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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50)의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미국 재무부에 YG엔터테인먼트 미국법인의 금융계좌 자료를 공식 요청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미국지사의 회삿돈을 도박 자금으로 끌어다 썼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미 재무부에 YG 미국법인의 금융계좌 자료를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경찰이 확보한 수사 첩보 자료에도 양 전 프로듀서가 2014년부터 5년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카지노에 11차례 드나들며 10억여 원을 도박 자금으로 쓰면서도 국내에서 돈을 송금 받은 기록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프로듀서와 YG 소속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미국 카지노 VIP룸을 드나든 기록과 도박 횟수, 판돈 규모 등이 담긴 첩보를 입수하고 두 사람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서울 마포구 YG 사옥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50)의 출국이 금지됐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양 전 프로듀서는 지난달 출국금지됐다. 경찰 관계자는 “양 전 프로듀서는 해외출장이 잦기 때문에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출국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YG 소속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는 3월부터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승리도 양 전 프로듀서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카지노 VIP룸 등을 드나든 기록과 도박 횟수, 판돈 규모 등이 담긴 첩보 자료를 살펴본 뒤 범죄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가 미국 현지에서 달러화를 빌려 도박 자금으로 쓰고 이를 한국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를 한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달 1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YG 사옥으로 찾아가 양 전 프로듀서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도 입건돼 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에 다니는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태운 ‘어린이 통학버스’의 하차확인장치 설치 및 작동을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4월 17일)된 지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어린이 통학버스가 여전히 전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6월과 7월 두 달간 어린이 통학버스의 하차확인장치 설치 상태를 점검한 결과 400건에 가까운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하차확인장치? 그런 거 없는데….” 14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안. 경찰이 어린이 수영교실 통학차량 앞으로 다가가 운전자에게 “하차확인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하자 운전자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운전자는 “나는 모르는 일이니 수영교실 원장과 통화를 해 보라”고 했다. 수영교실 통학차량은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이 13세 미만의 어린이 통학에 사용하는 차량으로 다른 차량들에 비해 지켜야 할 안전의무가 더 많다. 하차확인장치 설치도 그중 하나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하차확인장치 설치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올해 4월 1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수원의 수영교실처럼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어린이 통학버스들이 여전히 전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6, 7월 두 달간 전국에서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확인장치 설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위반 사례가 383건이나 적발됐다.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한 학원가 앞. 이곳에서는 하차확인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 영어학원 통학버스가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차량 시동이 꺼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도록 돼 있는 하차확인장치는 통학버스 가장 뒷좌석 쪽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알람을 멈추게 하려면 운전자가 맨 뒷좌석 쪽으로 가서 하차확인장치의 벨을 눌러야 한다. 운전석에서부터 맨 뒷자리까지 이동하면서 탑승 어린이들이 전부 내렸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시에서 4세 여자아이가 통학버스 안에 7시간 동안이나 방치됐다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하차확인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런데 영어학원 통학버스는 시동이 꺼졌는데 하차확인장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단속 경찰은 운전자에게 “다시 한 번 시동을 켰다가 꺼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운전자는 “어제까지는 울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단속 경찰은 “시동을 끌 때마다 뒷좌석까지 가서 버튼을 누르는 걸 귀찮아해 하차확인장치 알람이 울리지 않도록 해놓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5월 서울 양천구에서는 7세 어린이가 태권도 도장 통학버스에 50분간 갇혀 있다가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구조됐는데 이 차량에는 하차확인장치가 없었다. 하차확인장치를 차량 맨 뒤쪽뿐 아니라 운전석 바로 아래에까지 2개를 설치해 놓은 경우도 있었다. 시동을 껐을 때 알람이 울리면 뒷좌석까지 가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서도 알람 해제 벨을 누를 수 있게 하기 위한 꼼수다. 6월 30일 대전 서구에서 하차확인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던 경찰은 운전석 바로 아래에도 알람 해제 벨을 설치해 놓은 차량을 적발했다. 학원 관계자는 “장치 설치업자가 ‘매번 뒷좌석까지 가는 건 번거로우니까 서비스 차원에서 운전석 쪽에도 버튼을 달아주겠다’고 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차량 안에 설치된 하차확인장치를 작동하지 않으면 범칙금 13만 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개조나 변조된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해 주는 업자를 처벌할 근거는 없다. 호욱진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개조나 변조된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한 차량 운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하고 개·변조 장치 설치 업자에 대한 처벌 근거도 새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하차확인장치? 그런 거 없는데…” 14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안. 경찰이 어린이 수영교실 통학차량 앞으로 다가가 운전자에게 “하차확인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하자 운전자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운전자는 “나는 모르는 일이니 수영교실 원장하고 통화를 해 보라”고 했다. 수영교실 통학차량은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이 13세 미만의 어린이 통학에 사용하는 차량으로 다른 차량들에 비해 지켜야 할 안전의무가 더 많다. 