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59

추천

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cms@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경제일반59%
금융27%
미국/북미4%
유통4%
국제일반2%
기타4%
  • “당선인에 주장 전달” 통의동 집회 몸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남측 인도에서는 자동차매매사업조합 소속 80여 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다. 전날 같은 장소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거에는 집회가 거의 열리지 않던 이곳에서 최근 시위가 잇따르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이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직선으로 100m가 채 안 된다.○ “당선인에게 목소리 전하겠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에 목소리를 전하고자 하는 집회 시위가 최근 통의동에서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다. 인수위 사무실 건너편 고궁박물관 서쪽 인도에는 매일 1인 시위자 5, 6명이 요구사항을 적은 손팻말과 확성기 등을 든 채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모두 인수위 설치 후 이곳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부당한 경찰 수사를 당했다는 임재건 씨(75)는 24일 “2020년부터 청와대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오늘부터는 여기서 할 생각”이라며 “당선인에게 억울한 사연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50대 자영업자는 “실질적으로 이제 권력이 인수위에 있는 것 같아 여기서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계천→통의동’ 행진 코스로시위대가 종로구 청계천 일대에서 집회를 연 다음 통의동 인수위 앞까지 행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민들이 많은 곳에서 집회로 이목을 끈 뒤 인수위로 이동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구를 전하겠다는 취지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오후 2시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약 200명이 참가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4.8km가량을 행진했다. 같은 날 오후 1시에는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청계광장에서 50여 명 규모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약 1km를 이동했다. 24일 오후에도 민노총 조합원들이 청계광장에서 통의동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참가 인원이 방역 지침상 허용된 인원(299명)을 넘겼다며 경찰이 불허해 행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 상인은 불편 호소통의동 주민과 상인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통의동의 한 중식당 사장은 “배달이 많은데 집회 때문에 오토바이가 다니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39)는 “날씨가 풀리면서 손님이 늘까 기대했는데, 시위로 주변이 어수선하다 보니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한 60대 주민은 “평소 운동하러 다니던 길이 시위로 자주 막힌다”고 했다. 경찰은 윤 당선인 일행과 시위대의 동선이 겹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 인력 배치와 교통 통제 등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요양병원 간병인 줄확진에 구인난… 일 떠맡은 간호사들 ‘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의료 인력 확진이 늘면서 현장에서 ‘의료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미화원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바람에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자가검사키트나 방호복 등 방역 물품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나온다.○ “대체 인력이 없다”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은 재직 간호사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환자를 옮겨 병동 하나를 비웠다. 이 병원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사흘만 쉬고 다시 출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직원이 3484명인 부산의 B병원은 누적 확진자가 1099명(31.5%)에 이른다. 보건의료노조는 직원의 10% 이상이 확진·격리 상태인 병원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막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공백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 병원 의사 C 씨는 “중소형 병원은 이미 버티기 힘들고, 그나마 꾸역꾸역 버텨오던 대형 병원도 이제 대체 인력이 바닥났다”고 했다.○ 간호사가 간병·청소도 경기 남양주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즘 간병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예전에는 간병인 연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하루 이틀이면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이 넘어도 간병인을 못 구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간병인이 적지 않은 탓이다. 간병인 공백으로 생긴 업무는 간호사가 떠맡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 간호사 정모 씨(38)는 “최근 며칠은 가래를 뱉기 힘들어하는 환자의 가래를 빼내다 하루가 다 지났다. 원래 간병인이 하던 일”이라고 했다. 청소 업무도 간호사 몫이 됐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은 최근 미화원이 연이어 확진돼 간호사가 병동 청소까지 하고 있다. 간호사 강모 씨(30)는 “바닥을 쓸고 닦느라 1분도 앉아있기 힘들다. 쉬는 시간이 청소 시간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의료 물품도 바닥 드러내 일부 병원에선 방호복과 자가검사키트, 라텍스장갑, 비닐 가운 등 기본 의료 물품마저 동나기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박모 씨(55)는 “지금까지 방역용품은 넉넉했는데, 지금은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병원 지침상 환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의료진 모두가 방호복을 입어야 하지만 마스크만 착용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박 씨는 “정부의 방역용품 지원이 줄어든 반면 확진자가 늘면서 물품 소진은 빨라진 탓”이라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의 한 종합병원은 자가검사키트가 모자라 의료진이 매주 두 번씩 받던 코로나19 검사 횟수를 한 번으로 줄였다. 병원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은 검사를 생략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심각한 의료 붕괴가 불 보듯 뻔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정부가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과 인력을 확충하고, 비상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2-03-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간병·청소까지 떠맡은 간호사…인력도 방역 물품도 ‘바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의료 인력 확진이 늘면서 현장에서 ‘의료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청소 직원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바람에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자가검사키트나 방호복 등 방역 물품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나온다.●“대체 인력이 없다”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은 재직 간호사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환자를 전원 또는 퇴원시켜 병동 하나를 비웠다. 이 병원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사흘만 쉬고 다시 출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직원이 3484명인 부산의 A 병원은 누적 확진자가 1099명(31.5%)에 이른다. 보건의료노조는 직원의 10% 이상이 확진·격리 상태인 병원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으로 막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공백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병원 의사 B 씨는 “중소형 병원은 이미 버티기 힘들고, 그나마 꾸역꾸역 버텨오던 대형병원도 이제 대체인력이 바닥났다”고 했다.●간호사가 간병·청소도경기 남양주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즘 간병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예전에는 간병인 연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하루 이틀이면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이 넘어도 간병인을 못 구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간병인이 적지 않은 탓이다. 간병인 공백으로 생긴 업무는 간호사가 떠맡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 간호사 정모 씨(38)는 “최근 며칠은 가래를 뱉기 힘들어하는 환자의 가래를 빼내다 하루가 다 지났다. 원래 간병인이 하던 일”이라고 했다. 청소 업무도 간호사 몫이 됐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은 최근 청소 담당 직원이 연이어 확진돼 간호사가 병동 청소까지 하고 있다. 간호사 강모 씨(30)는 “바닥을 쓸고 닦느라 1분도 앉아있기 힘들다. 쉬는 시간이 청소시간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의료 물품도 바닥 드러내일부 병원에선 방호복과 자가검사키트, 라텍스장갑, 비닐 가운 등 기본 의료물품마저 동나기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박모 씨(55)는 “지금까지 방역용품은 넉넉했는데, 지금은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병원 지침 상 확진자가 나오면 의료진 모두가 방호복을 입어야 하지만 마스크만 착용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박 씨는 “정부의 방역용품 지원이 줄어든 반면, 확진자가 늘면서 물품 소진은 빨라진 탓”이라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의 한 종합병원은 자가검사키트가 모자라 의료진이 매주 두 번씩 받던 코로나19 검사 횟수를 한 번으로 줄였다. 병원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은 검사를 생략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심각한 의료 붕괴가 불 보듯 뻔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정부가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과 인력을 확충하고, 비상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2-03-23
    • 좋아요
    • 코멘트
  • 靑분수광장 1인시위자들 “용산 가야 하나…”

