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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꼭대기는 처음 와 봐요. 군 보안시설이었거든요.” 1일 오전 7시 해발 634m의 부산 해운대구 장산(장山) 정상. 전우양 씨(85)는 표석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서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말했다. 발아래 빽빽하게 들어선 80층 높이의 마린시티가 한눈에 들어왔고, 멀리 일본 쓰시마섬(對馬島) 능선도 보였다. 전 씨는 해발 550m 지점에 조성된 장산마을에 산다. 정부의 ‘장산개척단 사업’에 따라 1967년 이곳으로 이주한 초기 주민이다. 그는 임야를 밭으로 일궈 고랭지 채소를 키우며 살아왔다. 산 정상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웠지만 함부로 오를 수 없는 금단(禁斷)의 영역이었다. 전 씨는 “초기 이주민은 모두 돌아가시고 이제 혼자 남았다. 좀 더 일찍 개방됐더라면 함께 좋은 풍경을 봤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장산 정상은 6·25전쟁을 겪으며 설치된 군의 통신시설 때문에 70년 가까이 출입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통제 기간은 10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정진택 해운대문화원 사무국장은 “일제에 국권이 상실된 1910년부터 정상엔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무선을 청취하는 군사시설이 설치됐다. 그 이전에는 장산 일대가 나무 벌채를 금지하는 봉산(封山)으로 지정돼 드나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절된 공간을 시민 품으로 돌리자’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2011년 해운대구 주민단체와 환경단체가 시민운동을 추진하면서다. 지난해 9월 장산이 ‘해운대구 구립공원’으로 지정돼 정상을 포함한 산 전체 관리권이 해운대구로 넘어오면서 정상 개방은 탄력을 받았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12월 군과 정상 개방에 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다. 임인년(壬寅年) 첫날 장산 정상을 디딘 이들은 약 50명.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을 비롯한 구청 관계자와 전 씨 등 주민 대표 등이 함께 자리했다. 해운대구에서 방역을 감안해 초청 인원을 제한한 것이다. 이날 진행된 ‘장산 정상 개방식’에서는 ‘범 내려온다’ 등 사전 국악공연이 흥을 돋웠다. 이어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르자 참석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동백섬 등 해운대구 18곳에서 떠온 흙을 정상에 뿌리며 화합을 염원하기도 했다. 해운대구 우동의 한 주민은 “내가 알기로는 대한민국 산 중 정상이 가로막힌 유일한 곳이 여기였다”며 “미지의 공간에서 새해를 맞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장산 정상은 이날 하루만 임시 개방됐으며 상시 개방은 4월부터다. 약 1500m² 정상부 면적 중 일반인이 디딜 수 있는 곳은 640m² 정도. 나머지는 군과 이동통신사의 통신시설이 있어 접근 금지다. 해운대구는 5억 원을 들여 군 시설 가림막을 세우고 화장실과 안전펜스도 설치한다. 홍 구청장은 “6·25 때 만들어진 미군 벙커시설을 허물지 않고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장산국(장山國)’에 대한 사료도 더 발굴하겠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5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꼭대기는 처음 와 봐요. 군 보안시설이었거든요.” 1일 오전 7시 해발 634m의 부산 해운대구 장산(萇山) 정상. 전우양 씨(85)는 표석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서는 감격에 겨운 듯 이렇게 말했다. 정상의 면적은 1500㎡ 정도인데, 일반인이 디딜 수 있는 곳은 640㎡ 정도다. 이곳에서는 발 아래에 빽빽하게 들어선 80층 높이의 빌딩 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날은 40km 떨어진 일본 대마도 능선도 보였다. 전 씨의 아들, 손자 등 가족과 함께 집은 해발 550m 지점의 장산마을에 산다. 그는 1963년 시작된 정부의 ‘장산개척단 사업’에 따라 이곳으로 이주한 1세대 주민이다. 초기에는 군인 10여 명이 살았다. 전 씨는 1967년 고향인 대전을 떠나 이곳에 온 뒤부터 민둥산 허리를 밭으로 일궈 고랭지 채소 등을 키우며 살아왔다. 하지만 산의 맨 꼭대기는 함부로 오를 수 없는 금단(禁斷)의 영역이었다. 전 씨는 “초기 이주민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혼자 남았다. 좀더 일찍 개방됐으면 그 분들도 이렇게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날 새해 해돋이 행사와 함께 ‘장산 정산 개방 기념식’을 가졌다. 구청 관계자와 주민 등이 보안 서약서에 서명하고 이곳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방역을 감안에 인원을 50명 정도로 제한했다. 정상에 오른 뒤부터는 ‘범 내려온다’ 등의 국악공연이 흥을 돋웠고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해운대구 우동의 한 주민은 “4000개가 넘는 대한민국 산들 중에 정상을 개방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이곳이었다”며 “누구도 와보지 못한 곳에서 새해를 맞으니 올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백섬과 수영만요트경기장 등 해운대구 18곳에서 떠온 흙을 정산에 뿌리며 화합을 염원했다. 장산은 대개 6·25전쟁 뒤 통신시설이 설치되면서 70년 가까이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상에 일반인이 오른 것은 적어도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정진택 해운대문화원 사무국장은 “일제에 국권이 상실된 1910년부터 정상은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무선을 청취하는 군사시설로 쓰였다. 그 이전에는 장산 일대가 나무 벌채를 금지하는 봉산(封山)으로 지정돼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후반 ‘단절된 공간을 시민 품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이보다 40여 년 뒤인 2011년 해운대구 주민단체와 환경단체가 시민운동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지난해 9월 장산이 ‘해운대구 구립공원’으로 지정돼 정상을 포함한 산 전체 관리권이 해운대구로 넘어오면서 정상 개방 움직임은 탄력을 받았다. 해운대구는 지난달 군사시설에 대한 보안을 더욱 철저하게 하는 시설물 설치 등을 조건으로 군과 장산정상 개방에 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다. 장산은 4월부터 제한 구역을 개방할 예정이다. 사업비 5억 원을 투입해 군 주요시설이 민간인에게 눈에 띄거나 촬영되지 못하게 가림 시설을 세우고, 정상부에 간이화장실과 안전펜스 등을 설치한다. 앞으로 6.25 전쟁 때 만들어진 정상부의 미군의 벙커시설은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할 예정이다. 다만 군과 이동통신사의 통신시설이 아직 그대로 있어 이 공간은 접근이 금지된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정상 개방을 시작으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장산국(萇山國)’에 대한 문헌도 더 발굴하겠다”며 설명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대형마트 주차장 벽을 뚫고 5층 아래 도로로 추락한 택시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 10여 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30분경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연산점 5층 주차장에서 71세 남성 A 씨가 몰던 택시가 건물 외벽을 뚫은 뒤 왕복 7차로 도로로 추락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갑자기 빠른 속도로 벽을 뚫은 택시는 해운대구 방향 4차로 도로 상공을 17m 이상 날아 가로지른 뒤 반대편(동래구 방향) 3차로 도로에 떨어졌다. 