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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엔에서 미국 주도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공동성명에 올해 처음으로 동참했다. 미국 등 동맹국들에 비해 대(對)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동맹 전선에서 소외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 위협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동맹국 등 10개의 국가 및 기구와 긴급 통화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화 상대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에 앞서 미국은 새로운 대러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 국가를 정했지만 여기서도 한국은 제외됐다. 결국 우리 정부가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의식해 눈치를 보며 동맹들과 발을 맞추지 못하는 등 늦장 대응으로 외교적 부담은 물론 경제적 손실까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 北 규탄 공동성명 첫 동참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이 27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후 미국과 한국 일본 등 11개국 유엔대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동들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현 유엔대표부 대사가 공동성명을 읽은 제프리 드로렌티스 미국 유엔대표부 특별 정무담당 선임고문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 한국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에 동참한 건 올해 처음이다. 정부는 앞서 1월 10일과 20일, 2월 4일 미국 주도로 세 차례 발표된 공동성명에 모두 불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은 “모든 유엔국들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CVIA)하도록 의무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강하게 거부감을 보여 온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직접 명시하진 않았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개념을 적시한 것. 문재인 정부가 CVIA 표현까지 쓴 이번 공동성명에 동참한 건 최근 대러 제재 관련 미국 기류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에 소극적인 한국에 이미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상황에서 대북 문제에 있어서라도 발을 맞춰 미국을 달래보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봤다. 일각에선 대선 직전 우크라이나 사태, 북한 도발 재개 등으로 안보 문제가 민감해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국내용 제스처’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미국 정부에 추가적인 대러 제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과의 양자 면담을 갖고 “전략물자 수출금지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제재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늦장 제재 동참…동맹 전선 소외 조짐정부가 뒤늦게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대북 문제에도 미국과 공조하고 나섰지만 동맹 전선에서 소외되는 조짐은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80여 분간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과 다자 전화회의를 갖고 러시아의 핵 위협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한국은 연결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폴란드 루마니아 등이 통화에 함께했다. 한국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가 새로 발표한 대러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FDPR 면제도 얻어내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러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32개 국가들에 한해 FDPR 적용을 면제해 줬는데 한국은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동참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리 정부가 대(對)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이 새로운 대러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 국가를 정했지만 한국은 여기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뒷북 제재’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28일 정부의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해 대러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전략물자 품목의 수출을 사실상 승인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제재를 하겠다는 것. 비전략물자와 관련해선 미국이 독자적 수출통제 품목으로 정한 반도체 정보통신 센서 등 57개 품목에 대해 관계 부처들이 조치 가능한 사항을 검토해 확정하기로 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이러한 57개 품목에 대해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새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이 새 조치를 발표할 때 앞서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 대해선 FDPR 면제를 약속했지만 한국은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 FDPR가 적용되면 기업들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 등을 활용할 경우 러시아 수출 시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리 기업의 피해 예방을 위해 FDPR 적용 예외 확보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쿨리크 주한 러시아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의 제재 방침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美, 57개 비전략물자에 수출통제… ‘자체 러 제재안’ EU-日 등은 면제‘면제 제외’ 韓 대러 제재안 내놓아… “금융망 배제 동참-전략물자 금수”주한 러대사 “한-러 관계 바뀔 것… 남북러 3자 협력에 전혀 도움 안돼” 정부가 28일 구체적인 대(對)러시아 수출 제재 방안을 내놓은 것은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고강도 수출·금융 제재안 등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만 더 이상 모호한 태도로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동맹인 한국에 대해 제재 동참에 소극적인 것을 두고 최근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선 향후 미국의 제재 요청 등에 동참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우리 정부의 제재안 발표에 대해 안드레이 쿨리크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러 관계 발전 추세가 (나쁜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며 “남-북-러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략물자 수출 차단…스위프트 배제 동참도외교부는 28일 ‘전략물자 수출 차단’, ‘비전략물자 수출 통제 조치 검토’,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 배제 동참’ 등 대러 제재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대러 수출통제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을 밝힌 지 나흘 만이다. 정부는 우선 전략물자 수출 차단과 관련해선 이른바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서 정한 전략물자 품목들을 사실상 수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는 원자력공급국그룹(NSG), 바세나르체제,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등이 있다. 