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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의 씌움으로 반상엔 전운이 감돈다.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백 36, 38은 흑 ● 못지않은 강수. 젊은 두 대국자의 혈기가 뚝뚝 묻어나는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 흑 39, 41 역시 흔히 보기 힘든 행마. 돌의 움직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하지만 막상 백의 응수가 쉽지 않다. 이런 예상 밖의 강수를 당하면 후끈 달아오른다. 특히 송규상처럼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는 고수에게는 ‘무시당하는 느낌’ 때문에 용납하기 힘든 행마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42, 44로 또다시 강펀치를 날린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백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행마의 리듬을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했다. 우변 싸움이 백이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적당한 시점에서 타협하는 게 대국 전체의 흐름에 맞는 길이었다. 참고도를 보자. 백 1, 3은 그야말로 참고 또 참는 ‘견인불발’의 수로 굴욕처럼 느껴진다. 흑 4로 백 두 점을 축으로 두텁게 잡는 수가 아프긴 하다. 하지만 백 5를 두면 국면은 아직까지 균형이 맞춰져 있어 ‘이제부터의 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흑 47로 백 한 점을 잡자 백이 둬야 할 곳이 여기저기 많아 피곤한 모습이다. 백은 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8 때 흑 19의 협공도 이색적이지만 백 20으로 둔 것은 더 이색적이다. 보통 백 20은 흑이 A로 협공했을 때 쓰는 수. 흑 21의 차단은 당연하면서도 강력하다. 백 22가 어렵다. 참고 1도 백 1처럼 실전과 반대 방향으로 젖히면 흑 8까지 백이 곤란하다. 백이 축으로 모는 수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 축과 상관없이 두려면 참고 2도 백 1로 치받아 두는 수가 있는데 흑 6의 급소 한 방이 너무 아프다. 흑 ○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 참고 2도의 결과는 흑의 세력이 매우 튼튼해 백 실패다. 백 22를 둔 이상 흑 33까진 필연의 수순. 백 30, 32의 선수가 기분 좋긴 하지만 우변 백 석 점이 너무 약하다. 백 34는 흑이 백 석 점을 원한다면 주겠다는 뜻. 도마뱀처럼 꼬리를 잘라 주는 사석(捨石) 작전을 통해 우변 흑 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흑도 그 의도를 간파하고 흑 35로 크게 공격한다. 우변 백의 타개가 초반 승부의 기로인데 백의 행마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아마국수전에서 우승하면 특별한 부상이 있다.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출전권이다. 아마추어로서 세계 1인자가 될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아마국수전의 의미가 남다르다. 흑 7의 걸침에 백은 8로 붙였다. 여기서 흑 13으로 붙이는 수는 최근 유행 정석. 알파고와 이세돌 9단 5번기 최종국에서 나온 진행(흑백은 바뀌었음)이다. 하지만 이 대국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열리기 전에 두어졌고, 실전 진행은 당시만 해도 흔치 않았다. 알파고가 이 대국에서 힌트를 얻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흑 17로는 참고 1도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미는 것이 최신 버전. 흑 5까지 실전보단 훨씬 단단한 모양. 흑 3 때 백 ‘가’로 반발한다면, 흑 1로 미리 둔 것이 이득이라는 점이 포인트. 흑 1 역시 5번기 2, 4국에서 알파고가 선보인 수법이다. 알파고와 이 9단은 최종국에서 참고 2도처럼 뒀다. 참고 1도와는 달리 흑 ‘나’ 백 ‘다’의 교환이 없기 때문에 이 9단은 백 2로 반발했다. 이 진행은 이 9단이 좋다는 평이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 개신교계에서 영성, 선교, 가정이 함께 어우러지는 ‘바이블 벨트’가 거의 완성 단계입니다. 국내 1200만 성도는 물론이고 해외 동포에게도 개신교계의 새로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송길원 목사(59·하이패밀리 대표·사진)는 현재 경기 양평군에 종합가정치유센터인 ‘W존’을 조성 중이다. 9만9000m² 넓이의 W존에는 선교훈련센터가 8월 완공될 예정이다. 미술관, 수목장, 청란교회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W존은 경기 가평군에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가 설립한 영성센터 ‘필그림하우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가 선교사를 위해 세운 ‘생명의 빛 예배당’과 함께 삼각형의 ‘바이블 벨트’ 중 한 축이 된다. 