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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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언어로 밥벌이하기가 늘 어렵습니다. 치우치지 않게 취재하고 쉽게 쓰겠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경제일반50%
금융23%
칼럼7%
기업7%
부동산7%
산업3%
정치일반3%
  • ‘챗GPT 쇼크’로 투자지형 바뀌었다… 관련주 급등하고 AI 자문 늘어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Generative)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시장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생성 AI를 설명하는 명확한 개념은 없지만 텍스트만 입력하면 원하는 글과 그림을 만들어주고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AI를 말한다. 2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규모는 2029년 약 1조14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다수의 기관이 연평균 40% 안팎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2020년 8000억 원 규모인 국내 AI 시장도 매년 20% 내외로 성장해 2025년 1조97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생성 AI 산업 발전에 기대를 품은 국내 투자자들은 앞다퉈 관련주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글로벌 긴축의 직격탄을 맞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다시 서학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시장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AI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훨훨 나는 AI 관련주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3개 종목 모두 AI 관련주였다. 국내 증시 상승률 1위를 차지한 국내 인공지능(AI)·음성인식 기업 셀바스AI는 지난해 말 6720원에서는 23일 2만8700원으로 마감하며 327.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난테크놀로지는 2만8250원에서 12만500원으로 326.55% 치솟았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250.20% 올랐다. 최근 정부가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면서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초 이후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등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는 등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AI 관련주는 달랐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마케팅 솔루션업체 오브젠은 지난달 30일 상장 첫날 공모가(1만8000원)의 두 배인 3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인 4만6800원에 거래를 마쳐 ‘따상’에 성공했다. 오브젠은 23일 6만7700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빅테크’에 다시 올라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2월 1∼21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파벳으로 순매수 규모는 1억2091만 달러(약 1569억 원)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억1804만 달러를 사들여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파벳은 순매수 50위권 밖에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4위(2325만 달러)에 그쳤다. 투자도 AI에 맡기는 시대AI 기술에 투자하는 데서 더 나아가 AI에게 투자를 맡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 자문·일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성향과 리스크 수준, 기대 수익률 등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투자 일임을 받는 경우 운용까지 직접 하는데 24시간 쉬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장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말 4220억 원이었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금액은 2023년 1월 말 1조8250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로보어드바이저에 일임된 운용 금액도 30억 원에서 2024억 원으로 70배 가까이로 늘었다. 국내 모든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상품은 코스콤에서 운영하는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 코스콤 심사에 참여한 회사는 파운트투자자문, 디셈버앤컴퍼니운용, 콴텍투자일임 등 118개가량이다. 현재까지 상품으로 출시돼 금융소비자가 직적 가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총 3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1위 알고리즘은 ‘NH-콴텍 미국주식형 현금여유기업(14.11%)’이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2호’가 178.55%로 가장 높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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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1년반 만에 금리 동결… 美는 추가인상 스텝 계속

    1년 6개월에 걸쳐 금리 인상 행보를 걸어온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연속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서민경제 고통이 커지자 금리 인상에 일단 제동을 건 것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2021년 8월 0.5%로 ‘제로 금리’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3%포인트 끌어올려 왔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는 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0.4%)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1∼3월)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실제로 이날 한은은 수출 감소와 내수 둔화 등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여러 불확실성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 경기의 금융안정 영향, 금리 인상 파급 영향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침표’가 아닌 ‘숨고르기’라는 의미다. 실제로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중 1명은 현 금리 수준인 3.5%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5명은 당분간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날 조윤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반면 미 연준은 당분간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 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데 동의했지만 일부는 0.5%포인트 수준의 빠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3, 5, 6월 회의에서 3차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5.50%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한미 금리 차는 최대 2%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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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안개 가득할 땐 차 세우고 기다려야”… 긴축 ‘숨고르기’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만큼 시장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설명하며, 이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이 특히 ‘물가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길 원하는 ‘물가 경로’”라며 “3월부턴 물가가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가기보다는 지금 수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로 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 등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7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 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데는 경기 침체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경기 침체 징후를 보이지 않는 반면에 한국은 이미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비율이 높은 한국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큰 탓에 이번에는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뒷걸음친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나온다. 