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박성민 차장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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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부터 죽음까지, 보건복지 분야를 취재합니다.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 뭘까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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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7~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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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고삐 늦출 때 아니다

    7478명. 9일까지 발생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다. 전날보다 165명 늘었다. 지난달 25일(144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신규 환자 발생은 나흘째 줄고 있다. 일일 증가 폭으로 최대였던 이달 3일 신규 환자(851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감소세 여파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환자는 국내 환자의 90% 이상. 이 지역의 하루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 816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하락해 8일 216명을 기록했다. 환자가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서다. 정부와 정치권에선 조금씩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하루 500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했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이 일단 주춤해졌다.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는 곧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직 국내 상황을 보면 위험 요인이 많아서다. 서울 환자의 34.6%(45명)는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깜깜이’다.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건물(13명)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아직 최초 전파자를 찾지 못했다. 울산과 강원, 대전에서도 환자 절반가량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규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집단 감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칫 지역사회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병원 내 감염도 문제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관련 환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접촉자는 517명에 달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9일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한 국가는 53개국이다. 전 세계 환자는 이미 11만 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막연한 낙관론을 꺼내면 방역망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성민·김지현 기자}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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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소득 388만원 근로자도 ‘생활안정자금 융자’ 받는다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의 생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활안정자금 융자 시 소득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가계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을 돕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9일 생활안정자금 융자 소득요건을 월평균 소득 259만 원 이하에서 388만 원 이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고객과 접촉이 많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는 소득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행 기간은 9일부터 7월 말까지다. 생활안정자금은 저소득 노동자 및 특수고용직에게 본인 및 부양가족의 결혼, 장례, 질병 치료 등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담보 없이 저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금리는 연 1.5%로, 연 0.9∼1.0%인 신용보증료는 개인이 부담한다. 1인당 최대 융자 금액은 2000만 원이다. 융자 항목에 따라 △결혼 1250만 원 △자녀학자금, 의료비, 부모 요양비 1000만 원 △생계비 200만 원 등 한도액이 다르다. 지난해 1인당 융자 규모는 평균 639만 원이었다.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고용직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휴업이나 무급휴직 등으로 월 급여가 30% 이상 줄어들었다면 생활안정자금 중 ‘임금 생계비’나 ‘소액 생계비’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의 경영난으로 임금을 못 받았다면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를 신청하면 된다. 소득 요건이 완화되면서 생활안정자금 지원 대상은 1만8000명으로 현재보다 5200명 늘어나게 된다. 예산도 885억 원에서 218억 원 증액된 110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240억 원을 추가로 편성해 1108억 원을 지원했다. 융자 신청은 근로복지넷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신청서류는 공단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3일 이내에 융자 결정이 통보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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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생겼으니 연차 쓰세요”… 회사가 강제할 순 없어

