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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등이 지난해 1월부터 6개월에 걸쳐 원아 9명을 수백 차례 학대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7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파주시 목동동의 한 어린이집 교사와 조리사가 원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학대당한 아이가 9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피해 아동 부모에 따르면 CCTV 영상 속 보육교사는 만 2세 아동이 잠들지 않고 뒤척이자 머리채를 잡아 끌어당기고 뒤통수를 때렸다고 한다. 교사는 자신을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 아동의 몸을 밀쳐 넘어뜨리기도 했다. 조리사는 자신에게 등을 돌리며 피하는 아동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파리채로 아동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피해 가족 측은 한 아동이 교사로부터 380여 차례의 학대를 당했고, 나머지 8명이 총 100여 차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거나 공포에 질려 잠에서 깨는 등 학대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아직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경찰 수사는 지난해 6월 피해 아동의 부모가 “주방 선생님이 때렸다”는 자녀의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해당 교사와 조리사를 비롯해 어린이집 관리 책임자인 원장 등을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다만 경찰은 CCTV 등 관련 증거를 모두 확보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피의자가 도망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해 교사는 같은 해 12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곧바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에 학대를 인정하는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시 당국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해 파주시에 해당 어린이집 피해 원생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나 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약 1년이 지난 뒤에야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당시 경찰이 전수조사를 요청해왔지만 명확한 매뉴얼이 없어 대응에 혼란이 생겼고 이에 따라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10일 해당 어린이집 폐쇄와 더불어 원장에 대한 자격정지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도시 한복판에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생겨서 기쁩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김영대 씨(62)는 이렇게 말했다. 강원 태백시에 사는 김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동창 8명과 함께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는 “광장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만큼 쉼터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 탁 트인 광장… 분수도 인기1년 9개월 만에 재단장한 광화문광장의 가장 큰 특징은 보행로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를 없애 광장 면적(4만300m²)이 기존(1만8840m²)의 2.1배가량으로 늘었고, 광장 폭도 35m에서 60m로 1.7배 확대됐다.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인 2009년 완공됐는데, 광장 양쪽에 차로가 있어 보행로가 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명철 씨(26·서울 용산구)는 “예전엔 차로에 둘러싸인 광장이 섬처럼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이제 공간이 이어져 광장다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가족과 광장을 찾은 황인방 씨(47)도 “공사 이전에는 양쪽으로 차가 다니고 산만해 광장에 오고 싶지 않았는데 앞으론 종종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분수도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은 이순신 동상 앞 ‘명량분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 ‘한글분수’와 ‘터널분수’까지 3개의 분수에서 뛰놀며 물놀이를 즐겼다. 김윤호 군(8)은 “분수대에서 첨벙첨벙 노는 게 제일 재밌다”고 웃었다. 엄마 공은주 씨(40)는 윤호 군과 동생 윤성 군을 지켜보며 “옷 갖고 왔으니 맘껏 놀라”며 스마트폰으로 뛰노는 아이들을 촬영했다. 분수 중에서도 77개의 노즐이 아치 형태로 물줄기를 내뿜는 터널분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물줄기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됐다. 공사 중 발굴된 유적을 보러 온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공사 중 발견된 ‘사헌부 문터’의 우물, 배수로 등을 원형대로 보존해 놓았다. 반면 아쉬움을 드러낸 시민도 있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이모 씨(36)는 “광장이 나무가 우거진 공간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포천시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온 정선웅 씨(33)도 “넓은 공간인데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다 보면 땀이 줄줄 흐른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나무를 너무 빽빽하게 심으면 자라기 힘들다”며 “2∼3년만 지나면 숲이 더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광장에 놓인 이동식 테이블에 파라솔을 추가로 설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편의시설 확충하고 집회·시위 줄이기로서울시는 앞으로 광화문광장 인근에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과 연계해 카페 등을 조성하고, 세종로공원의 지하상가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광장에서 보행자의 편의를 느끼려면 주변 편의시설이 매우 중요하다”며 “편의시설을 많이 확충한다면 더욱 광장다운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행사를 가려내기 위해 전문가가 참여한 자문단을 이달 구성하기로 했다. 