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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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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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직장 성범죄 피해자”… 한국서도 ‘미투 캠페인’

    “한샘 사건을 보고 용기를 냈습니다.” 가구업체 한샘의 사내 성추문 논란이 불거진 직후 A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카드 계약직 직원인 A 씨는 한샘 피해자처럼 직장에서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입사 한 달 만인 5월 소속 부서 팀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그는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사적인 일로 치부해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한샘 사건을 알게 된 뒤 어디라도 얘기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한샘 성추문 사건의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비슷한 사내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직장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성폭력 폭로 운동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라는 뜻) 현상’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미투는 피해를 당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계약직이나 신입 직원 사이에서 주로 나타난다. A 씨에 따르면 5월 15일 팀 회식이 끝난 뒤 팀장은 “한잔 더하자”며 A 씨 집에 막무가내로 들어왔다. 이어 몸을 더듬으며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A 씨는 당시 만취 상태여서 몸을 가눌 수 없었다고 한다. 사건 직후 A 씨는 회사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 씨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살 충동이 일었다. 너무 괴로워 사직서를 냈지만 부서장은 단순 실수에 불과한 일이라며 사직서를 찢어버렸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측은 “자체 조사 결과 개인 간 애정 문제로 보였고 수사기관에서도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한 것으로 안다. 회사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일 비슷한 사내 성폭력 경험담이 줄지어 올라왔다. 입사 5년 차라는 한 여성은 신입사원 시절 “남성 상사가 자기 엉덩이를 두드려 달라고 말하면서 귓불을 서슴없이 만졌다. 사회 초년병이라 참아야 되는 줄 알고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인턴 때 남성 대리가 술자리 후 나와 동료를 챙겨준다며 모텔로 데려가 침대에 누인 뒤 내 몸을 만졌다. 동료가 함께 있었기에 가까스로 피했지만 아니었다면 ‘한샘 사건’이 나에게 일어날 뻔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게시물에는 ‘나도 같은 경험을 했다’ ‘용기 내줘서 고맙다’는 등 격려성 댓글이 수십 개씩 달렸다. 한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1만6000여 명이 ‘재수사 요구’ 청원에 참여했다. 해당 사건 피해자 측은 “추가 증거를 수집해 재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7일부터 한샘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감독관 3명을 투입해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정말로 내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샘의 주가는 6일 2% 넘게 곤두박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한샘 주가는 전날보다 4500원(2.64%) 하락한 16만6000원으로 마감했다.김예윤 yeah@donga.com·김단비·유성열 기자}

    •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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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대신 기술 선택… 세계 최고 匠人돼서 후배 키울래요”

    지난달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막을 내린 44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종합 2위(총점 279점)를 차지했다. 한국은 1967년 스페인 대회에 첫 출전한 이후 19번이나 종합 우승을 차지한 ‘기능 강국’이다. 특히 2007년 일본 대회부터 2015년 브라질 대회까지 내리 5연패를 달성한 뒤 이번 대회에서 6연패를 노렸지만 2021년 상하이 대회(46회)를 앞두고 집중 투자에 나선 중국(총점 281점)에 밀렸다. 하지만 한국 청년들은 이번 대회에서 금·은·동메달 각각 8개, 우수상 16개를 따내며 기능 강국으로서의 위용을 증명했다. 특히 대학 진학 대신 특성화고교를 선택해 기술을 연마한 청년들의 활약에 많은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대회 금메달리스트 3명을 만났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 “당연히 딸 사람이 땄다.” 이번 대회 ‘냉동기술’(냉동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기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채승우 씨(20·삼성중공업)를 두고 대회 관계자들이 내린 평가다.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채 씨는 경기 군포 산본공고 재학 때부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났다. 채 씨를 지도한 문현주 영동경원세기 대표는 “1학년 때 처음 봤는데, 재능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고교생답지 않게 진지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채 씨를 각별히 지도했다. 채 씨가 있는 경남 거제까지 2주에 한 번씩 방문해 각종 기술을 전수했다. 인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는 거의 매일 방문했다. 채 씨는 “선생님 덕분에 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정작 대회를 앞둔 평가전에서 채 씨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기술을 연마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채 씨는 “최종 승부는 대회에서 판가름 나는 만큼 (평가전 결과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평가전에서 나타난 약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체력은 물론이고 어학능력도 키워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 기술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내 기술도 예술로 인정받았으면…” ‘실내장식’(목재 등을 활용해 건축물 실내와 조형물 등을 장식하는 기술) 종목은 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국내 대회에선 부드러운 목재를 쓰지만 국제 대회에선 딱딱한 나무로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몇 배 힘이 더 든다. 대회에 쓸 도구를 준비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다. 이 종목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조겸진 씨(19·에몬스가구)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48kg에 불과했던 체중을 68kg으로 늘리면서까지 구슬땀을 흘린 끝에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조 씨는 서울 한양공고에서 목공 기술을 배웠다. 처음에는 취업을 위해서였지만 기술이 손에 익고 장식물을 하나씩 완성할수록 만족감을 느꼈다. 결국 조 씨는 세계 최고의 숙련 기술인이 되자고 마음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대표 선수가 됐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체중을 늘리고 체력을 보충하느라 애를 먹었다. 심리적 압박감이 무척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신념으로 버텼다. 조 씨는 “단순히 나무로 만든 인테리어로 보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작품에 들어가는 노력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실내장식을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을 보는 승부욕 ‘웹디자인 및 개발’(주어진 요구조건에 따라 특정 주제의 웹사이트를 제한 시간 내에 제작하는 기술) 종목에서는 허동욱 씨(20·한화테크윈)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35개국이 출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인 이 종목에서 한국은 허 씨의 우승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허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컴퓨터게임을 하다 문득 게임 개발에 호기심이 생겨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이후 컴퓨터 기술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허 씨가 대학에 가길 바라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를 중재한 이는 아버지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허 씨는 경기 성남 양영디지털고에서 기술을 연마한 끝에 당당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허 씨를 지도한 안창우 교사는 “지방 대회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입상을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경험으로 만들어 크게 성장했다”며 “한번 시작한 것은 끝을 볼 정도로 승부욕이 매우 강한 청년”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웹사이트의 주제는 대회 시작 90일 전 공개했다가 갑자기 사흘 전 주제를 바꿔 이 분야 출전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아부다비 현장에서 바뀐 주제를 받아든 허 씨는 훈련장에서 밤을 지새웠다. 평소 본인이 만든 홈페이지에 직접 올려놓은 ‘오답 노트’가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허 씨는 “천부적인 재능은 없지만 남들보다 끈기 있게 매달리는 의지력으로 금메달을 딴 것 같다”며 “아버지께 금메달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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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리스타트 잡페어]한국산업인력공단, ‘블라인드 채용’ 제도 정착 위해 다방면 지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수준별, 부문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계에 필요한 일종의 인재 지침서)을 적극 보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채용공고부터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시험은 물론이고 실제 채용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회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제도다. 공단은 330개 공공기관이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직무 분석과 직무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또 직무 기반 면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컨설팅도 제공했다. 특히 NCS는 직무능력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블라인드 채용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공단은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블라인드 채용이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적극 보급하고 있다. 채용 수요가 있는 4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를 분석하는 틀을 제공해 입사지원서를 개선하고 ‘직무기술서’를 만들도록 지원했다. 이 밖에도 각종 직무 관련 면접 도구를 개발하는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편 기업 인사담당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도 제작하고 있다. 가이드북은 11월에 배포할 예정이다. 가이드북에는 민간기업이 블라인드 채용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자세한 지침이 담긴다. 산업인력공단은 8월부터 기업 인사담당자 10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 사례를 전파하고, 입사지원서와 평가도구 등을 개선하는 방법을 교육 중이다. 하반기에는 실제 채용 현장의 상황과 현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이나 NCS도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공단은 청년들이 블라인드 채용과 NCS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NCS 청년 기자단’도 운영하고 있다. 청년기자 고영재 씨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서류전형 장벽이 낮아지는 대신 필기시험과 면접의 중요성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단은 앞으로도 청년 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각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강화해 블라인드 채용이 ‘동반 성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온라인 홍보를 활성화하고 블라인드 채용 전용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도 구축할 계획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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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곳곳 위기의 경고음

