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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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whatsup@donga.com

취재분야

2026-03-25~2026-04-24
미국/북미29%
국제일반22%
국제정세22%
유럽/EU6%
중동6%
인사일반6%
국제정치3%
국제인물3%
정치일반3%
  • “워킹맘 좌절 없게… 위탁모 아동학대 엄벌 필요”

    “일하는 엄마들의 꿈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아이를 위탁받아 양육하는 사람들의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 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생후 15개월 여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기소된 위탁모(베이비시터) 김모 씨(39·여)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양형 권고 기준을 넘어서는 중형이다.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죄의 양형 기준은 학대 정도가 중해도 징역 6∼10년에 해당해 국민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은 참혹한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생후 15개월 된 A 양을 돌보다 지난해 10월 육아스트레스가 크다며 주먹과 발로 A 양의 머리와 엉덩이 등을 수시로 때렸다. 식사도 제대로 챙겨 주지 않아 A 양의 체중은 크게 줄었다. 지속적 폭행과 학대를 당한 A 양은 그달 21일 온몸에 경련 증세를 보였지만 김 씨는 A 양을 32시간이나 방치했다. 자신의 학대 행위가 병원에서 발각될까 두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뇌의 80%가량이 손상된 상태였다. A 양은 2주간 연명치료를 받다 숨졌다. 수사 결과 학대는 A 양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김 씨는 자신이 돌보던 생후 6개월 된 B 양의 코와 입을 틀어막고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얼굴을 담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했다. 또 생후 18개월 된 C 군을 목욕시키다 일부러 뜨거운 물에 닿게 해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직장에서 일하는 엄마들이 공분을 느끼고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탄원서를 내고 있다.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워킹맘과 워킹대디들이 깊은 좌절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 더 이상 일하는 엄마들이 죄책감을 갖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던 A 양의 가족과 친척들은 재판부가 “이곳에서 아픈 기억을 잊고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한다”며 판결을 내리자 오열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날 ‘안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달 초 서울 금천구에서 한 아이돌보미가 생후 14개월 된 아이를 학대한 사건을 계기로 마련한 조치다. 개선대책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는 아이돌보미를 선발할 때 인·적성 검사를 실시해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또 아이돌보미 면접 때 쓸 ‘표준매뉴얼’이 마련된다. 특히 돌보미 면접 시 아동학대 예방 관련 전문가 1명을 반드시 포함시킬 방침이다. 폐쇄회로(CC)TV 같은 감시용 카메라 설치에 동의하는 아이돌보미가 우선적으로 영아 대상 서비스에 배치된다. 다만 돌보미를 둔 가정에 카메라 설치를 지원하는 방안은 인권과 사생활 침해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번 대책에는 담지 않았다. 아동학대 처분도 강화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행위를 적발했을 때 즉시 시행되던 ‘아이돌보미 활동 정지’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자격정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로 늘어난다. 또 아동학대 확인 시 내려지는 자격정지 기간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아동학대로 벌금형이나 실형을 받을 경우 내리던 자격취소 처분은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을 받았을 때로 확대해 5년간 아이돌보미로 활동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기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현장 실습 교육은 10시간에서 20시간으로 각각 두 배로 늘린다.김하경 whatsup@donga.com·강은지 기자}

    • 20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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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훈-장춘순 부부, 30억 토지 기부… “발달장애인 자립 도울 희망의 땅으로”

