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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광주 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광주본부와 오월어머니회 등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정신과 가치를 부정해 온 지난 1년에 대한 반성 없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또 “진정성 없이 5·18의 가치를 들먹이는 보여주기식 참배는 오월영령과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우롱”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무시하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방문을 거부한다”고 했다.반면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는 성명서를 내고 민노총 등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분열과 갈등을 딛고 통합과 대동정신의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5월 18일 하루만이라도 대립 갈등 투쟁의 정치선전을 멈추고 민주영령과 유가족의 슬픈 가슴을 위로하고 안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민노총 등은 대통령 참배를 반대하기보다 피해자들의 권익투쟁과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일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한편 정보당국은 일부 단체가 기념식을 방해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전야행사가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채롭게 진행된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이날 오전 9시 반 5·18민주유공자, 유가족 등이 참석해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애도하는 추모제에 이어 추모식이 진행된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오월시민난장이 열린다. 청소년들로 구성된 오월의 미래 모임난장 등 30여 개 난장부스가 설치돼 공연, 체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오월풍물굿은 이날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시작으로 광주공원, 조선대, 수창초등학교 앞 등 3곳에서 동시에 거리공연 형태로 펼쳐진다. 600여 명의 풍물단으로 구성된 3개 팀은 이후 금남로 금남공원에 모여 시민들의 오월 대동정신을 표현한다. 강기정 광주시장, 시민사회단체, 광주 고려인마을 주민, 북한이탈주민 등 300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수창초교 앞부터 금남로를 지나 전일빌딩245 앞 전야제 특설무대까지 민주평화대행진을 한다.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전야제 특설무대에서 5·18 전야제가 열린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관람객들의 좋은 평가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63·사진)은 13일 2023천만국제정원박람회 관람객들의 호평에 대해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10일 관람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획자인 노 시장은 박람회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130여 곳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배우기 위해 순천을 찾았다. 자치단체 50곳은 순천을 벤치마킹해 지방 정원을 조성할 정도로 정원 열풍이 불고 있다. 노 시장은 “중소도시인 순천이 대한민국 생태도시 표준 모델이 됐다”며 “순천만국가정원 조성이나 정원박람회 개최 등 순천의 앞선 생태 경험을 전국 자치단체와 나누겠다”고 말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꽃, 나무, 개울, 물, 흙, 바위, 숲, 그늘 등 다양한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노 시장은 “정원은 사계절 매력이 있지만 여름 정원이 가장 좋아 즐기기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1조6000억 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고 여수·광양시, 보성군 등 인근 도시에도 낙수 효과가 생기고 있다”며 “지방 소멸 위기를 맞아 인근 도시들과 연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 순천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국제현대미술전인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17일 개막 40일을 맞으며 순항하고 있다. 14회 광주비엔날레는 7월 9일까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주제로 한 본 전시와 파빌리온(예술관)에서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뿐 아니라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예술공간 집 등에서 세계 32개국 작가 79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물 흐르듯 차분한 전시이자 성찰하고 치유받는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다가선다. 광주비엔날레는 학생들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커피 트럭도 광주, 서울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커피 트럭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 민주광장 분수대, 광주FC경기장, 전남대 후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볼 수 있다. 해외 유수 문화예술 기관이 참여하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도 인기다. 21일까지 광주시민의 날 기념으로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스탬프 투어 이벤트가 진행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동시대 미술, 나아가 문화에 새 담론을 제시하고 광주와 아시아, 세계가 연대하고 화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0월 31일까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순천도심 548㏊는 일상생활 속 정원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여름밤은 111㏊ 정원에 심어진 나무 100만 그루, 3500만 송이 꽃이 화려한 빛으로 수를 놓아 황홀하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무더운 여름밤 관람객에게 시원한 휴식을 선사하기 위해 야간 경관을 아름답게 꾸몄다. 