    ● 외국인 투자 떠나고올 제조업 투자액 5년만에 최저… 국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 커국내 기업 환경의 가늠자라 할 수 있는 ‘대(對)한국 외국인 직접투자’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서 한국 경제에 위기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제조업에서 외국 기업 투자가 최근 5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고 이미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기존의 자본과 시설마저 빼가려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 대규모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어 ‘산업 공동화(空洞化)’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외국인이 한국에서 제조업에 투자한 금액(도착 금액 기준)은 20억3300만 달러(약 2조2972억 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잦아든 2012년의 같은 기간(27억42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다. 고점을 찍었던 2015년(1∼9월·40억4200만 달러)보다는 무려 49.7%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고용 확대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감소는 국내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이미 진출한 기업이 기존 시설과 장비 등에 투자하는 ‘증액 투자’는 올해 9월까지 37억 달러로 같은 기간의 2013년(31억48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증액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반작용으로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본국으로 송금하는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8월 외투기업들의 수익 재투자 금액은 17억8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4300만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10억 달러대에 그쳤다. 2011년 1∼8월(53억3100만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74.8% 감소한 수준이다. ● 출산율 거꾸러지고8월 신생아수 3만명 역대 최저… 상반기 출산율 1.1명에 그쳐올 8월 신생아 수가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8월로는 가장 적었다. 신생아 수는 올해 들어 매달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신생아 수는 36만 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 내놨던 장기 인구전망의 가장 비관적인 예측보다도 2년 앞서 신생아 수가 36만 명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12년간 124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인구 감소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빠르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에 태어난 아이는 3만200명으로 전년 동월(3만3900명)보다 10.9% 감소했다. 신생아 수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전년 동월 대비 10.9∼13.4% 줄며 역대 월별 최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 1∼8월 태어난 신생아 수는 2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줄었다. 올해 상반기(1∼6월) 합계출산율은 1.1명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主) 출산 연령인 30대 초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집값이 오르는 등 사회 경제적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정규직 전환에 허덕공공부문 20만명 2020년까지 전환, 적자 공기업 청년고용 위축 우려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 853곳은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2020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당초 예상(16만 명)보다 4만5000명 늘어났지만 기간제 교사 등이 제외되면서 전환율은 64.9%에 그쳐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성기 차관 주재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올해 7월 발표한 지침(업무가 연중 9개월 이상 유지되고 향후 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생명 및 안전 업무 관련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에 따라 고용부가 특별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규직 전환 대상 근로자는 총 3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간제 교사·강사 및 시간강사(3만4000명), 60세 이상 근로자(5만4000명) 등 14만1000명을 제외하고, 60세 이상 청소·경비 근로자 3만 명(정년 연장)을 따로 추가해 총 20만5000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확정했다. 우선 올해까지 7만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기간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파견·용역은 2020년까지 전환을 완료한다. 고용부는 인건비 급증을 막기 위해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호봉제로 편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직무급을 반영한 임금체계안을 만들어 각 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기관이 많은 상황에서 수조 원의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 청년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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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직 전환 대상 4만명 늘어… 예산 수조원 투입 불가피

    정부가 25일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7월 20일 업무가 연중 9개월 이상 유지되고 향후 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지침을 밝힌 지 97일 만이다. 당시 약 16만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보다 4만5000명 많은 20만5000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사 등이 전환 대상에서 제외돼 전환율은 64.9%에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믿은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핵심 쟁점인 정규직 전환 방법은 노사 자율로 정하게 한 탓에 기관별 노사 갈등은 물론이고 노동계 내부에서 노노(勞勞)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환 규모, 예상보다 4만 명 늘어 7월 고용노동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 발표 당시 공공 부문 비정규직은 모두 31만1888명(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했다. 이 중 지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은 약 16만 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후 고용부가 특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비정규직은 총 41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정규직 전환 대상도 20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돌봄교사와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국방·경찰 비정규직 등 그간 통계에 잡히지 않은 직종을 대거 포함하면서다. 정규직 전환 규모가 늘면 예산과 국민 부담도 당연히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공공 부문 전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5년간 약 4조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환 규모를 이 중 60%가 넘는 20만5000명으로 확정하면서 수조 원의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공공기관 332곳 가운데 230곳이 적자를 보고 있을 정도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고용부는 이런 지적을 의식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정규직 전환 시 호봉제(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증가) 적용을 금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임금과 복리후생은 그대로거나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또 직종별로 임금과 수당에 차등을 두는 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 표준안을 11월까지 만들어 각 공공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파견·용역의 경우 직접고용 전환 시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비용 등을 절감해 인건비로 활용하면 추가 재정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고용부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민노총 등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정규직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체계와 호봉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정부 의지를 관철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사 및 노노 갈등 커질 듯 앞으로 가장 큰 쟁점은 정규직 전환 방법이다. 정부는 기간제는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파견·용역은 무기계약직(기존 정규직과 다른 승진, 임금체계를 적용받는 정규직)이나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개별 노사가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상당수 노조는 무기계약직이나 자회사 정규직은 ‘진짜 정규직’이 아니라며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민노총은 이 문제를 동투(冬鬪)의 핵심 이슈로 끌고 갈 태세다. 이 때문에 각 공공기관에서 노사 분쟁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는 전환율이 65%에 그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전교조와 교총이 반대한 것처럼 노노 갈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고용부는 노동전문 교수, 변호사 등 총 500명 규모의 팀을 구성해 주요 사업장에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벌써부터 컨설팅팀 구성의 노조 편향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들이 노사 및 노노 간 갈등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비정규직 제로의 의미는 처음부터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며 “비정규직 사용이 불가피한 분야는 그대로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갈등이 크게 불거질 소지가 있으면 2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전에 방지하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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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직수당 늘리고… 2년간 1600만원 목돈마련 돕고…

