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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18일 자사의 노사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한 것은 81년간 ‘비노조 경영’을 유지해온 삼성의 정책에 중요한 분기점을 맞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노조 탄압’이라는 논란이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기존의 노사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라며 “일부 계열사를 넘어 삼성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의미가 크다”고 봤다.○ 81년 ‘비노조 경영’ 원칙 사라져 1938년 창립 이래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뜻에 따라 ‘더 큰 보상을 통해 노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비노조 경영’을 고수했다. 1980년대에 노동운동이 거세질 때에도 노조가 없었다. 범(汎)삼성가인 신세계, CJ그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이 “회사에 노동조합을 둬선 안 된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기록은 찾기 어렵다. 삼성 내부에서도 “창업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노조는 안 된다’고 한 것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사실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1985년 이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있는 것이 회사나 종업원을 위해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은 노조가 없어도 사우회, 협동회 등의 조직을 통해 협조가 잘되고 있으며 물질적 정신적 대우에 있어서 다른 회사보다 소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비노조 정책’ 설명을 싣고 이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노조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복수노조 설립이 합법화되면서 논란은 거세졌다. 17일 1심에서 26명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난 삼성물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도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불씨가 됐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도 2012년 제1노조가 결성되는 등 범삼성가의 비노조 경영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비노조 정책이란 표현을 뺐다. 삼성전자에는 올 들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지부 노조가 생겼다. 삼성전자서비스에는 협력사 직원들이 만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지부가 있다가 협력사 직원들이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삼성 내 민노총 노조가 생긴 셈이 됐다. 현재 삼성 계열사 10여 곳에 노조가 설립된 상태다.○ “강성노조 확산” 우려도 지난해 포스코에 민노총 산하 노조가 결성된 데 이어 삼성전자에도 한국노총 지부가 생겨 사실상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에 모두 상급단체 소속 노조가 들어선 상태다. CJ그룹은 ㈜CJ에는 노조가 없지만 CJ대한통운에는 민노총 지부가 있다. 삼성이 비노조 정책 폐기를 사실상 선언함에 따라 노조 설립이나 가입이 더욱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업마다 강성노조 활동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관련 갈등이 생기거나 기업 경영 현안과 상관없이 상급단체와 발을 맞추기 위한 노조의 활동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여러 걱정스러운 면이 있지만 사회적 가치가 변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노사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기업들의 숙제”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유근형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AI) 칩을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18일 1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두의 AI 칩 ‘쿤룬(KUNLUN)’을 내년 초부터 생산한다고 밝혔다. TSMC 등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첫 대형 고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의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들은 주로 TSMC 등 대만 파운드리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데, 이 틈바구니를 뚫고 삼성이 바이두 같은 초대형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건 의미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두의 ‘쿤룬’(818-300, 818-100)은 클라우드부터 엣지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의 AI에 활용될 수 있는 AI 칩이다. 양사는 이 제품을 개발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해왔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두의 자체 아키텍처 ‘XPU’와 삼성전자 14나노 공정의 ‘I-Cube 패키징 기술’이 시너지를 내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고성능컴퓨팅(HPC)에 최적화한 파운드리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 솔루션 대비 전력과 전기신호 품질을 50% 이상 향상시켰다. 칩에 신호가 전달될 때 발생하는 노이즈를 개선했고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회로가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바이두의 AI 반도체 개발을 총괄하는 어우양젠 수석 아키텍트는 “쿤룬은 높은 성능과 신뢰성을 목표로 하는 매우 도전적인 프로젝트”라며 “삼성의 HPC용 파운드리 기술이 없었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바이두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을 모바일용 반도체에서 AI, HPC,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이상현 상무는 “향후 에코시스템을 통한 설계 지원, 차세대 패키징 기술 등 종합 파운드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중국 공략은 2030년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8%로 1위 TSMC(52.7%)와 격차가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약 19.3% 증가한 34억7000만 달러(약 