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

이원주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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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되지 못해서, 조종사 다음으로 비행기 많이 탈 것 같은 직업을 택했습니다. 비행기와 날씨에 대한 '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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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5~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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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주의 날飛]이 비행기 엔진은 왜 납작한가

    ※‘날飛’는 현지시각 17일 미국에서 발생한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엔진 폭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승객의 명복을 빕니다. 이에 앞서, 영공을 지키다 순직한 우리 공군 F-15K 전투조종사 두 분께도 뒤늦게나마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공항에서 비행기 타려고 기다리면서 밖을 보니 엔진이 찌그러진 비행기가 있더라. 다른 비행기는 다 엔진 모양이 동그란데 특별히 이렇게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지인이 대화 도중 이런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날飛’에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여러분도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구경했던 기억을 한 번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김포공항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기다리고 계신 기억을 하시면 아마 더 잘 떠오르실 겁니다. ‘엔진이 찌그러진 비행기’는 보잉社에서 만든 737 항공기입니다. 비정상은 아니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엔진이 땅에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737 비행기는 다른 비행기에 비해 유난히 높이가 낮고, 그래서 엔진이 땅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엔진 덮개의 아랫부분을 의도적으로 평평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금 더 알아보려면, 737 기종이 처음 나왔을 때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737 기종은 1967년 4월 9일 처음 초도비행을 했습니다. 처음 나왔던 737-100 기종은 최대 좌석 수 110명에 최대 비행거리는 2850km(1540해리) 정도인 소형 단거리용이었습니다. 2850km는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를 직선거리로 이은 정도입니다. 미국의 경우 뉴욕 국내선 공항인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하면 중부까지밖에 못 가는 거리입니다. 짐과 사람을 가득 싣고, 직선거리가 아니라 항로를 따라 비행하면 항속거리는 더 짧아집니다. 현재 나온 가장 최신형 737인 737MAX 기종이 200명 넘는 사람을 태우고 7000km(3850해리)가 넘는 거리를 날 수 있는 점과 비교하면 초기 모델의 성능은 지금의 절반도 안 되는 셈입니다. 당연히 737이 처음 개발될 때는 지역 공항을 오가는 ‘지역항공기(Regional Jet)’ 용도로 개발됐습니다. 땅이 넓은 만큼 공항도 많은 미국에서 ‘지역 공항’은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승객이 타고 내리는 탑승교가 부족하거나, 짐을 싣고 내리는 장비가 부족하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보잉은 737을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우선 짐을 싣는 장비가 없을 때도 공항 수하물 담당 직원들이 그냥 짐을 비행기에 ‘던져 넣을’ 수 있도록 비행기 자체를 낮게 설계했습니다. 땅에서 앞쪽 화물칸 바닥까지 높이가 737-100의 경우 1.3m, 737-800의 경우 1.45m밖에 되지 않습니다. 경쟁 기종인 에어버스社의 A320의 경우 이 높이가 1.99~2.01m 정도로 높습니다. 짐은 던져 넣을 수 있는데 손님은 어떡할까요. 그래서 보잉의 개발팀은 아예 비행기 안에 계단을 심는 옵션도 만들었습니다. 737 일부 기종은 앞쪽 출입문 아래서 숨겨져 있던 계단이 아래 사진처럼 나오기도 합니다.. 최대한 비행기를 낮게 설계한 건 처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737-100이 처음 나왔을 때 엔진은 지금과 다른 모양이었기 때문입니다. 직경은 더 작고, 길이는 더 길었습니다. 엔진을 비행기 날개 아래 단단히 부착해도 지면까지 58cm 여유가 있었습니다. 비행기도 같은 기종이지만 자동차처럼 디자인과 성능을 향상시킨 새로운 세대(generation) 비행기를 내놓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보잉은 구형 737-100/200에서 737-300/400/500으로 이어지는 ‘클래식’ 기종을 내놓으면서 기존 엔진보다 더 큰 새 엔진을 달기로 합니다. 항공기 엔진은 어느 정도까지는 직경이 커지면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행기 높이가 워낙 낮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큰 엔진을 원래 위치에 달면 땅에 닿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설계팀은 두 가지 묘안을 짜냅니다. 하나는 구형 737에서 ‘클래식’ 737로 넘어오면서 동체가 길어진 점을 이용해 엔진 위치를 날개 ‘밑’에서 날개 ‘앞쪽’으로 당기고, 위로도 그만큼 바짝 끌어올렸습니다. 또 하나의 묘수가 바로 ‘엔진 껍질 찌그러뜨리기’입니다. 동그란 엔진 덮개 아랫부분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큰 엔진을 장착하고도 바닥부터 엔진 밑바닥까지 적게는 46cm, 많게는 56cm 정도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엔진은 비행기에 공기를 공급하고 전기도 공급하고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유압도 공급합니다. 그래서 엔진 덮개 안쪽에는 수많은 파이프와 기계들이 배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아랫부분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하다 보니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보잉 기술자들은 원래 아래로 지나가야 했던 이런 장비들을 모두 엔진 옆으로 우겨넣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737-300 이후 모델에서 엔진 껍데기는 아래는 눌리고, 좌우로는 불룩 튀어나온 희한한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보잉의 개발사(史)를 보면 기술자들이 이런 엔진 덮개를 보고 ‘햄스터 볼 주머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비행기를 낮게 만들면서 보잉 기술자들이 머리를 싸맨 부분은 엔진 말고 또 한 군데 있습니다. 바퀴입니다. 일단 땅을 박차고 떠오른 비행기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바퀴를 동체 안으로 접어 넣습니다. 그리고 ‘페어링’이라 부르는 덮개로 바퀴를 덮어버립니다. 그래야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37은 동체 높이가 너무 낮아 접어 넣은 바퀴를 덮을 덮개를 만들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기술자들은 고심 끝에 덮개를 달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대신 바퀴를 접어 넣은 모양이 동체 표면과 비슷하게 만들어지게 바퀴를 설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바퀴의 바깥쪽 면에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양의 휠을 달아 페어링을 단 것과 같은 효과를 냈습니다. 처음 개발된 1967년부터 지금까지 그 원형을 거의 유지하고 있는 737은 조종사들에게는 애증이 깊은 항공기라고 합니다. 다른 기종에 비해 자동화도 좀 덜 되어 있고, 조종하기도 좀 까다로운 기종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이 비행기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총 9996대가 항공사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태어난 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실력이 검증된 민항기의 ‘절대 강자’가 바로 보잉 737 항공기입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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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봄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배움은 기쁨이라고 하는데, 기쁜가요? 촌각의 시간조차 조바심을 놓을 수 없는 현실이 싫지요? 하지만 나누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 배워서 남 주세요. 좋은 일에 쓴다고 생각하면 흐뭇하지 않을까요? ―중·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인 요즘,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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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톡톡]“백반집 계란프라이 반찬이 사라졌어요”

    《 최저임금이 올랐습니다. 정부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리려고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식당 등 우리 사회 ‘낮은 곳’의 민심을 들여다봤습니다. 》 ▼ 최저임금 인상 전 vs 후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월급이 8만2000원 올랐어요. 학비와 생활비 모두 제가 벌어서 충당하느라 여윳돈이 없었는데 두 달 전부터 한 달에 6만 원짜리 헬스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하루 2000원치 땀을 흘리는 행복이 소중합니다.”―김모 씨(26·대학원생) “절대적인 임금 수준을 고려해야 해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3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220만9890원입니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올해 최저임금 월급은 157만3770원이죠. 이전 인상률과 비교하면 16.4%라는 수치가 크게 느껴지지만 여전히 최저임금만으로 한 가정이 생활을 하기는 어려워요.”―류다현 씨(24·대학생) “대기업 영화관이다 보니 기본급도 최저임금 이상이고 수당도 다 받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우리야 좋죠. 그런데 물가도 그만큼 오르니까 피부에 와 닿는 건 없어요. 최근에는 영화 관람객이 늘면서 업무량도 많아졌고요.”―오영만 씨(60·영화관 청소반장) “우린 월급쟁이라 최저임금에 별로 영향 받지 않아요. 매년 7%가량 연봉이 올랐죠. 정부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니까 ‘우리 임금도 그만큼 올라야 할 텐데’라는 생각은 들어요.”―이모 씨(50대 초반·야간 환경미화원) “집 앞 백반 집에서 항상 서비스로 계란프라이와 요구르트를 줬어요. 그런데 이제 계란프라이는 안 줍니다. 괜히 서운해요. 인건비는 올랐지만 음식 가격은 올리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했다니 이해는 되죠. 그러고 보면 제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멀리뛰기 세계 우승할 기세예요.”―정모 씨(30대·회사원)▼ “불경기는 여전한데… ” ▼ “3월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했는데 결국 못 구했어요. 일주일 근로시간 총합이 15시간 이상이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가게가 시간대를 쪼개서 사람을 구합니다. 그마저도 가뭄에 콩 나듯 뽑죠. 한 번은 아르바이트 면접까지 보러 갔는데 사장님이 저를 채용할지 말지 고민하더라고요.”―임주현 씨(25·대학생) “중국이 재활용쓰레기 수입을 중단해 재활용 업계는 굉장히 힘든 상황입니다. 최저임금은 이미 16.4% 올랐고요. 일자리 안정자금은 일시적입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영세업자는 문 닫으라고 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재활용쓰레기로 제품을 만들어 업체에 납품하는데 8년 전 제품당 300원에 계약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300원을 받죠. 그런데 같은 기간에 4000원이던 최저임금은 7530원이 됐습니다. 다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데 인건비만 올라가니 걱정이 태산입니다.”―안모 씨(50대 후반·재활용 제조업체 운영) “식당 일이 고되다 보니 예전에도 시간당 7530원보다는 많은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에도 저희는 아직 임금 인상을 해 주지 못하고 있어요. 일당을 20% 올리려고 해도 가게 매출이 그대로라 힘들어요. 일당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여 일하시는 분들께 죄송하죠.”―김모 씨(50대 중반·음식점 운영) “아들이 운영하던 편의점을 올해부터 저와 남편이 돕고 있어요. 매출은 유동인구에 따라 결정돼요.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기적을 바랄 순 없으니 결국 고정적인 지출 중 당장 줄일 수 있는 인건비를 줄였어요. 새벽 6시에 나와 밤 12시 넘어 집에 들어가면 세수 겨우 하고 까무룩 잠들어요. 끼니는 폐기 도시락으로 대충 때웁니다.”―신모 씨(56·편의점 운영) “20% 가까이 되는 인상률에 경비원들은 잘릴까 봐 발칵 뒤집혔어요. 우리에겐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예요. 올해 새 경비원을 뽑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임금 때문에 해고돼서 구직 중이라고 하더군요. 임금이 오르면 당연히 좋지만 잘리면 무슨 소용입니까. 근무 태도가 나빠서 자른다고 하면 할 말도 없어요.”―이모 씨(60대 후반·아파트 경비원)▼ 최저임금 新풍속도 ▼ “햄버거 가게는 거의 다 ‘키오스크(무인화 기계)’로 주문을 받아요. 여러 대가 있어 줄도 빨리빨리 줄어들죠. 메뉴명과 사진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주문하는 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메뉴를 넣었다 뺐다 하니까 주문이 잘못 들어갈 염려도 없고요.”―배후민 씨(25·가게 손님) “다음 달부터 한 치킨 체인이 배달료 2000원을 받는다는 뉴스를 봤어요. 그때 직감했죠. ‘이제 우후죽순으로 모든 치킨에 배달료가 붙겠구나.’ 사람들이 치킨을 포기하진 않을 테니 당분간은 매장에 포장 손님이 우글우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요?”―이상재 씨(30·교사) “이렇게 적막한 대학가의 밤은 처음 봐요. 24시간 영업하는 가게들이 야간 영업을 포기했어요. 우리 가게도 올해부터 새벽 4시까지만 영업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야간 매출은 점점 떨어지는데 야간수당까지 챙기려면 골치 아프니까요. 옆집 국밥가게는 오후 10시가 되면 바로 셔터 문을 내려요.”―이모 씨(40대·음식점 야간 근로자)▼ 내년 최저임금은? ▼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회보장제도가 정비돼야 합니다. 시장에서 얻는 임금만 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슷해졌어요. 하지만 많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실업, 노령 분야 등에서) ‘사회보장소득’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받는 사회보장소득이 3000원이면 시장으로부턴 7000원만 받아도 1만 원이 달성되죠. 사회보장제도와 임금 체계를 모두 고려해 최저임금 논의가 이뤄져야 합니다.”―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는 임금과 생산성이라는 두 개의 축을 이해해야 해요. 만들어내는 것(생산성)이 20% 증가하면 당연히 가져가는 것(임금)도 20% 증가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 정도인데 임금을 16.4%나 올리면 균형이 깨져 버리죠. 일자리가 줄거나 물가가 올라 생산성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므로 임금을 나라의 생산성보다 지나치게 높이는 일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는 무리한 인상보다 사람들이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제4차 산업혁명으로 상당수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 원가량 돼요. 무인화 기계 가격도 150만∼600만 원 정도 하죠. 기계는 한 번 구매하면 5년 정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저임금 논의에도 이런 변수가 고려돼야 합니다.”―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산업조직연구실장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수현 인턴기자 성균관대 사회학과 4학년}

