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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에 먼저 피로가 내려앉았다. 2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0-3으로 NC에 무릎을 꿇은 두산 이야기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이 영패를 당한 건 2017년 2차전 때 KIA 양현종에게 완봉승(KIA 1-0 승리)을 헌납한 뒤 처음이다. 이날 두산에서는 김재호 혼자 4타수 3안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타자 8명은 전부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국시리즈 들어 계속 흔들리고 있는 마무리 투수 이영하보다 타자들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 1∼4차전에서 팀 타율 0.228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93) 팀이었던 두산 타자들 방망이가 차갑게 식은 제일 큰 이유는 역시 ‘피로 누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이날 경기는 두산이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치른 10번째 경기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시작 전 이미 준플레이오프(준PO) 두 경기, PO 4경기를 치른 상태였다. 야구 전문가들은 PS 한 경기는 정규시즌 2, 3경기에 맞먹는 피로를 안긴다고 설명한다. 두산으로서 그나마 다행인 건 21일 4차전을 낮 경기로 치른 뒤 하루를 완전히 쉬고 23일 5차전을 저녁 경기로 맞이한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두산 선수단은 50시간이 넘는 휴식 시간을 보장받은 뒤 5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4차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생략했던 두산은 일요일인 22일에도 훈련 대신 휴식을 선택했다. 두산에 김재호가 있다면 NC에는 나성범이 있다.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2016년 타율 0.143(14타수 2안타)에 그쳤던 나성범은 올해 한국시리즈 1∼4차전에서는 타율 0.438, 1홈런, 5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나성범은 “4년 전에는 나뿐 아니라 팀원 대부분이 힘을 못 썼다”면서 “올해는 모든 선수가 하나 된 느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선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지만 NC는 4차전까지 팀 타율(0.302)은 물론이고 평균자책점(2.57)에서도 두산(4.37)에 앞서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37번 가운데 2승 2패 상황에서 5차전을 맞이한 건 9차례밖에 없다. 이 가운데 7번(77.8%)은 5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특히 2003년 현대를 시작으로 최근 7번은 5차전 승리 팀이 전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산은 올 가을야구에서 ‘에이스’로 떠오른 플렉센, NC는 정규시즌 전반기 리그 최고 투수였던 구창모를 각각 5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플렉센이 포스트시즌 5번째 등판이라 체력 부담도 있고 투구 패턴도 읽혀서 불리할 수 있다”면서 “구창모는 2차전에서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수비수들이 실책없이 구창모를 얼마나 잘 도와주느냐도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6차전부터 관중 10%만 허용… 23일 오후 2시 입장권 재예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24일 0시부터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이날 열리는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입장 허용 인원을 현재의 30%에서 10%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예매된 6, 7차전 입장권은 자동 취소된다. KBO는 23일 오후 2시부터 다시 예매를 실시할 예정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선 나는 경기도에 집이 있고 와이프 직장 + 아기 어린이집 때문에 서울 잠실에 전세 살고 있음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전셋값 폭등 후, 우리 집 현황1. 우리 집주인의 집주인의 집주인이 부동산 정책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식 보고 집에 들어가서 살라 함2. 우리 집주인의 집주인이 쫓겨나서 본인 집으로 이사하기로 함3. 우리 집주인이 쫓겨나서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고 나보고 나가라 함4. 내가 갈 곳이 없어져 우리 세입자보고 나가라 함5. 우리 세입자 본인 세입자보고 나가라 함6. 우리 세입자의 세입자가 쫓겨나서 새로운 전세를 구하는데 전셋값 폭등으로 인해 갈 곳이 없어져 멘붕(멘탈 붕괴) 옴안 해도 되는 이사 6건 증가로 이사업체만 이득. 이것이 진정한 창조경제 한국형 뉴딜연일 전셋값 폭등 소식이 들려오던 지난달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 글 내용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베스트 댓글’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어떻게 보면 거주와 소유가 수요에 맞게 균형을 잡고 있던 게 제대로 깨져버렸네…”실제 통계를 봐도 이 글이 내용이 아주 허튼소리는 아닙니다.국토교통부에서 올해 6월 펴낸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셋집에 사는 일곱 집 가운데 한 집(14%)은 ‘부동산 소유자로서 받는 임대 보증금’이 있습니다. 자기 집이 있는 데도 전셋집에 살고 있는 것. 자가에 살면서 임대 보증금을 받는 가구 비율은 15.3%였습니다.자기 집이 있는데도 왜 전셋집에 살까요? 짐작건대 다른 집이 전세를 사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국토부 조사에서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한 이유를 두 개 골라달라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한 건 ‘직주근접(직장, 학교 등) 직장변동(취업·전근 등) 때문에(39.0%)’였습니다. 맨 처음에 인용한 글에서 ‘와이프 직장 + 아기 어린이집 때문에’라고 밝힌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이 결과를 자세히 보시면 ‘집값 또는 집세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전세를 산다는 답변이 14.7%로 전셋집에 살면서 부동산 소유자로서 받는 임대 보증금이 있는 비율(14%)과 엇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그리고 올해 7월까지만 해도 ‘거주와 소유가 수요에 맞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서울 아파트도 그랬습니다.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17년 7월 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이후 3년간 매매가가 126까지 오르는 동안 전세가는 105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흔히 ‘임대차3법’이라고 부르는 주택임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앞서 보신 것처럼 서울 아파트 전세 지수는 2017년 7월 이후 3년 동안 100에서 5가 올랐는데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사이에 다시 5가 올라 110이 됐습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임차 가구가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를 찾게 되고 주거 상향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이런 인식은 ‘전세-월세’만 한 묶음일 뿐 아니라 ‘자가-전세’도 같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국토부에서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결과를 보면, 적어도 서울 지역에서는, 자가-전세 역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그런데 현 정부 들어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데다 대출까지 막고 있기 때문에 전세 → 자가 이동이 벽을 만난 겁니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면서 전셋값까지 상승하고 말았습니다.계약갱신청구권이 발목을 잡아 전세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전 국회입법조사처)은 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은 가격상승에 의한 임차인 교체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세는 100% 실수요이기 때문에 투기적 수요는 없다. 그곳에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전세를 찾게 된다. 