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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사진) 일본 경제산업상이 13일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고 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의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 지난달 피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파벌에 속하는 보수 강경 성향 정치인으로 지난달 10일 개각에서 발탁됐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이날 참배 후 개인 돈을 낸 뒤 방명록에 서명했다. 그는 “영령의 안녕을 진심으로 빌었고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전 총리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8월 13일에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내각의 경제재생담당상 자격으로 이 신사를 찾았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향후 여러 기회를 통해 정중하게 설명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0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 계획보다 1개월쯤 앞당겨 개각을 단행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 단행 개각’이라며 적극 홍보할 참이었다. 하지만 모두발언이 끝나자 취재진의 질문은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모아졌다. ‘총격 한 달이 지나면서 국장 반대 의견이 많아졌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다양한 업적을 남긴 아베 전 총리는 국내외로부터 높은 평가와 폭넓은 조의를 받고 있다”며 “국가 공식 행사로 국장을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아베 전 총리 국장은 다음 달 27일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8일 총격을 받아 아베 전 총리가 숨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장례 형식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신격화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고조됐던 초기 추모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는 ‘국장 찬성’보다 ‘반대’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도쿄 곳곳에서는 국장 반대 시위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아베 전 총리 국장이 계륵처럼 돼 가는 분위기에 집권 자민당 정부는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베파(派) 배려 전격 국장 결정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의견이 분분한 데에는 일본의 장례 풍습도 일조했다. 사망 후 대체로 사흘, 길어도 일주일 안에 발인하고 장례를 마치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정치인 같은 사회 고위급 인사나 유명인은 보통 장례 의식을 두 번 치른다. 가족장 후 짧으면 2∼3주 뒤, 길면 몇 개월 뒤 오와카레카이(お別れ會)라 부르는 고별식이나 정부 정당 회사 학교 등의 주최로 치르는 별도 장례식이 그것이다. 일본 가족장은 한국처럼 고인이나 상주의 친척, 동료, 동창 등이 문상하며 식사하고 술을 마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가족이나 정말로 친한 몇 명이 조촐하게 장례를 지낸다. 일본에 국장 제도가 처음 등장한 건 메이지유신(1868년) 이후인 1800년대 후반이다. 1926년에는 국장령(令)을 제정해 왕가 인물, 국가에 큰 공을 세운 사람 등은 국장을 치를 수 있게 규정했다. 국장을 치를 때는 관공서 학교 등의 문을 닫고 전 국민이 상복을 입도록 하는 강제 조항도 국장령에 들어가 있었다.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고 연합군 최고사령부(GHQ)가 일본을 접수한 뒤 국장령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국장을 규정하는 법적 근거는 사라졌다. 하지만 국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미일 안보조약 체결 주역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가 1967년 사망했을 때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으로 국장을 거행했다. 전후(戰後) 유일무이한 전직 총리 국장이었다. 요시다 전 총리를 제외하면 대체로 전직 총리 장례식은 정부-자민당 합동장으로 거행됐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장례식 역시 합동장이었다. 약 1억9000만 엔(약 18억 원)의 장례 비용은 정부와 자민당이 절반씩 부담했다. 당초 아베 전 총리 가족장이 끝난 뒤 추가 장례식은 이런 관례대로 정부-자민당 합동장이 검토됐다. 요시다 전 총리를 제외하면 선례도 없을뿐더러 국장령이 실효(失效)된 뒤 관련 규정이 전무했고, 정부가 장례 비용 전액을 대는 것에 대한 국민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지금 시대에 국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2일 국장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큰 공적을 쌓은 아베 전 총리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고 싶은 뜻이 강했다.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에 대한 배려로도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아베 전 총리 사망 직후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고 추모 열기도 달아오르면서 ‘국장을 치를 만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아베 전 총리의 해외 지명도를 활용해 이른바 ‘장례 외교’를 펼쳐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에 30명 규모의 국장 준비 사무국을 설치하고 세계 각국 조문단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가정연합 커넥션’에 추모 분위기 식어하지만 이후 국장 찬성 분위기는 반전됐다. 아베 전 총리 저격범 야마가미 데쓰야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빠진 모친에게 원한이 있었는데 아베 전 총리가 가정연합과 관계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사실이 보도되면서다. 민영방송과 주간지가 흥미 위주로 다루던 ‘아베-가정연합 커넥션’은 주요 일간지와 NHK 방송이 집중 보도하며 ‘자민당-가정연합 연루 의혹’으로 번지더니 순식간에 ‘가정연합 정국(政局)’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13일 가정연합 피해자 등을 변호하는 ‘전국 레이칸쇼호(靈感商法) 변호사 연락회’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가정연합 측이 조상의 악한 기운을 없애야 한다면서 성경이나 항아리, 모형 탑 구매를 강권하다시피 해 거액을 헌금하도록 하는 레이칸쇼호로 불리는 사기에 가까운 상술을 폈다고 주장했다. 주요 언론이 이 이슈를 파고들면서 아베 전 총리와 가정연합의 관계가 하나둘 드러났다. 