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210

추천

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57%
칼럼37%
여행6%
  • 작별 세리모니… 포옹 이상의 감동

    전반 8분 팀 박지성의 강수일(포항)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까지 모두 그라운드에 두 줄로 서서 박지성에게 꽃다발을 주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그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뛴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 위드(with) 팀 박지성’ 경기는 12년 전 월드컵 ‘4강 신화’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국내 팬들을 위해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축구화를 신은 박지성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명쾌하고 재치 있는 해설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초롱이’ 이영표,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 등 당시의 영웅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브라질 월드컵 참패로 시들해질 것 같은 국내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모두 나섰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이끄는 K리그 올스타와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팀 박지성은 팬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번 올스타전 흥행에 온 힘을 쏟았다. K리그 올스타는 K리그 클래식 선수들이 주축이 됐고, 팀 박지성은 은퇴한 선수를 비롯해 노장 골키퍼 김병지(전남)와 재일동포 정대세(수원) 등이 어우러졌다. 한국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최근 은퇴한 뒤 제2의 축구인생을 설계하는 박지성은 출전을 자처했다. 박지성은 기자단 투표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올스타전 벤치에 앉지 못한 감독들은 심판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하석주(전남) 최용수(서울) 김봉길(인천) 조민국(울산) 이상윤(성남) 박경훈(제주) 감독은 주심과 부심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이번 올스타전은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 등의 출전 예고로 일찌감치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인터넷 예매가 3만 장을 훌쩍 넘겼다. 웬만한 국가대표 경기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경기에 앞서 열린 팬 사인회도 성황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5만113명은 마치 국가대표 경기가 펼쳐지는 듯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함성을 쏟아내며 즐거워했다. 이날 관중 수는 2003년 5만5874명에 이어 역대 올스타전 5위. 역대 1위는 1999년 6만5872명이다. 경기는 6-6 무승부로 끝났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축구 살리기, 협회장 선거부터 바꾼다

    대한민국 스포츠 시스템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계와 손잡고 ‘엘리트 축구’와 ‘생활 축구’를 통합하기로 했다. 시작은 축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이끌고 있는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축구 혁신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엘리트 축구와 생활 축구를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와 국민생활체육전국축구연합회(회장 김휘)가 통합에 합의해 실무를 위한 TF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 국장은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과 국내 프로축구 리그의 경쟁력 저하,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축구행정 등 한국축구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축구의 중흥을 위해 전문가와 축구 관련 단체들이 모두 참여해 혁신 방안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는 기회다. 한국축구가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 그동안 엘리트와 생활 축구의 통합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번에 정부가 함께 하지만 강압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정몽규 회장과 김휘 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세종대 교수), 한웅수 프로연맹 사무총장 등이 모두 참석해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우 국장은 “장기적으로 야구와 농구, 배구 등 다른 종목도 ‘1종목 1단체’ 시스템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포츠는 엘리트와 생활 스포츠가 분리 운영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었다. 컨트롤타워가 2개이다 보니 서로 간의 알력 등으로 업무 협조가 잘 안 됐다. 통합이 된다면 더 효율적인 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선수 양성이 목적인 엘리트 축구와 즐기는 생활 축구가 가는 방향이 달라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출과 주도권 다툼 등 난제도 많다. 한 체육행정 전문가는 “일대일 통합이 아닌 생활축구연합회가 축구협회 산하 연맹으로 들어가는 방식일 것이다. 그래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협회 산하 연맹과 각 시도협회 회장 등 25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축구협회 회장 선거 방식도 바꾼다. 소수가 뽑다 보니 축구계 전반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금전이 오가는 등 ‘부정’이 이뤄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장 선거에 축구인 수백 명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또 진정한 프로화를 위해 구단별 관중 증가율과 경영 고시제도 등을 도입해 구단 실적의 정확한 평가를 통한 스포츠토토 지원금의 차등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고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려대 네이마르’ 김건희, 프로 왜 안갔지?