    항공사 외주업체 직원 A 씨는 최근 무급휴가와 권고사직 중 한 가지를 택하라는 회사의 통보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편 운항 횟수가 크게 줄어들자 회사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수하물 정리를 담당하는 직원을 포함해 인력의 절반가량을 줄일 방침이다. A 씨는 “회사가 사태가 진정되면 복직시켜 주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회사가 늘고 있다.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거나 연차휴가를 먼저 쓰라고 종용하는 경우다. 사업장도 휴업이나 휴가, 재택근무를 어떻게 시행할지 혼란스럽다. 이와 관련된 궁금증을 Q&A로 알아봤다. ―회사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휴업을 하게 됐다.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나. “아니다. 근로자 중에 확진자, 유증상자, 접촉자 등이 발생해 소독을 위한 휴업을 했다면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회사가 자체적으로 휴업했다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사업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휴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시하지 않은 휴업이기 때문이다. 휴업수당은 최소 평균임금의 70%다. 이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면 통상임금을 지급하면 된다.” ―사업주가 부품 공급 중단이나 매출 감소로 휴업을 결정한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지급하나. “중국 공장이 문을 닫아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제조업체, 예약이 급감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사나 숙박업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지급한다. 경영 악화로 감원이 불가피한데도 직원을 줄이지 않고 휴업이나 유급휴직 등의 고용 유지 조치를 한 사업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98만 원의 인건비가 지원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한다는데…. “그럴 수 없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을 바꾸거나 이를 강요할 수 없다.” ―매출 감소를 이유로 사용자가 무급휴직을 실시할 수 있나. “근로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급휴직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일방적인 무급휴직을 실시한다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무급휴직이 가능한 경우는….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조건은 고용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다.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무급휴직을 실시할 수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권고사직을 종용한다던데. “근로자에게 권고사직을 강제할 수는 없다. 회사의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근로자를 해고했을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연차휴가를 쓰려는데 회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을 이유로 연차를 반려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줘야 한다. 단,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휴가 청구자의 업무 성격, 같은 시기 휴가 청구자 수 등이 고려 대상이다.” ―회사에 확진자가 생겨 이틀 동안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이 시기에 연차 휴가를 쓰도록 강제할 수 있나. “연차휴가를 근로자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쓰게 할 수는 없다. 방역 당국의 강제 조치가 아니라 사업자가 추가 감염 예방 등의 이유로 임의로 휴업했다면 귀책사유가 사업자에게 있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에서 희망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면서 특정 부서에는 출근을 강요하는데…. “회사의 배려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하도록 공지했다면 출근이 필요한 부서의 재택근무를 제한하는 것을 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 단, 재택근무 관련 내용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명시돼 있다면 이를 준수해야 한다.” ―자녀 개학이 연기돼 ‘가족돌봄휴가’를 썼는데, 무급휴가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회사에서 무급휴가를 받은 경우에는 정부의 가족돌봄비용을 받을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고 난 뒤 근로자가 직접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근로자 1인당 하루 5만 원씩 최대 5일간 받을 수 있다. 외벌이 근로자는 최대 5일 치(25만 원), 맞벌이 부부는 최대 10일 치(50만 원)까지 돌봄비용이 지원된다. 한부모 가정은 10일 동안 가족돌봄휴가를 쓸 수 있고, 10일분의 돌봄비용을 받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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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 이진한 기자가 본 코로나 사투 현장… “환자 호흡이 가빠졌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6일 오후 1시경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명단이 적힌 현황판에 빈칸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중증 환자의 번호는 38번. 그중 6명의 이름 옆에는 ‘DNR’가 적혀 있었다. ‘Do Not Resuscitate’의 약자다.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70세가 넘는 고령자 중에서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들이다. 이날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290여 명이 입원 중이다. 잠시 후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다.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다급해진 의료진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전북대병원에 빈 병상이 확인됐다. 온몸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 차림의 박경식 교수(계명대 의대)가 구급차에 올랐다. 전북대병원까지 거리는 약 180km.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출발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환자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산소포화도 수치가 80%대로 떨어졌다. 95%를 넘어야 정상이다. 이송 내내 위험 수위를 오르내렸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몸부림도 심해졌다. 박 교수는 산소 공급장치와 모니터 속 그래프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2시간 넘게 달려 가까스로 전북대병원에 도착한 뒤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완료’를 알렸다. 박 교수의 얼굴이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중증 환자의 장거리 이송은 찰나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병원 섭외부터 이송, 도착 후 인계까지 사소한 실수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의사들이 대부분 이송을 도맡고 있다. 박 교수는 “호흡 곤란 환자들은 고통 탓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며 “이송 때 응급구조사나 간호사가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대구에 도착한 건 5일 오후. 가장 먼저 대구동산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다. 곧바로 의료봉사에 나선 다른 의사들과 함께 환자들의 상태를 살폈다. 경증 환자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중증 환자 보호자들은 계속되는 사망자 발생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한 환자는 “창문도 열 수 없다. 병원에 있는 게 감옥 같다”고 털어놨다. ▼ “어무이, 조금만 참고 기다립시데이” 환자들 마음까지 보듬어 ▼본보 의사기자가 본 대구 현장계명대 대구동산병원 5층에는 환자 60명이 입원 중이다. 일반 환자라면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5일 오후 김진환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이 회진에 나섰다. 모두 고글과 N95 마스크, 가운 등 7종으로 된 방호복을 입었다. 5분도 안 돼 의료진의 얼굴마다 땀이 맺혀 있었다. 회진 중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 다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바이러스 양이 확진 기준 이하로 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검체를 채취한다. 목 깊숙이 채취 도구를 넣을 때 환자가 재채기라도 하면 침방울이 튀어 자칫 의료진도 감염될 수 있다.○ “중증 환자 일반병실 옮길 때 뭉클” 보통 방호복을 입으면 2, 3시간씩 일한다. 의료진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방호복을 벗을 때다. 장비에 묻은 바이러스가 눈과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 장갑과 신발 끈까지 하나하나 소독한다. 이를 만진 손에도 소독제를 뿌린다. 고글과 마스크는 가장 마지막에 벗는다. 자칫 고글이나 마스크 끈을 놓치기라도 하면 감염될 수 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최왕용 펜타힐즈연합내과(경북 경산시) 원장은 “고글을 벗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른 현장과 달리 의료진이 더욱 긴장하는 건 코로나19가 모두 처음 겪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을 뿐 아니라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5일 오후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의료진이 한참을 매달린 끝에 환자는 안정을 되찾았다. 입원을 거부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아프지도 않은데 왜 입원을 해야 하느냐”며 퇴원을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 무증상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데 왜 양성이 나오느냐”며 검사를 불신한다. 의료진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상태가 호전되는 환자들을 볼 때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중환자실에 입원한 중년 여성 환자가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가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의료진 모두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기존 의사 16명을 비롯해 군의관 10명, 공중보건의사 17명, 외부 자원봉사 의사 10여 명 등 50여 명의 의사가 있다. 중증 환자 30여 명을 비롯해 300명가량의 환자를 돌보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 퇴근도 못 하고 병원에서 잠을 자거나 근처 숙박업소에서 출퇴근 중이다. 감염 우려 탓에 병원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매끼 도시락을 먹는다. 간호사도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하루 12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보통 간호사 한 명당 2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마스크와 방호복 외에도 혈압계와 체온계 등 기본적인 의료장비도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도 의료진을 격려하는 ‘간식 배송’은 끊이지 않고 있다.○ ‘힐링닥터’ 통한 심리치료도 효과적 “똑똑! 안녕하십니껴. 의사입니더. 커튼 좀 쳐 주이소. 회진 돕니데이.” 다인실 병실에 제각기 맥없이 누워 있던 환자들이 “회진 돕니데이” 소리에 일순 반색했다. 목소리만 듣고도 ‘반가운 사람’이 왔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병실로 들어서자 할머니 환자가 투정하듯 물었다. “코로나는 왜 치료약이 없어예?” 1일부터 이곳에서 의료봉사 중인 사공 교수는 마치 아들처럼 다정하게 대답했다. “어무이, 감기도 약 없어예. 감기 걸리면 가만히 있어도 2주 정도면 끝나는 거 아닙니꺼, 대신 치료받으면 증상 줄여주고 합병증 예방하는 거라예. 그렇게 우리 몸에 면역이 생겨야 낫는 거라예. 알았지예? 조금만 참고 잘 기다립시데이.” 환자들은 방호복 너머로 들려오는 사공 교수의 목소리에 다친 마음을 맡기고 있었다. 사공 교수와 회진을 돌다 보니 몸은 경증이어도 마음이 중증인 환자들이 보였다. 어떤 환자는 “감옥살이 같다”고 하소연하고, 어떤 환자는 “누군가한테 병을 옮겼다고 욕 먹을까 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감염병 환자들의 트라우마’가 그들의 눈빛에 어려 있었다.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의료진의 몫이었다. 불안한 환자들은 늘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또 했다. “언제 집에 갈 수 있느냐”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주사나 약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리고 매번 반복되는 그 질문을 사공 교수는 차트에 빠짐없이 적었다. 간호사에게 확인을 시키고 환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회신을 주었다. 이런 과정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한 환자의 말로 알 수 있었다. “가족들을 못 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너무 힘든데…. 그런데 이 회진만 마치면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요.” ▼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5일부터 대구서 의료봉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진은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 명의 자원봉사자가 아쉬운 상황이다. 5일 대구에 간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는 고려대의료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팀과 함께 현지에서 문진과 검사, 환자 이송 등에 참여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환자 치료도 도울 계획이다. 이 기자가 전화와 문자로 전한 현장 상황을 본보 코로나19 취재기자들이 기사로 정리했다. 이 기자는 현지에서 열흘가량 활동한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박성민·사지원 기자}