수요가 증가하면 전세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 상승분을 보유 현금이나 대출 등을 통해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계속 거주를 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만큼의 전세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상승한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입하여 거주하면서 가격은 균형점을 찾게 된다. 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라 전세수요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이 일어나더라도 전세공급증가(기존 임차인의 이주)는 나타나지 않고, 반대로 공급이 대폭 감소하게 된다. 대폭 축소된 공급은 가격상승을 의미하고, 이를 부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새로 진입하게 된다. 물량이 대폭 감소한 만큼 이 과정에서 큰 폭의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난다. 거래량은 줄어들지만 가격은 상승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이런 현상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지역에서부터 중저가 지역까지 연쇄적으로 가격상승이 나타난다.그러니 적어도 대출이라도 풀어줘야 했지만, 그래서 전세 → 자가 이동 경로를 열어줘야 했지만, 정부는 ‘영끌 금지령’을 내리면서 반대 방향을 선택했습니다.한때 ‘법무부동산 장관’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으니 이런 방향이 아주 예측 불가능했던 건 아닙니다.그런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 스포츠’에 가까웠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하기’를 해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OECD 회원국 국민 가운데 부동산 담보 대출 없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비율은 평균 63.1%입니다. 한국은 76.1%로 OECD 평균보다 13%포인트 높습니다. 한국은 다른 OECD 회원국보다 금융이 부동산을 ‘덜’ 지배하고 있는 나라인 겁니다.그리고 이 그래프에 있는 나라 이름을 천천히 뜯어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평가하는 나라는 한국보다 그래프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프 아래쪽에 있다는 건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비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선진국에서도 자기 능력에 맞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한국은 이 과정에서 ‘전세’라는 한 단계가 더 들어갑니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에 자가로 이사한 가구 가운데 41.8%가 바로 직전에 전세에 살았습니다. (다주택자가 소유한 집에서) 전세를 살면서 목돈을 마련하고 그 돈에 은행 대출을 보태서 집 ≒아파트를 사고 그 빚을 열심히 갚아서 진짜 자기 집을 갖게 되는 게 원래 보통 사람들 ‘꿈’이었던 겁니다.이런 와중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신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께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소유의 형태가 아니라 임대의 형태에서도 (주거의 질이) 다양하게 마련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씀하시니 사람들이 참을 수 있겠습니까?동아일보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진 의원께서는 지역구(서울 강동갑)에 있는 아파트에서 보증금 1억5000만 원에 월세를 추가 부담하는 반(半)전세로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 역시 직주근접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이번 ‘데이터 비키니’가 계속 인용하고 있는 2019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주근접은 전세뿐 아니라 반전세(39.8%)나 월세(45.5%) 가구 모두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답변이었습니다.그런데 자기 집에 사는 가구는 직주근접이 4위(24.5%)로 내려갑니다. 대신 ‘시설이나 설비가 더 양호한 집으로 이사가려고’(48.3%)가 1위로 올라서고, ‘이미 분양받은 주택(내 집)으로 이사 또는 내 집(자가주택) 마련을 위해’(45.4%)가 2위에 등장합니다. 이렇게 직장이나 학교로부터 멀리 떨어져도 보통 사람들이 간절히 꿈꾸는 대상이 바로 ‘내 집’, ‘우리 집’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곳에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멀쩡한 자기 집 대신 ‘남의 집’에 살기도 했던 겁니다.나라님들, 여러분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으셨다는 ‘선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이 ‘거주와 소유가 수요에 맞게 균형을 이루고 있던 그 시절’을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도록 제발 눈을 뜨고, 귀를 열어주시기를, 국민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살다 보면 알게 된다. 성공은 정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또 알게 된다. 운이라는 건 그저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곳에서, 가장 좋은 경우에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을 펼쳐보일 수 있는 그 기회라는 걸 말이다.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두산 허경민(30)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허경민은 올해 한국시리즈(KS) 1차전 때 팀 5번 타자로 나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면서 KS 통산 안타 37개를 기록하게 됐다.그러면서 허경민은 현역 선수 KS 통산 안타 1위로 올라섰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은 KS에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면 허경민은 박진만(44·전 SK)과 함께 역대 KS 최다 안타 공동 2위(40개) 기록도 남길 수 있다.그렇게 되면 역대 프로야구 선수를 통틀어 허경민보다 KS에서 안타를 많이 친 선수는 박한이 박한이(41·전 삼성·57개) 한 명만 남게 된다.냉정하게 말하면 허경민은 이 세 선수 가운데 가장 급(級)이 떨어지는 선수라고 할 수도 있다.그저 팀이 한국시리즈에 많이 나갔기에 타석에 많이 들어설 수 있었고 그 덕에 안타가 많은 것뿐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그런데 그건 박한이나 박진만도 마찬가지다. 박한이는 KS 통산 타율이 0.249밖에 되지 않고 박진만은 0.226으로 더 나쁘다. 허경민은 어엿한 KS 통산 3할 타자(0.308)다.그리고 두산은 이원석(34·현 삼성) 대신 허경민이 본격적으로 붙박이 3루수 자리를 꿰찬 뒤 6년 연속 KS 무대를 밟게 됐다. 두산이 ‘왕조’를 구축하는 데 있어 허경민이 ‘핵심 선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허경민은 1번 타자로 출전한 2차전 때는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땅볼로 1타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팀이 5-4 1점차 승리를 기록했으니 이 타점이 없었다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김태형 감독은 20일 열리는 3차전을 앞두고 허경민을 또 한 번 1번 타자로 기용했다. ‘행운아’ 허경민은 다시 한 번 두산에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제배구연맹(FIVB)이 매년 공식 발간하는 사례집은 ‘랠리가 끝난 뒤 선수가 네트를 잡아당긴 행위’를 ‘파울이 아니’라고 규정하는 걸로 확인됐다.”20일 한 일간지 기사에 이런 문장이 등장했다. FIVB 규칙 ‘판례 모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집’에 따르면 흥국생명 김연경(32)이 11일 서울 장충체육관 방문 경기 5세트 때 네트를 잡아당긴 행위는 반칙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이 기사는 “사례집의 6.5항에선 김연경 건과 완벽히 들어맞는 사례를 영상과 함께 설명한다”고 소개했다.정말 그럴까? FIVB 사례집 원문은 이렇다.“Because the net touch shown on the video occurred after the rally, cannot be considered as a technical fault.”이 문장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이 비디오에 등장하는 네트 터치는 랠리가 끝난 다음에 발생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반칙이라고 간주할 수 없다”라고 할 수 있다.그러니까 이 문장은 FIVB 규칙 11.3.1 위반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FIVB 규칙 11.3.1은 배구 팬이라면 잘 알고 계시는 네트 터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FIVB 규칙을 번역한 한국어 문장은 대한민국배구협회 규칙을 인용한 것.)