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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주요 계열사가 올해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 후보자로 여성 인사와 노동 정책 전문가 등을 다수 추천하며 이사회 다양성 확보에 나섰다. 경제계에선 삼성이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삼성에 따르면 16개 상장 계열사 중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기로 결정한 곳은 8개사로 총 17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 이 중 7명은 여성으로 전체의 40%를 웃돈다.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는 회사의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이사회에 참석해 경영 활동을 조언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각 사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예정대로 통과되면 삼성 16개 상장 계열사의 여성 등기임원(사내이사 포함)은 기존 5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국내 주요 그룹 중 여성 등기임원 인원이 10명 이상인 곳은 삼성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선 이미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 안규리 서울대 신장내과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여성 사내이사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이 있다. 특히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곳은 현재 남성만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통해 여성 1명씩이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시행될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 의무선임 제도에 앞서 선제적으로 신규 여성 사외이사 추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일부 계열사는 이례적으로 노동·인권 전문가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삼성물산은 참여정부 시절 노동부 차관을 지낸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과 특임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삼성SDI는 문재인 정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비(非)노동조합 경영 관행을 폐기하는 등 변화를 선언한 상황에서 노동·인권 전문가의 시각도 반영해 경영 활동을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금융(삼성증권·삼성카드), 정보기술(삼성SDS) 등 업종에 따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계열사는 각각 학계 출신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삼성이 남성, 법조인, 관료 출신 등 기업들의 기존 사외이사 영입 공식을 깨고 이사회 다양성 확보에 나서는 것은 계열사별 독립·투명 경영 체계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다. 새로운 시각을 가진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회사 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감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이사회 의장직에 사상 처음으로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이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통해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에서도 삼성이 앞장선 만큼 뒤따르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요 제조업의 연쇄 ‘셧다운’(공장 폐쇄)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내 자동차·전자업계 공장 폐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선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탓에 현지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지표에도 적신호가 들어오는 등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선사업부 소속 생산직 직원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신천지예수교 신자인 딸이 확진자로 판정나자 자신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러한 내용을 회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구미2사업장의 특근 인력을 모두 퇴근시키고 1일 오후 7시까지 방역을 진행했다. 특히 이 직원이 근무한 층은 3일 오전까지 폐쇄하고 방역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에서는 지난달 22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해 주말을 포함해 3일간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구미2사업장에서만 총 7일간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은 국내에 공급하는 주력 스마트폰 일부와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소속 구미1사업장 비생산직 직원 1명도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생산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사업장 1단지에 입주한 은행 직원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일까지 모바일·차량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LG이노텍도 1일 구미1A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2일까지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고 방역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이나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달 초 중국 현지 협력사 가동 중단으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국내 모든 공장이 멈췄고, 이후에도 울산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은 기업의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 예정이던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 착공식을 취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앞서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며 “R&D센터 설립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현지에 직원을 보냈지만 현지 공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지난달 25일 중국 광저우로 출장을 간 LG디스플레이 소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직 직원 10여 명도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가 주중 한국대사관의 요구로 사흘 만에 외부로 나왔다. LG전자는 베트남 출장을 자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은 경제지표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400만 달러(약 2조2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중국과 국내 공장 곳곳에서 조업이 중단되고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전체 수출액도 일평균으로 따지면 7.6% 줄었다. 