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및 대만 기업에 대한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조치가 당분간(for the foreseeable future) 갱신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상무부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에 대해 중국 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되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규제 적용을 올 10월까지 1년 유예한 상태다. 한미 당국은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나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리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 측의 초안 마련 과정에서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중국의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제재를 계기로 미 의회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이 마이크론의 중국 내 공백을 메울 경우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규제 유예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다만 미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늦추기 위해 고안된 미국의 수출 통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 ‘억만장자 가장 많은 도시’는 뉴욕…홍콩-샌프란시스코-모스크바 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는 순 자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이상을 소유한 사람을 뜻한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BC는 자산정보업체 ‘웰스X’의 2022년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뉴욕 내 억만장자가 136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뉴욕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맨해튼 월가에 수많은 금융회사는 물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이 있다. 2위는 홍콩(112명)이다. 외국인의 거주 비용이 매우 비싼 편이지만 뉴욕 못지 않은 세계적 금융 중심지라는 점이 억만장자들에게 매력이라고 웰스X는 진단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 샌프란시스코(84명)가 3위를 차지했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활황을 바탕으로 억만장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초호화 주택 소유자의 비율 또한 높다고 분석했다. 4위는 러시아 모스크바, 5위는 영국 런던이 차지했다. 이어 중국 베이징, 미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중국 선전, 인도 뭄바이가 10위 안에 들었다. CNBC는 “상위 10대 도시는 모두 세계적 대도시”라며 “억만장자가 비즈니스는 물론 고급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갖춘 곳을 선호한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 백악관 “北, ICBM 개발자금 절반 해킹으로 마련”

    최근 5년간 4조 원 규모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의 절반가량을 조달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36차례 62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올해도 군사정찰위성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가상화폐 탈취를 통한 수익 급증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세계에 심어 놓은 이른바 ‘그림자 정보통신(IT) 인력’을 무기로 탈(脫)중앙화 금융인 ‘디파이(DeFi)’를 악용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도화하는 北 가상화폐 해킹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외국 부품 조달 자금의 50%가 사이버 작전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버거 부보좌관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 재원 최고 3분의 1을 사이버 활동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약 1년 만에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올 2월 ‘2023 가상화폐 범죄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도난 규모 38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16억5000만 달러(2조1300억 원)가 북한 해커 소행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는 2016년 150만 달러에서 2017년 2920만 달러, 2018년 5억2230만 달러로 늘었다가 가상화폐 가격 하락 등으로 2019년 2억7110만 달러, 2020년 2억9950만 달러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1년 4억2880만 달러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 그 3배가 넘은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32억 달러(약 4조1200억 원)를 탈취한 것이다. 2020년 북한 총수출이 1억4200만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수출액의 2~10배를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셈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북한의 사이버 범죄 수익이 급증한 것은 변칙적인 해킹 및 자금 세탁 기술 고도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게임 업체 엑시인피니티 가상화폐 입출금 권한 ‘노드키’를 해킹해 역대 가상화폐 해킹 최대인 6억2500만 달러를 훔쳤다. 올 3월 시세 조작을 이용한 ‘플래시론’ 방식으로 가상화폐 대출 업체 오일러파이낸스를 공격한 1억9700만 달러 규모 가상화폐 탈취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공급망에 계단식 연쇄 사이버 공격도 벌였다고 WSJ는 전했다. ● “北은 해적국가… 그림자 IT 인력 문제”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충당하면서 대북 경제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스파이 활동에 초점을 맞춘 대부분 국가 사이버 프로그램과는 달리 북한은 국제 제재를 피해 달러 같은 경화(硬貨·언제든 외국 화폐로 바꿀 수 있는 화폐) 절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돈세탁에 활용하는 가상화폐 믹서 기업 등을 제재하고 역(逆)해킹 등으로 현금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 기업에 위장 취업시킨 그림자 IT 인력을 통한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국무부 등이 지난해 5월 공동발표한 보안 지침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인이나 중국인 프리랜서로 위장시킨 IT 인력 수천 명을 앱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들여보낸 뒤 이들이 얻은 접근권을 해커들에게 넘긴다. 북한은 또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파격적인 이직 조건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하거나, 병원 등에 심은 악성코드로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전 FBI 분석가 닉 칼슨은 “북한은 현대판 해적 국가”라며 “가상화폐 산업에서 이런 가짜 IT인력을 퇴출시키는 일이 지속적인 문제”라고 WSJ에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 한살배기도 40일 버텼다 ‘아마존의 기적’

