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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주위 환경이 취약한 아동에게 일상 회복은 힘겨운 과제일 수밖에 없다. 평균적인 아동보다 회복 속도가 훨씬 더딜 수밖에 없기에 격차를 줄이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동의 삶에 미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명숙 상지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이 처한 상황 유형별로 회복되지 않는 부분이 다르다”며 “조사를 바탕으로 정부가 과제를 단기와 장기 과제로 나누고 당장 필요한 것부터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더 늦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박명숙 교수는 “학교의 복지담당자를 확충해 취약계층 아동 발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복지 서비스가 2년여간 거의 중단됐음을 감안해 일상 회복이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 벌어진 학습 결손을 메우고 악화된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별도의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상 회복 기간에는 아이들만이라도 긴급 복지 제도 지원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정부 차원에서 취약계층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을 다채롭게 만들어 정서적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지원을 통합 관리하는 ‘아동 복지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 복지 단체는 많지만 연령과 상황 등 기준이 각각 달라 일부 아이는 어떤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곤 한다”며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상대 캐릭터에게 제대로 (게임) 기술을 못 쓰면 키보드를 막 부수고 싶었어요….” 조손 가정에서 자라는 중학교 1학년 명준이(가명·1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게임 중독에 빠졌다. 심할 때는 하루 10시간씩 새벽까지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곤 했다. 4월 28일 서울 양천구의 집에서 만난 명준이는 “격투 게임에서 지면 너무 화가 나 조절이 안 됐다”고 했다. 코로나19 기간 학교는 문을 제대로 안 열고, 구청의 돌봄 프로그램도 멈추면서 명준이는 집에 있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돌봄 공백 속에 할 일이 없다 보니 게임에 중독된 것. 사회적 활동이 줄면서 경증이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도 심해졌다. 그러나 요즘 명준이의 일상은 게임 대신 할머니와의 산책, 복지관에서 하는 공부, 미술 치료와 심리 상담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명준이는 “더 이상 집에서 폐인처럼 게임만 하지는 않을 것이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역 청소년지원센터와 민간 어린이재단 등이 명준이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기에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행동과 정서 발달, 건강, 학습 등에서 뒤처졌던 취약계층 아이들을 ‘코로나19의 늪’에서 끌어내기 위한 ‘골든타임’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직후인 지금이라고 입을 모은다.과외 멘토링 받고 미술치료… 게임만 하던 명준이 “이젠 달라질것” 코로나로 외부활동과 단절 하루 6시간씩 게임에 매달려… 수업 집중 못하고 ADHD 악화민간 재단-복지기관 지원 받고, 스스로 예전 일상으로 복귀“이젠 공부 시간 기다려져요”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빨리 안 끝내 주면 화가 나 막 소리 지르고 싶었어요.” 명준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년 전부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심해졌다.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명준이에게 선생님은 자주 주의를 줬다. 걱정이 된 할머니는 올 초 명준이를 병원에 데려가 정신과 상담을 받게 했다. 병원에선 “집중력은 낮아지고 분노 조절 능력은 약화돼 ADHD 증세가 악화됐다”고 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였다. 학교가 자주 문을 닫다 보니 친구들을 제대로 사귀기 어려웠다. 명준이가 좋아하던 지역청소년지원센터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내내 운영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명준이는 센터에서 친구들과 공부를 하거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1박 2일로 시골에 놀러 가 감자를 캐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아했다. 외부 활동을 줄이고 주로 집에 있던 명준이의 일상을 게임이 파고들었다. 전에는 거의 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매일 6시간 넘게 게임에 매달렸다. 할머니가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하면 “방문 닫으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키보드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밥도 거르기 일쑤였다. 할머니가 차린 밥상에는 손도 대지 않고, 과자와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오전 1시까지 게임을 했다. 체력도 떨어졌다. 정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제자리 왕복 달리기’ 횟수가 3분의 1로 줄었다.○ 도움받으며 달라진 일상하지만 명준이의 일상은 최근 민간 재단과 지역 복지기관 개입 덕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올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와 함께 각종 대면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해지자 본격적으로 명준이네를 돕겠다고 나섰다. 재단은 조손가정으로 서울시가정위탁지원센터에 등록돼 있던 명준이네의 사정을 파악하고 있었다. 요즘 학교 수업이 끝나면 명준이는 어린이재단이 지원하는 수학 영어 ‘일대일 과외 멘토링’을 받는다. 공부에 조금씩 다시 흥미를 붙여 나가고 있는 명준이는 “대학생 선생님과 공부하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휴관했던 지역 청소년지원센터도 올 초 운영을 재개했다면서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명준이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청소년센터에서 주 3회 하는 미술 치료 시간이다. 명준이를 담당하는 치료 상담 선생님 역시 “명준이가 그림 그릴 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분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명준이는 지역 내 복지관 등에서 하는 놀이치료, 현장학습 등 각종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기상 시간도 빨라졌다. 코로나19 기간 오전 9시에 느지막이 일어나 간신히 온라인 수업에 참여했던 명준이는 요즘 오전 7시면 눈을 뜬다. 전날 늦게까지 게임을 하지 않은 덕이다. 하루 컴퓨터 사용 시간은 2시간 이내로 지키고 있다. 명준이는 “폐인처럼 게임만 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매일 노력 중”이라고 했다. 가족들은 “다시 살가웠던 예전의 명준이 모습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주 다퉜던 명준이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요즘 할머니에게 ‘다이어트’를 핑계로 뒷산 산책을 함께 가자고 조르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내 주말에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명준이는 설레는 표정으로 “친구들과 만나 건담 프라모델을 파는 가게를 구경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뒤처진 아이들, 전폭적 지원 해야”하지만 전문가들은 “명준이는 특별한 경우”라고 입을 모은다. 