밤이 더욱 아름다운 순천만국가정원에는 비경들이 많다. 청보리와 아네모네가 바람에 흔들리는 노을정원의 야간 경관은 환상적이다. 노을정원은 ‘애기궁뎅이’로 불리는 두 봉우리 사이로 붉게 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정태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홍보기획팀장은 “노을광장에서는 순천만의 바람 소리와 별, 풀 냄새 등 정원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을정원 주변 프랑스 정원은 풍나무에 빛을 쏘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랑스 정원 내 건물 기둥과 입구에도 은근한 조명을 입혔다. 서문 빛의 터널 야간 경관도 매혹적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세계 정원, 테마정원 외에 국가정원식물원, 키즈가든, 시크릿가든, 노을정원 등 50여 개 정원으로 이뤄졌다. 이들 정원은 밤에 낮과 다른 풍경을 관람객들에게 선물한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도심 쪽으로 도로를 건너면 1.03㎞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녹색 잔디길인 그린아일랜드가 나온다. 그린아일랜드는 순천만국가정원, 동천, 오천그린광장을 연결하는 생태의 축이다. 그린아일랜드 옆 동천에는 순천역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을 오가는 체험선 정원드림호가 정박하는 선착장이 있다. 정원드림호가 운항하는 동천과 관문 역할을 하는 세월교 야간 조명도 그윽하다. 동천에 있는 물 위의 정원은 불빛이 무척이나 화려하다. 그린아일랜드 옆 오천그린광장은 홍수 등에 대비해 만들어진 저류지(24만 ㎡)를 시민이 휴식을 즐기는 녹색광장으로 바꾼 곳이다. 오천그린광장 가장자리에는 봉우리 2개가 솟아 있다. ‘백두’라는 이름의 봉우리는 높이 12m, 폭이 95m에 달한다. 바로 옆 ‘한라’ 봉우리는 높이 9m, 폭 64m다. 오천그린광장에는 음악이 나오는 분수가 있다. 분수 바닥은 200㎡, 터널 길이는 70m가량이다. 분수 노즐 360개가 야간 경관에 맞춰 춤을 춘다. 자원봉사단체인 ‘일류플래너’ 김순임 단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을 밤에 관람하면 낮에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정원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빛고을 광주는 의향(義鄕), 예향(藝鄕), 미향(味鄕)의 고장이다. 광주는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에서 독립과 민주화에 큰 흔적을 남겼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인 충장공 김덕령 장군을 기리는 충장사가 있다.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이라는 국립공원 무등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굽이굽이 한 많은 3백 리 영산강도 광주를 상징한다. 푸짐하게 잘 차려 눈으로만 봐도 배부른 한정식, 겉보리 한 되만 있어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무등산 보리밥, 남해 바다의 젓갈과 천일염으로 만든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광주 김치’는 광주의 맛을 대표한다. 광주가 사계절 축제의 도시로 뜨고 있다. 광주가 가진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관광객이 맘껏 즐기는 익사이팅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예향 광주의 랜드마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에는 예향의 도시답게 국내 최대 규모 복합 문화 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 문화 플랫폼인 문화전당은 부지 13만4815㎡, 건물 면적 16만1237㎡다. 문화전당은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이 중심이 되는 도심공원 아래에 있다. 옛 전남도청 주변을 파 땅속에 건물을 짓고 건물 옥상에 흙을 덮어 공원으로 만들었다. 건물의 98%가 최고 25m 지하에 조성돼 있다. 문화전당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2024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꼭 가볼 만한 대표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문화전당이 아시아 문화 발전소이자 시민들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문화전당 인근에는 ‘광주의 동리단길’로 불리는 동명동이 있다. 동리단길은 동구와 서울 경리단길의 합성어다. 동명동은 일제강점기 철거된 광주읍성의 동문 밖 동계천 주변에 형성된 주거지였다. 역사, 교통, 교육, 행정의 중심지였고 고급 주택, 한옥이 많은 부촌(富村)이었다. 동명동은 2000년대부터 학원들이 들어서면서 주부들이 자녀가 학원 공부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던 카페가 번성했다. 2015년 문화전당이 개관하면서 카페는 물론 음식점, 주점이 잇따라 들어섰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동명동 골목길은 개성 넘치는 음식점, 커피숍이 많고 청년들로 북적인다. 문화전당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근대 역사 현장인 양림동이 반긴다. 양림동은 20세기 초 대한제국 시기에 광주로 들어온 미국 선교사들이 교회, 병원을 세워 ‘광주의 예루살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건물과 유적들이 남아 광주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도시 재생 예술 ‘광주폴리’광주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로 두 차례 선정될 만큼 낮과 밤이 아름다운 도시다. 예술과 미디어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빛을 보여주는 야간 관광지로 제격이다. ‘광주폴리’는 2011년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프로그램의 하나로 기획돼 옛 도심에 등장했다. 폴리(POLLY)는 건축학적 의미보다는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하지만 광주폴리는 공공 생활에서 장식적 역할뿐 아니라 도시 재생 등 기능적 역할까지 하고 있다. 광주폴리는 옛 도심 공동화에 따른 활성화 방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독특한 문화·관광 브랜드가 됐다. 