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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활발히 ‘뛰는 야구’를 하고 있는 팀은 한화다. 1일 현재 한화의 경기당 도루 시도는 1.50개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전체 8위를 했던 지난해 기록(경기당 0.76개)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도루 시도가 늘었다. 도루 성공 역시 10회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한 경기 4도루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대주자 카드도 롯데(11회)에 이어 공동 2위(9회)다. 이같이 ‘발 빨라진’ 변화의 중심에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생 심우준(30·사진)이 있다. KT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20년 35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심우준은 현재 시즌 3도루로 삼성 김지찬(24), LG 신민재(29)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공률도 100%를 자랑한다. 이 밖에 외국인 선수 플로리얼(28), 대주자 요원 이원석(26) 등도 적극 도루에 가담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자랑이었던 한화는 전통적으로 주루 플레이보단 장타를 강조해 왔다. 2010년 이후 한화가 팀 도루 1위를 한 건 2018년 단 한 차례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2018년 당시 뛰는 야구를 강조했던 한용덕 전 감독은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끌어올렸다. 현재 한화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경문 감독 역시 ‘뛰는 야구’를 선호한다. 두산 감독 시절에는 ‘두산 육상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적도 있다. 올해 한화는 최하위(타율 0.169)에 처져 있는 타선 부진의 해결책을 주루 플레이에서 찾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4연패를 탈출한 지난달 28일 KIA전(7-2 승리)에서도 도루 하나가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7회초까지 0-2로 뒤지고 있던 한화는 7회말 김태연의 솔로 홈런 뒤 대주자로 나선 이원석이 2루를 훔치며 상대 투수를 흔들었고, 이후 3연속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등에 힘입어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전날까지 0.129였던 팀 타율도 이후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안방으로 사용하는 신축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뛰는 야구’로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선수들이 “확실히 내야에서 타구 속도가 빠르다”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 주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더해지면 상대 내야진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일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는 야구’를 하고 있는 건 한화다.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 리그에 벌어지고 있다.올 시즌 한화의 경기 당 도루 시도는 1.50개로 10개 구단 중 최다다. 지난해 전체 8위를 했던 한화의 기록(경기당 0.76개)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시도가 늘었다. 도루 성공 역시 10회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하루에 4도루를 성공하기도 했다. 대주자 카드도 롯데(11회)에 이어 LG와 함께 공동 2위(9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같이 ‘발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생 심우준(30)이 있다. 2020년 35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심우준은 현재 시즌 3도루로 삼성 김지찬(24), LG 신민재(29)와 함께 도루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공률도 100%를 자랑한다. 이밖에 외국인 선수 플로리얼(28), 대주자 이원석(26) 등도 적극 도루에 가담하고 있다. 2도루를 기록 중인 이원석은 누상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팀 타율 1할 대(0.169) 최하위 부진의 실마리를 주루 플레이에서 찾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4연패를 탈출한 지난달 28일 KIA전(7-2 승리)에서도 도루 하나가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7회초까지 0-2로 뒤지고 있던 한화는 7회말 김태연의 추격 솔로홈런 뒤 대주자로 나선 이원석이 2루를 훔치며 상대 투수를 흔들었고, 이후 3연속 볼넷과 몸 맞는 공 등에 힘입어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전날까지 0.129였던 팀 타율도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다이너마이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한화는 전통적으로 주루 플레이보단 장타를 강조해왔다. 2010년 이후 한화가 팀 도루 1위를 한 건 2018년 단 한 차례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8년 당시 뛰는 야구를 강조했던 한용덕 감독은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부터 안방으로 사용하는 신축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가 ‘뛰는 야구’로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도 주목할 만하다. 선수, 감독들이 “확실히 내야에서 타구 속도가 빠르다”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 한화 주자의 적극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질 경우 자칫 상대 내야진이 흔들릴 수도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LG는 지난달 22일 개막 후 7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팀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이다. LG가 2, 3일 KT에 이어 4일 KIA까지 잡아내면 2003년 삼성, 2022년 SSG와 함께 개막 최다인 10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올 시즌 LG가 지는 법을 잊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높아진 마운드다. 31일 현재 LG의 평균자책점은 1.8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2003년 삼성(2.70), 2022년 SSG(1.88)의 개막 10연승 시점과 비교해 봐도 경기력이 좋다. 올 시즌 LG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86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이 되지 않는다. LG를 상대하는 팀 타자들은 이닝당 평균 1명도 1루를 밟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5명의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내고 있다. 7승 중 선발승만 5승이다. 내용도 좋다. 현재 LG의 선발투수들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평균 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들이 평균 7회 2아웃까지 경기를 책임지면서 불펜 운영도 한결 여유로워졌다.특히 토종 선발들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2선발을 맡고 있는 손주영(27)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하면서 2승을 챙겼다. 4선발 임찬규(33)는 지난달 26일 한화전에서 2011년 프로 데뷔 후 14년 만에 첫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전까지 선발 등판이 한 번도 없었던 5선발 송승기(23)도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깜짝 활약을 펼쳤다. 원래 강했던 타선도 건재하다. 이날 현재 팀 타율이 0.303에 이른다. 10개 팀 중 3위다. 2003년 10연승까지의 삼성(0.31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22년 SSG(0.270)에는 크게 앞선다. 2003년은 삼성 이승엽(49·현 두산 감독)이 당시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56개)을 날린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지난해 중반부터 4번타자를 맡고 있는 문보경(25)은 타율 0.375에 4홈런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KIA 위즈덤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다. 이 밖에 송찬의(타율 0.364), 박동원(0.348), 오스틴(0.333) 등도 3할대 타율로 활약 중이다.