    “이 버섯들이 농장 철거 전에 보게 되는 마지막 버섯이네요.” 14일 경기 여주시의 우영농원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 농원 장춘순 이사(62·여)가 내부를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장 이사가 2010년부터 일궈온 이 농원은 올해 하반기 철거를 앞두고 있다. 장 이사와 남편 이상훈 우영농원 대표(66) 부부가 농원 부지를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기로 지난달 26일 약정했기 때문이다. 총 1만1800m2(약 3570평) 규모로 30억 원에 달한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이다. 그 대신 농원 부지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용 농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름은 ‘푸르메 스마트팜’. 스마트팜은 유리온실 속에서 온도와 습도가 자동으로 제어되는 시설이다. 날씨의 영향을 덜 받아 생산성도 높은 편이다. 발달장애인들이 농사일에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시설이다. 장 이사 부부는 올해 서른 살인 발달장애인 아들을 두고 있다. 이 부부 역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다른 부모들처럼 ‘우리가 죽으면 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부부는 발달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 환경이 열악하고 일할 수 있는 사업장도 부족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었다. 장 이사 부부는 고민 끝에 스마트팜을 만들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부는 2010년 농부의 삶을 시작했다. 우영농원 부지에 스마트팜을 만들고 수경인삼과 버섯 등을 재배하며 가능성을 실험했다. 하지만 이들 같은 초보 농업인에게 농업 기술을 익히고 판로를 개척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부부가 농원 부지를 발달장애인 전문기관에 기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푸르메재단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등 장애 어린이 재활치료시설을 설립해 운영하는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한 기관이다. 장 이사는 “장애인의 일터와 생활시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벨기에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푸르메재단의 지향점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흡사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에 대해 부부의 딸(35)도 “너무 잘했다”며 응원했다고 한다. 재단은 기부받은 부지에 스마트팜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카페, 레스토랑 등을 결합해 지역사회와도 어울릴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장 이사는 “아들이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는 선례로 자리 잡아 장애인들에게 더욱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는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는데, 장애 당사자 부모의 기부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주=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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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나경원 사무실 난입’ 대학생 1명 영장청구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난입해 연좌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4일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A 씨와 B 씨에 대해 전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B 씨의 영장 신청은 반려했다. A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A 씨를 비롯한 대학생 등 22명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4층 나 원내대표 의원실을 점거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김학의 성접대 사건 은폐 황교안 사퇴하라” “반민특위 망언, 강원도산불진압 방해 나경원 사퇴하라” 등을 외쳤다. 국회 방호원들에 의해 한 명씩 의원회관 밖으로 끌려 나가서도 구호를 외치며 농성하다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지방자치법 세미나’에 참여한다며 방문증을 발급받고는 나 원내대표 의원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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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하경]‘정직 3개월’로 성추행 묻히나

    이달 초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건물 앞에 ‘A 교수 파면하라’는 현수막이 붙은 천막이 세워졌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이수빈 씨(22)는 11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여느 때처럼 이 천막으로 향했다. 이 씨는 지친 표정으로 천막에 들어가 테이블 앞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물과 소금이 놓여 있었다. 그는 물과 소금에 의지해 9일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그 사이 몸무게가 7kg 줄었다. 현기증과 복통에 시달리는 몸으로 수업에 들어가고, 수업이 없을 땐 다시 천막으로 돌아가 허기와 싸우는 게 그의 일상이다. “힘들지만 단식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네요. 서어서문학과 A 교수가 파면될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A 교수는 2017년 제자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A 교수가 해외 출장지에서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팔짱을 끼게 했다는 게 피해 학생의 주장이다. 또 특정 여학생에게 단둘이 등산을 가자고 강요하고 제자들이 술자리에서 일찍 떠나려고 하면 공개 비난을 했다는 증언도 여럿 나왔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A 교수가 성추행을 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학교 측에 정직 3개월 처분을 권고했다. 아직 징계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벌써부터 결사항전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씨뿐 아니라 다른 단과대 학생 70여 명도 A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길게는 사흘간 단식에 동참했다. 2일 학생 500여 명이 교내에서 시위를 했고 10일엔 인문대 학생 80여 명이 동맹휴업에 나서기도 했다. 학생들이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집단행동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갑질과 성추행 의혹을 받았던 사회학과 B 교수에 대한 징계가 정직 3개월에 그치자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당시 총학생회장은 솜방망이 징계에 항의하며 13일간 단식을 했다. 성낙인 당시 총장까지 나서 “징계 수위가 낮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징계위원회 재심의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윤민정 공동대표(23·여·정치외교학부)는 “가해 교수가 교수직을 유지할 경우 학계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피해자나 피해자를 도왔던 학생들은 향후 진로에 불이익을 받는 등 2차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 교수의 경우도 B 교수의 전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가 준용하는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정직 3개월은 해임 바로 아래 단계의 징계 처분이다. 서울대는 해임까지 하는 게 너무 가혹할 경우 정직 3개월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성폭력 관련 자체 징계 규정을 만드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열풍 이후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는 크게 높아졌다. 서울대는 이 같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제2, 제3의 A 교수가 계속 나와도 합당한 징계를 하기 어렵다. 이 씨의 단식이 부질없는 투쟁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직 3개월’이라는 장애물을 이제는 없앨 때가 됐다. 김하경 사회부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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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하나에 협박당했다” 회견 자청한 박유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31)에게 마약을 권유한 인물로 소문이 돈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33)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박 씨는 1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마약을 한 적도 없고, (황 씨에게)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4일 체포된 황 씨가 6일 수원지법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알고 지내던 연예인의 권유로 마약을 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씨가 마약 권유자로 의심을 받아왔다. 실제 경찰은 황 씨의 ‘권유자 진술’이 나온 뒤로 권유자로 지목된 인물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 수사를 시작했다. 박 씨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날 “오늘 수사기관이 ‘황하나의 진술에서 박유천이 거론된 것이 맞다’고 (박유천) 어머니를 통해 알려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박 씨가 자진해 출석한다면 일정을 조율해 입장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나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먼저) 모든 것을 직접 말씀을 드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경찰서에 가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황하나가 마약을 권한 연예인을 지목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내가 그 연예인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고 내가 마약을 하는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도 휩싸였다”며 “이건 연예 활동 중단이나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도 했다. 박 씨와 황 씨는 2017년 4월 “결혼을 약속했다”고 발표한 연인 사이였으나 지난해 초 결별했다. 박 씨는 “결별 후 황하나의 협박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내가 힘들었던 2017년 그 시기에 곁에서 나를 좋아해 준 사람이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또 “(황하나가) 헤어진 후에도 집으로 찾아와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려 했고 마음을 달래주려 했다”며 “황하나가 내 앞에서 불법적인 약을 복용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박 씨는 2016년 성폭행 혐의로 4명의 여성에게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박 씨는 4건의 피소 사건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일명 ‘던지기 수법’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던지기는 마약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판매자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고 이를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장소를 알려주는 방법이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소영 기자}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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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시간 교육중 아동학대 관련 2시간뿐… 아이돌보미 자격정지돼도 1년안에 복귀