바이블 벨트는 미국의 중남부와 동남부에 걸친 복음주의 밀집 지역으로 주로 기독교 문화의 중심지를 표현한다. 송 목사는 “그동안 개신교가 ‘가슴을 뜨겁게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이 목사님, 홍 목사님과 함께 ‘바이블 벨트’를 통해 문화 사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이패밀리 역시 W존을 통해 25년간 해온 가정 사역을 더욱 심도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W존 중 2012년 완공된 청란교회는 바닥 면적 13m², 높이 9.7m인 푸른 계란 모양의 국내 초소형 교회. 송 목사는 “한 가족이 들어가 예배를 드리거나 묵상을 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라며 “초소형 파이프 오르간과 움직이는 십자가를 들여 놓아 성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란교회로 들어오기 전 미로(迷路) 형식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들어 마음의 정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송 목사는 “일반인에겐 인근 남이섬 등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 코스가 되도록 하겠다”며 “보고 즐기는 것뿐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고 영성을 회복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이패밀리는 1992년 창립 이후 부부와 가족의 관계 회복을 비롯해 혼혈인 인권 차별, 이혼 방지, 남성 성매매 근절, 자살 예방, 화장 장려 등의 범국민적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하이패밀리는 30일 오후 6시 반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하이패밀리 후원의 밤과 ‘바이블 벨트’ 관련 활동 보고회를 갖는다. 또 7, 8월 미국에서도 같은 행사를 연다. 031-772-3223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프로기사회 정관을 뜯어고칠 수 없다면 현재의 기사회를 와해시키고, 새로운 기사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최근 한국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한 이세돌 9단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1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시상식이 끝난 뒤 탈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사회와) 대화는 하겠지만 불합리한 정관이 너무 많아 고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완전히 고친다면 탈퇴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사회장인 양건 9단에게 탈퇴서를 제출하며 ‘기사회를 탈퇴할 경우 한국기원 주최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과 상금 및 대국료에서 기사회 적립금을 3∼15% 일률적으로 떼는 조항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적립금 건은 협의할 수 있지만 기전 참가 자격 조항은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속 대화하겠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초반부터 기선을 잡은 흑이 백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밀어붙인 한 판이었다. 좌상 변화에서 백 34가 느슨했다. 속수 같지만 참고 1도 백 1, 3으로 단수한 뒤 5로 흑 두 점을 잡았으면 백이 훨씬 안정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백 34 때문에 흑 35로 둘 여유가 생겨 백돌이 공중에 붕 뜨게 됐다. 이 돌의 행마는 이후 백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건 백 62. 지금은 참고 2도 백 1, 3으로 참는 게 좋았다. 이렇게 하변 실리를 확보하고 백 9까지 우변을 삭감했으면 아직 긴 바둑이었다. 실전은 하변 실리를 거꾸로 흑에게 빼앗기게 돼 실리에서 큰 차이가 벌어졌고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이번 결승은 김기백과 송규상의 대결로 압축됐다. 117=98, 141=135, 144=138, 173=76, 179=41, 217=169, 218=214, 221=215, 222=211, 229=223, 241=186, 265=22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대중공사)는 종단의 행정수장인 총무원장 선거에서 직선제와 재가자 참여 등 참종권(參宗權)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대중공사는 18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사부대중(四部大衆)이 직접 참여하는 참종권 확대가 다수 종도의 뜻임을 확인하고, 종단은 종도들의 참종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의 논의 결과를 위원 일동 명의로 냈다. 