개막 10연승을 달린 2003년 삼성과 2022년 SSG는 마지막에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삼성은 그해 정규시즌 3위를 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반면, SSG는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1위)’를 달성했다. LG의 초반 신바람은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안방구장(창원NC파크)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이 이틀 만에 숨졌다. 3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LG와 NC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후 5시 17분경 경남 창원 창원NC파크 3루 측 매점 부근 벽면에 붙어 있던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이 머리를 다쳐 같은 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이틀 만인 31일 오전 11시 15분경 사망했다. 그의 10대 여동생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수사 중이다. 떨어진 구조물은 길이 2.6m, 폭 40cm의 외장 마감 자재인 알루미늄 ‘루버’로 지상에서 약 17.5m 높이에 설치돼 있었다. 무게는 약 60kg이다. 떨어질 당시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해 관중을 덮쳤다. 구단은 강풍이 구조물 추락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등에 대해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부검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을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에는 모든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창원NC파크에서 무관중으로 열릴 예정이던 SSG와 NC의 3연전도 연기한다. 2일부터 재개되는 경기는 시작 전 묵념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되며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 이후 NC의 대응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사고 당일 다른 관중은 구조물이 떨어져 사람이 다쳤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NC 측도 이를 관중에게 알리지 않았다. NC 구단은 “사고 내용을 알렸다가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고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구단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실 라스트댄스를 너무 많이 해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조만간 정말 끝납니다.”어쩌면 배구 인생에 있어 마지막에서 세 번째일지도 모르는 경기. ‘배구여제’ 김연경은 여전히 김연경 다웠다.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1차전을 승리로 이끈 김연경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국가대표 은퇴도 하고 여러 번 은퇴 이슈가 있었다. 정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긴 하지만 크게 의미를 두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5차전까지 갈 생각은 없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왜 그러세요. 죄송하지만 3차전에 끝내겠다. 3차전 다음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기자회견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신의 경기를 보러 온 타 팀 동료들에 대해서는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너무 좋은 자리를 준 것 아니냐”고는 “사실 시즌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팀 챔프전 경기를 보러 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와줘서 고맙다”고는 채찍과 당근을 건넸다. 2세트 승부처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교체투입돼 두 차례 서브 에이스를 성공한 최은지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중요한 상황에서 큰 플레이를 해줬다”면서도 “두 번째 (서브 에이스) 세리머니는 (벤치나 웜업존이 아닌) 우리에게 왔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너무 업돼 있다”고 애정 섞인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물론 승부 앞에선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김연경은 “(챔프전을 앞두고) 쉬는 동안 몸 관리를 차근차근 잘 했다. 상대 라인업이나 약점, 장점 등을 보고 준비한 것들이 경기 과정에서 잘 나왔다. 다음 시합에서도 서브 공략이 중요할 것 같다”고 남은 시리즈 전망을 내놨다. 김연경은 이날 팀 최다인 16득점을 해냈다. 무릎 상태에 대해서는 “리그를 겪으며 선수들이 다 겪는 정도다. (경기 출장엔) 지장이 없다”고 답했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라스트 댄스’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챔피언 트로피에 한 걸음 다가섰다.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이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1차전을 따냈다.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1차전에서 3-0(25-21, 25-22,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챔프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이날 11일 만에 실전에 나섰다. 휴식을 취할 시간은 있었지만 그동안 떨어진 경기 감각을 되찾느냐가 관건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규리그가 끝나고 챔프전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다. (공백으로) 시작은 어렵겠지만 우리 팀의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따내며 1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감독으로 처음 챔프전에 와서 감회가 새롭다.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부상으로 빠진 노란의 빈 자리를 어떻게 매울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정관장은 인날 최효서, 박혜민 더블 리베로 체제를 택했다. 1세트에는 기선을 잡기 위한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16-16까지 동점 상황이 반복되던 가운데 투트쿠의 서브 때 정윤주의 연속 공격 등이 성공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교체로 들어간 박수연이 부키리치의 리시브를 흔들며 서브 득점에 성공하자 분위기가 흥국생명으로 넘어갔다. 20점대까지 단 2차례만 공격에 가담했던 김연경은 20점 이후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하며 안방 팬들의 응원 열기를 끓어 올렸다. 정관장 메가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1세트가 끝났다. 1세트 김연경의 공격 시도는 단 5번뿐이었다. 정관장은 다만 블로킹에서 3-1로 앞섰다. 2세트 분위기는 정관장이 잡아나갔다. 메가의 공격 등에 힘입어 16-12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2세트의 주인공은 흥국생명의 원 포인트 서버 최은지였다. 17-18 상황에서 피치를 대신해 엔드라인에 선 최은지는 정관장 최효서의 리시브를 흔들며 서브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최은지의 서브쇼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최은지는 이후 추가로 한 차례 서브 득점을 하는 등 총 5차례 연속 서브를 넣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흥국생명은 투트쿠의 득점으로 2세트마저 가져왔다. 승기를 잡은 흥국생명은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3세트는 김연경의 쇼였다. 2세트까지 9득점을 했던 김연경은 3세트 들어서만 7득점했다. 이날 첫 서브 에이스와 후위 공격 득점도 3세트 들어 나왔다. 김연경은 이날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60.87%를 기록하며 팀 최다인 16득점을 올렸다. 2세트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정관장은 3세트 들어 공격에서도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5821명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1차전을 거머쥔 흥국생명은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 남은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물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역대 18번의 여자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10차례로 55.5%다. 1차전 선취효과가 높지 않은 편이다. 