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구자룡 기자

동아일보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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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자룡 기자입니다.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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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8~2025-12-08
남북한 관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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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3%
정치일반3%
기타60%
  • 홍콩 입법회 의장 일국양제 비판

    재스퍼 창(曾鈺成) 홍콩 입법회 의장(국회의장격)이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의 운영에 더 자주 개입하면 홍콩 통치 원칙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 의장은 31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이 쇠퇴하고 중앙 정부가 홍콩의 내정에 더 자주 개입해 중국 당국이 홍콩을 직접 통치하는 결과가 초래되면 일국양제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2017년 선출되는 행정장관은 각 계 대표로 플랫폼을 구성해 미래의 통치 구조 및 정치 개혁을 어찌할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親)중국파인 창 의장은 동생인 창탁싱(曾德成) 전 민정사무국장(내무부 장관격)이 지난달 해임된 이후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에 비판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창 의장은 ‘홍콩민주건항협진연맹’ 소속으로 이 연맹에는 70명의 입법의원 중 13명이 소속되어 있다. 창 의장은 “홍콩에 관한 중앙 정부의 문서와 중국 지도자들의 연설은 일국양제의 성과만 강조했지만 과거 18년간 (일국양제) 개념의 구현과 관련해 많은 문제도 노출됐다”고 비판했다. 홍콩은 중국과 영국이 1984년 체결한 연합성명에 따라 1997년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지 50년 지나는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고도의 자치와 집행권(행정권)을 보장받았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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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용의 부활’… 빅 이벤트