한편 1일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세계 주요 86개국의 시가총액은 1월 20일보다 5조9988억 달러(약 7260조 원) 감소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1904억 달러(약 230조4000억 원)가 사라져 세계 주요국 중 6번째로 감소 규모가 컸다.지민구 warum@donga.com·김도형 / 세종=주애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요 제조업의 연쇄 ‘셧다운(공장 폐쇄)’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내 자동차·전자업계 공장 폐쇄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해외에선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탓에 현지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지표에도 적신호가 들어오는 등 코로나19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선사업부 소속 생산직 직원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신천지예수교 신자인 딸이 확진자로 판정나자 자신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러한 내용을 회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구미 2사업장의 특근 인력을 모두 퇴근시키고 1일 오후 7시까지 방역을 진행했다. 특히 이 직원이 근무한 층은 3일 오전까지 폐쇄하고 방역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구미 2사업장에서는 지난달 22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해 주말을 포함해 3일간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구미 2사업장에서만 총 7일간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구미 2사업장은 국내에 공급하는 주력 스마트폰 일부와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소속의 구미 1사업장 비생산직 직원 1명도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생산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사업장 1단지에 입주한 은행 직원이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일까지 모바일·차량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방역을 마친 뒤 3일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패널 생산 시설은 정상 가동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이나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달 초 중국 현지 협력사 가동 중단으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국내 모든 공장이 멈췄고, 이후에도 울산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은 기업의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 예정이던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 착공식을 취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앞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며 “R&D 센터 설립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사업 논의를 위해 현지에 직원을 보냈지만 현지 공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지난달 25일 중국 광저우로 출장을 간 LG디스플레이 소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직 직원 10여 명도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가 주중 한국 대사관의 요구로 사흘 만에 외부로 나왔다. LG전자는 베트남 출장을 자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은 경제 지표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400만 달러(약 2조2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중국과 국내 공장 곳곳에서 조업이 중단되고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전체 수출액도 일평균으로 따지면 7.6% 줄었다. 한편, 1일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세계 주요 86개국의 시가총액은 1월 20일보다 5조9988억 달러(약 7260조 원) 감소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1904억 달러(약 230조4000억 원)가 사라져 세계 주요국 중 6번째로 감소 규모가 컸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 부품·소재 공급 차질 등으로 경영상의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도 나타났다. 여러 경제 연구기관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 비제조업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래를 대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면서 위기 뒤에 찾아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전장용·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총 5개국에 7곳의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도 올해 안에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관련 프로젝트도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은 2030년까지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R&D 및 생산 시설 확충에 총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일 ‘삼성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경기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생산 라인을 찾아 “지난해 이 자리에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는데,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당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초 R&D 분야를 포함해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5년간 총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 평균 20조 원의 투자금을 집행하겠다는 뜻이다. 주요 R&D 투자 대상은 전동화·수소·자율주행 기술 등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중심으로 혼자 R&D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업체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1290억 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결정했고, 최근에는 미국 스타트업 ‘카누’와 전기차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전동화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바이오·제약 산업 분야에서 R&D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11월 성인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이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른 시간에 SK바이오팜의 보고를 받고 “정말 수고했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바이오·제약 계열사인 SK케미칼의 예방 백신은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16년 세계 최초로 4개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했고, 2017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했다. 2018년에는 국내 두 번째로 수두 백신을 개발했다. LG그룹은 고급 가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AI 등의 분야에서 