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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대북 대화 국면의 ‘진짜 영웅(real hero)’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았다. 미국과 북한이 세기의 정상회담을 갖고 주변국과의 다자회담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데는 문 대통령의 공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국 NBC 투데이 인터뷰에서 대북 대화 국면에 대해 “이번 사안의 진짜 영웅은 한국의 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북-미 간 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물밑작업을 해낸 일등공신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는 얘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문 대통령)는 북한을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끌어내 남북 단일팀을 꾸렸고 갈등을 겪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중간에서 잘 해결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며 “(회담의 성공 여부는) 북한이 갖고 있는 것을 과연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신뢰의 정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거래에서는 타협이 필요하다. 모든 면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못 한다고 해서 성급하게 실패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부총리, 경제, 국방, 법무, 산업통상, 교육, 노동…. 새로 출범한 스페인 사회당 내각에서 여성 장관이 임명된 부서들이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페드로 산체스 신임 총리는 6일(현지 시간) 장관직 17개 중 11개에 여성을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부처 장관에 과감하게 여성 인재를 기용해 양은 물론이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여성 파워 내각이 탄생했다. 이번 스페인 내각은 유리천장을 깨는 수준이 아니라 여성이 주류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대의 변화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5년 캐나다, 지난해 프랑스 등에서 현실화된 남녀 장관 동수 내각을 뛰어넘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 내각의 여성 비율은 64.7%로 남성을 압도한다. 6년간 집권한 전임 국민당 마리아노 라호이 정부 시절 내각의 여성 비율 최고치가 36.5%였던 것에 비하면 여성 장관 수가 크게 늘었다. 스페인 역사상 최고 수치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남성인 산체스 총리를 빼고는 사실상 여성 부총리와 장관들이 주도하는 여성 파워 내각이라는 점에서 ‘아마조네스 내각’이라는 말도 나온다. 아마조네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여전사 부족을 뜻한다. 이번 조각에서 여성 장관들이 맡은 부처를 보면 파격 인사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그동안 각국에서 여성이 장관을 차지하는 부처는 여성, 환경, 가족 등 사회 관련 분야에 치중돼 있었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186개국 중 환경장관은 절반이 넘는 108개국에서 여성이 맡았다. 가족(어린이, 청년 관련 부처 포함·98개국) 여성(68개국) 교육(67개국) 등도 여성 장관이 많은 부처에 속했다. 그러나 법무(38개국) 내무(34개국) 경제(19개국) 국방(15개국)은 여성 장관이 적었다. 이 때문에 여성계에서는 국가를 운영하는 핵심 부처 고위직은 남성이 차지하고 여성 장관은 구색 맞추기용으로 임명된다는 불만이 컸다. 이번에 스페인 산체스 내각은 그 편견을 깨고 경제 법무 국방 장관 자리에 과감하게 여성을 발탁했다. 경제장관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차관급 여성 관료인 나디아 칼비뇨 예산담당 총국장을 지명했고, 법무장관에는 이슬람국가(IS)와의 대테러전쟁을 주도했던 돌로레스 델가도 대테러담당 검사장을 발탁했다. 또한 서열 2위인 부총리가 양성평등장관을 겸임하도록 한 것은 양성평등을 중시하겠다는 총리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장관 출신 여성 헌법학자 카르멘 칼보가 중책을 맡았다. 스페인의 파격 내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유럽 등 선진국들의 내각 구성에서 여성의 지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여성 국방장관을 가져 본 나라는 10개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여성 국방장관이 잇달아 탄생하면서 장관직과 관련한 ‘금녀 구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 장관 비율이 4명 중 한 명 이상인 국가는 28개국(2017년 49개국)에 불과했고 여성 국방장관은 186개국 중 6개국뿐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진보다. 산체스 총리는 6일 펠리페 4세 국왕과 만나 내각 구성을 완료한 뒤 총리 집무실에서 내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새 내각은 남녀평등을 지지하고 전 세대를 넘나들며 세계에 개방적인 인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페인은 500만 명의 여성이 거리로 나와 남녀 불평등과 여성 폭력 해소를 외친 올해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전과 후로 나뉜다”며 “그날 표출된 변화 욕구를 충실히 반영한 인사”라고 자평했다. BBC는 “소수 내각(야당인 국민당이 상원 과반 의석과 하원 최다 의석 차지)의 어려움을 사회 통합의 가치로 돌파하려는 시도”라며 “생태전환장관에 기후변화협약 협상가를 임명하는 등 당내뿐 아니라 당 밖에서도 두루 인재를 찾은 인사”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전채은 기자}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낙태 금지 조항 폐지 국민투표의 열기가 채 식기 전에 유럽에서 또 한 번 투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엔 미성년 남성의 인권이 쟁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세 미만 미성년 남성의 포경수술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놓고 찬반 논쟁을 시작한 덴마크 의회가 투표로 이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2일 보도했다. ‘인택트 덴마크(Intact Denmark)’라는 단체는 1월 ‘18세 미만 미성년 남성의 포경수술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최대 징역 6년형에 처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서를 덴마크 의회에 제출했다. 