    •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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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가격리 통보 받고도 카페 영업… 고객 수십명 격리 피해

    지난달 27일 A 씨(3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이다. 검사 후 그는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A 씨는 다음 날 집에서 나와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안동시의 한 카페로 향했다. 그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카페에서 일한 뒤 귀가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카페에서 A 씨가 상대한 손님은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를 방문한 안동시 공무원 4명도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동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3일 경북 경주시에서도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긴 B 군(19)이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자가 격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행정복지센터와 금융기관 등을 돌아다녔다. 대전에서는 50대 군인이 부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동네 의원 등을 방문했다. 대전에서는 또 확진자 이모 씨(23·여)가 지난달 마트와 우체국 등을 방문해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선 의심환자나 접촉자의 철저한 자가 격리가 중요하다. 특히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도 환자가 속출하면서 당분간 가정과 사회에서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부 자가 격리 대상자의 일탈이 지역사회 방역망에 구멍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체 방역을 꼼꼼히 챙기는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급기야 정부는 자가 격리자의 무단이탈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기로 했다. 자가 격리 앱은 7일부터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먼저 시행된다. 미리 위치 정보 확인에 대한 동의를 받은 뒤 대상자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한다. 앱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설치돼 자가 격리자가 위치를 벗어나면 ‘격리지를 이탈했다’는 메시지가 뜨고 경보음이 울린다. 자가 격리자를 관리하는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휴대전화에도 알림창이 뜬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의 자가 격리자는 약 2만7700명. 이 중 대구에 1만4000여 명, 경북에 3400명이 있다. 박종현 행안부 안전소통담당관은 “휴대전화를 끄거나 앱을 삭제하면 위치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공무원이 즉시 연락을 취해 격리지 이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달 26일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새 처벌 규정은 다음 달 4일부터 시행된다.박성민 min@donga.com·김소영 기자}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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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기저질환 앓는 고령자, 위험층 집중관리 시급

    지난달 21일 A 씨(82·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장기간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 중인 만성질환자다. 확진 후 그는 바로 입원하지 못했다. 빈 병상이 없었다. 그는 3일까지 12일째 자가 격리 중이다. 구청 직원들은 매일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약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A 씨의 상태가 언제 갑자기 악화될지 모른다. A 씨를 돌보는 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A 씨가 사는 지역에는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입원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있다. 치매를 앓는 85세 노인과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27세 남성이다. 혼자서는 자가 격리 수칙을 지키기 어렵다. 의료기관의 집중 관리가 없으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 지역 17번째 사망자인 B 씨(79·여)는 생전에 감염 사실조차 몰랐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그는 2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폐렴 증세를 확인한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날 숨진 C 씨(78·여)도 숨진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C 씨는 당뇨병과 고혈압, 뇌졸중,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3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31명 중 30명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다. 기저질환자는 원래 갖고 있던 질병으로 인한 이른바 ‘위장 효과’ 탓에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건 대부분 병세가 위중할 때다. 정부의 방역망도 이들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다. 대구 지역의 경우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를 우선 검사하다 보니 고령의 기저질환자까지 검사나 입원, 치료에 있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보건당국은 3일 일반 고위험군 시민의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일반 대구시민들이 검사 기회를 놓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고위험군을 우선 조사해 사망자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leper@donga.com·박성민 / 대구=장영훈 기자}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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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저질환자 감염땐 순식간에 악화… 서둘러 찾아내 입원시켜야