비전략물자에 대해선 일부 품목을 지정해 대러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품목을 확정하진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관계 부처 간 아직 합의도 되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 등 동맹국들의 제재 방침 등을 보며 품목과 방식 등은 계속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제 금융 거래망인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배제시키는 데 정부가 이번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도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은행 송금이 전방위로 막힌다. ‘금융 핵무기’로 불리는 스위프트 퇴출 제재에 한국이 공개적으로 동참 의사를 밝힌 자체가 러시아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 정부는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퇴출시키는 제재가 본격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대금 결제와 현지 주재원, 유학생들의 송금 중단 우려 등도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스위프트 배제에 동참하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만큼 리스크 점검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美, 제재 동참 메시지로 압박 정부의 이번 제재 발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 ‘대러 제재 폭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독일, 프랑스 등까지 끈질기게 설득해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배제시킨 것을 보고 ‘더 이상 우리도 소극적으로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정부에 최근 제재 동참 메시지도 몇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미 상무부가 새로 발표한 대러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를 얻어내지 못한 것도 이번에 서둘러 제재 동참을 발표한 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57개 비전략물자 품목을 통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등 32개 국가에만 1차로 FDPR 적용을 면제해 줬다. 이미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러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국가들이다. 한국은 여기에 포함되지 못했다. FDPR 면제국에서 제외되면서 당장 국내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면 러시아로 수출할 때마다 일일이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 조치 발표에 쿨리크 대사는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내비쳤다. 그는 “한국이 압력에 굴복해서 제재에 동참한다면 양자 관계의 발전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 제재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가 참여하는 3자 경제 프로젝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제3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미국산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하여 이를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칙.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동참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리 정부가 대(對)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이 새로운 대러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 국가를 정했지만 한국은 여기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뒷북 제재’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28일 정부의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해 대러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전략물자 품목의 수출을 사실상 승인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제재를 하겠다는 것. 비전략물자 관련해선 미국이 독자적 수출통제 품목으로 정한 반도체 정보통신 센서 등 57개 품목에 대해 관계부처들이 조치 가능한 사항을 검토해 확정하기로 했다. 미 상무부는 24일(현지 시간) 이러한 57개 품목에 대해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새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이 새 조치를 발표할 때 앞서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 대해선 FDPR 면제를 약속했지만 한국은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 FDPR이 적용되면 기업들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 등을 활용할 경우 러시아 수출 시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리 기업의 피해 예방을 위해 FDPR 적용 예외 확보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의 제재 방침 관련해 “깊은 유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북한이 27일 평양에서 쏜 준중거리(MRBM)급 탄도미사일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이라고 28일 주장했다.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카메라)의 촬영 및 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의 특성 및 동작정확성 등을 확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사일에 장착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 모습을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극초음속미사일, 전술핵과 함께 군사 정찰위성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테스트 방식 등을 볼 때 북한 주장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의 급격한 포물선 궤도(정점고도 620km 비행거리 300km)는 과학연구를 위한 ‘관측로켓’과 매우 유사하다. 관측로켓은 초고층 대기(100km) 이상의 자외선·적외선·중력 연구 등에 활용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탄도미사일에 위성용 카메라를 실어 이런 방식으로 성능을 테스트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해상도도 조악한 수준이다. 앞서 1월 30일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고각(高角) 발사 때 촬영된 사진과 비슷한 고도·구도로 한반도 전경을 촬영한 것에 불과하다. 군 관계자는 “정찰위성용 카메라 해상도는 50cm 안팎”이라며 “이런 수준의 해상도는 군사적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를 시사한 북한이 사실상의 ICBM인 장거리로켓의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0주년을 맞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맞춰 정찰위성 발사를 내세워 장거리로켓 도발을 강행할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위성에 대한 평화적 사용권리를 내세우며 ICBM급 추진체를 발사할 경우 모라토리엄 위반으로 보기 힘든 점을 이용해 국제사회 반응을 살피겠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유사시 핵을 실은 준중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서울 등 수도권의 100km 이상 고도에서 터뜨려 핵전자기파(EMP) 공격을 가하는 시나리오를 테스트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청와대가 27일 문재인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이 역대 정부 최고치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안보 불안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선거용 립서비스”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연 문재인 정부가 국방력 강화 노력을 게을리 했나. 대답은 단호하게 ‘NO(아니요)’”라며 “문재인 정부는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한 국방’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또 “역대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이명박 정부 5.8%, 박근혜 정부 4.6%, 문재인 정부 7.4%로 소위 보수 정부보다 진보 정부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은 안보에 취약하다’는 것이 허구에 가까운 정치공세적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우리 정부가 23일 진행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 발사 성공 사실도 이날 공식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주장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향해 “L-SAM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것(사드)을 쓰는 게 이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기 말 청와대가 대선 정국에서 여야 후보 간 쟁점 사안들에 대해 연이어 거론하고 나서자 야권에선 ‘선거 개입’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정권 연장에 눈이 멀어 마음에도 없이 내뱉는 선거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미국이 대(對)러시아 수출통제를 발표했지만 동참 국가로 한국을 거론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이미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동참국 리스트’에서 빠진 것.