남성 포경수술은 성인이 된 이후에 스스로 선택할 문제지 부모의 의지로 강행돼서는 안 된다는 게 청원의 이유다. 의회는 청원서가 18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청원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로 법안 제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일 5만 번째 국민이 이 청원에 동의하면서 의회는 아직 어떤 나라에서도 도입하지 않은 미성년 남성의 포경수술 금지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유대인과 무슬림들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포경수술은 주로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 이뤄지는 종교의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약성서 창세기의 가르침에 따라 이르면 생후 8일 이전에도 남아의 할례를 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아일랜드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 금지 헌법 조항이 폐지되면서 그 여파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이(낙태 합법화)에 반대되는 언행에 대해서는 비판의 화살이 쏟아진다. 영연방에서 유일하게 낙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에서도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그 유탄을 맞은 모양새다.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에서는 의사 두 명의 동의가 있으면 임신 24주 이내에 낙태가 가능하고, 그 이후에도 산모와 태아의 상태에 따라 예외적으로 낙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에서는 성폭행 등으로 임신한 산모도 낙태할 수 없다. 영국 의회 내 노동당은 물론이고 보수당에서도 북아일랜드 낙태 금지 규정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메이 총리로서는 낙태 허용을 반대하는 민주연합당(DUP)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에 실패한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북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DUP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낙태 금지 조항 폐지’를 결정하면서 아일랜드의 결정을 존중할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지 향방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교황의 입만 쳐다보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련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에이먼 마틴 아일랜드 주교는 “사회 문화는 바뀌었고 사람들은 교회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어미드 마틴 아일랜드 대주교도 “이번 결과는 현대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의 불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낙태를 시행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비정부기구(NGO)에 연방예산 지원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달 18일에도 낙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병원에 연방 지원을 제한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여성의 결정을 정부가 방해할 수 없다”, “낙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병원이 특정 지역에 있는 유일한 병원일 경우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비판과 우려가 나온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영국 런던의 명소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지금까지 닫혀 있던 공간을 갤러리로 꾸며 다음 달 11일 일반에 선보인다. 이 갤러리에는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증서를 포함해 약 300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30일 로이터 등 외신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000년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상층부의 공간을 ‘퀸스 다이아몬드 주빌리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퀸스 다이아몬드 주빌리 갤러리는 사원 바닥에서부터 16m 높이에 있는 ‘트리포리움(triforium)’에 마련됐다. 트리포리움은 고딕 성당 입구의 아치와 지붕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웨스트민스터의 트리포리움은 처음 지을 때에는 예배실로 쓸 예정이었지만 특별한 용도 없이 창고로 이용돼 왔다. 사원은 기부로 모은 2300만 파운드(약 326억8000만 원)를 들여 공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갤러리는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11일 공개된다. 