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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5시(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의 히말라야 예술센터 3층 다관(大觀)극장에서 열린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삼성 관광사업 브랜드 설명회’. 잔잔한 전통 국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무대 위 화면에는 홀로그램 퍼포먼스를 통해 ‘신라면세점’ ‘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에버랜드’ 등이 소개됐다. 객석을 가득 메운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와 중국 매체 기자, 파워블로거 등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이번 설명회를 마련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한국의 관광 매력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끝났음을 강조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신라면세점 등 삼성의 대표적인 관광 브랜드가 중국 현지를 직접 찾아오기는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등 삼성 관광 분야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특히 중국의 중추절(9월 26∼27일)과 국경절(10월 1∼7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메르스로 인해 멀어진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호텔신라 측은 설명했다. 설명회가 열린 상하이는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의 40%가 출발하는 곳이다. 다양하고 화려한 동영상을 곁들인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30여 분간의 1부 행사가 끝나고 2부 행사가 이어졌다. 2부 행사에는 연기자이자 신라면세점 모델인 청이한(程意涵), ‘트래블레저’ 잡지 에디터인 장자(張佳), 사진작가이자 여행 관련 파워 블로거인 리린타오(李林濤) 씨가 자신들이 한국 내에서 겪은 경험들을 토크쇼 형식으로 토론을 벌이듯 소개했다. 객석의 청중은 유명인들이 직접 겪은 한국 얘기들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토크쇼 도중 한류스타 이종석이 깜짝 등장해 한류 팬들과 대화를 나눠 큰 박수를 받았다. 2부 행사 마지막은 신라면세점 모델인 샤이니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됐다. 비록 1시간 남짓의 짧은 설명회를 곁들인 행사였지만 한국 관광에 대한 매력을 다시 깨달은 듯한 분위기가 많았다고 호텔신라 관계자는 말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예술센터의 2층에서 3개사를 소개하는 자료 및 사진 동영상 전시회도 함께 진행됐다. 앞서 이부진 사장은 이날 오전 상하이에 있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C-trip) 본사를 방문해 량젠장(梁建章) 사장과 만나 한국 내 다양한 관광코스 개발 및 마케팅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트립은 호텔 항공권 여행상품 비즈니스투어 레스토랑 여행정보 등 토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중국 내 17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 사장은 6월 30일에도 베이징에서 국영 중국여행사(CTS)와 외교부, 국가여유국(관광국)을 방문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됐음을 설명하고 중국인의 한국 방문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관광 산업뿐만 아니라 내수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방문하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한국 관광 산업의 재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상하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9일 오후 5시(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의 히말라야 예술센터 3층 ‘다관우타이(大觀舞台)’ 극장에서 열린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삼성 관광사업 브랜드 설명회’. 가야금 등 전통악기의 연주와 무용이 진행되는 가운데 무대 위에는 3차원의 홀로그램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의 4계절 변화가 연출됐다. 내용은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설명을 중국 아나운서가 전하는 형식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한국의 관광 매력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끝났음을 강조했다. 이어 ‘신라면세점’ ‘호텔신라’ ‘에버랜드’ 등이 동영상과 함께 소개됐다. 신라호텔에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 부부가 투숙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호텔로 자리잡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객석을 가득 메운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와 중국 매체 기자, 파워블로거 등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신라면세점 등 삼성의 대표적인 관광 브랜드가 중국 현지를 직접 찾아오기는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등 삼성 관광 분야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특히 중국의 중추절(9월 26~27일)과 국경절(10월 1~7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메르스로 인해 멀어진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호텔신라측은 설명했다. 설명회가 열린 상하이는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의 40%가 출발하는 곳이다. 이부진 사장은 행사에 앞서 가진 ‘스탠딩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과 중국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한국 여행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처럼 중국에 최고 경영자가 직접와서 설명회를 하는 것이 흔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작은 노력이 한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양하고 화려한 동영상을 곁들인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30여 분간의 1부 행사가 끝나고 2부 행사가 이어졌다. 2부 행사는 베이징TV의 간판 아나운서인 쉬춘니(徐春¤)의 진행으로 진행됐다. 신라면세점 모델인 청이한(程意涵) 씨, ‘트레블레저’ 잡지 에디터인 장쟈(張佳)의, 사진작가이자 여행관련 파워 블로거인 이린타오(李林濤) 씨 등 3명이 자신들이 한국 내에서 겪은 경험들을 동영상과 함께 토스쇼 형식으로 소개했다. 객석의 청중들은 유명인들이 직접 겪은 한국 얘기들을 들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토크쇼를 마친 뒤 한류스타 이종석이 깜짝 등장해 한류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추첨을 통해 행운의 숫자인 ‘888달러’를 증정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2부 행사 마지막은 신라면세점 모델인 샤이니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됐다. 1,2부와 행운권 추첨 등 약 2시간 가량의 설명회를 곁들인 행사를 통해 한국 관관에 대한 매력을 다시 깨달은 듯한 분위기가 많았다고 신라호텔 관계자는 말했다. 신라호텔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예술센터 2층에서 신라면세점과 에버랜드 등 3개사를 소개하는 자료 및 사진 동영상 전시회도 함께 진행됐다. 