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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것을 앞두고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자문기구로 활동하던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민간 금융회사들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검토하라고 권고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근로자 추천 이사제는 노조나 근로자가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제도다. 친(親)노조 성향의 정부에 발맞춰 경영에 개입하려는 금융권 노조의 입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노조,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박차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 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28명 중 24명의 임기가 3월 끝난다. 이에 금융지주 노조들은 기존 사외이사를 재검증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려고 나섰다. 신한금융 노조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다음 달 지주와 은행에 노조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KB금융 노조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후보자를 물색 중이다. 하나금융 노조는 이달 중 사외이사들에 대한 재신임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3월 끝나는 만큼 김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구조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KEB하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김 회장의 인사 비리, 부실 대출, 내부 거래 의혹 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29일 지분 공시를 통해 “현재는 단순 투자 목적이지만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회사 지분을 보유한다”고 밝혔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당장은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조만간 회사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근로자 추천 이사제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투명성 위해 필요” vs “지나친 경영 간섭” 노조의 입김이 거세진 데는 혁신위 권고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혁신위는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주주 제안권을 활성화하고,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당시 윤석헌 혁신위원장은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이들이 현 CEO를 재선임해 ‘셀프 연임’을 하고 있다”며 “지배구조를 투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2016년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의결권 지분이 0.1% 이상이면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 추천 이사제가 경영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노조가 임금 인상 등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수단으로 이사회 의결권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사들이 노조를 의식해 구조조정 같은 민감한 경영 사안에 대해 제대로 토론조차 못 할 수 있다”며 “근로자 추천 이사제와 유사한 노동이사제(노동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를 도입한 독일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회사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했을 때 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이사제 방향에 맞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KB금융 노조가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을 때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성모 기자}
《 이 이야기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어냈으므로 완전히 진실이다.―‘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로맹 퓌에르톨라·2016년) 》 책을 읽다 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궁금증이 부풀어 오른다. 책에서 여성 집배원 프로비당스는 꽃무늬 비키니를 입고 화산재 날리는 하늘을 날아다닌다. 작가는 이런 현실성 없는 장면들을 ‘진짜 이야기’인 것처럼 꾸며낸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중요한 것은 ‘진짜냐 가짜냐’가 아닌 ‘사랑과 희망’이라는 작가의 숨은 의도가 드러난다. 책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용실에 들른 항공 관제사 레오 마샹은 미용사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프로비당스 이야기를 시작한다. 프로비당스는 어느 날 모로코 여행에서 맹장염이 걸려 병원에 실려 간다. 그곳에서 ‘점액 과다증’으로 입원한 자헤라라는 소녀를 만난다. 이는 몸 안이 온통 점액질로 차올라 숨을 못 쉬는 병이다. 프로비당스는 이 소녀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고국에서 입양 절차를 밟고 다시 자헤라를 만나러 갈 때 험난한 여정이 펼쳐진다. 아이를 데리러 가기로 한 날 화산 폭발로 비행기 운항이 중단된 것이다. 그는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는다. 그러다가 세네갈 주술사, 티베트 승려 등을 만나 하늘을 날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맨몸으로 하늘을 날아 딸을 만나러 간다. 해피엔딩으로 다다를 무렵 커다란 반전이 펼쳐진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반전을 밝히지는 않는다. 작가 퓌에르톨라는 이때부터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낸다. “사람들은 항상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원하며, 사랑과 꿈이 있으면 우리에겐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최근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준희 양의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 수사 결과 친부와 동거녀가 학대와 방치를 한 흔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프로비당스의 모성애가 떠올랐다. 