    여성가족부가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소속 돌보미 김모 씨(58·여)가 지속적으로 영아를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돌봄서비스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아동학대가 발생해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데다 돌보미에 대한 교육도 부실하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3일 여가부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에서 파견된 돌보미가 아이를 학대해 문제가 발생해도 신고나 상담은 경찰서나 지역센터에 해야 했다. 여가부가 만 12세 이하 아동의 가정에 아이돌보미를 파견해 돌봐주는 이 서비스의 운영 주체지만, 관리는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222개 민간 위탁기관을 지정해 일임했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를 민간 위탁기관에 신고해도 지자체를 통해야만 여가부에 보고된다. 여러 보고 단계를 거치면서 아이 팔에 든 멍 등은 사소한 일로 여겨지며 아동학대가 감춰지는 일이 발생한다. 돌보미들을 상대로 한 ‘학대예방 교육’도 부실하다.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양성 및 보수 교육과정’ 고시를 통해 80시간 돌보미를 교육해야 한다. 이 중 아동학대 관련 교육은 2시간뿐이다. 아동학대로 자격정지 된 돌보미가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이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면 아이돌봄지원법에 따라 돌보미는 1년 이내 범위에서 자격이 정지된다. 하지만 정지 기간이 끝난 후 보수교육만 받으면 다시 돌보미로 활동할 수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격정지 된 아이돌보미 58명 중 15명이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다. 복귀를 할 수 없는 ‘자격 취소’는 돌보미가 아동보호법으로 처벌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아야 가능하다. 이에 여가부는 8일 아동학대 온라인 신고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지만 2007년 돌보미 제도가 생긴 지 10여 년 만에 이뤄진 조치라 ‘뒷북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3일 서울 금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금천경찰서는 오전부터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7시간여 동안 조사를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김 씨가 2월 27일부터 3월 13일까지 34건의 아동학대를 저질렀으며, 많게는 하루에 10건 넘게 학대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자신이 한 행위가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사지원 4g1@donga.com·김하경·강동웅 기자}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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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학금 받으려면 얼마나 절박한지 구체적으로 쓰시오”… 서울대 ‘가난 증명’ 신청서 물의

    서울대 공과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A 씨(28)는 외부 장학금 중 하나인 ‘선한인재지원금’에 매학기 지원해 매달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원할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일종의 ‘가난 증명’을 요구하는 지원서 양식 때문이다. 서울대 각 단과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신청서를 보면 지원자는 경제적으로 절박한 정도를 선택해야 한다. A B C 세 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A는 ‘매우 절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어 자기소개란에는 ‘해당 등급을 선택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쓰라’고 돼있다. A 씨는 “건강보험료 월 납입액도 쓰게 돼 있어 지원자의 경제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데 굳이 절박함에 대해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12월 이런 관행에 대해 교육부 장관과 시도 교육감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당시 인권위는 “신청 학생의 가정·경제적 상황은 객관적인 공적 자료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판이 잇따르자 서울대는 비로소 진화에 나섰다. 서울대 장학복지과 관계자는 “해당 장학금은 개별 단과대와 외부 재단이 직접 교류해 지급하는 것으로 대학본부를 통하지 않아 신청 양식을 알지 못했다”며 “재단 측에 학생들의 민원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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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국종교수 “동물 응급의료도 사람과 다를바 없습니다”