앞서 이부진 사장은 이날 오전 상하이에 있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 본사를 방문해 량찌엔장(梁建章) 사장과 만나 한국 내 다양한 관광코스 개발 및 마케팅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씨트립은 호텔 항공권 여행상품 비즈니스투어 레스토랑 예약·여행정보 등 토탈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중국 내 17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6월 30일에도 베이징에서 국영 중국여행사(CTS)와 외교부, 국가여유국(관광국)을 방문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됐음을 설명하고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내수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방문하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한국 관광 산업의 재도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베이징에 사는 우샤오판(吳小凡·27) 씨는 대학 졸업 후 4년간 다니던 미국계 컨설팅회사를 올 3월에 그만뒀다. 작년 말부터 이직을 고민하던 차에 친구들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쉽게 돈 버는 것을 보고 사직을 결심했다. 10만 위안(약 185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우 씨는 매달 10% 이상의 수익을 가뿐히 올렸다. 회사 다닐 때 월급(약 7000위안)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쥐면서 명품 가방에도 눈을 돌렸다. 하지만 샤오바이(小白·초보투자자)의 기쁨은 잠시였다. 6월 중순부터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순식간에 돈을 까먹기 시작했고 두 달 만에 원금도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는 “주식 투자로 망한 사람이 하도 많아 나는 명함도 못 내민다”면서 “다시 취직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국 증시 폭락의 여진은 아직도 대륙을 안팎으로 뒤흔들고 있다. 우선 주식 투자에 실패한 가계가 소비를 줄이며 내수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융 불안이 실물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밖에서는 중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나빠지면서 중국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의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중국발 쇼크’가 촉발한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은 그 후진성 때문에 위험의 깊이조차 잴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폭탄이 중국 경제의 진짜 위험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흔들리는 중국의 자산시장 “4, 5월 증시가 활황일 때는 계좌를 개설하러 오는 고객이 하루에 200명이 넘었어요. 우린 야근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근무를 했죠. 하지만 지금은 손님을 아예 찾아보기 힘듭니다.”(상하이 차오상증권 왕전 이사) 현지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 증시에 몰린 돈의 80% 이상은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6월 중순 이후 주가 폭락 때문에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이 20조 위안(약 3700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중산층 및 서민 가계의 자산 손실도 어마어마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붕괴는 실제로 소비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증시가 한창 급등했을 때 베이징이나 상하이 시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는 아직 번호표조차 달지 않은 새 고급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7월엔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BMW,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는 가격 할인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5∼20% 급감했다. 쉐하이둥(薛海東) 한국투자신탁운용 선임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 폭락까지 겹쳐 가전제품 등 소비재 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주변에도 주식으로 손실을 입어 예약해놨던 고급차를 취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증시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주택 착공과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린 결과 지금은 부동산 공급 과잉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의 주요 중소도시에서는 집값 상승률이 작년 9월 이후 올해 7월까지 거의 1년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도시는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멈추면서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꺼져 집값이 급락하면 대출 부실로 은행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 결과 중국이 2008년 미국이 겪었던 금융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소 은행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은 지난해 3월 말 6460억 위안(약 119조5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920조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중국 5대 은행(공상 중국 농업 교통 건설은행)의 순이익 증가율 역시 작년 상반기(1∼6월) 5∼12%에서 올해 상반기 1% 안팎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한계기업이 구조조정되고 부실채권이 급증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형 은행들이 파산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져 자본 유출이 빨라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금융시장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중국 정부의 대응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갖은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폭락 장세를 더 부추기는 결과만 낳았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 리서치사무소장은 “한국 증시가 코스닥 버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해진 것처럼 중국도 무리한 개입을 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놔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동남아 등 중국과 밀접한 국가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외환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 내에 금융 불안이 동시에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 신흥국들의 시장 상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경제부 기자베이징·상하이=정임수 경제부 기자둥관·선전=김재영 경제부 기자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의 실물경제 위기와 증시 혼란에 세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담담한 모습이다. 중국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로 대변되는 구조개혁 과정에서의 과도기라고 보고 있다. 