일본 최대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아베 전 총리가 야당 시절인 2010년대 초반 도쿄 인근에서 등산하며 자주 어울렸던 통일교 간부가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정적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1960년대부터 문선명 당시 통일교 총재와 깊은 관계였다는 사실도 새삼 조명됐다. 자민당 주요 의원과 아베파 소속 강경 보수 의원, 아베 전 총리 비서 출신 후보들이 가정연합에서 정치 헌금을 받거나 신자들의 ‘조직 표’를 얻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베 전 총리 추모 열기는 식어갔다. 아베 전 총리와 가정연합의 관계가 부담이 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불과 한 달 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자 ‘황금의 3년이 열릴 것’이라며 개헌을 기정사실화하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개각까지 단행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지만 싸늘한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개각 이틀 뒤인 12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1%였다. 같은 신문 조사로는 지난해 10월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가장 낮았다. ‘개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45%로 절반에 못 미쳤다. 특히 ‘가정연합과의 관계 해명이 불충분하다’는 55%였다. 기시다 총리는 개각 전 “입각한 사람들과 가정연합의 관계를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파벌 균형을 위한 자리 배분 결과 하기우다 고이치(경제산업상→자민당 정책조정회장), 기시 노부오(방위상→총리 보좌관)같이 가정연합 연루 의혹 인사가 요직을 맡거나 배려를 받았다. 기시다 총리 측은 “개각으로 여론이 조금 달라질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랐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국장 반대’ 가처분 소송까지아베 전 총리 국장을 반대하는 시민사회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대학교수, 언론인을 비롯해 231명이 참여한 ‘아베 국장 강행을 용납하지 않는 실행위원회’는 최근 도쿄지법에 ‘국장 실시 및 국비 지출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일원으로 실행위에 참여한 후지타 다카카게 씨는 “국장을 강행하면 헌법이 규정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국장 거행을 위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데 국민 혈세를 쓰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편지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11일 도쿄지법이 가처분 각하 결정을 내리자 실행위는 곧바로 도쿄고법에 항고했고 “전국 각 지법에도 가처분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선례가 한 번뿐인 국장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이다. 내각부는 9일 야당 질문에 “국민에게 상복을 입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금 시대에 국민에게 상복을 입게 할지 말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학교 현장에서 국장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란이다. 이미 7월 아베 전 총리 가족장 당시 도쿄 센다이 후쿠오카 교육위원회(한국의 교육청)에서 각급 학교에 조기 게양을 요청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나카지마 데쓰히코 나고야대 명예교수는 당시 아사히신문에 “(조기 게양 요청은) 말만 요청이지 강제나 마찬가지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아베 전 총리가 중요한 인물이라는 판단을 학생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민주 사회 교육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외 갈등 해소의 장(場) 될까국장 예정일까지 한 달 넘게 남은 상황에서 ‘찬반 갈등’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자민당은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다.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했음에도 세간의 관심은 새 내각 정책보다 ‘새 각료는 가정연합과 관계없는지’ ‘아베 전 총리 국장은 제대로 거행될지’에 쏠린다. 자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런 분위기라면 9월엔 국장 반대 의견이 70%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지통신은 자민당 보수파를 중심으로 “국장 찬반 갈등이 거듭되면서 아베 전 총리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아베 전 총리 국장을 통해 장례 외교를 펼칠 계획인 일본 정부는 해외 VIP를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이 국장에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주축으로 한 대통령 특사 성격의 조문단을 보낼 방침이다. 아베 전 총리 국장이 일본 외교 갈등을 해소하는 자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꾀하는 한국에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관련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기존 태도를 고수하는 일본이 국장을 통해 얼마나 유화적 태도를 취할지 회의적이다. 중국과의 역내 갈등이 국장 기간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아베 전 총리 국장 이틀 뒤인 9월 29일은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일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대만 정부에도 국장 초청장을 보냈다. 대만 정부는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 대만 문제 간섭을 이유로 최근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당일 취소한 중국이 아무리 국장이라고 해도 대만 정부 대표단과 같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참석을 두고 일본 정부가 “푸틴 대통령은 입국 금지 대상”이라고 밝히자, 러시아 정부는 “참석할 생각도 없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소프트뱅크가 반년 만에 5조 엔(약 49조 원)이라는 큰 적자를 냈습니다.” 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에서 올 1분기(4∼6월) 결산을 발표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사장의 목소리는 갈라졌다. 대규모 적자에 대한 손 회장의 선택은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인 중국 알리바바 지분 매각이었다.