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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에서 입시학원 일타강사의 모의고사와 같은 지문이 출제된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뒤늦게 해당 강사와 현직 교사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8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2022년 11월 수능 직후 영어 23번 문항이 논란이 됐는데도 교육부가 즉시 수사 의뢰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영어 23번 지문은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책에서 인용한 것인데, 수능 한 달 전 메가스터디의 일타강사 모의고사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나 수능 직후 이의신청이 100여 건 접수됐다. 문제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당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자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해당 일타강사는 현직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문제를 사들여 교재를 만들며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직 교사 4명 중 2023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교사들이 학원에 판 문제 중 일부가 수능 모의평가에 나온 것과 유사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에서 입시학원 일타강사의 모의고사와 같은 지문이 출제된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뒤늦게 해당 강사와 현직 교사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은 2022년 11월 수능 직후 해당 문항이 논란이 됐는데도 교육부가 즉시 수사의뢰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8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교육부가 2023학년도 수능 직후 영어 23번 문항 출제 논란에 왜 즉시 대처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영어 23번 지문은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2020년 출간한 책 ‘투 머치 인포메이션’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수능 한 달 전 입시업체 메가스터디의 일타강사 모의고사에 같은 지문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능 직후 이의신청 100여 건이 이어졌다. 수능 문제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당시 “출처만 동일할 뿐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며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약 8개월이 지난 지난해 7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해당 일타강사는 현직 교사들이 출제한 문제를 돈을 주고 산 뒤 교재를 만들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4명은 해당 강사와 거래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지만 이들 중 2023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은 없었다”고 밝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5, 6일에 이어 7일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88발의 포탄을 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한국을 겨냥해 “사소한 도발에도 즉각적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200발 넘는 포탄을 퍼부은 포격 도발 첫날인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며 일본 노토반도 대지진과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일본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낸 건 처음이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는 “민족,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무력도발 수위를 높이는 반면 일본에는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데 대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폭 강화된 한미일 3국 공조를 이간질해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7일 오후 4시부터 5시 10분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서해 NLL 이북 지역에 포탄을 발사했다. 5일과 6일 도발(60여 발) 때처럼 수십 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5일과 달리 6, 7일에는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북측 내륙 등 자기 지역을 향해 쐈기에 맞대응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6일 서해 연평도 북서쪽 개머리 진지(황해도 강령군)에서 포탄을 쐈다.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이다. 북한은 7일 도발 직후 이번 포격이 4군단에 의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4군단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핵심 부대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라는 표현을 쓰면서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북-일 대화에 대해서는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적극 비치고 있고 실제 북한과 일본이 지난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수차례 실무 접촉을 벌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를 이용해 과거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 협상을 시도했던 ‘통미봉남’ 전략처럼 일본과 직접 대화에 나서 한미일 3각 협력에 균열을 내는 ‘통일봉남’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여정은 7일 담화에서 “6일 130mm 해안포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포탄이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군은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북도서와 인접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다량의 포탄을 쏘는 등 긴장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사흘간 북한이 쏜 포탄은 최소 350발이 넘는다. 4군단 예하 수십 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이 동원됐다. 북한군이 5일에 쏜 포탄 200발 중 일부는 NLL 북쪽 7km까지 근접했다. 6일 60발의 포격이 이뤄진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이다. 