명준이처럼 민간 복지재단과 지자체 사회복지 시스템에 포착돼 도움을 받으며 코로나19로 입은 상처에서 회복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신체 및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학력 수준이 떨어진 아이들을 대규모로 지원하기 위한 특단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학교나 지역 복지관 등이 정상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치료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 아이들을 조기에 발견해서 ‘코로나의 늪’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집에 오면 방에 들어가 문 닫고 안 나와요. 아빠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 부산에 사는 중학교 1학년 민준이(가명·13)는 몇 달 전부터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외출도 하지 않고 방 안에만 틀어박혀 시간을 보낸다. 저녁부터 밤까지 말도 없이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민준이가 할머니의 가장 큰 걱정이다. 원래 티 없이 밝은 아이였다. 민준이가 다섯 살 때 이혼한 아버지는 “엄마 없는 티가 안 나게 하겠다”며 민준이 민지(가명·11) 남매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사무용 의자 조립 일로 바쁜 와중에도 남매의 아침·저녁상을 정성스레 차리는 건 물론이고, 아침마다 머리를 빗겨 주던 다정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 식구를 사정없이 할퀴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가구 수요가 급감하면서 민준이 아버지는 일감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생활고와 스트레스를 견디며 버텼지만 끝내 우울증이 왔다. 결국 올 1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망하는 등 가정 해체를 경험한 아동·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 남은 상처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아빠와의 추억 담긴 고양이에 집착… 부모 이혼 충격에 발달 늦어져 〈중〉 남겨진 아이들 코로나 타격에 아빠 극단 선택뒤 첫째, 말수 줄고 친구와도 안 어울려둘째는 “아빠 보고싶어” 불면증, 지자체 무료상담으론 치료 역부족‘이혼 가정’ 태현이 언어발달 느려져 병원 가면 ‘충격 받은 일 있나’ 물어“정서적 격차, 학업 격차보다 심각… 지속적 지원으로 해결책 찾아야” “정말 의좋은 남매였는데, 얼마 전 동생 민지가 오빠한테 주먹질하며 대들더라고요.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요.” 민준이와 민지 남매의 고모는 지난달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이들이 예전 같지 않다”고 걱정했다. 민준이네 집에 자주 들러 살피는데, 오빠 민준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친구들과도 거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밥 먹어라”고 재촉해도 끼니를 거르기 일쑤라고 했다. 민지는 아버지가 없어진 후 유난히 컴퓨터 게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게임을 줄이라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얼마 전에는 “꿈에 아빠가 나와 같이 밥도 먹고 좋았는데, 중간에 깨서 엄청 울었다”고 했다. 밤마다 옆에서 재워주던 사람이 없어진 탓인지 불면증도 생겼고, 자다 깨는 일도 잦아졌다. 급기야 민준이는 4월 학교에서 받은 학생정서행동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우울이나 불안, 심리적 부담을 또래보다 훨씬 많이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깊어지는 정서적 빈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동·청소년들의 우울감이 증가한 것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0대 공황장애, 우울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청소년은 각각 1039명, 9297명이었지만 지난해는 1559명, 1만32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의 ‘2021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도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이 2020년 25.2%에서 지난해 26.8%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취약계층일 거라고 추정한다. 이재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어 붕괴한 취약계층 가정이 많은데 아동들은 그 속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혼자 견뎌야 했다”라며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지며 정신건강이 크게 나빠진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부재로 심리적 타격을 입은 경우 경제적으로도 취약해져 마음의 상처를 돌볼 여유가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민준이 남매는 아빠의 죽음 이후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둘이 합쳐 매달 정부 지원금 80만 원 정도가 나오지만 부족하다. 민준이의 할머니는 본인도 디스크가 심한 상태로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까지 돌보는 처지다. 남매의 고모는 아이들의 정신과 상담을 고민해봤지만 진료비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여러모로 알아본 끝에 대학생이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무료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월 1회 남매를 보내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고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빠가 있었을 때는 조잘조잘 말도 잘하는, 순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성격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민준이네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킥보드처럼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마다 조를 아빠가 없다는 걸 실감하면서 의기소침해지는 모습”이라며 “학원을 끊고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자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더 우울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남매는 요즘 키우고 있는 고양이에 대한 집착이 늘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함께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다. “사료 값이 적잖게 드니, 내보내는 게 어떨까” 하는 고모의 제안에 남매는 펄쩍 뛰며 반대했다.○ 정서적 격차, 쉽게 회복 어려워코로나19가 부모의 이혼으로 이어지면서 정서적 충격을 받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만난 이유미(가명·25) 씨는 지난해 여름 남편과 이혼했다. PC방에서 점장으로 일하던 남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하던 PC방이 문을 닫아 실직자가 됐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부부간 다툼이 잦아졌다. 아들 태현이(가명·6)는 원룸에서 부부의 다툼을 지켜봤다. 이 씨는 이혼 뒤 태현이가 유난히 엄마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울음이 많아져 걱정이라고 했다. 