R&D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회사와 R&D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상생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부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회사와 협업해 신기술과 신공법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또 LG전자는 기술 특허를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해 협력회사의 R&D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도 이바지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올해 첫 현장 방문으로 18일 LG전자 서초 R&D 캠퍼스를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겨냥한 혁신적인 R&D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미국 GM, 중국 지리자동차 등과 배터리 양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경량화 소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R&D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인도 첸나이에 ‘롯데 인도 R&D센터’를 열었다.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사업의 글로벌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인도 현지의 정보기술(IT) 인재들과 드론을 활용한 대형 시설물 안전 관리, 빅데이터 기반의 공정 자동제어 솔루션 등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한 주요 과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AI 기반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 구축, 무인 매대 관리 시스템 등도 개발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로 발 빠른 R&D에 나선 것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여러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유리를 생산하는 C사는 지난해부터 연간 10억 원 이상의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다. 스타트업 크로커스에너지의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다. AI 기술을 장착한 시스템이 알아서 시간대와 환경에 맞도록 가장 저렴한 전압으로 맞춘 덕분에 공정이나 전력 사용 방식을 일일이 바꾸지 않아도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철을 녹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다시 전기로 바꾸는 발전시설은 값비싼 질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하느냐에 따라 운영비가 달라진다. 포스코는 그동안 현장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으로 질소 투입량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포스코ICT와 포스코에너지가 함께 만든 AI 기반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시스템이 적정량의 질소 투입을 자동으로 하고 있다. 사람의 경험치에 의존했을 경우의 오차를 줄이고 자체 발전 비용도 절감한 셈이다. 2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과 에너지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이처럼 데이터 수집·분석 노력이 기업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는 매년 이뤄지던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를 대체한 것이다. 조민진 한국전력 빅데이터기획실 실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진화하면서 전력, 에너지 시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데이터라도 돈이 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전기 소비 관련 데이터가 수집된 ‘켑코(KEPCO)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지난해 정식으로 출범했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승인 절차를 거쳐 비식별 조치된 전력 소비 관련 개인정보를 외부 스타트업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시기와 상황에 따른 전력소비량을 수집, 분석해 기업의 신용평가 기준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모델 등이 있다. 조 실장은 “공장의 실시간 전력 소비 현황과 추이는 1년에 한 번 나오는 재무제표보다 기업의 성과를 파악하는 데 효율적인 데이터”라며 “신용평가 시 얼마든지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섭 크로커스에너지 대표는 스타트업이 발전·에너지 시장에서 데이터 분석시스템만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를 발표했다. 크로커스에너지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낮은 전압의 비싼 전기가 들어오고 반대 상황에는 높은 전압의 싼 전기가 들어온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간대마다 적절한 전압의 전기를 가져오는 방식으로 기업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임 대표는 “기업과 기관이 최첨단 전력 데이터 수집 하드웨어를 갖췄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사업화를 결심했다”며 “간단한 전력 소프트웨어 작업만으로도 연간 최소 5%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SDS는 생산 현장뿐만 아니라 기업 데이터센터와 대형 빌딩에서도 전력 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전·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를 축적하는 곳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2035년이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전 세계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송용학 삼성SDS 상무는 “데이터센터 1개의 전력 소비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면 연간 8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수천 개의 데이터센터는 물론이고 각종 대형 빌딩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엄청난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ICT는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 포스코에너지와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포스코에너지와 공동 운영하는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 5∼9호기가 대표적이다. 포스코ICT는 2017년부터 ICT 기술을 발전소 현장에 적용해 실시간으로 발전 효율과 고장 가능성 등을 전달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발전기의 모터, 펌프, 터빈 등 주요 설비의 온도, 진동 압력 등 다양한 현장 데이터가 수집돼 즉시 전달되는 형태다. 