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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주택가에서 대낮에 한국인 어린이가 납치돼 8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30대 필리핀 남성인 납치범은 여행가방에 아이를 넣어 납치를 시도했다. 10일(현지 시간) 필리핀경찰에 따르면 이날 정오경 세부 만다우시의 한 아파트에서 8세 한인 여아를 납치한 필리핀인 남성 고디플로 라마(32)가 이날 오후 8시경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아동은 한국인 아버지, 필리핀인 어머니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를 납치한 남성은 이 아파트 관리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이 남성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피해 아동의 가족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낮 12시 20분경 약 80cm 높이로 보이는 검은색 대형 여행가방에 아이를 넣어 납치했다. 파란색 후드티를 뒤집어쓴 이 남성은 여행가방을 끌고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한 뒤 은색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인근 아파트에서 피해 아동을 데리고 있던 이 남성을 검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전날 필리핀에서 우리 국민 1명이 납치돼 현지 치안당국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범인이 검거되고 국민의 안전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조된 아이는 경미한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바로 가족에게 인계됐다. 사건 발생 직후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페이스북을 통해 납치 사실을 지역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범인이 검거된 후에는 “아이를 되찾아준 경찰과 시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견제하고 자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반도체지원법(CHIPS Act·반도체법)을 도입한 뒤 1년 동안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총 220조 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끌어낸 것으로 추산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반도체법 서명 1년을 기념해 발표한 성명에서 “(반도체법은) 해당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되살리고 공급망 강화, 국가안보 보호, 미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지난 1년간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데 총 1660억 달러(약 218조8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법은 (미국에)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안으로 가져오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자평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서인 사전의향서(SOI)가 미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42개 주에 걸친 프로젝트와 관련해 460건 이상 접수됐다. SOI는 기업 한 곳이 생산 시설별로 여러 건을 제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S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2조4000억 원)를 투자해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대만 TSMC는 미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에 당초 2020년 12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반도체법이 나온 뒤인 지난해 12월 투자 규모를 400억 달러(약 5조9200억 원)로 증액했다. 미국은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제조, 인력 양성 등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69조4500억 원)를 지원한다. 또 자국 내 반도체 설비에 투자한 기업에 25%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물가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물가는 하락하는데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의 시장’ 중국이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약해지면서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월별 CPI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1년 2월(―0.2%)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의 월간 CPI는 올 1월 2.1%를 기록한 뒤 3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고, 6월엔 0%까지 떨어졌다. CPI와 함께 대표적 물가관리 지표로 CPI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로 집계돼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CPI와 PPI 상승률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지난달 자동차 가전 가구 등 내구재 소비 촉진 방안과 민간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쏟아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7월의 물가 상승 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항후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2021년 초 CPI 하락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물가 하락은 수요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 같은 장기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더 심각하다”면서 “중국이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가 당분간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시장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가 올해 안에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中, 일본식 장기불황 문턱에… 韓, 하반기 성장률 더 떨어질 우려 中, 7월 수출 작년보다 14.5% 감소제조-고용-소비 등 지표 모두 악화日 ‘잃어버린 30년’ 시작 때와 비슷한국 수출 감소-경제 타격 불가피중국에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제조, 고용 등 경제 전반의 악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에도 소비 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 침체, 미국과의 패권 갈등 등도 경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식 장기불황의 문턱에 서 있다고 본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 제품의 대(對)중국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 中 제조·소비·고용·수출 ‘빨간불’ 최근 발표된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8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줄었다. 감소 폭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1∼2월(―17.2%) 이후 41개월 만의 최저치다. 7월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감소했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3으로 기준점 50을 하회했다. 6월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 소비, 수출, 고용 등이 모두 부진함에 따라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중국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상하이 봉쇄 등에 따른 기저 효과에도 전년 동기 대비 6.3%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7.1%)에 크게 못 미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올해 중국 상황이 1980년대 부동산 거품이 터진 후 일본과 비슷하다”며 중국이 ‘일본식 불황’을 겪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일본은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보다 빚 갚기에 집중하면서 ‘수요 부진→물가 하락→경기 침체 악화’의 악순환이 나타났다. 일본은 아직도 이때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이 당시 일본처럼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졌다는 설명도 나온다. 