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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19일부터 역사적인 국빈 방문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에게 파격적인 예우를 하면서 서방국 중 중국의 최고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번 방문은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 이후 10년 만의 첫 국빈 방문이다. 중국이 1840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한 후 175년에 걸쳐 애증의 역사를 거듭해온 양국 관계가 시 주석 방문을 통해 황금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 일행은 이날 오후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해 영국 왕실 영예수행 의전관인 후드 자작의 영접을 받으며 4박 5일의 일정에 돌입했다. 영국은 시 주석 부부를 위해 왕실 3대가 총출동하고 버킹엄 궁에 숙소를 제공하는 등 최고의 의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기회도 갖는다. 시 주석은 23일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현지 기업 시찰, 공자학원 방문, 맨체스터 시티 축구팀 방문 등 20여 개에 달하는 공개행사와 활동에 참가한다. 영국이 시 주석 방문으로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경제협력 분야는 원전 건설 투자다.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는 “시 주석 방문에 맞춰 중국이 영국 남부의 힝클리포인트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럽 내 첫 원전 건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규모가 245억 파운드(약 44조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EDF가 수주한 뒤 중국 기업에 참여를 요청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 시 주석의 영국 방문에는 지난달 미국 방문 때에 버금가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방미 때보다 1명 적은 149명의 기업인이 참여한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같은 스타급 기업인은 없지만 금융, 건설, 에너지, 자동차 분야의 다양한 기업인들이 포진했다고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일보는 19일 전했다. 양국은 원자력발전소, 고속철, 금융, 부동산,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 같은 양국의 밀월 분위기는 17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다. 세계의 중심을 자처하던 중국은 서구 제국주의 국가와 처음으로 정면 대결한 아편전쟁에서 완패하면서 홍콩을 영국에 빼앗기는 등 100여 년간의 암흑기에 들어갔다. 1997년 홍콩을 중국에 귀속시키면서 양국 관계는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섰지만 미국의 견제 때문에 미국과 특수 관계인 영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중국과, ‘위대한 영국’ 건설에 중국의 투자가 절실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국의 새로운 밀월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권 문제가 ‘아킬레스건’인 중국은 영국이 시 주석 방문에 맞춰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말도록 수차례 요청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류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 중국 인권, 사이버 해킹, 정치 체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BBC에 출연한 류 대사는 진행자가 중국 인권을 문제 삼자 “당신은 영국의 (인권) 모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모든 국가는 인권 개선이라는 문제에서 자국이 처한 국정 상황이 존재한다고 여긴다”고 주장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6.2%)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6.9%를 기록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전망치였던 6.8%보다는 0.1%포인트 높았지만 1, 2분기 성장률 7.0%보다는 낮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7조3595억 위안(약 3123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까지 누계 GDP는 48조7774억 위안(약 8778조 원)이다. 중국 정부의 올 한 해 성장률 목표치인 7.0% 달성에 비상이 걸리면서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中 수출-내수 동시부진… WSJ “세계경제 타격 불가피” ▼中 3분기 성장률 7% 붕괴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분기 내에 이자율과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하고 내수 진작을 위한 인프라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성장률 저하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 소비도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까지 중국의 누적 수출액은 10조236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고, 수입액은 7조6334억 위안으로 15.1% 줄어들었다. 산업별로는 1차 산업 4.1%, 2차 산업 5.8%, 3차 산업 8.6%의 성장률을 보여 3차 서비스 산업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1, 2차 산업의 둔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영국 방문에 앞서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인류 문명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는 말을 빌려 “중국 경제는 과거의 고속성장 시대에서 (중저속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경제)’로 이동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 7% 달성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세계 경제 부진 등 외부 여건 악화가 성장률 저하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노동력 감소 등의 구조적 변화로 장기적인 성장률 저하는 불가피하다”며 “여기에 산업생산 저하, 주택공급 과잉, 해외 수요 감소 요인이 겹쳐 저성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년여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약 3분의 1을 기여해온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 약화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주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7월 3.3%에서 이번 달에 3.1%로 낮췄다”고 전했다. 한편 3분기 성장률 6.9%가 다른 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다소 높게 발표돼 통계의 정확성을 놓고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0년 만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9일 영국 방문을 시작했다. 올해로 수교 40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10년을 맞은 양국은 시 주석의 4박5일간의 영국 방문을 통해 한층 우호 협력 관계를 높일 전망이다. 양국 지도자들은 중국과 영국 관계가 ‘황금 시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시 주석은 18일 로이터 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으로 양국 관계는 ‘황금시대(golden time)’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영국은 중국에 가장 열린 서방국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는 선견지명이 있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영국의 장기적 이해와 완전히 합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중 영국 대사는 16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영국의 기초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 및 참여 확대로 양국 협력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중국과의 황금시대 10년을 시작하는 올해 시 주석의 방문이 ‘골든 비지트(Golden Visit)’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골든(Golden)’이라는 단어를 10차례나 사용했다. 