도로에 부딪혀 튕긴 택시는 사거리 앞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들과 연이어 부딪친 뒤 멈춰 섰고, 이내 불길에 휩싸였다. 추락한 택시의 파편이 튀면서 8대의 차량과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다. 이 사고로 A 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택시가 들이받은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5명과 보행자 2명 등 7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부상자는 대부분 경상으로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관규 연제경찰서 교통사고조사팀장은 “택시가 도로로 먼저 떨어져 뒤집힌 뒤 구르면서 다른 차량들을 들이받았다”며 “택시가 곧바로 차들 위로 떨어졌더라면 인명 피해가 심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연제구 과정로 사거리는 차량 통행이 많고 주변에 대형마트가 밀집해 있어 보행자도 많다. 사고 현장은 공중에서 갑자기 택시가 추락하고 불까지 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고,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추락한 택시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다. 경찰이 이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 씨의 택시가 5층 주차장에서 출구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로 가려면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으로 90도를 꺾어야 하는데, 빠르게 직진하면서 벽을 뚫고 나간 것. 경찰 관계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오작동 때문인지, 본인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인지 등 이유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목격자 조사도 병행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대형마트 주차장 벽을 뚫고 5층 아래 도로로 추락한 택시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 10여 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30분경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연산점 5층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A 씨가 몰던 택시가 건물 외벽을 뚫은 뒤 왕복 7차선 도로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갑자기 빠른 속도로 벽을 뚫은 택시는 해운대구 방향 4차선 도로 상공을 17m 이상을 날아 가로지른 뒤 반대편(동래구 방향) 3차선 도로에 떨어졌다. 도로에 부딪혀 튕긴 택시는 사거리 앞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들과 연이어 부딪히고 멈춰섰고, 이내 불길에 휩싸였다. 추락한 택시의 파편이 튀면서 8대의 차량과 오토아이 1대가 파손됐다. 이 사고로 A 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택시가 들이받은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5명과 보행자 2명 등 7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부상자는 대부분 경상으로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관규 연제경찰서 교통사고조사팀장은 “택시가 도로로 먼저 떨어지면서 뒤집힌 뒤 구르면서 다른 차량들을 들이받았다”며 “택시가 곧바로 차들 위로 떨어졌더라면 인명 피해가 심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연제구 과정로 사거리는 평소 차량 통행이 많고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밀집해 있어 보행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사고 현장은 공중에서 갑자기 택시가 추락하고 불까지 나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고,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추락한 택시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목격자 조사를 통해 택시가 주차장 외벽을 빠른 속도로 충돌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오작동 때문인지, 본인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인지 등 이유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강화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세밑이지만, ‘얼굴 없는 천사’가 온기를 퍼뜨린 소식이 전국 곳곳에서 속속 전해지고 있다. 전북 전주에선 익명의 기부자가 22년째 선행을 이어갔고, 부산에선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온 여성이 수백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경 “성산교회 앞 트럭 적재함에 박스를 놓았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익명의 전화가 노송동 주민센터로 걸려왔다. 직원들은 교회 앞에 주차된 5t 트럭에서 박스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노란 고무줄로 묶은 5만 원권 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를 적은 A4용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종이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확인 결과 성금은 총 7009만4960원이었다.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익명으로 성금을 전달해 온 ‘얼굴 없는 천사’가 22년째인 올해도 선행을 베푼 것이다. 올해까지 누적 성금은 8억872만8110원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 기부는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28일 오후 3시경 부산 수영구 광안1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온 한 여성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종이봉투를 건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직원들이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여성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만 남겼다. 봉투 안에는 현금 6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16일에도 부산 금정구 금사회동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저금통 두 개가 든 검은 봉지가 발견됐는데, 저금통에는 지폐와 동전을 합해 112만1790원이 들어 있었다. 두 센터는 성금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국가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내 삶이 버스요금 1300원 가치도 안 되는 것일까요.” 