하차확인장치 설치도 그 중 하나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하차확인장치 설치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올해 4월 1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수원의 수영교실처럼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어린이 통학버스들이 여전히 전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6, 7월 두 달간 전국에서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확인장치 설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위반사례가 383건이나 적발됐다.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한 학원가 앞. 이곳에서는 하차확인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 영어학원 통학버스가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차량 시동이 꺼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도록 돼 있는 하차확인장치는 통학버스 가장 뒷좌석 쪽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알람을 멈추게 하려면 운전자가 맨 뒷좌석 쪽으로 가서 하차확인장치의 벨을 눌러야 한다. 운전석에서부터 맨 뒷자리까지 이동하면서 탑승 어린이들이 전부 내렸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시에서 4살 여자 아이가 통학버스 안에 7시간 동안이나 방치됐다 숨진 사고를 계기로 하차확인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런데 영어학원 통학버스는 시동이 꺼졌는데 하차확인장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단속 경찰은 운전자에게 “다시 한 번 시동을 켰다가 꺼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운전자는 “어제까지는 울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단속 경찰은 “시동 끌 때마다 뒷좌석까지 가서 버튼을 누르는 걸 귀찮아해 하차확인장치 알람이 울리지 않도록 해놓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5월 서울 양천구에서는 7세 어린이가 태권도 도장 통학버스에 50분간 갇혀 있다가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구조됐는데 이 차량에는 하차확인장치가 없었다. 하차확인장치를 차량 맨 뒤쪽뿐 아니라 운전석 바로 아래에까지 2개를 설치해 놓은 경우도 있었다. 시동을 껐을 때 알람이 울리면 뒷좌석까지 가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서도 알람 해제 벨을 누를 수 있게 하기 위한 꼼수다. 6월 30일 대전 서구에서 하차확인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하던 경찰은 운전석 바로 아래에도 알람 해제 벨을 설치해 놓은 차량을 적발했다. 학원 관계자는 “장치 설치업자가 ‘매번 뒷좌석까지 가는 건 번거로우니까 서비스 차원에서 운전석 쪽에도 버튼을 달아주겠다’고 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차량 안에 설치된 하차확인장치를 작동하지 않으면 범칙금 13만 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개조나 변조된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해 주는 업자를 처벌할 근거는 없다. 호욱진 경찰청 교통조사계장은 “개조나 변조된 하차확인장치를 설치한 차량 운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하고 개변조 장치 설치 업자에 대한 처벌 근거도 새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광복절인 15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이곳에서 머리가 희끗한 한 남성이 비옷을 입은 채 성명서를 나눠주고 있었다. A4용지 2장은 한국어로, 2장은 일본어로 된 성명서였는데 ‘아베 정권의 한국 적대 정책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성명서 배포자는 일본인 무라야마 도시오 씨(66)였다. 3년 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그는 일본인 일행 3명과 함께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무라야마 씨는 “광복절은 일본이 다시는 범죄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날이라 생각해 집회에 참가했다”며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을 담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서는 일본인 참가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오다가와 요시카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의장은 “한국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무역 문제를 끌어들여 강경 자세를 취하는 일본 정부는 비상식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8·15 평화 손잡기 시민대행진’에도 일본인들이 동참했다. 광복절을 맞아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아일랜드인 제임스 씨(30)는 “아일랜드도 영국에 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다”며 “한국에서 광복절이 어떤 의미인지 한국인 친구에게 듣고 여기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 반부터 서울시청 인근에서는 보수단체의 ‘8·15 태극기 연합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문재인은 퇴진하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 참가자들은 ‘No 아베’와 ‘한일군사협정 폐기하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나고 종로구 일본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한 뒤 대사관 외벽에 ‘NO ABE(노 아베)’ ‘강제동원 사죄하라’라고 적힌 초록색 레이저빔을 10여 분간 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소영·이소연 기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50)와 YG 소속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원정도박 의혹을 내사해 온 경찰이 이들을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에 대한 첩보 내용을 바탕으로 내사한 결과 수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입건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M카지노 VIP룸 등을 출입한 기록과 도박 횟수, 판돈의 규모 등이 담긴 첩보자료를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아 살펴본 결과 범죄가 의심되는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카지노 VIP룸에서 10억여 원을, 승리는 20억여 원을 도박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YG 계열사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뒤 미국에 있던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에게 전달한 도박자금 전달책을 곧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금 전달책에 대한 조사와 계좌추적 등을 한 뒤에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전 프로듀서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도 입건된 상태다. 양 전 프로듀서는 2014년 7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술을 마시고 차를 몰던 40대 운전자가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차로를 바꾸려다 추돌사고를 내 30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터널 진입이 통제되면서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5시간 넘게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46분경 경기 가평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면 창의터널 안에서 2차로를 달리던 쏘나타 승용차가 차로를 바꾸려다 3차로를 주행하고 있던 쏘렌토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의 충격으로 밀려나면서 넘어진 쏘렌토 차량은 1차로에서 달리던 관광버스를 다시 추돌했다. 서울에서 강원 속초시로 가던 관광버스에는 운전사와 2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관광버스 승객 A 씨(60) 등 3명이 중상을 입었고 버스 운전사와 나머지 승객도 다쳤다. 쏘나타 차량 운전자 정모 씨(49)와 쏘렌토 차량 탑승자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낸 쏘나타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정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0.066%로 나왔다. 