참석자들은 전력, 에너지 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이 각 가정의 전기요금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준 포스코ICT 부장은 “우선 기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전력 소비 효율화 사업이 안착된다면 이후 각 가정에도 전기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맞춤형 시스템이 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산업계에 대규모 감원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업 규모, 업종, 근무 연차와 상관없이 곳곳이 구조조정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은 기업들이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긴축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력 감축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나 디스플레이 같은 일부 업종에서 진행했던 기업별 인력 감축 기조가 발전·정유·에너지·유통·항공업계 등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영난 기업 본격 감원 세계 발전 시장의 침체 속에 탈(脫)석탄과 탈원전 등 정부의 급격한 에너지 정책 변화로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본 두산중공업은 20일부터 만 45세 이상 기술·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14년 12월에 만 52세 이상 사무직 직원에게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감원 대상이 훨씬 넓어진 것이다. 조건에 맞는 인원은 2600여 명으로 전체 직원 6000여 명 중 40%가 넘는다. 두산중공업 안팎에선 올해 상반기(1∼6월) 중 10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1억 원의 고액 연봉으로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에쓰오일도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만 50세 이상 부장급 직원들이 대상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30%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자 회사가 다급하게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라며 “구조조정의 무풍지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시장의 국내 1위 생산 업체인 OCI는 20일부터 국내 생산을 중단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OCI 관계자는 “희망퇴직 등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인력 운용 방안에 대해 노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률이 50%를 웃돌며 우량 기업으로 꼽혔던 액정표시장치(LCD) 기판유리 생산 업체 코닝정밀소재도 실적 악화로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발전, 정유, 에너지, 디스플레이 등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은 각 산업계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안 오는 비상 경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시 추가 감원 태풍” 산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실적 악화가 현실화할 경우 다른 업종에서도 추가 감원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비심리에 영향을 받는 유통·항공·여행업계가 대표적이다. 이미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롯데쇼핑은 최근 대형 마트 및 슈퍼 200여 곳을 정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유통업계선 코로나19의 영향이 더해지며 협력업체를 포함해 수천 명의 인력 감축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탑승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는 무급휴직, 임금 반납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인력 구조조정 방안까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다음 달부터 주3일 근무제를 통해 인건비 절감에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확산되면서 올해는 유례없는 구조조정 태풍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이 자체 경영헌장 격인 ‘SK경영관리체계(SKMS·SK Management System)’를 4년 만에 개정했다. 기업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SK그룹은 20일 사내방송과 공지를 통해 SKMS의 개정 사실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SK그룹 구성원의 행복이 고객, 주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인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MS 개정 선포식·실천 서약식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개정 취지와 핵심 내용을 15분 동안 직접 발표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두뇌활동을 통해 행복을 실현하자는 취지에서 SKMS를 개정한 것”이라며 “이를 나침반 삼아 ‘행복 경영’의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SKMS는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주도로 1979년 처음 마련됐다. 당시 최 선대 회장은 “세계 일류 기업이 되려면 경영 관리 수준도 일류가 돼야 한다”며 SKMS를 소개했다. SKMS는 이후 41년간 유지되고 있으며 이번이 14차 개정안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교육받던 생산직 신입사원 1명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와 접촉했다. 또 다른 신입사원 1명은 폐렴 증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곧바로 교육장을 폐쇄하고, 교육받던 생산직 신입사원 전체(280명)를 자가 격리 조치했다. 1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해당 신입사원이 15일 대구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만났기 때문에 접촉자로 구분됐다고 통보했다. 해당 신입사원과 접촉한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1차 결과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현재 2차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해당 신입사원은 아직 코로나19 관련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접촉자로 구분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뒤 이를 회사에 알렸다. 이와 별개로 같은 교육을 받던 또 다른 신입사원 1명은 현재 폐렴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 신입사원은 감기 및 폐렴 증세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교육장 건물에 있는 사내 부속의원에서 1차 진료를 받았다. 이 직원은 코로나19 확진자 등과 접촉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두 신입사원 모두 이천 지역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 검사 의뢰를 해놓은 상태다. 교육장뿐 아니라 의심 환자가 진료를 받은 부속의원도 폐쇄 조치했다. 현재 건물 전체 소독은 마친 상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10일 입사한 2020년도 생산직 신입사원”이라며 “한 반에 30여 명씩 구성돼 교육을 받았지만 선제적 조치를 위해 280여 명 모두 자가 격리 지침을 내렸다. SK하이닉스 신입사원들은 이천 공장 내부에는 출입하지 않아 이천 반도체 생산 라인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 이천 사업장은 현재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 및 메모리반도체 D램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및 생산공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출퇴근 시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의 발열 상태를 개별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지역으로 출장 갔다 온 다음에는 약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일부 계열사는 중국 출장은 물론 출장 중 중국 경유도 금지시켰다. 