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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인자’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눈에 띄게 거세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청와대를 대표해 임 실장을 공격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면에는 미묘한 차기 대권 경쟁 구도까지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응을 자제해 온 청와대도 결국 대변인이 논란 차단에 나섰다. 포문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열었다. 손 대표는 29일 임 실장을 겨냥해 “자기 정치를 하고 싶다면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 실장은 대통령 외유 기간 중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빚어졌다”며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느냐”고 반문하며 “그(손 대표의 주장) 자체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DMZ 방문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고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임 실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실장이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남북문제도 관할하는 등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갈등설과 경제 지표 악화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각종 정책 관련 회의도 챙기고 있다. 임 실장에 대한 공세가 집중되면 집권 2년 차 청와대로서는 금기시할 수밖에 없는 ‘차기 대권 주자’ 논란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의 고민이다. 특히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관계 설정도 애매해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임 실장이 전면에 등장할수록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책임 총리’로 규정해 온 것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근무 기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 실장은 다음 달이면 취임 1년 6개월째인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으로 가장 오래 일한 이병완 전 실장과 비슷한 기간이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청와대 개편에서 임 실장이 유임된다면 야당은 “임 실장밖에 없느냐”며 공세를 이어갈 수 있고, 반대로 임 실장 후임을 두고 여권 내 알력 다툼이라도 벌어지게 된다면 야당에는 ‘꽃놀이패’가 된다. 청와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야당의 ‘임종석 때리기’에 휘말리지는 않겠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권한 외의 일을 한 적도 없고,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문 대통령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에 정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최고야 기자}

29일 오전 외교부 청사로 들어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손에는 북한 중심의 한반도 지도와 두툼한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위로는 중국과의 국경선, 아래는 서울 위로 휴전선 전체가 그어져 있는 지도 위에 북한의 지명이 영문으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8월 임명 직후부터 북한을 집중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비건 대표가 이날 취재진에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 지도를 가져온 것은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의 사찰, 검증을 비롯한 비핵화 방안 및 상응 조치를 한미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의 남북 경협 구상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만날 예정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보다 임 실장을 하루 먼저 만난 건 미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및 의중을 청와대 2인자로부터 직접 듣고 파악하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임 실장에게 미국의 강한 대북제재 유지 방침 및 남북관계 개선 속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직접 들으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입국하는 날 북한의 불법 해상 유류 환적 사진을 공개하며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당국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이 아닌 비서실장 자격”이라고 애써 선을 그었지만 미국 북핵 협상 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을 따로 만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외교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할 말보다는 듣고 싶은 말이 많아서 한국에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지난주 워싱턴에서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직후 엿새 만에 방한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비건 대표는 앞서 외교부에서 이 본부장과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가 우선임을 못 박았다. 북한에 대한 ‘당근’을 검토하되 그 시행은 북한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면서 하겠다는 것이다.이정은 lightee@donga.com·한상준 기자}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평양공동선언 비준과 관련해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북한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평양공동선언을 비준한 게 위헌이라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오히려 논란을 더 부추기자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우리 헌법이나 국가보안법에서는 남북 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보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에 반해서 유엔이나 국제법적인 차원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어제 한 말은 평양공동선언 비준을 하는 게 위헌이라고 주장하니 그렇다면 헌법적 측면에서 판단해 보자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헌법적 차원의 북한 지위만 부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이 수습에 나선 것은 전날 발언이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적잖은 논란을 낳았기 때문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공식적으로 북한이 국가가 아니라고 밝힐 일은 아니었다”며 “비준 행위가 헌법상 문제가 없다는 수준으로만 설명했어도 됐을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말했지만 법리적 논리는 민정 라인에서 제공했을 것”이라며 “남북 관계라는 특수성과 정무적 판단이 다소 고려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여당에서는 김 대변인의 발언으로 오히려 국회에 계류 중인 판문점선언의 비준동의가 더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변인은 이날 “남북 관계가 화해,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국회에서 좀 생산적인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생산적 논의의 출발점은 정부가 제출해놓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처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청와대는 북한 국가 인정 여부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계속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앞으로 줄줄이 예정된 남북 교류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광주시 국정감사에서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데 북한이 하나의 국가로 참여하는 거냐, 무슨 자격으로 참여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과 행정부가 헌법을 무력화시키고 국민과 입법부에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자의적 법 해석으로 ‘셀프 비준’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야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여당도 본격적인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조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해선 무조건 반대하는 청개구리 심보”라며 “몽니도 이런 몽니가 없고, 위헌이라는 주장도 궤변으로 한국당의 행태는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헌법 정신 위반”이라고 성토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박효목 기자}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이라는 말이 비핵화 프로세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 비준 등 남북 교류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배경에 대해 24일 이같이 설명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별도로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다중 장치’ 구상의 연장선이라는 것. 