    “대통령 있는 곳으로 가야죠. 그 앞에서 해결될 때까지 목소리를 낼 거예요.” 22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계란이력제 철폐’를 요구하며 홀로 피켓시위를 이어가던 박창록 씨(64)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이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이들도 새 시위 장소를 물색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앞 분수광장은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워 1인 시위자들이 손팻말 등을 든 채 단골로 시위를 벌이는 곳이다. 21, 22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1인 시위자 10명 중 6명은 “대통령을 따라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KT 복직을 요구하며 1년 넘게 시위를 해 왔다는 조태욱 씨는 “오직 대통령이 있는 곳을 향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국방부 신청사 앞으로 시위 장소를 옮기겠다고 했다. 경찰도 집무실 이전 시 국방부 청사 인근이 시위의 새 집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인 시위는 국방부 정문 앞, 대규모 집회는 전쟁기념관 앞 공터, 소규모(10∼20인) 집회는 국방컨벤션센터 앞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방부 정문 앞에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더구나 국방부 신청사 앞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 금지구역도 아니다. 집시법은 대통령 관저 인근 100m 이내 집회 및 시위 개최를 제한한다. 하지만 국방부 신청사는 대통령 ‘집무실’일 뿐 ‘관저’가 아니다. 청와대의 경우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함께 있지만, 윤 당선인의 경우 취임 후 한남동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제한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집무실 앞 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국민들의 민심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소수지만 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시위를 중단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토지 반환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노숙 시위를 5년 동안 벌여왔다는 지문열 씨(68)는 “이제 너무 지쳤다”며 “집무실을 옮기면 시위를 그만하려고 한다”고 했다.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해 달라”며 3년 넘게 1인 시위를 이어왔다는 유경숙 씨(63)는 “광화문이나 종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3-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빈소 없어요” 사망 급증에 7일장… 신랑 확진에 비대면 결혼식