    한마디로 발군 그 자체다. 왜 대학팀에서 뛰고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알고 보니 프로 진출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대학에 진학했단다. 고려대의 전천후 공격수 김건희(19·사진) 얘기다. 김건희는 16일부터 강원 태백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예선 2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3승으로 이끌며 32강에 올려놓았다. 3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제50회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도 5골 5도움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건희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 출신이다. 바로 프로팀에 갈 수도 있었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44)과 서동원 고려대 감독(41)이 “프로에 바로 진출하는 것보다 대학에서 기량을 쌓고 가는 게 도움이 된다”며 일치된 의견으로 권유해 대학에 간 경우다. 고교 때 아무리 잘해도 프로에 가면 선배들에게 밀려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그럴 바엔 대학에서 충분히 출전 기회를 잡으며 기량을 쌓는 게 좋다는 판단이었다. 본인도 만족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체력과 정신력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감독님이 잘 지도해줘 많이 보완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에 바로 간 친구들이 있는데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 대학에서 잘 배워 프로에서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고 말했다. 김건희는 전주 삼천남초교 1학년 때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본 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2학년 때부터 축구화를 신었다. 5학년 때 전남 드래곤즈 산하 축구 명문 전남 광양제철초로 전학 갔고 광양제철중을 거쳐 매탄고에 진학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86cm, 79kg의 탄탄한 체격으로 미드필더와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서동원 감독은 “김건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골을 잡아낸다. 양발을 다 사용하고 슈팅이 정확하다. 순간 스피드와 슈팅 타이밍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성공 스토리’는 대학과 프로가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이 고등학교와 프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 모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축구도 매년 100명 정도가 J리그 1부에 진출하는데 대학 출신이 60명가량이나 된다. 그만큼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는 24일 광주대와 32강전을 벌인다.태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창조직委 위원장에 정창수 내정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57·사진)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 관계자는 23일 “김진선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정창수 전 사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조직위원회 위원 총회 투표로 결정한다. 그러나 문체부의 최종 재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 측에서 지지하는 인물이 결정되는 구조다. 현재 정부 측이 정 전 사장을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면 그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강원 강릉 출신인 정 전 사장은 서울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행정고시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8년 국토해양부 기획조정실장, 2010년 국토해양부 제1차관을 지냈다. 2013년부터 올 2월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달 열린 지방선거 땐 강원도지사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유치한 지 3년이 지났고 개최는 앞으로 3년 조금 넘게 남았지만 조직위원회가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후임 위원장은 대회를 치르는 데 가장 중요한 스폰서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또 그동안 공무원들이 단기적으로 파견됐다 돌아가면서 흐트러진 조직관리도 시급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런 선수가 왜 프로 안가고 대학에…골잡이 김건희 스토리

    한마디로 발군 그 자체다. 왜 대학팀에서 뛰고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알고 보니 프로 진출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대학에 진학했단다. 고려대의 전천후 공격수 김건희(19) 얘기다. 김건희는 16일부터 강원 태백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예선 2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3승으로 이끌며 32강에 올려놓았다. 3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제50회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도 5골 5도움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건희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 출신이다. 바로 프로팀에 갈 수도 있었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44)과 서동원 고려대 감독(41)이 "프로에 바로 진출하는 것보다 대학에서 기량을 쌓고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일치된 의견으로 권유해 대학에 간 경우다. 고교 때 아무리 잘해도 프로에 가면 선배들에게 밀려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그럴 바엔 대학에서 충분히 출전기회를 잡으며 기량을 쌓는 게 좋다는 판단이었다. 본인도 만족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다. 체력과 정신력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감독님이 잘 지도해줘 많이 보완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에 바로 간 친구가 있는데 요즘 후회하고 있다. 벤치만 지키고 선배들이 어리다고 무시한다고 한다. 대학에서 잘 배워 프로에서 더 잘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는 전주 삼천남초교 1학년 때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본 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2학년 때부터 축구화를 신었다. 5학년 때 전남 드래곤즈 산하 축구 명문 전남 광양제철초로 전학 갔고 광양제철중을 거쳐 매탄고에 진학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86cm, 79kg의 탄탄한 체격으로 미드필더와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서동원 감독은 "김건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골을 잡아낸다. 양발을 다 사용하고 슈팅이 정확하다. 순간 스피드와 슈팅 타이밍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성공 스토리'는 대학과 프로가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이 고등학교와 프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 모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축구도 매년 100명 정도가 J리그 1부에 진출하는데 대학출신이 60명가량이나 된다. 그만큼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는 24일 광주대와 32강전을 벌인다.태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3
    • 좋아요
    • 코멘트
  • 박태환 6관왕 MVP