군사, 경제, 외교,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의 빗장을 열 수 있는 채널들을 만들어 설령 비핵화 협상이 삐걱대더라도 북한이 대화 테이블을 깨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이번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으로 남북의 군사적 긴장완화의 첫발을 뗐고, 철도·도로 연결 착공은 물론이고 양묘장 등 다양한 분야의 남북 경제 협력도 곧 시작할 태세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방북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다중 장치’ 구상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제무대 데뷔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7월 싱가포르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등 다자(多者) 기구와의 교류가 시작되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외톨이’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계속 이산가족 고향 방문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산가족 고향 방문은 금강산 등 제한된 공간에서의 상봉과 비교하면 남북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다만 북한도 그 점을 알기 때문에 선뜻 고향 방문을 수락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 국민들이 고향 방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각자의 땅을 밟게 되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개혁·개방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고, 이는 남북 교류를 계속 이어갈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이런 ‘다중 장치’들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남북 및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연결 고리가 있다면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 빠르게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남북관계와 비핵화의 긍정적 상호관계를 확인하면 미국도 남북 관계를 이해하고 (따라) 오게 돼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 조야에선 북한이 과연 한국 정부 구상대로 움직이겠느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최근까지 워싱턴의 대북 업무에 개입했던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22일(현지 시간) 미 하버드대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은 과거 협상에서 파트너 국가들 사이를 분열시키는 달인(master)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한미가 친밀한 관계를 갖지 않으면 김 위원장은 양국 사이를 떼어 놓으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를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심의한 뒤 각각 서명해 비준했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비준을 거친 평양공동선언은 조만간 관보에 게재돼 비준 효력을 발휘하고, 군사 분야 합의서는 북측과 문건을 교환한 뒤 관보 게재로 효력이 발휘된다. 그러나 야당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국회와 합의 없이 판문점선언의 이행 성격인 두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것에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두 안건의 비준에 대해 “남북 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안건이 비준 효력을 발휘하면 남북 정상 간 합의가 법제화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전에 남북 정상 간에 이뤄진 6·15공동선언(2000년)이나 10·4공동선언(2007년)은 대통령 비준을 거치지 않았다. 청와대가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기다리지 않고 평양공동선언 등을 비준한 건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남북 관계를 빠르게 추진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또 정부가 대북 협력 및 군사적 긴장완화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춰 한반도 평화 국면의 불씨를 살려 나가겠다는 뜻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먼저 해 나가자는 취지”라며 “남북 교류의 활성화, 북한의 개방 등은 비핵화 프로세스를 촉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양공동선언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정상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대북 제재 위반과 직결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판문점선언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알맹이에 해당하는 평양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해서는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하는 인식 자체가 대통령이 독단과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법제처 관계자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전제로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새로운 남북의 합의들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 국회(비준 동의)에 해당되는 것이지 원칙, 방향, 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유럽 순방은 성공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7박 9일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하지만 이번 유럽 순방에선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 앞에 놓인 높은 ‘현실의 벽’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핵심 국가 정상들을 대상으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설득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가 분명해지면서 갈등의 불씨만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황 방북 의지 확인 성과 청와대는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예방을 꼽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대해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단계인 종전선언을 두고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의 방북이 평화체제 구축 구상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유럽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였던 덴마크 코펜하겐에선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녹색성장 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목적은 경제적 제재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비핵화가 이뤄져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단계가 되면 북한의 녹색성장을 돕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대북제재 완화 ‘두꺼운 벽’ 확인 하지만 유럽 순방의 또 다른 키워드인 대북제재 완화를 두고는 사실상의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 완화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영국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위한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선 CVID는 물론이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촉구와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담은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경제발전을 위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하다’는 문 대통령의 설득에도 유럽 서구의 북한에 대한 높은 ‘불신의 벽’을 실감한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CVID는 유엔의 공식 입장”이라며 “유럽에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북한의 의지를 전한 만큼 대북제재 문제를 공론화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말했다.