    20일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만난 정모 씨(44·서울 동작구)는 장인어른을 사망 7일째인 이날에야 보내드렸다고 했다. 장인은 14일 돌아가셨지만 서울시내에 빈소를 차릴 장례식장을 찾지 못했다. 16일에야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 겨우 빈소를 마련했다. 18일 발인을 하려 했지만 화장시설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정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장인어른을 화장 때까지 이틀이나 더 장례식장 시신 안치실에 모셔뒀다”며 울먹였다.“3일 뒤나 빈소 자리 납니다”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결혼 장례 등 관혼상제를 치르는 데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유족들이 빈소를 차릴 장례식장과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 장례식을 5∼7일씩 치르는가 하면 신랑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결혼식장에 화상으로 등장하는 ‘비대면 결혼식’까지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327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최근 1주(14∼20일) 동안 사망자는 2033명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례식장은 계속 포화상태다. 동아일보가 20일 확인한 서울시내 장례식장 10곳 가운데 당장 빈소를 차릴 수 있는 장례식장은 1곳도 없었다. 장례식장 4곳은 “내일(21일) 오후 자리가 난다”고 안내했지만 나머지 6곳은 “사흘 후(23일)에나 가능하다”거나 “정확히 언제 자리가 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빈 시설 찾아 ‘원정 화장’화장시설 예약도 어렵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승화원(경기 고양시 덕양구)과 서울추모공원은 20일 오후 현재 24일까지 예약이 차 있었다. 시가 화장로 가동 횟수를 늘렸지만 역부족이다. 다른 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경기 용인시 평온의숲 나래원 관계자는 “하루 화장하는 시신 40구 중 15구가량은 용인시 외 거주자”라고 밝혔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명복공원 관계자는 “원래 최대 하루 45구를 화장했는데, 요즘은 하루 60구까지 진행하고 있다”면서 “과부하가 지속되면 화장로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일 오후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62개 화장시설 중 절반 넘는 35곳이 22일까지 예약이 끝났다. 일부 지방 화장장은 ‘여력이 없다’며 관외 거주 사망자를 거절하고 있다. 전북의 한 추모공원 관계자는 “관외 거주 사망자는 관내 사망자 우선 예약 후 빈자리에 배정되는데 지금은 빈자리가 없다”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은 대부분 지난해 12월 3차 접종을 했는데, 예방 효과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2주 후 하루 사망자가 600∼8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비대면 참석 신랑 ‘눈물’최근 1주 동안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이 넘으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예비신부 확진자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신랑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식장 내 스크린을 통해 신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화상 결혼식’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 결혼식에 참석한 A 씨는 동아일보에 “‘웃픈’ 결혼식이었다. 화상으로 참석한 신랑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예식 자체를 치르기도 쉽지 않다. 19일 사촌동생 결혼식에 참석한 B 씨는 “신랑 신부 측 모두 친척 지인 중 확진자가 쏟아져 빈 자리가 많았다. 저 역시 같이 간 둘째 아들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말을 결혼식장 거의 다 와서 듣고 인사도 대충 하고 돌아와 가족 모두 검사를 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을 연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달 말 결혼 예정이던 예비 신부 박모 씨(31)는 부모님 확진으로 고민 끝에 결혼식을 10월로 미뤘다. 박 씨는 “신랑 가족 측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2-03-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모텔 전전하는 확진자…회사-학교 기숙사 “감염땐 나가라”

    경남 지역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배모 씨(34)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사 기숙사에서 나와야 했다. 회사 측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기숙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택치료를 하라고 한 것. 울산의 본가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부모님 감염이 걱정돼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구해 지내고 있다. 배 씨는 “숙소 주인에게 확진됐다고 알리진 않았다. 주말까지 조용히 지내다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모텔로 내몰리는 재택치료자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집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하지 않고 모텔 등에 머무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방역 당국도 확진자 동선 추적을 포기한 상황이라 추가 확산 우려가 제기된다. 회사와 대학 기숙사 상당수는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에서 재택치료를 하도록 한다. 경증인 경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지만 생활에 제약이 많다는 이유로 확진자 본인이 거부하거나,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소를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남 지역의 한 대학 기숙사에 살던 김모 씨(23)는 이달 7일 확진 판정을 받고 기숙사를 나온 뒤 격리 기간 일주일을 모텔에서 보냈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는지 지역 보건소 등에 여러 차례 물었지만 “빈자리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17일 전남도에 확인한 결과 해당 시기 전남 소재 생활치료센터 2곳에 자리가 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대학생 박모 씨(22)도 “기숙사에서 살다가 확진이 됐는데 친구가 휴학해 생긴 빈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과 역학조사관별로 센터 입소 대상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달 14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감염에 취약한 주거 환경(고시원 등)에 사는 사람, 돌봄이 필요하지만 보호자와 공동격리가 불가능한 어린이, 장애인 등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정보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시스템에선 센터 입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진자가 스마트폰 기입 등을 통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쪽방촌 주민들을 지원하는 최선관 돈의동쪽방상담소 행정실장은 “60, 70대 노인이 대부분인 동네 주민들이 모바일로 정확하게 응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확진 사실 숨기고 머물기도 확진 사실을 밝히면 투숙을 거부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확진을 숨기고 숙박시설에 머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A 씨(32)는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아 호텔 측에 알리지 않고 일주일간 묵었다”고 했다. 한 지자체 방역 담당자는 “보건소 등에 알리지 않고 임의로 격리 장소를 정해 머물면 감염병예방법 위반 고소·고발 대상”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호텔 등 숙박업소는 재택치료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확진자 동선 추적이 중단된 상황이라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편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한 일부 숙박업소는 손님이 넘치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에 사는 B 씨는 “방 10여 개짜리 빌라를 재택치료자 이용 가능 숙소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예약이 거의 차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투표 사무원 파란장갑 논란… 野 “與 상징색” 항의

    3·9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전국의 사전투표소에서 투표 사무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장갑(사진)을 낀 채 업무를 해 야당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투표에선 파란색이 들어간 방역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4일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도내 196곳 투표소 사무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파란색 라텍스 장갑을 착용했다. 국민의힘 강원도선대위는 “선관위가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장갑을 사용한 것은 특정 정당을 대놓고 지원한 격이며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과 전북 등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도 논란이 일었고, 각 선관위는 이날 파란 장갑을 투명한 비닐장갑으로 부랴부랴 교체했다. 특히 경북 구미 등의 투표소에선 사무원들이 안면보호대 등 다른 방역용품까지 파란색으로 착용해 야당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중앙선관위는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파란색 방역장비의 사용을 전면 중지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투표 사무원들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투표하는 5일 파란색 가운을 입을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다른 색으로 교체된다.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학 대면수업 개강… 20-21학번도 “강의실 처음, 설레지만 불안”