“Contact with the net by a player between the antennae, during the action of playing the ball, is a fault. (볼 플레잉 동작을 하는 동안 선수가 두 안테나 사이의 네트에 접촉하는 것은 반칙이다.)”‘사례집’은 이어서 이 행위가 FIVB 규칙 21에 해당하는 불법행위(misconduct)인지 다룬다. 이번에도 원문을 보면 이렇다. (한국어 문장은 ‘발리볼 비키니’ 해석)“Pulling down the net may be a normal emotional reaction of a disappointed player and can be controlled by the art of refereeing. In some cases, intentional pulling down of the net may be considered as a rude conduct, e.g during the rally misleading the referee and/or the opponent. (네트를 잡아 당기는 행위는 실망한 선수가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반응일 수도 있다. 사례에 따라서는 고의적으로 네트를 잡아 당기는 행위를 ‘무례한 행위’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심판 또는/그리고 상대 팀을 현혹하려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여기서 ‘무례한 행위(rude conduct)’는 일상 용어가 아니라 규칙 용어다. FIVB 규칙 21.2.1은 ‘예의나 도덕성에 어긋나는 행동(action contrary to good manners or moral principles)’을 무례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이 무례한 행위는 공격적 행위, 폭력적 행위와 함께 ‘제재 대상 불법 행위(Misconduct Leading To Sanctions)’에 속한다. 이 세 가지 행위 가운데 가장 심각성(seriousness of the offence)이 낮은 행위가 무례한 행위다.‘사례집은’ 아래 문장으로 이어진다. (한국어 문장은 ‘발리볼 비키니’ 해석)“However based on the current approach, if the second referee observes unsportsmanlike gestures or words between the opponents, or similar behaviour, he/she can order the players to change his/her behaviour asking the player(s) to calm down. (위에서 설명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게 기본이지만 만약 부심이 양 팀 선수 사이에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위나 발언을 목격했다면 부심은 선수(들)에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행동을 자제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여기서 ‘부심’이 등장하는 건 FIVB 규칙 21.3이 주심(first referee)에게 제재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According to the judgment of the first referee and depending on the seriousness of the offence, the sanctions to be applied and recorded on the scoresheet are: Penalty, Expulsion or Disqualification. (주심의 판단 및 위반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제재가 적용되며 경기 기록지에 기록된다: 벌칙, 퇴장 또는 자격박탈.)”‘사례집’ 역시 불법행위를 다루는 시작 부분에 주심에게 제재 권한이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기에 이 부분을 덧붙인 것이다.the 1st referee has the authority to sanction a player according to the seriousness of the offence. (위반의 심각성에 따라 징계할 권한은 주심에게 있다.)그런데 이 일간지 기사는 이 부분을 이렇게 잘못 번역했다.“다만 ‘최근 접근법에 따르면 만약 부심이 선수가 상대편에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제스처나 발언 혹은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한 장면을 본 경우, 부심이 선수에게 자제를 요청함으로써 해당 행위를 바꾸게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즉, 랠리 중에 이뤄진 무례할 정도의 행위에 대해서도 부심에 의한 ‘자제 요청’ 정도로 해결하는 게 FIVB의 공식 해석인 것이다.”관점에 따라 김연경이 네트를 잡아당긴 행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례집’에 이런 행위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나와 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이번 ‘발리볼 비키니’는 인용구로 가득했으니 이 일간지 기사 마지막 문장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어 수정했다.)“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고 인정해야 하는 거라고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SK는 6일 김원형 두산 수석코치(48)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발표 시점이 묘했다. 이날은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끝까지 두산에 남지 않고 곧바로 SK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코치를 ‘가을야구’ 도중 다른 팀 감독으로 보내주는 건 얼핏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두산은 ‘차라리 빨리 보내주는 게 낫다’고 판단해 기꺼이 양해했다. 어차피 다른 팀 감독으로 가기로 돼 있는 코치가 팀에 남아있어 봤자 팀 분위기만 뒤숭숭해진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한용덕 전 한화 감독(55)이었다. 한화는 두산과 KIA의 2017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한 감독 선임 소식을 알렸다. 한 감독은 이미 한화로 가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두산 수석코치로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것이다. 두산은 이해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 KIA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KT 역시 2018년 두산 수석코치였던 이강철 감독(54)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KT가 감독 선임 사실을 알린 건 정규시즌 1위 팀 두산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한국시리즈 준비를 하고 있던 그해 10월 20일이었다. 두산은 전년도 실패를 교훈 삼아 ‘먼저 감독 선임 발표를 해도 좋다’는 사인을 KT에 보냈다. 이 감독은 두산 수석코치로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두산은 SK에 2승 4패로 패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 두산은 김 감독을 먼저 SK에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53)은 “김 감독이 SK로 떠나는 게 솔직히 내가 좋아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빨리 가서 저쪽(SK) 스케줄도 짜야 할 것 같고 그래서 그냥 가라고 했다”며 웃었다.○ ‘사단장’에서 ‘홀몸’이 된 감독들 SK 김 감독 사례는 아직 이례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팀이 포스트시즌 기간 중 감독 또는 단장을 교체하는 모습이 이제 아주 낯설지는 않다. KT에서 2018년 이강철 감독 선임 사실을 서둘러 발표한 데는 포스트시즌 기간 NC에서 이동욱 감독, 롯데에서 양상문 전 감독 선임 소식을 먼저 발표한 것도 영향을 줬다. 특히 양 전 감독은 LG 단장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팀을 옮겼다. 이렇게 포스트시즌 기간 중 감독 선임 사실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건 감독이 ‘홀몸’이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감독 한 명을 선임하면 해당 감독 ‘사단’으로 통하는 코치진 여러 명이 감독을 따라 함께 팀을 옮기는 게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코치진과 입단 작업을 진행하는 절차도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런트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팀이 많기 때문에 감독 선임 발표 시기도 좀 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여전히 ‘제 식구 챙기기’를 고집했다가는 기피 대상으로 평가받기 십상이다. 한 프로야구 팀 관계자는 “50대 후반 지도자가 이번 오프시즌 기간에 두 팀에서 감독 면접을 봤다. 두 팀 모두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았는데 이 지도자가 ‘코치진 6명도 같이 계약해 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없던 일이 됐다”고 전했다. 