앞서 흥국생명은 2년 전인 2022~2023시즌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프전에서도 1,2차전을 먼저 따내고도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LG가 개막 7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팀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쓰며 선두 자리도 지키고 있다. 1일 수원에서 시작하는 KT와의 주중 3연전마저 쓸어 담으면 2003년 삼성, 2022년 SSG와 함께 개막 최다 10연승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KT는 현재 4승 1무 3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LG가 지는 법을 잊은 이유는 높은 마운드 때문이다. 31일 현재 LG의 평균자책점은 1.8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10연승 기준 2003년 삼성(2.70)은 물론 2022년 SSG(1.88)과 비교해도 더 좋은 승부를 펼치고 있다. 2022년은 SSG 에이스 김광현(37)이 평균자책점 커리어하이(2.13)를 기록했던 시즌이다. 올 시즌 LG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6으로 채 1이 안 된다.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이닝당 평균 1명도 채 1루를 밟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한 5명의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100% 이상 해주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7승 중 선발승만 5승이다. 내용도 좋다. 현재 LG의 선발투수들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평균 6과 3분의2이닝에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평균 7회 2아웃까지 경기를 책임지면서 불펜의 과부하도 방지되고 있다. 토종 선발들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2선발을 맡은 손주영(27)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하면서 2승을 챙겼다. 4선발 임찬규(33)는 지난달 26일 한화전에서 2011년 프로데뷔 후 14년 만에 첫 완봉승을 거뒀다. 올해 전까지 선발 등판이 한 번도 없었던 5선발 송승기(23)도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염경엽 LG 감독도 “팀원과 팬들에게 희망을 주는 투구였다”며 송승기의 호투에 대해 칭찬했다.마운드 못지않게 타선도 팀 타율 0.303으로 승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3위다. 10연승 당시 2003년 삼성(0.31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22년 SSG(0.270)에 비해 크게 앞선다. 2003년은 삼성 이승엽(49·현 두산 감독)이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56개)을 날린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 당시 개막 10경기에선 마해영(55)이 타율 0.439에 5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LG 4번타자 문보경(25)도 타율 0.375에 4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오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송찬의(타율 0.364), 박동원(0.348), 오스틴(0.333)도 3할 대 타율로 활약 중이다.개막 10연승을 달린 2003년 삼성과 2022년 SSG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삼성은 그해 정규시즌 3위를 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반면, SSG는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1위)’를 달성했다. LG의 신바람은 어느 방향으로 향할까.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가 한화를 5-3으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88홈런을 때린 거포 내야수 위즈덤이었다. 30일 2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한 그는 동점 솔로홈런 포함 2타점 경기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절대 1강’으로 꼽힌 KIA는 시즌 초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3루수 김도영이 22일 개막전에서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유격수 박찬호마저 25일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 내야수의 절반이 빠졌다. KIA의 강점이던 불펜마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최근 4경기 연속 역전패를 허용했다. KIA는 이날도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에게 5회까지 1-2로 끌려갔다. 6회초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건 위즈덤이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위즈덤은 류현진을 상대로 1볼 상황에서 시속 131km 커터(컷패스트볼)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위즈덤은 시즌 4호로 LG 문보경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분위기를 탄 KIA 타선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인 7회초 김선빈, 김규성이 각각 적시 2루타를 치며 4-2까지 달아났다. 여기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위즈덤이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쐐기 적시타를 추가했다.류현진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고도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5일 LG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부산에선 KT와 롯데가 4-4로 비기며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2회까지 운영하던 연장전을 올해 11회로 줄이기로 한 뒤 처음 나온 무승부다. 연장 10회까지 3-3으로 맞서던 KT는 11회초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앞섰지만, 롯데가 11회말 2사 3루에서 한태양의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고척에선 SSG가 키움에 8-2로 승리했다. 7회말까지 2-1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SSG는 8회초에만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등으로 4연속 밀어내기 득점을 하며 대거 6점을 뽑아냈다. 키움의 연승 행진은 4에서 끝났다. 삼성은 잠실에서 불펜진의 효과적인 계투를 앞세워 두산을 3-2로 꺾었다. 외국인 투수 레예스가 5이닝 2실점을 하고 물러난 후 6회부터 배찬승, 이재희, 임창민, 김재윤이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2연패를 당한 두산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선두 LG는 앞서 29일 NC와의 창원 방문경기에서 14-4 대승을 거두며 구단 개막 후 최다 7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추락 사고로 두 팀의 30일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LG는 다음 달 1∼3일 수원에서 열리는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2003년 삼성, 2022년 SSG가 달성한 개막 10연승 기록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NC의 안방구장인 경남 창원의 창원NC파크에서 구장 벽면에 붙어 있던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머리를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30일 NC 구단에 따르면 LG와 NC의 경기가 열린 29일 오후 5시 20분경 창원NC파크 3루 측 매점 부근 벽면에 붙어 있던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A 씨가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있고, 10대 B 씨는 쇄골이 골절돼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여성은 자매다. 나머지 한 명은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물은 길이 2.6m, 폭 0.4m 크기의 외장 마감 자재인 알루미늄 ‘루버’로 약 3, 4층 높이에서 떨어졌다. 2019년 개장한 창원NC파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수준의 최신식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3년 초 창원시설공단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후 구장에서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794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사고 여파로 30일 오후 2시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NC의 경기는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과 구단 관계자들은 창원을 제외하고 이날 경기가 열린 전국 4개 구장(서울 잠실, 고척, 대전, 부산 사직)의 각종 구조물과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부상 관중의 쾌유를 기원하며 이날 각 구장에서는 응원을 최소화해 진행했다. 