    •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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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청春? 靑춘!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까르르 웃을 때인데벚꽃잎 눈처럼 떨어지니 어찌 즐겁지 아니할까요.이 좋은 봄날 삭막한 막사 담장 밖으로 나와햇살 쬐며 다리 쭉 뻗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할까요.두 청춘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도 기념인데,사진 한 장 같이 찍으면 더욱 즐겁지 아니할까요? ―현충원에서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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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전설이 싹트다

    한겨울에도 올곧게 푸르른 선비의 표상,국왕의 심경마저 헤아린 충신의 신의,힘겨운 역사를 견디어온 민족의 상징.그 모든 시작은 이렇듯 작고 약한 존재로부터.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경기 양평군 용문양묘사업소에서 1.5cm 금강소나무 새싹을 근접 촬영했습니다.}

    •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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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상/오성윤]내가 ‘관용할’ 수 없는 것들

    이런 문구를 읽을 때면 공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 매체의 견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곱씹을 여지가 있어 동의하지 않는 논리에도 목소리를 준다니. 이런 세련된 태도를 두고 ‘똘레랑스’, 즉 관용이라 하던가. 원고 주제를 미리 주지하고자 전화를 걸었을 때 이 코너 ‘2030세대’의 담당 기자는 이렇게 대꾸했다. “코너 특성이 있으니 그냥 자유롭게 써주세요. 앞으로도 미리 알려주실 필요 없고요.” 와우. 그렇단 말이지. 통화에 감명 받은 나는 자세를 고쳐 앉아, 이내 주제를 바꿨다. 그리하여 오늘의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이 코너의 ‘30’을 맡고 있는 내겐 세상에 관용할 수 없는 말이 참 많다는 것. 매체의 똘레랑스가 어째서 나의 편협함을 낳았느냐고? 사실 적잖이 청개구리 심보인 듯한데, 일종의 메타포로 읽히길 바란다고 답하겠다. 나는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맞선다는 일부 지역 주민의 말을 관용할 수 없다. 국내 사례를 통틀어 장애인 관련 시설이 집값이나 치안에 악영향을 미친 전례가 없으니, 그들은 실상 장애인 자체를 혐오하고 있는 것이다. ‘님비’가 인류 보편적 현상이기는 하나 장애인 관련 시설을 혐오 시설로 파악한 예는 찾기 힘들다. 나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성명, 집회, 행진에서 외치는 ‘동성애 반대’를 관용할 수 없다. 혹시 여태 누구도 그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봐 고루한 설명을 남기자면, 개인의 정체성은 타인이 찬성하고 반대할 계제가 아니다. 나는 성폭력 피해자에게서 귀책사유를 찾으려는 일체의 논리를 관용할 수 없다. 그들은 ‘이런 말을 하고 다니다 구타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각오를 했을까? 각오했다면, 즉 ‘맞을 만한 사람’과 ‘성폭력 당할 만한 사람’이란 게 존재한다고 여긴다면 그는 현대 문명의 가장 큰 성취인 인권 개념을 미처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각오하지 않았다면 그 논리는 명백한 여성혐오다. 한 사건으로 축약할 수 있겠다. 나는 강의실에서 벌어진 여성혐오적 발언에 대한 세간의 의혹 제기가 ‘표현의 자유’와 ‘학습권’에 대한 침해라는 한 대학 교수의 주장을 관용할 수 없다. 그 말은 ‘예술가의 에고 트립’과 ‘위악’, 그리고 ‘혐오발언’과 ‘표현의 자유’를 구분할 수 없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이니, 듣는 사람들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 분명하다. 혹은 스스로 바보 흉내를 내고 있거나. 저들은 표현의 억압과 싸우는 투사들이 아니다. 장애인의, 성소수자의, 여성의, 노인의, 이민자의,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존엄성을 마음껏 훼손하고선 웬일인지 그에 대한 비난, 즉 타인의 ‘표현의 자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최소한의 PC(정치적 올바름)가 전제되지 않은, 오직 무제한적이기만 한 표현의 자유는 -작가 에밀 시오랑의 말을 빌어- ‘정신에 대한 폭행’일 뿐이다. 그러니 나는 감히, 그들의 자유를 감내하지 못하겠노라 선 그어야겠다. 첨언. 서두에 쓰인 ‘이 글은 본 매체와의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문구는 사실 선의의 맥락에서만 쓰이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억측이나 폭언을 인용하고선 중립을 가장하는 의도로 쓰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나는 상술한 사람들의 발언을 주워섬기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는’ 같은 표현을 덧붙이는 사람도 신뢰치 않는다. 너무 깐깐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에게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기사 댓글을 볼 때, ‘단톡방’에 떠도는 ‘찌라시’를 볼 때, 우연히 식당 옆자리의 이야기를 들을 때. 혐오의 논리가 이토록 미세먼지처럼 만연한 세상에서, 나는 도무지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오성윤 잡지 에디터}

    •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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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주의 날飛]3강 구도 된 대잠초계기 사업… 승자는 누구?

