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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이모 양(18)은 학교를 자퇴한 뒤 잠시 사귀던 20대 남성의 아이를 덜컥 가졌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이 양에게 폭언과 폭행을 이어갔고, 아이 아빠와는 연락이 끊겼다. 아이를 지우긴 싫었지만, 출산 기록이 남고 혼자 키우는 것도 이 양에겐 큰 부담이었다. 다행히 임신부가 익명으로 진료를 받고 출산할 수 있는 ‘보호출산제’를 알게 돼 최근 아이를 낳았다. 이 양은 “엄마 품을 떠나보내 미안하지만, 아이가 나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바란다”고 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생아 유기와 아동 방임을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시행된 ‘위기임신 보호출산제’를 통해 지난 1년간 아이 299명이 안전하게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 6월까지 관련 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직접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한 산모는 160명이다. 107명은 보호출산을, 32명은 출생신고 후 입양을 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호출산을 원했던 19명은 상담을 받고 마음을 바꿔 아이를 직접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호출산제가 아동 유기, 출생 신고를 하지 않는 ‘유령 아동’ 발생을 막고 있지만 위기 임신부를 지원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더 적극적인 상담과 지원으로 위기임신 여성이 자녀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보호출산제가 양육 포기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보호출산제 1년, 299명 안전출산숙려기간 길수록 자녀 애착 커져… 다른 엄마-아이 보며 육아 결심도“익명 출산 부추기는 제도는 곤란… 위기임신 막을 근본적 대책 절실”“예비 신랑이 결혼을 앞두고 바람을 피워 파혼했어요. 뱃속 아이는 14주가 넘어서 낙태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저 좀 도와주세요.” 최근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에 20대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헤어진 남자친구는 아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하고, 혼자 낳아 키울 자신도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여성은 센터 소개로 보호출산을 선택했고 출산 후 일주일의 숙려기간 동안 아이를 직접 양육할지 고민했다. 이후 아이를 보호기관에 맡기며 “준비되지 않은 채 너를 맞이해 미안하다”는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위기임신 보호출산제는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임산부가 가명으로 출산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숙려기간 길어지면 양육 의지 커져지난달 27일 통합지원센터에서는 상담사 2명이 위기임산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산이 임박한 응급 전화를 받으면 직원이 방문해 거처 마련 등 출산 과정을 돕는다. 상담사 10명이 3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365일 대기한다. 센터 관계자는 “위기임신 여성은 절벽에 내몰린 것과 같다. 때를 놓치면 낙태, 아동 유기, 아이 아빠의 가정폭력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기임신 보호출산제는 2023년 수원 영아 살해 사건 등 아동 유기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긴급히 시행했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임신부가 숙박시설, 공중화장실 등에서 출산하지 않도록 산모와 아이를 모두 보호하려는 취지다.보호출산을 선택하려면 반드시 센터에서 대면으로 상담해야 한다. 센터 인근 위기임산부 지원 시설인 ‘애란원’도 방문한다. 이숙영 애란원 원장은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보호출산을 선택한 산모도 보호시설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애란원에서 만난 김모 양(18)도 같은 사례다. 그는 임신한 뒤 아이를 ‘베이비박스’(부모가 아이를 두고 가도록 마련된 상자)에 맡길 생각이었으나 센터 등에서 심층상담을 받은 뒤 보호출산을 선택했다. 이후 아이를 입양기관에 보냈지만 사흘 만에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 김 양은 “숙려기간은 일주일 정도다. 통상보다 좀 더 긴 2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쳤고 아이에 대한 애착이 더 커졌다. 출산 전에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두려웠는데, 이젠 아이와 떨어지는 게 더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위기임신 막을 근본적인 대책 필요”보호출산이 유기될 뻔한 생명을 지키지만 보완할 점도 많다. 현장에서는 ‘보호출산이 익명 출산을 부추기는 제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원장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선 ‘보호출산을 선택하면 아이는 키우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안내한다”며 “출산 전후 적극적인 상담으로 엄마가 아이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기임신 여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적 안전판도 필요하다. 임산부는 미성년자, 배우자 및 가족 단절, 장애 및 경제적 자립 불가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위기임신 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출산한 뒤 사후관리를 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다시 보호출산을 선택할 수 있다.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부대표는 “정부가 아동 보호를 위해 보호출산제를 서둘러 시행했지만 위기임신이 왜 생기는지, 재발을 막으려면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이 부모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도 논란이다. 프랑스도 부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나 정책을 바꿔 자녀의 요청을 받으면 친모의 동의를 거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03∼2022년 요청을 받은 친모 3분의 2가량은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 독일에서도 법원 판결을 통해 친모 이름 등 출생 정보를 알 수 있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여성의 익명 출산 권리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의료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고 1년 5개월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사실상 처음 이뤄진 최고위급 회동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고 말한 뒤 4일 만에 마련된 의정 대화 자리다.● “의대생 복귀가 최우선 과제” 양측 공감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 오찬 회동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김 총리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김 총리는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경험까지 있다. 여기에 당사자들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다고 하니 이 대통령이 특별히 총리가 1차적으로 의견을 들어 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와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 의료계에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대생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 교육)’ 해결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학기라도 의대생이 학교에 돌아와야 내년 정원의 3, 4배에 이르는 예과 1학년생들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파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올 2학기 복귀 학생을 위한 별도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학사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학사 유연화는 없다”며 의료계 요구를 일축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관계자도 “2학기에 신규 복귀자를 위한 강의를 개설하면 수업 부담이 배가 된다. 