    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떨었다. 점심시간에는 식권을 사려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이날 서대문구 연세대 교정도 수업을 들으려 오가는 학생들로 붐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을 넘어섰지만 2일 개강을 맞은 주요 대학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활기를 일부 되찾은 모습이었다. 교육부가 ‘학습 결손 누적’ 등을 이유로 대면 수업을 권장함에 따라 주요 대학들이 대면 개강을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정원과 관계없이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정했다. 지난해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한 박상하 씨(21)는 “입학 뒤 첫 대면수업이라 설렌다”며 “최대한 대면 강의에 참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도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강의를 개설했다. 경희대와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대면 수업 확대 기조 아래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약 2년 만의 대면 수업이 반가우면서도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20년 연세대에 입학한 황현석 씨(21)는 “학교에 2년 만에 처음 왔는데 강의실을 못 찾아 헤맸다”며 “일부 수업만이라도 대면 강의로 들을 수 있어 기대되지만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이어서 걱정도 된다”고 했다.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박지현 씨(23)는 “전국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함께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불안하다. 실험처럼 대면 수업이 필수인 과목 외에는 비대면으로 수강하려 한다”고 했다. 박 씨는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다 보니 일부 대면 강의는 수강 인원이 5명밖에 안 된다. 교수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이 더 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학들은 대면 강의를 위해 자체 방역 대책을 세웠다. 이화여대는 학내 무료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주 1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2일 “오전과 점심 시간대 검사받으려는 학생들이 줄을 섰다”며 “무증상 감염이 많다 보니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검사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2-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메타버스서 외친 “대한독립 만세”… 3·1절, 공간을 넘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1일 오전 11시, 사회자 선창에 맞춰 시민 250여 명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에 마련한 3·1절 기념행사 참가자들이었다. 대부분 메타버스에 익숙한 10, 20대. 말이 아직 서툰 어린이와 중년 남성 참가자도 섞여 있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행사 개최가 어려워지자 올해 처음 3·1절 기념행사를 가상공간에서 열었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진행된 기념행사에는 500여 명이 참가했다. 원래 360명만 선착순으로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인원을 500여 명으로 늘렸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가상공간에 접속한 참가자들은 먼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준비한 3·1절 기념 공연 영상을 관람했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복역 당시 부른 것으로 알려진 ‘8호 감방의 노래’ 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실시간 채팅방에 노래 가사를 따라 적으며 감상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3·1절을 기리기 위해 자신의 아바타 의상을 검은 치마와 흰색 저고리로 꾸몄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3·1절을 맞아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지난달 23일 제페토에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만들어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가 직접 제페토에 접속해 가상 서대문형무소에 방문해보니 건물 외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부터 옥사 내부까지 실제 서대문형무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방문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대형 태극기 앞에서 아바타 인증샷을 찍은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다. 1일 오후 7시 반까지 가상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방문객은 2800명을 넘었다. 충남 천안시 유관순열사기념관도 지난달 28일 유 열사가 주도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아우내 봉화제’를 올해 처음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 행사는 예년의 경우 천안시 아우내 장터에서 시민 수천 명이 모여 과거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 2021년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도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이들의 재현 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날 생중계는 시민 약 400명이 지켜봤다. 유관순열사기념관 관계자는 “생중계로 우리가 아우내 봉화제를 계속 기념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3-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영업자들 “QR코드 안찍으면 손님 늘지 않겠나”