이 씨는 지난달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병원에 가 상담하니 ‘아이에게 충격받을 만한 일이 있었느냐’고 묻더라”며 “부모의 다툼과 이혼이 아이의 정서 및 언어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아이들이 겪은 심리적 상처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아이들이 부모의 부재로 정서적 고립을 겪을 경우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자해 및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생긴다”며 “학습 결손으로 인한 학력 격차는 차츰 완화될 수 있지만, 정신건강은 한 번 타격을 입으면 훨씬 느리게 회복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김미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아동 청소년 시기 생겨난 정서적 결핍은 무의식에 깊게 남을 가능성이 커 더욱 위험하다”며 “아동 정신건강은 한두 번의 상담으로 쉽게 나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강정서(가명·6) 양은 2년 만에 ‘엄마’라는 단어를 잊었다. 발달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정서는 언어 치료를 꾸준히 받은 덕분에 간단한 단어는 말할 수 있게 됐다. 홀로 삼남매를 키우는 박지희(가명) 씨는 막내 정서가 처음 ‘엄마’라고 불렀던 3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한다. 갈수록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가졌다. “어, 어, 어….” 그러나 기자가 지난달 17일 강원 원주시 박 씨 집에서 만난 정서가 할 줄 아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정서의 언어 능력을 퇴행시킨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였다. 박 씨는 4년 전 남편과 헤어진 후 단체 모임 전문 도시락 가게를 열었다. 일은 고됐지만 네 식구의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가게가 자리를 잡을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행사가 사라지고 단체 주문이 끊기면서 매출이 10분의 1로 곤두박질쳤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월 100만 원 넘게 내며 매일 받던 정서의 특수치료를 박 씨는 주 3회로 줄였다. 설상가상으로 정서가 다니는 특수유치원은 방역 때문에 자주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는 또래들이 말하는 걸 보고 들을 기회마저 정서에게서 앗아갔다. 코로나19의 타격은 정서의 오빠들에게도 미쳤다. 다니던 학원을 끊었는데 온라인 수업을 들을 기기조차 마땅치 않았던 첫째 정현이(가명·15)는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학교 급식 대신 집에서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혼자 끼니를 때우던 정태(가명·13)는 체중이 20kg이나 늘어 비만이 됐다. 코로나19는 취약계층 아동의 발달과 학습, 건강 등에 깊은 상흔을 남기며 사회적 격차를 벌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녀와 사는 기초생활수급자는 2019년 4월 34만2000가구에서 올 4월 41만5000가구로 7만 가구 이상 늘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와 함께 코로나19로 자녀와 사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 두 달이 돼 가지만 여전히 늪과 같은 ‘사회적 롱코비드(Long COVID)’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빈곤층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급식 끊겨 라면 혼밥에 20kg 찌고… 줌 수업용 PC 못사 성적 뚝 막내, 유치원서 말 배울 기회 놓치고 둘째는 인스턴트 끼니 때우다 ‘비만’큰아들, 학원 못가 수학 60점→20점… 3남매 발달-건강-학습 ‘코로나 직격’“코로나 시기 격차, 평생 갈 가능성… 아이들에 기회 제공 긴급 지원을” 정서는 요즘 집에만 오면 엄마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조른다. 유튜브로 ‘키즈카페 영상’을 보기 위해서다. TV도 매일 2시간가량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보다 두 배로 늘어난 것. 코로나19 기간 특수유치원이 절반은 문을 닫으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던 정서에게 새로 생긴 습관이다. 엄마 박 씨는 “비용 때문에 좋아하는 키즈카페에 자주 못 가는데, 영상으로라도 많이 보겠다는 게 안쓰러워 휴대전화 영상 보는 시간을 못 줄이고 있다”며 말을 흐렸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만난 정서네 가족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구성원 4명 모두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학원 끊고, 컴퓨터 1대로 2명이 온라인 수업“여유 있는 집들은 코로나 기간에 사교육을 많이 시켰다던데 우리 집은 학원 보낼 형편이 안 되니까….” 박 씨는 중학교 3학년인 첫째 아들 정현이 얘기를 꺼내며 한숨부터 쉬었다. 2년 전에는 60점대였던 수학 성적이 이번 중간고사에서 20점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기 학교에선 “온라인 수업도 대면 수업이랑 똑같으니 걱정 말라”고 박 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온라인 수업은 칠판도 잘 안 보였고, 수업 중 모르는 것이 나와도 물어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또래들은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으로 공백을 채웠지만 정현이는 오히려 학원을 그만둬야 했다. 동생 정태도 같은 시간 ‘줌(Zoom)’으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했지만 집에 컴퓨터는 한 대뿐이었다. 정태가 컴퓨터로 수업을 들으면 정현이는 휴대전화로 들어야 했다. 박 씨가 뒤늦게 무리해 25만 원짜리 중고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정현이는 한번 놓친 수업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저소득층 가정 아동의 학습 부진 심화는 정서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2021년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빈곤층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학력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취약가정 아동은 10명 중 1명꼴로 디지털 학습기기가 아예 없었고, 3명은 가족의 기기를 썼다. 응답자들은 성적 하락의 원인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수업 시행’(5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박 씨는 정현이가 ‘레고 디자이너’의 꿈까지 포기했다며 가슴을 쳤다. “정현이가 어느 날 ‘엄마, 미술학원 안 다녀도 돼’라고 하더라고요. 돈이 안 드는 진로를 택하겠다며….”○ 급식 대신 라면 ‘혼밥’에 비만 돼중학교 1학년인 둘째 정태는 건강이 문제다. 키는 157cm로 또래 평균 정도인데, 체중은 72kg이어서 중증 비만에 가깝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년 전에는 키 152cm에 체중 52kg으로 보통이었다. 그러나 키가 5cm 자라는 동안 체중은 20kg이나 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중지가 문제였다. 출근하는 박 씨를 대신해 끼니를 챙겨줄 사람이 없었다. 학교에서 영양 균형이 잡힌 급식을 먹던 정태는 집에서 홀로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게 됐다.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던 집 근처 놀이터까지 코로나19 이후 폐쇄돼 뛰어놀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집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정태의 체중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중고교생 32.1%가 과체중이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26.7%)보다 5.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의 돌봄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들은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양 불균형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학교가 문을 닫는 사이 생긴 보호자의 돌봄 공백은 신체에 상흔으로 남았다. 