    일자리 창출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11조 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 고용·노동 예산을 역대 최다인 23조7580억 원 편성했다. 청년실업이 사상 최악인 만큼 정부 예산을 집중 투입해 일자리의 ‘마중물’로 삼고 청년들의 복지까지 두껍게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성장 유망 업종 중소기업이 15∼34세 청년 3명을 채용하면 1명의 임금을 연간 최대 2000만 원까지 3년간 지원한다. 유망 업종은 로봇, 드론, 바이오헬스, 게임 등 233개 분야다. 올해 추경 예산을 종잣돈으로 연말까지 3000명을 모집 중이다. 내년에는 2만 명으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고 싶은 중소기업은 각 지역 관할 고용센터나 고용보험시스템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정부의 취업 지원 서비스인 ‘취업성공 패키지(취성패)’의 3단계(실제 구직 단계)에 진입한 청년들에게는 ‘청년구직촉진수당’이 월 30만 원씩 석 달간 지급된다. 올해 추경으로 9만5000명이 대상이며 내년에는 21만3000명까지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월 60만 원씩 6개월로 지급 규모와 기간을 대폭 늘린다. 다만 취성패 1단계(진단 및 경로 설정)와 2단계(직업훈련)에 참여 중인 청년은 3단계에 진입한 뒤 매달 구직활동 계획서와 이행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와 경기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청년수당과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제도다. 청년 본인과 기업, 정부가 각각 적립금을 내고 2년간 복리이자를 더해 1600만 원 이상의 종잣돈을 만든다. 정부가 청년을 2년 이상 고용한 중소기업에는 채용유지지원금(1인당 700만 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업이 청년공제에 부담하는 돈은 사실상 없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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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위한 그라운드… 우린 중기에 꽂혔다

    “어디에서 일하느냐보다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게 됐어요.” 새내기 직장인 김소희 씨(26·여)는 20∼22일 회사 동료들과 일본으로 ‘플레이숍’을 다녀왔다. 김 씨 회사는 재충전을 위한 워크숍을 이렇게 부른다. 김 씨 본인이 부담하는 돈(300만 원)에 정부(900만 원)와 회사(400만 원)의 지원금을 더해 ‘1600만 원+이자’의 목돈을 만드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회사 소개로 가입했다. 만기공제금을 타면 집 보증금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 회사는 ‘언플러그드 데이’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본인이 원하는 날 2시간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한다. 이 회사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아니다. 직원 50여 명의 중소기업이자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인 ‘㈜애드이피션시’다.○ 중소기업에 도전한 청년들 2015년 8월 국민대 언론학부를 졸업한 김 씨는 처음에 다른 친구들처럼 대기업 입사를 준비했다.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인턴 경력이 두 번 있어 대기업 취업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수십 군데 응시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류전형조차 통과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대기업 취업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실의에 빠진 김 씨에게 희망이 된 것은 애드이피션시에 먼저 입사한 후배들이었다. 그들은 “기업 크기는 상관없다. 업계 평판과 직원 복지를 고려하면 대기업 못지않다”고 말했다. 마침 김 씨는 광고대행사에서 인턴을 한 경력이 있었다. 김 씨는 올해 3월 청년인턴으로 이 회사에 입사해 6월 정규직이 됐다. 현재 인터넷광고 업무를 맡고 있다. 애드이피션시가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일과 삶의 균형)’를 직원 복지의 축으로 삼고 있어서다. 또 청년공제 가입을 적극 권유해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흔히 겪는 인력난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김 씨는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한다는데, 일하는 환경 자체를 좋게 만들면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의 문도 두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 및 벤처기업 전문 컨설팅 기업 ‘㈜티에스피’에 올해 6월 인턴으로 입사해 9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김지상 씨(24)는 지방대(청운대 경영학과) 출신의 불리함을 ‘취업성공패키지’(정부의 청년 취업 지원 서비스)로 극복했다. 김 씨가 군에서 제대하니 마침 대학 캠퍼스가 집이 있는 인천으로 이전했다. 김 씨는 학교에 상주 중인 고용센터 취업상담원을 찾아가 체계적인 취업 컨설팅을 받았다. 전산회계 1급 자격증도 땄다. 국가가 제공하는 전문적인 고용 서비스를 받는 게 자신처럼 학벌이나 ‘스펙’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비록 80여 군데를 낙방했지만, 김 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고용센터에서 채용 공고를 알려준 티에스피에 당당히 입사했다. 김 씨는 회사의 소개로 청년공제에 가입해 차근차근 돈을 모아가고 있다. 티에스피의 초봉은 2700만 원 정도로 청년공제까지 합하면 대기업 못지않은 수준이다. 김 씨는 “서울에 있는 기업에 입사하는 건 힘들 줄 알았는데 체계적으로 준비한 덕분”이라며 “특정 분야나 큰 회사만 고집하지 말고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아 일단 입사한 뒤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노리자” “이미 상장한 회사는 재미가 없고, 상장을 안 할 회사는 미래가 없지 않나요? 그래서 상장을 할 만한 회사를 찾았죠.” 최호준 씨(27·국민대 경영학과 졸업)는 애초부터 대기업보다 미래에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을 찾았다. 그렇게 선택한 회사가 바로 전자제품 개발업체인 ‘디에스글로벌㈜’이다. 연 매출액 670억 원, 직원 340명의 중소기업인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2배 이상 매출액을 늘려 왔다. 최 씨는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이 회사의 청년인턴으로 합격했다. 인턴으로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여 올해 5월 같이 입사한 동기와 함께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제가 맡은 업무는 연구개발(R&D) 절차와 규정 수립, R&D 업무 지원, 내부 인사 관리, 시스템 구축, 예산 수립과 결산 등 굉장히 다양해요. 대기업에 입사했다면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었을까요? 성장하는 중소기업의 장점을 100% 흡수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가겠다는 최 씨에게 부모님도 “마음껏 해보라”며 적극 후원했다. 아들이 안정만을 좇아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되기보다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면서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최 씨는 청년공제를 알뜰히 모아 결혼자금으로 쓸 생각이다. 최 씨는 “자신의 적성과 전공에 맞는 일에 도전하면 성공률은 당연히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며 “청년들이 본인의 ‘소신’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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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親勞 대통령’ 손도 뿌리친 민노총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노조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노동계와의 대화’에서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국정 파트너로서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사회적 대화에 다시 참여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며 사실상 노사정위원회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청와대의 행사 진행을 문제 삼으며 이날 대화에 불참하면서 노동계와 문재인 정부의 대화는 시작부터 파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 10년간 우리 노동계는 아주 소외되고 배제됐다. 노동계가 국정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정책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오늘 만남은 노정이 국정의 파트너로서 관계를 회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와의 대화 이후 석 달 만에 열린 노동계와의 대화에는 김주영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 3명과 허정우 SK하이닉스 이천노조 위원장, 김영숙 국회환경미화원노조 위원장 등 한국노총 소속 노조 대표 5명, 양대 노총(한국노총, 민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준이 사회복지유니온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초 지도부와 서울지하철노조 등 소속 노조 위원장이 참석하기로 했던 민노총에서는 이날 안병호 영화산업노조 위원장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한국노총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갖고 노동계 대표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노총이 제안한 사회적 대화 복원에 공감한다”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통해 사회적 대화가 진척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제안한 대통령 및 노사정 대표자가 참여하는 ‘8자회담’과 첫 노사정 대표자 참석 요청을 수용하고 더 나아가 노사정위를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 입법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법원 판결이나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등 여러 대안이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한국노총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자회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는 우리의 대화 요구를 형식적인 이벤트 행사로 만들었다”며 불참 결정을 청와대의 탓으로 돌렸다.문병기 weappon@donga.com·유성열 기자}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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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정상급 예우한 문재인 대통령… 한노총 “대화복귀 절차 시작”