정 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정 씨가 터널 안에서 무리하게 차로를 바꾸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쏘렌토 차량에 추돌을 당해 옆으로 넘어진 관광버스가 3개 차로를 모두 가로막으면서 양양 방면으로의 터널 진입이 통제돼 10km 넘는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이날 사고 차량 수습은 오후 6시 25분경 마무리됐지만 터널 안에 남은 차량 잔해물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 밤늦게까지 계속되면서 정체가 길어졌다. 차량 정체는 오후 9시경 터널 내 3개 차로 중 2개 차로에 대한 진입이 허용되면서 풀렸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50)와 YG 소속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원정 도박을 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내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경찰청으로부터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가 라스베이거스 M카지노 VIP룸 등 도박장에 출입한 기록과 도박 횟수, 판돈의 규모 등이 담긴 200쪽 분량의 첩보 자료를 넘겨받아 8일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카지노에 10여 차례 드나들며 10억여 원을, 승리가 20억 원 상당을 각각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외에 내사 대상에 포함된 다른 연예인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올 4월 양 전 프로듀서와 승리의 원정 도박 의혹이 담긴 첩보를 포착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이들의 금융 자료를 요청했다. 최근 이를 넘겨받아 살펴본 경찰은 내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무등록 외환거래 수법인 일명 ‘환치기’로 해외에 외화를 반출한 뒤 이를 현지에 맡겨두는 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승리는 2014년경 한 부동산 업자에게 “(라스베이거스에서) 2억 (원을) 땄어요. 저는 자주 오기 때문에 (돈은) 세이브뱅크에 묻어두고 왔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올 3월 드러난 바 있다. 세이브뱅크는 카지노 측이 주요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입출금 계좌로, 한 차례 목돈을 맡기면 수수료를 떼 주고 인출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을 당시 “모두 허풍이었다”며 원정 도박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양 전 프로듀서가 ‘환치기’로 해외에 반출한 돈은 13억 원가량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양 전 프로듀서가 이 돈을 원정 도박에 쓴 것으로 의심하고 다른 경로로 반출한 외화가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외화 반출 과정에서 위법이 확인되면 도박 혐의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양 전 프로듀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전 프로듀서는 2014년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로 지난달 17일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이달 2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양 전 프로듀서 주변의 계좌를 분석 중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양 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지난달 29일 다섯 살 딸과 함께 경기 용인시의 한 공공 어린이 물놀이장을 찾은 한모 씨(43)는 가슴이 철렁하는 경험을 했다. 딸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때 남자 초등학생이 바로 뒤에서 따라 내려왔다. 남자아이의 발에 등을 맞은 딸은 미끄럼틀 위로 붕 뜬 채 바닥으로 떨어져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도록 현장을 통제해야 할 안전요원은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 씨는 “딸이 크게 울고 있는데도 안전요원은 당황하며 ‘아르바이트생이라 잘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에 공공 물놀이장을 찾는 가족 단위 이용객이 늘고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를 끈다. 하지만 안전관리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할 시군구는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물놀이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안전요원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오히려 불안하다”고 호소한다.안전요원을 믿을 수 없다 보니 학부모들이 안전은 물론 수질 위생까지 돌보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서울 구로구의 한 공공 물놀이장에선 학부모가 나서서 물 위에 떠다니는 이물질을 건져내고 있었다. 아이들 70여 명이 뛰어놀던 물속에는 배달음식점 전단지가 떠다니고 있었다. 같은 시각 물놀이장을 관리하는 안전요원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 등 단기 아르바이트생 위주로 채용하다 보니 안전요원의 책임성과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 물놀이장의 경우 안전요원 24명 중 수상안전요원이나 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전문자격증이 없어도 수상안전 관련 강의를 8시간 이수하면 안전요원이 될 수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8시간 교육만으로는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전문 안전요원을 최소한 1명 이상은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요원이 형식적 역할에 그치지 않도록 자격을 강화하고 관할 시군구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의 생명이 걸린 문제다. 잠시만 방심해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이소연 사회부 기자 always99@donga.com}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지하 배수터널에서 안전점검을 하던 작업자 3명이 터널 안으로 들어온 빗물에 휩쓸려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사 측은 구청으로부터 “터널 입구가 열려 빗물이 유입될 것”이라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을 때 “터널 안에 직원이 있다”고 구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도 ‘안전 불감증’이 인명 피해를 부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소방재난본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가로공원로를 거쳐 양천구 목동 공영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지하 배수터널에 빗물이 유입됐다. 빗물은 삽시간에 길이 3.6km의 지하터널을 채웠다. 지하 40m 깊이에 있는 배수터널 안에서 시설물을 점검하던 3명이 물살에 휩쓸렸다. 작업자 3명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2013년 5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진행한 ‘신월 빗물 저류 배수시설 확충 공사’에 참여했던 하도급 업체와 시공사 직원들이었다. 2013년 5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공사를 마친 뒤 7월 한 달 동안 시범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사 후 터널 안에 남은 전선을 수거하기 위해 최근 하루에 한 번씩 터널 안을 점검했다고 한다. 이날도 오전 7시 10분 터널 안에 들어갔다. “작업자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출동 2시간여 만에 작업자 중 한 명인 구모 씨(65)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터널 안에 함께 있던 시공사 현대건설 직원 안모 씨(30)와 하도급 업체 직원인 미얀마 국적의 A 씨(24)는 31일 밤 늦은 시간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대 관계자는 “터널 안에는 몸을 피할 만한 공간이 없고 튜브 등의 안전장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배수터널 안으로 빗물이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 건 터널을 지상과 연결하는 입구 2곳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터널 입구는 지상의 하수관로가 빗물로 50∼60%까지 차오르면 자동으로 열린다. 