    “사람도 진화된 동물의 형태일 뿐입니다. 수의과대에서 하려는 것도 사람을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수의과대 스코필드홀. 이곳에서 열린 서울대 동물병원 응급의료센터 개소 기념 세미나에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권역외상센터장·사진)가 특강 강사로 나섰다. 이 교수는 “경기 남부권에서 버스 사고가 발생해 10명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가 오늘 여기에 오느라 제 밑에 있는 동료들이 비행 출동을 나갔다”며 늘 급박한 응급의료 현실에 대한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오랜 외상센터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 응급 치료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을 조언했다. 그는 “몸에서 가장 질긴 부위가 피부이기 때문에 내장이 터져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밖에서 볼 땐 별문제가 없어 보여도 신체 내부에서 내장이 터지는 게 제일 심각한 문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응급의료센터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24시간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어렵고 힘들 때 시니어 스태프들이 정면에 서야 한다. 그래야 (응급의료센터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의 사례를 많이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심각한 얼굴로 회의만 하는 걸로는 응급의료가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그는 외과 수술 수업 때 동물을 수술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사람과 동물이 참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사람이면 말이 통하겠지만 동물은 그렇지 못하니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잘 받아 동물들과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보다는 동물을 편한 마음으로 치료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좀 죄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스코필드홀 좌석 190석은 가득 찼다. 청중은 노트북을 꺼내 이 교수의 말을 메모하고 강연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생 김하영 씨(30·여)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응급환자를 대하는 자세는 다 똑같다는 이국종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수의학계도 체계적인 응급의료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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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년만에… 세살때 잃어버린 딸 극적 상봉

    살아생전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딸의 얼굴을 마주한 노부부는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기억에도 없는 부모의 얼굴을 처음 본 딸도 펑펑 울었다. 잃어버릴 당시 세 살이었던 딸은 어느덧 중년이 돼 있었다. 1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한 노부부가 54년 전 잃어버린 딸 A 씨(57·여)를 13일 만났다. 노부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딸을 직접 키우지 못하고 전남 함평에 사는 친할아버지에게 맡겼다. 그러다가 1965년 할아버지가 손녀를 데리고 서울로 오던 도중 A 씨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당시 A 씨 나이는 세 살이었다. A 씨 부모는 딸을 찾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으나 당시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아 찾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A 씨는 서울의 한 영아원에 맡겨졌고 2년 뒤인 1967년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A 씨 어머니(78)는 죽기 전에 딸의 얼굴을 꼭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에 2014년 7월 서울 구로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고 자신의 유전자 정보도 등록했다. 그러나 딸의 유전자 정보가 등록돼 있지 않아 모녀 간 상봉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A 씨가 “친부모를 찾고 싶다”며 한국을 찾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 씨는 자신이 머물던 게스트하우스 인근 서대문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A 씨의 유전자를 채취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이 보유한 유전자와 대조해줄 것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두 유전자가 흡사하나 친자관계라고 확인할 수는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A 씨의 아버지 유전자를 새로 채취해 대조를 의뢰했고, 결국 올해 1월 ‘99.99% 친자관계’라는 결과를 받았다. A 씨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노부부와 A 씨는 상봉 다음 날인 14일부터 국내 여행을 함께 했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A 씨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친부모와 계속 연락하기로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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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초미세먼지, 치매 빠르게 악화시켜”

    치매 환자나 치매 전조 증상을 보이는 노인이 초미세먼지(PM2.5)를 많이 들이마실 경우 망상, 환각, 불안 등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치매 증상을 빠른 속도로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이혜원 교수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재명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등이 참여한 합동연구팀이 경도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6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확인한 것이다. 연구 대상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74세다. 이 논문은 환경역학 분야에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인 ‘사이언스 오브 더 토털 인바이런먼트’ 최근호 온라인판에 2일 게재됐다. ‘초미세먼지 노출이 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정신행동 증상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이 논문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 달 사이 m³당 평균 8.3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높아졌을 때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정신행동 증상(비정상적인 반복 행동, 불안, 망상, 환각 등)은 한 달 전보다 17.1%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의 전조 증상인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의 정신행동 증상은 같은 기간 40.7%나 나빠졌다. 미세먼지 노출 기간을 더 늘려 두 달 동안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7.9μg 상승한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정신행동 증상은 20.7%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노인들이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이다. 합동연구팀은 보호자를 대상으로 환자들의 정신행동 증상 악화 정도를 설문조사하는 방식(NPI)으로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NPI는 치매 환자들의 변화를 평가할 때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혜원 교수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치매 환자들의 정신행동 증상이 더 빠르게 악화돼 이들을 돌보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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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묵 교수 “멘토링은 영화 스포일러 같아… 직접 부딪쳐 실패 통해 배워라”