    청와대는 24일 노동계 인사들과의 만찬 회동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이날 회동의 1부 행사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청와대는 “본관 접견실은 주로 정상급 외빈 접견 시 사용된다”며 “노동계 예우 차원에서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부 만찬에 앞서 진행된 티타임에는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를 위해 청와대가 주문 제작한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이름의 차가 처음으로 나왔다. 재계 인사들과의 회동보다 다소 늦었지만 더 신경 써서 노동계를 예우한다는 뜻을 다각도로 보여준 것이다. 이런 청와대의 노력에 한국노총은 사실상 노사정위원회 복귀로 화답했다.○ 文, “노동계는 국정의 파트너” 문 대통령도 인사말에서 노동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1980년대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일하며 노동계를 대변했다. “오늘 이 자리가 많이 기다려졌고 조금 설레기도 했다”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우선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국정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는 게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에서 한국노총 지도부는 대통령과 노사정 대표가 참여하는 ‘8자회담’과 첫 노사정위 회의에 문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만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여러 대화의 틀을 폭넓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한국노총의 제의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제안한 8자회담의 취지를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 문제뿐 아니라 주거 교육 사회안전망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일단 노사정 대표자 첫 회의를 문 대통령이 주재한다면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통 정권 초기 노사정 첫 대표자 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해온 것을 감안하면 복귀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사실상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며 한국노총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한국노총이 이날 청와대 만찬 직후 노사정 대화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사회적 대화는 물꼬를 트게 됐다.○ 민노총 불참으로 빛 바래 하지만 민노총이 이날 간담회와 만찬에 모두 불참해 노정 간 대화 정상화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다. 민노총이 끝까지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대화 역시 반쪽으로 굴러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말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노총이 당장 노사정위에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를 완성하기 위해 정부가 앞으로 민노총 달래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로서도 반쪽짜리 노사정위를 무작정 밀고 나가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민노총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다음 기회에 같이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에서 여건이 된다면 문 대통령이 민노총을 별도로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건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노사정위 복원을 위해 이날 행사에 공을 들였던 청와대는 민노총이 불참을 통보하자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민노총의 불참에 “대화를 하자는 자리에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회동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지도부와 산하 산별노조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SK하이닉스 노조는 협력업체 처우 개선을 지원한 모범사례라는 점, 국회환경미화원 노조는 공공부문의 선도적 정규직 전환모델이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찬의 주 메뉴로는 청와대가 서울 중구 음식점인 용금옥에서 가져온 추어탕이 제공됐다. 청계천 인근 노동자들이 즐겨 먹은 메뉴임을 감안한 것. 또 전태일 열사가 즐겼다는 콩나물밥과 가을 음식인 전어도 함께 나왔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의 속설처럼 양대 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 달라는 청와대의 뜻을 담은 메뉴였다. 이에 앞서 진행된 차담회에서 건배 제의를 받은 김 위원장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는 뜻에서 ‘노발대발’로 하겠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성열 기자}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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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정위 탈퇴 주도했던 강경파, 대화 복귀로 비치는것 원치않아”