    2016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차기 대잠초계기 도입 사업은 숱한 우여곡절을 거쳤습니다. 특정 항공기업체의 특정 기종 수의계약설, 중고 기종 염가 도입설 등이 오락가락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이 “경쟁입찰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내고서야 제대로 된 경쟁입찰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유력한 후보자로 부각됐던 기종이 바로 미국 보잉社의 ‘P-8A 포세이돈’과 스웨덴 사브의 ‘소드피시’였습니다. 적어도 2월까지는, 두 기종의 ‘양강’ 구도로 대잠초계기 사업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에어쇼에서 에어버스社가 대잠초계기 사업 참여를 선언하면서 대잠초계기 사업은 3강 구도로 진행됐습니다. 중형 전술 수송기 C295를 개량한 C295MPA(Maritime Patrol Aircraft)가 포세이돈, 소드피시의 경쟁자입니다. 그 외 이스라엘항공청과 국내 업체 한백항공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날飛’는 지난 달 말, 새로 차기 대잠초계기 사업 경쟁에 뛰어든 에어버스 코리아 디펜스 앤 스페이스 부문 영업 대표인 브라이언 김 대표를 만났습니다. 에어버스에서 대잠초계기 경쟁 입찰 참여를 발표한 후 그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말 에어버스에 합류한 김 대표는 30년 넘게 항공기 제작업계에 종사한 전문가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재직할 때는 T-50 개발과 관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에어버스에 오기 전에는 노스럽그루먼 코리아, 보잉 디펜스, 스페이스 앤 시큐리티 코리아의 고위 임원으로 수 년 동안 재직했습니다. 한국 항공시장의 사정과 최대 경쟁업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정보통입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잠수함 도발 위협을 직면하고 있는 한국은 한 대라도 더 많은 해상초계기를 보유하고 한 번에 더 많이, 더 자주 날려서 작전 해역을 꼼꼼하게 감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환경에 가장 알맞은 대잠초계기가 C295MPA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C295MPA 참여는 국내 대잠초계 환경을 철저하게 분석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의 이 말에는 C295MPA의 장단점이 모두 함축돼 있습니다. C295MPA는 약 7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중형 수송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잠초계기입니다. 최대항속거리는 5750km, 최고속도는 시속 480km입니다. 경쟁 기종인 P-8은 홈페이지에 항공기 기술제원을 정확히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최대항속거리는 8300km 이상, 최고속도는 시속 90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인 ‘글로벌 6000’을 모델로 하는 사브의 ‘소드피시’는 최고시속 시속 830km, 최대항속거리는 9600km입니다. 에어버스 대잠초계기는 속도나 작전반경 모두 열세인 셈입니다. 에어버스는 한국 환경에서는 이 같은 단점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가 그리 넓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 제주 남쪽 해안을 제외하고는 대양을 끼고 있지 않은 KADIZ는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거리가 약 1000km, 가장 먼 대각선 거리도 1300km 정도입니다. 물론 P-8은 같은 면적이어도 훨씬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겠죠. 에어버스는 이 같은 단점을 ‘가격’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가격 면에서 다른 경쟁기종에 비해 최고 좋은 조건으로 제안할 수 있다”고 힘을 줬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다른 기종보다 훨씬 많은 비행기를 납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또 “C295MPA를 도입하면 기존에 한국이 보유한 P-3 16대와 함께 다른 기종 도입 대비 가장 많은 비행기를 동시에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지비에도 자신이 있다는 말입니다. ‘최고 좋은 조건’이란 어느 정도일까요. 외국계 기업은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숫자를 언급하는 것을 꺼립니다. 그래서 C295MPA의 제안 가격을 묻는 ‘날飛’ 측의 집요한 질문에도 김 대표는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어렴풋이 추측해 볼 수는 있습니다. 2014년 에어버스는 영국의 대잠초계기 입찰 경쟁에서 “P-8이 가장 합리적이고 유일한 선택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깨고 싶다”며 C295MPA를 제안했습니다. 에어버스 밀리터리 영국 대표인 리처드 톰슨은 “영국 요구의 90%를 만족하는 사양에 가격은 절반, 유지비용은 20~25%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에어버스의 경쟁 전략은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드는 비행기 한 대를 사서 띄울 돈으로 에어버스 비행기를 여러 대 사서 여러 대 띄우게 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가격 경쟁으로는 사브의 소드피시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역시 정확한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소형 비즈니스제트기를 기반으로 하는 소드피시의 가격도 P-8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드피시는 크기만 작을 뿐 속도나 작전반경 등에서도 C295MPA보다 우위에 서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 에어버스는 “자체 기술력이 집대성된 실증기”임을 강조합니다. 김 대표는 “C295MPA는 전자항법시스템(avionics)과 대잠초계기용 미션 시스템을 모두 에어버스가 직접 개발한 기술로 채웠고, 이미 브라질, 칠레 포르투갈 등 19개 국가 27개 운용기관이 145대를 실전 투입하고 있다”며 “이런 신뢰성은 한국 대잠초계기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 일정을 준수하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아직 개발되지 않은 소드피시는 운용하고 있는 국가가 없습니다. P-8도 현재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 호주, 인도 등 3개국가가 유일합니다. 반면 C295MPA는 미국 해양경찰에서도 운용하고 있습니다. 입찰 경쟁국에서도 운용할 정도의 신뢰성은 C295MPA가 경쟁 기종과 비교할 때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신감입니다. 경쟁 업체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김 대표의 발언에는 소드피시의 단점 두 가지를 지적하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하나는 소드피시가 아직 실물이 개발되지 않은 기종이라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소드피시가 여러 업체의 기술력을 모아 만드는 대잠초계기라는 점입니다. 대잠초계 미션 시스템은 스웨덴 사브의 기술이, 기체와 항법전자장비는 캐나다 봉바르디에의 기술이 쓰입니다. 물론 이런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지 단점으로 작용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선 방위산업청은 아직 개발이 안 된 초계기 후보로는 경쟁 입찰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국방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지속적인 성능 개량이 이루어지는 군용 장비 특성을 감안하면 실물이 없다는 점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공군이 과거 치렀던 차세대전투기 도입 사업에는 이 같은 입장이 모두 반영돼 있습니다. 1, 2차 차세대전투기 도입 사업 때 우리 공군이 F-15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전 투입으로 검증된 신뢰성이었습니다. 하지만 3차 사업 때는 성능이 더 좋은 최신 기종이라는 이유로 돈을 더 들이고도 당시 아직 기체도 개발되지 않았던 F-35를 선택한 바 있습니다. 군사무기 도입 사업은 가격과 기술력 같은 수치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P-8은 미국에서 만든 기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렴한 가격이나 유지비, 기술이전 같은 ‘서비스’가 없어도 가장 막강한 후보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에서 “한국과 이야기할 방위시스템”으로 P-8을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버스는 ‘후발주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7월 C295MPA를 포항기지에 직접 가져와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고 시연비행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작년 11월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우주항공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P-8을 전시한 보잉이나 이 행사에서 차기 대잠초계기 입찰 참여를 선언한 사브보다 공식 발표나 움직임이 늦어보이기 때문입니다. 경쟁사와 한국 상황 모두를 잘 아는 브라이언 김 대표가 이런 약점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차기 대잠초계기는 과연 무엇으로 결정될까요. 차기 대잠초계기 도입 사업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습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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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확행 톡톡]행복은 미래에?… 아니요, 지금 바로요

    《 ‘취업, 결혼, 아파트 장만’보다 ‘갓 구운 빵 냄새, 반려동물과의 입맞춤, 반듯하게 쌓인 수건’. 요즘 청년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성취보다 현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소확행에 대해 알아봤다. 》 ▼ 소소하지만 확실해 ▼“카타르시스의 어원이 ‘배설’입니다. 무언가를 내보낼 때 느끼는 쾌감으로 배변 역시 포함되죠. 대변은 하루 내내 함께하니 제 분신과도 같습니다. 이를 저세상(?)으로 보낼 때 최대한 예의를 차리고 싶어요. 그래서 그랜드 하얏트 호텔처럼 개방된 5성급 호텔 화장실에서 볼일을 봅니다. 볼일 후 손을 닦을 수 있는 일회용 수건도 있어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은 카타르시스를 배가시키죠. 이야말로 매일 느낄 수 있는 소확행 아닐까요?” ―이모 씨(40대·회사원) “비 오는 날 새벽 어스름 들어찬 방 안에서 극세사 이불에 얼굴 비비기. 맑은 날엔 유튜브로 빗소리 ASMR(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가 담긴 영상)를 틀어놔요. 저만의 아늑한 공간 속에 있으면 모든 고민이 사라집니다.” ―남연호 씨(23·대학생) “‘소확행’은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 말고 소소하지만 내가 일상 속에서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말해요. 체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청년들의 ‘2018 생존법’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집을 사기 위해 무조건 돈을 모으기보단 여행을 다닙니다.”―김대철 씨(30·금융계 종사) “박사과정은 밟지 않을 예정입니다. 불분명한 일에 나를 갈아 넣기 두려워요. 결혼 생각도 없습니다. 배우자가 생기면 삶의 함수가 복잡해지니까요. 당장 살아가기도 벅찬데 미래는 웬 말이에요. 저녁에 맥주 한잔하며 드라마 보면 그게 행복이죠.”―김모 씨(20대·대학원 석사과정) “영화 ‘리틀 포레스트’ 주인공처럼 매일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싶어 제철 과일로 담금주를 만듭니다. 달콤한 딸기주 한 잔 마시면 오늘 치 봄을 먹는 기분이랄까요? 취업 걱정은 잠시 뒤로하고 ‘현재를 즐기는 저만의 방법’이에요.”―신혜선 씨(26·경희대 산업디자인과 4학년) “미래를 염려하며 바쁘게만 살아가면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치고 맙니다. 교감신경계가 과하게 각성해 심장 박동 수와 호흡 속도가 올라가죠.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그러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긴장된 근육이 풀리고 심장 박동 수가 내려가 몸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증상이 치유되죠.”―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욜로를 이긴 소확행 ▼ “소확행은 확실히 요즘 뜨는 개념입니다. 지난 1년간 네이버 검색 트렌드를 살펴보면 ‘학자금대출, 청년실업, 비혼’ 세 단어 검색량 총합이 138만9160건에 이릅니다. 청년 세대 버즈(온라인 이슈를 뜻하는 용어)로는 ‘순간’ ‘즐기다’ 두 단어가 많이 나오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이 현재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작년 우리나라에 욜로 열풍이 불었고 ‘욜로족을 잡아라’ 같은 욜로 마케팅이 쏟아졌죠. 그런데 올 1월부터 소확행 네이버 검색량이 욜로를 앞질렀어요. 현재 15만2330건인 ‘혼술’보다 높은 17만9820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이진형 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 “여행업계도 소확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행도 일상 속 경험이기에 소확행과 연결될 수 있죠. 실제로 개인 만족도가 중요한 자유여행 문의가 늘었습니다. 여행지로는 일본 가가와현의 나오시마섬을 추천해드려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테마촌으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소지승 여행이필요해 대표 “카페 트렌드가 ‘빨리빨리’에서 ‘여유로움’으로 변했어요. 저도 카페에 일부러 큼지막한 테이블을 듬성듬성 들여놨어요. 손님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카페 안은 제가 좋아하는 예쁜 그릇과 여행 기념품으로 가득 채웠답니다.”―서의정 씨(30·카페 ‘Rozy Finch’ 운영) “‘플라이어스’는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모임입니다. 일상 속에서 나를 자유롭게 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해요. 나만의 글쓰기부터 야경을 즐기는 연남런닝맨, 지니어스 두뇌대결게임까지. 플라이어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 있어요.”―박민지 플라이어스 대표▼ 소확행도 감지덕지 ▼ “‘따뜻한 햇볕 속 낮잠’요? 저는 살기 위해 자요. 데이 근무(새벽∼오후)가 끝나고 집에 오면 밥도 못 먹고 침대에 쓰러집니다. 3교대 근무라 약속 잡기도 어려워요. 하루 버텨내느라 진이 빠지죠. 이 일을 계속할 건지 고민할 시간조차 없어요.”―김모 씨(26·간호사) “수험생에게는 심리적 여유가 없어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오후 11시에 귀가합니다. 지하철과 식당, 어디서든 행정법 핸드북을 읽죠. 유튜브 영상이 보고 싶거나 음악을 듣고 싶어도 죄책감이 들어 억지로라도 공부해요.”―이승찬 씨(24·공무원시험 준비) “아이에게 사탕을 주며 ‘엄마가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줄게’라고 해봅시다. 미래의 보상이죠. 그런데 만약 ‘엄마가 안 온다면’요? 청년 세대는 ‘엄마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눈앞의 사탕을 먹으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정말 안타까운 쪽은 이런 합리화조차 못 하는 청년들입니다. 까치발을 든 채 계속 서 있으라 하면 버틸 수 있을까요? 지쳐 무너집니다. 그게 가장 위험해요.”―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 “청년 세대가 자신의 사회 계층적인 환경을 인지해 소비와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확행 추구는 합리적인 행동이죠. 그러나 취업난, 주거난과 같은 청년 세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노동시장이 개선돼야 합니다.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착한 성장이 실현돼야 하죠. 문화적 욕구가 강한 청년들이 소확행으로도 한계에 부딪히면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 ▼ “청년들이 이해됩니다. 옛날에야 집을 사고 가족도 부양했죠. 지금은 모든 걸 다 갖추기 힘들어요. 인생은 짧습니다. 자신을 희생했던 기존 세대의 삶을 따를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는 직접 콩나물 무치고 기침 콜록대며 연탄재를 치웠어요. 다시 산다면 요즘 사람들처럼 ‘나’를 위해 살고 싶습니다.”―김모 씨(77·전업주부) “일본의 청년 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경제 호황기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차와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고 이를 갚으려 끊임없이 일하는 부모를 보며 물질적인 부분이 인생의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청년들은 미래에 대해 기대를 낮추고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아사히나 유키 씨(29·일본 도쿄도) “성취 지향적이던 사회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소소함이 중시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어요. 덴마크의 ‘휘게’, 프랑스의 ‘오캄’, 스웨덴의 ‘라곰’ 모두 ‘소박함’을 추구하는 현상이죠. 이러한 경향은 청년 세대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지만 앞으로 중장년층에도 퍼질 여지가 있습니다.”―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수현 인턴기자 성균관대 사회학과 4학년}