또 시는 행사 등의 목적으로 광장 일부를 사용할 때 드는 사용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집회 및 시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경기 파주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등이 지난해 1월부터 6개월에 걸쳐 원아 9명을 수백 차례에 걸쳐 학대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7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파주시 목동동의 한 어린이집 교사와 조리사가 원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학대당한 아이가 9명에 달하는 걸 최근 확인했다. 피해 아동 부모에 따르면 CCTV 영상 속 보육교사는 만 2세 아동이 잠들지 않고 뒤척이자 머리채를 잡아 끌어당기고 뒤통수를 때렸다고 한다. 교사는 자신을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 아동의 몸을 밀쳐 넘어뜨리기도 했다. 조리사는 자신에 등을 돌리며 피하는 아동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파리채로 아동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피해 가족 측은 한 아동이 교사로부터 380여 차례의 학대를 당했고, 나머지 8명이 총 100여 차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거나 공포에 질려 잠에 깨는 등 학대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아직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6월 피해 아동의 부모는 “주방 선생님이 때렸다”는 자녀의 말을 듣고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교사와 조리사를 비롯해 어린이집 관리 책임자인 원장 등을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가족 측의 주장과 실제 조사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최대한 빨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해 교사는 같은 해 12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곧바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에 학대를 인정하는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시 당국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피해 아동의 모친은 “지난해 파주시에 해당 어린이집 피해 원생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나 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약 1년이 지난 뒤에야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당시 경찰이 전수조사를 요청해왔지만 학부모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오해해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라며 “명확한 매뉴얼이 없어 대응에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10일 해당 어린이집 폐쇄와 더불어 원장에 대한 자격정지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도시 한복판에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생겨서 기쁩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김영대 씨(62)는 이렇게 말했다. 강원 태백시에 사는 김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동창 8명과 함께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는 “광장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만큼 쉼터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 탁 트인 광장… 분수도 인기 1년 9개월만에 재단장한 광화문광장의 가장 큰 특징은 보행로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를 없애 광장 면적(4만300㎡)이 기존(1만8840㎡)의 2.1배 가량으로 늘었고, 광장 폭도 35m에서 60m로 1.7배 확대됐다.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인 2009년 완공됐는데, 광장 양쪽에 차로가 있어 보행로가 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명철 씨(26·서울 용산구)는 “예전엔 차로에 둘러싸인 광장이 섬처럼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이제 공간이 이어져서 광장다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가족들과 광장을 찾은 황인방 씨(47)도 “공사 이전에는 양쪽으로 차가 다니고 산만해 광장에 오고 싶지 않았는데 앞으로 종종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분수도 인기였다. 아이들은 이순신 동상 앞 ‘명량분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 ‘한글분수’와 ‘터널분수’까지 3개의 분수에서 뛰놀며 물놀이를 즐겼다. 김윤호 군(8)은 “분수대에서 첨벙첨벙 노는 게 제일 재밌다”고 웃었다. 엄마 공은주 씨(40)는 윤호 군과 동생 윤성 군을 지켜보며 “옷 갖고 왔으니 맘껏 놀라”며 스마트폰으로 뛰노는 아이들을 촬영했다. 분수 중에서도 77개의 노즐이 아치 형태로 물줄기를 내뿜는 터널분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물줄기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됐다. 공사 중 발굴된 유적을 보러 온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공사 중 발견된 ‘사헌부 문터’의 우물, 배수로 등을 원형대로 보존해놨다. 반면 아쉬움을 드러낸 시민도 있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이모 씨(36)는 “광장이 나무가 우거진 공간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포천시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온 정선웅 씨(33)도 ”넓은 공간인데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다 보면 땀이 줄줄 흐른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나무를 너무 빽빽하게 심으면 자라기 힘들다”며 “2~3년만 지나면 숲이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광장에 놓인 이동식 테이블에 파라솔을 추가 설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편의시설 확충하고 집회·시위 줄이기로 서울시는 앞으로 광화문 광장 인근에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과 연계해 카페 등을 조성하고, 세종로공원의 지하상가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광장에서 보행자의 편의를 느낄려면 주변 편의시설이 매우 중요하다”며 “편의시설을 많이 확충한다면 보다 광장다운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행사를 가려내기 위해 전문가가 참여한 자문단을 이달 중 구성하기로 했다. 또 시는 행사 등의 목적으로 광장 일부를 사용할 때 드는 사용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집회 및 시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희망을 연주하는 지적장애 기타리스트 김지희입니다.”