    문재인 정부가 친(親)노동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는데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왜 대화 테이블을 걷어찼는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노동계에서는 민노총이 정치적 명분에 지나치게 집착한 데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트라우마’, 내부 강온파의 복잡한 이해관계 등이 얽혀 ‘악수(惡手)’를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노총이 이번 행사를 청와대와 조율하면서 내건 핵심 요구조건은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배제 △산하 16개 산별노조, 연맹 대표 전원 만찬 참석 등 두 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탈퇴한 이후 18년 동안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당시 지도부는 정리해고 법제화에 합의했다가 내부 반발에 밀려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민노총 지도부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민노총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노사정위 복귀를 두고 격렬한 내홍을 겪었다. 당시 온건파인 이수호 위원장이 노사정위 복귀 안건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려 하자 내부 급진파가 회의장에 시너와 소화기를 뿌리는 등 물리력을 동원해 개회 자체를 막았다. 이 사건 이후 민노총은 강경파가 꾸준히 득세하며 지속적으로 지도부를 장악해왔다. 민노총이 문 위원장의 참석을 거부한 것도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신경증에 가까운 거부 반응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은 문 위원장 참석을 두고 정부와 언론이 사회적 대화 참여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는 후문이다. 민노총은 줄곧 노사정 대화가 아닌 노정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사정위원장과 경영계를 배제하고 정부와 직접 노동 문제를 교섭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 사면을 요구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해석도 있다. 민노총이 산하 16개 산별노조와 연맹 대표 전원을 만찬에 참석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 역시 내부의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민노총 지도부를 거치지 않고 강경파의 일부 노조와 온건파 노조만 따로 접촉해 초청하려 하자 주류 강경파가 “정권 입맛에 맞는 노조만 부르는 것이냐”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도부는 16개 산별, 연맹 대표 전원을 참석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고 청와대가 난색을 표하자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실질적 대화 형식을 갖추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1부 간담회 참석자를 늘리자는 수정 제안을 했고, 민노총이 이에 대해 답이 없어서 암묵적 묵시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대화 보이콧’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민노총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중앙조직)로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전문성이나 정책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정치적 명분이나 내부 권력 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한 원로는 “민노총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유일한 길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유성열 ryu@donga.com·한상준 기자}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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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필 때쯤 찾아오는 돈가뭄… 사회투자 ‘마중물’ 넣어주자

    이호철 포이엔 대표(40)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그는 2011년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는 퇴비를 상용화했다. 가축 분뇨를 발효하는 대신 커피 찌꺼기를 열분해하는 기술을 접목해 이룬 성과였다. 이를 통해 포이엔은 지난해 7억3400만 원의 매출과 3800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자신감을 얻고 사업을 확장해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사업장도 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발목을 잡았다. 은행에서는 대출용 담보를 요구했고, 제품 특성상 민간펀드들의 통상적인 운용기간 내 자금회수가 어려워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포이엔과 같은 소셜벤처(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나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선 ‘자금조달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일반 창업기업보다 이익 규모가 크지 않고, 그만큼 데스밸리(신생기업이 창업 후 투자금을 소진해 겪는 첫 번째 위기)를 넘어서기 어렵다. 이 때문에 소셜벤처들은 초기에는 정부 지원금이나 민간의 기부성 자금, 창업자 개인 명의 대출 등으로 버티지만 사업이 확장될 시기에 은행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해 위기에 처하기 일쑤다. 그간 정부는 모태펀드를 통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왔다. 정부가 일정 규모의 자금을 출자하면 민간에서 같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부 특성상 원금 손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인 기업들에 집중 지원하게 되고, 사회적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에서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지원 방안은 찾기 어렵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소셜벤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자금 조달 수단은 다수의 투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금을 모아주는 크라우드 펀딩이다. 오마이컴퍼니, 유캔스타트 등이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 서울시에서 제공한 토지에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을 하는 녹색친구들은 지난해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총 38명의 투자자로부터 1억 원을 조달했다. 6개월 만기, 연 10% 수익률의 대출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지속적인 자금줄이 되긴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전문 투자자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장에선 이미 사회적 기업 전문 투자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들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소풍’은 2008년부터 쏘카(차량 공유), 텀블벅(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등 28개 소셜벤처에 투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중심이 된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도 최근 출범했다. 하지만 보다 활발한 사회적 기업 투자를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가 위험을 먼저 떠안는 후순위 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댄 뒤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하면 투자 위험성이 낮아져 민간 자본 유치도 훨씬 수월해진다. ‘사회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 개발도 시급하다. 소셜벤처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해 투자자들이 투자할 근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소셜벤처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영국에서는 2012년 정부 주도로 사회 투자 도매 은행인 ‘빅소사이어티 캐피털’이 출범했다. 은행권의 휴면예금 4억 파운드(약 5960억 원)와 바클레이스, HSBC, RBS 등이 낸 기부금 2억 파운드 등 총 6억 파운드를 기금으로 조성했다. 이 기금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단체에 50만∼1000만 파운드씩 지원됐다. 미국 JP모건은 2007년 사회적 기업 또는 사회적 프로젝트에 전담으로 투자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미국 록펠러재단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단체에 1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라준영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와 자선재단 등이 투자의 마중물을 제공하고 민간 자금을 유치해 만든 대규모의 자금이 사회적 기업의 성장 자본으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원하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강유현 yhkang@donga.com·유성열 기자}

    •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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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근로자에 시간선택제 청구권”

    “여성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육아, 학업, 질병 치료 등 개인적 필요에 따라 시간선택제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도입하겠습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리스타트 잡페어를 맞아 22일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동안 정부가 시간선택제 확산을 추진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촉진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장시간 근로 관행과 일하는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독일 영국처럼 근로자들이 전일제와 시간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도록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여성의 고용 차별, 경력 단절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직장 내 성차별 개선, 경력 단절 예방을 통해 여성 일자리의 양과 질을 모두 제고하겠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정부의 여성 고용 개선 정책)를 지방 공기업까지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을 위한 직장어린이집을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확대하겠다.” ―중장년들이 퇴직 후 재취업하는 일자리는 질이 낮은 편인데 해법은…. “재직 중 미리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상담, 직업훈련, 취업 알선에 이르는 전 과정을 패키지로 서비스할 방침이다. 또 기업들이 중장년 고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편과 직무 개발, 고용 장려금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 ―청년 실업률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악이다. “청년만 생각하면 가장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일단 중소기업 청년 고용 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구직촉진수당 등 3개 정책을 중점 추진하겠다. 하지만 얼마 전 간담회장에서 만난 청년들이 이 정책들을 잘 모르고 있어 깜짝 놀랐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이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 아닌가. 청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밀착형 홍보도 고민하겠다.” ―중소기업에 가고 싶지만 정보가 없다고 말하는 청년이 많다. “임금, 복지혜택, 일·가정 양립 등이 우수한 ‘청년친화 강소기업’을 1118개 선정하고 ‘청년워크넷’()을 통해 알리고 있다. 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개편해 청년들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실업급여 업무가 중심인 전국 고용센터를 청년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 업무 중심으로 개편하겠다.” ―리스타트 잡페어가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채용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동아일보의 노력에 감사하다. 잡페어에 참여한 구직자들의 실제 취업이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써 주셨으면 좋겠다. 정부도 적극 노력하겠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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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장애인 감싸안은 ‘착한기업’… 수익-가치 두 토끼 잡았다