    ‘마린보이’ 박태환(인천시청·사진)이 21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개인혼영 400m 결선에서 4분23초21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른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4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800m 등 6개 종목에서 정상에 올라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태환은 인천 대회에서 2006년 도하(자유형 200m와 400m, 1500m)와 2010년 광저우 대회(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 이어 3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창조직委 감사 받고… 김진선 전격 사퇴

    2018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김진선 위원장(68)이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21일 ‘사임 인사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통해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으로 조직위원회가 잘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계속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이 유치된 지도 3년이 됐고 앞으로 (개막이)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대회 준비가 후반기로 접어든 만큼 일도 많아지고 세밀한 실행력이 요구되는 이른바 전환기적 상황”이라며 자신의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했고 유치 특임대사로 3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을 유치하고 2011년부터 조직위원장 등을 지내며 열정을 불태워온 김 위원장이 이렇게 갑자기 물러나게 된 이유치고는 너무 평범하다는 게 체육계의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 위원장도 맡았었다. 김 위원장의 사퇴설은 이달 초부터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위원회를 이끌면서 피로감이 쌓여 스스로 물러날 시점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측근 인사는 “김 위원장이 올림픽 스폰서를 희망하는 기업이 적어 최근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은 정부뿐만 아니라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도 계속 흘러나왔다. 조직 업무를 장악하지 못하고 리더십도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정권 핵심이 관여했다는 관측도 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최근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직위의 여러 문제가 드러났고, 일부 이권에 개입한 의혹도 불거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권 핵심에서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동후 부위원장이 9일 사표를 낸 데 이어 21일 김 위원장도 사퇴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차기 평창 조직위 위원장에는 대한체육회장을 지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후보로 꼽혔는데 조 회장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 평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그동안 수차례 조직위원장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경륜과 인맥을 갖춘 실력자가 오는 게 조직위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직위원회 내부에는 중앙 및 지방 공무원 간의 갈등, 예산은 조직위원회가 타고 집행은 강원도가 하는 구조 등 조직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는데 파워를 겸비한 실세가 와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양종구 yjongk@donga.com·이재명 기자}

    • 2014-07-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고생 2명 평영 쿠데타

    ‘인어들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한국 여자 평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 정다래(23·경남체육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평영 100m 동메달리스트 백수연(23·강원도청)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아시아 무대에서 주가를 높였다. 그런데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부터 김천실내수영장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리고 있는 MBC배 수영대회에서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의 활약에 가려 있었지만 여고부 평영 유망주들의 반란이 거셌다. 평영 100m에서는 소사고(경기) 2학년 양지원(17)이 펄펄 날았다. 양지원은 16일 열린 여고부 평영 100m 결선에서 1분8초83의 대회신기록(종전 1분9초78)으로 우승하며 여자 일반부에서 1분9초57을 기록한 백수연을 제치고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지난해 제85회 동아수영 평영 3관왕(50m, 100m, 200m)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양지원은 백수연이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운 한국기록(1분8초31)에 0.52초차로 근접하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양지원은 20일 평영 50m에서도 31초94로 우승해 평영 2관왕이 됐다. 평영 200m에서는 또 다른 여고생이 백수연을 가로막았다. 서울체고 3학년 권민지(18)가 19일 열린 여고부 평영 200m 결선에서 2분26초87을 기록해 여자 일반부에서 2분27초04를 기록한 백수연을 따돌리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권민지는 2009년 정슬기(당시 부산체육회)가 세운 한국기록(2분24초20)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역시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백수연과 ‘2톱’ 체제를 이뤄온 정다래는 여자 일반부 100m(1분11초05)와 200m(2분31초29)에서 각각 4, 5위로 처지며 고개를 숙였다. 안종택 수영대표팀 감독은 “여자 평영의 세대교체 과정이 시작됐다. 양지원과 권민지가 급성장하고 있다. 양지원은 기술이 좋고 권민지는 근성이 탁월해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백수연도 아직 경쟁력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은 19일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에서 48초68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자유형 200m와 400m, 개인혼영 200m, 계영 800m 등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서 쑥쑥 크는 ‘황금세대’… 축구협회는 “알아서 커라”?