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 요청에도 한국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자 바이든 행정부가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24일(현지 시간) 러시아를 겨냥한 전면적 수출제한 계획을 밝히면서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동참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이달 초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첩보들을 우리 정부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화약고가 된 동부 돈바스를 두고도 이미 이달 초에 이 지역 동향 첩보를 제공하며 향후 정세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한다. 러시아가 야전병원 등 군 지원 시설을 벨라루스에 짓고 있다는 등 전쟁 준비 정황과 사이버전에 나설 가능성 등에 대한 첩보까지 우리 정부는 이달 중순 이미 미국으로부터 공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렇게 상세한 정세 동향은 물론이고 최근 대러 수출 통제 제재안까지 우리 정부에 공유하며 제재 등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정부는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주저해왔다.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된 24일에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재에 나설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제재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5일 독자제재와 관련해 “우리만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우리 정부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 동참 여부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등을 제재하고,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은 잇따라 러시아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했지만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당장 동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고강도 대러 수출 통제 제재안을 이미 한국에 공유한 데다 제재 동참까지 요청한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지금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할 경우 동맹 전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美, 동맹국 협의해 러 제재… 韓 포함 안 돼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22일(현지 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대러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논의해 하루도 안 돼 첫 번째 제재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재 준비 과정에서 동맹국과 협의를 거쳤다는 것. 하지만 한국은 백악관이 밝힌 제재 동참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와 관련해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3개국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역시 한국은 거론되지 않았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최근 대러 수출 통제 제재안을 한국과 공유했다. 이 제재안에는 러시아의 경제와 안보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금융, 첨단산업, 항공우주 등은 물론이고 여행,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수출 통제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항목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나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한국에 여러 차례 대러 제재 동참을 설득해 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23일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히 소통해 오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 동참 요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美 제재 동참 요청… 정부, 당장 계획 없어바이든 행정부의 거듭된 제재 동참 요청에도 우리 정부는 당장은 수출 통제 등 구체적인 제재 패키지 동참은 물론이고 제재 대열에 함께하겠다는 원론적 선언도 일단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 지원이나 파병에 대해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우리가 검토하는 방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이미 제재 조치를 선언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과도 대조되는 행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3일 “러시아 국채 등의 일본 내 발행과 유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제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배경은 우선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지면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확보 등에서 결정적인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정부는 천연가스와 원유 값이 올라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원유 비축물량(106일분)을 반출하고, 천연가스를 대체할 다른 연료를 더 많이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시장에선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 등을 우려해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하는 등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시장, 금융 거시 부문, 원자재 조달 등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부는 제재 동참에 적극 나설 경우 북핵 문제 등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 그동안 러시아와 쌓았던 신뢰관계를 되돌리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국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제재 동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한국만 머뭇거리는 모양새가 향후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간접적으로 현재 우리의 스탠스(자세)에 이미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 사실이 명확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재 동참을 망설이는 자체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을 파병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군부의 돈줄을 죄는 경제 제재를 22일(현지 시간)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첫 제재다. 전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 투입을 발표한 직후 ‘침공’ 규정에 미온적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미 제재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제재는 미국 금융, 에너지 시장에 피해를 줘 평범한 미국인들이 물가 상승이라는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무력으로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려 한다”며 “도대체 누가 푸틴 대통령에게 다른 나라 영토에 이른바 국가를 승인할 권리를 줬나. 이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첫 번째 제재를 발표한다”며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면 제재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러시아의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군사은행인 PSB 및 이들의 자회사 42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두 은행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돼 국제 금융거래가 사실상 봉쇄된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들은 크렘린의 돼지 저금통”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국영은행 VTB의 데니스 보르트니코프 이사회 의장 등 푸틴 대통령의 측근 5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바이든 행정부는 원칙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던 미-러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24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간 회담도 전격 취소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를 발표하면서 “푸틴은 지난 100년의 역사를 왜곡하고 비틀어 다시 쓰려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도 “러시아 제국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시도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의 국제질서 전체를 뒤흔드는 시도라고 본 것이다. 