카메런 총리도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는 ‘골든 시대(Golden era)’를 맞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 이뤄지는 시 주석의 방문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시 주석 방문에 앞서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영국과 중국간에 10년간의 황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선택을 강조한 것은 ‘서방 국가 중 영국이 중국의 최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영국 정부가 너무 중국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영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국으로는 가장 먼저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런던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계획이 발표될 전망인 것도 양국간 경제협력 수준을 한 층 높일 전망이다. 중국이 런던을 ‘위안화 국제화’의 허브로 삼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7%로 잡았지만 어려움이 예상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세계 경제의 부진 등 외부 여건 악화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활기를 잃은 국제 경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으나 열심히 대처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온 국가에 영향을 주는 세계경제의 부진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인류 문명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는 말을 빌어 “중국 경제도 과거의 성장 동력에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경제)’로 이동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 주석은 일부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정부가 지원해 ‘정부 지원과 주도하의 중국 기업 해외 팽창이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가 하는 것”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시 주석은 “사업 성장에 경쟁은 필수적이이어서 비경제적이고 시장외적 장벽 역할을 하는 유리문이나 회전문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장질서하에서도 각국은 자국 기업의 성장을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는데 이런 조치에 ‘정부 보조’라는 낙인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에서 점차를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을 대신해 세계의 경찰 역할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의 전반적인 실력 향상에 따라 국제문제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지만 “세계 평화 발전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지만 세계의 경찰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어느 국가를 대신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문을 맞는 영국은 103발의 예포 발사와 버킹엄궁내 하류 체류, 의회 연설 등의 일정을 통해 최고의 예우를 할 예정이다. 영국은 보통 외국 정상 방문 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지만 이번에 103발을 발사하는 것은 ‘왕실과 런던시 환영 예포’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런던 그린파트에서 외국 정상 대우 21발과 황실 손님 20발을 쏘고, 런던탑에서는 41발과 런던 시가 환영하는 의미의 21발이 추가된다. 시 주석의 이번 영국 방문은 다른 국가는 들르지 않고 영국만 가는 것으로 서방 국가 순방 시 통상 몇 개국을 순방하는 것에 비해 영국 방문 중시하는 것이라고 류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2005년 11월 영국을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영국에 이어 독일 스페인을 거쳐 한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행사에 참석했다. 영국은 이번 시 주석 방문을 통해 250억 파운드 규모의 ‘힝클리 포인트’ 원전 투자 협상 진전 등 경제 협력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 기간에만 모두 150건의 양국 협력 방안이 체결될 예정이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15일 오전 10시 중국 단둥(丹東) 신도시 원안(文安) 로 궈먼(國門) 항 과학기술우진청(五金城) 건물. 랴오닝 성 정부와 주선양 북한대사관 관계자 그리고 대북사업가와 시민, 취재진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시 무역구(互市貿易區)’ 개소식이 열렸다. 김영남 주선양 북한총영사관 부영사의 모습도 보였다. 행사장 뒤편 고층 아파트에는 ‘북-중 경제무역의 새로운 장을 열다’는 중국어 문구가 적힌 빨간색 플래카드가 길게 걸려 있었다. 행사장 주변과 거리 곳곳에도 중국 오성홍기와 북한 인공기가 가득 걸려 북-중 우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거리 곳곳에도 ‘호시 무역구’ 개소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였다. 행사장 주변에는 ‘가발 생산자 200명이 있는 임가공 공장을 찾습니다’ ‘조중(북한과 중국) 현금거래의 새 통로를 개척하고 호상(互相) 무역을 통해 호상리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처럼 중국 측 사업 파트너들을 찾는 북한식 안내문들도 즐비했다. ‘호시 무역구’가 들어서는 곳은 단둥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로 비교적 외곽에 속한다. 북한과 중국 주민들의 무관세 교역 구역으로 양국 국경지역 반경 20km 이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하루 8000위안(약 143만 원) 이하의 상품을 관세 없이 사고팔 수 있다. 국경무역의 일종인 ‘호시’는 한반도와 국경을 맞댄 단둥이 가진 지리적 특징 때문에 구한말까지 유지됐으나 일제 강점 후 중단됐다가 이번에 100년 만에 부활돼 관심을 끌었다. 향후 북한과 중국을 잇는 ‘중조 압록강대교’까지 개통되면 단둥을 통한 북-중 교역은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 “中과 교역 트자” 北기업 100개 몰려 ▼행사장에서 만난 단둥 시 계획국 소속 50대 중간 간부는 “지난 3년간 북-중 관계가 얼어붙었지만 10일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의 북한 열병식 참가를 계기로 분위기가 확실히 바뀌고 있다”며 “북-중 관계가 개선되면 단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역구에 입점할 예정인 상점들이 실제 영업을 시작하려면 내년 4월에나 가능하다. 북한 주민이나 상인들의 동선을 통제하는 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은 현재 약 50개 업체가 점포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융셩(劉勇勝) 투자유치 총감은 “한국 러시아도 점포 개설이 가능하다”며 “1, 2층을 함께 쓸 수 있는 점포 면적 72m²당 보증금 1000위안(약 18만 원)에 월세 1700위안(약 30만 원)만 내면 2년 계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관심이 있는 한국 투자자들이 일정 수 있으면 한인회 등을 찾아가 설명회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단둥의 한 교민은 행사장에서 기자에게 “한국 제품이 북한에 판매될 수 있는 합법적 통로가 열린 셈”이라고 했다. 단둥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단둥 시 연간 무역액의 40%가 북한과의 거래이고 북한도 대중 무역의 70%를 단둥에서 하고 있다”며 “5·24조치로 대북 거래가 완전히 끊겨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번 호시 무역구 개설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단둥 시 공안 자료에 따르면 6, 7년 전 3000여 명에 이르던 한국인은 북-중 교역 중단으로 700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무역구 개소식과 별도로 자동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제4회 북-중 경제무역관광박람회(15∼18일)도 열렸다. 매년 열리는 박람회이지만 올해 처음으로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국가급 행사로 격상됐다. 북한은 무역성, 외무성, 국제전람사, 만수대 창작사, 투자합영우원회 등으로 400여 명(무역대표 300명 포함)의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총 100개의 기업을 보내 달라진 북-중 관계를 느끼게 했다. 박람회장 건물 오른쪽 먹거리 시장(일종의 푸드코트)에는 중국과 북한의 다양한 음식들이 선보였는데 단둥에 진출한 북한 식당인 ‘해당화’ 등도 보였다. 