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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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100%
  • “여성 고객을 모셔라”… 日 캡슐호텔의 변신

    그동안 남성 전용으로 여겨졌던 일본의 캡슐호텔들이 여성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텔 객실 요금이 오르자 저렴한 숙소를 찾는 여성들이 캡슐호텔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캡슐호텔은 침대 하나와 TV 등 최소한의 시설을 갖춘 일본 특유의 1인용 숙박공간이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의 캡슐호텔 ‘퍼스트캐빈 아키하바라’는 149개 객실 중 50개가 여성 전용이다. 남성용 객실과 여성용 객실은 호텔 입구부터 분리돼 있고 카드 키가 있어야 오갈 수 있다. 객실 크기는 2.5m²가량. 여성들이 이용하는 공중목욕탕에는 화장수 등 여성에게 필요한 물품이 비치돼 있으며 파우더룸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1박에 5000∼6000엔(약 4만5000∼5만4000원). 도쿄 도심에 위치한 것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호텔 측은 “여성용 방의 가동률이 더 높다”며 “출장이나 여행을 온 여성이 많이 이용하는데 다시 찾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취직을 위해 오사카(大阪)에서 왔다는 한 여대생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을 보고 찾아왔는데 싸고 지내기 좋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일본 전국에 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객실의 3분의 1가량이 여성용이다. 또 다른 캡슐호텔인 ‘나인아워스’도 지난해 나리타(成田)점의 문을 열면서 여성 전용 방을 대폭 늘렸다. 객실 요금도 1박에 4900엔(약 4만4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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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지식인 281명 “아베 담화에 사죄 담아야”

    일본 지식인 281명이 8일 성명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8월 발표하는 전후 70년 담화에 사죄와 반성을 명확히 표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꼽고 시급한 해결을 촉구했다.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지식인들은 이날 일본 참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이) 아시아 이웃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손해와 고통을 초래했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다시 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식인들은 “고노(河野) 담화 이후에도 새로운 자료가 발굴·공개돼 위안소 설치·운영은 일본군이 주체가 돼 이뤄졌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일본 정부에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사업은 미완이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일본 정부가 배상하는 방안(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와다 교수는 동아일보와 가진 별도 인터뷰에서 “아시아여성기금 때도 정부 자금이 투입됐지만 의료복지지원금 명목이라는 등 사죄의 뜻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돈을 낸다면 사죄의 징표라고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사를 반성한 대표적 담화인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 8월)와 고노 담화(1993년 8월)의 두 주역도 서로 만나 아베 정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8일 일본기자클럽에 따르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이 9일 도쿄(東京) 일본기자클럽에서 ‘전후 70년을 말한다’를 주제로 대담을 갖는다.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전 총리와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전 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오는 8월 발표되는 ‘아베 담화’에 사죄와 반성의 표현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장원재 특파원}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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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메르스 대응 ‘엄중’ 격상… 中, 한중교류 행사 전격 취소

    한국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아시아 각국이 자국 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홍콩 당국은 8일 기자회견에서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또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한국 여행을 피할 것을 당부하는 ‘여행 건강 건의’를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이 ‘여행 건강 건의’에는 한국에 가야 한다면 현지 의료시설 방문은 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홍콩에서는 최근 메르스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한국의 평택성모병원을 취재하고 귀국한 자국 기자들이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면서 메르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기자협회는 유행병 취재지침을 발표해 메르스 감염 가능성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인 홍콩 기자는 7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국의 서울을 여행하면서 병원을 다녀온 적이 있는 66세 남성과 21세 여성도 메르스 의심 증세가 나타나 즉각 격리됐다. 이 두 사람은 검사 결과 모두 메르스 음성 반응이 나왔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8일부터 12일까지 베이징(北京)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7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 21세기 한중 교류협회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측에서 행사를 8월 초로 미루기를 요청해 왔다”며 “한국 인사의 중국 방문이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11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5 한국 기업 베이징 투자 설명회’도 베이징 시 기업인과 공무원 등 300여 명이 방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대만 보건 당국은 최근 공항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격리시키는 모의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메르스 전담 병원을 지정해 신고부터 격리까지의 전 과정을 점검했다. 이번 모의 훈련은 장관급인 복지부장이 직접 주관했다. 대만간호사협회는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15 세계 간호사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자국 간호사 200여 명에게 참석 자제를 권고했다. 당초 세계 135개국 2만여 명의 간호업계 종사자가 참석하기로 했던 이번 행사는 메르스 여파로 각국 참석자들의 불참 통보가 이어지면서 행사 주최 측이 큰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축구협회는 8일 메르스 사태 확산으로 15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한국 원정 훈련 계획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8월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는 세계유도선수권에 출전할 일본 여자유도대표팀도 이달 말 한국에서 예정됐던 합숙 훈련을 취소했다. 한국과 동해를 마주하고 있는 일본 돗토리(鳥取) 현은 5일 현청에서 메르스 대책 회의를 열고 메르스 예방책과 대응 절차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돗토리 현의 구라요시(倉吉) 종합산업고등학교에 9일 강원 춘천의 한 여자고교 학생 및 교사 등 15명이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연기됐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일본 관광지인 홋카이도 섬의 삿포로에서는 메르스 감염 방역 수준을 높이고 지토세 공항 등 관내로 외국인이 유입되는 관문에서의 검역을 강화했다. 동남아 각국 정부도 나섰다. 한국 거주 근로자가 약 5만5000명인 필리핀의 헤르미니오 콜로마 소통장관은 7일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주한 필리핀대사관을 통해 한국 내 필리핀인에게 메르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예방책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힐미 야하야 말레이시아 보건차관도 이날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은 보통 3주일로 한국을 방문했다 돌아오는 사람은 열이 없더라도 주의해야 한다”며 “3주일 안에 어떤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신고하고 반드시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같은 날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도 메르스 발병국에 관광객을 보내거나 발병지역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권고령을 내렸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취소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1주일 동안에만 2만6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 예약을 취소했다. 이들은 대부분 중화권 국가 출신이라고 관광공사 측은 밝혔다. KOTRA 베이징 무역관 관계자는 “중국 내 한국 관광 전문 여행사에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중국인 바이어들의 서울 출장 취소 움직임도 있다”고 설명했다.하정민 dew@donga.com·전주영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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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까지 싸우라던 위안부 할머니의 유언 전할것”