4조568억 원)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내년에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을 본격화하면 삼성의 기술력이 오히려 TSMC를 조금 앞서게 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오르겠지만 ‘V자 회복’과 같은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 교역여건과 정보기술(IT) 및 조선 업황이 개선되면서 올해보다는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민간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잠재성장률(2.5%)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2020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서영경 원장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해 “한국 경제가 구조적 하향세에 진입한 가운데 민간 활력 부진은 미래 성장잠재력마저 약화할 수 있다”며 “투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등 다각적 정책 노력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12일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2.0%, 2.3%로 전망하며 “설비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소비도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정익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업황이 개선되고 글로벌 투자와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면서 국내 경기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성장률 개선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민간 부문의 부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올해 1∼9월 민간 성장기여율(전체 성장에서 민간이 기여한 비율)은 2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정부 주도 성장이 이어지면서 민간 성장기여율은 올해 수준으로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한화, 대한항공, CJ 등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삼성의 전·현직 경영진 7명이 17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이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징역 1년 6개월,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는 1년 2개월을 선고받는 등 전·현직 임원 7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되자 노조 설립 방해 전략을 세워 실행한 혐의 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본인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하지만 윗사람의 공모 가담에 대해 지엽적인 부분을 몰랐다는 이유로 면책할 수 없다”며 “이 의장의 지위와 직접 실행한 게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관리했다고 보고 파견근로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부당노동 행위 관련 수많은 문건이 증거로 제출됐다”며 “전략을 세우고 구체적 수행 방법까지 만든 문건의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법인을 포함해 총 32명을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이 중 26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삼성전자서비스 법인에는 벌금 7400만 원을 부과했지만 삼성전자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 내부는 충격에 휩싸였지만 공식반응은 자제했다. 삼성전자의 경영 현안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인 이사회 의장이 구속된 데다 현직 경영인들이 잇달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경영 공백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월에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 의장까지 구속되면서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체제가 됐다. 한 삼성 관계자는 “현직 경영자들이 줄줄이 실형을 받으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경영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아직까지 경영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맡지 않은 경영자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겼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의장 체제로 갈지, 의장 교체를 서두를지를 곧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유근형 noel@donga.com·박상준 기자}

구자경 LG 명예회장 타계 사흘째인 1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LG 측은 검소한 장례를 당부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고 있지만,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재계에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침착하신 분이었다. 평소 활동할 때 여러 분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며 “우리 집안(CJ그룹)과도 좋은 사이였다”고 말했다. 범LG가 인사들도 빈소를 지켰다. 고인의 사촌동생인 LS그룹 구자열 회장은 이날까지 3일 연속 빈소를 찾았다. LG그룹과 끈끈한 동업관계를 맺었던 GS그룹 사장단도 일제히 빈소를 찾았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명예회장)은 이틀 연속 빈소를 지켰다. 첫날 조문 온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이날 조문단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도 함께 찾아 고인을 기렸다. 전현직 LG 임원진 30여 명도 함께 빈소를 찾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과 올해 새로 선임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함께 조문했다. 고인이 발탁해 세탁기 개발팀장을 지냈던 조 부회장은 “현장을 좋아하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정치권에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조문했다. 