현재 교수 인원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의대생에게만 특혜와 지원이 집중된다는 학내 불만이 부담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대생이 빨리 복귀할수록 교육 정상화도 가능한데, 지도부가 여전히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공의 “의료 개혁 재검토” 요구 이날 회동에선 이달 말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를 위한 전공의 요구안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이 2∼5일 사직 전공의 84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6.4%는 복귀 선결 조건으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료 개혁 재검토’를 꼽았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조차 이미 시행 중인 의료 개혁 방향을 새 정부가 크게 수정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조건을 일부 수용한다면 오히려 공공의대 신설 등 대선 공약이 청구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필수과 교수는 “의료계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교육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얻어내려면, 공공의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인정하고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반기 복귀를 서두르는 쪽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모집 인원이 적지만 인기가 많은 진료과다.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레지던트는 “수련병원별로 각 연차 모집 인원이 한 자릿수인 곳이 많은데, 이번에도 안 돌아가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면 내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 사이에선 “올해 9월 복귀나, 내년 3월 복귀나 2년 공백은 마찬가지”라며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李 “총리가 안전-질서-민생 각별히 챙겨 달라”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의 오찬 회동에서 “국정 집행을 총리가 책임지고 잘 챙겨 달라”며 “특히 안전, 질서, 민생 분야를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 정무수석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 방향 후속 점검 △신규 및 장기 의제 발굴 △사회적 갈등 의제 해결 △행정부 및 국정 상황 점검을 비롯해 대통령이 지시하고 위임하는 사항을 주요 업무로 집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와 매주 월요일 ‘주례 보고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단호하게 혁신하되, 품격 있게 국가의 연속성을 지켜가는 행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의료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고 1년 5개월째 이어지는 의정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사실상 처음 이뤄진 최고위급 회동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고 말한 뒤 4일 만에 마련된 의정 대화 자리다.● “의대생 복귀가 최우선 과제” 양측 공감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 오찬 회동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김 총리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우상호 대통령실정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김 총리는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경험까지 있다. 여기에 당사자들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다고 하니 이 대통령이 특별히 총리가 1차적으로 의견을 들어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총리와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 의료계에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의료계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대생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 교육)’ 해결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학기라도 의대생이 학교에 돌아와야 내년 정원의 3, 4배에 이르는 예과 1학년생들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파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이를 위해선 올 2학기 복귀 학생을 위한 별도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학사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학사 유연화는 없다”며 의료계 요구를 일축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관계자도 “2학기에 신규 복귀자를 위한 강의를 개설하면 수업 부담이 배가 된다. 현재 교수 인원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의대생에게만 특혜와 지원이 집중된다는 학내 불만이 부담이다.의협 관계자는 “의대생이 빨리 복귀할수록 교육 정상화도 가능한데, 지도부가 여전히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공의 “의료개혁 재검토” 요구이날 회동에선 이달 말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를 위한 전공의 요구안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이 2~5일 사직 전공의 84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6.4%는 복귀 선결 조건으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료개혁 재검토’를 꼽았다.그러나 의료계 내부조차 이미 시행 중인 의료개혁 방향을 새 정부가 크게 수정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조건을 일부 수용한다면 오히려 공공의대 신설 등 대선 공약이 청구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필수과 교수는 “의료계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교육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얻어내려면, 공공의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인정하고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하반기 복귀를 서두르는 쪽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모집인원이 적지만 인기가 많은 진료과다.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레지던트는 “수련병원별로 각 연차 모집인원이 한 자릿수인 곳이 많은데, 이번에도 안 돌아가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면 내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 사이에선 “올해 9월 복귀나, 내년 3월 복귀나 2년 공백은 마찬가지”라며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李 “총리가 안전-질서-민생 각별히 챙겨달라”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 오찬 회동에서 “국정 집행을 총리가 책임지고 잘 챙겨달라”며 “특히 안전, 질서, 민생 분야를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 정무수석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 방향 후속 점검 △신규 및 장기 의제 발굴 △사회적 갈등 의제 해결 △행정부 및 국정 상황 점검을 비롯해 대통령이 지시하고 위임하는 사항을 주요 업무로 집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와 매주 월요일 ‘주례 보고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단호하게 혁신하되, 품격 있게 국가의 연속성을 지켜가는 행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이 전국에서 고위험 산모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남 양산시와 대구·경북 지역은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 상당수는 출생아 감소, 필수 의료 기피 등으로 산부인과를 비롯한 분만 인프라가 붕괴된 지역이다.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모자의료센터 접근성과 모자보건의료 지표와의 연관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1개 진료권 중 목포권(목포시, 신안군)의 ‘임산부 사망률’(출생아 10만 명당 임산부 사망자)은 34.08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10.33명)의 3배 이상이다. 