사부대중은 남녀 출가자와 신자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다. 조계종 관계자는 “참종권 확대는 사실상 직선제 실시를 의미하지만 종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명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7개 지역에서 열린 대중공사에서 총무원장 선출제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직선제가 60.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재가자에게도 투표권을 주는 종단쇄신위원회 안은 16.4%로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날 결과는 국회 격인 중앙종회 총무원장선출제도혁신특별위원회에 전달됐으며, 특위는 준비된 총무원장 선출안을 다음 달 중앙종회에 상정할 예정이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33·사진)이 최근 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복수의 한국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9단은 형 이상훈 9단(41)을 통해 낸 탈퇴서에서 이 단체 정관에 설립 목적에 반하는 강제 조항이 들어 있고, 기사회의 적립금 징수가 부당하다는 것을 탈퇴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기사회는 한국기원에서 활동 중인 300여 명이 소속된 친목 모임으로 1967년 설립됐다. 기사회는 친목 모임이지만 의결 사항이 실제 한국기원 행정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영향력이 작지 않다. 이세돌 9단이 지적한 강제 조항은 ‘기사회에 속하지 않은 기사는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는 기전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항목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이 9단이 기사회를 탈퇴할 경우 국내 기전에 참여할 수 없다. 이 9단은 이 조항이 설립 목적에 반하는 지나친 내용으로 법적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9단은 변호사에게 자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또 현재 대회 상금과 대국료에서 일률적으로 5%를 떼서 기사회 적립금으로 내는 것도 부당하다고 본다. 양건 기사회장은 “최근 이 9단과 만나 ‘이 9단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테니 탈퇴를 유보해 달라’고 했으나 이 9단의 탈퇴 의지는 확고했다”고 전했다. 이 9단은 2009년 기사직을 휴직할 때도 기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에도 이 9단은 중국 바둑 리그에 참여해 받는 대국료의 5%를 기사회에 내는 것이 부당하다며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이 9단은 기사회가 중국 리그와 관련해 일정 관리 등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 상황에서 관행적 납부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9단이 한국 바둑 리그 불참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됐을 때 기사회는 총회를 열어 불참에 대한 징계 여부를 투표에 부쳤다. 그 결과 징계 찬성이 많이 나오자 이 9단은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냈다. 이후 이 9단은 기원 사상 처음으로 휴직에 들어갔고 6개월 뒤인 2010년 초 복직했다. 기사회는 19일 대의원회를 열어 이 9단 사퇴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가 결정타나 마찬가지. 백이 92, 94를 선수하고 96으로 흑 ○ 한 점을 끊어 안간힘을 써 보지만 흑 97, 99의 연타에 속수무책이다. 여기서 참고 1도 백 1, 3으로 둘 순 없다. 흑 4까지 실전보다 피해가 더 크다. 결국 백은 흑 103까지 백 석 점을 버릴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백은 104, 106으로 하변을 건드려 본다. 흑 107로 참고 2도 흑 1, 3으로 쉽게 두면 백 6까지 중앙 쪽 흑 집이 줄어 백이 이득을 본 결과. 송규상은 이 그림이 싫어 흑 107, 109의 최강수로 버틴다. 참고 2도처럼 둬도 유리하지만 승부사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후는 외길 수순. 백 114로 먹여치는 것이 익혀둘 만한 수법. 언뜻 패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흑이 뒤로 몰아 촉촉수 형태. 백은 122까지 약간의 끝내기 이득을 봤다. 하지만 승부와는 관계없는 얘기. 이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117=○, 118=114, 121=115, 122=111.