    “강덕경 할머니에게 세상을 떠나기 5일 전 ‘일본인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게는 그 유언을 세상에 전달할 의무가 있습니다.” 7일 정오경 일본 도쿄(東京) 히비야 컨벤션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과 산다’의 상영회가 열렸다. 촬영 후 20년 만에 영화를 공개한 도이 도시쿠니(土井敏邦·62) 감독은 결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94년 12월부터 1997년 1월까지 한국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취재한 내용을 영화에 담았다. 할머니들은 일본인인 데다 남성인 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인근 하숙집을 빌려 매일 할머니들을 찾았다.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청소와 집수리를 도운 끝에 간신히 허락을 받아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는 2년여 동안 할머니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았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할머니들은 자신의 괴로운 과거를 조금씩 털어놓았다. 도이 감독은 “나는 어느 순간 나눔의 집에 당연히 있는 사람이 됐다. 처음에 가장 큰 거부감을 드러내던 강 할머니도 어느 순간 자신의 얘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100시간 이상의 영상을 찍었지만 일부가 NHK방송에 소개됐을 뿐 대부분은 공개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년이 흘렀다. 이후 팔레스타인 취재에 몰입하던 도이 씨는 2013년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위안부 제도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것을 보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작가 안세홍 씨가 일본에서 위안부 사진전을 열려다 취소된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도이 감독은 “안 씨의 소식을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든 후에도 상영은 쉽지 않았다. 위안부 관련 영화 상영을 부담스러워하는 극장들이 여러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 끈질기게 타진해 간신히 상영 장소로 히비야 컨벤션홀을 잡았다. 상영시간은 중간 휴식을 포함해 4시간. 도이 감독은 “영화에 나오는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증언이 공개되지 않으면 영원히 묻힌다고 생각하니 줄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시작 전 200여 객석은 가득 찼고 일부는 서서 영화를 봤다. 관객의 대부분은 중장년층 일본인들이었다. 할머니들이 괴로운 과거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 관객 다마모리 세이(玉盛淸·63) 씨는 “괴로운 경험을 지니고도 꿋꿋이 살아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과거와 제대로 마주하지 않는 일본 정부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도이 감독은 “일본인은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긴다. 곳곳에 전쟁 피해자 기념비만 넘쳐나고 가해자로서의 반성을 담은 기념물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익세력의 공격이 예상되지만 그게 무서워 가해국 저널리스트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영화 상영은 저널리스트로서의 긍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덧붙였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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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韓 성형외과도 조심”… 의료관광 타격 우려

