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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관계기관 승인을 받고 개조한 유세 차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선거 유세용 차량을 개조(튜닝)해 정당에 납품해온 A 업체 대표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량을 개조해 운행하려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유세용 차량은 무단 개조 후 운행해도 대체로 묵인돼 왔다는 것이다. 15일 충남 천안과 강원 원주의 국민의당 유세용 버스에서 운전기사 등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태에 빠진 것을 두고 선거 때마다 반복된 불법 개조가 불러 온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16일 감식을 통해 버스 측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에서 나온 일산화탄소가 버스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 1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부검 결과 2명의 사인(死因)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이 의심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유세 버스를 개조한 경기 김포 소재 B 업체는 교통안전공단 허가를 받지 않아 차량 개조를 할 수 없는 무허가 업체로 드러났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정비업자’로 등록된 업체나 전문 인력을 갖춰 교통안전공단의 별도 허가를 받은 업체만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자동차제작자’로만 등록돼 있었고, 교통안전공단 허가도 안 받았다. 유세용 차량 무단 개조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는 화물차를 유세 차량으로 불법 개조해 대여한 업자 80여 명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안전사고도 반복됐다. 2017년 19대 대선에선 전남 순천에서 유세 차량에 설치된 홍보간판이 떨어져 뒤따르던 차량이 파손됐다. 같은 선거에서 유세용 트럭이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도 났는데 경찰이 불법 개조 여부를 확인하기 전 업체가 차량을 해체해 논란이 됐다. 사고가 반복되는 만큼 유세용 차량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선거 기간 한시적으로 운행되다보니 유세용 차량 무단 개조 적발이 잘 안 됐던 것 같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각 정당에 유세용 차량이 승인을 받고 개조됐는지 확인한 후 운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5일 운전사 등 2명이 내부에서 사망한 국민의당 대선 유세용 버스는 관계기관 허가 없이 설비를 변경한 불법 개조 차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버스 측면에 설치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국민의당 유세용 버스 18대 가운데 최소 3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 천안에서 운행하던 버스에선 운전사와 지역당 관계자 등 2명이 숨졌다. 강원 원주 버스에서도 운전사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6일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도 운전사 1명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다른 운전사 사이에서도 두통 등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차량 개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세 버스 LED 불법 개조차량에 LED 전광판을 설치하려면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당 유세 버스는 모두 승인 없이 전광판을 부착했다. 이 경우 차량 소유주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 행위임을 인지한 채 차량을 운행했다면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천안 사고를 신고한 경남 창원 버스업체 관계자 A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사들이 버스 개조를 반대했는데 강행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유세용 버스를 개조한 경기도 소재 B업체 관계자도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그렇게 따지면 모든 유세차가 불법”이라고 했다. 이 업체는 국민의당과 계약을 맺고 전세버스 18대를 유세용으로 개조한 뒤 전국에 배치했다. 경찰은 차량 하부 화물칸에 설치한 발전기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가 차량 내부로 유입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6일 사망자가 발생한 유세 버스에서 30분간 발전기를 돌리자 버스 내부에서 1500∼2250ppm의 고농도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통상 1600ppm인 곳에서 2시간가량 머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차량 내부에 발전기를 설치할 경우 외부로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유세 차량에는 배출 장치가 없었다. 또 차량 전체가 홍보물로 덮여 있어 승강구와 운전석 옆 창문을 제외하면 환기할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운전사 상당수가 환기가 안 돼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 고지 없었다”“사전에 안전 교육이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 유세용 버스를 운전한 C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 안내는 전혀 없었고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차량 정차 시 환기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B업체 관계자는 “발전기에서 매연이 많이 나온다는 점과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점 등을 운행에 앞서 10일부터 3일 동안 운전사들에게 알렸다”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판단을 위한 조사에 나섰다. 운전사 등 피해자들이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판단되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 방식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15일 운전기사 등 2명이 내부에서 사망한 국민의당 대선 유세용 버스는 관계기관 허가 없이 설비를 변경한 불법 개조 차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버스 측면에 설치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국민의당 유세용 버스 18대 가운데 최소 3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 천안에서 운행하던 버스에선 운전기사와 지역당 관계자 등 2명이 숨졌다. 강원 원주의 버스에서도 운전기사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6일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도 버스 운전기사 1명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나머지 버스 운전기사 사이에서도 두통 등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차량 개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유세 버스 LED 불법 개조차량에 LED 전광판을 설치하려면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당 유세버스는 모두 승인 신청 없이 전광판을 부착했다. 이 경우 차량 소유주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 행위임을 인지한 채 차량을 운행했다면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천안 사고를 처음 제보한 경남 창원의 버스업체 관계자 A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사들이 ‘불법이 아니냐’며 버스 개조를 반대했는데 강행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유세용 버스를 개조한 경기도 소재 B 업체 관계자도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불법이라면 불법”이라고 인정했다. 이 업체는 국민의당과 계약을 맺고 전세버스 18대를 유세용으로 개조한 뒤 전국에 배치했다. 경찰은 차량 하부 화물칸에 설치된 발전기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가 차량 내부로 유입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내부에 발전기를 설치할 경우 외부로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유세 차량에는 배출 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차량 전체가 홍보용 사진으로 덮여 있어 탑승구와 운전석 옆 작은 창문을 제외하면 개방해 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 중 탑승구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밀폐에 가까운 상태였던 셈이다. A 씨는 “운전기사 상당수가 환기가 안 돼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고 전했다.