    •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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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욜로’ 이긴 ‘소확행’…나만의 행복한 비법 찾는 사람들

    ‘취업, 결혼, 아파트 구매’보다 ‘갓 구운 빵 냄새, 반려동물과의 입맞춤, 반듯하게 쌓인 수건’. 요즘 청년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성취보다 현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을 추구한다.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소확행에 대해 알아봤다. 김수현 인턴기자 성균관대 사회학과 4학년●소소하지만 확실해 “카타르시스의 어원이 ‘배설’입니다. 무언가를 내보낼 때 느끼는 쾌감으로 배변 역시 포함되죠. 대변은 하루 내내 함께하니 제 분신과도 같습니다. 이를 저세상(?)으로 보낼 때 최대한 예의를 차리고 싶어요. 그래서 그랜드하얏트호텔처럼 개방된 5성급 호텔 화장실에서 볼일을 봅니다. 볼일 후 손을 닦을 수 있는 일회용 수건도 있어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은 카타르시스를 배가시키죠. 이야말로 매일 느낄 수 있는 소확행 아닐까요?” -이모 씨(40대·회사원) “비 오는 날 새벽 어스름 들어찬 방 안에서 극세사 이불에 얼굴 비비기. 비가 오지 않는 날엔 유튜브로 빗소리 ASMR(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가 담긴 영상)을 틀어놔요. 저만의 아늑한 공간 속에 있으면 모든 고민이 사라집니다.” -남연호 씨(23·대학생) “‘소확행’은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 말고 소소하지만 내가 일상 속에서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말해요. 체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청년들의 ‘2018 생존법’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집을 사기 위해 무조건 돈을 모으기보단 여행을 다닙니다.” -김대철 씨(30·금융계 종사) “박사 과정은 밟지 않을 예정입니다. 불분명한 일에 나를 갈아 넣기 두려워요. 결혼 생각도 없습니다. 배우자가 생기면 삶의 함수가 복잡해지니까요. 당장 살아가기도 벅찬데 미래는 웬 말이에요. 저녁에 맥주 한 잔하며 드라마 보면 그게 행복이죠.” -김모 씨(20대·대학원 석사과정) “영화 ‘리틀 포레스트’ 주인공처럼 매일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싶어 제철 과일로 담금주를 만듭니다. 달콤한 딸기주 한 잔 마시면 오늘 치 봄을 먹는 기분이랄까요? 취업 걱정은 잠시 뒤로하고 ‘현재를 즐기는 저만의 방법’이에요.” -신혜선 씨(26·경희대 산업디자인과 4학년)●욜로를 이긴 소확행 “소확행은 확실히 요즘 뜨는 개념입니다. 지난 1년간 네이버 검색 트렌드를 살펴보면 ‘학자금대출, 청년실업, 비혼’ 세 단어 검색량 총합이 138만9160건에 이릅니다. 청년 세대 버즈(온라인 이슈를 뜻하는 용어)로는 ‘순간’, ‘즐기다’ 두 단어가 많이 나오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이 현재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작년 우리나라에 욜로 열풍이 불었고 ‘욜로족을 잡아라’ 같은 욜로 마케팅이 쏟아졌죠. 그런데 지난 1월부터 소확행 네이버 검색량이 욜로를 앞질렀어요. 현재 15만2330건인 ‘혼술’보다 높은 17만9820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진형 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 “여행 업계도 소확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행도 일상 속 경험이기에 소확행과 연결될 수 있죠. 실제로 개인 만족도가 중요한 자유여행 문의가 늘었습니다. 여행지로는 일본 가가와현의 나오시마 섬을 추천해드려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테마촌으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소지승 여행이필요해 대표 “카페 트렌드가 ‘빨리빨리’에서 ‘여유로움’으로 변했어요. 일상 속 잔잔한 행복을 찾는 소확행과 연결되죠. 저도 카페에 일부러 큼지막한 테이블을 듬성듬성 들여놨어요. 손님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사실 이 카페에 가장 오래 있는 사람은 사장인 저이기에 카페 안은 제가 좋아하는 예쁜 그릇과 여행 기념품으로 가득 채웠답니다.” -서의정 씨(30·카페‘Cozy Pinch’ 운영) “‘플라이어스’는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모임입니다.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이 30%가량 됩니다. 스펙을 높여 취직했지만 막상 들어가니 행복하지 않죠. 이제는 일상 속에서 나를 자유롭게 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해요. 나만의 글쓰기부터 야경을 즐기는 연남런닝맨, 지니어스 두뇌대결게임까지. 플라이어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 있어요.” -박민지 플라이어스 대표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 “청년들이 이해됩니다. 옛날에야 집을 사고 가족도 부양했죠. 지금은 모든 걸 다 갖추기 힘들어요. 인생은 짧습니다. 자신을 희생했던 기존 세대의 삶을 따를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는 직접 콩나물 무치고 기침 콜록대며 연탄재를 치웠어요. 다시 산다면 요즘 사람들처럼 ‘나’를 위해 살고 싶습니다.” -김모 씨(77·가정주부) “청년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 가도 취업하기 힘드니까 공감이 되죠. 소확행은 오아시스 아닐까요. 저도 바쁜 수험생활 속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며 소소한 행복을 느껴요.” -김서현 양(19·고등학생) “일본의 청년 세대는 부모님 세대와 달리 경제 호황기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차와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고 이를 갚으려 끊임없이 일하는 부모님을 보며 물질적인 부분이 인생의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청년들은 미래에 대해 기대를 낮추고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사히나 유키 씨(29·일본 도쿄도) “성취 지향적이던 사회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소소함이 중시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어요. 덴마크의 ‘휘게’, 프랑스의 ‘오캄’, 스웨덴의 ‘라곰’ 모두 ‘소박함’을 추구하는 현상이죠. 이러한 경향은 청년 세대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지만 앞으로 중장년층에도 퍼질 여지가 있습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소확행도 감지덕지 “‘따뜻한 햇볕 속 낮잠’이요? 저는 살기 위해 자요. 데이 근무(새벽~오후)가 끝나고 집에 오면 밥도 못 먹고 침대에 쓰러집니다. 3교대 근무라 약속 잡기도 어려워요. 하루 버텨내느라 진이 빠지죠. 이 일을 계속할 건지 고민할 시간조차 없어요.” -김모 씨(26·간호사) “수험생에게는 심리적 여유가 없어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오후 11시에 귀가합니다. 지하철과 식당, 어디서든 행정법 핸드북을 읽죠. 유튜브가 보고 싶거나 음악을 듣고 싶어도 죄책감이 들어 억지로라도 공부해요.” -이승찬 씨(24·공무원 준비생) “아이에게 사탕을 주며 ‘엄마가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줄게’라고 해봅시다. 미래의 보상이죠. 그런데 만약 ‘엄마가 안 온다면’요? 청년 세대는 ‘엄마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눈앞의 사탕을 먹으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정말 안타까운 쪽은 이런 합리화조차 못 하는 청년들입니다. 까치발을 든 채 계속 서 있으라 하면 버틸 수 있을까요? 지쳐 무너집니다. 그게 가장 위험해요. 잠시 발을 땅에 붙이고 숨을 돌릴 필요가 있어요.” -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 ●건강한 나, 튼실한 사회 “청년 세대가 자신의 사회 계층적인 환경을 인지해 소비와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확행 추구는 합리적인 행동이죠. 그러나 취업난, 주거난과 같은 청년 세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노동시장이 개선돼야 합니다.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착한 성장이 실현돼야 하죠. 문화적 욕구가 강한 청년들이 소확행으로도 한계에 부딪히면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미래를 염려하며 바쁘게만 살아가면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치고 맙니다. 교감신경계가 과하게 각성해 심장박동수와 호흡 속도가 올라가죠.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그러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긴장된 근육이 풀리고 심장박동수가 내려가 몸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증상이 치유되죠.” -유은정 정신과 전문의 “어릴 때부터 자신의 행복을 고민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또한 우리 윗세대도 소확행을 즐기면 좋겠어요. 자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현재를 희생했던 어른들도 이젠 ‘당신의’ ‘당장의’ 행복을 즐겼음 해요.”-양지섭 씨(26·대학생)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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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봄의 권력

    이슬만 마셔도 배부른 작디작은 몸이지만존재 자체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봄꽃이랍니다.잠시 저를 보세요. 예뻐서 오래 보게 되실 거예요. ―경기 남양주시에서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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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위원회 좌담]대북특사, 숨가쁜 상황이었지만 비판적 시각 아쉬워