    경비행기가 추락해 아마존 밀림에 보호자도 없이 남겨진 콜롬비아 4남매가 4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3세 맏이가 갓 돌을 넘긴 막내 및 5세, 9세 동생들과 함께 한 달 넘게 생존한 것이다. 4남매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콜롬비아 매체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수색대는 이날 오후 맏이 레슬리 양(13)을 비롯해 4남매를 구조했다. 지난달 1일 어머니와 타고 가던 경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밀림에 추락한 지 40일 만이다. 4남매는 추락 지점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콜롬비아 당국은 경비행기가 조종석부터 땅에 충돌하면서 조종사와 그 옆에 앉은 어머니는 숨졌지만 뒷좌석에 앉아 있던 4남매는 무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6인승 경비행기에는 사고 당시 조종사와 4남매 등 승객 6명이 타고 있었다. 4남매는 수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 당시 아이들은 영양 실조 상태였지만 가볍게 긁히고 벌레에게 물린 상처 말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인 4남매가 밀림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에게 배운 생존법이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2, 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숨진 엄마가 가르쳤던 ‘정글 생존법’, 4남매 살렸다

    경비행기가 추락해 아마존 밀림에 보호자도 없이 남겨진 콜롬비아 4남매가 4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3세 맏이가 갓 돌을 넘긴 막내 및 5세, 9세 동생들과 함께 한 달 넘게 생존한 것이다. 4남매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콜롬비아 매체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수색대는 이날 오후 맏이 레슬리 양(13)을 비롯해 4남매를 구조했다. 지난달 1일 어머니와 타고 가던 경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밀림에 추락한 지 40일 만이다. 4남매는 추락 지점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콜롬비아 당국은 경비행기가 조종석부터 땅에 충돌하면서 조종사와 그 옆에 앉은 어머니는 숨졌지만 뒷좌석에 앉아 있던 4남매는 무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6인승 경비행기에는 사고 당시 조종사와 4남매 등 승객 6명이 타고 있었다. 4남매는 수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 당시 아이들은 영양 실조 상태였지만 가볍게 긁히고 벌레에게 물린 상처 말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인 4남매가 밀림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에게 배운 생존법이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2, 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정글서 40일 생존 ‘아마존의 기적’4남매, 후이토토족 소속 원주민어릴때부터 ‘정글의 방식’ 배워13세 큰누나, 식량 찾고 과일 채집영양실조外 외상없어… 2, 3주내 퇴원 “크리스틴 생일 축하해. 우리가 빨리 찾을게.”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 스피커를 타고 한 노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이날은 같은 달 1일 경비행기 사고로 실종된 4남매 중 막내 크리스틴의 첫 번째 생일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이들의 외할머니. 300여 명의 수색대는 매일 외할머니의 목소리를 크게 틀어둔 채 오전 6시부터 해질 때까지 작업했다. 10일 엘티엠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이들이 조난된 지역은 가시거리가 20m에 불과한 정글이다. 물과 과일을 구하기 쉽다는 장점 외엔 재규어와 독사가 서식해 맨몸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남매는 후이토토족 소속 원주민으로, 어머니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체득한 ‘정글의 방식’을 적극 활용한 끝에 조난 40일 만인 9일 마침내 구조됐다. 사고 직후 맏이 레슬리 양(13)은 고구마처럼 생긴 작물인 카사바 가루를 비행기에서 찾아냈고 이후엔 직접 씨앗과 과일을 채집해 동생들과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매의 외할머니는 “레슬리는 전사 같은 아이”라며 “평소에도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면 동생들을 돌보고 숲에서 과일을 따오곤 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나뭇가지로 임시 거처를 만들어 버텼다. 지난달 15일경 수색대는 아이들의 것으로 보이는 젖병, 가위, 머리끈, 임시 거처 등을 발견했다. 카를로스 페레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열대림생태학 교수는 “원주민 아이들은 일찍이 임시 거처를 짓는 방법을 배우고,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뱀 80여 종 중 독사 5종을 구분할 줄 안다”며 “같은 나이대의 서양 어린이들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설명했다. 현재 수도 보고타에 있는 중앙군사병원에서 입원 중인 아이들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슬리 양은 병문안을 온 가족 등에게 “심심하다”며 놀아달라고 조르는 등 10대 소녀 특유의 모습을 보였다. 둘째 솔레이니 양(9) 또한 어른들과 즐겁게 대화했으며 셋째 티엔 군(5)은 동화책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의료진은 남매들이 영양 치료와 심리 치료를 받고 있고 빠르면 2∼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버지, 조부모 등 남은 가족이 아이들을 키울 예정이다. 남매가 속한 후이토토족은 콜롬비아 남동부, 페루 북부 등에 살고 전체 인구 수는 1000명 이하다. 콜롬비아는 고질적 경제난, 마약과 부정부패 등 각종 범죄에 신음하고 있다. 당국은 나라 전체에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네 명의 아이를 최대한 지원할 뜻을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역대 최악 20%대 실업률… 공산당에 등 돌리는 청년들 [글로벌 포커스]