    한국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땐 부푼 꿈을 꿀 수도 있다. 유럽의 빅 리그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예비 스타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FC 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기량을 쌓고 있는 백승호(17)와 이승우(16), 장결희(16), 비야 레알의 안준혁(15), 말라가의 장인석(14)이 대표적이다. 4년 뒤에 백승호는 21세, 이승우와 장결희는 20세라 제대로 성장한다면 충분히 월드컵 대표팀에 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준혁과 장인석은 나이가 어려 대표팀에 들기 어렵더라도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등 ‘바르사 3인방’은 충분히 손흥민(22·레버쿠젠), 기성용(25·스완지시티) 등 선배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같은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해선 대한축구협회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백승호 등 스페인 유학파는 축구협회가 만든 게 아니라 한국유소년축구연맹(KYFA·회장 김휘) 작품이다. 2009년부터 스페인 현지에서 유소년 교류대회를 만들었고 그 대회에서 빛난 한국 선수들이 스페인 명문 팀들의 ‘러브 콜’을 받은 것이다. 김영균 KYFA 부회장은 “우리가 스페인 진출의 다리를 놨지만 최종적으로는 축구협회가 그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관리는 해당 구단이 해주지만 벨기에같이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체계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과 같은 H조였던 벨기에 축구가 관심을 끌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뒤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8강까지 올라간 원동력에는 체계적인 유소년육성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이다. 월드컵에서 벨기에 돌풍이 분 뒤 유소년을 발굴해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 축구 선진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벨기에의 프로그램에 대해 영국의 BBC 방송 등 유럽의 언론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유망주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사라졌다. 백승호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유망주들에게 매달 지급했던 장학금도 지난해부터 없어졌다. 지금 자라고 있는 스페인 꿈나무들을 제대로 키워야 이 꿈나무들이 구자철(25·마인츠) 등 현 대표팀의 주축인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세대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야 또 다른 참패를 막을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태환, 시즌 세계최고 기록

    ‘마린보이’ 박태환(인천시청)이 16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25의 올 시즌 세계 최고기록(종전 1분45초46)을 세웠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이 종목 챔피언에 올랐던 박태환은 광저우에서 자신이 세운 1분44초80의 한국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컨디션이 상승세에 있어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대家 맞대결… 전북이 웃었다

    전북이 현대가(家)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 2위를 달리는 전북 현대는 1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FA(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2-1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전북은 전반 20분 이상협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1-1이던 후반 15분 한교원이 터뜨린 결승골을 잘 지켜 승리를 거뒀다. 160호 골로 K리그 개인 통산 최다 골 신기록 신화를 쓰고 있는 전북 이동국은 후반 20분 이상협 대신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골 맛을 보진 못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깜짝 선방’으로 K리그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스타가 된 울산 골키퍼 김승규도 K리그 클래식에서 4경기 무패(2승 2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북의 화력을 막진 못했다. FC 서울은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 스틸러스와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승부차기에서 서울은 오스마르와 윤주태, 김치우, 강승조가 골네트를 갈랐지만 포항은 두 번째 키커 김승대의 슈팅이 서울 골키퍼 유상훈에게 걸렸고 세 번째 키커 문창진의 슈팅도 골포스트를 맞혀 고개를 숙였다.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수원 FC를 연장 접전 끝에 3-2로 꺾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소수정예 특별 육성 시스템 갖춰야”

    “한국형 월드컵 준비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KBS 해설위원)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패한 한국 축구에 대해 “최소한 월드컵 때만큼은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을 업그레이드할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강점이 체력과 조직력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힘 한번 써 보지 못했다. 월드컵 때만이라도 프로 구단과 상의해서 훈련 시간을 확보해 이 두 가지 요소를 키워야 그나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홍명보 감독이 사퇴하면서 “유럽파와 K리그 선수의 컨디션을 함께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벤치를 지키는 유럽파와 경기를 뛰는 K리그 선수들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은 축구 강국과 달리 저변이 약해 소수의 선수들만으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한국의 ‘브라질 참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1년 6개월간이나 대표팀을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맡겨 4강 신화를 썼다. 이후 A매치는 3일 전 소집, 월드컵은 30일 전에 소집해 훈련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칙에 따랐다. 이 교수의 주장은 결국 FIFA 랭킹 57위 한국 축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은 전 국민의 관심사로 파급 효과가 크니 색다르게 준비해 ‘참패’만은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칠레(16강)와 코스타리카(8강), 콜롬비아(8강) 등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월드컵을 준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멕시코와 칠레, 콜롬비아처럼 자국 리그를 활성화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유럽을 포함해 ‘돈 많은’ 일본과 중국, 중동에 좋은 선수를 쉽게 뺏길 수 있는 상황에 있다. 이렇다 보니 K리그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K리그의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다. 요하임 뢰프 감독을 2004년 코치로 영입해 2006년부터 8년간 대표팀 사령탑에 앉혀 통산 4회 우승을 일군 ‘전차군단’ 독일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필요하다. 독일과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등 포메이션을 3∼5가지 활용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세계 축구의 흐름도 잘 읽고 따라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표팀 동영상’ 축구협 직원이 촬영

