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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유흥업소와 주점을 중심으로 20, 30대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동선이 제대로 파악이 안돼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부산에는 하루 6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7일부터 8일 오전까지 5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14명이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다. 이달 초 클럽과 유흥주점에서 시작된 뒤 현재까지 15개 업소에서 85명이 감염됐다. 수도권 젊은이들이 방역수칙이 느슨한 부산의 유흥업소를 찾았다가 연쇄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접촉자가 3000여 명으로 추측되지만 출입자 명단이 부정확해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구에서도 동성로의 주점을 찾은 손님과 종업원 등 6명이 한꺼번에 감염됐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는 50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틀 동안 6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된 훈련병들은 지난달 14일 입소 당시 1, 2차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증상자가 나왔고 생활관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다. 논산시는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훈련병 4000여 명의 진단검사를 하고 다중이용시설 337곳에 신속자가검사 키트를 배부했다. 인천에서는 초등학교 관련 확진자가 5명이 늘어 관련 감염자는 48명이 됐다. 제주 지역에서는 6일 19명, 7일 17명 등 이틀 연속 두 자릿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8명꼴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관광업소 등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휴가철을 앞두고 방역이 무너지면서 사회적 비용과 부담이 늘고 있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최근 성공적으로 종료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딛고 공연예술계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드 코로나’(일상과 방역 병행) 시대에 침체한 문화예술 공연 무대를 살릴 해법을 내놓았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딤프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시기를 늦추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행했으나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축제 기간이 기존보다 일주일 이상 짧았고 공연 작품 수도 적어서 뮤지컬 팬들이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올해 딤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Hybrid·다른 성질을 가진 요소를 둘 이상 섞음)형 축제로 완벽히 거듭나며 뮤지컬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축제 기간을 기존처럼 18일(6월 18일∼7월 5일)로 다시 늘렸고, 전체 21개 공연 가운데 3개 작품만 온라인으로 상영했다. 나머지 18개 작품은 오프라인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과 만났다. 뮤지컬에 목말랐던 관객들이 몰리면서 주요 작품인 ‘조선변호사’와 ‘프리다’ 등은 90∼100%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오프라인 공연의 객석 점유율도 평균 87.8%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초연 10주년을 맞아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한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The Movie’는 하이브리드형 축제로 거듭난 딤프의 상징과도 같았다. 영화 투란도트 등 온라인 상영작을 보기위해 몰린 랜선 관객 수가 18만 명에 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공연예술의 언택트(비대면) 콘텐츠화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해 딤프의 성공은 딤프지기(자원활동가) 119명의 헌신과 관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딤프지기는 무더위 속에서도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관객들에게 방역절차를 안내하고 발열체크와 출입명부 관리를 철저히 했다. 관객들도 딤프지기의 안내에 따라 방역수칙을 잘 지켜줬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축제 기간 감염 사례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모두의 노력으로 만든 청정구역에서 딤프가 발굴한 미래 뮤지컬 꿈나무들도 무대 위를 종횡무진했다. 채널A 뮤지컬 경연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1회 최우수상 수상자 김다윤을 비롯해 김도연(3회 최우수상), 왕준형(2회 장려상), 오동현(4회 특별상) 등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러 주목받았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확인했다. 문화예술계는 물론이고 우리 일상도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문화예술계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역 대표 공연장을 갖춘 북구 엑스코는 8월까지 대관 일정이 이미 가득 찬 상태다. 엑스코 관계자는 “인기가수 나훈아와 소향, 정동하 등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1회 4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대부분 공연이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대구미술관에도 인파가 몰리고 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500명으로 제한해 전시회에 입장시키고 있는데 거의 매일 매진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지역 주요 축제도 재가동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취소됐던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올해 10월 개최를 목표로 대행사 선정 등 준비에 들어갔다. 지역 대표 관광지인 수성못에서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려 이달 초 폐막한 딤프의 열기를 이어간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와 경주시가 2025년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나섰다. APEC은 한국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세계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매년 11월 모여 아시아태평양의 비전과 실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1993년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한국은 2005년 부산에서 1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은 6일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에서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고우현 경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김용국 경주화백컨벤션뷰로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은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 개최국으로 선정됐으며 개최 도시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이날 주 시장은 최적지로서 경주의 매력과 유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천년고도 경주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세계 정상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도시다. 산업 발전 중심지인 포항과 구미, 울산과 가까워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현장을 소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는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국제선이 드나드는 김해공항과는 차로 1시간 거리다. 각국 정상들을 태운 전용기는 이보다 가까운 대구공항이나 울산공항을 이용할 수도 있다. 경주지역 호텔은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단을 모실 수 있는 130m² 이상 크기의 스위트급 객실을 다수 보유했다. 주 회의장이 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하이코)와 같이 보문관광단지에 모여 있어 경호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경주시는 국제회의 개최 경험도 풍부하다.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와 2015년 세계물포럼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성공시켰다. APEC 정상회의는 21개국의 정상과 정부 대표단, 기업인, 취재진을 포함해 국내외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국제회의다. 