    2일 오후 1시경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응급실. 호흡 곤란으로 길에서 쓰러진 A 씨(83)가 실려 왔다. 그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이송 당시 심한 저체온으로 위중한 상태였다. A 씨는 증상 발현 뒤 하루를 채 버티지 못하고 3일 오전 11시 47분 숨졌다. 사망 전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숨진 30번째 사망자다. 정부가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피해 최소화’로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수정했지만 기저질환자들은 여전히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장기 이식 환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우선 입원시키겠다고 했지만 놓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병상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같은 고위험군 안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고령 중증환자 여전히 사각지대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31명 중 30명이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암, 신장질환 등이 있는 기저질환자다. 나머지 한 명은 세 번째 사망자(41)로 남성이다. 전체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24명이다. 고령자의 피해가 컸다. 이 중에는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포화 상태가 열흘 넘게 지속되면서 입원을 기다리던 중 숨진 환자들도 있다. 일부 사망자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사망자 중 상당수는 감염 경로가 대체로 밝혀졌다. 하지만 최근 사망자들은 언제 누구에게서 바이러스가 옮았는지 모르는 사례가 많다. 3일 오전 숨진 77세 남성(29번 사망자)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지난달 29일 호흡 곤란으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뇨와 고혈압을 앓았고 내원 당시 폐렴 증세를 보였다. 같은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부터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이렇게 숨진 환자들은 감염 경로를 밝혀내기도 쉽지 않다. 본인에게 동선을 확인할 수 없고 가족 이외 접촉자를 추적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를 의심하기 어렵고, 상태가 나빠져도 기저질환이 악화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숨은 감염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확진 후 사망까지 평균 4일 의심 환자들이 검사나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28일 숨진 14번째 사망자 이모 씨(69·여)는 22일 기침 등 감기 증세를 보였지만 즉시 검사를 받지 못했다. 25일 대구 서구보건소를 찾았지만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한 것.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던 이 씨는 감기약을 먹고 버텼다. 하지만 27일 열이 38.5도까지 오르는 등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날 대구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다음 날 오전 5시경 호흡 곤란을 일으켜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 씨는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저질환자들의 사망을 최소화하려면 이들을 조기에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 사망자들은 확진 후 평균 4일 만에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치료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중증도 분류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검사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반드시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도 분류 기준 명확해야 중증도 분류 과정에서 기저질환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일부터 바뀐 ‘코로나19 대응 지침’에서도 단순 기저질환자는 여전히 ‘경증’으로 분류돼 있다. 물론 65세 이상이거나 당뇨, 만성 간질환, 만성 폐질환, 암 환자, 혈액 투석·장기 이식 환자 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자가 격리 중인 확진자 중 기저질환자를 찾아내 이송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지역 확진 환자 3601명 중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1241명이다. 대구시는 자가 격리 환자 중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260명을 입원 대상으로 정해 우선 90명을 입원시켰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전화 상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감기 등 증세가 미미한 경우에는 병원에 가지 않고 전화 상담이나 처방을 받도록 했는데 기저질환자들도 이런 기회를 갖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이 떨어지거나 고령인 환자들은 감염되더라도 열이 안 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놓치는 환자가 없도록 기저질환자 포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3상 신청을 신속하게 허가함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약은 서울의료원, 경북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투여될 예정이다. 박성민 min@donga.com / 대구=장영훈 / 사지원 기자}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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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유치원-초중고 개학 23일로 2주 추가연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2만528곳의 개학이 23일로 연기됐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개학을 1주일 미뤘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2주일 추가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앞서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대구는 지난달 29일 교육부와 협의해 개학을 2주 추가 연기한 바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가 개학 연기 결정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환자 증가세가 꺾이는 데 지금부터 2주가 매우 중요하다.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인지 판단하는 데 1주가 더 필요해 총 3주 동안 휴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3일 이후 추가 개학 연기는 지역에서 상황에 맞게 결정하기로 했다. 수업일수는 개학 연기로 인한 휴업일수(15일)만큼 여름·겨울 방학을 줄여 확보한다. 이후에는 연간 법정 수업일수의 10%(유치원 18일, 초중고교 19일) 이내를 줄이는 한도 내에서 휴업을 늘릴 수 있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중증환자 이송 요청을 거부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해 의료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 시도가 환자 수용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한편 이날 신규 환자가 599명 발생해 국내 총 확진자는 4335명이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2일 만에 4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28명 중 27명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왔다. 2명은 숨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사망률은 0.5%로 조사됐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 사망률은 3.7%였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기저질환이 있는 50세 이상을 비롯해 임신부, 장기이식 경험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병상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환자 연령대 분포에서는 20대가 29.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최예나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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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원대기 2031명… 정부 “공동의 책임” 수용거부 지자체 압박

    정부가 상태가 위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이송 요청을 거부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불이익(페널티)을 주기로 했다. 중증 환자가 병상이 없어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최근 일부 시도에서 중증 환자 이송을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 대구에서는 고령자 4명이 입원 병실을 배정받지 못해 자가 격리 중 사망했다.○ 정부, 환자 이송 거부 지자체 ‘경고’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코로나19 환자를 살리는 것은 한 지자체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 공동의 책임”이라며 “(지자체가 이송을 거부하면) 적절한 페널티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자원은 ‘공공재’인 만큼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포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정부가 불이익까지 시사한 것은 대구경북의 급증하는 환자를 지역 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대구 지역 환자 3081명 중 입원한 사람은 1050명(34.1%)에 그쳤다. 2031명은 아직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당장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으면 병실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에 따른 ‘자택 대기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 중 상태가 중증 이상인 환자는 34명. 19명은 위독하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기존 환자 사례를 보면 발병 후 일주일 안에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중증에 이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발병 초기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들 “대구 환자 받겠다” 다행히 ‘병상 품앗이’에 동참하겠다는 지자체가 조금씩 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지 않은 인천시와 전북도, 강원도는 “정부의 환자 수용 요청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역시 음압병상에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중증 환자를 이송받을 계획이다. 경기도 내 음압병상 112개 중 32개가 비어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대구 중증 환자들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확진자 88명이 발생한 부산시는 병상을 646개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미 대구 중증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경남도는 공공 의료기관과 대학병원 등 5곳에 병상 약 530개를 마련했다. 울산시는 160개 병상을 확보해 감염 확산에 대비 중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구지역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빛고을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에서 대구 환자들을 집중 수용할 계획이다. 충북 충주의료원은 대구 경증 환자 32명을 2일부터 이송받아 치료 중이다. 하지만 대구지역 병상 확보는 신규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병상 확보 계획을 신속히 마련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서울과 경기 등 의료시설이 풍부한 지역에서도 경증 환자 수용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병상 포화 현상이 지속되자 보건 당국은 2일부터 퇴원 기준을 완화했다. 해열제를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발열 증상이 없으면 진단 검사를 받지 않아도 퇴원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증상이 사라진 뒤 48시간 내 2번의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했다. 단, 퇴원 기준을 완화하는 대신 3주 동안 집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48시간 내 음성 판정을 2번 받으면 즉각 격리에서 해제된다. 이종구 교수는 “의료진 감염 우려를 낮추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려면 화상 진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 / 수원=이경진 기자}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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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환자에게 병상 줄수있게… 경증 전담치료시설 만든다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전담으로 관리하는 ‘생활치료시설’이 전국에 마련된다. 경증환자가 병원에 몰리면서 입원 기회를 놓친 중증환자들이 병세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걸 막기 위해서다. 환자의 상태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의 4단계로 분류해 중등도 이상의 환자만 의료기관에 입원시켜 치료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중증환자의 사망을 막는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 병원 밖에서 경증환자 전담 치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환자 상태별 격리시설을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시설로 ‘이원화’하기로 결정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데 따른 비상조치다.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확진자 중 경증인 80%가량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대구 지역 확진자 2705명 중 1662명(61.4%)이 병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이 중에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병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 적지 않다.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장 이식 이력이 있는 75세 남성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숨졌고, 다음 날에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자가 격리 중이던 70세 여성이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에도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86세 여성이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이들이 입원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병상 확보 계획이 늦어진 것에 대해 현장과 정부의 판단 착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경증환자를 병원 밖에서 돌보기로 한 것은 한정된 의료 자원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당장 2일부터는 대구 동구에 위치한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이 생활치료시설로 운영된다. 1인 1실 기준이며, 객실 총 226개 중 200개 안팎을 수용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의료 지원 및 관리를 맡은 경북대병원은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등을 24시간 상주시킬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4일부터 경북 문경시의 병원 인재원 객실 100개를 생활치료시설로 운영한다. 입소 전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통해 병원 밖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환자인지 판단할 방침이다. 이미 폐렴 증세 등이 나타난 환자들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산소포화도, 혈압 등을 전송받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화상진료를 기반으로 환자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전담 치료시설을 운영하면 중증환자 치료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지역은 병상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대구 인근 지역에서도 수용시설을 찾고 있다”며 “1000실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설 운영 및 응급이송 매뉴얼 필요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경증환자 격리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확진환자를 자가 격리할 경우 가족 간 감염 우려가 크고, 1인 가구나 노인 가구 등은 가족 간 돌봄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응급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도 불가능하다. 병원 밖 격리시설이 경증환자 대비책의 전부는 아니다. 격리시설은 임시방편일 뿐 시나리오별 구체적인 행동요령도 필요하다. 의료진 배치 기준은 어떻게 할지, 응급환자 발생 시 이송 의료기관은 어디로 할지를 명확히 해야 현장의 혼란을 막고,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개 환자가 40∼45명인 병동에 간호사 5명이 항상 대기해야 한다. 2, 3교대 근무라면 그에 따른 의료진 수급 계획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확진자가 아닌 우한 교민들이 머물렀던 격리시설과 달리 새로 마련되는 시설은 확진환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만큼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방호복 등 의료진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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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원 못해 사망’ 우려가 현실로… “환자 분류 매뉴얼 재정비를”