    홍명보 감독 사퇴의 ‘결정적 이유’가 된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표팀 ‘이구아수 회식 동영상’은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협회의 한 직원이 촬영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직원은 해당 동영상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문제의 동영상은 대표팀이 지난달 27일 벨기에와의 3차전을 마친 뒤 베이스캠프가 있는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로 돌아가 회식하는 장면을 담고 있으며 모 언론사가 ‘제보’를 받고 보도한 10일 오전 홍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 해당 언론사는 ‘브라질 현지 교민이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협회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동영상을 찍은 장소와 각도 등을 종합한 결과 협회 직원이 찍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직원은 “내가 찍은 것은 맞지만 유출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대표팀의 한 인사는 “이구아수에는 교민이 거의 없다. 식당엔 우리만 있었다. 그 보도를 보고 동영상의 내부 유출 가능성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회식은 월드컵에 출전한 소감과 반성, 앞으로의 계획 등을 돌아가며 밝히는 자리였다. 소감을 밝힐 때 우는 선수도 많았다. 코칭스태프까지 발언 순서가 모두 끝난 뒤 우리가 너무 침울하게 앉아있자 식당에 고용된 여가수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마지막에 잠깐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이를 다 지켜본 직원이 유출했다면 그 사람은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동영상의 내부 유출 가능성이 확인되자 협회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키게 돼 면목이 없다. 하지만 철저히 조사해 유출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협회노동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안마시술소 등에서 법인 카드를 사용해 업무상 배임으로 법원에서 벌금 판결을 받은 간부를 협회가 해임했는데 노조가 처벌 규정 해석을 두고 반발한 것이다. 노조는 두 달여 전 이에 대한 ‘대자보’를 축구회관 곳곳에 붙이며 협회를 압박했으나 12일 대자보를 전격 철거했다. 동영상 유출 등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협회의 난맥상을 접한 한 축구 원로는 “기강이 깨져서 그렇다. 이번 월드컵 참패도 결국 느슨한 축구협회의 행정 탓”이라고 한탄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협회 운영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World Cup Brasil 2014]“洪-許 사퇴, 꼬리 몇cm 자른것… 축구협 ‘30년 축피아’ 물러나야”

    “축구인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제2의 홍명보’가 나오지 않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8년간 이끌었던 김호 전 감독(70·사진)은 ‘홍명보 감독 사퇴’를 지켜본 뒤 한국 축구의 재건을 위해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한 방송에서 ‘축피아(축구+마피아)’를 거론해 관심을 끌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 ‘해피아(해수부)’ 등이 거론된 가운데 브라질 월드컵 참패 후 축구를 망치는 축피아까지 거론된 것이다.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30년 가까이 그분을 만났는데 모든 행정을 잘 못해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다 망가뜨렸다”며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그 주변 사람들이 축피아라는 것을 암시했다. 정 회장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축구협회 수장을 맡았고 지난해부터는 그의 사촌 동생인 정몽규 회장이 축구협회를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그분들이 프로팀을 운영하고 축구 발전에 기여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분들이 축구계에서 떠난다고 해서 무서워하면 혁명을 할 수 없다. 우린 배고픔을 참으며 축구를 했고 그 결과로 이만큼 왔다. 다시 배고픈 시대로 돌아가더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고희를 맞은 노(老)감독은 “축구인이 결정하고 축구인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를 비롯해 프로, 실업, 대학 등 산하 연맹과 각 시도협회장 등을 뽑을 때 축구인들이 제대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축구협회 회장을 산하 연맹과 시도연맹 회장들이 뽑는데 그들 대부분이 축구를 잘 모르는 분들이다. 그들이 협회 회장을 뽑고 그 회장은 자기 눈에 맞는 축구인들을 앉혀서 일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렇다 보니 권력은 비축구인이 장악하고 축구인은 비축구인의 하수인 역할밖에 못한다. 이런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축구 발전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축구를 모르고 대한민국 축구를 좌지우지하는 축피아를 해체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홍 감독과 허정무 부회장이 사퇴한 것은 그냥 꼬리 몇 cm 자른 것밖에 안 된다. 축구협회 운영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제시하지 못하지만 아래서부터 위까지 모든 결정을 축구인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브라질 참패에 대해 축구인 모두가 책임을 통감할 것이다. 보이는 성적에 급급해하며 희생양만 찾는 현 시스템으로는 월드컵 때마다 새롭게 발전하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洪 방패’ 뒤에 숨은 축구협회

