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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6·1지방선거 사전투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오후 6시까지 마련된 일반 유권자 투표소에는 마감 직전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후 5시경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는 26명의 시민이 줄지어 투표 순서를 대기하고 있었다. 일반 유권자 투표 마감을 15분 남겨둔 오후 5시 45분경에도 1분 사이에만 시민 14명이 잇따라 투표소를 찾았다. 주말을 맞아 친구와 놀러 나왔다가 투표했다는 서현희 씨(32)는 “본 투표일에 다른 일정이 생길까 봐 사전투표를 했다”며 “공약을 주의 깊게 보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고민하는 시민도 있었다. 공약 포스터를 정독하던 30대 남성 박모 씨는 “4년 만의 선거니 끝까지 고심하게 된다. 부동산 공약과 세금 문제를 주로 봤다”고 했다. 마감 직전까지 긴 줄이 늘어선 일반 유권자 투표와 달리, 오후 6시 반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는 한산하게 치러졌다. 일명 ‘소쿠리 투표’ 논란이 있었던 대선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확진자도 일반 유권자와 같은 투표함을 사용했다. 한강로동 주민센터에서는 확진자 투표 시작 후 30분 동안 총 3명이 투표소를 찾았다. 용산구 이촌 제1동 주민센터에서도 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 동안 12명의 확진자가 투표소를 찾아 줄을 서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용산구 서빙고동 주민센터에서는 확진자 투표가 진행된 1시간 30분 동안 단 1명의 확진자만 투표소를 찾았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 대선 확진자 사전투표 때는 약 50명이 방문해 줄을 섰는데, 이번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1명밖에 안 오더라”라며 “대선 때보다 확진자 수도 줄고, 관심도 낮아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각자 집에 있는 물품을 기증해 우크라이나 동포들을 도와주세요!” 20일 오후 경기 안산시 선일중 건물 1층에는 이 같은 문구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 모양의 포스터가 곳곳에 나붙었다. 이 학교는 2007년 제정된 법정기념일 ‘세계인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동포 돕기 사랑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선일중은 전교생 271명 가운데 100명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에서 온 고려인 출신이다. 이날 학생과 교직원, 지역주민이 기부한 옷과 마스크, 충전기 등 생활용품을 파는 바자회 부스에 행사 시작과 함께 손님이 약 150명 몰렸다. 선일중은 우크라이나 동포의 귀국을 돕기 위해 고려인 지원센터 ‘너머’에 행사 수익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2016년 우크라이나에서 온 고려인 수보티나 카밀라 양(15)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걱정된다”며 “이번 바자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회사 회식을 한 번도 안 했어요. 회식이 없는 게 어느 새 당연해진 것 같아요.” 경기 파주시 중소기업에 다니는 7년 차 직장인 이모 씨(34)는 16일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이 사라지자 일찍 귀가하게 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 회식하잔 얘기를 아무도 꺼내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각종 모임을 비대면으로 하는 등 거리 두기 당시와 비슷한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쩔 수 없이 맞이했던 변화 중 상당 부분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한 것이다.○ “꼭 모이고, 만나야 하나”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모 씨(37)는 “요즘엔 부서에서 회식을 잘 하지도 않고, 혹시 하더라도 오후 10시에는 끝낸다는 암묵적 합의가 생겼다”며 “저녁시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이른 저녁을 먹으며 회식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송모 씨(33)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저녁이 있는 삶’을 경험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회식은 점심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모임이 당연해졌다. 대학교 4학년 양윤지 씨(22)는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데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스터디는 여전히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장소를 맞추는 번거로움도 없고, 스터디 마치고 잡담하는 시간도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서울의 대학으로 통학하는 우아현 씨(25)도 “대면 모임을 하려면 학교 근처까지 가야 하는데, 길에서 버리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된다”며 “비대면 모임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늦은 밤 손님 뚝…줄어드는 심야 영업거리 두기 해제에도 일부 식당은 심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김영철 씨(39)는 “손님들이 일찍 귀가하는 습관이 들어서인지 오후 10, 11시면 대부분 집에 돌아간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오전 2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요즘은 거리 두기가 풀렸지만 오후 11시 반이면 가게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개인택시 운전을 15년째 하는 박모 씨(55)는 “지난 2년 동안 늦은 밤에 손님이 거의 없어 심야 운행을 안 했는데 주정부리는 취객을 상대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며 “요즘 손님이 늘었다지만 취객과 다시 엮이는 게 싫어 여전히 심야 운행을 피하고 있다. 주변 기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거리 두기에 적응한 시민들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쉽게 돌아가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람들이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거리 두기가 이를 가능케 한 측면이 있다”며 “상당수가 워라밸을 경험했기 때문에 회식 문화 등이 금방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회사 회식을 한 번도 안 했어요. 회식이 없는 게 어느 새 당연해진 거 같아요.” 경기 파주시 중소기업에 다니는 7년차 직장인 이모 씨(34)는 16일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이 사라지자 일찍 귀가하게 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 회식하잔 얘기를 아무도 꺼내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각종 모임을 비대면으로 하는 등 거리 두기 당시와 비슷한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쩔 수 없이 맞이했던 변화 중 상당 부분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한 것이다.