소설과 현실이 뒤바뀐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달콤하고 현실은 씁쓸하다. 더 이상 이런 야만적인 사건이 터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달 말부터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사고가 나 차를 수리할 때 대체부품을 쓰면 수리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대체부품 인증제도’에 맞춰 보험사들이 관련 특약을 내놓는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대체부품 특약이 31일부터 적용된다. 특약에 따라 보험 가입자는 자동차를 수리할 때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순정부품 가격의 25%를 현금으로 환급받는다. 대체부품 가격은 순정부품의 60% 수준. 보험사가 다시 수리를 해야 할 경우나 부품 가격 변동 등에 대비해 일정 금액을 제외하고 25%만 돌려주는 것이다. 현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해당 특약을 내놓았고 나머지 손해보험사들도 이달 말 특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대체부품 특약은 자기차량손해(자차) 사고 가운데 단독 사고이거나 보험 가입자의 과실 비율이 100%일 때 적용된다. 전봇대나 가드레일을 들이받거나 다른 차량과 부딪혀 사고가 났을 때 가입자에게 100% 책임이 있는 상황에만 해당된다는 뜻이다. 상대방 차량에 과실이 있을 때도 특약을 적용하면 수리비 인하 효과가 상대 운전자에게도 돌아가기 때문에 이런 제한을 뒀다. 특약은 자동으로 가입되며 보험료는 변동이 없다. 사고가 나면 보험사의 설명을 듣고 가입자가 대체부품을 사용할지 결정하면 된다. 대체부품은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인증한 제품만 해당된다. 이 특약이 활성화하려면 올해 하반기(7∼12월)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입차만 대체부품이 있고 국산차는 대체부품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차량 수리비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5년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의 디자인 특허권(보호기간 20년)이 얽혀 국산차 대체부품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국토교통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부품협회는 ‘자동차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산차 대체부품을 만들기로 했다.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은 7, 8월경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체부품 사용이 늘면 순정부품 가격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전반적인 차량 수리비가 줄고 장기적으로 보험료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카드가 중·장년층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다. 앞서 출산·육아, 유아교육, 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를 선보인 삼성카드가 이번에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로 커뮤니티를 확대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중·장년층 커뮤니티 ‘인생락서’를 내놓았다고 4일 밝혔다. 삼성카드는 커뮤니티에 사진, 동영상, 음성 등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커뮤니티의 ‘마이스토리’ 메뉴는 400여 개 질문에 답변하며 본인의 추억을 정리할 수 있는 코너다. 배한성 삼성카드 커뮤니티서비스 팀장은 “자신의 삶을 차곡차곡 정리해 자서전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지만 어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생락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회원 가입만 하면 삼성카드 회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가입에 나이 제한은 없다. 삼성카드는 인생락서 가입 고객 3000명을 추첨해 추억의 과자 선물세트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공감스토리’ 메뉴에 남긴 콘텐츠 중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회원을 추첨해 200만 원 상당의 삼성카드 여행 상품권도 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4만2960%.’ 가상통화(가상화폐) ‘리플(XRP)’의 지난해 상승률이다. 1년 전 이맘때 1코인당 0.6센트 안팎이던 리플은 지난해 12월 30일 한때 3달러를 넘어섰다. 다른 가상통화도 가격이 무섭게 올랐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전년 대비 16배, 이더리움은 95배로 뛰었다. 올해는 어떨까.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서면서 전문가 예측도 엇갈리고 있다. 높은 변동성이 가상통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과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파티는 끝났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같은 급등은 어렵다는 뜻이다. 김남수 삼성증권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PB팀장은 “가상통화의 높은 변동성이 광풍을 일으켰지만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규제 등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면 시장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열풍이 사그라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도 “단기 과열돼 있고 국내에선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통화가 하나의 재테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반박한다. 김명자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 골드PB 부장은 “주요 거래소만 남게 되면 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고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올해 비트코인이 1코인당 최대 3만 달러, 이더리움은 2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웅 신한은행PWM목동센터 팀장은 “제도권 편입까지는 어렵더라도 상반기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선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스토크먼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열풍은 재앙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보다 2, 3배가 될 수 있지만 제로(0)가 될 수도 있다. 