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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YS 분향소 찾은 무라야마 “흉금 터놓고 교류…기억에 남는 대통령”

    주일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 일본 유력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낮 12시 40분. 일본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주일 한국대사관 입구에 택시가 서더니 남색 모자를 쓰고 길고 하얀 눈썹이 인상적인 노인이 내렸다. 1995년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발표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1) 전 총리였다. 그는 모자를 벗고 대사관 1층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서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조문을 마친 무라야마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분”이라며 “흉금을 터놓고 교류할 수 있었고 얘기도 잘 통했던 매우 기억에 남는 대통령”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도 집으로 초청해 같이 식사를 하곤 했다”며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공감하며 인간적으로 사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 시간 전에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일본 총리가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재임 시절이던 1993년 11월 경주에서 김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호소카와 전 총리는 “바로 지금 같은 계절이었는데 (경주의) 단풍이 매우 아름다웠다”며 “격식을 차리지 않고 매우 인상에 남는 분이었다. 식사를 같이 하면서 여러 번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이켰다. 그는 “그렇게 건강하셨던 분이었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다시 뵙지 못해 안타깝다”며 “당시에는 한일 관계도 좋았는데 지금과 비교해 보면 옛날 얘기 같다. 양국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분향소에는 그 밖에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 일본 정치인들과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외교 사절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전날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가 예고 없이 분향소를 찾아 대사관 직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6일 영결식에 조문 사절로 누카가 회장을 파견할 방침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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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바 “영원한 정권은 없다”… 차기대권 도전 선언

    ‘포스트 아베’를 향한 일본의 대권 경쟁이 본격화된 것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대 라이벌로 꼽혀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지방창생담당상이 24일 도쿄(東京)에서 해외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세계 각국 특파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시바 지방창생상은 아베 총리를 향해 ‘돌직구’부터 던졌다. 그는 “어느 정권도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정권이 바뀔 때를 준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자민당의 책임”이라며 자신이 9월에 파벌을 결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이날 대놓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은 아베 총리가 이미 연임에 성공해 “당내에서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또 “올해 안전보장법제를 충실하게 한 것에는 큰 의미가 있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식과 괴리가 있다”며 “아베노믹스 효과로 경제가 긴 침체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시바 지방창생상은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에게 앞서고도 국회의원만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역전패했다. 이후 자민당 간사장을 맡아 각종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당내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 아베 총리는 ‘잠재적 라이벌’인 그를 내각 각료로 끌어들여 발을 묶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후보로 나선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에는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재선을 확정한 이후 곧바로 ‘스이게쓰카이(水月會)’라는 파벌을 결성했다. 현재 의원 20명이 참가해 자민당 8개 파벌 중 6번째이다. 그는 돗토리 현 지사와 자치상 겸 국가공안위원장을 지낸 이시바 지로(石破二郎)의 장남으로 부친을 여읜 뒤인 1986년 정계에 입문했다. 일본에서는 드문 기독교 신자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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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大 ‘CyKor’ 亞太해킹대회 우승

    21일과 22일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구 행사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해킹대회 ‘트렌드마이크로 CTF 아시아태평양 & 저팬 2015’에서 고려대 해킹팀이 우승했다. 글로벌 보안 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9월에 열린 예선을 통과한 화이트 해커(선의의 해커) 10팀이 참석했다. 온라인 예선에서 29개국에서 참석한 881팀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이들이다. 고려대의 해킹 동아리 CyKor는 이번 우승으로 100만 엔(약 940만 원)의 상금과 함께 다음 달 대만에서 열리는 글로벌 대회 ‘HITCON CTF FINAL 2015’ 결승 진출권을 획득했다. 우승 팀 멤버 한 명(20)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도 해킹 기술을 연구해 졸업 후에는 보안회사를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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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야스쿠니신사 화장실서 “쾅”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東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경내에서 23일 폭발물이 터졌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일본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NHK 등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가 도쿄 소방청에 접수된 시간은 이날 오전 10시경. 