    《 꽁꽁 얼었던 남북 관계가 남북 정상회담 성사 등 대화 국면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불길처럼 확산되고 있는 요즘이다.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19일 ‘남북 관계 및 미투 운동 확산과 언론 책무’를 주제로 토론했다. 》  ―오늘 좌담은 정부 정책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것보다는 동아일보 기사를 중심으로 논의해 보겠습니다. △이준웅 위원=남북문제는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고, 우리 정부가 연관돼 있는 만큼 동아일보가 세계적 특종을 낼 수 있는 이슈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사의 상당수가 정부 발표, 외신, 전문가 논평으로 채워지는 것 같고 특히 정부 발표에 의존하는 보도가 많아 아쉽습니다. △조화순 위원=3월 6일자 헤드라인은 ‘특사단 방북 3시간 만에 김정은 만찬’이었습니다. 김정은을 만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북핵 이슈를 신중히 보는 시각에서는 정부 입장을 그냥 전달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남북회담 결과가 비핵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아직은 논란이 많은 이슈이므로 이런 제목이 적절한 것이었나를 짚어봐야 합니다. △천광암 위원=당시는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대북 특사단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만나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상황이어서, 충분히 의미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용묵 위원=제목이 독자가 아닌 전문가 중심으로 뽑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3월 12일자 A1면의 ‘김정은 평양에 미대사관 메시지 전했다’는 독자들이 한참 살펴봐야 이해할 수 있는 제목입니다. 특히 생소한 용어를 쓸 때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좋겠습니다. 북한 김정은이 ‘정상국가로 대우해달라’는 제목을 뽑았으면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하는 것이 가능한지, 걸림돌은 뭔지 등을 독자 입장에서 전달해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류재천 위원=남북 대화 국면에 ‘비핵화’ 등 궁극적인 목적이 빠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남북과 북-미가 대화하면 통일이 다가온다는 식으로 긍정 일색으로 읽히는 면이 있습니다. 세계적 석학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북-미 대화가 잘 안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많으면 좋겠습니다. △김종빈 위원장=대치 국면에서 왜 북한이 갑자기 대화 카드를 들고나왔는지, 미국의 대북제재 효과가 얼마나 주효했는지 등을 궁금해합니다. 3월 8일자 A4면 기사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 회담에서 한 야당 대표가 남북 대화 국면을 비판적으로 말하자 문 대통령이 “대화 말고 무슨 대안이 있느냐”고 되묻는 내용이 나옵니다. 대화 말고 방법이 없다면 북한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말 아닙니까. 이 국면에서 대화 말고는 정말 방법이 없는 것인지 깊이 있게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조 위원=남북 관련 보도를 타지와 비교하면 동아는 매우 긍정적으로 다뤘다는 느낌입니다. 헤드라인도 그렇고 보도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 본연의 기능은 최대한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대화만 하면 마치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문제입니다. 3월 7일자 A2면에서 역대 남북 정상회담을 비교했는데, 북한이 비핵화 등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해야 옳다고 봅니다. 예컨대 ‘10·4 남북 공동선언 발표’만 그냥 쓸 것이 아니라 이후 이행 여부를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가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면서 이런저런 합의를 섣불리 하지 못하도록 견제 기능을 해야 합니다. △김 위원장=언론의 기능은 역시 견제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다음 주제를 논의해보죠. △조 위원=최근 미투 운동 이후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기사를 동아도 많이 내고 있기는 하지만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다룬 단편적 기사도 적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됐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잘 형성되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류 위원=일부 방송이 미투 운동을 선정적으로 다루는 것을 봤는데, 동아만이라도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사자 반론권 보장, 가족의 인권 보장 등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위원=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장소로 알려진 오피스텔을 제공한 사람이 친구이고, 충남도에서 공사 계약을 딴 당사자였다는 기사는 권력형 성적 억압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주여성의 성폭력 기사도 일상적으로 고통당하지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계층인 이주여성 문제를 짚어줘 좋은 기사였다고 봅니다. △신 위원=‘미투 폭로 더 쉽게, 처벌은 더 세게’(3월 9일자)란 제목은 독자들이 볼 때 공허한 구호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어떤 여성보호 정책을 실행하고 있었기에 이런 상황이 생긴 건지, 현행법으로는 이런 문제점을 왜 담아내지 못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조 위원=‘권력 뒤의 추악한 그들, 여성 유린 죄의식조차 없었다’(2월 28일자 A12면)란 기사는 ‘미투’와 ‘권력’이 어떻게 연결됐는지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미투 운동 이후의 바람직한 성의식 등 우리 사회 모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담긴 기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천 위원=본보는 미투 운동을 보도하면서 발생하는 뉴스를 단순히 뒤쫓아 가는 데 그치지 않고, ‘외칠 수 없는 미투…이주여성들이 운다’ 시리즈 등을 통해 우리 사회 인권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 등의 어젠다를 발굴해 심층 보도했습니다. 3월 2일자 ‘성추행 상습성 인정되면 친고죄 폐지 前 범행도 처벌 가능’ 기사는 수사기관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내용을, 신문이 판례 분석을 통해 처벌 시점 소급 가능성을 밝혀낸 사례입니다. △김 위원장=미투 운동의 본질은 불평등한 남녀 관계, 왜곡된 성문화를 바로잡아 달라는 외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희생되면서까지 치러야 할 혁명이나 혁신은 없다는 것입니다. 사회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방법이 동원돼야 하지만 후유증은 없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성폭력 외에 다른 사안을 섞어 가해자를 불법자로 낙인찍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근 동아일보 보도 중 눈에 띄는 다른 기사들에 대한 평가도 해주시길 바랍니다. △류 위원=집중근무제를 다룬 3월 13일자 A5면 ‘워라밸을 찾아서’는 실제적으로 와 닿는 얘기로 공감이 갔습니다. △이 위원=수면장애 기사(3월 16일자 A15면)를 읽어 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분석했다고 나오는데 공동 프로젝트였다는 건지, 기자가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는 건지 배경 설명이 빠진 느낌입니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내용인데, 너무 데이터 위주로 써서 주목도가 높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조 위원=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문제는 노사관계 현안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 이슈라 심도 있게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현 정부가 노동자 친화적인 성격이므로, 정부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 나갈지 살펴봐야 합니다. △김 위원장=청년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예산을 많이 들였는데 정부 정책 방향은 맞는 것인지, 기대보다는 효과가 미미한 이유와 배경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동아일보에 보도된 핫이슈를 중심으로 한 토의가 앞으로의 지면 제작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리=김동원 daviskim@donga.com·이원주 기자}

    •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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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내 안에 너 있다

    지난봄 태어난 노란 꽃은가을을 맞아 새빨간 열매에게로,폭설과 혹한을 이겨낸 그 새빨간 열매는다시 새봄 기지개를 켠 산짐승에게로.―서울 서대문구에서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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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주의 날飛] 北 하늘길도 다시 열릴 수 있을까

    남북 정상은 이미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이 화답했고, 지난해까지 O월 위기설이 나돌던 한반도가 지금은 딱 요즘 날씨처럼 온화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육지의 따뜻한 분위기가 얼어붙은 1만m 상공까지 녹여줄 수 있을까. 북한 공역도 다시 열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입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면서 냉전은 끝났지만 북한의 영공이 열린 것은 그로부터 7년이 더 흐른 뒤였습니다. 1998년 3월 3일 오전 8시 57분, 남한 민항기는 북한 관제사와 역사적인 첫 교신에 성공합니다. “여러분의 우리 관제지역 통과를 환영합니다. 평양 날씨는 미누스(영하) 1도로 맑고 좋습니다.” 앵커리지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258편 보잉 747-400 화물기가 평양 비행정보구역(FIR)에 접근했음을 보고하자 평양 관제사는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민간 항공기의 관제 공용어는 물론 영어지만, 자국을 비행하는 자국 항공기는 편의상 모국어로 교신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 영공에서 중국 비행기는 아예 처음부터 중국어로 교신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20분 간 300km를 비행한 대한항공 258편은 오전 9시 17분 동해상공에서 독도를 바라보며 우리나라 영공(당시 대구 비행정보구역)으로 넘어오며 평양 FIR을 빠져나옵니다. 북한 관제사는 우리 비행사를 환송하며 “다음에 계속 만납시다”라고 인사했습니다. 그 후로 약 10여 년 간 평화롭게 열려 있던 북한 공역은 2009년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다시 차가워집니다. 북한은 2009년 3월 5일 “군사 연습 기간동안 우리(북한)측 영공과 그 주변,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 항공기의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선포했습니다. 북한이 언급한 ‘군사 연습’은 이 해 3월 9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된 ‘키 리졸브’ 합동군사훈련입니다. 국적항공사들은 북한 항로를 피해 운항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북한 영공 비행이 완전 금지된 건 아니었습니다. 항공사들이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하지만 다음해 북한 공역은 완전히 자물쇠가 걸리게 됩니다. 도화선이 된 일이 발생한 일시는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45분, 장소는 백령도 서남쪽 1.8km 해상. 네. 우리 해군 초계함이 서해상에서 북한 공격을 받은 ‘천안함 침격 사건’입니다. 천안함 침격 사건 이후 우리 정부는 5·24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합니다. 이 날 이후 우리 국적 항공기는 북한 공역을 통과할 수 없게 됩니다. 사실상 항공자유화협정의 가장 기본적 단계인 제1자유(두 국가가 협약을 맺고 서로 자국 항공기에 상대국 영공을 무기착 비행할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를 제한한 겁니다. 우리 헌법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5·24 조치가 항공자유화협정 파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사실상 그에 준하는 조치인 셈입니다. 5·24 조치는 남한이 북한에 발표한 제재이기 때문에 외국 비행기가 북한 영공을 이용하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현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년에도 수차례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하면서 북한 공역 인근은 전 세계에 ‘위험한 영공’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국가에서는 전 세계에 이 사실을 알리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우리나라 영공 어느어느 구역에서 비행하지 말라’는 공지를 발표합니다. 우리나라도 나로호를 발사할 때 이 같은 발표를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ICBM 기술은 예상보다 많이 축적되어 있었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재진입 기술과 목표지를 정확히 타격하는 기술은 미지수입니다. 즉, 낙하 지점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나라 영공을 비행하던 몇몇 조종사에게 육안으로 관측되는 일마저 벌어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선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동해상으로 뻥뻥 미사일을 쏴 대는 북한을 바라보던 미국은 미연방항공청(FAA) 발표로 북한 동해 영공과 일본 홋카이도(北海島) 서쪽 해역 일부를 위험지역으로 선포해버립니다. 미국 항공기에게 되도록 이 곳을 지나가지 말라고 권고한 겁니다. 예전 ‘날飛’에서 한 번 언급해드린 적이 있지만, FAA의 권고는 사실상 전 세계 항공사와 항공 관련 기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파급력이 있습니다. 이어 12월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도 북한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마저 나옵니다. 후속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조치는 아직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조치가 실제로 발표됐다면, ICAO 회원국의 모든 항공기는 북한 영공에 들어갈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현재 북한 영공을 비행하는 비행기는 있는 걸까요. 물론 △고려항공은 빼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고위급 회담이나 마식령스키장 훈련을 위해 비행했던 것 같은 ‘임시편’ 비행기는 제외한 순수 정규편만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러시아 항공이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는 S7항공과 오로라항공 등이 북한 영공을 깊숙이 가로질러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건너옵니다. 그 외에는 사실상… 없습니다.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과 평양 순안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현재 고려항공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북쪽 중국령인 만주 지역 등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비행기나, 우리 영공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는 어떨까요? 셴양 타오셴 국제공항에서 일본 오사카 국제공항으로 가는 중국남방항공 611편의 경로를 한 번 볼까요. 보시는 것처럼 북한 영공을 피해 중국에서 남한 영공으로 진입한 후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셴양에서 오사카에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북한 내륙 영공을 통과한 후 동해를 거쳐 오사카로 가는 항로지만 일부러 돌아가고 있습니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중국 비행기조차도 북한 영공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우리 국적기는 말 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북한 영공은 꼭 열려야 하는 걸까요. 그대로 둬도 우리 국적기는 갈 곳 다 가는데 굳이 열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유는 다름 아닌 ‘돈’ 때문입니다. 인천과 미국을 오가는 우리 국적기의 경우 인천 출발편은 통상 인천-일본-알류산열도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갑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의 경우 뉴욕 등 미국 동부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아예 러시아-중국 만주 지방을 거쳐 서해로 인천공항에 진입합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가장 짧은 경로는 북한 동해상을 가로질러 가는 경로입니다. 그 외에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대한항공·제주항공의 경우 북한 영공만 열린다면 비행 시간을 40분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사할린을 오가는 아시아나 항공편도 미세하나마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 영공 폐쇄로 우리 국적기들이 보는 손해액을 집계하기도 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90억 원, 아시아나항공이 매년 32억 원씩 돈이 더 들어갔다는 내용입니다. 비행기가 영공을 통과할 때는 그냥 통과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통행세’를 냅니다.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비행기는 평양 관제소에서 관제 서비스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항공기들이 북한 영공을 이용하던 때 대한항공은 이 북한 영공 이용료로 1년에 약 2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7억 원 정도를 지불해 왔습니다. 여기에 일부 외국 항공사가 내는 돈까지 합쳐 북한은 연간 약 30억 원에 해당하는 외화를 벌었습니다. 이념이나 정치 등을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적 득실만으로 따질 때 북한 영공 개방은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조치인 셈입니다. 올림픽을 전후해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남한 대북특별사절단은 서해 직항로로, 마식령스키장에 공동 훈련을 하러 갔던 우리나라 선수단은 동해 직항로로 남북을 오갔습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벌써부터 기대하는 건 섣부른 판단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녹일 수 있다면, 남북 모두에게 ‘윈윈’인 북한 영공 개방도 함께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요.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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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어디가세요?