수출에서 내수로, 전통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성장속도가 낮아졌지만 결국에는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은 2020년 이전 완성될 것이고 중국 경제는 투자·수출 중심에서 소비가 이끄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새장을 비워 새를 바꾸자’는 ‘텅룽환냐오(騰籠換鳥)’, 새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새를 봉황으로 바꾼다는 ‘펑황녜판(鳳凰涅槃)’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각각 첨단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전통산업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사오쥔(李少君) 민성(民生)증권 연구원 부원장은 “경제성장률 하락 등만 보고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평면적인 분석”이라며 “1960∼1970년대 일본이, 1980∼1990년대 한국이 경험한 것처럼 중국의 경제가 감속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왕전(王유) 차오상(超商)증권 리서치센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서 7%에서 떨어진 것은 중국의 경제 발전 과정, 산업 구조전환의 과정이지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면 불안감이 진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전략적 신흥산업의 성장이 중국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차오쥔보(曹軍波) 아이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신흥산업의 기술변혁은 전통산업에도 기회를 가져와 스마트산업과 제조업이 결합된 스마트 제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최근 투자 위축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첸징(金(천,청)청) 선완훙위안(申萬宏愿)증권 선임연구원은 “소비, 수출은 수치상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데 투자 수요의 하락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굉장히 크다”며 “고정자산 투자, 특히 부동산, 제조업 설비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가 개혁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개혁 정책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시되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경제부 기자베이징·상하이=정임수 경제부 기자둥관·선전=김재영 경제부 기자베이징=구자룡 특파원}
“현재 북-중 관계는 비교적 미묘하지만 양국이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중국 관영 환구(環球)시보는 8일 사설에서 북-중 간 기본적인 우호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국이 3일 개최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북한 최룡해 노동당 서기가 참석했으나 홀대를 당했다거나 주요 지도자와 만나지도 않아 북-중 관계가 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양국이 핵문제를 둘러싸고는 이견을 피하지 못하고 있지만 북-중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양국의 인식 역시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새로운 지도자 간에 만남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은 우호관계의 기본 틀과 리듬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을 향해 적극적인 신호를 보낼 적당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북-중 관계를 1960년대 군사 충돌까지 빚었던 중소 관계와 비교하는 일부 시각은 ‘유치한 분석’이라고 일축하고 “북-중 관계의 갈등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것일 뿐 중소분쟁 당시처럼 서로를 미워하는 단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 등 서방과 한국 일본 여론은 북-중 간 이견을 부각시키고 더 큰 갈등을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화살을 엉뚱하게 돌렸다. 신문은 “한중 관계가 뜨거워진다고 한미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킨다고 북한을 냉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최룡해 서기가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 지도자와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중국이 북한에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으나 대변인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에서 60대 노인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주변 행인들이 본체만체 지나가는 일이 벌어져 타인의 곤경에 무관심한 세태에 대한 자탄의 목소리가 높다. 7일 중국 허난(河南)TV에 따르면 허난 성 카이펑(開封) 시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폭우 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60세 노인이 도로의 물이 불어나 도로 한복판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물에 반쯤 잠긴 이 노인은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주위를 지나던 사람이 여럿 있었으나 그냥 지나쳤다. 몇 대의 오토바이와 차량도 그냥 지나갔다. 옆에 서 있던 보행자 3명은 쓰러진 오토바이에 가까이 다가갔으면서도 머뭇거리기만 했으며 한 여성이 노인을 가리키며 도와주라고 사정했지만 끝내 외면했다. 노인이 쓰러진 뒤 약 3분이 지나 거리를 지나던 다른 보행자들이 노인을 일으켜 세워 데리고 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이 노인이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숨지는 장면은 길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방송을 통해 그대로 방영됐다. 중국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중 하나인 신랑(新浪)왕은 38초 분량의 화면을 애도의 음악과 함께 내보냈다. 지난달 초에는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에서 한 여성이 다리 난간에 서서 투신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말리지 않고 지켜보다 여성이 떨어지자 환호하는 장면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준 사람이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어 남의 일에 나서서 도와주는 것을 꺼린다는 말도 나온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를 중국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의 통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고려할 때 과연 통일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조호길 중앙당교 교수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한의 통일 문제를 중국이 한국과 만나 논의한다는 것은 중국의 외교정책으로 볼 때 매우 힘든 일”이라며 “북한과도 관련 있는 내용을 중국이 한국하고만 만나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한반도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더 나아가 통일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까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중한 정부 당국자가 어느 수준에서건 만나 남북통일을 논의한다는 것은 북한을 기분 나쁘게 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 외교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편으로는 이해를 표명하면서도 한중 간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압도적 영향력이 있어 그렇겠지만 일본으로서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미야 