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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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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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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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F 역대 최다 판매-방문객… “젊은 컬렉터 늘어”

    13일부터 닷새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역대 최고 매출, 최다 방문객을 기록했다. 5일간 판매액은 650억 원, 관람객은 8만8723명이었다. 이는 2019년에 비해 판매액(310억 원)은 두 배 이상으로, 관람객은 7%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매출의 절반가량인 350억 원은 개막 첫날인 VVIP 입장 당일 이뤄졌다. 이날에만 5000여 명이 방문했으며 방탄소년단의 RM과 뷔, 전지현, 이병헌 이민정 부부, 소지섭 등 연예인도 다수 참석했다. 올해는 VVIP 제도를 신설해 약 3000명(동반 1인 가능)에게 작품을 우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기존 갤러리와 인연이 없는 젊은 컬렉터를 흡수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화랑협회는 “2019년부터 MZ세대가 미술시장에 관심을 보인다는 걸 감지했다. 갤러리들 또한 MZ세대의 취향에 맞게 덜 무겁고 밝은 작품을 많이 내세운 것 같다”고 밝혔다. 여러 화랑 대표들도 “매년 오던 기존 컬렉터가 아닌 처음 보는 30, 40대 컬렉터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작품을 투자 대상으로만 대하는 현상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었다. 10년 넘게 갤러리를 운영해 온 한 대표는 “순수미술이라기보다는 인테리어용 작품을 사거나 이우환 박서보처럼 기존 시장에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의 미래 가치를 묻는 고객이 많았다. 자신만의 기준 없이 ‘우선 사고 보자’는 분위기라면 언젠가는 거품이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굵직한 글로벌 화랑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국내 원로 작가의 작품이 화랑마다 반복해서 나왔던 이전과 달리 작품이 다양해졌다는 평도 많았다. 올해 행사를 통해 서울의 아트페어에 처음 참여한 독일 베를린의 ‘페레스 프로젝트’와 미국 뉴욕의 ‘글래드스톤’ ‘투팜스’는 서울 분점을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키아프는 내년부터 3대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함께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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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과 제리 추상화-젤리 캐릭터-돼지 풍자화… 캐릭터, 시대를 담다

    캔버스에 뛰노는 캐릭터들이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는다. 캐릭터로 각자의 세계를 캔버스에 펼치는 국내외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편하고 즐겁게 감상하며 다채로운 감정을 느껴볼 수 있다.○ 낙서의 미학, 조지 모턴 클라크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영국 작가 조지 모턴 클라크(39)는 “손맛이 좋다”는 이유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추상화로 재해석한다.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 도라에몽, 호빵맨…. 일그러졌지만 익숙한 동서양 대중문화 속 캐릭터가 캔버스에 담겼다. 경기 양평군 구하우스미술관에서 다음 달 28일까지 열리는 ‘Myths, Heroes & Mad Scientists’ 전시에서 신작 24점과 설치작품 1점을 볼 수 있다. 추상화가로 자신을 정의하는 작가는 “캐릭터는 추상화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그릇이다. 추상화 형식을 더해 캐릭터 이면의 의미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설치작품 ‘The Favored Refugees’는 난민 문제를 은유한다. 회화 작품에서 움직이던 캐릭터들이 튜브를 타고 해변에서 놀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오브제들은 뒤엉키고 부서져 있다. 1만5000원.○ 캐릭터와 소통한다, 김명진 재기발랄한 캐릭터들, 이를 돋보이게 하는 산수화 같은 흑백 공간은 작가의 이력을 대변한다. 김명진(43)은 대구예술대 동양화과를 다니다가 1998년 자퇴했다. 그 후 15년간 동화책 일러스트, 타투이스트, 페인트공으로 일했다. 201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관 전시를 한 후 그림에서 손을 떼려 했으나 서울 종로구 갤러리가이아와 인연이 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전시 ‘Edgewalker’에서는 신작 13점을 포함해 회화 20점을 선보인다. 그가 연구해 만든 6개의 캐릭터는 소시지나 젤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캐릭터에 나를 투영하기보다는 캐릭터를 보면 반갑다”는 그는 작업할 때 작품 속으로 들어가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캐릭터에게 ‘그 신발 비싸지 않아?’라며 물어보는 식이다. 그는 “어릴 때 말도 안 통하는 사물과 대화하면서 스케치북을 넘어 벽, 바닥에도 낙서하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무료.○ 한국적 팝아티스트 한상윤 일본에서 풍자화를 전공한 한상윤(36)은 2009년부터 12년째 돼지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현대인의 물질적 욕망을 비판하기 위해 그렸지만, 지금은 관객이 풍자로 인한 웃음이 아닌 행복한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나마갤러리에서 26일까지 열리는 전시 ‘PIG POP―Doni&Dona’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미켈란젤로, 자크루이 다비드의 명화를 오마주한 작품 3점을 포함해 회화 33점을 볼 수 있다. 작품 속 돼지들은 스타벅스 로고가 있는 컵, 코카콜라 병을 들고 포즈를 취한다. 어렵게 느껴지던 명화를 편하게 전환시킨 것이다. 고가 브랜드의 가방을 들거나 옷을 입은 돼지는 사치스러운 현대인을 떠올리게 한다. 팝 아티스트로 불리는 그는 “만화 캐릭터를 쓰면 ‘팝아트’라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팝아트는 시대성을 담아야 한다. 절대 ‘쉬운 미술’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황토 등을 혼합한 분채, 광물을 갈아 만든 석채 같은 한국적 재료로, 한국 돼지를 통해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한국적 팝아트’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26일까지. 무료. 양평=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

    •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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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서의 미학… 캐릭터가 뛰노는 캔버스