의류 식품 민속문화 장식품 의약품 등 북한 물품들을 선보인 ‘조선 전시 구역’에 자리한 100여 개 부스에는 천장까지 인공기로 가득했다. 주변을 오가는 대다수 북한 상인들은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달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총공사’에서 나왔다는 한 북한 여성은 꿀을 들어 보이며 “이 꿀만 먹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자랑했다. 희귀 돌(石)을 판다는 ‘고려 미석관’의 한 북한 남성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박람회가 아니면 구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했다. 북한은 상품 전시관과 별도로 홍보관을 설치해 주로 중국어로 제작한 북한 안내책자와 관광지 소개, 김일성 3대의 어록집 등을 팔기도 했다. 홍보관 정면에는 왼쪽부터 김정일 김일성 김정은의 활동사진을 걸었다. 마치 평양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호시(互市) 무역 ::국경에서 일어나는 자유무역의 일종. 사전적으로는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장이 열린다’는 뜻. 단둥의 경우 한반도와 국경을 맞댄 지리적 이점 덕분에 구한말까지 유지됐지만 일제 강점 뒤 중단됐다. 랴오닝 성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호시 무역을 재개하기로 하고 올해 6월 단둥에 무역구 설치를 승인했다.단둥=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이슬람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 교전 중인 이라크에 자국 무인기 ‘차이훙(彩虹-4B)을 수출해 실전배치된 것이 확인됐다고 홍콩 밍(明)가 14일 보도했다. 중국이 ’차이훙-4B‘를 이라크에 판매하고 있다는 보도는 올해 3월부터 흘러나왔으나 확인된 적은 없었다. 신문은 이라크 칼레드 알 오베이디 국방부장이 10일 지방의 한 공군기지를 시찰했을 때 이라크 깃발이 부착된 차이훙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날 차이훙-4B는 지상 목표물에 대한 공격 시범에서 높은 정확성을 나타내 이라크 군 고위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며 칭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외관이 미국의 무인기 ’MQ-1 프레데터‘와 흡사한 차이훙-4B는 대당 가격이 약 100만 달러로 403만 달러가량인 MQ-1 프레데터 가격의 4분의 1 수준이다. 차이훙의 최대 비행중량은 1300~1350kg으로 MQ-1 프레데터의 1020kg보다 많으나 탑재 무기 중량은 떨어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차이훙-4B의 비행속도는 시속 150~180km(최대 시속 210~235km)로 항속 시간은 무기 탑재시는 14시간, 탑재하지 않았을 때는 30~40시간가량이다. 최고 비행고도는 7500m까지 가능하다. AR-1 레이저 유도 탱크 공격용 미사일 등 6발의 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다. 밍보는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이라크와 IS의 전쟁에 가담하지 않고 있는 중국이 무인기 판매로 돈은 버는 것은 물론 무인기 성능도 실전 경험을 통해 개선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IS 대원들 중에는 중국의 위구르족 출신도 수백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2만 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열병식을 벌이며 미국과의 어떤 전쟁에도 맞설 수 있다고 호언하고 나섰으나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은 “21세기에 웬 해방전 열병식이냐”며 낙후한 무기 등을 폄하하고 나섰다. 중국이 5년만에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파견해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냉랭했던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나선 반면 누리꾼들의 반응은 오히려 북한을 냉담한 시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1일 사설에서 “일부 누리꾼이 북한을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북한이 안전에 위협을 느껴 그러는 것”이라고 나서는 등 북한을 변호했다. 핵개발을 강행하며 폐쇄적인 북한 지도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당은 포용을 통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반면 누리꾼 등 바닥 민심에는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가 강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신(微信)에 올라온 글에는 열병식 병사들이 발을 90도 가까이 들어올리다 보니 전신이 흔들리는 힘겨운 걸음을 풍자한 것들이 많다. “어떻게 상반신 전체를 흔들 수 있나” “괴물의 걸음걸이다” “발밑에 용수철을 단 것 같다” 등으로 “열병식은 장엄하고 엄숙해야 하는데 어쩐지 희극적인 느낌을 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아직도 기마병을 유지하고 있나” “말과 칼이라니, 현재가 고대 시대라도 되나”라며 칼을 든 기병의 행진을 풍자하기도 했다. 북한이 선보인 무기에 대해서는 “북한이 참으로 낙후했다” “21세기의 열병식이 마치 해방전으로 돌아간 듯하다”고 폄하했다. 한 누리꾼은 “국가가 낙후하고 북한 군대가 이 수준이니 핵탄두를 개발하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도 지난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북한을 뭐라고 해서는 안된다. 외국인이 중국을 볼 때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50보 100보다” “미국이 우리를 볼 때도 이런 느낌일까” 등의 글을 올렸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10일 열병식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바로 올린 것이다. 중국은 관영 중앙(CC)TV에서 북한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환추시보는 이같은 누리꾼의 열병식 비판에 대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못하는 데는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인한 불안감도 한 이유”라고 하는 등 북한 변호에 나섰다. 신문은 중국과 북한이 핵문제 등으로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북한이 이런 상황이 된 데는 동북아에서 냉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소련 해체 후 세계화 흐름 속에서 북한은 세계화의 위험이 크다고 파악했으며 특히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인 문앞에서 벌이는 연합훈련 때문에 북한이 국가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만 하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가면서도 국가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으나 8만㎢의 면적에 인구 2천만의 북한이 가장 부족한 것은 이같은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을 보유해 영원히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실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충고하면서도 북한이 자국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괴물로 볼 필요가 없으며 공동의 노력으로 안전감을 갖도록 해서 국가안전전략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추시보는 북한의 핵보유를 결연히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데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북한과의 우호 관계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일본에 가서 변기 뚜껑을 싹쓸이해 오더니, 이번에는 초등학교 학생 가방을 왜?” 중국 관영 런민(人民)일보는 11일 일본에 가는 여행객(유커·游客)들이 초등학생 가방에 열광하는 현상을 자세히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올해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일본에 다녀온 여성 왕(王) 모씨의 구매 상품 1호도 초등학생 가방으로 3000위안(약 54만원)을 줬다. 왕 씨는 “어떤 것은 5000위안(약 90만원)짜리도 있다”며 비교적 싼 편이라고 했다. 런민일보는 작고 귀여운 일본 초등학생 가방이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이유로 학용품을 넣는 본래의 기능 외의 다양한 부가 기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방에 철판과 완충제가 들어 있어 아이들이 넘어져 사람들에 밟히거나 심지어 차에 받혀도 보호 기능이 있으며, 지진이 났을 때는 가방을 머리에 뒤집어 쓸 수도 있다. 물에 빠지면 뜨기 때문에 구명 가방이 되고 가방에 위치 추적기가 달려 있어 아이를 잃어버리면 찾을 수 있기도 하다. 