교수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남북 등거리 외교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니 지나치게 한중 밀월에 치우쳐 미국과 일본의 힘을 이용한다는 전략적 선택치를 스스로 좁힐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인 히라이와 슌지(平巖俊司) 간세이가쿠인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의 반대를 뿌리치고 중국에 간 데 대한 성과물로서 어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교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언급이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일본 외교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을 제치고 한국과 통일 문제를 논의하면 북-중 관계가 파탄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학자들 간의 논의는 몰라도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대화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병력을 230만 명에서 30만 명 감축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국방 예산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중국군이 현행 7대군구(大軍區), 18개 집단군 체계를 5대군구, 15개 집단군 체계로 개편하면서 방위 전략을 ‘연안(沿岸) 방위’에서 ‘외양(外洋) 방어’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또 북한과 인접한 중국 선양(瀋陽)군구 산하 집단군이 공군 특공대로 전환되고, 한국 서해에 인접한 북해 및 동해 함대를 지휘하는 난징군구와 지난군구에서 각각 1개 집단군이 해병대로 편성된다는 보도에 무게가 실리는 등 한반도 주변의 군사 배치도 변할 조짐이 보인다. 6일 군사 정보 컨설팅 업체인 IHS제인에 따르면 2010년 1340억 달러(약 159조 원)였던 중국 국방예산은 2020년 2배인 26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올해보다도 36.8% 늘어난 규모다.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은 1900억 달러(226조 원)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11%를 차지한다고 IHS는 추산했다. 크레이그 카프리 IHS제인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국방예산이 과거처럼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이지 않고 앞으로 5년간은 점차 둔화세를 이어가겠지만, 그래도 연평균 증가율은 7%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율은 1989년 이후 2010년만 제외하고 매년 10%를 넘었으며 2006년에는 20.4%였다. 무기 및 군사 장비 수입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대만을 제치고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IHS 세계 무기 교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무기 수입액의 4% 규모인 26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이 같은 중국의 군사비 증가세에 힘입어 2020년까지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중심은 서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IHS 측이 내다봤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2개 대군구와 3개 집단군을 해체해 소위에서 대교(大校·한국군 준장)급 장교 등 17만여 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어느 대군구가 해체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군은 중앙군사위원회 직속 베이징 위수구(衛戍區·경비부대)를 제외한 모든 직할시와 성(省)의 위수구도 해체해 5만 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감축 대상은 의료와 통신, 문화선전공작단 등 비작전부대 인원 10만 명과 인민무장경찰부대로 통합될 일부 국경수비대의 대원 5만 명 등이다. 중국군은 이르면 이달 중순 구체적인 병력 감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군 전문가인 쉬광위(徐光裕) 중국군비통제·군축협회 수석 고문은 “국익을 해외로 확장하면서 방위 전략이 ‘연안 방위’에서 ‘연안 및 외양 방어’로 이동했다”며 육군이 주로 감축되는 배경을 설명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와 “올 하반기에는 외교 일정도 많고…, 노동개혁도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는 ‘완행(緩行)’,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은 ‘급행(急行)’의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청와대는 한중 관계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발언에 따른 후속 조치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중국과 합의한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2+2(양측 외교부 국장급 인사와 국방부 부국장급 인사 참여) 외교안보 대화 △국책연구기관 합동전략대화 △정당 간 정책대화 등 4대 전략대화 채널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채널은 2013년 6월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신설됐지만 그해 11월 단 한 차례 서울에서 대화가 열렸을 뿐이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 논의에 동참하겠다고 한 발언의 진의 파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미동맹의 부담을 무릅쓰고도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중국이 일종의 ‘립 서비스’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 하지만 청와대는 철저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철저히 거품을 빼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 분위기는 우리와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지만 양국 정상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 논의했다거나 앞으로 양국 정부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해 중국 측이 밝힌 입장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중국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중국과 통일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통일이라는 것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고 주변국, 나아가 세계도 암묵적으로 이것은 좋은 일이라고 동의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에 주변국을 상대로 한 통일외교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10월 16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일외교를 재점화하고, 10월 말이나 11월 초로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일본과의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관계도 신중 모드다. 다만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속도를 낼 방침이다. 