이렇게 해서 하수관로에 가득 찬 물을 지하 배수터널을 통해 안양천으로 흘려보낸다. 그런데 이날 오전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수관로가 차올랐고 배수터널의 입구가 자동으로 열린 것이다. 터널 안에 직원들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구청 관계자들이 터널 입구를 수동으로 닫을 수도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작업자가 터널 안에 있다고 시공사로부터 통보받은 적 없다”고 했다. 발주처인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는 이날 오전 7시 31분 시운전 업체에, 오전 7시 38분에는 현대건설에 터널 입구가 열릴 것이라고 알렸다. 그런데 시공사 측은 터널 안에 작업자가 있다는 사실을 구나 시에 전달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날 현장 공사팀장 역할을 맡았던 현대건설 직원 안 씨가 오전 7시 50분경 작업자 2명을 데리러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안 씨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흘 전 시범운전을 할 때 (터널 끝까지) 물이 도달하는 데 49분 정도 걸려 (인부들을 데리고) 충분히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터널 내부가 지하라서 작업자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풍수해 대비 계획서’에는 ‘평시에도 비상 연락체계를 점검’ ‘강우 상황 파악해 터널 내 근로자 사전 대피’라고 적혀 있다. 경찰은 시공사 측이 폭우가 예상되는데도 배수터널 안 작업을 강행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 서울 지역에 이틀간 5∼4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고도예 yea@donga.com·이소연·한성희 기자이소정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무허가 증축은 클럽만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27일 무허가 복층 구조물의 붕괴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서구 치평동의 C클럽처럼 건물 내부 구조를 몰래 뜯어고쳤다가 행정당국에 적발된 건축물은 지난해 말 기준 1064개에 이른다. 이 중엔 병원이나 학원처럼 노인과 어린이가 이용하는 시설도 적지 않다. 서울시는 이런 위법 건축물에 철거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은 건물주에게 지난해에만 86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물렸다. 그런데 이 중 징수된 금액은 52억 원에 그쳤다. 건물주가 재산을 숨기고 “돈이 없다”며 버티면 이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두 차례 이상 철거 명령을 어기면 관할 행정기관이 건물주를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위법 건축물 1064개 중 서울시나 담당 구가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례는 지난해 기준 12건뿐이다. 광주 C클럽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불법 증축 건축물을 적발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일제 점검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시행할 지방자치단체에선 벌써 한숨이 들린다. 우선 건물주를 민선 구청장이나 시장이 적극적으로 고발하기 껄끄러워한다.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또 담당 공무원 수는 적고 단속할 건물은 많은데 실제 점검 현장에선 건물주가 협조하지 않으면 문을 열고 들어가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시의원이 술 냄새를 풍기며 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주민의 신고로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났다. 시의원은 처음에 “택시를 탔다”, “후배가 운전했다”고 둘러댔지만 음주 상태로 차를 모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12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40대 여성 A 씨는 10일 오전 10시경 고양시의회 건물 안에서 마주친 김서현 의원(43·더불어민주당)한테서 술 냄새를 맡았다. A 씨는 “음주운전을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택시를 타고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이 든 A 씨는 주차장으로 가 김 의원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A 씨는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시의회로 출동한 경찰은 김 의원을 인근 지구대로 연행해 음주 측정을 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5%로 나왔다. 김 의원은 “어제 술을 마시긴 했지만 (오늘 시의회로 올 때) 운전은 후배가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경찰은 김 의원을 일단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1일 김 의원의 자택인 고양시 일산동구 아파트로 찾아가 주차장 CCTV를 확인했다. CCTV엔 김 의원이 10일 오전 9시 33분 차를 몰고 와 주차장에서 내리는 모습, 5분 뒤인 오전 9시 38분에 다시 차를 몰고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11일 김 의원을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2000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온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A 씨(41)의 지난 19년은 지옥과 같았다.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A 씨에게 손찌검을 했다. 두 딸이 옆에서 지켜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A 씨는 남편의 폭음을 말리다가 남편이 던진 소주잔에 코뼈가 부러진 적도 있다. 그런데도 A 씨가 남편과 갈라서지 못한 이유는 두 딸의 양육권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A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결혼 이주여성들이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요구했다가 양육권 소송에서 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법원은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아내를 폭행한 남편에게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직접 때리지 않았다면 양육권은 그래도 경제력이 있는 쪽이 가져야 한다’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A 씨는 지난해 11월 남편이 자신의 목을 조르며 성폭행하려는 것을 본 큰딸(18)의 신고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 씨는 뒤늦게 찾은 보호시설에서 “두 딸이 대학에 갈 때까지는 참고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혼소송을 하면 양육권을 뺏길까봐 남편의 폭력을 참고 사는 결혼 이주여성은 A 씨만이 아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결혼 이주여성 920명을 조사해보니 42.1%는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혼인 관계를 유지한 이유는 ‘자녀에게 피해를 줄 것이 걱정돼서’라는 응답이 52.8%(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자녀를 양육하지 못할까봐 걱정됐다’(25%)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를 잘 아는 폭력 남편들은 양육권을 협박 수단으로 쓴다. 베트남 출신 B 씨(28·여)는 결혼 후 5년간 이어진 남편의 폭력을 피해 2015년 8월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가 “애 데리고 도망간 베트남 아내들은 혼자만 쫓겨난다”는 남편의 협박에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B 씨는 그 뒤로 1년간 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다시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는데, 법원은 남편에게 양육권을 줬다. 