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68의 응수타진에 이어 백 70은 시급한 보강. 마음 같아서야 참고도 백 1로 서는 게 좋아 보인다. 하지만 흑 2, 4로 나와 끊는 수가 있다. 흑 8까지 백 5점이 잡히면 완전히 망한 꼴. 백 9가 맥점 같지만 흑 10이 선수여서 효과가 없다. 백 72부터 79까지는 좋은 끝내기 수법. 백 13점을 활용해 상변에서 1선으로 넘어가는 수순까지 얻어냈다. 백 80 때 흑 81은 꼭 기억해둬야 할 끝내기 수. 그냥 84의 곳에 막는 수에 비해 흑 집은 차이가 없지만, 백 A로 막는 수가 선수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나중에 흑이 1선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어 백 집이 2집 줄어들 수 있다. 백 86의 응수타진에 흑 87을 본 검토실은 “지독하다”며 웃는다. 흑 87은 한 집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수. 유리하면 혹시나 해서 B로 물러설 법도 한데 송규상은 양보가 없다. 그만큼 수읽기에 자신 있다는 뜻이고, 기백도 좋다. 백 88 때 흑 89로 찌르고 91로 젖힌 수가 좋은 수순. C와 D를 맞보기로 한다. 백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맹획을 7번 잡았다가 7번 풀어준 것처럼 모든 것이 흑의 손아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지난해 2연패에 성공한 티브로드 팀의 3연패? 준우승한 신안천일염의 재도전? 아니면 제3의 팀의 돌풍?’ 대회 총예산이 37억 원인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KB리그)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개막식을 갖고 6개월의 장정에 들어갔다. 올해는 티브로드, 신안천일염, Kixx, 포스코켐텍, SK엔크린, 정관장 황진단, 화성시 코리요, 한국물가정보 등 기존 팀에 BGF리테일CU 팀이 새로 참가해 모두 9개 팀이 리그전을 펼친다. 개막전은 19일 오후 6시 반 티브로드 팀과 정관장 황진단 팀의 대결로 시작된다. 올해도 지난해 우승 멤버(박정환 이동훈 김승재 강유택 박민규)를 고스란히 보유한 티브로드와 이세돌 9단이 버티고 있는 신안천일염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인 만큼 올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레스터시티’처럼 제3의 팀이 치고 나올 수 있는 변수 역시 존재한다. 홍일점 최정 6단(BGF리테일CU)의 활약도 흥행 포인트다. 2부 리그 격인 퓨처스리그도 같이 진행된다. KB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바둑TV와 웹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 생중계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55로 백 ○의 생사가 걸린 상황. 과연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백은 56으로 흑의 자충을 노린다. 이런 대목의 수읽기가 아마추어에겐 어렵다. 특히 자충은 언뜻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나 프로기사 수업을 받은 이들에겐 그리 어렵지 않다. 흑 57이 백의 노림에서 벗어나는 수. 참고도 흑 1로 백 ○를 잡으러 가면 백의 그물에 걸려든다. 백 2, 4로 흑은 자충에 걸린다. 백 8까지 흑 석 점이 잡힌다. 흑은 백을 편안하게 살려준다. 유리한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 백 60은 끝내기 면에서 이득. 나중에 흑을 조이면서 넘어가는 수를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변 백이 살아도 흑 우세의 형세는 변함없다. 흑 61의 쌍립. 안 둬도 수가 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두터운 수가 흑에겐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상황. 백 62는 큰 곳이기도 하지만 여기를 두지 않으면 흑이 거꾸로 둘 때 응수가 곤란하다. 흑 65, 67로 반상 최대의 끝내기가 흑의 수중에 들어갔다. 이제 변수가 거의 사라진 끝내기 국면인데 백의 역전은 힘들어 보인다. 해는 지고 갈 길은 멀고….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2004년 강원 월정사에서 처음 선보인 1개월의 ‘출가학교’는 당시 영성에 목마른 사람들의 호응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10여 년간 3000여 명이 출가 체험을 했고 이 중 실제 출가자도 150명이나 나왔다. ‘출가학교’를 출범시킨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그동안의 운영 경험과 참가자 사연 등을 엮은 책 ‘출가학교’(모과나무·사진)를 내놓았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1, 2부는 ‘지식은 넘치고 지혜는 부족한’ ‘물질은 풍요롭고 마음은 가난한’ 세상 속에서 한 달간의 출가를 통해 기존의 ‘나’와 ‘내 것’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3부에선 출가학교의 프로그램과 그 의미를 참가자들의 육성 등을 통해 소개한다. 4부는 출가학교에서 느끼고 배운 