갤러리는 전시물들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건축’과 ‘예배와 일상생활’,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왕가’, ‘사원과 민족적 기억’ 등 네 가지 테마로 나눠 전시할 예정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주임사제인 존 홀 신부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공간은 놀랍고 전시는 환상적이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자국에서 창업하려는 외국인 기업인을 독려하려는 취지로 마련했던 ‘스타트업 비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폐지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전 세계 기업인들이 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스타트업 비자를 없애기로 했다고 CNN이 26일 보도했다. 25일 연방등록부에 제출된 서류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 비자를 ‘권고할 만하지 못하고, 실행 불가능하며, 불필요한 기관 자원의 사용’이라고 표현했다. 국토안보부는 “이 규정은 미국의 노동자와 투자가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고, 국토안보부의 정책 기조와도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비자는 외국인 기업가에게 미국 체류를 허가해 자신의 사업체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와 투자가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증명하면 최소 2년 반, 최대 5년간 유효한 비자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7년 6월부터 스타트업 비자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같은 해 1월 들어서면서 당초 시행 계획이 미뤄졌고, 결국 완전히 폐지되기에 이르렀다고 CNN은 전했다. 프랑스 캐나다 같은 국가들은 외국인 창업자들이 자국에 회사를 설립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비자를 마련하고 있다. 린다 무어 테크넷 최고경영자(CEO)는 “이 결정(스타트업 비자 폐지)은 세계의 기업가와 투자가들에게 ‘미국은 당신들을 원치 않는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수십 명의 여성들이 성폭행과 성추행 사실을 연이어 폭로하면서 미국 할리우드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영화계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66)이 25일(현지 시간)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지난해 첫 폭로가 나온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와인스타인은 재킷 차림에 오른 팔에는 책 3권을 끼고 미국 뉴욕 맨해튼 경찰서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그가 경찰서로 들어가기 전까지 취재진들이 “하비!”하고 수 차례 불렀지만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날 와인스타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성폭력 혐의로 경찰에 출두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AP는 “관계자 두 명에 따르면 경찰은 사무실에서 구강성교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배우 루시아 에반스의 주장을 사건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에반스는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실을 가장 먼저 폭로한 배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피해자가 한 명 이상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논란은 지난해 10월 연예계 여성 6명이 시사주간지 뉴요커를 통해 피해를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틀 뒤 뉴욕타임즈(NYT)에 또 다른 폭로가 추가로 실리며 미투 운동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 와인스타인에게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70명을 넘는다. 피해 여성들의 주장과는 달리 와인스타인은 “모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65·사진)가 9월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미 관계 전문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 차기 소장 및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다. 23일(현지 시간) KEI는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맨줄로 소장을 이을 새로운 소장으로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을 찾아 활동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1980년대에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영사관에 근무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이 경력을 인정받아 2008년 첫 여성 주한 미대사 자리에 올라 3년간 근무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도 있는 스티븐스 전 대사는 KEI 이사진 만장일치로 소장에 뽑혔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지금은 한미 관계가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가 직면한 정책 과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KEI에서 한미 관계의 미래를 위해 깊은 대화와 이해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박쥐로부터 전염되는 ‘니파 바이러스’로 10명이 사망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인도 NDTV는 22일 니파 바이러스로 18일부터 총 10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케랄라주 보건 당국은 북부 도시 코지코드의 한 가정에서 전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이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94명을 자택에 격리시켰다. 