이곳에서 연평도는 직선으로 불과 12km 거리다. 7일 90발 포격도 연평도 북쪽 서해 NLL 이북 해상을 겨냥해 이뤄졌다. 7일 포격 직후 북한군 총참모부는 23문의 해안포를 동원해 88발의 포탄을 쐈다고 발표했다. 군은 5일과 달리 6, 7일 북한군 포격은 남쪽이 아닌 측방이나 북한 내륙 쪽으로 향해 대응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연평도 주민을 볼모로 서해 NLL 일대의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키겠다는 저의”라며 4월 총선을 겨냥한 추가 도발을 우려했다. 서해 NLL뿐만 아니라 지상과 공중에서 연쇄적·동시다발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7일 담화에서 6일 실제 포를 쏜 게 아니라 발파용 폭약을 이용한 “기만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130mm 해안포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는 기만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거짓을 꾸며댔다”고도 했다. 군은 “남남 갈등을 노린 북한의 저급한 선동이자 상투적 수법”이라고 맞받아쳤다. 군 관계자는 “6일 포탄 궤적 등 포격 상황이 대포병 레이더 등 탐지장비에 포착됐다”며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떠보려는 수준 낮은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지진 피해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것은 최근 강화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일본의 대북 적대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한미일 삼각 협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미일 3각 공조를 약화시키고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 의사를 내비친 일본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납북자 문제 논의를 위한 북-일 간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간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북-일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8일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안을 4일 정부에 이송했다. 정부는 5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 등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 요구를 의결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 이후 이를 재가하면 정부는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심의 의결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은 이를 즉시 재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속하게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5일 한 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지 8일 만에 이뤄지는 거부권 행사다. 양곡관리법 개정안(12일), 간호법 제정안(19일), 노란봉투법 및 방송 3법(22일)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다른 사례보다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 특검 수용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민주당은 헌재 권한쟁의심판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법이라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이해 상충 소지가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입법권을 존중하고, 국민적 요구를 존중하고, 스스로 이야기해 왔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우리나라와 사회의 가치를 존중한다면 거부권 행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8일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안을 4일 정부에 이송했다. 정부는 5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 등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 요구를 의결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 이후 이를 재가하면 정부는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심의 의결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은 이를 즉시 재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의 통화에서 “신속하게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5일 한 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렇게 되면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지 8일 만에 이뤄지는 거부권 행사다. 양곡관리법 개정안(12일), 간호법 제정안(19일), 노란봉투법·방송 3법(22일)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다른 사례보다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 특검 수용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쌍특검법을 두고 “4월 총선을 겨냥한 악법”이라는 정부 여당의 기류가 반영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으로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대통령실은 별도의 사안인 만큼 분리 대응한다는 기류였다.민주당은 이날 쌍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된 직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특검 수용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통실과 정부 여당이 국회에서 특검법 통과 직후 10분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건 매우 비상식적”이라며 “법치국가에서 본인, 가족 관련 사항에서 권한 행사를 회피하는 게 상식과 법리에 맞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헌재 권한쟁의심판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법이라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이해상충 소지가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입법권을 존중하고, 국민적 요구를 존중하고, 스스로 이야기해 왔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우리나라와 사회의 가치를 존중한다면 거부권 행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해 조태용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현재 유력한 후계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 고위 당국자가 “김주애의 