사고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4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SSG와 NC의 경기는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NC 측은 “피해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한국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도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과 달리 국내 여자 야구 선수들은 여전히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에이스 김라경(25)도 예외는 아니다. 3년 전 토미존(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도 야구공을 던지기 위해 다시 일본 무대를 두드리는 김라경의 도전기를 소개한다. “차라리 인대가 한 번 더 끊어져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달 경기 남양주의 한 야구장에서 만난 김라경은 웃는 표정으로 이처럼 ‘살벌한’ 이야기를 했다. 오른쪽 팔꿈치에는 3년 전 받은 수술 자국이 선명했다. 김라경은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이번 수술이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김라경은 이튿날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산하 실업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세이부)’에 입단하기 위해서다. 일본 실업팀들에 직접 제작한 훈련 영상을 보내고 화상 면접 등을 거쳐 세이부 유니폼을 입게 된 김라경은 29번을 달고 투수로 뛴다. 김라경이 일본 무대를 노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라경은 앞서 2022년 6월에도 실업팀 아사히 트러스트에 입단했다. 그러나 김라경은 일본 입국 뒤 닷새 만에 치른 첫 연습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하던 중 팔꿈치에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경기에 들어갔지만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강판됐다. 김라경은 “공을 던지는데 옷이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하루빨리 자리 잡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뼈가 부러졌지만 인대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는 재활을 시작했다. 복귀를 앞당기고 싶은 마음에 팔에 깁스를 한 채로 고강도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다쳤던 뼈가 붙고, 근육량이 회복돼도 팔의 통증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4개월 뒤 한국에 들어와 다시 병원을 찾은 김라경은 인대가 끊어졌다는 진단에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선수 생명의 위기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김라경의 사연을 접한 이제형 청담리온정형외과 원장(프로야구 두산 팀 닥터)이 무상으로 수술을 집도했다. 류현진(한화)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절 개인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했던 김병곤 스포츠의학 박사도 김라경의 재활을 돕기 위해 나섰다. 다시 마운드에 선 김라경은 현재 최고 시속 110km 후반대로 이전 구속을 거의 회복했다. 투구 폼도 정통 오버핸드에서 오버핸드와 스리쿼터 중간 정도로 손봤다. 오른팔 통증으로 왼손타석에서도 타격을 하는 연습을 하면서 스위치히터로도 변신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투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라경의 야구 인생은 곧 투쟁의 역사였다. 김라경은 7세 터울의 오빠(전 한화 투수 김병근)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리틀야구 무대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중학생이 되면서 뛸 곳이 없어지자 여자 선수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리틀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명 ‘김라경 룰’이 제정됐다. 재수 끝에 2020년 서울대에 입학해서는 야구부에 들어가 한국대학야구연맹 사상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다. 2021년에는 여자 야구 후배들을 모아 ‘JDB(저스트 두 베이스볼)’라는 팀을 직접 창단하기도 했다. JDB는 재정 문제 등으로 1년 만에 해산됐다. 일본에서의 도전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실업팀에 소속돼 있다 보니 평일에는 구단에서 연결해 준 일자리에서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한다. 4월부터 유소년 야구교실, 일본 라멘집 등에서 일하며 현지 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한다. 팀 훈련은 퇴근 후에야 할 수 있다. 숙소는 팀에서 제공해주지만 별도의 이동 수단이 없어 렌터카를 몰아가며 생활해야 한다.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해서도 별도의 비용이 든다. 대학 시절만 해도 김라경은 OK 배·정장학재단의 장학금으로 학교에 다니며 야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김라경은 일본 무대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2026년 미국에서 출범하는 위민스 프로 베이스볼리그(WPBL)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 소속팀 세이부에는 김라경의 롤모델인 사토 아야미(36)가 있어 좋은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사토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한 여자야구 월드컵에서 3회 연속(2014, 2016, 2018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여자 야구의 전설이다. 김라경은 “사토 선배와 컨디션, 멘털 관리부터 야구의 발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라경은 이달 22, 23일 열린 도치기 사쿠라컵 대회에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라경은 한 차례 구원 등판해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자신감 있게 공을 던졌다. 무엇보다 팀원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다음 달 시작하는 비너스 리그에서는 보다 많은 등판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올 시즌 목표로는 평균자책점 1점대를 내걸었다. “사실 언제 야구를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라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나의 열정과 야구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김라경은 오늘도 인생의 마운드 위에 오른다.남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 구장 효과’가 이런 걸까.프로야구 한화가 새 안방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첫 정규시즌 경기에서 승리하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28일 KIA와의 안방 경기에서 7회말에만 5득점을 몰아내며 7-2로 역전 승리했다. 4연속 볼넷을 골라낸 끈질김과 밀어내기 몸 맞는 공을 만들어낸 간절함이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KIA는 3연패에 빠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 신 구장에서 열린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시즌 초반 연패를 한 적도 있지만 이렇게 점수가 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앞서 서울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한화는 27이닝 동안 단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날 전까지 한화의 팀 타율도 0.12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쳤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황영묵을 1번타자, 최인호를 2번타자에 배치하는 등 타순에 변화를 주며 “그동안 시원한 타격을 못 보여줬는데 오늘만큼은 좋은 타격으로 팬들에게 많은 점수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타격감이 떨어진 한화 앞에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2.53) KIA 네일의 벽은 높았다. 네일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시속 151㎞에 투심 패스트볼에 스위퍼, 체인지업으로 한화 타선을 무력화했다. 