남문 근처의 한 빌딩 공사 현장의 경비원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10시경 신사 쪽에서 한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꽤 소리가 커서 놀랐다.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신사 남문 부근에 있는 남자 공중화장실에서 폭발 흔적이 발견됐다. 건전지 전선 시계 등 시한폭탄의 부품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물건들이 현장에서 발견됐으며 건전지 케이스에 그을린 흔적이 있었다. 일본 언론들은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해 철제 파이프 4개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파이프에는 도화선과 비닐관 등이 붙어 있어 외견상 기폭장치와 비슷했다. 교도통신은 “천장에 가로세로 30cm가량의 구멍이 있었지만 폭발로 생긴 것은 아니며 인위적으로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신사 인근 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NHK는 “폭발 직전 현장 방범 카메라에 종이 쇼핑백을 든 의심스러운 남성이 화장실을 떠나는 모습이 찍혔다”고 전했다. 이날은 일본의 공휴일(근로감사의 날)인 데다 오전 10시부터 야스쿠니신사에서 추수감사제가 열리고 있어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신사를 방문 중이었다. 하지만 폭발 당시 화장실에 사람이 없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사 측은 사고 후에도 예정대로 제사를 진행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七五三) 참배’ 접수는 중단했다. 경찰은 현장 근처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통행을 제한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2011년 12월에는 중국인 류창(劉强) 씨가 신사의 문에 화염병을 던졌고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인 남성이 경내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2013년에 인화성 물질을 소지한 채 야스쿠니 경내에 숨어들었다 붙잡힌 한국인도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남문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고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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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소녀상 철거 요구는 위안부 해결의지 없는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언론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서 문제 해결을 바라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화비(소녀상) 철거 같은 조건을 내걸 경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해결 논의가 한 발자국도 진전될 수 없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사진)는 2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에 있는 재일한국YMCA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를 두고 국장급 협의가 9차례나 진행됐음에도 진전이 없었던 것은 최고 책임자인 아베 총리가 입장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관련 범죄 인정 및 사죄, 배상 등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만든 것도 아니고 정대협의 것도 아니다. 책임을 다하면 나머지는 피해자의 몫”이라며 “이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잘못한 측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사죄하고 피해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시점에 주한 일본대사가 그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하면 세계는 폴란드 유대인 학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를 떠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이날 4시간에 걸쳐 강연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강연 및 기자회견은 일본의 시민단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이 주최했다.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지식인과 언론인 및 일반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70여 명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 대표는 아베 총리를 향해 “총리 관저 주변의 목소리만 듣지 말라”며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노력해 온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번에야말로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생존한 피해자 47분 중 불행히도 이성적 대화가 가능한 분은 30명 정도이며 나머지 17명은 병원에서 기억이 지워지거나 의식 없이 누워 계신다”며 “한 분이라도 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을 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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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몽” “굴욕적 패배”… 日 언론 대서특필

    일본 언론은 20일 전날 자국 야구 대표팀 ‘사무라이 저팬’이 한국 대표팀에 9회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을 두고 ‘악몽’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서특필했다. 주요 스포츠지는 1면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과 이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본 벤치의 사진을 대조해 실으며 ‘굴욕적 패배’라는 제목을 뽑았다. 비난은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교체한 고쿠보 히로키 감독에게 집중됐다. 산케이스포츠는 고개 숙인 고쿠보 감독의 사진을 1면에 싣고 ‘저의 실수’라는 그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기사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 앞에서 충혈된 눈으로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스포츠 호치도 고쿠보 감독의 고개 숙인 사진을 싣고 ‘계투 미스’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고쿠보 감독이 한 일(一)자로 입을 다문 채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을 지켜봤다”고 썼다. 