가계와 기업들이 대차대조표를 맞추기 위해 빚부터 줄인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韓 경제에도 타격 불가피” 침체 국면에 접어든 중국 경제는 이미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8월 경제동향’에서 중국 경기 회복 지연을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는 중국 내수 회복세가 점차 강화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저물가 상황이 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 ‘2023년 하반기 중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에서 “현재로선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지만 저물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주체들의 기대 약화로 이어져 소비 및 투자 등 내수 회복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 지연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대중(對中) 교역 구조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이 필요로 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역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사람들이 예전만큼 옷을 안 삽니다.” 중국 의류 생산의 중심지인 저장(浙江)성 내 한 방직 공장 관계자가 블룸버그통신에 한 말이다. 직원 350명을 둔 이 공장은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약 5% 상승한 상황이지만 납품가를 5% 인하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주변 공장들도 다 가격을 내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을 3% 내렸다는 원저우(溫州)시의 한 수제 신발 도매업자도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호황을 기대했지만 자영업자들이 재고부터 팔겠다며 주문을 안 한다”고 토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매출 부진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생존 세일’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의복, 자동차 등의 소비재 가격이 줄줄이 내려가면서 전 세계적 물가 상승 흐름 속에도 중국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상태로 진입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등 고가 품목에 대해서도 판매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자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이달 한 달 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9종의 가격을 최대 6만 위안(약 1096만 원) 할인한다. 중국 전기차 업체 링파오는 원래 가격이 20만 위안(약 3650만 원)인 승용차를 2만 위안(약 365만 원) 깎아서 판매한다. 중국 증권일보는 “가격 인하 전쟁은 올 하반기에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장기간 상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미룬다”며 “결국엔 기업도 다시 가격을 내려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원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2일 이들에 대해 소득세, 자원세, 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을 앞으로 5년간 절반으로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6일에는 국가세무총국이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28개 조치를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전문가들이 디플레이션의 ‘디’자도 언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학 교수 7명 이상이 당국으로부터 ‘수출 감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주제로 토론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외국인 인재 유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위기에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공통 과제입니다. 한국도 곧 이 인재 유치 경쟁에 뛰어들게 될 겁니다.”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52)의 말이다. 그는 강대국에 둘러싸이고 천연자원이 빈약하다는 제약을 딛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두 나라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현재 직면한 사회·경제 이슈들이 많이 닮아있다고 강조했다.한국과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지난해 0.78명, 1.05명을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도입한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유지하는 한편 교육 개혁을 단행 중이다. 두 나라는 마약 청정국 지위를 지키고자 분투하고 있기도 하다.테오 대사는 9일 싱가포르 독립 기념일인 ‘내셔널데이’를 맞아 서울 성북구 싱가포르관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해 올해 58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했다. 테오 대사는 “한국과 싱가포르는 마음이 통하는(likeminded) 국가”라며 “2025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서로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짚었다. 테오 대사가 한국에 부임한 지는 벌써 5년째다. 최근에는 큰 수술을 겪기도 했다. 올 초 받은 건강검진에서 뇌에 지름 6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돼 4월 수술을 받은 것. 다행히 전이 능력이 없는 양성 종양이었다. 회복기를 거친 테오 대사는 “12일간 입원하면서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의사와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존경하게 됐다”며 “한국 의사가 내 목숨을 살려줘 한국과 더욱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싱가포르는 외국인 근로자 인구가 무척 많은 국가다. 내국인의 반발은 없는가.“싱가포르 인구 564만 명 중 싱가포르인은 335만 명이다. 싱가포르에 외국인 229만 명이 산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싱가포르는 더 많은 외국인 인재를 데려오고자 한다. 싱가포르인들이 꺼리는 업종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고, 고숙련 싱가포르인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일부 업종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다.물론 ‘싱가포르인의 일자리를 외국인이 빼앗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업은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좋은 인재가 있는 곳에 투자한다.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더 많이 투자하면 경제 규모가 커지고 궁극적으로 싱가포르인에게 좋은 일자리도 늘어난다.”―한국은 여전히 단일 문화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싱가포르에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배경이 무엇인가.“싱가포르는 이민자들의 국가다. 예컨대 나는 이민 3세대다. 친할아버지가 중국 광둥성을 떠나 싱가포르에서 가정을 꾸렸다. 싱가포르 국민 4명 중 3명은 나처럼 중국계 싱가포르인이다. 말레이계 싱가포르인이 15%, 인도계 싱가포르인이 8%다.역사가 수천 년에 이르는 한국과 달리 싱가포르는 올해 독립 58주년을 맞은 젊은 국가다. ‘싱가포르인’으로 함께 산 기간이 짧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다문화 사회를 이룩했다. 다른 민족과 종교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자리 잡았다. 우리는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같은 동네에 산다. 예컨대 이슬람교 모스크 옆에 불교 사원이 있는 일이 흔하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사는 한국인 수도 크게 늘었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매일 보고 어울려 살다 보면 다른 문화권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자연스럽게 생긴다.정부는 이 같은 ‘소셜 믹스’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면에는 다른 문화, 민족, 종교에 대한 비방과 폭력 조장을 금지하는 강한 법 체계가 떠받치고 있기도 하다. 종교, 인종 등으로 충돌하면 순식간에 사태가 통제 범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싱가포르도 한국도 교육열이 강하다. 한국에서는 지나친 교육열이 저출생의 배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싱가포르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외교관으로서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중국 베이징에서 살아봤다. 