네일이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한 명의 주자도 3루를 밟지 못했다. 한화 1선발 폰세를 상대해야 하는 KIA 타선은 반대로 적은 안타 속에서도 틈을 놓치지 않았다. 4회초 1사 후 나온 최형우의 2루타로 기회를 맞은 KIA는 폰세의 폭투를 틈타 주자를 3루로 보냈고. 이어 위즈덤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선제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7회초에도 위즈덤이 폰세를 상대로 2-0으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신 구장 첫 안타(김선빈), 타점, 홈런(이상 위즈덤)의 기록마저 모두 KIA로 넘어갔다.승부의 물줄기가 바뀐 건 네일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다음인 7회말이었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태연은 바뀐 투수 전상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을 쳤다. 이어 후속타자인 임종찬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1루 측 한화 관중들의 환호가 높아지기 시작했다.이어 대타 이진영, 문현빈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면서 한화는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KIA 벤치는 문현빈 타석 전 왼손 불펜요원 곽도규를 투입했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곽도규가 황영묵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최인호마저 몸 맞는 공을 기록하면서 이날 처음으로 한화가 리드를 잡았다.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플로리얼이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2루타를 치면서 주자 2명을 더 홈으로 불러들였다. 5-2로 점수 차를 벌렸다. 플로리얼은 전날인 27일 LG전 마지막 타석에서야 시즌 첫 안타를 뽑아냈을 정도로 그동안 긴 타격 침묵을 이어왔던 선수다. 한화는 8회말 2사 후 이동윤의 1타점 적시 3루타 등에 힘입어 7-2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한화는 9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김서현이 등판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2사후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구단 역사에 남을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한화의 영구결번 스타인 송진우, 장종훈, 정민철, 김태균이 시구자로 나서며 신축 구장 개장을 기념했다. 경기장에는 1만7000명의 만원 관중이 몰려 첫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애초 2만7석으로 설계됐으나 구단 측이 잔디석, 인피니티풀 등 특화석을 조성해 1만7000석 규모로 운영된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한국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도 개막 후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히 한국 야구의 전성기다. 그러나 집중 조명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과 달리 국내 여자 야구 선수들은 여전히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 야구 선수라는 이름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에이스 김라경(25)도 예외는 아니다. 3년 전 토미존 수술을 받고도 야구공을 놓지 않기 위해 또 다시 일본 무대를 두드리는 김라경의 도전기를 소개한다.“차라리 인대가 한 번 더 끊어져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지난달 경기 남양주의 한 야구장에서 만난 김라경은 웃는 표정으로 이처럼 살벌한 이야기를 했다. 평생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오면서도 끝까지 야구공을 놓을 수 없었던 절박함이 느껴졌다. 김라경은 “재활 과정이 너무 길었던 만큼 다시 마운드 위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야구를 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며 “이번 수술이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사실상 야구 선수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토미존 수술 뒤 3년 만에 다시 일본 무대 도전김라경이 다시 일본 무대에 도전한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김라경은 이튿날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곧바로 일본 여자 야구 실업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세이부)’에 합류했다. 일본 실업팀들에 직접 제작한 훈련 영상을 보내고 화상 면접 등 여러 관문을 거쳐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의 산하팀에서 김라경은 등번호 29번을 달고 투수로 활동한다. 김라경이 일본 무대를 노크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라경은 앞서 2022년 6월에도 실업팀 아사히 트러스트에 입단했다. 그러나 김라경은 일본 입국 뒤 닷새 만에 치른 첫 연습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연습투구 중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팀이 지금 소속팀인 세이부였다. 김라경은 “공을 던지는 데 옷이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선발투수로 내 실력을 보여줘서 하루빨리 자리 잡고 싶은 욕심이 앞서 다친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라경은 결국 타자를 상대로 초구에 몸 맞는 공을 던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긴 재활의 터널이 시작됐다. 일본에서 골절은 됐지만 인대에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던 재활에 매진했다. 하루라도 복귀를 앞당기고 싶다는 마음에 팔에 깁스를 한 채로도 고강도 런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해냈다. 마음이 앞섰던 탓일까. 다쳤던 뼈가 붙고, 근육량이 회복되도 팔의 통증은 줄지 않았다. 4개월 뒤 한국에 들어와 다시 병원을 찾은 김라경은 인대가 끊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여자 선수로 드물게 토미존(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김라경의 사연을 접한 이제형 청담리온정형외과 원장(프로야구 두산 팀 닥터)이 무상으로 수술을 집도했다. 류현진(한화)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시절 개인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했던 김병곤 스포츠의학 박사도 김라경의 재활을 돕기 위해 나섰다. 수술 뒤 1년 6개월이 지나 공을 던진 김라경이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로 과감하게 공을 던지지 못하자 김 박사는 “팔꿈치 인대가 또 끊어지면 내가 책임지고 고쳐주겠다”며 마음을 붙잡게 도와줬다고 한다. 김라경이 “제2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이들이다.다시 마운드 위에 서게 된 김라경은 현재 최고 시속 110㎞후반대로 이전 구속은 거의 회복한 단계다. 재활 기간 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몸에 최적화된 체중을 찾아 58㎏에서 66㎏로 약 8㎏ 증량하기도 했다. 투구 폼과 정통 오버핸드에서 오버핸드와 스리쿼터 중간 정도로 손봤다. 오른팔 통증으로 왼손타석에서도 타격을 하는 연습을 하면서 스위치히터로도 변신했다. 다만 일본 무대에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투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열정과 순수함 믿어준 사람들 위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김라경의 야구 인생은 곧 투쟁의 역사였다. 김라경은 7살 터울의 오빠(전 한화 투수 김병근)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김라경이 중학생이 되면서 뛸 곳이 없어지자 여자 선수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리틀리그에서 뛰도록 허용하는 일명 ‘김라경 룰’이 제정됐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에는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돼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재수 끝에 2020년 서울대에 입학해서는 야구부에 들어가 한국대학야구연맹 사상 최초의 여자 선수로 거듭났다. 2021년에는 직접 여자 야구 후배들을 모아 ‘JDB(저스트 두 베이스볼)’라는 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JDB는 재정 등 현실의 벽에 막혀 1년 만에 해산됐다. 