왕 씨는 “겉은 화려하지만 책과 학용품 넣는 단순한 기능만 있는 국내 제품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런민일보는 하지만 이 인기 상품이 중국 실정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다. 중국 대도시의 초등학생이 지진을 만나거나 물에 빠져 이 가방을 사용할 일이 어디 있냐는 것. 무엇보다 일본 학생들에 비해 많은 것을 넣어 다녀야 하는 중국 학생들에게는 너무 작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은 가방이 작아서 별도로 손에 들고 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민일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기 뚜껑이든 ‘초등학생 가방’이든 일본 제품들이 주는 시사점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개성화된 디자인과 기능의 발굴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10일 평양 열병식에 참석한 중국 국가서열 5위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바로 뒤에 입장한 뒤 3시간 내내 바로 왼쪽에 서서 행사를 지켜봤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이날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행사 중 류 상무위원이 김정은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지속적으로 노출됐으며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려 관중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개를 숙여 함께 단상 아래 광장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열병식 무대 아래에서는 ‘노동당 70주년 기념식’이, 무대 위에서는 ‘북-중 관계의 회복 선포’가 이뤄지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남한 방문으로 경색됐던 북-중 관계에 양측 모두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 왔는데 이번 행사를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은 방북 첫날인 9일 평양 국빈급 영빈관인 백화원초대소에서 이뤄진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해 사실상 특사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조(中朝) 전통 우의는 양측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만들고 키운 것으로 양측 공통의 보배이니 우리가 더욱 귀하게 여길 가치가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친서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가 남긴 최대의 외교적 유산은 조중 우의”라며 “조중 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이어 “전통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동안 북-중 관계 경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앞으로 쌍방의 노력에 의해 친선이 더욱 힘 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상무위원은 회담에서 양국 간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해 김정은의 방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류 상무위원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비핵화 등 ‘한반도 3원칙’과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거론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각 관련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정 유지에도 유리하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 안정, 비핵화,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하며, 과거처럼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조선은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조선은 북남 관계 개선, 한반도의 안정 유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을 원하며 각국이 공동의 노력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은 11일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위인은 영생하시고 호방한 기상은 영원하리!’라는 글을 남겼다. 또 6·25전쟁 당시 중국의 희생을 부각시키기 위해 평남 안주시의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도 참배했다. 류 상무위원은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12일 귀국한다. 한편 이번 행사에 전통적으로 북한과 친선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중 러시아만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으며 축전도 따로 보내지 않아 북-러 관계가 북-중 관계보다는 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10일)을 하루 앞둔 9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또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날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 도착하는 등 북-중 관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최근 몇 년간 김정은 제1서기 동지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총서기의 유지(遺志)를 계승해 조선노동당과 조선 인민을 이끌며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등 방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조선(북한) 인민의 위대한 영수 김일성 주석, 김정일 총서기의 지도 아래 조선노동당은 조선 인민을 이끌며 거듭되는 곤란을 극복했고 국가 독립과 인민 해방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축전은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다만 “우리는 조선 동지들과 함께 노력해 중-조 우의를 수호하는 한편 공고하게 하고 지역 및 세계 평화 안정을 위해 건설적 작용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정을 위해 노력하자’는 표현은 5년 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냈던 축전에서는 없던 구절이다.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추가 핵실험으로 긴장 조성을 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완곡한 표현이자 ‘핵 불용’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김일성 유지’를 강조한 것도 북한의 핵보유 주장을 우회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북한 당국은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밝혔지만 2013년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발해 비핵화 포기를 선언했다. 한자로 400자 안팎 분량인 시 주석의 축전은 김정은이 1일 중국 국경절을 맞아 100자 남짓에 단 두 줄에 불과한 ‘냉랭한’ 축전을 보냈던 것과 대조가 된다. ▼ 시진핑 ‘김일성 遺志’ 언급… 北에 비핵화 우회 촉구 ▼북한 김정은에 축전中서열 5위 류윈산 평양 도착… 4일간 머물며 김정은 면담 예상류윈산 상무위원(사진)은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해 4일간의 방북 일정에 들어갔다. 류 상무위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나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은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201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류 상무위원은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는 2011년 10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2박 3일보다도 더 길다. 이 기간 그가 몇 차례 김정은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지가 관심이다. 류 상무위원은 노동당 70주년 기념행사와 북한이 대대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열병식을 함께 지켜보는 등 공개 행사에도 등장하며 우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는 최근 북한이 공개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등 냉랭한 분위기 속에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악화된 북-중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중국이 최근 북-중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는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축전과 류 상무위원의 방북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을 상당 기간 중단 또는 포기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관측도 그중 하나다. 