5월 대구경북연구원이 조사한 ‘경북도 2025 APEC 유치를 위한 기본 구상 및 지역 효과 분석’에 따르면 경북은 생산유발 9720억 원, 부가가치유발 4654억 원, 취업유발 7908명의 성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 예상 경제 효과는 생산유발 1조8863억 원, 부가가치유발 8852억 원, 취업유발 1만4438명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본격적으로 공동 유치 활동을 펼친다. 구현모 경북도 국제관계대사가 단장을 맡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추진단’을 구성하고 자료 수집과 분석 및 준비 계획을 수립한다. 대구시와 경북 23개 시군,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등에 경주 유치 지지에 적극 나서줄 것도 촉구한다. 지역민 대토론회와 범도민추진위원회 출범 서명 운동, 대정부 건의문 채택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코 증개축과 숙박시설 및 보문관광단지 정비 공사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제주시가 유치 준비단을 구성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유치를 고려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최 도시는 준비기간 등을 검토해 2023년 30차 회의에서 결정된다. 이 지사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그동안 축적한 국제적 노하우가 많은 만큼 APEC 역사에 남을 정상회의를 개최할 자신이 있다. 2028년 개항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널리 알리고 세계를 향해 비상할 기회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영남이공대 출신 다수가 최근 국내 대기업의 공개 채용에 합격했다. 5일 대학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실시한 반도체 전문인력 채용에서 스마트융합기계계열 25명, 전기자동화과 9명, ICT(정보통신기술)반도체전자계열 10명, 화장품화공계열 6명, 스마트e-자동차과 2명 등 졸업생 및 재학생 52명이 합격했다. 영남이공대는 실습 현장 중심의 전문직업기술교육을 통해 이 같은 좋은 성과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차별화, 특성화한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아 현재 73.4%의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직 환경이 나빠졌지만 대학일자리센터 및 기업인재육성지원단의 원스톱 취업 지원 등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언택트(비대면) 진로 담당과 온라인 자소서 지원, 언택트 면접 컨설팅, 맞춤형 진로 캠프, 랜선 진로 취업 특강 등 다양한 비대면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내년에 신설할 웹툰과와 해외사무행정취업과, 더모델즈과, 글로벌외식산업과 등 11개 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은 “효과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전문직업기술교육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파티마병원이 개원(1956년 7월 2일) 65주년을 맞아 향후 5년을 이끌 비전을 발표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환자중심! 진료중심! 이념중심! 모두가 행복한 파티마’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개원 7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4대 중점 분야와 15개 전략 과제를 실천한다는 목표다. 환자 경험 개선과 스마트 워크(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환경) 활성화를 추진해 환자 중심 병원으로 도약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의사 역량 강화와 노인 의학 분야 특화 및 지역 대표 진료 분야 육성, 내과 진료 협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념 교육 및 조직 문화 개선, 파티마봉사단 활동, 인재 육성도 병행한다. 병원의 중장기 계획인 시설 및 건물 환경 개선안도 마련한다. 대구파티마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경험평가 상위 10%, 신규 환자율 5%, 직원 만족도 조사 결과 4.0, 리뉴얼 공간 만족도 9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골룸바 수녀)은 “미래 계획을 잘 수행해 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는 4일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육성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17년 대상, 2018년 장려상, 2019년 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올해 평가에는 경북도와 서울 영등포구, 광주 북구, 충남 공주시 등 모두 41개 지방자치단체가 응모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활성화, 사회적기업 발굴, 일자리 창출 및 판로 지원, 예산 집행 및 정산·부정수급 관리, 인재양성체계 구축 등 5개 심사항목을 기준으로 서면심사와 PT 발표 평가를 거쳐 최종 수상기관을 선정했다. 경북도와 함께 응모한 안동시는 우수상을 받았다. 경북도는 대기업과의 공동마케팅과 우체국 쇼핑몰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해 모두 43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사회적기업 생산 제품 판매장인 안테나숍 14곳을 조성해 연간 5억 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 통합 마케팅을 통해서도 30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내 사회적기업 369곳의 전체 종사자 9544명 가운데 청년층은 31.7%, 취약계층은 46%에 이를 정도로 사회공헌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사회적기업이 질적·양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이 8∼11일 나흘 동안 대구 수성못 일대에서 펼쳐진다. 수성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올해 행사는 거리공연을 뜻하는 프린지(fringe)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성못을 찾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수성못 수상무대와 상화동산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채널A 뮤지컬 경연 프로그램인 ‘뮤지컬스타’ 출연자들과 딤프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자, 뮤지컬 퍼포먼스 팀, 고교생 및 대학생 뮤지컬 공연팀, 시민예술가 등이 거리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EG 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FAKEBOOK’의 하이라이트 공연도 열린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리마켓을 진행하며 야외 뮤지컬 영화 상영회를 통해 영화 ‘라라랜드’와 ‘코코’를 상영한다. 주요 뮤지컬의 가사와 대사 등으로 꾸민 포토존도 조성한다.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도 행사장을 찾는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주역 한지상은 8일 개막행사 무대에 오른다. 팔색조 매력을 가진 뮤지컬 배우 박혜나와 실력파 배우 장은아는 폐막행사 무대를 장식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일 출범한 영남권 각 자치경찰위원회가 다양한 지역 맞춤형 치안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는 “민·관·학이 참여하는 ‘치안 리빙랩(Living Lab)’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리빙랩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직접 현장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찾는 방식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윌리엄 미첼 교수가 시민 참여로 주거 환경을 개선해 보자며 만들었다. 쓰레기 무단 투기, 상습 침수 등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고 있다.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부모와 교사, 구청이 머리를 맞대 등굣길 안전을 개선한 서울 성동구의 ‘안전 통학로’가 사례다. 위원회는 리빙랩 개념을 치안에 적용하기 위해 부산지역 대학 산학협력단, 부산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학계에서는 학생들과 시민 의견 및 현장 조사를 거쳐 시급한 치안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경찰은 치안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의견을 활동에 반영한다. 위원회는 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용환 부산시 자치경찰위원장은 “치안을 관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의 입장에서 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리빙랩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교통 분야에선 ‘인공지능(AI) 보행자 신호 자동 연장’ 시스템이 구축된다. 교통 흐름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영상 인식 AI 시스템이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지를 인식해 자동으로 보행 신호를 연장하는 시스템이다. 또 심야 시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관과 구청 직원이 공동 대응하도록 각 구에 아동학대 전담업무 보조인력 1명씩을 확충한다. 