주요 일간지들도 스포츠면에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신설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 등극을 맹세한 ‘사무라이 저팬’이 숙적 한국을 상대로 ‘너무도 잔혹한 역전패’를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이로운 끈기’라는 중간 제목을 달고 한국 팀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투수 7명의 계투로 끈기 있게 싸웠다”며 한국 팀의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이날 도쿄돔에는 4만238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가득 찼을 경우 4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빈자리가 없었던 셈이다. TBS가 중계한 경기 시청률은 간토(關東) 기준으로 25.2%에 달해 프리미어12 경기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일본시리즈 시청률(10% 안팎)은 물론이고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25) 복귀전(23.2%)보다 높은 시청률이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일본이 리드하고 있던 8회말 상황에서 기록한 32.2%였다. 한국에서도 비슷했다. SBS가 방영한 준결승전 중계 시청률은 평균 1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대호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린 9회초 최고 시청률은 23.2%까지 올랐다. 앞서 8일 한국이 일본에 5-0으로 패했던 개막전 시청률은 8.8%였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프랑스 파리 테러의 영향으로 준결승 경기가 경찰 당국의 엄중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폭발물 설치를 우려해 구장 내의 코인로커를 봉쇄했고, 주변의 일부 휴지통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소지품 및 신체검사도 평소 이상으로 엄격하게 실시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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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한일전 日 반응은…“사무라이 재팬, 충격 역전패” 대서특필

    일본 언론은 20일 전날 자국 야구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이 한국 대표팀에 9회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을 두고 ‘악몽’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서특필했다. 주요 스포츠지는 1면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과 이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일본 벤치의 사진을 대조해 실으며 ‘굴욕적 패배’라는 제목을 뽑았다. 비난은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교체한 고쿠보 히로키 감독에게 집중됐다. 산케이 스포츠는 고개 숙인 고쿠보 감독의 사진을 1면에 싣고 “저의 실수”라는 그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기사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시합 후 선수들 앞에서 충혈된 눈으로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포츠 호치도 고쿠보 감독의 고개 숙인 사진을 싣고 ‘계투 미스’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고쿠보 감독이 입을 한 일(一)자로 다문 채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을 지켜봤다”고 썼다. 주요 일간지들도 스포츠 면에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신설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을 맹세한 ‘사무라이 재팬’이 숙적 한국을 상대로 ‘너무도 잔혹한 역전패’를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이로운 끈기”라는 중간 제목을 달고 한국 팀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투수 7명의 계투로 끈기 있게 싸웠다”며 한국 팀의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이날 도쿄돔에는 4만238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가득 찼을 경우 4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빈 자리가 없었던 셈이다. TBS가 중계한 경기 시청률은 간토(關東) 기준으로 25.2%에 달해 프리미어12 경기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일본시리즈 시청률(10% 안팎)은 물론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피겨 스케이팅의 아사다 마오(25) 선수의 복귀전(23.2%)보다 높은 시청률이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일본이 리드하고 있던 8월 말 상황에 기록한 32.2%였다. 한국에서도 비슷했다. SBS가 방영한 준결승전 중계 시청률은 평균 1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대호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린 9회 초 최고 시청률은 23.2%까지 올랐다. 앞서 8일 한국이 일본에 5대 0으로 패했던 개막전 시청률은 8.8%였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파리 테러의 영향으로 준결승 경기가 경찰 당국의 엄중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폭발물 설치를 우려해 구장 내의 코인로커를 봉쇄했고, 주변의 일부 휴지통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소지품 및 신체검사도 평소 이상으로 엄격하게 실시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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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꿈, 다시 날다

    11일 오전 9시 20분. 일본 중부 아이치(愛知) 현의 나고야(名古屋) 공항. 미쓰비시항공기에서 제작한 길이 35.8m의 소형 제트기 MRJ(Mitsubishi Regional Jet)의 바퀴가 천천히 구르자 활주로 근처에 모여 있던 관람객 500여 명이 탄성을 질렀다. 비행기는 천천히 방향을 바꾼 뒤 속도를 냈고 15분 뒤 굉음을 울리며 날아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이 묶여 있던 일본 항공 산업이 세계 시장으로 비약하는 순간이었다. 이 항공기의 이륙으로 일본은 바로 214억 달러(약 25조 원)에 달하는 세계 중형 항공기 제조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1512억 달러(약 175조 원)의 대형 항공기 시장도 넘보게 됐다. 이날 일본 석간신문들은 일제히 MRJ 시험비행 소식을 1면에 실었다. 미쓰비시항공기는 전용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시험시행 상황을 중계한 뒤 동영상 사이트에 영상을 올렸는데 3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고 한다. 민간여객기 개발은 일본의 오랜 꿈이었다. 일본은 2차대전 당시 제로센 등 군용기를 연간 2만5000여 대씩 생산했지만 패전 후 일본을 통치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항공기 관련 사업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후 일본은 민항기 쪽으로 방향을 돌려 1962년 민항기 YS11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객기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일본 하늘에 국산 비행기를’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1973년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일본은 미국과 공동으로 군용기를 개발하고 부품 산업을 발전시키며 기회를 엿봤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축적됐다고 판단되자 다시 민간여객기 사업자를 공모했고 미쓰비시중공업이 여기에 응해 2008년부터 개발에 나섰다. 