    10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자 갑자기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연단에 올라 “브라질 월드컵 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몽규 회장이 나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허정무 김동대 최순호 유대우 부회장, 안기헌 전무이사 등과 함께 합동으로 고개를 숙였다. 사실 그동안 축구협회 고위층들이 홍 감독을 방패막이 삼아 비난의 화살을 피해 왔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들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홍 감독에게 기회를 더 주겠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홍 감독이 떠나면 모든 비난이 협회로 쏠릴 것에 대한 우려도 협회가 홍 감독을 유임시킨 이유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존재한다. 그런 홍 감독이 떠난다고 하니 협회 고위 관계자들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축구 원로는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질 생각은 하지 않고 비난 여론만 피하려고 하는 협회의 행정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날 정 회장이 실시한 ‘대국민 사과’를 협회가 일찌감치 실행하고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였으면 홍 감독이 사퇴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견해도 곁들였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참패는 얽히고설킨 협회 행정의 난맥상이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전임 집행부인 조중연 회장 때 조광래 감독이 경질된 이후 협회는 신임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고 최강희 감독이 시한부 사령탑에 올랐다. 최 감독이 그만둔 뒤에도 협회가 어려움을 겪자 홍 감독이 위기 상황에서 사령탑에 올랐다. 홍 감독이 방패막이로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조 감독 경질 때부터 협회의 밀실행정과 근시안적인 행정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지난해 초에는 조 회장에서 정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있었다. 일부 축구인들에게서 ‘조중연 회장 냄새를 완전히 지우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임 집행부 간부들이 대거 바뀌었다. 그러나 일부 인사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협회 관계자는 “월드컵은 전문가들이 나서서 해도 부족하다는 점을 많이 느끼는 대형 이벤트다. 그런데 요소요소에 비전문가들을 앉혀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졌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런 행정 난맥상의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축구 영웅에서 ‘죄인’으로

    “희망을 준다고 했는데 실망감만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4년간 한국축구의 중심에 있다 브라질 월드컵 참패를 책임지고 떠난 홍명보 대표팀 감독(45)의 얼굴은 무척 수척해 보였다. 일찌감치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유임 설득에 1주일간 고민하며 마음고생 한 흔적이 보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창출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축구의 영웅. 이후 대표팀 코치와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09년·8강)과 광저우 아시아경기(2010년·동메달), 런던 올림픽(2012년·동메달) 대표팀 감독을 거치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로 성장했지만 ‘브라질 참패’는 그를 한순간에 ‘죄인’으로 만들었다.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홍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을 키워드로 정리한다.○ 해명 ▽의리축구=세상에 어떤 감독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만 데리고 가겠느냐. 철저히 검증했고 아주 냉정하게 판단했다. 100%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비치는 것은 결국 내 실수다. ▽유임과 사퇴=알제리와의 2차전이 끝난 뒤 사표를 썼다. 벨기에전 끝나고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이 와서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6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가지고 팀을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사퇴하면 너무 무책임할 것 같았다. 또 철저한 내 반성도 필요했다. 하지만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24년간 이런(대표팀) 자리에 있다 보니 좀 지치기도 했다. ▽부동산 구입 및 파티 동영상=부동산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고 제가 그동안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 동영상은 벨기에전 끝나고 이구아수 캠프로 돌아왔을 때 선수들에게 이구아수 폭포를 보러 가자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감독님에게 짐을 지워주기 싫다고 했고 당시 난 이미 사퇴를 결심했기에 슬픔에 빠진 어린 선수들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 반성 및 과제 1년 전 대표팀을 맡고 실패한 뒤 지금 생각해보니 예선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다. 예선을 거쳤으면 선수들의 장단점을 더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엔 내가 잘 알고 있는 올림픽 대표 출신으로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국내파도 점검했다. 결과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은 다 내 책임이다. 하지만 유럽에 진출한 A급 선수는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키며 B급 선수로 전락하고 있다. K리그 선수들은 경기는 하고 있지만 해외파보다는 경기력이 떨어진다.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앞으로도 이 점이 한국축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해외파와 국내파의 실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 미래 홍 감독은 “당분간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보낸 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더 이상 감독은 안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질문에 “축구선수도 했고 코치, 감독도 했다. 내게 보이지 않는 어떤 탤런트(재능)가 있을 것이다. 축구도 있고 그동안 해왔던 사회활동도 해야 되고 주위에 어려운 사람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World Cup Brasil 2014]참패 브라질, 정권도 흔들?