야간 출동 시 구청 직원이 연락이 안 돼 동행 출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보완한 것이다.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도 ‘시민중심 네트워크 협의체 구성’을 첫 번째 화두로 꺼냈다. 시민들이 치안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위원회를 거쳐 정책으로 실현하는 시스템이다. 시민단체, 자원봉사단체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 소통을 확대할 방침이다. 청소년과 아동을 각각 대상으로 한 ‘폴리스 틴(Teen)’과 ‘폴리스 키즈(Kids)’ 형태의 참여 모델을 확대한다. 좋은 정책을 제안하는 시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타인을 해칠 위험이 높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입원 제도를 보완하는 데 주력한다. 상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곧바로 입원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입원실 부족 등의 이유로 병원에서 거부할 경우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지만 지자체가 미리 병실을 확보해 경찰에서 보호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환자를 바로 입원시킬 방침이다. 아동학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찰, 구청, 아동보호기관이 아동 보호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최철영 대구시 자치경찰위원장은 “자치경찰제의 핵심은 주민 참여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치안 수요를 발굴해 내겠다”고 말했다. 경북도 자치경찰위원회도 1호 시책을 발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각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연일 현장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경남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집에서 학교까지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조성’을 1호 사업으로 선정했다. 조사 결과 최근 5년 동안 경남에선 2875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숨지고 3568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어린이 교통사고를 해마다 10%씩 줄이자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까지 약 240억 원을 들여 교통안전시설, 무인단속장비 등을 대폭 개선·보강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주정차 위반 차량의 단속을 크게 강화한다. 자치경찰제 취지에 맞게 이번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녹색어머니회 등과 조사,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영주시가 대한민국 베어링산업 중심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를 늘리는 해법을 일자리 창출로 판단하고 산업 구조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영주시는 일진그룹 계열사인 ㈜베어링아트가 2011년 12월 장수면 반구전문농공단지 16만5200여 m² 부지에 3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공장을 세우면서 베어링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2014년 취임해 재선한 장욱현 영주시장은 초임 시절부터 베어링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이듬해 사업비 270억 원을 투자해 장수면에 하이테크베어링 시험평가센터 구축을 추진해 2018년 완공했다. 이 시설은 기업이 생산한 베어링을 시험 평가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한다. 영주시의 이 같은 노력에 주목한 정부는 2017년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국정과제 경북지역 공약사항으로 선정했다. 2018년에는 영주시 장수면 일대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타당성 검토를 통과한 데 이어 올해 3월 실시 협약을 체결해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종 승인은 2023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 시장은 “영주에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전국에 분산돼 있는 베어링 생산기업과 협력기업, 연구소 등이 집적하게 된다. 베어링아트가 국가산단 내 13만2000여 m² 부지에 공장 증설을 약속했고 80여 개 업체가 입주 의사를 밝힌 상태다”라고 말했다. 영주시에 따르면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가 본궤도에 오르면 직간접 고용효과 약 5000명, 경제유발효과 연간 835억 원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는 지금보다 약 1만1000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구 10만2000명보다 10% 더 늘어나게 되는 셈. 장 시장은 “현재까지 첨단베어링 제조공장 증설 등을 통해 5307억 원의 투자 유치와 일자리 835개 성과를 냈다.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영주의 100년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가 마련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영주는 1월 중앙선 복선전철 신형 고속철도(KTX)-이음이 개통함에 따라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영주역에서 서울 청량리역까지 1시간 40분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돼 서울까지 일일 생활권을 완성했다. 지역 선순환 경제 실현을 위해 펼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들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지역 화폐인 영주사랑상품권을 1040억 원으로 확대 발행하고 있으며 가맹점은 4286곳으로 늘렸다. 영주시는 농업과 관광업 발전에도 적극적이다. 시는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특화작목을 한라봉과 레드향 등 아열대과수로 전환하고 샤인머스캣과 별사과 등 인기 과일 재배 농가를 육성하고 있다. 영주시 농특산물 공식 쇼핑몰인 ‘영주장날’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5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온라인 영주풍기인삼축제는 유튜브 등을 통해 850만 명이 시청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관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 힐링여행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시가 만든 안빈낙도 힐링영주 관광 프로그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공모형 지역관광 개발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120억 원을 지원받는다. 장 시장은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의 남은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영주 100년의 미래를 활짝 열 것”이라며 “또 영주역은 유라시아 대륙 철도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환자 가족 사정을 외면하는 의료 서비스가 말이 됩니까?”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뇌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를 돌보는 A 씨(61)는 최근 병원에서 겪은 불만족 사례를 설명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낮 시간만 일하는 간병인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기 때문. 아내는 지난해 1월 수술 이후 지금까지 장기 입원하며 재활 중인 상태다. 신체 일부가 마비돼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거동조차 쉽지 않다. A 씨는 줄곧 곁에서 아내의 수발을 들었지만 최근 바깥 일이 생기면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는 “병동 자리를 비울 동안만 돌봐줄 간병인을 찾았는데 해당 시간에 일하는 간병인이 없다고 해 낭패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이 병원이 지정한 간병인 파견 업체는 3곳. A 씨는 “같은 병동의 다른 가족이 24시간 근무하는 간병인은 많다고 해서 물어보니 실제 그랬다. 요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이 간병인 파견 업체의 일방적 운영 행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자가 최우선이라는 의료 기본 원칙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A 씨의 사례처럼 실제 이 병원에서 오전 7시 반∼오후 6시 반 일하는 간병인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 대신 요청한 당일 시간에 시작해 다음 날 같은 시간까지 일하는 24시간 간병인은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병원과 환자 등에 따르면 일하는 시간에 따라 간병인 수가 다른 사정이 있다. 