손 대표는 고인에 대해 “세계를 향해 나아갔던 개척자”라고 회상한 뒤 “구광모 LG그룹 대표에게 LG를 혁신하고 도약의 계기를 만드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고 했다. 4일장으로 치러진 장례는 17일 발인으로 마무리된다. LG 측은 고인의 뜻을 기려 발인도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70세이던 1995년 2월, 25년간 맡아 온 회장직을 스스로 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젊고 도전적인 사람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국내 최초의 대기업 ‘무고(無故) 승계’로 기록되며 경영계에 귀감이 됐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이임사에서 “그동안 경영혁신을 추진해 오면서 우리도 얼마든지 세계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나의 역할을 마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장남인 구본무 회장(2018년 작고)에게 회장직을 넘기면서 그룹 발전에 공헌한 창업세대 원로들과 동반 퇴진했다. 고 허준구 LG전선 회장, 고 구평회 LG상사 회장, 고 허신구 LG석유화학 회장 등이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명예회장은 이임식 전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 2세 원로들을 모두 모아 놓고 ‘나가자’고 말한 것은 아니다. 몇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했지만 강요한 것은 아니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은퇴 이후 임종할 때까지 24년간 취미생활을 즐기는 소탈한 삶을 보냈다. 1992년경 ‘국내에 버섯 공장은 여럿 있어도 버섯의 균사를 직접 배양하는 종균(種菌)하는 곳은 없다’는 말을 듣고 버섯 재배에도 힘썼다. 어느새 개인 연구실까지 만들어 버섯 연구를 이어갔다. 2005년 LG그룹에서 에너지, 홈쇼핑, 건설 등의 계열사가 GS그룹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도 구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는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고 부득이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말라’는 유지를 구 명예회장에게 남겼고, 구 명예회장 역시 인화를 강조해 왔기에 LG와 GS는 경영권 분쟁 등 불화 없이 ‘아름다운 이별’을 맺었다는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947년 한국 최초의 국산 화장품 ‘럭키크림’을 만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1950년 경남 진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장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을 불러들였다. “내 일을 도우라”는 얘기였다. 당시 25세였던 구 명예회장은 부친의 뜻에 따라 락희화학공업사(LG화학 전신) 부산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구 명예회장은 새벽마다 몰려드는 상인들에게 크림을 나눠 주고 낮에는 종일 공장에서 일하다가 밤이면 이틀에 한 번씩 숙직을 했다. 추운 겨울에는 군용 슬리핑백에 들어가 몸에 온기가 돌 때까지 잠을 설치곤 했다. 1960년대 후반,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던 구인회 창업주가 장남을 불렀다. “나를 많이 원망했제. 기업을 하는 데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장이다. 그래서 본사 근무 대신에 공장 일을 모두 맡긴 게다. 그게 밑천이다. 이제 자신 있게 기업을 키워 나가라.” 1969년 12월 부친이 사망하자 구 명예회장은 이듬해 1월 락희금성그룹(현 LG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 명예회장은 부친의 유훈대로 25년간(1970∼1995년) 현장을 뛰며 LG를 이끌었다. 고인은 검소하고 소탈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기업인으로도 기억된다. 즐겨 입던 체크무늬 고동색 카디건과 검은 뿔테 안경을 20년 동안 쓸 정도였다. 또 LG연암문화재단을 통해 국내 젊은 대학교수의 해외 연구를 지원하고, 사저를 LG상남도서관으로 기증하는 등 교육 분야에 각별한 열의를 쏟았다. 고인은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뿐”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1.5세대 경영인, LG 창업과 성장의 기틀 닦아 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구인회 창업주와의 나이 차가 18세에 불과하다. LG그룹 창업 초기부터 부친을 도왔기에 1.5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부친이 타계한 지 5일 만인 1970년 갑작스럽게 2대 회장으로 취임한 고인은 당시를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서울로 올라왔던 때”로 회상했다. 고인은 회장 재직 중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는 ‘혁신의 전도사’를 자임했다. LG정유(현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일일 주유원으로 직접 주유기를 들기도 하고 LG전자의 AS요원으로 서비스센터에 나가 고객 불만을 듣기도 했다.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라는 핵심 비전 설파를 위해 500명이 넘는 그룹 전 임원과의, 꼬박 2년이 걸린 오찬 미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혁신과 비전은 나에게 신앙과도 같은 것”이라고 종종 말했다. 1974년에는 그룹의 모태(母胎)인 락희화학의 상호를 ‘럭키’로 변경해 분위기를 일신한 뒤 울산공단에 대단위 생산공장 건설에 나섰다. 또 금성계전(현 LS산전)과 금성정밀(현 LG이노텍)을 설립하고, 금성사 구미공장과 창원공장을 잇달아 완공하면서 성장을 위한 발판을 차근히 넓혀 나갔다. 럭키금성그룹이 세계적인 우량기업으로 성장해가자 구 명예회장은 “이제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노태우에 “사회 질서 바로잡으라” 직언도 ‘인화’를 강조했지만 할 말은 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노태우 정부 당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 만찬에 참석해서는 “첫 직선 대통령인데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내가 차라리 태국으로 가 농사나 짓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직언을 했을 정도다. 노사 분규가 극한으로 치닫던 1989년,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던 구 명예회장이 TV로 생중계되던 ‘민관합동대책회의’ 자리에서 “노조가 계속 분규를 일으키면 공장을 아예 태국으로 옮겨버리겠다”고 한 이야기도 유명하다. 경남 진주 지수초등학교 교사 시절에도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고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은사였던 고인에 대해 “학교 규율을 중시했다”고 회상했다. 평소에는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이었다. 전직 LG그룹 고위 임원은 “신발을 선물받으면 손님맞이용으로만 쓰고, 작은 사무실에는 옛 식당에서나 볼 법한 탁자가 놓여 있을 정도로 검소함이 습관화된 분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LG그룹 임원은 “은퇴한 뒤 쓸 컴퓨터도 새것이 아니라 계열사에서 쓰던 것을 갖고 오라고 했다”며 “담배를 끊은 뒤에는 담배 한 개비를 갖고 다니며 입에 물기만 했다. 