    한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이 걸리면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국 환자가 다녀간 홍콩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에서도 검역 강화 및 경계령이 내려졌다.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3일(현지 시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메르스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방문하면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성형외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코 국장이 한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10번 환자가 지난달 26일 홍콩에 입국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나온 발언이어서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말로 풀이된다. 홍콩은 앞서 서울에서 오는 승객이 미열 증상만 보여도 의심자로 분류해 바이러스 조사를 받도록 했다. 이는 ‘중동 국가’에서 오는 승객에게 적용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검역을 강화한 것이다. 또 홍콩 당국은 홍콩을 거쳐 중국에 도착한 뒤 격리된 한국인 10번 환자의 기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 국장은 3일 메르스 대응책 논의를 위해 열린 입법회(국회격) 특별회의에 출석해 “이 남성은 공항을 통과할 때 (의료진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남성이 홍콩으로 돌아오는 경우에만 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는 최근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승객의 경우 비행기 착륙 전 고열 등의 증상을 보고토록 했다. 발열 등 증상 의심자는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의료진이 비행기 안에서 검진을 마친 뒤 내리도록 했다. 특히 메르스 감염 국가를 다녀온 승객은 반드시 신고토록 해 한국에서 가는 비행기 승객은 집중적인 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은 한국 수도권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수준을 4개 단계 중 2단계인 ‘경보’ 수준으로 높였다. 여행 결정 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4일 한국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검역을 강화했다. 한국 내에서 환자와 접촉한 입국자에 대해서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공항에서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감시 대상자로 지정해 아침저녁으로 체온을 재 2주간 보고하도록 했다. 후생노동성은 의사들에게 의심환자가 올 경우 외국 체류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진료하도록 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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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만에 빛 본 위안부 다큐… “일곱 할머니 영전에 바칩니다”

    “최근 논의에서 거론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집단이며 여기에 개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위안부 피해자 개인의 ‘얼굴’과 ‘음성’을 전달하고 남기려는 목적에서 제작됐습니다.” 일본 저널리스트 도이 도시쿠니(土井敏邦) 씨는 1994년 12월부터 1997년 1월까지 약 2년 동안 서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취재했다. 그가 처음 할머니들을 찾은 것은 히로시마의 피폭자들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만남이라는 행사의 사전 조사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할머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00시간 분량의 촬영을 이어 갔다. 주인공 중 한 명인 경남 진주 출신의 강덕경 할머니는 정신대로 일본에 끌려가 도야마(富山)의 공장에서 일하다 일본 국내 위안소로 가게 됐다. 광복 후 귀국하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출산 후 아들을 보육원에 맡겼지만 아들은 네 살 때 숨졌다. 도이 씨는 강 할머니가 숨진 1997년 2월까지 할머니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도이 씨는 위안부 관련 영화와 책 출간을 시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가 취재하던 다른 위안부 피해자 6명도 2013년까지 모두 세상을 떠났다. 도이 씨는 위안부 피해자 취재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드디어 위안부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이 담긴 영화 ‘기억과 산다’는 7일 도쿄의 히비야 컨벤션홀에서 상영된다. 상영시간은 3시간 35분. 도이 씨는 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중한 할머니의 증언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상영 분량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과 산다―위안부 강덕경의 생애’라는 책도 올 4월 펴냈다. 뒤늦게 영화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는 “2013년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위안부 제도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화 상영회 포스터에는 강 할머니의 흑백사진 옆에 ‘그녀들은 확실히 존재했다’는 글이 적혀 있다. 한편 올 4월에는 후쿠오카의 프리라이터 모리카와 마치코(森川萬智子) 씨도 문옥주 할머니의 생애를 다룬 책을 냈다. 이는 1996년 자신이 쓴 ‘버마 전선의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를 보완해 재출간한 것이다. 문 할머니는 버마(현 미얀마)에서 매일 20∼30명의 군인을 상대했고 그렇게 번 돈을 군사우편 저금으로 맡겼다. 광복 후 이를 받지 못하자 모리카와 씨가 일하던 시모노세키(下關) 우체국에 환불을 청구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1996년 문 할머니가 사망한 뒤 모리오카 씨는 미얀마 현지를 다니며 문 할머니의 증언을 직접 확인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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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사진 10페이지에 1장꼴 등장… 이건 교과서가 아니라 정권 홍보물”

    “올 4월 검정을 통과한 이쿠호샤(育鵬社) 공민교과서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진이 15장이나 나옵니다. 10페이지마다 1장씩 나오는 셈입니다. 대개 공민교과서에는 총리 사진이 한두 장 정도 나오는데 이렇게 많이 나오다니…. 오랫동안 교과서 문제를 연구한 저로서도 이런 건 처음 봅니다.” 2일 오후 도쿄(東京) 중의원 제2의원회관.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사무국장이 ‘일본 우익 교과서 채택 저지 운동’ 기자회견에서 기가 막힌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올 4월 일본 정부는 역대 가장 악화된 중학교 교과서 검정을 완료했고 이는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의 반발을 불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시민단체들이 최소한 우익 교과서로 아이들이 공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말을 이었다. “이쿠호샤 교과서 내용 가운데 평화주의를 다룬 부분 중 4분의 1 정도만 실제 평화주의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나머지 4분의 3은 자위대에 대한 설명”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개헌 논리가 거의 그대로 실려 있다. 교과서가 아니라 ‘정권 홍보지’ ‘선전 팸플릿’이라고 해도 될 정도”라며 혀를 찼다. 이날 집중포화의 대상이 된 것은 우익 성향의 ‘이쿠호샤’와 ‘지유샤(自由社)’의 역사·공민 교과서였다. 회견 참석자들은 “이쿠호샤 역사교과서에 실린 ‘일본의 고대 문화인 조몬 문화는 세계 4대 문명보다 우수하다’라는 내용은 세계적으로 통하기 어려운 거짓말”이라는 날선 비판도 가했다. 노히라 신사쿠(野平晉作)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이제 이쿠호샤와 지유샤 교과서가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운동을 해야 할 때”라며 “일본 정부가 교과서를 통해 과거의 전쟁을 미화하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는 강력한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교과서 채택 권한은 지방자치단체 교육위원회에 있으며 올 8월 내년 교과서 채택이 마무리된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각 지역에서 우익 교과서를 막기 위한 네트워크가 조직되고 있다”며 “2011년에는 43개 단체가 함께했는데 올해는 2배 이상인 90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기자회견장을 나서면서 이 같은 일본 시민사회의 비판 정신이 살아있는 한 아베 정권의 독주와 우경화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가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는 사실은 매우 아쉬웠다. 이날 한국 언론은 본보 한 곳만이 취재했다. 미래의 건설적 한일관계를 위해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문제만큼은 양국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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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세계유산 찬성표 부족 자체분석”