이주여성들 사이에선 “아이와 함께 살고 싶으면 참고 사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이 조언처럼 나돌 정도다. 30대 이주여성 C 씨는 7년 동안 반복되는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2017년 9월 보호시설에 입소했다. 하지만 C 씨는 이곳의 이주여성들이 그간 남편의 폭력을 피하려다 아이를 잃은 이야기를 들려주자 하루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베트남 출신 D 씨(27·여)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출했는데도 양육권을 잃었다. D 씨는 2016년 남편이 자신을 폭행하며 울고 있는 4세 아들을 향해서도 “너도 네 엄마랑 똑같다”며 고함을 치자 다음 날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이후 D 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2017년 말 남편에게 양육권을 줬다. D 씨는 ‘경제력’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와 함께 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이 아동학대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 앞에서 엄마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아동학대에 해당하는데, 아이를 직접 폭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양육권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엄마가 맞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아동폭력에 해당된다”며 “아이가 자랄 정서적인 환경도 양육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2000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온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A 씨(41)의 지난 19년은 지옥과 같았다.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A 씨에게 손찌검을 했다. 두 딸이 옆에서 지켜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A 씨는 남편의 폭음을 말리다가 남편이 던진 소주잔에 코뼈가 부러진 적도 있다. 그런데도 A 씨가 남편과 갈라서지 못한 이유는 두 딸의 양육권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A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결혼 이주여성들이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요구했다가 양육권 소송에서 지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법원은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아내를 폭행한 남편에게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직접 때리지 않았다면 양육권은 그래도 경제력이 있는 쪽이 가져야 한다’며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A 씨는 지난해 11월 남편이 자신의 목을 조르며 성폭행하려는 것을 본 큰 딸(18)의 신고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 씨는 뒤늦게 찾은 보호시설에서 “두 딸이 대학에 갈 때까지는 참고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혼소송을 하면 양육권을 뺏길까봐 남편의 폭력을 참고 사는 결혼 이주여성은 A 씨만이 아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결혼 이주여성 920명을 조사해보니 42.1%는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혼인 관계를 유지한 이유는 ‘자녀에게 피해를 줄 것이 걱정돼서’라는 응답이 52.6%로 가장 많았다. ‘자녀를 양육하지 못할까봐 걱정됐다(25%)’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를 잘 아는 폭력 남편들은 양육권을 협박 수단으로 쓴다. 베트남 출신 B 씨(28·여)는 결혼 후 5년간 이어진 남편의 폭력을 피해 2015년 8월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가 “애 데리고 도망간 베트남 아내들은 혼자만 쫓겨난다”는 남편의 협박에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B 씨는 그 뒤로 1년간 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다시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는데, 법원은 남편에게 양육권을 줬다. 이주여성들 사이에선 “아이와 함께 살고 싶으면 참고 사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이 조언처럼 나돌 정도다. 30대 이주여성 C 씨는 7년 동안 반복되는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2017년 9월 보호시설에 입소했다. 하지만 C 씨는 이곳의 이주여성들이 그간 남편의 폭력을 피하려다 아이를 잃은 이야기를 들려주자 하루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베트남 출신 D 씨(27·여)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출했는데도 양육권을 잃었다. D 씨는 2016년 남편이 자신을 폭행하며 울고 있는 4세 아들을 향해서도 “너도 네 엄마랑 똑같다”며 고함을 치자 다음날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이후 D 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2017년 말 남편에게 양육권을 줬다. D 씨는 ‘경제력’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와 함께 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이 아동학대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 앞에서 엄마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아동학대에 해당하는데, 아이를 직접 폭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양육권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엄마가 맞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아동폭력에 해당된다”며 “아이가 자랄 정서적인 환경도 양육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SBS 8시 뉴스 앵커를 지낸 SBS 논설위원 김성준 씨(55·사진)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경찰에 입건됐다.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3일 오후 11시 55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에서 줄을 서 기다리던 중 앞에 서 있던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들은 김 씨가 1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 씨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의 하체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 그러자 김 씨는 “평소 사진 찍는 게 취미다. 술에 취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입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그가 과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몰래카메라) 가해자가 잡혀 엄하게 처벌받으면 다른 사람들도 잘못하면 큰일 나겠구나 할 것 같다”고 한 발언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8일 SBS는 김 씨가 진행해왔던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전망대’를 폐지했다. 이날 SBS는 김 씨가 4일 제출했던 사표도 수리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6일 오전 9시. 경기 부천시의 자택에서 아침식사 준비를 하던 주부 A 씨(44)는 ‘쿵’ 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콘크리트 더미와 공사 건물 가림막이 집 앞 도로에 쏟아져 있었다. 철거 공사를 하던 맞은편에서 건물 외벽과 공사 건물 가림막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이곳은 평소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나는 통학로다. 다행히 주말이어서 사고 현장을 지나던 아이들은 없었다. 공사 현장 반경 600m 안에는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2곳, 연립주택, 아파트 단지가 있다. 학생과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경찰과 부천시에 따르면 이날 사고가 난 철거 공사 현장에 대해선 한 번도 안전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건축주는 건물 도면과 공사 방법이 담긴 철거신고서만 주민센터에 제출했다. 