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 중증 지적장애인 김지희 씨(28)의 어머니 이순도 씨(66)가 딸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 씨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막상 기타 연주를 시작하자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다. 연주가 끝나자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어렵습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좌충우돌하며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사진)가 세간의 화제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따뜻한 시선으로 우영우를 바라보며, 천재적 기억력을 가졌지만 사회성은 떨어지는 우영우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화면 밖 현실은 어떨까. 아직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은 변변한 직장조차 구하기 힘들다. 이루고 싶은 꿈을 얘기하면 주위에서 “허황된 소리 하지 말고 공장에 취직하라”는 말을 듣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재능을 갈고닦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이 있다. 힘들게 외웠던 대사를 금세 까먹고, 악보를 읽지 못해 고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뮤지컬 배우, 기타리스트, 화가의 꿈을 이뤘다. 사회에서 재능을 발휘 중인 ‘우리 곁의 우영우’ 3명의 이야기를 들었다.지적장애 기타리스트 “꿈-용기 연주, 할머니 돼서도 하고 싶어요” 기타 치는 김지희 씨…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 기타 독주그림 그리는 김채성 씨… 고2 때 그림 공모전 도전해 수상뮤지컬 하는 김진수 씨… 어릴 때부터 연극-공연 좋아해현실판 ‘우영우’-가족들“능력 못 보여주는 장애인 더 많아… 우리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죠”○ “할머니 돼서도 기타 칠 것”김 씨는 고교 2학년이던 2011년 아버지의 권유로 기타를 처음 손에 쥐었다. 김 씨의 부모는 “지희가 음악을 배우면서 친구를 사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칙연산도 어려워했던 김 씨에게 악보를 보는 건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김 씨는 “기타 선생님의 손가락을 촬영한 영상을 보며 한 음씩 연습했다”고 했다. 그렇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전국 장애 학생 음악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폐회식 무대에서 기타 독주를 선보였다. 미국과 유럽 등을 돌며 최근까지 800회 넘는 공연을 했다고 한다. 기타는 김 씨가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는 길잡이가 됐다. 김 씨는 사회성이 부족해 고교 시절 교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흘리기 일쑤였다. 고교 졸업 때까지 비장애인 친구는 사귀지 못했다. 기타 연주를 시작한 뒤에도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 앞에 서면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어머니 이 씨는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딸과 함께 거리로 나와 딸의 무대를 만들었다. 이 씨는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딸의 연주를 한번 들어달라고 부탁했고, 지하철 역장님을 찾아가 역에서 한 시간만 연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김 씨는 낯선 이들 앞에서 웅크렸던 몸을 펴고, 숙였던 고개도 들게 됐다. 최근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기타 선율에 얹어 청소년 대상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진행 중인 김 씨는 “할머니가 돼서도 기타를 치며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림으로 행복 전하는 산타 될 것”지난달 25일 찾은 경기 부천시의 한 그림대여 업체에는 화가인 자폐성 장애인 김채성 씨(22)의 작품이 진열돼 있었다. 김 씨는 “벚꽃 배경에 ‘키스 해링’ 스타일의 그림을 더한 추상화”라고 자신의 그림을 설명했다. 좋아하는 해외 화가의 그림 특징을 설명할 때는 신이 난 표정이었다. 김 씨는 유치원 때부터 줄곧 고래와 물고기 그림을 그렸고, 최근에는 상상 속의 외계인이나 꽃게들의 축제 같은 소재를 화폭에 담고 있다. 김 씨는 고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그림 공모전에 도전해 상을 받은 뒤 전업 화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작품이 환영받았던 건 아니다. 일부에선 ‘장애인 그림을 왜 전시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묵묵히 그림에 몰두한 결과 이제 지방자치단체나 대학병원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그림을 그리는 전업 화가로 자리 잡았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 벽면에 다른 장애인 화가의 그림과 함께 작품이 걸리기도 했다. 김 씨는 상상을 유려하게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지만 타인과 깊게 의사소통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가족과 대화하던 중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젓거나 대화 주제와 상관없는 엉뚱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김 씨는 “그림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산타할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요즘 드라마 ‘우영우’를 즐겨 본다는 김 씨는 “자유롭게 헤엄치는 고래의 모습이 어린 시절부터 너무 부러웠다. 주인공처럼 고래가 무척 좋다”고 덧붙였다.○ “사흘이면 대사 잊으니 매일 연습”자폐성 장애인 김진수 씨(20)는 뮤지컬 배우다. 발달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유니버셜안전예술단의 일원으로 매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앞에서 ‘전기 안전교육’을 주제로 한 공연을 펼친다. 연습 장소인 전북 전주시 한국전기안전공사 강당에서 만난 김 씨는 “어린 시절부터 연극, 공연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배우로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꾸게 됐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김 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허황된 꿈을 갖지 말고 공장에 취직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김 씨는 “죽어도 원하는 일을 하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꿈을 이룬 김 씨지만 여전히 공연은 만만치 않다. 단원들은 사흘 정도만 지나면 연습했던 대사를 잊기 일쑤라고 한다. 무대에서 대사를 잊는 사고를 줄이려면 하루라도 더 모여 대사를 외우고 서로 점검해 줘야 한다. 