    캔버스에 뛰노는 캐릭터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는다. 미키마우스, 도라에몽, 호빵맨 등 일그러진 동서양의 대중문화 캐릭터가 영국 작가 조지 몰튼 클락의 캔버스에 모습을 비춘다. 김명진은 이름 모를 행성에서 행복하게 부유하는 빨간색 젤리맨, 살구색 소시지맨 등 6개의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한상윤은 2009년부터 12년째 돼지 캐릭터를 그리며 시대상을 반영한다.●낙서의 미학, 조지 몰튼 클락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조지 몰튼 클락(39)은 “손맛이 좋다”는 이유로 페인팅의 길을 걸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추상화로 재해석한다. 정제되지 않은 선은 ‘낙서의 미학’으로 표현되곤 한다. 대략적인 스케치는 하지만, 순간의 느낌에 따라 캔버스에 옮겨온다. 전시 4개월을 앞두고는 2점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 그렸다. 추상화가로 자신을 정의하는 작가는 “캐릭터는 추상화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그릇이다. 점차 캐릭터 형태를 더 추상화해 캐릭터 이면의 의미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작가가 3일간 한국에 머물며 작업한 설치작품 ‘The Favored Refugees’도 난민 문제를 은유한다. 회화 작품에서 움직이던 캐릭터들이 튜브를 타고 해변에서 놀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오브제들은 뒤엉키고 부서져 서로 섞여있다.●캐릭터와 소통한다, 김명진재기발랄한 캐릭터들, 그를 돋보이게 하는 산수화 같은 흑백 공간과 낙서 같은 배경작업은 작가의 이력을 대변한다. 김명진(43)은 1998년 대구예술대 동양화과를 다니다 자퇴했다. 그 후 15년의 공백 기간 동안 동화책 일러스트, 타투이스트, 페인트공으로 일했다. 201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관 전시를 한 후 손을 떼려했으나 갤러리가이아와 인연이 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차츰 우울증을 극복하며 전작에 비해 작품이 밝아지고 있기도 하다. 2달간 연구해 만들어낸 6개의 캐릭터는 실제 소시지나 젤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작가가 꿈속에서 만나 우유를 나눠준 어린 양도 캐릭터가 됐다. “캐릭터에 나를 투영하기보다는 나는 마냥 캐릭터가 반갑다”는 작가는 작업을 하며 관객의 시선이 아니라 작품 속으로 들어가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작품에 공산품을 그려 넣은 것도 같은 이유다. 관객도 캐릭터에게 ‘그 신발 비싸지 않아?’ 식으로 물어봤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작가는 “어릴 때 말도 안 통하는 사물과 대화하면서 스케치북을 넘어 벽, 바닥에도 낙서하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한국적 팝아티스트 한상윤일본에서 풍자화를 전공한 한상윤(36)은 현대인의 물질적 욕망을 비판하기 위해 돼지를 그렸지만, 지금은 “관객이 풍자로 인한 웃음이 아닌 행복한 웃음을 지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자크 루이 다비드의 ‘성 베르나르 협곡’을 오마주한 작품 3점도 볼 수 있다. 작품 속 돼지들은 코카콜라를 들고 있다. 해석을 해야 할 것 같은, 어려운 느낌을 주는 명화를 편하게 전환시키는 것이다. 행복한 그림이라지만 그는 여전히 작품에 현대 사회를 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는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을 들고 있는 돼지는 사치스러운 현대인들의 맵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가 ‘팝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이유다. 작가는 “최근 만화 캐릭터를 쓰면 ‘팝아트’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팝아트라는 건 시대성을 담아야 한다. 절대 ‘쉬운 미술’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분채, 석채 등 한국적 재료로, 한국 돼지를 통해 한국 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국적 팝아트’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양평=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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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아름다운 선물… 삶의 감정, 한 폭 그림에 담았죠”

    어두운 숲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 그의 앞으로 어슴푸레한 빛들이 다가오자 여자는 손을 뻗어 본다. 반딧불 같은 빛은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정령이다. 그리움이 담겼지만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포근함에 가깝다. 최근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만난 김원숙 작가(68·사진)는 ‘Forest LightsⅠ’(2016년)을 보며 “슬프고 돌이키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운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전 ‘In the Garden’을 열며 “내 예술세계는 삶이라는 뜰 안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앞에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느낌을 얹게 된다. 그의 회화와 조각 85점은 날렵하지 않다. 부드러운 형태와 현란하지 않은 색채는 어딘가 묘연한 느낌을 준다. 바라보다 보면 캔버스 속 장면이 부르는 옛 기억에 아련해지다가 끝내는 따뜻한 감정이 인다. 한마디로 김원숙의 작품은 편안하다. 인간 김원숙도 마찬가지다. 작가로서의 입지를 고민하기보다는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다. “내게 현대미술은 다소 난해했다”는 김원숙은 자신의 일상과 책에서 얻은 감흥을 직관적으로 그린다. 그는 “그림은 관람객을 주눅 들게 하면 안 된다”며 “예술은 소통이기에 이해하기 어려우면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한 비평보다도 ‘나도 저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친구 생일날 저런 그림 오려서 한마디 써주고 싶다’는 날것의 생각들이 자신에겐 더 소중한 피드백이라고 했다. 노스탤지어풍의 그림은 재미 화가로 살아온 작가의 인생을 반영한다. 작가는 1971년 홍익대 미대에 입학했지만 한국 교육 방식에 한계를 느껴 1년 뒤 홀로 미국으로 떠났다. 경제적 지원을 받을 상황이 못 됐던 작가는 장학금을 많이 주던 일리노이주립대에 입학했고 미국에서 화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이주자로서의 삶도 50년이 되어 간다. 아직도 한글 책을 읽는다는 그는 그림을 통해 망각하고 있던 꿈과 어린 시절을 그려낸다. 이번 전시는 ‘김원숙 예술대학’을 기념하며 열리는 귀국전이기도 하다. 김원숙은 2019년 남편 토머스 클레멘트 씨와 함께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 1200만 달러(약 144억 원)를 기부했다. 학교는 곧바로 작가의 이름을 딴 예술대학 ‘Kim Won Sook College of Fine Art’를 만들어 화답했다. 6·25전쟁이 낳은 혼혈의 고아였던 남편이 의료기기 발명가 겸 사업가로 성공한 뒤 거액의 돈이 생겼는데 그것이 기쁘기보다는 두려워 기부했다고 한다. 김원숙은 50년가량의 화가 인생을 되돌아보며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속적인 기준의 성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제3의 잣대보다도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자식들 자전거도 사줬으니 이게 성공이 아니면 뭐냐”는 것이다. 그는 40년 전 한국에서 혼혈아 2명을 입양해 키웠다. 현재 51세 아들은 사업을 하고 48세 딸은 초등학교 교사다. 부부는 2015년 약 10억 원을 들여 입양 후 친부모와 자식을 찾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전시는 30일까지.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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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어느날 갑자기 영혼이 사라진다면