특히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 제재에 대해 “우리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논의한 지 하루도 안 돼 첫 제재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재를 위해 동맹 전체를 규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이 거론한 제재 협력 대상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배경이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수출 통제, 금융 제재 등 계획을 계속 밝혀 왔다”면서 “우리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만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제재 동참 요청을 받았으나 북핵 문제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원론적으로라도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수입 금지 품목인 사치품을 최근에도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난과 강력한 대북제재 속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고위층을 위한 물품을 불법적으로 들여온 것. 우리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기술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집중 감시에 나섰다. 2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당국은 위성사진 및 첩보 등을 통해 북한이 이달 들어 사치품을 들인 정황을 포착했다. 사치품목에는 북한의 단골 밀수품인 고급 승용차, 고가의 주류는 물론이고 소형 요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펴고 있지만 평양에선 여전히 사치품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도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럭셔리 세단인 S클래스 등을 불법 수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밀수 경로는 중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달 1년 반 만에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굳게 닫았던 국경을 열었다. 다만 이번에 사치품을 들인 경로는 철로보다는 해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열차로 옮길 경우 아무래도 외부 노출 가능성이 큰 만큼 해상으로 은밀하게 옮겼을 것”이라고 했다. 북중은 최근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22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성공 개최를 축하하는 구두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전체 중국 인민과 세계 인민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참신하고 특색 있는 대체육축전으로 성대히 진행된 데 대해 진심으로 되는 열렬한 축하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미사일 기술을 ‘외화벌이’ 등의 목적으로 일부 국가에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동향을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에만 7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통해 핵·미사일 물자 및 기술 확보를 시도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대화에 선결 조건을 내세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건 없는’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또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선 야권에서 “외교안보를 볼모로 정치 개입에 나선 것”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서두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北 원하는 방식으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문 대통령은 이날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기 종료를 3개월여 앞두고 연합뉴스 등 세계 8개 통신사와 가진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주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의 소회 및 남은 임기 구상 등을 전하며 이같이 밝힌 것. 문 대통령은 한미가 조율 중인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까진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라며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간 소통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깊이 소통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며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중 남북 관계 진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생각도 털어놨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을 두고 “(이후) 장기간 교착국면이 초래돼 두고두고 아쉽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공했다면 북한 비핵화와 함께 북-미 및 남북 관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임기 내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지나친 욕심”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지난달에만 7차례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까지 선언해 얼어붙은 현 남북 관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에서 차기 정부 역할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꺼내 논란이 됐다. “적어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고 한 데 이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다가온 선거 시기와 결과가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 것. 당장 야권에선 “정권이 교체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힘들다는 얘기냐”며 ‘정치 개입’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장 냉정하고 중립적으로 봐야 할 외교안보 문제까지 꺼내들어 대선에 개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 “가장 아픈 일… 공급 서둘렀어야”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한 게 가장 아픈 일”이라고 했다. 임기 내 부동산 가격 폭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는 속에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돈이 부동산으로 급격히 몰렸다”면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했지만,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되고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의 대규모 확대를 더 일찍 서둘러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최근 사도(佐渡)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끝내 강행한 것과 관련해선 “과거사 문제 해결과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우려스럽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다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방북특사 등 역할을 요청받으면 수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대화에 선결 조건을 내세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건 없는’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또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다음달 대선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선 야권에서 “외교안보를 볼모로 정치 개입에 나선 것”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관련해선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서두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北 원하는 방식으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문 대통령은 이날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에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기 종료를 3개월여 앞두고 연합뉴스 등 세계 8개 통신사와 가진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주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소회및 남은 임기 구상 등을 전하며 이같이 밝힌 것. 