감염 의심자 9명은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 중이다. 이 가족 중 형제 2명을 포함해 3명이 숨졌고, 최초 감염자들을 치료하던 간호사 한 명도 숨졌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건 당국은 한 우물에서 감염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사망자들이 물을 끌어올려 마신 이 우물에서는 죽은 박쥐 60여 마리가 발견됐다. 주민들은 사소한 질병에도 불안에 떨며 병원을 찾고 있다. K K 샤일라자 케랄라주 보건장관은 “이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상황이다. 우리는 니파 바이러스를 다뤄본 사전 경험이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니파 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인도에서는 지난 10년간 두 번 발병했으며 총 50명이 숨졌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뇌염 증세를 보이며 치사율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983년 크리스마스였어요. 파티가 열렸죠. 나는 내 삶에서 가장 로맨틱한 밤을 보냈어요. 찰스는 침대를 꽃으로 가득 채웠거든요.”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1961∼1997)은 생전에 한 지인에게 “아들 해리는 사랑이 가득한 채 태어났다”며 이같이 털어놓았다. 1984년 9월 15일 오후 4시 20분, 둘째 아들 해리가 태어났다. 남편 찰스 왕세자는 해리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전화해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부터 가족은 행복하지 못했다. 다이애나는 남편과의 불화로 우울증 문턱을 오갔고, 빨간빛이 도는 머리 색깔 때문에 해리 왕손의 실제 아버지가 다이애나의 연인으로 알려진 제임스 휴잇이라는 거짓 소문이 돌기도 했다. 1997년 다이애나의 죽음은 13세 아들 해리에게 인생 최대의 충격이었다. 해리는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인 찰스에게 “아빠, 엄마가 진짜 죽었어요?”라고 물었고,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카드에는 “엄마(Mummy)”라는 글자만 쓰여 있었다. 해리는 1998년 형 윌리엄이 다니는 이튼칼리지에 들어갔지만 방황은 이어졌다. 해리는 이미 8세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12세에 술을 마셨다. 아버지 찰스의 50번째 생일날 당시 14세이던 해리는 술에 취해 옷을 벗고 손님들 앞을 뛰어다녔다. 18세이던 2002년부터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돼 마약 중독 치료를 받기도 했고 2012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여자들과 옷 벗기 당구 게임을 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내에서는 ‘플레이보이 왕자’ ‘마약 왕자’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해리 왕손은 훗날 “13세 때 엄마를 잃은 이후 20년 넘게 나의 모든 감정을 닫아놓았다. 나의 일상뿐 아니라 나의 일까지 정말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성실하게 복무하면서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시작했다. 해리 왕손은 지난해 11월 메건 마클과의 약혼 사실을 어머니와의 추억이 가득한 켄싱턴궁 성큰가든에서 발표했다. 마클에게 건넨 약혼반지에는 어머니 다이애나가 남겨 놓은 다이아몬드 두 개가 박혀 있었다. 해리 왕손은 언론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달 너머에서 좋아서 뛰고 계실 것 같다. 그 생각만 하면 너무 좋다. 그녀는 아마 마클과 베스트 프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는 18일 결혼 전 마지막 밤을 형 윌리엄과 함께 보냈다. 19일 결혼식이 열리는 윈저에는 10만 명의 시민이 몰릴 예정이다. 윈저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일반 시민 1200명과 초대된 귀빈 600명뿐이다. 낮 12시 세인트조지 성당에서 결혼식을 마친 뒤 오후 1시부터 해리-마클 부부는 마차를 타고 25분 동안 윈저 마을 행렬을 할 계획이다. 형 윌리엄이 결혼 때 탔던 왕실 공식마차 애스콧 랜도를 탄다. 이어 세인트조지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로 리셉션이 열리고 저녁에는 아버지 찰스가 주최하는 연회가 열린다. 여기에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 200명만 참석할 계획이다. 공개 때까지 비밀인 마클의 웨딩드레스가 어떤 모습일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2011년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 길이는 270cm로, 엘리자베스 여왕(약 450cm)이나 다이애나 왕세자빈(약 750cm)보다 짧았다. 영국 왕실 결혼식의 웨딩드레스는 길이가 긴 것으로 유명하다. 결혼식에 초대받은 손님들이 누구인지는 당일 알 수 있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전채은 기자}
미국 텍사스주 한 고등학교에서 18일(현지 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사망했다. CNN방송은 “텍사스주 갤버스턴 근교의 산타페 고교에 총을 든 남성이 침입해 오전 7시 45분경 미술 수업이 진행 중이던 교실에서 총신이 긴 샷 건을 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체포된 용의자는 부상을 입지 않았으며 학생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학생 1명도 공범으로 의심돼 체포됐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교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보안관인 에드 곤잘레스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자 중 1명은 학교에 근무하던 경찰관”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미국에서는 최근 8일간 3번이나 학교시설 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는 22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른 아침에 좋지 않은 소식을 접했다. 