    환자 폭증→의료진·병상 부족→입원·치료 지연→상태 악화 또는 사망…. 방역 전문가들이 감염병 확산 때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특정 지역에 여러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으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폭증하면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다. 중증환자 치료가 늦어져 상태가 악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7일 대구에서 숨진 1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의료계에서 대구경북에 병상 확보가 시급하다는 경고음을 계속 울렸지만 정부 대응은 늦었다. 중증환자를 우선 치료한다는 방침도 현장에선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고위험군 환자도 입원 못해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숨진 A 씨(75)는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됐다. 대구경북 지역 환자가 폭증한 탓에 비어 있는 병상이 없었다. 그는 20여 년 전 신장이식을 받은 70대 고령 환자다. 그런데도 입원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대구 지역 확진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1132명. 절반 이상이 병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A 씨처럼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숨지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A 씨의 증상만 보고 그를 입원치료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확진 판정 후 발열 증상만 보였다. 증상만으로 A 씨를 경증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판단 착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마 별도의 산소 공급이 필요 없어 경증으로 분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70대라는 나이와 기저질환을 고려하면 병원에서 의료진이 자세히 경과를 살폈어야 했다”고 말했다. 기존 환자들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확진자들을 치료 중인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폐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상당수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확진 환자는 폐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꼭 실시해 폐렴 징후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즉시 병상을 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의료기관을 ‘이원화’하고, 공공 의료원에 병상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 증가 속도만큼 정부가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 사회 감염 조짐이 보일 때부터 전문가들이 공공 의료기관을 통째로 비워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해야 한다고 했지만 준비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확진자 임시시설 관리도 필요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집에서 아무 관리 없이 입원만 기다리지 않도록 병원에 가기 전 머무르는 일종의 중간 수용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우한 교민처럼 임시시설에 모은 뒤 의료진이 경과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용이하고, 가족들의 추가 감염도 막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발병 초기에 전염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에서 대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에서는 환자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면 입원 기준도 세분해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환자의 3%가량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으로 보내고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 나머지 80% 정도의 경증환자는 전담 병원이나 임시시설에서 치료하는 등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확진자들의 입원이 늦어지는 것은 병상 부족뿐 아니라 인력도 모자란 탓이다. 기존 환자를 감당하기도 버겁다 보니 새 병상 준비가 지체되는 실정이다. 환자를 이송할 구급대 인력도 모자란다. 대구시는 27일 “병상 약 400개를 확보했지만 이송 가능한 환자는 100명가량”이라고 밝혔다. 전국 각지에서 의료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인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날 울산대병원에선 응급실 의사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마음창원병원에선 의료진 5명이 감염됐다. 대구 지역에서만 현재 의료진 약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병상이 마련돼도 의료진이 없으면 의료 공백은 막을 수 없다”며 “의대나 간호대 학생까지 포함해 가능한 의료 자원을 대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 / 창원=강정훈 기자}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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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보다 많은 환자수… 자가격리 활용해 의료 과부하 막아야