정부도 수천억 원을 지원했고 도요타자동차도 출자하는 등 민관의 자원이 총동원됐다. 도전은 쉽지 않았다. 시험비행은 2011년부터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5차례나 미뤄졌고 개발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아사히신문은 “현재까지 3000억 엔(약 2조8000억 원)에 가까운 개발비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패전의 그림자를 지우고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된 MRJ는 70인승과 90인승 두 종류이며 최대 운항거리가 3400km다. 대당 가격은 90인승의 경우 4730만 달러(약 550억 원)인데 이미 전일본공수(ANA) 등으로부터 407대를 수주한 상태다. 현재 시가만으로도 22조3850억 원어치를 주문받은 셈이다. MRJ가 진입하는 중형기 시장은 브라질 엠브라에르와 캐나다의 봄바디어가 양분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등도 진입을 시도 중이다. 미쓰비시는 “소음을 경쟁사보다 40%가량 줄였고 연료비도 20% 이상 줄였다”며 향후 20년 동안 5000대가량으로 예상되는 중형 항공기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민항기 시장은 2012년 기준으로 1815억 달러(약 210조 원)에 달하며 2021년에는 2804억 달러(약 32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은 ‘꿈을 실은 부활의 날개’(요미우리신문), ‘꿈의 날개 창공을 날다’(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의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나고야 공항 주변 주차장 등에는 휴가를 내고 찾은 직장인 등 1000여 명이 모여 카메라와 망원경을 들고 비행을 지켜봤다. 마이니치신문은 “MRJ는 일본 기업들이 항공기 산업에서 하청 입장을 벗어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보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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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세 아키히토 일왕 건강이상설

    지난달 25일 일본 도야마(富山) 현 이미즈(射水) 시에서 열린 ‘제35회 전국 풍요로운 바다 만들기 대회’에서 아키히토(明仁·사진) 일왕의 건강 상태를 의심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주최자인 요코야마 사카에(橫山榮) 도야마 현의회 의장이 폐회를 선언하기 직전 일왕이 오른손을 들어 그를 부르더니 “최우수 작문 발표가 끝났나요”라고 물은 것. 불과 30분 전 작문 발표를 직접 지켜보고 박수를 쳤던 일왕이었기에 당황한 의장이 “끝났습니다”라고 하자 일왕은 그제야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상 위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던 행사 참석자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요코야마 의장은 서둘러 폐회를 선언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궁내청 출입기자들이 설명을 요구하자 궁내청 담당자는 “혹시나 해서 다시 확인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은 구전(口傳)으로 떠돌다가 8일 도쿄신문과 시사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최신호(11월 12일 자)에 실리면서 전말이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위기이다. 이날 행사는 아키히토 일왕이 왕세자 시절이던 1981년부터 참석한 행사였고, 식순은 전례를 그대로 따랐다. 여기에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일왕의 면전에서 큰 목소리로 “방어(방魚·바닷물고기)는 다른 현에는 없는 도야마 현의 보물”이라고 말해 관람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함께 웃으며 직접 박수까지 쳤던 일왕이 30분 사이에 발표 사실 자체를 잊어버렸다는 게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왕은 82세로 고령인 데다 비슷한 소동이 올해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도 벌어졌다. 당시 추도식 때에는 정오에 시보가 울리면 참석자 전원이 1분 동안 묵념한 뒤 일왕이 추도사를 읽게 돼 있었는데 올해는 시보가 울리자마자 원고를 읽어버린 것. 지금까지 작은 일탈도 없이 수십 년 동안 엄격하게 전통을 지키던 일왕이었기에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본 언론은 아직까지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도쿄신문은 8일 외부 기고를 통해 “이런 일을 어떻게 보도할지 이번 계기에 솔직히 논의해 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언했다. 일왕의 건강 상태는 공공의 이슈이고, 아키히토 일왕 스스로도 그동안 자신의 병을 감추지 않았기 때문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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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주의자의 아이콘’ 日王, 건강 악화설…우경화 가속화 우려

    지난달 25일 일본 도야마(富山) 현 이미즈(射水) 시에서 열린 ‘제35회 전국 풍요로운 바다 만들기 대회’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건강 상태를 의심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주최자인 요코야마 사카에(橫山榮) 도야마 현의회 의장이 폐회를 선언하기 직전 일왕이 오른손을 들어 그를 불렀다. 다가간 의장에게 일왕은 “최우수 작문 발표는 끝났나요?”라고 물었다. 불과 30분 전 작문 발표를 직접 지켜보고 박수를 쳤던 일왕이었다. 당황한 의장이 “끝났습니다”라고 말하자 일왕은 그제야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상 위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던 행사 참석자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요코야마 의장은 서둘러 폐회를 선언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궁내청 출입 기자들은 행사 후 설명을 요구했다. 궁내청 담당자는 “혹시나 해서 다시 확인하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미심쩍은 해명이었지만 기자들은 ‘일왕의 건강문제’라는 부담 때문에 누구도 기사를 쓰지 않았다. 이 소식은 구전(口傳)으로 떠돌다가 8일 도쿄신문과 시사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최신호(11월 12일자)에 실리면서 전말이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날 행사는 아키히토 일왕이 왕세자 시절이던 1981년부터 참석한 행사였고, 식순은 전례를 그대로 따랐다. 여기에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일왕의 면전에서 큰 목소리로 “방어의 전통은 다른 현에는 없는 도야마 현의 보물”이라고 말해 관람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함께 웃으며 직접 박수까지 쳤던 일왕이 30분 사이에 발표 사실 자체를 잊어버렸다는 게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궁내청 출입 기자들이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은 아키히토 일왕이 82세로 고령인데다 비슷한 소동이 올해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도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추도식 때에는 정오에 시보가 울리면 참석자 전원이 1분 동안 묵념한 뒤 일왕이 추도사를 읽게 돼 있다. 