    어느 날 버스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열여덟 살 한수리와 열일곱 살 은류. 낯선 남자의 부름에 눈을 떴는데, 깨어난 곳은 응급실이다. 사람들은 물음에 대답도 않는다. 이윽고 이들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육체를 바라본다. 자신을 영혼 사냥꾼이라고 소개하는 남자는 수리와 류에게 “육체와 영혼이 분리됐다. 사흘 내로 육체를 되찾지 못하면 저승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준다. 영혼이 없는 상태로 깨어난 이들의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오기 전과 다름없이 생활한다. 수리의 육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스트레칭을 하고 학교에 가서 공부한다. 그런 수리의 영혼은 육체에 서운함을 느끼며 “영혼 없는 육체는 감정도, 원하는 것도 없는 삶일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영혼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음을 깨닫는다. 반면 류는 육체로 돌아가려는 의지가 없다. “그냥 날 데려가라”고 말하는 류는 영혼 사냥꾼의 질문에 따라 조금씩 과거의 기억을 되짚으며 스스로 짊어지고 있던 삶의 무게를 되돌아본다. 소설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영혼으로 남은 주인공들을 따라가며 진짜 ‘나’를 되찾으려고 고투하는 과정과 영혼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는 말에 착안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영혼은 결국 마음인데, 마음 없이 반응할 수 있게 된 사회상을 짚고자 한 것이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과 같은 쉽게 떠올려 볼 법한 질문에 답을 제시한 전작 ‘페인트’(2019년)와도 결을 같이한다. 페인트는 지금까지 3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일본, 중국, 베트남 등 5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출판사 창비가 내놓은 한국형 영어덜트(young adult) 시리즈 ‘소설Y’의 첫 작품이다. 영어덜트 소설은 대개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모든 세대를 겨냥한다. 창비는 국내 콘텐츠 수요가 높아지는 시대에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나에 이어 천선란의 ‘나인’, 박소영의 ‘스노볼 1, 2’가 출간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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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도… 자코메티… 리움에서 다시 피움

    2m가 넘는 키의 앙상한 여인상. 우두커니 고요 속에 서있는 여인은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할 뿐인데도 숭고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스위스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 ‘거대한 여인 Ⅲ’(1960년)이다. 팬데믹으로 지난해 2월 휴관에 들어갔다가 8일 재개관하는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는 이 작품과 더불어 도입부에 전시된 미국 조각가 조지 시걸의 ‘러시아워’(1983년) 등 세계적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폐쇄적이란 지적을 받은 리움은 시민과 상생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는 차원에서 상설전을 무료로 운영키로 했다. 재개관을 기념한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도 무료다. 전시는 가히 걸작들의 향연이다. 상설전 236점, 기획전 131점을 합쳐 총 367점의 세계적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는 총 160점(국보 6점, 보물 4점 포함)이 전시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고 이병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집한 고미술품들이다. 고려청자, 조선 분청사기·백자, 조선시대 그림·글씨, 금속공예, 불교 미술품 등을 4개 층에 나눠 전시할 정도로 방대한 규모다. 이 가운데 단원 김홍도의 대표작 ‘군선도’와 전 세계 약 160점만 전하는 고려불화 중에서도 최고 가치를 지닌 걸작으로 평가되는 ‘아미타여래삼존도’, 고려 말∼조선 초 제작된 ‘나전 국화당초문 팔각함’ 등이 단연 눈길을 끈다. 고려청자 47점, 분청사기 및 백자 50점이 전시되는데, 이 중 전면을 상감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둥근 항아리 모양의 ‘청자상감 국화모란문 호’는 처음 공개된다. 흙을 선으로 긁어내는 분청사기와 박서보의 ‘묘법 No. 14-81’을 함께 전시하는 등 분청사기·백자 기법을 연결한 현대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이색적이다. ‘현대미술 상설전’에는 총 76점이 전시되는데 이 중 60%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검은색의 세계를 살펴보는 ‘검은 공백’, 빛이나 움직임을 통해 다른 감각을 자아내는 ‘중력의 역방향’, 예술적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생경한 존재들을 다룬 ‘이상한 행성’의 3개 주제로 구성됐다. 이불을 비롯해 최만린, 최욱경, 이승조, 일본 작가 나와 고헤이, 미국 작가 댄 그레이엄의 화제작들을 볼 수 있다. 4년여 만에 열리는 기획전에는 국내외 작가 51명의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작품 131점이 전시된다. 7개 섹션으로 구성된 기획전의 시작은 오스트레일리아 조각가 론 뮤엑의 ‘마스크 Ⅱ’(2002년). 자신의 얼굴을 대형 가면으로 만들어 눕혀 놓은 이 작품은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한지를 반추케 한다. 신체를 붓 삼아 행위의 흔적을 화폭에 담아낸 프랑스 작가 이브 클랭의 회화 ‘대격전’(1961년), 자동차에 치여 생을 마감하는 기계인간을 표현한 백남준의 설치미술 ‘로봇 K-456’(1964, 1966년) 등은 인간 존재와 이를 둘러싼 관계, 가치들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은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를 주제로 이달 8일부터 12월 12일까지 기획전을 연다. 야금은 광석 채굴과 불로 금속을 다루는 과정, 결과물을 통칭하는 용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금속 작품을 통해 한국미의 독창성을 탐구하는 전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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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 임권택 감독 한국인 첫 수상자 선정

    임권택 감독(87·사진)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을 위해 두드러진 활동을 한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인 수상자는 임 감독이 처음이다. 임 감독은 1962년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한 후 ‘서편제’(1993년) 등 약 60년간 102편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2002년 칸 영화제에서 ‘취화선’으로 한국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받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역대 수상자로는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2019년)이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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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 너머를 좇는 ‘찰나의 사냥꾼’, 세상에 없는 풍경을 찍다