    지난달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실업률 통계는 중국공산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6∼24세 실업률이 20.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7%였던 청년실업률은 올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오르다 4월 20%를 넘어선 것이다. 청년 5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5.2%)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7, 8월 사상 최다인 대졸자 1158만 명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 청년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NN방송은 “자체 추산한 결과 올 3월 중국 청년실업자는 1100만 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의 불만 표출이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공산당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한 대학생 ‘백지 시위’도 단순히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공산당 최대 지지층 링링허우의 ‘반기’ 중국공산당에 대한 청년 반감은 중국에서 매우 낯선 현상이다. 200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링링허우(零零後)’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었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인 링링허우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로 철저히 무장돼 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로 가슴 철렁한 중국공산당이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주의 교육을 강화한 세대다. 당시 중국공산당은 중국이 당한 수모의 역사를 교육해 민족주의 씨앗을 뿌렸다. 민족주의가 응집되면서 자연스럽게 애국주의로 굳어졌고 이는 공산당 지지로 이어졌다. 여기에 개혁개방 경제적 성과까지 더해졌다. 링링허우는 물론이고 199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 ‘주링허우(九零後)’까지 학창 시절 경제 성장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교사들은 “공산당 덕택에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고 가르쳤다. 이런 심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잘 파고들었다. 시 주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 같은 말은 주링허우 링링허우의 피 끓는 가슴을 겨냥했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가 닥치자 믿었던 청년들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중국 전공)는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완수한 이후 자유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부분 형제자매 없이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관리를 받으며 유복하게 자랐을 확률이 높다”며 “하지만 이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자 어렸을 때와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절망과 자조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쿵이지(孔乙己) 문학’이 유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소셜미디어에 스스로를 ‘쿵이지’라고 부르면서 삶을 자조하는 글을 올린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魯迅)의 단편소설 ‘쿵이지’의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기 지식인 쿵이지는 과거시험에 연연하다 밥벌이조차 못 한다. 생계를 위해 도둑질까지 하면서도 선비 신분을 상징하는 낡은 장삼을 끝내 벗지 않았다. 고학력 대학 졸업장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를 거들떠보지 않는 스스로를 쿵이지에 빗대 자조하는 것이다. 한 청년은 소셜미디어에 “학벌은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라는데 나는 거기서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결국엔 장삼을 벗지 못한 쿵이지와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청년은 “람보르기니를 운전하는 그대여, 열심히 살라고 내게 조언하지 마. 나는 밝고 명랑한 쿵이지, 힘없고 가난해 아등바등 살지”라는 노래 ‘밝고 명랑한 쿵이지’ 노랫말을 올렸다. 이 노래는 중국판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에 올라와 조회 수 400만 회를 넘겼지만 바로 삭제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열심히 공부한 끝에 쿵이지 신세가 됐다”는 한탄이 줄을 잇는다.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사를 조이는 노동의 기쁨을 알고 만족했을 텐데” “윗세대가 ‘대학에 못 갔다’ 했을 때 우린 비웃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대학까지 나왔는데 출세를 못 했느냐’며 우리를 조롱한다” 같은 글이 이어진다.● 탕핑 → 바이란 → 쿵이지 쿵이지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최악의 실업난을 맞닥뜨린 청년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 변화와 흐름이 반영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중국 청년 사이에서는 ‘탕핑(躺平)’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탕핑은 ‘똑바로 드러누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뜻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꿈을 실현하려 애쓰는 대신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하겠다는 것이다. 탕핑이 중국공산당 체제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탕핑이 청년층의 무기력함을 부추기는 말이라며 금지어로 지정했다. 탕핑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 ‘바이란(擺爛)’이다. 바이란은 상황 악화로 자포자기하는 태도다. 원래 중국 농구 경기에서 크게 지고 있는 팀이나 선수들이 따라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을 뜻했다. 바이란은 지난해부터 유행이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탕핑은 옛말이 됐고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을 뜻하는 바이란이 새롭게 뜨고 있다”면서 “달성할 수 없는 사회적 기대와의 싸움에서 무력함을 느낀 많은 낙담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청년들은 불가능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에너지를 쏟느니 더 높은 곳을 향한 노력이나 성취도 본질적으로 포기하는 바이란을 결심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바이란을 검색하면 게시물 약 230만 건이 조회된다. 