    “조만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거 같아요.” 서울 서대문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5)는 28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인용 QR코드 단말기를 치워도 되겠다”며 기뻐했다. 김 씨는 “‘정부가 확진자 동선 추적도 안 하면서 QR코드를 왜 찍느냐’고 항의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했다. 정부가 1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 적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2년 이상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상황에서 다가오는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고무된 표정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식당 주인 박모 씨(55)는 “백신을 맞지 않은 손님도 6명까지 받을 수 있으니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현재 오후 10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 완화가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지만 정부의 잇따른 방역조치 완화에 불안감을 보이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서울 중랑구에서 백반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확진자가 줄어야 우리도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손님들에게 QR코드 인증을 계속 부탁할 생각”이라고 했다. 시민 의견은 엇갈렸다. 백신 미접종자 유모 씨(28·서울 강동구)는 “방역패스 때문에 바깥 활동을 거의 못 했는데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수도권 초등학교 교사 A 씨(27)는 “확진자 동선 추적도 포기했는데, 백신 접종 여부도 확인하지 않으면 방역체계가 무너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03-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30세대서 심한 反中정서… “中을 위협적 경쟁상대로 인식”[인사이드&인사이트]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9일 부산 남구에서는 30대 남성이 20대 남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적과는 관련이 없는 단순 충돌이었지만 이를 보도한 기사에는 중국을 비난하거나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을 담은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사건 피해자가 중국인 유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등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 논란을 언급한 글도 적지 않았다. 상당 수위에 올라선 국내 반중 정서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국과 중국인을 향해 사용된 인종주의에 가까운 혐오 표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이들은 한국인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표현을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 악화된 한국인의 대중 인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심해지는 혐오 표현 최근 베이징 겨울올림픽 편파 판정이나 김치, 한복 기원 시비는 반중 정서가 수면으로 떠오른 계기일 뿐이라는 의견이 많다. 근래 반중 정서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심화됐다고 할 수 있다. 동북공정과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던 차에 ‘코로나19 중국 기원설’ 등이 퍼지면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중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온 한국인 장모 씨(33)는 “중국인들은 (자국 중심적) 중화사상을 갖고 있어 ‘소국’이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식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최모 씨(29)는 “미세먼지 때문에 중국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까지 벌어지니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신기욱 교수 연구팀이 올 1월 한국인 10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6.5점(100점 만점)으로 동맹 미국(69.1점)은 물론이고 식민 지배와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은 일본(30.7점)보다도 낮았다. 중국이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반대하며 친러 행보를 보이는 것도 국내 반중 정서를 더욱 키우고 있다. 중국은 평소 미국을 겨냥해 약소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비판해 왔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으면서 이중적 태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팀은 “(한국인의 낮은 중국 호감도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등이 원인”이라면서 “중국의 문화 제국주의와 반(反)자유주의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반중 정서, 젊은층에서 강해 최근 반중 정서는 2030세대를 비롯한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올 1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18∼29세가 16.6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낮았고, 30대(20.1점)가 뒤를 이었다. 반면 50대(33.3점)와 60세 이상(32.7점)은 평균(27.0점)을 넘어 비교적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젊은층을 자주 접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혐오 표현을 마주치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중국인은 깨끗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하기에 중국인이 아닌 척했다”며 “거리에서 중국어로 얘기하다가 주변에서 ‘×깨’라고 비하하는 말을 들은 적이 적지 않다”고 했다. 젊은층에서 비교적 반중 정서가 심한 것을 두고 2010년대 들어 중국의 정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본격적으로 ‘굴기(굴起)’하는 모습을 청소년기부터 접한 것과도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규모나 국민 소득 수준이 지금 같지 않았던 중국의 모습을 기억하는 윗세대보다 특히 더 중국을 위협적 대상으로 느낀다는 분석이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봤는데,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등을 겪으며 경쟁과 갈등 상대로 인식하게 됐다”며 “문화적으로도 젊은층은 삼국지나 홍콩 영화 등이 익숙한 이전 세대에 비해 중국 문화에 대한 친숙도가 낮다”고 했다.○ 반한 정서 확산에 재중 한국인 불안 반대로 중국에서는 반한(反韓) 정서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최근 중국의 반한 정서가 촉발된 것은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하고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에선 “한국도 중국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대중에게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민들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한국말을 한다고 운전사가 내리게 했다거나, 식당에 갔다가 쫓겨났다는 사연이 쏟아졌다. 한류 스타 공연 불허와 동영상 사이트의 한류 콘텐츠 업데이트 금지, 한국 단체관광 금지 등 당시 내려진 ‘한한령(限韓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교민 사회에선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내에서 더 높아진 반한 감정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아직까지 반한 감정으로 인한 사건이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불꽃만 생겨도 폭발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베이징에서 14년간 생활한 권모 씨(54)는 “한중 사이에 김치 기원 논란이 있었을 당시 베이징의 한 중국 식당에서 우리 김치를 중국 이름인 ‘파오차이(泡菜)’라고 부르지 말라고 요구했다가 중국 종업원과 싸울 뻔했다”고 했다.○ 정치권 부추김 자제해야 주변국의 잘못된 행동에 거부감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편견을 바탕으로 한 혐오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차분하고 합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노린 정치권 일각에서 잇달아 불붙은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을 두고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갈등을 빚으면 결국 양국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들은 당장 국민의 분노에 편승하는 발언을 내놓을 게 아니라 양국 관계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도 혐오 표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다양한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남건우 기자 wo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3-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밤10시 넘어도 영업”…일부 자영업자 ‘오픈 시위’ 강행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오후 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가량 차 있었다. 이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가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는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 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 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밤 10시 넘어도 문 안 닫는다…일부 자영업자 ‘영업 시위’ 강행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 가량 차 있었다. 이 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 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들이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 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 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2-27
    • 좋아요
    • 코멘트
  • 3년만의 첫 대면 개강… “불안보다 설렘이 크네요”