세습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언급한 적은 있었지만 정보당국에서 “후계자가 유력하다”란 판단을 밝힌 건 처음이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한 후 꾸준히 김 위원장과 함께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후보자는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공개 활동 내용과 예우 수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현재로서는 김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 보인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주애 외에도 성별 미상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아직 젊고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후계자와 관련해) 변수가 많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일 밤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며 윤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보내는 신년 메시지’란 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이 1일 신년사에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한 발언 등을 겨냥해 거칠게 비난한 것. 김여정은 윤 대통령에 대해 “군사력을 키우는 데 공헌한 특등 공신”이라면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진짜 안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등 다소 후하게 평가했다. 이는 전현직 대통령을 갈라치기 해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는 부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격에도 맞지 않는 북한 당국자(김여정)가 국가원수와 정부에 대해 현 상황을 왜곡하고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도 “범죄자가 선량한 시민이나 경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핑계를 대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필리핀 소농으로부터 ‘그린 바나나 가루’를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A 사의 차모 대표. 그가 창업의 꿈을 품게 된 건 2017년 이후부터였다. 당시 차 대표는 필리핀 파라셀리 지역에서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바나나를 키워서 파는 소농들이었는데, 유통업자가 부르는 헐값에 바나나를 넘기는 일이 많았다. 바나나 가격이 어떤 달은 1kg에 328원이었다가, 몇달 뒤 164원 수준으로 반값이 되는 식이었다. 소농들의 안정적 수입을 보장할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그린 바나나가루’를 만들어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떠올리게 됐다. #. 동티모르 등에서 국제 용접사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는 교육 플랫폼 B 사를 운영 중인 이모 대표. 그도 2019년 코이카 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이 대표는 봉사단에서 동티모르인들을 상대로 한 한국어능력시험 교재를 출간하는 역할을 총괄했다. 동티모르인들이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에서 일하기 위해선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을 취득해야 했던 것. 동티모르 4곳의 교육기관이 당시 개발 교재를 사용하는 등 성과를 거두자 그는 용접, 금형 기술 교육으로 눈을 돌렸다. 개발비 일부를 지원받는 코이카 리턴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는 2021년 플랫폼을 창업했고, 지난해 상반기 3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청년들의 해외 근무 경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코이카는 올해부터 ‘청년 이니셔티브’를 시행한다. 개발도상국 국제개발협력(ODA) 봉사단의 규모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2022년에는 총 144개 국가에 3402명, 지난해는 4040여 명을 파견했는데 올해부터는 봉사단원 파견 규모를 이보다 더 늘리겠다는 것. 2022년부터 2027년까지 누적 3만 명을 봉사단원 등으로 파견하겠다는 것이 코이카의 목표다. 지금까지 코이카는 파견 청년들이 1년 이상 근무하는 장기봉사단을 중점적으로 운영해왔다. 앞으론 파견 기간이 6개월 이내인 단기 봉사단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코이카는 밝혔다. 장기 봉사단과 단기 봉사단을 ‘투트랙’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코이카 관계자는 “기존 장기 봉사단은 파견국 수요가 있는 분야에 전문성과 경력을 갖춘 개별 단원을 파견하는 것”이었다며 “경력이 부족한 청년들에겐 진입 장벽이 존재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이 부족한 청년들도 (봉사단) 참여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해외봉사단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과의 학점인정제 협약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코이카는 밝혔다. 코이카는 이미 숭실대(18학점),, 용인대(12학점), 강릉원주대(12학점) 등 대학들과 협약을 맺은 상태다. 재학생이 한학기 동안 코이카의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할 경우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코이카는 해외 사무소의 청년 인턴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 사무소에서 채용 수요가 큰 일반행정, 재무회계, 홍보 등 경영 직군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과 컨설팅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이카 관계자는 “2021~2022년 2년 간 봉사단, 개발협력인재사업에 참여한 인원 중 매년 100명 이상이 국제기구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정부의 청년정책과 시대변화에 발맞춰 해외봉사단, 청년인턴 등 ODA 분야 대표 국민 참여 프로그램에 청년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글로벌 이슈 해결에 동참한 경험이 국익과 개인의 경력개발에 환원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가해자인 일본 피고기업의 돈이 처음으로 피해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제징용 피해자 고(故) 이모 씨의 유족들이 29일 “히타치조선이 법원에 맡겨둔 공탁금 6000만 원을 배상금으로 수령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 피고기업 중 한 곳인 히타치조선은 수년 전 법원에 공탁금 6000만 원을 낸 상태다. 