●“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 고지 없었다” 버스 운전자들은 “사전에 안전 교육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 유세용 버스를 운전한 C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 안내는 전혀 없었고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차량 정차 시 환기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B 업체 관계자는 “발전기에서 매연이 많이 나온다는 점과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점 등을 운행에 앞서 10일부터 3일 동안 운전자들에게 알렸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17일 유세버스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또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운전기사 등 피해자들이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판단되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방식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고려대(총장 정진택)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학생을 미국 예일대로 보내 영어를 공부하고 미국문화를 체험토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고려대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매년 여름 운영하는 ‘한미 여름 영어 장학생(US-Korea Summer English Scholars)’ 프로그램에 탈북민 재학생 9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고려대와 예일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탈북민 외에도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재학생 6명 등 총 15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뽑힌 학생들은 7월 초부터 5주간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있는 예일대에서 공부한다. 항공료와 수업료, 숙식비 등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전액 부담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고려대 국제처 직원 다시 드라켄버그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예일대 모두 탈북민 학생 선발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교류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 데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되는 데 비해 이번에는 6개월 만에 끝날 정도로 진도가 빨랐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자가검사키트는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입니다.” 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 문의가 올 때마다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1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개당 6000원에 판매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개당 6000원, 1인당 5개까지 키트를 살 수 있다. 대용량 포장(20개 이상)으로 공급된 제품을 낱개로 나눠 파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가격이지만 15일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 종로구 마포구 성동구 약국 중 키트를 판매하는 10곳은 모두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에 팔고 있었다. A 씨는 “1, 2개씩 소포장된 제품은 개당 8000원에 팔 생각이었는데 개당 6000원이라는 뉴스를 보고 온 소비자들의 항의가 심할 것 같아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고 했다. 공급가는 그대로 두고 판매가만 규제한 정책에 불만을 내비치는 약사들도 있었다. 마포구의 한 약사는 “대용량 제품을 나눠 포장할 때 필요한 지퍼백이나 비닐 등은 모두 약국 부담”이라며 “판매가를 낮추려면 공급가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익이 안 남는 키트를 취급하지 않겠다는 곳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키트를 안 파는 약국이 꽤 있는 걸로 안다. 공급처에서 인근 약국이 안 팔겠다며 수령하지 않은 물량을 더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공급 부족도 여전하다. 식약처는 이번 주 약국과 편의점에 공급하는 키트 수량을 한 곳당 하루 평균 50개로 제한했다. 실제로 이날 돌아본 서울시내 약국 14곳 중 4곳은 “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급업체를 사칭해 “키트를 싸게 주겠다”는 문서가 약국 사이에 돌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선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 수법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량이 충분치 않다 보니 온라인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5일에도 개당 1만∼3만 원에 키트를 팔고 있었다. 17일부터는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A 씨는 방역당국으로부터 7일간 재택치료 안내를 받았지만 격리 나흘째인 8일 새벽 등산에 나섰다. 그는 “집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했는데 음성이 나와 외출해도 될 것 같았다”며 “정부가 확진자 관리에 손을 놓았으니 등산을 해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지 않는 ‘방역 불복’이 늘고 있다. 엄격한 방역지침에도 확진자가 폭증해 매일 5만 명 이상 나오는 데다 정부가 ‘거리 두기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내놓자 ‘곧 풀어질 게 뻔한 규제를 꼭 지켜야 하나’라는 생각이 급격히 퍼지는 모습이다.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의 위중증 환자 비율이 기존보다 낮은 것도 방역 의식을 해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검사 미루고 자가격리 안 해 정부는 설 연휴 이후 재택치료자 모니터링을 줄이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자가격리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폐지했다. 그러자 재택치료 기간 중 외출하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 중이던 B 씨(33)는 격리 해제를 이틀 남기고 보건소에서 실수로 발송한 ‘격리 해제’ 문자를 받은 후 동네 슈퍼와 약국을 방문했다. 그는 “잘못 온 문자라고 생각했지만 격리가 갑갑하던 참에 별다른 증상도 없어 외출했다”고 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제때 검사를 받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 임원 박모 씨(59)는 최근 열이 나고 목이 아팠지만 검사를 증상 발생 이틀 후 받았다. 박 씨는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격리되면 참여할 수 없어 뒤늦게 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증상 발현 2일 전부터 발현 후 2, 3일까지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오고 전염력도 높다”면서 “박 씨는 전염원 역할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도배 일을 하는 C 씨(27)는 최근 회사 사장이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불안에 떨었다. 직원 권유에도 사장은 끝까지 검사를 안 받았다. 그는 “확진되면 일을 못하니 일부러 검사를 안 한 것 같다”며 “임신한 부인이 있는 직원도 있는데 너무하다 싶었다”고 했다.○ 부스터샷 속도 둔화 뚜렷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하고도 확진 판정을 받는 ‘돌파 감염’이 속출하면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변모 씨(40·여)는 백신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지만 부스터샷을 맞는 대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때 어머니의 접종확인서를 대신 내보이고 있다. 변 씨는 “어머니가 2차 접종 후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심각한 이상반응이 왔다”며 “추가 접종을 한 언니와 형부가 최근 확진되는 걸 보니 부스터샷을 맞는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더라. 가급적 맞지 않고 버텨볼 생각”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부스터샷 접종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인구 대비 3차 접종률은 지난해 12월 28일 30%대를 넘은 후 지난달 26일 50%대에 진입했다. 한 달 만에 20%포인트나 늘어난 건데 이후 19일이 더 지난 14일까지는 7%포인트밖에 더 올라가지 않았다. 특히 20∼40대의 접종 속도가 더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폭증으로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거의 못하는 상황인 만큼 자발적 방역지침 준수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해외 연구 결과 등을 감안하면 실제 국내 확진자 수는 현재 발표된 것의 2∼5배일 수 있다”며 “증상이 가볍다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행동은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택배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 닷새째를 맞이하면서 사측과 노조가 강 대 강으로 충돌하고 있다. 