팀 무게중심이 프런트 쪽으로 기울어 간다는 건 구단 운영에서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통찰력이 뛰어난 일부 지도자만 ‘감(感)으로’ 느낄 수 있던 것을 이제는 트랙맨 같은 첨단 측정 장비를 통해 누구나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독재자형’이 다수를 차지했던 프로야구 감독 세계에서도 ‘데이터를 이해할 줄 아는 학구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명 선수+세이버메트릭스=명장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팀이 NC다. NC는 2018년 6월 3일 창단(2011년) 때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현 국가대표팀 감독(62)의 사퇴를 발표하면서 유영준 당시 단장(58)이 감독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역사상 프런트 직원이 감독 대행을 맡은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유 전 단장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장충고 등에서 야구 감독을 지냈지만 당시까지 프로에서 코치 경험도 없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2018시즌이 끝난 뒤 이동욱 수비코치(46)에게 감독 자리를 맡겼다. 이 감독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6년간 143경기에 나서 통산 타율 0.221, 5홈런, 26타점을 기록한 게 프로 1군 기록의 전부였던 ‘무명 선수’ 출신이다. 그 대신 롯데에서 방출 사흘 만에 퓨처스리그(2군) 코치 자리를 제안할 정도로 성실한 선수였고, 팀 훈련이 끝나면 컴퓨터 학원으로 달려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셀’을 공부하던 학구파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할 때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타자가 홈런을 제외한 페어 타구를 때렸을 때 타율),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수비진이 홈런이 아닌 페어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하는 비율)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이런 ‘숫자 공부’가 없었다면 무명 선수가 부임 2년 만에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기며 명장으로 거듭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무명 선수 출신을 감독으로 기용하는 건 세이버메트릭스가 ‘기본 옵션’이 된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한 일이다. 2020 메이저리그 30개 팀 감독 가운데 8명은 메이저리그 출전 경험이 전혀 없다. 김광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실트 감독(52)은 메이저리그는커녕 마이너리그 출전 경험조차 없다. 그 대신 아마추어 코치로 명성을 쌓았다. 실트 감독은 메이저리그 풀타임 감독 첫해였던 지난해 팀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탔고 이번 시즌에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초보 감독에게는 코로나19가 기회? ‘초보 감독’은 팀 살림살이에도 도움이 된다. SK 김원형 감독은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염경엽 전 SK 감독은 올해 연봉만 7억 원이었다. 13일부터 LG 지휘봉을 잡게 된 류지현 감독(49)도 2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에 계약했다. 역시 류중일 전 LG 감독(57)의 계약 조건(3년 총액 21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한 수도권 팀 관계자는 “예산 절약하겠다고 초보 감독을 뽑는 팀을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각 구단이 인건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포스트시즌 중에도 여러 구단으로부터 선수 방출 소식이 들려왔다. 이 역시 코로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인건비 문제로 우리 팀에서는 함께할 수 없지만 다른 팀에 가서 빨리 기회를 잡으라는 뜻으로 선수단 정리를 빨리 하는 케이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팀 관계자는 “솔직히 한국은 선수 풀(Pool)이 좁기 때문에 자유계약선수(FA)를 사오는 게 가장 확실하게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여야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한 경기라도 더 이기려고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지도자에게 투자하는 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좋다. 각 팀이 감독 등 지도자 선임 소식을 알릴 때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역대 FA 계약을 보면 총액 기준 100억 원이 넘는 선수만 5명이다.○ 지도자 키우는 ‘코치 아카데미’ ‘프랜차이즈 스타’가 ‘준비된 지도자’로 성장해 ‘우리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건 모든 야구팬들의 희망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류지현 감독 취임식에는 팬들이 ‘우윳빛깔 우리 감독님 꽃길만 걸으시길’이라고 메시지를 적어 보낸 화환이 눈에 띄었다. 류 감독은 LG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 팀 지휘봉을 잡았다. 1994년 LG 신인 1차 지명자 출신인 류 감독은 2007, 2008년 메이저리그 시애틀로 연수를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고는 선수와 코치로 줄곧 LG 유니폼만 입은 성골 중의 성골이라고 할 수 있다… 류 감독은 오히려 이런 경력을 경계한다. 그는 “한 팀에만 너무 오래 있으면 다른 팀 특징을 잘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면서 “2007, 2008년에 연수를 떠날 때 구단에서 보내준 게 아니라 자비를 들였기 때문에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결국 그 용기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배경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류 감독처럼 모든 선수가 자비를 들여 해외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여건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치 아카데미’를 운영해 2년차 이하 초보 코치들이 데이터 분석, 스포츠 역학, 조직 관리 등을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반응도 뜨겁다. 문정균 KBO 육성팀장은 “12월에 열리는 올해 코치 아카데미 신청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팀당 3명꼴인 30명 가까운 인원이 수강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밤비노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를 모두 깨뜨린 테오 엡스타인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사장(47·사진)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컵스 구단은 “계약기간을 1년 남겨 둔 엡스타인 사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제드 호이어 단장(47)이 사장으로 승진한다”고 18일 발표했다. 호이어 단장은 엡스타인 사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인물이다. 엡스타인 사장은 “새로운 인물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게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야구는 언제나 내 전부지만 일단은 아내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엡스타인 사장은 2003년 역대 메이저리그 최연소(27세)로 보스턴 단장이 됐다. 2004년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스타 단장’이 된 그는 2011시즌 종료 후 컵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컵스는 2016년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NC 이동욱 감독의 기자회견에서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알테어를 잘 설득해 방역 지침을 따르게 하겠다”고 말한 이 감독이 알테어의 마스크 미착용 이유를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테어(29)는 17일 KS 1차전에서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때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 뒤 MVP 시상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O의 방역 지침에 따르면 선수는 경기 중이 아닐 때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시즌 중반부터 마스크를 쓰고 말을 많이 하면 호흡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알테어는 정규시즌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17일 1차전 선수 소개 때도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독일 출생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알테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알테어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 지지 의사를 여러 번 밝혔다. ‘마스크 무용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다.