비리비리에서도 바이란 관련 영상이 적지 않다. SCMP는 “중립적 표현인 탕핑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 말고는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으로 무해하다”며 “그러나 완전히 포기하면서 악화하는 상황조차 받아들이겠다는 바이란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주링허우 링링허우 세대는 대학 입학할 무렵 탕핑을 택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바이란을 선언했으며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아갈 시기에는 쿵이지에 빗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중국공산당 최대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단원 감소로 나타났다. 공청단 중앙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공청단원은 7358만 명으로 전년보다 13만2000명 줄었다. 공청단 핵심인 학생단원이 8.3% 급감했다. 기업 및 지역사회 단원은 증가했지만 유독 학생 단원만 감소한 것이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에 따른 경제 침체와 실직, 취업난 그리고 방역 완화 이후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에 실망한 젊은층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연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졸업한 지 2년 미만 미취업 대졸자를 1년 이상 고용하면 고용 보조금을 1회성으로 지원한다.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우대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중국 정부 영향력이 미치는 국유기업에는 대졸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밑돌게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창업을 원하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창업 지원 대출과 이자 할인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청년 취업률 제고를 위한 ‘100일 질주’를 추진하는 중국 교육부는 청년들에게 블루칼라 직종을 택하거나 농촌으로 이주할 것을 촉구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5·4 청년절을 맞아 중국 농업대 학생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학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일을 하며 민생을 이해하고 학문을 연마한다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다”면서 “새로운 시대 중국 청년은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 지시에 따라 남부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내 자원봉사자 등으로 일하게 할 방침이다. 또 중국 정부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한 노점상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청년 일자리도 늘리고 내수도 진작한다는 구상이다. 남부 최대 도시 선전은 9월부터 지정된 구역에 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 수도’ 상하이도 특정 시간 지정된 구역에서 노점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점상 규제 완화 카드 역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CNN은 “중국 지방정부가 실업률 감소를 위해 펼치는 노점 경제가 중국 경제를 살리는 동력이 되긴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고용 창출이나 안정 및 질서 유지 방법으로 젊은이게게 ‘노점상이 돼라’는 것 이상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 기술을 갖춘 노동자나 대학 졸업자가 노점에 힘을 쏟는다면 절망적 징후”라고 지적했다.● 청년 불만, 공산당에 위협 될 수도 이 같은 청년 취업 대책은 해결책이라기보다 구호에 가깝다. 국유기업 고용 확대, 신규 채용 민간 기업 보조금 지급, 청년 창업자금 금리 우대 등은 과거에 나왔던 대책이다. 청년층 농촌행(行) 독려도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 취업난이 심할 때마다 귀향과 농촌 구직 활동 카드를 다시 꺼내든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毛澤東)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는 취지로 지식인과 학생을 강제로 농촌에 보낸 ‘하방(下放)’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실업과 취업난 해결을 위한 당국 해법은 하방뿐”이라거나 “농촌으로 가는 것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택할 수 있는 방법” 같은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온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불만인 셈이다. 임 교수는 “젊은이들의 농촌행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 50, 60대 이상 세대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퇴행적인 느낌을 줄 것”이라며 “중국공산당이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중국 사회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년 불만은 중국공산당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달 30일 “취업난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분노하게 되면 당국에 큰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홍콩 힌리치재단 앨릭스 카프리는 중앙통신사에 “지난해 11월 백지 시위의 의미는 중국 도시에서 분출된 분노”라며 “잘 교육받은 청년층이 들고일어난다면 공산당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토종 루이싱커피 1만호점… 스타벅스에 완승

    중국 토종 프랜차이즈 루이싱(瑞幸)커피가 창업 6년 만에 중국에서 1만 번째 매장을 열었다. 2020년 회계조작 사건으로 휘청인 루이싱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 삼아 부활해 미국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와의 중국 내 경쟁에서 우위를 확실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이싱커피가 5일 본사가 있는 중국 푸젠성 샤먼에 1만 호점을 냈다고 전했다. SCMP는 “루이싱커피가 거대한 중국 카페 시장 각축전에서 스타벅스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 중국 매장은 7일 현재 6243곳이다. 2017년 첫 매장을 연 루이싱커피는 싼값으로 차별화에 성공해 2019년 말 매장 수 4910곳으로 스타벅스를 앞섰다. 당시 커피 한 잔 가격은 스타벅스 4분의 1 정도이며 지금도 절반 정도다. 2019년 4월 블랙록 등 미국 월가 투자사의 투자를 유치한 루이싱커피는 커피 선불권을 뿌리며 ‘2+1’ 행사를 벌여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은 “외국 자본을 받아 커피 쿠폰을 뿌리는 진정한 애국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해 5월에는 미 뉴욕 증시 나스닥에 상장됐다. 하지만 2020년 4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결과 루이싱커피 최고경영자(CEO) 등이 허위 거래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매출액 3억 달러(약 3910억 원)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위기에 빠진 루이싱커피를 살린 것은 팬데믹이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도시가 봉쇄됐지만 도심에 큰 매장을 둔 스타벅스보다 업무지구에 소규모 점포를 둔 루이싱커피의 매출 타격이 적었다. 또 광고 모델이던 중국 국가대표 스키 선수 아일린 구(20)가 지난해 베이징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 2개 등을 따내 국가 영웅으로 칭송받자 매출이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급성장 중인 중국 카페 시장은 2025년 연간 1조 위안(약 182조5100억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카페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만호점 오픈… 중국서 스타벅스에 완승 거둔 中토종 커피점