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23.7%에서 14.6%로 낮춰 4조6000억 엔(약 44조5000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보기술(IT) 업체 투자를 위해 조성한 비전펀드가 최근 세계적인 주가 하락으로 올 상반기에 손실만 65조 원 이상 발생하면서 창업 41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손 회장의 승부수다. 20년 전 스타트업이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만나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작된 둘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분 만에 “내 돈 가져가라” 1957년 일본 사가현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난 손 회장의 인생은 드라마 ‘파친코’를 연상시킨다. 일제강점기 일본에 건너온 대구 출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광산 노동자로 일하고, 손수레로 음식물쓰레기를 나르며 정착했다. 아버지는 대출업과 파친코 사업으로 부를 일궜다. 16세 때 미국 유학을 간 손 회장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일본에 돌아와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업해 성공 가도를 달렸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후 자산이 10분의 1 토막 난 손 회장은 2000년 창업 2년 차 마윈을 만났다. 손 회장은 마윈의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5분 듣고는 말했다. “알았다. 내 돈을 가져가라.” 손 회장은 2019년 한 행사에서 “(알리바바 투자는) 순전히 감으로 했다. 우린 둘 다 조금 미쳤었다”며 “(마윈의) 전투적 정신을 보고 투자했다”고 회고했다. 마윈도 “우리는 돈만 얘기하지 않고 같은 철학과 비전을 공유했다”며 손 회장을 추켜세웠다. 손 회장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마윈은 단숨에 세계적인 창업 스타로 떠올랐다.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손 회장 지분 가치는 747억 달러(약 97조 원)까지 높아졌다. 투자 14년 만에 가치가 3700배 이상 상승했다. 손 회장과 마윈은 각각 일본과 중국 최고 부호 반열에 올랐다.○ 손-마윈, 각각 상대 이사회 탈퇴사업 인생 최대 기로에 서 있기는 마윈도 마찬가지다. 2020년 공개 석상에서 당국의 규제를 정면 비판한 뒤 340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가 실행 48시간을 남겨두고 백지화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신이 보유한 의결권을 다른 임원에게 이양해 대주주 지배권을 내려놓게 됐다. 현재 알리바바의 시가 총액은 2020년 후반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손 회장과 마윈은 각각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 이사 자리를 내놓았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불화설을 부정했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지분)를 매각한다는 건 한 시대의 종말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손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소프트뱅크 계열사에서 알리바바가 제외돼 회계상 적자가 대폭 줄어들고 (지분 매각액) 4조6000억 엔이 고스란히 장부상 이익으로 잡혀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레덱스리서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전자상거래업체 쿠팡 등을 (소프트뱅크의) 잠재적 매각 후보군으로 꼽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현금 확보를 위한 소프트뱅크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있어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국에서 발생한 집중 호우와 관련해 “기록적 호우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시민 생활에 큰 피해가 생긴 것에 대해 깊이 슬퍼하고 있다”며 위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2014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위로를 전해온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 벌어진 재해에 대해 일본이 총리 명의의 위로 메시지를 공식 발표한 건 이례적이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에 착수할지를 한국 대법원이 조만간 결정할 수도 있는 미묘한 시점에 일본 정부의 유화적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11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대표해 희생된 분들과 유족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피해를 당한 분들을 위로하고 서울을 비롯해 피해를 당한 지역이 하루라도 빨리 예전의 모습을 찾도록 마음으로부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도 같은 날 별도 메시지를 통해 “한국 수도권 등의 기록적인 호우로 심각한 피해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해 마음이 아프다”며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다만 지난달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派)를 배려하며 당내 갈등 요인을 최소화해 ‘변화 속 안정’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방위상에는 2008∼2009년 아소 다로 내각에서 방위상을 맡았던 하마다 야스카즈(濱田靖一)가 기용돼 방위비 증액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은 총리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표면적인 교체 이유는 그의 건강 문제로 알려졌지만 기시 전 방위상이 선거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 경제산업상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전 경제재생담당상, 법무상에는 하나시 야스히로(葉梨康弘) 의원이 기용됐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상은 디지털상으로 발탁됐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 아베파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유임됐다. 관방장관은 사실상 정부 2인자다. 이번 개각에서 각료 19명 중 아베파와 3위 파벌 아소파는 각각 4명이다. 2위 파벌 모테기파와 4위 기시다파 역시 각 3명을 차지해 파벌 균형 인사가 특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기시다 총리가 자신과 노선이 많이 다르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도 관계가 깊은 아베파 각료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네 자리를 유지했다. 자민당의 각종 정책을 입안하는 정조회장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발탁됐다. 극우 노선을 고수해 ‘여자 아베’로 불렸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정조회장은 경제안보상에 임명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선거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뽑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77년 전 참상을 반복해선 안 됩니다. 