이승규 광주시 신활력총괄국장은 “광주 옛 도심 곳곳에 소형 건축물로 조성된 광주폴리는 현재 31점이 있는데 유명 건축가, 예술인,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문화도시 품격을 높였다”고 말했다. 광주 음식은 ‘게미가 있다’고 말한다. 전라도 방언인 ‘게미가 있다’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는 뜻이다. 자연과 삶이 스며든 맛깔스런 광주의 7가지 대표 음식은 주먹밥, 무등산보리밥, 상추튀김, 송정리 향토떡갈비, 오리탕, 육전, 한정식이다. 광주는 사계절 축제장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광주는 사계절 내내 축제가 열린다. 광주는 △봄 예향 △여름 신활력 △가을 의향·미향·예향 △겨울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라는 스토리로 관광객을 맞는다. 5월에는 국제현대미술전인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거리 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프린지페스티벌이 개최된다. 6월에는 문화전당에서 길거리 춤 경연인 ‘배틀라인업 in 광주’가 진행된다. 8월에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맥주를 마시며 문화 공연을 즐기는 비어페스트가, 문화전당에서 국내외 가수 공연을 볼 수 있는 월드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10월에는 광주의 대표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 세계 길거리 음악가들의 축제인 버스킹 월드컵이 펼쳐진다. 11월에는 김치 경연대회인 세계김치축제가, 12월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등이 있는 양림&크리스마스 문화 축제가 열린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의 옛 도심인 동구가 체류형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역사, 문화자원, 관광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동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권역인 옛 전남도청 분수대를 중심으로 한 5·18민주광장을 빛의 분수대로 꾸몄다. 문화전당 일대는 옛날 광주읍성을 상징하는 빛의 읍성, 빛의 거리로 조성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은 연간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지역 대표 관광자원이다. 무등산 권역은 춘설헌, 춘설차밭, 오방수련원, 의재미술관 등 역사 문화자원이 산재돼 있다. 동구는 무등산 권역을 자연, 유산, 사람이 결합된 광주 정신문화 여행 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6월 증심사 일대에서 무등산 인문 축제 ‘인문 For:rest’를 개최한다. 무등산 테마 애니메이션 제작, 인문 관광 활성화 기반 조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3박4일 동안 체류하며 역사, 예술, 자연, 야간 미디어아트 등을 체험하는 동구 생활 관광도 인기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일빌딩24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폴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동구의 특색 있는 문화관광 자원을 즐길 수 있는 ‘서울 출발, 광주 동구 광역시티투어’와 ‘광주 동구-대구 달빛시티투어’도 반응이 좋다. 광주와 대구의 문화관광 교류를 위한 달빛시티투어는 12월까지 매달 첫 번째 토요일 운영된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동구는 미술관, 박물관이 즐비한 문화 도시”라며 “누구나 쉬고, 머물고, 즐기는 체류형 문화관광 도시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고려인의 연대를 모색하는 행사가 광주에서 열린다. 15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19일부터 20일까지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과 호남대에서 세계 55만 고려인의 연대를 모색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제1회 세계 고려인대회를 개최한다. 고려인들은 구한말 시기인 1864년 연해주로 이주를 시작한 뒤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함께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모국을 도왔다. 1937년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1만5000㎞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현재 고려인 후손 55만 명이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10여 개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다. 광주고려인마을, 광주 광산구, 호남대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등 세계 고려인협회 지도자 4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고려인들의 국제적 연대, 화합, 발전 방안 등을 모색한다.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 고려인 난민동포 지원방안 등 현안도 논의한다. 광주고려인마을은 20일 광주 광산구 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 세계인의 날 기념식, 평화선언 행사를 연다. 키르기스스탄 만남 공연단은 21일 광주시민의 날과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북구 중외공원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조야 광주고려인마을 대표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인 대표들이 모두 모인 것은 160년 만에 처음”이라며 “세계 고려인 대회를 세계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연대의 출발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통행금지를 위반한 청년을 데리고 있었는데, 공수부대원 2명이 다가와 ‘비켜’ ‘비켜’ 하더니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 대검으로 찔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했던 유영옥 씨(67·사진)는 1980년 5월 20일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유 씨가 최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한 일기장에는 이처럼 1979년 겨울부터 1980년 9월 초까지 광주에서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전남도경에서 제2중대원으로 복무했던 유 씨는 1980년 5월 18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체포된 남녀 데모대 2명이 계엄군의 구두에 차이며 끌려가고 있다. 