    “깨어나면 위험하다. 잠자는 사자 중국을 흔들어 깨우지 말라!”(19세기 초 프랑스 나폴레옹 1세)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2014년 3월 프랑스를 방문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중심 톈안먼(天安門)과 창안제(長安街)에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다. 중국 정부는 2009년 건국 60주년 열병식에 이어 6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부상했음을 세계로부터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일 폭락하는 중국 증시와 경기 침체가 세계 경제를 놀라게 하고 있다면 미국 전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MB)인 둥펑(東風)-41과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 등 열병식을 장식할 중국군 첨단 무기의 위용은 중국의 군사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5번째이자 시 주석 집권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열병식은 시 주석의 탄탄한 집권 기반을 대내외에 알리는 것이자 중국의 높아진 위상과 국방 역량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열병식에 참석하는 49개국 가운데 주요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톈안먼 망루의 중앙 자리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는 북한 김일성이 1954년 10월 1일 건국 5주년 기념식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나란히 섰던 자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49개국 대표단 불러 모은 힘… 시진핑의 ‘외교 굴기’▼‘긴장 속 축제 분위기 고조’ 요즘 베이징의 하늘은 ‘열병식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맑고 푸른 하늘이 연출되고 있다. 20일부터 홀짝제 차량 운행이 시행된 것이 큰 요인이다. 시내 건축 현장과 정부 기반시설 공사도 중단됐다. 베이징 시, 톈진(天津) 시,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 성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등 7개 지역은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오염물 배출을 작년보다 30% 이상 줄이도록 했다. 23일 열병식 ‘예행연습’이 베이징 중심에서 열리는 등 베이징에선 ‘전승절 70주년’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고 있다. 톈안먼 광장에는 3000m²의 면적에 만리장성 축소판이 설치되고 각종 꽃으로 장식됐으며 ‘1945’ ‘2015’라고 쓴 대형 숫자 표지가 세워졌다. 전국 각 지역의 위성TV 방송사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오락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단하고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역사 및 교양물 등을 대거 편성할 계획이다. 테러 방지 등 안전을 위한 조치도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행사 당일인 3일 오전 9시 30분에서 낮 12시 30분까지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공항과 난위안(南苑) 공항에선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된다. 이에 앞서 20일부터 체육, 오락, 광고 등을 목적으로 비행기구를 띄우는 행위가 일절 금지됐으며 22일부터 9월 4일까지 헬리콥터, 패러글라이딩, 열기구 등의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명실상부한 첫 국제 열병식’ 중국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959년까지 매년 10월 1일 건국기념일(국경절)에 열병식을 열었다. 1950년대 냉전 시기에는 소련 북한 몽골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공산권 국가의 정상급 인사들이 주로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했다. 북한 김일성 전 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도 중국을 방문해 열병식을 지켜봤다. 하지만 대약진 운동(1958∼1960년)과 문화대혁명(1966∼1976년)의 광풍 속에서 중단됐다가 건국 35주년을 맞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부활했다. 이어 건국 50년과 60년인 1999년과 2009년 국경절에 각각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주재로 열렸다. 군 통수권자인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지낸 역대 최고지도자는 모두 열병식 사열대에 올랐다. 올해 열병식은 국경절이 아닌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역대 열병식과 차별화된다. 중국은 과거 관계가 밀접했던 국가의 외빈들을 열병식에 초대했으나 이번처럼 51개국에 초대장을 보내 49개국의 국가원수와 정부 대표 등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로 치르기는 처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도 참석한다. 타국 군대도 참가하는 ‘국제 행사’로 치르는 것 역시 과거 열병식과는 다른 점이다. 러시아 쿠바 카자흐스탄 몽골 등 11개국은 각각 75명 안팎의 의장대를 파견해 ‘사각형의 방진(方陣·네모꼴 형태의 진형)’을 이뤄 열병 행진을 벌인다.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은 방진 행렬은 하지 않지만 열병 행진에는 참여한다. 한국 프랑스 이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14개국은 참관단 몇 명을 파견해 열병식을 지켜보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공군 중장),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 최석윤 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 대령) 등 3명을 파견한다고 26일 발표했다. 그런데 중국의 전승일은 왜 9월 3일일까. 한국은 일왕의 항복 발표일인 8월 15일을 광복절로, 러시아는 독일 나치 정권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5월 9일을 전승일로 각각 기념하고 있다. 중국의 전승일이 9월 3일이 된 까닭은 1945년 9월 2일 일본이 도쿄 만에 정박한 미주리함상에서 일본 대표가 항복 문서에 서명한 다음 날을 기념일로 삼았기 때문이다. 장제스(蔣介石) 당시 중국 국민당 총통은 9월 3일을 경축일로 선포하고 사흘간 국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일본은 연합군에 9월 2일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과는 별개로 중국과는 일주일 후인 9월 9일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에서 항복 문서 서명식을 열었다.‘동북아에 지정적학 리더십 과시’ 올해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은 준비와 개최 과정을 둘러싸고 ‘전승절 외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중국이 부상하는 등 ‘지구촌 권력구도’가 변화하는 시점에서 열려 어느 국가가 참가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은 서방 국가들이 참석 발표를 미루거나 잇달아 참석자의 격을 낮추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아시아에서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Pivot to Asia)’과 일본의 재무장 군사대국화가 동반된 미일동맹 강화에 중국이 맞서는 형국이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병합 이후 서방과 러시아 간에 신냉전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은 동중국해에서는 일본과, 남중국해에서는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각각 해양 영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참가국과 중국의 양국 관계를 가늠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재설정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대규모 전승절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강한 중국’을 바라는 인민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민족주의적 목적과 공산당의 지도력을 공고화하는 것도 있지만 미국의 아시아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이 지리경제학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전승절 행사 개최는 지정학적 리더십의 과시를 위한 것이라고 김 교수는 풀이했다. 중국은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자국을 견제하는 것에 맞서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러시아 등 전략적 우방들과의 연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학자들은 이 같은 견해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는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주펑(朱鋒) 교수는 “열병식은 국내적인 대사”라며 “너무 대외적인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신임 최고지도자가 임기 내에 열병식을 갖는 것은 덩샤오핑 이후 관례화된 것으로, 특히 전승 70주년은 큰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주석의 권력기반이 공고해졌음을 보여주는 성격도 띠고 있다. 비록 ‘전승 70주년’이라는 계기도 있지만 과거 지도자와 달리 집권 3년 만에 이처럼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충분히 권력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장쩌민 주석은 집권 10년, 후진타오 주석은 집권 7년이 지나서야 각각 건국 50년과 60년 국경절에 맞춰 열병식을 개최했다. 열병식에 즈음해 시 주석 정부가 40년 만에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4일 ‘일부 복역 범죄인에 대한 특사 관련 결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특사는 1975년 이후 40년 만에 단행되는 것이자 역대 8번째다. 이는 전승절을 앞두고 사회 통합과 화합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시 주석의 리더십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美 MD뚫을 둥펑-41, 스텔스 젠-20 앞세운 ‘군사 굴기’ ▼‘육지와 공중에서 펼쳐질 입체 열병식’ 9월 3일 오전 9시경 시작될 기념대회는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생존 노병들에 대한 훈장 수여 등으로 진행된다. 이어 궈진룽(郭金龍) 베이징 시 서기의 개회 선포와 함께 열병식이 시작된다. 중국의 56개 민족이 항일 승전 70주년을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56문의 대포가 70발의 예포를 발사한다. 이어 중국 국가와 행진곡이 연주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과 함께 톈안먼 성루 위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시 주석의 연설에 이어 열병식이 전개된다. 열병식 동원병력은 총 1만2000여 명. 육해공군과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무장경찰부대, 4대 총부 직속 단위 부대들이 참가한다. 열병부대는 ‘방진’ 형태의 11개 행진부대, 2개 항전노병 부대(차량으로 이동), 27개 장비부대, 10개 공중제대(비행편대) 등 총 50개 부대로 구성된다. 또 40여 종의 무기·장비 500개와 20여 종의 각종 군용기 200대 정도가 동원된다. 동원되는 무기·장비는 100% 중국산으로 그중 84%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열병식은 ‘진입’ ‘행진’ ‘열병’ ‘분열’ ‘해산’ 등 5단계로 진행되며 모두 7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악대 2400여 명이 ‘항일군정대학교가’ ‘보위황하’ ‘태행산 위에서’ ‘인민군대(중국군)의 당에 대한 충성’ 등 항일전쟁 시기에 불렀던 노래 30여 곡을 연주한다. ‘항일’ 주제에 맞게 일본군과 싸웠던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항일부대’도 열병부대 편대로 조직됐다. 여기에는 90세 이상 노병들이 참가한다. 베이징 상공에서는 주력 전투기들이 열을 지어 비행하며 오색 연기를 내뿜는 에어쇼를 펼친다. 헬리콥터 20대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상징하는 ‘70’이란 숫자를 하늘에 새기며 비행한다. 올해 열병식에는 처음으로 여군 의장대가 참가한다. 육해공 남녀 혼성 의장대 방진 행진에 참가하는 여군 51명의 평균 키는 178cm, 평균 연령은 20세다. 88%가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이고 관영 중국중앙(CC)TV 선발대회에서 뽑힌 전국 10대 모델도 있다. 여군 의장대는 인민해방군 창설 이후 62년 만인 지난해 2월 처음 만들어졌다. 열병식 이후에는 인민대회당에서의 오찬 ‘초대회’(리셉션)와 ‘문예연회’(무대 공연 등이 어우러진 연회) 등이 이어진다. ‘승리와 평화’를 주제로 인민대회당에서 90분간 펼쳐질 문예연회에는 중국 지도자와 외국 정상, 항일노병, 베이징 각계 대표 인사 등 6000여 명이 참석한다. 합창, 중창, 교향악, 민족음악, 뮤지컬, 춤, 시낭송 등이 무대에 올려지며 중국의 항일 역사와 중국의 부흥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열병식의 꽃은 첨단 무기’ 전승 기념식의 하이라이트가 열병식이라면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무기와 장비들이다. 올해 열병식에서는 원거리·중거리·근거리, 핵·일반(재래식)·신형 미사일 등 7종의 미사일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역대 열병식 가운데 최대 규모다. 2009년에는 미사일 5종을 선보인 바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DF)-31B’와 차세대 ICBM ‘둥펑-41’이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둥펑-31B는 러시아제 RT-2PM 토폴(Topol)의 중국 모델로 지난해 9월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다탄두(MIRV) ICBM이다. 사거리는 1만1200km로 웬만한 미국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사거리 1만4000∼1만5000km의 둥펑-41은 목표물 명중 오차가 120m 이하로 둥펑-31(300m)보다 정교하고 핵탄두를 10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핵미사일로도 꼽힌다. 전략 폭격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외에 중국뿐이다. 중국은 핵폭탄 탑재형인 H-6A, 정찰기인 H-6B, 재래식 폭탄을 탑재하는 H-6C, 공중급유기 H-6U, 순항미사일 탑재기 H-6H 등 130대가량의 H-6 기종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인 젠-20(J-20)과 젠-31(J-31) 그리고 함재기 젠-15(J-15)도 관심을 끈다. 2011년과 2012년에 자체 개발된 J-20과 J-31은 아직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되지 않았다. 러시아 SU-33을 모델로 제작된 J-15는 2010년 시험비행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보인 작전반경 1000km의 함재기로,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에 탑재된 것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2009년 10월 1일 건국기념일에 처음 소개된 조기경보기 쿵징(空警)-2000은 470km 떨어진 표적 60∼100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중국은 주장한다. 올해 행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항일’ 올해 행사의 두 가지 키워드는 ‘항일’과 ‘반파시스트’다. ‘항일 전승절’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한 시진핑 정부 ‘항일 공정’의 결정판이다. 중국은 지난해 역대 어느 정권보다 많은 ‘항일 역사’를 되새기는 활동을 했다.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1937년 7·7사변(루거우차오·蘆溝橋 사변) 기념식에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9월 3일을 처음으로 국가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지정하고 12월 13일도 처음으로 ‘난징대도살 희생자 국가 애도일’로 지정됐다.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창춘(長春) 선양(瀋陽) 문서 보관소(당안관)의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는가 하면 일본 전범들의 일기를 시리즈로 공개했다. 올해도 계속됐다. 일왕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무조건 항복을 발표한 8월 15일에 맞춰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에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 진열관’이 문을 열었다. 1930, 40년대 일본 관동군이 자행한 생체 세균전 실험 관련 자료 1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9월 3일 전승절 기념식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는 ‘항일 역사’ 등을 주제로 한 전시회, 좌담회, 항일 노병들에 대한 위문, 항일 유적지 보수활동, 문예작품 창작활동 등도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 열병식이 현재의 일본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열병식 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인 취루이(曲叡)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식은 그 어떤 국가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 일본 군국주의는 중국 인민뿐만 아니라 일본 인민에게도 심중한 재난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취 부부장은 “열병식은 현재의 일본 국민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과거사 때문에 현재와 미래의 중일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문가들도 중일 간 관계 개선을 향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중 포기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각 부처의 실무급 회담, 심지어 군사 분야 협의체까지 가동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대치하고 있지만 관계가 개선되는 양상으로 언제든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의 리보(李波) 연구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일관계는 중국으로서는 매우 중요해서 어떻게 양국 관계를 잘 처리하는지가 양국 모두에 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조숭호 기자}