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정치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건강 문제에 따른 결정”이라면서 “본인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고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KBO 규정에 따르면 방역 조치를 지키지 않았을 때 1차 위반은 경고, 2차는 20만 원, 3차는 1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KBO는 이날 1차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위반한 알테어 등 선수 4명에게 벌금 20만 원씩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알테어는 정규시즌 때 1차 경고를 받았다. 마스크 미착용으로 벌금이 부과된 것은 처음이다.황규인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2볼 2스트라이크. 프로야구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28)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회심의 포크볼을 던졌다. 그러나 NC 8번 타자 알테어(29)는 속지 않았다. 아쉬운 표정을 지은 알칸타라는 다시 한번 포크볼로 승부했다. 이번에는 기다렸다는 듯 알테어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130m 날아간 공은 두산 팬들이 가득한 좌중간 외야 관중석에 떨어졌다. 한국시리즈(KS) 1차전 승리의 물줄기를 가져온 알테어의 3점 홈런이 나온 순간이었다. 창단 후 첫 KS 우승에 도전하는 정규시즌 1위 NC가 KS 1차전을 가져갔다. NC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2011년 창단한 NC의 KS 첫 승리다. NC는 201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두산에 4전 전패를 당한 바 있다. 역대 36번의 KS(1차전 무승부가 나온 1982년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반지를 낀 건 27번(75%)이나 된다.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알테어는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 2루에서 천금 같은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리며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알테어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BO리그 최초의 독일 출신 외국인 선수 알테어는 올 시즌 NC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 중심 타순에서 부진했던 알테어는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면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8번 타순에서 타율 0.325, 17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상대 투수가 쉬어 갈 수 없는 NC 타선을 만들었다.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 KS에 직행한 NC는 2주 넘는 휴식에도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보였다. 올해 알칸타라에게 9타수 무안타로 꼼짝 못했던 나성범(31)은 1회말 1사 3루에서 결승 좌전 적시타를 치는 등 알칸타라를 3번 상대해 3안타를 뽑았다. 8회말 이승진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까지 뽑아내며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맹활약했다. 경기 뒤 이동욱 NC 감독은 “(1번 타자) 박민우가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쳐줘서 잘 풀렸다. 선취점을 얻은 게 오늘 승부에서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택진 NC 구단주와 초대 NC 감독을 지냈던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경기장을 찾아 NC의 첫 승을 지켜봤다. 다승 1위(알칸타라·20승)와 2위(루친스키·19승)의 선발 맞대결에선 NC 루친스키(32)가 웃었다. 루친스키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5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페르난데스를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는 등 두 차례 더블플레이를 연결하며 야수들의 짐을 덜어줬다. 두산은 6회초 박세혁의 1타점 적시 2루타 등에 힘입어 4-3 한 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끝내 동점을 이루지 못했다. 기회 때마다 나온 병살타 3개가 뼈아팠다. 두산 허경민은 이날 3안타를 치며 SK 최정(35개)을 제치고 현역 KS 최다 안타 1위(37개)가 됐지만 웃지 못했다.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는 두산 플렉센, NC 구창모가 선발로 나선다.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1984년 롯데 최동원(27승)과 삼성 김시진(19승)이 맞붙은 한국시리즈(KS) 1차전 이후 최고 투수들의 KS 1차전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프로야구 NC와 두산은 2020 KS(7전 4승제) 1차전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NC 이동욱 감독은 루친스키(19승)를, 두산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20승)를 각각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를 37번 치르는 동안 1차전 양 팀 선발 두 명이 39승보다 많은 승수를 합작한 건 1984년(46승) 딱 한 차례뿐이었다. 이 감독은 “(1차전 선발 투수를 놓고) 고민하지 않았다. 특별하게 임하는 것보다 우리는 정공법을 쓰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 역시 “알칸타라가 시즌 내내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고심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6월 10일 창원NC파크에서 한 차례 선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루친스키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7이닝 1실점으로 더 잘 던진 알칸타라에 밀려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양 팀이 KS에서 맞붙는 건 2016년 이후 올해가 두 번째다. 당시 두산 소속으로 팀을 4전 전승으로 이끌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양의지(33·포수)가 올해는 NC 대표 선수로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지난해부터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양의지는 “친정팀과 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포스트시즌이 시작될 때부터 흥분됐다. 빨리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뒤를 이어 두산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박세혁(30)은 “(양)의지 형에게 많이 배웠고, 의지 형을 보면서 자랐다. 올해는 둘이 대결하는 구도가 됐는데 좋은 승부를 펼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혁 역시 지난해 KS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양의지의 그림자를 지워 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세혁은 “감독님께서는 의지 형보다 나은 게 없다고 하시지만 제가 나이도 젊고 다리가 좀 더 빠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34·사진)이 현대캐피탈을 떠나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는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신영석과 황동일(34·세터), 그리고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김지한(21·레프트)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는 대신 김명관(23·세터), 이승준(20·레프트),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3 대 3 트레이드를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현대캐피탈은 ‘즉시 전력’을 내주는 대신 ‘유망주’를 받아왔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변화를 꾀하려 한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아끼던 선수들과 헤어지게 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우리 팀 약점 극복에 도움을 줄 선수를 얻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부 의정부 경기에서는 안방팀 KB손해보험이 OK금융그룹에 3-1(22-25, 25-18, 25-20, 31-29) 역전승을 거두고 사흘 전 패배를 설욕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T 신인 투수 소형준(19)은 정규시즌 때 두산 최주환(32)과 11차례 맞붙어 안타를 하나도 얻어맞지 않았다. 