김 씨는 “아이들이 어떤 장면에서 크게 웃는지 잘 알고 있다”며 “관객 반응을 보며 나도 세밀한 표정 연기를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최근 월급을 받아 부모님께 가방과 옷을 선물했다는 김 씨는 “앞으로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는 운이 좋았을 뿐”현실판 ‘우영우’와 가족들은 “우리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채성 씨의 어머니 이은실 씨(49)는 “사회적 편견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장애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장애인 고용의무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1991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에 따르면 근로자 50인 이상 규모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각각 전체 근로자의 3.6%,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해마다 기업·기관 8200여 곳이 이 비율을 지키지 않아 7200억 원에 가까운 고용부담금을 내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의무 고용률 미달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해 보면 제대로 직무를 분석하지도 않은 채 장애인이 하기 어렵다고 지레 단정하고 고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하다 적발된 사람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마약사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3개월 동안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마약류 유통 및 투약사범 집중단속’을 전국에서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올 상반기 경찰이 검거한 마악류 관련 사범이 598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5108명)보다 17.2%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클럽과 유흥주점 내 마약 유통 사건이 늘고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집중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다크웹(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음성적 웹 공간)으로 마약류 판매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상화폐를 받은 판매자와 투약자 등 53명을 검거하고 그중 8명을 구속했다. 경남경찰청은 올 6월 마약류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를 불법 취득한 뒤 SNS를 통해 판매하고 투약한 청소년 등 59명을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도 동남아시아에서 다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마약왕’이라 불렸던 김모 씨(47)를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 수사로 17일 현지에서 붙잡아 국내로 송환했다. 이런 검거 사례를 분석한 경찰청은 △범죄단체 등 조직적인 밀반입·유통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유통 △외국인에 의한 유통·투약 △클럽과 유흥주점 내 투약 등을 중점 단속 대상으로 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 행위에 대해선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추가 혐의까지 수사하겠다”며 “10대와 20대 젊은층의 마약류 유통이 대부분 다크웹을 포함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상시 모니터링 체제도 구축하겠다”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하다 적발된 사람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마약사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3개월 동안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마약류 유통 및 투약사범 집중단속’을 전국에서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올 상반기 경찰이 검거한 마악류 관련 사범이 598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5108명)보다 17.2%에 증가한 것에 따른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클럽과 유흥주점 내 마약 유통 사건이 늘고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집중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다크웹(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음성적 웹 공간)으로 마약류 판매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상화폐를 받은 판매자와 투약자 등 53명을 검거하고 그 중 8명을 구속했다. 경남경찰청은 올 6월 마약류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를 불법 취득한 뒤 SNS를 통해 판매하고 투약한 청소년 등 59명을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도 동남아시아에서 다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마약왕’이라 불렸던 김모 씨(47)를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 수사로 17일 현지에서 붙잡아 국내로 송환했다. 이런 검거 사례를 분석한 경찰청은 △범죄단체 등 조직적인 밀반입·유통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유통 △외국인에 의한 유통·투약 △클럽과 유흥주점 내 투약 등을 중점 단속대상으로 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 행위에 대해선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추가 혐의까지 수사하겠다”며 “10대와 20대 젊은 층의 마약류 유통이 대부분 다크웹을 포함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상시 모니터링 체제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시험이 코앞인데 경찰대 개혁 얘기가 나오니 어수선하네요. 경찰대에 가고 싶어 벌써 3년째 공부하고 있는데….” 경찰대 입시를 준비 중인 이모 씨(21)는 2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경찰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외에 별도로 국영수 시험을 치르고 체력 검정도 통과해야 한다”며 “진학 후에도 단체 기숙사에서 지내며 다양한 교육 훈련을 받는데 이런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기한 ‘경찰대 개혁’ 이슈가 공시생과 입시생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경찰공무원 준비생은 순경 출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3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 씨(31)는 “경찰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바로 경위 계급이 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경찰대 개혁으로 순경 출신도 승진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고민이 깊다. 