    20여 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둥글게 둘러앉은 가운데 마이크를 든 강사가 노인들에게 농담을 건네고 있다. ‘웃음치료’를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바로 옆에서 요양보호사 대여섯 명이 이들을 부축해 거동을 도왔다. 2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병점중앙로에 있는 사회적 기업 ‘동부케어’의 요양시설. 진락천 대표는 “화성과 오산, 발안, 평택에서 매일 790여 명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노인뿐만 아니라 산모의 집을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부케어는 전체 직원 중 고령자와 여성가장, 새터민(탈북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비중이 51%다. 2015년 말 168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326명이 됐고 현재는 502명에 이른다. 채용 전 교육을 시키는 직무교육센터에는 새로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 신청서류를 든 사람들의 발길이 내내 이어졌다.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시민단체 같은 비영리 조직과 일반 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나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제정하고 지원 정책을 도입한 지 10년이 흘렀다. 양적 성장을 거듭해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정부 인증 사회적 기업은 1814개(올해 9월 기준)로 늘어났다. 정부는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에 직원 임금과 사회보험료, 사업개발비를 최대 5년까지 지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들 사회적 기업 고용 인원 3만9300명 가운데 고령자, 장애인 등 취업취약계층은 2만4108명으로 61.3%나 된다.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으로는 30대 이하 청년 5857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사회적 기업의 3년 생존율은 지난해 말 기준 91.8%로 일반 기업(38.2%)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정부 지원이 끝난 사회적 기업의 3년 생존율도 75.4%나 된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노동시장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공급하고, 사회서비스 공급도 늘린다는 정책 목표는 일정 부분 달성한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는 △5000억 원 보증 지원 △각종 투자펀드 개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사회적 기업 물품 의무 구입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18일 내놨다. 사회적 경제는 취업 유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면 약 1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을 노린 ‘유령 기업’이나 각종 부정을 저지르는 사회적 기업을 적절히 골라내지 못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사회적 기업 10곳 중 4곳은 노무나 회계 규정을 지키지 않아 당국에 적발됐지만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이 때문에 정부 지원에 앞서 ‘옥석(玉石)’을 가려내는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특히 사회적 기업이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온전히 새로운 경제 주체로 도약하려면 사회적 가치를 계량적으로 평가하는 틀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로는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제(SPC)’가 대표적이다. 서비스, 취약계층 고용, 환경오염 감소 등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평가해 일정 비율을 지원해준다. 동부케어가 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도 2년 전부터 SPC에 참여해 객관적 평가와 지원을 받은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성은 생각하지 않은 채 좋은 의도만 갖고 시작하는 사회적 기업은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기업가는 ‘활동가’와 ‘경영자’ 마인드를 모두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김수진 사회성과인센티브사무국 연구원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할수록 사회적 가치도 함께 높아지도록 사업 모델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진 대표는 “하고 싶은 ‘착한 일’에 맞춰 사업을 하기보다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이윤을 낸 뒤 그 이윤을 사회적 가치에 맞게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화성=김성규 sunggyu@donga.com / 유성열 기자}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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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퇴직 50대, 재취업 로드맵 만들어 ‘新중년 업그레이드’

    “이력서를 수십 군데 냈지만 저 같은 50대는 쳐다보지도 않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열매가 맺힌다고 생각하고 저만의 ‘로드맵’을 만들며 준비했습니다.” 대기업(포스코ICT)에서 잘나가던 보안 전문가 최재영 씨(52)의 이야기다. 지난해 1월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했고, 한 정보기술(IT) 중소기업에 들어갔지만 임금이 체불되며 이내 그만뒀다. 직무를 바꾸려고도 해봤으나 50대의 나이엔 무리였다. 아내가 간호조무사 일을 재개했지만, 수입이 적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돌려 막으며 지내야 했다. 31일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틀간 열리는 ‘2017 리스타트 잡페어’는 최 씨와 같은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여성, 청년 등 취업 취약계층에 특화된 일자리 박람회다.○ 일자리로 희망 찾은 신(新)중년 최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전에 따놓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심사원 자격증이 있었다. 교육을 받고, 구직하는 생활이 반복되던 지난해 8월 드디어 ‘위키 시큐리티’라는 중소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최 씨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사업 제안서를 넣었다 떨어진 곳인데, 당시 대표가 최 씨를 눈여겨봤던 것이다. 인턴으로 입사한 최 씨는 이내 발군의 능력을 보였고, 12월부터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일할 예정이다. 비록 월급은 이전 회사의 절반 수준이지만, 소중한 일터다. 그는 “자기의 능력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며 “재취업 핵심 역량을 미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씨와 같은 중장년들의 노동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新)중년 인생 3모작’ 방안을 올해 8월 내놨다. 이들은 고도성장의 주역이지만,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 정책이 청년과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에 정부는 약 1340만 명에 이르는 5060세대를 일컫던 고령자, 노인 등의 부정적 용어를 폐기하고 ‘신중년’으로 명명한 다음 △인생 3모작 설계 지원 △65세 이상 실업급여 지급 △귀농·귀촌·귀어 자금 지원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국민은행 지점장으로 지난해 7월 명예퇴직한 김도영 씨(58)는 ‘신중년 재취업’의 대표 사례다. 김 씨는 2014년 1월 임금피크에 들어갈 때부터 재취업을 준비했다. 은행원 35년, 사내강사 경력 등을 활용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후배들의 전직을 돕는 전문가가 되기로 했다. 퇴직하자마자 노사발전재단에서 사회공헌 전문위원으로 3개월간 근무했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퇴직 설계 과정 등 관련 교육을 착실히 받았다. 마침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이 퇴직 예정자들을 위한 경력컨설팅센터를 만들면서 김 씨를 센터장으로 임용했다. 김 씨는 재취업 경험을 활용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후배들에게 각종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김 씨는 “본인이 잘하는 일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장년들이 선택과 집중을 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맞춤형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과 여성도 일자리로 리스타트 심각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에게도 희망은 일자리다. 최근에는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데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 엄정우 씨(30)는 경기 안성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다 2015년 퇴사한 뒤 마땅한 일을 찾지 못해 1년 가까이 쉬었다. 결국 부모가 있는 전북 고창에 머무르던 중 다행히 일자리를 찾았다. 매일유업이 고창군에서 운영하는 농촌체험형 테마파크 ‘상하농원’에 지난해 7월 정규직으로 취업했다.엄 씨는 농원을 찾아온 학생이나 가족들에게 텃밭이나 유리온실에서 농촌체험 교육을 한다. 참가자들에게 만화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로 불린다는 그는 “햇볕에 얼굴이 많이 타서 외국인처럼 보이는지 ‘외국인이 한국말을 참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몸은 고되지만 고향에 와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서 일하는 게 좋은 점이 많다. 또 고향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리스타트’도 활발해지고 있다. 조영순 씨(51·여)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숙박 앱 ‘야놀자’가 운영하는 ‘하우스키핑 코디네이너 인재양성 과정’을 밟았다. 어린이 교육교재 영업직 경험만 있었던 조 씨에게 침대 시트와 이불을 가는 것처럼 몸을 쓰는 일은 처음이었다. 교육 수료 후 그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하우스키핑 코디네이터’ 일을 하고 있다. 조 씨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재취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이 일은 숙련도만 있으면 70대까지 가능하다. 어느 도시든 호텔은 있으니 일자리도 그만큼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일을 하며 자신감을 덤으로 얻었다. 그는 “처음엔 외국인 얼굴만 봐도 무서웠지만 지금은 복도에서 먼저 인사하고, 약간의 영어 단어도 알아듣기 시작해 손님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외국인과 대화하는 나 자신이 스스로 놀랍고 대견하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정민지 기자}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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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장년-주부-청년 ‘맞춤 일자리’ 열린다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고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후원하는 ‘2017 리스타트 잡페어’가 3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중앙광장)에서 이틀간 열린다. 5회째를 맞는 리스타트 잡페어는 중장년과 여성, 청년 등 ‘취업 취약 계층’에 특화된 구직 박람회다. 일자리 소개에서 채용까지 이어지게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최근 노동시장의 화두는 중장년과 여성, 청년이다. 중장년은 베이비붐 세대(1953∼1963년생)의 은퇴와 인구 고령화로 구직 수요가 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는 평균 50세 전후에 첫 직장에서 퇴직하지만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연령은 평균 72세다.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역시 여전히 많으며, 특히 청년층(15∼29세)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사상 최악의 실업난에 처해 있다. 리스타트 잡페어는 130여 개 부스를 통해 각종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통인익스프레스 등의 기업은 여성 채용을 위한 현장 상담과 면접을 진행하고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금융권은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을 위한 채용 부스도 20여 곳 들어선다. 이번 잡페어에는 ‘언더독스’와 ‘상상우리’ 등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새 동력으로 삼은 사회적 기업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31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개막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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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8자회의 신설 어려워”…한국노총 “기다릴 것”