정태는 지난해 허벅지에 손바닥만 한 붉은 흉터가 생겼다. 박 씨가 일하러 나간 사이 혼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려다 뜨거운 국물을 엎지르면서 3도 화상을 입어 두 번 수술을 했다. 박 씨는 “몸이 아픈 막내를 돌보느라, 병원에 있는 둘째에게 잘 가보지도 못했다”며 울먹였다.○ “학령기 격차가 평생 격차로”생활고에 지쳐 가던 박 씨는 올 4월 ‘선양낭포암’이라는 희귀암 진단까지 받았다. 침샘에 암세포가 퍼져 있다는 박 씨는 기자와 간단한 대화를 하면서도 숨이 차는지 마스크를 몇 번이나 들췄다. 고대하던 대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해제됐지만 정작 건강 문제로 가게 문을 닫은 상태다. 박 씨는 코로나19 기간 발달이 지연되고, 공부에서 뒤처지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발생한 격차가 평생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박 씨는 “다른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간다고 좋아하는데, 우리 애들은 앞으로도 더 안 좋아질 일만 남은 것 같다”며 “첫째와 둘째에게 엄마가 잘못되면 막내는 너희들이 책임지려 애쓰지 말고 나라에 맡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생긴 격차가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격차를 좁히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성장기의 문제들은 단계적으로 발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 결핍된 부분이 다음 성장 단계에서 다시 발목을 잡을 소지가 크다”며 “코로나19 기간 취약계층 아동들이 겪은 피해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사회적 지위 등 전 생애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주=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가상자산 발행 뒤 시세를 조작해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가상자산 발행자 1명을 구속하고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8월∼2021년 5월 ‘EG코인’ 등 가상자산(코인) 3종을 잇달아 가상자산거래소 ‘포블게이트’ 등에 상장하고 자전·통정거래로 시세를 상승시킨 뒤, 보유한 자산을 일시에 매도하는 수법으로 약 2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전·통정거래는 여러 명이 짜고 정상 거래인 것처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수법을 일컫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리딩방’(유사 투자자문 행위가 이뤄지는 온라인 대화방)을 개설하고 자신들이 발행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매수, 매도 공지에 따라 투자하면 매일 수익 3%를 보장하겠다”고 홍보했다. 이 같은 수법에 피해자 424명이 걸려들었다. 일당은 가상자산의 시세가 상장가 대비 수십 배에 이르자 보유한 자산을 일괄 매도했다. 한 코인은 10원에 상장돼 2개월 만에 60배가 넘는 610원까지 올랐다가 이들의 매도로 폭락한 뒤 거래마저 중단됐다. 일당은 거액을 챙겼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덤터기를 썼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2020년부터 2년간 주소와 차량 정보 등 개인정보 1101건을 흥신소에 팔아넘긴 경기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 박모 씨(41)에게 징역 5년형과 벌금 8000만 원을 27일 선고했다. 박 씨가 총 4000만 원가량을 받고 팔아넘긴 개인정보에는 이석준(26·구속)이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에서 살해한 신변보호 조치 대상 여성의 가족 주소도 포함돼 있었다. 재판부는 “공무원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누설해 살인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흥신소업자 민모 씨(41)와 김모 씨(38)는 각각 징역 4년형과 2년형이 선고됐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가상자산 발행 뒤 시세를 조작해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가상자산 발행자 1명을 구속하고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8월~2021년 5월 ‘EG코인’ 등 가상자산(코인) 3종을 잇달아 가상자산거래소 ‘포블게이트’ 등에 상장하고 자전·통정거래로 시세를 상승시킨 뒤, 보유한 자산을 일시에 매도하는 수법으로 약 2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전·통정거래는 여러 명이 짜고 정상 거래인 것처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수법을 일컫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리딩방(유사 투자자문 행위가 이뤄지는 온라인 대화방)’을 개설하고 자신들이 발행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매수, 매도 공지에 따라 투자하면 매일 수익 3%를 보장하겠다”고 홍보했다. 이 같은 수법에 피해자 424명이 걸려들었다. 일당은 가상자산의 시세가 상장가 대비 수십 배에 이르자 보유한 자산을 일괄 매도했다. 한 코인은 10원에 상장돼 2개월 만에 60배가 넘는 610원까지 올랐다가 이들의 매도로 폭락한 뒤 거래마저 중단됐다. 일당은 거액을 챙겼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덤터기를 썼다. 최근 가상자산 관련 사기가 잇따르면서 거래소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거래소는 가상자산 발행자, 발행·유통량, 지분관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거래소는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 등을 활용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최근 출근시간대 아침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벌여왔던 도로 점거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근길 도로 점거 시위는 추가경정예산에 장애인 권리 (관련) 예산을 반영해 달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결국 반영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 멈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27일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 다만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등에서 해 왔던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는 당분간 계속할 방침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탈(脫)시설 자립 지원 △평생교육시설 등에 대한 예산 편성 및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여왔다. 이달 16일부터는 매일 아침 용산구 한강대로 횡단보도 일부를 점거했다. 한편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전장연 시위에 대해 “무리한 점거가 있다면 즉시 조치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연 시위를 두고 “다른 시민에 대한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 강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도로 점거 등을 스스로 풀도록 설득해왔지만 앞으로는 상황에 따라 강제 해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첫날인 20일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서울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방한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법원은 참여연대 등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 대통령 집무실 근처 100m 이내에서 열겠다고 한 집회 개최를 허용했다. 