현재는 서울에서 지내며 주몽골 대사를 겸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을 포함한 이 5개 국가 및 지역은 교육을 중시한다. 한국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며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진학을 간절히 바라듯 많은 싱가포르 학생과 학부모들도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교육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부터 6년째 추진 중인 ‘인생을 위한 배움(Learn for Life)’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전국 초등·중학교(만 7~16세)에서 ‘5월 시험’을 중단한다. 싱가포르는 기존에 모든 학년에서 5, 11월경 연간 두 차례 정기 시험을 치렀지만 이제는 체험학습을 늘리고, 외국어 학습과 해외 교환학생 제도도 강화해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와 강점을 발견하게 돕고자 한다.”―한국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자’(국내 공식 명칭) 시범 도입이 이슈다. 싱가포르는 일찍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 어떻게 사회에 정착했는가.“싱가포르는 1978년부터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스리랑카 등에서 온 가사근로자 27만 명이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있다.가사근로자들은 본국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한국에서 최저임금 적용을 두고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만일 최저임금을 적용한다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고용할 여력이 되는 가정이 적어질 수도 있다. 한국 사회가 합의해야 할 것이다.중요한 점은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사근로자의 인권을 강력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가사근로자에 대한 고용주의 학대가 벌어지면 고용주를 엄벌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싱가포르에서 안심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외국인 가사근로자가 있어 경력 단절되는 여성이 적다. 현재 일터에서는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사회는 이 제도만으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육아와 가사를 가정 내 분담해야 한다. 근무 형태도 보다 유연해져야 하고 보육센터도 더 많이 필요하다.”―싱가포르는 마약사범에 사형을 집행한다. 엄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싱가포르는 마약 밀수를 살인, 납치에 버금가는 3대 중대범죄로 취급한다. 마약 공급자는 적발 시 최대 사형까지도 처벌을 받는다. 이는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목숨 걸고 싱가포르에 마약을 들여오겠는가.해외 국가들에서 법이 엄격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나 사형 집행을 포함한 국내법에 따른 조치는 주권의 영역이다. 국가별로 상황에 맞춰 법제도를 운영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마약에 관대한 국가가 되고 싶지 않다. 마약 밀수는 공급책이 들여온 마약으로 한 가정 구성원 모두의 인생을 파괴하고야 말기 때문에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그러나 마약을 사용한 ‘마약 남용자’들에게는 다르게 접근한다. 처벌보다 재활에 무게를 둔다. 이들을 재활원에 보내고 재범을 막기 위해 추적 관리한다. 싱가포르는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재활을 마친 남용자들이 생업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마약을 찾아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기업들이 마약사범에게 기회를 주며 동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싱가포르 정부가 마약에 이같이 대처하는 이유는 결국엔 일하기에도 살기에도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에서 소셜미디어가 사회적 혐오를 부추겨 증오범죄 발생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범죄 피해자와 유족들이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 뉴욕주 버펄로시에선 지난해 5월 19세 백인 남성 페이턴 겐드런이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을 살해했다. 사건 1년 만인 올 5월 피해자 가족들은 “소셜미디어가 백인우월주의에 빠진 10대 총격범을 키웠다”며 메타(페이스북 등), 알파벳(구글, 유튜브 등), 트위치, 스냅챗, 디스코드, 레딧 등 6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겐드런은 법정에서 “당시 나는 인터넷에서 읽은 말을 믿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 증오가 내 행동의 동기였다”고 밝혔다. 버펄로 총기 난사 피해자 측 변호인은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을 통해 더 폭력적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를 끌어들여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200개에 이르는 미 각지의 교육청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괴롭힘, 중독 등이 학교 질서를 무너뜨리고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가 온라인상의 혐오 확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 의회에 ‘통신품위법’ 230조 개정을 촉구해왔다. 법 조항 중 제3자 게시글에 대해선 해당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관련 소송들이 이 조항에 의해 기각됐지만 최근 미국에서 증오범죄가 크게 늘면서 소셜미디어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8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이에 맞선 중국의 희귀 광물 수출 제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중국 규제를 추가로 강화한다는 것이어서 중국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 의회에서는 한국, 일본 등 동맹 또한 미국의 대중 투자 제한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원 내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야당 공화당의 대중 강경파 의원 마이크 갤러거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관해 동맹국에도 유사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 동맹에도 대중 투자 제한 요구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일 중국에 대한 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행정명령의 골자는 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것이다.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하는 미국 기업의 대(對)정부 보고 또한 의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상원도 중국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투자 시 신고를 의무화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첨단 기술에는 대중 투자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제한 기준은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규제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당시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와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갤러거 의원은 4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동맹의 대중 투자 제한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에 관해 미국이 수립과 시행을 주도하되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사전에 협의하고 이들 국가 또한 대중 투자에서 비슷한 제한을 취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등 첨단 기술은 물론이고 인권 침해 등에 연루된 인민해방군 관련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유입 또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행정명령을 두고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습관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투자자의)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명령이 이르면 21일 이뤄질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 뒤이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美中, 핵심 광물 경쟁도 가속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 꼭 필요한 리튬, 니켈 등의 핵심 광물 확보를 두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일 중국 푸단대가 발간한 올 상반기(1∼6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광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상반기 중국의 광물 분야 투자액은 105억 달러(약 13조7000억 원)로 2013년 일대일로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68억 달러)과 비교해도 약 2배에 가깝다. 