경찰대 편입을 준비하는 대학생 우모 씨(26)는 “군 면제 폐지 등 혜택이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추가 개혁이 이뤄진다니 진로를 바꿔야 할지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사관학교나 행정·외무고시도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 씨(27)는 “같은 논리라면 육군사관학교, 고시 등 다른 공무원 채용 체계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 장관도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3급 판사로 시작했는데 이것도 불공정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가운데선 경찰대와 사관학교 및 고시 등을 같은 잣대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고시는 시험을 본 후 그에 맞는 자격을 부여하지만 경찰대는 졸업과 동시에 자격을 부여하기에 불공정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경찰대도 졸업 후 임관 고시를 보고 자격을 부여해야 공정하다”고 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도 “경찰은 부사관-장교로 역할과 책임이 이원화된 군대와 달리 단일화된 계급이기에 사관학교와 경찰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시험이 코 앞인데 경찰대 개혁 얘기가 나오니 어수선하네요. 경찰대에 가고 싶어 벌써 3년째 공부하고 있는데….” 경찰대 입시를 준비 중인 이모 씨(21)는 2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경찰대는 수학능력시험 외에 별도로 국영수 시험을 치르고 체력 검정도 통과해야 한다”며 “진학 후에도 단체 기숙사에서 지내며 다양한 교육 훈련을 받는데 이런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기한 ‘경찰대 개혁’ 이슈를 두고 공시생과 입시생 사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경찰공무원 준비생은 순경 출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3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 씨(31)는 “경찰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바로 경위 계급이 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경찰대 개혁으로 순경 출신도 승진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고민이 깊다. 경찰대 편입을 준비하는 대학생 우모 씨(26)는 “군 면제 폐지 등 혜택이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추가 개혁이 이뤄진다니 진로를 바꿔야 할지 생각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사관학교나 행정·외무고시도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 씨(27) 는 “같은 논리라면 육군사관학교, 고시 등 다른 공무원 채용 체계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도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3급 판사로 시작됐는데 이것도 불공정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대와 사관학교 및 고시 등을 같은 잣대에 두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부사관-장교로 역할과 책임이 이원화된 군대와 달리 단일화된 계급이기에 사관학교와 경찰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대에서 충분히 학습한 후 경위로 임용되는 건데, 이게 불공정하다면서 폐지하는 건 판사도 법원 주사보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기 의정부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40대 부부와 6세 아들 등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3분경 서울경찰청에 “지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예약 문자를 보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119구급대와 함께 의정부동 다세대주택 7층 40대 A 씨 집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인기척이 나지 않자 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고 오전 2시 16분경 안방에 쓰러진 A 씨 부부와 아들 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숨진 지인의 주소를 알지 못해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말했다. 안방에선 ‘빚이 많아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신고를 한 부부의 지인도 ‘남편 도박 빚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부부가 과다 채무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부와 아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세종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자매 2명과 초등학생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최근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어린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속살해’가 반복되고 있다.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 선임매니저는 “이전까지 동반자살이란 표현을 썼을 정도로 자녀를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로 봤던 사회적 인식이 있다 보니 안타까운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자녀도 본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된 주체라는 것을 부모가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기 의정부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40대 부부와 6세 아들 등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3분경 서울경찰청에 “지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예약 문자를 보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119구급대와 함께 의정부동 다세대주택 7층 40대 A 씨 집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인기척이 나지 않자 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고 오전 2시 16분경 안방에 쓰러진 A 씨 부부와 아들 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숨진 지인의 주소를 알지 못해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말했다. 