    25일 오전 경북 경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61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 환자는 이틀마다 혈액 투석을 받아야 했지만 의심 증세가 있어 4일째 병원에 가지 못했다. 급히 병상을 수소문했지만 대구경북 지역에는 확진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었다. 그는 18시간을 버틴 끝에 다음 날 오전 4시에야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산시 관계자는 “만성질환에 폐렴까지 악화돼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84명이 늘었다. 총 1261명이다. 그러나 전국의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198개)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민간 비지정 음압격리병상(879개)을 감안해도 환자가 더 많다. 정부는 병상을 추가로 1만 개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경증환자를 자가 격리 등의 형태로 병원 밖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병실 이원화’ 정책 필요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증환자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나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는 공공의료원 등에서 치료한다는 것.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이원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증환자들은 병실을 찾아 헤매는 반면,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확진 전 의심환자들이 차지하는 등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 기준 국가기준 음압병상 가동률은 77.6%.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전원지원상황실이 병원들에 환자 이송이 가능한지 문의하면 다수 병상이 ‘사용 불가’로 나온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환 환자들도 병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6일 브리핑에서 “중증도 판단, 입원 배정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확진 환자가 대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인력 확충 등 병상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명확한 병실 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령자나 중증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이나 상급종합병원에 감염병과 호흡기 전문가 등이 집중돼 있어 중증환자들을 지체 없이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가 격리’ 기준도 보완해야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병원에서 돌보는 것도 무리다. 지나치게 많은 의료진과 시설이 코로나19 환자에 몰릴 경우 다른 질환 환자를 돌볼 여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회복기의 환자들은 자가 격리시켜 경과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상시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조기 퇴원할 경우 접촉자처럼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시키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환자를 입원시키기에는 자원에 한계가 있다”며 “경증 환자는 집에서 머물며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됐다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일선 병원에선 접촉자가 다녀간 의료기관을 폐쇄하고 의료진을 자가 격리하는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 때문에 의료진 격리 기준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응급 혹은 중증환자를 놓쳐서 발생하는 피해를 따져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할 때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병원 내 감염이 절대 다수였던 메르스보다는 약 76만 명을 전염시킨 신종플루와 비슷하다”며 “전국으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을 대비해 병상과 의료진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위은지 기자}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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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압병상은 중증환자만, 의료진 격리는 완화를

    2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5층에 자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지원상황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찾아달라는 긴급 요청이 접수됐다. 호흡 곤란으로 상태가 위중해져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당직 의사가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전국 29개 병원에 연락해 빈 병상이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병상이 없었다. 오후 11시 30분 인천 가천대길병원에서 “26일 오전 10시 이후 입실이 가능하다”는 회신이 왔다. 음압병상 5개 중 4개를 의심환자가 사용 중인데 한 곳을 비울 수 있다는 것. 환자는 약 15시간을 기다린 끝에 26일 오전에야 음압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날보다 284명 늘어난 1261명. 하루 증가 폭으로 최대다. 첫 환자 발생 37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12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전국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실은 161개, 병상은 198개다. 하지만 가동률이 이미 100%에 육박하면서 25일 오후 한때 빈 병상이 없는 상태(풀 베드·full-bed)가 됐다. 이날 오후 현재 대구의 경우 환자 710명 중 408명(57.5%)만 겨우 병원에 입원했다. 비교적 경증인 302명은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실 이용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지역 환자 증가에 대비해 미리 자가 격리 기준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경증 환자들이 병원으로 쏟아져 나와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정밀한 자가 격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밀접 접촉이 아닌 의료진의 자가 격리 해제 기준을 적절히 완화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박성민 min@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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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요양시설 신천지교인 접촉 가능성 높아… 전수조사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정부는 이번 주를 전국적 확산 차단의 성패를 가를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 이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꼼꼼한 전수조사와 취약지에 대한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 방역 당국이 21일부터 대구의 입원 폐렴 환자 514명을 전수조사해 코로나19 환자 5명을 새로 찾아낸 것이 좋은 예다. 위험 요소라고 판단되는 타깃을 명확히 정해 샅샅이 훑는 방역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 신천지 전수조사 급선무 가장 시급한 방역 과제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조사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의 동선을 따라 확진자가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이 1, 2월 중 대구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 타 지역의 신도, 대구교회 신도 중 타 지역을 방문한 고위험군 신도, 그리고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명단이 확보되는 대로 전국 보건소 및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배포하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오후 신도 21만2000여 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보건 당국은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왔거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고위험군부터 검체 검사를 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유증상자, 대구 지역과 연관된 신도, 대구 신도와 접촉한 신도가 1차 검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 지역 신도 9336명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환자는 1276명(13.7%). 향후 대구 신도의 가족이나 접촉자까지 조사 대상을 넓히면 검사 대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대상이 단기간에 급증하면 진단 키트와 검사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보건 당국의 일일 검사 가능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다. 현재 전국 77개 기관에서 하루 약 1만50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실제로는 1만 건 정도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보건 당국은 일일 검사 물량을 2월 말에 1만 건, 3월 말에 1만3000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단 과부하 우려와 관련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6개 전문가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가능 의료기관을 추가하고 인력을 중점 배치하면 하루 최대 2만 건까지 검사할 역량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학회는 “검사를 하루 2만 건으로 늘리더라도 모든 여력을 신천지 검사에만 할애할 수는 없다”면서 “검사 물량 중 20∼50%를 신천지 신도 조사에 배정한다면 전수조사에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타깃 정해 집중 공략해야 방역에 성공하려면 ‘숨은 환자’가 있을 법한 곳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 입원 폐렴 환자’와 같이 명확한 타깃을 정해 저인망식으로 조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는 공동시설, 특히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등에서의 집단 발병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 이들의 접촉자가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2, 3차 감염을 유발하는 것이 최근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를 통제하는 게 방역의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진자로 확인된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 사회복지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각 시도 보건소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회복지사를 격리, 검사하고 감염 사실을 잡아낸 것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북 칠곡군의 중증장애인 시설도 한 입소자의 어머니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교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 요양·단체시설들을 중심으로 저인망식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천지 교인들이 요양보호사로 일하거나, 이들과 접촉한 가족이나 지인 등이 근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 요양병원 1560개 가운데 64개가 대구, 120개가 경북에 있다. 특히 이들 시설에는 가벼운 폐렴 증상만 보여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면역 취약 계층이 몰려 있다. 의료진과 간병인, 환자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병원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또다시 감염 폭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손덕현 요양병원협회 코로나19 대응본부장은 “요양병원 노인 환자들은 선별진료소 이동이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검체 채취 키트를 전국 요양병원에 우선 보급해 감염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각 시설장들이 보호 중인 환자들의 증상 변화를 더 면밀하게 확인해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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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03명 폭증… 신천지 동선따라 전국 확산