    “직접 만나서 인사도 하고 레크리에이션도 같이 하니까 확실히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아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새내기배움터(신입생 환영식)에 참석한 신입생 정우진 씨(19·경영대학) 얼굴에는 행사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신입생 200여 명은 오후 1시부터 5층 강당에 조별로 모여 학교생활 안내를 듣고 이름 기억하기 등 준비된 친목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학생들의 마스크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뜻하는 별 모양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서울권 대학 첫 개강…‘설렘’과 ‘혼란’성균관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새내기배움터 행사를 열었다. 서울지역 대학 중 처음으로 2022학년 1학기 수업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오전 11시 반,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경영대 지하 2층 학생식당에는 신입생과 이들을 맞이하는 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식당 테이블을 거의 다 채운 학생들은 비말차단용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이어갔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오가는 상황이지만 학생들은 감염에 대한 불안보다 첫 대면 개강에 대한 설렘이 앞선다고 밝혔다. 신입생 구재영 씨(19)는 “개강 첫 주라 출석 반영은 안 되지만 대학 분위기도 보고 싶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경제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입학 후 처음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하는 20, 21학번들이 더 신난 것 같았다”고 전했다. 다만 학교 측은 확진자 동선 확인을 위해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마다 QR코드 인증을 해야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가 19일부터 QR코드를 활용한 출입명부 작성을 중단한 것과 달라 일부는 이의를 제기했다. 이 대학 20학번인 황모 씨(21)는 “교재를 사러 교내 서점에 갔는데 QR코드 인증을 하라고 했다. 정부 지침과 달라 의아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면 강의에 참여하는 학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의 기준, 운영 방식 ‘제각각’성균관대는 이날부터 수강 인원 50명 미만 수업에 한해 대면 강의로 진행했다. 전체 강좌의 절반 정도다. 50명 이상 수업은 그룹별 출석제를 도입하거나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도록 했다. 비대면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려면 정원이 적어도 70명 이상이어야 허용된다. 지난해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과 달라진 것이다. 성균관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들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올해 1학기부터 대면 강의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같은 학교더라도 캠퍼스와 단과대별로 대면 강의 기준과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아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서울대는 수강 정원에 관계없이 대면 수업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자체적으로 비대면 수업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된 경우에 한해 온라인 수업을 허용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정원이 100명보다 많으면 대면·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거나 비대면 강의만 하도록 했다. 숙명여대 재학생 이모 씨(22)는 “우리 학교는 대면 강의 기준 인원이 30명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일부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강원 원주시)는 중간고사 전까지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만 진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대학 자체적으로 적용하는 방역 수칙도 제각각이다. 서울대와 성균관대는 확진자 역학조사를 학교 자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학과 단위로 비대면 수업 요일과 시간을 지정해 학생들을 분산하기로 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2-02-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셀프치료’ 각자도생 나선 시민들… 상비약-검사키트 등 불티

    정부가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대부분이 ‘셀프 치료’를 하도록 방역·의료 체계를 바꾸겠다고 밝히자 불안한 시민들이 상비약 세트를 앞다퉈 구매하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은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라고 적힌 종이 쇼핑백에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 염증치료제 등 11개의 상비약을 담아 팔고 있었다. 가격은 3만∼4만 원대로 포함된 약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약사는 “비슷한 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묶음을 만들었다”고 했다. 자가검사키트는 품절인 곳이 많았다. 이날 본보가 돌아본 마포구와 영등포구의 약국 10곳 중 7곳에서는 검사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자가검사키트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와 약국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발열 시 쓰는 얼음팩도 평소보다 잘 팔리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10일부터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을 제외한 일반관리군은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자택에서 스스로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재택치료키트 수령이 지연되거나 보건소와 전화 연결이 안 되는 등의 경우가 많다 보니 셀프 치료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가 크다. 7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모 씨(26)는 “(재택치료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몸살 기운이 있다고 하니 ‘집에 있는 약을 복용하라’고 하더라. 상비약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약을 신청하면 격리가 끝나고 도착할 수도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상비약 목록’ ‘스마트폰에 장착된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 등의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음성으로는 불안한 이들이 자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려면 어느 병원이 저렴한지 등의 정보도 주고받는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 플랫폼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비대면 진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닥터나우’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이용자 수 증가율이 지난달 대비 3배가량이나 됐다”면서 “재택치료자들이 자비로 비대면 서비스 이용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2-0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상비약-아이스팩 등 셀프치료 용품 불티…인터넷엔 각자도생 꿀팁도

    정부가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대부분이 ‘셀프 치료’를 하도록 방역·의료 체계를 바꾸겠다고 밝히자 불안한 시민들이 상비약 세트를 앞 다퉈 구매하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은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라고 적힌 종이 쇼핑백에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 염증치료제 등 11개의 상비약을 담아 팔고 있었다. 가격은 3만~4만 원대로 포함된 약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약사는 “비슷한 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묶음을 만들었다”고 했다. 마포구 온누리약국의 김성건 씨(40)도 “셀프 치료로 전환된다니 불안심리 때문에 상비약을 구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늘었다”고 했다. 자가진단키트는 품절인 곳이 많았다. 이날 본보가 돌아본 서울 마포구와 영등포구의 약국 10곳 중 7곳에서는 진단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자가진단키트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와 약국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발열 시 쓰는 얼음팩도 평소보다 잘 팔리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10일부터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을 제외한 일반관리군은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자택에서 스스로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면 전화로 비대면 진료·상담을 받을 수 있고 약은 동거가족을 통해 받거나, 1인가구의 경우 보건소에서 배달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재택치료키트 수령이 지연되거나, 보건소와 전화 연결이 안 되는 등의 경우가 많다 보니 셀프치료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가 크다. 7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모 씨(26)는 “(재택치료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몸살 기운이 있다고 하니 ‘집에 있는 약을 복용하라’고 하더라. 상비약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약을 신청하면 격리가 끝나고 도착할 수도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상비약 목록’, ‘스마트폰에 장착된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 등의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음성으로는 불안한 이들이 자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려면 어느 병원이 저렴한지 등의 정보도 주고받는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 플랫폼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비대면 진료와 약처방을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닥터나우’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이용자 수 증가율이 지난달 대비 3배 가량이나 됐다”면서 “코로나19 재택치료자들이 보건소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비로 비대면 서비스 이용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02-09
    • 좋아요
    • 코멘트
  • 졸업식 사라진 대학가… “Z세대, 셀프 졸업사진 찍어요”