그 경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 수출이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하는 등 민간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이란 표현은 예상한 물가 경로가 정책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라며 “그 전에 금리 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올해 말 물가 상승률이 3%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내 ‘피벗(pivot·정책 전환)’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벌어지는 한미 금리 차도 한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되고 있지만 연준의 행보에 따라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우려 사항은 환율 불안정성”이라며 “한미 금리 차가 벌어져 다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물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차와 관련해 “변동환율제 아래에서 적정 수준은 없고 기계적으로 어느 정도가 위험하거나 바람직한 것도 없다”면서도 “환율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 시장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숨 고르기’ 이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은 ‘2023년 기준금리 예측과 정책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리가 상반기(1∼6월) 3.75%, 연말 3.75∼4.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인상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1297.1원으로 마감하며 13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89%, 0.61% 올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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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안개 가득할 땐 차 세워야…금리인상 끝 아냐”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만큼 시장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설명하며, 이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을 두고 특히 ‘물가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리인상을 통해 가길 원하는 ‘물가 경로’”라며 “3월부턴 물가가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가기 보다는 지금 수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로 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긴축기조 등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7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데는 경기침체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경기침체 징후를 보이지 않는 반면 한국은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비율이 높은 한국은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큰 탓에 이번에는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뒷걸음친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나온다. 그 경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게 된다. 수출이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하는 등 민간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이란 표현은 예상한 물가 경로가 정책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라며 “그 전에 금리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올해 말 물가 상승률이 3%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내 ‘피벗’(pivot·정책 전환)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향후 금리의 향방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3년 기준금리 예측과 정책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준 금리가 상반기(1~6월) 3.75%, 연말 3.75~4.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인상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경우 한은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되고 있지만 연준의 행보에 따라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우려사항은 환율 불안정성”이라며 “한미 금리차가 벌어져 다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물가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와 관련해 “변동환율제 아래에서 적정수준은 없고 기계적으로 어느 정도가 위험하거나 바람직한 것도 없다”면서도 “환율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1297.1원으로 마감하며 13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89%, 0.61% 올랐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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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킹달러’ 공포… 환율, 두달만에 1300원 돌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주춤했던 ‘킹달러’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달 초 122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2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가 2%대 급락한 영향으로 코스피도 1% 넘게 추락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304.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은 건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0.3원 오른 1306.2원으로 출발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일(1220.3원) 이후 환율은 14거래일 만에 84.6원이나 급등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건 최근 두드러진 강달러 흐름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고용, 생산, 소비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 인상 사이클을 오래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여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21일 발표한 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50.5를 보였다.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강도 긴축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준이 3월, 5월, 6월 정례회의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도 연준이 6월까지 3회 연속 0.25%포인트를 올려 미 기준금리가 5.25∼5.50% 이상이 될 가능성을 73.8%로 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3% 수준이었다. 연준 내 대표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다음 달 0.5%포인트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3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20% 이상으로 올랐다. 여기에 최근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정찰 풍선 등을 둘러싸고 미-러,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증시 투자도 주춤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8%(41.28포인트) 하락한 2,417.68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88%(14.91포인트) 내린 778.51에 거래를 마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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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인플레 석달만에 4%대로… 이창용 “최근 불확실성 커져”