그런 최주환을 상대로 ‘패하면 탈락’인 경기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소형준을 마운드에 올린 게 무리수였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소형준이 최주환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이 선택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정규시즌 3위 두산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서 2위 KT를 2-0으로 꺾고 3승 1패로 한국시리즈(7전 4승제)행 티켓을 따냈다. 2015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김태형 감독은 역대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령탑이 됐다.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팀 NC를 상대로 2년 연속 및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한다. 1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역시 고척돔에서 막을 올린다. 승부를 가른 건 공 하나였다. KT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이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최주환에게 던진 시속 143km짜리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최주환은 이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따낸 팀이 승리했다는 걸 감안하면 두산으로서는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선취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는 두산 쪽이 더 강했다. 이날 두산 선발 유희관은 1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세 타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사 1, 2루에서 로하스가 안타를 쳤을 때 2루 주자 조용호를 홈에서 잡아낸 덕분에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유한준 타석 때 유희관이 연거푸 볼 2개를 던지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타석 중간에 투수를 김민규로 바꿨다. 김민규는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5회까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KT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결국 이 경기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린 김민규는 경기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따냈다. 김 감독은 7회부터 외국인 에이스 플렉센을 마운드에 올리며 ‘오늘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차전에서 삼진 11개를 잡아낸 플렉센은 이날도 3이닝 동안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내면서 플레이오프 MVP로 뽑혔다. 한편 두산과의 대결을 앞둔 NC 이동욱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리 NC만의 야구를 하겠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연고지) 창원으로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실컷 더 때리게 놔두라고 했다. 그 선수가 지쳐야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내놓은 ‘말리 특급’ 케이타(19·KB손해보험) 파훼법은 이랬습니다.석 감독은 그러면서 “(본인이 삼성화재에서 뛰던 현역 시절) 가빈(34·캐나다)도 (신치용) 감독님께 ‘나 기계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고 덧붙엿습니다.석 감독은 삼성화재가 ‘몰방(沒放) 배구’를 집대성할 때 수비 쪽 한 축을 책임졌던 인물. 그러니 반대 쪽에서 몰방 공격을 책임져야 하는 외국인 공격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도 모릅니다.사실 케이타는 가빈보다 더 심합니다. 케이타는 1라운드 때 KB손해보험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58.8%를 책임졌습니다. 삼성화재에서 가빈에게 제일 많이 의존했던 2011~2012 시즌에도 이 캐나다 선수 공격 점유율은 55.1%가 전부였습니다.그리고 석 감독 이야기처럼 케이타는 한 경기 안에서 공격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칩니다.그 결과 51번째 공격 시도부터는 상대 블로킹에 ‘바운드 되는’ 공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참고로 말씀드리면 0.100에서 0.170이 되는 건 0.070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70%가 늘어나는 겁니다.다른 팀에서 케이타를 두려워하는 제일 큰 이유가 높이(키 206cm, 제자리 점프 78cm) 때문인데 공을 때리면 때릴수록 이 장점이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이건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이지만 KB손해보험은 케이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두 팀은 13일 오후 7시 다시 한번 맞대결에 나섭니다.이번에도 석 감독 파훼법이 통할까요? 아니면 KB손해보험에서 다른 전략을 마련했을까요?이 경기에서도 51번째 공격부터 그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겁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구단 공식 발표 하루 전인 12일 전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월드 오브 발리’에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전한 것처럼 만든 이미지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도 이미 이 트레이드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는 방증이다.현대캐피탈은 김지한(21·레프트·군 복무 중), 신영석(34·센터), 황동일(34·세터)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는 대신 김명관(23·세터), 이승준(20·레프트),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한 상태에서 이날 경기를 치렀다.단, 현대캐피탈은 이날, 한국전력은 다음날(12일) 경기 일정이 있는 만큼 발표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현대캐피탈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선수단에 이 사실을 함구했다.그러나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 이전 경기에서 받은 징계 때문에 구단 버스에서 TV 중계로 이날 경기를 지켜 보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 손발이 하나도 안 맞는 걸 보니 이미 다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 핵심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신영석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에 오르면서 구단 프런트 직원과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진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이 경기서 팀이 0-3으로 패했지만 현대캐피탈 프런트 입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 트레이드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척 “그래서 누가 오고 가는 거예요?”하고 물었을 때도 “지켜보시죠”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암흑기’ 시절 현대캐피탈은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런트 역량 하나만큼은 따라올 팀이 없었다는 뜻이다. 