    • 201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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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반부패 칼날’…런민왕 총재-부총재, 뇌물수수 혐의 체포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인터넷판인 런민왕(人民網)의 랴오훙(廖 王+工·52) 부이사장 겸 총재(CEO)와 천즈샤(陳智霞·44) 이사 겸 부총재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최고인민검찰원은 28일 “허난(河南) 성 인민검찰원이 두 사람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해 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 등 언론이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부패 척결이 당 기관지의 고위층까지 ‘사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두 사람의 혐의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올해 7월 1일 중앙기율위원회의 제4순시조가 런민일보에 대해 조사를 벌인 후 사내에서 일부 소문이 돌았다고 홍콩 밍(明)보는 전했다. 밍보는 이미 런민왕에서는 여러 해 동안 있어온 ‘유상(有償) 보도’, 즉 ‘돈을 받고 보도를 해주는’ 것과 관련이 있는 알려졌다고 전했다. 올해 5월에도 런민왕의 쉬후이(徐輝) 부총편집(부국장)이 ‘경제문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랴오훙 총재도 2010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런민왕 총편집도 맡았다. 랴오 총재와 천 부총재는 대학 졸업 후 줄곧 런민일보사에 근무하다 런민왕 창립에 참가했다. 1997년 1월 출범한 런민왕은 하루 2억 명 가량이 찾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매체 중 하나로 중국 내 인터넷 언론 중에는 처음으로 2012년 4월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됐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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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전 김일성 섰던 자리… 朴대통령, 시진핑과 나란히 선다

    내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가까워진 한중관계와 얼어붙은 북-중관계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장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과 군사 참관단 3명도 참여하는 반면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지 않고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여하며 군대는 참관단도 보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중국이 25일 발표한 ‘30개국의 국가원수 및 정부 수뇌’ 가운데서 누구 못지않게 중국 정부가 참석에 공을 들인 외국 대표이다. 박 대통령은 귀빈 예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열병식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인민해방군 부대를 제외하고 북한군 열병식 참석도 뺀 것은 박 대통령과 한국을 위한 배려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7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톈안먼(天安門) 망루에는 열병식 당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0개국 지도자와 정부 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 10명 등 정상급 외빈들이 함께 선다. 톈안먼 망루는 중국 입장에서는 외빈에게 최고 예우를 한다는 의미로 김일성 북한 주석도 1954년과 1959년 열병식 당시 섰던 곳이다. 중국이 ‘혈맹’국가 지도자로 대접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푸틴 대통령과 함께 열병식에 초대된 외국 지도자 중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이럴 경우 박 대통령이 시 주석 바로 왼쪽에 서고 푸틴 대통령이 오른쪽에 설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중앙에 위치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뒷줄에 배치될 가능성까지 있다. 물론 중국 정부가 최 비서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관계를 변화시킬 의도로 파격적인 대우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신중론도 제기된다. 어떻든 만약 현실화된다면 한중관계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냉각된 북-중관계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장면을 중국 인민과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된다. 중국 전문가들도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이 변화된 한중, 북-중관계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주펑(朱鋒) 교수는 27일 통화에서 “1950년 이후 중조(中朝)는 혈맹관계였던 반면 한국은 적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중한(中韓)이 친구가 되고 중조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모든 중국인에게 조선과 한국 중 누가 더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려주는 매우 중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홍콩 밍(明)보와의 인터뷰에서 “중한관계가 중조관계보다 좋고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중조관계가 벌어졌다”며 “한국은 중국보다는 서방 동맹국의 일원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오느냐 오지 않느냐가 김정은이 오느냐 안 오느냐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미국 일본 등과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것도 중국 정부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공을 들인 배경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스융밍(時永明)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원은 27일 관영 언론 기고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미국과 일본이 (참석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한국 내에서조차 ‘미중 간 균형외교’ 문제에 대한 비판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런민(人民)대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전승절을 앞두고 있었던 북한의 포격 도발로 북-중관계는 더욱 냉랭해졌다”며 “‘자제 요청’을 한 중국 정부에 대해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는데 이는 중국이 자신(북한)을 겨냥하는 한편 한국 편을 든다고 생각하고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김정안 기자}

    •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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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열병식에 51개국 초청… 日-필리핀만 ‘대표단’ 거부

    다음 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중국 정부가 51개국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일본과 필리핀 2개국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26일 보도했다. 나머지 49개국 중 30개국은 정상이나 고위 관리를 파견하고 19개국은 고위급 정부 대표를 보낸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물론이고 정부 관리, 심지어 주중 대사도 참석하지 않는다. 전후 사죄를 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참석하지만 ‘전직 정계 요인’으로 민간인 자격이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필리핀도 열병식에 정부 대표는 파견하지 않는 대신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이 ‘전직 정계 요인’ 자격으로 참석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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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언론들 “南의 승리” “北 절반의 사과” 평가 엇갈려