○ 커지는 한미 시각차 우려도 유럽 순방에서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 간 시각차가 표면화된 건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미 간 힘겨루기가 다시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미국의 보상 조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을 두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 공조를 해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CVID 표현을 넣는 문제를 놓고 한국의 이견으로 한-유럽연합(EU) 공동성명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공동성명 초안에는 ‘북한에 대해 CVID를 계속 요구해갈 것’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정상국과의 공동성명에 포함된 CVID라는 표현을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었다”며 “공동성명이 무산된 것은 이란 핵협정 및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러시아의 입장에 반하는 내용을 넣자는 요구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코펜하겐=한상준 기자}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재회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종전선언,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했던 비핵화 프로세스도 상당 부분 시간표를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네바다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관련 유세에서 “그것(북한 문제)은 잘될 것이다”라면서도 “서두르지 말라(Take your time)”고 말했다. 16일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이후”라며 북-미 회담 순연을 확인한 후 재차 ‘속도 조절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 트럼프 행정부에선 내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에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전날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회담은 내년 1월 1일 이후에 열릴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은 정상회담이 미뤄진 만큼 북한과의 실무 비핵화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9일 멕시코 방문 중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1주일 반 정도 안에 나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의 고위급 회담이 ‘여기’에서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회담 개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급 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것. 한미 외교가에선 폼페이오가 말한 ‘여기’가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차 북-미 정상회담도 하지 않은 채 서울을 찾는 건 김 위원장에게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미 회담의 내년 순연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지켜보자. 관련된 내용을 여러 가지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논의 중”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에 대한 프로세스와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시간표)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황인찬 hic@donga.com / 코펜하겐=한상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82)이 남북을 동시 방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조기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19일 “교황이 남북을 동시에 찾을 가능성이 있다”며 “방북 조율 과정에서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방문의 일환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아직 교황청과 관계 정상화를 마무리하지 못한 만큼 교황의 중국 방문이 여의치 않으면 남북 동시 방문 일정으로 교황의 조기 방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영엽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담당 신부는 “염수정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교황을 영접하는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황의 방북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아서 조기 방북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세덕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은 “북한 내부 사정이나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교황의 내년 5월 이전 방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 인권문제 등을 지적하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했다. 이에 두 총리는 “북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좀 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SEM 정상들도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CVID 이행을 요구하며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브뤼셀=한상준 / 임희윤 기자}
18일(현지 시간) 오후 1시경 바티칸 교황궁. 프란치스코 교황(82)을 만난 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수첩과 펜을 들고 다가갔다. 배석자가 없는 면담이었던 탓에 문 대통령에게 직접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마찬가지로 면담 내용이 궁금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수행단도 서서히 문 대통령 주변에 모여들었다. 문 대통령이 “나는 갈 수 있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등 교황의 발언을 전하자 수행원들은 “아” 하고 나지막한 탄성을 내질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떠나 벨기에에 도착한 직후,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갈 수 있다”를 이탈리아어 “disponibilit‘a”로 말했고, 통역을 맡았던 한현택 신부는 “영어로 하면 ‘available(시간이 있는)’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 준비는 돼 있다”고도 했다. 17일 열린 파롤린 국무원장 참석 만찬에서도 교황청 인사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떤 말을 할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교황이 한반도 정세를 잘 알고 계셨을 것”이라며 “교황의 알현 메시지는 기대하고 바랐던 대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집전한 파롤린 국무원장이 한국말로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한 데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도움이 있었다.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유 주교는 미사 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한국어 발음법 등을 알려줬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브뤼셀=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9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 메이 총리와 만나 “북한이 계속 비핵화 조치를 추진하도록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견인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북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과감하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이 총리의 발언 순서로 회담이 20분 만에 종료되자 본회의장에서 다시 메이 총리를 만나 15분간 추가로 비핵화에 대해 논의했다. 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했다. 특히 정상들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조속히 복귀할 것과 모니터링 시스템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시설 신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NPT 복귀와 함께 국제기구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정상들은 또 성명에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이 북한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 개선에도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명시해 북한 인권 개선 요구를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유엔총회에서 유엔사령부 해체를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사관 서기관은 12일 유엔총회 제6위원회에서 “유엔사는 괴물 같은(monster-like) 조직”이라며 “유엔사를 가능한 한 빨리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소리(VOA)는 전했다. 브뤼셀=한상준 alwaysj@donga.com / 신나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82)은 18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다.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교황의 첫 북한 방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방북을 조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38분간 단독 면담을 갖고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 겨울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초청에 대해 수락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교황이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한 가교 역할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 위원장의 공식 초청에 응하면 북한을 방문하는 첫 교황이 된다. 앞서 북한은 1991년과 2000년 교황 초청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방북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은 배석자 없이 교황청이 지정한 통역만 참석해 이뤄졌다. 이날 만남은 교황과 긴급하거나 중대한 용무가 있을 때 이뤄지는 ‘사적 알현(private audiences)’ 형식으로 진행됐다.바티칸=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별도의 공간에 대기하고 있던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준비해온 예수님 얼굴상과 성모상 등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했다. 천주교 신자인 김 여사(세례명 골롬바·비둘기라는 뜻)는 검은 미사포를 머리에 쓰고 교황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성모상을 소개하며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고, 교황은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청와대는 “한국 조각계의 원로이자 한국 교회 조각의 현대화, 토착화에 크게 기여한 최종태 조각가의 작품”이라며 “성모 마리아는 한국 민족과 교회를 돌보는 수호성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답례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리브 가지와 자신이 쓴 책을 전달했다. 