    노란 봄꽃내음 한아름,연분홍 봄분위기 물씬.졸졸 흐르는 봄소리 쫓아,한껏 익은 봄 속으로 폴짝. ―경기 가평군 이화원식물원에서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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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봄은 미나리로다

    옅게 퍼진 따사로운 그 내음 알아채고꽃보다 먼저 들판을 파랗게 뒤덮었다.가녀린 몸 가득히 끌어안은 그 향기에한 명 두 명 취해 간다. 그 봄 향기에. ―전남 나주시 노안면 노지 미나리꽝에서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사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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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방송 톡톡]안 본 사람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 없다

    《 모니터 속 인물에게 질문하면 답이 돌아옵니다. 일방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TV에 비해 개인방송은 쌍방향 소통이 장점입니다. 소재가 다양해 골라 보는 맛도 있고요. 자극적인 언행으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개인방송의 매력과 문제점을 들어봤습니다. 》  ▼ 볼수록 끌리는 중독성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뷰티유튜버(화장 관련 개인방송자)들의 방송을 보곤 해요. 방송을 보면서 화장품 구매에 참고도 하고 예쁘게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워낙 화장을 잘하시니까 거기에 혹해서 충동구매를 한 적도 많아요.”―백경림 씨(24·대학생) “영어 교육방송도 보고 운동, 일상 방송(vlog) 등 다양하게 보는 편입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직접 영상을 찍고 만드는 거라 공감이 가요. 요즘엔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개인마다 특성이 있어요. 그중에서 저랑 잘 맞는 방송진행자(BJ)들의 방송을 골라 보는 거죠. 생방송의 경우 채팅 보는 재미도 있고요.”―조모 씨(29·직장인) “1주일에 5일은 자기 전마다 보는 거 같아요. ‘감스트’라는 BJ의 종합 게임방송만 보는 편이죠. 보통 게임방송 BJ는 해당 게임을 잘해서 유명한 경우가 많아요. 근데 이 BJ는 게임을 못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보기 시작했어요. BJ의 말투와 행동이 거칠긴 하지만 어리숙한 모습이 매력이 있어서 보게 돼요.”―허윤재 씨(26·대학생)▼ 누구나 방송 가능합니다 ▼ “‘스푼’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라디오소통방송을 했었습니다. 개인 라디오방송은 장비도 스마트폰과 마이크 있는 이어폰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사실 콘텐츠를 준비한 것도 아니라서 소통에만 초점을 두고 음악 틀어주는 식으로 진행했죠. 각자 속에 있는 말들을 익명의 힘을 빌려서 하면 서로 격려해주고 공감해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김무혁 씨(26·대학생) “평소에 게임을 좋아하는데 시청자와 교감하면서 진행하면 더 즐거울 거 같아 개인방송을 생각했죠. 요즘엔 인터넷방송 홈페이지도 방송하기 편하게 돼 있어서 부담 없이 시작했어요. 실제 방송을 해보니 시청자 3명 모으기도 힘들더군요. 그마저도 쉼 없이 입담으로 즐겁게 해드리지 못하면 시청자가 바로 나가버리기 일수죠.”―강찬희 씨(26·대학생) “낚시를 좋아하는데 혼자 하니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서 소통하면서 낚시를 하려고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개인방송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어머니는 무슨 짓이냐며 욕설을 하시더군요. 하지만 힘차게 시작한 만큼 언젠가는 낚시BJ 분야에서 1등 하는 게 목표입니다.”―권모 씨(36·아프리카TV BJ ‘민락동주민’) ▼ 각자의 계기, 각자의 목표 ▼“제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177cm에 50kg으로 정말 말랐었거든요. 그러다가 운동하면서 몸도 변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운동방송이란 게 지루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레크리에이션과를 졸업하고 각종 행사 진행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재밌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이성기 씨(30·아프리카TV BJ ‘이참치’) “병원에 근무하면서 재활환자를 위한 운동치료 방법을 만들었어요. 개인방송이란 플랫폼을 이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재활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해서 ‘DMC TV’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가끔 잘못된 정보를 가진 체육전공자들이 시비를 걸어서 재활환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불쾌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전한 치료법이 환자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방송은 계속할 예정입니다.”―김근현 씨(46·물리치료사) “방송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찍으면 서로서로 감시자 역할을 해서 해이해지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하면서 공부하게 되더군요. 목표 공부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도 더 하고요. 저도 다른 분의 공부방송을 켜서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죠. 얼른 합격해서 합격수기를 방송하고 싶네요.”―이모 씨(25·검찰사무직공부방송 BJ ‘다비찡’) “같이 낚시하던 분 중에 개인방송 하는 분이 있어서 가끔 손님으로 참여를 했었어요. 요리도 하고 먹방(먹는 방송)도 했죠. 시청자분들이 꼭 방송을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본업이 있지만 워낙 원하시는 분이 많아서 제가 좋아하는 두족류 낚시방송을 하기로 했죠. 처음엔 소통하랴 낚시하랴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제가 말이 더 많아졌어요. 제 방송 보면서 힐링한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니 더욱 책임감을 갖고 두족류 요리, 해루질 등 신선한 주제로 즐겁게 방송할 생각입니다.”―박창규 씨(45·낚시방송 BJ ‘물짱구’) ▼ 너무 자극적인 건 좀… ▼“애들이 유튜브에 올라온 개인방송을 보면서 뜻이 안 좋은 단어를 배우더라고요. 거기다가 요즘엔 자기들끼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면서 그런 언어를 계속 쓰더군요. 물론 학생들 간의 문화라고 볼 수 있지만 안 좋은 어휘를 평소에도 무분별하게 쓰는 건 안 좋다고 봐요. 그래서 적어도 제 앞에서는 그런 언어를 못 쓰게 주의를 주고 있어요.”―이모 씨(29·초등학교 교사) “무척 자극적인 방송들이 있어요. 시청자의 별풍선(현금결제 사이버머니)을 받으려고 자기를 혹사시키는 무리한 행동을 많이 하는 거죠. 간장 한 통을 한 번에 먹기도 하죠. 근데 이게 그 사람들에겐 돈벌이 수단이니 반응 유도를 위해서 그러는 건 이해가 돼요. 하지만 미성년자들도 많이 보는데 해당 플랫폼의 더욱 강력한 자체 심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김세훈 씨(27·금융업 종사자) “정부의 인터넷방송 결제금액 한도 규제가 꼭 필요할까 싶어요. 별풍선 주는 것을 통해서 BJ와 유대감을 쌓고 자신의 닉네임이 불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약간 자기과시욕 해소라고 봐야겠죠.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 건 개인의 자유잖아요. 저같이 이런 데 돈 안 쓰는 사람은 절대 안 쓰기도 하고요.”―강희용 씨(28·대학생) ▼ 공감대 형성이 중요 ▼“1020세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일방적인 TV방송보다는 상호소통이 가능한 개인방송을 선호하는 거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자신의 의견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거든요. 워낙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앞으로도 개인방송 시청자, BJ가 늘어나 활성화될 거라 예상됩니다.”―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인스타그램에 ‘춈미’라는 분의 게시물이 20, 30대 여성에게 인기가 있어요. 가끔씩 라이브 방송도 하시는데 결혼 이야기부터 직장생활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소통을 하더라고요. 다들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생활환경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친구 사이에도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더 가까워지듯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사이지만 방송을 통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윤이송 씨(24·대학생) “TV는 가족이 시청하는 미디어라 가구원의 공통된 가치나 선호를 공유하는 반면에 개인미디어는 자아욕구가 보다 강하게 반영된 매체죠. 따라서 공적 규제를 받고 사회적 책임성을 중요시하는 TV방송과 달리 개인방송은 개인별로 세분된 욕구 충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젊은 세대의 성향에 맞는 거죠. 앞으로 전문화된 개인방송이 미디어시장에 끼칠 영향이 더욱 커지겠지만, TV방송과 상호보완적인 요소가 많아서 함께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조경준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4학년}