목포권은 출생아 1000명당 28주 이상 태아∼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자를 뜻하는 ‘출생전후기 사망률’도 3.5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은 2018∼2022년 권역별 임산부와 신생아 등 사망 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가임기 여성 인구, 의료서비스 자체 충족률, 지역 간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전국을 31개 모자 의료 진료권으로 분류했다.양산시는 신생아 사망률(출생아 1000명당 생후 1개월 내 사망자)이 2.27명으로 가장 높았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분만 병원이 부족하고 조산아 치료 등 배후진료 역량이 그에 못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대구권(대구시, 경북 김천시, 경남 합천군 등 16곳) 2.19명, 포항권(포항시, 경주시 등 5곳) 1.89명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1.45명이다.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대구에 집중돼 있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표적 의료 취약지다. 의료계에선 저출산으로 분만 기관 수익성이 떨어지고 의료사고 책임 우려 등 산부인과 기피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분만 취약지가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전국 분만 의료기관은 2018년 555곳에서 지난해 425곳으로 6년간 23.4% 감소했다. 수도권인 경기도는 같은 기간 분만 기관이 123곳에서 88곳으로 28.5% 줄었고, 전남은 6년간 3곳이 줄어 도내 분만 기관이 13곳뿐이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고령화되면서 고위험 산모를 볼 수 있는 의사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부인과 전문의 평균 연령은 54.4세에 이른다. 이는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산아를 치료할 배후진료가 무너지면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어도 소아 진료가 안 되면 개원한 산부인과도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만 취약지 고위험 산모를 조기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분만 인구가 적은 진료권은 신규 의료기관 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핫라인 구축 등 진료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임신 진단과 출산 바우처 등록 등 임신 초기 단계부터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각 산모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 현재는 보건복지부 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분절돼 있어 고위험 산모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학병원 교수로 남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일찍 개원해서 먼저 자리 잡는 게 나을 것 같아요.” 6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예비 개원의 대상 박람회를 찾은 박모 씨(32)는 “의정 갈등을 겪으며 개원가로 나갈 꿈을 굳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씨처럼 개원이 목표인 젊은 의사와 의대생 400여 명이 몰렸다. 행사에 참석한 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는 “성장클리닉 개원을 준비 중”이라며 개원 노하우 강의를 꼼꼼히 받아 적었다. 정부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추진한 의료개혁이 ‘의대 증원’이라는 늪에 빠지면서 의사들의 미용 등 비필수의료 분야 개원은 계속되고 있다. ● 미용-비급여 진료 강의에 젊은 의사들 북적 이날 행사는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가 주최했다. 35개 프로그램 대부분은 수익성이 높은 비급여 시술에 집중됐다. 특히 리프팅과 콜라겐 주사 등 미용 의료 분야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았다.“종아리 보톡스의 경우 환자를 까치발로 서게 한 뒤 시술할 근육 경계를 펜으로 표시하는 게 먼접니다. 근육 크기가 크니 100∼300유닛 정도 (약물을) 주사하시면 됩니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원장 설명에 젊은 의사들은 시술 부위를 상세히 옮겨 그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집중했다. 레이저 치료법을 강의하던 한 피부과 전문의는 “색소 침착 치료는 여름엔 환자가 적지만, 여드름 치료는 비수기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다. 치료제 처방에 그치지 않고 레이저 치료까지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항목이 많은 근골격계 질환 전문 병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사회자가 강사로 온 정형외과 전문의를 소개하며 “체외충격파 치료로 해운대에 아파트를 샀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관심을 보였다. 또 다른 정형외과 전문의는 “체외충격파는 일반 도수치료보다 더 많이 시행할 수 있어 수익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강연자들은 참석자들에게 개원 후 진료 영역을 넓히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 외과 전문의 출신 피부과 원장은 “평생 내과 치료는 해보지 않았지만, 개원을 위해 전공도 포기했다”며 항노화 수액 처방에 대해 강의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개원하려면 탈모 진단 및 처방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망 분야를 소개했다.● “연구·교육보단 개원” 중증 진료 공백 우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개원 의원은 1996곳으로 2023년(1798곳) 대비 11% 늘었다. 전문의를 취득하지 않고 일반의로 개원한 곳도 759곳으로 2023년(665곳)과 비교해 100곳 가까이 늘었다. 개원 의원 60.5%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 수도권 쏠림도 심각했다. 의료계에선 이 같은 개원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엔 연구와 교육을 포기한 40대 젊은 의대 교수 개원이 늘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전공의, 의대생 상당수도 중증 환자를 치료하며 보람을 찾기보단 개원을 택하겠다고 했다. 인제대 의대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는 “의정갈등 이후 전문의를 딸 생각이 사라졌다. 일반의로 네트워크 병원 개원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병원은 요식업처럼 같은 상호를 쓰면서 진료 기술과 마케팅 방식 등을 공유하는 프랜차이즈형 병원이다. 정형외과를 희망하는 미복귀 의대생은 “수련은 마칠 생각이지만 교수직엔 관심이 없다. 바로 개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개원가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내비쳤다. 4년 차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최모 씨(33)는 “병원을 시작할 때 다들 금융권 대출을 받던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귀 의대생 이모 씨는 “개원하면 의료사고 등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책임져야 한다고 들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가 올 하반기(7∼12월)에 135곳에서 195곳으로 늘어난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 집으로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재택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참여 기관 공모를 통해 60개 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3인 이상 담당팀을 구성한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의사가 월 1회 이상, 간호사가 월 2회 이상 환자 집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살피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그동안 재택의료센터가 없었던 대구 서구, 강원 강릉시·영월군, 충남 서산시 등 지방의료원 4곳이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재택의료센터 역할을 맡은 지방의료원은 총 17곳으로 늘었다. 2022년 복지부의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5%는 ‘건강이 나빠져도 집에서 살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재택의료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다. 2023년 시범사업에선 이용자의 9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학병원 교수로 남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일찍 개원해서 먼저 자리 잡는 게 나을 것 같아요.”6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예비 개원의 대상 박람회를 찾은 박모 씨(32)는 “의정갈등을 겪으며 개원가로 나갈 꿈을 굳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씨처럼 개원이 목표인 젊은 의사와 의대생 400여 명이 몰렸다. 