모두에게 신의 가호를!”이라고 적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다 본체가 폭발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전자담배 폭발 사고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사람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16일(현지 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달 5일 플로리다주 피터즈버그의 자택 침실에서 사망한 프리랜서 프로듀서 톨마지 디엘리아(38)를 부검한 결과 전자담배가 폭발하면서 날아간 파편들이 머리에 박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개골 안에서 전자담배 파편 두 개가 발견됐고 ‘발사체에 의한 머리 부상’이 사망 원인이라고 부검보고서에 기록됐다. 폭발한 파편들이 불을 내면서 침실 대부분과 시신 80%가 불에 탔다. 이번에 폭발한 제품은 필리핀에 본사를 둔 스모크-E마운틴사의 액상형 전자담배(사진)로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종류가 다르다. 미국 소방청에 따르면 2009∼2016년 미국에서 발생한 전자담배 화재 및 폭발 사고는 모두 195건에 이른다.전채은 chan2@donga.com·김윤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48·사진)가 14일(현지 시간) 신장 질환으로 시술을 받았다.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멜라니아 여사가 양성 신장 질환으로 색전술을 받았다. 시술은 합병증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색전술은 양성 종양 치료를 위해 신체 특정 부위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당초 멜라니아 여사는 약 일주일간 입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퍼스트레이디가 아주 잘하고 있다. 우리는 2, 3일 후 퇴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시술을 앞둔 아내와 대화하며 안심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술이 끝난 뒤에도 헬기를 타고 아내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술 다음 날 트위터에 “성공적인 시술로 멜라니아는 아주 활기가 넘친다. 쾌유를 기원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도 상원 개회사에서 “퍼스트레이디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쾌유를 빌었다. 산제이 굽타 CNN 선임 의학전문기자는 “신장에 생긴 양성 종양은 대개 색전술로 쉽게 치료할 수 없다”며 “무엇이 생겼는지가 의문”이라고 백악관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3일 16세 소녀가 4명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산 채로 불에 태워져 숨졌다. 이 소녀가 숨진 날 옆 마을에서는 17세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고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 6일 후 또 한 명의 소녀(16세)가 성폭행을 당했고 역시 불에 태워졌다. 이 소녀는 결국 숨졌다. 모두 인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주일 새 잇달아 벌어진 10대 소녀 성폭행 및 살인 피해 사건으로 인도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은 1월 힌두교 남성 8명이 8세 무슬림 여자 어린이를 윤간하고 살해한 사실이 4월에 뒤늦게 알려진지 한 달 만에 발생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도 사회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 강간범을 위한 사회는 없다’, ‘소녀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적힌 팻말을 만들어 성폭력이 만연한 인도 사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뉴델리와 텔랑가나주 등지에서 시민들은 ‘소녀들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적인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100건 이상의 성폭행이 발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달 12세 이하 아동을 성폭행한 경우 최고 사형, 16세 이하 청소년을 성폭행 했을 땐 최소 징역 20년 형에 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통과시켰다. 8세 소녀 성폭행치사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하지만 법보다 각 공동체의 관습이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도 사회에서 법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세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도 성폭행 피해 직후 경찰서가 아닌 마을 의회로 먼저 달려갔다. 벌금 5만 루피(약 80만 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피의자 4명은 보복을 위해 지인 16명을 더 불러내 피해자 집으로 찾아가 부모를 폭행하고 소녀를 불태웠다. 인도 사회학자 디파 나라얀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인도의 사회문화적인 문제”라며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우리는 82명입니다. 그리고 1946년 칸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71년 동안 오로지 82명의 여성 감독만이 이 계단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 감독 1688명이 이 계단을 오를 동안 말이죠.”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 모인 여성 배우와 감독, 제작자 등 82명이 영화제 레드카펫 위에 줄을 맞춰 서서 영화계의 성 평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을 대표해 케이트 블란쳇이 마이크를 잡았다. 참가자들은 성명서 낭독이 끝나자 잡은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흔들어 보이며 연대를 과시했다. 