낮에 일하면 6만 원을 받지만 24시간 근무하면 2배 가까운 11만 원을 받는다. A 씨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이 선호 요인이지만 24시간 간병인은 환자가 밤잠을 잘 때 같이 쉴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병원에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간병인이 환자와 가족들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것 같아 제재를 요구했지만 ‘조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환자 가족에게 소개를 해서 우롱을 당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병원 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상당수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영남대병원이 지정한 간병인 파견 업체 3곳에 문의하면 낮 시간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없다는 말만 한다고 한다. 일부는 24시간 간병인을 권하기도 한다. 한 환자 가족은 “병원이 지정한 업체라면 모든 서비스의 질이 높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업체는 말투부터 되레 ‘갑’질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다른 환자는 “간병인 파견 업체가 낮 시간 근무를 의무화하는 자체 규정을 운영하거나 병원 측이 이를 지정 조건으로 요구하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종합병원은 대체로 간병인 파견 업체를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환자들이 간병인을 요청하지 않으면 파견 업체를 소개하지 않는다. 파티마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업체 1, 2곳을 선정해 운영하는데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퇴출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한다. 영남대병원은 간병인 파견 업체가 난립하는 것을 우려해 3곳을 지정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애초 환자와 가족들의 편의를 생각해 지정했다. 여러 업체의 제안서를 받고 병원이 평가한 뒤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서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3곳의 홍보용 명함을 각 병동에 비치해 환자에게 소개한다. 영남대병원은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다.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은 “해당 사실을 제대로 조사해 환자와 가족, 보호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간병인 파견 업체에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권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대구 달성군은 국내 최고의 언택트(비대면) 관광지입니다.”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사진)는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체계적이고 과감한 관광정책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달성군은 비슬산과 낙동강, 달성습지 등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김 군수는 2010년부터 이런 자원에 스토리를 담아 특색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2017년 비슬산은 대구시 1호 관광지로 지정됐다. 2019년 2호 관광지로 지정된 화원유원지에서는 ‘낙동가람 수변 역사 누림길’ 조성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김 군수는 “한 해 77만 명이 찾는 송해공원은 2018년 대한민국 관광명소로 지정됐다. 2020년에는 사문진주막촌과 함께 한국관광공사 언택트 관광 100선에 선정돼 대한민국 문화관광 중심지로 달성군이 거듭나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성군은 송해공원 근처 기세리 마을에 송해기념관과 선비문화체험관을 짓고 선비문화마을 경관 개선 사업을 진행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김 군수는 “대구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동서원의 성역화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관광 클러스터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배우면서 즐기는 교육관광코스도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내년 개관을 목표로 올 하반기 공립화석박물관 조성 공사에 들어간다. 김 군수는 “국내외 화석 3000여 점을 전시하는 공립화석박물관은 지역 국립대구과학관, 어린이과학체험관과 힘을 합쳐 새로운 교육관광 시장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달성군은 비슬산 참꽃케이블카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1년 6개월간 사업비 310억 원을 투자해 비슬산자연휴양림 공영주차장∼대견봉 1.9km 구간에 건설한다. 김 군수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장애인과 어르신을 비롯한 교통약자도 비슬산 비경을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지역 환경단체 10곳도 케이블카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달성군은 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돼 밑거름을 마련했다. 김 군수는 “예비사업을 실시하고 평가받는 올해가 굉장히 중요하다. 주민과 지역 예술인, 전문가들이 역량을 모으는 만큼 내년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문화관광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달성군의 도약 비결을 경청(傾聽)으로 꼽았다. 달성군은 전문가와 주민들로 구성된 82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위원회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김 군수는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가꾸기 사업’을 추진해 호응을 얻고 있다. ‘주민이 달성의 뿌리이자 미래’라는 생각으로 달성군의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키워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겠습니다.”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사진)은 29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제조 및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수도권의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에 밀려 지역에서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문화관광산업은 새로운 콘텐츠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성구’ 하면 빌딩숲부터 떠오르지만 전체 면적의 74%는 녹지다. 강과 하천이 흐르는 생태도시다. 수성구는 요즘 지역 저수지와 계곡, 금호강 매호천 같은 자연환경을 활용해 언택트(비대면) 힐링관광 코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수성 패밀리파크와 매호천, 고모동을 순환하는 금호강권(圈)에 약 8000m² 규모의 유채, 국화 군락지를 조성해 둘레길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대구스타디움과 대덕산 자락을 잇는 진밭골권에도 산책로를 닦고 있다. 주요 거점별로 명상치유센터를 조성해 잠시 멈춰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이색 공간도 만든다”고 소개했다. 수성구는 단순한 관광 개발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예술, 의료를 접목한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면 만남의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용모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지역의 피부미용 및 성형외과의원, 한방병원 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건강과 힐링을 접목시킨 ‘럭셔리 뷰티 여행’ 같은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는 2019년과 지난해 지역 공공건축가와 총괄건축가를 위촉했다. 지역 공공건축물을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서다. 수성구만의 색깔을 살려 전국의 관심은 물론이고 지구촌의 이목을 끌어내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구청장은 “도시 가로등뿐 아니라 공중화장실과 벤치, 보호 펜스를 비롯한 공공시설물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반영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성구는 도시 브랜드 ‘With Us Suseong(위더스 수성)’를 발표했다. 수성의 영어 스펠링(Suseong)에 들어 있는 ‘us(우리)’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수성구 대표 서체도 개발해 지역 홍보는 물론 관광지에서 활용하며 관련 상품도 제작할 계획이다. 대표 서체는 한글날 발표한다. 김 구청장은 “도시 브랜드는 수성구를 다녀간 사람들에게 지역을 기억하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관광활성화 정책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관광중심지로 도약하고자 하는 수성구는 관광용 드론을 도입해 2028년 드론 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드론 택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미래 관광 중심도시로 떠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수성못∼용지봉 구간에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된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국내외에서 드론 관광산업을 선도하는 도시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 이를 검증하는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마스크를 쓰고 서로 간격을 넓히는 게 미덕인 시대다. 