핵심은 가상통화가 교환가치가 인정되는 진짜 화폐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원자재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데니스 가트먼도 비트코인이 5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올해가 가상통화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직장인, 대학생까지 투자할 정도로 일반인에게 알려졌고 정부도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올해에 비로소 진정한 가치 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율리안 호스프 싱가포르 가상통화 테넥스(TenX) 창립자는 “아직 가상통화가 금융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설명되지 않은 상태”라며 “올해 비트코인의 역할과 가치가 정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아직까지 거래수단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하는 데 회의적인 분위기다. 조주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치 변동성이 심해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무역 거래 시 가상통화를 이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블록체인이 화두다 보니 관심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결제 수단으로 쓰기엔 등락폭이 커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은행 역할을 하는 거래소들도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상통화 거래소는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서버 증설, 보안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중 문을 여는 한국·중국 합작 거래소인 ‘지닉스’는 출금할 때 일회용 비밀번호(OTP) 인증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인 김모 씨(40)는 최근 한 카드사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점심을 먹을 식당으로 서울 명동에 있는 고깃집과 국밥집을 추천받았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였다. 식사 도중 자신이 쓰는 화장품을 할인한다는 앱 알림이 떴다. 김 씨는 근처 드러그스토어에 들러 화장품을 샀다. 김 씨는 “어떻게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걸 미리 알려주는지 신통방통하다. 앱이 알려주는 할인 혜택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내가 좋아할 만한 식당’이나 ‘자주 찾는 곳의 할인 혜택’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이 쪼그라든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빅데이터 서비스, 월 1000만 건 이용 3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최근 ‘링크(LINK)’의 월 이용 건수가 1000만 건을 돌파했다. 링크는 삼성카드가 고객의 소비성향, 구매패턴, 비슷한 연령대 고객의 선호도 등 314개 변수를 분석해 고객이 찾을 만한 가게와 음식점을 추천하고 할인 혜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주형 삼성카드 BMP팀장은 “재이용률이 84.5%로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비슷한 서비스도 최근 이용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개인별 금융 일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까지 더했다. 카드 결제나 대출 만료일 등을 알려주고 자신에게 맞는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개인마다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超) 개인화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신한카드는 기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사업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나 고객에 대한 컨설팅을 요청하면 카드사가 수수료를 받고 이를 빅데이터 분석해 보완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다. 다른 카드사들도 올해 빅데이터, 디지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넷마블게임즈 등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빅데이터 스타트업인 ‘빅디퍼’에 투자했다. 새로운 빅데이터 사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정보기술(IT)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또 1분기(1∼3월) 내로 개인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료를 사고팔 수 있는 ‘빅데이터 거래 플랫폼’도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카드 신청부터 결제, 마케팅 등을 모두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수익 감소 돌파 카드사들이 이처럼 빅데이터 사업에 열중하는 것은 주요 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늘면서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연간 3500억 원가량 감소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는 3년마다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수료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다음 달 법정 최고금리가 현재의 27.9%에서 24%로 떨어지면 카드론 등의 수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1, 2곳이 문 닫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빅데이터 사업에 다들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빅데이터 사업은 카드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신용 스토리’를 체크할 수 있어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IBK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 직원 3300여 명이 올해 상반기(1∼6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기업은행 노사는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준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현재 