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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 자동차와 건설장비용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에스제이테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에스제이테크는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전체 매출의 15%를 중국 수출을 통해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133일 동안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되자 중국 바이어들이 대거 이탈해 어려움을 겪었다.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는 “개성공단 정상화 이후 중국 수출을 회복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중 FTA로 관세 철폐가 이뤄지면 일본과 유럽 제품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를 돌파구로 활용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같이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현지에 체계적인 생산시설을 갖춘 대기업들은 한중 FTA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중소·중견기업들에 한중 FTA로 인한 관세 철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59.5%)이 한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도 45.7%였다. 음주 측정기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A사도 한중 FTA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현재 A사는 미국, 유럽연합(EU), 칠레 등 FTA 체결 국가를 중심으로 연간 17만 대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조만간 A사는 중국 시장 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현지 유통업체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김을 가공해 수출하는 식품업체인 B사는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중 FTA를 중국 시장에서의 ‘제2의 도약 기회’로 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한국산 김은 인기는 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빠르게 소비자 층을 넓히는 게 어려웠다”며 “가공식품의 경우 대부분 품목에서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 중에서도 중국 수출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했던 곳들은 한중 FTA를 계기로 현지 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 중인 냉장고와 세탁기를 광주공장에서 생산한다. 현재는 10∼1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관세가 10년 내에 모두 철폐될 예정이다. 동부대우전자는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중국 시장 마케팅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 자세한 협상 내용 공개 안 된 게 불안 요인 일부 기업은 정부가 공개하는 한중 FTA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며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양허안에 따르면 냉장고, 세탁기, 화장품 등은 발효 후 10년 내에 관세가 사라진다. 면직물, 안전유리 등은 현행 관세율에서 일부 낮아진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관세가 줄어드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0년 내 관세 철폐라고 해도 10년간 매년 1%포인트씩 줄어드는 것과, 5년에 한 번 5%포인트씩 감소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류의 경우 원산지 분류 규정을 놓고 상반된 정보가 흘러나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애초 해외에서 원단을 들여와 국내에서 재봉해 수출하는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뒤늦게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실과 원단을 수입해 생산하는 의류기업도 관세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협상 내용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성과 있는 부분만 조금씩 내보여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과 FTA 협상을 타결한 정부는 이튿날인 11일 공산품 양허 내용 일부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어 12일에는 원산지 기준 협상 결과 일부를, 13일에는 수출 유망품 개방 내용을 각각 소개했다. 산업부는 “협상 상대방이 있고 협정문을 완성하지 않아 공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이상훈·이세형 기자}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인 화웨이가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 케빈 호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부문 대표(사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화웨이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모바일 부문 기술이 앞서 있는 데다 관련 인력도 우수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 대표는 “시기, 위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R&D센터 구축을 위한 준비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측 지원이 있으면 더 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9월 말 ‘X3’를 선보이며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R&D센터 16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선진국에 있는 R&D센터를 통해 앞선 기술을 파악해 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호 대표는 “화웨이 제품(X3)을 써본 한국 소비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호 대표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어떻게 경쟁할 것이냐는 질문에 “화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을 지향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와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경쟁을 펼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로서는 한국 시장이 모바일 제품 관련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축적하고 실험하기 위한 ‘테스트 마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유럽 태양광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 12일 두 그룹에 따르면 삼성SDI와 한화큐셀은 이달부터 독일에서 가정용 태양광 제품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화큐셀이 개발한 지붕형 태양광 모듈인 ‘큐홈’에 삼성SDI가 제작한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장착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태양광 사업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0년 태양광 사업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한화그룹 역시 태양광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태양광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소비자와 영화·여행·관광업계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인의 특성인 ‘만만디(慢慢的·천천히) 기질’이 변화의 양상에도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쌀, 돼지고기,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 대표 품목이 관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만큼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진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새로운 ‘블루오션’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온라인 상거래업계와 관광업계는 벌써 시장 확대 전략을 짜고 있다. 