회사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노조의 자진 퇴거를 설득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배노조는 14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를 지켜내기 위해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며 “점거농성을 지속하며 15일부터는 파업 조합원들이 전원 상경해 무기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투쟁 수위를 보다 높일 것이란 예고다. 21일에는 현재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외에 우정사업본부,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의 노조원들도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향후 대규모 집회도 연다는 계획이다. 일부 택배 노조원은 CJ대한통운 본사 사무실의 비품이나 개인 소지품 등을 무단으로 꺼내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본사를 점거한 택배노조원들이 실내 흡연을 하거나 마스크를 벗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 과정에서 폭행 등의 피해를 당한 CJ대한통운 임직원들은 개별적으로 노조원들을 상대로 고소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도 노조를 상대로 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그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부에선 택배노조원들의 본사 내 일탈행위가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자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당장은 실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의 무단 점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 노동조합은 이날 “(택배노조가) 본사에 불법 침입해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등 30여 명이 집단 폭행을 당했다. 피해를 입은 우리 조합원들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노동조합은 육상 운송, 항만 하역, 물류센터 운영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CJ대한통운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8월 택배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장기대리점 소장의 아내 박모 씨도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노사 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택배노조가 자진 퇴거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인근에 경찰을 배치했지만 당장 공권력 투입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CJ대한통운의 손실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택배노조가 지난해 12월 28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재까지 일부 지역의 배송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 측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액을 하루 약 1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 이미지 손실에 따른 소비자 이탈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본사가 거의 폐쇄되다시피 하면서 택배 외 글로벌 사업 및 신사업 부문에서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실적이 택배노조 리스크로 인해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CJ대한통운의 14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2% 하락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A 씨는 방역당국으로부터 7일간 재택치료 안내를 받았지만 격리 4일째인 8일 새벽 등산에 나섰다. 그는 “집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했는데 음성이 나와서 외출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며 “정부가 확진자 관리에 손을 놓았으니 등산을 해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지 않는 ‘방역 불복’이 늘고 있다. 엄격한 방역지침에도 확진자가 폭증해 매일 5만 명 이상 나오는 데다,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내놓자 ‘곧 풀어질 게 뻔한 규제를 꼭 지켜야 하나’하는 생각이 급격히 퍼지는 모습이다.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 환자 비율이 기존 코로나19보다 낮은 것도 방역 의식을 해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검사 미루고 자가격리 안 해정부는 설 연휴 이후 재택치료자 모니터링을 줄이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자가 격리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폐지했다. 그러자 재택치료 기간 중 외출을 했다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 중이던 B 씨는(33) 격리 해제를 이틀 남기고 보건소에서 실수로 발송한 ‘격리 해제’ 문자를 받은 후 동네 슈퍼와 약국을 방문했다. 그는 “잘못 온 문자라고 생각했지만 격리가 갑갑하던 참에 별다른 증상도 없어 외출했다”고 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제때 검사를 받지 않는 이들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 임원 박모 씨(59)는 최근 열이 나고 목이 아팠지만 검사를 미루다 이틀 후에야 받았다. 박 씨는 “회사일로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격리되면 참여할 수 없어 뒤늦게 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증상 발현 2일 전부터 발현 후 2~3일까지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오고 전염력도 높다”면서 “박 씨는 전염원 역할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도배 일을 하는 C 씨(27)는 최근 회사 사장이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불안에 떨었다. 직원 권유에도 사장은 끝까지 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는 “확진되면 일을 못하니 일부러 검사를 안 한 것 같다”며 “임신한 부인이 있는 직원도 있는데 너무한다 싶었다”고 했다.●부스터샷 속도 둔화 뚜렷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하고도 확진 판정을 받는 ‘돌파감염’이 속출하면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변모 씨(40)는 백신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지만 부스터샷을 맞는 대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때 어머니의 접종 확인서를 대신 내보이고 있다. 변 씨는 “어머니가 2차 접종 후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심각한 이상반응이 왔다”며 “추가 접종을 한 언니와 형부가 최근 확진 판정을 받는 걸 보니 부스터샷을 맞는다고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는 보장도 없더라. 가급적 맞지 않고 버텨볼 생각”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부스터샷 접종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인구 대비 3차 접종률은 지난해 12월 28일 30%대를 넘은 후 지난 달 26일 50%대에 진입했다. 한 달 만에 20%포인트나 늘어난 건데 이후 19일이 더 지난 14일까지는 7%포인트 밖에 더 올라가지 않았다. 특히 20~40대 접종 속도가 더디다. 이런 상황에서 14일 정부는 ‘4차 접종’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폭증으로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거의 못하는 상황인 만큼 자발적 방역지침 준수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해외 연구 결과 등을 감안하면 실제 국내 확진자는 현재 발표 숫자의 2~5배일 수 있다”며 “증상이 가볍다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행동은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역체계 도입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이 축소되면서 자가검사키트 품귀 및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방역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11일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 등록된 한 업체는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검사키트 1개(1회분)를 3만12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까지 3000∼5000원이던 것을 최대 10배로 올려 파는 것이다. 