베트남전쟁에 2년간 참전해 상이군인 6급 판정을 받은 곽모 씨(73)는 29일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푸념했다. 국가유공자 예우 차원에서 시행 중인 시내버스 무임승차를 이용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곽 씨는 15일 낮 12시 25분경 부산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항역 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면서 갖고 있던 ‘국가유공자교통카드’(교통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댔다. 교통카드는 이날 오전 재발급 받았다. 이 때문에 전산 처리에 시간이 걸려 무료 탑승을 승인하는 “고맙습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얼굴 사진이 있는 ‘상이군경회원증’과 ‘국가유공자증’을 보였지만 기사는 “어디서 장난치고 있어? 사기 아니야?”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무임 6급’이라고 적힌 카드 뒷면도 보여줬지만 기사는 막무가내로 다른 승객들 앞에서 무안을 줬다고 했다. 종점의 시내버스 회사 사무실에 가서 자초지종을 다시 설명했으나 다른 직원까지 “사기”라며 으름장을 놓는 탓에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 귀가를 위해 다른 버스회사 차고지로 간 곽 씨는 이런 일이 또 벌어질까 봐 사무실 직원에게 앞선 상황을 설명했고 “우리 회사는 그런 일 없다”는 말을 듣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이 기사도 “제시한 카드만으론 무임승차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또 한번 무안을 당했다고 한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상이군인의 버스 무임승차 서비스는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자가용 승용차 보유가 늘고 버스 이용량이 줄면서 운수회사 차원의 자율적인 무임승차 서비스는 사라졌고 2007년부터 보훈처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보조금을 지급해 상이군인이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 올해 지급된 예산은 84억 원. 자가용 승용차가 있는 곽 씨는 주차하기 어려운 곳에 갈 때만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곽 씨는 자신이 당한 문제를 방치했다간 상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국가유공자 동료가 피해를 볼 거라고 여겨 대한상이군경회 사하구지회를 통해 버스회사에 다시 해명을 요구했으나 끝내 사과는 못 받았다. 이에 곽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비참한 국가 상이 유공자 탄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하경찰서에 버스기사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는 끝냈고 기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곽 씨는 1969∼1971년 베트남전쟁에서 육군 작전병으로 참전한 후 장애1급 판정을 받았다. 고엽제 후유증과 고관절 괴사 등으로 여덟 번에 걸쳐 수술을 했고 귀를 심하게 다쳐 보청기를 껴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곽 씨는 “무임승차 거부를 여러 번 겪었다”며 “카드 결제가 안 돼 상이군경증을 내밀면 카드를 주워 공짜로 버스를 타려는 모리배 취급을 한다”고 토로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에 발급된 국가유공자 교통카드는 후불식(신용카드·마을버스 연계해 이용 가능) 7662개, 선불식(시내버스만 가능) 4491개 등 총 1만2153개다. 곽 씨 같은 상이군인뿐 아니라 애국지사 및 4·19혁명 공로자 등 8개 부류의 유공자가 사용한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재발급 카드가 버스 단말기에 인식되는 데 이틀 정도가 걸리기에 상이군경증을 보여주면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버스운송사업조합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사 교육을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버스 회사 측은 “양측이 언성이 높아지고 감정이 격해져 소통이 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상이군경회 부산시지부 김철한 지도부장은 “단말기에 카드를 대면 일반인은 ‘감사합니다’, 유공자는 ‘고맙습니다’라고 안내돼 은연중에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든다. 국가유공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강화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세밑이지만, ‘얼굴 없는 천사’가 온기를 퍼뜨린 소식이 전국 곳곳에서 속속 전해지고 있다. 전북 전주에선 익명의 기부자가 22년째 선행을 이어갔고, 부산에선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온 여성이 수백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경 “성산교회 앞 트럭 적재함에 박스를 놓았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익명의 전화가 노송동 주민센터로 걸려왔다. 직원들은 교회 앞에 주차된 5톤 트럭에서 박스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노란 고무줄로 묶은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를 적은 A4용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종이에는 “소년 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확인결과 성금은 총 7009만4960원이었다.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익명으로 성금을 전달해온 ‘얼굴 없는 천사’가 22년째인 올해도 선행을 베푼 것이다. 올해까지 누적 성금은 8억872만8110원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 기부는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28일 오후 3시경 부산 수영구 광안1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온 한 여성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종이봉투를 건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직원들이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여성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말만을 남겼다. 봉투 안에는 현금 6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앞서 16일에도 부산 금정구 금사회동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저금통 두 개가 든 검은 봉지가 발견됐는데, 저금통에는 112만1790원어치의 지폐와 동전이 들어 있었다. 