반면에 건설, 정보기술(IT), 게임업계는 문화적 차이와 각종 규제로 FTA의 과실을 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해외 직구(직접구매)족인 김수영 씨(31)는 한중 FTA 소식에 귀가 번쩍 뜨였다. 중국산 생활용품이나 장난감을 직구로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한중 FTA에서 전자상거래는 독립된 항목으로 다뤄질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관세 혜택뿐 아니라 배송, 통관, 개인정보 보호 등에서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방향의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온라인 상거래업체들은 이미 FTA 타결을 예상하고 준비 작업을 해 왔다. GS샵은 이날 자사의 인터넷 및 모바일 쇼핑몰 제품을 103개국에 배송해주는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배송비는 우체국 국제특급우편(EMS)보다 20∼65% 싸게 책정했다. 주요 타깃은 13억 인구의 중국인이다. GS샵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로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우수 중소기업 제품도 더 쉽게 중국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이달 초 중국어와 영어로 된 글로벌 쇼핑몰 사이트를 선보였다. ○ 관광업계 “13억 내수 시장 새로 생겨” 관광업계도 큰 기대에 차 있다. 한국 여행사가 중국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을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내 한국 여행사는 중국 정부의 여행조례에 따라 ‘중국인의 한국여행’과 ‘중국인의 중국 내 여행’ 등 2종류의 상품만을 취급할 수 있었다. 현재 업계에서는 “13억 내수시장이 새로 생긴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유커(遊客)라 불리는 중국인 여행객의 해외여행 수요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여행 및 관광을 담당하는 기관)은 지난해 9819만 명이었던 중국인 해외여행자 수가 올해 1억16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 운영되는 여행사는 약 1만9800개로, 외국 자본이 투입된 업체는 34개 정도다. 34개 업체 가운데 한국 여행업체는 하나투어(2008년 진출) 한 곳에 불과하지만 FTA 체결을 전후해 많은 여행사가 중국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국내 여행사의 패키지 기획력과 서비스는 중국 현지 업체보다 10년 정도 앞서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FTA 체결을 계기로 한중 양국 사이에 단계적인 비자면제가 이뤄지면 한국을 찾는 유커의 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업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17년 방한 외래관광객 2000만 명 달성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 정유재 모두투어인터내셔널 대표는 “내년은 한중 정상이 지난 7월 정상회담때 만들기로 합의한 ‘중국 방문의 해’로 예정돼 양국에서 열리는 행사가 상당히 많다”며 “관광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이른바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가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국내 200대 기업(매출액 기준) 가운데 중국 시장 매출액을 공시한 3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업들의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145조1540억 원으로 2011년(107조8750억 원)에 비해 37조2790억 원(34.6%)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평균 15.6%에서 지난해에는 17.5%로 높아졌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중국 측이 복수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금융 투명성을 높이기로 해 중국에서 이미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인적 왕래를 활성화하고 금융 관련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방송업계 “한류 콘텐츠 규제 풀려야” “이번 발표만 봐선 변한 게 없어요. 뭐가 좋아진 건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개방하기로 하면서 중국 내 한류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나왔다. 실제 중국 내에서 한국인이 최대 49%의 지분을 갖는 합자법인 설립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중 FTA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발표 내용에 한국의 주력 문화 콘텐츠 상품인 게임이나 방송 산업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빠졌기 때문이다. 한 방송콘텐츠 수출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에서 가장 걸림돌인 정부 심의나 해외 콘텐츠 규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찾을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영화 역시 9월 한중 영화공동제작협정을 통해 결정된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선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한중 양국은 합작영화의 경우 중국에서 자국 영화로 인정받도록 해 외국 영화에 대한 쿼터제한을 피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통신서비스는 중국이 맺은 FTA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형태의 챕터가 담겼다. 상대국 사업자가 서비스를 공급할 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양국이 통신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명시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개별 통신업체가 FTA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건설사들은 일단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유리해졌다.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감리 등 건설 관련 기업들이 중국 정부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입찰할 때 한국에서 진행한 공사 실적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국내 건설사가 중국 정부에서 발주하는 공장, 철도, 발전소 등의 공사를 수주하려면 중국에서 같은 분야의 공사 실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건 변화가 당장 한국 건설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국 공영건설사 대부분이 대형 업체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가 있고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 때문에 한국 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수익을 다시 국내로 가져오는 문제 등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석유화학이나 운송업계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통신장비나 부품소재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석유화학과 항공해운 업계는 환영 석유화학업계는 일단 대중(對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해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60%로 이번 협상 타결로 가격경쟁력이 커지고 중국 업체들이 아직 기술 확보를 하지 못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국 간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 예상돼 항공과 해운업계도 이번 FTA를 호재로 보고 있다. 