교황은 “올리브 가지를 대통령께 드리고 싶다. 로마의 예술가가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 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측 수행원 모두에게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선물했다. 천주교에서 올리브 가지는 구원을,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도 묵주를 선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김희중 대주교를 대통령 취임 특사로 교황청에 파견했고, 김 대주교를 만난 교황은 묵주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김 대주교로부터 묵주를 선물받은 문 대통령은 “묵주까지 축성해서 선물로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2개를 주신 것은 저희 부부에게 주신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티칸=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8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82)이 방북 여부에 대해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교황의 북한 방문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해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이날 38분간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지지와 방북 등을 부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교황 방북을 위한 세부 조율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을 위한 북한과 교황청 간의 논의가 시작된다면 북한의 개혁·개방 움직임도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황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이날 낮 12시 10분, 교황궁 2층에 있는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문 대통령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 외에 별도의 공식 초청장을 가지고 오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교황청에) 보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교황 방북은 본격적인 조율 단계로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일본 방문이 예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북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시점에 대한 (교황) 말씀은 없었다”고 전했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물론 평화 정착도 또 한 번의 전기를 맞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협상을 주선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비핵화 협상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미가 다시 한 번 이견을 보일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으로 또 다른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한반도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14년 8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교황은 평창 겨울올림픽,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 올해 한반도의 주요 국면마다 직접 메시지를 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면담에서도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배석자 없는 文-교황 만남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어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매우 영광스럽게 올려주셨다. 그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대통령은 양측 배석자가 없는 단독 면담을 가졌다. 가톨릭에서는 교황과의 접견을 알현(audience)이라고 하는데, 이날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사적 알현’으로 진행됐다. 사적 알현은 배석자가 없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이날 38분간 진행된 문 대통령과 교황의 만남에는 청와대 관계자가 한 명도 배석하지 않았다. 통상 정상회담의 경우 우리 측 통역과 상대국 통역이 각각 배석하지만, 이날 만남에서는 정부 공식 통역이 아닌 한현택 신부가 통역을 맡았다.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에 모두 유창하지만 이날 만남에서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했다. 교황 알현은 고해성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사말만 공개됐을 뿐 모두발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톨릭에서 신부는 고해성사의 내용을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이날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눈 대화는 윤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별도로 ‘취재’를 해서 알려졌다. 면담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윤 수석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일부 대화 내용을 전달받고, 이를 취재진에게 서면으로 전달했다. 청와대는 “교황과의 면담 내용은 비공개가 관례이나, 사전에 바티칸과 협의를 거쳐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과 낮 12시 10분부터 38분간 단독 면담을 가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행원들과의 인사, 기념 촬영을 마치고 낮 12시 58분경 퇴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퇴장하며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화답했다.바티칸=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여부에 대해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하면서 사상 첫 교황의 북한 방문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교황 방북을 위한 세부 조율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38분 간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지지와 방북 등을 부탁했다. ● 교황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이날 오후 12시 10분, 교황궁 2층에 있는 서재에서 교황을 만난 문 대통령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교황청에) 보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 대신)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때 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교황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곧바로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교황의 방북은 본격적인 조율 단계로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내년 교황의 일본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물론 평화 정착도 또 한 번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협상을 주선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실제로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한반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14년 8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교황은 평창 겨울올림픽,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 올해 한반도의 주요 국면마다 직접 메시지를 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교황은 이날 면담에서도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 배석자 없는 文-교황 만남 교황과 문 대통령의 이날 만남은 다른 정상회담과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톨릭에서는 교황과의 접견을 알현(audience)라고 하고,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개인 알현이었다. 개인 알현은 배석자가 없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이날 38분 간 진행된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만남에는 청와대 관계자가 한 명도 배석하지 않았다. 통상 정상회담의 경우 우리 측 통역과 상대국 통역이 각각 배석하지만, 이날 만남에서는 정부 공식 통역이 아닌 한현택 신부가 통역을 맡았다.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에 모두 유창하지만 이날 만남에서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했다. 여기에 교황 알현은 고해성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사말만 공개 됐을 뿐 모두 발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톨릭에서 신부는 고해성사의 내용을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된다. 때문에 이날 문 대통령과 교황이 나눈 대화는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문 대통령에게 별도로 ‘취재’해서 알려졌다 면담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윤 수석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일부 대화 내용을 전달 받고, 이를 수행 중인 취재진에게 서면으로 전달했다. 