    “상묵아, (서울대 합격을) 축하한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보니 대학 때까지가 공부고 실력이지, 그 이후엔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더라.” 4일 오전 서울대 입학식이 열린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 단상 위에서 전동휠체어에 앉아있던 중년의 한 남성이 자신의 축사 순서가 되자 38년 전 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 아버지가 해준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57)였다. 서울대 81학번인 이 교수는 신입생 후배들을 향해 “여러분들도 (아버지 말이) 무슨 말인지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나이 마흔이 되면 내가 서울대를 나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밑에 몇 명의 직원을 두고 어떤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학문의 중요성’을 자신의 사고 경험과 함께 얘기해 입학생과 학부모 등 청중을 숙연하게 했다. 그는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지 1년 6개월여 만인 2006년 학생들과 함께 연구 목적으로 미국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이 교수는 전신이 마비됐다. 이 교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되면 ‘산다는 게 무엇인가’처럼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며 “내가 지금까지 배운 학문적 소양을 통해 스스로 답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전공 분야가 아닌 철학과 역사를 포함해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축사를 하는 10여 분 동안 자신이 미리 써온 원고를 한 번도 보지 않고 학생들과 눈을 마주쳐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입학생 이형용 씨(20·경영학과)는 이 교수의 축사에 대해 “친근하게 말씀해주셔서 좋았다”며 “공부가 대학 입학이나 취업 준비 등 어떤 목적을 위해서만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오늘 축사를 통해 인생 전반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1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신입생들에게 조언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는 “멘토링은 자칫하면 ‘이미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이 영화를 보려고 들어가는 사람에게 줄거리를 얘기해 주는 것’과 같다”며 “직접 겪어보고 문제에 부닥쳐 봐야 차별화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수를 했을 때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이 교수는 입학식 축사를 위해 3일 귀국했다가 4일 저녁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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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사 풀린 구의원… 다투다 입건 되고 동료 고소도

    서울시 기초의원들이 회의장 안팎에서 다투다 경찰에 입건되거나 동료 의원을 고소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최근 경북 예천군의원의 해외 여행가이드 폭행, 강북구의원의 동장 폭행에 이어 이제는 기초의원들끼리 서로 시비를 자초하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동작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민희 의원(39·여)과 자유한국당 소속 최민규 의원(48)을 각각 재물손괴와 폭행 혐의로 지난달 28일 체포해 조사한 뒤 1일 새벽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두 의원은 28일 오후 11시 45분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주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말다툼을 하면서 신 의원이 최 의원의 제네시스 차량을 발로 차자 최 의원은 신 의원을 손으로 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왜 서로 다퉜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다만 “사소한 말다툼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송파구의회 민주당 소속 김장환 의원(39)이 본회의 도중 한국당 이배철 의원(67)에게 의사봉으로 어깨 등을 맞았다며 이 의원을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과 송파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일부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의원들과 한국당 의원들이 실랑이하다 두 의원이 충돌했다는 것. 이 의원은 “때리지는 않고 (때리는) 시늉만 했다”며 “맞고소를 비롯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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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와 나를 만든 건 꿈이 아닌 분노”

    “저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 73회 학위수여식이 열린 이곳에서 관현악단의 연주로 방탄소년단(BTS) 노래 ‘DNA’가 흘러나오자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7·서울대 미학과 91학번)가 연단에 올랐다. 방 대표가 자기소개를 시작하자 체육관에 있던 졸업생 1200명과 학부모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나는 부정할 수 없는 기성세대다. 나도 모르게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자신이 음악 프로듀서가 된 계기에 대해 “아무리 돌이켜봐도 결정적인 순간은 없었다”며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 따라 선택했다”고 했다. 방 대표는 자신의 ‘성정(性情)’과 ‘행복’에 대해 얘기하면서 ‘분노’와 ‘화’를 여러 차례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최고가 아닌 차선을 택하는 ‘무사 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다”고 했다. 또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음악산업 세계를 알아가면서 점점 분노가 커졌다”며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화를 내는 것이 내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졸업생 강수연 씨(26·여·디자인학부)는 “많은 사람이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반대의 이야기를 하니 더 와 닿았다. 나를 좀 더 다듬어 취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보고 여러분을 그런 상황에 놓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며 “남이 만들어 놓은 행복을 추구하려고 정진하지 말고 무엇이 진짜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고민하라”고도 했다.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연예계 인사가 축사를 한 것은 방 대표가 처음이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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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아버지’ 방시혁 “나는 불만 많은 사람” 서울대학교 이색 축사 ‘눈길’