중국 22개 도시 30개 노선을 운항 중인 한중 노선 최대 운항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은 “두 나라 간 비즈니스가 활발해지면 여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수출도 활성화돼 화물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기전자·자동차는 큰 영향 없을 듯 중국 시장 비중이 큰 대표 업종 중 하나인 전기전자 분야는 한중 FTA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중국에서 판매 중인 TV,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을 모두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카메라 모듈 같은 핵심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도 역시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FTA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 한국 전자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격차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장비 시장은 중국발(發)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自國) 기업을 철저히 보호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해외 통신장비 업체에 개방적인 편”이라며 “이번 한중 FTA로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장비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자동차는 이번 협상에서 양허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그 대신 국내 업체들의 중국 현지화 전략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자동차 부품분야는 이번 협상 타결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자동차 부품에 6∼10%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 관세가 사라지면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기대 반, 우려 반 철강업계는 이번 한중 FTA 타결로 중국에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중국 제품은 원래부터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판매해왔기 때문에 조금 더 싸진다고 해서 소비층이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유통업계는 한중 FTA를 중국 유통망에 한국 제품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 과잉 생산된 양파를 중국에 있는 롯데마트에 수출한 적이 있다”며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 현지 마트에 품질 좋은 한국 제품 비중을 늘려 중국 내 유통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중 FTA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업종별 영향을 조사한 결과 고무·플라스틱 제품, 화학물질·화학제품, 목재·나무 제품 등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금속가공 제품, 1차 금속 등 부품 소재 업종들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에 국내 시장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 증시는 기대감에 상승 한중 FTA 체결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중 수출이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형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한중 FTA 체결 소식에 전날보다 18.36포인트(0.95%) 오른 1,958.23으로 장을 마쳤다.이세형 turtle@donga.com·정세진·김현수 기자}

올해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서 6개월째 입원 치료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2·사진)이 최근 휠체어를 이용한 재활치료를 받는 등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들어 하루 15∼19시간 눈을 뜨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6월 초 삼성그룹과 의료진이 “이 회장이 하루에 7∼8시간 눈을 뜨고 있다”고 전한 것에 비하면 깨어 있는 시간이 2배 이상으로 길어진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의료진들이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하는 운동을 균형감각 회복 등에 도움이 되는 재활치료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폐기능도 안정적인 데다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회장의 퇴원 시기와 자택 치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그룹 측은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 의료용 승강기를 설치했지만 이 회장의 퇴원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일 뿐”이라며 “퇴원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창조경제 프로젝트’ 지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9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하는 ‘2014 C-랩(크리에이티브 랩) 벤처창업 공모전’ 후원을 통해 우수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벤처기업들에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성공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할 방침이다. 같은 날 SK그룹은 창조경제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인 ‘창조경제혁신추진단’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그룹 내 최고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다. 그룹 최고 경영진이 전담 조직을 통해 창조경제 지원 업무를 직접 지휘하겠다는 뜻이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움직임은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4 C-랩 벤처창업 공모전’은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온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들을 발굴하는 게 목적이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3D 프린팅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패션(디자인·소재) △스마트카 △영상과 게임 등 7개 분야를 주제로 삼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사내 벤처기업 육성 노하우가 일반 창업자들에게 전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모전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벤처기업들은 6개월간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초기 지원금 2000만 원을 비롯해 단계별 평가를 통해 사업화까지 최대 5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벤처기업들에 △멘토링 프로그램 △설비와 시설 이용 △제품 테스트 △국내외 투자자와의 만남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필요할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OIC)’ 같은 프로그램도 활용해 사업화를 도울 방침이다. 이번 공모전은 미래창조과학부, 대구시, 삼성전자가 공동 후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도 지원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창업 5년 이내인 기업이다. 1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014 C-랩 벤처창업 공모전’ 홈페이지(c-lab.dgccei.kr)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1차 심사를 통과한 팀은 다음 달 중순 전문가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받은 뒤 최종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다. 