점심밥조차 넘어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1980년 5월 21일에는 “새까맣게 불타 쌓인 차량들이 골격만 남은 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다”고 썼다. 그밖에도 일기장에는 광주에 파견된 공수부대가 무자비하게 시민을 탄압한 일, 집단 발포가 있던 날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한 상황 등이 기록돼 있다. 또 계엄군 진압이 끝난 후 31사단에서 진행된 삼청교육대 실상도 들어 있다. 유 씨는 “일기장에 적힌 참상은 전경들에게도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향해 발포했던 계엄군이 대검으로도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증언은 처음이 아니다. 당시 3공수여단 중사로 광주역에 있었던 김귀삼 씨(68)도 올 3월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총에 대검을 장착해 시민군으로 저항하다 잡혀온 분을 찔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다만 대검 학살 피해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3일 부산 동구 중앙동의 한 빌딩 4층. 퇴직 교사인 박유순 씨(64·여)와 박용안 씨(63·한국무역학회 부회장)는 부산지역 대학생 노래패 ‘반올림’ 회원들과 마주 앉았다. 이날 만남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토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1979년 10월 전남대 철학과 4학년이던 유순 씨는 유신독재 타도를 외치며 대학 학생상담지도관실에 불을 질러 구속됐다. 용안 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5월 진실을 전한 소식지 ‘투사회보’를 제작하고 시민군 지도부 구성과 최후 항쟁을 주도했던 ‘들불야학’에서 강학으로 활동했다. 그는 계엄군의 만행에 맞서 거리로 나섰던 시민군이었다. 유순 씨는 대학생들에게 5·18 직전까지 정치경제적 상황과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 대학생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 씨의 사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순 씨는 “개인적으로는 우원 씨의 사죄를 받아드린다”고 했다. 용안 씨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알린 5·18의 시대정신을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이 하나로 몽쳐 계엄군에 맞서 싸웠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계엄군이 물러간 뒤 광주 시민들이 자유스럽고 평화롭게 생활했던 ‘대동 세상’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한 학생이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행과 진압에 맞서 어떻게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항쟁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용안 씨는 “시민들이 공포를 느꼈지만 내면의 소리, 양심의 소리에 공포를 이겨내고 광주를 지키려 했다”고 답했다. “계엄군이 발포했을 때 심정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용안 씨는 “총소리를 들으면 본능적으로 숨는 게 사람의 심리지만 전남도청에 마지막까지 남아 계엄군에 맞섰던 고 윤상원 열사 등은 역사에 대한 확신으로 자신을 희생했다”고 말했다. 용안 씨는 5·18이 남긴 유산에 대해 “대한민국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와 자주권을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희 미주지역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장(63)은 지난달 27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5·18 당시 미국에서 5월 진실 규명을 외치던 유학생들이 입었던 면티를 기증했다. 면티는 당시 유학생이었던 김환희 씨(75·여)가 입었던 옷으로, 흰색 바탕에 ‘광주’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김 씨는 1981년 이 면티를 입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광주항쟁 지지 시위에 참여했다. 면티는 시위를 위한 성금 모금을 위한 것이었고, 참여자들은 10달러 미만의 성금을 냈다.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광주 면티’는 5·18 소식이 외신기자들을 통해 세계 각국에 전달되면서 미국 유학생 중심의 재미 한인과 연대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전남 나주 출신인 이 회장은 5·18 당시 전남대 휴학생이었다. 시민군과 함께 활동하다 27일 오전 4시경 옛 전남도청 인근에서 계엄군에 붙잡혔다. 이후 강원도 군부대로 끌려가 한 달 동안 모진 훈련을 받다가 군대에 입대했다. 그가 5·18시민군으로 활동했던 외신 사진은 5년 전 세상에 알려졌다. 이 회장은 1985년부터 나주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998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는 “5월만 되면 5·18 당시 상황이 떠올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는 트라우마를 앓고 있었다.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이민을 갔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한 주립대에서 행정직원으로 일하다 퇴직해 현재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이 회장은 2018년 미국, 캐나다에서 5·18을 기리는 기념식 등을 갖는 사람들을 모아 미주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를 결성했다. 