행사에 참석한 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는 “성장클리닉 개원을 준비 중”이라며 개원 노하우 강의를 꼼꼼히 받아 적었다. 정부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추진한 의료개혁이 ‘의대 증원’이라는 늪에 빠지면서 의사들의 미용 등 비필수의료 분야 개원은 계속되고 있다. ●미용-비급여 진료 강의에 젊은 의사들 북적이날 행사는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가 주최했다. 35개 프로그램 대부분은 수익성이 높은 비급여 시술에 집중됐다. 특히 리프팅과 콜라겐 주사 등 미용 의료 분야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았다.“종아리 보톡스의 경우 환자가 까치발로 서게 한 뒤 시술할 근육 경계를 펜으로 표시하는 게 먼접니다. 근육 크기가 크니 100~300유닛 정도 (약물을) 주사 하시면 됩니다.”강남 한 피부과 원장 설명에 젊은 의사들은 시술 부위를 상세히 옮겨 그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집중했다. 레이저 치료법을 강의하던 한 피부과 전문의는 “색소 침착 치료는 여름엔 환자가 적지만, 여드름 치료는 비수기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다. 치료제 처방에 그치지 않고 레이저 치료까지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항목이 많은 근골격계 질환 전문 병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사회자가 강사로 온 정형외과 전문의를 소개하며 “체외충격파 치료로 해운대에 아파트를 샀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관심을 보였다. 또 다른 정형외과 전문의는 “체외충격파는 일반 도수치료보다 더 많이 시행할 수 있어 수익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강연자들은 참석자들에게 개원 후 진료 영역을 넓히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 외과 전문의 출신 피부과 원장은 “평생 내과 치료는 해보지 않았지만, 개원을 위해 전공도 포기했다”며 항노화 수액 처방에 대해 강의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개원하려면 탈모 진단 및 처방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망 분야를 소개했다.●“연구·교육보단 개원” 중증 진료 공백 우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개원 의원은 1996곳으로 2023년(1798곳) 대비 11% 늘었다. 전문의를 취득하지 않고 일반의로 개원한 곳도 759곳으로 2023년(665곳)과 비교해 100곳 가까이 늘었다. 개원 의원 60.5%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 수도권 쏠림도 심각했다. 의료계에선 이 같은 개원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엔 연구와 교육을 포기한 40대 젊은 의대 교수 개원이 늘었다.이날 행사장을 찾은 전공의, 의대생 상당수도 중증 환자를 치료하며 보람을 찾기보단 개원을 택하겠다고 했다. 인제대 의대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는 “의정갈등 이후 전문의를 딸 생각이 사라졌다. 일반의로 네트워크 병원 개원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병원은 요식업처럼 같은 상호를 쓰면서 진료 기술과 마케팅 방식등을 공유하는 프랜차이즈형 병원이다. 정형외과를 희망하는 미복귀 의대생은 “수련은 마칠 생각이지만 교수직엔 관심이 없다. 바로 개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개원가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내비쳤다. 4년 차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최모 씨(33)는 “병원을 시작할 때 다들 금융권 대출을 받던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귀 의대생 이모 씨는 “개원하면 의료사고 등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책임져야 한다고 들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가 올 하반기(7~12월)에 135곳에서 195곳으로 늘어난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 집으로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재택 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참여 기관 공모를 통해 60개 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3인 이상 담당팀을 구성한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의사가 월 1회 이상, 간호사가 월 2회 이상 환자 집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살피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그동안 재택의료센터가 없었던 대구 서구, 강원 강릉시·영월군, 충남 서산시 등 지방의료원 4곳이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재택의료센터 역할을 맡은 지방의료원은 총 17곳으로 늘었다.2022년 복지부의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5%는 ‘건강이 나빠져도 집에서 살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재택의료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다. 2023년 시범사업에선 이용자의 9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용자의 의료기관 입원 일수는 이용 전 6개월간 6.6일에서 이후 3.6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미이용자는 같은 기간 입원 일수가 6.3일에서 8.5일로 오히려 늘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이 전국에서 고위험 산모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남 양산시와 대구·경북 지역은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 상당수는 출생아 감소, 필수 의료 기피 등으로 산부인과를 비롯한 분만 인프라가 붕괴된 지역이다.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모자의료센터 접근성과 모자보건의료 지표와의 연관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1개 진료권 중 목포권(목포시, 신안군)의 ‘임산부 사망률(출생아 10만 명당 임산부 사망자)’은 34.08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10.33명)의 3배 이상이다. 목포권은 출생아 1000명당 28주 이상 태아~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자를 뜻하는 ‘출생전후기 사망률’도 3.5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은 2018~2022년 권역별 임산부와 신생아 등 사망 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가임기 여성 인구, 의료서비스 자체 충족률, 지역 간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전국을 31개 모자 의료 진료권으로 분류했다.양산시는 신생아 사망률(출생아 1000명당 생후 1개월 내 사망자)이 2.27명으로 가장 높았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분만 병원이 부족하고 조산아 치료 등 배후진료 역량이 그에 못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대구권(대구시, 경북 김천시, 경남 합천군 등 16곳) 2.19명, 포항권(포항시, 경주시 등 5곳) 1.89명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1.45명이다.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대구에 집중돼 있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표적 의료 취약지다.의료계에선 저출산으로 분만 기관 수익성이 떨어지고 의료사고 책임 우려 등 산부인과 기피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분만 취약지가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전국 분만 의료기관은 2018년 555곳에서 지난해 425곳으로 6년간 23.4% 감소했다. 수도권인 경기도는 같은 기간 분만 기관이 123곳에서 88곳으로 28.5% 줄었고, 전남은 6년간 3곳이 줄어 도내 분만 기관이 13곳뿐이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고령화되면서 고위험 산모를 볼 수 있는 의사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부인과 전문의 평균 연령은 54.4세에 이른다.이는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산아를 치료할 배후진료가 무너지면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어도 소아 진료가 안되면 개원한 산부인과도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분만 취약지 고위험 산모를 조기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분만 인구가 적은 진료권은 신규 의료기관 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핫라인 구축 등 진료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임신 진단과 출산 바우처 등록 등 임신 초기 단계부터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각 산모를 집중 관리해야 한다. 