답답함에 지친 사람들이 늘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관광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새 시대 여행 방식으로 떠올랐다. 너그러운 대자연의 품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대구 달성군이 제격이다. 한때 여행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곳은 최근 체계적이고 과감한 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전국적 언택트(비대면) 관광지로 거듭났다. 피곤한 심신을 어루만져 주는 치유의 땅, 달성군으로 들어가본다.‘명품 힐링’ 사문진주막촌-송해공원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공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언택트(비대면) 관광지 100곳을 선정했다. 달성군 사문진주막촌과 송해공원이 여기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화원동산 일대의 사문진나루터는 조선시대에 낙동강 하류에서부터 경상관아와 대구 지역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1900년 3월 26일, 국내 처음으로 피아노가 뭍에 들어선 곳도 바로 여기다. 사문진주막촌은 이곳을 드나들던 보부상들이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국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던 그들만의 쉼터였다. 달성군은 전통 주막촌 3개 동을 복원해 운영하고 있다. 낙동강 바라보며 옛 보부상들이 즐겨 먹던 국밥과 파전, 촌두부, 막걸리 등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배를 채우고 근처의 생태탐방로를 걷다 보면 소화가 더 잘되는 느낌이다. 탐방로에는 수령 500년의 팽나무를 비롯해 강물을 따라 늘어선 버드나무 포플러나무가 심신을 치유해준다. 사문진나루터에서 출발하는 노을 감상 유람선도 큰 인기다. 매일 오후 5시 사문진나루터를 떠나는 유람선을 타고 달성습지와 강정고령보를 거쳐 오는 왕복 4km 코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낙조는 압권이다. 송해공원은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길로 유명한 옥연지 일대에 들어섰다. 달성군 명예군민이자 홍보대사인 방송인 송해 씨의 이름을 땄다. 송해 씨는 처가가 옥연지 인근이어서 달성군과 인연을 맺었다. 면적 65만7000m² 공원의 둘레길은 옥연지 일대 자연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탐방로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백세교와 백세정, 바람개비 쉼터, 전망대, 금동굴, 얼음빙벽, 출렁다리, 조명분수 등이 둘레길 주위 곳곳에 있다. 총연장 3.5km인 둘레길은 한 바퀴를 도는 데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지겨울 겨를이 없다. 송해공원 입구에서는 송해 씨의 처가 마을에서 직접 기른 농·특산물인 토마토와 찐쌀, 쌀눈 등을 판매한다. 맛보고 구입할 수도 있다.수려한 자연경관 배경으로 ‘인생 샷’을! 여행 뒤에 남는 것은 사진이다. 요즘은 아름다운 관광지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기는 일이 트렌드다. 인생 샷을 찍기 위해 일부러 사진 촬영에 좋은 곳만 찾아다니는 여행객도 많아졌다. 달성군에는 가족, 연인과의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명소가 꽤 된다. 비슬산 참꽃(진달래)군락지는 4월마다 분홍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해발 1000m 고지, 전국에서 가장 큰 100만 m² 대지를 장식한 참꽃 군락의 절경을 보기 위해 매년 60만 명 이상이 찾는다. 개화 철이 아니더라도 참꽃을 대신해 대지를 뒤덮은 신록이 멋진 한 컷을 보장한다. 참꽃군락지로 올라가는 길목의 금수암 전망대도 지나쳐서는 안 될 포토 존이다. 참꽃 모양의 2층 전망대에서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연기념물 암괴류를 조망할 수 있다. 대구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구지면 도동서원도 빼놓을 수 없다. 1604년 서원이 들어설 당시 심은 수령 400년 넘은 은행나무 앞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힙한’ 포토 존이다. 잎이 노랗게 물든 늦가을 은행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작품일 수밖에 없다. 2012년 낙동강 강정보에 문을 연 4대강 문화관 ‘디아크(The ARC)’는 물수제비 모양, 물고기 모양 등을 형상화했다. 해가 지고 주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디아크를 비추면 야경의 위용이 드러난다. 어두운 밤 오색찬란한 디아크는 인생 샷을 노리는 방문객에게 더없이 멋진 배경이 돼준다.아이들과 함께 들를 체험학습터 ‘다채’ 가족 단위 관광객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체험 학습터도 다양하다. 유가읍 국립대구과학관은 대형 놀이터 개념의 과학공원이다. 지진과 태풍 같은 자연재해와 각종 자연계 현상에 대해 탐구하면서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월요일 휴간.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 화원읍 마비정벽화마을은 1960년대 농촌을 산골마을 담장에 벽화로 그려놓은 이색 관광지다. 2012년 마을이 조성된 후 매년 40만 명이 찾는 지역 대표 관광명소다. 나이 지긋한 어른은 농촌의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아이들은 생소하기만 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향낭(香囊) 만들기, 전통음식 체험, 농작물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가창면 달성한일우호관은 한일관계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 장수로 출전했다가 귀화한 김충선 장군(1571∼1642)에 대한 각종 사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일본식 정원과 전통놀이 체험 시설도 마련돼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서울 강남만큼 외제차가 많고 고층 아파트와 입시학원이 밀집한 부자동네.” 알 만한 이들이라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대구 수성구 이미지다. 대한민국 부자 부동산 지도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도시다. 도시도, 사람의 일상도 모두 회색빛일 것으로 지레짐작하지만 알고 보면 관광지도 안에서도 오색찬란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밤낮 볼거리로 가득한 이 도시는 허기를 느껴 찾아온 여행자를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 길손을 대접하는 넉넉한 인심이 부자동네답다.‘여심 저격’ 데이트 명소많은 대구 남성은 ‘여심(女心) 저격’ 데이트 코스로 수성구를 꼽는다. 수성못은 일제강점기 1925년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 저수지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주변에 논과 밭이 보였지만 2010년대 들어 수성구가 산책 덱 같은 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호수공원이 됐다. 지난해 4월 한국관광공사 선정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됐고 올 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 100선’에 뽑힐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수성못역을 비롯해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봄마다 장관인 왕벚나무와 가을철 보랏빛 맥문동군락지가 연인들 산책로를 수놓는다. 해가 지면 못 한가운데 ‘음악 분수’가 춤춘다. 수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버스킹이 귀를 즐겁게 한다. 걷다가 지치면 앉아서 풍경을 즐기는 카페가 줄지어 있다. 인접 식당가 들안길먹거리타운에서 대구 대표 음식인 뭉티기(소고기 육회)와 복어불고기 등을 맛볼 수 있다. 가까운 두산오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야간 데이트 명소인 범어천이 펼쳐진다. 범어천은 범물동 진밭골에서 발원해 중앙고를 거쳐 신천으로 합류하는 길이 2.3km 자연하천이다. 1980년대 산업화 속에 오염이 심했으나 2009년 시작한 생태하천 복원사업 덕분에 도심 산책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소리를 들으며 범어천에 비친 야경과 그 위를 달리는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구 대표 문학인 정호승 시인의 성장기를 이야기로 꾸며 조성한 범어천 일대 ‘시인의 길’도 걸어볼만하다.과거와 현재의 끝없는 대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둘러볼 만한 역사 자원도 풍부하다. 기차역인 고모역은 가수 현인이 노래한 ‘비 내리는 고모령’(1949년)과 임권택 감독 영화 ‘비 내리는 고모령’(1969년)의 배경이다. 대구 사람들의 향수어린 추억, 시대의 애환이 담긴 고모역은 2006년 승객이 급감하면서 기적(汽笛) 소리도 멈췄다. 한동안 방치되다가 2018년 대구시 개선 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옛 대합실에는 고모역 역사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사진을 비롯해 각종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소망카드’ 쓰기와 기관사 의상 입어 보기, 느린 편지 보내기 같은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만촌동 영남제일관을 찾으면 대구 읍성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구 읍성은 1590년 지을 때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임진왜란을 거치며 훼손된 뒤 1736년 돌로 다시 쌓아 석성(石城)이 됐다. 