그는 “5·18이 세계 민주주의 표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외에서도 동포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5·18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해외 동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5·18의 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통행금지를 위반한 청년을 데리고 있었는데, 공수부대원 2명이 다가와 ‘비켜’, ‘비켜’ 하더니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 대검으로 찔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했던 유영옥 씨(67·사진)는 1980년 5월 20일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유 씨가 최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한 일기장에는 이처럼 1979년 겨울부터 1980년 9월 초까지 광주에서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전남도경에서 제2중대원으로 복무했던 유 씨는 1980년 5월 18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체포된 남녀 데모대 2명이 계엄군의 구두에 채이며 끌려가고 있다. 점심밥조차 넘어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1980년 5월 21일에는 “새까맣게 불타 쌓인 차량들이 골격만 남은 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다”고 썼다. 그 밖에도 일기장에는 광주에 파견된 공수부대가 무자비하게 시민을 탄압한 일, 집단 발포가 있던 날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한 상황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계엄군 진압이 끝난 후 31사단에서 진행된 삼청교육대 실상도 들어 있다. 유 씨는 “일기장에 적힌 참상은 전경들에게도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민간인을 향해 발포했던 계엄군이 대검으로도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증언은 처음이 아니다. 당시 3공수여단 중사로 광주역에 있었던 김귀삼 씨(68)도 올 3월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총에 대검을 장착해 시민군으로 저항하다 잡혀온 분을 찔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다만 대검 학살 피해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는 “가해자의 고백과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지만 희생자는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16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전시물이 있다. 5·18 당시 공수부대원이 입었던 군복과 그들이 사용했던 대검이다. 시민들이 당시 계엄군의 물품을 습득해 보관해 오다 5·18기념재단에 기증한 것들이다. 한영우 5·18기념재단 기록연구사는 “5·18 당시 물품은 ‘민주, 인권, 희생’의 5월 정신을 되새기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홍흥준 씨(64)는 계엄군 물품 가운데 공수부대원의 군복을 기증했다. 그는 보수 논객 지만원 씨(81)가 북한군 침투설의 근거로 든 5·18 당시 사진 속 ‘광수 75호’로 지목된 인물이다. 지 씨는 2015년 5월 광수 1호를 시작으로 1980년 5월 광주에서 사진이 찍힌 시민들에게 빨간색 글씨로 번호를 붙여 자신의 사이트에 올렸다. 단지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북한의 고위층 인사라고 억지 주장을 펼쳤는데 그 번호가 600번대에 이른다. 1980년 당시 광주 한 대학 관광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홍 씨는 5월 18일 오후 4시경 광주 동구 대인동 공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7공수부대 1개 소대와 학생들이 대치하는 현장에 있었다. 그는 계엄군들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것을 보고 시민군이 됐다. 그는 “당시 불교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려 광주 북구 매곡동 절에 다녀오다 계엄군이 진압봉으로 시민들을 잔혹하게 진압하는 것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말했다. 5월 21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하는 비극의 현장에도 있었다. 태극기를 들고 있던 동료 시민군이 눈앞에서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지는 것을 목도했다. 집단 발포 이후 시민군들은 경찰서 등에서 가져온 카빈 소총으로 무장했다. 홍 씨는 금남로 광주은행 본점 앞 도로에 세워진 트럭에서 동료 시민군에게 카빈 소총을 나눠주던 중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탕’ 소리가 들렸고 주변 흙더미에서 먼지가 일었다. 두 번째 ‘탕’ 소리와 함께 얼굴 옆으로 뭔가 스쳐 갔고 뒤편에 있던 동료 시민군이 오른쪽 어깨에 총을 맞고 거꾸러졌다. 이날 금남로에서는 시민 수십 명이 숨졌다. 홍 씨는 이후 목숨을 건 항쟁을 이어갔다. 계엄군이 21일 오후 3시경 옛 전남도청에서 물러나자 홍 씨는 시민군 특수기동대원으로 활동했다. 22일 전남도청 풀밭에 버려져 있던 공수부대 군복을 발견했다. 며칠째 귀가하지 못한 데다 밤에 추위를 느껴 군복을 입고 다녔다. 낮에는 24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광주 동구 지원동, 서구 농성동 돌고개, 남구 백운동, 북구 문흥동 등 외곽을 순찰했다. 밤에는 금남로5가 3층 건물에서 경계를 선 뒤 여관에서 잠을 잤다. 26일 오후 7시경 5·18 사망자 4명의 시신이 안치된 전남도청 민원실을 지키며 저녁 식사로 누룽지를 먹다 묘한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그날 오후 11시 카빈 소총을 반납하고 전남도청을 빠져나왔다. 다음 날인 27일 새벽 계엄군의 진압 작전으로 전남도청 등 광주 시내에서 시민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홍 씨는 1981년 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7년 동안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 1989년 서울의 한 호텔에 취직했다.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연회 서비스 지배인을 지내기도 했다. 주요 20개국(G20), 아시아-유럽, 핵안보 정상회의를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등 해외 국빈 만찬 행사 등을 치렀다. 홍 씨는 먹고사는 게 바빠 광주를 잊고 살았다. 그런데 자신이 광수 75호로 북한의 정치인 리선권이라는 얼토당토않은 허언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는 5·18기념재단과 교류하면서 자신이 광수 75호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홍 씨는 “세계적 행사와 국빈 대접을 지원할 때마다 정부 신원 확인 절차를 수시로 거쳤는데 광수 75호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며 “‘내가 입 다물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지만원의 ‘북한군 침투설’에 반하는 증거자료를 모으고 증언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5·18단체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끔 악몽을 꾸는 등 평생 마음의 짐이 5월 트라우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 유가족, 부상자 등 국가폭력 피해자 1090명의 치료를 맡고 있다. 