안방에선 ‘빚이 많아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신고를 한 부부의 지인도 ‘남편 도박 빚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부부가 과다 채무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부와 아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세종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자매 2명과 초등학생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최근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어린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속살해’가 반복되고 있다.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 선임매니저는 “이전까지 동반자살이란 표현을 썼을 정도로 자녀를 부모에 종속된 존재로 봤던 사회적 인식이 있다 보니 안타까운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자녀도 본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된 주체라는 것을 부모가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24일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자매 2명과 동생의 자녀인 초등학생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자매가 아이들을 먼저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세종남부경찰서와 세종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9분경 세종시 나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쿵’ 소리가 났다. 2명이 추락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가 아파트 내에서 두 여성을 발견해 응급 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이 아파트에 함께 사는 박모 씨(38·여)와 박 씨의 언니(41)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동생 박 씨가 자녀와 함께 이 아파트 고층에서 거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오전 4시 6분경 현관문을 열고 진입했는데, 안에서는 자녀 2명이 모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두 아이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고 했다. 인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남학생과 1학년 여학생이었다. 이 아파트에 이들 4명이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서 자매가 각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쓴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내용이 꽤 길다”며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자녀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의 추정이 맞다면 5월 말 전남 완도에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데 이어 어린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 선임매니저는 “자녀를 본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라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로 보는 인식 때문”이라며 “이제는 부모가 자녀를 하나의 인격적인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이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유사 사건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세종=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24일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자매 2명과 초등학생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자매가 아이들을 먼저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24일 세종남부경찰서와 세종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9분경 세종시 나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쿵 소리가 났다. 2명이 추락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가 아파트 내에서 두 여성을 발견해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이 아파트에 함께 사는 박모 씨(38·여)와 박 씨의 언니(41)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동생 박 씨가 자녀와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오전 4시 6분경 현관문을 개방하고 진입했는데, 안에서는 자녀 2명이 모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두 아이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고 했다. 인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남학생과 1학년 여학생이었다. 아파트에서는 자매와 남매, 이렇게 4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서 자매가 각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쓴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내용이 꽤 길다”며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자녀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의 추정이 맞다면 5월 말 전남 완도에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데 이어 어린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 선임매니저는 “자녀를 본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라 부모에 종속된 존재로 보는 인식 때문”이라며 “이제는 부모가 자녀를 하나의 인격적인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이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유사 사건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세종=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최근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가짜 석유’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값싼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화물차나 중장비 운전자 등의 주의가 요망된다. 