현재는 복지부 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분절돼 있어 고위험 산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아까 더위로 쓰러지신 분, 괜찮은 거 맞죠?”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청사 지하 3층의 폭염종합지원상황실. 파란 방재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대형 모니터를 수시로 확인하며 자치구와 통화를 이어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이날 직원들은 “온열질환자는 없느냐” “쪽방촌이나 무더위쉼터에 필요한 물품은 더 있느냐” 등을 확인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온열질환은 발생 후 30분 이내가 ‘골든타임’인데, 취약계층은 1분만 늦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10분 안에 대응을 마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 대응 ‘골든타임’ 30분장마전선이 예상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마른 장마’ 양상이 이어지자, 전국 지자체에 폭염 대응 비상이 걸렸다. 통상 장마전선이 올라오면 남쪽의 북태평양 기단이 한반도를 덮으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그 시점이 예년보다 앞당겨진 셈이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 폭염종합지원상황실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형 상황판에는 서울시 지도와 기온, 온열질환 발생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비상이 걸린 건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 183개 기상특보 구역 중 174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전국의 95%가 ‘가마솥더위’에 휩싸였다. 취약계층이 많은 지자체는 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닷새째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대프리카’ 대구는 이날도 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대구시는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의 집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활동 감지기를 설치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119에 자동 신고되도록 했다. 또 노숙인과 쪽방 생활인에게는 얼음 생수, 쿨토시, 마스크 등 냉방용품을 지급하고 있으며, 주 4회 제공되는 도시락에는 삼계탕 같은 보양식도 포함시켰다. 어르신들이 많은 농촌도 비상이다. 전남 화순군은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드론 3대를 투입해 홀로 밭일을 하는 고령자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전남 나주시, 영암군, 고흥군도 드론 순찰을 준비 중이다. 전남도는 기상청과 협력해 부모님이 거주하는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자녀에게 이를 문자로 알리는 ‘폭염 영향예보 직접 전달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현재까지 약 1600명이 해당 서비스를 신청했다. 서울시도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쪽방 주민,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총 8만5352건의 보호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 “2018년 재현될 수도”… 그늘-쉼터로이 같은 대비에도 불구하고 온열질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7월 1일까지 전국 500여 개 응급실에 내원한 온열질환자는 총 5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8년 ‘역대급 폭염’과 유사한 양상이 올해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수십 년간의 통계를 보면 장마 일수는 줄고, 폭염 일수는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시기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중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그늘이나 무더위쉼터 등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하며, 식중독 예방을 위한 음식 점검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달 16일 경남 김해시 마약 중독 재활 시설 ‘리본하우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입소자들이 거실에 둘러앉아 A4 용지 크기 나무판 위에 정성스럽게 글을 새기고 있었다. 리본하우스에선 주 1회 서각 수업을 한다. 8년째 시설을 운영 중인 한부식 대표는 “단약 과정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리본하우스는 일본의 입소형 마약 중독자 재활공동체 ‘다르크(DARC)’를 본떠 만들었다. 한국 다르크는 2012년 처음 설립돼 한때 5곳이 운영됐다. 그러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 민간의 자발적 노력만으론 한계가 명확했다. 경영난을 겪거나, 미신고 운영 논란에 휩싸이면서 하나둘씩 문을 닫고 시설명을 바꾼 리본하우스만 남았다.● “마약 덫에서 벗어나도록 돕고파”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만3022명에 이른다. 대학가 마약 동아리가 적발될 만큼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졌지만, 재범을 막고 일상 복귀를 돕는 중독 재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본하우스 입소자들은 단속이나 처벌이 재활로 이어지지 않으면 마약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중반 마약을 시작해 수차례 단약에 실패했던 안재현 씨(50)는 지난해 초 리본하우스에 입소한 뒤 조금이나마 마약 유혹에서 자유로워졌다. 안 씨는 “출소자 관리가 안 되면 다시 마약 소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전문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지만, 퇴원 후엔 어떻게 마약을 멀리할지 막막하다. 입소 시설에 와서야 자신을 다잡게 됐다”고 했다. 리본하우스는 처지가 같은 중독자들이 회복 경험을 나누며 일상을 되찾는 데 주력한다. 주 4일은 자조 모임과 중독 예방교육 등 시간표대로 움직이지만, 나머지 사흘은 각자 계획대로 생활한다. 운동이나 취미 생활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이모 씨(52)는 “혼자선 하루 세 끼를 챙겨 먹는 것도 버거웠다. 입소 후 꾸준히 달리기를 했고 지난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10km를 완주했다”며 뿌듯해했다. 중년 나이에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진학해 상담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입소자도 있다. 다른 중독자들이 마약의 덫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서다. 안 씨는 “한 번 마약에 손을 대면 만성 질환처럼 평생 후유증이 남는다. 그 덫에 걸려 인생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정부-지자체, 입소형 재활 시설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중독 정도에 따라 다양한 재활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전국에 다르크 90개 이상이 운영 중이고, 이용자는 2000명 이상이다. 싱가포르의 마약 재활센터는 마약 사범들의 강제 입소와 강제 치료로 재범을 줄이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 1963년 설립된 미국 뉴욕주의 사마리탄 데이톱 빌리지는 만성 중독자에게 거주 시설을 제공해 집중 치료를 받게 한다. 국내에선 입소형 재활 시설 운영에 정부의 관심이 적고 유해 시설이라는 편견 때문에 정착이 쉽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전국 17곳에 방문형 중독재활 시설을 운영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 상당수는 재판 과정에서 선고 형량을 낮추기 위해 교육을 받는 마약 사범들이다. 출소나 퇴원 후 사례 관리는 미흡하다. 백형의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본인 의지만으로 마약을 끊는 건 쉽지 않다. 입소형 치료공동체가 지역에 뿌리를 내려야 중독 재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해=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전국 곳곳에서는 6월 하루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다.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던 서울에선 밤 최저기온이 26.2도로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었다. 