비서진 중 한 명이 ‘버리시겠느냐’고 물었다가 ‘아직 쓸 만한 것을 왜 버리느냐’고 혼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유근형 기자}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LG 구자경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마련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르겠다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LG는 별도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기로 했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빈소에는 일부 정·재계 인사들만 찾았고, 이들도 대부분 짧은 시간만 머물렀다. 빈소가 열린 지 이틀째인 15일 오전, 빈소 앞에는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있었다. 안내문 너머로는 ‘부의금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문구가 방명록과 함께 놓였다. 빈소가 차려진 병원 측에서도 이날 고인의 장례식장을 전광판 등을 통해 게시하지 않았다. 또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LG 임직원 일동, GS 임직원 일동,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원 LIG 명예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 범LG가(家)의 조화만 놓였다. 빈소에 조화가 수시로 왔지만 대부분 돌려보내고 고인과 가깝지 않은 외부인의 조문도 받지 않았다. 정치권 인사들도 대부분 직접 조문을 자제했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은 고인이 한국 화학 산업과 전자 산업의 기틀을 다지고, 특히 강조한 정도 경영과 인화 상생의 기업문화를 통해 미래에도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줬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회장님께서 1980년대 정부서울청사 뒤편 허름한 ‘진주집’에서 일행도 수행원도 없이 혼자 비빔밥을 드셨던 소박한 모습을 몇 차례나 뵀다”며 “회장님의 그런 풍모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을 키웠다고 생각한다”며 추모했다. 재계에서는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아들 정용진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또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등 구 명예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전 LG 경영진도 이날 오전 일찌감치 조문해 고인을 기렸다. 전날에도 일부 LG그룹 원로들과 구자열 LS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 땅에 산업화의 기틀을 만들었던 선도적인 사업가였다”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구 명예회장에 대해 “연구개발(R&D)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고인의 지혜와 경륜이 절실하게 느껴지는데, 더는 뵐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1987∼1989년 18대 전경련 회장을 지낸 바 있다. 허 회장은 할아버지(구인회-허만정)와 아버지(구자경-허준구) 세대에 이어 구씨가(家)와 3대째 동업자 관계를 맺은 인연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적극적인 R&D와 해외 진출을 통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고객 가치 경영을 도입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추모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강토소국 기술대국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그룹의 비약적 발전과 화학 전자 산업의 중흥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했다”고 추모했다. 서동일 dong@donga.com·유근형 기자}
삼성전자가 캐나다 이동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유무선 통신 사업자 ‘비디오트론(Videotron)’에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한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캐나다에 이동통신 장비를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상반기부터 사업자가 보유 중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밴드(Dualband) 기지국’, ‘대량 다중 입출력(Massive MIMO) 기지국’ 등 최신 4G LTE-A 장비를 캐나다 퀘벡주와 오타와에 공급할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5세대(5G) 통신장비도 공급할 예정이다. 장 프랑수아 프루노 비디오트론 사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경험과 경쟁력 있는 제품을 확보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통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국민연금이 5대 주주 이상의 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이미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참여 확대를 강행하면 경영 개입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는 총 716곳으로, 이 중 37.2%(266개사)는 국민연금이 5대 주주 이상의 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19곳이고, 2대 주주인 기업은 150곳이나 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적 연기금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국가는 14곳이고, 이 중 공적 연기금이 최대주주인 경우는 뉴질랜드 1건, 덴마크 6건 정도다. 한경연 관계자는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이 19개 상장사의 최대주주로 있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도 716곳 중 38.1%(272곳)에 달했다. 자본시장법에서 국민연금이 경영권 개입을 할 수 있는 주식 보유 비중은 약 5%로 본다. 10곳 중 3, 4곳은 경영권 개입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미 국민연금의 주요 기업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직이 박탈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는 지분 11.55%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와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와 ‘표 대결’을 벌일 때에도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된 것도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반대에 나선 상태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 권고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런데도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상법 시행령,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길을 더욱 넓힌다면 경영개입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우려다. 