    청와대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 조건으로 제안한 대통령 참여 8자 회의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국노총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입장을 끝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양대 노총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대화는 얼마든지 대통령이 직접 할 수 있지만, 노사정위가 있는데 8자 회의를 또 만들 수 있겠느냐”며 “정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노사정위라는 틀이 있는데 그렇게(8자 회의를 만든다는 의미) 하면 노사정위가 무력화돼버리지 않느냐”며 한국노총의 제안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비롯해 양대 노총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노사정위 등 8개 주체가 참여하는 8자 회의체 신설을 노사정위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걸었다. 노동계가 노사정위에 복귀하기 위한 정치적 명분을 문 대통령이 직접 만들어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청와대가 한국노총의 제안에 대한 거부의 뜻을 공식화하면서 8자 회의 신설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은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뜻을 잘 모르는 발언으로 보여진다”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8자 회의 그 자체보다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 대화 복원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공식 입장을 계속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8자 회의를 비롯해 노사정 신뢰 회복과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의미있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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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국제기능올림픽 종합 2위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단이 종합순위 2위를 기록했다. 종합우승은 기능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차지했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 대표단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19일(현지 시간) 막을 내린 44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8개, 동메달 8개를 따 총점 279점으로 중국(281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은 금메달 수 기준으로 중국(15개), 스위스(11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모바일로보틱스(로봇으로 과제 수행) 종목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황주혁(18) 황민형 선수(17·이상 경남공고) 팀은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서재은 선수(19)는 기계설계 CAD(컴퓨터 자동설계) 종목에서 한국인으로는 14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1967년 스페인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19번이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일본 대회부터 2015년 브라질 대회까지 5연패(메달 집계 기준)를 이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6연패에 실패했다. 45회 대회는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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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기업’ 일자리 창출 동력으로… 5000억까지 보증 지원

    정부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이른바 ‘사회적 경제’를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사회적 경제는 취업 유발효과가 크기 때문에 적극 육성할 경우 1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8일 서울 성동구의 사회적기업 집합 건물인 ‘헤이그라운드’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경제란 양극화 해소나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공동의 가치 창출을 위한 경제 활동을 일컫는 말로, 사회적기업(사회서비스나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공유경제, 자활기업(저소득층 채용) 등이 주체가 된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일단 개별법으로 분산돼 있는 사회적 경제 지원법을 ‘사회적 경제 기본법’으로 통합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 △공공기관 판로지원법을 추가로 제정하는 등 총 3개 입법을 올해 안에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관계 부처를 모아 신설하는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가 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이어 사회적 경제 금융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지원 계정을 신설하고 향후 5년간 최대 5000억 원까지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보증지원 한도는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높이고,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은 물론이고 마을기업과 자활기업을 보증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사회적기업에 대한 크라우드펀딩(다수가 조금씩 투자금을 모으는 것) 관련 정보사이트를 개설하고 펀딩 자격(창업 7년 이내)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사회적 경제 주체를 지원하기 위한 모태펀드(100억 원 이상)와 사회투자펀드(300억 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사회적 경제 기업들의 공공부문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방안도 나왔다. 국가계약법을 개정해 낙찰 기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토록 하고, 300억 원 이상 공공공사 낙찰 심사 시 사회적 책임 가점을 1점에서 2점으로 높이기로 했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경제 관련 기업의 물품과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물품 가액이 5000만 원 이하일 때는 우수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과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사회적기업의 물품과 용역을 얼마나 구매했는지를 반영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을 500팀에서 800팀으로 늘리고, 공익성 높은 사회적 경제 관련 기업에는 연 5000만 원을 2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적 경제는 일반 법인에 비해 취업 유발 효과가 2배가량 크고,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창업 비용과 리스크가 적다”며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 관련 기업의 고용인원은 37만 명 정도인데, 유럽연합(EU) 수준으로 높아지면 130만 개 정도의 추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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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경효 “노동 입법, 정부가 욕먹을 각오하고 일관성 있게 결정해야”