    “올해도 계속적으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되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좀 더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현황 보고에서 “최근 한두 달 사이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기준금리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한은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시장에선 금리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연초부터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시 4%대로 오른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진 만큼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2021년 8월 이후 총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3.0%포인트 인상했다. 이 총재는 “빠른 금리 인상으로 국민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물가 상황이 고착됨으로써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더 큰 손실이 초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연중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 효과와 함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한은의 긴축 행보가 23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장의 판단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전문가 설문 결과에서도 응답자(100명)의 66%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역성장한 데다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주택가격 하락이 자산 효과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을 통해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 고물가가 여전한 데다 줄줄이 오른 가스·전기요금과 택시비 등 공공요금으로 인해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0%로 나타났다. 두 달 연속 올라 지난해 11월(4.2%) 이후 다시 4%대로 올라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경제 주체들은 실제로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한은은 “공공요금은 향후 인상 폭 및 시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고 여타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 대한 2차 파급 영향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총재는 “국민 경제 전체로는 에너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공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에너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경상수지 적자로 환율에 악영향을 줘서 결국 물가도 올리고, 한국전력의 적자가 커지면 한전채 발행도 늘어 시장금리를 높일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이 총재는 향후 연준의 행보에 대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3월과 5월 0.25%포인트씩은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고, 최근에는 한 번은 0.50%포인트 올릴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지만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불안정해지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물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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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피해 튀르키예-시리아에 도움의 손길을

    유진그룹이 대한적십자를 통해 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성금 2억 원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성금 기탁에는 유진기업, 유진투자증권, 동양, 푸른솔골프클럽 등 유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기부금 모금에 동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1억 원을 기부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16일 오르한 투란 튀르키예경제인협회장에게 위로 서한을 보내 “많은 인명 피해와 인프라 붕괴에 깊은 슬픔을 통감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최근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이재민 구호 및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을 기탁했다고 21일 밝혔다. 구호 성금은 긴급 구호품과 식료품 지원, 피난처 확보 등 지진 피해 구제와 복구를 위해 지원된다. 이와 별도로 최근 주요 회계법인들과 관련 임직원들도 자발적 참여로 3억여 원을 모금 기관에 기탁한 바 있다. 부국증권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 구호 성금 5000만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성금은 긴급구호품과 식료품 등 현지 이재민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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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고객 예탁금으로 4년간 1조8705억 벌어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최근 4년간 1조8705억 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 원에 그쳤다. 고객들의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되며 증권금융은 투자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예탁금 수익률은 최근 4년간 평균 1.39%였다. 반면 증권사가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이자)은 개인별 예탁금 액수와 당해연도 금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근 2년간 평균 이용료율은 0.20%에 불과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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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예탁금으로 4년간 1.8조 수익…고객엔 5965억 이자지급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2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 원에 그쳤다. 예탁금을 통해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4년 간 1조8705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증권사 고객이 맡긴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되며 증권금융은 투자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증권사들이 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이는 예탁금 수익률은 최근 4년간 평균 1.39%였다. 특히 금리 인상이 가팔랐던 지난해에는 1.94%에 달했다. 반면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돌려준 수익금 비율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증권사가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이자)은 개인별 예탁금 액수와 당해연도 금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근 2년간 평균 이용료율은 0.20%에 불과했다. 양 의원은 “이익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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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경기흐름 둔화”… 팬데믹 이후 첫 공식화