이 경우 시 주석의 축전은 ‘중국의 역할론’을 보여주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또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중국이 북한을 달래야 할 필요도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북한이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위를 되풀이했다고 해도 북-중 관계 악화가 중국의 이해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시 주석의 축전과 류 상무위원 방북에 따라 중국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하는 도발’ 행위로 중국의 뒤통수를 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류 상무위원이 북한 지도자들과 만나 양자 관계와 공동의 관심 이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류 상무위원의 방북 이후에도 북-중 관계의 회복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됐다. 한 중국 전문가는 “이번이 중국과 북한의 마지막 악수가 될지도 모른다”며 “노동당 창건 기념식 이후에도 북한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중국의 압박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매립한 남중국해 인공 섬 주변 12해리 해역 안으로 미국 해군이 군함을 통과시키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 해역 근처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을 돕겠다고 나선 미국에 대해 ‘제3국 간섭 금지’ 경고를 보내 왔다. 하지만 미 군함이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들어가면 미중 양국이 직접 부딪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군사전문지 ‘네이비타임스’는 7일 “미 해군이 며칠 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승인을 받아 군함을 남중국해의 매립지인 인공 섬 해역 12해리 안으로 진입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8일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 군함이 2주 안에 인공 섬 12해리 내 항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관련 보도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이번 시 주석 방미 때도 깊이 있는 대화를 한 만큼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알 것”이라며 “항해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외국 군함이나 군용기가 일국의 영해 영공에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과 중국의 고위 관리가 만나 “북한 핵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8일(현지 시간)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전날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의 강연에서 “북핵 등의 해결에서 중국은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베이징에서 (중국과) 논의할 내용의 핵심”이라고 밝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의 대북 핵개발 억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중 고위 관리가 만난 이날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10일)을 이틀 앞둔 날로 ‘북한 핵 불용’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국무위원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성공적인 미국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 정상은 중미 관계 발전의 정확한 방향에 대해 한층 (명확하게) 확인하고 양자, 지역, 글로벌 차원에서의 중요한 협력들을 추진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 집권 국민당이 내년 1월 실시되는 총통 선거 후보 교체를 위한 ‘상주하주(上朱下柱·주리룬 주석을 올리고 홍슈주 후보를 하차시킨다)’ 절차를 본격화함에 따라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국민당은 7일 타이베이 중앙당사에서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를 열고 39명의 위원 중 28명이 17일 임시전당대회안을 통과시켰다. 주리룬(朱立倫) 주석은 회의에서 ‘당이 있고 나는 없으며 당을 위해 서로 참자(有黨無我 相忍爲黨)’이라는 말로 훙슈주(洪秀柱)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이날 중앙위 회의가 열리는 동안 국민당 중앙당사 밖에서는 훙 후보 지지자 200~300명이 집결해 ‘훙슈주 지지’ ‘주리룬 사퇴’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쇠파이프로 차량 유리창을 파손하기도 했다. 훙 후보는 7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말과 당나귀의 고사’를 들어 주 주석을 겨냥했다. 관음보살이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가자고 말과 당나귀에게 제안했으나 더 힘이 좋은 나귀는 위험하다며 가지 않고 힘이 약한 말이 따라나서 천신만고끝에 임무를 완성한 것을 들어 올해 초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자 주 주석이 당내 총통 후보에도 나서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훙 후보는 6일에는 “전쟁터에서 죽을지언정 국민의 기대를 배신할 순 없다. 끝까지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당이 7월에 지명한 총통 후보를 교체하는 고육지책을 꺼내든 것은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세 이상 128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차이 주석은 44.2%인 반면 훙 후보는 28.5%에 불과했다. 타이베이에서 만난 롄허(聯合)보의 궈충룬(郭崇倫) 부국장은 “차이 후보가 양안관계에 대해 ‘현상 유지’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인 반면 훙 후보는 보다 급진적인 (대륙 편향적인) 입장을 내놓아 그와 국민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훙 후보의 이른바 ‘일중동표(一中同表)’ 양안관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으로 궁극적으로 통일을 지향한다는 뜻을 품고 있어 지난해부터 거세지고 있는 대륙 견제 및 거부감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총통 선거는 물론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 이어 입법원 선거에서도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타이베이=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중국 위안화가 처음으로 일본 엔을 제치고 달러 유로 파운드에 이어 세계 4위 결제 통화가 됐다. 국제 환거래 통신을 관장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의 최신 집계에 의하면 8월 위안화 거래 비중은 2.79%로 엔화의 비중 2.76%를 0.03%포인트 차로 제쳤다. 중국이 2010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데 이어 국제사회에서 화폐의 위상에서 중국이 일본을 따라잡은데 의미가 있다. 결제 화폐 1위는 미국 달러로 44.8%였으며 유로와 파운드는 각각 27.20%와 파운드 8.46%였다. 위안화는 3년 전만해도 결제 비중이 0.84%로 12위에 그쳤으나 급속히 사용이 늘고 있다.SWIFT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세계 무역 결제액은 8.30%가 줄었으나 위안화는 9.13%가 늘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8월 위안화 거래 건수도 100만 회를 넘어 1년 전에 비해 2배가 넘었다. 8월 신용장 발급 비율은 9.1%로, 80.1%를 기록한 달러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SWIFT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위안화가 8월 11일 전격 평가절하돼 그 달 말에 위안화 결제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순위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DBS 그룹의 홍콩 소재 나탄 초우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위안화의 순위 상승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가 포함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 1000개 이상의 은행이 중국 홍콩과 결제할 때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중의과학원 여성 약학자 투유유(屠呦呦·85) 교수가 항말라리아제인 ‘칭하오쑤(靑蒿素·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한 공로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이 약의 개발 과정과 집념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칭하오쑤 개발은 1960년대 미국과 전쟁을 하고 있던 베트남의 호지민 총서기가 직접 베이징(北京)까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을 찾아와 부탁하면서 시작된 ‘항미원월(抗美援越·미국에 대항하고 베트남을 돕는다)’의 군사 프로젝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또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투 교수는 1600년 전의 의학서적에서 신약 개발의 단서를 발견했다. 