미국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고발 사건 이후 불거진 영화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일환이다. 블란쳇과 제인 폰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유명 배우들과 ‘원더우먼’의 감독인 패티 젱킨스 등 영화감독들이 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블란쳇과 89세의 프랑스 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함께 대표로 성명을 읽었다. 여성 영화인들은 71년 동안 여성 감독은 고작 82명밖에 칸에 초청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그만큼의 수가 한꺼번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계단을 오르다 멈춰 서서 성명을 읽은 이유는 여성 영화인이 칸의 계단을 오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블란쳇은 이어 “고귀한 황금종려상(Palme d‘Or)은 71명의 남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름을 다 거론하기조차 어렵다. 여성 감독은 고작 2명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카메라의 앞과 뒤에서 남성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는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후보 작품을 낸 감독 21명 중 한 명인 에바 위송의 작품 ‘태양의 소녀들(Girls of the Sun)’ 시사회를 앞두고 열렸다. 태양의 소녀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생활하는 여성 난민 부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상영 전 위송은 잠시 레드카펫을 벗어나 자신의 네 살짜리 아들을 끌어안았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멀리사 실버스틴 ‘여성과 할리우드’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칸에 여성 감독이 그녀의 아들을 데려왔다.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올렸다. 지금까지 황금종려상을 받은 두 여성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언과 벨기에 출신 아녜사 바르다다. 이 중 이날 시위에 나서기도 한 바르다 감독은 2016년 명예 황금종려상을 탔다. 명예 황금종려상은 영화계에서 성과를 냈지만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비정기적으로 주는 상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긴 하루였습니다. 정말 긴 하루였어요. 하지만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9일 오후 10시 30분 기름을 채우기 위해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체류한 시간은 13시간. CNN은 당시 폼페이오의 얼굴은 ‘승리에 도취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시간으로 7일 밤 10여 명의 수행원과 함께 워싱턴을 떠났다. 그가 이번 방북길에서 달성해야 할 미션은 두 가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했고 억류된 미국인 세 명을 데려와야 했다. 9일 오전 8시경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들을 맞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검은색 메르세데스 리무진에, 그의 일행은 버스와 밴에 올라타 고려호텔까지 약 23km를 달렸다. 호텔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한 시간가량 김 부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얼마 전까지 정찰총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치열한 북-미 스파이 전쟁을 지휘했던 이들은 면담 후 39층 회전식당으로 이동해 생선조림과 오리 요리, 레드와인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었다. 폼페이오는 김영철을 “위대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고, 김영철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미국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시내 모처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90분 동안 면담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협상 의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면담을 모두 마치고 오후 6시경 호텔에 돌아왔을 때 북한 실무자들이 폼페이오 장관을 찾아와 억류자 3명이 사면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석방된 이들이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장관이 탑승한 비행기는 활주로를 떠났다. 그때가 오후 8시 42분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며칠 내로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시간을 발표할 것 같다”는 소식을 발표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이어지는 미국 대학의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마지막 수업’은 초청 연사로부터 듣는 졸업연설(Graduation Speech)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에게 삶의 영감을 주기도 하고, 인생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는 졸업연설. 올해는 어떤 인사들이 미국의 각 대학에서 졸업연설 마이크를 잡을까. 미국 대학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명망 있는 인사를 초청해 졸업연설을 맡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영화배우 짐 캐리까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줄 저명인사 등이 대학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현직 대통령은 해마다 인기 초청 연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다운’ 행보를 보였다. 