지민구 warum@donga.com·허동준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고급 휘발유 브랜드 ‘카젠(KAZEN)’의 성능을 개선해 새로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새로 내놓은 카젠 제품은 옥탄가를 업계 최고 수준인 100 이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휘발유의 옥탄가가 높을수록 차량 엔진에 주는 부담이 줄어든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옥탄가가 94 이상이면 고급 휘발유로 분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젠의 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자동차 연료유 중 수요가 유일하게 급증하는 고급 휘발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카젠을 새로 내놓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고급 휘발유 소비량은 2016년 88만 배럴에서 지난해 135만 배럴로 연평균 15.5%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말까지 카젠 취급 주유소를 기존 150여 개에서 300여 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년 내 국내 고급 휘발유 시장에서 10%대인 점유율을 25%까지 높인다는 계획도 공개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5대 제조업 국가 중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가운데 한국의 수출 시장 글로벌 점유율도 정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교역이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수출 시장에서 특정 국가와 품목의 의존도를 줄이고 교역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으로 한국의 총수출은 2018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제조국 중에서는 독일(―5.2%), 일본(―4.5%), 미국(―1.2%), 중국(―0.1%) 등과 비교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 총수출이 같은 기간 2.9%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한국이 유독 감소폭이 컸다. 전경련은 한국의 총수출 감소폭이 큰 이유로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김정민 전경련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한국 총수출의 2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중 무역 이슈가 발생할 때 독일 일본 등 다른 제조업 기반 국가보다도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에 의존하는 수출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경련이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DB)인 ‘유엔 컴트레이드’ 기준으로 세계 20대 교역 품목(원유·가스 제외)의 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반도체 의존도가 높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3%에서 2018년 6.6%로 2.3%포인트 증가했지만 한국 총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반도체 품목을 제외하면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0%에서 2018년 4.5%로 10년 동안 0.5%포인트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글로벌 수출 시장 점유율은 11.0%에서 20.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멈춘 것”이라며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한국의 수출 환경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는 물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교역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간 수출액이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수출 시장에서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과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출범, 미일 무역협정 체결 등 대외 통상 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형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체결에 속도를 내 수출지를 다변화하고 전략 품목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5대 제조업 국가 중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가운데 한국의 수출 시장 글로벌 점유율도 정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교역이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수출 시장에서 특정 국가와 품목의 의존도를 줄이고 교역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으로 한국의 총수출은 2018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제조국 중에서는 독일(-5.2%), 일본(-4.5%), 미국(-1.2%), 중국(-0.1%) 등과 비교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 총수출이 같은 기간 2.9%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한국이 유독 감소폭이 컸다. 전경련은 한국의 총수출 감소폭이 큰 이유로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김정민 전경련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한국 총수출의 2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중 무역 이슈가 발생할 때 독일 일본 등 다른 제조업 기반 국가보다도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에 의존하는 수출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경련이 UN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DB)인 ‘유엔 컴트레이드’ 기준으로 세계 20대 교역품목(원유·가스 제외)의 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반도체 의존도가 높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3%에서 2018년 6.6%로 2.3%포인트 증가했지만 한국 총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반도체 품목을 제외하면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0%에서 2018년 4.5%로 10년 동안 0.5%포인트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글로벌 수출 시장 점유율은 11.0%에서 20.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멈춘 것”이라며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한국의 수출 환경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는 물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교역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간 수출액이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수출 시장에서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과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출범, 미일 무역협정 체결 등 대외 통상 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형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체결에 속도를 내 수출지를 다변화하고 전략품목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 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진행 중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ement)’을 내렸다. 