유족들은 전날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중 공탁금 출금 청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기준으로 히타치조선으로부터 수령 가능한 배상금은 원금 5000만 원과 지연 이자 5500여만 원으로 총 1억5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공탁금을 받은 뒤 나머지 4500만 원은 올해 상반기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수령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번 공탁금은 히타치조선이 2심 판결 직후인 2019년 한국 내 자산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법원에 낸 것인 만큼, 히타치조선 측이 공탁금 회수 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불복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히타치조선의 공탁금 회수 청구권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유족들이 공탁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대법원은 담보 목적의 공탁이더라도 공탁금 회수 청구권에 대한 압류, 추심 명령 등이 확인될 경우 공탁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2017년 4월 판시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서울 등 8개 광역시·도에서 5471만8424㎡에 달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29일 해제됐다. 여의도 면적(290만 ㎡)의 18.8배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일부 부지 등도 이번 해제 지역에 포함됐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군(軍)과 협의 없이 지방자치단체 승인만으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 토지나 건축물 소유자가 보다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 다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선심성 조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일부 부지 포함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신축이 금지돼 있던 ‘통제보호구역’ 2만8005㎡, 건축 시 군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제한보호구역’ 3793만2236㎡가 해제됐다. 건축물 높이에 제한을 받는 ‘비행안전구역’ 역시 전국에서 1578만5152㎡가 해제됐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 심의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된 것. 서울에선 종로구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부지(2만7303㎡)가 통제보호구역에서 벗어났다. 이곳은 과거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2008년 당시 기무사는 경기 과천으로 이전했다. 이후 2013년 군사시설이 아닌 지금의 미술관이 세워졌음에도 일부 부지는 여전히 통제보호구역으로 남아 신규 건축물을 세울 수 없었다. 이제 이곳이 통제보호구역에서 해제된 것. 다만 이 부지는 문화재보호법상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도 해당되는 만큼 실제 건축행위가 가능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 허가가 있어야 한다. 도심 한복판인 서울 중구 정동의 옛 국방보안연구소 부지(1054㎡)는 이날 제한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이전까지는 토지주나 건물주가 건축을 할 때 군과의 협의를 무조건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지자체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는 것. 이 부지에는 서울시 평생교육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접경 지역인 강원 철원군에서는 3090만2370㎡, 강원 화천군에서는 274만5875㎡의 보호 구역이 해제됐다. 국방부는 “주민의 재산권 보장, 불편 해소 및 지역 개발을 위해 파주, 철원, 화천 같은 접경지역도 군사시설이 없고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지역은 해제 대상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 “총선용 해제” 지적도 세종 조치원비행장은 올 4월부터 ‘지원항공 작전기지’(고정익 항공기 운용)에서 ‘헬기전용 작전기지’로 변경됐다. 이에 국방부는 기존 비행안전구역은 해제하고, 기존의 5분의 1 수준(322만4342㎡)만 새롭게 비행안전구역으로 지정했다. 충남 태안군의 공군 훈련장 일대(74만2294㎡)도 건축이 금지되는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군사시설 보호구역 최소화를 통한 국민 권익 증진’을 이행하는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정부가 건물 신축·증축을 용이하게 하는 결정을 발표한 게 “총선 민심을 의식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하반기에 심의를 하는 경우 통상 연말이나 연초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결과를 발표해왔다”며 “통상적인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서울 등 8개 광역시·도에서 5471만8424㎡에 달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29일 해제됐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18.8배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일부 부지 등도 이번 해제 지역에 포함됐다.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군(軍)과 협의 없이 지방자치단체 승인만으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 토지나 건축물 소유자가 보다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 다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선심성 조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일부 부지 포함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신축이 금지돼있던 ‘통제보호구역’ 2만8005㎡, 건축시 군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제한보호구역’ 3793만2236㎡가 해제됐다. 건축물 높이에 제한을 받는 ‘비행안전구역’ 역시 전국에서 1578만5152㎡가 해제됐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 심의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된 것.서울에선 종로구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부지(2만7303㎡)가 통제보호구역에서 벗어났다. 이곳은 과거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2008년 당시 기무사는 과천으로 이전했다. 이후 2013년 군사시설이 아닌 지금의 미술관이 세워졌음에도 일부 부지는 여전히 통제보호구역으로 남아 신규 건축물을 세울 수 없었다. 이제 이곳이 통제보호구역에서 해제된 것. 다만 이 부지는 문화재보호법상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도 해당되는 만큼 실제 건축행위가 가능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 허가가 있어야 한다.도심 한복판인 서울 중구 정동의 옛 국방보안연구소 부지(1054㎡)는 이날 제한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이전까지는 토지주나 건물주가 건축을 할 때 군과의 협의를 무조건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지자체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는 것. 