부산은 1904년 4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때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폭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기상청은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보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부산 31도, 대구 35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강릉 35도로 전망된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는 5∼20mm의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후 11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7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64%, 8월은 71%로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이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고 내다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더 많다”면서도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이 발생하며 기압계를 흐트러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 지점 중 59곳이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 유럽 대륙도 곳곳에서 6월부터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어 뜨거운 기운을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해지며 폭염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유럽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우엘바 지방 엘그라나도에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이 46도에 달했다. 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전국 곳곳에서는 6월 하루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다.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던 서울에선 밤 최저기온이 26.2도로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었다. 부산은 1904년 4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때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폭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기상청은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보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부산 31도, 대구 35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강릉 35도로 전망된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내륙에는 5~20mm의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날 이후 11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7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64%, 8월은 71%로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이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고 내다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더 많다”면서도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이 발생하며 기압계를 흐트러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지점 중 59곳이다.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유럽 대륙도 곳곳에서 6월부터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어 뜨거운 기운을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해지며 폭염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유럽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우엘바 지방 엘그라나도에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이 46도에 달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약 97km 떨어진 모라에선 낮 최고기온이 46.6도에 이르러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생태전환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 재원 총회에서 “극심한 더위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다음 달부터 고소득자 월 보험료가 최대 1만8000원 인상된다.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월 기준소득금액 상·하한액이 조정되면서다.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는 직장 가입자의 부담은 월 최대 9000원 늘게 된다. 2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 7월부터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이 617만 원에서 637만 원으로, 하한액은 39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조정된다. 적용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기준소득월액은 개인별 국민연금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여기에 보험료율 9%를 적용해 월보험료가 매겨진다. 다만 소득이 아무리 많거나 적어도 보험료는 상·하한선 내에서만 부과된다. 국민연금 보험료 기준소득월액 상·하한액은 임금 등 소득 수준 변화를 반영해 1년마다 조정된다. 다음 달부터 월 소득 637만 원 이상 고소득자는 월 보험료가 기존 55만5300원에서 57만3300원으로 인상된다. 월 617만 원 초과 637만 원 미만 소득자도 보험료가 소폭 오른다. 기존엔 월 소득 617만 원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냈지만, 7월부턴 실제 소득을 반영한 보험료를 내기 때문이다. 기준소득월액 39만 원 미만 가입자가 내던 최저 보험료도 3만51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900원 인상된다. 월 소득 40만 원 초과, 617만 원 이하 가입자 보험료는 소득 변화만큼만 달라진다.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1995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진 360만 원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소득과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2010년 7월부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소득을 고려해 상·하한액을 조정하고 있다. 상한액은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2025년 기준 약 309만 원)의 약 2배다. 상한액이 오르면 고소득자의 경우 보험료를 더 내야 하지만, 그 대신 연금 수급액이 더 많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다. 일부에선 고소득 가입자가 실제 소득에 맞는 보험료를 내도록 해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연금 재정 고갈을 우려해 소득 상한을 크게 높이는 데 신중하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소득 상한을 급격히 올리면 소득 상위 계층만 연금 혜택을 더 받고,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은 더 커진다. 연금 개혁 완성으로 재정을 안정시키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60)는 문재인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끈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다. 팬데믹 초기 ‘K방역’ 성과가 주목받으며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1994년 경기 양주군 보건소에서 ‘의사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정 후보자는 2017년 여성 첫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됐고, 이후 초대 질병관리청장까지 4년 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다. 1년 5개월째로 접어든 의정 갈등 해결과 새 정부 공공의료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입각이 점쳐졌다. 다만 정 후보자가 방역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 남편이 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업체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29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의정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고, 국민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60) △전남여고 △서울대 의학과 △서울대 보건학 석사 △서울대 예방의학 박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질병관리청장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임상교수 △민주당 21대 대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60·사진)는 문재인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끈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다. 