특히 공개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향후 국민연금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나쁜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 제안을 통해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이사 해임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횡령 배임 등의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사에 대해 형이 확정되지 않아도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경영진의 윤리적 행위가 주주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강하고, 여론에 좌우되기 쉽다. 또 국민연금이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민간기업은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압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가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본시장법과 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막던 장벽을 제거해 나가고 있는 것도 경영계는 걱정하고 있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시행령이 개정되면 이런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어진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LG는 5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방수 ㈜LG CSR팀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웃사랑 성금 120억 원을 전달했다. LG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21년 동안 모두 1800여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왔다. 이날 LG의 기탁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약 3도 올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 목표액은 4257억 원으로 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상승한다. 한편 LG는 연말을 맞아 봉사활동도 진행 중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은 사업장 인근의 저소득 계층과 복지시설을 찾아 동절기 용품, 학용품 등을 전달했다. LG유플러스도 협력회사와 함께 홀몸 어르신 가구에 쌀을 비롯한 식료품을 담은 ‘사랑의 꾸러미’를 전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회사가 노조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더라도 개별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김모 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레저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임금 및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2014년 3월 A사와 연봉계약을 체결했고, 2014년 6월 A사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 김 씨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회사는 2014년 10월부터 기존 연봉의 60%만 지급했다. 비노조원인 김 씨는 “기존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 변경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별 근로계약 또는 단체협약이 아닌 취업규칙 변경의 방식으로 한 경우 동의하지 않은 개별 근로자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노사 단체협약이 아니라 취업규칙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에서 유사한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체협약으로 도입했더라도 비노조원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는 노사관계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노조와 합의에 이르기도 힘든 상황에서 합의된 사안에까지 예측하지 못했던 법률 비용과 인건비가 발생하면 경영계로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박상준 speakup@donga.com·유근형 기자}
KT&G가 고졸 채용 시장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지난해(70명)의 2배 이상인 180명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고졸 신입 사원을 120명이나 뽑았다. 고졸 채용만 따지면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T&G는 2012년 ‘고졸채용전형’을 도입한 뒤 해마다 취업 여건이 어려운 고졸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해 왔다. 지난해까지 7년 동안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3학년 재학생 300여 명이 채용의 기쁨을 맛봤다. 이들은 생산과 영업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고졸채용전형으로 입사해 KT&G R&D본부에서 근무 중인 신가원 사원은 “회사가 고졸 사원의 전공 분야까지 고려해 직무를 배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KT&G의 통 큰 고졸 채용과는 달리 전체 고졸 취업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34.8%로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44.8%에 비해 10%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KT&G는 고졸자 선발에만 그치지 않고 업무 환경 적응과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돕기 위해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신입 고졸 사원을 위해 사내 팀장급 직원들을 멘토로 지정해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입사 후 1년이 되는 시점에는 팔로업(Follow-up) 교육으로 업무 전문성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입사 후 군대에 가는 고졸 사원들에게는 군 복무 기간 중 지원금을 주고, 전역 후 1개월의 휴가를 줘 복직 준비 기간까지 보장하고 있다. 2016년 입사해 신탄진 공장에서 근무 중인 신영섭 사원은 “군 복무 기간 동안 회사에서 매달 20만 원씩 지원금을 제공해줘 동기들의 부러움을 샀다”며 “제대 후에도 일대일 멘토링으로 회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G 인사실 관계자는 “고졸채용전형은 학교장 추천을 통해 검증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직무 적합도를 다각도로 평가한다”며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해 회사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이 “30여 년 전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속에 형성된 노동법의 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다. 