철거 업체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잭서포트(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았다. 잭서포트는 철거 공사 때 하중이 한쪽으로 쏠려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층 사이에 세우는 버팀목이다. 공사 현장엔 안전 책임자도 없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올해로 지어진 지 32년째다. 지금은 건축주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철거 공사를 할 수 있다. 서울시만 2017년 2월부터 지상 5층 높이이거나 지하 2층 깊이인 건물 철거 때 사전 심의를 받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자치단체의 안전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만 건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다. 하지만 ‘철거 허가제’가 내년 5월부터 시행되더라도 지하층 포함 5층 이하 건물은 여전히 안전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6일 사고가 난 부천의 철거 건물처럼 3층 높이 건물을 철거할 때는 여전히 신고서 한 통만 자치단체에 내면 되는 것이다. 5층 이하 건물에는 현장 ‘감리’를 둘 의무도 없다. 5층 이하 건물이라고 해서 사고 위험이 적은 건 아니라는 게 철거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철거 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안전 조치가 미흡한 5층 이하 건물에서 사고가 날 위험이 더 크다”며 “안전하게 철거하려면 층마다 ‘잭서포트’를 설치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건물 높이가 낮다는 이유로 굴삭기를 이용해 한 번에 철거하는 무리수를 둘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에서는 4층 건물 철거 도중 인부 한 명이 건물 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에 깔려 숨졌고 같은 해 6월 서울 동작구에서는 철거 중이던 4층 건물이 무너져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본보가 6, 7일 이틀 동안 서울시내의 5층 이하 건물 철거 공사 현장 7곳을 둘러본 결과 공사 잔해물이 인도 쪽으로 튀지 않도록 가림막을 설치해 놓은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5층이 넘는 건물에 대해서만 안전 심의를 하고 허가제로 운영하겠다는 건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도심에 있거나 인도에서 가까운 건물이라면 층수에 관계없이 안전 심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도예 yea@donga.com·이소연 기자}

4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이곳의 한 건물 입구에 입간판이 있었다. 입간판에는 입술 반영구 문신을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문신 시술별 가격대가 쓰여 있었다. 기자는 이 건물 5층에 있는 문신숍으로 올라가봤다. “오늘 문신 시술을 받을 수 있나요?” 직원에게 물었다.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직원은 달력을 보더니 “내일(5일) 오후 7∼8시가 유일하게 비어 있고 그 뒤로는 9일까지 예약이 다 찼다”고 말했다. “8일에는 중국인 여행객 3명이 예약돼 있다”고도 했다. 가게 내 한 방에서는 손님이 문신 시술을 받고 있었다. 대기실에선 예약 손님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가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문신숍이 또 있었다. 여기도 들어가 봤다. 한 여성 손님이 문신 시술을 받기 위해 간이침대에 앉아 있었다. 가게 주인은 “인터넷에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지나다가 들르는 손님만 하루에 10명 정도 된다. 지금 와 있는 손님도 예약 없이 찾아온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주인은 손님이 기다리는 간이침대 쪽으로 향했다.○ 의사 외 문신 시술은 불법 기자가 찾아갔던 두 가게 주인들(문신사)의 영리목적 문신 시술은 불법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문신 시술이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수사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비의료인들의 문신 시술을 단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신사들은 불안감 속에 영업하고 있다. 언제 단속에 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17년간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해 온 김모 씨(51·여)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1년마다 가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한자리에서 오래 영업하는 문신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하는 양모 씨(31·여)는 올해 1월 손님에게 돈을 뜯겼다. 시술을 다 받은 손님이 계산할 때가 되자 갑자기 돌변해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했다. 손님은 “신고당하면 벌금 물고 가게 문도 닫아야 한다”며 겁을 줬다. 결국 양 씨는 300만 원을 건넸다. 양 씨는 손님을 공갈범으로 신고할 수도 없었다. 신고를 하면 자신의 불법 문신 시술도 단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속을 피하려고 포털사이트에 엉뚱한 주소를 올려놓는 곳도 있다. 4일 기자는 포털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주소를 보고 서울 강남의 한 타투숍을 찾아갔다. 그런데 해당 주소지에는 타투숍이 없었다. 가게로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곧바로 ‘○○건물이 보이면 다시 전화하세요’라는 문자와 함께 약도 한 장을 보내줬다. 약도에 나와 있는 ○○건물 앞에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타투숍 주인은 “거기서 좀 더 직진하면 나오는 △△건물 지하 1층으로 오세요”라고 안내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병원에서 시술하는 문신사도 있다. 병원이 고용한 이들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문신 시술을 하더라도 의사가 아닌 문신사의 시술은 불법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일하고 있는 문신사 박모 씨(38·여)는 “의대까지 나와서 주사 놓고 수술하는 사람들이 뭐 하러 손기술 익혀서 문신 시술을 하겠느냐”며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하는 건 거의 100% 문신사가 하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배우고 가르치는 건 합법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는 건 불법이지만 문신 시술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용학원에서는 네일, 헤어, 메이크업 관련 수업뿐 아니라 문신 시술 관련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곳도 많다. 고용노동부가 2015년 발표한 ‘신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을 보면 17개 신직업 중에는 ‘타투이스트(문신사)’가 포함되기도 했다. 대구의 한 미용학원에서는 한 달에 20명이 넘는 수강생이 ‘반영구 문신술’ 수업을 듣는다. 이 학원 운영자는 “의사가 아니어도 문신 시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건 합법이고 시술은 불법이라 수강생들에게 편법을 알려줄 수밖에 없다”며 “메이크업 자격증을 따서 가게를 차려 미용업으로 신고한 뒤 ‘숍인숍(Shop In Shop·매장 안에 매장을 여는 것)’ 형태로 반영구 문신 시술 영업을 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문신사법’을 만들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문신사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등 5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문신사중앙회 경기성남지회 이향민 위원은 “단속과 신고 때문에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일하는 문신사가 전국에 2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 영국 미국 등은 자격·면허제 해외에서는 의사가 아니어도 위생이나 안전, 감염 관련 교육을 받으면 문신사 자격을 주고 이들의 시술행위를 합법화한 나라들이 있다. 영국은 정부가 정한 위생·안전 관련 교육과정을 거치면 문신사 자격을 준다. 미국도 일부 주에서는 위생교육과 혈액매개 감염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문신시술 면허를 발급해준다. 