중국은 올 2월 인도네시아에 16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니켈 처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4개월 뒤에는 중남미 볼리비아에 13억8000만 달러를 들여 리튬 추출 및 처리 공장 2곳을 짓고, 연 20만 t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전 세계 리튬 생산량 전망치(약 100만 t)의 약 5분의 1이다. 이에 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5일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을 만났다.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이 “핵심 광물의 중요성, 광물 채굴 환경 기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지난달 26일 쿠데타가 발발한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를 두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니제르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한 반면, 위기감을 느끼고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는 러시아 용병 그룹 바그너에 지원을 요청했다. 니제르, 나이지리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제시했던 ‘사태 개입’ 통첩 시한(6일)이 지나면서 니제르의 쿠데타가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서쪽으로 국경을 접한 말리에서 바그너그룹과 만나 지원을 요청했으며 바그너그룹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말리는 바그너그룹의 아프리카 지역 거점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니제르에 이슬람 무장세력을 상대로 한 대(對)테러 작전을 위해 군대를 파병하는 등 요충지로 활용해 왔다. 니제르는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의 세계 7대 생산국으로 중요 자원이 매장된 곳이어서 서방 국가들로선 영향권에 둬야 하는 국가다. 현재 프랑스군 1500명, 미군 1100명 등이 니제르에 파병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니제르의 군부 쿠데타가 서아프리카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제르 군부는 3일 프랑스와 맺은 5개의 군사협정을 모두 끊겠다고 선언하는 등 서방에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4일 “니제르에 대한 대외원조 프로그램을 일부 중단한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니제르 정권을 즉각 복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COWAS가 니제르 군부와의 면담 불발 후 군사 개입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니제르 군부는 바그너그룹에 지원을 요청했다. ECOWAS는 2013년 말리, 2017년 감비아 등에서 쿠데타가 발생했을 당시 병력을 투입한 바 있으나 현재로서는 병력 파견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 개입을 위해선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른바 ‘쿠데타 벨트’ 국가로 꼽히는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이 “ECOWAS가 니제르에 군사 개입을 할 경우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6일 쿠데타가 발발한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를 두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니제르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한 반면, 위기감을 느낀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는 러시아 용병 그룹 바그너에 지원을 요청했다. 서방 국가들이 제시했던 ‘사태 개입’ 통첩 시한(6일)이 지나면서 니제르의 쿠데타가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서쪽으로 국경을 접한 말리에서 바그너그룹과 만나 지원을 요청했으며 바그너그룹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말리는 바그너그룹의 아프리카 지역 거점지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니제르에 이슬람 무장세력을 상대로 한 대(對)테러 작전을 위해 군대를 파병하는 등 요충지로 활용해 왔다. 니제르는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의 세계 7대 생산국으로 중요 자원이 매장된 곳이어서 서방 국가들로선 영향권에 둬야 하는 국가다. 현재 프랑스군 1500명, 미군 1100명 등이 니제르에 파병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니제르의 군부 쿠데타가 서아프리카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니제르 군부는 3일 프랑스와 맺은 5개의 군사협정을 모두 끊겠다고 선언하는 등 서방에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4일 “니제르에 대한 대외원조 프로그램을 일부 중단한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니제르 정권을 즉각 복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니제르, 나이지라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니제르 군부와의 면담 불발 후 군사 개입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니제르 군부는 바그너 그룹에 지원을 요청했다. ECOWAS는 2013년 말리, 2017년 감비아 등에서 쿠데타가 발생했을 당시 병력을 투입한 바 있으나 현재로서는 병력 파견이 어려울 전망이다. 군사 개입을 위해선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른바 ‘쿠데타 벨트’ 국가로 꼽히는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이 “ECOWAS가 니제르에 군사 개입을 할 경우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지윤기자 asap@donga.com}

중국은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아 연예계, 빅테크, 인터넷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이념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당국을 비판하거나 도덕성 문제로 도마에 오른 연예인들은 ‘례지(劣迹·품행 불량)’로 분류돼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들을 두고 ‘홍색 정풍(整風)운동’의 희생양이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대표적 예가 ‘황제의 딸’ 등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한국에서도 유명한 톱스타 자오웨이(趙薇·47)다. 그는 같은 해 8월 이후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의 팬클럽은 물론이고 자오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도 폐쇄됐다. ‘황제의 딸’을 포함해 영화 ‘적벽대전’ ‘뮬란: 전사의 귀환’ 등 그가 출연한 작품의 출연진 목록에서도 이름이 지워졌다. 자오가 사라진 시점도 묘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1년 8월 17일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함께 잘살기)’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이 개념을 앞세워 알리바바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재산이 많은 유명 연예인들을 전방위적으로 옥죄었다. 자오는 공동부유 개념이 등장한 지 불과 9일 후 사라졌다. 프랑스 도피설 등 그의 행방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아직도 나돌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자신의 3연임이 결정되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1년 2개월 앞두고 있었다. 공산주의에 걸맞지 않은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좁히는 것이 자신의 장기 집권 및 정권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오는 중국 금융당국의 낙후된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라고 공개 비판한 뒤 역시 철퇴를 맞은 마윈(馬雲·59) 알리바바 창업주와도 가깝다. 자오는 2009년 싱가포르 부동산 재벌과 결혼한 후 각종 투자로 꾸준히 재산을 불렸다. 