손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선진형 노동개혁과 협력적 노사관계가 핵심 당면과제로 꼽히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손 회장은 “경쟁국보다 노동시장과 생산방식의 유연성은 매우 낮은데, 노동조합은 단기적 이익 쟁취를 위한 물리적 투쟁 활동을 일상화하고 있다”며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노사가 위기 극복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오히려 노조의 파업과 불법 행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을 거론하면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제 심리를 더 위축시키고, 제조업 중심 실물경제의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체근로 전면 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연내에 주52시간 근무제 보완 입법, 연구개발(R&D) 부문의 유연근로제 확대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서는 국내 노동환경과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호봉제는 고령화와 함께 고용불안과 빈곤화를 초래하고 있지만, 선진국의 직무성과제는 고용안정과 소득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근무 연수가 늘어날수록 고임금을 받는 구조가 저생산으로 이어지고,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전자가 5세대(5G)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70%를 돌파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국내 판매량 점유율 71%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 3%포인트, 지난해 동기보다는 4%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8월 출시한 프리미엄 라인 갤럭시노트10이 흥행에 성공했고, 5G 제품들의 판매량이 확대된 것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국내에서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 모델 10대 중 7대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LG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7% 점유율을 기록했다. LG는 5월 출시한 V50 씽큐(ThinQ) 5G가 3분기까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은 11%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11이 10월에야 국내에 출시돼 3분기에는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 1∼4위가 5G 모델이었다. 5G폰을 아직 출시하지 않은 애플은 내년 초까지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전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몇 년간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이 상반기 갤럭시 S10의 판매 호조 및 5G 모델 출시로 전년 동기 대비 1% 미만의 소폭 성장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어디에도 없는 법을 만들려는 이유도, 근거도 모르겠습니다.” 3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국내 5개 경제단체 주최로 열린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 만난 한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법무부의 당초 계획대로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연내 시행되면 한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법으로 기업 사외이사의 임기를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며 “사외이사 자격의 핵심은 전문성이고, 전문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법인데 한 회사에서 6년, 계열회사로 옮겨도 총 9년이 지나면 강제로 그만두게 하는 법의 취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기업들 동아일보와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 공동 분석 결과 국내 59개 대기업 집단의 사외이사 중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인원은 총 92명이고, 상장된 중소·중견기업까지 확대하면 기업들은 총 718명의 사외이사를 내년에 새로 선임해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급여가 낮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일수록 사외이사 선임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삼성SDI는 내년 3월까지 사외이사 전체(4명)를 새로 구해야 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홍석주 로커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 등 사외이사 4명이 모두 6년 임기를 채우기 때문이다. 셀트리온도 내년 3월이면 사외이사 6명의 임기가 모두 6년을 넘는다. 삼성SDS, 카카오, 만도는 내년 초까지 사외이사를 3명씩 새로 구해야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좁은 인력풀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1명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한 번에 여러 명을 교체해야 한다니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며 “동종 업계 경쟁사에서 임기를 채운 사외이사들을 모시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임기 제한 국가가 어디 있나” 정부가 상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이유는 사외이사가 임기가 길어질수록 기업과 유착해 제대로 조언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는 장기간 재직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경영에 참여해야 경영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는 등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원이 배임이나 횡령, 손해배상 등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면 사외이사에게도 동일한 책임을 묻고 있다. 