것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정념 스님은 “앞으로 1주일 출가, 여성 출가, 연령대별 출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가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월정사 인근에 세울 예정인 ‘자연명상마을’과 연계해 출가 체험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사단법인 나눔광장(대표 천태종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은 14일 부처님오신날 다문화가족과 함께 하는 힐링치유 문화축제 ‘다함께 동행’을 부산 삼광사 자비동산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다도, 명상, 공예품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으로 시작됐다. 이어 유명 인사와의 즉문즉답 등 힐링 토크콘서트와 다채로운 음악 공연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미국 뉴스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볼거리 50선’에 나오는 삼광사 연등축제와 함께 열렸다. 힐링문화축제와 삼광사 연등축제 기간 동안 시민 및 관광객이 약 100만 명 다녀간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무원 스님은 “두 축제가 잘 어우러져 부산 지역의 대표적 문화관광 축제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출 방식으로 22년 만에 직선제가 도입될 수 있을까. 조계종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도법 스님)는 총무원장 선출 방식에 대해 3월 31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에서 1차 대중공사(大衆公事·불교에서 대소사를 논의하는 열린 모임)를 연 데 이어 지난달 대구 경북 등 전국 7곳에서 현장 여론 청취와 투표를 진행했다. 》모두 535명이 투표에 참여해 60.7%가 직선제를 찬성했고 종단쇄신위원회 안이 16.4%, 중앙종회(종단의 입법기구)가 중심이 돼 제시한 ‘염화미소법’이 9.3%, 현행 제도 유지가 6.9%의 지지를 받았다. 현행 제도는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금권선거와 계파별 담합 등의 논란이 불거져 오래전부터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조기룡 동국대 교수는 1차 대중공사 당시 “(현행 제도는) 선거인단 구성에 본사 주지의 영향력이 크고 금권선거 가능성이 높아 대중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2013년 총무원장 선거 때 직선제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당선 후에는 직선제의 폐해도 적지 않다며 준(準)직선제 도입을 시사했다. 종단 주류 측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이 염화미소법. 선거인단이 검증을 통해 후보 3명을 선정하면 이 중 한 명을 종정이 낙점하는 방식이다. 자승 총무원장이 “현 선출제도의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 불교 관계자는 “이번 대중공사에서 총무원과 종회 등 현재 주류 측이 원하는 염화미소법보다 직선제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나와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주류 측의 염화미소법을 밀어붙인다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엔 ‘총무원장 3선 금지’ 규정이 있어 현재 연임 중인 자승 원장은 다음 선거에는 나설 수 없다. 불교계에선 주류 측이 종회나 계파의 세력 분포에서 비주류보다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예측 못할 변수가 많은 직선제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출가자 직선제를 실시하면 1만3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하게 돼, 현행처럼 교구 본사 추천인이나 종회 의원 등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보다 훨씬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자승 원장이 교구 본사 모임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현행 선거제도 유지 가능성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구니의 참정권 확대 여부도 주목된다. 그동안 스님 수의 절반에 달하는 비구니 중에서 종회 의원은 10명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참정권이 제한돼 온 셈. 한 비구니 스님은 “직선제를 통해 종단도 실질적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며 “최근 전국비구니회장 선거에 직선제를 도입한 결과 금권선거 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18일 서울 불광사에서 2차 대중공사를 열고 총무원장 선출 방식을 택해 중앙종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추진위 안은 구속력은 없다. 