    조선인 강제동원 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근대산업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는 데 찬성표가 부족하다는 일본 정부의 자체 분석이 나왔다. TV아사히 계열 뉴스 네트워크인 ANN은 일본 정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중 베트남 인도 등 12개국이 일본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독일 핀란드 필리핀 카자흐스탄 콜롬비아 페루 크로아티아 등 7개국은 분명한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 일본을 포함하면 찬성표는 13표로, 위원국이 모두 투표에 참여할 경우 문화유산 등록에 필요한 14표(3분의 2)에 미치지 못한다. ANN은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따라 최근 일본 정부가 해당 시설에 강제징용 사실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뿐 아니라 등록에 유보적인 국가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 ‘양보는 필요 없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고, 한국이 일본의 제안을 납득할지도 불투명해 조정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ANN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분석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최근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유적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역사를 포함한 역사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게 할 것도 권고한 상태다. 한일 정부는 7월 초 최종 표결을 염두에 두고 19개 위원국에 서로 자국의 논리를 설명하며 동의를 구하고 있다. 위원국들은 한일 양국 간 의견이 엇갈리는 까닭에 ‘심의 연기’ ‘기권’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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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마케팅]태극전사 16강 응원하고 공짜 데이터 챙기세요

    SK그룹은 스포츠의 재미와 감동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이달 13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힘내라 Korea! T로밍 쌈박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T로밍 데이터무제한 One Pass’에 가입하고 브라질을 방문한 고객이면 누구나 하루 9000원에 초고속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브라질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VIVO와 제휴를 맺었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T로밍 데이터무제한 One Pass’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16강 진출 시 문자메시지(SMS) 발신, 8강 진출 시 음성 발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도 준다. 이용환 SK텔레콤 제휴마케팅본부장은 “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맞이해 T로밍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로밍 이용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무제한 데이터 및 LTE 데이터 로밍 국가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브라질을 포함 15개국에서 LTE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로밍 데이터무제한 One Pass’ 서비스는 세계 123개국에서 가능하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구단 운영 및 스포츠 후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 팀으로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프로농구단 SK나이츠, 프로축구단 제주FC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프로게임단도 보유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아 비인기 종목인 펜싱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SK그랑프리 국제펜싱대회를 개최해 세계 정상급 선수를 초청하고 있으며 해외 전지훈련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한국 펜싱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7개를 따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는 등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서는 최경주, 최나연, 홍순상, 김비오 등 정상급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SK텔레콤 오픈’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는 지금까지 최경주, 프레드 커플스, 에런 배들리, 미셸위 등 국내외 최정상 골퍼가 참여하며 국내 최고 권위의 메이저 골프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행복동행 캠페인을 통해 저소득층 농구관람 지원, 체육꿈나무 장학금 지원, 골프선수 기부문화 조성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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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마케팅]GS수퍼, 한국경기 전날 수입맥주 할인