    개최국 브라질이 1-7이란 역대 최악의 스코어로 독일에 참패를 당하자 영국 방송 ‘채널4’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보도했다. 국민들의 반대 속에서 개최한 월드컵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직 대규모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버스 방화 사건과 전자제품 매장 약탈행위가 일어나는 등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월드컵 전초전으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때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올해 초반까지도 시위는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대규모 시위는 없었다. 어쨌든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하기를 전 국민이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참패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브라질 정부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4배가량인 12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월드컵 유치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무려 285%가 늘어났다. 국민들은 예산이 늘어난 이유가 정부 관료와 건설업자들의 유착 때문이라고 봤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망가져 부담이 가중된 서민들은 그 돈으로 학교나 병원 등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관심을 온통 월드컵에 집중하는 사이 치안 불안과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국민들을 자극했다. 올 초에는 15세 흑인 소년이 벌거벗겨진 채 쇠사슬로 목이 감겨 숨진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국민들이 스스로 치안유지를 위해 만든 ‘자경단(自警團)’의 짓이었다. 빈민촌 출신인 그 소년은 절도하려던 혐의로 자경단에 붙잡혀 봉변을 당한 것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경찰의 파업 등으로 정상적인 법적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자 자경단까지 등장한 것이다. 이런 자경단은 시민들이 다른 시민들을 처벌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브라질 월드컵은 이런 혼란 속에 개최됐고, 브라질 대표팀은 축구를 통해 국민이 하나 되기를 원하는 정치권의 열망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으로 시달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 10월 대선에 다시 나갈 예정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아에시우 네베스 제1야당 후보 등은 “패배가 너무 슬프지만 좌절하지 말고 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자”라고 말하는 등 국민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날 경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World Cup Brasil 2014]새 역사, 한 골만 더

    독일과 브라질이 팽팽하게 기 싸움을 벌이던 전반 11분.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독일의 토니 크로스가 올리자 골 지역 오른쪽에 있던 토마스 뮐러는 천천히 골 지역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마크 찬스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뮐러의 ‘한방’을 얻어맞은 브라질 수비라인은 이때부터 무기력증에 빠진 듯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전문가들은 ‘월드스타’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수비의 핵 치아구 시우바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개최국 브라질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순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토너먼트 경기에선 올라갈수록 홈팀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우호적인 홈 관중 속에서 계속 이기다 보니 팬이나 선수 모두 ‘우리는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 한방을 맞으면 힘없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선수들로선 홈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더해 주요 선수가 빠져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뮐러에게 ‘어퍼컷’을 맞으며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독일은 한 골을 넣은 뒤 “이렇게만 하면 이긴다”라는 ‘심리적 관성의 법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플레이를 하면서 7-1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는 얘기다. 뮐러는 이 한 방으로 사상 첫 2회 연속 득점왕(골든 슈 또는 골든 부트) 등극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뮐러는 이번 월드컵에서 5골을 기록 중이다. 6골을 기록하고 8강에서 탈락한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에 이어 득점 2위. 하지만 뮐러는 결승에서 1골만 기록해도 득점왕이 된다. 대회 규정상 동률이 나올 경우 도움 수가 많은 선수가 우선한다. 뮐러는 도움이 3개, 로드리게스는 2개다. 이제 만 25세인 뮐러는 두 번의 월드컵에서 10골을 기록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회 활약에 따라 이날 16골로 역대 개인 최다골을 기록한 선배 클로제의 기록도 깰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브라질은 월드컵 준결승 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6-1이었다. 4강에서 한 팀이 7골을 터뜨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개최국이 4골 차 이상으로 패한 적도 이전에는 없었다. 브라질이 A매치에서 6골 차로 패한 것도 역대 최다 타이다. 홈에서 이어간 62연승도 마감됐다. 이 밖에 브라질의 월드컵 본선 최다 점수 차 패배, 월드컵 본선 사상 브라질의 최다 실점, 월드컵 개최국의 최다 점수 차 패배, 월드컵 개최국의 최다 실점 타이 등의 기록이 새로 나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벼락스타들, 돈벼락