그가 올해 선택한 학교는 해군사관학교. 군의 견고한 지지기반이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됐던 트럼프답게 지난해 해양경비사관학교에서 연설한 것에 이어 25일 또 한 번 사관학교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2017년 연설에서 트럼프는 해양경비사관학교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표했다. “오늘 졸업하는 모든 생도들, 총사령관으로서 여러분을 환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어디든 갈 수 있는 여러분이 생명을 구하고 조국을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해군사관학교 졸업연설에 대해서도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 위대한 해군사관학교의 졸업연설을 승낙했다”고 남겼다. 백악관 성명서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는 군대가 안전하게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일 자신의 모교 예일대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클린턴은 이 학교 로스쿨을 나왔다. 클린턴은 지난해 또 다른 모교인 웰즐리대에서 졸업식 축사를 남겼다. 그는 이 학교 학부를 졸업했다. 웰즐리대는 미국의 유명 여대이다. 2017년 축사에서 클린턴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에 수백만 개의 균열을 내십시오”라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음악가나 영화배우 등 올해도 예술인을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하워드대는 올해 졸업연사로 졸업생이기도 한 채드윅 보스먼을 초청했다. 국내에는 ‘블랙팬서’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보스먼은 개봉작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등 다수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다. 보스먼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7일 한국을 찾아 국내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웨인 프레드릭 하워드대 총장은 “그는 역사를 바꾼 가장 상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연기했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2017년 제59회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신인상, 베스트 랩 앨범상, 베스트 랩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오른 챈스 더 래퍼는 12일 딜러드대에서 축사를 할 예정이다. 월터 킴브로 딜러드대 총장은 “그는 세속과 신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유형의 아티스트”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챈스 더 래퍼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가장 좋아하는 래퍼’로 꼽기도 했다. 그동안 화제가 됐던 졸업연설을 살펴보면 핵심 키워드는 성공이 아닌 실패다.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이 갖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공감한 연설이야말로 큰 호응을 얻는 것이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2013년 하버드대 연설에서 “실패는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해 감동을 줬다. 2011년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은 코미디언으로서 인생의 정점을 찍고 추락했던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실패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실패한 경제학자냐, 위대한 사상가냐. 그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세계인의 모습에서 실패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철학부터 역사학·사회학·경제학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국엔 마르크스주의를 창시한 카를 마르크스 얘기다.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그의 생일파티가 열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마르크스의 ‘성대한 귀환’이다. 중국 정부가 선물한 높이 5.5미터, 무게 2.3톤 규모의 거대 마르크스 동상이 5일(현지 시간) 그의 고향 독일 트리어시에 세워졌다. 세기의 사상가 마르크스가 탄생한 나라지만 그 동안 그를 바라보는 독일 국민의 시선이 마냥 따뜻했던 건 아니다. 전체주의로 흐른 마르크스주의는 결국 동독을 서독에 흡수시켰고 소련을 몰락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이 선물한 동상을 세우기까지도 일부 보수 정치권이 반발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태어난 도시에 동상이 세워지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내막을 알면 꽤 뜻 깊은 일이다. 트리어시 시민들은 좀더 재치 있는 방식으로 마르크스를 맞았다. 조각상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트리어 기념품점’에서는 마르크스와 관련한 각종 기념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그의 ‘굿즈(Goods)’를 사면 ‘마르크스 샴페인’을 마시며 한 손에 저서 ‘자본론’을 끼고 있는 ‘오리 마르크스 고무인형’과 함께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처치 곤란한 동전들이 고민이라면 머리 한가운데에 금이 가 있는 손바닥만한 ‘마르크스 저금통’을 사면 된다. 