    GS는 계열사별로 다양한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S리테일은 GS수퍼마켓에서 한국 경기 전날 오후 5시부터 영업 종료 시간까지 비씨카드로 수입맥주나 과자 스낵류를 1만 원어치 이상 사면 결제 시 20% 청구할인을 해 준다. 13∼16일에는 어린이와 함께 GS수퍼마켓을 방문해 1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3만 명에게 붉은 악마 머리띠를 선물하기도 했다. 편의점 GS25도 비씨카드로 한국 경기 전날 오후 6시∼당일 오전 6시에 수입맥주와 안주류를 사면 50% 청구할인을 해 준다. 월드컵 기간 고객들이 많이 찾는 간편 먹거리, 라면, 음료, 안주류, 과자류 등 511종 상품에 대해서는 1+1, 2+1, 덤 증정, 가격 할인 등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홈쇼핑인 GS샵은 월드컵 중계방송 시간대 주 시청자인 남성들을 타깃으로 디지털가전, 레포츠의류, 캠핑용품 등 남성 상품을 주력 편성했다. 그룹 차원에서 월드컵 마케팅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은 허창수 GS 회장의 축구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1998년부터 FC 서울(당시 안양 LG) 구단주를 맡고 있는 소문난 ‘축구광’이다. 2005년 GS그룹과 LG그룹이 분리할 때 축구단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여 FC 서울을 GS 쪽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FC 서울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TV 앞에 앉거나 경기장을 직접 찾고, 해외 전지 훈련장도 직접 찾아 선수단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GS, LG, LS 등 그룹 임원들의 모임인 임원동호회 ‘총 응원의 날’ 행사를 직접 마련해 FC 서울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고 응원하고 있다. GS 관계자는 “구단 이름에 모기업인 GS를 표시하지 않은 것도 지역을 연고로 하는 만큼 특정 기업의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것이라는 허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GS는 프로 여자배구단인 GS칼텍스 서울KIXX도 운영 중이다. 1970년 창단된 ‘호남정유 여자배구단’이 전신이며 1990년대 전무후무한 92연승 등의 기록들을 세우는 등 한국 여자 배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들어 세대교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최근 ‘2013∼201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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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이슈]‘재계의 본산’ 전경련 흥망성쇠