    2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00명을 넘었다. 이날만 103명이 추가됐고 한 명은 사망했다. 대구경북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킨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들의 동선을 따라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1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전날보다 103명 증가해 210명으로 늘어났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감염자(186명) 규모를 넘어섰다. 이날 대전과 부산 경남 충북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 충남지역 환자도 우한(武漢) 교민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대전의 20대 여성 환자는 최근 대구를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사망자는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이던 55세 여성이다. 이 병원에서 사망자와 확진자가 쏟아진 뒤 정신병동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이날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오후 4시경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뒤 숨졌다. 그 후 양성이 확인됐다. 전체 확진자 중 대구경북 환자는 154명, 신천지 교인 또는 접촉자는 133명이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는 대부분 신천지대구교회에 갔거나 31번 환자(61·여)와 접촉한 이들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나온 확진자는 12일, 경남 확진자 4명은 16일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경남 확진자 2명은 10대 형제(19, 14세)다. 육해공군 모두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제주 해군부대 군인에 이어 21일 충북 증평군에선 육군 대위가, 충남 계룡시에서는 대구에서 파견 온 공군 중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긴급보고를 받고 신천지 예배 및 장례식 참석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21일 기준 질본 조사에 응한 신천지 교인 4475명 중 544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내 신천지 관련 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 당분간 집회 목적의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사용도 금지했다. 서울 종로 일대에서 발생한 고령 환자들의 감염 경로가 확인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2차 감염을 일으킨 3번 환자(54)가 6번 환자를 거쳐 노인복지회관을 중심으로 5차 감염까지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연 뒤 감염병 위기 경보를 현재의 ‘경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환자가 집중된 대구와 청도지역은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군 의료인력 투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박성민 min@donga.com·김지현 기자}

    •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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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성모 확진 이송직원, 증세뒤에도 환자 207명 옮겨

    서울 은평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이송해온 직원이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됐다. 직원 A 씨는 발열 증세를 보인 뒤에도 환자 207명을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가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과 접촉해온 점을 감안하면 자칫 ‘슈퍼 전파자’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등에 따르면 병원 내에서 환자를 입원실에서 검사 부서나 수술실 등으로 이송하는 일을 하다가 이달 17일 퇴사한 A 씨(36)가 20일 밤늦게 코로나19로 확진됐다. A 씨는 2일부터 발열과 무력감 증상을 느꼈지만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며 환자 이송을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2일부터 17일까지 이송한 환자는 207명으로, 이 중 135명은 현재 퇴원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A 씨가 이송한 환자 중 퇴원자는 보건소가 자가 격리 등 조치를 취해 관리하기로 했고, 아직 재원 중인 72명은 전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A 씨는 13일 상사에게 “개인 사유로 퇴사하겠다”고 밝혔다가 해당 상사의 권유로 당분간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17일 오전 근무 중 증세가 심해지자 사직서를 내고 곧바로 같은 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다. 진료 결과 폐렴 소견이 나오자 의료진은 A 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했다. 하지만 A 씨는 “해외여행을 간 적도, 확진자와 접촉하지도 않았다”며 거부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A 씨는 이후 20일 오전 다시 이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은평성모병원은 21일 오전 2시 응급실과 외래 병동을 전부 폐쇄하고 오전 5시경 예약 환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당분간 외래 진료 및 검사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병원은 A 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소독 작업을 거쳐 24일 오전 8시경부터 외래 진료와 검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A 씨와 접촉한 직원들에겐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를 내렸다. 보건당국은 A 씨가 어디서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조사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는 A 씨의 홍제1동 자택과 주변 등을 소독하고 인근 어린이집 8곳에 휴원을 권고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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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번→6번→83번→29번→30번… “메르스때 넘어 5차감염 발생”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가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입국한 3번 환자(54)의 바이러스가 서울 강남구의 식당(한일관)과 종로구 명륜교회,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거치며 5차 감염까지 일으킨 것. 국내에서 5차 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1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3차 감염자인 83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명륜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이때 6번 환자(2차 감염자)도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는 3번 환자(1차 감염자)와 지난달 22일 한일관에서 식사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6번 환자 조사에서 83번 환자는 접촉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교회 본당 폐쇄회로(CC)TV 등에서 두 사람의 접촉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 보건당국은 화장실처럼 CCTV 사각지대에서 두 사람이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83번 환자는 지난달 28∼31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이때 29번 환자(82)와 56번 환자(75), 136번 환자(84)도 같은 식당에 있었다. 결국 이들 3명은 모두 4차 감염자가 됐다. 이 중 2명이 자신의 아내에게 바이러스를 다시 옮겼다. 29번과 136번 환자의 부인인 30번(68), 112번 환자(79)다. 3번 환자로부터 시작해 4단계를 거쳐 5차 감염이 일어난 셈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4, 5차 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4차 감염자(26명)까지만 조사됐다. 메르스 확진자 186명 중 8명은 감염차수가 불명확했고, 3명은 미상으로 분류됐다. 앞서 서울 중심인 종로에서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고령 환자들이 잇따라 속출하자 보건당국은 바싹 긴장했다. 특히 고령자 특성상 신용카드 사용이 적고 당사자 기억에 의존해야 해 동선 추적이 어려웠다. 미지의 ‘슈퍼 전파자’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감염 경로를 밝혀냄으로써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5차 감염까지 일으켰다면 전파력이 강해 장기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바이러스는 발병 초기 독성이 강하고 전염 차수가 높아질수록 치명률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숙주(사람)를 죽이지 않고 계속 생존하려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계속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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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국내 첫 사망… 확진자 100명 넘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사망자가 나왔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정신질환으로 입원 중이던 63세 남성이다. 그는 19일 새벽 폐렴이 악화돼 숨졌다. 시신에서 채취한 검체를 검사한 결과 20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보건당국은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코로나19를 사망 원인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중국 본토 이외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필리핀, 홍콩, 일본, 프랑스, 대만, 이란에 이어 7번째다. 국내 확진 환자는 20일 107명으로 하루 만에 54명이 늘었다. 지난달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일일 증가폭으로 최대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신천지교회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경북의 확진자는 70명이다. 정부는 대구 지역으로 한정하기는 했지만 처음으로 “지역사회 유행이 시작됐다”고 인정했다. 타 지역에서도 최근 대구에 다녀온 이들이 속속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북 전주와 광주에서 각 한 명이 확진됐고, 제주에서는 해군부대 군인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사망자와 확진자가 발생한 청도대남병원과 신천지의 연결고리를 추적 중이다.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신천지 교인들의 동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31번 환자(61·여)가 이달 초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천지교회 내 ‘첫 전파자’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방역당국은 31번 환자도 누군가에게 감염된 ‘2차 감염자’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교인들의 증상 발현 시점을 감안하면 감염원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예배에 참석한 1001명에게 자가 격리 조치를 내렸다. 1차 조사에서 135명이 의심증세가 있다고 답해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교육청은 유치원 등 모든 학교의 개학을 다음 달 9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감염원 차단과 접촉자 추적에 초점을 맞춘 기존 방역대책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이미 집단 발병이 일어났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고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피해 최소화’ 전략을 같이 구현할 단계”라고 밝혔다.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권역별로 코로나19 전담 병원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박성민 min@donga.com·김지현 / 대구=명민준 기자}