반미투쟁본부 소속 30여 명은 20일 오후 4시경 전쟁기념관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집회를 연 뒤 용산 미군기지 1번 게이트부터 이태원역까지 행진했다. 오후 8시 40분경부터는 하얏트호텔 정문 앞 인도에서 대학생진보연합 회원 10여 명이 경찰 저지선을 무너뜨리며 방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면 시민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30여 명은 오후 8시경 하얏트호텔 주변에서 방한 환영 집회를 열었다. 서울행정법원은 “대통령 관저란 대통령이 직무수행 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주거공간만을 가리킨다”며 참여연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이 21일 열겠다고 한 집회 개최를 이날 허용했다. 앞서 경찰이 집시법상 100m 이내 집회·시위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집회를 금지하자 참여연대 등은 법원에 금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 등은 21일 낮 12시∼오후 5시 대통령 집무실로부터 100m 안쪽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 인도와 1개 차로 등에서 집회가 가능해졌다. 22일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방한 찬반 집회가 예정돼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차 한국에 먼저 입국한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직원 30대 A 씨가 19일 오전 4시 20분경 술에 취해 하얏트호텔서울 정문에서 30대 한국인 B 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20∼22일) 중 숙소로 사용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선 대규모 환영 및 반대 집회가 예고돼 있다.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고 수준의 경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방한 첫날인 20일 오후 햐얏트호텔 인근에서 자유호국단과 신자유연대 약 40명이 방한 환영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대학생진보연합과 민중민주당은 각각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한 반대 집회를 연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엔 대형 집회가 예정돼 있다. 탄핵무효운동본부 등 500여 명은 삼각지역 인근에서 방한 환영 집회를 연다. 재향군인회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약 1000명이 참가하는 환영 집회를 연다. 반면 전국민중행동 약 1000명은 대통령 집무실과 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인근에서 방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20∼22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구 내에서 신고된 집회는 모두 50여 건에 달한다. 비슷한 장소에서 열리다 보니 찬반 집회 참여자 간 충돌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집회 사이에 저지선을 설치하고 간격을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창룡 청장 주재로 19일 대책 회의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최고 수준의 경호·경비 대책을 논의했다. 전국 경찰기동대를 동원하기로 했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대사관저 등의 경비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의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치에 반발해 참여연대가 낸 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은 20일 오전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19일 법원에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 갖는 중대한 헌법적 위상에 비춰 볼 때 대통령의 집무 공간 또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한강대로 점거 집회를 27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히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비문명적 시위 행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전장연 회원 15명은 19일 오전 7시 53분경 장애인 예산 확대 편성을 요구하며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한강대로 2개 차로를 4분가량 사전 신고 없이 점거했다. 이날까지 4일 연속 출근시간대에 한강대로를 점거한 것. 당초 20일까지 예고했던 시위도 27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시민들의 불만만 커질 것”이라고 전장연 측을 비판했다. 한편 용산파크타워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1000여 명이 서명한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집회·시위 반대 탄원서를 19일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에 각각 제출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20~22일) 중 숙소로 사용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서 대규모 환영 및 반대 집회가 예고돼 있다.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고 수준의 경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방한 첫날인 20일 오후 햐얏트호텔 인근에서 자유호국단과 신자유연대 약 40명이 방한 환영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대학생진보연합과 민중민주당은 각각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한 반대 집회를 연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엔 대형 집회가 예정돼 있다. 탄핵무효본부 등 500여 명은 삼각지역 인근에서 방한 환영 집회를 연다. 재향군인회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약 1000명이 참가하는 환영 집회를 연다. 반면 전국민중행동 약 1000명은 대통령 집무실과 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인근에서 방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20~22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구 내에서 신고된 집회는 모두 50건에 달한다. 근처에서 열리다 보니 찬반 집회 참여자 간 충돌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집회 사이에 저지선을 설치하고 간격을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창룡 청장 주재로 19일 대책 회의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최고 수준의 경호·경비 대책을 논의했다. 전국 경찰기동대를 동원하기로 했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대사관저 등의 경비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의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치에 반발해 참여연대가 낸 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은 20일 오전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11일 성소수자 단체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집무실 앞 행진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허용될 경우 참여연대는 21일 용산 집무실 100m 이내 장소에서 200명 규모의 집회를 열 방침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19일 법원에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 갖는 중대한 헌법적 위상에 비춰볼 때 대통령의 집무 공간 또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한강대로 점거 집회를 27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히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비문명적 시위행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용산 주민들은 대통령 집무실 주변 시위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구청과 경찰서에 제출했다. 