    중국 토종 프렌차이즈 루이싱(瑞幸)커피가 창업 6년 만에 중국에서 1만 번째 매장을 열었다. 2020년 회계 조작 사건으로 휘청인 루이싱 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 삼아 부활해 스타벅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실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이싱커피가 5일 본사가 있는 중국 푸젠성 샤먼에 1만 호점을 냈다고 전했다. SCMP는 “루이싱커피가 거대한 중국 카페 시장 각축전에서 스타벅스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 중국 매장은 7일 현재 6243곳이다. 2017년 첫 매장을 연 루이싱커피는 싼 값으로 차별화에 성공해 2019년 말 매장 수 4910곳으로 스타벅스를 앞섰다. 당시 커피 한 잔 가격은 스타벅스 4 분의 1정도이며 지금도 절반 정도다. 2019년 4월 블랙록 등 미국 월가 투자사 투자를 유치한 루이싱커피는 커피 선불권을 뿌리며 ‘2+1’ 행사를 벌여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은 “외국 자본을 받아 커피 쿠폰을 뿌리는 진정한 애국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해 5월에는 미 뉴욕 증시 나스닥에 상장됐다. 하지만 2020년 4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결과 루이싱커피 최고경영자(CEO) 등이 허위 거래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매출액 3억 달러(3910억 원)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위기에 빠진 루이싱커피를 살린 것은 팬데믹이었다.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도시가 봉쇄됐지만 도심에 큰 매장을 둔 스타벅스보다 업무지구에 소규모 점포를 둔 루이싱커피 매출 타격이 적었다. 또 광고 모델이던 중국 국가대표 스키 선수 아일린 구(20)가 지난해 베이징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 2개 등을 따내 국가 영웅으로 칭송받자 매출이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급성장 중인 중국 카페 시장은 2025년 연간 1조 위안(약 182조5100억 원) 규모로 팽창할 전망이다. 지난달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카페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8
    • 좋아요
    • 코멘트
  • 조지 윈스턴, ‘캐논 변주곡’ 흐르는 하늘로

    계절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서정적인 연주곡들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사진)이 별세했다. 향년 74세. 윈스턴 측은 6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지가 10년간의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4일 수면 중에 조용하고 고통 없이 영면했다”고 밝혔다. 윈스턴은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으로 2013년부터 골수 이식을 포함해 항암 치료를 받았다. 1972년 ‘발라드 앤드 블루스’로 데뷔한 그는 활동 기간 동안 15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생스기빙(Thanksgiving)’, ‘요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 등이 수록된 ‘디셈버(December·1982년)’는 한국에서만 1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1994년에는 ‘포리스트(Forest)’로 그래미상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상을 수상했다. 윈스턴은 건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작곡과 녹음을 계속했고, 데뷔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5월 16번째 앨범 ‘나이트(Night)’를 발매했다. 윈스턴 측은 “그는 투병 중에도 공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고, 각 콘서트의 수익금은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했다”고 전했다. 미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은 “윈스턴의 피아노곡은 (각종 음악이 무한 재생되는) 음원 스트리밍 시대에 잔잔한 연주곡을 찾게 하는 붐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법정 출석한 英 해리왕자 “14세때부터 해킹당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39·사진)가 ‘타블로이드 매체의 휴대전화 불법 정보 수집’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왕실 고위 인사의 법정 증언은 에드워드 7세(1841∼1910)가 왕세자 시절인 1890년 카드 게임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이래 133년 만이다. 앞서 해리 왕자는 2019년 데일리미러를 비롯한 타블로이드 신문을 여럿 소유한 영국 미디어기업 미러그룹(MGN)이 1991∼2011년 자신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거나 도청해 얻은 정보로 기사 수백 건을 게재했다며 불법 정보 수집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리 왕자는 6일 런던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14세이던 1998년부터 MGN이 내가 가족 친구들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해킹한 것으로 본다”고 증언했다. 해리 왕자는 1997년 어머니 다이애나 빈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1998년 명문 사립 이튼칼리지에 다니면서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그가 윌리엄 왕세자에게 다이애나 빈 집사였던 폴 버렐을 “위선적인 쓰레기”라고 말했다는 2003년 데일리미러 보도도 해킹한 음성 메시지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해리 왕자 측 변호인은 5일 재판에서 “다이애나 빈도 데일리미러 측에 유선전화를 해킹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홍콩, 반정부 시위 노래 ‘글로리 투 홍콩’ 금지곡 추진