    • 202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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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와 장기전 대비해야… 중증-경증환자 치료병원 구분을”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2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감염자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검역과 확진환자 포착, 접촉자 관리에 집중한 방역 대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의 장기 유행에 대비해 지역 의료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이원화’ 서둘러야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기관 특성에 맞는 역할 분담이다. 선별진료 시설이 빈약한 동네의원에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일반환자가 뒤섞이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기도 한다. 증상이 미미한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중증환자들의 진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의료진도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형병원도 감염병 전문 인력이 많지 않다. 환자들이 중증도와 상관없이 큰 병원으로만 쏠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날 긴급 심포지엄을 열고 “현재 확보된 음압병실에 모든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병원을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역당국도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경증 입원환자는 공공병원이 소화하고 중증환자는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동이나 상급종합병원이 치료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환자가 다녀가 폐쇄되는 응급실이 속출하면서 응급의료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1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대구에서는 주요 대형병원 응급실 5곳 중 4곳이 문을 닫았다. 호흡기 환자를 진료하느라 정작 응급환자를 못 보는 응급실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18일부터 사실상 외상환자 진료를 중단했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학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면 지역 응급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전담할 응급실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권역별 ‘코로나19 병원’ 지정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양상이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이상 ‘팬데믹(대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메르스 중점 치료센터’로 운영됐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코로나19 환자와 일반환자가 완전히 격리돼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공공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권역별 코로나19 전담 병원을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방역망에서 벗어난 ‘숨은 감염자’를 찾으려면 검사 대상을 넓혀야 한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중소병원도 선별진료소 설치를 권장하고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진단키트가 부족하지 않도록 생산량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입국제한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중국 방문자의 입국 제한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외 발병 양상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다. 단 일본 크루즈선에서 내린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은 막기로 했다. 러시아는 20일부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다. 현재 37개국이 중국인이나 중국 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최지선 기자}

    •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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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명째 깜깜이 감염… “코로나 한달, 위기대응 지금부터가 진짜”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중국과의 거리, 인적·물적 교류 규모를 감안할 때 초기 방역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상황이 이어지면서 낙관하기 힘든 분위기다. 최근 사흘 동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3명이 잇따라 발생한 탓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이 지역사회 전파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병원, 시민이 달라졌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가 이어졌지만 다행히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악몽은 재연되지 않았다. 18일 본보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병원의 위기 대응 능력과 시민의식이 개선된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보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29번 환자를 찾아낸 고려대 안암병원의 대응이 대표적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심 환자가 생겼을 때 추가 감염을 막으면서 CT를 찍고, 환자를 즉각 격리시키는 과정을 모의훈련 해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병원 내 감염 예방수칙이 강화되면서 우려했던 원내 감염은 아직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달라졌다. 마스크 착용과 기침 예절, 손 씻기는 국민 대부분이 아는 필수 예절이 됐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병원문화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영석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뿐 아니라 보호자 1인 외 면회를 금지한 정책도 예전보다 잘 지켜지고 있다”며 “메르스 학습효과로 국민들의 신종 감염병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방역의 큰 허점이 줄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선제적 대응은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역학조사 인력이 부족했음에도 확진자의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동선을 공개해 추가 감염을 최소화한 부분은 방역 당국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중국 후베이(湖北)성 방문자의 입국 제한이나 접촉자 기준을 증상 발현 하루 전으로 앞당기는 문제는 전문가들의 권고보다 한 발짝씩 늦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따른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이미 지난달부터 나왔는데 정부는 이제야 대책을 찾고 있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역할은 사태 수습이 아니라 선제적 통제인데 여전히 뒷북 대응이 많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국면’, 투트랙 전략 필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전국적인 유행 상황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외에서 2, 3차 감염자를 통한 유행이 진행되고 국내에서도 (29∼31번 환자와) 유사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처음으로 ‘새로운 국면’을 언급했다.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역 대책이 입국 관리 등의 감염원 차단 정책과 함께 숨은 감염자 발굴이라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의심 환자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네 의원이 29, 30번 부부 같은 의심 환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정부가 명확한 행동지침과 손실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위기 단계는 지금부터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며 “중국 전역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고 일본 등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르면 20일부터 원인 불명 폐렴 환자에 대한 선제적 격리와 코로나19 검사 등 새로운 지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가급적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는 것을 자제하고 동네 병의원 한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전주영 기자}

    •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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