    “저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 73회 학위수여식이 열린 이 곳에서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방탄소년단(BTS) 노래 ‘DNA’가 흘러나오자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7·서울대 미학과 91학번)가 연단에 올랐다. 방 대표가 자기소개를 시작하자 체육관에 있던 졸업생 1200명과 학부모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TV 음악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을 향해 날카롭고 직설적인 표현을 던졌던 방 대표지만 이날은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나는 부정할 수 없는 기성세대다. 나도 모르게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자신이 음악 프로듀서가 된 계기에 대해 “아무리 돌이켜봐도 결정적인 순간은 없었다”며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 따라 선택했다”고 했다. 방 대표는 자신의 행복관에 대해 얘기하면서 ‘분노’와 ‘화’를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분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불만 많은 사람’이었다”며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음악산업 세계를 알아가면서 점점 분노가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화를 내는 것이 내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라고 고 덧붙였다. 졸업생 강수연 씨(26·여·디자인학부)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반대의 이야기를 하니 더 와 닿았다. 나를 좀 더 다듬어 취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떨 때 행복한 지 먼저 정의를 내려보고 여러분을 그런 상황에 놓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며 “남이 만들어놓은 행복을 추구하려고 정진하지 말라”고도 했다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연예계 인사가 축사를 한 것은 방 대표가 처음이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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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처우 개선 외면하는 서울대… ‘무기계약직 전환 금지’ 내부문건 작성

    서울대의 한 단과대가 비정규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금지하는 내부 문건까지 작성해 지침으로 내리는 등 학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는 “학교 측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고용계약을 고수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자연과학대는 지난해 11월 20일 ‘자연과학대학 행정실 간접비직원 무기계약 전환 기준’ 문건을 만들어 단과대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본보가 이 문건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해당 공문에는 ‘(비정규직의 경우) 무기계약은 정년까지 원칙적으로 전환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년 넘게 근무한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한 현행 비정규직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조치다. 현재 서울대 직원 3000여 명 중 정규직은 3분의 1인 약 1000명이다. 나머지는 무기계약직 또는 비정규직이다. 무기계약직은 고용이 보장되지만 정규직보다 임금과 복지 등 처우가 열악하다. 비정규직은 고용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서울대 자연과학대 측은 “무기계약직 전환 심사를 할 때 위원회를 거치라는 것이지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위 지침을 근거로 비정규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해 왔다. 학교 측은 해당 공문을 배포한 뒤인 지난해 11월 29일 비정규직 행정직 직원 A 씨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학교 측은 당초 A 씨에게 “구성원과의 화합에 문제가 있다”는 사유를 댔다가 노조가 항의하자 “성과 평가가 낮다”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학교 측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안 해주려고 합당한 사유도 없이 근무한 지 2년이 되기 전 해고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노조의 항의가 계속되자 “A 씨 채용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서울대는 비정규직 직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서울대는 언어교육원에 근무하는 한국어 강사들을 시간강사로 간주해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시간강사는 강의한 시간만큼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 신분이다. 학교로선 최저임금을 지급할 때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달 이 한국어 강사들에 대해 “시간강사로 볼 수 없어 2년 넘게 근무 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서울대는 기숙사에서 행정업무와 학생 지도를 담당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해 매년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문계약직은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나 상위 25% 소득자를 고용할 때 맺는 계약 형태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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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T 거액기부 소식에 “우리도 인재 키워야” 기부액 2배 넘게 늘려