누가 ‘거수기’ 역할만 하겠는가”라며 “민간기업 임원은 공무원이 아닌데 단순히 임기를 채웠다고 전문가를 쫓아내라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외이사 제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미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사외이사의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기업이나 그룹에 종사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회사와 금전적 이해관계를 가진 회사에 대한 소유권이 없어야 한다” 등 선임 요건만 두고 있을 뿐이다. 2000년에 애플의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 아서 레빈슨 이사회 의장(전 제넨테크 최고경영자)은 동시에 맡고 있던 구글 사외이사를 2009년에 그만뒀다.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애플과 경쟁구도가 되자 사외이사의 경쟁사 겸임을 금지한 규정에 따라서이지 임기 제한 때문이 아니다. 미국 기업지배구조 전문기관인 GMI레이팅스에 따르면 미국 시가총액 상위 3000개 기업의 사외이사 중 약 30%가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글로벌 가구회사 레깃&프렛에는 1969년부터 50년째 사외이사를 맡아온 인사도 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불필요한 규제가 남발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고 있다”며 “경영환경을 이렇게 만들면 기업가 정신이 훼손되고 기업들의 투자 의지도 꺾여 결국 국내에 만들어질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서동일 dong@donga.com·유근형 기자}

주요 경제단체들이 자본시장법과 상법의 시행령을 고쳐 민간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려는 정부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5개 단체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를 개최해 이처럼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주주가 회사의 정관개정, 배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경영참여’가 아니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우려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길을 사실상 터줬기 때문이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 정관변경 요구 등은 경영참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어 손쉽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경연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5% 의결권을 취득하고 이사진 해임 등 정관 개정을 요구해도 곧바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상위법인 자본시장법이 임원의 선임과 해임, 직무의 정지 등을 모두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시행령이 이를 경영참여가 아니라고 명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양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시행령 개정안은 정부가 설정한 이상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동욱 경총 사회정책본부장은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기금운용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 동의가 필요한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으로 기업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직장인 김근식 씨(35)는 최근 미국 동부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을 듀얼스크린(두 개의 화면을 붙인 방식)으로 교체했다. 지도, 블로그 등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실행시키는 멀티태스킹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김 씨는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찾아가고 동시에 다른 정보까지 찾아보려면 멀티태스킹 기능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 씨처럼 스마트폰에 2개 이상의 앱을 동시에 띄우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일 한국리서치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 20∼39세 성인 남녀 120명(한국 60명, 미국 6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총 사용시간의 42%에 해당하는 평균 3.5시간 동안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영상을 감상하며 채팅 △지도 앱을 실행하고 인터넷 검색 △계산기 앱을 활용한 엑셀 같은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스마트폰에 2개 이상의 앱을 띄우고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성(3.3시간)보다는 여성(3.7시간), 20대(3.3시간)보다는 직장인 비중이 높은 30대(3.7시간)가 멀티태스킹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3.9시간), LG(3.5시간) 등 한국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애플(3시간)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보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고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 사용자들은 한국보다 많은 평균 4.9시간(총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47%) 동안 멀티태스킹 기능을 썼다. 스마트폰 멀티태스킹 트렌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가 ‘멀티태스킹’ 수요를 충족시키는 업체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폴더블폰, 듀얼스크린 등 본격적인 멀티태스킹용 스마트폰이 올해 속속 등장한 상태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인 사용자들에게 듀얼스크린 제품을 제공하면 멀티태스킹 시간이 현재 평균 3.5시간에서 5.1시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면서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업을 통해 3분할 화면을 처음 적용했다. 분할된 화면의 크기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갤럭시폴드의 최대 장점이다. 