이 부지에는 서울시 평생교육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접경 지역인 강원 철원군에서는 3090만2370㎡, 강원 화천군에서는 274만5875㎡의 보호 구역이 해제됐다. 국방부는 “주민의 재산권 보장, 불편 해소 및 지역개발을 위해 파주‧철원‧화천 같은 접경지역도 군사시설이 없고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지역은 해제 대상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 “총선용 해제” 지적도 세종 조치원비행장은 올 4월부터 ‘지원항공 작전기지’(고정익 항공기 운용)에서 ‘헬기전용 작전기지’로 변경됐다. 이에 국방부는 기존 비행안전구역은 해제하고, 기존의 5분의 1 수준(322만4342㎡)만 새롭게 비행안전구역으로 지정했다. 충남 태안군의 공군 훈련장 일대(74만2294㎡)도 건축이 금지되는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군사시설 보호구역 최소화를 통한 국민권익 증진’을 이행하는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정부가 건물 신축·증축을 용이하게 하는 결정을 발표한 게 “총선 민심을 의식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1년에 한 번 통상 연말이나 연초에 심의를 거쳐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결과를 발표해왔다”면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고정적인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측근들에게 최근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러한 내용을 대북 휴민트(인적정보)·시긴트(신호정보) 등 복수의 첩보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 북한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국정원은 7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군은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초소를 복구하고 한때 AK-47 등 소총을 휴대하는 등 사실상 ‘JSA 전면 재무장화’ 수순에 돌입했다. 이에 군 당국은 전방 지역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 국정원, ‘김정은 지시’ 첩보 이례적 언론 공개 국정원은 이날 A4용지 1페이지 반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우리의 주요 정치 일정 등을 앞둔 내년 초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내년 4월 한국의 총선, 11월 미국의 대선 등이 이어지는 시기를 ‘정세 유동기’로 보고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 국정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첩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우리 당국이 북한 내부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 측에 알려 중대 도발을 자제하게끔 만드는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 수사 공백 우려가 나오는 만큼 북한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0대 총선(4월 13일)을 앞두고 4차 핵실험, 무인기 도발, 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한 바 있다. 2020년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4차례 발사했다. 북한이 대남 도발 작전을 지휘했던 강경파 군 간부 3인방을 올해 들어 고위직으로 복귀시킨 것도 유력한 도발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던 김영철 전 대남 담당 노동당 비서를 올해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복귀시켰다.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지휘했던 리영길과 박정천은 올 8월 각각 군 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임명했다. ● 북한군, 한때 JSA 소총 무장 김 위원장이 지시한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으론 우선 핵실험 가능성이 꼽힌다. 북한의 새 경수로에서는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 정부는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도 핵심 시설 복원이 끝났기 때문에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JSA를 비롯한 전방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고 북한의 군사행동 가능성 등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군은 JSA 초소를 복구하고 한때 AK-47 등 소총을 휴대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방성 명의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북한은 이후 JSA 내 북한군이 권총을 휴대한 바 있다. 이어 2018년 9·19합의로 비무장화한 JSA를 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전면 재무장’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년(2024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측근들에게 최근 지시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같은 내용을 자체 확보한 복수의 첩보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미국의 대선이 있는 2024년 정세 유동기를 맞아 불시에 예기치 못한 군사, 사이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첩보 사항을 공개했다. 국정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첩보 내용을 언론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당국이 북한의 내부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 측에 알려 중대 도발을 자제하는 식의 ‘경고 메시지’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 ‘대공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시한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안”으론 우선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꼽힌다. 한미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부속 시설 가동 등 새로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가동 정황을 관측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힌 바 있는데, 한미 당국 역시 일부 핵시설 가동 정황을 이미 포착해 감시·추적하고 있다는 것. 