●“꼭 모이고, 만나야 하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한 스타트업에 일하는 이모 씨(37)는 “요즘엔 부서에서 회식을 잘 하지도 않고, 혹시 하더라도 오후 10시에는 끝낸다는 암묵적 합의가 생겼다”며 “저녁시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이른 저녁을 먹으며 회식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송모 씨(33)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저녁이 있는 삶’을 경험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회식은 점심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모임이 당연해졌다. 대학교 4학년 양모 씨(22)는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데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스터디는 여전히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장소를 맞추는 번거로움도 없고, 스터디 마치고 잡담하는 시간도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서울의 대학으로 통학하는 우아현 씨(25)도 “대면 모임을 하려면 학교 근처까지 가야 하는데, 길에서 버리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된다”라며 “비대면 모임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늦은 밤 손님 뚝…줄어드는 심야 영업 거리 두기 해제에도 일부 식당은 심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김영철 씨(39)는 “손님들이 일찍 귀가하는 습관이 들어서인지 오후 10, 11시면 대부분 집에 돌아간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오전 2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요즘은 거리 두기가 풀렸지만 오후 11시 반이면 가게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개인택시 운전을 15년째 하는 박모 씨(55)는 “지난 2년 동안 늦은 밤에 손님이 거의 없어 심야 운행을 안 했는데 주정부리는 취객을 상대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며 “요즘 손님이 늘었다지만 취객과 다시 엮이는 게 싫어 여전히 심야 운행을 피하고 있다. 주변 기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거리 두기에 적응한 시민들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쉽게 돌아가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람들이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거리 두기가 이를 가능케 한 측면이 있다”며 “상당수가 워라벨을 경험했기 때문에 회식 문화 등이 금방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sunrise@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모처럼 어버이날 대면 면회가 가능해져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께 카네이션을 안겨 드리려고 사러 왔어요.”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만난 최모 씨(62)는 꽃바구니를 든 채 이같이 말하며 환히 웃었다. 최 씨는 “어머니가 건강하셨을 때 가장 좋아하시던 꽃이 카네이션이었는데, 이제 만나 뵙고 드릴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6일) 등 기념일이 몰린 5월을 맞아 꽃집이 오랜만에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념일에도 외부행사와 만남을 자제하던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모처럼 선물할 꽃을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 급등은 꽃 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비자 중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6일 양재 화훼공판장은 선물할 카네이션 바구니와 꽃다발을 품에 안은 이들로 북적였다. 꽃가게 앞에는 미리 주문받은 꽃다발이 가지런하게 진열돼 있었다. 다만 손님 상당수는 오른 가격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산 양모 씨(67)는 “작년에는 한 바구니가 2만 원이었는데 오늘은 3만5000원 주고 샀다”며 “부모님을 찾아뵙고 꽃다발을 안겨드리고 싶어 나왔는데 비싼 가격에 구매를 잠시나마 망설였다”고 했다. 꽃을 들여오는 경매가도 오른 탓에 상인들 표정도 밝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1∼8일 평균 카네이션 경매 낙찰가격은 한 단(20송이)에 835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6원)보다 32.2%, 2020년 같은 기간(4864원)보다 71.7% 올랐다. 이날 본보 기자가 만난 상인 10명 중 9명은 “카네이션 경매 가격이 많이 올라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화훼농가도 한숨을 내쉬는 건 마찬가지다. 전남 장성에서 화훼농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50)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름값과 자재값이 올라 온실 유지비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화훼업계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데다 유류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보고 있다.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꽃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거리 두기 해제 후 소비가 늘어난 결과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앞으로 꽃 소비가 지속되면 재배 종목을 바꿨던 농가들이 다시 꽃을 키우면서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면서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최고의 어린이날이에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가족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를 찾은 강유민 양(8·전북 전주시)은 놀이기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강 양은 “마스크를 안 쓰니 상쾌한 공기를 맘대로 마실 수 있고, 뛰어다녀도 땀이 나지 않아 좋다”고 했다. 어머니 김선미 씨(43)도 “어른들도 마스크가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했겠느냐”며 “놀이공원에서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노 마스크’ 어린이날올해 100주년 어린이날은 2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후 맞는 첫 휴일이었다. 