    12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47층 회의실에서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한 달 미뤄진 정례회의였다. 대기업 총수들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온 뒤 실무자들의 영접을 받으며 별도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한 철저한 보안과 세심한 동선이 준비됐다. 회장단은 회의장에서 만찬을 하며 재계 현안을 논의했다. 저탄소차협력금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당면 이슈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 침체, 환율 급등 같은 국가적 사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경제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회의 후 전경련은 “별다른 안건이 없었다”고 간단히 설명하는 데 그쳤다. 경제계에서는 즉각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전경련이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전경련은 한때 ‘재계의 본산’으로 불렸다. 재계를 대표하며 ‘빅딜(대규모 사업 교환)’ 등 산업계 구조조정까지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최근엔 위상이 추락하며 ‘전경련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이날 회장단 회의를 이전과 달리 전면 비공개로 진행한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는 저조한 출석률을 감추기 위한 ‘궁여지책’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회장단은 21명이지만 최근 회의의 참석자는 7, 8명에 불과하고 주요 그룹 총수들은 수년 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장단 회의가 완전히 요식행위로 전락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전경련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전경련 흥망사’를 살펴봤다.한국경제인협회로 출발 전경련의 시작을 얘기할 때 5·16군사정변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쿠데타 직후 군부는 ‘부정축재를 단죄하겠다’며 경제인 13명을 구속했다. 일부 청년장교 사이에서는 ‘본보기로 총살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때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나섰다. 당시 화살을 피해 일본에 체류 중이던 그는 구속을 각오하고 귀국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을 만났다. 그리고 “잡혀간 이들에게 경제 건설에 참여할 기회를 달라”고 제안했다. 제안이 받아들여져 풀려난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만들어졌고 이 창업주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 창업주가 일생에 단 한 번 대외직을 맡은 것이 바로 한경협 회장이었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를 모델로 만들어진 한경협은 1968년 전경련으로 이름을 바꾸고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기간산업 부흥을 위해 외자를 들여왔고, 산업단지를 건의해 공업화의 발판을 조성했으며, 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했다.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며 전경련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대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와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1980년대 초반 대통령 해외순방 때 경제인들이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이 구성되면서 밀월 관계는 더 깊어졌다. 전경련은 여권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통로 역할도 했다. 선거 때마다 그룹별로 정치자금을 할당한 뒤 모아서 정치권에 전달했다. 전경련의 최전성기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1977∼1987년)이었다. 정 창업주는 임기 중 전경련 회관을 지었고, 서울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다. 전경련이 ‘재계의 본산’, 전경련 회장이 ‘재계의 총리’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였다. 전경련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경제연구원, 자유기업원, 한국광고주협회 등 재계를 지원하는 각종 단체를 속속 출범시키며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외환위기 거치며 위상 약화 하지만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기업들을 ‘육성의 대상’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전경련과 정부가 대립하는 일도 잦아졌다. 김영삼 정부가 ‘업종 전문화’를 내세우며 30대 그룹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고 최종현 SK 회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 회장은 “문어발이니, 업종 전문화니 하는 말은 에디슨이 전구 만들 때나 하던 얘기”라고 ‘돌직구’를 날렸고 SK 계열사들은 괘씸죄에 걸려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전경련에 치명타였다. 과거 지나친 재벌 중심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경련 해체론’까지 제기됐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전경련을 ‘재벌 오너들의 사모임’ 정도로 보는 시선도 많아졌다. 내부적으로도 분열이 생겼다. 전경련은 1998년 초부터 김대중 대통령과 약속한 5대 그룹 사업 구조조정(일명 빅딜)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LG그룹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반도체 부문을 현대에 넘기는 등 일부 그룹이 원치 않는 구조조정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당시 주요 그룹 사이에서 앙금이 생기면서 이후 재계의 뜻을 하나로 묶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회장 구인난 만성화 최근 전경련은 회장을 뽑을 때마다 만성적인 구인난에 허덕이며 위상이 더 추락했다. 외환위기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대우가 공중분해되면서 자진 사퇴했다. 국내외 행사에 대통령과 빈번히 동행하며 친분을 과시하던 김 전 회장이었지만 그룹 해체는 막을 수 없었다. 이를 본 대기업 총수들 사이에선 ‘욕만 먹고 실익은 없다’며 회장 직을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굳어졌다. 삼성(이병철) 현대(정주영) LG(구자경) SK(최종현)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맡던 회장 직의 위상도 점점 낮아졌다. 외환위기 이후 경방(김각중) 동아제약(강신호) 효성(조석래) 등을 거쳐 현재는 재계 서열 8위인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에게 회장 직이 넘어가 있다. 회장들의 수난사도 이어졌다. 전문경영인이었던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은 2003년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했다가 계열사 분식회계와 대선 비자금 문제로 구속되면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조석래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두 번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의를 표했다. 조 회장이 사의를 표하자 회장단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회장 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회장이 거절해 6개월 동안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회장단 회의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회장단 중 이건희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수년째 회의에 안 나오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은 재판을 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직 수행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의가 열려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상황이다. 전경련 측 참석자인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 외에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정도만 나오기 때문이다. 50대 그룹 임금총액 동결, 이동통신사업 허가를 위한 단일 컨소시엄 구성 등 굵직한 결정을 내리던 회장단 회의였지만 최근에는 현안 보고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경제단체 ‘맏형’ 역할 축소 전경련은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보다 출범은 늦었지만 그동안 경제 5단체의 맏형 노릇을 했다. 발언권도 가장 강해 재계 의견을 정할 때 다른 단체들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업종 규모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졌고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힘들어졌다. 여기에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전경련이 나서지 않는 게 돕는 것’이라는 분위기도 생겼다. 최근에는 전경련 내부적으로도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익단체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국가 및 산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공익적 역할을 강화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협과 경총은 각각 수출기업, 노사관계라는 특정 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 ‘이익단체’ 쪽에 가깝다. 반면 대한상의는 최근 좌우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행정학)는 “전경련 내부 조직은 현재의 어정쩡한 상태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빨리 방향성을 정립해야 그에 맞는 노력과 혁신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경련도 나름대로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만의 이해를 대변하는 단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한 네이버 다음 등 정보기술(IT) 업체 영입이 불발로 끝났으며 회장단 확대도 원하는 이가 없어 유야무야돼 체면만 구겼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정부와 경제단체가 파트너십을 발휘하며 산업 정책을 주도하던 시절이 끝났기 때문에 전경련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라며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확산시키거나 소상공인과의 상생 협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6개월째 절반 비어… “한층 임대 유치땐 1500만원 보너스” ▼위상추락 대변하는 새 전경련회관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설립 초기 셋방을 전전하다 1979년 11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4에 지상 20층, 지하 3층의 전경련 회관을 준공했다.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취임 6개월 만에 공사에 착수해 2년 1개월 후에 완공했다. 높이 82.5m로 당시 여의도 최고층 건물이었다. 준공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10·26사태로 세상을 떠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경련은 박 전 대통령이 준공식을 앞두고 직접 써서 보낸 휘호 ‘創造 協同 繁榮(창조 협동 번영)’을 가로 약 4.2m, 두께 약 2.1m의 화강암에 새겨 기념석을 만들었다. 휘호에서 ‘1979년 11월 16일’로 돼 있던 날짜만 ‘10월 16일’로 고쳤다. 이 기념석은 아직 전경련 회관 앞에 서 있다. 전경련 회관 설립은 이후 여의도 개발 붐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재계의 전당’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20년 넘게 흐르면서 시설이 노후하자 전경련은 회관을 헐고 새 회관을 짓기로 결정하고 2009년 은행에서 4000억 원을 빌려 공사에 착수했다. 전경련 설립 50주년을 맞아 지상 50층, 지하 6층으로 설계했으며 한옥의 처마 선을 모티브로 삼았다. 새 회관은 공사에 들어간 지 3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준공됐으나 부동산 경기가 추락하면서 임대가 이뤄지지 않아 전경련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현재 LG CNS만 유일하게 입주한 상태로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 은행에서 빌린 원금 상환은 엄두도 못 내고 이자만 겨우 갚고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직원들에게 한 개 층 임대를 알선할 경우 15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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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까지 가세한 무역장벽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내고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구제 조치 조사에 착수한 건수가 지난해 334건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56건) 대비 30.5%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구제 조사는 26건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6건의 조사 중에는 반덤핑 조사(25건)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실제로 무역구제 조치가 이뤄진 건수도 181건으로 전년(137건) 대비 32.1% 증가했다. 특징적인 것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입 규제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발도상국에 의한 무역구제 조사는 전년 대비 28건 증가한 반면 선진국의 조사 건수는 50건 늘었다. 선진국의 주된 타깃은 철강이었고 신흥국에서는 화학 및 고무 제품에 대한 조사가 많았다. 이처럼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자 한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18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4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에서는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했다. 박 대통령은 “국제무역은 세계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국가 간 장벽을 넘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전파한다”며 “한국은 자유무역의 확고한 지지자”라고 강조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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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케미칼 울산1공장, 1690일 무재해 안전조업