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은 약 3300명으로 창구텔러, 사무 지원, 전화 상담 등의 일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사는 2016년 하반기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해 왔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새로운 직급을 신설하지 않고 별도의 선발 절차 없이 기존 인사 체계의 정규직으로 신분을 전환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노사는 앞으로 무기계약직을 채용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준정규직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경력으로 인정하고 모든 직원이 순환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 계획”이라며 “기간제 및 파견 용역 직원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무식에서 김도진 은행장은 “중소기업 대출과 디지털 금융시장에서 금융권의 격전이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금융의 차별화, 디지털 혁신인재 1만 명 육성, 창업시장 조성 등을 강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매일 만나고, 문자·이메일 보내고 연애하듯 센터를 찾았더니 취업에 성공했다.” 경북보건대 간호학과를 다니던 정은임 씨(24·여)는 지난해 초 동아대병원에 취직했다. 정 씨는 취업 비결로 ‘청년드림센터’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경북보건대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의 22번째 캠프다. 경북보건대는 2013년 11월 청년고용센터 내에 청년드림센터 김천캠프를 설치해 운영해 왔다. 대학 안에 설치된 첫 번째 청년드림캠프다. 학교 내의 채용 지원 인력과 유한킴벌리, KT&G 등 지역 내 기업 임직원이 상담을 해준다. 정 씨는 2014년 서울아산병원에서 한 달간 실습했던 기억부터 떠올렸다. 그는 “‘큰물’을 경험하니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간호학과에서 대학병원 입사가 가장 치열해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정 씨는 “영어 성적이나 학점 준비하는 것 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던 차에 교내에 있는 청년드림캠프를 찾았다. 그때부터 ‘캠프 사랑’이 시작됐던 것 같다”며 웃었다. 정 씨는 반년간 매일같이 센터를 찾아 자기소개서를 다듬었다.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상의하고 면접 준비할 때도 말투나 표정 등 세세한 부분까지 다 살펴주셨다.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 경북보건대가 지난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2016년 2월 졸업자 기준)에서 취업률 84.1%를 달성하며 대구경북 지역 취업률 1위에 올랐다. 이 학교는 2015년 9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대구경북 지역 유일한 최우수 등급(A)을 받기도 했다. 경북보건대가 청년취업률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다방면에서 구직자를 돕는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2013년부터 청년드림센터를 운영하고 박람회를 개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경북보건대는 청년드림센터와 공동으로 취업박람회를 주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2017 GCH 청년드림 잡 페스티벌’을 열었다. 행사에는 현대모비스, 이마트 등 대기업들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김천산업단지 입주기업, 경북보건대 가족기업 등이 참가했다. 이은직 경북보건대 총장은 “우수 기업과 청년들을 이어주는 건 대학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청년드림 김천캠프와 구직자들을 돕는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자동차과를 나온 박재원 씨(25)도 캠프 덕을 봤다. 그는 지난해 초 코오롱 글로벌모터스에 입사해 차량 보증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씨는 “학교에서는 취업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진 않는다. 서류 쓰는 법부터 최종 면접까지 취업준비생들한테 어려움이 많은데 청년드림센터와 소통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2014년 제대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든 그는 전공을 살려 자동차 관련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기술 관련 일을 할지 사무 업무를 할지, 팀은 어떤 곳을 택해야 할지 등 선택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는 “센터에서 일대일로 진로 상담부터 받았다. 사무직으로 정하고 본격적으로 가고 싶은 회사들을 추려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직도 캠프 강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취업 준비 때 강사들이 권해 땄던 자격증들은 현업에서도 쓰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주요 카드사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디지털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문이다. 2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플랫폼에서 본격적으로 가치 창출을 해야 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고객들이 기존에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질적 성장’도 강조했다. 임 사장은 “중금리 시장 공략, 할부금융 사업 등을 강화해 질적 성장을 거둘 수 있도록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드업계는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 확대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도 “과감히 탈바꿈을 시도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청했다. 원 사장은 “삼성카드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개인화 마케팅과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모바일 중심 디지털 혁신’ ‘상품 포트폴리오 전면적인 재편’ 등을 올해 화두로 꺼냈다. 