전국 놀이공원과 동물원, 유명 관광지는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이날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선 3년 만에 대면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풍선을 들고 뛰거나 비눗방울을 불면서 뛰노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곳곳에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늘진 곳이나 벤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어른들도 많았다. 6세 딸, 4세 아들과 서울대공원을 찾은 이혜지 씨(35)는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공원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벗지 못해 답답했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공원 입구에서 풍선을 팔던 김수안 씨(74)는 “평소 주말보다 관람객이 5배 이상 많은 것 같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아이들 웃는 소리가 들리니 확실히 어린이날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도 가족 단위 인파가 몰렸다. 오후 2시경 평화의 문 광장에서는 어린이 약 100명이 자전거와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신지아 양(8·서울 송파구)은 “오늘 밖에서 처음 마스크를 벗었다. 그동안 마스크 쓰고 운동하느라 불편했는데 마스크 없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친구들과 놀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마스크 없이 킥보드를 타던 모승유 군(7·서울 강남구)도 “매일 집에만 있어 지겨웠는데 어린이날 아빠랑 나와서 놀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직은 불안”… 마스크 착용 3년 만의 ‘노 마스크’ 어린이날이었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게 아니다 보니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스럽다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공원을 둘러봤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음료수를 마실 때 잠깐 마스크를 내린 뒤 다시 착용하는 정도였다. 13세 딸, 9세 아들과 공원을 찾은 이재호 씨(43)는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어린이날에도 집 밖에 안 나갔더니 아이들이 많이 답답해했다”면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꼭 쓰고, 아이들에게도 쓰게 한다”고 말했다. 4세 딸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은 전유정 씨(33)도 “마스크를 쓴 이후 아이가 확실히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 같아 오늘도 쓰고 나왔다”며 “계속 착용하던 습관이 있어 당분간은 계속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했다.○ 춘천 레고랜드, 제주 관광지에도 ‘인파’100주년 어린이날에 맞춰 강원 춘천시에서 문을 연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종일 붐볐다. 1만여 장의 이용권이 일찌감치 매진됐는데 놀이기구 앞의 차례를 기다리는 관람객 줄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를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미니랜드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이날부터 8일까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제주도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렸다.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등 유명 관광지에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제주시 함덕해변 등 일부 해변에선 바다에 발을 담그고 이른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보였다. 한 관광객은 “그동안 아이들이 마스크 쓰고 돌아다녀서 답답해했는데,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닐 수 있어 편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감염 위험이 여전한데 마스크 벗기가 좀 꺼려져서요.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서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고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거닐던 A 씨(75)는 마스크를 쓴 채 한강을 배경으로 부인과 사진을 찍었다. A 씨는 “오늘부터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당분간 마스크는 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강공원에서 마주친 시민 대부분은 A 씨처럼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10명에 한 명도 안 됐다. 한강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조모 씨(33)는 “여자 친구가 아직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어 혹시 감염될까 걱정돼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닌다”고 했다.○ “썼다 벗었다 하느니 그냥 쓸래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2일 해제됐다. 2020년 10월 13일 이후 566일 만이다. 하지만 이날 거리에서 만난 시민 대부분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주변에는 출근하는 직장인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몰렸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잠실역에서 여의도로 출근한다는 안모 씨(34)는 “집을 나올 때만 해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출근길 직장인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안 하고 다니면 괜히 눈치가 보여 당분간 마스크를 하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이 쓰이는지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다시 착용하기도 했다.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만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불편해 그냥 쓴다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초3 딸 등굣길에 동행한 학부모 전모 씨(40)는 “아이가 ‘교실에 가면 어차피 마스크를 써야 하니 그냥 밖에서도 쓰겠다’고 해서 함께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아이도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 그런지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충남에서 서울을 찾은 김모 양(17)은 “오랫동안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그런지 마스크를 벗는 게 좀 어색하다. 같은 반 친구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8시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퇴근길이라는 직장인 최모 씨(31)는 “오늘 하루 종일 밖을 돌아다녔는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마스크를 계속 썼다. 남들이 벗을 때 같이 벗으려고 한다”고 했다.