문 대통령은 한미가 조율 중인 종전선언 관련해서도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까진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라며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간 소통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깊이 소통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며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중 남북관계 진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생각도 털어놨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을 두고 “(이후) 장기간 교착국면이 초래돼 두고두고 아쉽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공했다면 북한 비핵화와 함께 북미·남북 관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임기 내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지나친 욕심”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지난달에만 7차례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까지 선언해 얼어 붙은 현 남북관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차기 정부 역할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꺼내 논란이 됐다. “적어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고 한 데 이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다가온 선거 시기와 결과가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 것. 당장 야권에선 “정권이 교체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힘들다는 얘기냐”며 ‘정치 개입’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장 냉정하고 중립적으로 봐야 할 외교안보 문제까지 꺼내들어 대선에 개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부동산 문제 “가장 아픈 일…공급 서둘렀어야”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한 게 가장 아픈 일”이라고 했다. 임기 내 부동산 가격 폭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는 속에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돈이 부동산으로 급격히 몰렸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했지만,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되고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의 대규모 확대를 더 일찍 서둘러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최근 사도(佐渡)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끝내 강행한 것과 관련해선 “과거사 문제 해결과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우려스럽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다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방북 특사 등 역할을 요청받으면 수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현대자동차 파키스탄 협력업체가 올린 ‘카슈미르 연대의 날’ 관련 글로 촉발된 인도 내 반한(反韓) 감정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기류가 현대차에 대한 항의 수준을 넘어 한국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은 물론 다른 한-인도 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해당 글로 인해 인도 국민들이 받은 불쾌감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는 한편, 이번 사안이 협력업체의 단순 실수로 인한 해프닝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이샨카르 장관은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양국 관계가 향후 다시 이런 문제로 불편해지질 않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양국 장관은 농담도 편하게 주고받을 만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파키스탄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에 ‘현대파키스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는 글(사진)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할 통치하지만 양국 모두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첨예하게 맞서는 지역이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이를 발견한 인도 누리꾼 수백 명이 ‘현대차가 파키스탄을 지지했다’며 불매 선언에 나섰고, 이는 곧 피자헛·KFC·도미노피자 등 다른 기업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인도 현지 언론 인디아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7일(현지 시간) 장재복 주인도 한국 대사까지 초치(불러들임)해 인도 정부와 국민들의 불쾌한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글은 파키스탄 내 협력업체인 니샤트그룹이 자신들의 계정을 통해 본사 승인을 받지 않고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 인도법인이 공식 SNS를 통해 “인도는 제2의 고향”이라고 쓰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현지의 격앙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현지 채널을 가동해 인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시켜 달라고 협조도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차와 공조해 이 문제가 더 번지지 않게끔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현대자동차 파키스탄 협력업체가 올린 ‘카슈미르 연대의 날’ 관련 글로 촉발된 인도 내 반한(反韓) 감정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기류가 현대차에 대한 항의 수준을 넘어 한국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은 물론 다른 한-인도 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번 사안 관련해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해당 글로 인해 인도 국민들이 받은 불쾌감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는 한편, 이번 사안이 협력업체의 단순 실수로 인한 해프닝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이샨카르 장관은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양국 관계가 향후 다시 이런 문제로 불편해지질 않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양국 장관은 농담도 편하게 주고받을 만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파키스탄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에 ‘현대파키스탄’ SNS를 통해 “우리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는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할 통치하지만 양국 모두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첨예하게 맞서는 지역이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이를 발견한 인도 누리꾼 수백 명이 ‘현대차가 파키스탄을 지지했다’며 불매 선언에 나섰고, 이는 곧 피자헛·KFC·도미노피자 등 다른 기업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인도 현지 언론 인디아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7일(현지 시간) 장재복 주인도 한국 대사까지 초치(불러들임)해 인도 정부와 국민들의 불쾌한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이번 글은 파키스탄 내 협력업체인 니샤트 그룹이 자신들의 계정을 통해 본사 공인을 받지 않고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 인도법인이 공식 SNS를 통해 “인도는 제2의 고향”이라고 쓰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현지의 격앙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현지 채널을 가동해 인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시켜 달라고 협조도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차와 공조해 이 문제가 더 번지지 않게끔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거세진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2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돌발 변수로 급부상했다.