홍 씨는 “5·18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습득한 공수부대 군복이 역사 기록이라고 생각해 소중하게 보관했다”며 “당시 죄를 지은 사람들은 사죄를 하고 진보, 보수를 떠나 5·18이 국민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3년이 흘렀다. 신군부 군홧발에 짓밟혔던 광주 시민들은 항상 5월이 되면 뭔가 가슴이 얹힌 듯 답답하다. 일부에서는 “43년이 흘렀다”며 진상 규명을 소홀히 하려하지만 시민 대부분은 여전히 5월 진실 찾기가 마음속 숙제다. 평범한 시민들은 5·18의 상처가 담긴 곤봉, 군복, 면티를 소중하게 간직했다. 곤봉은 신군부의 잔혹한 폭력, 군복은 시민군의 항쟁, 면티는 5·18의 민주·세계화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 기록물들을 통해 5월 진상 규명 목마름과 필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5·18민주화운동 첫 번째 사망자인 김경철 씨(당시 28세)는 잔혹한 곤봉(진압봉)에 희생됐다. 계엄군은 광주에 투입되기 하루 전에 살상무기인 1m 길이 진압봉을 지급받았다. 청각장애인이던 김 씨는 1980년 5월 18일 오후 3시경 광주 동구 충장파출소 인근에서 계엄군이 휘두른 진압봉에 맞아 숨을 거뒀다. 김 씨는 딸 백일잔치가 끝난 후 처남이 전남 영암으로 귀가한다고 하자 당시 광주 동구 대인동 공용버스터미널로 배웅을 해줬다. 이후 장애인 친구 2명을 만나 충장로에서 식사를 한 뒤 충장파출소 인근을 지나다 계엄군들에게 붙잡혔다. 계엄군인 7공수여단은 이날 오전부터 충장파출소에서 5km가량 떨어진 전남대 정문에서 학생이나 시민들까지 무차별로 군홧발로 차고 곤봉으로 두들겨 패 끌고 갔다. 계엄군은 이날 오후 흩어진 학생들이 시내로 진출해 군인들의 잔혹한 진압 사실을 알리며 저항하자 금남로에 투입됐다. 계엄군들은 금남로와 충장로에서도 살육 작전을 이어갔다. 점심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김 씨는 살육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는 광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7년 동안 구두를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광주에 내려와 양화점에서 일하다 자신의 가게도 차렸다. 1977년부터 전남청각장애자복지회에서 일을 도왔다. 김 씨는 계엄군이 붙잡자 전남청각장애자복지회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미소를 건넸다. 그러자 계엄군은 “웃는다”며 진압봉으로 그를 마구 때렸다. 장애인이던 김 씨는 무자비한 폭력에도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뒤통수가 깨지고 오른팔, 왼쪽 어깨가 부서지고 엉덩이, 허벅지가 으깨졌다. 숨진 김 씨는 당시 광주 서구 화정동 국군통합병원 인근 사격장에 암매장됐다가 한 달 뒤 광주 북구 망월동 묘역에 안장됐다. 1997년 6월 망월동 묘역에서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됐다. 고인은 현재 국립5·18민주묘지 1묘역 1번으로 안장돼 있다. 어머니 임근단 씨(91)는 10일 “이장할 때 아들 유골 머리를 보니 금이 길게 나 있었다. 계엄군에게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5·18 때 자식을 잃은 5월 어머니들은 옛 망월동 묘역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라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조만간 5·18 사망자 인원과 사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5·18민주화운동 사망자 160여 명 가운데 상당수는 진압봉에 맞아 숨졌다. 공수부대의 첫 번째 살상무기인 진압봉은 종류가 두 가지다. 당시 7공수부대원 A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79년 10월부터 진압을 위한 충정훈련을 받았는데 훈련에 사용된 것은 길이 50cm짜리 포졸 방망이였다”고 증언했다. 또 “매일 고된 충정훈련을 반복했는데 1980년 4월부터 간부들은 퇴근을 못 하고 사병들은 외박·휴가가 금지돼 신경이 곤두섰다”고 덧붙였다. 공수부대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되기 직전에 살상력이 큰 1m 길이 진압봉을 지급받았다. 이 진압봉은 국방부 지급품이 아니라 공수부대별로 각자 제작한 것이다. 진압봉은 박달나무, 포플러 나무 등으로 재질도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신군부는 1979년 10월 부산, 경남 마산 등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 당시 공수부대원들이 1m 길이 진압봉을 무자비하게 휘둘러 효과를 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압봉으로 시민 허리 밑 부위를 가격하라고 훈련받았지만 5·18 당시 첫날부터 진압봉으로 광주 시민들 머리를 그대로 가격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시민들은 잔혹한 진압봉에도 항쟁을 멈추지 않았고 신군부는 대검, 집단 발포, 헬기 사격 등으로 폭력 수위를 높였다. 설치예술가이자 건축가인 김현송 씨(63)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각종 무기를 모으고 있다. 그는 2020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5·18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군복, 방탄모 등 10여 점을 기증했다. 그는 현재 공수부대가 5·18 당시 썼던 50cm, 1m 길이 진압봉 5개를 비롯해 계엄군 물품 1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5·18 당시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항상 광주에 빚을 진 마음이 있어 계엄군 물품을 모으고 있다. 김 씨는 “1m 길이 진압봉 자체가 살상무기인데 5·18 당시 진압봉 끝에 못을 박은 것도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5월 진실을 찾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계엄군 폭력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당시 시민들이 나눠 먹던 ‘5월 주먹밥’을 생각하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비움박물관은 10일부터 20일까지 5·18 특별기획전시 ‘별이 된 자들을 위하여’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비움박물관이 교류협약을 체결한 광주트라우마센터와 함께 개최한다. 