정부가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면서 가격 상승 추세는 더 가팔라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날 검사키트 판매 가격의 상한선을 책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과도한 비용 부담 논란이 벌어진 입원 환자 보호자와 간병인의 PCR 검사 비용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입원 전 한 차례는 무료로 검사해주고, 입원 뒤에는 주 1회 4000원 내외의 비용만 받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라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는 20일 이전에라도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최근 ‘셀프 재택치료’ 논란과 관련해선 “‘재택 방치’ ‘각자도생’ 등 과격한 표현이 나오고 있다”며 “(집중관리군 외) 나머지 국민들도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같은 날 방역당국은 “(재택치료) 제도를 변경하고 정정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겨 죄송하다”고 사과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고모 씨(64)는 1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사려고 집 근처 약국 3곳을 돌아봤으나 모두 품절이었다. 고 씨는 “마스크 대란 때처럼 부족해질 때를 대비해 사놓으려고 했는데 못 산다니 막막하다”며 “차를 타고 먼 동네까지 나가서 구하든, 딸아이에게 부탁해 온라인으로 구매하든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10일부터 코로나19 ‘셀프 재택치료’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키트를 미리 사놓으려는 수요가 급증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 판매 금지는 13일부터 적용되며, 다만 16일까지는 재고 물량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자가검사키트, 부르는 게 값이날 취재팀이 온라인 쇼핑몰 3곳을 둘러본 결과 한 달 전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였다. 한 업체는 키트 1회분을 지난달 중순 최저가(약 3000원)의 10배가 넘는 3만 원대에 팔고 있었고, 다른 업체는 5회분을 25만 원에 팔았다. ‘한동안 키트를 못 구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자 업체들은 ‘일단 값을 올리고 보자’며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 씨(25)는 11일 “오늘 오전 자가검사키트 2개입 1박스가 1만9000원이라는 글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며 “그런데 2시간 후 업체 측에서 물건이 떨어졌다며 배송을 취소했다”고 했다. 동네 약국의 경우 가격은 비교적 덜 올랐지만 물량이 부족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도매업체를 통해 매일 물건이 들어오고 있지만 바로 팔려 나가 재고가 없다”며 “정부가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뒤 찾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13일부터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면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나 일부 장애인은 키트 구매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장인 박모 씨(41)는 “혼자 사시는 80대 어머니가 키트를 구하기 어렵다시기에 온라인으로 주문해 드렸다”면서 “거동이 어려운 분들에겐 보건소 등에서 키트를 배송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부 “구입 수량 제한도 검토”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1일 “불필요한 비축으로 인해 자가검사키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바로 공급되지 않고 있어 온라인 판매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17일 이후에는 약국과 편의점에서만 키트를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자가검사키트의 판매 가격과 구입 수량을 제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약국 등에서 수십 개가 들어 있는 제품의 포장을 뜯어 낱개로 판매하는 것도 허용된다. 키트 생산 과정에서 소분 포장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물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20∼25개들이 박스를 일선 약국에서 각자 소분해 판매하면 물량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는 마스크처럼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품귀 현상은 곧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 간병인과 보호자 등의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병원 제출용 PCR 검사를 받으려면 한 번 검사 비용이 2만∼10만 원 든다. 앞으로는 건강보험을 적용해 1회 4000원이 일괄 적용된다. 구체적인 기준은 17일 발표된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재택치료자와 동거인에게 지급되는 생활지원비를 줄일 방침이다. 현재는 백신 접종을 마친 확진자가 4인 가족과 일주일 동안 격리되면 97만4450원을 받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고모 씨(64)는 1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하기 위해 집 근처 약국 3곳을 돌아봤으나 구하지 못했다. 고 씨는 “걸어서 갈 수 있는 동네엔 자가검사키트를 갖춰놓은 약국이 없어서 차를 타고 나가서 구하든, 자녀에게 부탁해 온라인으로 구매하든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셀프 방역’, ‘셀프 치료’로 변화하면서 신속항원검사(RAT)를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한 결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자가검사키트 부족이 예상되자 13일부터 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자가검사키트 ‘최고 가격제’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11일 동아일보가 온라인 쇼핑몰 3곳을 둘러본 결과 유통업체들은 자가검사키트 도입 초기인 지난해 4, 5월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가 넘는 가격에 키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쿠팡에서는 SD바이오센서의 진단키트 1개(1회분)가 3만12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다른 판매자는 5개입 1세트를 25만 원에 팔고 있어 1개 5만 원 꼴이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개 3000~5000원 선이였던 키트가 현재 1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폭리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구입하려는 이들은 많은 듯했다. 키트 1회분을 3만 원 대에 팔고 있는 한 업체는 붉은 글씨로 “주문 폭주로 배송지연 시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 “2월 11일까지 구매한 물량만 배송처리한다” 등의 문구를 내걸고 있었다. 이날 키트 구입을 시도한 이모 씨(25)는 “2개입 1박스를 19000원에 판다는 곳이 있어 주문을 했는데, 2시간 뒤 업체 측에서 물량이 부족하다며 배송을 취소하고 환불 처리했다”고 했다. 동네 약국에서도 품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약국은 11일 오전 10시 40분경 “자가검사키트 재고가 2개들이 1묶음만 남았다”며 “오후에 25개입 1묶음이 들어오니 더 구매하고 싶으면 전화번호를 남겨두고 가면 연락을 주겠다. 지금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가기 때문에 일찍 오셔야 한다”고 했다. 중구 소재 또 다른 약국은 “20개입 1묶음만 남았다. 14만 원이고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도매업체를 통해 매일 자가검사키트가 들어오고는 있지만 금방 재고가 소진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13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고 한 뒤로 키트를 찾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가검사키트 생산량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나눠 포장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는 자동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지만, 이걸 도매 업체에서 소분해 포장하는 과정이 수작업이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 20개, 25개들이 박스를 일선 약국에 제공한 뒤 각자 소분해 판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과거 ‘마스크 대란’ 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일회용 비닐을 약국에 제공해 마스크를 1, 2장씩 소분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때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대란’ 때만큼 심각한 품귀 현상이 발생하진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한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는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가 매일 1장 이상씩 써야 하는 소모품이었지만, 자가검사키트의 경우는 필요할 때만 1회분을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각자 가정에 필요한 만큼 구비를 해두고 나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60세 미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셀프 재택치료’가 10일 시작됐다. 