유일한 원자폭탄 피폭국인 일본의 책무이자 총리로서의 맹세입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9일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또 다른 원폭 피폭지 히로시마를 지역구로 둔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 최초로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에 참석하는 등 ‘피폭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핵 없는 평화’를 외치면서도 전쟁을 일으킨 가해자로서의 책임에는 침묵하며 군사 무장을 강화하는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연일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 북한 위협 등을 이유로 군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주최한 연합훈련에서 사상 처음으로 존립 위기 사태를 가장한 훈련에 나서며 사실상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원폭 투하 77주년을 맞은 피폭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현장을 둘러봤다. 히로시마 희생자 10%가 한인 지난달 15일 히로시마 중심지에 있는 평화기념공원을 찾았다. 공원 내에는 원폭 투하를 상징하는 ‘원폭 돔’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일본에서만 연 170만여 명이 찾은 명소다. 원폭으로 앙상해진 철골과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가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히로시마가 피폭지임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인근에 세워진 전시관에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사람들의 사진,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그린 끔찍한 참상의 그림 등이 있다. 공원 한쪽에는 원폭 피해를 입은 한국인의 넋을 달래기 위한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당시 히로시마 희생자의 10%가량이 강제동원 노동자, 군속 등으로 히로시마에 살던 한국인이다. 마침 이날 초등학생 10여 명이 지도교사와 함께 이곳을 둘러보며 현장 학습을 했다. “한국인이 왜 여기 살았어요?” “한국인이 왜 이렇게 많이 죽었어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는 “당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원폭에 큰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1945년 한 해 히로시마에서만 14만여 명이 원폭과 그 후유증으로 숨졌다. 현재 생존한 피폭자 11만8000여 명의 평균 연령은 84.5세. 당시 참상을 잊지 않기 위해 히로시마 전시관에서는 원폭 참상을 겪은 32명의 자원봉사 증언자들이 관람객에게 당시의 상황을 육성으로 전한다. 중학교 3학년 때 원폭을 체험했다는 가지모토 요시코 씨(91)는 “지구가 폭발하는 것 같은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2층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그 밑에 깔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밖에 나와 보니 거리에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팔이 잘린 사람, 다리가 너덜거리는 사람들이 유령처럼 거리를 돌아다니다 쓰러져 죽었다”고 당시 참상을 전했다. 히로시마 피폭 사흘 뒤 두 번째 원폭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기자가 찾은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 입구에는 ‘나가사키가 마지막 피폭지가 되길 바라며’란 문구가 한국어, 일본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새겨져 있었다.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성당의 잔해 모형, 찢어진 군복이 곳곳에 전시됐다. 자료관에서 만난 나가사키 피폭자 미세 세이치로 씨(87)는 “폭발 후 검은 비가 왔다.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검은 비를 맞고 평생 방사능 공포에 시달렸다. 피폭자는 암에 걸려 죽고 아이를 낳으면 장애인이라고 해 언제나 걱정이었다. 결혼해 자식이 태어났을 때, 그 자식이 손자를 낳았을 때 언제나 손가락과 발가락이 10개씩 온전히 있는지부터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나가사키 주민 24만여 명 중 원폭으로 7만4000여 명이 숨졌다. 특히 이 중 1만여 명이 조선인이었다. 상당수가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 사업장에 강제로 끌려온 이들이다. 자료관에는 재일교포 이기상 씨가 쓴 책 ‘피폭조선·한국인의 증언’의 일부를 소개하는 코너도 있었다. ‘번쩍하고 굉장한 번개가 친 뒤 기절했다. 깨어 보니 초등학교에 실려와 있었다. 옆 교실에서 한국말로 “아이고 아이고” “살려주세요”라고 동포들이 울며 호소했다. 조선에서 징발, 연행된 젊은이들이 무기 공장에서 팬티 한 장만 입고 막노동을 하다가 피폭된 것이다. 분노와 안타까움이 끓어올랐다.’日, 가해자 책임 침묵 원폭 피해를 호소하는 일본을 두고 국제사회는 ‘전쟁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피폭 피해를 극적으로 강조하면서 가해의 책임을 어떻게든 숨기려는 것은 일본의 오랜 습관이다. 지난달 8일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인 2015년 당시 역대 총리가 매년 히로시마 기념식에서 언급해 온 ‘비핵 3원칙’(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의도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파문을 일으켰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며 엄중한 안보 환경의 현실을 핵무기 없는 세계의 이상(理想)과 연결하겠다”고 조금 결이 다른 발언을 했다. 하지만 “원폭은 수십만 명의 생명과 미래를 빼앗았다. 고통받는 분들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그의 발언에서 일본의 무모했던 전쟁 도발, 가해자로서의 반성에 관한 모습은 일절 찾을 수 없다. 이는 집권 자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우익이 전쟁 책임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88년 모토시마 히토시 당시 나가사키 시장은 “일왕이 전쟁 종결을 빨리 결정했다면 원폭 투하는 없었을 것이다. 일왕에게 전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후 그는 우익 단체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패전 후 히로시마에서 처음 열린 1947년 제1차 기념식에서 하마이 신조 당시 시장 역시 “원폭 투하가 불행했던 전쟁을 끝낸 요인이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 우익들은 75년이 흐른 지금도 “하마이 시장이 당시 일본을 통치한 연합국최고사령부(GHQ)의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한 발언”이라고 깎아내린다. 