    25일 새벽 전격 발표된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소식에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 시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한이 타결한 합의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히 공조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다시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시작된 군사적 긴장이 대화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한국 정부에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합의 내용을 분석하며 남북이 가져갈 득실을 따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확실한 사과를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했지만 한국의 승리(a win for Seoul)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번 합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점”이라고 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유감 표시는 박 대통령이 요구한 사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이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도발 각본’을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대부분 합의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북한 동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 캠프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본보가 보낸 e메일에 대한 답변에서 “한국의 국력과 한미동맹의 힘으로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에 북한의 전격적인 합의는 김정은이 영리한 전략가여서가 아니라 군사적 대립의 위험이 너무 커졌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동안 북한의 도발에 북한 편을 들다가 이례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내놓았던 중국 정부도 협상 타결을 반겼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연합뉴스가 보낸 관련 질의서에 대한 답변에서 협상 타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관련 협의가 순조롭게 실행돼 반도(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함께 수호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새벽 협상 타결 직후 “양측이 43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한이 지뢰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하면서도 북한이 합의문에서 명시적으로 책임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남북 간 접촉이 합의에 이른 것을 환영한다”며 “북한이 도발 행동을 자제해 이번 합의가 지역의 긴장 완화와 현안 해결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미일 동맹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은 북한의 모험주의적 시도를 억제하는 데 있어 충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이날 새벽 타결 소식을 속보로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으며 박 대통령의 원칙론에 북한이 이례적으로 양보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대북 방송 중단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한국의 득점”이라며 “북한이 이례적으로 양보를 했다고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공동보도문은 북한 측이 범행을 부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합의는 김정은이 뒤늦게 군사적 대결 모험에서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베이징=구자룡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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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朴대통령 열병식 참석”… 靑 “세부일정 中과 협의중”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25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북한을 대표해 최룡해 노동당 비서(사진)가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일각에서 제기돼 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9월 방중 계획은 무산됐다.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9·3 기념행사에는 참석하되 열병식에는 참석하기를 원치 않는 외국 지도자가 있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중국을 찾는 외국 지도자들은 ‘모두’ 9·3 기념대회를 포함한 중요 활동에 참가한다”고 답했다. 궈웨이민(國爲民)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도 “기념대회는 열병식과 같이 열린다”고 말해 박 대통령 등 ‘모든’ 외국 지도자들의 열병식 참석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 일정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중국 측과 협의 중이며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알려 드리겠다”고 말해 중국 측의 발표를 대놓고 부인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는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0개국 지도자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 그리고 각국 정부 대표 19명 등 모두 59명이 참석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불참을 발표한 일본은 이번 열병식에 정부 대표단도 파견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한국이 열병식 참관단에 한국군 장성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는 중국 측에 성의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반면 북한은 열병식에 자국 군대는 물론 참관단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대중국 외교에서 남북 관계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장 부부장은 김정은의 불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관련국에 초청장을 보냈다”는 말로 즉답을 피한 대신 “최룡해 비서가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정은의 방중이 불발에 그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우선은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그해 12월 장성택 행정부장의 처형 이후 냉각된 북-중 관계가 전환될 만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 김정은이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도 가지 않았는데 중국 전승절 행사에만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이 북한을 떠나기에는 아직 권력적으로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중국의 혈맹이기는 하지만 많은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김정은이 의전적으로 제대로 대접받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김정은을 대신해 최룡해가 참석하게 됐지만 최룡해가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방중할 경우 북-중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룡해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중 관계가 악화되자 그해 5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룡해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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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탱크-장갑차, 北접경지역으로 집결”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지대에 탱크와 장갑차 등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홍콩 핀궈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린(吉林) 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시 주민의 말을 인용해 지난 이틀간 자주포와 전차, 장갑차 등이 시내를 통과해 국경으로 갔다고 전했다. 옌지의 한 소식통도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로 야간을 이용해 탱크 등이 최근 며칠에 걸쳐 두만강 쪽으로 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옌지 시의 누리꾼들은 탱크와 장갑차가 시내를 지나는 장면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찍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렸다. 한 누리꾼은 “여러 사진에 등장하는 대전차 자주포의 편제번호가 161∼179로 미처 찍지 못한 것도 최소 20대에 이른다”며 “국경으로 이동한 자주포 수가 40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21일 오전 10시 30분경 탱크와 장갑차 행렬을 목격했다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핀궈일보는 이와 관련해 중국이 남북 간 갈등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전투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군은 지난해 10월에도 북한과 가까운 동북 3성에서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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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외교사 명장면]반세기 장벽 허문 ‘마오타이 협상’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 ‘금지된 지역’이었다. 중국인들 중에 그곳(한국)에 가본 사람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의 주역 중 한 명인 첸지천 당시 중국 외교부장은 자신의 회고록 ‘10가지 외교의 기록(外交 十記)’에서 한중 수교 과정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1990년대 초반 한중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한중 수교는 극적으로 전개됐다. 아울러 많은 비화도 남겼다. 한중 수교는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외교 전략과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의 실용적 철학이 서로 맞아떨어져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은 오랜 우방이었던 대만과 단교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중국은 혈맹인 북한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초대 주한 중국대사로 부임해 6년간 근무했던 장팅옌(張庭延) 중한우호협회 회장은 수년 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를 한 달여 남겨 놓고 북한의 김일성에게 이를 통보했을 때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장 전 대사는 1992년 7월 15일 첸 외교부장을 수행해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후 곧장 헬기로 갈아타고 40분 비행해 연풍호반 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첸 부장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한중 수교 시기가 성숙했다. 북한의 이해와 지지를 구한다”는 취지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자 김일성은 굳은 표정으로 “이미 결정됐다면 그렇게 하시지요. 우리는 어떤 난관이 있어도 극복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입을 닫았다고 한다. 사실 덩샤오핑은 이미 수교 10개월 전인 1991년 10월 중국을 방문한 김일성에게 한중 수교 계획을 시사했다. 덩은 “역사적으로 동맹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군사 동맹도 믿을 수 없다”는 말로 중국이 북한과의 동맹에만 얽매일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수교를 향한 큰 방향에 합의한 뒤 비밀 교섭창구를 만들어 극비리에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 외무부의 수교 협상 암호명은 ‘동해 사업’. 당시 이상옥 장관 이하 불과 몇 사람만이 알았다. 예비교섭 수석대표였던 권병현 전 주중 대사는 외교부 직원들에게조차 시골 부친이 병환이 났다고 둘러대고 청사에 나오지 않았다. 후에 주중 대사를 지낸 당시 신정승 외무부 동북아 2과장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하고 수교 작업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권 전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협상 과정에서 무지하게 많이 싸웠다. 반세기에 걸친 단절과 응어리를 풀어내기 힘들었다”며 “그때마다 협상 테이블에서 마오타이주(사진)를 많이 마셨다”고 털어놨다. 권 전 대사는 마오타이주가 협상 타결에 기여한 공이 적지 않다며 ‘한중수교주’라는 별명도 붙였다. 장옌팅 전 대사는 1992년 6월 3차 비밀회의를 위해 중국 대표단이 홍콩을 거쳐 꼬박 하루 걸려 서울에 도착했으나 입국장에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한국 측으로부터 언론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인적 교류가 1000만 명을 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우호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양국 모두 국내외의 반대와 역경을 딛고 두 손을 굳게 잡은 수교 당시가 진정한 ‘밀월’ 관계였다는 평가도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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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관영언론 “긴장완화 여지… 中 적극역할 필요”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로 쏠렸다. 외신들은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 고위급 회담을 긴급속보로 다루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국, 남북대화 환영 미국 측은 남북이 대화 재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사전에 외교 채널로 통보받았으며 이를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뜻을 한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 당국자는 “여름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며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변함없이 확고히 지킬 것이다.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동부 매사추세츠 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에 머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 복귀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당초 복귀 일정을 나흘가량 앞당겨 23일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남북한 양측이 대화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을 높이 평가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분쟁이 심화되면 결국 잃을 것이 많은 곳은 북한이기 때문에 평화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통해 양보를 얻어내는 것에 익숙하므로 한국은 일방적으로 양보를 하는 대신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와 안정의 기초를 닦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관건은 양측이 평화공존과 존중을 위한 틀에 합의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자 신문에 ‘한국 최전선의 위험한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한국과 미국의 어떤 대응도 억제에 강조점을 두고 신중하게 저울질 돼야 한다”며 “중국도 김정은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설득할 보다 더 창조적인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적극적 중재 의사 표명 중국 관영 언론도 고위급 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린 배경과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회담 첫날인 22일 ‘한반도 국면 어디로 가나’라는 논평에서 남북 관계가 “긴장 완화의 여지가 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기대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남북한이 모두 전의를 불사르고 미국은 완전히 한국 편에만 서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태도만이 유일하게 한반도 내 조정자가 아무도 없는 상황을 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 “북-중 관계가 현재 미묘해졌기 때문에 한반도 분쟁을 외부에서 중재하는 일의 난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현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1일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은 현 상황과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중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중국 당국자와 관영 언론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우선은 다음 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이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행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재무장 추진 계기로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나서 한반도 위기 고조에 따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1일부터 사흘 동안 야마나시(山梨) 현의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아울러 관계부처에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주말에도 미국, 한국 등 관련국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정보 파악에 주력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북한이 군사행동을 예고하자 21일 한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들에게 ‘군사분계선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북한이 22일 오후를 공격 시한으로 예고했다고 설명하고 만약의 경우 대사관의 연락을 받아 행동할 것을 요청했다. 일본 언론들은 20일 북한의 도발 이후 연일 한반도 상황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고위급 회담에 대해 “북한이 한미 연합군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출구전략으로서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을 도모하는 자세를 국제사회에 호소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임진각 르포 기사를 실었다. NHK 등 방송도 연천군 대피소의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방영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위협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안보법제 통과가 필요한 근거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2일 아오모리(靑森) 현 히로사키(弘前) 시에서 열린 안보 관련 강연에서 “북한은 올해 미사일 실험을 몇 번이나 반복했고 핵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은 한국과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안보관련) 법률이 통과돼야 국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베이징=구자룡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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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보란듯… “핵미사일 포함 100기이상 전략미사일 공개”