중앙종회는 다음 달 21일 임시총회에서 추진위 안 등을 놓고 선출 안을 확정한다. 추진위가 직선제를 올릴 경우 중앙종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좌변 패는 백이 이기기 쉽지 않다. 흑은 적당히 이득을 보면 되기 때문에 곳곳에 팻감이 널려 있다. 게다가 자체 팻감도 많아 사실상 승부가 크게 기울어진 상황이다. 백도 일단 42처럼 팻감을 쓰면서 끝까지 버텨볼 수밖에 없다. 여기서 흑 45가 바둑을 끝낼 기회를 놓친 수. 참고도처럼 흑 1로 팻감을 쓰고 흑 3으로 패를 따내면 백은 팻감이 없어 곤란했다. 더구나 이후 ‘가’로 나가는 팻감도 남아 있어 흑은 패를 이기고 빨리 바둑을 끝낼 수 있었다. 흑 45는 백이 당연히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 패를 해소했다. 흑 47로 빳빳하게 서는 것이 정수. 상변 백이 양쪽으로 갈라져 둘 중 하나는 잡히는 형태다. 물론 이런 정도로도 흑이 크게 우세하다. 유유자적한 자세지만 바둑을 끝내야 할 때 끝내지 못한 게 약간 찜찜하다. 백 ◎를 살릴 수 없다. 중앙 쪽 흑이 워낙 두텁고 우변 백도 약해 살기도 쉽지 않지만 살아도 우변 백이 다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일단 52까지 최대한 삭감한 뒤 백 54로 붙여간다. 이쪽 백돌은 꼭 살려야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얼핏 보면 사는 궁도가 잘 나오지 않는데 백의 수읽기는 무엇일까. 41=○, 44=38.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아프리카 케냐 북부의 오지 투르카나에서 선교사로 일했던 임연심 씨(1951∼2012). ‘투르카나의 맘(어머니)’으로 불릴 정도로 헌신적 활동을 하다 풍토병으로 숨진 그녀의 인생이 소설가 서영은 씨의 손길로 다시 태어났다. 최근 발간된 ‘삶이 말하게 하라’(열림원)는 서 씨가 임 씨와의 생전 인터뷰, 현지인 20여 명의 인터뷰, 임 씨의 일기 등 유품 등을 바탕으로 쓴 임 씨의 전기다. 1987년 여의도순복음교회 1호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송된 임 씨는 그곳에서 주로 고아를 돌보는 일을 맡았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로 23시간 걸리는 투르카나는 부족끼리의 분쟁으로 늘 전쟁터나 마찬가지고 학교나 병원도 없이 우물 하나에 의지해 살아가는 메마른 땅이다. 임 씨는 ‘킹스키즈(King‘s Kids)’라는 이름의 보육원과 유치원을 열어 아이들을 보살폈다. 그는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은 바로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라고 가르쳤고 그가 길러낸 아이들 수백 명은 목사 교사 의사 기자 은행원 회계사 공무원 등 지역 사회를 이끄는 인재로 성장했다. 임 씨는 “(선교사 사역은) 죽음 같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아낌없이 베풀다 떠났다. 서 씨는 통상적인 전기와는 달리 자신과 임 씨가 나누는 가상의 대담 형식으로 임 씨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경남 합천 해인사 퇴설당(堆雪堂)에서 바라본 가야산은 색색의 신록으로 물결치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색채의 새잎을 틔운 나무들은 사람의 마음을 봄처럼 화사하게 만들었다. 소박한 현판이 걸린 퇴설당은 경허 성철 혜암 법전 스님 등 역대 선사와 종정이 머물러 한국 불교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지난해 3월 이곳의 새 주인이 된 해인사 방장 원각 스님을 부처님오신날(14일)을 앞둔 9일 만났다. 국내 일간지로서는 첫 인터뷰. 말씀 내용은 엄했지만 인터뷰 동안 소박하고 자상한 미소가 스님의 입가에 감돌았다. ―우선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묻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태어나실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홀로 귀한 건 싯다르타 태자 개인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갖고 있는 본래의 나, 즉 본성(本性)이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이 본성이 미혹되니까 세상에 고통이 가득 차는데, 본성을 찾는 길을 밝혀 주겠다는 부처님의 염원이 담겨 있어요. 부처님은 올바른 길을 만들어내는 신통한 능력이 있는 도사(道士)가 아니라 그 길로 사람들을 이끄는 도사(導師)입니다.” ―스님은 1967년 출가한 뒤 한평생 간화선 수행을 해왔는데 스님이 보는 간화선 혹은 선 수행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태양이 구름에 가리면 밝지 못한 것처럼 내가 곧 부처인데 어리석음, 욕심, 성냄에 갇혀 제 모습대로 쓸 수 없는 겁니다. 문제를 자꾸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면 싸우고 고통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본래 마음이라는 근본을 깨달으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화두든 어느 장소든 화두를 깨닫지 못했다면 화두를 참구해야 합니다. 