    정부가 국내 경기 둔화를 공식화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다 소비 위축도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판단을 담은 그린북에 ‘경기 흐름 둔화’가 담긴 것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6월 ‘경기 둔화 우려’를 처음 밝힌 정부는 7개월째 비슷한 평가를 내놓다가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표현을 바꾸며 경계감을 높였다. 이달에는 한발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반 만에 역(逆)성장했다. 수출은 지난달 16.6% 줄어 무역적자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126억9000만 달러)를 보였다. 고금리까지 겹친 상황에서 1월 소비자물가는 9개월째 5% 넘는 상승률을 이어가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만에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고물가속 수출-소비 동시 부진… 침체 골 깊어질 우려 “경기 둔화” 첫 공식화수출, 이달 들어서도 두자릿수 줄어소비도 고금리에 감소세 돌아서 정부가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인정한 건 고물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과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며 “수출이 굉장히 꺾이는 모습들이 지속됐고 최근에는 소비마저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며 “지난해 하반기(7∼12월) 일정 시점부터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감소세를 보인 수출은 이달 들어서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5% 줄었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이 기간 40.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7100만 달러 적자였다. 2월에도 월간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지난해 3월부터 1년째 적자가 이어지는 셈이다. 소비 위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4% 감소했다. 지난해 초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이던 소비가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액도 1년 전보다 각각 3.7%, 2.8% 줄었다. 경기 위축이 고용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고용 없는 침체’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1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3만5000명 줄며 2021년 10월(―1만3000명) 이후 1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둔화를 넘어 경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까지 오르며 경제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부동산 규제를 더 풀어 시장을 정상화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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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SM 새 이사 후보 7인 제안… 내달 주총서 現경영진과 표대결 예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하이브 측이 새로운 이사진을 제안함에 따라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는 15일 오후 10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무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3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지정한 주주제안을 에스엠에 보냈다. 하이브가 추천한 사내이사 3명은 모두 하이브 고위직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지정했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최규담 공인회계사를 추천했다. 하이브는 에스엠 현 경영진은 후보군에서 배제했다. 일각에서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탄생시킨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이 추천될 것이라고 예측됐지만 음악인이나 프로듀서 출신도 제외됐다. 경영, 법률, 행정 전문가 등을 추천함으로써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합리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이번 주총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과 이사회 장악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 12만 원을 훌쩍 넘긴 13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한 ‘기타법인’이 주식 65만 주(2.73%)를 순매수한 가운데 카카오가 하이브에 맞서 주식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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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알고리즘 활용하니, 거시경제 지표 예측 유용”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경제 전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대한 양의 텍스트 정보를 취합해 ‘숫자’로는 표현되지 않는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범석 한국은행 거시모형팀 과장은 16일 발표한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 텍스트 분석’ 보고서에서 “챗GPT 등 최근의 자연어처리 기술은 텍스트 분석 기술이 경제분석 자동화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과장은 2019∼2022년 증권사가 발간한 기업 분석보고서 12만8000건을 입수해 보고서 내 숫자 정보는 모두 제거한 뒤 텍스트에 담긴 정성적 정보를 자연어처리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증권사 보고서 텍스트 분석을 통해 기업 업황을 산업별로 추정한 ‘텍스트 업황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과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텍스트 정보에 숫자가 전달하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가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텍스트 분석을 통해 산업별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량화할 수 있다. 서 과장은 “텍스트는 정보를 주고받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며 전달하는 정보의 범위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텍스트 분석 기술은 경제 분야에서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어 “방대한 양의 텍스트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취합할 수 있다면 기업 정보의 1차 생산자인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취합할 수 있고, 이는 정보의 2차 가공자인 경제 분석 연구자들의 업무 효율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데이터 특성상 오류가 많이 포함될 수 있고, 저자의 선입견 등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으로 꼽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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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SM 새 이사진 제안…현 경영진과 표대결 불가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하이브 측이 새로운 이사진을 제안함에 따라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이브는 15일 오후 10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무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3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지정한 주주제안을 에스엠에 보냈다. 하이브가 추천한 사내이사 3명은 모두 하이브 고위직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지정했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공인회계사인 최규담을 추천했다. 하이브는 에스엠 현 경영진은 후보군에서 배제했다. 일각에서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탄생시킨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이 추천될 것이라 예측됐지만 음악인이나 프로듀서 출신도 제외됐다. 경영, 법률, 행정전문가 등을 추천함으로써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합리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에스엠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미래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만 에스엠 창업주의 보유 지분 14.8%를 확보한 하이브는 이번 주총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과 이사회 장악을 두고 힘 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주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에스엠 새 대표와 이사회 의장은 주총 이후 꾸려질 이사회 첫 안건으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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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고물가 장기화 조짐에… “연준, 6월까지 금리 올릴것”