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란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반중 감정이 치솟았기 때문. 특히 이번 대선의 최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의 반감이 유독 강하게 드러나자 이들의 표심을 의식한 여야 대선 주자들은 ‘공정’ 기치를 앞세워 중국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첫 대선 TV토론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부터 문재인 정부의 대(對)중국 기조를 둘러싸고 후보들 간 공방이 이어졌던 만큼 대선까지 남은 한 달간 대중 정책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친중’ 논란 속 與 더 강력 반발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7일 밤 경기 종료 직후 페이스북에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송영길 대표도 한 시간 뒤 “중국체육대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공정한 심판이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는 8일엔 직접적으로 중국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페이스북에 “한국 선수단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결정을 지지한다”고 적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편파 판정에 대해 중국 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대(對)중국 외교와 관련해 “할 말은 한다”고 했다. 그는 “동서 해역의 북한이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며 “불법 영해 침범인데 그런 건 격침해버려야 한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유독 빠르고 강경하게 중국 규탄에 나선 건 현 정부의 ‘친중’ 이미지와 거리 두기를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중국에 유독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을 받아 온 상황에서 편파 판정에 미온적인 태도로 임했다가 야권이 친중 프레임을 덧씌울 우려가 있다”고 했다. 더욱이 이 후보 역시 TV토론 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비판하며 “왜 그걸 다시 설치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가”라고 언급했다가 “그동안 발언을 보면 반미·친중 노선으로 보인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라고 지적받는 등 ‘친중’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개회식 한복 논란을 두고도 “(중국이)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가 국민의힘으로부터 “중국을 ‘대국’이라 칭했다”며 역공을 당했다.○ “여권의 굴종 외교” 비판 나선 野사드 추가 배치 등 상대적으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온 윤 후보에겐 다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이들이 스포츠 룰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워 간다. 올림픽 상황을 보고 크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페이스북엔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며 “(개회식 한복 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며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 예속,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데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의 ‘굴종 외교’로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5년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 온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中대사관 “한국이 중국 인민 존중하라”정부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전례 없이 악화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한중 갈등 때마다 현 정부가 저자세로 대응해 도리어 국민 분노를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8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한복 논란에 대해 “중국 인민의 감정을 존중하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변인은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조선족의 것”이라면서 “중국이 ‘문화공정’ ‘문화약탈’을 하고 있다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복식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국 문화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한중 갈등이 격화되자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가세했다. 크리스 델 코르소 주한 미대사대리는 이날 트위터에 한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김치, K팝, K드라마… 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고 쓴 글을 올렸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거세진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2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돌발 변수로 급부상했다.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란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반중 감정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 최대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의 반감이 유독 강한 가운데 이들의 표심을 의식한 여야 대선주자들은 ‘공정’ 기치를 앞세워 중국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첫 대선 TV토론부터 사드(THAAD) 추가 배치부터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기조를 둘러싸고 후보들 간 공방이 이어졌던 만큼 대선까지 남은 한 달간 대중(對中) 정책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친중’ 논란 속 與 더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7일 밤 경기 종료 직후 페이스북에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송영길 대표도 몇 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중국 체육대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공정한 심판이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는 8일엔 직접적으로 중국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페이스북에 “한국 선수단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결정을 지지한다”고 적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편파 판정에 대해서 중국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가 유독 빠르고 강경하게 중국 규탄에 나선 건 현 정부의 ‘친중’ 이미지와 거리두기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중국에 유독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을 받아 온 상황에서 편파 판정에 미온적 태도로 임했다가 야권의 친중 프레임이 덧씌워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더욱이 이 후보 역시 첫 TV토론 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비판하며 “왜 그걸 다시 설치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가”라고 언급했다가 “그 동안 발언을 보면 반미·친중 노선으로 보인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라고 지적받는 등 ‘친중’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이 후보는 개막식 한복 논란 때도 “(중국이)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가 “중국을 ‘대국’이라 칭한 여당 대선후보의 발언은 당혹스럽다”(국민의힘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고 역공을 당했다. 그 동안 문 정부의 ‘친중 외교’를 줄곧 비판해 온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선수들의 분노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스포츠 룰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워간다. 