양측이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인 총 6건의 소송 중 처음 나온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10개월 동안 계속돼 온 분쟁이 합의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ITC에 배터리 사업의 영업비밀 침해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이어 11월에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증거인멸을 시도했고 ITC의 포렌식(디지털 기록 복구) 명령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했다. 당시 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LG화학의 요청에 찬성 취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ITC는 LG화학의 요청 내용과 불공정수입조사국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추가적인 사실 심리나 증거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예비결정을 내렸다. ITC가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다음 달로 예정됐던 양측 변론 등의 절차 없이 10월 5일까지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오게 된다. ITC는 원고가 소송 진행 과정에서 증거자료 등을 제시하며 빠른 법적 판단을 요구하면 신뢰성과 타당성 등을 따져 본 뒤 피고에게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다. ITC는 일반적으로 조기 패소 결정을 최종 판결에서도 유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ITC에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결정문이 나오면 검토한 뒤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이번 예비결정을 계기로 소송 대신 타협을 통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해 9월 첫 회동을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ITC가 예비결정으로 소송의 방향성을 제시해 상황이 달라졌다. 양측은 ITC의 예비결정 전에도 실무진 간 물밑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 패소가 확정되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는 배터리 주요 부품·소재를 수입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수 없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서 총 2조9000억 원을 들여 배터리 1·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중국, 일본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SK이노베이션과의 분쟁을 빠르게 매듭지은 뒤 미래 투자에 집중하길 원하고 있다. LG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남아 있는 소송 절차에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하겠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은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는 13일 명품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과 협업해 신형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디자인한 ‘갤럭시 Z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사진)을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판매는 21일부터 삼성전자 홈페이지와 삼성 디지털프라자 3개 매장, 10꼬르소꼬모 2개 매장 등에서 진행된다. 이번 에디션은 삼성전자의 신작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에 톰 브라운의 색상과 디자인 등을 결합한 형태다. 톰 브라운 에디션은 갤럭시 Z플립 외에도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도 함께 제공된다. 판매 가격은 297만 원으로 배송은 다음 달 초부터 진행된다. 삼성전자와 톰 브라운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갤럭시 Z플립 에디션 공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는 17명의 모델이 갤럭시 Z플립 에디션을 활용해 합동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디자이너 톰 브라운이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선보인 패션 브랜드인 톰 브라운은 회색 슈트와 프랑스 국기 색인 빨강 하양 파랑 등 삼색 선이 시그니처 룩으로 통한다. 이번 갤럭시 Z플립 에디션도 톰브라운 시그니처 룩이 그대로 반영됐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했던 간호조무사의 남자친구 제보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이 2017∼2018년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병원의 원장은 이미 지난달 9일 이번 의혹과 무관한 별도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이 병원은 폐업했다. 삼성전자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입장 자료를 내고 “이 부회장이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개인적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다툼이 있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기를 바란다”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지민구 기자}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시장의 국내 1위 생산업체인 OCI가 국내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친환경 에너지 업계에선 태양광 소재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OCI는 전북 군산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20일부터 중단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OCI는 국내 3개 공장 중 1곳은 정기 보수를 거쳐 5월 1일부터 군산공장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만 생산하기로 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우선 올해 1000t을 생산하고 2022년까지 생산량을 연간 5000t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OCI는 군산공장 3곳에서 연 5만2000t 규모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왔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맡아 원가를 25% 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연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기존 1만3800t에서 2만7000t으로 늘린 상태다. OCI가 국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는 이유는 앞으로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최근 수년 동안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저가 공세’를 펼쳤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급증으로 2018년 1월 kg당 17달러 수준이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7달러까지 급락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2018년 15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OCI는 지난해 1807억 원의 적자를 봤다. OCI는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사업 재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올해 영업이익을 내기 어렵겠지만, 작업이 마무리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들의 50여 개 정유·석유화학 공장이 모인 울산콤플렉스(CLX)는 매년 정기보수 때마다 쏟아지는 수천 t의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았다. 