○ 기온 오르자 ‘탈(脫)마스크’ 늘어반면 등산과 산책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시민들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반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2시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산책하는 시민 50여 명 가운데 7, 8명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한 손에 마스크를 들고 가던 홍지영 씨(49)는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가 좋아 산책을 나왔다”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답답하지 않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서울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벗은 채 발걸음을 재촉하던 이일영 씨(72)는 “어제까지 숨이 가쁘더라도 주변 눈치가 보여 마스크를 벗기가 힘들었는데 이젠 눈치 안 보고 벗고 다녀도 된다”며 환영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이 영상 21도까지 오르면서 도심에서도 낮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광화문 인근에선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커피를 마시고 대화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보였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아빠, 이제 아픈 거 안 해도 되는 거야?” 경기 안양시에 사는 김모 씨(36)는 2일 오전 유치원 등원을 준비하던 딸(5)이 이렇게 묻자 “응, 아픈 건 이제 빠이빠이야”라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면 1주일에 한 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했다. 김 씨는 “아이 코를 실수로 잘못 찔렀다가 코피가 난 이후로 아이가 검사를 피해 도망 다니는 바람에 아침마다 전쟁을 치렀다”며 “오늘부터 검사를 안 해도 돼 아침 시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에 따라 2일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원격수업이 중단되고 2년여 만에 정상 등교가 이뤄졌다.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등원·등교 전 선제검사다. 지금까진 교육부 권고에 따라 매주 1회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이날부터 교육청 자율에 맡겨지면서 대부분의 학교는 선제검사 없이 등교를 허용했다.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 문성화 씨(40)는 “등교를 준비할 때 번거로움이 한결 줄었다. 아이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반면 자녀가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거나 백신 미접종 상태인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무증상 감염 학생들이 등교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승아 씨(48)는 “아직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오늘도 음성을 확인한 후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등교시켰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 체육수업이나 운동회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날 상당수 학생들은 실외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교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도 학생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23일부터는 야외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진다. 인천에 사는 학부모 우명숙 씨(43)는 “부작용이 우려돼 아이 백신을 안 맞혔는데 (마스크 해제 조치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커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아빠, 이제 아픈 거 안 해도 되는 거야?” 경기 안양시에 사는 김모 씨(36)는 2일 오전 유치원 등원을 준비하던 딸(5)이 이렇게 묻자 “응, 아픈 건 이제 빠이빠이야”라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면 1주일에 한 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했다. 김 씨는 “아이 코를 실수로 잘못 찔렀다가 코피가 난 이후로 아이가 검사를 피해 도망다니는 바람에 아침마다 전쟁을 치렀다”며 “오늘부터 검사를 안 해도 되면서 아침 시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에 따라 2일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원격수업이 중단되고 2년여 만에 정상 등교가 이뤄졌다.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등원·등교 전 선제검사다. 지금까진 교육부 권고에 따라 매주 1회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이날부터 교육청 자율에 맡겨지면서 상당수 학교는 선제검사 없이 등원·등교를 허용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문성화 씨(40)는 “등교를 준비할 때 번거로움이 한결 줄었다. 아이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반면 자녀가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거나 백신 미접종 상태인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무증상 감염 학생들이 등교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승아 씨(48)는 “아직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오늘도 음성을 확인한 후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등교시켰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서 체육수업이나 운동회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날 상당수 학생들은 실외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교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도 학생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23일부터는 야외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진다. 인천에 사는 학부모 우명숙 씨(43)는 “부작용이 우려돼 아이 백신을 안 맞혔는데 (마스크 해제 조치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커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하나.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위를 향하여 올려) 보아 주시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 생가 터에서 천도교중앙총부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행사 ‘모도가(모두가) 봄이다’가 열렸다. 어린이 대표 금강우 군(10)이 1923년 발표된 ‘어린이 해방 선언’을 읽자 현장에 모인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귀를 기울였다. 낭독을 마친 금 군은 방정환 선생 분장을 한 배우에게 안겼고 이를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금 군의 어머니 오선아 씨(41)는 “어린이 해방 선언을 들으며 아이 입장을 생각 않고 꾸짖었던 일이 생각나 반성했다”고 했다. 