전쟁 책임론에 대한 우익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일부 학자와 시민단체들이 가해자의 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달 히로시마대와 나가사키대가 공동 주최한 ‘전쟁의 기억’ 심포지엄에서 피폭자 3세인 하야시다 미쓰히로 나가사키대 특임연구원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가해를 건드리지 않고 원폭만 언급하면 오히려 학생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앞서 4월 히로시마에서도 ‘한국 원폭 피해자를 구원하는 시민 모임’ 결성 50주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원폭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안에 한국인 등 재외국민을 예외로 둔 것을 항의하며 “피해자는 어디에 있어도 피해자”라고 촉구해 왔다. 이들의 잇따른 소송으로 지금은 재외국민 또한 일본인과 거의 동등한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다.―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다만 지난달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派)를 배려하며 당내 갈등 요인을 최소화해 ‘변화 속 안정’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방위상에는 2008~2009년 아소 다로 내각에서 방위상을 맡았던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가 기용돼 방위비 증액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은 총리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표면적인 교체 이유는 그의 건강 문제로 알려졌지만 기시 전 방위상이 선거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 경제산업상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전 경제재생담당상, 법무상에는 하나시 야스히로(葉梨康弘) 의원이 기용됐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상은 디지털상으로 발탁됐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 아베파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은 유임됐다. 관방장관은 사실상 정부 2인자다. 이번 개각에서 각료 19명 중 아베파와 3위 파벌 아소파는 각각 4명씩을 차지했다. 2위 파벌 모테기파와 4위 기시다파 역시 각 3명을 차지해 파벌 균형 인사가 특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기시다 총리가 자신과 노선이 많이 다르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도 관계가 깊은 아베파 각료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네 자리를 유지했다. 자민당의 각종 정책을 입안하는 정조회장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발탁됐다. 극우 노선을 고수해 ‘여자 아베’로 불렸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정조회장은 경제안보상에 임명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선거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뽑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사진)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외교적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에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 소속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피해자의 권리를 국익 앞에 희생시키려는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올 상반기(1∼6월) 일본 경상수지 흑자가 3조5057억 엔(259억 달러·약 34조 원)으로 8년 만에 가장 적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8일 보도했다. 무역 및 금융 거래와 투자 여행 서비스 등 해외에서 올린 수입에서 지출을 뺀 경상수지 흑자가 줄었다는 건 일본이 벌어들인 외화가 그만큼 적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 줄었다. 6월 한 달만 따지면 1324억 엔 적자였다. 일본 경상수지 축소의 가장 큰 요인은 원자재 값 상승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로 원유를 비롯한 자원 가격이 상승해 에너지 수입가격이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올 상반기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5조6688억 엔이었다. 철강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은 18.2% 증가했지만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40.8%나 늘어난 수입 규모에 미치지 못했다. 엔화 가치 하락도 경상수지 악화에 일조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달러당 107.81엔이던 지난해 상반기 평균 환율이 올 상반기에는 123.13엔으로 14.2% 상승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져 1달러에 엔화를 더 많이 지출해야 했다는 뜻이다. 원유가 상승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올 상반기 원유 도입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나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24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2022년도 1분기(4~6월)에 3조1627조 엔(약 30조5690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1981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손 사장은 이날 오후 도쿄 미나토구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손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1600년대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쟁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한 뒤 화가에게 그리게 한 초상화(일명 ‘우거지상’)를 내놨다. 그는 “도쿠가와는 전쟁에서 진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며 반성하고 싶다며 이 그림을 그리게 했다”며 “나도 소프트뱅크 창업 이래 이렇게 큰 적자를 낸 것을 기억해 두고 싶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역대 최대 흑자인 4조9880억 엔을 거둔 지 1년 만인 지난해 1조7080억 엔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번에 또 다시 3조 엔 이상 적자를 내면서 불과 6개월 만에 5조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비전펀드를 운용하는 소프트뱅크는 펀드의 투자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의 성적이 좌우한다. 비전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IT(정보기술) 및 스타트업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실적은 급전직하했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 한국 쿠팡 등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 주가가 2분기 크게 하락한 게 직격탄이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의 3분의 1을 처분해 220억 달러를 확보했지만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손 사장은 “3조 엔의 영업이익을 3개월 만에 잃었다. 7조 엔에 달하던 비전펀드의 이익이 거의 제로(0)가 됐다”며 “창업 이래 최대 적자를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자를 냈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는 철저하게 엄선하고 있다”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짊어져선 안 된다. 