북한의 새 경수로에선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 이에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해서도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할 만큼 핵심 시설은 이미 복원이 끝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이르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미 고체연료 ICBM 실전 배치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 중 고체연료 ICBM을 실전 배치까지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북한은 앞서 18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정상 각도가 아닌 6000km 이상 고각(高角)으로 발사한 바 있다. 이는 5개월 만에 미 본토 전역을 때릴 수 있는 화성-18형을 다시 발사한 것으로 한미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정원은 과거 북한이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에 군사 도발을 벌여왔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제*차 핵실험(1월 6일), 무인기침범(1월 13일), 대포동 미사일발사(2월 7일), GPS 교란(3월 31일)을 자행했다. 2020년 21대 총선 직전인 3월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4차례에 걸쳐 발사했다. 북한이 ‘대남 도발 작전’을 지휘했던 군 간부 3인방을 최근 총참모장, 군정지도부장 등으로 복귀시킨 것도 유력한 도발 징후로 볼수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시각이다. 북한은 올 6월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지휘했던 김영철을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8월엔 DMZ 목함지뢰도발을 지휘한리영길과 박정천을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복귀시켰다. 김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당국은 북한의 군사 도발 징후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27일 당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군·군수·핵무기·민방위부문에서 전쟁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는 28일 보도했다. 김 부부장도 이달 21일 담화문을 내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정원은 “과거 북한의 행태과 최근 북한의 대남 위협 발언 수위 등을 고려할 때 연초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만큼 유관 부처와 함께 조기경보 및 대비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경찰 고위 간부인 경무관 승진 대상자에 대공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안보경찰’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도 안보경찰은 단 2명만 경무관으로 승진한 바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은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다. 경찰 안팎에선 “안보경찰에 대한 승진 홀대가 계속되면 실력 있는 경찰관들이 대공 수사 분야를 기피할 것”이라며 “결국 간첩 수사에 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경찰청이 발표한 경무관 승진 임용 예정자 31명 가운데 안보경찰 경력자는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은 치안총감과 치안정감, 치안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계급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대공 수사는 간첩 단서 포착 시점부터 실제 검거까지 길게는 몇십 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를 경찰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한 승진 불이익을 우려한 우수 인재들은 안보 수사를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간첩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경찰 안보수사단의 수장인 안보수사심의관은 대공 수사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51%)은 안보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이다. 경찰이 본청에 안보수사단을, 시도청에 안보수사대를 신설했지만 일선 경찰서 안보과 등에 있던 인력을 빼와 편입시킨 만큼 안보경찰 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일선 경찰서 안보과 41곳 중 32곳을 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안보경찰 인력은 증원되지 않았는데 국정원 대공수사 인력만 사라졌다”며 “안보경찰의 양과 질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이 내년 1월 1일부터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다. 기존 간첩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가능했던 국정원은 이제 해외 정보망 등을 통해 수사 첩보를 입수한 뒤 이를 경찰에 전달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51%)은 안보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공 수사의 중심에 설 본청 경찰 인력(142명)은 현재 국정원 대공 수사 인력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보수사국 내에 협의체를 두고 국정원 직원을 파견받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적극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 초 파견될 국정원 직원은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져 의미 있는 협업이 이뤄지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찰은 본청 안보수사단과 시도청 소속 안보수사대를 합한 안보 수사 인력을 올해 724명에서 내년 1127명으로 403명(55.7%) 증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순수 대공 수사 인력은 750여 명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특히 핵심 수사는 본청 안보수사단이 사실상 전담한다. 지금의 국정원과 같은 역할은 안보수사단 내 142명 규모의 인력이 맡는다는 것. 사정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방청 소속 안보수사대는 (간첩 수사) 지원 등의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접선 장소는 캄보디아 프놈펜.” 2018년 4월 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자주통일충북동지회’ 구성원 박모 씨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충북동지회의 또 다른 구성원인 윤모 씨를 프놈펜으로 보내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도록 하겠다는 것. 윤 씨는 정확히 3주 뒤 프놈펜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프놈펜의 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내 기념비로 향한 윤 씨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공원을 산책하듯 한 바퀴 돌았다. 이어 인파로 북적이는 시장으로 이동했다. 