낭독 후 참가자 약 500명은 타악기 퍼포먼스팀의 연주에 발맞춰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천도교 중앙대교당까지 행진했다. 1922년 5월 1일 ‘천도교소년회’가 일제의 방해 공작 속에서 첫 어린이날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서 벌였던 선전을 재현한 것. 일제강점기 “천대받는 어린이를 사람대접 하자”는 운동을 펼쳤던 방 선생은 1922년 5월 1일 자신이 조직한 ‘천도교소년회’ 창립 1주년 기념일에 다른 어린이운동 지도자들과 함께 ‘어린이의 날’을 만들었다. 어린이날 행사는 일제의 탄압이 거세지며 1938년부터 중단됐다가 광복 후 재개되면서 날짜가 5월 5일로 바뀌었다. 여덟 살 아들과 함께 행진에 참여한 윤재숙 씨(47)는 “어린이날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는 행사라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100년 전 어린이날 제정 당시 동아일보는 ‘10년 후 조선을 생각하라’는 제목으로 첫 행사를 보도했다. 1925년에는 어린이날 특집 호외를 냈다. 이재선 천도교청년회 회장은 “동아일보는 어린이 운동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줄곧 어린이와 함께해 왔던 언론”이라고 평가했다. 행진 후 이어진 기념식에선 역사 어린이 합창단 공연 등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국악인 박애리 씨는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날은 어린이만을 위한 날이 아니라, 모두의 명절’이라고 했다”며 “‘늘 새로워지는 사람이면 모두 어린이’라고 하셨던 방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김정옥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이사장(75·건국대 명예교수·사진)이 사재 60억 원을 모교인 이화여대에 기탁했다. 이화여대는 “김 이사장이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기부금을 전해왔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다양한 문화, 학술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문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김 이사장이 이화여대에 장학금과 발전기금 등으로 기부, 후원한 금액은 이번 기부를 포함해 총 80억여 원에 이른다. 김 이사장은 1969년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1979∼1983년 전북대 사범대 독어교육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2001년까지 건국대 독어독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어머니 김희경 여사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설립한 재단의 제2대 이사장으로 2010년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후속 세대가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나눔을 실천하는 인재로 성장하기 바란다”며 “학생들이 수준 높은 문화의식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리더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이화여대를 통해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 논문 공저 등의 인연이 있는 이 대학 교수 6명이 정 후보자 자녀의 2017, 18학년도 의대 편입 전형에 평가위원으로 11회 참여해 평가위원 중 최고점을 8회 준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 자료와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존에 최고점을 준 것으로 나타난 구술 전형 외에도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교수 3명이 후보자 자녀에게 최고점을 준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A 교수는 정 후보자 딸 정모 씨(29)의 2017학년도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30점 만점에 각각 28점과 29점을 줬다. 이 점수는 딸 정 씨가 각각의 전형에서 평가위원으로부터 받은 점수 가운데 가장 높다. A 교수는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으로 2012년 동문회 임원에 함께 취임했다. 역시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으로 논문을 공동 집필한 이력이 있는 B 교수와 C 교수는 각각 아들 정모 씨(31)의 서류 전형(2018학년도)에서 29점(30점 만점), 딸 정 씨의 서류 전형에서 28점 최고점을 줬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자녀의 의대 편입 과정에서 후보자 본인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면서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가 신속히 이루어지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축제에 오니) 이제야 대학생이 된 것 같아요.” 2020년 경희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수현 씨(21)는 1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거의 동시에 입학한 탓에 그동안 대학 축제를 즐겨 본 적이 없었다. 이날 경희대 총학생회가 ‘본관 벚꽃 문화제’라는 명칭으로 2019년 5월 이후 3년 만에 처음 봄 축제를 개최하자 친구와 함께 캠퍼스를 찾았다. 김 씨는 “입학 뒤 거의 비대면 수업만 듣다 보니 학교에 오고 싶었다. 축제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걸 보니 이제야 진짜 대학 캠퍼스 같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듯”코로나19 사태 탓에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거나 비대면으로만 개최됐던 대학가 봄 축제가 3년 만에 돌아오고 있다. 최근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지침 완화에 따라 대학가의 ‘위드 코로나’에 차츰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취재진이 11일 서울의 대학 중 12곳의 축제 개최 여부를 확인해 보니 6곳이 이미 축제를 열었거나 5월까지 봄 축제를 열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지난달 성균관대가, 이달 경희대가 축제를 열었고 다음 달에는 서울대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중앙대 등이 축제를 열 예정이다. 오경현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22)은 “2020년 이후 입학한 학생들이 대학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쉬워 (논의 끝에) 축제를 열기로 했다”며 “학생들 역시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이날 낮 12시 경희대 본관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동아리 공연이 시작되자 학생 등 200여 명이 모여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박수를 쳤다. 경희대 행정학과 1학년 공선진 씨(19)는 “처음 축제를 경험하니 ‘청춘이 이런 거구나’ 싶다”라며 “방역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대학다운 분위기를 느끼도록 축제를 개최한 건 잘한 일”이라고 했다. 봉건우 경희대 총학생회장(24)은 “캠퍼스에서 축제를 즐기는 학우들을 보니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며 “지역 주민들도 축제 현장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방역 지침 준수 여부 모니터”축제 주최 측은 행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현행 거리 두기 지침상 대학 축제에는 299명까지 모일 수 있다. 