가짜 석유 유통을 단속하는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 건수가 올해 1분기(1∼3월) 272건에서 2분기(4∼6월) 465건으로 증가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3월 15일∼4월 30일 특별점검을 벌여 가짜 석유를 만든 주유업체 43곳을 적발했다. 지난달 전남 광양의 한 물류 단지에선 경유에 난방용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 석유를 이동식 주유 차량으로 팔던 업자가 적발됐다. 여수에서는 주유소에서 등유를 구매한 뒤 자체적으로 가짜 석유를 만들어 쓴 대형 트럭 운전기사 2명이 적발돼 석유사업법에 따라 각각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들이 가짜 석유를 만들 것임을 알면서도 등유를 판매한 주유소도 영업정지 45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솔벤트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던 ‘가짜 휘발유’는 2010년대 초반 재료 유통이 차단돼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등유는 석유 판매업자가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가짜 경유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짜 석유를 주유하면 매연 증가나 연료소비효율 감소, 차량 떨림, 시동 꺼짐 등의 현상을 겪을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연료 이상 여부를 무료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짜 석유를 신고하면 10만∼1000만 원의 포상금도 준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길거리 주유 등 가짜 석유 유통이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관리원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최근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가짜 석유’가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값싼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화물차나 중장비 운전자 등의 주의가 요망된다. 가짜 석유 유통을 단속하는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 건수가 올해 1분기(1~3월) 272건에서 2분기(4~6월) 465건으로 증가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이 3월 15일~4월 30일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주유업체 43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달 전남 광양의 한 물류 단지에서는 경유에 난방용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 석유를 만들어 이동식 주유 차량으로 팔던 업자가 적발됐다. 여수에서는 주유소에서 등유를 구매한 뒤 자체적으로 가짜 석유를 만들어 쓴 대형트럭 운전기사 2명이 적발돼 각각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이들이 가짜 석유를 만들 것임을 알면서도 등유를 판매한 주유소도 영업 정지 45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솔벤트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던 ‘가짜 휘발유’는 2010년대 초반 재료 유통이 차단되면서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등유는 석유 판매업자가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가짜 경유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짜 석유를 주유하면 매연 증가나 연비 감소, 차량 떨림, 시동 꺼짐 등의 현상을 겪을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연료 이상 여부를 무료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짜 석유를 신고하면 10만~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길거리 주유 등 가짜 석유 유통이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관리원에 신고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사가 비대면 실명 확인 시 신분증 원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범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A 씨는 명의를 도용당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총 2억500만 원의 채무가 생겼다. 사기범이 A 씨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무단 개통한 뒤 포털 사이트 계정을 해킹해 클라우드에 있던 여권 사진을 빼낸 것. 사기범은 이렇게 빼낸 여권 사진으로 금융사 4곳에서 A 씨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챘다. 경실련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비대면 실명 확인을 할 때 신분증을 촬영한 사본으로 인증하는 탓에, 비대면 대출 사기나 예금 전액 무단인출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사가 비대면 실명 확인 시 신분증 원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범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A 씨는 명의를 도용당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총 2억500만 원의 채무가 생겼다. 사기범이 A 씨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무단 개통한 뒤 포털 사이트 계정을 해킹해 클라우드에 있던 여권 사진을 빼낸 것. 사기범은 이렇게 빼낸 여권 사진으로 금융사 4곳에서 A 씨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챘다. 지난해 6월 스마트폰을 도난당한 B 씨 역시 범인이 B 씨의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던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인터넷은행에서 B 씨 명의 대출을 4차례 받으면서 약 6000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할 때 편리성을 위해 신분증을 촬영한 사본으로 인증하는 탓에, 비대면 대출사기나 예금 전액 무단인출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범죄 피해자가 사기범이 잡힌 후에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라며 “금융사고를 낸 당사자인 금융사가 피해를 우선 변제한 후 사기범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옳다”고 했다. 송진호기자 jino@donga.com}