영남제일관은 대구 남문에 해당한다. 1906년 철거됐으나 1980년 만촌동 현 위치로 자리를 옮겨 중건됐다. 만촌동 모명재는 조선 중기 귀화한 명나라 출신 장군 두사충(杜師忠·출생 및 사망 연도 미상)을 기리는 재실(齋室)로 1912년 후손들이 건립했다. 두사충 장군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1597년) 때 조선을 돕기 위해 파견된 명나라 원군으로 왔다가 전쟁이 끝난 뒤 귀화했다. 이런 두사충의 조선을 향한 애정에 감격한 충무공 이순신은 그 마음을 한시로 지어 표현했다. 모명재 기둥에 붙은 한시가 바로 그것이다. 모명재 주변 한국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다양한 한복을 입어볼 수 있고 다례(茶禮) 및 명의보감 음식도 체험해볼 수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하면 중화요리를 손꼽는 사람이 많다. 1905년 경부선 개통 후 화상(華商)들은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인 대구로 몰렸다. 중국인 요리사들은 직접 음식점을 차렸다. 여러 종류의 외식산업이 발달하며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수성구와 중구에서는 화교 2세들이 반점(飯店)을 운영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 맛집 가운데 중국집을 추천하는 이유다. 맛깔스러운 중화요리를 앞에 두고 향긋한 고량주가 빠지면 섭섭한 법. 대구에는 지역 자랑인 수성고량주가 있다. 수성고량주는 1953년부터 고량주를 생산한 대구 향토기업이다. 붉은 수수로 만드는 중국술 고량주를 제조하는 업체는 국내에서 수성고량주가 유일하다. 고량주는 대개 독한 중국술로 알려져 있으나 수성고량주는 다르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돼 향과 목넘김이 좋고 다음 날 숙취도 거의 없다. 잡냄새 제거에도 효능이 있어 요리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순수 증류주여서 귀한 약재를 담는 약용주로도 활용된다. 360여 년 역사의 한약재 판매시장 약령시에서도 많은 한방약재상이 고량주를 약용주로 쓰고 있다. 수성고량주의 제품은 다양하다. 백화점 및 마트에서 판매하는 ‘후레쉬 수성 40도’와 식당 전용인 ‘수성 스페셜 34도’가 대표적이다. 젊은 애주가를 겨냥한 수성고량주 ‘효(孝) 29도’와 캠핑객이 야외에서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캔 형태의 ‘원샷 30도’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병이 부엉이 모양으로 생겨 시선을 사로잡는 ‘빼갈 36도’ 125mL와 다이아몬드 형태 병 디자인으로 고급화한 ‘프리미엄 백주 43도’, ‘프리미엄 블루 35도’는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수성고량주는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는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식품 전시회인 푸덱스박람회에 참여해 세계 각국 바이어의 찬사를 얻었다. 경북대 발효생물연구소와 협력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타진하고 있다. 이승로 수성고량주 대표는 “전국 백화점과 할인매장으로도 활발히 유통하고 있다. 집에서 수성고량주 한 잔을 마시며 대구에서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가 기계로봇 소프트웨어 분야 국제회의인 로봇공학 과학 및 시스템 콘퍼런스(RSS 2023) 개최지로 선정됐다. 행사는 2023년 6월 엑스코에서 열린다. 대구시는 28일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와 함께 제출한 RSS 2023 대구 개최제안이 국제본부인 RSS 재단 임원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RSS는 삼성과 아마존 구글 쿠카 엔비디아 등 국제 로봇 관련 기업과 세계적인 석학 500여 명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다. 본회의에서 로봇 메커니즘 및 디자인과 로봇러닝, 필드로봇, 로봇-인간 상호작용, 생명공학로봇, 모바일로봇 분야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2005년에 시작한 RSS는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개최했으며 아시아권 개최는 대구가 처음이다. 2023년 RSS에는 30개국에서 5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SS 재단은 대구 전시컨벤션 시설인 엑스코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력과 최첨단 온·오프라인 회의 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줬다. 대구경북에 자리 잡은 풍부한 세계문화유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구가 명실상부한 로봇산업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봇산업 관련 국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캠핑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캠핑대전이 27일까지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엑스코에서 처음 열리는 캠핑 관련 전시회다. 행사 첫날인 24일부터 방문객 5000여 명이 찾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행사장에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캠핑카 업체인 FF캠핑카와 예스RV, 제일모빌 등이 다양한 형태의 캠핑카를 내놓았다.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캠핑용품 제조업체인 제라산업과 지역 최대 낚시터인 국선낚시 등 130개사가 450개 부스를 운영한다. 콘텐츠도 다양하다. 캠핑 관련 온라인 사진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8명에게 캠핑 텐트를 선물한다. 선착순 방문객 1000명에게 마스크를 지급한다. 인증샷 이벤트 등을 통해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폴딩박스 등도 제공한다. 홍보관에서는 지역 캠핑 명소도 살펴볼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의 산과 계곡, 바다, 강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300여 개 캠핑장이 있다. 청정 경북을 찾아 자연 속에서 색다른 체험을 해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47)가 선정됐다. 1994년 하사로 임관한 그는 27년 군 생활 동안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구조작전,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한진텐진호 구출작전 등 군의 여러 주요 작전과 여섯 차례 해외 파병에 지원해 헌신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준위는 올해 2월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덴만 일대로 이동해 선박 좌초로 막힌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해왔다. 그는 “개인의 상이 아니며 UDT 전체를 대표해 받은 영예로운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청해부대 4번째 파병… “생명 구하는 희생, 본질은 사랑이죠” 大賞 김정호 준위 목숨을 건 잠수였다. 30cm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과 물속에서 태풍을 맞는 듯한 높은 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저체온증이 오는 3도의 수온. 구조작전은 잇단 강풍에 중단되기 일쑤였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해상은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당시 상사)의 말처럼 “잠수를 하기엔 너무나 거친 환경”이었다. 당시 김 준위는 48시간 동안 여섯 차례나 심해로 뛰어들었다. 동료들과 가까스로 천안함 함수에 부표를 설치했지만 그는 함미에서 수중 작업 도중 어지럼을 호소하다 결국 실신한 뒤 감압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던 19년 선배 한주호 준위는 끝내 스스로 올라오지 못했다. 작전 중 처음 겪는 동료의 사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그를 괴롭혔다. 지금도 15년을 동고동락한 한 준위와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한다. 천안함 승무원 구조작전을 마친 그해 휴식 없이 청해부대 6진 파병에 지원한 뒤 김 준위는 2011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함교를 장악한 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라는 외침에 선원들이 환하게 웃던 그때 그 모습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후로도 그는 2015년 청해부대 18진, 2017년 25진에 자원해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퇴치 및 선박 보호 임무를 완수했다. 악명 높은 UDT 훈련 속에서 항상 ‘팀’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그는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청해부대 34진으로 아덴만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4월 27일 위성전화 통화에서 “천안함 구조 때 아찔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며 “생존해 있을 전우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구조작전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네 번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 올라 우리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8월 중순 귀국한다. 