한양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정해진 인원 이상 모이지 않도록 지도하고, 지정된 곳에서 음식을 먹도록 하는 등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잘 살필 것”이라며 “축제 규모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줄일 방침”이라고 했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서울시립대 등은 향후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하며 대면 봄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축제 준비위원회에서 대면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투표율이 미달돼 총학생회 구성이 무산됐다”며 “이달에야 총학생회가 정식으로 선출돼 대학본부와 축제 개최를 협의 중”이라고 했다. 홍익대 관계자 역시 “이달 말 총학생회가 구성되면 관련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병원에서 하는 신속항원검사도 5000원인데, 자가검사키트 하나에 6000원이 말이 되나요?” 광주에 사는 대학원생 정모 씨(25)는 자가검사키트 구입에 지난달에만 8만 원을 썼다. 아직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쓰는 정 씨에겐 큰 부담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십만 명씩 나오다 보니 자가검사를 자주 할 수밖에 없다. 정 씨는 “공급이 안정됐다고 하는데 언제쯤 가격이 떨어질지 모르겠다. 당분간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검사는 계속할 생각”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가격을 개당 6000원으로 지정한 조치가 5일 해제되면서 약국과 편의점에서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날 동아일보가 서울 시내 약국과 편의점 10곳을 취재한 결과 기대와 달리 판매점 모두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약사와 편의점 직원들은 “아직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이 안 내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납품 가격 때문이다. 약국·편의점에 들어오는 가격이 낮아져야 판매 가격도 내리는데 아직 납품 가격은 종전 수준(3000원 내외)이다. 인건비와 마진도 고려해야 하는데 “손해를 보면서 팔 수는 없지 않으냐”는 게 판매점의 하소연이다. 또 병원에서 회당 5000원을 내고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늘면서 구매 수요도 줄었다. 찾는 사람이 적으니 가격 조정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남은 재고는 정부에 반품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손해 볼 일도 없다. 서울 마포구에서 약국을 하는 정모 씨(65)는 “다른 판매처에서 얼마에 파는지 좀 더 지켜본 후 필요하면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과 소득이 적은 고령층, 장애인, 학생 등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직장인 이호진 씨(31)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와 달리 자가검사키트는 양성이 나와도 확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가격이 더 비싼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판매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올 2월 사재기를 막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제한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급이 안정된 만큼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앞으로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판매 규제 해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정부가 4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제를 ‘최대 10인, 밤 12시’로 완화하자 자영업자들은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인다”며 반겼다. 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57)는 이날 “호프집 특성상 모임 2, 3차로 찾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으로 타격이 컸다”면서 “지금처럼 확진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선 밤 12시까지 영업을 허용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66)도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기분”이라며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매출과 손님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기존 ‘8인까지’에서 ‘10인까지’로 확대하고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에서 ‘밤 12시까지’로 늘렸다. 이 지침은 17일까지 적용된다. 직장에서는 회식이 부활하고 있다. 회사원 황모 씨(35)는 “이제 부서 회식 약속도 하나둘씩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그동안 숨죽였던 대학가 상권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성북구 안암역 인근에서 식당 겸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 씨(3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황폐해진 대학가에도 새로 입점하는 가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대한 시민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대학생 김수현 씨(24)는 “식당 영업시간이 짧아 아쉬웠는데 2주 후에는 제한을 해제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이다원 씨(26)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샤이 오미크론’ 감염자도 적지 않고 새 변이가 확산될 수도 있다. 거리 두기 완화는 성급한 조치”라며 우려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오후 12시, 최대 10인’으로 완화한 4일 자영업자들은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반겼다. 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57)는 이날 “호프집 특성상 모임 2, 3차로 찾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으로 타격이 컸다”면서 “밤 12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것이 (방역과 거리두기의) 적당한 타협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66)도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기분”이라며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매출과 손님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기존 8인까지에서 10인까지로 확대하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밤 12시로 늦췄다. 이 지침은 17일까지 적용된다. 직장에서는 회식이 부활하고 있다. 