이날 새로 취임한 카드업체 대표들도 올해 사업계획을 선보였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신임 사장은 “현재 카드시장은 기존 가치가 하루아침에 소멸되는 ‘역량파괴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고객의 가치’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재 신임 우리카드 사장도 수익구조 다변화, 고객 기반 확대, 디지털 프로세싱 혁신 등을 신년 사업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통화 거래소가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건 투자자들이 언제라도 자산을 탈취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중개업체인 거래소를 통해 가상통화를 사고판다. 구입한 가상통화도 거래소에 보관해둔다. 거래소는 일반 인터넷쇼핑몰처럼 중앙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거래소 서버가 해킹을 당하면 거래소에 보관해둔 자산도 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12월 국내 거래소 최초로 ‘유빗’이 해킹으로 거래 자산의 17%를 탈취당해 결국 파산 발표를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2월 거래소들이 소속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자율 규제안을 내놓고 고객 자산의 70%를 별도로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조 원이 오가는 거래소의 보안 수준이 매우 취약해 해커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특히 국내에 영세한 거래소가 난립하고 있어 유빗처럼 해킹으로 자산이 17%만 탈취당해도 파산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가상통화 거래소 취약, 해킹 먹잇감 우려 동아일보가 2일 사이버보안 전문업체인 스틸리언에 의뢰해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7개 앱의 해킹 방지 수준을 살펴본 결과 4개 앱이 낙제점을 받았다. 먼저 이 앱들은 설계도 역할을 하는 소스코드가 거의 그대로 드러났다. 설계도가 쉽게 파악되면 그만큼 해커가 앱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또 위·변조된 뒤에도 위조 여부를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앱은 위·변조가 되면 이를 탐지해 작동을 중지해야 한다. 악성코드가 심어져 위·변조된 앱에서 투자자들이 평소처럼 거래하면 가상통화를 사려고 입금한 돈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4개 앱은 운영체제(OS) 설정을 바꿔 해킹 가능성이 높아진 휴대전화에서도 평소처럼 작동됐다. 거래소 앱은 일반 앱보다 해킹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가상통화 및 투자를 하려고 입금한 돈 등 실제 자산이 보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통화를 사려고 은행에서 거래소로 송금한 돈도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 현재 이렇게 예치된 가상통화 투자자금이 2조670억 원이었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보안 수준이 낮은 앱에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어 고객 정보와 고객 돈을 탈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영세업체 난립, 보상 체계도 없어 거래소들의 보안이 이렇게 허술한 것은 진입장벽이 낮아 영세업체가 난립한 탓이 크다. 가상통화 거래소는 정보통신망법상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된다. 자본금 규제를 받지 않고 구청 같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거래소가 파산한 유빗(3억 원)보다 적은 자본금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가짜 사무실 주소를 내걸고 영업하는 거래소도 있을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거래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몇 개인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가 돈이 된다고 하니 거래소를 열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보안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대한 보안 규제 또한 전무하다.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앱 보안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금융보안원이 수시로 검사도 나선다. 이와 달리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된 거래소는 이런 규제에서 벗어나 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거래소에 대한 해킹 시도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야피존(현 유빗)은 해킹으로 55억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도난당했다. 6월 빗썸, 9월 코인이즈, 12월 유빗 등 최근 9개월간 국내서만 4번의 해킹 사고가 터졌다. 거래소가 제도권 밖에 있다 보니 해킹을 당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더라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 지난해 12월 유빗은 파산을 발표하면서 “우선 투자자들에게 자산의 75%를 돌려주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해킹을 당했을 때는 투자자 자산을 일률적으로 37% 차감했다가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자체 상장한 가상통화로 보상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사실상 민사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피해를 직접 입증해야 하는 데다 약관에 ‘해킹 피해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둔 거래소도 있어 보상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피해보상 의무를 대폭 확대해 보안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보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에 대한 소비자 보상 금액을 크게 늘려 업체들이 사전에 해킹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성모 기자}