미국에서는 뉴욕시가 1997년에 처음으로 유효기간 2년짜리의 타투 면허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처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봐왔던 일본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사카 고등법원은 지난해 5월 의사 면허증 없이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신사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18,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문신사 면허와 교육, 위생관리 의무 등을 담은 문신사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입법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의사들은 시술 과정에서의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문신 시술은 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감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의료인의 시술은 위험하다”며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인데 비의료인인 문신사에게 국가자격증까지 주면서 이들의 시술을 합법화하는 것은 우려스럽고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재희 기자}

4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이 곳의 한 건물 입구에 입간판이 있었다. 입간판에는 입술 반영구 문신을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문신 시술별 가격대가 쓰여 있었다. 기자는 이 건물 5층에 있는 문신숍으로 올라가봤다. “오늘 문신 시술을 받을 수 있나요?” 직원에게 물었다.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직원은 달력을 보더니 “내일(5일) 저녁 7~8시가 유일하게 비어 있고 그 뒤로는 9일까지 예약이 다 찼다”고 말했다. “8일에는 중국인 여행객 3명이 예약돼 있다”고도 했다. 가게 내 한 방에서는 손님이 문신 시술을 받고 있었다. 대기실에선 예약 손님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가게와 걸어서 5분 거리에 문신숍이 또 있었다. 여기도 들어가 봤다. 한 여성 손님이 문신 시술을 받기 위해 간이침대에 앉아 있었다. 가게 주인은 “인터넷에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지나다가 들르는 손님만 하루에 10명 정도 된다. 지금 와 있는 손님도 예약 없이 찾아온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주인은 손님이 기다리는 간이침대 쪽으로 향했다.●의사 외 문신시술은 불법 기자가 찾아갔던 두 가게 주인들(문신사)의 영리목적 문신 시술은 불법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문신 시술이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수사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비의료인들의 문신 시술을 단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신사들은 불안감 속에 영업하고 있다. 언제 단속에 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17년간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해 온 김모 씨(51·여)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1년마다 가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한 자리에서 오래 영업하는 문신사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하는 양모 씨(31·여)는 올해 1월 손님에게 돈을 뜯겼다. 시술을 다 받은 손님이 계산할 때가 되자 갑자기 돌변해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했다. 손님은 “신고당하면 벌금 물고 가게 문도 닫아야 한다”며 겁을 줬다. 결국 양 씨는 300만 원을 건넸다. 양 씨는 손님을 공갈범으로 신고할 수도 없었다. 신고를 자신의 불법 문신 시술도 단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속을 피하려고 포털사이트에 엉뚱한 주소를 올려놓는 곳도 있다. 4일 기자는 포털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주소를 보고 서울 강남의 한 타투숍을 찾아갔다. 그런데 해당 주소지에는 타투숍이 없었다. 가게로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곧바로 ‘○○건물이 보이면 다시 전화하세요’라는 문자와 함께 약도 한 장을 보내줬다. 약도에 나와 있는 ○○건물 앞에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타투숍 주인은 “거기서 좀 더 직진하면 나오는 △△건물 지하 1층으로 오세요”라고 안내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병원에서 시술하는 문신사도 있다. 병원이 고용한 이들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문신 시술을 하더라도 의사가 아닌 문신사의 시술은 불법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일하고 있는 문신사 박모 씨(38·여)는 “의대까지 나와서 주사 놓고 수술하는 사람들이 뭐하러 손기술 익혀서 문신 시술을 하겠느냐”며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반영구 문신 시술을 하는 건 거의 100% 문신사가 하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우고 가르치는 건 합법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는 건 불법이지만 문신 시술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용학원에서는 네일, 헤어, 메이크업 관련 수업뿐 아니라 문신 시술 관련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곳도 많다. 고용노동부가 2015년 발표한 ‘신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을 보면 17개 신직업 중에는 ‘타투이스트(문신사)’가 포함되기도 했다. 대구의 한 미용학원에서는 한 달에 2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반영구 문신술’ 수업을 듣는다. 이 학원 운영자는 “의사가 아니어도 문신 시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건 합법이고 시술은 불법이라 수강생들한테 편법을 알려줄 수밖에 없다”며 “메이크업 자격증을 따서 가게를 차려 미용업으로 신고한 뒤 ‘숍인숍(Shop In Shop·매장 안에 매장을 여는 것)’ 형태로 반영구 문신 시술 영업을 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문신사법’을 만들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문신사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등 5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문신사중앙회 경기성남지회 이향민 위원은 “단속과 신고 때문에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일하는 문신사가 전국에 2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영국, 미국 등은 자격·면허제 해외에서는 의사가 아니어도 위생이나 안전, 감염 관련 교육을 받으면 문신사 자격을 주고 이들의 시술행위를 합법화한 나라들이 있다. 영국은 정부가 정한 위생·안전 관련 교육과정을 거치면 문신사 자격을 준다. 미국도 일부 주에서는 위생교육과 혈액매개 감염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문신시술 면허를 발급해준다. 미국에서는 뉴욕시가 1997년에 처음으로 유효기간 2년짜리의 타투 면허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처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봐왔던 일본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사카 고등법원은 지난해 5월 의사 면허증 없이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신사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18,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문신사 면허와 교육, 위생관리 의무 등을 담은 문신사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입법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의사들은 시술 과정에서의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문신 시술은 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감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의료인의 시술은 위험하다”며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인데 비의료인인 문신사에게 국가자격증까지 주면서 이들의 시술을 합법화하는 것은 우려스럽고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A 씨(77·여)의 집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열린 문틈으로 공중화장실에서나 날 것 같은 지린내가 났다. 