주말 서울 도심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등 각종 집회와 행진이 벌어질 예정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서울경찰청은 16일 오후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 및 행진으로 인해 차량 정체가 예상된다며 세종대로와 한강대로, 삼일로, 퇴계로 등을 지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15일 당부했다. 앞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벌인 뒤 을지로입구역-종로2가사거리-회현사거리 구간을 행진한다고 예고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으로 돌아와 오후 6시 반까지 공연을 벌인다. 국내 최대 성소수자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참여 인원은 최대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 및 행진도 같은 시간대에 벌어질 예정이다. 퀴어축제반대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벌인 뒤 서울역과 광화문을 향해 행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신고된 집회 인원은 1만5000명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서울역에서 삼각지역까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구명위원회의 행진도 예정돼 있다. 경찰은 집회 및 행진 구간에 입간판을 설치하고 교통경찰 30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를 유도하는 등 교통 관리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도심권을 통과하는 경우 되도록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정체 구간을 우회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자세한 교통상황은 서울경찰청 교통정보 안내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 카카오톡 채널 ‘서울경찰교통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검찰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민유성 전 KDB산업은행장(68)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민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구속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 전 행장은 2015년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거액을 받고 불법 법률 자문을 한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구체적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신 전 부회장과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 L’이라는 계약을 맺고 소송 전략 수립, 증거자료 수집 등 불법 법률자문을 한 뒤 198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다. 변호사법은 변호사 아닌 사람이 금품을 받고 법률 사무를 취급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기 화성시에 사는 정모 씨(19)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올 5월부터 대학가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매주 15시간 일하는 정 씨의 시급은 80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160원(약 13%) 적다. 그런데 편의점 점주는 최근 “이달 말부터 시급 5000원에 일해 달라”라고 제안했다. 여름방학이라 대학생 손님이 적어지니 시급도 깎겠다는 것이었다. 정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돈은 필요한데, 근처에 일할 곳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달만 시간당 5000원을 받고 일하기로 했다”고 하소연했다.○ 셋 중 한 명은 최저임금 못 받아13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이 최저임금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4세 이하 근로자 중 최저임금(시급 8720원)을 받지 못한 비율은 33.7%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연령층 평균(15.3%)의 두 배 이상이다. 24세 이하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달 비율은 2017년 28.2%에서 2018년 32.3%로 급상승한 이후 해마다 30%대 중반을 오가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최저임금위원회가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 부가조사’를 분석한 추정치”라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경기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자 빠르게 오른 최저임금 수준을 지급할 여력을 갖춘 사업장이 줄어들었다. 고용 시장이 위축된 영향을 청년층이 받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고용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실제로 신고와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줄어든 ‘알바’젊은이들이 최저임금 미만의 시급을 감수하는 것은 더 좋은 조건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의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김모 씨(19)는 시급으로 최저임금보다 660원 적은 8500원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사장이 ‘장사가 안 된다’며 임금을 깎았다. 부당한 건 알지만 근처에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 항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이중고’ 때문에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최저임금을 줄 수 없다고 항변한다. 최저임금은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5년 동안 41.6%나 올랐다. 일부 영세 자영업자는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가족 등을 동원하거나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또는 직원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는 자영업자’는 2017년 5월 411만6000명에서 올해 5월 431만6000명으로 20만 명가량 늘었다.○ 최저임금 올라도…‘그림의 떡’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올해 대비 5.0% 올랐지만 ‘그림의 떡’이라고 푸념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대전의 한 고깃집에서 시급 9160원에 주 25시간가량을 일하는 대학생 박모 씨(21)는 “주휴수당이나 야간수당 등을 못 받다 보니 실제로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셈”이라면서도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근무조건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이어지고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일자리가 부족해지면 고용시장의 취약한 고리인 젊은층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이라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