몇 분 뒤 윤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을 빠져나갔다. 공원에서 만난 남성도 함께였다. 행선지는 프놈펜의 한 호텔방. 윤 씨는 그곳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국가정보원 수사팀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 윤 씨와 북한 공작원의 접선 장면을 사진은 물론 동영상으로도 촬영했다. 수년간 내사 후 충북동지회를 확인해 수사를 벌였고, 이후 윤 씨의 출국 계획을 파악한 직후 캄보디아 현지의 다른 국정원 요원 등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결과였다. 수사팀이 확보한 영상 자료는 충북동지회에 대한 강제수사를 시작하는 핵심 단서가 됐다. ● 北지령 10명 중 7명, 해외서 공작원 접선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내에서 활동하는 ‘고정 간첩’ 피고인들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이나 공작금을 받는 경향은 최근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 북한의 지령에 따라 활동하는 등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최소 22명 중 14명(63.6%)은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이 피고인들의 공소장과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해외 접촉 사례가 늘면서 간첩 수사가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해외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정보 수집과 간첩 수사를 도맡던 국정원은 앞으로 ‘해외 정보 수집’만 할 수 있게 된다. 2006년 간첩 사건인 일심회 사건 등을 수사한 최기식 전 차장검사는 “일심회 사건 당시 국정원 수사팀이 주요 피의자에 대해 ‘중국 외곽 아지트에 교육을 받으러 간다’는 첩보를 확인했고, 중국에 파견된 요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해 접선 장면을 채증했다”며 “경찰과 국정원의 신속한 정보 공유가 간첩 검거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전 수사 요원 A 씨는 “국정원이 북한 공작원과의 접선 장면을 확인해도 이 정보가 곧바로 100% 경찰에 공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이 국정원의 휴민트(인적 정보) 관련 보안을 얼마나 잘 유지해 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경찰은 내년 본청에 신설할 안보수사단과 국정원 대공수사국 관계자들 간 업무협의체를 꾸려 국정원의 자문을 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가진 기존 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등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보수사단에 파견될 국정원 직원이 5명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져 제대로 협업이 될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도 “국정원 파견 인력은 연락관 정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간첩 수사 간부 절반 대공 수사 경력 3년 미만” 내사에만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한 간첩 수사를 내년부터 전담할 경찰 내부에 대공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수사관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내년에 전국 간첩 수사를 지휘할 본청·시도경찰청 소속 과장급 이상 간부 84명 중 절반 이상인 43명(51%)은 대공 수사 경력이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이 1년도 안 된 간부도 26명(31%)이었다. 신속함이 생명인 대북 지령문 암호 해독 등에서 생길 수사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5월 국정원은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직쟁의국장 석모 씨의 컴퓨터에서 ‘스테가노그라피’ 등으로 잠금 장치가 된 문서를 확보했다. 당시 국정원의 한 베테랑 수사관은 압수물인 파일에서 규칙이 보이지 않는 영문자를 확인했다. 이어 이 문자열을 한글 타자로 변환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패스워드를 발견해 암호 해독에 성공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올해에만 7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 정상 주도로 한일관계 개선이 진행돼 왔다. 17일 외교 소식통은 “현재 한일 관계는 향후 일본 정권이 바뀐다고 손바닥처럼 뒤집힐 성격이 아니다”라며 “양국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로 촉발된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했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안보협력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도 “자민당 내 어떤 지도자도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 다른 노선을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차기 총리가 누가 되더라도 현 노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민당 내 강경보수 파벌인 아베파가 최근 비자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며 타격을 입은 만큼 한일 관계 등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 발표 후 일본에 요구해 온 ‘성의 있는 호응 조치’는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기시다 내각은 10%대의 지지율로는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위한 주도권을 잡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내각을 두고 외교 성과에 매달리다 민생을 다소 소홀히 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만큼 일본 정부든 기업이든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뛰어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급락, 아베파 붕괴 위기 등 현 일본 정치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올 때 기시다 총리처럼 화답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파 위기에 대해선 “자민당 내 강경한 주장이 중구난방으로 튀어 나올 때 관리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본학)은 “일본의 국내 리더십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한국으로서는 좋다”며 “일본의 불안정한 상황이 심해지면 자칫 ‘한국 때리기’ 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적으로 이겼으니 그에 따르는 법적인 배상, 공식적인 사죄를 받고 싶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5)가 1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법원 확정 판결 이후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달 23일 이용수 할머니(95)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17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상고하지 않았고, 한국인 성모 씨가 상고장을 낸 상태다. 