청와대는 최우선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을 올해 반드시 완수해야 경제활성화를 위한 총력전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부패 척결을 위한 사정 정국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외 순방 때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의 일정은 노동개혁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우경임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데 대해 일본 측이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항의하자 “유엔은 중립기구가 아니라 공평한 기구”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5일 관영 중국중앙(CC)TV와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반 총장은 “역사로부터 배우고 더욱 나은 미래를 기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시점에 내가 중국을 찾게 된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며 “내가 어떤 끔찍한 잘못을 보게 된다면 그것을 비판해야 하고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어떤 이들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이 중립기구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중립기구가 될 수 없다”며 “유엔은 공정 공평한 기구(impartial body)”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은 열병식 후 바로 떠난 다른 정상들과는 달리 6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에 머물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례적으로 길었던 반 총장의 중국 일정은 열병식 관람과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 발언 등으로 중국 내에서 높아진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첨단 신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 국방부 피터 쿡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왜 미국은 열병식을 통해 신무기를 선보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라며 “열병식은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현재의 중국군은 절대 미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깔고 얘기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미국의 힘, 우리 군대의 힘을 알고 있으며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가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우리의 능력이 어떻다는 것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열병식에 첨단 신무기들이 등장한 것에 대해선 “놀랄 일이 아니며, 예측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 열병식과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병력 30만 명 감축을 선언하고 과거에 당한 것을 다른 국가에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주변국들이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시 주석의 부드러운 외교적 언어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과시 속에 숨은 깊은 뜻을 가릴 수는 없다”며 “주변국들이 중국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6년 만에 진행된 이번 열병식은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중국의 비타협적인 자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갈등 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중국의 열병식을 ‘일본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진핑 정권이 ‘항일’ 열병식을 열고 역사문제와 힘을 통한 위협으로 일본을 흔들려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열병식은 미국과 일본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유사시 개입하면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선 “미국의 동맹이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돌출행동이며 유감”이라고 각을 세웠다. 산케이신문은 열병식을 ‘중국 반일 외교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으며 중국을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아냥거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에 행사가 반일적인 것이 아니라 일중 화해의 요소를 포함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그런 요소를 볼 수 없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중국이 국력을 총결집해 치른 3일 전승절 열병식을 놓고 많은 뒷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열병 부대를 사열하면서 탑승한 ‘훙치(紅旗)’ 무개차는 번호판이 국가 휘장으로 가려져 있었다. 번호판이 아닌 국가 휘장을 달고 사열한 지도자는 시 주석이 처음이다. 또 휘장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탄 차에 붙은 번호판은 ‘VA 01945’였다. ‘1945’는 중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해, V는 ‘중앙군사위원회’를 나타낸다. 시 주석의 바로 뒤에 따라 온 차는 ‘VA 02015’로 전승 70년이 되는 해를 나타낸다. 시 주석이 열병을 마치고 톈안먼(天安門) 성루로 돌아갈 때 왼손으로 경례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놓고 “시 주석이 왼손잡이라서 실수한 것”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떠돌았다. 노자 ‘도덕경’에 ‘길한 것은 좌측, 흉한 것은 우측’이라는 구절과 관련 있다는 ‘그럴 듯한’ 해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관영 런민(人民)일보는 “자세히 보면 경례가 아니고 손 흔들어 인사한 것”이라며 ‘왼손 경례설’을 일축했다.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인기 3종 중 하나인 스텔스 무인 정찰기 BZK-005는 2013년 9월 동중국해상의 일본 방공식별구역(ADIZ)에서의 정찰 임무를 수행한 기종으로 밝혀졌다. 중국이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속한 동중국해 정찰 임무에 투입한 무인기를 열병식에 등장시킨 것은 대일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열병식 사회자는 베이징 시 서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맡아 개막과 폐막 선언 등 행사를 진행했다. 난팡두스(南方都市)보는 “이번 열병식은 항일전쟁 노병과 항일 영웅, 각국의 외빈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가 차원’의 행사여서 중국 지도부는 리 총리가 사회를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열병식이 시작되자 하늘에는 길이 9m, 폭 6m의 대형 오성홍기와 길이 7.5m, 폭 6m 대형 인민해방군기가 시속 180km로 비행한 즈(直)-8과 즈-10 헬기에 매달려 하늘을 가르는 모습이 연출됐다. 거대한 깃발은 대형 태풍 이상의 압력을 받아 찢어져 버린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중국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에 귀환 우주선을 매달았던 낙하산과 같은 특수 재료로 국기와 군기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번 열병식에 들어간 비용도 천문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4일 행사 비용과 공장 가동중단, 상가 영업정지 비용 등을 합쳐 모두 215억 위안(약 3조9700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보도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3일 열병식에서 톈안먼(天安門) 성루의 좌석 배치는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으며 현재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중-러 세 정상이 성루 중심에 나란히 선 것 자체가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반면 중국의 전통적 혈맹인 북한 대표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시 주석을 기준으로 성루 오른쪽 맨 끝에 자리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는 그의 모습이 비치지도 않았다. 60여 년 전 김일성 북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성루에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지켜보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이날 박 대통령의 위치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4번이나 바뀌어 눈길을 끌었다. 