    미국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더디게 내려가며 고물가 장기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6.4%로 시장 예상치(6.2%)보다 높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0.5%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연준이 3월, 5월, 6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오전 기준 선물금리 거래로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률이 52.2%까지 올라 동결하거나 내릴 가능성을 상회했다. 현재 미 기준금리 4.5∼4.75%에서 6월에 5.25∼5.5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연준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5.0∼5.25%를 상회하는 수치다. 시장은 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당시 3월을 인상 종료 시점으로 봤다가 3일 미 ‘고용 폭발’ 지표 발표 이후 5월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이날 미 고물가 장기화 우려로 종료 시점 관측이 6월까지 밀려난 것이다. 이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대학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뉴욕 은행협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이날 국채 금리는 일제히 뛰었다. 6개월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를 돌파했고,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를 넘어섰다. 한국 시장도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원 오른 1282.2원에 마감하며 연고점을 찍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37.74포인트(1.53%) 내린 2,427.90에 거래를 마쳤다. 일각에선 연준의 2% 물가 목표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함마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미 물가상승률이 3∼4% 수준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2%를 약속한 연준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은 목표를 3%로 설정했어야 했다. 목표를 높게 잡아야 경기 침체 리스크도 낮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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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부펀드 KIC, 작년 38조원 투자 손실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297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의 연간 총 수익률은 지난해 ―14.36%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7.53%) 이후 가장 저조한 수익률이다.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각각 ―19.27%, ―16.65%로 모두 부진했으며 대체투자 부문 수익으로 손실 폭을 일부 만회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채권이 이를 방어하는 효과가 있지만 지난해에는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글로벌 주식지수(MSCI 전 세계 지수)와 글로벌 채권지수(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지수)도 각각 ―19.8%, ―16.2% 떨어졌다. 실제로 다른 국부펀드와 연기금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의 수익률은 ―14.1%로 1644억 달러(약 211조 원)라는 역대 최대 규모 손실을 냈다. 네덜란드 연기금(ABP)은 ―17.6%로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KIC 관계자는 “올해는 고금리에 따른 채권 이자수익 확대, 주식시장 회복 국면에서의 주식 저가 매수 등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수익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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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주가 12만2600원… 하이브, 지분인수 ‘빨간불’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2만 원을 넘어섰다. 공개매수 기간이 2주가량 남았지만 하이브의 지분 인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은 전날 대비 4.97% 오른 12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은 장중 한때 12만7900원까지 올랐다. 하이브는 10일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확보한 데 이어 에스엠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12만 원에 지분 25%를 공개매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주가가 12만 원을 돌파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소액주주들이 시가보다 낮은 12만 원에 하이브에 주식을 넘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에스엠 주가가 5% 가까이 오른 데는 ‘CJ그룹의 인수전 참여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시장에서는 CJ도 인수전에 참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CJ와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최대 19.9%까지 유상증자나 공개매수로 확보하고,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KB자산운용 등 기관이 보유한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사들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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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주가 12만 원 넘었다…하이브 공개매수 ‘빨간불’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2만 원을 넘어섰다. 공개매수 기간이 2주 가량 남았지만 하이브의 지분 인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은 전날 대비 4.97% 오른 12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은 장중 한 때 12만7900원까지 올랐다. 하이브는 10일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확보한 데 이어 에스엠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12만 원에 지분 25%를 공개매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주가가 12만 원을 돌파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확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소액주주들이 시가보다 낮은 12만 원에 하이브에 주식을 넘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에스엠 지분을 1.1%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앞서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에스엠 주가가 5% 가까이 오른 데는 ‘CJ그룹의 인수전 참여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시장에서는 CJ도 인수전에 참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CJ와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최대 19.9%까지 유상증자나 공개매수로 확보하고, 우호세력인 분류되는 KB자산운용 등 기관이 보유한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사들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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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배구조 개선 실행되면 SM주가 30만원 넘길 것”