인원 감축도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부가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미루고 외교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 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 민사 2부, 3부에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사법부가 현금화 조치에 대한 최종 판단을 최대한 미뤄 한일 양국 정부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외교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직접 제기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외교적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에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 소속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피해자의 권리를 국익 앞에 희생시키려는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10월 집권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개각 및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를 실시할 의향을 굳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등용할 인사에 대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의 관계를 살피겠다고 언급했다. 아베파에서 가정연합과의 관계가 거론되는 의원이 많아 이번 개각에서는 널리 쓰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시다 총리가 개각을 자신의 집권에 큰 기여를 했던 아베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이번 개각에서 각료 절반 이상을 교체할 것이며 지난달 8일 피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또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 방위상은 어릴 적 외가에 양자로 입적돼 형과 성이 다르다. 당초 일본 정계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개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가정연합과 자민당 내 아베파 의원의 연결고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기시다 정권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개각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말 교도통신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1%로 지난달 참의원 선거 직후인 20여 일 전 조사보다 12.2%포인트 하락했다. 기시다 총리의 집권 후 최저치다. 수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구심력이 약해진 아베파 의원이 얼마나 중용될지도 관심사다. 기시 방위상은 선거 때 가정연합의 지원을 받았다고 최근 인정했다. 역시 아베파인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도 가정연합 측이 과거 정치자금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도 가정연합 측이 아베 전 총리의 뜻에 따라 10만여 표의 조직표를 그의 비서 출신인 이노우에 요시유키 의원에게 몰아준 정황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아베 전 총리와 가정연합의 관계는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현직 총리였던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27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리는 아베 전 총리 국장(國葬) 참석자 수를 약 6000명 규모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장 규모와 엇비슷하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이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5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날 일본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조찬 회동에서 중국의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심각한 우려와 강한 반대에도 대만에 간 것은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하고 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짓밟았다”고 홈페이지에서 주장했다. 이어 “사악하고 도발적인 행동에 대응해 그와 그의 직계 가족에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입국 제한,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 금지 등일 것으로 관측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만) 방문은 대만의 현상 변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만해협 평화 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방문을 (군사훈련의) 핑계로 삼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기시다 총리도 기자들과 만나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과 유지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중국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 대해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에) 요구했다고 펠로시 의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4일 밤 요코타 주일미군 기지에 도착할 때 차관급인 오다와라 기요시 외무성 부대신을 직접 보내 영접하도록 했다. 한국은 펠로시 의장 도착 때 관계자가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안보 환경이 한층 엄중해진 만큼 재무성도 방위비를 제대로 논의하겠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5일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증액 방침을 시사하며 이렇게 밝혔다. 중국이 ‘대만 봉쇄’ 군사훈련 중 4일 발사한 미사일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일본에서 방위력 증강 주장이 더욱 강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만 상황은 일본 유사 상황”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보는 일본 정부는 내년도 방위 예산 증액에 착수했다. 