서민들이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1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대형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확대하면서 고금리 대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가 1일 내놓은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대부업 대출액은 15조4000억 원이었다. 2016년 말보다 8000억 원 늘어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부업 대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인하되면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세 대부업체는 2016년 말 8654곳에서 지난해 6월 8075곳으로 6.7% 감소했지만 대부업체와 거래한 고객 수는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전체 대출액 중 신용대출은 12조4000억 원으로 80.3%를 차지했다. 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의 19.7%(3조 원)에 불과해 부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내달 법정 최고금리가 현재 27.9%에서 24%로 떨어지면 대부업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통화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지난해 12월 말 가상통화 시장은 정부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크게 출렁였다. 일부 전문가는 이 같은 높은 변동성이 가상통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안 등이 취약한 부실 거래소들이 정리되면 가상통화가 당당히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올해 재테크 기상도에서 가상통화에 ‘2점(나쁨)’을 주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팀장은 “기술 활용 가치는 크지만 투기적 수요 때문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며 “다만 해외 주요국에서 선물 거래 등을 도입하고 있어 적절한 가격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남수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PB팀장은 “가상통화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점차 부각될 것이다. 가격 변동성이 축소되면 시장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투자 열풍도 수그러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일부 전문가는 올해에도 가상통화의 투자 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김명자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 골드PB 부장은 “현재 추세로 봤을 때 10년 후에는 가상통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며 “주요 거래소만 남게 되면 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비트코인은 1코인당 최대 3만 달러, 이더리움은 1코인당 2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부지점장도 “가격이 쉽게 출렁거리는 측면이 있지만 거품이 터지기 전까진 일단 팽창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까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내년 1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도입된다. 은행이 처음부터 투자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한 뒤 가상통화 거래 계좌를 발급해 주는 방식으로 본인 확인을 강화한다. 거래를 번거롭게 만들어 투자 광풍을 식히는 동시에 범죄에 악용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실명제 도입에 따라 28일부터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신규 가상계좌 발급은 전면 중단됐다. 정부는 가상통화에 대한 투기가 더 과열되면 1인당 투자 한도를 설정하고, 거래소를 아예 폐쇄하는 특별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가상통화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9월 첫 규제안을 내놓은 이후에도 범죄와 투자자 피해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이달에만 두 차례 굵직한 규제 방안을 쏟아냈다.○ 1월부터 가상통화 실명제 도입 특별대책에 따르면 내년 1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도입된다. 현재는 은행이 거래소에 수십만 개의 가상계좌를 한꺼번에 발급해 주고 있다. 하지만 실명제가 도입되면 은행이 투자자별로 실명 확인을 거쳐 가상통화 거래 계좌를 발급해 준다. 투자자는 같은 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거래 계좌에 입금하거나 출금할 수 있다. 같은 은행의 계좌가 없다면 해당 은행의 계좌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실명제가 도입되면 대포통장으로 입출금이 어려워지고 미성년자와 비거주 외국인, 범죄자의 가상통화 투자가 걸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내용이 남는 만큼 나중에 과세의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들이 있으니 당장 거래소를 폐쇄할 수는 없고, 실명거래 절차를 복잡하게 해 신규 투자자들이 덜 유입되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통화 실명제의 ‘키’를 쥐고 있는 은행들은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 실명제가 도입된다 해도 은행이 거래소와 입출금계좌 공급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거래소는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수익 창출에 목마른 은행으로선 수수료 수입이 아쉽지만, 정부가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총대를 메고 사업에 나서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거래소 폐쇄도 검토…충격 휩싸인 투자자 이와 함께 정부는 자금세탁 방지, 고객자산 별도 예치 등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실 거래소는 퇴출시킬 계획이다. 이날 법무부는 가상통화 거래소의 폐쇄까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 금융 당국은 1인당 가상통화에 투자할 수 있는 총한도를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또 시세 조종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하고 현행법으로 가능한 최고 수준의 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자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비트코인, 리플 등 주요 가상통화의 가격은 30분 만에 20% 가까이 급락했다. 일종의 ‘뱅크런(대규모 인출)’이었다. 이후 가상통화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며 전일보다 10% 안팎 떨어진 선에서 거래됐다. 정부는 실명제 도입 등의 효과로 당분간 가상통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27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통화 가격은 빠진다. 내기를 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은 서울 도심서 항의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들에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규제 반대 집회를 하자는 글이 올려왔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정부가 실명제 거래를 도입하고 ‘거래소 폐지’를 언급하는 등 강경하게 나왔다”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시장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송충현 balgun@donga.com·강유현·김성모 기자}