전장연 회원 15명은 19일 오전 7시 53분경 장애인 예산 확대 편성을 요구하며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한강대로 횡단보도 2개 차로를 4분 가량 사전 신고 없이 점거했다. 이날까지 4일 연속 출근시간대에 한강대로를 점거한 것. 당초 20일까지 예고했던 ‘용와대(용산 청와대) 출근길 행진‘ 시위도 27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강대로는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라며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시민들의 불만만 커질 것이다. 차라리 저랑 계속 토론하면서 주장을 알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전장연 측을 비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용산 일대에서 시위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용산파크타워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1000여 명이 서명한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집회·시위 반대 탄원서를 19일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에 각각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용산역 주변 7개 단지 입주자대표협의회도 집회로 인한 주거환경 침해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 택시를 운전하는 홍모 씨(58)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 삼각지역에서 용산역까지 너무 막혀 그쪽으로 가달라는 손님을 태우면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 점거에 나섰다. 16일 ‘용와대(용산 청와대) 출근길 행진’을 시작한 이후 이틀 연속이다. 이로 인해 한강대로 일부 구간이 정체를 겪으며 출근길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전장연 회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 40분경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4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삼각지역 2번 출구까지 한강대로 약 1km 구간을 행진했다. 경찰은 행진에 1개 차로 사용을 허용했으나 전장연은 오전 7시 48분경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횡단보도에 멈춰 편도 7개 차로 중 2개를 15분 동안 기습 점거했다. 전장연의 도로 점거로 출근길 정체가 이어지자 일부 운전자들은 길게 경적을 울려 시위대를 향해 불만을 표시했다. 당초 3개 차로를 이용하려 했던 전장연은 경찰의 설득에 2개 차로만 점거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횡단보도 위에 멈춰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단 1원도 편성하지 않았다”며 “추경에 예산이 편성돼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및 집시법 위반”이라고 경고방송을 했지만 전장연은 이를 무시하고 도로 위를 15분 동안 점거하다 오전 8시 5분경 삼각지역 2번출구까지 1개 차로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8시 반경 전장연 회원들은 삼각지역으로 이동해 승강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역 방향 지하철에 탑승해 발언을 이어갔다. 일부 시민이 “바쁜 아침에 왜 이러는 거냐”며 항의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전장연은 서울역에서 다시 신용산역으로 돌아와 시위를 마쳤다. 전장연은 20일까지 매일 오전 7시 반부터 같은 경로로 ‘용와대 출근길 행진’을 예고한 상황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16일 아침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근처 한강대로 일부 차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지하철 승하차 시위도 이어갔다. 이날 전장연 시위로 서울 도심 도로와 지하철이 정체,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 회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를 출발해 삼각지역 2번 출구까지 한강대로 약 1km 구간을 행진했다. 경찰은 행진에 1개 차로 사용을 허용했으나 전장연은 오전 7시 43분경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횡단보도 위 삼각지역 방향 편도 7개 차로 중 4개를 30분 동안 기습 점거했다. 전장연의 점거로 한강대로 삼각지역 방향 신용산역 이전 구간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을 뿐 아니라, 주변 도로까지 일부 혼잡을 빚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시위대를 향해 “뭐하는 거냐”고 소리를 치며 항의했다. 경찰이 “집시법 위반”이라고 경고방송을 했지만 전장연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버티다가 삼각지역 2번출구까지 1개 차로 행진을 이어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50조 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올라갔는데 왜 장애인 예산은 없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자유를 강조했는데 장애인의 자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 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 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 원 편성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전장연 회원들은 삼각지역으로 내려가 9시 13분경부터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에 기어서 탑승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하철 승하차 시위도 벌였다. 이날 시위 탓에 4호선 열차 운행이 삼각지역 기준 28분, 한성대입구역 기준 18분가량 지연됐다. 지하철 시위는 10시 13분경 혜화역에서 마무리됐다. 전장연은 16일과 같은 경로로 20일까지 매일 오전 7시 반부터 ‘용와대(용산 청와대) 출근길 행진’을 추가로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과 겹치는 20~22일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시위 9건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고 16일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렇게 활기를 찾은 삼청동 거리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일요일인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주민 정모 씨(65)는 “10일 청와대 개방 이후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안국역에 내리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개방 후 첫 일요일인 이날 삼청동 일대는 대형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어 정체가 이어졌고 행인들은 좁은 인도에서 서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유명 식당 ‘삼청동 수제비’에는 오후 1시경 대기하는 손님이 50명 이상이었는데, 4시경에도 약 30명의 줄이 이어졌다. 직원은 “원래는 점심시간에만 손님이 많은 정도였는데, 지난주에는 평일에도 오후 늦게까지 손님들이 줄을 섰다”고 귀띔했다.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던 삼청동 상권이 최근 청와대 개방 특수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에는 임대 문의가 급증했고, 매매가 이뤄져 새 주인을 찾은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 소음도 이어지고 있다. 