그런데 올해는 시보가 울리자마자 원고를 읽어 버렸다. 지금까지 작은 일탈도 없이 수십 년 동안 엄격하게 전통을 지키던 일왕이었기에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2년 전립샘 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협심증 치료를 위한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았다. 최근에는 청력도 떨어져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다시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슈칸분은 궁내청 관계자가 “최근 예정을 잊어버리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걱정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아직까지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도쿄신문은 8일 외부 기고를 통해 “이런 일을 어떻게 보도할지 이번 계기에 솔직히 논의해 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언했다. 일왕의 건강 상태는 공공의 이슈이고, 아키히토 일왕 스스로도 그 동안 자신의 병을 감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올해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공식행사에서는 처음으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과거사에 전향적인 모습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대비돼 왔다. 일본의 진보세력 사이에서 ‘평화주의자의 아이콘’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런 만큼 그의 건강악화에는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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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조선통신사 자료 세계유산 등재 추진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이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필담 기록과 병풍화 등 약 300점의 자료를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내년 3월에 등재를 공식 신청하면 2017년 7, 8월 결과가 발표된다.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7일 일본 오사카(大阪) 시에서 열린 양국 전문가 회의 참석자들은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 약 300점을 기록유산 후보로 신청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측에서 선정한 자료는 조선통신사가 일본 각지에서 일본인들과 만나 나눈 필담 기록, 막부가 기증한 그림 등이다. 일본 측에서는 조선이 막부에 보낸 공식문서, 일본 화가가 통신사의 모습을 그린 병풍화 등을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5월 당초 약 90점을 후보로 선정했다가 이번에 대폭 확대했다. 전문가 모임의 일본 측 학술위원장 나카오 히로시(仲尾宏) 교토조형예술대 객원교수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어떻게 하면 조선통신사라는 과거사를 통해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해 왔다. 통신사 기록유산 신청이 양국의 교류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일 전문가 모임은 내년 1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참가하는 회의를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쓰시마(對馬) 시에서 열어 기록유산 신청을 정식 결정할 방침이다. 기록유산 등재는 한국 측에서는 부산문화재단, 일본 측에서는 조선통신사와 관련 있는 지자체로 구성된 ‘조선통신사 연지(緣地) 연락협의회’가 공동 추진해 왔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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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방한 아베 객실에 장미꽃다발 보내”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장미 꽃다발을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한일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1일 한국을 방문해 묵은 호텔 방에 박 대통령 명의의 붉은 장미 꽃다발이 배달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한일 정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신경 쓴 것으로 풀이했다. 또 아베 총리의 방문이 실무 방문임에도 공항에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나와 영접한 것도 관례보다 격을 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같은 시기 한국을 공식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실무 방문한 아베 총리에 대한 의전에서 차이가 있긴 했지만, 한국 측은 2일 한일 정상회담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로 약속해 회담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98분간이나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이처럼 배려를 했음에도 일본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 위안부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신뢰 관계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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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야마 前 총리 “아베, 솔직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비판

    5일 오후 5시.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헌정기념관 강당. “모처럼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한국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했으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가서 ‘일본의 책임이니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 협력하고 싶다’, 이렇게 한 번만 말했으면 논의가 진전됐을 것이다. 증거가 없다느니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하지 못한 것 아니냐.” 연단에 선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특유의 하얀 긴 눈썹을 떨면서 아베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리자 참석자들은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쳤다. 