삼성은 내년에 출시될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 형태)’ 갤럭시폴드에도 분할화면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도 올해 첫 폴더블폰 메이트X를 내놓으면서 2분할 화면 기능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신형 듀얼스크린 V50S ThinQ에 3분할 기능을 탑재했고, 내년에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극대화한 확장형 스크린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양옆을 당기면 돌돌 말려 있던 롤러블 화면이 펴지면서 전체 화면이 약 2배까지 확장되는 기술이다. LG는 최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익스팬더블(확장 가능한) 폰’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도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에 듀얼스크린 제품으로 시장에 재진입을 선언한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듀얼스크린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향후 멀티태스킹족의 증가와 함께 듀얼스크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직장인 김근식 씨(35)는 최근 미국 동부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을 듀얼스크린(두 개의 화면을 붙인 방식)으로 교체했다. 지도, 블로그 등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실행시키는 멀티태스킹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김 씨는 “지도를 보며 행선지를 찾아가고 동시에 다른 정보까지 찾아보려면 멀티태스킹 기능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 씨처럼 스마트폰에 2개 이상의 앱을 동시에 띄우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일 한국리서치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 20~39세 성인 남녀 120명(한국 60명, 미국 6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총 사용시간의 42%에 해당하는 평균 3.5시간 동안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영상을 감상하며 채팅 △지도 앱을 실행하고 인터넷 검색 △계산기 앱을 활용한 엑셀 같은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스마트폰에 2개 이상의 앱을 띄우고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성(3.3시간)보다는 여성(3.7시간), 20대(3.3시간)보다는 직장인 비중이 높은 30대(3.7시간)가 멀티태스킹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3.9시간), LG(3.5시간) 등 한국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애플(3시간)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보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고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 사용자들은 한국보다 많은 평균 4.9시간(총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47%) 동안 멀티태스킹 기능을 썼다. 스마트폰 멀티태스킹 트렌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가 ‘멀티태스킹’ 수요를 충족시키는 업체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폴더블폰, 듀얼스크린 등 본격적인 멀티태스킹용 스마트폰이 올해 속속 등장한 상태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인 사용자들에게 듀얼스크린 제품을 제공하면 멀티태스킹 시간이 현재 평균 3.5시간에서 5.1시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면서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업을 통해 3분할 화면을 처음 적용했다. 분할된 화면의 크기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갤럭시폴드의 최대 장점이다. 삼성은 내년 출시될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형태)’ 갤럭시폴드에도 분할화면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도 올해 첫 폴더블 폰 메이트X를 내놓으면서 2분할 화면 기능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신형 듀얼스크린 V50S ThinQ에 3분할 기능을 탑재했고, 내년에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극대화한 확장형 스크린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양 옆을 당기면 돌돌 말려있던 롤러블 화면이 펴지면서 전체 화면이 약 2배까지 확장되는 기술이다. LG는 최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익스팬더블(확장 가능한) 폰’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도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에 듀얼스크린 제품으로 시장에 재진입을 선언한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듀얼스크린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향후 멀티태스킹 족들의 증가와 함께 듀얼스크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조명장치, 만화 창작 애플리케이션, 맞춤형 향수 제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닌 사내 스타트업 4개를 발굴해 창업을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랩’을 도입했고, 2015년부터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해 사내벤처의 독립을 지원해 왔다. 회사의 지원으로 4년 동안 임직원 145명이 40여 개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올해 C랩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루플’은 ‘사람을 이해하는 빛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목표 아래 AI 기반 조명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조명 안에 장착된 카메라로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하고 딥러닝해 최적의 조명 환경을 제공한다. ‘툰스퀘어’는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용자도 만화를 쉽게 창작할 수 있게 돕는 애플리케이션 ‘잇셀프’를 개발했다. 잇셀프는 이미 6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출시돼 인기 급상승 앱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조이브로’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향을 찾아 향수나 방향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처음엔 사용자에게 여러 샘플 향을 보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주문 횟수가 쌓이면 사용자의 취향을 고려한 추천 상품까지 제공하는 형태다. ‘트리니들’은 1인 방송 화면에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이미지를 송출해주는 서비스인 ‘티스플레이’를 출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