김라경은 “사실 언제 야구를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라면서도 “나의 열정과 야구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나와 타협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의 도전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실업팀에 소속돼 있다보니 평일에는 구단에서 연결한 일자리에서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하고 나머지 시간을 내 팀 훈련을 소화한다. 4월부터 숙소는 팀에서 제공해주지만 별도의 구단 버스도 없어 렌트카를 몰아가며 생활해야 한다. 자율 훈련을 하기 위해서도 별도의 비용이 든다. 경기는 주말에 주로 진행한다.이에 3월 한 달 팀 적응에 집중한 김라경은 4월부터 유소년 야구교실, 일본 라멘집 등에서 일하며 현지 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일자리를 얻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NPB 주관하는 지도자 자격증 공부도 할 생각이다. 대학 시절만 해도 김라경은 OK 배·정장학재단(이사장 최윤)의 장학금으로 야구,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제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김라경은 “내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내가 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다만 선수로서 자칫 훈련에 소홀하게 될 까봐 염려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라경은 일본 무대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2026년 미국에서 출범하는 위민스 프로 베이스볼 리그(WPBL)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세이부에는 김라경의 롤모델인 사토 아야미(36)가 있어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사토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가 주관한 여자야구 월드컵에서 3회 연속(2014, 2016, 2018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여자 야구의 전설이다. 김라경은 “사토 선배가 첫 날부터 힘든 부분은 없는지 살뜰히 챙겨줘서 감사했다. 컨디션, 멘털 관리부터 야구의 발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라경은 바람대로 팀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 이달 22,23일 열린 토치기 사쿠라컵 대회에서는 팀원들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라경은 한 차례 구원 등판해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자신감 있게 공을 던졌다. 투구 밸런스를 잡아서 좀 더 예리한 피칭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팀원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시작하는 비너스 리그에서는 보다 많은 등판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김라경은 “올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동료 선수들과 원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만 포기하면 도전은 바로 끝난다. 그렇기에 더더욱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김라경은 그렇게 오늘도 인생의 마운드 위에 오른다.남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5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키움 왼손 투수 정현우(19·사진)는 26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해 덕수고를 졸업한 정현우는 한화 류현진(38), KT 소형준(24) 등의 뒤를 이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이 됐다. 하지만 프로 첫 등판부터 다소 무리한 투구가 아니었느냐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현우는 이날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3회말에는 2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키움 타선은 이날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 득점을 기록하며 정현우의 데뷔 첫 승을 도왔다. 개막 3연패를 당했던 키움은 이날 17-10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다만 122개의 투구 수는 논란이 되고 있다. 고졸 신인 선발승이라는 기록을 위해 성장 중인 신인 투수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무리한 게 아니냐는 것. 같은 날 9이닝 완봉승을 거둔 LG 임찬규(33)도 100구로 경기를 마쳤다. 정현우는 고교 시절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한 경기 최다 105개의 공을 던져 왔다.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는 82개였다. 정현우는 이날 4회말까지 93개의 공을 던지고도 승리 기록을 채우기 위해 5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 29개의 공을 더 던졌다. 경기 초 최고 시속 147km의 패스트볼을 던졌던 정현우는 5회 들어서는 패스트볼의 구속이 140km대 초반으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경기 뒤 정현우는 “5이닝 이상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끝까지 막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향후 등판 일정 조정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LG는 27일 한화와의 서울 안방경기에서 개막전 이후 5경기 연속 매진(2만3750석) 신기록을 세웠다. 2001년 관중 집계 전산화 이후 처음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수원에서 뵙겠습니다.”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2차전 승리로 시리즈를 현대건설의 안방 수원으로 다시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건설이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7일 정관장과의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3전 2선승제)에서 3-0(25-20, 25-17, 25-22)으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 0-3 완패를 그대로 설욕하며 강 감독의 바람대로 시리즈를 최종 3차전까지 몰고 갔다.이날 경기는 정관장 주전 세터 염혜선의 이탈이라는 변수 속에 치러졌다. 1차전을 승리로 이끈 염혜선은 이날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회복에 집중하면서 경기장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정관장은 제2 세터인 김채나. 3세터 안예림을 내세웠지만 경기 내내 외국인 공격수 메가, 부키리치로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메가의 1세트 공격효율은 마이너스(-5.56%)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관장이 부키리치, 메가에 의존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를 읽은 현대건설은 1세트에만 블로킹 4개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다. 공격에서도 모마가 중심을 이끈 가운데 정지윤과 고예림도 힘을 보탰다. 모마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4득점(공격성공률 53.85%)을 올렸다. 현대건설의 약점으로 꼽히는 정지윤의 리시브 효율은 이날 22.22%로 높지는 않지만 지난 1차전(8.82%)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정지윤은 이날 메가의 공격만 4차례 블로킹해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전체 블로킹도 9개로 정관장(2개)에 크게 앞섰다. 경기 뒤 강 감독은 “상대의 눈에 띄지 않는 범실이 나왔을 때 우리가 점수를 내주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정관장은 3세트 중반 정호영 대신 이선우를 투입하며 한 때 앞서기도 했지만 끝내 1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면서도 “혜선이의 공백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준비했던 플레이들을 다 놓친 것이 아쉽다”고 진단했다. 3차전 염혜선의 투입 여부는 마지막까지 상태를 점검해봐야 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안방 수원에서 29일 열리는 최종 3차전은 100%와 0%의 확률이 될 전망이다 역대 18번의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이제 현대건설은 0%의 확률에 도전한다. 현대건설 정지윤은 “3차전도 오늘처럼 팀원들이 서로 도와주고 이끌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3차전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0% 확률을 깨겠다”고 말했다. 정관장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정관장은 KGC인삼공사 시절인 2011~2012시즌 이후로 그동안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 구단 중 막내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챔프전 갈증이 길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덕수고 출신 왼손투수 키움 정현우(19)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수확했다. 