    한화케미칼은 울산1공장이 ‘무재해 안전조업 6배수’를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노동부가 정한 기준의 6배의 기간 동안 안전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 뜻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울산1공장에서는 2009년 10월 25일부터 2014년 6월 10일까지 1690일 동안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임직원의 안전사고만 계산하는 정부 기준과 달리 사업장 내 협력사 안전사고까지도 포함한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직원과 협력사 구분 없이 무재해 성과 포상 또는 징계를 시행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방한홍 대표는 “화학공장 사고는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은 어떤 것과도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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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국교정상화 49년간 교역량 430배로 늘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과 일본 사이의 상품교역 규모는 430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한일 경제협력 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내고 양국 간 상품교역 규모가 1965년 2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46억9200만 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22일은 한일 국교 정상화 49주년이며 전경련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번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과의 상품무역에서 1965년 이후 지금까지 누적 4944억 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3분기(7∼9월)에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재 및 부품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간 적자는 2010년에 사상 최대인 361억 달러까지 늘었다가 소재·부품 일본 의존 현상이 다소 개선되면서 지난해 250억 달러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서비스 교역과 직접투자에서는 누적으로 각각 134억 달러, 297억 달러 흑자를 거뒀다. 서비스 교역 흑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1985∼2013년 누적 관광객 수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5770만 명,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3560만 명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훨씬 많다. 또,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는 2013년까지 누적 355억 달러로 한국의 대일 투자액인 58억 달러의 6배를 넘는다. 일본은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미국에 이은 2위 투자국이며 투자 건수와 기업 수 기준으로는 1위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품·소재를 지속적으로 국산화하고, 내수 부진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일본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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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침체에도 재벌총수 집값은 9.7%↑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국내 3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은 1년 사이 10%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30대 그룹 총수 이름으로 돼 있는 단독 및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국토교통부 산정)이 총 1724억 원으로 지난해 1572억 원보다 9.7% 올랐다고 15일 밝혔다. 공시가격이 오른 데다 일부 총수들이 새로 주택을 사면서 보유액이 늘어났다고 재벌닷컴은 설명했다. 총수별 순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였다. 이태원 단독주택 등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309억 원으로 지난해(281억 원)보다 10% 올랐다. 지난해 130억 원이던 이태원 단독주택이 올해 149억 원으로 14.6%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 집은 총수들이 보유한 개별 주택 가운데서도 가장 비쌌다.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차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매입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소유 한남동 단독주택을 포함해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154억 원이었다. 지난해 공시가격 합계는 128억 원. 3위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으로 분당신도시 소재 주택이 지난해보다 2.3% 오른 89억 원으로 조사됐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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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총수 부인들 주식자산, 남편의 5% 수준