자오의 퇴출을 계기로 당시 런민일보 등 관영언론은 일제히 “악행을 저지른 모든 연예인에 대한 철저한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자오가 본보기가 됐다는 의혹이 힘을 얻었다. 같은 해 12월 업계 1위 쇼호스트 웨이야(薇娅·38) 또한 탈세 혐의로 13억4100만 위안(약 2500억 원)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어 추종자가 8000만 명이 넘는 그의 ‘타오바오’ 계정이 삭제됐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웨이야 사건은 당국이 라이브 커머스 업계에 보내는 경고의 ‘첫발’”이라며 추가 단속을 경고했다. 가수 연습생 출신 주부였던 그는 2017년 무렵 중국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 빠르게 부를 축적해 화려한 생활을 자랑했다. 2021년 당시에는 총자산이 약 1조6000억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비슷한 시기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쉐리(雪梨)도 탈세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았다. 당국은 아이돌 팬덤에도 칼을 겨눴다. 2021년 웨이보는 팬들의 모금 활동을 금지했다. 이 와중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웨이보에서 생일 축하 광고 비용을 모아 제주항공 비행기를 지민의 사진으로 장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국은 해당 팬클럽 계정을 60일간 정지시켰다. 또 팬덤의 금품 살포 등 고액 소비를 막기 위해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서의 인기 투표 등도 규제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조차 시진핑식 문화대혁명(1966∼1976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 주석이 홍위병을 앞세워 반대파를 무차별적으로 숙청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의 정책을 소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오는 국공 내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당시 “공산당 내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 기강을 바로잡겠다”며 정풍 운동을 벌였다. 공동부유 개념 또한 마오가 1955년 제시한 ‘공부론(共富論)’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 러시아에 둘러싸인 완전한 내륙국 몽골과 미국을 바로 잇는 하늘길이 열린다. 미국을 방문 중인 루브산남스라인 오윤에르데네 몽골 총리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2일 내년 2분기(4∼6월)부터 양국 직항 노선을 개설하는 등 ‘오픈스카이’ 협정에 합의했다. 현재는 양국을 잇는 직항 노선이 없다. 두 나라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이며 최근 미중이 대립하고 있는 희토류에 대한 협력 또한 강화하기로 했다.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 부국이지만 자본과 인프라 부족으로 충분히 빛을 보지 못했다. 미국으로서도 1일부터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몽골의 광물자원을 직접 공수할 길이 열린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몽골은 칭키즈칸의 후예로 한때 천하를 호령했지만 현재 물류를 비롯한 경제 전반을 중-러에 크게 의존하면서 쥐여사는 신세가 됐다. 그런 몽골이 생존을 위해 미국과 손을 잡고 있다. ● 美 유학파 총리, 영어로 모두발언오윤에르데네 총리와 휴가 중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대신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내년에 양국 직항편을 개설하는 오픈스카이 협정에 합의했다.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딴 ‘미국통’ 오윤에르데네 총리는 영어 모두발언을 통해 “몽골의 민주화 과정에 미국은 파트너 그 이상의 마치 북극성과 같은 존재였다”면서 “이번 협정으로 양국의 우정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오픈스카이는 국가 간 항공편을 개설할 때 양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신고만 하면 취항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 130여 개국과 이 협정을 맺었다. 바다가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는 몽골에 미국과의 직항편 개설은 반가운 일이다. 오윤에르데네 총리는 “몽골은 물류에 있어 큰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 내륙국”이라며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미국의 지지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러가 툭하면 몽골 국경 철로에서 통관을 시켜주지 않는 바람에 물류대란을 겪고 있는 처지를 토로한 것이다. 두 나라는 또 광물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 후 발표한 성명문에서는 “광물, 친환경 에너지, 식량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윤에르데네 총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희토류, 구리를 포함한 핵심광물 채굴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직접 공개했다.● 경제난에 中-러 대신 美와 손잡아전통적인 친중, 친러 국가였던 몽골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경제난’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몽골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16%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 부국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33달러(약 654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경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내륙국의 특성상 자원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중-러에 둘러싸여 수송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러가 각종 핑계로 막으면 물류 운송이 멈춰서다 보니 자원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해외 자본 유치도 쉽지 않고 정치도 친중, 친러로 갈려 불안정했다. 결과적으로 공산품 수입의 각각 35%, 30%를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팬데믹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중-러 모두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자 몽골까지 덩달아 영향을 받았다.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여파로 몽골은 당시 식료품과 연료 등의 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에만 기대다간 민생 경제가 파탄 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몽골을 미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몽골에서 근무했던 재계 관계자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적용되는 나라가 바로 몽골”이라며 “중-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국에 가까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완전한 내륙국이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몽골과 미국을 바로 잇는 하늘길이 열린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는 2일(현지 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만나 내년 2분기(4~6월)부터 양국 직항 노선을 개설하는 등 ‘오픈스카이’ 협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양국을 잇는 직항 노선이 없다. 두 나라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이며 최근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희토류’에 대한 협력 또한 강화하기로 했다. 몽골은 석탄, 철광석, 구리 등이 풍부하며 중국, 러시아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다. 1일부터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 등 주요 광물 자원의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중국과 국경을 맞댄 몽골의 광물 자원을 직접 공수할 길이 열린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 없다. 고질적 경제난에 시달리는 몽골 또한 중국, 러시아 대신 미국과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 유학파 몽골 총리, 영어로 모두 발언롭상남스라이 총리와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내년에 양국 직항편을 개설하는 ‘오픈스카이’ 협정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신 자리했다. 미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딴 ‘미국통’ 롭상남스라이 총리는 이날 회담에 앞서 영어로 모두 발언을 했다. 