    1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이 건물 4층에 있는 소회의실 문이 열리자 푸른 넥타이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한 노인이 들어섰다. 그는 평소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의지했지만 이날만은 “직접 걸어보겠다”며 용기를 냈다. 그는 느리지만 한 발씩 뚜벅뚜벅 걸음을 내디뎠다. 회의실 벽면에는 ‘해동첨단공학기술원 건립 및 운영기금 출연 협약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울대가 500억 원의 기부금을 기탁받는 자리였다. 기부자는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90)이었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김 회장은 이날 1시간가량 차를 타고 특별한 외출을 했다. 그는 협약식에서 “건물 짓는 데 그치지 말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워 달라”고 또렷하게 말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48학번)를 졸업한 김 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모교에 기부해왔다. 이날 기탁한 500억 원을 포함해 누적 기부액이 657억 원에 이른다. 서울대가 개인한테서 받은 기부금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액수다. 김 회장의 기부금은 그동안 학내 건물 10여 동을 짓는 데 쓰였다. 전날인 17일 김 회장은 차국헌 서울대 공과대학장을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차 학장은 “김 회장이 뼈저리게 가난했던 젊은 시절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한이 맺힌 듯 눈물을 흘렸다. ‘어려운 학생들이 기회가 없으면 안 된다’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1948년 서울대 공대에 합격한 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첫 학기만 마치고 휴학했다. 호텔 웨이터 등 궂은일을 하며 1년 넘게 등록금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1950년 6·25전쟁이 터져 복학하지 못했다. 학도병으로 입대한 김 회장은 3년간의 전쟁이 멈춘 뒤 학교로 돌아왔다. 김 회장은 1972년 전자부품 업체인 대덕전자를 창업한 이후 기술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했다.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반도체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인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는 연매출 1조 원대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가 주 거래처다. 김 회장은 1991년 공학인재 양성을 위해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세워 본격적인 기부 인생을 시작했다. 전국 20여 개 공대에 도서관을 짓고 재단이 제정한 해동상을 받은 이공계 연구자 282명에게는 연구비를 지원했다. 지원 금액이 450억 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한국 전자산업 기술 개발에 헌신한 공로로 2010년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가 수여하는 인촌상을 받았다. 당시 김 회장은 “일본을 오가며 기술을 배웠는데 그때 고생은 말로 하기 어렵다. 앞으로도 많은 과학인재가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회장은 상금으로 받은 1억 원도 “의학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고려대 의대에 기부했다. 김 회장은 정작 자신의 삶에선 절제를 보여줬다. 김 회장 곁을 20년간 지켜온 박성한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는 “김 회장은 옷차림이 수수해서 푸근한 인상의 동네 할아버지로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차 학장도 “김 회장은 기부금 관련 행사를 열 때마다 ‘화려하게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대덕전자 직원 등 주변 사람들은 김 회장에 대해 ‘따뜻하고 합리적인 리더’라고 했다. 직원 A 씨는 “회장님은 공장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자주 하고 경조사 때마다 직접 불러서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9년 차 직원 B 씨(34)는 “회장님은 ‘엔지니어로서 한 군데 갇혀 있지 말고 틀을 깨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고 했다. 김 회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한참 연하인 간병인에게 늘 존댓말을 쓴다. 간병인이 씻는 것을 도와줄 때는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한다”고 전했다. 창업 이후 30여 년간 서울대 공대에 157억 원을 기부해온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내가 구순이 넘어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니 이제는 제대로 된 기부를 하고 싶다. 20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학교 측에 밝혀왔다. 김 회장은 미국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가 매사추세츠공대(MIT)에 3000억여 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올 1월 접한 뒤 기부 금액을 두 배가 넘는 500억 원으로 올렸다고 한다. 차 학장은 “김 회장은 건물이 완공된 후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시설 운영을 더 열심히 해 달라’고 조언하신다. 모교에 대한 애정을 넘어 국가의 공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신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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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아내 “미투 아닌 불륜… 2심 수용 못해” 김지은씨 측 “법정서 결론난 사안… 2차 가해”

    수행비서 성폭행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4)의 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아니라 불륜 사건이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55)는 13일 오후 11시 5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김지은 씨가 아니라 저와 제 아이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지은 씨는 안희정 씨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그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고도 했다. 민 씨는 2심 재판부가 충남 보령의 한 콘도인 상화원에서 벌어진 사건과 관련해 김 씨의 거짓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집중 비판했다. 민 씨는 지난해 1심 재판에서 “2017년 8월 주한중국대사 부부와 저녁 만찬을 한 뒤 상화원 2층 객실에서 잠을 자는데 김 씨가 오전 4시경 침실로 들어와 우리 부부가 잠자는 모습을 내려다봤다”고 증언했다. 1심은 민 씨의 증언을 받아들여 김 씨가 성폭행 피해자로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부부의 침실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는 김 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김 씨는 재판에서 “숙소 2층 계단에 앉아 깜박 졸다 일어나 숙소를 찾아가려다 안 전 지사와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2심 재판부는 판결 당시 “설령 민 씨가 주장하는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김 씨를 성폭력 피해자로 볼 수 없다거나,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상화원 객실 내부 사진과 동영상까지 올리며 ‘내가 묵었던 침대는 3면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문 뒤에서 침대에 누운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가해자 가족의 글은 2심 재판부에서 다른 객관적 사실 등에 의해 배척된 바 있다. 성폭력 가해자 가족에 의한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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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식 임용전에… 유치원 교사 ‘울며겨자먹기’ 무급 출근