두 센터는 성금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전주=박영민 기자minpress@donga.com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는 ‘부산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사업’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낸 4개 기업을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3억 원을 투입해 처음 시행한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은 지역 자원을 기반 삼아 창업 혁신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을 발굴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반브릿지와 티스퀘어 등 전문 운영기관 4곳이 3월부터 청년 230여 명을 발굴해 아이템 선정과 맞춤형 교육, 투자 유치, 사업화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시는 이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낸 우수기업 4곳을 선정해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최근 개최하기도 했다. 우수기업 중 한 곳인 ‘아르프’는 영도구 봉래시장 내 두부가게 등에서 나온 재료로 파스타 등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싸이퍼’는 옷을 사려는 소비자가 지역 500곳의 양장업체 중 한 곳에서 신체치수를 재면 이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옷을 추천하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사보이 사우나’는 해외 로컬크리에이터를 위한 국내 로케이션 플랫폼을, ‘홍경련’은 차와 술을 즐기는 공간 비즈니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5배 늘었다. 시는 국비 및 시비 15억 원을 확보해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230개 로컬크리에이터의 창업과 투자를 추가 지원하고, 신규 지원 업체를 발굴해 육성할 계획이다. 고미자 시 청년산학창업국장은 “청년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게 지원해 지역 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1일부터 사흘간 전국 산과 바다의 국립공원 입장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새해에는 한라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에서 해돋이를 볼 수 없게 됐다. 보신각 타종 행사는 2년 연속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와 축제도 줄줄이 취소된다. 26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3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국 21개 국립공원의 모든 탐방로를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31일 오후 3시∼내년 1월 1일 오전 7시까지, 1일 오후 3시∼2일 오전 7시까지 입산이 금지된다. 입장이 통제되는 국립공원은 북한산, 한라산, 설악산, 속리산, 태백산 등 21곳이다. 제주도가 별도로 관리하는 국립공원인 한라산 역시 야간산행이 통제된다. 이 시간에는 해넘이 해맞이 행사가 전면 금지되고 국립공원 직영 주차장 28곳도 이용할 수 없다. 환경부는 국립공원 진입로에 차단막을 내리고 인력을 배치해 입장을 막기로 했다. 연말 일몰과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탐방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은 대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리산 천왕봉 등 4곳의 새해 일출 장면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국립공원공단 누리집(knps.or.kr)에서 전면 통제된 탐방로 경로와 시간 정보, 직영 주차장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했던 연말연시 기념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1953년 이후 67년간 이어졌던 보신각 ‘제야의 종’ 야외 타종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장 행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서울시는 “타종 행사를 31일 오후 11시 30분에 서울시 유튜브 채널,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방송사 등을 통해 송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종식에는 양궁 선수 안산, 배우 오영수 등 시민 대표 10명을 포함해 총 14명이 참여해 종을 33번 울린다. 현장 행사가 없는 만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연장 운행은 하지 않는다. 보신각 주변 도로 통제 등도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내년 1월 1일 약 70년 만에 장산(634m) 정상을 주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24일 취소했다. 주민 대표와 군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하는 해맞이 행사만 진행된다.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장산은 군 통신시설 등이 설치돼 있어 6·25전쟁 이후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 온 곳이어서 이번 개방 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산 정상 면적이 넓지 않아 개방할 경우 코로나19 확산 등이 우려된다. 내년 4월 이후 일반인 상시 개방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도 ‘정서진 해넘이 행사’를 2년 연속 취소했다. 지자체들이 해마다 열던 주요 축제도 취소되고 있다. 경북 안동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을 고려해 내년 1월 예정이던 안동 암산얼음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2009년 시작된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매년 2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 대표 축제 중 하나다. 강원 지역에서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이던 ‘화천 산천어축제’를 비롯해 인제 빙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태백산 눈축제가 취소됐다. 화천군은 계약 양식을 통해 확보한 90t의 산천어를 통조림 가공이나 반건조를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창규 기자 kyu@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떠난 두 사람과 남은 가족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고가 아니었다면 모두 따뜻한 방에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웠을 거잖아요.” 성탄절이었던 25일 부산 수영팔도시장 입구의 한 전봇대 앞에 세워진 추모 공간에서 묵념을 하고 나온 장영란 씨(29)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장 씨는 22일 시장에 왔다가 8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유모차를 향해 돌진하는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이 사고로 유모차를 끌던 60대 여성이 숨졌고, 유모차에 있던 생후 18개월 된 손녀도 병원에서 사망했다. 장 씨는 “차가운 바닥에 있던 이들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져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며 음료와 과자를 전봇대 앞에 조심스레 쌓았다. 사고 당시 차량이 요구르트 전동카트와 부딪쳐 발생한 화재로 검게 그을린 전봇대의 앞 공간은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됐다. 떡과 과일 등 먹을거리와 두 살 배기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인형, 목도리 등 물품들이 전봇대 앞에 수북이 쌓였다. ‘아가야, 메리크리스마스. 