올해 91세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무라야마 담화의 모임’에서 주최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이타(大分)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다. 그는 “한국에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 시간을 끌수록 국제사회의 수치가 되는 만큼 위안부 문제를 일으킨 일본이 빨리 풀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에 대해서는 “처음에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고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비판을 받으니 이번에는 계승한다고 했다. 계승한다고 말한 이상 솔직히 계승하면 되는데 이번에 나오니 아베 담화를 보니 분량은 (무라야마 담화의) 3배나 되는데 주어가 없더라. 솔직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아베 총리는 굴욕적인 역사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역사는 거울 같은 것이어서 지우고 싶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이 출범시킨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피해자들의 한을 풀려고 했으나 속죄금이라는 뉘앙스의 ‘쓰구나이킨’이 ‘위로금’으로 잘못 전해지면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일 기본조약으로 (법적) 배상 문제를 해결됐다는 그 벽을 나도 깨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의 모금과 정부의 지원, 총리의 사과편지를 더해 명예회복을 위한 ‘3종 세트’를 만들었다. 그런데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고 국민이 대신 위로금을 내는 것으로 인식되는 바람에 한국 위안부 피해자의 3분의 1밖에 받지 않았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전후 50년을 맞아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이는 지금도 과거사 사과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는 또 “한국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왔는데 새 안보법과 아베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주변국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일본의 우경화를 걱정하고 있더라”고 덧붙였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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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위안부 문제 해결, 2015년내로 한정 안할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기한을 올해 안으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4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을 만난 아베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 관련 협의에 대해 “한국 측에서는 ‘연내에 해결하고 싶다’는 말이 있지만 양측의 입장이 기본적으로 다르다”며 “연내라는 것으로 한정해 버리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다니가키 간사장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에서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하는 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라는 표현에 합의하긴 했지만 이것이 꼭 연내 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회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해결 시점이 ‘올해 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회담 후에도 합의 내용을 두고 청와대 측은 ‘사실상 연내’라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는 타결 시한을 정해 놓으면 타결이 안 됐을 경우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다니가키 간사장에게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일본 정부 관계자가 “(두 정상이) 만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큰 진전이 없어도 스타트라인에 도달한 것은 좋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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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자회의서 후속 회담 갖자”… 아베, 朴대통령에 제안

    3년 6개월 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또다시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제3국에서 열리는 다자 국제회의들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후속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일본 NHK가 3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국제회의 등의 기회를 통해 이번과 같은 논의를 이어 나가고 싶다”고 박 대통령에게 직접 뜻을 전했다. NHK는 “두 정상이 앞으로도 국제회의 등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도모한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모두 참석할 예정인 국제회의는 이달에만 3건에 이른다.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5∼16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8∼19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회의(21∼22일) 등이다. 한편 1일 서울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 때 양국이 회담 장소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웨스틴조선 호텔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신라호텔에 각각 머물고 있었는데 양국 모두 자국 정상의 숙소를 회담 장소로 고집하는 바람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졌다는 것. 결국 회담 시간이 임박해 아베 총리가 신라호텔로 찾아가면서 어렵게 회담이 성사됐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한중일 정상 만찬을 위해 호텔을 떠날 때도 서로 다른 문을 사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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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물꼬 텄지만… 해결 해 넘기면 양국 또 냉기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위안부 문제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 합의로 꽉 막힌 한일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경제 안보 분야 협력까지 퇴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간 협력체제 복원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기 타결 시점’ 놓고 단독회담에서 공방 양국 정상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매듭짓는 시점과 관련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라는 대목을 넣었다. 