전시 기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품은 5·18유가족, 부상자 등 광주트라우마센터 회원들이 만든 작품 10여 점과 비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주걱 200여 점, 가마솥, 대나무 평상 등이다. 개막식 이후에는 관람객들이 주먹밥을 나눠 먹는 행사도 가졌다. 광주 동구 대의동에 위치한 비움박물관은 2016년 문을 열었다. 비움박물관은 민속품들을 전시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이다. 비움박물관은 해마다 5월이면 5·18을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영화 비움박물관장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이 함께 나눠 먹던 5월 주먹밥은 세계적인 유산이 됐다”며 “5월 주먹밥 공동체 의식을 되새기기 위해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고흥군이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흥군은 4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 참석해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개발 의지를 강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회의는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을 주재로 전체 15개 신규 국가산업단지 사업시행자 선정 결과 발표와 향후 개발 절차 및 자치단체별 건의사항에 대한 관련 부처의 답변과 지원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고흥군은 신규 국가산단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우주강국 도약이라는 정부정책에 발맞춰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의 신속한 조성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회의에서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고흥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군수는 “접근성 개선을 위해 광주에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잇는 87.7km 구간 고속도로 건설과 고흥읍에서 나로우주센터를 연결하는 23.7km 구간 15호선 4차선 확장공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흥군은 국가산업단지의 효율적 물류 이동과 관광객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보성군 벌교와 고흥읍, 도양읍을 잇는 철도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고흥군은 미래 우주분야 핵심 경쟁력 확보와 발사체 관련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우주발사체 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며 우주발사체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고흥 우주발사체국가산업단지는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일대에 2030년까지 3800억 원을 들여 173만 ㎡ 규모로 조성된다. 국가산단은 우주발사체 조립 및 부품 제조 전후방 기업과 발사체 연구기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우주발사체 기업들과 연구기관이 집적화돼 생산유발 효과 4조9000억 원, 일자리 창출 2만여 명 등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앞서 3월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개발을 위해 2028년까지 고흥군 봉래면 신금·예내·외초리 일대 173만 ㎡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정했다. 고흥군은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사업시행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남개발공사가 공동 시행하기로 결정된 만큼 조만간 사업시행자와 협약을 맺고 기업 유치 등 신속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고흥군은 우주발사체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내세운 만큼 2031년까지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장기 프로젝트인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민간발사장 등 민간 우주개발 핵심 인프라 구축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 건립 △고체발사체 관련 시설 구축 △우주 과학 분야 교육·체험시설인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등 8개 분야 24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 군수는 “고흥이 우주발사체 산업의 성장거점이 되도록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 및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어린이날이 포함된 주말 연휴 기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각지에서 교통사고와 축대 붕괴, 정전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오전 6시 23분경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에서 45인승 조선소 통근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화물차 2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사 A 씨(72)와 탑승객 B 씨(56)가 중상을 입었고 승객 9명이 경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축대와 가로수 등이 넘어지는 사고도 잇달았다. 6일 오전 4시 57분경 경북 영주시 단산면에서 30m 길이의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택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집주인이 집을 비운 상태여서 사상자는 없었다. 이어 오전 11시 18분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가로수가 도로 방향으로 넘어졌다. 다행히 차량과 충돌하진 않았다.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선 6일 오전 11시 39분경 40대 남성이 강변에서 낚시를 하다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대에 의해 1시간 15분 만에 구조됐다. 