    홍콩 당국이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노래 ‘글로리 투 홍콩’을 금지곡으로 지정할 뜻을 밝혔다. 작자 미상의 이 노래는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반중파 시민 사이에서 일종의 ‘국가(國歌)’로 여겨진다. 6일 홍콩 법무부는 법원에 온·오프라인에서 이 곡의 연주 및 재생산을 모두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다. 홍콩 독립을 부추기려 하거나 타인을 선동하는 사람이 이 노래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홍콩은 2020년 6월 반중 활동을 한 사람에게 최대 무기징역을 부과할 수 있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이후 공공장소에서 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연행되는 등 이미 금지곡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스포츠 대회에서 이 노래가 국가로 연주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추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열린 럭비 국제대회, 올 2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열린 국제 아이스하키 대회 등에서는 주최 측이 모두 이 노래를 홍콩 국가로 소개한 후 재생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민주당 텃밭서 ‘공화 주지사’ 재선… “트럼프는 볼드모트” 저격수 변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분열시키고 더 작게 만들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미국 뉴저지 주지사(61·사진)가 6일 뉴햄프셔주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해리포터’ 시리즈의 악당 ‘볼드모트’에 비유하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외톨이 돼지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늘 잘못된 일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기간 중 ‘트럼프 측근’으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을 계기로 결별했고 이제는 ‘트럼프 저격수’가 됐다. 이로 인해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배신자’ 이미지가 강하다. 주지사 시절인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 피해를 극복하려고 집권 민주당 소속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적극 협력한 것도 공화당 주류의 미움을 샀다. 그는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저지에서 재선 주지사를 지냈다. 이에 자신의 본선 경쟁력이 공화당 내 어떤 주자보다 높다고 주장한다. 다만 공화당 경선에서 ‘배신자’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과제다. 지난달 30일 몬머스대가 공화당 대선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호감도 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65%가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2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35%), 3위 트럼프 전 대통령(17%) 등을 월등히 앞섰다.● ‘초당적 정치인’ vs ‘배신자’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1962년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태어났다. 시턴홀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2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선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부시 일가와 연을 맺었다. 2001년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그를 연방검사로 임명했다. 그에게 미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게 한 첫 계기는 2009년 뉴저지 주지사 선거 도전이었다. 민주당 성향의 최대 도시 뉴욕과 붙어 있으며 역시 민주당 세력권이라 어려운 싸움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즉석 질문에 답하는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법조인 특유의 화려한 언변을 선보였고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를 눌렀다. 2012년 11월 대선 직전 ‘샌디’가 미 동부를 강타했다. 뉴저지에서만 37만 채의 주택이 부서지고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민심이 동요했다. 그는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협력하며 연방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뉴저지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고 같이 피해 지역을 둘러봤고, “대통령의 재난 대처 능력이 훌륭하다”고 칭송했다. 지역 주민은 반겼지만 공화당 여론은 차가웠다. 특히 당시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대패하자 당내에서는 “오바마 재선의 일등공신은 크리스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록 크리스티 본인은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했고 주지사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당내 주류와 완전히 멀어졌다.● 트럼프 일가와의 악연 그는 경선 전략으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여론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를 지지하느냐’는 CNN 앵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모두가 죽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즉각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했다. 연방검사 시절인 2005년 탈세 등으로 기소된 유명 기업인 찰스 쿠슈너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 쿠슈너의 아들 재러드는 훗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결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사돈을 감옥에 보낸 사람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그렇게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사람이 경선에 출마할 수 있느냐”고 그를 조롱했고,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의 조롱은 내겐 오히려 칭찬”이라고 받아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기의 CNN… 릭트 CEO ‘우클릭’ 역풍