    사진작가는 현실의 한순간을 쫓는 사냥꾼으로 표현되곤 한다. 무릇 사진이란 눈앞에 펼쳐진 것을 그대로 찍어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사진가들은 실존 너머를 찍기도 한다. 10월, 서울 곳곳에서 ‘비현실적 사진전’이 펼쳐진다. 원성원 작가(49)는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5일부터 11월 13일까지 열리는 전시 ‘들리는, 들리지 않는’에서 사진을 콜라주해 세상에 없는 풍경을 내보인다. 작품당 평균 1500∼2000장의 사진을 층층이 겹쳐 한 화면에 많은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그는 인간을 나무에 빗댄다. 원 작가는 “흰 가지 하나로 존재감을 비치는 나무에서는 ‘인싸’(인사이더)를, 서로 간 거리를 지키며 스스로 꽃피우는 나무에서는 ‘아싸’(아웃사이더)인 자신을 각각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과 안성기 송강호 같은 톱스타의 사진을 찍어온 박상훈 작가(69)는 강남구 갤러리나우에서 개인전 ‘화양연화’(31일까지)를 열고 있다. 주제는 평범한 꽃이다. 그는 꽃 한 송이를 확대해 들여다봄으로써 경이로운 생명력을 관찰했다. 디지털 작업으로 사진 속에 아침 이슬을 표현했다. 그는 “행복한 순간을 느끼게 해 준 꽃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건물들의 창과 문, 이름을 지워 점, 선, 면으로 도시를 재현한 작품도 볼 수 있다. 박찬민 작가(51)의 ‘We Built this City, 우리가 만든 도시’ 전시(종로구 갤러리진선·24일까지)다. 사진 속 건물들은 도식화된 디자인처럼 보여 어느 도시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다. 그는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도시의 풍경을 보면 안도감이 든다. 몰가치적인 도심 속 삶에 대한 비판에서 작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도시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빌딩도 풍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로 불리는 스웨덴의 에릭 요한슨(36)은 2019년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 후 신작 11점을 더해 ‘Beyond Imagination’ 전시(영등포구 63아트·내년 3월 6일까지)로 돌아왔다. “내가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은 화가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캔버스 위에 색을 퍼뜨리고 나는 사진을 배치한다”는 그는 상상의 장면을 스케치한 뒤 오브제나 장소를 찍어 포토샵으로 조합한다. 작품당 100∼300개의 레이어(층)가 있다. 연간 8점 내외의 신작을 만든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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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감독 첫 사진展 “찰나의 만남… 참 홀가분”

    영화감독 박찬욱(58)이 사진작가로 대중 앞에 섰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1일 시작된 개인전 ‘너의 표정’을 통해 2013년부터 최근까지 찍은 사진 30점을 소개했다. 이날 만난 박찬욱은 “관람자가 어떤 사진 앞에 섰을 때 사진 속 피사체와 일대일로 대면하며 피사체의 표정, 그걸 보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상상해 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그에게 일종의 해방구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영화를 찍을 때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운 후 촬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우연성에 기댄다. 그는 “이어폰을 끼고 크게 음악을 들으면서 미친 듯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딱 마주치는 찰나의 만남,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누른다”고 했다. 그는 “영화는 여럿이 함께한다는 점이 참 행복하지만, 한없이 힘들 때도 있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겁먹고 영화감독 일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그에 비해 사진은 참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영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9일까지. 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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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따뜻한 글 읽으면 체온도 올라간다

    인류는 오랜 진화를 통해 다양한 기후 환경에 적응해왔다. 저자는 이 사실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인류 진화는 체온 조절을 위한 여정이었다는 것. 털이 없어지고, 불을 사용하고, 옷을 만들어 입고, 집을 짓고,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교류하는 일련의 변화가 체온 조절을 위한 선택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는 인간의 감정, 관계, 언어 등이 체온과 기온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그는 폴란드에서 80명의 학생을 모아놓고 각기 다른 글을 읽힌다. 하나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묘사한 글이고, 다른 하나는 유능하고 냉철한 사람에 대한 글이다. 글을 읽힌 뒤에는 현재 실내 온도를 추정해보라고 한다. 그 결과 앞선 글을 읽은 사람들이 후자보다 실내 온도를 평균 2도 높게 추정했다. 또 온라인 게임에서 소속감 혹은 소외감을 느끼게 한 뒤 손가락 체온을 재보았는데, 소외감을 느낀 사람들의 체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0.4도 낮았다. 이는 물리적 온도는 사회적 온도를 인지하는 데 영향을 주고, 사회적 온도 또한 물리적 온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실제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들이 매물로 나온 집을 더 많이 계약한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심지어 집을 잘 파는 능력도 체온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통상 집의 제1과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추위로부터 자신과 주변을 보호해주는 체온 조절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비대면이 늘어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인간이라는 종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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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작가로 돌아온 박찬욱 “영화와 달리 사진은 우연성에 기대죠”

    영화감독 박찬욱(58)이 사진작가로 대중 앞에 섰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1일 개인전 ‘너의 표정’이 시작됐다. 이날 만난 박찬욱은 “영화인이라는 정체성도 있지만 사진가로서의 정체성을 따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여럿이 함께한다는 점이 참 행복하지만, 한없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처음에 겁먹고 영화감독 일을 포기했죠. 영화과에 가고 싶었지만 못 간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에 비해 사진은 참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요. 영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인 것 같습니다.” 박찬욱은 영화보다 먼저 사진을 공부했다. 처음 손에 쥔 카메라는 아버지의 카메라였다. 아마추어 사진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는 차츰 사진을 손에 익혔다. 작품은 조금씩 세상에 공개됐다. 그는 2016년 영화 ‘아가씨’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엮어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를 냈다. 이듬해부터는 서울 용산구 CGV 아트하우스 ‘박찬욱관’ 입구에 ‘범신론’이란 제목으로 넉 달마다 사진을 교체해 전시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찍은 디지털 카메라 작품 30점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첫 갤러리 개인전이다. 2019년 국제갤러리의 ‘오! 라이카, 오프 더 로드’ 사진전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어온 박찬욱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의 동생 박찬경 작가에 이어 국제갤러리 소속 작가로 합류했다. 전시 기간은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시기가 맞아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시의 제목 ‘너의 표정’은 피사체의 표정을 의미한다. 박찬욱은 “관람자가 어떤 사진을 앞에 두고 섰을 때 그 사진 속 피사체와 일대일로 대면하면서 그 사물의 표정, 그리고 그걸 보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상상해보셨으면 한다”고 했다. 영국 런던 클럽에서 찍은 작품 ‘Face 188’(2017년)은 등받침에 요철 여러 개가 튀어나온 의자들이 죽 늘어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 마치 공연 대기 중인 동료들이 긴장 속에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처럼 다가온다. 그는 “서로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속삭임 같은 게 귀에 들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소품 하나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박찬욱답게 사진에서도 여러 감각이 느껴진다. 박찬욱은 “영화를 만들 때 질감이 느껴지는 소품을 사용하려했기에 영화를 보다 그 소품이 나오면 냄새가 느껴진다. 사진에서도 질감이 느껴지는 소품들을 담았고 관람객도 이를 고스란히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사진 작품 ‘Washington, D.C.’(2013년)를 보면 벨벳 질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미국에서 영화 ‘박쥐’를 상영할 당시 관객과의 대화를 나눌 때 대기실에 놓였던 소파다. 그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소파의 벨벳이 자신을 더 환대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가만히 작품을 바라보다보면 그의 카메라 안에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풍경, 정물이 전부다. 이것이 박찬욱에겐 세상과 교감하는 방식이다. 그는 “모든 사물을 초상사진 찍는 기분으로 찍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답고자 하지 않은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 미의 범주를 반문한다”고 했다. 이어 “인물이 화면 안으로 들어와 만들어내는 감정과는 다른 종류의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아직까지는 사람의 표정은 찍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찬욱에게 일종의 해방구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영화를 찍을 때 사전계획을 철저히 세운 후 촬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우연성에 기댄다. “이어폰을 끼고 크게 음악을 들으면서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두리번거려요. 그러다 딱 마주치는 찰나의 만남,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누릅니다.” 하나의 피사체 앞에서 두 세 번 찍고 또 다른 만남을 찾아 떠나는 식이다. 그는 “의도화되고 복잡한 레이어를 가지고 있어 설명 가능한 것이 영화라면, 단순하고 독자적인 완결성이 있기에 보는 이들이 각자의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사진”이라며 “잠시 멈추어 바라본다면 발견할 수 있는 감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9일까지.부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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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숨 걸고 핥은 달고나에 확실히 ‘오징어’ 됐죠”