삼청동 카페에서 일하는 이모 씨(35)는 “청와대 개방 이후 손님이 2배 정도로 늘었다”며 “평일에도 주말 수준으로 손님이 많다”고 했다. 삼청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개방 이전이었던 지난달에 비해 평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부동산 임대차와 매매 거래를 둘러싼 분위기도 청와대 개방이 발표된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삼청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와대 이전 확정 이후 상가 매수 및 임대 문의가 30∼40% 증가해 하루 20통 이상 관련 전화를 받고 있다”며 “공실이 확실히 줄고 있고, 임대 재계약도 늘었다”고 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비었던 점포들이 거의 채워져 이제는 물건이 없어서 소개를 못 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안국동에 서울 공예박물관이 지난해 11월 개관했고, 송현동 부지에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갤러리 용도의 임차 문의도 적지 않다고 한다. 주얼리 공방이나 브런치 카페 용도의 임차 문의도 급증했다. 삼청동은 2010년 전후에 이색적 가게와 맛집이 모인 명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 등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거리가 침체됐고 2020년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하나 걸러 빈 상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실이 늘었다.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주변도 상가 임대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삼각지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집무실 이전과 함께 용산 공원도 개방한다고 하니 여러 기대감이 겹쳐 상가 임대 문의가 10∼20% 정도 늘었다”고 했다. 용산구 삼각지역의 대구탕집 사장은 “경비 경찰 등이 점심시간에 단체로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가게들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집회, 시위가 몰리고 교통체증까지 겹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청와대 개방 이후에 손님이 2배는 늘었어요. 지난주는 평일에도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도 대기가 이어졌는데, 이런 모습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식당 ‘삼청동 수제비’에는 일요일인 15일 오후 1시경 대기하는 손님이 50명 이상 줄을 섰다. 직원 A 씨는 “원래는 점심시간에만 손님이 많은 정도였는데, 지난주에는 평일에도 오후 4시까지도 손님들이 줄을 섰다”고 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충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피해가 컸던 삼청동 상권이 최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뒤 청와대 개방 특수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대 문의가 급증하는가 하면 새 주인을 찾은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 소음도 삼청동 일대에 이어지고 있다. 삼청동 인근의 한 부동산은 “청와대 이전 확정 이후에 상가 매수 및 임대 문의가 30~40% 증가해 하루 20통 이상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공실이 확실히 줄고 있고, 재계약도 늘었다”고 했다. 특히 1년 넘게 비어있던 건물들이 청와대 개방 소식 이후 매매가 이뤄지면서 증개축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삼청동은 2010년을 전후해 이색적인 가게와 맛집이 모여 있는 명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의 악영향과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인근 집회 시위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거리가 침체됐다. 2018년부터는 상권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 어려워졌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야외 볼거리가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씩 찾으면서 차츰 회복세를 보이다가 올해 초 청와대 개방이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들은 “전성기에는 못 미치지만 유동인구가 코로나19 직전보다 2배가량으로 늘었다”며 “지난해 초에는 공실이 67곳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 자릿수 정도가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청와대 이전 발표 이후부터는 남아있던 점포들이 모두 채워지면서 이제는 물건이 없어서 소개를 못할 정도라는 게 부동산들의 말이다. 특히 인근에 서울 공예박물관이 지난해 11월 개관하고, 송현동 부지에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갤러리 용도 임차 문의가 적지 않다고 한다. 쥬얼리 공방이나 브런치 카페 등의 점포 임대 문의도 급증했다고 한다. 청와대 개방 후 삼청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등의 매출도 적지 않게 늘었다. 삼청동 카페에서 일하는 이모 씨(35)는 “청와대 개방 이후 손님이 2배 정도로 늘었다”며 “평일에도 주말 수준으로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이 씨는 “다만 아직 개방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전성기의 삼청동 분위기로 돌아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 편의점도 매출이 증가했다. 삼청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개방 이전이었던 지난달에 비해 평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간 서울 용산구 집무실 인근도 상가 임대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집무실 이전으로 유동 인구가 늘면 인근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각지역 인근 부동산은 “최근 집무실 이전으로 주변 상가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용산 공원도 개방한다고 하니 여러 기대감이 겹쳐 문의가 10~2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13일 용산구 삼각지역의 대구탕집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향보다 얼마 전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오면서 나타난 변화가 더 컸다”며 “시위 대비 경찰이 점심시간에 단체로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근의 소고깃집 사장 임모 씨(41)는 “집무실 이전 후 매출이 60%정도 늘었다”고 했다. 