    •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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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톡톡]안 본 사람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일상이 된 개인방송

    모니터 속 인물에게 질문하면 답이 돌아옵니다. 일방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TV에 비해 개인방송은 쌍방향 소통이 장점입니다. 소재가 다양해 골라보는 맛도 있고요. 자극적인 언행으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개인방송의 매력과 문제점을 들어봤습니다. ●볼수록 끌리는 중독성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뷰티유튜버(화장관련 개인방송자)들의 방송을 보곤 해요. 방송을 보면서 화장품 구매에 참고도 하고 예쁘게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워낙 화장을 잘하시니까 거기에 혹해서 충동구매를 한 적도 많아요.” -백경림 씨(24·대학생) “영어교육방송도 보고 운동, 일상 방송(vlog) 등 다양하게 보는 편입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직접 영상을 찍고 만드는 거라 공감이 가요. 요즘엔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개인마다 특성이 있어요. 그 중에서 저랑 잘 맞는 방송진행자(BJ)들의 방송을 골라보는 거죠. 생방송의 경우 채팅 보는 재미도 있고요.” -조모 씨(29·직장인) “1주일에 5일은 자기 전마다 보는 거 같아요. ‘감스트’라는 BJ의 종합 게임방송만 보는 편이죠. 보통 게임방송 BJ는 해당 게임을 잘해서 유명한 경우가 많아요. 근데 이 BJ는 게임을 못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보기 시작했어요. BJ의 말투와 행동이 거칠긴 하지만 어리숙한 모습이 매력이 있어서 보게 돼요.” -허윤재 씨(26·대학생) ●누구나 방송 가능합니다 “‘스푼’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라디오소통방송을 했었습니다. 개인 라디오방송은 장비도 스마트폰과 마이크 있는 이어폰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사실 콘텐츠를 준비한 것도 아니라서 소통에만 초점을 두고 음악 틀어주는 식으로 진행했죠. 각자 속에 있는 말들을 익명의 힘을 빌어서 하면 서로 격려해주고 공감해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김무혁 씨(26·대학생) “평소에 게임을 좋아하는데 시청자와 교감하면서 진행하면 더 즐거울 거 같아 개인방송을 생각했죠. 요즘엔 인터넷 방송 홈페이지도 방송하기 편하게 돼있어서 부담 없이 시작했어요. 실제 방송을 해보니 시청자 3명 모으기도 힘들더군요. 그마저도 쉼 없이 입담으로 즐겁게 해드리지 못하면 시청자가 바로 나가버리기 일수죠.” -강찬희 씨(26·대학생) “낚시를 좋아하는데 혼자 하니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서 소통하면서 낚시를 하려고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개인방송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어머니는 무슨 짓이냐며 욕설을 하시더군요. 하지만 힘차게 시작한 만큼 언젠가는 낚시BJ 분야에서 1등하는 게 목표입니다.” -권모 씨(36·아프리카TV BJ ‘민락동주민’) ●각자의 계기, 각자의 목표 “제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177cm에 50kg으로 정말 말랐었거든요. 그러다가 운동하면서 몸도 변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운동방송이란 게 지루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레크리에이션과를 졸업하고 각종 행사 진행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재밌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성기 씨(30·아프리카TV BJ ‘이참치’) “병원에 근무하면서 재활환자를 위한 운동치료 방법을 만들었어요. 개인방송이란 플랫폼을 이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재활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해서 ‘DMC TV’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가끔 잘못된 정보를 가진 체육전공자들이 시비를 걸어서 재활환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불쾌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전한 치료법이 환자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방송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김근현 씨(46·물리치료사) “방송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찍으면 서로서로 감시자 역할을 해서 헤이해지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하면서 공부하게 되더군요. 목표 공부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도 더 하고요. 저도 다른 분의 공부방송을 켜서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죠. 얼른 합격해서 합격수기를 방송하고 싶네요.” -이모 씨(25·검찰사무직공부방송 BJ ‘다비찡’) “같이 낚시하던 분 중에 개인방송 하는 분이 있어서 가끔 손님으로 참여를 했었어요. 요리도 하고 먹방(먹는 방송)도 했죠. 시청자분들이 꼭 방송을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본업이 있지만 워낙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좋아하는 두족류 낚시 방송을 하기로 했죠. 처음엔 소통하랴 낚시하랴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제가 말이 더 많아졌어요. 제 방송 보면서 힐링한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니 더욱 책임감을 갖고 두족류 요리, 해루질 등 신선한 주제로 즐겁게 방송할 생각입니다.” -박창규 씨(45·낚시방송 BJ ‘물짱구’) ●너무 자극적인 건 좀… “애들이 유투브에 올라온 개인방송을 보면서 뜻이 안 좋은 단어를 배우더라고요. 거기다가 요즘엔 자기들끼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면서 그런 언어를 계속 쓰더군요. 물론 학생들 간의 문화라고 볼 수 있지만 안 좋은 어휘를 평소에도 무분별하게 쓰는 건 안 좋다고 봐요. 그래서 적어도 제 앞에서는 그런 언어를 못 쓰게 주의를 주고 있어요.” -이모 씨(29·초등학교 교사) “무척 자극적인 방송들이 있어요. 시청자의 별풍선을 받으려고 자기를 혹사시키는 무리한 행동을 많이 하는 거죠. 간장 한 통을 한 번에 먹기도 하죠. 근데 이게 그 사람들에겐 돈 벌이 수단이니 반응 유도를 위해서 그러는 건 이해가 돼요. 하지만 미성년자들도 많이 보는데 해당 플랫폼의 더욱 강력한 자체 심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싶어요.” -김세훈 씨(27·금융업 종사자) “정부의 인터넷 방송 결제금액 한도 규제가 꼭 필요할까 싶어요. 별풍선(현금결제 사이버머니) 주는 것을 통해서 BJ와 유대감을 쌓고 자신의 닉네임이 불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약간 자기과시욕 해소라고 봐야겠죠.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 건 개인의 자유잖아요. 저같이 이런데 돈 안 쓰는 사람은 절대 안 쓰기도 하고요.” -강희용 씨(28·대학생) ●공감대 형성이 중요 “1020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일방적인 TV 방송보다는 상호소통이 가능한 개인방송을 선호하는 거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자신의 의견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거든요. 워낙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앞으로도 개인방송 시청자, BJ가 늘어나 활성화될 거라 예상됩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인스타그램에 ‘춈미’라는 분의 게시물이 20~30대 여성에게 인기가 있어요. 가끔씩 라이브 방송도 하시는데 결혼 이야기부터 직장생활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소통을 하더라고요. 다들 비슷한 나이 대에 비슷한 생활환경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친구 사이에도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더 가까워지듯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사이지만 방송을 통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윤이송 씨(24·대학생) “TV는 가족이 시청하는 미디어라 가구원의 공통된 가치나 선호를 공유하는 반면에 개인미디어는 자아욕구가 보다 강하게 반영된 매체죠. 따라서 공적 규제를 받고 사회적 책임성을 중요시하는 TV방송과 달리 개인방송은 개인별 세분화된 욕구충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젊은 세대의 성향에 맞는 거죠. 앞으로 전문화된 개인방송이 미디어시장에 끼칠 영향이 더욱 커지겠지만, TV방송과 상호보완적인 요소가 많아서 함께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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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 “증조모 도와준 동아일보, 백범일지에도 기록됐죠”

    “상해(상하이)에 있는 여러 사람들이 고국에는 가까운 친척도 한 사람 없는데 늙으신 분이 그대로 가시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만류했으나 백골이라도 고국 강산에 묻히겠다고 하며 아주 상해를 떠나기로 작정하였다는데….” ‘죽어도 고국강산’이란 제목으로 1925년 11월 6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기사의 일부다. 이 기사에서 고국을 그리는 이는 곽낙원 여사(1859∼1939),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의 모친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곽 여사의 증손자이자 백범의 장손인 김진 광복회 자문위원장(69)은 기자가 당시 신문을 보여주자 “예전에 자주 본 사진을 신문에서 보니 반갑다”며 웃었다. 사진에는 당시 66세였던 곽 여사와 3세였던 김 위원장의 부친 김신 전 교통부 장관(1922∼2016·백범의 차남)이 등장한다. 상하이에서 고국으로 돌아올 즈음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곽 여사는 김 전 장관의 손을 잡고 상하이를 떠났다. 하지만 백범과 임시정부 관계자들은 떠나는 곽 여사에게 노잣돈을 챙겨드리지 못했다. 고향 황해도 사리원까지 가야 하는데 인천항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비가 떨어졌다. 곽 여사가 도움을 받으러 찾아간 곳은 동아일보 인천지국이었다. ‘백범일지’에서는 곽 여사의 여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떠나실 때 내가 그런 말씀을 드린 바 없건만, 어머님(곽 여사)은 인천 동아일보 지국에 가서 사정을 말씀하셨다. 지국에서는 신문에 난 상하이 소식을 보고 벌써 알았다면서 경성 갈 여비와 차표를 사서 드렸고, 경성에서 다시 동아일보사를 찾아가니 역시 (고향인) 사리원까지 보내드렸다고 했다.” 부친에게 들어 당시 상황을 알고 있다는 김 위원장은 “그때 동아일보가 증조모님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당시 임정의 사정은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는 “증조모님이 시장에서 버려진 시든 배춧잎을 주워와 죽을 끓여 겨우 연명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굶주리는 손자들을 보며 곽 여사는 ‘보육원에 보내면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손자(김신)를 수차례 보육원에 보내기도 했다. 백범 선생은 슬하에 2남 2녀를 뒀다. 친척과 지역 유지들은 고향에 돌아온 곽 여사에게 손자 학비와 등불 기름, 수학여행비 등을 지원했다. 어린 김신은 인근 일본군 공군기지로 수학여행을 떠나 파일럿의 꿈을 갖게 됐다. 2016년 별세한 김 전 장관은 결국 공군 조종사로서 최고 자리인 공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 도움을 받아 어렵게 돌아온 조국에서 부친의 인생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요즘 김 위원장은 광복 후 통일에 힘썼던 백범 선생의 뜻을 잇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민간 차원에서 북한과 교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며 “그 첫 단계로 임정에서 사용한 인장과 옥새가 북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함께 여러 가지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 옥새는 6·25전쟁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북한 제작 영화 ‘위대한 품’의 장면에 옥새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북한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한다. ‘위대한 품’은 백범 선생이 김일성에게 임정 옥새와 인장을 건네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북한 독재정권이 자신들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넣은 장면이다. 이 옥새의 존재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남한으로 가져와 전시회를 여는 게 김 위원장의 계획이다.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 요건이 조성됐다”며 “스포츠에서 시작된 남북 교류가 민간 문화 교류까지 확산된다면 한반도 평화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아일보와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백범 선생과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기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소신을 지켜낸 공통점이 있습니다. 광복 때처럼 민족 통일 사업에도 동아일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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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세상의 끝