시행 첫날부터 방역당국의 부실한 의료기관 안내와 원칙 없는 진료비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122명으로 처음 5만 명을 넘어섰다. 재택치료자도 17만4177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이날부터 재택치료자의 약 15%에 해당하는 고위험군만 하루 2회 건강 모니터링을 하고 나머지 환자의 모니터링은 중단했다. ‘셀프 치료’ 상황에 놓인 재택치료 환자들은 어느 의료기관으로 연락할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전화 상담과 처방이 가능한 동네 병의원 1900곳을 공개했다. 하지만 주소나 지도 없이 엑셀 파일로 시군구, 병원명, 전화번호만 올려 환자들이 인근 병의원을 찾으려면 일일이 전화나 검색을 해야 했다. 코로나19 의심환자 진료를 병행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야간 상담이 가능한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명단도 올라왔지만 어떤 상황에 각 기관을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정부는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의 경우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도록 했다. 환자는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센터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 상당수 보건소 안내전화는 온종일 통화 중이었다. 정부는 재택치료자의 비대면 진료 비용에 대해서도 우왕좌왕했다. 이날 오전에는 재택치료자들이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할 때 하루 두 번 이상 진료를 받으면 두 번째부터 진료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이를 철회하고 무상 진료라고 했다. 정부는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온라인에서는 금지하고 약국과 편의점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판매가격 범위를 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라지만 급증하는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자의 온라인 구매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시설 등의 216만 명에게는 21일부터 주당 1, 2회분의 자가검사키트를 배포하기로 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14일부터 노바백스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당일 예약이나 의료기관을 통한 잔여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혼자 사는데 확진, 약없이 버텨”… “병원서 ‘진료기록 없다’ 거절”[오미크론 대확산] ‘셀프 치료’ 첫날… 확진자들 혼란 서울 송파구에 사는 안모 씨(30)는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기침과 가래 증상이 심했지만 확진 3일 차인 10일까지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했다. 보건소는 대면 진료를 할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 2곳을 전화로 알려줬지만 가까운 곳이 2.7km 거리다 보니 자동차가 없는 안 씨는 방문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안 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데 상비약도 없어서 그냥 버티고만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비대면 진료 거부당해 ‘자체 처방’정부가 10일부터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를 도입했지만 관련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택치료자들의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방역 당국의 모니터링이 중단된 만 60세 미만 ‘일반관리군’ 확진자 상당수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이 어딘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비대면 진료 가능 병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사실 자체를 모르는 재택치료자가 적지 않다. 정부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된다고 했지만 “비대면 진료 동네 병원” “전화상담 처방 동네 병원” 등으로 검색해도 제대로 된 정보는 찾기 어렵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모 씨(59)는 “키워드를 바꾸며 여러 차례 검색했는데도 비대면 진료 동네 병원이 어딘지 찾지 못했다”며 “따로 사는 아들에게 부탁해 겨우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재택치료자는 비대면 진료를 거절당했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박모 씨(54·서울 양천구)는 10일 발열이 심하고 호흡도 힘들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병원에 연락했다. 그런데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어 진료가 어렵다. 진료 받은 적이 있는 병원에 연락하라”는 답만 돌아왔다. 같은 날 확진된 취업준비생 이모 씨(25) 역시 “인후통이 심해져 비대면 진료 가능 목록에 있는 병원에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결국 집에 있는 상비약으로 ‘자체 처방’을 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 정보도 확인하기 힘들었다.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정모 씨(28·서울 관악구)는 “외래진료센터는 어디서 찾아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혼자 사는데 증상이 악화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불안하고 무섭다”고 했다.○ 진료 문의하자 “명단 잘못 올라갔다”비대면 진료를 맡은 일부 동네 병원은 전화가 폭증해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 비대면 진료를 원하는 전화까지 몰린다”며 “비대면 진료는 30분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전화가 몰리면서 아예 전화를 안 받는 병원도 적지 않았다. 심평원의 전화상담·처방 목록에 올라 있는 울산의 한 병원은 전화 진료가 가능한지 문의하자 “우리는 검사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를 하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목록에 잘못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진료 기관 종류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혼선을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다. 심평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료기관만 호흡기 전담 클리닉,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전화상담처방 동네 병·의원,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 등 5종류에 이른다. 한 재택치료자는 “종류가 워낙 많고 용어가 낯설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오후) 9시 넘어도 몰래 영업해요. 오셔도 돼요.” 8일 오후 9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한 유흥주점 호객꾼이 식당을 나서는 남성 3명 일행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 호객꾼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 가능하다는 방역지침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9시 이후에도 바와 노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접대부도 불러준다”고 했다. 남성 일행은 잠시 흥정을 하다 호객꾼과 함께 골목으로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일 5만 명에 육박했지만 서울 번화가에서는 영업 제한 시간 이후 불법 영업을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종로 번화가를 찾은 취재진에게도 40분 동안 호객꾼 3명이 “놀다 가라”며 말을 걸어왔다. 노래주점에 접대부들이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유흥주점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장소를 옮기거나 가게 위치를 숨기면서 단속을 피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은 “9시까지는 역삼동 업소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후엔 단속이 덜한 신사동 가게로 이동하면 된다”며 “가게 차량을 이용해 이동시켜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는 한 유흥주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소를 적지 않은 채 ‘홍대입구역 3분 거리’라고만 홍보한 뒤 직원이 편의점 등 별도의 장소에서 손님을 만나 은밀하게 안내하는 수법을 썼다. 