올림픽 상황을 보고 크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언급해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굴종 외교’로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무시한 수준을 넘어 중국이란 나라의 국격을 의심케 한 파렴치한 행태”라며 “지난 5년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온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 “쇼트트랙 편파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썼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중 수교 30주년에 정부 고심 정부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전례 없이 악화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그동안 누적된 반중 감정 요인들에 올림픽을 둘러싼 반감이 더해진 만큼 이 같은 여론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한중 갈등 때마다 현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대응해 도리어 국민 분노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올림픽 개회식 한복 논란 관련해선 국내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아 중국 측에 우려를 전했다”며 “사실상 비공식적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들끓는 반중 감정이 국내 사드 추가 배치 요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국민 설득 논리 등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중 정서가 대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측면도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유일한 우군이 중국인만큼 중국에 대한 악감정이 북한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을 노리는 정부로선 큰 걸림돌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중국 설(Chinese New Year)’ 표현에 대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 것처럼 소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7일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초반에 ‘Happy Chinese New Year’라는 문구가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 나왔다”며 “음력 설을 중국만의 문화인 것처럼 소개한 것은 문화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이자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설날은 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기념하는 만큼 음력 설을 뜻하는 ‘Lunar New Year’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미국 내 한인단체 등 아시아계 단체들이 중국 설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자 ‘Lunar New Year’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지난해까지는 축하 영상에서 “중국 설을 축하한다”고 했다가 올해부터는 “음력 설”로 표현을 바꿨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방송에서 “음력 설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문체부 관계자를 통해 “개회식 예고 영상에 한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전에 한복을 준비해 입었다”며 “정부 대표로서 중국에 무언의 항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한국인 일부가 개막식을 도발해 일어난 한복 논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긴급하게 진화에 나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럼 중국의 조선족들이 앞으로 민족 (전통) 복장을 입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족이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라고 한 황 장관,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의 비판 같은) 포퓰리즘이 여론을 오도하는 데 직면한 한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나서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복이 우리 전통의 의복문화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에 공식 항의를 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중국 설(Chinese New Year)’ 표현에 대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양 소개했다”고 지적이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7일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초반에 ‘Happy Chinese New Year’라는 문구가 대형 LED 화면에 나왔다”며 “아무리 자국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 하더라도 음력 설을 중국만의 문화인 것처럼 소개한 것은 문화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이자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설날은 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기념하는 만큼 ‘음력 설(Lunar New Year)’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최근 수 년 간 미국 내 한인단체 등 아시아계 단체들이 중국 설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자 ‘Lunar New Year’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지난해까지는 축하 영상에서 “중국 설을 축하한다”고 했다가 올해부터는 “음력 설”로 표현을 바꿨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방송에서 “음력 설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문체부 관계자를 통해 “개회식 예고 영상에 한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전에 한복을 준비해갔다”며 “정부 대표로서 중국에 무언의 항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한복 논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긴급하게 진화에 나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럼 중국의 조선족들이 이후 민족 (전통) 복장을 입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족이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라고 한 황 장관,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한복 비판 같은) 포퓰리즘이 여론을 오도하는 데 직면한 한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나서서 설명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복이 우리 전통의 의복문화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에 공식 항의를 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원교근공(遠交近攻). 중국의 병법서에 나오는 계책 중 하나다. ‘먼 나라와는 친선을 맺고, 가까운 나라부터 공략하라.’ 알 만한 국제정치학자들이 “여전히 유효한 명언”이라고 평가하는, 현재진행형 네 글자다. 저명한 학자를 최근 사석에서 만났다. 문재인 정부 외교 정책을 평가해 달랬더니 돌아온 한 줄 평이 이랬다. “원교근공에 역주행한 정부.” 멀리 있지만 우방인 미국엔 소홀하고, 가깝지만 경계해야 할 중국엔 지나치게 고개 숙였다는 얘기다. 삼불(三不) 정책을 중국에 약속한 정부, 중국에 가서 6끼나 ‘혼밥’한 대통령. 이 정부의 대중(對中) 굴욕 외교 장면은 얼핏 떠올려도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반대로 한미 간에는 연합훈련을 놓고 얼굴을 붉히고, 워킹그룹 해체로 충돌하는 등 갈등 장면이 더 익숙하다. 이 정부 인사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놀랍게도 거리가 있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말 꺼내기 무섭게 “문재인 정부 대외정책 핵심 기조는 실용주의”라며 말을 잘랐다. “대미, 대중 관계가 그 기조 안에서 움직였는데 색안경을 끼고 보니 모든 게 반미, 친중으로 보이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쏘아붙였다. 더 놀라운 건 정부 출범 당시 설계한 주요 외교 기조가 실제 ‘실용주의’였다는 사실이다. 2017년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겠다”고 했을 때 언론은 중국에 주목했지만 사실 정부는 내심 미국에 더 방점을 찍었다고 한다. 앞선 노무현 정부가 대미 관계를 두고 ‘이념 논란’에 휩싸여 임기 내내 고생하는 걸 지켜본 이 정부 핵심 인사들이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 실용주의 색을 입혔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자 다시 이런 의문이 생긴다. 왜 한미 관계 수식어로 ‘철통같은’보다 ‘불안한’이 더 기억에 선명할까. 그 나름 중립적으로 외교 현안을 지켜본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내놓는 해석이 있다. 일단 정부의 큰 기조와 맞지 않는 세부 정책이 너무 많았단다. 큰 방향에 역행하는 미시 정책들이 툭툭 튀어나와 엇박자가 났다는 얘기다. 이는 ‘사람’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외교 아마추어 인사가 어설프게 4강 외교 정책을 주무른 기억만 떠올려도 답이 나온다. 컨트롤타워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조와 정책 간 미스매치가 생겨도 위에서 조정해주면 버틸 만한데 이를 정리할 역량조차 부족했단 얘기다. 