    “(작품에서 제가) 확실히 오징어가 되긴 했죠.(웃음)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게 현실인가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49)는 29일 화상으로 진행된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완성된 영상을) 처음 보고 한참 웃었다”며 “되게 많은 걸 벗어던진 느낌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박해수(40)도 이날 화상으로 만났다. ‘오징어게임’은 23일부터 엿새 연속으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스트리밍 순위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계적인 열풍이 부는 만큼 주인공 성기훈 역의 이정재와 조상우 역의 박해수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직 후 이혼하고 도박장을 전전하는 등 인생의 바닥까지 추락한 중년 남성 기훈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정재에겐 “이정재가 제대로 망가졌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영화 ‘암살’ ‘관상’ ‘신세계’ 등에서 무게감 있고 강한 캐릭터를 도맡아 해 온 만큼 180도 변신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는 “생활연기를 한 것이지 망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이를 먹다 보니 악역이나 강한 역할밖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풀어진 듯한 캐릭터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던 차에 황동혁 감독님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제안해주신 거죠.” 그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작품 설정에 매료됐다. “어른들이 어린 시절 하던 게임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로테스크해 공포감이 크게 느껴졌다”고 했다. 드라마 속 6개 게임 중 가장 어려웠던 게임은 ‘징검다리 건너기’. 그는 “1.5∼2m 정도 되는 높이에 강화유리로 징검다리를 만들어놓고 ‘마음껏 뛰라’고 하는데 잘 안되더라”며 “발에 땀이 나서 자꾸 미끄러졌고 초반엔 징검다리 간격이 넓어서 뛰기 어려웠다”고 했다.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달고나 핥는 장면’을 두고는 “감독님은 ‘막 핥아 달라’고 하시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었다. 그래도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까”라며 웃었다. 기훈을 연기하며 슬픈 점도 있었다. 기훈은 황 감독이 쌍용차 해고자를 참고해 설정한 인물. 그는 “마음이 많이 무겁고 아팠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라는 기훈의 대사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에 이러면 안 되는 이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작품의 대성공을 두고는 “이런 내용이 공감을 살 수 있는 시대라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시기가 잘 맞았다”고 했다. 박해수도 “시나리오 안에 인간이 공감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극단적인 게임이라는 소재가 더해져 있어 굉장히 잘될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고 했다. 그가 연기한 상우는 극중에서 서울대 경영학과를 수석 입학한 ‘쌍문동의 자랑’이지만 고객 돈으로 선물 등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빚을 지고 한순간에 추락한다. 실제 자신과 많이 다른 상우 역을 위해 그는 명문대 출신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들이 갖는 자격지심과 박탈감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 박해수는 “그들에게도 경쟁사회에서 대다수가 갖는 일반적인 박탈감이 있더라. 그걸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해수는 6개 게임 중에선 줄다리기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줄다리기를 하는 반대쪽은 지게차로 묶어놓고 촬영했는데 그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했다. “편집이 마무리된 후 황 감독님이 ‘해수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라고 해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많은 분들에게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는데 ‘잘하고 있다. 네 연기가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이어서 너무 감사해요. 삶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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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김구림 화백, 화단의 이단아 “후회는 없다”