베트남 전 당시 동남아에서는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려 베트남 전에서도 적에 의해서 사살되는 병사보다 말라리아에 감염돼 죽는 베트남 병사들이 더 많았다. 1967년부터 1970년까지 베트남에 파견된 미군 중 감염자도 80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호지민의 긴급 요청을 받은 마오가 항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중국에서도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던 것도 한 이유였다. 1971년 칭하오쑤가 개발될 당시 중국의 말라리아 감염자는 약 40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는 1967년 5월 23일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총후근부와 국가과학위원회 연석으로 ‘학질(말라리아) 예방과 치료 전국 협력 회의’를 개최하고 학질 치료제 개발 등을 지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명칭이 ‘523 임무’로 붙여진 것은 이 회의 날짜에서 따 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7개 성시(省市)와 60여개 과학연구기관 500여명의 연구원을 ‘523 임무’에 동원했다. 당시는 문화대혁명(1966~76)의 불길이 타오르던 시기여서 대부분의 기초 과학연구는 중단됐다. 하지만 학질 치료제 개발은 마오의 특별 지시에 따라 베트남 전투를 돕기 위한 ‘군사 임무’로 진행된데다 다른 과학 연구가 중단돼 많은 연구 인력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군사의학과학원이 처음 만든 ‘학질 1호약’은 효과가 한 회 복용에 7일 가량 감염을 막아주었고, 이어 2호와 3호 약물은 1개월 가량 효과가 있었다. 중국은 약효가 제한적이지만 현지 상황이 급박해 개발된 치료약을 베트남 전쟁 기간 중 100여t 가량을 공급했다. 1951년 베이징의학원 약학과에 들어가 서양 약학을 전공하던 투유유는 졸업 후 중의연구원 중약연구소에 배정돼 동서양 의학을 동시에 경험하게 됐다. 투유유가 중약연구소에서 ‘523 임무’에 가담하게 된 것은 이 프로젝트가 출범한 지 3년 가량 지난 1969년 그의 나이 39세때였다. 그는 처음에는 ‘보조 연구원’이었지만 곧 능력을 인정받아 4명의 연구원을 이끄는 소조조장이 됐다. 그는 먼저 전통 의학 서적을 뒤져 학질에 효과가 있는 약초를 찾았으며 640여종의 약초에 대한 연구집을 펴냈다. 처음에는 ‘칭하오(개똥쑥)’는 학질 억제 효과가 68%로 후추(84%)보다도 낮아 투유유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개똥쑥과 학질의 관계는 서기 전 200여년 선진(先秦)의 ‘오십이병방(五十二病方)’에 언급됐다. 이어 서기 340년에 나온 동진(東晋)의 갈홍(葛洪)이 쓴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에 처음 개똥쑥의 항학질 기능이 언급됐고,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에도 기록됐다. 투 교수는 1971년 후반기 어느 날 ’주후비급방‘에서 ’개똥쑥 한 웅큼을 2승(升·L)의 물에 넣고 끊여 즙을 내어 마시라‘는 구절을 보고 영감을 얻어 기존의 방법과 달리 53도의 약한 물에 데워 즙을 짜내면서 더욱 효과가 높은 신약을 개발했다. 투 교수는 1972년 3월 8일 난징(南京)에서 열린 ’523 임무‘ 연구 보고회인 ’전국 항학질약물연구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당시 보고 제목은 ’마오쩌둥 사상 지도가 발굴해 낸 항학질 중약 공작‘. 베이징일보는 “투 교수의 칭하오쑤 개발은 중국 전국 과학자들 연구 결과의 산물”이라며 “523 임무에 참가한 전국 연구팀은 전통 의학서 등에 언급된 4만 여종의 약초 등에 대해 효능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학질과 관련해서도 10여종의 풀이 선정됐으며 그 중에 개똥쑥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랜 기간 많은 과학자들이 성분을 검증하면서 마치 이어달리기 하듯 연구 성과를 전수하고 전파하는 과정에서 칭하오쑤도 개발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원자탄과 수소폭탄, 인공위성 개발 프로젝트인 ’양탄일성(兩彈一星)‘ 개발도 마찬가지로 많은 과학자가 참여해 집단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전통이 있으며 ’523 임무‘도 그런 프로젝트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같은 개발 과정 때문에 중국 내 일각에서는 투 교수의 연구 성과가 온전히 개인의 것이냐를 두고서 논란도 제기된다. 이런 논란은 투 교수가 2011년 9월 미국의 ’래스커상‘을 수상했을 때부터 불거졌다. 그의 주요 연구 성과는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완성된 것이고 그 과정에 참여했던 많은 연구자들의 피와 땀이 응축된 것이기 때문에 투 교수 혼자 그 영광을 차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투 교수는 래스커상과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뒤 “이 영예는 나 개인에게 속할 뿐 아니라 중국과학계 전체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투 교수의 개인적 노력과 집념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중 언론은 전한다. 그는 말라리아 환자들을 직접 만나보기 위해 남부 하이난(海南)섬에서 10년간 지냈다. 그 기간 투 교수의 남편은 문혁으로 숙청된 적이 있고 4살 난 딸은 탁아소로 보내지기도 했다. 투 교수 연구팀은 1971년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의 ’칭하오(靑蒿·개똥쑥) 추출물‘을 발견하기까지 2000 개가 넘는 약초 제조법을 연구 대상에 올렸고 190개의 약초 표본을 실험하는 집념을 보였다. 칭하오는 191번째 약초였다. 투 교수는 이후 동료 두 명과 함께 임상 실험 대상에 자원하기도 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중의과학원 투유유(屠ff·85·여) 교수와 일본 기타사토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명예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수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지 과학계에서 비주류 대접을 받으며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고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었다. 오무라 교수는 야간고 교사를 지내다 학생들의 손끝에 기름때가 낀 것을 보고 감동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시간을 쪼개 낮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밤에는 학생을 가르치며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유학 후 기타사토대에 부임한 뒤에는 연구원 5명과 늘 작은 비닐봉지와 숟가락을 갖고 다니며 출퇴근할 때, 출장 갈 때마다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다. ‘생애 한 번이라도 약이 되는 성분을 찾아내면 행운’이라는 말과 달리 그의 연구팀이 의약품이나 농약으로 활용되는 화학물질을 26가지나 발견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을 향해 “젊었을 때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며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3배나 더 실패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투 교수는 베이징대 의대 재학 시절 천연약물 연구에 관심을 가져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팠다. 이번에 노벨상을 안긴,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칭하오쑤(아르테미시닌)를 1971년 발견해 내기까지 무려 190차례에 걸친 실패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수차례 원사(院士·중국에서 과학 이공 계통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칭) 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 학위도 없으며 외국 유학 경험도 없다. 두 사람의 겸손한 언행도 화제다. 