    가식이 발 들일 수 없는 순수의 절정.더 이상 내달릴 수 없는 진로의 단절.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자아의 반영.고독도 고통도 존재하지 않을 관계의 영면.―강릉에서 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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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 톡톡]설렘 한 박스, 짜증 한 상자… 그래도 기대돼요

    《 ‘띵동’ 초인종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상자가 미소를 선물합니다. 설이 코앞인 이맘때면 경비실마다 그득한 택배 상자만 봐도 흐뭇합니다. 내 품에 오기까지 상자는 어떤 길을 거쳐 왔을까요. 택배에 얽힌 울고 웃는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 ▼ 박스만 봐도 ‘심쿵’ ▼“여자친구가 핀란드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 해서 택배로 보내줬어요. 각종 라면과 쉽게 조리 가능한 포장식품 등을 보내줬죠. 받고 나서 정말 고맙다고, 감동이라고 말해 주더군요.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고마워해서 뿌듯했죠. 그만큼 외국에서 한국 택배를 받으면 더 감동이란 거겠죠?”―안모 씨(31·회사원) “어릴 때 명절이면 아버지 앞으로 과일상자 같은 선물이 많이 왔어요. 제 관심은 선물보다 택배상자 속 뽁뽁이(에어캡)였죠. 동생이랑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했어요. 크기가 클 땐 둘이 마주 앉아서 빨리 터뜨리기 게임을 했죠. 요즘도 택배 안에 뽁뽁이가 있으면 예능프로 보면서 터뜨리곤 해요.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손도 심심하니까요.”―김수환 씨(26·대학생) “한 달에 오는 택배 20개 중에 육아용품이 19건 정도 돼요. 음식, 과일은 신선도 때문에 직접 보고 사는데 육아용품은 가격이 차이가 커서 인터넷으로 사거든요. 애가 셋이어서 여유 있게 쇼핑하기 힘든 것도 있고요. 셋 데리고 마트에 가면 계획한 것 외에도 사달라고 보채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전엔 제 옷을 주로 사서 택배가 오면 선물 받는 기분이었는데 그런 기분 느껴본 지도 꽤 된 거 같아요.”―안지나 씨(34·가정주부) “자취하면 집에서 요리해 먹을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 귀찮은 것도 있고 요리할 줄 아는 게 몇 없어서요. 그래서 주로 밖에서 사먹었는데 돈이 너무 나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며칠 뒤에 택배가 왔는데 박스에 김치랑 장조림 같은 밑반찬들과 간단하게 먹기 좋게 자른 마늘, 고추, 파가 잔뜩 있었어요. ‘나 하나 먹이겠다고 정말 고생하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울컥했죠.”―김모 씨(20·대학생) ▼ 오는 택배, 가는 情 ▼“작년 설에 자주 방문하는 할머니 댁에 배 한 박스를 배송하러 갔었죠. 그 집은 명절 때 선물이 굉장히 많이 오거든요. 배송을 마치고 가려는데 갑자기 ‘우리 집은 많이 받았어. 고생하시는데 이걸로 설 쇠어요’라고 하시더니 다시 배 박스를 주시더군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얼떨떨했지만 따뜻한 정 덕분에 가족들과 설 잘 보냈습니다.”―정의수 씨(49·CJ대한통운 경기 여주시 택배기사) “아이 키우는 집에 육아용품들을 많이 배송해요. 엘리베이터 있는 곳이 별로 없어서 걸어 올라가는데 무거워서 힘들어요. 그런데 몇 년 지나 배달하던 집 아이가 커서 걸어 다니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어머니한테 ‘많이 컸네요’라고 하자 ‘기사님이 고생해서 키워주신 거예요’라고 해주시는데, 이럴 때 짜증이 다 날아가죠. 정작 여섯 살 된 우리 아들한테는 항상 집에서 피곤해서 잠만 자니까 ‘아빠는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라는 소리를 듣긴 하지만요.”―김광석 씨(43·한 지방 택배기사) “나이 먹고 집에서 놀면서 병원 다니는 것보다는 일하면서 운동도 하고 돈도 버는 게 좋겠다 싶어서 택배 일을 시작했어요. 일은 힘들긴 하지만 보람되고 재밌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저희가 젊은 사람보다는 느리고 자주 깜빡깜빡 하니까 늦게 배송할 때가 있는데 주민분들이 이해해 주시니 감사하죠.”―전모 씨(75·인천 계양구 실버택배기사)▼ 택배가 무서워요 ▼“바쁘다는 택배 기사분에게 컴퓨터 부품이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경비실에 맡기지 말고 집으로 갖다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문 앞에 두고 가는 거예요. 더구나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모습을 쳐다봤더니 엄청 살벌하게 노려봤어요. 택배 받으면서 ‘해코지 당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습니다.”―이모 씨(28) “작년 11월에 해외 직접구매로 아이 옷을 주문했어요. 물건이 한국에 온 걸 배송 현황으로 확인하고 기다렸어요. 보통 이틀이면 오는데 영 소식이 없어서 전화해보니 택배송장은 있는데 물건이 없대요. 중간에 물건이 없어진 거죠. 택배회사에선 ‘물건 못 찾아준다’라고 말하며 배상도 안 해준다더군요. 계속 전화하니까 배상해주겠다며 명세표를 보내 달래요. 살 때보다 달러 환율이 떨어진 상태여서 주문한 날짜의 환율로 계산해서 배상해달라고 요청해 겨우 손해 없이 받았죠.”―이혜선 씨(42·회사원) “혼자 있을 때 벨이 울리면 집에 없는 척해요. 배송 온다는 연락 없이 오는 경우가 있어서 진짜 택배기사인지 확신이 안 들 때가 있거든요. 가끔은 ‘오빠, 택배 좀 받아줘. 아냐, 그냥 내가 갈게’라고 말하곤 문을 열기도 해요. 혼자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무턱대고 문 열어드리기엔 요즘 세상이 흉흉하잖아요. 매번 늦게 문 열어드리기도 죄송스럽지만요.”―박정민 씨(24·대학생)▼ 택배기사는 로봇이 아니에요 ▼“하루에 250개를 배송하다 보면 오후 7시를 넘겨 고객에게 갈 때가 있어요. 늦게 가면 젊은 분들이 반말에 욕설, 폭언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한 번은 오후 11시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객님이 커피랑 빵을 들고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건네주시면서 ‘고생 많으세요’라고 하시는데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엄청 울었죠.”―유성욱 씨(53·A업체 택배기사) “대부분 택배 일 하시는 분들은 기존에 하던 일이 어려워져서 마지막 직업으로 선택하신 분들이 많아요. 일한 만큼 받아갈 수 있거든요. 저는 빚 문제도 있어서 하루에 17시간씩 배송하는 편이죠. 40개월 된 늦둥이 아들이 있는데 1주일에 얼굴을 6일은 못 봐요. 한창 아빠랑 놀기 좋아할 나이인데 그게 좀 슬프죠. 그래서 너무 피곤해도 일요일에는 꼭 놀아주려고 노력중입니다.”―원영부 씨(49·B업체 택배기사) “급하게 돈이 필요해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한 적이 있어요. 오후 7시∼오전 7시 12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계속 박스를 컨테이너에 실었죠. 허리도 못 펴고 일해서 허리, 등이 아프고 숨이 가빠서 계속 입으로 숨을 쉬니까 입안도 헐었죠.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자신을 채찍질하는 느낌이죠.”―조상준 씨(28·취업준비생) ▼ 택배도 4차 산업혁명 ▼“2017년 11월에 전남 고흥군 득량도에서 드론 택배 시범운행을 했을 때 20분 이내에 배달이 가능했습니다. 기존보다 1시간 넘게 단축됐죠. 드론 택배는 도서·산간지역 주민이 우편물을 더 빨리 수령할 수 있고 해당지역 집배원의 업무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어요.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안전한 드론 운용을 위한 낙하산 설치, 장애 대응, 해킹에 대한 보안 등 관련 기술개발과 법·제도적 보완에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노충영 씨(48·우정사업본부 물류기획과 사무관) “다른 사람과 통화하기를 꺼리는 젊은 세대들은 ‘챗봇’을 활용해 상담원 통화 없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고객 문의 답변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언제든 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죠. 또 하루 수만 건의 전화를 받는 상담원의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사고, 클레임 접수 등을 제외한 모든 택배 관련 상담이 가능하고 60% 이상의 이용객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이창화 씨(45·C택배 고객만족팀장) “‘더 드림 동구택배’ 사업은 4개 택배사에서 아파트 내 한 거점으로 물건을 갖다 주면 참여 어르신들이 각 가구로 물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입니다. 평균 한 달에 40시간 정도 근무합니다. 노인 일자리도 창출하고 어르신들이 지역지킴이 역할을 할 수도 있죠.”―홍태경 씨(27·광주동구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조경준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3학년}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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