그게 곧 간화선 수행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어지럽고 서로 헐뜯고 싸우기 바쁩니다. 세상에 꼭 들려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으시다면…. “꼭 한마디만 해야 한다면 화광동진(和光同塵)입니다. 나를 낮추고 같이 어울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욕제일도(忍辱第一道)’가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 견디는 게 가장 으뜸인 도라는 겁니다. 이게 성별 직업 경제형편 이념 종교 등을 떠나 나와 네가 서로 잘 살 수 있는 길입니다. 여기에 나와 남의 구별을 버리고(선수제아인·先須除我人), 거울에 자취가 남지 않듯 나쁜 일이 닥쳐도 그걸 (마음에) 품지 않으면(사래무소수·事來無所受) 됩니다. 내가 잘돼야 남도 잘되고 남이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생각이 우리를 화합하게 만듭니다.” ―은사 혜암 스님(1920∼2001)과의 인연을 말씀해 주세요. “1967년 행자 시절 혜암 스님과 한 방에서 5, 6개월 같이 머물며 수발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네가 중노릇 잘못하면 나도 지옥에 간다’라는 말씀이 생생해요. 주위 사람과의 인연이 소중함을 강조하신 거죠. 또 늘 사소한 것이라도 이치에 맞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그래야 큰일도 이치에 맞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본인은 주무실 때도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을 하셨고 대중과 떨어져 계셔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질 못했습니다.” ―최근 민심이 총선을 통해 반영됐는데 새로 선출된 20대 국회의원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무엇입니까. “어떤 일을 진보는 진보, 보수는 보수 입장에서만 보려고 하니까 일이 제대로 안됩니다. 이 일이 잘되기 위해선 어느 것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상대의 시각도 과감히 수용할 수 있는 자세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기 바랍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좌하 흑 ●가 잡혔지만 뒷맛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송규상은 뒷맛을 아끼기보다는 당장 뒷맛을 활용해 이득을 보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 흑 23, 25가 가장 까칠한 수. 일감으로는 참고 1도 백 1로 받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흑 2부터 외길 수순이 진행되면 흑 12까지 흑이 거뜬히 살아간다. 흑 27에 백이 물러서면 수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흑이 28의 곳을 한 번 더 밀고 들어오면 최소 3집은 없어진다. 백으로선 불리한 바둑을 기껏 따라잡아 이제 희망이 보이는데 눈 뜨고 손해를 입을 수는 없는 일. 배수진을 치듯 백 28로 막아 버틴다. 백이 버티기로 한 이상 흑도 극약 처방을 쓸 수밖에 없다. 흑 29, 31은 손해지만 흑 말의 안형을 풍부하게 만드는 수순. 이어 흑 35로 집는 수가 있어 패가 났다. 백이 참고 2도 백 1로 흑 전체를 잡자고 하는 건 흑 10까지 살아간다. 일단 흑 성공이지만 패의 변수가 남아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에 백 10으로 물러선 것은 정수. 바로 틀어막으면 전보 참고도에서 본 대로 귀로 침입하는 수가 있다. 이때 흑 11이 맥점이긴 한데 수순이 잘못됐다. 먼저 참고도 흑 1로 단수 치고 3(실전 흑 11)으로 뒀으면 흑 5가 성립한다. 수순의 중요성은 익히 아는 바이지만 고수일수록 미리 단수하지 않고 맛을 남겨놓은 뒤 결정적 순간에 단수하려다가 실기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반면 ‘맛’ 대신 ‘확실함’에 의존하는 알파고는 프로들이 보통 하지 않는 단수를 여러 차례 선보여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먼저 단수하지 않고 실전 흑 11로 두자, 백이 12로 반발한다. 흑 13의 단수 때 백이 단수를 외면하고 14로 좌하 흑을 모조리 잡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흑 17까지의 바꿔치기는 누가 이득일까. 중앙에서 흑이 백 11점을 잡은 실리는 30집에 육박하지만 좌하 흑 5점을 잡은 것은 안팎의 맛까지 따지면 30집이 넘는다. 좌하에 흑이 준동하는 뒷맛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백은 바꿔치기를 통해 일단 실리를 거의 따라잡았다. 백이 끌려 다니다가 흑의 수순 착오에 힘입어 다시 각축을 벌이게 된 형국. 이제 흑이 새로이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17=○.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