오픈스카이는 국가 간 항공편을 개설할 때 양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신고만 하면 취항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특히 양국 항공사의 신규 노선 개설이 간편해진다. 한정된 운수권을놓고 여러 항공사가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또한 일본과 오픈스카이 협정을 맺었기에 도쿄, 오사카는 물론 가고시마, 구마모토 등의 소도시에도 한국 항공사가 정기 직항 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 130여개 국과 이 협정을 맺었다. 양국은 특히 광물 협력을 대폭 강화할 뜻을 밝혔다. 이날 회담 후 발표한 성명문에서는 “광물, 친환경 에너지, 식량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롭상남스라이 총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희토류, 구리를 포함한 핵심광물 채굴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직접 공개했다. ● 경제난에 中-러 대신 美와 손잡아전통적인 친중, 친러 국가였던 몽골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경제난’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몽골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16%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 부국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가총생산(GDP)이 5033달러(약 654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경제 발전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내륙국의 특성상 몽골은 제조업과 물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현재 공산품 수입의 각각 35%, 30%를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한다. 중국에서는 주로 화물차, 통신기기를, 러시아에선 석유제품, 비료, 전력 등을 들여온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 및 당국 규제 등으로 좀처럼 호조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중국의 ‘제로코로나’ 여파로 몽골은 당시 식료품과 연료 등의 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에만 기대다간 민생 경제가 파탄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몽골을 미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과거 몽골에서 근무했던 재계 관계자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적용되는 나라가 바로 몽골”이라며 자원 부국이라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이를 현실화할 인프라가 지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도 친러파와 친중파의 대립이 심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으며,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물류 운송을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했던 몽골이 이번 협정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총괄적인 혁신 정책을 개발하기보다는 (정부부처 간) 예산을 재조정해 새 우선순위에 대응하는 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정부의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이끌 큰 그림을 그리는 대신 부처 간 기존 사업을 조정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의 정책 추진에 과도하게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민간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활동이 대기업과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이 확장하거나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경제발전 연계한 계획 필요” OECD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OECD 혁신 정책 리뷰: 한국 2023년’ 보고서를 발간했다. OECD는 한국이 첨단기술을 빠르게 외국에서 들여온 데다 중앙집중적인 강력한 집행 체제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퀀텀 점프(대도약)’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혁신에 제약이 되는 요소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전략을 아우를 범정부 차원의 국가 개발 로드맵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일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과학기술미래전략 2045’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도 장관 자문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를 2021년(5기), 올 6월(6기) 출범시켰다. OECD는 이에 대해 “과기부는 전반적인 경제발전 비전과 과학기술 전략을 연계하지 않았고, 기재부는 과학기술 분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두 부처가 명시적으로 (정책을) 조율하고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큰 그림이 없다 보니 부처 간 조율을 마치 기존 사업의 조정이나 예산 재조정으로 좁게 이해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기준 30조 원을 넘는 전 부처의 과학기술 R&D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 OECD는 “현재 조정 프로세스는 로드맵에 따른 새 사업을 구상하기보다는 부처 간 자원 할당과 예산 경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로그램 관리와 규정 준수 등의 작업을 다른 부처나 기관에 위임하고 과기정통부와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기업-제조업 중심 구조 변화해야”OECD는 한국을 ‘첨단기술 강국’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 서비스업 혁신이 뒷받침되지 못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 활동이 대기업과 제조업에 집중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R&D 국내총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4.9%로, 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지출의 74.3%가 기업 분담이었으며, 이 가운데 62.5%를 대기업이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적으로 OECD는 “한국 근로자의 83%가 중소기업에 고용돼 있지만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26%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OECD는 “한국 중소기업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생산성이 현저히 낮은 반면 대기업은 생산성이 높다”며 “한국의 산업구조가 불균형하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 대기업의 제조업 편중 현상도 지적했다. OECD는 지난해 4월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약 24%를 달성한 삼성을 한때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노키아와 비교했다. 보고서는 “삼성은 한때 노키아가 거둔 성공과 매우 흡사하다”며 “애플과의 경쟁에서 실패한 노키아의 쇠퇴는 2008∼2014년 핀란드 GDP 하락과 고용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R&D에서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0.6%에 불과했다. OECD는 한국이 기술 중심화 산업 전략을 채택해 성장한 만큼 이를 활용해 지식집약적 서비스 부문에서 혁신을 독려하고 중소기업에 혁신 기술을 전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생산에 뛰어든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테슬라, 삼성SDI, SK온 등 주요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와 납품 논의에 착수했다. 엑손모빌이 전기차 수요 급증에 ‘백색 황금’으로 불리는 리튬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이 70%가량 점유한 리튬 가공 산업에서 구도 재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여러 관계자를 인용해 “엑손모빌이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 각국 자동차 업체 및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체와 리튬 공급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리튬 생산에 대한 엑손모빌의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백색 황금’으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꼭 필요한 광물이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리튬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 리서치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연간 리튬 수요량은 90만 t으로 지난해보다 27% 늘었다. 2026년에는 연 수요량이 150만 t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엑손모빌은 최근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미 남부 아칸소주 내 10만 에이커(약 405㎢)의 부지를 사들여 리튬 채굴도 시작했다. 