폐기물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생산 설비 파이프를 감싸는 석고보드 형태의 보온재다.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이 지나는 배관의 열 손실을 방지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파이프를 보호하는 보온재는 2∼4년마다 교체해 폐기해 왔다. 울산CLX에서 2018년 정기보수 당시 폐기한 보온재만 1200t에 달한다. 5일 울산CLX 현장에서 만난 이정희 SK루브리컨츠 과장은 “올해 확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 예정 보온재의 60% 이상이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산업용 폐기물 매립지가 포화 상태였고, 처리 비용도 몇 배 늘어난 상황에서 가장 부피가 큰 보온재부터 재활용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울산CLX가 산업용 폐기물 재활용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것은 SK이노베이션 차원의 친환경 경영 전략 때문이다. 2018년 12월 울산CLX 환경담당 조직은 보온재의 재활용이 가능한지 환경부에 문의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보온재의 원료인 ‘펄라이트’가 현행 법령, 규정에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방법을 찾던 중 울산CLX 환경 담당 조직은 산업용 보온재와 비슷한 원료로 만들어진 건축물 단열재 석고보드가 재활용 가능 목록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폐기 예정인 보온재를 들고 한국환경공단의 재활용환경성평가 등을 통과했다. 결국 지난해 7월 울산 남구청으로부터 보온재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았다. 산업용 폐기물을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는 데 7개월이 넘게 걸린 것이다. 황범수 SK에너지 선임대리는 “재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울산CLX에서만 매년 수백 t의 산업용 쓰레기를 줄이게 됐다”고 했다. 울산CLX는 보온재 재활용 성공 사례를 동종업계와 공유했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 등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친환경 정책이 사내외로 확산되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5월부터 ‘그린밸런스 2030’이라는 이름으로 친환경 경영 전략을 본격화했다. SK이노베이션이 환경 영역에 미친 연간 단위의 부정적 효과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1조4000억 원으로 측정됐는데, 2030년에는 이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울산CLX는 올해 공업용 폐수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도 새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장 파이프에 발생한 녹을 제거할 때 한 번 쓰고 버렸던 모래를 여러 차례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의 친환경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2023년까지 총 2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 초 전국 사업장을 돌며 “그린밸런스 2030 성장 전략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독하게 실행하자”고 강조했다.울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이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중 티저 광고로 등장에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중 위아래로 열리고 닫히는 새로운 폴더블폰의 티저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영상은 오스카 시상식을 독점 중계한 ABC방송에서만 송출됐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발표인 ‘언팩’ 행사를 앞두고 티저 영상 광고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28초간 새 폴더블폰이 접힌 상태에서도 외부의 작은 컬러 화면을 통해 통화를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기능은 물론이고 여러 정보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을 드러냈다. 특히 제품을 90도나 120도로 고정해 원하는 구도로 손쉽게 셀피를 찍거나 화상 채팅을 할 때 유용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고에서 새 폴더블폰 명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갤럭시Z 플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폴더블폰의 펼친 화면 크기는 6.7인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언팩’ 행사에서 티저 광고로 홍보에 나선 새 폴더블폰과 함께 ‘갤럭시S10’의 후속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갤럭시S10 시리즈의 후속 제품 명칭은 S11이 아니라 ‘갤럭시S20’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고에서도 영상 마지막에 ‘미래의 모양을 바꿔라(Change the shape of the future)’라는 문구와 함께 곧 열릴 언팩 행사를 예고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지난해 업황 악화로 저조한 실적을 낸 국내 정유업계 4사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유제품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데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 축소로 항공유 소비량까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4사 실적 일제히 하락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연결 재무제표)은 3조1202억 원으로 2018년 대비 32.7% 감소했다. 정유업계 4사의 총 영업이익이 2016년 7조8738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실적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회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28.7%, 에쓰오일은 29.7%, 현대오일뱅크는 21.0% 줄었다. 정유업계 4사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나빠진 것은 정제 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 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안팎이다. 하지만 지난해 정제 마진은 월간 단위 집계 기준으로 7∼9월에만 4.5달러를 넘겼을 뿐 지난해 12월에는 18년 만에 오히려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정유사가 사들인 원유 값보다 가공유 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어 기업은 수출할수록 손해를 본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 재고가 쌓인 석유제품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정제 마진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떨어져 국내 정유업계가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엎친 데 덮친 격”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1∼6월)를 최대 위기로 꼽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석유 소비가 줄면서 국내 정유사의 수출 물량도 급감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정유업계와 증권가는 이달 들어 중국의 일평균 석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 여파가 컸다. 