    카카오에 이어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달아오른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도 조명을 받고 있다. 에스엠 ‘지분 1%’ 남짓을 보유한 얼라인이 바로 에스엠 지분전쟁의 불씨를 댕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출범한 얼라인은 지난해부터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개인회사(라이크기획)와의 내부거래 등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얼라인이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자 결국 에스엠 경영진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결하고 지난달 ‘에스엠 3.0’을 발표하며 이수만 전 총괄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하지만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의 보유지분 14.8%를 전격 인수해 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이창환 얼라인 대표(사진)가 그리던 목표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 경영진이 발표한 ‘에스엠 3.0’ 멀티프로듀싱 전략이 실행된다면 3년 내에 영업이익이 3배로 늘고 주가는 30만 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 본다”라며 “다만 하이브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영진을 갈아치우면 실적 전망도 바뀔 것”이라고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하이브는 3월 1일까지 에스엠 보통주 25%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을 두고도 이 대표는 “12만 원은 너무 낮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100%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책정한 에스엠 공개 매수 가격은 시가 대비 약 20%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 대표는 향후 카카오의 반격도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이 전 총괄이 에스엠을 상대로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카카오가 공개 매수 등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카카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하이브에 지분 9%, 약 2000억 원을 주는 셈”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얼라인의 ‘엑시트’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전날보다 800원 오른 11만6800원으로 마감, 얼라인의 에스엠 평균 매입 단가로 추정되는 6만5000원과 비교하면 약 80% 올랐다. 이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지분을 팔고 나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이를 부인했다. 에스엠 경영진은 3월 정기 주총에서 이 대표를 등기이사인 기타 비상무이사로 추천할 예정이었다. 다만 이 대표는 하이브가 에스엠을 최종 인수할 경우 지분 매각 가능성은 열어두는 등의 여지를 남겼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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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돌려줄 돈 없다” 부실 유전펀드에 또 혈세 1864억

    유망 해외자원개발펀드로 꼽히며 출시 당시 1조 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던 ‘패러렐 유전펀드’의 만기가 올해 3월로 다가왔지만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돈이 없어 환매 시점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투자 대상인 미국 텍사스 유전 매장량을 애초에 잘못 추정한 데다 유가 전망도 어긋나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결국 운용사는 펀드를 보증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에 수천억 원의 보험금을 청구해 펀드 청산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가 철저한 사업성 검토 없이 고위험·대규모 해외자원개발펀드 사업을 보증한 탓에 국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자원개발펀드 손실에 혈세 6000억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8일 운용 중인 ‘패러렐 유전펀드’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환매 시점을 최대 2025년 3월 말까지 연기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육상 유전에 투자하는 ‘패러렐 유전펀드’는 중도에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 공모펀드다. 배당소득을 분리 과세하는 데다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연평균 11%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2013년 공모 당시 4000억 원 모집에 청약금 9416억 원이 몰렸다. 하지만 패러렐 유전의 추정 매장량과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 말 기준 펀드의 순자산가치는 142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도 향후 펀드 지분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3900만 달러(약 498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관계자는 “3월 말 손실이 확정되면 곧바로 무보에 보험금을 청구하고 펀드를 조기에 청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금이 지급되면 투자자들은 원금의 85%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무보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진행한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사업 9건 가운데 4건에서 손실이 발생해 이미 3억2230만 달러(약 4115억 원)를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손실이 확정적인 ‘패러렐 유전펀드’에도 최대 1억4600만 달러(약 1864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해외자원개발펀드 손실에 최대 6000억 원 상당의 혈세가 빠져나가게 된 셈이다. 홍 의원은 “철저한 사업성 검토 없이 무리하게 해외자원개발펀드 보증 사업이 이뤄진 탓에 수천억 원의 세금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무보의 보험금 창구인 투자위험보증계정 잔액은 6억3600만 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올해 투자위험보증 예산 1391억 원을 편성했지만 손실이 더 커질 경우 이걸로는 부족해 예비비를 추가 편성해야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해외자원개발 자체는 정권 관계없이 지속해야”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자 2006년 11월에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부터 제도가 활성화됐지만 정권이 바뀐 뒤 자원외교가 ‘적폐’로 낙인찍히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사업비의 최대 30%까지 지원하는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사업 예산은 2008년 4260억 원에서 2021년 349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예산은 1754억 원이지만 투자위험보증사업(1391억 원)을 제외한 융자지원액은 363억 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손실이 줄줄이 발생한 만큼 사업성 검토 능력은 고도화되어야겠지만, 해외자원개발 지원 사업 자체는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국도 일본처럼 국제유가 수준이나 정권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일선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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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경영참여’ 관치 논란… “기금운용 독립성 강화를”[인사이드&인사이트]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에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 절차와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줄 스튜어드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에 대한 스튜어드십을 언급하자 국민연금이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KT, 포스코 등 명확한 대주주가 없는 회사들의 임원 선임 과정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준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과거부터 내왔다. 