    한성대 경제학과 학생 장선아 씨(25)는 졸업을 앞둔 이달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진관에서 학사모를 쓴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리모컨으로 셔터를 눌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오프라인 졸업식이 열리지 않자 ‘셀프 졸업사진’을 찍은 것. 장 씨는 “졸업 전 모습을 직접 남기고 싶어 혼자 찍었다”며 “내가 원하는 구도와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졸업 시즌을 맞아 ‘셀프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졸업생이 늘고 있다. 각 대학은 오미크론 확산 우려를 감안해 올해도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열고 있다. 졸업 앨범도 안 만드는 경우가 많다. 기껏해야 교내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학사모와 가운을 대여해 알아서 찍으라고 하는 정도다. 그렇다 보니 자신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장 씨는 “원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모습을 남길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비용도 크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장 씨가 셀프 사진관에서 20분 동안 촬영하고, 사진 파일 4개와 출력된 사진 2장(A4용지 절반 크기)을 받는 데 지불한 비용은 4만 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햇수로 3년째 이어지면서 ‘셀프 졸업사진’은 어느덧 대학가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외국어대 영문학과 졸업 당시 친구들과 스튜디오를 빌려 셀프로 졸업사진을 찍었다는 박성은 씨(27)는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열리지 않아 나만의 사진을 남기고자 했다. 한 시간 남짓 독사진과 단체사진을 다양하게 찍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돌이켰다. 일부 사진관은 손님이 직접 졸업사진 등을 찍을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요즘 사진사의 손을 빌려 졸업사진을 남기려는 학생들이 적어 장사가 안 된다”며 “자리라도 대여해주고 비용을 받는 게 좋겠다 싶어 사진관 내에 ‘셀프 촬영’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친했던 이들끼리 모여 함께 사진을 찍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것으로 ‘자체 졸업식’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화여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모 씨(25·여)는 “방역 지침에 따라 친한 동아리 사람들 6명만 모이기로 했다”며 “동아리 방에서 서로 사진도 찍고 같이 음식도 먹으면서 우리만의 작은 졸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 2022-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친구들과 모여 학사모 쓰고 찰칵…코로나 속 ‘셀프 졸업 사진’이 뜬다

    한성대 신문방송학과 학생 장선아 씨(25)는 졸업을 앞둔 이달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진관에서 준비된 학사모를 쓴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리모콘으로 셔터를 눌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오프라인 졸업식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셀프 졸업사진’을 찍은 것. 장 씨는 “졸업 전 모습을 직접 남기고 싶어 혼자서 찍었다”며 “내가 원하는 구도와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졸업 시즌을 맞아 ‘셀프 졸업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등으로 대학의 졸업식 자체가 취소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교내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학사모와 가운을 대여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졸업 사진이 획일적이라고 느끼는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을 선호한다. 장 씨는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은 일일이 보정을 요청하기도 불편하고,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모습을 남길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비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장 씨가 셀프 사진관에서 20분 동안 촬영하고, 사진 파일 4개와 출력된 사진 2장(A4용지 절반 크기)을 받는데 지불한 비용은 4만 원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햇수로 3년째 이어지면서 이같은 ‘셀프 졸업 사진’이 대학가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외국어대 영문학과 졸업 당시 친구들과 스튜디오를 빌려 셀프로 졸업사진을 찍었다는 박성은 씨(27)는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나만의 사진을 남기고자 했는데, 한 시간 남짓 친구들과 함께 찍으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일부 사진관은 손님이 직접 졸업사진 등을 찍을 수 있도록 한쪽 공간을 새로 단장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요즘 사진사의 손을 빌려 졸업사진을 남기려는 학생들이 적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자리라도 대여해주고 비용을 받자 싶어 사진관 내에 ‘셀프 촬영’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고 했다. 친했던 이들끼리 모여 함께 사진을 찍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것으로 ‘자체 졸업식’을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모 씨(25·여)는 “친한 동아리 사람들 6명이 모여 동아리 방에서 우리만의 작은 졸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2-07
    • 좋아요
    • 코멘트
  • 중대재해법 적용 첫날… 건설현장 대부분 작업 ‘일시중지’, 새벽인력시장선 “일감 없어 공쳤다”