집 안 곳곳엔 대변이 말라붙어 있었다. A 씨는 방 한가운데 힘없이 누워 있었다.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이틀 전 사회복지사가 찾아와 밥을 차려준 뒤로 끼니를 챙겨준 사람이 없었다. 나흘 전인 지난달 30일 기자가 서울 구로구에 있는 A 씨 집을 찾았을 때의 장면이다. A 씨는 홀몸 치매노인이다. 혼자서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냉장고 속 반찬도 꺼내 먹지 못한다. 하지만 A 씨를 돌봐줄 가족은 없다. 그는 열아홉에 부모를 잃었고 결혼은 하지 않았다. 오빠는 몇 년 전 숨졌고 작년 여름까지 자신을 돌봤던 여동생도 치매를 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돈 쓰는 방법을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치매 때문에 공과금을 내야 한다는 것도 모른다. 올 5월에는 ‘전기와 물이 끊길 것’이란 계고장을 받았다. 그때는 복지센터 관계자가 자기 돈으로 공과금을 대신 내줬다. 이 관계자는 A 씨의 법적인 보호자가 아니어서 A 씨 예금으로는 공과금을 내줄 수 없다. A 씨가 기초생활수급자라면 정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소득이 적고 가족이 없는 치매노인에게 법적 보호자인 ‘후견인’을 정해주는 ‘치매 공공후견제’를 지난해 9월부터 시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 씨는 자산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 후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홀몸 치매노인들을 돕겠다면서 ‘치매 공공후견제’를 시행한 지 10개월이 됐다. 하지만 홀몸 치매노인들은 A 씨처럼 집 한 채만 갖고 있어도 후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치매 공공후견제’의 지원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득이 적은 치매노인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치매노인의 재산과 신상을 관리해 줄 공공후견인에게 매달 20만 원을 준다. 이런 적은 보수로는 후견인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보니 저소득 치매노인 중에서도 가장 사정이 딱한 극소수만 후견 지원을 받고 있다. 치매 공공후견제가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치매노인 25명이 지원 대상자가 됐다. 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2018년 12월까지 치매노인 900명이 후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치매노인이 자산을 갖고 있어도 후견인을 정해 줄 방법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치매노인의 후견인을 정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적절한 전문가를 후견인으로 정하면 된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 후견인에게 주는 보수는 정부 예산이 아니라 치매노인의 재산에서 지급된다. 하지만 본보가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 33곳을 확인한 결과 30곳의 담당자들은 이런 절차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알고 있다고 말한 담당자들은 “저소득층이 아닌 노인에 대해 후견 신청을 해 줄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치매노인한테 후견 신청을 직접 하라고 안내했다”고 답했다. 충북 청주의 한 마을에서 ‘알부자 농사꾼’으로 불린 B 씨(92) 부부는 올해 1월 부부 모두 치매 상태로 이웃에 발견됐다. 곧바로 자치단체와 치매안심센터에서 부부의 사정을 알게 됐다. 하지만 자산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6개월 동안 후견인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6억 원의 자산이 있는 부부는 장롱 속에 현금을 쌓아두고도 치매로 인해 음식을 사먹지 못한다. 지역 복지관에서 식사를 챙겨주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이 되면 부부는 오물 범벅이 된 방에서 하루 종일 굶는다. 부부는 치매요양병원에 들어갈 돈이 있지만 입소를 결정하고 비용을 내줄 법적 보호자가 없다. 경기 고양시에서 혼자 살던 C 씨(80·여)는 지난해 8월 치매 증상이 악화돼 정신병동에 강제로 입원하게 됐다. C 씨 명의로 된 4억 원대 아파트를 처분하고 예금 5000만 원을 꺼내 쓰면 평생을 치매요양병원에서 보낼 수 있다. 하지만 C 씨의 재산을 처분하고 시설에 입소시킬 후견인이 없다. 망상 증세가 심해져 이웃 주민을 때리던 C 씨는 노년을 폐쇄병동에서 보내게 됐다. 후견 사건을 주로 맡는 사단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자산이 많은 치매노인이라도 자치단체장이 도장만 찍으면 법원에 치매노인의 후견을 신청할 수 있다”며 “후견이 필요한 치매노인이 있다면 저소득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조건 방치할 게 아니라 자치단체장이 적극적으로 후견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고도예 yea@donga.com·이소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이틀째인 3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방한 찬반 집회가 열렸다. 방한을 찬성하는 보수단체들은 미국 국기 성조기를 들고 “생큐, 트럼프”를 연호했다. 반대하는 진보단체들은 “노(NO) 트럼프”를 외쳤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회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북-미 싱가포르 성명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평소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폐기 등을 주장해 왔다. 이들은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하려다 경찰의 제지로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평통사 측은 “경찰이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평통사 회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미군 용산기지로 가기 위해 오후 1시 50분경 세종대로를 지날 때 “No Sanction(대북제재 중단)!” 등을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 차량을 향해 물병 등이 날아드는 일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투척 방지 그물망을 설치했다. 2017년 11월 첫 방한 당시 트럼프 대통령 탑승 차량이 세종문화회관 앞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 시위대가 도로를 향해 물병과 야광봉을 던져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반대편 차로에서 역주행을 했었다. 보수단체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방한 환영행사를 열었다.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000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 소속 300여 명(경찰 추산)은 오전 9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위 러브 USA” 등을 외쳤다. 단상에 오른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북한은 핵 폐기를 할 의사가 없다. 한미동맹 강화만이 대한민국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도 방한 찬반 집회가 곳곳에서 있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낮 1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와 트럼프 대통령 환영행사를 열었다. 석방운동본부도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같은 날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민중공동행동 등이 주최한 ‘NO 트럼프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합의해 놓고 대북제재를 존속해 남북협력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 위원장은 구속된 지 6일 만인 지난달 27일 보증금 1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났다.김재희 jetti@donga.com·구특교·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