일부 가게들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으로 집회·시위가 몰리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한 카페 사장 A 씨는 “마이크, 확성기로 큰 소리를 내고 근처에 경찰까지 깔려 있는데 어떤 손님이 거부감 없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주변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법원이 대통령 관저가 아닌 집무실 100m 이내의 경우 집회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경찰은 본안 소송이 나올 때까지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허가와 관련한 본안 소송에서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집무실 반경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검토해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시민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경찰은 집시법상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해당한다며 행진을 금지했지만, 재판부는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며 집무실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경찰의 이날 결정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이고 경찰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취지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열린 공간에서 만나겠다는 것인데 최근 경찰의 판단은 이런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집무실 근처의 집회·시위를 제한할수록 시위대들이 집무실 100m 반경의 상가 근처에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어 주민들이 겪는 피해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용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도 “법원이 집무실 100m 이내 집회·시위를 허용하면서도 시간 내 이동 등 제한을 걸어두지 않았느냐”며 “조건 내 허용이 아닌 무조건적 금지라면 경찰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 근처의 시위가 늘어나고 소음도 커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집회 반대 탄원서를 내기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섰다. 서울 용산파크타워 입주자대표회의는 11일 “15일까지 입주민들의 서명을 모아 서울시와 용산구청, 용산경찰서 등에 집회를 금지하도록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를 금지한 것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주변 100m 이내 집회가 제한되는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됐다고 해석했는데 법원은 이를 무리한 해석이라고 본 것이다.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시민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며 무지개행동의 집무실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앞서 무지개행동은 14일 용산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태원광장까지 2.5km 구간을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행진 경로 중 일부가 집시법상 집회가 금지된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해당한다며 행진을 금지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며 법원에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구분한 옛 대통령경호법 시행령 등을 근거로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단, 행진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교통과 경호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에 신속하게 행진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원칙적으로 다른 집회·시위에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법원이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는 경찰 해석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만큼 향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유사한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 집무실 인근에선 연일 집회와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다. 11일에도 4건의 기자회견과 1건의 집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맞아 4호선 삼각지역 역사에서 오전 8시부터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진보당 등은 집무실에서 100m 이내 거리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원칙적으로 집시법상 사전 신고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 회원 100여 명은 오후 2시부터 삼각지역 13번 출구 앞에서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정말 홀가분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5년 임기의 마지막 날 청와대를 나서면서 사랑채 앞 분수광장에서 배웅 나온 시민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수천 명의 지지자는 오후 6시 문 전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청와대 앞에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도 흔들었다. 파란색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지지자들은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문재인” “사랑해요”를 외쳤다.○ “다시 출마할까요?” 농담도지지자들은 이날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먼저 악수를 건넨 문 전 대통령을 보며 일부 지지자는 눈물도 보였다. 분수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문 전 대통령이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농담을 던지자 지지자들은 “예”라고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말 홀가분하다.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도 했다. 이날 퇴근길에는 유은혜 전해철 황희 박범계 한정애 이인영 등 문 전 대통령과 함께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관들이 배웅을 나섰다. 퇴근길 환송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왔다는 이모 씨(32)는 “외롭지 않게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 왔다”며 “마음속에는 언제나 대통령이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기원했다. 파란 모자와 티셔츠, 바지를 착용한 김무영 씨(42)는 “마지막 퇴근길을 축제처럼 만들어 드리고 싶어 가족들과 참석했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모 씨(54)는 “내일이 아직 오진 않았지만 벌써 문 대통령이 그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 “축적된 성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첫 일정으론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마지막 방명록에는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효창공원 참배 일정도 소화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연일 문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오히려 현 정부 성과를 내세우며 계승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 이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선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면서도 “남북 간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했던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건 윤석열 정부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제발 전직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적폐 수사와 같은) 그런 상황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보냈던 기억들을 전 국민이 가지고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