방역지침 위반 단속을 맡은 종로구 관계자는 “단속 대상이 되더라도 과태료에 그치다 보니 처벌을 감수하고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종로구 관철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모 씨(67)는 “식당들은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을 거의 다 지키고 있는데, 유흥주점들이 어기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어려운 사정이 이해된다”는 상인들도 일부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9일부터 방역지침 위반 시 최초 한 번은 운영 중단 없이 경고 조치를 할 수 있게 했고, 1차 위반 시 과태료를 15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낮추는 등 처벌 수위를 낮춰 불법 영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오후) 9시 넘어도 몰래 영업해요. 오셔도 돼요.” 8일 오후 9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한 유흥주점 호객꾼이 식당을 나서는 남성 3명 일행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 호객꾼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 가능하다는 방역 지침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9시 이후에도 바와 노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접대부도 불러 준다”고 했다. 남성 일행은 잠시 흥정을 하다 호객꾼과 함께 골목으로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 5만 명에 육박했지만 서울 번화가에서는 영업 제한 시간 이후 불법 영업을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종로 번화가를 찾은 취재진에게도 40분 동안 호객꾼 3명이 “놀다 가라”며 말을 걸어왔다. 노래주점에 접대부들이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유흥주점들은 간판 불을 끄고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꾸미며 단속을 피하고 있다. 호객 중인 종업원에게 “단속에 걸리지 않겠느냐”고 묻자 “오후 9시 반 정도까지 집중적으로 손님을 모은 뒤 문을 잠그면 괜찮다”며 “1년 넘게 몰래 영업을 하고 있는데, 단속에 걸린 적이 없다”고 했다. 방역지침 위반 단속을 맡은 종로구청 관계자는 “단속 대상이 되더라도 벌금형에 그치다 보니 처벌을 감수하고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 호객 행위가 벌어진 곳에서 150m 떨어진 곳에 있는 파출소 관계자는 “요즘도 호객 행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종로구 관철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모 씨(67)는 “식당들은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을 거의 다 지키고 있는데, 유흥주점들이 어기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어려운 사정이 이해된다”는 상인들도 일부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9일부터 방역 지침 위반 시 최초 1번은 운영중단 없이 경고 조치를 할 수 있게 했고, 1차 위반 시 과태료를 15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낮추는 등 처벌 수위를 낮춰 불법 영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돈 벌며 공부하는 일에 시달려 봐서 어렵게 공부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그 친구들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고려대 상학과(현 경영학과) 58학번으로 모교에 거액을 기부해 온 사업가 유휘성 씨(84)가 8일 다시 고려대에 10억 원을 쾌척했다. 유 씨는 2011년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고려대에 누적 74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의미 있는 곳에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 출신인 유 씨는 6·25전쟁으로 아버지를 여읜 뒤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먹고살기도 막막한 형편이었지만 주변에서 도와준 덕에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나눔의 열망을 품고 살던 유 씨는 1970년 건설사를 창업한 후에도 검소한 생활습관을 지키며 재산을 모았다. 유 씨가 기부한 돈은 유 씨 어머니와 할머니 성함에 있는 ‘인(仁)’ 자와 본인 이름의 ‘성(星)’ 자를 따 ‘인성기금’으로 명명됐고 고려대 장학기금과 연구기금 및 의학발전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유 씨는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대한민국 고등교육 발전 및 미래인재 육성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받았다. 유 씨는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6일 오후 4시 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는 어깨가 닿지 않고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쇼핑몰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5분 만에 200명 이상이 지나갈 정도였다. 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도 관람객들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추위에도 야외에만 150여 명 이상이 몰렸다. 지인과 함께 왔다는 김대형 씨(31·인천 부평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 명을 넘은 후부터 잘 확인하지 않는다. 3만 명이 넘었는지도 몰랐다”며 “이제 독한 감기 수준 아니냐.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꺼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확진자 폭증하는데 유동인구 늘어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선 첫 주말인 5, 6일 서울 번화가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선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특히 20대 전후의 젊은 층이 많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젊은 층은 증세가 심하지 않다’는 생각에 외출을 감행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6일 친구 5명과 홍대거리를 찾은 김지윤 씨(19·대구 거주)는 “하루 확진자 3만 명을 넘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오래전부터 계획한 고교 졸업 기념 여행이라 강행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꼭 여행을 취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4일 밝힌 것도 시민들의 긴장감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서울 성동구의 음식점 직원 사경진 씨(27)는 6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2020년 12월) 일일 확진자 수가 처음 1000명을 넘어섰을 때는 손님이 하루 10팀 정도였는데, 3만 명을 넘어선 어제는 50∼60팀 정도가 왔다”고 했다. 최근 외부 활동량 증가는 자료로도 확인된다. 서울시가 집계한 ‘하루 최대 이동 인구 수’ 자료에 따르면 1월의 네 번째 토요일(22일) 서울시내 인구 이동량은 502만5413명으로 첫 번째 토요일(1일·420만5666명)에 비해 19.5%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414명에서 7005명으로 증가하는 동안 유동인구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하루 최대 이동 인구 수’는 대중교통 이용 및 통신사 기지국 접속 등을 바탕으로 서울시내 이동량을 집계한 자료다.○ 마스크 내린 채 다닥다닥기본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6일 홍대 패션거리에 있는 한 셀프 사진관은 넓이가 16m² 남짓했는데 손님들이 30명 넘게 몰려 가게 밖까지 줄을 서 있었다. 손님들은 좁은 가게 안에 가까이 붙어선 채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으며 대화를 했다. 오미크론 변이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방역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았던 박민영 씨(31)는 “이틀 정도 발열과 기침이 있었을 뿐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며 “이제 거리 두기를 조금 느슨하게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위중증 환자 비율이 적다고 하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한 만큼 확진자 수가 늘면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의료 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방역을 유지해 오미크론 확산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체계가 3일 전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검사 가능한 의료기관 수가 정부 발표보다 많이 부족하고, 해당 명단도 뒤늦게 공지됐다. 