가상통화 거래소들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최근 잇단 서버 마비와 해킹 사태, 집단소송 등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거래소들이 이를 통해 신뢰 향상과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은 전수용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51·사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전 신임 대표는 고도소프트, 모빌리언스, 이니시스 등 핀테크 업체들을 이끌어 왔다. 이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지내다 이번에 빗썸에 합류했다. 앞서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핀테크 업체 두나무도 ‘카카오톡’ 신화를 이끌었던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2011년 카카오에 입사한 이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놨고 2014년 포털 사이트 다음과의 합병을 이끌었다. 가상통화 거래소들이 굵직한 IT 경영인들을 데려오는 것은 이미지 쇄신과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빗썸은 서버 마비 사태로 투자자들과 소송이 진행 중이며 유빗은 거래소를 해킹당해 파산에 이르렀다. 거래소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크게 떨어졌다. 가상통화 투자자 박모 씨(29)는 “대부분의 거래소가 하루에도 몇 번씩 먹통이 되고 출금도 시간이 오래 걸려 투자자들 사이에는 ‘어쩔 수 없이 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서버나 보안이 뛰어난 업체가 나오면 바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최근 가상통화 가격이 크게 출렁거리면서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잘 알려진 인물을 영입해 신뢰도를 높이면서도 조직 내부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거래소 간 유명 인사를 모시기 위한 ‘구인 경쟁’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은 가상통화에서 블록체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 신임 대표는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경제를 앞당길 수 있는 촉매제”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핀테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경차를 보유했다고 해서 모두 유류세 환급 혜택을 보는 건 아니다. 정부가 경차에 대해 유류세 환급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1가구 1차량(경차·경승합차) 소유자나 경차와 승합차를 1대씩 동시에 소유해야 ‘경차 유류구매 전용카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당 카드 회원이 되면 L당 최대 250원의 유류세를 환급받는다. 현대카드는 최근 주유비 할인 카드 ‘현대카드M―경차전용카드’(아래 사진)와 ‘KIA RED MEMBERS 경차전용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를 쓰면 유류세 환급 대상이 아닌 경차 소유자도 유류비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이 카드로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와 모든 LPG충전소에서 결제하면 L당 최대 400원을 할인받는다. 할인액은 사용실적에 따라 다르다. 전월 카드사용액이 70만 원 이상이면 한 달에 3만 원(LPG는 2만 원) 한도 내에서 L당 400원(LPG는 200원)을 할인해준다. 카드사용액이 30만∼70만 원이면 2만 원(LPG는 1만5000원)까지 L당 200원(LPG는 100원)을 깎아준다. 두 카드 모두 국내 전용으로 연회비는 첫해는 5000원이며 2∼5년 차 연회비는 면제된다. 자세한 내용은 현대카드 홈페이지() 및 KEB하나은행 전국 영업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차기 NH농협은행장에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57·사진)가 내정됐다. 농협금융지주는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 전 대표를 농협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이사회,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상호금융에서 연체율을 대폭 낮춰 건전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대를 나온 이 전 대표는 1981년 지역농협인 포천 농협에 입사했다. 이후 농협중앙회를 거쳐 NH농협은행에서 프로젝트 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지내고 상호금융 대표를 맡았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금융 계열사의 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대표로 바로 승진해 ‘파격 인사’로 평가됐다. 경기, 서울 지역의 영업본부장을 지낸 이 전 대표가 행장으로 발탁됨에 따라 향후 농협은행의 수도권 영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경영 화두로 ‘파벽비거(破壁飛去)’를 제시했다. 이는 ‘벽을 깨고 날아가다’라는 의미다. 김 회장은 “새해에는 기존의 틀을 깨고 글로벌 사업 확대, 디지털 경영 등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올해 가구 금융자산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7022만 원이었다. 저축을 줄이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 매입에 나선 사람이 많았던 탓이다. 24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978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2013년 가구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8.4% 늘었다. 다음 해에는 2.1% 증가했고 2015년엔 3.1%, 지난해에는 3.8% 늘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금융자산은 예금·적금·펀드·주식·채권 등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액 증가세가 꺾였다. 3월 말 현재 평균 저축액은 7283만 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어 전체 금융자산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전·월세 보증금도 2501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0% 느는 데 그쳤다. 