투 교수는 6일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상은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중국 과학자 전체의 영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중국)에게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소중하고 귀한 재산이 있다”면서 ‘중의약이 위대한 보물창고’라고 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발언을 소개했다. 투 교수가 근무하던 중국중의과학원은 1969년 마오쩌둥의 지시로 약초를 이용한 항말라리아제를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당시 38세였던 투 교수는 보조연구원 신분으로 참여했지만 빠른 속도로 연구팀장으로 승진해 연구를 이끌었다. 오무라 교수가 노벨상 수상 통보를 받고 처음 한 일은 1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후미코 씨에게 “상을 받게 됐다”고 보고한 것이었다고 한다. 오무라 교수는 “노벨상 시상식에 (아내의) 사진을 가져갈 생각이다. 딱 맞는 사진이 있다”며 품에서 사진을 꺼내 일본인들을 감동시켰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나고야대 특별교수는 오무라 교수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그의 인격, 인생관, 신념에 상을 준 것이다.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중의과학원 투유유(屠呦呦·85·여)교수와 일본 기타사토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명예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수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지 과학계에서 비주류 대접을 받으면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며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었다. 투 교수는 베이징 대 의대 재학시절 천연약물 연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십년간 한우물을 팠다. 이번에 노벨상을 안긴 1971년 항 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칭하오쑤(아르테미시닌)를 발견해내기까지 무려 190차례에 걸친 실패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수차례 원사(院士·중국에서 과학 이공계통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칭)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학위도 없으며 외국 유학경험도 없다. 일본의 오무라 교수도 뒤늦게 학계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끈기 있게 연구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늘 작은 비닐봉지와 숟가락를 갖고 다니며 출퇴근할 때, 출장 갈 때마다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시즈오카 현의 한 골프장 근처 토양에서 아버멕틴을 만드는 균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도한 것은 대부분 실패했지만 어떤 경우 놀랄 정도로 잘 될 때가 있다. 그것을 맛보면 몇 번 실패해도 두렵지 않다”며 젊은이들을 향해 “젊었을 때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두 사람 모두 겸손한 언행이 화제다. 투 교수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5일 밤 많은 언론에서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정중하게 사양하다 자신의 고향인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에서 발행되는 저장일보의 전화 인터뷰에만 응했다. 그러면서 수상 소식을 어떻게 들었느냐는 질문에 “TV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85세 고령인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무라 교수 역시 연구비가 모자랄 때에는 자력으로 마련하고 5억 엔(약 50억 원)을 들여 미술관을 고향에 기증하기도 했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인 노오리 료지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무라 박사는 노벨 평화상을 타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극찬했다. 중국 사회도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투 교수에게 축전을 보내 “투 교수의 수상은 중국 과학기술의 번영과 진보를 구현한 것이자 중(中)의약이 인류건강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도 증명한 것”이라며 “중국의 종합적 국력과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올해 노벨상의 첫 테이프는 감염병 퇴치에 힘쓴 과학자들이 끊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회충약 개발에 기여한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C 캠벨 미국 드루대 명예교수(85),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기타사토대 명예교수와 말라리아 퇴치 신약을 개발한 중국의 투유유(屠ff·85) 중국중의과학원 종신연구원 등 3명을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세 과학자 모두 보건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저개발 국가들을 주로 괴롭히는 감염병 분야에서 획기적인 약물을 개발한 공로가 인정됐다.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세 과학자는 모두 유명 제약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던 제3세계의 감염병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며 업적을 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대 출신으로 야간고 교사를 지낸 일본 노과학자 오무라 교수와 중국 과학계에 중국 국적으로 최초로 노벨상을 안긴 투 연구원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무라 교수는 수상소감에 대한 첫 일성으로 “미생물에게 이 영광을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일생 동안 흙과 나뭇잎, 하천의 물을 채집해 미생물이 만드는 화합물에서 지금까지 480종의 신물질을 발견해 왔다. 그중 하나가 방사균이 만드는 항생물질인 ‘아버멕틴’이다. 미 제약회사인 머크와의 공동연구로 1974년 시즈오카 현의 한 골프장 근처 토양에서 발견했다. 오무라 교수는 1958년 야마나시대 자연과학과를 졸업한 후 야간고 교사를 지내다가 어려운 여건에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극을 받고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유기화학 미생물학 생화학을 배워 유용한 물질을 찾아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허로 올린 수입으로 방사균 게놈 해독 등 첨단 연구도 추진했고 1989년에는 사이타마 현에 병원을 짓기도 했다. 그의 신조는 “다른 사람과 같은 일은 안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며 지갑 안에 손바닥만 한 샘플 봉지 2장을 항상 넣고 다닌다. 중국도 잔치 분위기이다. 신화통신과 관영 중국중앙(CC)TV 등 언론은 특집 방송까지 내보내며 투 연구원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투 연구원은 오랫동안 동서양 약품을 결합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며 그가 개발한 약품으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이 투 연구원의 수상에 환호하는 것은 중국계 출신은 8차례나 과학 계통 노벨상을 받았으나 중국 국적자로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 국적의 노벨상 수상자는 2010년 평화상을 수상한 반체제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와 2012년 문학상을 수상한 모옌(莫言) 2명뿐이었다. 2000년 문학상을 수상한 가오싱젠(高行健)은 프랑스 국적이다. 투 연구원은 베이징대 의대를 다니던 시절 식물 등 천연약물에 대한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분야와 인연을 맺었고 1955년 위생부 산하 중의연구원에 들어간 뒤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 몰두했다. 중국 언론은 “투 연구원이 근무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연구원은 통풍구조차 없는 열악한 시설이었다”며 “수시로 발생하는 연소된 화학물질에 상처를 입었고 한 번은 중독성 간염을 앓기도 했다”고 전했다. 투유유 연구팀은 1971년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의 ‘칭하오(靑蒿·개똥쑥) 추출물’을 발견하기까지 190차례나 실패를 경험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은 이를 통해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중국 과학자에게 주는 최고 권위인 원사(院士) 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학위가 없으며 외국 유학 경험도 없어 ‘삼무(三無) 과학자’로 불렸다. 