    지난달 초 지방의 한 사립유치원에 신입 교사로 채용된 A 씨(22·여)의 정식 출근일은 다음 달 1일이다. 하지만 A 씨는 이미 지난달 초부터 출근하기 시작해 한 달 보름 가까이 일하고 있다. 오전 8시 반에 출근해 오후 6시 반까지 일한다. 그런데 A 씨가 두 달 일하고 이달 말 받게 될 돈은 교통비 50만 원이 전부다. 사실상 무급인 셈이다. 올해 최저시급(8350원)을 기준으로 하면 A 씨는 두 달 치 급여로 300만 원 가까이를 받아야 한다. A 씨는 “출근 3일째 되던 날 원장이 ‘3월 1일 전까지는 교통비만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A 씨는 따지지 못했다. 원장이 채용을 취소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유치원 신입 교사들의 정식 임용일은 대개 3월 1일이다. 하지만 A 씨처럼 임용 한두 달 전부터 사실상 무급으로 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유치원 원장들이 업무 인수인계와 빠른 적응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무급 출근’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에 채용된 B 씨(25·여)도 당시 정식 임용되기 전에 졸업식과 신학기 준비 업무를 하면서 한 달 넘게 일했다. B 씨 역시 교통비만 받았다. B 씨는 “신입 교사이다 보니 적응 기간이 필요한 건 맞지만 받는 돈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앞으로 계속 출근해야 할 직장이라 돈 얘기를 꺼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다음 달 1일 광역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정식 채용될 예정인 C 씨는 18일부터 출근해야 한다. 원장은 지난달 초 C 씨에게 합격을 통보하면서 ‘교육 차원의 출근이기 때문에 당연히 무급’이라고 했다고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들은 신입 교사들의 빠른 업무 적응을 위해 ‘임용 전 출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입 교사들이 ‘임용 전 무급 출근’ 요구를 거부하기는 힘들다. 원장들이 ‘무급 출근’을 거부한 교사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공유한다는 소문 때문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무급 출근에 대해 “임금 체불, 최저임금법 위반,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 교원은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이다. 신입 교사라도 근로를 했다면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들의 취업난이 무급 출근 관행을 없애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유치원 교사 자격증 취득자는 한 해 1만 명이 넘는다. 전국 사립·공립 유치원 교사 수가 4만5255명(2018년 4월 기준)임을 감안하면 전체 유치원 교사의 4분의 1에 가까운 예비 교사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강동웅 leper@donga.com·김하경 기자}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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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정 서울대 총장 “학종 투명성 높여 불신 해소해야”

    오세정 서울대 총장(사진)은 학생 선발부터 교육까지 길게 보고 학교 방침을 세우는 교육위원회가 서울대에 필요하다고 12일 말했다. 오 총장은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장 임기와 관계없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입학정책과 교육 전체를 생각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국가)교육위원회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밝혔다. 교육위원회를 통해 서울대가 어떤 인재를 선발하고, 어떻게 키워야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오 총장은 “서울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주어진 답을 잘 아는 사람, 정답을 잘 맞히는 사람”이라며 “이보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 혼자 잘하는 게 아니라 같이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나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뽑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이들이 더 잘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리학과를 보면 과학고 졸업생과 일반고 졸업생의 준비가 많이 다르다”며 “여러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백그라운드에 따라 준비가 필요한 학생은 준비할 수 있는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 과목을 학생 수준별로 개설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 총장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는 “우리는 상당히 객관성을 갖고 하지만 국민은 어떻게 뽑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며 “투명성을 높이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이날 타결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파업에 대해서는 “노조는 파업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학생을 볼모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7년 시흥캠퍼스 추진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의 징계 철회와 관련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풀어 가겠다”고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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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냉골 도서관’ 나흘만에 난방 재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면서 중앙도서관 난방을 끊었던 서울대 기계·전기 담당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나흘 만에 난방을 재개했다. 그러나 다른 5개 건물은 여전히 난방을 넣지 않고 있다. 서울대에 따르면 7일 오후 끊겼던 서울대 중앙도서관 난방이 11일 오후 2시 다시 들어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파업을 지지하자 학교가 전향적으로 나와 노조도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선택했다”며 중앙도서관 난방 중단 해제를 밝혔다. 노조는 이날 학교 측과 협상을 통해 임금과 복지 개선 관련 실무합의안을 도출했다. 양측은 12일 합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학생들을 볼모로 한 파업 방식에 비판 여론이 높아진 것도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대 총학생회는 “노조의 요구가 최소한의 생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요구임을 알리기 위해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겠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서울대생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안 좋은 선례로 남을 것’ ‘학생회가 노조한테 손쉽게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 노조는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파업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등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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