팬데믹 초기 ‘K-방역’ 성과가 주목받으며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1994년 경기 양주군 보건소에서 ‘의사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정 후보자는 2017년 여성 첫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됐고, 이후 초대 질병관리청장까지 4년 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다. 1년 5개월째로 접어든 의정 갈등 해결과 새 정부 공공의료 정책 추진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입각이 점쳐졌다. 다만 정 후보자가 방역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 남편이 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업체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29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의정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고, 국민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편 2022년 5월 임명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유임됐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 중 유임된 사례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광주(60) △전남여고 △서울대 의학과 △서울대 보건학석사 △서울대 예방의학 박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질병관리청장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임상교수 △민주당 21대 대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다음 달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월 기준소득금액 상·하한액이 조정되면서 고소득자 월 보험료가 최대 1만8000원 인상된다.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는 직장 가입자의 부담은 월 최대 9000원 늘어난다. 2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 7월부터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이 617만 원에서 637만 원으로, 하한액은 39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조정된다. 적용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기준소득월액은 개인별 국민연금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여기에 보험료율 9%를 적용해 월보험료가 매겨진다. 다만 소득이 아무리 많거나 적어도 보험료는 상·하한선 내에서만 부과된다.다음 달부터 월 소득 637만 원 이상 고소득자들은 월 보험료가 기존 55만5300원에서 57만3300원으로 인상된다. 월 소득이 617만 원 초과 637만 원 미만인 경우에도 보험료가 소폭 오른다. 기존엔 월 소득 617만 원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냈지만, 7월부턴 실제 소득을 반영한 보험료를 내기 때문이다. 기준소득월액 39만 원 미만 가입자가 내던 최저 보험료도 3만51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900원 인상된다. 월 소득 40만 원 초과, 617만 원 이하 가입자 보험료는 소득 변화만큼만 달라진다.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1995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진 360만 원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소득과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2010년 7월부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소득을 고려해 상·하한액을 조정하고 있다. 상한액은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2025년 기준 약 309만 원)의 약 2배다. 상한액이 오르면 고소득자의 경우 보험료를 더 내야 하지만, 대신 연금 수급액이 더 많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다. 일각에선 고소득 가입자가 실제 소득에 맞는 보험료를 내도록 해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연금 재정 고갈을 우려해 소득 상한을 크게 높이는 데 신중하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소득 상한을 급격히 올리면 소득 상위 계층만 연금 혜택을 더 받고,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은 더 커진다. 연금개혁 완성으로 재정을 안정시키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수련병원 복귀를 희망하는 일부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전문의 자격 취득 시험을 연 2회로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의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의학회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칙론만 고수해선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대승적 차원에서 (추가 시험 기회를 주는) 전향적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특혜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전공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 2회 전문의 시험’ 요구에 의학회 ‘난색’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전날 전문과목학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수련 시간 단축 등 사직 전공의 요구 사항을 논의했다. 참석자 다수는 출제 및 시험 관리를 위한 시간과 비용 등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전문의 시험 추가에 난색을 표했다. 진료과별 전문의 시험엔 정부 예산 약 36억 원이 소요된다. 이날 회의에선 “내년 한 번은 추가 실시를 고려할 수 있어도, 향후 10년 가까이 연례화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전공의들이 올 9월 수련을 재개해도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는 불가능하고 전문의 취득은 1년 지연된다. 그 대신 내년 8월에 전문의 시험을 추가 개설하면 공백을 6개월 줄일 수 있다. 의료계 일부에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의대 본과 4년생의 의사 국가시험(국시)과 전문의 시험을 향후 몇 년간 연 2회(2, 8월)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소속 학회의 입장을 파악했을 뿐 확정된 건 아니다. 의학회가 전문의 시험 확대를 단독으로 결정할 순 없다. 전공의들이 우선 복귀한 뒤 정부와 더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사의를 표한 뒤 전공의 사이에선 9월 수련병원 복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수련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학회는 전문의 시험 추가는 물론 수련 시간 단축에도 부정적이다. 국회에는 전공의 수련 시간을 주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날 회의에선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오히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수련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한 학과에선 과거처럼 수련 기간을 4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혜 지나쳐” vs “의료 공백 최소화해야” 일각에서는 전공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5월 추가 모집마저 거부한 전공의에게 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기존 복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환자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만 봐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미복귀 결정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승적 차원에서 의사 국시와 전문의 자격 시험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대형병원 필수과 교수는 “전공의, 전문의 수급이 안 되면 병원 인력난이 가중되고 환자 불편도 커진다. 