또 삼성전자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를 위해 18일 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벤처기업 창업 성공사례 특강과 연구개발(R&D) 부문 임원급 인력이 참여하는 ‘기술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조경제 지원사업을 통해 우수 벤처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면 다른 벤처기업들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대구지역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최근 TV업계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는 크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TV 업체들은 대부분 50인치 이상 제품들을 주요 시장에서 핵심 판매 제품으로 정하고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시장 선도 위치에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더 큰’ 제품을 통해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과시하는 것도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슈퍼카와 콘셉트카 같은 미래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 미래 시장용 제품 LG전자가 올 8월 말 시장에 선보인 ‘105인치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는 TV업계에서 대표적인 시장 선도 제품으로 꼽힌다. 현재 판매 중인 커브드 TV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이 제품은 지난해 1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가격은 1억2000만 원.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LG전자 서초 연구개발(R&D)센터에서 만난 이정훈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디자인연구소 수석디자이너는 “미래를 미리 경험하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표현했다. TV 디자인만 11년 이상 담당해온 이 수석은 이 제품의 디자인 전략을 총괄했다. 그는 “105인치 커브드 UHD TV는 미래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 전만 해도 일부 사람들만 구입하던 50인치대 TV가 이제는 대중적인 제품이 된 것처럼 100인치 이상 TV가 시장의 주요 제품이 되는 상황을 미리 경험해보기 위한 의미가 더 크다는 뜻이다.○ 금속 재질 마감으로 새로운 시도 미래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105인치 커브드 UHD TV는 다른 TV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작업을 거쳐야 했다. 기존 TV는 인테리어의 일부였다. 가구를 비롯한 다른 인테리어 소품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105인치 커브드 UHD TV는 제품 자체가 인테리어의 중심이 됐다. 이철 책임디자이너는 “워낙 큰 제품이기 때문에 다른 가구나 장식품과 함께 어울리는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배치된다는 게 기존 TV와 완전히 다른 점”이라며 “제품 못지않게 주택의 거실 디자인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05인치 커브드 UHD TV 디자인팀은 제품 개발과정 내내 국내외 고급 주택 거주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모델하우스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했다. 고급 주택의 거실 설계 트렌드가 100인치 이상 되는 TV를 놓기에 적합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알아본 것이다. 윤상원 책임디자이너는 “고급 주택 거주자일수록 TV가 집 안에서 ‘작은 극장’과 같은 효과를 내주기를 원하는 마음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100인치 이상 되는 TV는 이런 욕구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디자인 노하우를 얻은 것도 성과다. 홍혜영 선임디자이너는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외관을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했지만 105인치 TV에는 금속 재질을 사용했다”며 “넓은 면적을 오차 없이 고급스럽게 마감하는 노하우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베어스호텔에서 열린 ‘제9회 동곡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동곡상은 김 회장의 부친인 고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이 고향인 강원지역 발전에 기여한 인재를 격려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올해는 △지역발전부문 박흥수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 △문화예술부문 이영춘 한국문인협회 감사 △사회봉사부문 김수연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사람들 대표 △교육연구부문 유창연 강원대 농업생명대 교수 △자랑스러운 출향 강원인 부문 이기웅 열화당 대표가 수상했다. 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동부그룹과 함께 강원도의 경제, 사회, 문화 발전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시성 강원도의회의장,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 등 정관계와 지역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김 회장은 최근 동부제철 경영권을 상실하는 등 동부그룹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뒤 외부 행사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대학생들에게 꿈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글로벌 챌린저 2014’ 시상식에서 “세계 곳곳을 직접 둘러본 경험들은 앞날을 개척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꿈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1995년 시작된 LG 글로벌 챌린저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여름방학 중 해외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기업, 사회단체 등을 탐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외 탐방 프로그램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 구 회장은 “끊임없이 생각의 힘을 기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게을리하지 마라”며 “LG는 앞으로도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배움과 체험의 기회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LG그룹 최고경영진과 인사담당 임원, LG 글로벌 챌린저 참가 대학생 등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LG그룹은 참가자들이 제출한 탐방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평가한 뒤 총 11개 팀, 44명을 시상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LG전자와 구글이 2023년까지 ‘특허 동맹’을 맺는다. 두 회사는 향후 10년간 기존 특허와 앞으로 출원하는 모든 특허를 공유하는 내용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특허 공유)’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구글은 애플과도 ‘콘텐츠 공유’에 합의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회사는 소비자가 디즈니의 콘텐츠를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양쪽 운영체계(OS)에서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된 ‘LG전자와 구글’, ‘구글과 애플’의 협력 움직임은 전자가 우호 관계를 더 두텁게 하고, 후자는 적대 관계에서 처음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의 변화 상황에 대비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이 많다.