이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쥐꼬리 이자’를 포기하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 매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저금리에 따라 주택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부동산, 거주 주택 등 가구당 평균 실물자산(2억8380만 원)은 지난해보다 5.1% 증가했다. 통계청은 거주주택의 증가율(8.1%)이 실물자산 증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은 줄었지만 집을 장만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대출을 많이 받다 보니 가구마다 빚은 늘었다. 올해 3월 말 현재 국내 가구의 평균 부채는 금융부채 4998만 원과 임대보증금 2024만 원을 합해 7022만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는 전년 대비 5.9%, 임대보증금은 1.3% 증가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5%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융채 5년물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05%포인트씩 올렸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3.17∼4.48%, 잔액 기준은 2.96∼4.27%, 금융채 5년물 기준은 3.64∼4.75% 금리가 적용된다. 코픽스 기준 대출 금리는 은행연합회가 매월 고시하는 코픽스 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금융채 5년물 기준 대출 금리는 시장에서 매일 정해지는 금융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측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를 먼저 올렸고 이로 인해 조달비용이 늘어 대출 금리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도 22일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해 3.35%였던 최저금리가 3.55%로 올랐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은행들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0.1∼0.3%포인트 올려 조달비용이 늘어난 상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올라 대출 원가가 증가해 은행들 가산금리도 올라갈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14년째 전남 나주를 방문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매년 이 지역 보육시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성금도 전달해왔다. 이는 창업주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나주는 양 창업자의 고향이다. 이 회장은 올해도 계산원·백민원·이화영아원 등 자체장애인 보육시설과 영유아 보육시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8곳을 직접 방문해 성금을 전달했다. 그는 “10년 넘게 나주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보육원 아이들과도 가까워졌다”며 “올해는 특별한 선물도 챙겨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함께 찍은 사진들을 액자로 만들어 방문하는 곳마다 선물했다. 그는 “나주는 존경하는 창업자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내게도 고향만큼 의미와 인연이 있는 곳이 됐다”며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품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신금융은 이와 함께 장학사업도 하고 있다. 매 분기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성적 우수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1996년부터 국민보건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2004년부터는 대신송촌문화재단의 후원과 신입사원 성금 걷기 행사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국립암센터에 학술연구지원금도 전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09년부터 국립암센터발전기금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암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암 퇴치에 관심이 많다. 대신금융은 1996년부터 가정환경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면기형 환아 및 구순구개열 환아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17명의 환아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KB금융그룹은 최근 사회공헌사업인 금융경제교육의 방향을 모바일과 디지털로 설정했다. 지난달 KB금융공익재단은 모바일에 익숙한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금융교육 전용 ‘KB스타 경제교실 모바일 웹’(www.kbstarschool.or.kr)을 오픈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경제 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다. 경제교실 모바일 웹은 초중고교생, 일반인 대상 동영상 교육과 학습하기, 퀴즈 풀기, 위조지폐 감별교육 등 총 12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한다. 증강현실을 경제교육에 접목해 재밌고 자연스럽게 경제교육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KB금융은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관련 성금 모음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비대면 채널을 통한 상시 모금 시스템도 구축했다. 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폰뱅킹 등을 통해 손쉽게 성금이 가능해졌다. 보통 전화 성금이나 직접 기부를 하면 성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KB금융의 디지털 성금 시스템은 해당 기관의 가상계좌와 고객의 출금계좌를 연동해 자동으로 기부금이 전달된다. 기부금 이동의 투명성이 강화된 것이다. KB금융은 포항 지진피해 성금 모금에서 1주일 만에 1억6000만 원의 성금을 모금할 정도로 고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KB금융 관계자는 “핀테크(기술금융) 발전에 맞춰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과 나눔 문화를 실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