    국내 노동법학계에는 두 학파가 있다. 토종 서울대 박사의 ‘서울학파’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독일에서 유학한 ‘고려학파’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서울학파는 노동법 자체에 대한 해석을 중시하며 국내 노동운동의 이론적 틀을 제공해왔다. 반면 고려학파는 민법과 노사자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독일법의 영향을 받아 합리적 노선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경효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65)는 고려학파의 ‘대부’로 꼽히는 국내 최고의 노동법학자다. 노동법의 올바른 해석은 물론이고 노동법의 권위를 높이는 데 평생을 헌신한 하 교수는 올해 8월 27년간의 교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정년퇴임 후 명예교수로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하 교수를 1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났다. 평소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하 교수는 언론 인터뷰가 이번이 두 번째라고 했다. ―노동법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학을 졸업할 때쯤 당시 노동법과 민법을 강의한 김형배 선생(현 고려대 명예교수)께 매료돼 대학원에 진학했다. 당시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간사를 하면서 앞으로 노동이 시대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4차 산업혁명에 맞게 노동법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953년 제정된 노동법은 과거에는 지켜질 수 없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률이었다. 하지만 산업화, 민주화와 함께 노동법이 발전했고 현재 내용 자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손색이 없다. 다만 제조업과 공장 근로자 중심 모델이어서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상응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시대적 과제가 됐다.” ―하지만 노동법은 바꾸기가 굉장히 힘들다. “맞다. 개헌 못지않게 어려운 게 노동법 개정이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정치적 부담 때문에 노동법은 별로 손대고 싶어 하지 않는다. 5년 단임 정부이다 보니 모험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 노사 양측으로부터 모두 환영받는 법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입법도 몇 년째 못 하고 있는데…. “임금체계가 이렇게 복잡해진 것은 노사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근로기준법은 야간, 휴일근로 할증률을 50%로 규정해놨는데, 이렇게 규정한 나라는 거의 없다. 하지만 법은 지켜야 하니 통상임금은 낮추고 각종 수당을 마구 신설했다. 노조도 그런 방법에 동의해왔다. 특히 정부의 행정해석과 판례도 일관되지 않다 보니 혼란이 더 커졌다. 정부와 국회, 전문가는 물론이고 노사 당사자까지 모두의 책임이다.” ―노동 개혁이나 노동 입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어느 한쪽의 비난과 욕을 먹더라도 공정한 제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나가야 한다. 그동안은 현안 해결에 급급하다 보니 주고받기식 단체교섭으로 입법을 해왔다. 이제는 국가가 노사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제도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게 바로 국가의 임무다. 당장의 평가보다는 후일의 평가가 중요하다. 일단 노사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논의하고 그걸 토대로 전문가그룹이 합리적 대안을 내놓으면 국가가 확고한 태도와 책임, 소명의식을 가지고 기본적인 방향을 설정한 뒤 나가야 한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명령을 두고 파장이 크다. “정부의 판단과 결정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법성을 떠나 너무 성급하고 조급하게 판단해 결정한 것 같다. 과연 그게 최선이었을까? 프랜차이즈 계약과 제빵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지금까지의 계약 관행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협력업체의 존립 기반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되지 않나.” ―현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너무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사용 사유는 제한하지 않고 기간만 2년으로 제한하니 불안한 건 맞다. 그렇다고 아예 반대로 가는 게 맞을까.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노조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 “노조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노조가 근로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주체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노조가 모든 걸 교섭하고 안 되면 쟁의행위로 가니 노동문제가 자꾸 형사문제로 번진다. 산별노조가 정착된 독일은 노조와 근로자대표의 분리가 잘돼 있다. 우리도 노사협의회를 법으로 보장하지만 유명무실하다. 경영자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를 우려하고 노조는 노조 와해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일정 부분 근로자의 경영권 참여를 보장하고, 노조도 역할을 나눠야 한다.”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나. “근로자 보호 이념에 지나치게 치우치기보다는 노사의 이해관계를 공정하게 조절하는 체계로 노동법을 이해했으면 한다. 로스쿨이 되면서 학문으로서의 법학이 위축되는 것도 아쉽다. 그래도 노동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후학이 많이 나와서 한국의 노사관계가 경쟁력 있게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하경효 고려대 명예교수 주요 약력 ::1952년 경남 진주 출생1971년 진주고 졸업1971∼1984년 고려대 법대 학사 석사과정 졸업 및 박사과정 수료1984∼1989년 독일 마인츠대 법학박사1990∼2017년 고려대 법대 법학전문대 학원 조교수, 부교수, 교수2004년∼현재 한국유럽법연구회장2010∼2011년 고려대 법대 학장 겸 법학전문대학원장2017년 8월 정년퇴임}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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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남성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액 3년전보다 6배 늘었다

    올해 초 경남 창원의 한 사업주는 며느리를 입사시킨 뒤 육아휴직을 한다고 창원고용센터에 신고해 육아휴직급여를 받게 했다. 그러나 창원고용센터는 며느리가 이 회사에서 실제 일을 하지 않는 ‘유령 근로자’인 사실을 적발해 급여를 환수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A 씨는 부인과 이혼했고, 아이는 부인이 키웠다. A 씨는 이 아이를 자기가 직접 양육하고 있다며 육아휴직에 들어가 육아휴직급여까지 받았다. 그러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 부인이 천안고용센터에 제보해 A 씨는 급여를 환수당했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휴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가운데 육아휴직급여 부정 수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부정수급액만 4억 원에 육박한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액은 올해 처음으로 1억 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18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액은 3억8515만 원이었다. 연말까지 4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2억1583만 원)과 비교하면 무려 78.5%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면서 남성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액이 해마다 늘어 올해 1∼8월 1억86만 원이었다. 2014년 남성 부정수급액은 1622만 원에 불과했다. 연말까지 집계하면 증가율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여성 부정수급액은 1억9961만 원에서 2억8429만 원으로 1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는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휴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는 ‘아빠의 달’ 제도를 통해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석 달 치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월 상한액 150만 원) 지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아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200만 원으로 인상했고, 지난달 1일부터는 일반육아휴직급여의 석 달 치를 통상임금의 80%까지(상한액 150만 원) 인상했다. 이처럼 정부가 육아휴직 지원을 대폭 늘리자 이를 악용한 부정수급액 역시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신 의원은 “육아휴직 확대라는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육아휴직급여가 인상된 만큼 부정수급에 대한 유혹도 강해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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