    23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중앙을 동서로 가르는 7.4km의 창안제(長安街)에 육해공군 및 무장경찰부대가 대오를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뒤로는 전략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이 근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 등을 선보이며 열병을 이어갔다. 중국 정부가 다음 달 3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 행사를 앞두고 실시한 이번 열병식 예행연습은 22일 밤부터 23일 오전까지 진행됐다. 장병 1만여 명과 무기 장비 500여 대, 군용기가 200대 가까이 동원됐다. 러시아와 몽골 등 10여 개국이 파견한 군부대도 예행연습에 참가했다. 각종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대는 덮개를 씌워 놓았으나 제2포병이 선보일 7종의 미사일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 공중에서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상징하기 위해 헬리콥터 20대가 ‘70’이란 대형 숫자를 만들었다. 중국 언론은 주력 전투기 젠(殲)-10과 AC313 헬기 등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번 예행연습은 중국 정부와 군 관계자, 초대받은 시민 등 총 3만5000여 명이 지켜봤다. 보병부대와 각종 무기들이 창안제를 거쳐 톈안먼(天安門) 앞을 지나가는 동안 광장에서는 육해공 3군 연합 군악대가 항일전쟁 시기 중국군이 불렀던 노래 30여 곡을 연주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3군 의장대에 여군이 처음으로 포함돼 ‘남녀 혼성 의장대 기수단’이 구성됐다. 연합 군악대에도 여군 100여 명이 참가했다. 예행연습이 진행된 22일과 23일 톈안먼과 창안제 일대에는 계엄이 선포됐으며 톈안먼으로 이어지는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창안제 양측 수 km 구간의 사무실은 이틀간 최소한의 경비 인원과 허가받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금지됐다. 23일 오전엔 창안제 지하철 1호선 운행이 중단됐으며 톈안먼광장 주변 일부 역은 22일 저녁부터 무정차 통과했다. 또 베이징 상공 반경 100km에는 허가받지 않은 비행 물체의 비행이 금지됐다. 시내 중심의 주요 관광지인 쯔진청(紫禁城)과 왕푸징(王府井) 첸먼(前門) 톈안먼 망루 등도 2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폐쇄된다. 20일부터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있는 베이징 도로는 한산하다. 열병식에서 공개될 신무기와 장비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와 관련해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핵미사일을 포함한 최소 100기 이상의 전략 미사일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1984, 1999, 2009년 열병식에 비해 규모와 수준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구축 중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용 베이더우(北斗)위성을 활용해 거리를 측정해 각종 무기를 실은 장비 간 거리가 열병식 도중 ‘10cm 이내’가 되고 비행 편대도 ‘1m’의 오차도 없게 훈련을 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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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또 화학물질 대형 폭발사고

    12일 중국 톈진(天津) 항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유독성 화학물질 대폭발 사고가 수습되기도 전에 화학물질 폭발 사고가 또다시 일어났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8시 40분경 산둥(山東) 성 쯔보(淄博) 시 환타이(桓臺) 현 ‘환타이경제개발구’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룬싱(潤興) 화학공업과기가 운영하는 이 공장은 인화 화학물질인 아디포나이트릴을 생산해 왔다. 폭발은 공장으로부터 2∼5km 내에 있는 주민이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사고로 공장이 불에 타 크게 손상됐고 인근 주택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중국 언론은 “현재 (공장 주변) 대기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이 떠다니고 있다”며 화학물질 유출에 의한 ‘2차 피해’ 상황을 우려했다. 현지 언론은 이 공장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1km 이내에 위치해 있다고 지적했다. 톈진 항 폭발 사고를 일으킨 ‘루이하이(瑞海) 국제물류’의 화학물질 보관창고도 ‘주민 다수 거주지 1km 밖 입지’ 규정을 위반한 바 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이와 관련해 상하이(上海)와 닝보(寧波), 광저우(廣州), 칭다오(靑島) 등 4개 항구 도시에도 화학물 적재시설이 주거 지역으로부터 수백 m 이내에 있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22일 밝혔다. 한편 한국 환경부는 산둥 성 화학공장 폭발 사고로 유출된 화학물질이 대기를 통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23일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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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공개 신무기가 84%… 최신형 ICBM 선보일 듯