팀 체질 개선에 번번히 실패하는 한국전력을 놓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쓰느니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을 2년 정도 빌려 쓰는 쪽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른 팀 관계자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만년 하위팀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 변우덕 사무국장이 팀 살림을 맡은 뒤 현재 위치로 올라섰다.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초반 다시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으로 내려 앉을지 모를 위기를 맞이했다. 최 감독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유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배구도 잘하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아, 여러분이 지금 읽으신 기사는 ‘스토리 발리볼’이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야구기자협회에서 12일 공개한 투표 결과를 보면 류현진은 총점 51점으로 셰인 비버(25·클리블랜드·210점), 마에다 겐타(32·미네소타·92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버와 마에다 모두 오른손 투수니까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최고의 왼손 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뛰던 지난해에도 오른손 투수 제이컵 디그롬(32·뉴욕 메츠·207점)에 이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88점)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내셔널리그에서 제일 뛰어난 왼손 투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류현진이 원래 오른손잡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 류현진은 다저스에 처음 입단한 2013년 “밥을 먹는 건 물론 탁구를 칠 때도 오른손을 쓴다”고 공개했다. 공을 던질 때만 왼손을 쓰는 건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왼손으로 던지지 않으면 아버지가 하도 혼을 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혼이 났다고 해서 던지는 손을 바꿀 수 있는 건 ‘천재’나 가능한 일이다. 사실 KBO리그 한화 시절만 해도 류현진은 노력형보다 천재형에 가까웠다. 방문경기 때 김태균(185cm·110kg)과 같은 방을 쓰던 2008, 2009년에는 2006년 입단 당시 98kg이던 몸무게가 120kg 가까이로 늘어나 팬들로부터 “제발 야식 좀 그만 먹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랬으니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맞이한 2013년 스프링캠프 때 팀 단체 러닝 훈련에서 혼자만 낙오했던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다른 선수들이 코치 말을 잘 안 듣는 것 같다. 35초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26초에 들어가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면 류현진이 2015년 어깨, 2016년 팔꿈치 수술을 연달아 받고도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웠을 거다. 특히 류현진이 2015년에 받은 어깨 관절와순 수술은 메이저리그 복귀 성공률이 7%밖에 되지 않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훈련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류현진은 개막 때까지 스프링캠프지였던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류현진의 개인 전담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한 김병곤 박사는 “더니든에서 류현진이 훈련을 걸렀던 건 토네이도가 밤새 불었던 날 딱 하루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류현진은 나이가 드는 동안 즐기면서 노력하는 천재로 진화했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다섯. 야구 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다. 류현진이 이번 겨울에는 어떤 변화로 세월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낼지 궁금하다.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이 프로배구 남자부 역사상 가장 서브 득점이 적은 팀이기 때문이다.현대캐피탈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2라운드 첫 방문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22-25, 18-25, 18-25) 완패를 당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현대캐피탈은 이날 서브 득점에서 대한항공에 4-7로 밀렸다. 그나마 서브 득점 4개 가운데 3개를 마지막 3세트 들어 나왔다.이날만 서브에서 약점을 보인 게 아니다. 1라운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현대캐피탈이 남긴 세트당 서브 득점 0.308개로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나쁜 기록. 그것도 뒤에서 두 번째인 우리카드(세트당 0.783개)와 비교해도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다. 역대 기록을 살펴 봐도 마찬가지다. 프로배구 역사상 이보다 세트당 서브 득점이 적었던 건 2005 시즌 대한항공(0.263개)뿐이었다.그런데 2005년에는 남자부 평균 세트당 서브 득점이 0.493개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리그 평균과 비교했을 때 53.3%(=0.263/0.493)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이번 시즌 1라운드 때까지 세트당 평균 서브 득점은 0.629개였다. 같은 방식으로 '세트당 서브 득점+'를 계산하면 현대캐피탈의 세트당 서브 득점은 리그 평균 48.9%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상 이 부문에서 가장 나쁜 기록을 남긴 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다.현대캐피탈은 1라운드를 팀 리시브 효율(0.463) 1위, 공격 효율(0.370) 3위로 마쳤다. 그러나 서브 득점이라는 '덤'을 얻지 못하면서 3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OK금융그룹이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일정을 6전 전승으로 마감했다. OK금융그룹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역시 5연승을 기록 중이던 KB손해보험에 3-1(23-25, 25-23, 25-20, 25-18)로 역전승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가 46점을 올렸지만 국내 선수들이 부진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마지막 3경기를 포함해 팀 역대 최다인 9연승 기록도 남기게 됐다. 한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를 3-1(22-25, 25-18, 25-20, 25-21)로 이겼다.안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9회초 대주자로 나선 두산 이유찬(22)은 투수의 초구에 거침없이 2루를 향해 뛰었다. KT 배터리도 상대의 도루 작전을 간파하고 피치아웃을 시도했다. 하지만 투수 김재윤의 공은 포수 장성우의 왼쪽으로 빠져나갔고, 공을 가까스로 잡아낸 장성우는 2루 송구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2루에 입성한 이유찬은 오재원의 희생번트 때 3루를 밟았다. 대타 김인태는 바뀐 투수 조현우를 상대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친 KT 내야를 갈랐다. 3루 주자 이유찬은 가볍게 홈을 밟았다. 팽팽했던 균형을 깨는 결승 득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의 저력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정규시즌 3위 두산이 KT(2위)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9일 중립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3-2로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역대 32번의 플레이오프(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 2000시즌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81.25%인 26번이다. 팽팽했던 승부는 경기 막판에야 결정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0-0 동점이던 8회초 선발 자원인 쿠에바스를 팀의 세 번째 투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몸에 맞는 공, 내야 안타 등을 내주며 2사 1, 3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김재환,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두산이 2-0으로 앞서 나갔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도 만만치 않았다.