○ 미래 먹거리 위해 손 잡은 LG전자와 구글 LG전자와 구글의 특허 공유 조치는 미래 시장을 대비한 성격이 강하다.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에서 두 회사가 서로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미 LG전자는 6월과 지난달에 각각 구글의 웨어러블 기기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처음으로 적용한 스마트워치 ‘LG G워치’와 ‘LG G워치 R’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데이터처리 등의 구글 특허들은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LG전자는 2011년 일본 소니, 2012년 오스람과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주요 글로벌 IT 기업과 특허 동맹을 맺지 않았다. 전자업계에선 그만큼 LG전자가 구글과의 특허 동맹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글은 LG전자가 보유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이동통신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올해 초 삼성전자와도 10년간 특허를 공유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구글-애플 첫 협력 구글과 애플의 이번 합의는 경쟁 관계였던 두 회사 간 첫 번째 ‘공식적 협력’이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전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은 그 동안 한 치의 양보 없는 점유율 싸움을 벌여 왔다. 그러나 콘텐츠 판매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많다. 기존에는 콘텐츠 판매가 소비자를 자사 OS에 ‘묶어두는 도구’였다. 다른 OS를 사용하게 되면 이전까지 돈을 주고 샀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기기나 상관없이 이용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판매 경로가 많아져 구속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이 콘텐츠 판매 사업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협력을 확대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황태호 기자}
SK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인 ‘행복나래’가 사회 환원금 100억 원(누적 기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행복나래는 올해 45억 원 정도의 순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행복나래는 2011년 9억 원을 시작으로 2012년 10억 원, 2013년 30억 원의 순이익을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에 올해 말이면 총 94억 원 정도를 사회에 환원하게 되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행복나래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돈은 영세한 사회적 기업의 판로 개척, 상품 개발 등을 돕는 데 주로 쓰이고 있다”며 “전체적인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행복나래는 SK그룹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였던 MRO코리아가 2011년 8일 사회적 기업으로 변신하며 이름을 바꾼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MRO 사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언급한 게 계기가 됐다. 행복나래는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기업이 아니라 취약 계층에 대한 고용 의무는 없다. 그러나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차원에서 전체 임직원 155명 중 25명(16.1%)을 취약 계층으로 채용하고 있다. SK그룹은 행복나래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많이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창조경제의 성공은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유형의 교육혁신 모델 정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에서 “지금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 누가 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전적인 자세로 혁신을 이끌어내는지에 개인과 국가의 미래가 좌우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박 대통령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 방안’을 함께 연구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마련됐다. 한국교육개발원과 세계은행이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는 한국과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국내외 교육 및 경제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총재는 기조연설에서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한국 학생이 창의성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행복 항목에서 꼴찌를 기록한 결과를 소개하며 한국 교육의 고비용 구조와 학생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너무나 많은 젊은이에게 그들의 열정이 있든 없든 사회적으로 촉망받는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 한국 교육체계의 큰 취약점”이라며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계의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능력에 따른 발탁으로 뛰어난 성과를 얻어낸 것처럼 한국 기업도 위계질서를 파괴하면 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웬들 윅스 코닝정밀소재 회장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1973년 삼성과 합작해 TV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기 시작한 코닝정밀소재는 지난 40여 년간 한국에 약 10조 원의 시설투자를 했다. 이런 공로로 윅스 회장은 지난달 30일 ‘외국기업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윅스 회장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한국 투자는)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66년 발표한 전자산업 진흥계획에 따라 시작됐다”며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이고, 우리는 훌륭한 혁신가들과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코닝정밀소재는 연간 100억 원을 들여 충남 아산에 첨단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생산라인 보수 및 개조를 위해 한국에 90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윅스 회장은 이날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 모양에 ‘창조경제’라고 새긴 크리스털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한편 윅스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측과 두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졌다.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권오현 부회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을 만났고, 만찬은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세형 기자}