국내 정유사 수출의 중국 비중은 20% 안팎에 달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전반적인 소비 둔화로 국내 정유업계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또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인 항공유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정유업계가 동반 침체에 접어든 가운데 결국 배터리나 화학제품 등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은 최근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각종 친환경 규제가 시행되며 새로운 석유제품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면서 “정유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고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업구조를 과감하게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박 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화학제품 쪽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탐색하면서 정유업계의 중장기적인 불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LG전자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본부 본사 사옥인 ‘베이징 트윈타워’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두기 위한 조치다. LG전자는 7일 이사회를 열어 ‘LG 홀딩스 홍콩’의 보유 지분 49%를 싱가포르투자청(GIC) 계열의 ‘리코 창안 유한회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 홀딩스 홍콩은 베이징 트윈타워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금액은 39억4000만 위안(약 6688억 원)으로 LG전자는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4월 말까지 거래를 마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된 베이징 트윈타워는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 등이 총 4억 달러(약 4760억 원)를 투자해 2005년 준공했다. 2개동으로 구성된 빌딩은 지하 4층¤지상 30층(140m)으로 연면적이 8만2645m²(약 2만5000평)에 달한다. 특히 베이징 중심업무지구(CBD)인 창안대로에 비중국계 기업이 건립한 최초의 건물로 주목받았다. LG전자, LG화학 등이 전체 빌딩의 20% 안팎을 활용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도 다수 입주해 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작년에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5건 중 4건은 배터리가 문제라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지난해 6월 1차 조사에선 운영관리 미흡을 문제 삼았던 것과 다른 결론이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6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 발생한 화재 사고 중 충남 예산군, 강원 평창군, 경북 군위군, 경남 김해시에서 발생한 것은 배터리 이상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신재생에너지 운영에 필수적이다. LG화학이 생산한 제품에서 난 화재가 3건(예산, 군위, 경남 하동군), 삼성SDI가 제조한 제품에서 난 화재는 2건(김해, 평창)이다. 조사단은 이 중 하동에서 발생한 화재는 배터리가 아니라 외부로 노출된 충전부에 이물질이 닿아서 발생한 화재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발화 지점 배터리가 불에 타 원인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고 사업장과 동일한 시기 및 모델 등으로 설치된 유사 사업장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내용에 대해선 기업의 소명 의견을 듣고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 배터리업계 “다른 데이터로 분석, 인과관계도 오류” 하지만 LG화학, 삼성SDI는 자체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정부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삼성SDI는 조사단 결과가 맞다면 같은 배터리가 쓰인 다른 곳에서도 화재가 발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배터리가 쓰인 해외 사업장에선 화재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배터리가 발화 지점이라고 하더라도 발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도 했다. 휘발유가 있다고 저절로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배터리는 가연성 물질일 뿐 점화원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사단은 또 평창 화재는 배터리가 충전 상한을 초과하거나 방전 하한보다 낮은 전압에서 운용된 기록이 있다며 이를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상하한 전압은 배터리 제조사가 성능을 보증하기 위해 설정한 것일 뿐이지 그간 운용은 안전 전압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삼성SDI는 “조사단이 분석했다고 밝힌 배터리 전압 데이터는 실제 화재 현장이 아니라 삼성SDI가 제공한 다른 현장의 표본에서 나온 데이터”라며 분석이 기초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때 나타나는 용융(물체가 녹아 섞이는 현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지적했으나 LG화학은 인과관계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나도 배터리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배터리 안에 용융 흔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몇 건 표본 분석으로 제품 결함 결론은 비약” 기업이 정부 사고 조사결과 발표에 반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현장의 관리 부실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모양새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는 2017년 8월부터 1년 9개월간 23건의 ESS 사업장 화재가 발생하자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ESS 설비에 대한 부실한 보호·운영·관리 체계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에도 화재가 발생하자 조사단은 추가로 조사했고 이번에는 배터리가 문제라고 결론을 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같은 배터리를 썼는데, 관리가 잘되는 건물 지하에 설치된 ESS나 관리 책임자가 수시로 점검하는 대형 사이트에는 불이 나지 않았다”며 “태양광은 ESS 관리가 부실한 사이트가 적지 않은데 정부 발표는 관리 문제를 놓쳤다”고 했다. 이번 조사 대상인 5개 화재 사건 중 4곳이 태양광, 1곳이 풍력 발전에 사용된 ESS였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삼성전자는 20만 대 이상의 완제품으로 테스트해 원인을 규명했는데, 이번 조사처럼 몇 건의 조사로 배터리 결함으로 모는 것은 방법상 문제가 있다”며 “해외에서 쓰인 같은 배터리에는 왜 불이 안 났는지도 규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로 기업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지난 화재와 관련해 충당금 3000억 원을 설정해 지난해 4분기(10∼12월)엔 275억 원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해외 영업에도 악영향을 주진 않을지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임현석 lhs@donga.com / 세종=최혜령 / 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