한화 류현진(38), KT 소형준(24) 등의 뒤를 이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에 이름을 올렸다.정현우는 26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1타자를 상대로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던 키움은 이날 17-10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정현우는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며 이날 어려운 경기를 했다. 다만 3회말에는 2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키움은 이날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 득점을 기록하며 정현우의 데뷔 첫 승을 도왔다. 다만 122개의 투구 수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졸 신인 선발승이라는 기록을 위해 자칫 성장 중인 신인 투수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무리를 했다는 것. 같은 날 9이닝 완봉승을 거둔 LG 임찬규(33)도 100구로 경기를 마쳤다. 정현우는 고교 시절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한 경기 최다 105개의 공을 던져 왔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는 82개였다. 실제로 정현우는 이날 4회말까지 93개의을 던지고도 승리 기록을 채우기 위해 5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 29개의 공을 더 던졌다. 이날 최고 시속 147㎞의 패스트볼을 던졌던 정현우는 5회 들어서 패스트볼의 구속이 140㎞ 초반대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을 섞어 던졌다. 경기 뒤 정현우는 “5이닝 이상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끝까지 막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등판 일정 조정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한편 정현우는 이날 승리로 신인왕 레이스에서 눈도장을 찍게 됐다. 불펜 자원으로 활용 중인 삼성 배찬승(19), 한화 정우주(19)와 달리 정현우는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만큼 꾸준한 등판 기회에 컨디션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현우는 데뷔 동기들 사이에서도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5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8일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이달 18,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도쿄 시리즈’ 2연전으로 문을 연 2025 MLB는 28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열리는 14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규시즌 레이스에 돌입한다. 전체 30개 팀 중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는 건 단 한 팀뿐이다. 올 시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의 2연패 여부다. 1998∼2000년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3연패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연속 우승을 다저스가 이룰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삼총사’인 오타니 쇼헤이(31), 무키 베츠(33), 프레디 프리먼(36)을 앞세워 정상에 오른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인 블레이크 스넬(33)을 영입한 데 이어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사사키 로키(24)마저 품었다. 이 밖에 마무리 투수 태너 스콧(31), 내·외야 유틸리티 자원인 김혜성(26) 등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보충했다. 여기에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 뒤 ‘투타 겸업’을 중단한 오타니가 올해 선발 투수로 돌아올 경우 팀의 전력은 더욱 막강해진다.대다수의 미국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은 다저스를 챔피언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3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16.4%로 전망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에 패한 양키스가 13.2%로 뒤를 이었다. MLB.com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을 만나 정상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MVP 삼총사와 스타 투수들을 대거 보유한 데다 육성 시스템도 뛰어난 만큼 다저스가 한동안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낙관하기는 이르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든 5명의 선발 투수 중 타일러 글래스노(32)가 지난해 가장 많은 134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로 이닝을 끌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또 주전 야수 중 중견수 앤디 파헤즈(25)를 제외한 전원이 30대일 정도로 평균 연령이 높은 것도 불안 요소다. 주전 유격수 베츠는 최근 원인 모를 위장병으로 단기간에 몸무게가 8kg 가까이 줄며 도쿄 시리즈에 불참하기도 했다. 5월 마운드 등판이 유력했던 오타니도 보다 신중하게 복귀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코리안 메이저리거들도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선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데뷔 시즌을 조기 마감한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27)는 첫 풀타임에 도전한다. 올 시범경기에서 타율 0.250(36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팀의 3번 타자 중견수 자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외야수 배지환(26)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1(42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3년 커리어 최다인 111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29경기 출전에 그친 배지환으로선 팀 내 입지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지난겨울 샌디에이고에서 탬파베이로 이적한 내야수 김하성(30)은 5월 복귀를 목표로 지난해 받은 어깨 수술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다저스 신입생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만큼 하루빨리 1군 콜업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LG가 ‘천적’ 류현진(38·한화)을 넘어 개막 3연승을 달렸다. LG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하며 파죽의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LG 에르난데스(30)와 한화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생일(3월 25일)에 열린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2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해 LG와의 시즌 개막전에 등판했던 류현진은 올해 외국인 투수 폰세(31), 와이스(29)에 이어 3선발을 맡으면서 다시 한 번 LG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동안 9개 구단 중 LG를 상대로 가장 많은 38경기에 등판해 23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날도 LG 타선을 압도했다. 앞서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홈런 7방을 터뜨렸던 LG 타선을 6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4회말에는 선두 타자 송찬의(26)에게 2루타를 내주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6회말을 끝으로 내려간 뒤 LG 타선이 폭발했다. 7회말 바뀐 투수 박상원(31)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골라낸 LG는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맞았다. 이어 박동원(35)이 3루 땅볼로 선취타점이자 결승타점을 뽑았다. 