    “이번 주 들어 일거리를 못 구한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27일 오전 5시 반.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을 찾은 박모 씨(66)는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인력시장을 찾은 인부 대부분이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4시부터 길거리에 수백 명이 줄지어 일거리를 기다렸지만 기자가 세어본 결과 4명 중 1명 정도만 일을 구해 자리를 떴다. 남은 이들은 서로 “왜 집에 안 가느냐”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배를 입에 문 채 한참 거리를 서성였다. 한 시간 반 동안 대기하다가 끝내 집으로 돌아가던 박 씨는 못내 아쉬운지 사무소를 돌아보며 “이거 참 어떡하나…”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1호 처벌 대상만은 피하겠다’며 공사 현장을 멈추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대거 일감을 잃었다. 남구로역 인근의 한 인력사무소 직원은 “어제보다 일거리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지난주부터 대형 건설사 사이에 ‘시범 케이스가 되지 말자’는 말이 돌았다”고 했다. 이날 남구로역 인력사무소를 방문한 이모 씨(60)는 설명을 들은 후 “설 연휴 지나면 나아지려나 싶다”면서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실제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작업이 ‘일시 중지’된 건설 현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일부 근로자들이 공구를 정리하거나 청소만 할 뿐 여느 때처럼 벽돌을 쌓는 등의 작업은 일절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갑자기 오늘은 건물 올리는 작업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중대재해법이 나이가 많은 근로자들을 노동시장에서 몰아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력시장에서 일거리를 구하던 성모 씨(49)는 “요즘에는 현장에서 60세 이상은 잘 안 쓰려고 하는 탓에 나이 든 분들은 인테리어 같은 작은 현장만 가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현장의 안전 관리 인력은 다소 보강되는 분위기다. 이날 만난 문래역 인근 공사 현장 노동자는 “안전 관리 인력이 최근 현장에 10명 넘게 새로 배치됐다”고 전했다. 건설 조경 분야의 한 중소기업 대표 김모 씨(64)도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안전 관리 인력을 최우선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했다.남건우 기자 w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지옥 같았다” 분양합숙소, 가출청소년 꾀어 착취-폭행

    “진짜 악마 같은 놈들이었어요. 자기보다 약한 애들을 사실상 가둬놓고 세뇌시킨 거죠.” 이달 초 서울의 한 부동산 분양합숙소에서 20대 남성이 도주 중 빌라 7층에서 추락한 사건의 배경에는 취약계층 청년과 가출 청소년 등을 교묘하게 조종한 분양대행팀장 박모 씨(29·구속) 등의 착취와 폭행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 씨 일당은 가상화폐 ‘리딩방’(불법유사 투자자문 행위가 이뤄지는 온라인 대화방)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팀원을 모집한 뒤 미분양 부동산을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 특히 박 씨가 오갈 데 없는 팀원들을 합숙시키면서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거나 대화를 못 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팀원들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가출 청소년 꼬드겨 분양 일 시켜지난해 박 씨 일당과 함께 수개월 동안 분양 홍보 일을 했다는 A 씨는 24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옥 같은 2021년이었다”며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A 씨가 박 씨를 접한 건 지난해 1월경 가상화폐 ‘H리딩방’이었다. 박 씨 일당 중 한 명이 이른바 ‘경주마’(급등하는 코인)를 추천하면서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박 씨는 유료 회원에게 “전망이 좋고 엄청난 호재가 있는 부동산 물건이 있는데 안 사는 사람은 ‘호구’”라며 추천했다. 자신과 함께 분양대행을 할 팀원도 모집했다. 주로 금융채무 불이행자나 고정적 수입이 없는 청년들이 유혹에 넘어갔다. A 씨 역시 박 씨의 말에 따라 계약금도 절반은 대출을 받아 인천 숙박시설 3채를 분양받았다. A 씨가 박 씨와 함께 일하며 본 업무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 박 씨는 은근히 팀원들에게 직접 분양받을 것을 권유했다. 수익성이 좋다고 보기 어려운 물건들이었다. 지난해 2월 박 씨에게 분양 업무를 맡겼던 한 분양대행 업체는 “요즘 (분양이) 쉽지 않았던 상업시설이었다”고 했다. 박 씨는 자신이 수수료를 건당 50만∼60만 원만 받는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뒤로 수백만 원을 몰래 챙겼다고 A 씨는 주장했다. 박 씨 일당은 지난해 5월 가상화폐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팀원 모집이 어려워지자 가출 청소년으로 눈을 돌렸다.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출 청소년이나 오갈 데 없는 청년들을 꼬드긴 뒤 전단이나 전화 돌리는 일을 시켰다. A 씨는 “(박 씨가) 가출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수수료를 다 가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숙박하는 팀원은 박 씨가 키우는 강아지 배변, 어항 치우기, 빨래, 청소 등 잡일도 다 했다”고 전했다. 집 안에서는 도난을 방지한다며 반려견용 CCTV로 직원들을 감시했다.○ “꼭두각시처럼 조종”합숙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밤 12시까지 붙잡고 평일과 주말,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일하게 했다. A 씨는 “(팀원들이) 서로 이야기를 못 하게끔 떨어뜨렸다. 꼭 학창 시절 불량한 애들처럼 움직였다”며 “박 씨가 맨 위에서 (팀원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미 부동산 분양 계약을 해서 손해를 본 사람들은 더 이상 빼먹을 게 없다는 걸 알고 붙잡지 않지만 힘없는 피해자는 계속 부려먹어야 하니까 더 붙잡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폭행도 있었다. 일당이 한 여성 팀원을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A 씨는 말했다. 이들의 범행은 합숙하던 김모 씨(21)가 3번째 탈출하다가 7층에서 추락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24일 박 씨의 분양팀에서 근무한 김모 씨(22)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19일 박 씨 등 일당 4명을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보완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박 씨의 범행에 가담한 부인 원모 씨(22)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