    ‘4500만 유로(약 619억 원)에서 8000만 유로(약 1100억 원)로.’ 지난해 5월 프랑스 AS 모나코가 포르투갈 FC 포르투로부터 4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22)를 영입하자 ‘너무 비싸게 주고 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년여 뒤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해 로드리게스가 펄펄 날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 팀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러브 콜’을 보내자 모나코는 “계약이 4년이나 남았다”며 8000만 유로를 내지 않으면 안 판다고 선언할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샛별들이 탄생했다. ‘축구 제전’ 월드컵은 선수들에게는 돈과 명예를 거머쥐는 월드스타 대열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지구촌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이유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로드리게스가 일약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로드리게스는 팀이 8강에서 개최국 브라질에 1-2로 패해 눈물을 흘렸지만 콜롬비아 사상 첫 ‘8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하며 지구촌 팬들을 사로잡았다. 환상적인 터닝슛과 감각적인 슈팅, 개인기 등을 선보이며 6골을 기록했다. 월드컵은 마감했지만 8일 현재 나란히 4골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와 독일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를 제치고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역 예선에서도 3골을 잡아 콜롬비아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본선에 올려놓았다. 전문가들은 8000만 유로는 너무 과하고 7000만 유로(약 960억 원) 정도면 타협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도 로드리게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같은 H조였던 벨기에의 ‘황금 세대’ 디보크 오리기(19·릴)도 명문 구단들로부터 손짓을 받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1골밖에 터뜨리지 못했지만 수비수를 손쉽게 따돌리고 거침없이 치고 들어가는 ‘공격 본능’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등이 낚아챌 태세다. 리버풀은 우루과이의 ‘핵 이빨’ 루이스 수아레스(27)를 바르셀로나에 뺏길 위기에 처하자 오리기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멕시코의 ‘거미 손’ 기예르모 오초아와 코스타리카의 ‘야신’ 케일러 나바스(레반테 UD), 네덜란드의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04) 등도 빅 리그 구단의 영입 대상으로 도약했다. 특히 약물 파동으로 무적선수로 있었던 오초아는 20개가 넘는 구단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어 어느 팀을 선택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World Cup Brasil 2014]우승하려면 감독도 ‘신토불이’?

    한국과 일본 등 상대적으로 축구 약소국에서는 월드컵에서 자국 감독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때마다 ‘외국 감독 영입론’이 나온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뒤 전폭적인 지원으로 4강에 오른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내세웠지만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은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을 내세워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지만 1무 2패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자국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기라는 말이 있다. 역대 단 한 번도 외국인 감독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회째인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4강에 오른 팀 사령탑이 모두 자국 출신이 됨에 따라 ‘자국 감독 우승의 역사’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개최국 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과 독일의 요아힘 뢰프 감독,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 네달란드의 루이스 판할 감독이 자국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02년 브라질에 통산 5회 우승을 안긴 스콜라리 감독이 주목받고 있다. 역대 두 번째로 2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포초 감독이 1934년 이탈리아 대회와 1938년 프랑스 대회에서 우승한 뒤 첫 도전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14승으로 브라질 출신 최다승을 거둔 스콜라리 감독은 승부차기 없이 우승하면 역대 최다인 16승(헬무트 쇤·독일)과도 타이를 이룬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비롯해 미국, 스위스 등 14개국이 ‘이방인’ 사령탑에게 운명을 맡겼고 16강까지 7팀이 올랐지만 8강에는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만 턱걸이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콜롬비아로 귀화한 호세 페케르만 감독과 콜롬비아 출신 호르헤 루이스 핀토 코스타리카 감독이 8강에 이끌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