우선 박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영접 나온 시 주석 내외와 기념 촬영을 할 때에는 시 주석 오른쪽에 섰다. 이어 정상들 및 외빈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사이에 두고 시 주석 왼쪽에 섰다. 시 주석 오른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섰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후 성루로 이동할 때에는 시 주석 왼쪽에서 시 주석 및 다른 정상들과 나란히 계단을 올랐다. 시 주석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섰다. 성루에 오르자 위치가 또 바뀌었다. 당초 시 주석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톈안먼 광장을 바라보는 시 주석 왼쪽으로 중국 측 고위 인사들이 자리했고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시 주석과 나란히 선 것이다. 전날 시 주석 내외가 주최한 환영 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시 주석, 푸틴 대통령, 박 대통령 순으로 배치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 시 주석 내외의 영접을 받을 때 악수만 하고 기념촬영을 한 다른 정상들과 달리, 환한 웃음으로 내외와 간단한 대화를 나눈 것은 물론 성루에 오른 후에도 시 주석의 자리 안내를 받는 등 특별한 예우가 느껴졌다. 박 대통령 위치가 계속 바뀐 것도 중국이 박 대통령에게 각별한 예우를 하면서도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같이 고려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올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했을 때에도 푸틴 대통령 옆에 섰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자리를 내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좋은 좌석에 앉아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았다. TV 화면에는 이따금 시 주석에게 가까이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비쳤다. 중-러의 전략적 경제적 협력 관계가 ‘역사적으로 최고 밀월기’에 달했음을 세계에 과시하는 것으로 읽혀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당초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원로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3대에 걸친 전현직 지도자들이 나란히 선 것은 내부 단합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장 전 주석은 톈안먼 성루 중앙의 시 주석 바로 왼쪽 첫 번째에 앉았고 그 옆에 후 전 주석이 자리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최근 부패연루설 등 부정적인 소문이 나돌기도 했던 장 전 주석이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참석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시 주석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등 상무위원급 최고지도부와 마카이(馬凱) 부총리,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서기,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등 정치국원들도 참석했다. 중병설이 나돌았던 리펑(李鵬) 전 총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몸을 가누는 데 힘겨워 보이기도 했다. 보쉰은 그가 강심제 주사를 맞고 가까스로 성루에 올랐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이 대기했다고 전했다. 펑 여사는 기념사진 촬영만 하고 성루에 오르지 않았는데 과거 14차례 중국 열병식에서 최고지도자 부인이 함께 성루에 오른 전례가 없어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톈안먼 성루 ::길이 66m, 폭 37m로 60개의 각기 다른 굵기의 기둥으로 받쳐진 2층 지붕 구조. ‘톈안먼’은 명청시대 황성의 정문으로 원래는 ‘청톈먼(承天門)’이었으나 1651년 청나라 순치제 때 재건하며 이름을 바꿨다. 하늘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평안하게 다스리라는 명을 받았다(受命于天 安邦治民)’는 뜻을 갖고 있다. 왕조시대 백성은 이 문을 통해 궁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졌으나 1987년 전면 개방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3일 전승절 기념식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시종일관 ‘평화’를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와중에 대규모 ‘군사굴기’ 쇼를 한다는 일부의 우려를 의식적으로 담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세계를 ‘다모클레스의 칼’에 비유하면서 “이 칼이 인류의 머리 위에 걸려 있다”고 말한 것도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며 새롭게 보유한 중국 첨단 군사력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시 주석은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은 정의와 사악, 광명과 암흑, 진보와 반동의 대(大)결전이었다. 중국은 일본군국주의 침략자를 철저히 패배시켰다”고 강조해 반일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열병식은 ‘평화’를 내건 시 주석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전략핵미사일 등 첨단 무기가 총동원되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11개 국가에서 온 군대, 1만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27개 장비부대는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 500여 개 무기·장비를 선보였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다탄두(MI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B’는 나오지 않았지만 60여 년 전 6·25전쟁 때만 해도 적에게서 빼앗은 무기들로 전쟁을 치렀던 중국이 최첨단 무기를 생산하는 군사 강국이 되었음을 당당하게 선포하는 자리였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무기들은 84%가 중국산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둥펑(東風·DF)-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 기였다. 31A는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고체 연료를 쓰기 때문에 사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둥펑-21D(사거리 900∼1500km), 둥펑-26(사거리 3000∼4000km)은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ASBM이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위성, 지상레이더, 무인기 등 정찰 자산을 동원해 항공모함을 포착하기 위한 정보를 융합해야 하는데 둥펑-21D와 둥펑-26을 공개했다는 것은 중국이 종합적인 ASBM 운용 능력을 갖췄다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둥펑-26은 미군 전략기지가 있는 태평양의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거리 1000km의 중거리 미사일 둥펑-16도 등장했다. 