특히 전통적인 광물 채굴 방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보유한 원유 시추의 경험을 살려 지하 소금물에서 리튬 원재료를 뽑아내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주요 석유회사들은 전기차 수요 급증과 원유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의 한계 때문에 리튬 생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셰브론,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SLB 등도 리튬 사업을 이미 추진하거나 관련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창건일인 건군절(1일)을 앞두고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신장위구르와 티베트를 관할하는 부대를 전격 시찰했다. 중국은 이달 중 신장위구르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첫 합동 훈련도 실시한다. 중국이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에 대해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는 서방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달 3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4일 전 쓰촨성 청두의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공군 부대를 찾았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군사 투쟁 준비를 심화하고 빈틈 없는 방공(防空)으로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의 사상적 무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당이 사상, 정치, 조직적으로 군을 확실히 장악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한 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부전구는 신장위구르, 티베트, 쓰촨성, 간쑤성 등 총 6개 지역을 관할한다. 인민해방군 내 5대 전구 중 담당 지역이 가장 넓다.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문제가 주기적으로 대두되며 서방은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중국은 ‘내정 간섭’으로 맞서고 있는 신장위구르 지역을 포함할 뿐 아니라 인도와의 국경 분쟁 최전선이기도 해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 중국 국방부는 하루 뒤 “8월 중 신장위구르에서 UAE와의 첫 공군 합동훈련 ‘보라매방패-2023’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수니파 이슬람국인 UAE는 과거 미국의 우방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수도 아부다비에 미사일 공격을 한 뒤 미국이 이를 강하게 제재하지 않자 이에 반발해 중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 알프스 산봉우리 빙하가 녹아 37년 전 실종된 산악인 유해가 발견됐다. 남극해에서는 해빙(海氷)이 갑자기 줄어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현지 시간)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 경찰은 “남부 체어마트의 마터호른 정상 부근 테오둘 빙하에서 등산객들이 12일 발견한 유해가 1986년 9월 실종된 독일 산악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해와 함께 빨간 신발끈 등산화와 아이젠도 발견됐다. 이 산악인은 37년 전 38세일 때 실종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다. 테오둘 빙하는 한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지만 빙하량이 줄면서 지난해 여름에는 스키장 운영이 중단됐다. 스위스 국립기후서비스센터(NCCS)는 “지난해 스위스 빙하량은 1850년의 40%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슷한 기간 세계 지표면 온도가 평균 0.9도 상승할 때 스위스는 2도가 오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유럽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알프스 빙하량이 줄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물선 운항이 어려울 정도로 독일 라인강 수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2100년경 알프스 빙하가 거의 다 녹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극해 빙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극해 해빙량이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가장 적다”며 남극해 해빙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매년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는 해빙은 남반구 겨울인 현재 생겨나는 때다. 그러나 26일까지 만들어진 해빙 면적은 1410만 km²로 7월 평균 해빙 면적(1640만 km²)보다 14% 작다. 멕시코(197만 km²)보다 큰 넓이의 해빙이 얼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애리조나 지역 명물인 사과로 선인장이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고 있다고 CNN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높이 10∼20m인 사과로 선인장의 수명은 150년 이상이다. 그러나 최고기온이 46∼48도에 이르자 하나둘 말라간다는 것. 지역 식물원 관계자는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안쪽부터 썩어 하룻밤 새 갑자기 쪼그라든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주도(州都) 피닉스는 29일 기준 30일째 하루 최고기온이 42도를 넘었다. 이 기간 최고기온은 48도였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뉴질랜드는 6·25전쟁에 참전했을 뿐 아니라 아직도 군인 12명이 유엔군사령부 소속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에서 복무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그만큼 한국의 가치에 공감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65)은 28일 서울 중구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뉴질랜드 총독은 영연방인 뉴질랜드에서 영국 군주를 대행한다. 그는 2021년 원주민 마오리족 여성 최초로 뉴질랜드 총독에 발탁됐다.키로 총독은 정전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27일)을 맞아 우리 정부 초청으로 방한했다. 그는 26일 판문점을 방문했을 뿐 아니라 전쟁 당시 19세 해군으로 한국에 왔던 자국 참전용사 존 바넷 씨(91)도 만났다.소수계인 키로 총독은 다문화 사회 초입에 선 한국에 “인종, 언어, 문화적 배경 등이 달라도 하나의 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런 인식을 만들려면 사회적 대화 체제를 상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질랜드는 2000년 내무부 산하에 다민족공동체실을 설치했고 2021년 이를 다민족공동체부로 승격시켰다.키로 총독은 방한 첫날인 25일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마오리 민요 ‘포카레카레 아나(Pōkarekare Ana)’를 불렀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잔잔해져 오면’으로 시작하는 노래 ‘연가’의 원곡이다. 6·25전쟁 당시 참전한 마오리족 출신 뉴질랜드군을 통해 한국에 번안돼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뉴질랜드인과 한국인은 가족, 음식, 노래, 춤을 통해 얻는 삶의 기쁨이 크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 알프스 산봉우리 빙하가 녹아 37년 전 실종된 산악인 유해가 발견됐다. 남극해에서는 해빙(海氷)이 갑자기 줄어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27일(현지 시간)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경찰은 “남부 체어마트의 마터호른 정상 부근 테오둘 빙하에서 등산객들이 12일 발견한 유해가 1986년 9월 실종된 독일 산악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해와 함께 빨간 신발끈 등산화와 아이젠도 발견됐다. 이 산악인은 37년 전 38세일 때 실종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다.테오둘 빙하는 한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지만 빙하량이 줄면서 지난해 여름에는 스키장 운영이 중단됐다. 