    중국이 다음 달 3일 개최하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에는 40여 종의 무기 500개와 20여 종의 군용기 200대가 동원되며 이 중 84%는 처음 공개되는 신무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취루이(曲叡)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21일 베이징(北京)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열병식 참가 병력은 1만2000여 명이며, 육해공군과 제2포병, 무장경찰부대, 4대총부 직속단위 부대들이 모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건국 60주년 열병식의 8000명보다 많다.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이 참가함에 따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취 부부장은 “열병부대는 ‘방진’(병사들을 사각형으로 배치한 것) 형태의 11개 보병부대, 2개 항전노병 부대, 27개 장비부대, 10개 공중제대(비행편대) 등 총 50개 부대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항일(抗日) 메시지가 집중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취 부부장은 “이번 열병식은 그 어떤 국가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일본 군국주의는 중국 인민뿐 아니라 일본 인민에게도 심중한 재난을 초래했다”고 거론했다. 항일부대가 열병부대 편대로 조직됐으며 여기에 노병들이 참가한다. 참가 노병의 평균 연령은 90세다. 또 2400여 명의 군악대가 항일전쟁 시기의 노래 30여 곡을 연주한다. 가장 큰 관심사인 열병식에 참가하는 외국 정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진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지 않았으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10개 이상의 외국 군대가 참가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군대 파견 국가에 대해서는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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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반도 상황 주시… 긴장조성 반대”

    북한의 포격 도발 후 중국 정부가 논평을 내고 한반도 긴장 조성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성명에서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의 이웃으로서 반도의 상황과 동향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그 어떤 긴장 조성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중국은 지역의 평화·안정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측이 긴장을 조성한 당사자로 누구를 지목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단은 남북한이 모두 현 상황에서 한 걸음씩 물러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입장은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도 자칫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남북한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물밑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포격 도발에 이어 준전시상태까지 선포하며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이런 도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 한국 등과 긴밀하게 연대해 긴장감 있게 필요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열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유엔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리 가네코 유엔 부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상황 전개를 봐가면서 유엔의 입장을 다시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에서는 북한의 잇따른 군사도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배극인 특파원}

    •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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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독면 쓴 무장경찰, 폭발지점 5km 밖부터 접근차단

    중국 톈진(天津) 항 대규모 폭발사고 8일째인 20일 오전 10시 톈진 항으로 이어지는 베이하이(北海)로. 베이징 남역(南驛)에서 고속철도로 톈진에 도착해 시외버스로 갈아타는 등 총 1시간 반가량 걸려 도착한 곳이었다. 폭발 지점까지는 5km 이상 떨어진 곳인데도 경찰이 왕복 4차로를 모두 막고 차를 우회시키고 있었다. 사고(12일)가 난 지 일주일 이상 지났지만 시민들의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톈진 시 빈하이(濱海) 탕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기자를 태우고 가던 택시운전사 중국인 장(張)모 씨(56)는 “사고 당일 20km가량 떨어진 시내에 있었는데도 검은 밤하늘에 두 번이나 버섯구름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무슨 핵폭탄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도로를 막고 있는 경찰에게 “현장 부근을 둘러보러 왔는데 왜 막느냐”고 묻자 “아직까지 위험하다. 정부가 (진입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무엇이 위험하냐”고 묻자 “공기 질(質)이 어떤지 아직 정확히 모르고 폭발 위험에 대해서 누구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고 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무장경찰들이 막고 있어 마치 무슨 계엄 지역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그들 모두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어 공기 오염에 대한 불안을 읽을 수 있었다. ○ 톈진은 아직 계엄 상태 하는 수 없이 폭발이 일어난 물류창고 주변 지역을 빙글빙글 돌며 살필 수밖에 없었다. 중국 언론과 외신은 18일과 19일 비가 내려 시안화나트륨 등 유독 화학물질이 빗물과 반응해 도로에 흰 거품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20일에는 날씨가 맑아서인지 이런 현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사고 지점 3km가량 외곽을 돌다가 공기오염도를 측정하던 톈진 시 환경국 공무원 10여 명을 만났다. 한 직원에게 다가가 “상태가 어떠냐”고 묻자 “문제가 된 시안화나트륨은 공기 중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다른 물질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 부근의 공기는 다른 팀에서 조사하고 있어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다”며 말을 흐렸다. 물류창고 쪽으로 가까워 오자 군데군데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양철판 벽이 우그러져 있어 당시 폭발이 얼마나 컸는지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사고 지점에서 불과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공장 밀집 지역에 도착하자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은 물론이고 행인들도 상당수 마스크를 끼고 있어 유독 가스에 대한 불안이 계속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사고 여파로 4층 건물 중 2, 3층 유리창이 모두 부서진 한 전자 부품업체의 내부를 둘러봤다. 3층 사무실 직원들 일부가 마스크를 끼고 근무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2층 조립라인 근로자를 포함해 270여 명 중 19일 출근한 직원은 70여 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직 공기 오염이 걱정돼 출근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나오게 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24시간 작업장이 운영돼 사고 당시 야간 근무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어 톈진 시 중심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고 12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무실 벽에는 충격으로 깨진 유리창이 반대편 벽까지 날아가 박힌 자국이 선명했다. 창 쪽 근무자들의 책상에는 유리창의 알루미늄 새시가 뜯겨 튕겨나와 박혀 파인 자국도 커다랗게 나 있었다. 만약 낮 시간에 자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폭발이 일어났다면 충분히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처럼 느껴졌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40대 중(中)모 씨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기존에 나와 있는 마스크는 먼지를 막는 것이어서 화학물질이나 독가스에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토, 두통은 물론이고 안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시력이 좋고 눈에는 자신 있었는데 눈이 따끔거린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한 업체 관계자는 “12일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다가 15일에야 폭발 현장에 유독물질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3km 이내 주민이나 공장 근로자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근무했던 한 직원은 토할 때 하얀 거품이 나와 기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거품에 어떤 화학약품이 포함돼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급히 귀가해서 쉬도록 했다”고 말했다. ○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불안 사고 현장 인근의 업체들은 19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지만 상당수 직원이 출근하지 않는 등 긴장감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사고 현장 부근의 독가스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허수산(何樹山) 톈진 시 부시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폭발 지점에서 반경 3km 이내에 대한 화학물질 수색작업을 벌여 100kg 정도의 화학물질을 발견해 유출 방지 조치 등을 취했다”고 말하면서도 “위험물질 제거작업이 언제쯤 끝날지는 이제 제1단계 조사가 시작된 수준”이라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방비책을 발표하느라 부산하다. 황싱궈(黃興國) 톈진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빈하이에 있는 화학공장들을 25km 떨어진 난강(南港)공업구로 옮길 것”이라며 “위험 화학품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기업들을 모두 조사해 규정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폐쇄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사고로 부상한 한국인 4명 중 20일까지도 대학병원에 입원한 박모 씨(60)는 하루 이틀 내로 퇴원이 가능하며 한 달가량 통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중앙(CC)TV는 20일 중국 폭발사고 현장 핵심 지역 오염수의 시안화나트륨 농도가 평균 기준치의 40배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오염수 내 산성(PH) 농도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또 중국신원왕(新聞網)은 톈진 시내를 흐르는 하이허(海河) 부근에 대량의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하이허는 폭발 현장에서 6km 떨어진 곳이다. 톈진 시 환경감측센터 관계자는 “물고기 떼죽음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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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톈진 폭발현장서 치명적 독가스 검출”