안전한 세상에선 행복해’ ‘밤에 별이 돼 한없이 슬퍼하는 부모님을 비춰다오’ 같은 글이 적힌 카드도 놓여 있었다. 26일에도 시민들은 추모 공간 앞에서 “안타까워서 우짜노(어떡해)”라고 탄식하며 추모물품을 내려놓았다. 인근 화장품가게 주인은 “22일 저녁부터 시민들이 이곳에 물품을 놓아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22일 A 씨가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가 수영팔도시장 앞에서 갑자기 돌진하면서 야쿠르트 전동카트 등을 들이받은 뒤 유모차를 끌고 가던 60대 여성을 덮쳤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 차량 분석을 의뢰했으며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80대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60대 할머니와 손녀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2일 “80대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경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 앞에서 A 씨가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가 갑자기 돌진하면서 주차된 차량과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지나가던 60대 여성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이 현장에서 숨졌고 유모차에 타고 있던 18개월 된 여성의 손녀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또 충돌 직후 전동카트가 폭발하면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주민들이 15분 만에 불을 껐다. 사고 현장에는 전동카트 파편 등이 널브러져 있었고 연기가 번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꽝’ 하는 굉음이 들려 나가보니 전동카트가 불타고 있어 가게에 있던 소화기로 불을 껐다”며 “동짓날이라 인파가 온종일 붐볐는데 주변에 사람이 없어 더 큰 피해가 안 난 게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A 씨의 차량은 왕복 6차선 도로에서 폭 9m인 골목으로 진입하면서 170m 정도의 거리를 시속 50km 정도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988년 운전면허를 따 운전 경력만 30년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아니다”며 “운전자가 심한 복통 증세를 호소해 병원 치료 후 다시 불러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피해자 구호 조치와 용의자 제압 같은 초기 대처법을 경찰 조직이 결정해 전파하고, 빠른 현장 대처가 가능하도록 분담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현장 경찰 혼자 책임지게 둬서는 안 됩니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서울 신변보호대상자 가족 살해사건’ 등 지난달 잇따라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의 대처 방식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경찰 내 ‘수사통’으로 정평이 난 이규문 부산경찰청장(56)은 이같이 밝혔다. 경찰대 4기로 33년째 경찰에 몸담고 있는 그는 형사, 수사 등 직접수사 부서 근무 경력만 15년에 달한다. ‘강호순 사건’ ‘정인이 사건’처럼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 그를 거쳤다. 17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 청장은 “경찰이 더 신뢰받으려면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결과가 아닌 절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내실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올 8월 구축한 ‘접수사건 초기진단 시스템’이 조직 내실화를 위한 핵심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생 사건이든, 수사 의뢰건이든 초기에 사건의 성격을 세심하게 진단하고, 책임감 있게 이를 지휘할 주체를 정해 대응하는 게 핵심이라고 한다. 지휘 주체는 4단계로 일선 경찰서 부서장(형사과장), 경찰서장 집중관리, 시 경찰청(시경) 담당 부서의 집중지휘, 시경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등으로 구분된다. 이 청장은 “사건 초기에 담당 주체를 정하면 수사 중 발생하는 각종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고 모든 경찰서가 균등한 품질의 수사를 할 수도 있다”면서 “이목이 집중되는 집단 민원이나 난도가 높은 사건은 시경의 직접수사 범위를 경찰청 기준보다 확대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일선 형사의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교육체계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사격교육 개선을 예로 들었다. 이 청장은 “고정 타깃을 두고 벌이는 사격연습은 현장에서 부닥치는 여러 돌발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 경찰특공대처럼 시가지 전투훈련이 필요하다. 예산을 마련해 전국 시경 단위에서 시행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 법은 경찰관이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 중 타인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형사 책임을 감면해주는 게 골자다. 이 청장은 “경찰관의 적극적인 현장 활동을 위해서는 면책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권 남용과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면책규정 적용 요건이 범죄 관련성과 긴급성 등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권한 남용이 있다면 직무집행법상 처벌 규정 적용과 징계를 통해 견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 전문가로 꼭 해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미제사건 해결’을 꼽았다. 이 청장은 “최근 10년간 부산에서 미제살인 사건이 발생하진 않았으나 4월 서구 시약산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이 사건을 비롯해 10년 이상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 지역에 26건 있는데,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유전자 재감정 등 수사를 지속해서 추진해 해결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특히 “내년 20대 대통령 선거와 8회 지방선거에서 치안에 한 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시민이 도움을 요청한 현장에서 초동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고령 출신인 이 청장은 대전경찰청장과 경찰청 수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등을 지낸 뒤 7월 부산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교육청은 ‘메이커 교육’의 허브 역할을 할 ‘남부 창의마루’가 15일 문을 열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메이커 교육은 생활 속에서 얻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발한 상상력을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활용해 실제로 만들어 보는 교육이다. 