이어 8회말에는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문보경(25)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4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 중견수 박해민(35)은 6회초와 8회초 수비 때 연이어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LG 선발 에르난데스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롯데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 치리노스(6이닝 2실점 선발승), 두 번째 경기에 나선 손주영(7이닝 무실점 선발승)에 이어 세 경기 연속 선발승이다. 개막 2연전에 이어 이날도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차며 LG는 개막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범경기 팀 홈런 꼴찌’ LG가 이틀간 홈런 7방을 터뜨리는 화력쇼로 롯데와의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았다. LG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안방경기에서 1회말 4번 타자 문보경의 결승 2점 홈런을 시작으로 홈런 5방을 터뜨리며 10-2 대승을 거뒀다. 2회 박동원, 5회 오스틴, 6회 송찬의가 각각 1점 홈런을 쳤고, 8회말엔 대타 문정빈이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10득점 중 7점이 홈런으로 뽑은 점수였다. LG는 22일 개막전에서도 문보경(2점)과 오지환(1점)의 홈런에 힘입어 12-2로 크게 이겼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는 시범경기 때만 하더라도 10개 구단 중 최소인 2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개막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홈런쇼를 선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왼손 선발 투수 손주영이 7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리를 수확했다. 손주영은 최고 시속 150km의 패스트볼에 커브, 커터(컷패스트볼), 포크볼 등을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와 2회초엔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에게 더블플레이를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KT는 수원에서 연장 11회말 터진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화에 5-4로 승리했다. 배정대는 4-4로 맞선 11회말 1사 1, 2루에서 한화 마무리 투수 주현상에게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개인 통산 8번째 끝내기 안타다. KT는 하루 전 3-4 아쉬운 패배를 설욕했다. SSG는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5-2로 꺾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KIA 김도영은 22일 NC와의 안방 개막전에서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구단은 2주 후 재검진을 통해 김도영의 복귀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 개막 시리즈에는 역대 최초로 이틀 연속 전국 5개 구장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이 나왔다. 개막 2연전 10경기에서 역대 최다인 21만9900명의 관중이 ‘야구의 봄’을 누렸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금은 우승만 생각하고 있어요.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 승부만을 남겨놓은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사진)은 우승만을 이야기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연경은 “포스트시즌이 많이 기다려진다. 잘 준비해서 반드시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에게 이번 ‘봄 배구’는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다. 승점 81(27승 9패)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2위 현대건설, 3위 정관장의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승자와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1차전은 31일 흥국생명의 안방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연경은 데뷔 시즌인 2005∼2006시즌부터 4시즌 동안 3차례나 챔프전 우승을 했다. 하지만 해외 생활을 정리한 뒤 2020∼2021시즌 국내에 돌아와선 준우승만 3차례 했다. 최근 2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하고도 우승 갈증을 해결하지 못했다. 김연경은 “우승이란 게 배구를 잘해서만 된다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 투트쿠(26), 정윤주(22) 등이 버티는 흥국생명 공격진은 여자부 최고라는 평가다. 김연경은 “공격력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남은 시간 서브, 블로킹, 수비를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챔프전의 키 플레이어로는 세터 이고은(30)을 꼽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팬들의 85%, 미디어의 93.8%가 흥국생명의 우승을 점쳤다. 2005∼2006시즌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프전 MVP를 싹쓸이했던 김연경은 시작과 같은 끝을 꿈꾼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MVP가 유력한 데다 흥국생명 우승 시 챔프전 MVP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개인적인 수상은 신경 쓰지 않고 팀 우승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서도 “팀이 잘하면 챔프전 MVP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배구 여제의 ‘라스트 댄스’가 이제 곧 시작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류현진(38·한화)도, 김광현(37·SSG)도, 양현종(37·KIA)도 없다. 2025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22일 전국 5개 구장에선 한국인 선발투수를 한 명도 볼 수 없게 됐다. 10개 구단 사령탑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나란히 외국인 투수들을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개막전 선발이 전원 외국인 투수로 채워진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해 개막전 때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다 12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류현진과 김광현이 선발로 나서며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류현진은 올해도 개막전 선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끝내 무산됐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2006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한화에서 개막전 선발을 맡아왔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몸 컨디션으로 봤을 땐 류현진이 충분히 개막전 선발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시즌 초부터) 너무 많은 공을 던지면 안 되기 때문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세 번째 선발투수로 돌려놨다”고 설명했다. 개막전 선발로는 외국인 투수 폰세가 낙점됐다. 김 감독의 설명대로라면 류현진은 새 안방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3선발 일정에 맞춰 25일 잠실 LG전에 등판하면 현실적으로 28일 대전에서 열리는 KT전 등판이 어렵다. 외국인 투수들이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는 게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징성이 큰 개막전에 국내 투수가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뼈아픈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SSG 주장 자격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광현도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나 “국내 투수로서 속상한 일이다. 국내에도 좋은 기량을 가진 투수들이 많은 만큼 분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각 팀 선수들이 기발한 우승 및 가을야구 공약을 내놨다. 지난해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도영은 우승 공약으로 “팬페스티벌을 대학 축제처럼 만들겠다. 신인 선수와 달리기 등 여러 체험 부스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선수단 전원이 외국인 타자 푸이그의 일명 ‘계란초밥’ 헤어스타일을 하고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와 삼성은 각각 그룹사의 놀이공원인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에서 팬들과 투어를 하겠다는 우승 공약을 내놨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