    대규모 폭발사고가 난 중국 톈진(天津) 항에 19일 이틀째 비가 내려 유독 화학물질의 오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폭발 사고 현장에서는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성가스가 검출됐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베이징 소방총대는 사고 5일째인 16일 현장에서 ‘측정 가능한 최고치’의 유독성 기체를 검측했다. 소방총대와 함께 현장에 접근한 CCTV 기자는 폭발 핵심 지점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접근했을 때 차량에 탑재한 검측장비나 소방대원들이 휴대한 장비가 동시에 경보음을 냈다고 전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물류 창고 지역에는 물류업체 ‘루이하이(瑞海)국제물류’가 쌓아놓은 3000t의 유독 화학물질 중에는 700t의 시안화나트륨도 있다.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은 물과 반응하면 독가스 성분인 시안화수소가 생성돼 공기 중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베이징화공대 먼바오(門寶) 교수는 “시안화나트륨은 피부 접촉만으로도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흡입하거나 잘못 먹게 되면 몇 mg만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공기 중에 떠다니거나 지표면의 분말은 저농도 알칼리성 과산화수소를 뿌려 독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 지점 반경 100m 이내에서 다른 신경 독가스도 검출됐다”면서 “다양한 위험 화학물질이 폭발 과정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톈진 항 물류창고 폭발사고를 일으킨 업체인 루이하이국제물류의 유독물질 취급 인허가 과정과 지분구조, 배경 등을 둘러싼 의혹과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무원은 중앙 부처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조사팀을 발족시켰다.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추궁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발생 직후부터 현장에서 사고 수습에 나서 17일 밤늦게까지도 회의를 열었던 양둥량(楊棟粱) 국가안전감독총국장을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중앙기율위원회가 18일 전격 발표했다. 그는 루이하이국제물류가 세워지던 2012년 당시 등 11년간 톈진 시 부시장을 맡았다. 톈진일보 등은 톈진 항을 운영하는 국영기업인 톈진항집단이 사실상 시 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 왕국’처럼 운영된 것도 루이하이국제물류가 규정을 어기고 위험 화학물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내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톈진일보는 루이하이국제물류는 부회장이자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둥서쉬안(董社軒) 전 톈진항 공안국장의 아들 외에 베일에 가려진 위쉐웨이(于學偉)라는 인물이 공동 창업자로서 ‘숨은 맏형’ 역할을 했다고 폭로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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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내리는 톈진… “유독물질 확산 막아라” 초비상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중국 톈진(天津) 시 빈하이(濱海) 신구에 19일 비가 내려 유독성 화학물질 오염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사고 현장에 유출된 시안화나트륨이 물과 만나면 유독성의 시안화수소로 바뀌기 때문이다. 시안화수소는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독가스 성분이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오후 양은 많지 않으나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던 지역의 지면에는 백색 분말이 포함된 부유물이 떠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물류창고 지역에는 물류업체 ‘루이하이(瑞海) 국제물류’가 쌓아놓은 700t의 시안화나트륨 등 각종 유독성 화학물질이 흩어져 있다. 뉴웨광(牛躍光) 톈진 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사고가 난 물류회사 야적장 창고에는 3000t의 위험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톈진 시 당국은 특히 시안화나트륨이 빗물과 만나면 시안화수소로 변해 대기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비가 오기 전에 수거 및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위해 인민해방군 무장경찰에서 파견된 화생방부대가 한 시간마다 컨테이너 등을 검측하고 있으며, 베이징(北京) 시에서도 200명의 화생방 요원을 증파했다. 톈진 시 당국은 첫 폭발 지점을 원점으로 현장을 반경 1km, 2km, 3km로 3등분해 화학물질 처리를 하고 있다. 폭발 지점에서 반경 100m는 바닥을 흙으로 막아 오염수의 외부 유출을 막고 있다. 기상 당국은 20일에도 톈진에 적지 않은 비가 온다고 예보하고 있어 예보대로 비가 내리면 물에 녹은 화학물질이 지하수나 주변 지역, 나아가 보하이(渤海) 만까지 흘러들어 갈지 주목된다. 중국 언론은 폭발 사고가 난 창고를 운영한 민간업체인 ‘루이하이 국제물류’가 어떻게 설립 3년 만에 국영기업도 따내기 어려운 유독 화학물 취급 허가를 받았는지, 이 업체의 실제 소유주는 누구인지 등이 핵심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반관영 중국신문주간은 실제 소유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둥(董)모 씨는 전 빈하이 항 공안국장 둥페이쥔(董培軍)의 아들로 1982년생인 둥서쉬안(董社軒)이라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20일까지 일체의 오락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하고 톈진 시, 허베이(河北) 성 등 지방방송도 동참하는 등 중국에서는 희생자 추모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19일까지 희생자는 사망 114명, 실종 70명이다. 한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 톈진 대형 폭발 사고에 대한 대중의 공포가 신속한 사고 대처에 실패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체제에 대한 분노로 변하고 있으며 여태까지 사건 중 시-리 체제에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주었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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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톈진 물류창고 회사 대주주는 前공안국장 아들”