삼성그룹이 대구와 경북 지역의 경쟁력 있는 벤처·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5년간 총 100억 원을 투자한다. 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21일 대구에서 ‘삼성 벤처 파트너스 데이’를 열고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기술(ICT) △부품소재와 디스플레이 △기타(패션과 콘텐츠 등) 등 3개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벤처·중소기업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삼성그룹 내 벤처캐피털 회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지난달 문을 연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벤처투자는 15년간 500여 개의 벤처기업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했고, 전 세계적으로 70개 이상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삼성 벤처 파트너스 데이 참여 대상은 대구와 경북 지역에 본사 또는 주요 조직을 두고 있거나 앞으로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할 계획이 있는 기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역 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각종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사업 협력과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 벤처 파트너스 데이에 참여하길 원하는 기업들은 9일까지 삼성벤처투자(www.samsungventure.co.kr)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내면 된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행사 당일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다음 달 중순 최종 투자 대상 기업이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창업 기업 육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업 멘토 지원 공간인 ‘C-랩’을 운영하고 있고, 대구시와 공동으로 200억 원 규모의 청년창업 펀드인 ‘C-펀드’도 조성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7∼12월) 곡면(커브드) TV 7종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커브드 TV 종류는 상반기(1∼6월) 6종에서 현재는 총 13종으로 늘어났다. 상반기에 나온 커브드 TV들은 모두 500만 원 이상 되는 고가 제품들이었지만 하반기에는 200만 원대 보급형 제품도 나왔다. LG전자는 상반기까지 3종의 커브드 TV를 판매했다. 하반기에도 3종의 새로운 커브드 TV를 내놓았다. 상반기 300만∼600만 원대 제품을 판매했던 LG전자는 하반기에는 1000만 원 이상인 초고가 제품도 내놓았다. 제품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지며 평면 TV와의 가격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 같은 크기와 화질의 TV를 비교했을 때 상반기에는 커브드 제품이 평면 제품보다 평균 15% 정도 비쌌다. 그러나 최근에는 커브드 TV가 10% 정도만 비싸다.○ 중국과 유럽 기업들도 ‘커브드 TV’ 라인 구축 중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 커브드 TV의 ‘외연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 업계에서는 세계 TV 시장에서 커브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5% 미만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품군이 다양해지며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의 1위와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내년도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커브드 TV 부문의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TV가 시장에 나오면 ‘스탠더드’로 여겨지는 데 보통 3, 4년 걸리지만 커브드 TV는 더 빨리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속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이고 다양한 보급형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글로벌 전자 기업 중 커브드 TV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정도였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커브드 TV는 주요 전자 기업들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필수 항목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 2014’에서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같은 일본 업체들은 물론이고 보급형 제품 위주의 시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중국(TLC, 하이센스, 창훙, 하이얼 등)과 유럽(필립스, 로에베, 베스텔 등) 업체들도 다양한 커브드 TV를 선보였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마케팅)는 “TV는 고가 제품이어서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쉽게 수정할 수 없다”며 “후발 기업들도 대거 커브드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건 업계에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검증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 강세인 ‘커브드 TV’ 커브드 TV ‘대세론’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선호도가 뚜렷하다는 게 꼽힌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고화질(UHD) TV의 50% 이상이 커브드 TV다. 특히 65인치 이상급 UHD TV의 경우 전체 판매 제품의 80% 이상이 커브드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유행이 형성된 뒤 보급형 시장으로도 유행이 확대되는 현상이 커브드 TV 시장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커브드 TV 모델을 더 늘릴 계획이다. 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퀀텀닷(양자점) TV’에서도 커브드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퀀텀닷 TV는 전류를 받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를 주입한 TV로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색을 더 잘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주력으로 밀고 있는 LG전자도 내년에 나오는 OLED TV들의 대부분을 커브드 제품으로 구성할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카이(馬凱) 중국 부총리를 만나 삼성그룹의 중국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이 중국 정부에서 경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마 부총리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마 부총리를 만나 반도체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삼성그룹이 중국 내에서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인 분야의 현황을 소개한 뒤 중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내년 4분기(10∼12월)에는 같은 지역에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도 들어설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재계에서 ‘최고경영자(CEO)=상경계열 출신’은 이제 한물간 공식이 됐다. 새롭게 떠오른 공식은 ‘재계 리더=이공계 출신’. 실제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CEO 3인방’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계열사 CEO 중에도 이공계 출신은 많다. 경영전문 매체인 ‘월간 현대경영’이 올해 4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CEO 가운데 51.1%가 이공계 출신이다.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이공계 출신 CEO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건 처음이었다. ‘이공계 강세’ 현상은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이른바 ‘4대 그룹’의 상반기(1∼6월) 신입사원 중 85% 정도가 이공계 출신이다. 특히 LG화학은 상반기 신입사원 전원을 이공계로 뽑았다. 