    다들 짚신이나 고무신을 신던 시절 홀로 맞춤양복을 입은 아이는 고독했다. 부유한 집안의 튀는 아이를 반기는 친구는 없었다. 부모가 집에 없는 사이 양복집에서 물건 배달이 온 날, 아이는 옷을 갈기갈기 찢었다. 이제 팔순을 넘긴 노장은 “그땐 날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참 서러웠다”고 했다. ‘고독한 개척자’ 김구림 화백(85)은 한국의 1세대 전위예술가다. 1969년 국내 첫 실험영화인 ‘1/24초의 의미’를 연출한 데 이어 이듬해 ‘제1회 서울국제현대음악제’ 총연출을 맡았다. 미술은 물론이고 영화, 음악, 무용, 연극 등 예술의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한 ‘르네상스인’ 그 자체다. 27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만난 그는 자신에 대해 “몰락한 귀족 같지 않냐”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구림은 한국 미술계의 이단아였다. 60여 년의 예술 활동을 회고하며 “나 스스로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신기할 때가 있다”고 자평했다. 1958년 첫 개인전을 연 그는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비디오아트 등 전방위로 미술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한강변 잔디를 태워 생명 순환의 과정을 표현한, 이른바 ‘대지미술’을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 기성예술에 대한 장례식을 열기도 한 그의 파격 행보는 신문 문화면보다 사회면에 더 많이 났고 화단은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다.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건 1985년 도미 이후였다. 개인전, 백남준과의 2인전 등으로 이름을 알리며 미국 미술계에서 귀화 권유까지 받았다. 이를 마다하고 2000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2012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잭슨 폴록 등과 함께 그의 작품을 전시한 데 이어 이듬해 서울시립미술관이 그를 재조명했지만 관심이 오래가진 않았다. 문화교실과 대학 강사 등을 전전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쌀이 없다”는 아내의 말에 가나아트재단 이호재 회장에게 작품 판매를 부탁하기도 했다. 김구림은 그날을 떠올리며 “내 자존심이 어떻게 됐겠나. 몇 번이고 고국을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설움의 세월이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결코 식지 않았다. 화단에 대한 울분, 시대를 향한 날선 해석은 그의 정체성이 됐다. 그는 ‘음과 양’ 시리즈를 통해 난민, 성형, 물질주의 문제를 다뤘다. 일간지와 각종 잡지를 폭넓게 읽으며 뉴스를 꿰고 있는 그는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여는 개인전에 선보인 신작 ‘음과 양 20-S, 2’(2020년)에 팬데믹 기사를 반영했다. 전시에는 총 80점의 회화와 오브제, 드로잉이 포함됐다. “비난을 받으면서도 단연코 후회해본 적 없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다 죽는다’는 생각뿐. 고집 센 내가 그 고집대로 산 거다.” 그의 이런 성미는 남다른 삶의 궤적을 만들었다.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는 교수가 없어 미대를 자퇴했다. 밖에서도 스승을 찾을 수 없던 그는 헌책방에서 잡지 등을 뒤지며 예술을 독학했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열혈남아는 이제 원로가 됐지만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3년쯤 전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뒤에는 자택에 딸린 작은 화실에서만 작업한다. 대작을 마음껏 못하는 게 아쉽단다. 그는 내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공동기획단체전 ‘아방가르드: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에 출품할 예정이다. “작가의 체취와 감정이 화면에 배어 있어야 한다”는 신조로 조수를 쓰지 않는 그는 “휠체어에 앉아서라도, 침대에 누워서라도 내 손으로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다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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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움-호암미술관, 내달8일 재개관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이 다음 달 8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삼성문화재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약 1년 7개월간 휴관하는 동안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시 및 공간 리뉴얼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리움미술관은 재개관 기념 기획전으로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을 선보인다. 위기와 재난 시기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다. 리움미술관은 2017년 홍라희 관장이 사임한 후 4년여 동안 기획전이 열리지 않았다. 또 한국 전통미술과 국내외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상설전’은 지금까지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호암미술관도 재개관 기념 기획전으로 ‘야금 冶金: 위대한 지혜’를 마련했다. 금속공예를 통해 한국미술의 역사를 짚어보는 융합 전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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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 게임 된 ‘오징어게임’…달고나 만들고, 딱지치기 ‘인증샷’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주말 내내 전 세계를 휩쓸며 ‘세계인의 게임’이 됐다.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한국 드라마 중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각국에서 복장 따라하기, 장면 패러디, 관련 물품 구입 등 열풍이 불고 있다. 2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23일(미국 시간 기준) 세계 스트리밍 1위에 오른 뒤 사흘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25일 현재 미국,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일본 등 66개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딱지 치고 달고나 만들고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를 넘어 현실 세계와 타 플랫폼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엔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지하철 승강장 내 딱지치기 장면이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장면을 각 나라에서 패러디한 영상들이 올라왔다. 넷플릭스가 작품 홍보를 위해 필리핀 등에 설치한 일명 ‘영희 로봇’ 인증샷 역시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물건들도 인기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엔 생존게임 6개 중 하나로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23.99달러(약 2만8300원)에,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트레이닝복이 39.95달러에 나오는 등 ‘비공식 굿즈’가 다수 등장했다. 달고나를 만들고 모양에 맞춰 잘라내는 챌린지 영상도 인기다. 핼러윈데이(10월 31일)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영미권 온라인에는 핼러윈데이에 오징어게임 의상을 입겠다는 글이 많다. 특히 게임 진행요원인 ‘가면남’들의 마스크까지 갖춘 분홍 의상은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코스튬’이라는 우스개 섞인 반응도 나온다. 유명인들도 속속 인증샷을 공유하고 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7’의 주연 배우 사이먼 페그는 게임 참가자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영희 로봇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자사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457번 참가자’라고 소개했다.넷플릭스 없는 중국에서도 인기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중국에서도 오징어게임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2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오징어게임을 언급한 해시태그가 23만2000건에 달하고, 11억9000만 명이 관련 게시물을 읽은 것으로 표시돼 있다. 한때 인기 검색어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이 국경을 넘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두고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순한 게임의 룰로 은유해낸 점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록달록한 거대 세트, 영희 로봇 등 다양한 볼거리로 오락성을 잡은 동시에 곳곳에 깔린 풍자로 작품성도 잡았다는 것.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중엔 게임을 중단할 수 있는 다수결이라는 민주사회의 의사결정 장치가 분명히 있지만 실제론 죽거나 1등이 되지 않으면 탈출하지 못한다”며 “현대인들 역시 조직 안에서 울며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대부분인데, 이 점에 세계인들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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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은영 “젊을때 고생은 사서 한다? 당연시한 청년들 고충 귀기울여보고 싶다”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56)가 모든 세대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해준다. ‘전 국민 멘털 케어자’로 나선 것. 채널A에서 17일 시작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금요일 오후 9시 반)는 기존 ‘금쪽 시리즈’(‘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요즘 가족 금쪽 수업’)보다 세대와 장르를 넓혔다. ‘세상의 모든 어른이들을 위하여’라는 기획 의도답게 상담소를 찾은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놓고 맞춤형 카운슬링을 받는다. 최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오 박사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아이들과 체벌에 대한 기본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고, 어느 정도 뿌리가 내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청년들의 고충에 귀기울여 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연속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청년의 어려움은 결코 중년, 노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금쪽 상담소는 유명인을 게스트로 초대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고민은 모두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첫 방송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가 대표적이다. 당당한 에너지를 풍기는 에일리는 방송에서 처음 무대공포증과 루머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했다. 이에 오 박사는 “(에일리를) 싫어하는 마음은 그 사람의 마음이니 그 사람 것은 주인에게 돌려줘라. 그것을 떠안지 마시라”고 말한다. 오 박사는 방송에서든 진료실에서든 고민을 안고 사는 이들을 이렇게 위로한다. “사람은 포도송이와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부분의 합이에요. 어떤 알은 탱탱하고 또 다른 알은 껍질이 까지거나 아직 채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있지만 우리는 한 송이를 보고 싱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알을 모두 타인과 비교하게 되면 ‘나’라는 한 송이의 포도는 없어지고 알알이 헤쳐지면서 흔들리게 됩니다.” 그는 상담을 받으러 온 이의 생각을 온전히 따라간다. 침묵하면 기다리고, 말하면 듣는다. “서로가 서로의 상담사가 되어야 하는 이 시대”에 오 박사가 건네는 첫 번째 팁도 ‘듣기’다.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았든 열심히 살았다면 누구나 존중받을 자격이 있어요. 존중은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가 내담자에게 꼭 물어보는 건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느꼈고, 행동했나요?”라고 했다. 상대의 마음을 따라가며 삶에 대해 경청한다. 그는 “소중한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들의 이야기에 겸허한 마음으로 귀 기울여 보라”고 당부했다. 24일 방송에는 배우 고 최진실의 아들인 가수 지플랫(본명 최환희)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지플랫은 “지인과 대중 모두 저를 ‘불쌍한 아이’가 아닌 꿈, 연애를 고민하는 한 20대 청년으로 봐주었으면 한다”며 “어머니와 함께한 행복한 기억도 많으니 ‘힘 내’ ‘슬퍼하지 마’라는 말보다 제 음악이 변변찮으면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오 박사를 만난 게스트들은 기존 인터뷰에서는 털어놓지 않았던 고민을 말한다. 오 박사는 이들을 ‘조카’라고 부른다. “상대방의 아픔을 듣는 게 힘들기보다는 되레 힘이 된다”는 오 박사는 5시간이 넘는 제작진과의 회의, 12시간이 넘는 촬영 모두 즐겁다고 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같은 공염불은 하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대를 사는 분들에게 한 방울의 물처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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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 멘토’ 오은영에게 털어놓은 ‘어른이’들의 인생 고민은…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56)가 모든 세대의 고민을 듣는 ‘전국민 멘탈 케어자’로 자리매김한다. 채널A에서 17일 시작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는 기존의 ‘금쪽 시리즈’보다 세대와 장르를 넓혔다. ‘세상의 모든 어른이들을 위하여’라는 기획 의도답게 상담소를 찾은 게스트들은 이별, 사랑, 가족 등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놓고 맞춤형 카운슬링을 받게 된다. 최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오 박사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아이들과 체벌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고, 어느 정도 뿌리가 내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로 당연시 여겨지는 청년들의 고충에 귀기울여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연속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청년의 어려움은 결코 중년, 노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금쪽 상담소는 공인을 게스트로 앞세우지만, 그들이 내놓는 고민은 모두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첫 방송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가 대표적이다. 당당한 에너지를 풍기는 에일리는 방송에서 최초로 무대 공포증을 고백했다. 에일리는 루머가 생길까봐 외출을 자제한다고도 했다. 이에 오 박사는 “타인 민감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타인 민감성이란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언어적·비언어적 신호에 반응하는 민감성의 정도를 뜻한다. 그러면서 “(에일리를)싫어하는 마음은 그 사람의 마음이니 그 사람 것은 주인에게 돌려줘라. 그것을 떠안지 마시라”고 말한다. 물론 오 박사도 이런 해법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SNS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비대한 반면 불특정한 사람들이 주는 자극을 잘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 박사는 이런 과정에서는 누구나 대체로 자신의 가치관을 잘 형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그는 한 사람을 포도송이에 비유하며 위로한다. “사람은 부분의 합이다. 어떤 알은 탱탱하고 또 다른 알은 껍질이 까지거나 아직 채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있지만 우리는 한 송이를 보고 싱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알을 모두 타인과 비교하게 되면 ‘나’라는 한 송이의 포도는 없어지고 알알이 헤쳐지면서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게스트의 생각을 온전히 따라간다. 침묵하면 기다리고, 말하면 듣는다. 서로가 서로의 상담사가 되어야 하는 이 시대에 오 박사가 건네는 첫 번째 팁 또한 ‘듣기’다.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았든 열심히 살았다면 누구나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존중은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 또 상담을 할 때 내담자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으로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느꼈고, 행동했나요?’를 꼽았다. 그는 상대방의 마음을 따라가며 타인의 삶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해보길 권했다. 24일 방송에는 고 최진실 배우의 아들인 가수 지플랫과 초아가 게스트로 예고돼 화제를 모았다. 지플랫은 “지인과 대중 모두 ‘불쌍한 아이’가 아닌 꿈, 연애 등을 고민하는 한 20대 청년으로 봐주었으면 한다”며 “어머니와 함께 한 행복한 기억도 많으니 ‘힘내’ ‘슬퍼하지 마’라는 말보다 제 음악이 변변찮으면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셨으면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오 박사는 기존 인터뷰에서는 털어놓지 않은 고민을 말해준 게스트들을 ‘조카’라고 불렀다. “제겐 상대방의 아픔을 듣는 게 힘들기 보단 되레 힘이 된다”는 오 박사는 5시간이 넘는 제작진과의 회의, 12시간이 넘는 촬영도 모두 즐겁다고 했다. 그는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같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코로나19로 힘든 시대에 사는 힘든 사람들에게 한 방울의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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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유의 열창’으로 채우는 따뜻한 추석