    미국 집권 민주당 성향의 방송사로 유명한 CNN이 정파성 논란, 낮은 시청률 등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취임 1년을 맞은 크리스 릭트 최고경영자(CEO·52·사진)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편향적인 보도를 줄이겠다”며 취임한 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을 두둔하는 보도를 일삼자 이제는 전통 시청자층이 반발하고 있다고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이 2일 진단했다. CNN은 내년 초 공화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이 예정된 북동부 뉴햄프셔주에서 지난달 10일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을 약 70분간 독점 생중계했다. 대선주자를 초청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라고 했지만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이 부정 선거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 되풀이했다. 자신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도 옹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상대로 성추행 소송을 제기해 최근 500만 달러의 배상금 판결을 받은 여성 칼럼니스트 진 캐럴을 깎아내리는 발언도 했다. 방송이 끝나자 대부분 시청자는 “그의 잘못된 주장을 되풀이하는 판을 왜 CNN이 깔아주느냐”고 반발했다.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CNN은 창피한 줄 알라”고 썼다. 그러나 릭트 CEO는 “타운홀 미팅을 보도하기로 결정한 방침은 옳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약 310만 명이 시청해 전날 밤 같은 시간대(약 71만 명)보다 시청자가 4배 이상 많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지지층의 의회 난입 사태를 축소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그가 올 2월 “여성의 전성기는 40대까지”라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4월 퇴출된 앵커 돈 레몬의 위험성을 알면서 중용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레몬을 간판 진행자로 기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최소 300명을 감원하기로 한 결정도 임직원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릭트 CEO는 CBS의 아침 시사 프로그램 ‘모닝쇼’의 시청률 상승을 이끌었다. 불륜으로 사퇴한 제프 저커 전 CEO의 뒤를 이어 CNN의 ‘구원 투수’로 영입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도, 노후 철도에 신호 오류… 열차 충돌로 최소 275명 사망

    인도 동부에서 열차 3대가 연쇄 충돌해 최소 275명이 숨지고 1100여 명이 다쳤다. 인도에서는 노후한 철도 인프라와 안전 관리 부실 탓에 열차 사고가 잦은 편이지만 이번 사고는 21세기 들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참사라는 말이 나온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7시경(현지 시간) 인도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를 향해 시속 130km로 달리던 여객열차가 같은 철로에 주차돼 있던 화물열차에 부딪히며 1차 충돌이 일어났다. 충돌의 여파로 여객열차에서 객차 10∼12량이 탈선하면서 반대편에서 오던 또 다른 여객열차와 2차로 충돌했다. 두 차례 충돌로 객차 총 17량이 탈선했다. 사고가 발생한 오디샤주는 이 사고로 4일 기준 사망자 수는 275명, 부상자 수는 11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아직 수백 명이 종잇장처럼 구겨진 객차 안에 갇혀 있는 데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철로 신호 오류로 알려졌다. 해당 철도 노선을 운영하는 인도 남동부철도는 “1차 충돌한 여객열차가 잘못 나간 신호를 보고 화물열차가 주차된 선로로 진입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고 구간에 열차 충돌 방지 시스템 ‘카바치(Kavach·방패)’가 설치되지 않는 등 노후한 철도 인프라를 지적했다.印 철도노선 98% 식민지 시대 구축… 충돌방지 장치 5%뿐 ‘신호 오류’에 연쇄 충돌낙후 인프라 정비엔 소극적인 반면고속철 개통-노선 확충에 예산집중 낙후된 철도 인프라 정비에 소극적인 인도 정부가 참변을 불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고가 난 노선들에는 열차 충돌 방지 시스템 카바치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인도철도공사가 3일 밝혔다. 2011년 개발된 카바치는 같은 노선에서 일정 거리 안에 있는 다른 열차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승무원에게 알린 뒤 브레이크를 가동해 열차를 멈춘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카바치를 총연장 3000km 구간에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설치된 구간은 1445km뿐이었다. 인도는 철도 총연장 6만8000km가 넘는 세계 4위 철도 대국이지만 노선 98%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70∼1930년에 깔아 노후됐다. 카바치가 설치된 노선도 전체의 약 5%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인도 정부 예산 중 철도 분야에 2조4000억 루피(약 38조364억 원)가 배정됐다. 그러나 철도 인프라 현대화보다는 고속철도를 비롯한 신규 노선 개통과 기존 노선 확충에 집중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속철도 신설에 힘을 쏟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철도공사 전직 고위 관계자는 3일 인도 NDTV에 나와 “카바치는 기차 사고를 막는 가장 저렴한 방법에 속한다”며 시스템 개선에 뜻이 없는 모디 정권을 겨냥했다. 이번 사고는 1995년 뉴델리 인근에서 열차 두 대가 충돌해 358명이 숨진 열차 사고 이후 최악의 사고로 평가된다. 인도에서는 철도가 일평균 1200만 명을 실어 나르는 주요 장거리 이동수단이지만 열차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1∼2021년 인도에서는 열차 탈선 사고가 연평균 약 50건 발생했다. 모디 총리는 사고 이튿날 현장을 찾은 뒤 인근 병원 여러 곳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사고 책임자들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여러 정상은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한국을 대표해 희생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올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도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SNS에서 우크라전 사진 지우지 말라” vs “예외 안된다” 논쟁

    지난해 상반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우크라이나인 일가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러시아군 점령지 밖으로 피난가던 중 피격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상은 업로드 직후 자동으로 삭제됐다. 영상을 올린 우크라이나 영상감독 이호르 자카렌코 씨(46)는 1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민간인을 해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반박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고 호소했다. 소셜미디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의 폭력성, 선정성 등을 모니터링한다. 자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사용자에게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한다. 자카렌코가 올린 영상이 삭제된 이유다. 자카렌코와 같은 사례들을 두고 현재와 같은 모니터링 방식이 전쟁 범죄 책임 규명에 활용할 자료를 없앤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 운영사가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AI, 인권침해 증거라고 구분 못해” 자카렌코의 주장을 검증하고자 BBC 취재팀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여러 개 새로 만든 후 해당 영상을 업로드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서는 계정 4개 중 3개에 올라간 영상이 업로드 후 1분 안에 삭제됐다. 