스위스 국립기후서비스센터(NCCS)는 “지난해 스위스 빙하량은 1850년의 40% 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슷한 기간 세계 지표면 온도가 평균 0.9도 상승할 때 스위스는 2도가 오른 영향”이라고 밝혔다.영국 BBC 방송은 “유럽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알프스 빙하량이 줄어 지난해 이어 올해도 화물선 운항이 어려울 정도로 독일 라인강 수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2100년경 알프스 빙하가 거의 다 녹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남극해 빙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극해 해빙량이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가장 적다”며 남극해 해빙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매년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는 해빙은 남반구 겨울인 현재 생겨나는 때다. 그러나 26일까지 만들어진 해빙 면적은 1410만 ㎢로 7월 평균 해빙 면적(1640만 ㎢)보다 14% 작다. 멕시코(197만㎢)보다 큰 넓이의 해빙이 얼지 못한 것이다.미국에서는 애리조나 지역 명물인 사구아로 선인장이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고 있다고 CNN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높이 10~20m인 사구아로 선인장 수명은 150년 이상이다. 그러나 최고기온이 46~48도에 이르자 하나둘 말라간다는 것. 지역 식물원 관계자는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안쪽부터 썩어 하룻밤 새 갑자기 쪼그라든다”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70)은 급작스레 면직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 후임으로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을 맡자마자 제3세계와의 다자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을 견제해온 그간의 흐름 속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장을 10년 맡았던 ‘베테랑’ 왕이의 재기용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기존 대외 정책의 안정화를 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푸틴 방중” 발표… 중-러 밀착 강화 왕 부장은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고위급 안보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관행에 저항하고 폐쇄적, 배타적 소집단으로 다자 협력의 대가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브릭스 동반자들과 더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일극 체제’에 도전하는 ‘다극 체제’의 핵심축으로 브릭스를 여기고 있다. 왕 부장의 발언은 브릭스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견제를 위해 안보와 경제 등 광범위한 그물망을 치고 있는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열린 브릭스 사이버안보 회의에는 5개 회원국 말고도 벨라루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10월 방중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이자 올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이다. 일대일로는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경제영토 확장 사업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인 동시에 중국의 서방 견제용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中 외교정책 변화 없을 것” 미 국무부는 25일 ‘친강 해임-왕이 재기용’에 따른 미중 관계 영향에 대해 “왕 부장을 비롯한 중국 관료들과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앞서 친 전 부장을 미국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왕 부장의 미국행 발표는 중국이 발표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왕 부장의 재기용을 두고 중국 대외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외교정책은 ‘시진핑-왕이’ 라인에서 결정해 외교부장이 실행하는 구조”라면서 “정책의 일관성이나 연관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이 외교부장을 겸한 사례도 처음은 아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도 외교부장을 겸했다. 다만 친 전 부장의 대외 활동 중단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가 임시방편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왕 부장은 외교부 아주국장, 주일 중국대사를 거친 ‘아시아통(通)’이다.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으로서는 현재 대미 외교보다 주변국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 안정적인 아시아통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체로 우호적으로 알려져 한동안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진전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 부장은 1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3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집권 사회노동당(PSOE)을 제치고 1당에 올랐다. 국민당은 5월 지방선거에서도 17개 광역자치주 중 11개를 석권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사회당을 눌렀다. 전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와 반(反)난민 기조가 확산되면서 복지를 강조하는 좌파 정당이 힘을 못 쓰는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국민당과 사회당 모두 하원 350석의 과반(176석) 확보에는 실패해 다른 정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스페인 정계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개표 결과 국민당은 2019년 총선(89석) 때보다 47석이 증가한 136석을 얻었다. 사회당은 122석으로 4년 전(120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난민, 반낙태 및 동성애,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독립 반대 등을 외치는 극우 정당 ‘복스’는 33석을 가져갔다. 좌파 정당 연합 ‘수마르’는 31석을 차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민당의 승리 배경으로 “소득 재분배 같은 좌파 이념보다 투자 촉진 같은 경제성장 화두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난 또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9년 12월 0.8%에 불과했던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10.8%까지 치솟았다. 유권자가 피부로 느끼는 식료품 물가는 올 6월 10.3%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2019년 4분기에 비해 2.4%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전체가 1.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전 유럽을 강타한 폭염 등 이상기후로 스페인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산체스 정권의 지지부진한 기후위기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4년 전 총선에서 52석을 얻었던 복스가 19석을 잃는 바람에 국민당이 복스와 연정을 구성한다 해도 과반에는 7석 못 미치는 169석에 그친다. 1975년 스페인의 민주화 후 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집권에 참여할 가능성을 경계한 유권자들의 반극우 표가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과 수마르의 합계 의석은 이보다 더 적은 153석이다. 국민당과 사회당 모두 바스크국민당, 카나리아연합 등 군소정당과의 추가 연합이 불가피해 상당 기간 정국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정 협상에는 시간 제한이 없어 몇 달 동안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아예 총선 재실시 가능성마저 거론한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는 산체스 총리를 제치고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당이 확정된 후 연설에서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 모든 정당과 대화하겠다”며 연정 협상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북서부 갈리시아주 출신으로 주(州) 우정공사 사장, 주 주택장관 등을 지냈으며 중도우파 개혁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민당 대표로 취임한 지 1년 3개월 만에 총선 승리를 일궈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