빈틈없는 경계로 밀입국 중국인 2명 적발 지난해 9월 5일 오전 1시 반경. 수 km 밖 해상에 정박된 선박 주변에서 육지로 접근하는 미세한 열점(熱點) 2개가 감시장비에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민석 육군 53보병사단 125연대 4대대장(중령)은 즉각 예상 접안 지역에 병력을 출동시켰다. 열점 형태와 이동 경로를 볼 때 외부 세력의 침투임을 직감한 것. 상부 보고와 해경과의 공조 작전도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져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선원 2명은 조기에 검거됐다. 김 중령은 “적이 반드시 내 구역으로 침투해 온다는 각오로 부대원들과 대비태세에 구슬땀을 흘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격오지 부대의 지휘관 및 참모를 맡아 작전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최전방 경계부대의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북한군이 우리 군에 소초 총격 도발을 했을 때 즉각 응사 및 경고방송을 지시했다. 2015년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 때는 군단 지휘통제반장으로 최초 상황 조치에 기여했다. 2007년엔 부대원의 부모를 노린 송금 사기 사건을 발견해 조치한 공로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생활범죄 수사 베테랑… 793건 맡아 922명 검거 ‘우산, 카메라 삼각대, 택배 상자, 자전거….’ 언뜻 보면 특별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물건일 수 있다.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전욱창 경감(57)은 지난 3년간 이런 물건들을 애타게 찾아다녔다. 전 경감은 앞서 춘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으로 생활범죄 793건을 맡아 총 922명을 검거했다. 전 경감은 30여 년의 경찰 생활 가운데 20년을 형사과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강력사건을 해결하던 그는 처음 생활범죄수사팀으로 발령받아 피해액 500만 원 이하 소액 사건을 맡자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를 이 잡듯 뒤져 사라진 물건이나 돈을 찾아주면 활짝 웃는 민원인을 보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대학 캠퍼스에서 33회에 걸쳐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을 훔친 남성, 영세시장 상가에 침입해 김치 등을 훔친 노인 등. 그가 해결한 사건들은 사소하지만 일상과 가까웠다. 전 경감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베스트 형사팀장’으로 선정됐다. 전 경감은 “민원인의 사연이 담긴 소중한 물건을 언제든 찾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행복드림 상담실’ 제안… 가정학대 예방 앞장 “그늘 속 위기 가정을 발굴해 변화시키는 것이 제가 뛰는 이유입니다.” 올해 5년 차 ‘학대예방경찰관(APO)’인 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최은해 경위(47)는 지난해 7명의 아이를 쓰레기더미 집에서 구출했다. 폭력 가해자가 변해야 가정폭력을 끊을 수 있다는 뜻에서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가해자를 위한 ‘화목한(가해자) 상담실’은 2019년 최 경위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25명의 가해자와 소통했던 최 경위는 적극적 개입을 통해 가정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있었다. 위기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상담소 ‘행복드림 상담실(상담 Car)’도 최 경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8년 전북경찰 베스트 APO에 선정된 최 경위는 “당시 구했던 생후 2개월 아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2년 차 APO였던 최 경위는 납치 피해자였던 한 여성에게 생후 2개월 아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 심장이 안 좋은 아기에게 병원을 알아봐주는 등 여러 지원을 물색해 아이를 살렸다. 최 경위는 “APO로서 전문성을 높여 아동학대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1000번 넘게 화재 현장출동… “시민 구조가 천직” 2019년 8월 늦은 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에 접수됐다. 구조2팀장이던 김창수 소방위(41)가 대원들과 함께 도착했을 땐 이미 2층까지 불이 번진 상황이었다. 불길을 잡아가며 현장에 진입해야 했지만 당장 주민들의 안전 확보가 시급했다. 김 소방위는 소화호스를 펼 겨를도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김 소방위와 대원들은 곳곳을 수색해 전신 화상을 입은 채 계단에 쓰러져 있던 80대 어르신을 포함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당시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는 4층까지 번졌지만 김 소방위 등의 발 빠른 대응으로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2004년 소방관이 된 김 소방위는 그동안 1000번이 넘게 현장에 출동해 시민들을 구조해왔다.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2014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2018년 고양저유소 화재 때도 김 소방위는 몸을 돌보지 않고 싸웠다. 낙상과 골절 등 수많은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천직은 화재 현장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1050억 상당 마약 밀반입 해결한 ‘해경 자존심’ “고향을 위해 일하는 베테랑 형사가 되겠다는 꿈에 점점 가까워져 행복을 느낍니다.”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계장 이경열 경감(50)은 제복을 입은 26년 중 무려 20년을 수사와 형사만 담당한 수사 전문가다. 범인 검거에 따른 특진만으로 경감에 이른 이 경감은 해양경찰청의 주요 사건 때마다 현장을 지켰다. 2016년 베트남 선원들이 한국인 2명을 살해한 광현호 살인 사건, 올 2월 발생한 1050억 원 상당의 마약 밀반입 사건 등 해경의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해왔다. 이 경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을 꼽기도 했다. 그는 “선원으로 위장 파견돼 배 위에서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자며 조사를 진행했을 때가 떠오른다”며 “당시 현지와의 외교 분쟁 우려로 파견 이틀 전에 관용여권을 일반여권으로 바꿀 정도로 급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된 업무였지만 법원에서 직접 작성한 실황조서를 증거로 채택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했다.바위섬 동굴 고립 다이버 2명 구하다 순직 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 정호종 경장(당시 34세)은 지난해 6월 7일 홍도 인근 해상에서 순직했다. 바위섬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려다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전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해경 구조선은 거친 너울성 파도로 좌우로 크게 흔들려 바위섬에 접안하지 못했다고 한다. 구조대원 2명이 수경과 잠수복, 오리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동굴에 들어갔다. 이들은 가까스로 다이버들을 만났지만 들고 갔던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아 구조에 실패했다. 정 경장은 포기하지 않고 구명줄을 들고 동굴에 다시 진입했다. 하지만 또다시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빠져나오기로 판단하고 다이버들을 안심시키면서 곁에 머물렀다. 하지만 체력을 다 쓰고 탈진 증상을 보이던 그는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해 물속으로 사라졌다. 해경은 지난해 12월 9일 통영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정 경장의 흉상 제막식을 엄수했다. 순직 당시 순경이던 고인의 업적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의암호 구조활동 중 순직… 음주차량에 큰 부상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소속인 고 이종우 경감(당시 53세)은 지난해 8월 6일 오전 11시경 춘천시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정을 조종해 출동했다.이 경감은 인공수초섬 결박을 위해 출동한 춘천시 환경감시선 직원 등을 구하려다가 순찰정이 전복돼 순직했다. 이틀 뒤 사고 지점에서 3km가량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다. 동료들은 “자신의 안위보다 주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던 의로운 경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조보라 순경(29·여)은 지난해 11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도주 차량에 매달렸다가 떨어졌다.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입원과 통원치료를 계속했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올 1월 조 순경은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현장에 복귀했다. 