중국에서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세기동안 인간 사회의 격변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의 이름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혁명과 건설, 개혁 과정에서 강력한 사상적 무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탄생 200주년을 맞아 마르크스를 다시 읽어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런던 마르크스 기념 도서관에서는 마르크스의 업적을 기리고 마르크스주의가 지금 이 시대에 주는 의미를 살펴보는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영국의 제1야당 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널은 이 컨퍼런스에서 ‘현재를 바꾸는 마르크스주의의 힘’을 주제로 연설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벨기에-중국 협회가 마르크스의 200번째 생일을 맞아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핀란드 포리에서는 광장에서 마르크스의 작품들을 낭독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나를 입양해줄 사람 찾습니다. 80대 남성. 혼자 쇼핑과 요리 가능. 만성질환 없고 건강합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의 버스정류장에 이런 전단이 나붙었다. 흰 종이에 파란색 펜으로 꾹꾹 눌러쓴 전단이다. ‘월 6000위안 연금 나옴.’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인 남성 한쯔청 씨(85)가 3월경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겨울 이 전단을 써 붙인 주인공이다. 같은 달 17일에 숨졌지만 그의 죽음은 약 2주가 지나서야 알려졌다. 한 씨는 결국 새로운 가족을 찾지 못하고 홀로 숨을 거뒀다. 한 씨는 한때 가족이 있었지만 홀로 남겨진 홀몸노인이었다. 함께 살던 아내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펜을 들게 한 건 그에게 남은 단 하나의 두려움이었다. 한 씨는 홀로 죽어 살이 다 썩고 뼈만 남겨진 채로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게 가장 무서웠다. 당장은 자전거를 타고 계란과 빵을 사올 수 있었지만 이조차도 어려워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85세의 나이에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 건 그래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씨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전단의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한 인터넷 방송도 그의 이야기를 소개해준 덕분이었다. 지역 식당에서는 그에게 음식을 보내줬다. 전화로 얘기를 들어줄 20세 친구도 생겼다. 한 씨는 잠깐이나마 새로운 가족을 만날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한 씨는 얼마 못 가 남이 가족이 될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제안을 하나둘 거절하다 보니 자연히 알게 됐다. 다시 그에게 ‘홀로 죽는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한 씨의 죽음 뒤 들춰본 그의 여생에는 누군가와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려는 노력이 가득했다. 자살예방센터에도 전화를 걸었고 새로 사귄 20세 친구인 장징 씨와도 계속 대화를 나눴다. 3월 14일 장 씨가 놓친 한 씨의 전화가 그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3일 뒤 한 씨는 자신의 방 안에서 조용히 숨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나는 감히 내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지 않는다. 매일 출퇴근길에 나는 부비트랩이 장착된 차와 군중 속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생각한다.”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숨진 프랑스 통신사 AFP 수석 사진기자 샤 마라이(41·사진)가 2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마라이는 2016년 남긴 수기에서 자신이 카불에서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썼다. 그는 수기에서 “나는 잠시 호텔 밖으로 나섰다가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숨진 동료를 기억한다. 그의 어린 아들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마라이의 두려움은 2년 뒤 그대로 현실이 됐다. 마라이는 태어난 지 15일 된 딸을 두고 테러에 희생됐다. 마라이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탈레반이 공격을 발표하며 전투 시즌을 알렸다”는 글을 남겼다. 그의 마지막 게시글이었다. 마라이는 1995년부터 AFP 카불 지사의 운전사로 일하다 3년 뒤 도시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점령되자 카메라를 잡았다. 이후 마라이는 카메라를 들고 있기만 해도 감시를 당할 정도로 엄혹했던 1990년대 말과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잠시 찾아온 카불의 황금시대 그리고 다시 전쟁터로 변한 도시의 눈물 등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미셸 레리동 AFP 보도국장은 “충격적이고 끔찍한 현장들을 섬세하고 완벽하게 취재했던 그가 존경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신도 공격에 당해버렸군요. 당신이 이 세상에 있을 때 이곳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에 감사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취재진과 의료진 등 비극의 크기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했던 이들이 현장을 빨리 찾은 순서대로 죽거나 다쳤다. 마라이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위에 발이 묶인 AFP의 영상취재 기자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사고 현장을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전 그가 동료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걱정 마. 내가 도착했어”라는 말이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