또 정부가 동네 의원 신속항원검사 진료비는 5000원이라고 알려 왔던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수만 원의 검사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혼란이 일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에 코로나19 진료 참여 의사를 밝힌 동네 의원(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은 1018곳이다. 방역당국은 이 중 343곳이 3일부터 바로 코로나19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실제 검사를 수행한 곳은 207곳에 그쳤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 일반 환자 진료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배송도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진료 의원 명단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이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오전 내내 곳곳에서 “코로나19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원이 어디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돼 미리 명단이 공개됐던 병·의원 391곳은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정부의 부정확한 안내도 문제가 됐다. 당초 정부는 “의원을 이용하는 경우 진찰료는 5000원, 검사비는 무료”라고 안내해 왔다. 하지만 이날 일부 의원은 “이는 유증상자 및 접촉자에게만 해당되고, 나머지는 검사비를 내야 한다”며 무증상자에게 몇만 원씩 청구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뒤늦게 “원칙은 증상이 있거나 접촉자인 경우 5000원을 받는 것”이라며 “병·의원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해 비급여로 고액을 받는 걸 막을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는 2만2907명으로 역대 최다를 나타냈다. 3일에는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확진자가 2만4000명이 넘어 4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는 2만 명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은 6일 종료되는 ‘인원 제한 6인, 시간 제한 오후 9시’의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해 4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자가진단 양성자-고위험군 뒤섞여… 동네병원 코로나 검사 혼란[오미크론 대확산] ‘오미크론 대응’ 첫날부터 우왕좌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 개편된 3일 전국의 선별진료소와 병·의원에서는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선별검사소를 찾아온 시민이 바뀐 규정 탓에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가 가능한 병·의원에서는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이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뒤섞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정부는 5000원이라던데 7만 원?”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이 “코로나19 무증상자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면 7만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하자 병원을 찾은 상당수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방역 당국이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 비용 5000원이 든다고 했던 것과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도 증상이 없을 경우 신속항원검사는 5만70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1만 원이 넘는 비용이 청구되는 곳이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같은 혼란은 방역 당국에서 증상이 없거나 밀접접촉자가 아닌 사람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때 추가 비용이 든다는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고가의 검사비가 문제가 되자 “무증상자라고 해도 신속항원검사 비용이 7만 원이라면 지나치다”며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자가진단키트 ‘양성’과 70세 고위험군 뒤섞여3일부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그 외엔 자가진단이나 호흡기전담클리닉 신속항원검사 등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가진단키트 ‘양성’이 나온 경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거리를 두고 대기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진 곳은 거의 없었다. 이날 동아일보가 선별검사소 3곳과 병·의원 4곳을 돌아본 결과, 7곳 모두 자가진단 ‘양성’을 받은 이들과 다른 검사자들이 한곳에 섞여 있었다.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선 자가진단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고위험군인 70대 여성과 소매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서 있었다. 한 선별검사소 직원은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분들은 따로 PCR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했다.○ 검사 가능 병원 목록 공개 늦어바뀐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아든 A 씨(50)는 PCR 검사를 못 받는다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A 씨는 “혹시 양성인데 (자가진단키트로는) 음성이 나올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일부 선별검사소에선 지침과 무관하게 PCR 검사를 받게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선별검사소 앞에서는 한 50대 여성이 “한국 나이로 예순 살이 넘었다”며 “PCR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직원에게 반복해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날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목록 공지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를 뒤졌는데 검사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명단이 오전 내내 올라오지 않아 난감했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 개편된 3일 전국의 선별검사소와 병·의원에서는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선별진료소를 찾아온 시민이 바뀐 규정 탓에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코로나19 검사·치료가 가능한 병·의원에서는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이 일반 검사 대상자와 뒤섞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정부는 5000원이라던데 7만 원?” 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이 “코로나19 무증상자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면 7만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하자 병원을 찾은 상당수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방역 당국이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 비용 5000원이 든다고 했던 것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영등포구의 한 병원도 증상이 없을 경우 신속항원검사는 5만70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1만 원이 넘는 비용이 청구되는 곳이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같은 혼란은 방역 당국에서 증상이 없거나 밀접접촉자가 아닌 사람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때 추가 비용이 든다는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고가의 검사비가 문제가 되자 “무증상자라고 해도 신속항원검사 비용이 7만 원이라면 지나치다”라며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자가키트 ‘양성’과 70세 고위험군 뒤섞여 3일부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그 외엔 자가검사키트나 호흡기전담클리닉 신속항원검사 등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가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거리를 두고 대기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진 곳은 거의 없었다. 이날 동아일보가 선별검사소 3곳과 병·의원 4곳을 돌아본 결과, 7곳 모두 자가진단 ‘양성’을 받은 이들과 다른 검사자들이 한 곳에 섞여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선 자가진단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고위험군인 70대 여성과 소매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서있었다. 