또 항모 탑재 전투기 젠(J)-15와 중국이 개발 중인 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초음속 대함미사일 등도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받았으며 일본과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을 뚫을 초음속 미사일도 공개됐다. YJ-12는 러시아제 Kh-31 크립톤과 유사한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다. 마하 2.5의 속도로 250km를 날아갈 수 있다. 중국의 H-6 폭격기와 J-11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가 3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YJ-62는 중국 해군의 052C급 구축함에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거리 1만1200km 둥펑-31B와 함께 사거리 1만4000∼1만5000km인 둥펑-41, 스텔스 전투기 J-20/31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치는 일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국 BBC방송은 3일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호화로운 퍼레이드로 자국의 군사력을 공개했다”며 “중국이 최근 이뤄 낸 국제사회에서의 성취를 과시하는 것이자 특히 군사력을 거창하게 보여 주려고 기획한 행사”라고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성공적인 열병식 개최로 국민 단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정부가 전 국민을 단결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을 안팎으로 확인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다모클레스의 칼’ ::기원전 4세기 고대 이탈리아 왕 디오니시우스 1세가 왕의 권력을 부러워하는 신하 다모클레스를 초대해 천장에서 한 가닥의 실에 묶인 칼이 겨냥하고 있는 자리에 앉힌 데서 유래한다. ‘매우 절박한 위험’을 상징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은 대규모 ‘군사 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쇼였다. 또 미국과 일본의 대중(對中) 포위망 구축 시도에 대한 반격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도 보여주었다. ‘진입’ ‘행진’ ‘열병’ ‘분열’ ‘해산’ 등 5단계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는 약 100분 정도 진행됐으며 상공에는 첨단 군용기들의 화려한 에어쇼도 펼쳐졌다. 오전 10시 정각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회 선언에 따라 축포로 시작된 시작된 이날 열병식에는 다양한 숫자 상징이 등장했다. 56문 축포는 중국 내 ‘56개 민족’을 ‘70’은 ‘전승 70주년’을 상징하며 56문 중 28문이 동시에 포를 발사한 것은 1921년 공산당 창당이후 1949년 신 중국 건국까지 28년이 걸렸다는 것을 암시한다. 200명의 호위 부대원들이 국기 게양대까지 ‘121보’의 정식 걸음(무릎을 굽히지 않는 큰 걸음)‘으로 간 것도 200은 시진핑 지도부가 제시한 ’양대 100년‘의 목표를 의미하며 121은 ’갑오전쟁(청일전쟁의 중국식 표현)‘이 터진 1894년을 기점으로 올해(2015년)까지의 햇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항일 역사가 그만큼 길다는 것을 과시하는 숫자이다. 10여분에 걸친 연설을 마친 시진핑 주석이 망루에서 내려가 중국산 훙치(紅旗) 무개차를 타고 사열하는 모습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시 주석이 “동지들 수고한다” 외칠 때마다 군인들은 “수장(首長·군최고통수권자) 안녕하십니까”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爲人民服務)” 등을 외쳤다. 시 주석이 다시 망루에 오르고 리 총리가 “분열(分列·부대가 대형을 갖추어 행진하면서 경례하는 의식)시작하라”고 선언하자 하늘에서 오성홍기를 펼친 헬기가 선도하고, 20대의 헬기가 ’7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하며 날았다. 분열은 ’국공 합작‘ 노병으로 구성된 2개 방진(方陣·병사들을 사각형으로 배치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90세였으며 최고령자는 100여 차례나 항일전쟁에 참전했던 102세의 천팅루이(陳廷儒) 옹이었다. 중국 열병식에 처음 참가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등 17개국 군대도 17개의 방진을 구성해 행진했다. 분열이 끝나자 수만 마리의 비둘기가 광장 하늘을 날고 7만개의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행사는 끝났다. 러시아 몽골 등 11개국 병력이 분열식에 참여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14개국 참관단도 지켜봤다. 톈안먼 좌우로는 시민 1만9000명과 화교 등 해외 초청인사 1779명 등 수만 명이 새벽 4, 5시경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역사적인 행사를 지켜보았다. 이날 행사는 관영 중앙(CC)TV와 신화망, 런민(人民)망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올 10월 말이나 11월 초 한국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3국 정상회의 중국 측 참석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이날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박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하반기 동북아 외교 지형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기로 한 9·19공동성명과 북한의 핵개발 및 탄도 미사일 실험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두 정상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북한에 대해 노동당 창건일(다음 달 10일)을 전후해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患難之交)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다”며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역사적으로 한중 양국 국민은 식민 침략에 항쟁하고 민족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단결하고 서로를 도와 왔다”며 “한중 각 분야의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게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시 주석도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 간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에 참석한다. 일본 정부도 한중일 정상회의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외교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월 24일이나 31일 중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때 한일 정상회담도 열리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구자룡 특파원 / 도쿄=장원재 특파원}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병식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관영 중앙(CC)TV 등은 1일부터 종합 오락 방송을 중단하고 열병 부대의 최종 훈련 장면을 매시간 내보내고 항일 전쟁 프로그램을 집중 방영했다. 대형 빌딩과 육교, 버스 정류장에는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위대한 승리’ 등의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 베이징 도심은 사실상 계엄 상황이 펼쳐지면서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령 도시’가 됐다고 표현했다. 열병식으로 중심가 등에 대한 통제가 강도 높게 이어지는 데다 일반 서민들은 열병식 행사장에 참석이 배제되자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번 행사 곳곳에서는 ‘항일’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상징들이 등장한다. 