창의마루는 부산 남구 옛 연포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2018년부터 115억 원을 투입해 9092m² 부지에 지상 4층 3개동 규모로 조성했다. 본관동 1층에는 레고 플레이그라운드와 대형 3차원(3D)프린터실, 2층에는 첨단기술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코딩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실이 갖춰졌다. 3층에는 도예실과 공예실 및 창업공간, 4층에는 1인 방송실, 촬영실 등이 조성됐다. 이곳에서 평일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이, 주말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드론스포츠, 증강현실 진로 체험, 레이저커터의 이해, 비건 베이커리 등이 있다. 김석준 교육감은 “창의마루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공간이자 지역주민 체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휴대전화를 개통하러 온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 3억 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20대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최근 A 씨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고객의 전화를 개통한 뒤 유심칩을 빼내 자신의 전화에 넣고 신용카드 앱 대출을 받았다. 고객에게는 쓰던 기기의 파일을 옮겨주겠다고 속였다. 또 ‘요금을 더 깎아주겠다’며 고객의 신분증과 신용카드를 받아 또 다른 번호를 개통하는 수법으로 대출을 받았다. 고객 전화에는 카드사와 은행의 번호를 스팸번호로 등록해 대출을 했는지 모르게 했다. A 씨는 올 1월부터 10월까지 이런 방법으로 83차례에 걸쳐 3억8800만 원을 가로챘다. 피해자 13명은 모두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70, 80대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대해 쉽게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장경찰서도 이달 초 A 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2억2000만 원을 불법 대출한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 B 씨를 구속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집 바로 앞에 공원을 두고도 펜스 때문에 빙 둘러 들어가야 하다니….” 울산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A 씨(63)는 “공원 경계에 설치된 철제 펜스 때문에 공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대공원은 울산시가 556억 원을 들여 옥동 일원 354만여 m²를 매입하고,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SK㈜가 2005년까지 10년간 1020억 원을 들여 조성해 울산시에 무상 기부한 울산의 대표적인 도심공원이다. 이 공원은 2차 개장 당시인 2002년 공원 경계를 따라 1.5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 인근 주민들은 펜스 때문에 공원을 쉽게 드나들 수 없다. 무료로 운영되는 공원이지만 정문과 동·남문 등 출입문 세 곳으로만 출입이 허용되고 있는 것. 한 아파트의 경우 정문 바로 앞에 울산대공원을 두고 출입문까지 500여 m를 둘러 가야 한다. 장미원 등 일부 유료시설에는 또다시 펜스를 설치해놓고 있다. 울산대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울산시설공단은 매년 이어지는 주민들의 펜스 철거 요구에 “펜스를 철거할 경우 밤늦은 시간에 우범자들이 몰려드는 등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고 조경수 관리에도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도심공원은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펜스(담장)를 철거하는 추세다. 2019년 태화강 십리대밭 일원 83만5452m²가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희귀 대나무와 조경수 등이 많이 심어져 있지만 펜스가 없다. 국가정원 경계에는 무릎 높이의 관목이 심어져 있거나 벤치가 설치돼 있으며, 출입구가 별도로 없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부산 범전동 일원 47만여 m²에 2014년 5월 개장한 부산시민공원도 관목으로 경계를 표시할 뿐 별도의 펜스는 없다. 자치단체 차원에서의 공원 펜스(담장) 허물기 사업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2018년 민선 7기 출범 이후 주민 누구나 공원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원’을 만들기 위해 공원 담장 허물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도심공원이 안전 확보와 녹지대 보호 등의 사유로 설치된 담장(펜스) 때문에 주민들이 공원에 접근하는 데 불편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이 사업을 추진한 것. 총 131개 공원 가운데 담장이 설치된 32개 공원 중 심사를 거쳐 18개 공원의 담장을 허문 뒤 관목을 심고, 출입구를 추가 설치하는 등 공원 접근성 및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외곽 담장 320여 m 구간을 철거했고, 대구시도 최근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의 담장을 인근 주민 276명이 밧줄을 걸어 허무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대학 캠퍼스 담장 허물기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대학 담장 개방 사업을 추진해 10여 년간 고려대 등 20개 대학 담장 6902m를 철거한 뒤 4만7332m² 규모의 녹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강원대는 정문∼보듬관(효제초교 방향) 250m 구간의 담장을 철거한 뒤 내년 상반기 중으로 노천강당과 공연시설 등을 갖춘 약 6600m² 규모의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 울산시의회 손종학 의원(민주당)은 “울산대공원 철제 펜스 철거 문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민원”이라며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철거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설공단 송규봉 이사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울산대공원 경계에 설치된 펜스 일부를 뜯어내고 곳곳에 출입구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며 “펜스를 전면 철거한 뒤 관목을 심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적극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폐지를 줍던 할머니를 도와 훈훈한 감동을 준 중학생들이 부산시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은 망미중학교 조유민 양 등 남녀 학생 14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학생들은 지난달 15일 오후 3시 10분경 하굣길 교문 앞에서 한 할머니가 바람에 날려 길에 쏟아진 폐지를 혼자 줍는 것을 보고 할머니를 도와 함께 폐지를 주웠다. 학생들은 할머니의 리어카를 고물상까지 30분간 끌고 가 폐지상자를 옮기는 등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들의 사연은 연제경찰서 교통과 직원이 부산경찰청에 당시 상황을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폐쇄회로(CC)TV 확보 후 ‘부산경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받기가 힘이 드네요.” 