모호한 문구만큼 회담 직후 한일 양국의 해석에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는 ‘사실상 연내’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반면 일본 측은 “타결 시점을 정해 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조기 타결 시점이 최대 난제였다고 한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연내 해결’을 언급한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타결 시점을 ‘연내’로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난색을 표명했고 긴 공방 끝에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단독회담이 당초 30분에서 1시간으로 길어진 것도 이 같은 공방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한일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이던 상황은 바뀐다는 관측이 많다. 위안부 문제를 다른 현안들과 분리하는 ‘투 트랙’으로 접근한다는 기반은 마련했지만 그 기반은 여전히 약해 보인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가 연내 타결되지 않고 늦어지면 양국 관계는 또다시 불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위안부 협상 진행해 일치점 찾는 것 가능” 위안부 문제 협의 타결을 위해 무슨 내용을 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양국 간 견해차가 있다. 한국 정부는 책임 있는 사과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 당시 위안부 문제의 존재 자체를 몰라 요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귀국한 뒤 일본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국민이 (해결책에 대해) 완전히 납득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그 와중에 협상을 진행해 일치점을 찾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인도적 차원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송 말미에 한 시청자가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해 골포스트(목표)를 계속 움직이는 한국과 어떻게 협의할 것이냐”고 묻자 아베 총리는 “많은 일본인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다. 서로 합의하면 다음에는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번이 최종적인 결론이라고 보증해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한 것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군자 할머니(90)는 “70년을 기다렸는데 무슨 회의를 또 한다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정상회담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지만 알맹이가 없는 회담이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제자리걸음하는 국장급 협의 양국 정상이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를 지시한 대상은 현재 양국 외교당국 간에 진행 중인 국장급 협의다. 현재 국장급 협의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9차례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렸으나 뚜렷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올해 외신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가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혀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일본의 강제징용 관련 시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김도형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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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감한 의제 사전조율 없이 담판… 두 정상 “솔직한 대화” 표정 밝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회담 석상에 마주 앉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 교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정 시간보다 30분을 더 넘겨 1시간 동안 단독 회담을 하고 나온 두 정상의 표정은 밝았다. 두 정상은 단독 회담에서 민감한 의제들을 모두 회담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북핵, 자위대의 북한 진입 문제, 일본 안전보장제, 남중국해 갈등,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혐의 소송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를 반복했다.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 시점과 관련해 ‘연내’로 못 박을지를 놓고 공방을 벌일 때를 제외하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은 “긴 시간 동안 (사안) 하나씩 서로 제대로 대화를 나눴고,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유의미한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정상들에게 담판을 맡기는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관급에서 사전 조율을 마친 뒤 정상회담에서 덕담과 마무리를 짓는 통상적인 방식과는 달라서 누구도 회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회담 결과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외신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한일 정상이 양국 간 반목이 깊어지길 원치 않는 미국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위안부 문제에) 의견이 일치한 배경에는 한국 측의 국내 여론과 ‘전시 여성의 인권’을 배려하는 모습을 국내외에 보이려는 아베 총리의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조숭호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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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여학생 13% 원조교제”…유엔보고관 발언에 日 정부 반발