회사원 황모 씨(35)는 “이제 부서 회식 약속도 하나둘씩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차제에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그동안 숨죽였던 대학가 상권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성북구 안암역 인근에서 식당 겸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 씨(37)는 “(코로나19로) 황폐해진 대학가에도 슬슬 새로 입점하는 가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대학생 김수현 씨(24)는 “(코로나19 정점이 지났다는데) 이제 거리두기가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면서 “식당 영업시간이 짧아 아쉬웠는데 2주 뒤에는 제한을 해제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이다원 씨(26)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샤이 오미크론’ 감염자도 적지 않은데다, 새 변이가 확산할 수도 있다”면서 “거리두기 완화는 성급한 조치”라고 우려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전혜진 기자sunrise@donga.com}

‘CJ온스타일’ 등 일부 홈쇼핑 업체들이 자동응답시스템(ARS)에 타인의 전화번호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그 사람의 주소를 알려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측은 ‘고객 편의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범죄 악용 소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하순 A 씨는 CJ온스타일로부터 ‘영양제가 주문됐으니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대금을 입금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주문을 한 적 없었던 A 씨가 확인해 보니 이 홈쇼핑은 ARS 주문 시 ‘무통장 입금 결제’를 선택하고 전화번호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집 주소를 알려주고 있었다. A 씨는 지난달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소가 너무 간단하게 유출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1일 기자가 CJ온스타일 ARS 주문을 시도하며 지인의 생년월일과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자 3분도 안 돼 지인의 이름과 집 주소가 나왔다. 주소는 ‘보이는 ARS’를 통해 휴대전화 화면에도 떴다. 국내 주요 홈쇼핑 업체 가운데 CJ온스타일 외에 GS홈쇼핑,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확인됐다. 다른 업체들은 같은 방식으로 ARS 주문을 했을 때 주소지 입력 링크를 보내 배송지를 직접 입력하게 하거나(현대홈쇼핑), 전화를 건 사람이 주소지를 말하게 하고 녹음해(롯데홈쇼핑) 제3자가 주소를 쉽게 알아낼 수 없게 했다. 이 같은 지적에 CJ온스타일 측은 “고객 편의 차원에서 생년월일과 전화번호만으로 본인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ARS 주문의 경우 중장년층이 많이 사용해 인증 절차를 더 간단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소지가 크고, 범죄 악용 우려도 있다”며 “단말기 인증 등 복합 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 역시 “정보가 유출되지 않게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법 조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7일부터 주소지 입력 링크를 주문자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46)는 최근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같은 반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임교사에게 “우리 아이가 걱정되니 해당 학생의 등교를 막아줄 수 없느냐”고 문의했다. 교사는 “담임이 등교 여부를 정할 수 없다”며 “정부 지침상 해당 학생은 등교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씨는 기자에게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늘고 있다는데 가족이 확진되면 최소 2, 3일간은 경과를 지켜보고 등교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교육부가 14일부터 동거 가족의 코로나19 확진 시에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학생의 등교를 허용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매일 급식 같이 먹는데…”교육부는 동거인 확진 시 학생 본인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병·의원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등교할 수 있게 했다. 가족 확진 기준으로 6, 7일 차에 신속항원검사를 한 차례 더 받으라고 권고하지만 검사받지 않아도 계속 등교할 수 있다. 상당수 학부모는 불안을 호소한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초등생 학부모 최진숙 씨(40)는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꽤 되는 걸로 안다”면서 “매일 한 교실에서 급식을 같이 먹는데, 우리 아이도 감염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19일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잠복기일 수 있는데 등교하도록 하는 건 성급하다. 부모가 알아서 학교에 안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가족 확진 학생의 등교를 막을 수 없느냐’는 일부 학부모의 항의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교사도 적지 않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5∼21일) 동안 신규 확진된 유치원생 및 초중고교생은 전국에서 약 38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돌봄 부담이 큰 경우 ‘등교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초등생 자녀를 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 후 등교시켰다”며 “주변에 전파시킬 수 있다는 걱정은 있지만 몸이 아픈 상황에서 아이까지 데리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썼다.○ “학원비 냈는데 왜 못 오게 하나”학원도 비슷한 민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영어학원 강사 최모 씨(27)는 “최근 가족이 확진된 학생이 같은 반에 있다는 걸 왜 알리지 않았냐며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통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대로 등원을 중지시켰다가 항의를 받기도 한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동거 가족 확진 학생의 등원을 중지시켰더니 ‘학교도 가는데 학원비까지 받아놓고 왜 못 나오게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져 진땀을 빼고 있다”고 했다. 학교와 달리 학원은 정부 지침이 따로 없어 대처 방안도 제각각이다. 동아일보가 27일 수도권 학원 22곳에 동거 가족 확진 학생의 등원 여부를 물었더니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일 경우 등원 가능이 6곳 △3, 4일간 등원 제한 및 온라인 수강 권장이 13곳 △일주일 이상 등원 불가능이 3곳이었다. 