법원이 성 씨의 상고를 각하하면 9일자로 판결이 확정된다. 이 할머니가 승소 판결 이후 공개 장소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할머니는 대구 중구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세미나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일본은 한 마디도 잘못했다고 한 적이 없고, 그 사죄를 받기 위해 법적으로까지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당당하게 이겼으니까 거기에 따라 법적으로 배상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사과해서 한국과 일본이 친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오고 가면서 평화를 이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사전 행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박필근 할머니(95)도 “죽기 전에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두 할머니는 이날 토론에 나서는 교수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한일의 젊은이들이 평화롭게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꽃다발을 건넸다. 이날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이 할머니 등의 승소 판결 이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 등이 논의됐다.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교수와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하는 징표로 도쿄 한가운데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강제실종 실무그룹’ 의장을 지낸 백 교수는 “진정한 사과는 인권침해의 진실을 밝히고, 보상과 배상을 하고, 재발을 위한 본격적인 조처를 취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며 “가령 위안부 소녀상을 도쿄 한가운데 세우고,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기 위한 박물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본 국민들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다. 유럽인권재판소나 미주 인권 법원처럼 아시아 지역에서도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인권 침해 문제를 다룰 지역 인권법원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세미나에서 나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올해에만 7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 정상 주도로 한일관계 개선이 진행돼왔다.17일 외교 소식통은 “현재 한일 관계는 향후 일본 정권이 바뀐다고 손바닥처럼 뒤집힐 성격이 아니다”라며 “양국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로 촉발된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했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안보협력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도 “자민당 내 어떤 지도자도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 다른 노선을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차기 총리가 누가 되더라도 현 노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자민당 내 강경보수 파벌인 아베파가 최근 비자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며 타격을 입은 만큼 한일 관계 등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 발표 후 일본에 요구해온 ‘성의 있는 호응조치’는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기시다 내각은 10%대의 지지율로는 성의 있는 호응조치를 위한 주도권을 잡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내각을 두고 외교성과에 매달리다 민생을 다소 소홀히 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만큼 일본 정부든 기업이든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뛰어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급락, 아베파 붕괴 위기 등 현 일본 정치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올 때 기시다 총리처럼 화답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파 위기에 대해선 “자민당 내 강경한 주장이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올 때 관리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본학)은 “일본의 국내 리더십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한국으로서는 좋다”며 “일본의 불안정한 상황이 심해지면 자칫 ‘한국 때리기’ 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고가의 항암제 등 ‘위험분담 약제’에 대한 재평가 절차가 간소화된다. 재평가를 받는 제약사의 부담을 줄여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자문기구인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산업 기업애로 규제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13년부터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 등 60여개 약제에 대해 위험분담 제도를 시행해왔다. 이에 위험분담 약제의 경우, 다른 약제와는 달리 5년마다 비용 대비 효과성과 임상적 유용성 관련한 보건 당국의 재평가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이번 규제 개혁을 통해 약제 재평가 과정을 간소화한다. 제약사들이 재평가를 받을 때 기존 제출 자료에서 변화가 생긴 부분을 일부 수정하는 방식으로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 위험분담 약제로 10년 이상 선정됐던 치료제에 대해선 비용-효과성 평가도 간소화된다. 정부는 제약사들이 그동안 “재평가 자료를 5년 마다 만드는 것이 부담”이라고 고충을 토로한 게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환자들이 자신이 투약하는 치료제가 위험분담 약제에서 빠질까봐 재평가 때마다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도 정부의 고려 대상이 됐다. 위험분담 약제의 연간 투약비용은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20억 원에 달하는데 대체 가능한 치료제가 많지 않다. 이번 규제개선 방안에는 기업체가 품질 인증을 취득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할 경우 재인증 수수료를 10% 가량 감면해주기로 한 내용도 포함됐다. 지금까진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도 첫 인증 취득 당시와 비슷한 비용이 부과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