    “내 노래 한 곡이면 힘든 게 사라져.” 채널A가 추석 당일 예능 ‘레전드 음악교실-랄라랜드’(랄라랜드)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21일 방송분에는 가수 노사연(사진)이 일일 보컬 선생님으로 등장해 대국민 히트곡 ‘만남’을 열창할 예정이다. 랄라랜드는 신동엽 김정은 이유리 조세호 고은아 황광희가 대한민국 레전드 가수에게 직접 노래를 배워 미션에 도전하는 예능이다. 노사연의 더욱 짙어진 ‘동굴 보이스’는 멤버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안긴다. 특히 노사연은 다른 멤버들에게 쉴 새 없이 공격을 받는 조세호에게 “내 노래 한 곡이면 짜증도, 힘든 것도 다 사라진다”며 ‘치유의 열창’을 선물한다. 역대급 랄라송 무대에 황광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을 표현한다. 이어 노사연은 멤버들에게 일일이 음식을 나눠주며 분위기를 띄워 행복을 전파하는 긍정 선생님으로 활약한다. 이날 방송에는 랄라랜드 최초로 기존 멤버가 아닌 게스트도 투입된다. 멤버들이 “요즘 사귀는 분 없냐”며 조세호를 놀리자 게스트는 “뜬금없이 사람을 데운다”며 분위기를 달군다. 신동엽과 ‘브로맨스 케미’를 선보일 게스트의 정체가 누구일지에도 시선이 모인다. 제작진은 “한가위 선물처럼 따뜻함을 가득 안은 방송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방송은 21일 오후 10시 반에 볼 수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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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트영화의 거장 “내 관심사는 어둠”