영어로 ‘집사’라는 뜻의 ‘스튜어드십(stewardship)’은 큰 저택에서 주인 대신 집안일을 도맡는 집사처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경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행동 지침이다. 기업경영 감시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과도한 스튜어드십 행사가 민간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국민연금을 둘러싼 ‘관치’, ‘연금 사회주의’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국민연금에 따라붙던 꼬리표는 과거엔 ‘주총 거수기’였다. 우량기업의 1, 2대 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 주주총회에서는 존재감 없이 찬성표만 던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국민연금은 2018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 강화에 나섰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인 2017년 12.9%에 그쳤던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은 도입 이후 2018년 18.8%, 2019년 19.1%로 높아졌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을 감시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그럴듯해 보인다. 문제는 현실에서 그 감시가 제대로 ‘독립적’으로 이뤄지느냐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은 탈피했지만 국민연금은 ‘연금 관치’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경영진 교체 시도와 정부 눈치보기식 의결권 행사가 이어진 결과다. 국민연금의 운용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920조 원에 달한다. 기업들에 미치는 입김이 막강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국민연금을 통한 윤 정부의 인사 개입 우려가 일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했지만 국민연금은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윤 대통령까지 스튜어드십을 강조하자 KT는 결국 공개모집을 통해 후보자군을 새로 구성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KT는 지난해 연 매출이 1998년 상장 이후 처음 25조 원을 넘어서는 등 2020년 구 대표 취임 이후 괄목할 만한 경영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절차적 문제를 내세워 인사에 제동을 건 국민연금의 ‘본의’가 투명성 강화보다는 전 정권 시절 임명된 구 대표의 연임 저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 리스크가 부각되며 KT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3만8000원대에 달했으나 최근 3만3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KT뿐만 아니라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있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도 모두 연임 없이 새 수장으로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 때 선임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년 임기가 마무리되는 백복인 KT&G 사장 등이 국민연금의 다음 ‘물갈이 인사’ 타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포스코는 최 회장 이전 회장 8명 중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 인물이 없을 정도로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수난사를 겪었다. ●“기금위, 정부로부터 구조적 독립 이뤄야”‘연금 관치’ 논란 속에 국민연금의 구조적 한계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당연직 위원은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4개 정부 부처 차관들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9명의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주권 행사 전담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를 신설했지만 이 역시도 복지부가 각계 단체의 추천을 받아 위원회를 구성하는 기금위 산하 조직이다.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금운용과 의결권 행사를 정부와 독립된 조직에 맡기고 국민연금은 본연의 업무인 전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금운용과 주주권 행사는 자본시장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처럼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거나 기금운용을 100% 외부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그들이 독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노후자금 수익성을 보장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며 “이사 선임 등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의사결정 시 정치 논리보다는 기업 실적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13일 국내 위탁운용사 30여 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이번 설명회가 “의결권 행사 투명성 및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연기금이 민간기업 좌우 못하게 6개로 쪼개” 에크발 스웨덴 국가연금펀드 CEO “스웨덴이 연기금을 쪼갠 첫 번째 이유는 거대한 자본이 집중된 단일 펀드가 민간 기업을 좌우하는 것을 크게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스톡홀름에서 만난 니클라스 에크발 국가연금펀드(AP)4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스웨덴의 공적연금 기금운용은 정부로부터 철저히 독립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크발 CEO는 “공적연금제도는 훨씬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기가 짧은 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며 “스웨덴에서는 의회가 제정한 국가연금기금법을 통해 AP의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의 공적연금제도는 연기금이 민간 기업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스웨덴이 2001년 연금개혁을 통해 AP를 기본연금으로 운용하는 AP1∼4와 AP6, 프리미엄연금을 운용하는 AP7 등 독립된 6개 기금으로 분할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AP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각 9명으로 구성되는데 정부가 자산운용 전문가 5명을 임명한다. 근로자 대표 단체와 사용자 대표 단체도 각 2인씩 4명을 지명한다. 지난해 말 기준 스웨덴 AP 총 운용자산은 약 2400억 달러(약 303조 원)로 AP4는 이 가운데 약 45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기금운용 조직 분할로 독립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에크발 CEO의 설명이다. 그는 “조직이 분산되면서 과도한 경영권 침해 등 자본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고, 의결권 행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도 줄었다”며 “여러 개 펀드로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환율 등 리스크 관리가 수월하고 투자 의사결정의 유연성도 커졌다”고 했다. 에크발 CEO는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단일 기금인 한국의 국민연금 규모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정수익을 추구하거나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를 주로 한다면 기금 규모가 클수록 유리하겠지만 독립적이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추구한다면 한국도 기금운용 조직을 2개 이상으로 쪼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신아형 경제부 기자 abro@donga.com스톡홀름=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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