우선 열병식에 공산당 팔로군에서 항일전쟁에 합류했던 일본인 노병으로 올해 96세인 고바야시 간초(小林寬澄) 씨가 참가한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1940년 징집돼 중국에 파병된 뒤 팔로군의 포로로 붙잡힌 상황에서 공산당에 전향해 대일 항전에 나섰던 인물이다. 또 일본의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종전 후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일본 총리의 얼굴을 본뜬 아이스크림까지 등장했다. 상하이(上海)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이시즌(Iceason)’에서 내놓은 ‘도조 히데키 3D 프린팅 아이스바’는 대머리에 콧수염이 있고 안경을 쓴 도조의 생전 모습을 꼭 빼닮았다. 광고 포스터에도 ‘9월 3일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일’ ‘만인이 함께 도조 히데키를 먹자’는 문구 등을 넣어 반일정서를 겨냥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열병식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6가지 의미를 설명하면서 미국에 대해 “중국이 세계 군사 무대에 등장했으며 최악의 경우 국가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질서 수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에 의한 중국 견제, 일본이 평화헌법을 수정해 정상 국가로 움직이면서 미국의 중국 견제를 지지하는 것에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반일’에 나섰다. 그는 3일 열병식 참가를 앞두고 중-러 양국 관영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에 도쿄 전범 재판 등 2차 대전의 결과를 뒤집으려는 국가가 있다”며 일본을 맹비난했다. 이어 “소련과 중국은 나치주의와 일본 군국주의에 저항하고 반격한 맹우(盟友)”라며 “(양국은) 침략자의 공격을 받았으나 결국에는 승리해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일 열병식에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참가한다고 전했다. 두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30일 건국 65주년 국경절 만찬에도 나란히 참석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자리를 함께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3일 열리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사진) 여사가 톈안먼 망루에 오를 수도 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만약 펑 여사가 참석한다면 중국 최고 지도자 부인으로서는 처음이다. CCTV는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열병식 시간표와 세부 일정을 공개하면서 펑 여사가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시 주석과 펑 여사는 각국 정상 및 외빈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망루에 올라 10시에 시작되는 열병식을 참관한다. 펑 여사가 망루에 오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서는 자리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당초 시 주석 오른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고 박 대통령이 왼쪽에 서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펑 여사가 함께 설 경우 시 주석 바로 왼쪽에 펑 여사, 그 옆에 박 대통령이 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후 기념촬영에서도 펑 여사가 시 주석 바로 왼쪽에 섰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하루 앞둔 2일부터 3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 시내 중심 지역에 ‘전승절 계엄’이 실시된다. ‘계엄’은 교통통제와 특정 지역 출입통제, 안전검사 강화, 비행물체 띄우기 금지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열병식 행렬이 지나갈 창안제(長安街) 도로변 공공기관과 회사 중 일부는 1일부터 출입금지에 들어갔으며 2일과 3일은 출입이 전면 금지된다. 따라서 일부 업체는 미리 직원을 출근시킨 후 숙식하며 회사 업무를 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전 지역의 일부 직장은 2일부터 휴무에 들어가고 3일부터 5일까지는 전국이 사흘간 ‘전승절 70주년 휴무’에 들어간다. 2일 오후 10시부터 3일 오후 1시까지는 창안제 밑을 달리는 지하철 1호선이 운행을 중단하고 역시 2일부터 3일까지 베이징 시내버스 260개 노선이 우회 운행이나 정차 금지 등 조정 운영된다. 전철도 10개 노선이 무정차 통과 등 운행이 조정된다. 톈안먼(天安門) 광장 주변에 무장경찰이 증강 배치되고 주요 전철역의 안전검사가 강화된 가운데 베이징 시 전역에는 약 100만 명의 빨간 모자와 완장을 착용한 자원봉사 보안요원이 배치돼 아파트 단지나 거리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축제 분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 시 전역에는 1일부터 5일까지 오성홍기가 게양되며, 2일부터 5일까지는 경관 조명을 실시한다. 2일과 3일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는 ‘중요 축제일’ 수준으로 경관 조명이 실시된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베이징 시 퉁저우(通州)의 오성홍기 제작업체 관계자는 “전승절 열병식에 10월 1일 국경절까지 이어져 오성홍기 판매가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열병식이 진행될 톈안먼 망루 앞에서는 2일에도 청소차가 물을 뿌리며 바닥 청소를 했다. 행사 당일인 3일에는 물청소차 22대가 오전 8시부터 창안제뿐 아니라 중심가 58개 도로 314km 구간에 걸쳐 바닥 물청소를 한다. 한 관계자는 “열병식 때 장병들이 거리에서 행진을 해도 먼지가 일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를 앞둔 지난달 31일과 1일 연속 비가 내려 ‘인공 강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공 강우’는 행사 당일 비가 내리지 못하도록 미리 하늘에 있는 구름에서 비가 내리게 하는 것으로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때도 시행된 바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31일 중국의 인터넷 매체 ‘관찰자망’이 사전 입수한 자료라며 열병식에 참가하는 모든 부대의 순서와 장비 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의 최대 관심 사항 중 하나인 중국군의 최첨단 무기 일부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핵미사일로는 둥펑(東風)-31A와 둥펑-5B만 선보이고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41(사거리 1만5000km)이 빠졌다.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 전투기도 J-20이나 J-31 등 첨단 기종은 빠졌다. 그 대신 작전 반경 1000km로 중국 첫 항모인 랴오닝 함에 탑재된 것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함재기 J-15기 5대가 첫선을 보인다. 이처럼 첨단 무기들이 대거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이번 열병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중국 군사력=위협’으로 여기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중국 정부가 ‘수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오전 10시 시작되는 열병식은 군인 200명이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막을 연다. 이들은 정식 걸음(무릎을 굽히지 않고 크게 걷는 걸음) 121보를 걸은 후 게양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1894년 청일 전쟁 이후 현재까지의 시간을 알리는 것으로 일본과의 항일은 청일전쟁부터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 열병식 행렬은 공산당과 국민당 노병들로 구성된 부대가 무개차를 타고 처음 등장해 항일 투쟁에서의 ‘국공 합작’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