호남 지역에선 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5일 오후 7시 4분경 광주 북구 삼각동에서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력 설비를 건드려 772가구가 정전되는 등 광주에선 5일부터 이틀간 2800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5일에는 광주지하철 1호선 공항역 지하 1층 대합실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 입구에 있는 세월호 피해자 추모 조형물도 5일 강한 비바람에 쓰러지며 파손됐다. 이 조형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모금을 통해 건립된 것이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최악의 가뭄을 겪던 남부 지방에 최근 닷새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반년 넘게 제한급수가 이뤄지던 섬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31년 만의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던 광주도 위기를 벗어났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3일 0시부터 이날까지 닷새 동안 누적 강수량은 전남 장흥군 관산읍 348mm, 고흥군 나로도 349mm, 순천시 202mm 등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반년 넘게 주 1, 2회만 급수가 이뤄지던 완도군 5개 섬의 경우 10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25%에서 63%로 급증해 8일부터 제한급수가 해제된다. 완도군 금일도 주민 주모 씨(62·여)는 “편하게 물을 쓸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광주의 식수 3분의 1을 책임지는 전남 화순군 동복댐은 지난달 5일 저수율이 18%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비로 34%까지 급증했다. 식수 공급 가능 기간도 209일로 늘며 31년 만에 광주에서 제한급수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가 사라졌다. 임동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물운용총괄과장은 “제한급수를 실시할 위기에선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일 경남 남해 진주 밀양, 전남 순천 해남, 전북 부안 군산 등에서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5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가 하루 동안 내렸다. 제주에선 4일 서귀포에 288mm의 비가 쏟아져 역대 5월 하루 강수량을 경신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휴일에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아요.” 5일 광주 광산구 운남동 낭만글램핑 천막에서 안베로니카 양(12)은 한국에 와서 처음 맞이하는 어린이날을 친구, 이웃들과 윷놀이 등을 하며 즐겼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떠나 한국에 왔다. 엄마(45)와 한국에 입국한 뒤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했다. 안 양은 광주 한 중학교의 1학년으로 재학하며 공부하고 있다. 안 양은 “전쟁이 빨리 끝나 평화가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고려인마을 가정 7곳의 아이들은 어린이날을 맞아 글램핑장에서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김미양 낭만글램핑 대표는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를 포함해 광주고려인마을 아이들을 1년에 두 차례 초청해 캠핑 체험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4일 오전 2시 20분 광주 광산구 수완동 왕복 8차선 도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과도하게 우회전을 하면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던 차량 2대과 잇따라 충돌했다. 사고 직후 SUV는 현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도로까지 운행됐다. 이후 SUV에서 내린 남성 운전자는 주변을 살피며 달아났다. 충돌사고로 운전자 2명, 동승자 2명 등 피해자 4명이 부상을 입은 상황었다.112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사고 차량 수색을 통해 도주한 용의자 신원을 확인했다. 운전자는 경찰 근무복과 장비를 차량에 두고 도주했다. 광주경찰청 기동대 소속 A 순경(32)이었다.달아난 A 순경은 사고발생 2시간 뒤 경찰에 자수했다. A 순경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수치인 0.076%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A 순경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입건했다. A 순경은 자수 후 부상을 입었다며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순경이 새벽 출동을 위해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 대학생들을 위한 ‘천 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에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전력공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4개 공공기관은 2일 농어촌공사 본사에서 조선대, 초당대와 대학생 든든한끼 아침밥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학생 건강 증진과 광주·전남지역 쌀 소비 촉진을 위해 혁신도시 4개 공공기관은 아침밥 사업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대학생들이 건강을 챙기도록 도우면서 쌀 소비를 창출해 공익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1학기에 시범적으로 지원한 뒤 범위 및 기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대는 학생들 선호도와 식당 여건 등을 고려해 교내 편의점 8곳에서 개당 5000원짜리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도시락 비용은 대학에서 2000원,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이 2000원을 지원하고 학생들은 1000원만 부담한다. 이강희 조선대 홍보팀장은 “빛가람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원이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