병가 연장이 가능했지만 경찰로서 시민을 돕는 보람이 그를 이끌었다. 복귀 뒤엔 목표였던 수사경찰이 됐다. 지구대에서 익산서 여성청소년과로 자리를 옮겨 사회적 약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자신의 몸 내던져… 인명구조-대민지원 헌신 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 정석후 소방장(40)은 2018년 6월 20일 수성구의 한 식당 철거 현장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소방장은 불이 시작된 식당 배전반에 접근하다가 2만2900V 특고압전기에 감전됐다. 사고로 정 소방장은 신체의 17%에 2∼4도의 화상을 입었다. 1년 이상 입원해 피부 이식, 인대 수술 등 11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 고 김종현 소방교(당시 29세)는 2011년 7월 27일 속초시 교동의 한 건물에서 고양이를 구조하다가 추락해 순직했다. 김 소방교는 대민 지원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처음엔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거부됐다. 하지만 정식 재판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고 김국환 소방장(당시 29세)은 지난해 7월 31일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접하고 긴급 출동했다. 물에 빠진 피서객을 발견한 김 소방장은 급히 다가갔으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피서객과 김 소방장도 숨을 거뒀다.■ 이렇게 심사했습니다위험 무릅쓰고 국민보호 임무 수행 높이 평가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승헌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훈 채널A 뉴스A에디터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한 심사위원장은 최종 심사를 마친 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보호, 국민 생활 안전 확보 등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업무에서 필요한 제도를 만들고 정비하며 체계화한 노력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단은 각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자들의 공적 사항을 분석한 뒤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최종 심사를 진행했다. 국민 위한 헌신-봉사… 수상자 명단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10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 해양경찰,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 12명을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7월 1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대상(상금 3000만 원)김정호 준위(해군 특수전전단)○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김민석 중령(육군 53보병사단)전욱창 경감(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수사과)최은해 경위(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김창수 소방위(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이경열 경감(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조보라 순경(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위민소방관상(상금 각 1000만 원)정석후 소방장(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고 김종현 소방교(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고 김국환 소방장(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특별상(상금 1000만 원)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통영=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춘천=이인모 imlee@donga.com / 익산=박영민 기자 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속초=이인모 / 순천=이형주 기자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23일 ‘올림픽의 날’을 맞아 경북 체육인들이 독도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침탈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것을 즉시 삭제하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경북도체육회는 김하영 경북도체육회장과 정복석 울릉군체육회장,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침탈을 항의하는 규탄대회를 가졌다. 올림픽의 날은 1894년 6월 23일 쿠베르탱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경북 체육인들의 이날 규탄대회는 스포츠의 정치적 이용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한 IOC에도 강력히 항의하기 위해 진행됐다. 경북도체육회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은 욱일기 송판 격파, 태권무 등 다양한 태권도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경북도체육회는 2013년 독도스포츠단을 창단해 수영팀과 레슬링팀, 유도팀 등 3개팀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창단한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은 각종 체육대회 및 국가교류문화행사에서 독도홍보와 독도영토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김하영 경북도체육회장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실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때문에 일본의 이같은 행태는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독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7일 오전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건설현장 사무실은 분주했다. 공사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시공사 직원들이 사용한 이 건물은 1996년 생긴 서대구화물역이다. 바로 옆에 우뚝 선 서대구역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위용을 드러냈다. 윤현기 서대구역사 신축공사 건설사업관리단장은 “25년간 열차가 정차한 적이 없는 화물역은 다음 주 철거한다. 12월 서대구역이 개통하면 경부선이 완공된 1904년 이후 117년 만에 열차가 정차하는 새 시대를 여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대구역 내부는 막바지 마감 공사가 한창이다. 4층 규모의 역사 1, 2층에는 신호 및 공조기계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 3층은 맞이방으로 사용하며 4층은 푸드코트 등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윤 단장은 “처음 계획은 3층 규모였지만 열차 이용객 등의 편의를 고려해 4층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맞이방 곳곳에 대구시의 상징물이 눈에 띄었다. 승객 대기실 상부 벽면은 알파벳 ‘M’자를 이어놓은 빗살무늬 패턴으로 채워졌다. 지역을 대표하는 팔공산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천장의 조명 모양도 독특했다. 윤 단장은 “대구 시화(市花)인 목련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바닥에도 목련에서 떨어진 꽃잎 모양의 타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서대구역 외부에도 지역 특색을 담았다. 하늘에서 바라봤을 때 서대구역은 대구 시조(市鳥)인 독수리가 양 날개를 펼치고 나는 모습이다. 대구의 서부 관문 역할을 할 서대구역은 2019년 국비 등 1081억 원을 투입해 경부선 선로 위에 지상 4층, 연면적 8703m² 규모로 들어섰다. 대구시와 국가철도공단은 다음 달부터 시설물 검증과 시운전 등을 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고속철도(KTX)는 하루 양방향 21회 정차한다.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는 구미∼경산 간 대구권 광역철도도 이곳을 경유한다. 2027년에는 서대구∼달성군 국가산업단지를 오가는 대구 산업선이 생겨서 이곳과 연결될 예정이다. 대구시가 광주시와 추진하는 달빛내륙철도를 비롯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철도 노선 증설도 구상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도 속도를 낸다. 대구시는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문화비즈니스지구 및 복합환승센터, 대규모 쇼핑센터 등을 조성한다. 시는 최근 글로벌 기업인 이케아 유치를 위해 스웨덴 본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통에 앞서 개선할 점도 있다. 승강장 진입이 열차 1호차부터 시작해 18호차 승객이 열차에 타려면 400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윤 단장은 “예산 문제로 무빙워크 설치가 무산됐다. 서대구역 승객은 10호차까지만 이용하도록 발권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한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은 미지수다. 대구시 관계자는 “SRT 운영사가 열차 부족을 이유로 서대구역 정차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가능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