초과 사망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정부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보에 “의료계가 수용 가능한 제안을 한다면 정부가 긍정적인 검토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정부 의대교육자문단에 참여하기로 하고 이선우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후보 8명을 추천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수련병원 복귀를 희망하는 일부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전문의 자격 취득 시험을 연 2회로 늘려달라는 요구에 나섰다. 전문의 시험을 총괄하는 대한의학회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칙론만 고수해선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대승적 차원에서 (추가 시험 기회를 주는) 전향적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특혜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전공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연 2회 전문의 시험’ 요구에 의학회 ‘난색’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전날 전문과목학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수련 시간 단축 등 사직 전공의 요구 사항을 논의했다. 참석자 다수는 출제 및 시험관리를 위한 시간과 비용 등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전문의 시험 추가에 난색을 표했다. 진료과별 전문의 시험엔 정부 예산 약 36억 원이 소요된다. 이날 회의에선 “내년 한 번은 추가 실시를 고려할 수 있어도, 향후 10년 가까이 연례화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모였다.전공의들이 올 9월 수련을 재개해도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는 불가능하고 전문의 취득은 1년 지연된다. 대신 내년 8월에 전문의 시험을 추가 개설하면 공백을 6개월 줄일 수 있다. 의료계 일부에선 의료공백을 최소화하려면 의대 본과 4년생의 의사 국가시험(국시)과 전문의 시험을 향후 몇 년간 연 2회(2, 8월)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의학회가 전문의 시험 확대를 단독으로 결정할 순 없다. 전공의들이 우선 복귀한 뒤 정부와 더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사의를 표한 뒤 전공의 사이에선 9월 수련병원 복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공의들은 “기존 2월뿐 아니라 8월에도 전문의 취득 시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대한의학회는 전문의 시험 추가는 물론, 수련 시간 단축에도 부정적이다. 국회에는 전공의 수련시간을 주 80시간에서 주 60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날 회의에선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오히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수련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한 학과에선 과거처럼 수련 기간을 4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혜 지나쳐” vs “의료공백 최소화해야”일각에서는 전공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5월 추가 모집마저 거부한 전공의에게 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기존 복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환자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만 봐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미복귀 결정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대승적 차원에서 의사 국시와 전문의 자격 시험에서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대형병원 필수과 교수는 “전공의, 전문의 수급이 안 되면 병원 인력난이 가중되고 환자 불편도 커진다. 초과사망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정부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보에 “의료단체와 의료계 학회가 수용 가능한 제안을 한다면 정부가 긍정적인 검토를 할 수 있다”고 했다.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정부 의대교육자문단에 참여하기로 하고 이선우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후보 8명을 추천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경북 유일의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포항의료원은 1999년 치료병원으로 지정된 뒤 올 6월까지 단 1명의 마약류 사범도 치료한 적이 없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이 있지만, 마약 중독은 다루지 않는다. 마약 중독 검사 시설도 없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지정 병원도 2009년 이후 치료한 마약류 사범이 ‘0명’이다. 광주시립정신병원 관계자는 “마약 중독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했다.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3022명으로 2년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정한 기존 치료보호 병원조차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마약 사범의 재범 및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적발 및 처벌뿐 아니라 치료·재활 인프라를 강화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 중독 치료병원 14곳은 ‘진료 0명’현행 마약류 관리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마약 사범으로 적발된 뒤 검찰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본인·가족이 원하면 최대 1년까지 입원 또는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현재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31곳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이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마약 중독자는 전년 대비 26.7% 늘어난 875명이었다. 이 중 14곳은 진료 기록이 한 건도 없었다. 연간 5명 이하를 진료한 병원도 4곳이다. 중독자들은 일부 병원에만 몰리고 있다. 인천참사랑병원(509명)과 경남 국립부곡병원(141명) 두 곳의 진료 인원이 전체의 74.3%를 차지했다. 이는 마약 중독 치료 역량을 갖춘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본보가 연간 진료 인원 5명 이하 병원 10곳에 환자가 없는 이유를 묻자 7곳은 “마약 중독 환자를 볼 전문의나 재활 프로그램이 없어 수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경기도의 한 병원은 “다른 환자들과 공간 분리가 어려워 의료진이 입원 치료를 꺼린다”고 했다.치료 병원으로 지정된 공공병원 상당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권 지정 병원 4곳의 총 진료 인원은 9명에 그쳤다. 공공병원인 청주의료원은 환자가 한 명도 없었고, 정신질환 전문인 국립공주병원도 환자가 3명에 불과했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전문의가 없어 마약뿐 아니라 모든 중독 관련 환자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자는 인력과 시설을 갖춘 곳에서도 기피 대상이다. 경기도의 한 지정 병원 관계자는 “일반 환자보다 정신건강 응급환자는 업무가 2배, 마약 중독 환자는 3배 힘들다. 폭력 성향을 보일 때도 있어 의료진이 마약 중독자 진료를 꺼린다”고 했다.● “중독자 치료-재활 연계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마약 근절을 위해선 치료와 재활 인프라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중독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병원을 거치지 않고 일상에 복귀하면 다시 마약의 유혹에 빠지기 쉽고, 이들 주변 사람이 새로운 중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약사범의 재범률은 34.5%에 이른다. 윤홍희 남서울대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현재는 모든 마약 사범이 강제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더 많은 중독자를 강제적으로 치료-교육 기관에 연계해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을 범죄로 엄하게 다스리되, 우선 치료를 받아야 하고 평생 관리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영덕 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중독자는 치료와 재활, 사회 복귀까지 연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보건복지부(치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재활)로 나뉜 중독자 관리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