    유엔 특별보고관이 “일본 여학생의 13%가 원조교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가 일본 정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2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모드 드 보어-부키치오 유엔 아동 매매·매춘·포르노 관련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6일 일본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는 많은 성적 착취의 형태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심각한 성적 착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은 유형으로 원조교제를 들며 “(일본) 여학생 사이에 유행하고 있으며 약 13%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원조교제 대국’으로 규정한 듯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치권은 ‘근거 없는 비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참의원 의원인 ‘일본을 건강하게 하는 모임’의 야마다 타로(山田太郞) 정조회장은 “외무성 경찰청 후생노동성 문부과학성 등에 확인했지만 근거가 되는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그럼에도) 유엔 특별보고관이 회견에서 말해 많은 이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외무성을 통해 유엔에 발언의 수정과 사죄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이 직접 제네바의 유엔인권 고등판무관실에 문의하자 담당자는 “유감스럽지만 공식적인 추정치는 없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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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日 ‘자위대-남중국해’ 설전… 고위급 경제대화엔 합의

    1일 오후 6시 반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안보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갈등은 남기되 경제에서 구체적으로 협력한다’이다. 아베 총리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양자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 모두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리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이번 회담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아베 총리도 “지금까지 리 총리와 서서 짧게 대화할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에 정식 회담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서울에서 일본 취재진에게 한 브리핑을 통해 “당초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긴 55분간 진행됐으며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뤄진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관계 개선의 방향과 지침까지 합의했다. 우선 향후 관계 개선의 방향으로 ①서로 전향적인 정책을 취하고 관계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 ②과거 일중 간의 합의에 따라 현안에 대처한다 ③이 과정에서 특히 협력의 파트너이며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2008년 중일 공동성명에서 한 합의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옮긴다 ④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 등 네 가지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재개하고 둘째 고위급 경제대화를 내년에 조기 개최하며 국방당국 간 연락 메커니즘의 운용 개시를 위해 서로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임은 물론이고 동중국해 자원 개발 문제와 관련해 2008년 합의된 회담 재개를 목표로 한다는 것 등이다. 경제 금융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합의한 점도 주목된다. 하지만 남중국해 안보법제 등 안보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신경전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일본이 평화 발전을 계속 걷고 ‘군사 및 안전보장’ 면에서 아시아 이웃나라의 우려를 존중하기 바란다”며 “(과거사 문제도)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했다. 아베 총리 역시 리 총리에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미국을 대신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우려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법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심각한 반성 위에서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있으며, 전수방위(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를 견지한다”고 적극적으로 답했다. 일본 관계자는 ‘남중국해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안들에 대해서는 내용을 서로 공표하지 않기로 합의해 회의를 끝낼 수 있었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고 싶다”고 답했다. 회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두 정상은 전략적 호혜 관계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경제 분야에서의 관계 복원을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이끌어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열린 이날 양국 외교장관회담은 막판까지 의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일본 대표단 숙소에서 만나 최종 조율에 착수했다. 정상회담을 12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가운데 각료급 협의를 해야 할 만큼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조숭호 기자}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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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9년 만에 대학졸업장 받은 日100세 기자, 무노 다케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東京)에 소재한 도쿄외국어대 후추(府中)캠퍼스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 대표는 태평양전쟁을 취재한 전직 아사히신문 종군기자 무노 다케지(武野武治·100·사진) 옹이었다. 무노 옹은 이 대학 스페인어과에 다녔지만 1936년 일본 군국주의 과격파 청년 장교들이 벌인 2·26쿠데타 사태로 졸업식 자체가 무산돼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무노 옹은 대학 졸업 후 호치(報知)신문을 거쳐 1940년 아사히신문에 입사했다. 그리고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다. 그는 패전을 하루 앞둔 1945년 8월 14일 “신문기자로서 전쟁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냈다. 아사히신문이 태평양전쟁 당시 정부의 선동을 앞장 서 전파한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이다. 이후 무노 옹은 고향인 아키타(秋田)로 돌아가 주간지를 창간하는 등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70년 동안 일본 사회에 반전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졸업 79년 만에 정식 졸업증서를 받은 무노 옹은 답사에서 “개인의 운명이 군국주의의 파도에 유린당한 시대였다”고 졸업 당시를 회상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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