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유한준이 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은 9회초 보란 듯 다시 달아났다. 선두 타자 김재호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대주자 이유찬이 도루와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 때 홈인했다. 8회말에 등판한 이영하는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을 수확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선발 투수들의 시간이었다.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두산 플렉센(26)은 이날도 7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던졌다. 준PO 1차전에서도 11탈삼진을 따낸 플렉센은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이날 기록한 11탈삼진은 1989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해태 선동열이 기록한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과 타이 기록이다. 플렉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을 이겨서 유리한 조건으로 2차전을 하게 됐다. 플렉센도 본인의 공을 마음껏 최대한 잘 활용해서 던졌다. 지금 컨디션이 최고다”라고 말했다. 역대 고졸신인 투수로는 14번째(경기로는 21번째)로 데뷔 첫해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나선 KT 소형준(19)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도 “소형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칭찬할 게 없다. 역대급 투수가 나온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양 팀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최원준, KT는 데스파이네를 선발로 예고했다. 1차전은 8200명 매진을 기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단체전에서는 형보다 아우였다. 그 대신 형은 개인전 정상에 오르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디펜딩 챔피언’ 한경대에 다시 한번 우승기를 안긴 곽정환(4학년)-곽정우(2학년) 형제 이야기다. 한경대는 7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8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 남자대학부 단체전 결승전에서 대전대에 매치 스코어 2-1 역전승을 거두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형 곽정환은 이날 첫 번째 복식에 임채진과 조를 이뤄 출전했지만 대전대 이지훈-신재민 조에 1-4로 패했다. 그러나 단식에서 한경대 박기현이 대전대 최정림을 4-1로 꺾으면서 두 학교는 매치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복식에서 이현세와 조를 이룬 곽정우가 대전대 김태영-양일현 조를 4-2로 물리치면서 결국 한경대가 승리했다. 단체전 첫 경기에서 패한 곽정환은 8일 열린 개인전 단식 결승전에서 군산대 이은용과 맞붙어 4-0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형제는 개인전 복식 결승에도 올랐지만 대전대 최정인-이지훈 조에 2-4로 졌다. 한편 남고부 단체전에서는 광주 동신고가 경북 문경공고를 2-0으로 물리치고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올해 대회 각 부문별 우승자 및 우승팀◇일반 ▽남자 △단체전 순창군청 △복식 김범준-전지헌(문경시청) △단식 윤형욱(달성군청) ▽여자 △단체전 문경시청 △복식 고은지-이수진(옥천군청) △단식 문혜경(NH농협은행) ▽혼합복식 류태우(순천시청)-김유림(경남체육회)◇대학 ▽남자 △단체전 한경대 △복식 최정인-이지훈(대전대) △단식 곽정환(한경대)◇고등 ▽남자 △단체전 광주 동신고 △복식 임진영-김연제(충북 음성고) △단식 조성준(광주 동신고) ▽여자 △단체전 순천여고 △복식 박빛나-김운진(순천여고) △단식 신희선(순천여고)◇중등 ▽남자 △단체전 문경중 △복식 김주호-곽겸(경북 봉화중) △단식 임현우(문경중) ▽여자 △단체전 문경서중 △복식 김채희-황경미(성신여중) △단식 문혜연(문경서중)◇초등 ▽남자 △단체전 충남 신례원초 △복식 여승기-정현서(충남 신례원초) ▽여자 △단체전 경북 점촌중앙초 △복식 김민지-권유리(경복 점촌중앙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38·LG·사진)가 유니폼을 벗는다. LG는 “정근우가 16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8일 발표했다. 부산고, 고려대를 나온 정근우는 2005년 2차 신인드래프트 때 SK 지명을 받고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시 LG로 팀을 옮겼다. 통산 17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371도루를 남겼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2006, 2009, 2013년) 받았으며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16개)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선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에도 기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 플렉센(26)의 커브가 LG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에서 LG에 4-0 완승을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 9분 능선을 넘었다. 3전 2승제로 열린 15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예외 없이 PO에 진출했다. 5전 3승제로 열린 경우를 포함해도 1차전 승리팀의 PO 진출 확률은 85.7%(28번 중 24번)나 된다. LG 류중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리가 못 친 것도 있지만 플렉센이 워낙 잘 던졌다”고 말했다. 플렉센은 이날 6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11개나 잡아내면서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플렉센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플렉센이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비결은 커브였다. 이날 던진 공 106개 가운데 커브는 14개(13.2%)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한 플렉센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LG 타자들은 최저 시속 117km로 날아오는 플렉센의 커브에 허둥대기 바빴다. LG 타자들은 플렉센이 던진 커브 14개 가운데 8개에 방망이를 헛돌렸고, 헛스윙 가운데 5개는 삼진으로 연결됐다. 플렉센의 커브는 정규시즌 때도 상대 타자를 타율 0.179로 묶는 ‘승부구’였다. 플렉센은 “정규시즌 중에 김원형 투수코치와 여러 커브 그립을 잡아보면서 연구를 계속했다. 커브 각도가 좋아져서 잘 활용할 수 있게 돼 오늘 주요 구종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LG 선발로 나선 신인 투수 이민호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민호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긴장한 듯 1회말 수비 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에게 두 번째로 던진 시속 142km 슬라이더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공 3개 만에 2점을 내줬다.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홈런을 날리면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부진(타율 0.077)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고 경기 시작 전 호언장담했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두산 ‘캡틴’ 오재원은 4회말과 6회말에 각각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재원의 활약이 더 특별한 건 두 차례 모두 ‘작전’을 완성하는 안타를 때려냈기 때문이다. 4회말에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6회말에는 희생번트가 나온 뒤 주자를 불러들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 때는 투수들이 수비 실수에 예민한 편이라 2루 수비가 좋은 오재원을 (정규시즌 때 두산에서 2루수로 제일 많이 나온 최주환보다) 먼저 내보냈는데 타격에서도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지역 기온은 5도까지 내려갔지만 만원 관중(1만1600명)이 들어와 ‘늦가을 야구’를 만끽했다. 2차전은 5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두산은 정규시즌 20승을 올린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우며 LG는 윌슨이 등판한다.황규인 kini@donga.com·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