한편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상(6일), 화학상(7일), 평화상(9일), 경제학상(12일), 문학상(미정) 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도쿄=배극인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시진핑 사단’이 형성돼 세력 판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홍콩 밍(明)보가 3일 분석했다. 밍보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계열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團派·퇀파이) 그리고 혁명 1세대의 자녀들인 태자당 간에 세력균형을 이루던 ‘삼국지’ 시대는 가고 ‘시진핑 사단’과 ‘퇀파이’만 남은 ‘초한지’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현재 퇀파이 출신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 성 서기가 대표적이다. 역사학자 장리판(張立凡) 씨는 밍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사단은 동향 동창 및 과거 상하 관계의 부하들로 범위가 좁아 정책 결정 과정이 폐쇄적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시 주석의 핵심 측근들인 이른바 ‘문고리 권력(gatekeeper)’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시 주석이 주요 현안에 대해 각 부서를 거치지 않고 직보 체제를 원하면서 내부 참모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외 안보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사단’의 대표는 시 주석의 방미 등 주요 행사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그는 시 주석의 정딩(正定) 현 서기 시절 이웃 우지(無極) 현의 서기를 하면서 스스럼없이 술도 마시며 어울린 사이다.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로 시 주석 반부패 전선의 선봉인 왕치산(王岐山)은 시 주석이 1969년 옌안(延安)에 하방됐을 때 비슷한 지역으로 쫓겨 가 서로 한이불을 덮고 자며 대화를 나눈 사이다. 중앙 요직 및 주요 인사권을 갖고 있는 당 중앙조직부 천시(陳希) 부부장은 시 주석의 칭화(淸華)대 동기로 기숙사 룸메이트다. 인민해방군 총장비부 장유샤(張又俠) 부장은 부친이 개국 당시 상장(上將·대장격)을 지낸 인물로 시 주석의 부친과 산시(陝西) 성 동향이다. 특히 시 주석과 함께 상하 관계로 근무한 사람들 중에 시 주석과 함께 승승장구하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중앙군사위 판공실 부주임으로 시 주석의 군대 관리 핵심 참모인 중사오쥔(鍾紹軍)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 성 서기(2003∼2007년) 시절 처음 만났다. 밍보는 핵심 측근 중에는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 시절부터 중용된 왕후닝(王호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처럼 전문성만으로 ‘책사’로 활약하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을 맞아 류윈산(劉雲山·사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중국과 북한 정부가 4일 각각 발표했다.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상무위원 7명 중 한 명으로 당 서열 5위인 류 상무위원이 방북하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면담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은 4일(현지 시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서기처 서기인 류 상무위원이 9일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 노동당 70주년 기념활동에 참가한다”고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류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대표단의 방북을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중국 대표단의 규모나 구체적인 방문 일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고위급 방북대표단 파견 결정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려 할 경우 중국이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표됐다. 이는 중국이 최소한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번 중국 대표단 방북이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냉각된 북-중 관계가 전환되는 계기가 될지도 관심사다. 2013년 7월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방북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김정은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하고 7, 8시간에 걸쳐 장시간 환담을 나눈 만큼 이보다 서열이 높은 류 상무위원은 김정은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하고 북-중 관계 개선에 관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사거리 80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쥐랑(巨浪)-2를 탑재한 중국의 ‘094형 전략 핵잠수함’이 남중국해에서 첫 항해를 마쳤다고 홍콩 밍(明)보가 1일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남해함대는 9월 29일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의 야룽(亞龍) 만 잠수함기지에서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잠수함 제1부대’ 부대원 41명에게 중앙군사위원회가 수여하는 ‘일등공(一等功)’ 수여식을 가졌다. 쥐랑-2 미사일은 2011년 12월 30일 보하이(渤海) 만에서 해상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월 23일 해저 발사 실험도 성공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올해 말 094형 잠수함에 쥐랑-2를 장착한 ‘미사일 장착 순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고 밍보는 전했다. 길이 13m, 직경 2m인 쥐랑-2에는 3∼6개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쥐랑-2는 하와이 부근에서 발사될 경우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남중국해에 속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이 094형 잠수함을 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094형 잠수함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094형 잠수함에는 쥐랑-2 미사일 12기를 탑재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쥐랑-2를 장착한 094형 잠수함은 올해 말부터 실전 배치될 수 있다”며 “이는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을 보유한 중국이 어떤 공격을 당해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 年 20조원 예산으로 무기개발-수출… 군사대국화 이끌 ‘방위장비청’ 출범 ▼일본 군수산업의 사령탑이 될 방위장비청이 1일 출범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군사대국 노선을 뒷받침할 이 조직은 정부와 민간의 힘을 합쳐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 정부는 본격적인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4월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일정 조건만 맞으면 수출을 허용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바꿨다. 여기에는 그동안 규정에 묶여 자위대에만 군수품을 팔아온 군수기업들의 강한 요청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방위성 및 자위대와 거래 관계에 있는 일본 군수기업은 4600여 곳에 달한다. 실제로 ‘무기 수출 3원칙’ 폐지 이후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은 호주 잠수함 수주전에 참여했고, 후지중공업은 미국 기업과 함께 다목적 헬기 개발에 착수했다. 여기에 최근 안보법 통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진 데다 방위청 출범까지 더해지면서 군수기업들은 ‘최대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신형 공중급유기 도입, 이지스함 건조, 무인정찰기 도입 등 방위성의 핵심사업 진행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범한 방위청 인원은 1800명가량이며 예산은 방위예산의 40%가량인 2조 엔(약 19조6000억 원)으로 정부 외청 가운데 가장 많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비 취득 관련 부서를 통합해 고품질 장비를 저렴하게 취득하는 것을 도모하는 동시에 외국과의 방위장비 기술 협력 과제에 대해서도 전문적 지식을 집약해 일관된 ‘책임 체제’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