유튜브에는 미성년자가 볼 수 없게 나이 제한을 걸어 업로드했지만 3개 계정에서 모두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지워졌다. 취재팀은 “전쟁 범죄의 증거가 포함된 영상이니 복원해달라”고 이의제기했지만 기각됐다고 했다. BBC는 “메타와 유튜브는 폭력적인 영상이더라도 공익을 위해 예외를 두는 경우가 있다고 전해왔지만 자카렌코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기록한 영상이 업로드 즉시 지워지곤 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배경은 AI가 인권 침해 현장이 담긴 영상을 여타 폭력적인 전쟁 영상과 구분하기 못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 전쟁범죄 기소에 활용 “보존 필요” 문제는 전쟁 범죄 규명에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증거로 채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을 근거로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이 2020년 기준 적어도 10건(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으로 집계됐다. 2017년 스웨덴 법원에서는 시리아인 남성이 전쟁 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시리아인 하이삼 오마르 사칸은 2016년 스웨덴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스웨덴 당국이 발견한 한 온라인 영상에 덜미를 잡혀 기소됐다. 2013년 뉴욕타임스(NYT)가 올린 영상에는 시리아 정부 관계자 7명이 반군에 처형당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사칸도 반군 측에서 처형에 참가했다. 한 유럽 국가 조사관은 “직접 가지 못하는 국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조사할 때 소셜미디어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HRW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상을 삭제하더라도 보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셜미디어 운영사는 게시글을 단속할 권리가 있고 운영사가 폭력성이 짙은 영상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스 반 샤크 유엔 주재 미국 국제형사사법(GCJ) 대사는 “해당 정보를 향후 책임 규명에 활용할 수 있게 소셜미디어 운영사가 보존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며 “소셜미디어 운영사는 전 세계 사법조사 기관의 협조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 2023-06-01
    • 좋아요
    • 코멘트
  • “교실서 좌파교육 퇴출” 2년만에 美 전국구 부상

    “비판적 인종이론(CRT·critical race theory)은 학생에 대한 ‘정치적 세뇌’다.” 최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57·사진)가 지난해 1월 15일 취임 당일 한 말이다. 그는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은 차별을 조장하는 각종 사회 체계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CRT 학습을 금지시켜 주목받았다. “좌파가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아이들을 선동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학생들도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CRT는 낙태, 이민 못지 않은 미 보혁 갈등의 핵심 의제가 됐다. 곳곳에서 CRT 교육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있지만 행정명령으로 금지한 주지사는 그가 최초다. 이를 통해 얻은 보수 적자(嫡子), 문화전쟁 투사 이미지는 정치인 영킨의 최대 자산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당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 대신 그를 ‘트럼프 대항마’로 키우려는 보수 세력이 적지 않다. 그는 공화당 주류가 선호하는 전직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자신을 교차시킨 동영상을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공개하며 “미국적 가치로 새 시대를 열겠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많은 이의 인생을 바꿨고 이제 우리 차례”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보고 있다.● 정계 입문 2년 만에 ‘전국구’ 부상 그는 1966년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농구 장학금을 받으며 텍사스주 라이스대를 졸업한 후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1995년 칼라일 평직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개인 재산도 급증해 4억4000만 달러(약 5720억 원)를 보유했다. 독실한 개신교도이며 부인과 네 자녀가 있다. 그는 2021년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고 상대는 이미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민주당 거물 테리 매콜리프였다. 여론조사에서는 매콜리프 전 주지사의 낙승이 예상됐고 현직 대통령 바이든까지 매콜리프 지지 유세에 나섰지만 결과는 영킨의 깜짝 승리였다. 그는 주지사 선거 때도 교육 의제를 적극 활용했다. 당시 주내 최고 부촌 라우든카운티에서 CRT 교육을 두고 찬반 측 학부모가 대립해 일부 학부모가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교육감이 성적 우수 장학금 지급에 소홀하거나 학내 성폭력을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하면 교실에서 CRT를 없애겠다.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그에게 보수층 지지가 쏠렸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성난 학부모와 트럼프 지지자를 모두 만족시켰다”고 평했다.● ‘덧셈의 정치’ 주장 그는 2024년 대선에서 야당 공화당이 집권에 성공하려면 당내 화합부터 이뤄야 한다며 보수 주자들이 협력하는 ‘덧셈의 정치’를 외친다. 서로를 향해 날 선 말을 퍼붓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를 모두 두둔하며 둘의 중재자 노릇을 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제조업 부활 정책은 훌륭했다”고 호평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와는 미 대기업을 서로의 주에 유치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라고 했다. CNN 인터뷰에서는 ‘민주당 텃밭’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간판을 달고 주지사로 뽑힌 자신이 “더 많은 무소속 유권자와 민주당원을 모을 수 있다”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은근히 강조했다. 기업가 출신답게 그는 감세를 통한 성장을 강조한다. 다만 교육과 세금 의제를 제외하면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 극우 강경파보다 유연한 편이다. 특히 성폭력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낙태는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