고노 다로 전 방위상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미사일의 EEZ 낙하는 (중국이) 겨냥한 총에 맞은 것이다. 이렇게 태평한 대응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칼럼에서 중국의 군사훈련 해역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60km 떨어진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만의 유사 상황은 일본의 유사 상황임을 다시 인식했다”고 했다. 집권 자민당은 5년 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방위성은 장거리 미사일 조기 배치, 무인기(드론) 도입 등을 위해 내년 예산으로 역대 최대 5조5000억 엔(약 54조 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아시아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분쟁 중인 필리핀 베트남도 이번 ‘대만 봉쇄’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일본 중의원(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의원(81·사진)이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국(형제 나라)이다.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망언(妄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에토 전 부의장은 전날 자민당 모임에서 “한국과 확실히 협력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다.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과 같은 것이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가 대등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그는 “일본 국민은 미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한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지도적인 입장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원로이자 일한의원연맹 일원인 에토 전 부의장은 올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일본 국회의원 경축사절단으로 방한해 윤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사과를 요구할지는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에토 전 부의장 발언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같은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최다선(18선)인 입헌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의원은 트위터에 “굉장한 망언으로 이런 무례한 발언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를 파괴한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5일 조찬 회동에서 중국의 ‘대만 봉쇄’ 군사 훈련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만) 방문은 대만의 현상 변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방문을 (군사 훈련의) 핑계로 삼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은 대만을 고립시키려 한다. 우리와 대만의 우정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고 통화만 했다. 기시다 총리도 펠로시 의장과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과 유지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중국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 대해 “일본 안전보장과 국민 안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로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항의했다”며 “군사 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에) 요구했다고 펠로시 의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펠로시 의장에게 미일 동맹 강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리더십 발휘도 요청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EEZ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지자 중국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미일 동맹 강화의 계기로 삼고 있다. 일본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4일 밤 요코타 주일미군 기지에 도착할 때 오다와라 기요시(小田原潔) 외무성 부대신(외교부 차관)을 직접 보내 영접하도록 했다.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 도착할 때 관계자가 아무도 나가지 않은 한국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

“안보 환경이 한층 엄중해진 만큼 재무성도 방위비를 제대로 논의하겠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5일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증액 방침을 시사하며 이렇게 밝혔다. 중국이 ‘대만 봉쇄’ 군사 훈련 중 4일 발사한 미사일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진 일본에서 방위력 증강 주장이 더욱 강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만 상황은 일본 유사 상황”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보는 일본 정부는 내년도 방위 예산 증액에 착수했다. 고노 다로 전 방위상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미사일 EEZ 낙하는 (중국이) 겨냥한 총에 맞은 것이다. 이렇게 태평한 대응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칼럼에서 중국의 군사훈련 해역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60km 떨어진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만의 유사 상황은 일본의 유사 상황임을 다시 인식했다”고 했다. 집권 자민당은 5년 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2% 이상으로 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방위성은 장거리 미사일 조기 배치, 무인기(드론) 도입 등을 위해 내년 예산으로 역대 최대 5조5000억 엔(약 54조 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기시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위비 증액으로는 중국 위협에 대항할 수 없다”며 “국방비를 즉시 GDP 3%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맥켄 전 국방부 부차관보은 뉴욕타임스(NYT)에 “중국은 오키나와 미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분쟁 중인 필리핀 베트남도 이번 ‘대만 봉쇄’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일본 전 중의원(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의원(81)이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국(형제나라)이다.