부산 수영팔도시장 인근의 한 마트 앞. 13일 만난 마트 주인 A 씨는 긴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푸념했다. A 씨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마트 일대를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발품을 팔고 있으나 까다로운 지정 요건과 행정 절차 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다고 털어놓았다. 골목형 상점가 사업은 동네 골목 상인에게 전통시장 상인과 동등한 자격을 주는 정책이다. 지금까지 치킨가게나 미용실, 철물점 상인 등은 조직화되지 못했고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 지원에도 동떨어져 있었다. 이들이 협동조합이나 상인회 형태로 뭉치면 환경개선이나 공동마케팅, 상품개발 같은 지원과 온누리 상품권 취급점으로 인정해 준다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지난해 8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기초지자체가 상점가 지정 및 운영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전국적으로 골목형 상점가 지정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법 시행 15개월이 넘도록 부산에서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전국적으로도 30곳을 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까다로운 지정 요건 때문이다. A 씨가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받으려는 수영 팔도시장 근처 상권도 마찬가지다. 수영구의 ‘골목형 상점가 지정 및 활성화에 관한 조례’의 상점가 지정요건(제2조)에는 ‘2000m²(약 605평) 이내 면적에 30개 이상 점포가 밀집해 영업 중인 곳’으로 규정돼 있다. 문제는 조례에 명시된 면적과 점포 수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A 씨가 올 초부터 사업 참여 희망자 모집에 나선 결과 점포 70곳이 동의했다. 지난달 23일 ‘수영곰솔 골목상점가’ 창립총회도 열고 A 씨가 회장으로 선임됐다. 70곳의 점포를 점으로 표시해 가장자리를 이어 합산한 전체 면적은 총 1만965m². 수영구의 조례에 따른 점포 기준이 면적 2000m²에 30개이기 때문에 수영곰솔 골목상점가 추진 면적에는 165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구역 내 점포 수는 120개 남짓. A 씨는 “골목은 구석구석 이어지기 때문에 어디까지 사업에 참여시킬지 어려움이 있다”며 “‘2000m² 내 점포 30개 밀집’ 기준을 없애야 골목형 상점가 지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에는 면적과 점포 수 기준 외에도 별도의 까다로운 기준이 있다. 지정받으려는 구역 내 상시 영업하는 상인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고, 토지와 건축물 소유주의 50% 이상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받기까지 장애가 너무 높아 사업 추진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등 일부 골목상권에서 상점가 사업을 시도하다 중단된 곳이 여러 곳이며, 현재 곰솔상점가처럼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다. 특히 부산 16개 구군 중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 10곳을 제외한 6개 자치단체는 관련 조례조차 제정되지 않아 사업을 추진할 근거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김진 수영구의회 의장은 “건축물 소유주 가운데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특히 많다”며 “정부가 면적기준과 건물주 50% 동의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완화하는 법령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받으면 전통시장에서만 사용되던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할 수 있어 인접한 전통시장의 반대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온누리상품권 유통이 활발해지면 지역 유통가 전체가 활성화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골목 자영업자들을 제대로 지원하려면 기초지자체와 상인 간 간극을 좁히는 중간지원조직 운영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여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피해자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낀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13일 부산고법 형사2부 오현규 부장판사 심리로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오 전 시장 측은 이날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최후 진술에서 오 전 시장은 “시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절대 해서는 안 될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이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오 전 시장 측이 의뢰한 피해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원인 재감정 결과를 이날 증거로 제출했다. 6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강제추행 범행 후 겪은 PTSD를 강제추행 치상으로 인정해 오 전 시장에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오 전 시장 측이 불복해 항소를 제기하며 진료 재감정을 요청했다. 의뢰를 받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2일 ‘강제추행이 PTSD의 직접적인 원인에 해당한다’는 회신 자료를 보내왔다. 재판부도 “PTSD 진단이 적정했고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스페인 방문 이전에 우리 박물관을 찾았다면 관련 내용을 더 일찍 파악했을 겁니다. 스페인이 갖고 있던 것과 같은 자료를 수년 전에 확보해 두고 있었거든요.” 6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백승옥 학예연구실장이 당빌의 ‘조선왕국전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날 ‘고지도, 수평선 너머의 세계를 그리다’ 기획전시 언론공개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오랫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이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문 대통령이 6월 스페인 국빈방문 당시 상원의사당 도서관이 양국 우호 차원에서 꺼내 보이며 세계적 이목을 끌었던 지도와 동일한 것이다. 독도가 한국의 섬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주는 사료인데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이 경상도 동해안에 매우 근접해 있는 것으로 그려졌다. 