전문가들은 동거 가족 확진 학생의 등교를 막을 수 없다면 관리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의 30∼40%가 가족 간 감염”이라며 “동거 가족 확진 학생의 경우 신속항원검사를 최소 2일에 1번 정도는 하면서 등교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능하다면 적어도 일주일가량은 급식 공간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46)는 최근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같은 반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임교사에게 “우리 아이가 걱정되니 해당 학생 등교를 막아줄 수 없느냐”고 문의했다. 교사는 “담임이 등교 여부를 정할 수 없다”며 “정부 지침 상 해당 학생은 등교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씨는 기자에게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늘고 있다는데 가족이 확진되면 최소 2, 3일 간은 경과를 지켜보고 등교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교육부가 14일부터 동거인의 코로나19 확진 시에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학생의 등교를 허용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매일 급식 같이 먹는데…”교육부는 동거인 확진 시 학생 본인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병·의원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등교할 수 있게 했다. 가족 확진 기준으로 6~7일차에 신속항원검사를 한 차례 더 받으라고 권고하지만 받지 않아도 계속 등교할 수 있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초등생 학부모 최진숙 씨(40)는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꽤 되는 걸로 안다”면서 “매일 한 교실에서 급식을 같이 먹는데, 우리 아이도 감염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19일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잠복기일 수 있는데 등교하도록 하는 건 성급하다. 부모가 알아서 학교에 안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가족 확진 학생의 등교를 막을 수 없느냐’는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교사도 적지 않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졌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5~21일) 동안 신규 확진된 유초중고생은 전국에서 약 38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돌봄 부담이 큰 경우 ‘등교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초등생 자녀를 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 후 등교시켰다”며 “주변에 전파시킬 수 있다는 걱정은 있지만 몸이 아픈 상황에서 아이까지 데리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썼다.“학원비 냈는데 왜 못 오게 하나”학원도 비슷한 민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영어학원 강사 최모 씨(27)는 “최근 가족이 확진된 학생이 같은 반에 있다는 걸 왜 알리지 않았냐며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통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대로 등원을 중지시켰다가 항의를 받기도 한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동거가족 확진 학생의 등원을 중지시켰더니 ‘학교도 가는데 학원비까지 받아놓고 왜 못 나오게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져 진땀을 빼고 있다”고 했다. 학교와 달리 학원은 정부 지침이 따로 없어 대처방안도 제각각이다. 동아일보가 27일 수도권 학원 22곳에 동거가족 확진 학생의 등원 여부를 물었더니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일 경우 등원 가능이 6곳 △3, 4일간 등원 제한 및 온라인 수강 권장이 13곳 △일주일 이상 등원이 불가능이 3곳이었다. 전문가들은 동거가족 확진 학생의 등교를 막을 수 없다면 관리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의 30~40%가 가족 간 감염”이라며 “동거가족 확진 학생의 경우 신속항원검사를 최소 2일에 1번 정도는 하면서 등교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능하다면 적어도 일주일가량은 급식 공간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손대지 마세요.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펜스를) 설치하지 말라니깐요!” 25일 오후 10시경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에선 고성이 터져 나왔다. 골목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굴착기 앞을 상인 20여 명이 막아서며 고함을 질렀고, 이어 성동구에서 고용한 용역직원 90여 명이 이들을 떼어 놓으려 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상인-구청 한밤 충돌, 4시간 만에 일단락 성동구와 상인들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19일 먹자골목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부터다. 당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점포 8개가 전소됐다. 성동구는 먹자골목 전체가 무허가인 만큼 화재를 계기로 철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인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상인들은 “성동구의 기습 점포 철거를 막겠다”며 자비로 먹자골목 주변에 펜스를 설치했다. 그런데 25일 성동구 측 용역직원들이 “안전상 문제가 있으니 구 차원에서 펜스를 설치하겠다”며 굴착기를 앞세워 들어오다가 충돌이 빚어진 것. 상인들은 ‘안전상 문제’는 구실일 뿐 구 측에서 상인들의 펜스를 철거하고 기회를 봐 점포 철거까지 감행하려는 의도라며 필사적으로 맞섰다. 성동구 측은 26일 오전 2시경 상인들의 펜스 위에 펜스를 덧대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을 붙이고 떠나면서 4시간의 긴박한 대치 상황이 끝났다. 이 과정에서 팔과 손가락 등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상인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국공유지 점거한 무허가… 당분간 갈등 지속될 듯 대치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성동구와 상인들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장동 먹자골목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정부가 마장동 소 도축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있던 무허가 점포를 현재의 국공유지로 몰아내면서 조성됐다. 성동구 측은 “무허가인 만큼 상인들과 합의해 대체 부지를 찾을 예정”이라며 “(이전 후) 공공시설과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시민들에게 땅을 돌려 달라’는 주민 민원이 이어지는 것도 성동구 측에는 부담이다. 반면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상인 A 씨는 “40년 가까이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온 만큼 철거 대신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