    국내 주요 그룹 ‘안방마님’들의 주식 자산이 총수인 남편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15일 상호출자제한 49개 국내 기업집단(그룹) 총수와 배우자 주식 자산을 조사한 결과 총수는 41조7850억 원, 배우자는 남편의 5.6%인 2조3500억 원어치의 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회장이 남성인 37개 주요 그룹 중 20곳(54%)에서 부부가 동시에 그룹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CEO스코어는 덧붙였다. 배우자로서 주식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으로 주식자산 보유액은 1조5401억 원이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부인인 김영식 씨는 4891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홍 관장과 김 씨의 주식자산은 전체 배우자 주식자산의 86%에 이르렀다. 반면 이수영 OCI 회장 배우자인 김경자 씨 등 6명은 보유한 주식가치가 채 10억 원도 안 돼 눈길을 끌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남편 주식자산의 1%만큼도 지니지 못한 배우자도 8명이나 됐다”며 “SK, 롯데, 현대중공업 등 17개 그룹은 아예 배우자가 그룹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룹 총수(정몽구 회장)가 부인과 사별한 현대자동차그룹과 총수가 여성인 신세계 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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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 中 1-3-4위 車업체에 배터리 공급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보급률이 향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LG화학은 중국 완성차 업체 상하이자동차 및 코로스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기존 거래처인 디이자동차. 창안자동차를 포함해 완성차 업체 4곳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차는 지난해 중국 내에서 500만 대 이상을 판 자동차 업계 1위 업체다. 디이자동차는 3위, 창안자동차는 4위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승용차 1024만 대를 팔아 전체(1793만 대)의 약 57%를 차지했다. LG화학이 이번 계약을 포함해 중국 4개사로부터 확보한 수주 물량은 10만 대 이상이다. 이를 통해 수천억 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LG화학은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규모는 “계약서상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의 36%를 점유한 1위 업체다. LG화학은 이번 계약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내면서 ‘중국에 향후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중국 내 생산기지 확보가 불가피한 만큼 하반기(7∼12월) 합작법인 등 중국 진출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의 핵심으로 전기차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0년까지 누적으로 50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정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BMW는 최근 ‘2019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LG화학을 뒤쫓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중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는 올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인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해 전기차 1만 대 공급 능력을 지닌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업체들은 또한 AESC, 파나소닉 등 일본 배터리 업체들과도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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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인프라 구축 만족” 투자매력 아시아 2위

    한국이 아시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투자매력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OTRA는 21개국 243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아시아 주요 7개국의 투자 매력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점 만점에 7.03점으로 싱가포르(7.21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KOTRA는 해외 무역관 42곳을 통해 인적자원, 세제, 행정, 금융 등 등 10개 분야의 28개 항목을 조사했다. 홍콩, 일본,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운송, 물류, 통신, 전기, 상하수도 등을 포함한 사회 인프라 분야에서 8.36점으로 7개국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시장 규모, 성장 잠재력, 인접시장 접근성 등을 뜻하는 시장 분야와 △정부 지원, 기술 성숙도, 전문 인력 확보 등을 포함한 연구개발 및 혁신 분야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지정학적 위험 항목에서 5위를 차지했고 규제 일관성·자금조달 및 외환거래 용이성·사회정치적 안정성, 교육 등의 항목에서는 4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싱가포르는 생활환경·정치 및 지정학적 요인·행정 분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다른 분야에서도 고루 상위권에 들었다. 홍콩은 금융과 세제 분야에서, 일본은 연구개발 및 혁신 분야에서 각각 1위로 평가됐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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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결혼식 축가 지어 부른 박용만 회장

    12일 낮 12시 서울 중구 명동길 명동성당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59·사진)의 둘째 아들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기획조정실 차장(29)의 결혼식이 열렸다. 상대는 박 차장이 유학 중에 만난 이현주 씨였다. 박 회장은 의미 있는 결혼식을 위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 결혼식 장면에 나오는 음악에 직접 가사를 붙인 축가를 만들었다. ‘재원이하고 현주하고 둘이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동행…지지고 볶고 엎치락뒤치락 같이 사는 건 누구나 그런 것…에헤라디야 어화둥둥 내 사랑 제 눈에 안경 아니겠니’ 등 직설적인 당부가 담긴 가사였다. 결혼 미사가 끝나고 신랑 신부가 행진할 때 박 회장 주도로 하객들이 다 함께 축가를 불렀다. 젊은 시절 사진기자가 꿈이었던 박 회장은 결혼 전부터 보유한 사진기로 아들 부부의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부성애를 과시했다. 평소 대한상의와 두산그룹 직원 경조사에 반드시 참석하기로 유명한 그지만 정작 아들 결혼식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해 대한상의와 두산그룹에서도 모르는 이들이 다수였다고 한다. 조용한 행사 진행을 위해 일부러 평일 낮에 예식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에는 마당발로 소문난 박 회장답게 정관계 및 재계, 연예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안대희 전 대법관,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성김 주한 미국대사, 가수 조영남 씨, 발레리나 김주원 씨, 배우 송윤아 씨 등이 주요 하객이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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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진출 한국기업 85% “인력난에 속타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높은 이직률과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에 시달리며 인력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27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3%가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인력 부족률은 20% 이내라는 답변이 많았지만 30% 이상 인력이 부족하다는 곳도 19.8%에 달했다. 인력 관리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빈번한 이직’(40.6%)과 ‘과도한 임금인상률’(3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 기업의 54.3%는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1∼3년에 그친다고 말했고, 27.3%는 4∼6년이라고 답했다. 무협 관계자는 “직원 10명 중 5명이 3년 이내, 8명이 6년 이내에 회사를 옮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평균 임금인상률은 10%대 초반이라는 기업이 39.9%로 가장 많았고, 20% 이상이라는 곳은 7.9%였다. 최근 5년간 누적 임금인상률이 50%를 넘은 기업도 전체의 27.0%에 달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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