    12일 중국 톈진(天津) 항 물류창고의 대형 폭발사고는 유독물을 취급하는 업체의 불법 운영과 당국의 관리 소홀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신징(新京)보는 17일 사고가 일어난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의 인허가 과정과 유독물 관리 운영에 상당한 허점이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이하이는 2012년 말 설립 당시 일반 자재를 보관하는 창고 운영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6월 말 급히 유독물 취급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유독물 취급 허가를 받기 전에도 이런 유독물을 취급해 왔다는 점이다. 신징보는 “이 회사의 대주주 둥(董)모 씨는 지난해 지병으로 사망한 전직 톈진 항 항구 공안국 국장의 아들”이라며 갑작스럽게 유독물 취급 인허가를 받은 배경을 전했다. 둥 씨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해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이 회사는 위험물 취급 과정에서도 위법 행위를 저질러, 창고 규모로만 보면 시안화나트륨의 경우 24t밖에 보관할 수 없지만 사고 당시 700t을 보관 중이었다고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보도했다.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시 물과 반응하면 폭발가스가 발생하는 탄화칼슘을 구분하지 못하고 물을 뿌린 것도 잘못이지만 창고의 불법 운용과 용도변경 때문에 화물의 내용을 모른 것도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의 창고 입지도 규정을 어겼다. 중국에서는 550m²가 넘는 유독물 창고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주거지역, 도로, 철로, 수로 등으로부터 1km 이내에서 운영되는 게 금지되지만 이 회사의 창고는 주거지역에서 600m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올해 외부기관의 안전관리 평가도 편법으로 통과했다. 징화(京華)시보는 “유독물을 취급하는 회사는 갑(甲)급 평가기관의 엄격한 안전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 회사를 평가한 기관은 을(乙)급 평가기관이었다”고 17일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6일 현장을 방문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최고인민검찰원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법규 위반 등 혐의를 조사해 엄중한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톈진 시 당국은 17일 사망자가 114명으로 늘어났으나 실종자는 70명으로 줄어 사망자와 실종자가 총 184명이라고 밝혔다. 실종자가 줄어든 것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중복 집계됐기 때문이다. 16일에는 사망 및 실종자 수가 207명으로 발표됐다. 중국 당국이 사고 원인이나 피해 등에 대한 루머 단속에 나섰지만 사고 원인을 밝히지 않아 유족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폭발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계약직 소방관 가족들은 16일 정부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한편 폭발사고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생산 공장 두 곳이 사흘간 멈춰 섰다. 도요타는 17일부터 사흘간 톈진의 TEDA 공장과 시칭(西靑) 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생산 라인에는 폭발사고의 영향이 없지만 중국 당국의 소개령으로 3일간 가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칭 공장은 사고 현장에서 70km 떨어져 있지만 TEDA 공장에서 만드는 부품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함께 문을 닫게 됐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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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식당일 속여 한국인 2000명 위안부 동원”

    1940년대 일본군이 한국 여성 2000여 명을 한꺼번에 위안부로 끌고 간 사실이 중국 정부가 보관 중인 문건으로 확인됐다. 당시 일본군은 식당일을 맡긴다는 거짓말로 한국 여성들을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 성 당안관(기록보관소)은 최근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의 위안부 관련 문건을 공개하면서 “1941년 10월 일본군이 무단장(牡丹江) 쑤이양(綏陽) 현의 한충허(寒蔥河) 지역에 군 위안소를 열면서 한국 여성 수십 명을 데려와 위안부 역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당안관이 공개한 제890호, 제1064호 문건에는 1941년 10월 20일 일본군 쑤이양 국경경찰대 한충허대의 다카하시(高橋) 대장이 같은 부대 쑤이펀허(綏芬河) 대장에게 부대 사정을 설명하면서 ‘이들 여성은 한국에서 강제징용한 2000여 명 가운데 일부’라고 밝혔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특히 이들 문건은 일본군이 징용된 한국 여성들에게 “한충허 지역에 ‘일본군 전용 요리점’을 연다”고 속여 끌고 와 위안부 역할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문건에는 요리점으로 가장한 군 위안소의 설립 과정과 날짜, 계급별 상대자와 허용된 ‘오락시간’까지 적혀 있다. 헤이룽장 성 당안관이 이번에 공개한 ‘위안부’ 관련 내용은 생체실험으로 체포된 사람들 수송에 대한 ‘특수 수송’과 ‘강제 이민’을 포함한 96건의 자료 중 일부로 위안부 관련은 모두 7건이다. 치슈쥐안(齊秀娟) 헤이룽장 성 당안관장은 “이번에 공개한 위안부 서류 등은 일제가 괴뢰국인 만주국에 전달했던 문서 가운데 발굴한 것으로 세계 전쟁사에서 유일한 성노예 제도는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육체·정신적으로 약탈한 점에서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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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톈진 참사 사망-실종 200명 넘어

    12일 밤 중국 톈진(天津) 항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의 사망자 및 실종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현재까지 소방관 등 112명이 숨지고 95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소방관의 경우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실종자도 8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사망·실종자 수가 100명을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 부상자 중에는 위중한 환자가 적지 않아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고가 대참사로 확인되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나서 철저한 안전 관리를 촉구했다. 시 주석은 15일 톈진 폭발사고와 관련해 “최근 일부 지방에서 잇따라 대형재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피의 교훈’을 깊이 새기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뼈아픈 자성과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각급 당위원회와 지방정부가 ‘안전생산 책임제’를 추진해 당정에 함께 책임을 묻고 담당 관리가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책임을 끝까지 물으라고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위험 화학물질과 폭발위험 물질에 대한 전국적인 일제 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폭발사고 현장 곳곳에선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추가 폭발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15일 낮 사고 현장 일부에서 연기와 함께 폭발음이 들렸다. 톈진 공안은 14일부터 폭발 중심부에서 반경 3km 이내의 인력을 모두 긴급 소개시켰다. 이번 사고가 대참사로 번진 원인과 관련해 일반 자재나 화물을 쌓아두는 곳이 화학물질 창고로 불법 용도 변경돼 운영됐으며 화재 발생 후 이 같은 내용을 모르고 화학물질에 소방관들이 물을 뿌려 폭발이 일어나게 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루이하이(瑞海) 국제물류공사’의 유독 화학물 물류창고 위치가 규정을 위반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550m²가 넘는 유독 화학물질 창고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주거 지역, 도로, 철로, 수로 등으로부터 1km 이내에서 운영되는 게 금지된다. 그러나 루이하이 물류창고는 반경 1km 안에 주거 건물, 고속도로, 전철역 철로 등이 위치해 있다. 톈진 시 환경보호국은 폭발 현장에 보관됐던 것으로 알려진 맹독성 물질 시안화나트륨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발 충격으로 일부가 새어 나갔지만 대부분 안전하게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또 격리구역 이외 지역에서는 공기와 물의 오염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톈진 항 폭발사고 이후 인터넷을 통해 유언비어가 확산되자 문제의 글을 올린 360여 개 계정을 폐쇄 또는 정지시키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폭발사고 이후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사망자가 최소 1000명에 이른다” “유독가스 바람이 베이징으로 불어오고 있다” 등의 괴담이 확산됐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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