현대차는 상반기부터 아예 인문계 대졸 공채를 없애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뽑는 상시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들이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문계 출신이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매우 힘들지만 이공계 출신이 재무·인사·기획 같은 업무를 익히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지원보다는 연구와 개발 인력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공계 선호 이유로 꼽힌다. 전병준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사조직)는 “기술의 첨단화와 융복합화로 인문계 출신이 기술을 이해하기란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지만 이공계 출신들은 오히려 인문계 관련 지식을 쌓기가 더 쉬워졌다”며 “기업들로선 이미 ‘기술 마인드’를 갖춘 이공계 인력을 뽑은 뒤 필요할 경우 인문계 관련 교육을 받게 하는 게 효과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재계에선 ‘이공계 출신들이 주류를 넘어서서 앞으로는 완전히 장악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공학한림원은 이공계 출신 인사들의 ‘명예의 전당’ 많은 이공계 출신 재계 인사들은 ‘이공계 리더’란 권위와 명예가 단순히 △소속 회사의 위상 △직책과 직급 △최종학력 같이 눈에 보이는 스펙으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대신 ‘엔지니어로서 확실한 권위와 명예가 있다’고 인정받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한국공학한림원(공학한림원) 회원이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의 한 임원은 “이공계 출신으로 부사장급 정도 지위에 올랐고, 기술 부문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가 있는 인사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타이틀”이라며 “운동선수와 문화예술인으로 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것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31일 공학한림원에 따르면 전체 회원 878명 가운데 대학이나 국가출연연구소를 제외한 기업 출신 인사(전직 포함)는 총 176명(20%)이다. 대표이사급이 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장급 28명, 고문·자문역과 부사장급이 각각 18명, 부회장급 12명 등의 순이다. 기업 중 가장 많은 공학한림원 회원을 배출한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16명)를 중심으로 총 26명의 공학한림원 회원을 배출했다. LG그룹과 현대차그룹 소속 인사들이 각각 17명과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이한 건 재계 출신 공학한림원 회원들의 소속 기업뿐 아니라 학력과 경력도 다양하다는 점이다. ‘박사’가 101명(57.4%)으로 다수지만 ‘학사’도 53명(30.1%)이나 된다. 또 중견기업과 벤처기업 인사도 79명(44.9%)이나 된다.연구원형 이공계 리더 재계 출신 공학한림원 회원 중에는 해외유학, 연구소 활동 등의 경력을 지닌 이가 많다. 대부분 연구원 생활을 거쳐 CEO 같은 최고위직에 오른 이들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총괄 부회장, 임형규 SK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성장추진 총괄 부회장 같은 인사들이 대표적으로 여기에 속한다. 허 회장은 ‘오너’로서는 드물게 사회생활을 연구원으로 시작했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1년부터 1973년까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오너로서는 드물게 생산 공장에서도 근무했다. 허 회장이 재계에서 ‘닥터 오일’ ‘미스터 오일’로 불릴 만큼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은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권 회장은 1986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가 출연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RIST 원장,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거친 전형적인 연구파 엔지니어다. 포스코가 자랑하는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비롯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신소재 개발,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 추출 신기술 등이 권 회장의 손을 거쳤다. 그는 연구원 시절부터 수익성이 높은 기술 연구를 강조했다. 주변에서는 이런 실용주의적 성향 때문에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일반적인 코스’인 대학교수 대신 기업 연구원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하면서 ‘삼성맨’이 된 권 부회장은 16메가 D램과 64메가 D램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메모리와 달리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는 시스템LSI 부문에서도 기술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EO가 된 뒤에도 세부적인 보고는 차장과 과장급 같은 실무자들에게 자주 받을 만큼 격식을 안 따진다. 연구와 기술개발과 관련해선 ‘고정관념을 깨라’고 자주 강조한다. 스스로를 임직원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최고건강책임자(CHO)라고 부르는 권 부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젊은 직원들을 자식처럼 대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 사령탑인 양 부회장은 미국 포드자동차연구소에서 17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현대·기아차에서 이룩한 성과는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것들이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 ‘제네시스’ ‘에쿠스’ 같은 현대차의 유명 모델 개발을 주도했다. 회의나 보고 때 현안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자주 던진다고 한다. 임 부회장은 반도체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스트 낸드’로 불릴 정도로 낸드플래시에 정통하다. 올해 초 SK에 합류하기 전 삼성전자에서 활동했던 임 부회장은 삼성전자 CTO와 삼성종합기술원장을 지냈다. 최태원 SK 회장이 영입에 직접 나섰을 만큼 그룹에서 임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임 부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필요한 융복합 기술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필드형 이공계 리더 연구원보다는 ‘현장 개발자’ 성격이 강한 재계 출신 공학한림원 회원들도 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LG화학 박진수 부회장 등이 꼽힌다. 윤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임에도 2006년 ‘보르도 TV’를 통해 TV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기술력에서 디자인 중심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얇은 TV를 구현해 내는 데 필요한 부품 최소화와 두께 줄이기 작업, 디자인과 기술 부문의 협업 등을 직접 지휘했다. 개발자들이 ‘더이상은 불가능하다’고 할 때마다 ‘할 수 있다’고 독려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 개발 주역이다. 2009년 말 갤럭시 S 시리즈를 개발할 때 일주일 이상 숙식을 회사에서 해결하며 매달린 것으로 유명하다. 중요한 업무가 있을 땐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결과를 마무리하는 건 그가 젊은 시절부터 유지해온 엔지니어로서의 습관 중 하나다. 박 부회장은 전자 산업 등에 많이 쓰이는 고기능성 소재인 합성수지(ABS)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운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생산 현장 경력이 15년 정도 될 만큼 풍부한 박 부회장은 실무자 시절 문제가 생기면 해결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창업자형 이공계 리더 중견기업과 벤처기업 출신 공학한림원 회원 중에는 작지만 탄탄한 기업을 인수 또는 창업해 이끌고 있는 인사도 많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과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 사장은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특화 기업인 서울반도체를 1992년 인수해 ‘매출 1조 원’ 기업으로 키웠다. 1만1000여 건의 LED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R&D를 강조한다. 