    지난해 8월 영국 BBC가 36개국 영화평론가 17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을 선정했다. ‘화양연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보이후드’ ‘이터널 선샤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내로라할 영화들이 상위권의 영광을 누렸다. 이 가운데 1위를 장식한 건 ‘멀홀랜드 드라이브’였다. 이 영화는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리타가 할리우드 스타의 꿈을 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온 베티의 도움으로 기억을 찾아가며 끔찍한 악몽을 겪는 내용이다. 현실과 환상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있는 이 영화는 감독인 데이비드 린치 특유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실제 “직접 보면 명화인 걸 알겠는데 뭐라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관람평이 대다수다. 감독이 소수의 열광적인 팬이 있는 ‘컬트영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 책은 데이비드 린치가 데뷔 때부터 최근까지 영화 전문 매체에서 진행했던 24편의 인터뷰를 엮었다. 그는 1977년 ‘이레이저 헤드’로 데뷔해 영화계에 충격을 전했고 이후 ‘엘리펀트 맨’ ‘블루 벨벳’ 등을 연출하며 거장 반열에 올랐다. 그는 대표작 ‘블루 벨벳’에 대한 인터뷰에서 “세상의 표면 아래에서 진행되는 완전히 다른 무엇인가는 늘 있고, 영화가 하는 일 중 하나가 표면 아래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영화 철학을 말한다. 그런 “어둠”에 끌린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그의 청년 시절 꿈은 미술가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술학교 3곳을 전전하고, 표현주의 화가 오스카어 코코슈카를 만나러 무작정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기도 했다. 이런 경험 덕택일까. 경계선을 넘나드는 걸 즐기는 그는 영화감독이 되고 나서도 미술 전시를 열고 영화 세트 제작에 직접 관여하기도 한다. 그는 “영화는 대다수 매체를 하나로 묶는다. 회화 작업이나 가구 제작, 음악 작업은 거리와도 같아서 애초부터 그 나름의 존재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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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팎으로 고개 숙인 청춘… 타인 시선 벗고 다시 일어서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은 지난달 31일 공개되자마자 화제가 됐다. 드라마 소재로는 극히 드문 발기부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상당히 도발적으로 보이지만 소재가 전부인 드라마는 아니다. 이는 여러 번의 공무원시험 탈락으로 자존감이 바닥난 30대 청년 도용식(윤시윤)의 극한 상황을 비유할 뿐. 드라마는 그런 용식이 첫사랑이자 비뇨기과 의사인 이루다(안희연), 친구 꽃보살(김설진)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작품은 용식의 변화를 따라가기에 윤시윤(35)의 연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14일 화상으로 만난 윤시윤은 자위행위를 하다 발기부전임을 깨닫는 장면을 두고 “가장 어려웠던 연기다. 목숨 걸고 한 큐에 가고 싶었다”면서도 “주제가 갖는 힘이 있어 참여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 거북목과 굽은 어깨까지 연기한 윤시윤은 회차를 거듭하면서 웅크린 몸을 펴나가며 용식의 회복을 보여준다. “나만의 공간에 있던 사람이 문을 열고,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고, 마음을 정확히 표현해나가는 순서를 표현하고자 했다”는 윤시윤의 말은 작품의 주제를 관통한다. 모지혜 작가(33)는 용식에게 자신을 투영했다. 모 작가는 스무 살부터 습작생, 당선 작가, 보조 작가를 반복했다. 그는 “나는 안정적인 취업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용식에 가까웠다. 당시 자기 계발서를 읽었는데 혼나는 느낌이었다. 나를 예뻐하고 싶다가도 그런 글을 읽다보면 고개를 숙일 것 같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5년 전 4부작으로 만들어놓은 ‘서다’를 원작으로 했다. SBS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이 당시 입봉작(메인 연출로 데뷔하는 작품)으로 준비하다 무산됐고, 그 후로도 매년 제작제의가 왔지만 좌초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이 작품을 기억하고 꺼내든 건 김장한 감독(35)이었다. ‘서다’를 준비하던 시절 조연출이었던 김 감독은 “이 대본보다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무게감에 재미를 더했다. “불편할 수 있는 소재나 장면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소품을 준비했다”는 그의 말대로 발기부전 검사를 받기 위해 엎드린 자세를 대체한 고양이 모형, 바람 빠진 풍선 등 재치 있는 미장센은 유쾌함을 선사한다. 음악도 “파격적인 소재라 연출에서 최대한 힘을 빼려 했다”는 이유로 톤 다운된 곡이 주가 됐다. 감독은 가수 요아리, 천단비에게 직접 OST를 제안했는데, 작품 주제처럼 실력에 비해 빛을 못 보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작품의 제목이자 유명곡인 ‘You Raise Me Up’은 극중 딱 한 번,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나온다. 용식이 분홍색 마니아인 자신을 납치범으로 오해한 경찰과 주민들이 무서워서 집 안으로 숨었다가 스스로 나와 결백을 주장하는 장면에서다. 김 감독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깨고 일어서는 용식을 표현하고 싶어 원작의 옥탑방 설정을 반지하로 바꿨다”고 했다. 결국 용식은 공무원시험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감정을 찾은 용식은 마지막에 카메라를 응시하며 웃는다. 그 웃음을 보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시청자에게 작가와 배우는 말한다. “응원해준 주변의 기대를 떨치고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모 작가) “괜찮아요. 오늘 맛있는 것 드시고요, 좋은 사람들이랑 수다 떠세요.”(윤시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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