청와대는 “교황과의 면담 내용은 비공개가 관례이나, 사전에 바티칸과 협의를 거쳐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티칸=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다.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교황의 첫 북한 방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방북을 조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38분간 단독 면담을 갖고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양 겨울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위해 축원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초청에 대해 수락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교황이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한 가교 역할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 위원장의 공식초청에 응하면 북한을 방문하는 첫 교황이 된다. 앞서 북한은 1991년과 2000년 교황 초청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방북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은 배석자 없이 교황청이 지정한 통역만 참석해 이뤄졌다. 이날 만남은 교황과 긴급하거나 중대한 용무가 있을 때 이뤄지는 ‘사적 알현(private audiences)’ 형식으로 진행됐다. 바티칸=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17일(현지 시간)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성경 시편을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은 물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작 예식과 말씀 전례, 성찬 전례 등 공식 미사를 마치고 특별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교황 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다시 한번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미사 강론에서 “특별히 오랫동안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합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드문 사례이며, 미사 후 외국 정상이 기념연설을 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세례명 디모테오)은 연설에서 “저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며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에 앞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바티칸·로마=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특별미사 연설에서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 낼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톨릭의 심장에서 다시 한번 빠른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교황 성하께서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 동행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한 미사에 참석한 뒤 미사 마지막에 특별 연설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미국이 아닌 다른 곳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지만 여길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회담할 것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티칸=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초청 메시지 전달에 앞서 다시 한 번 교황의 방북을 권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을 하루 앞둔 이날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란 특별 기고를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고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며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세레명 디모테오) 대통령은 가톨릭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가톨릭 국가가 아니지만 성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익히고 불의와 맞서는 용기를 얻었다”며 “군사독재 시절 한국의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다”고 말했다. 파리·로마=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16일(현지 시간) ‘한불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에 참석해 국내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지원 사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정부는 정례적인 한불 경제장관 대화 채널을 통해 교육, 투자의 확대를 돕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스타트업 프로그램의 연계 운영, 기업 간 교류를 통해 양국의 창업과 상호 간 진출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 등과 프레데리크 상셰즈 메데프인터내셔널 회장,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털 대표 파트너, 브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 등 양국 경제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차와 에어리퀴드는 이날 수소 분야 협력과 수소차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파리에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네이버는 스타트업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프랑스와의 신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삼성과 네이버가 프랑스 기술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서로 간 기업 진출과 사업 확대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테이션 F’ 등을 통해 창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양국 스타트업 교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을 끝으로 3박 4일간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파리를 떠나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로마에서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갖고, 18일엔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할 예정이다. 파리·로마=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 기(氣) 살리기’ 행보가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의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이다. 당초 청와대는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 ‘넥쏘’ 시승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복잡한 휴일 파리의 교통 상황 때문에 경호·의전의 문제가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2월에도 국내에서 ‘넥쏘’를 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문 대통령이 직접 행사 진행을 결정했다”며 “날로 커지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을 격려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최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중소 협력업체가 많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방문 기간 중 양국 4차 산업혁명 협력 및 스타트업, 청년창업 확대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등이 이번 프랑스 방문에 동행한 것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테이션 F’ 등과의 협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양국은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우주개발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유럽연합(EU)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발표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가 철회될 수 있도록 프랑스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EU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제품은 대부분 자동차 가전 등 EU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공장에 공급되어 현지 생산 증대와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 채택이 불가피하더라도 조치 대상에서 한국산 철강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한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북한이 아직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전제로 제재 완화를 제시해 북한의 빠른 행동을 촉구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문 대통령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강력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개선문 내에 있는 한국전 참전 동판에 헌화하고, 기다리고 있던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엘리제궁까지 약 1km 거리를 카퍼레이드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에는 파리시청 리셉션, 한-프랑스 비즈니스 리더 서밋 등의 행사를 가진 뒤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로 떠난다.파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