이 사장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LED 분야 권위자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와 10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오며 자문하고 있다. 나카무라 교수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회사가 작고 유명하지도 않았지만 ‘1등 LED 기업을 만들겠다’며 자문해 오는 이 사장의 기술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자문에 응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원조 대학생 벤처기업가’로 불린다. 대학 3학년이던 1983년 의료정보 분야 소프트웨어 기업인 비트컴퓨터를 창업했다.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인 ‘비트스쿨’을 만들어 이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인력들을 6개월간 혹독하게 교육하고,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학한림원은 재계 출신 회원 수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학한림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등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창업 강조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재계 출신 회원 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삼성SDS가 11월 14일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샐러리맨 출신인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이 돈방석에 앉게 됐다. 삼성SDS는 10월 29, 30일 실시된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을 19만 원으로 정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주식을 각각 320만여 주와 132만여 주를 보유한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은 삼성SDS 상장만으로 주식 부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공모가격(19만 원)을 적용하면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이 보유한 삼성SDS의 주식 가치는 각각 6000억 원과 2500억 원을 넘는다. 하지만 14일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최대 2배인 38만 원까지 가능하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15%)까지 오른다면 당일 최대 43만70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삼성SDS의 상장 주가를 40만 원으로 계산하면 이 전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의 주식 가치는 1조2800억 원, 김 사장의 주식 가치는 5280억 원에 이른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LG전자가 스마트폰 덕분에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웃었다. LG전자는 29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3분기에 매출 4조2470억 원, 영업이익 1674억 원을 올려 2009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고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2분기에 비해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94.8% 늘어났다. LG전자 전체 실적(3분기 기준)은 매출 14조9164억 원, 영업이익 4613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23.9%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111.8% 늘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4.31% 급등한 6만7800원으로 마감했다. 전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을 TV와 생활가전에 비해 시장 영향력이 떨어졌던 스마트폰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MC사업본부가 사업본부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올린 건 지난해 1분기(1∼3월) 이후 처음이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인 ‘G3’와 보급형 제품인 ‘L시리즈III’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선전한 게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1680만여 대로 분기 기준 최대치였다. 그러나 MC사업본부를 제외한 사업본부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에어컨&에너지(AE) 사업본부는 2분기 1642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3분기에는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이 침체되면서 2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생활가전 제품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도 북미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며 2분기(978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5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10∼12월)에는 초고화질(UHD)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TV와 스마트폰 판매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사이니지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자부품 생산업체 LG이노텍도 ‘LG전자 스마트폰 효과’를 누렸다.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 1조6493억 원, 영업이익 102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LG이노텍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이 제품들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과 터치스크린 같은 주요 부품 판매가 증가한 게 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박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2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전 일본 총리) ‘보아오 포럼’ 이사장 등 포럼 이사진 11명과 함께 시 주석을 면담했다.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경제 포럼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보아오 포럼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회복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삼성은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중국에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중국에서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저녁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주관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7월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전시관이 마련된 신라호텔에서 직접 시 주석을 안내했다. 또 8월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유스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시 주석을 만났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