당시 독도를 칭하던 우산도(于山島)는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해 중국식 발음 친찬타오(Tchian Chan Tao)로, ‘반릉도’로 불리던 울릉도는 ‘판링타오(Fan Ling Tao)’로 각각 표기됐다. 1735년 프랑스 지도학자 당빌이 완성한 이 지도는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가장 오래됐으며, 19세기 한반도 근해를 실측한 근대지도가 나오기 전 가장 정확하게 우리나라를 담았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획 전시의 취지는 20세기 이전 고지도를 통해 과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어떻게 인식됐는지를 돌아보자는 것이다. 73점의 동서양 고지도가 전시되는데 해양박물관은 2012년 개관 이후 독점적으로 확보해 왔던 69점을 공개한다. 규장각 등 다른 기관의 소장품을 대여한 것은 4점이다. 16세기 전후의 고지도를 보면 당시 유럽인은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를 미지의 세계로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시아 해역에 위협적인 바다괴물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상상의 그림으로 지도에 표현한 1595년 네덜란드 랑그렌 형제의 ‘동아시아지도’도 흥미를 끈다. 또 이 시기 대다수 지도는 조선을 ‘콘라이(Conrai)’ ‘콤라이(Comrai)’ 등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코리아(Corea)’ 발음을 잘못 듣고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리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조선은 섬으로 인식됐다. 동해와 독도가 명확히 우리 해양 영토임을 입증하는 고지도도 많다. 일본이 제작한 지도에서도 독도를 한국 소유로 규정하고 있었다. 1785년 하야시 시헤이의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는 당시 일본을 파란색, 한국 노란색, 중국은 붉은색 등으로 구분했다. 독도는 노란색이다. 또 이 지도의 독도 아래에 “조선 소유의 이 섬에서 은주(일본의 오키섬)가 보인다. 또 조선도 보인다”고 적혔다. 17세기까지 ‘동양해’ 등 동아시아 바다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표기됐던 한국과 일본 사이의 해역은 18세기 이후 ‘동해(THE EASTERN)’ ‘한국해(COREAN SEA, Sea of Korea)’란 명칭으로 바뀌어 사용됐다는 것을 여러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안내를 맡았던 신소명 학예사는 “1459년 만들어져 유럽 최초의 세계지도로 알려진 프라 마우로의 세계지도가 국내에 최초 공개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처음 볼 수 있는 이 지도는 원본이 남아 있지 않아 모사본을 다시 베낀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김태만 해양박물관장은 “지도는 옛사람들이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해 만든 해양 개척의 산물”이라며 “금박으로 장식됐거나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것도 많아 역사적 중요성 외에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7일 시작된 전시회는 내년 3월 6일까지 이어진다. 그룹 위너의 강승윤이 오디오 가이드의 내레이션을 맡아 이해도를 높인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교대로 근무하던 소방지휘팀 팀장 근무를 2교대로 재편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일 기준 서울 동대문소방서 소속 직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27명이다. 확진자 중에는 소방서장과 현장 출동 대원 3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화재 시 가장 먼저 출동하는 현장대응단 지휘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여파로 지휘팀장들의 경우 당초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를 재편성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2교대는 한 팀이 하루 24시간을 근무하고 다음 날을 쉬는 근무 체계”라며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소방 근무의 특성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동대문소방서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출동을 나가지 않는 내근 직원 40명 가운데 6명만 상황실 등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36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해 5000명을 넘어서면서 일선 소방서와 경찰서 등 직원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곳에서도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치안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 기관에서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는 지난달 23일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돌파감염 사례다. 서초서는 밀접접촉자가 있는 방범순찰대 소속 67명을 포함해 형사과와 지능범죄수사과, 경제범죄수사과 등 핵심 부서 직원 100여 명이 자가 격리됐다. 일부 직원들의 자가 격리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66명이 격리된 상태다. 확진자 다수가 경제범죄수사과에서 나와 이들이 맡고 있던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사건에서 지연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민원이 들어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0월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지구대에서도 경찰관 11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한 팀에서 전체 인원 15명 중 11명이 확진됐다. 이들 중 8명은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이 지구대는 총 66명이 4개 팀으로 나뉘어 교대 근무를 한다. 다수 인원이 자가 격리를 하게 되면서 이 팀을 뺀 나머지 3개 팀이 주야간 순찰과 현장 출동 등 업무를 대신해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찰차에 같이 탑승해 동네 구석구석을 돌고 식사도 함께하다 보면 쉽게 감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로 ‘팀 단위 순환근무’를 하는 경찰과 소방의 경우 직원 1명이 확진되면 종일 함께 근무한 팀 전체가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단체 자가 격리로 1개 팀이 업무에서 빠지면 다른 팀의 업무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대면 조사나 민원 업무, 현장 출동이 잦아 확진 사실을 모르고 근무할 경우 민간으로 전파될 수 있다. 정부는 경찰과 소방 등을 우선 접종 대상인 ‘사회필수인력’으로 지정해 접종률을 높게 유지해 왔다.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경우도 기존 접종 권장 기간인 ‘2차 접종 이후 5개월’에서 ‘4개월’로 한 달 앞당겨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과 소방은 직원들의 부스터샷 접종 및 신청 현황을 따로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 소방관 A 씨는 “본부에선 부스터샷 접종을 직원들 자율에 맡겨두고 별다른 공지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 팀은 팀장이 강조해 전원 접종을 예약했지만, 옆 팀은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아 팀마다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