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에토 전 부의장은 4일 자민당 모임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과 확실히 협력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큰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형제국’ ‘형님뻘’ 발언 의미에 대해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과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관계가 대등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일본 국민은 미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뒤 “마찬가지로 한국이 ‘한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한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항상 지도적인 입장에 당연히 서야 한다”고 밝혔다. 에토 전 부의장은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이다. 올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일본 국회의원 경축사절단으로 방한해 윤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1941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중의원 13선 의원이다. 에토 전 부의장 발언은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이 일본 국회를 방문한 날에 나왔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도쿄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일본 국회의원 중 여러 다양한 시각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한국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일 관계를 원만히 잘 풀어 가야 양국에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더 많다”며 말을 아꼈다.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일원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고 사과가 필요하다”며 “한일 양국이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려면 정치인들이 더 사려 깊게 언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토 전 부의장 발언을 두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같은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일본 일각에서도 나온다. 한일 관계를 ‘상하 관계’로 해석하는 일본 정계 분위기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있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

여야 국회의원 10명으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이 4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국회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일한의원연맹과 만나 올해 10월 이후 한일 양국간 비자 면제 조치가 되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은 이날 도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간사회의를 갖고 양국 관계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일간 어려 현안에도 불구하고 민간교류 활성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며 “비자 면제 재개를 위해 양국 국회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다케다 료타 자민당 의원도 “(올 가을 예정된) 한일·일한의원연맹 50주년 총회가 개최될 때까지 양국 국회가 노력해 비자 없이 왕래할 수 있도록 민간교류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일·일한의원연맹 창립 50주년 합동 총회는 당초 올 9월 말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9월 27일 일본에서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열리고 10월에는 한국에서 국정감사가 개최되는 것을 감안해 10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양국 의원연맹 간사장이 논의해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은 서울시가 이달 10일부터 여는 대규모 관광축제 ‘서울페스타 2022’를 맞아 8월 한 달간 일본, 대만, 마카오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일본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에 단체여행에 한해 제한적으로 관광비자를 허용하고 있다. 윤 의원은 “한국 정부가 일본 국민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간소화한 만큼 일본 정부에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케다 의원은 “비자 면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책을 해 나가는 가운데 민간교류 활성화를 공통의 목표로 삼아 양국 정부에 촉구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 도쿄전력이 2011년 원전 사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 공사를 4일 시작했다고 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당초 내년 봄까지 설비를 만들어 방류하려다 내년 6월 완공, 여름 방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NHK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km 가량 떨어진 바다까지 해저 터널을 판 뒤 오염수 저장탱크에서 이 해저 터널을 잇는 배관을 설치하게 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지금도 원자로 냉각용 바닷물과 원전 유입 지하수, 빗물 같은 오염수가 생기고 있다. 현재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오염수 131만 t을 강철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정화하면 세슘을 비롯한 62가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 미량의 핵종 등은 걸러지지 않는다. 앞서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원전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2일 공사 허가 문서를 도쿄전력에 전달했다. 하지만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전국 어업 종사자와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해양 방류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항의했다.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반발도 불가피하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