미중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사이 줄타기를 하는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 방식은 유효기간이 다해간다. 그렇다고 2017년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 FTA 재협상을 두고 “(미국이) 한국을 부당하게 대우하면 대륙세력(중국)으로 밀어붙인다”는 식의 어설픈 직진은 더 위험하다. 다음 정부가 디딜 외교 전장은 살얼음판이다. 기조와 정책의 부조화는 이제 국가적 재앙을 부를지 모른다. 차기 지도자는 이 두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갖췄으면 한다. 기조에 맞는 적임자를 가려내는 냉정한 안목과 부조화를 방관하지 않는 뜨거운 가슴을.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햇볕론자로 출발한 필자가 변절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고민하게 된 것은 객관적 현실의 변화 때문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향해 ‘변절자’란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만큼 자신의 변절에 대해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 한때 ‘햇볕정책 전도사’로 불린 김근식(57)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얘기다. 김 교수가 자신이 햇볕정책 비판론자로 돌아서게 된 배경을 조목조목 담은 책, ‘김근식의 대북정책 바로잡기’를 출간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부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설립한 아태재단 연구위원을 역임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노무현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햇볕정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인 것. 하지만 지금은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우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처음과 끝을 풀어낸다. 굵직굵직한 대북 이슈를 설명하며 깊숙하게 파고든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에서의 북핵 현실을 진단한 뒤, 대북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마지막 장에선 우크라이나,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등 다른 국가들의 비핵화 모델들이 북한 비핵화 관련해 어떤 함의가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떻게 북핵 해법을 가져가야 할지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책에서 “2018년의 감동적 정상회담과 이후의 극적인 남북관계 퇴행을 보면서 이제는 화해협력의 진정성에만 의존하는 기존 햇볕정책의 실효성을 냉정하게 재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20년 전과 달리 이제 핵무장 국가”라면서 “이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햇볕론을 고집하는 건 고장 난 레코드판 돌리기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북핵의 과거와 현재가 다르고 한반도의 현실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는데 예전 대북정책만 고집하면 남북관계 진전 자체가 불가능하단 의미다.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안보 줄타기가 가능해진 북한에게 핵무기는 생존과 자위용을 넘어 이제 발전과 강성국가의 상징으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손을 내민다고 감사하게 받지도 핵을 포기할 이유도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대북포용정책을 ‘일방적 포용’에서 ‘구조적 개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조적 개입은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고민하는 ‘전략적 개입’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장기적인 전략에 의해 상대국의 확실한 근본 변화를 도모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또 “김대중 노무현 시기의 남북관계가 마치 정답이고 해답인 양 무조건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추억에 집착한 게 바로 문재인 정부의 한계이자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체제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이제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평화체제론의 실패에서 벗어나 이제는 민주평화론의 대북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며 북한이 핵 도발을 못하도록 억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러 국가의 비핵화 사례도 쭉 언급한 김 교수는 그 중 내부 체제변화가 자연스럽게 핵무기 포기로 이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델’을 우리가 참고해야 할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화성-14·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쏴 ‘레드라인(금지선)’을 돌파할 가능성을 한미 정보당국이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 선언 후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쏜 북한이 향후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등을 빌미로 화성 계열 ICBM의 첫 실거리 사격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8년 일부 폭파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인력·장비의 움직임이 늘어나 정부 당국이 복구 관련 동향인지 밀착 추적하고 있다.○ 화성-14·15형 정상 각도 도발 주시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연초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연쇄 발사에 이은 화성-12형 도발이 애초부터 화성-14·15형 발사를 ‘종착점’으로 상정한 사전 계획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미가 지난달 20일경부터 북한의 ‘간 보기 도발’에 대비해 화성-12형 배치 기지를 집중 감시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근거했다는 것. 이번에 화성-12형을 최대 고각으로 발사한 북한은 미국의 추가 제재 시 단기간에 화성-14·15형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한미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세 차례 모두 고각 발사한 것과 달리 이번엔 정상 각도로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집중 감시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거리라 해도 고각 발사할 경우 ‘추정’ 사거리만 나온다”며 “정상 각도 발사 시 사거리를 줄여 쏜다 해도 전혀 다른 차원의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수소폭탄급 6차 핵실험 이후 5년이 지나 핵고도화가 상당 수준에 이른 북한이 ICBM을 6000∼7000km만 날려도 그 충격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7년 화성-12형을 정상 각도로 쏜 북한이 지난달 30일에는 고각 발사해 실제 사거리를 확 줄인 건 자위적 목적의 시험발사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추가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미일 이지스함에 요격당할 빌미를 차단하고 미국의 ‘마지노선’을 떠보려는 다목적 포석”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풍계리 일대에서 사람 발자국이 많아지고 일부 건설장비도 발견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런 움직임이 복구와 관련된 것인지, 긴장 고조용 이목 끌기 일환인지를 위성 등 관찰 빈도를 늘려 면밀히 추적 중이다. ○ 韓 ‘패싱’하고 美日 장관만 미사일 협의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 시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통화를 하고 북한의 IRBM 발사를 강하게 규탄한 반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는 통화하지 않았다. 한미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달 29, 30일 북핵대표급 통화, 1일 차관급 통화를 가졌지만 장관급 협의에선 미국이 일본만 챙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미일의 외교 밀착이 가속화하는 반면 한국은 북한 도발 등 외교 현안에서 온도차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런 간극이 향후 대북제재를 두고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4년 4개월 만의 IRBM 도발에도 미일만 장관급 협의를 갖자 미국이 정 장관을 ‘패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1일 동아일보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다음 단계의 조치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12일 하와이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