한 선별검사소 직원은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분들은 따로 PCR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했다. ●검사 가능 병원 목록 공개 늦어 바뀐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아든 A 씨(50)는 PCR 검사를 못 받는다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A 씨는 “혹시 양성인데 (자가진단키트로는) 음성이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일부 선별검사소에선 지침과 무관하게 PCR 검사를 받게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 선별검사소 앞에서는 한 50대 여성이 “한국 나이로 60살이 넘었다”며 “PCR 검사를 받게 해 달라”고 직원에게 반복해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이날 코로나19 검사·치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목록 공지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치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명단을 이날 오전 11시 50분경에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검사를 받으려 해도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명단을 오전 내내 찾지 못해 난감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2일 이용객 100여 명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천시는 사고 직후 사고가 난 리프트를 포함해 스키장에 있는 리프트 5기의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경찰도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3개월 전 ‘정상’ 판정… “감속기 파손 가능성”22일 오후 3시경 베어스타운 상급자 코스 슬로프 정상으로 올라가던 리프트가 7분 이상 멈춰 있다가 갑자기 뒤로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속도가 붙은 일부 리프트는 승강장에 이미 멈춰 선 리프트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은 리프트 충돌 전 스키를 벗어 던지고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얼음이 언 상태라 뛰어내리다가 미끄러지거나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리프트가 멈춘 후에도 이용객 60여 명이 구조 작업이 끝난 오후 5시 13분까지 최대 2시간 가까이 허공에 매달려 추위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사고로 7세 어린이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용객 4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리프트는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 점검 당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프트 운영 업체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공단에서 나와 점검하는데 (사고 리프트는) 3개월 전에도 안전 점검을 마쳤다. 3개월에 한 번 하는 자체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포천시는 23일 “사고 원인은 감속기 고장으로 추정된다”며 “운행 중이던 리프트가 갑자기 멈춰 스키장 측에서 비상 엔진을 가동했는데 이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체 측도 감속기 내부 파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리프트에 경사가 있기도 하고, 사고 당시 이용객이 많아서 역방향으로 하중이 실렸다”며 “이때 감속기가 밧줄을 잡아줘야 하는데, 감속기 내부가 파손돼 역주행이 가속화됐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리프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처럼 빠르게 역주행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며 “멈춘 리프트를 재가동하기 위해 비상 엔진을 돌리는 과정에서 조작상 미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 멈춤 반복”… 2005, 2006년에도 사고이용객들은 사고가 있기 한두 시간 전부터 리프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1시경 리프트를 이용한 정윤성 군(17)은 “리프트가 중간에 멈춘 후 아래위로 흔들리다가 다시 가는 상황이 10차례 반복됐다”며 “리프트가 계속 멈추는데도 직원들이 어떤 안내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구본오 씨(29)도 “사고 전부터 10초, 15초씩 리프트가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어스타운 스키장은 이번 사고 전에도 여러 차례 리프트 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리프트 2대가 7m 아래로 추락해 이용객 7명이 크게 다쳤다. 2005년 2월에도 1시간여 동안 리프트 운영이 정지돼 이용객 50여 명이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들로부터 사고가 나기 며칠 전에도 리프트가 멈춘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는 현장 안전관리자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데 이어 조만간 소방당국,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포천=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2일 이용객 100여 명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천시는 사고 직후 사고가 난 리프트를 포함해 스키장에 있는 리프트 5기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경찰도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3개월 전 ‘정상’ 판정…“감속기 파손 가능성”오후 3시경 베어스타운 상급자 코스 슬로프 정상으로 올라가던 리프트가 7분 이상 멈춰 있다가 갑자기 뒤로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속도가 붙은 일부 리프트는 승강장에 이미 멈춰선 리프트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은 리프트 충돌 전 스키를 벗어 던지고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얼음이 언 상태라 뛰어내리다 미끄러지거나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리프트가 멈춘 후에도 이용객 60여 명이 구조작업이 끝난 오후 5시 13분까지 최대 2시간 가까이 허공에 매달려 추위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사고로 7살 어린이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용객 4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리프트는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 점검 당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프트 운영 업체 관계자는 “1년에 한번 공단에서 나와 점검하는데 (사고 리프트는) 3개월 전에도 안전 점검을 마쳤다. 3개월에 한번 하는 자체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포천시는 23일 “사고 원인은 감속기 고장으로 추정된다”며 “운행 중이던 리프트가 갑자기 멈춘 후 스키장 측에서 비상엔진을 가동했는데 이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체 측도 감속기 내부 파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감속기가 밧줄을 잡아줘야 하는데 내부가 파손돼 잡아주지 못했을 수 있다”며 “사고 당시 이용객이 많아 하중과 가속이 많이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리프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처럼 빠르게 역주행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며 “기계 결함에 더해 조작상 미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 멈춤 반복”…2005·2006년에도 사고이용객들은 사고가 있기 한두 시간 전부터 리프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1시경 리프트를 이용한 정윤성 군(17)은 “리프트가 중간에 멈춘 후 아래위로 흔들리다 다시 가는 상황이 10차례 반복됐다”며 “리프트가 계속 멈추는데도 직원들이 어떤 안내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구본오 씨(29)도 “사고 전부터 10초, 15초씩 리프트가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어스타운 스키장은 이번 사고가 전에도 여러 차례 리프트 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리프트 2대가 7m 아래로 추락해 이용객 7명이 크게 다쳤다. 2005년 2월에도 1시간여 동안 리프트 운영이 정지돼 50여 명의 이용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들로부터 사고가 나기 며칠 전에도 리프트가 멈춘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는 현장안전관리자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데 이어 조만간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가와 크레인 등 별도 장비가 필요해 합동 감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향후 확실한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