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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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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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트럼프, 4년 前 승리 발판 ‘플로리다’서 바이든 따라 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를 핵심 승부처로 보고 전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NBC뉴스와 마리스트가 공동 진행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8%로 같았다. 트럼프는 라틴계 지지자들 사이에서 50%로 바이든(46%)을 앞섰고, 65세 이상 유권자층에서도 48%의 지지율로 바이든(49%)과 초접전이었다. 트럼프가 바이든을 역전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여론조사업체 트라팔가그룹이 1~3일 플로리다주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은 48.7%로 바이든(45.6%)을 앞섰다. 7월까지만 해도 플로리다주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격차가 최대 8.4%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여기가 내 집”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욕에서 살다가 지난해 9월 주소지를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옮긴 것을 강조한 것이다. 플로리다 역대 대선에서 승패를 가른 주요 지역 중 하나였다. 4년 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2%포인트 차이로 이기면서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됐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맞붙었던 2000년 대선에서는 재검표까지 진행한 끝에 부시 후보가 승리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에 사재를 투입하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운동에 사비를 쓸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는 이겨야 한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재를 최대 1억 달러(약 1190억 원)까지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캠프가 현금 부족 상태에 처했다며 △슈퍼볼 광고 1100만 달러 △비행기를 이용한 공중 배너 광고 15만6000달러 등 구체적인 사용내역까지 공개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도 6600만 달러의 개인 돈을 투입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 사재를 털어 넣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은 지난해 31억 달러보다 줄어든 25억 달러(2조9740억 원)이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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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편지를 ‘러브레터’라 한건…” 돌연 해명나선 트럼프, 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과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편지를 ‘러브레터’라고 했던 것은 비꼬는 표현이었을 뿐이라며 돌연 해명하고 나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독재자와 영합하는 지도자’라는 민주당의 공격이 거세지자 김 위원장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방금 정신나간(wacko) 존 볼턴이 ‘내가 김정은에게서 받은 러브레터를 논의했다’고 이야기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나는 그것들(편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러브레터라는 표현은) 명백히 비꼬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심한 얼간이(jerk)”라고 비난했다.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직원이 쓴 편지를 깊은 개인적 우정의 증거로 받아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고 김정은이 크게 웃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 위원장에게서 받은 편지들에 대해 “아름다운 편지, 훌륭한 편지”라면서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백악관의 당국자들도 이를 ‘러브레터’라고 불렀다. 당시에도 북한과 친서 교환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백악관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이런 트윗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미 관계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그가 독재자들과 손잡고 미국의 외교안보 이익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고,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최근 그의 참전용사 조롱발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자의 모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트럼프의 백악관 실태를 폭로했던 책 ‘공포’의 저자 밥 우드워드는 15일 새로 내놓을 ‘격노’라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25통의 친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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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퍼 경질설’ 불씨 여전? 트럼프, 후임에 윌키 보훈장관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명 등으로 마찰을 빚어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로버트 윌키 보훈장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연말 대선까지는 자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던 에스퍼 장관의 경질설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NBC방송이 복수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전한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들은 에스퍼 장관 경질시 후임으로 윌키 장관을 염두에 두고 그와 고위급 협의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백악관에서 윌키 장관을 만나 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키 장관은 여름에 이미 에스퍼 장관의 후임으로 백악관이 비공식 인터뷰를 했던 인물이다. 2018년 7월부터 보훈부 장관으로 재임 중인 윌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 재임 당시 인사차관을 지냈다. 올해 3월에는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멤버로 참여했다. TF 활동을 하면서 백악관 인사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였다고 한다. 11월 대선까지 불과 두 달도 안 남은 시점에 에스퍼 장관이 경질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부터 그를 해임하고 싶어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안보 리더십의 공백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참모진의 만류로 국방장관 교체 계획을 일단 접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이를 전격 발표할 경우 윌키 장관은 일단 국방장관 대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6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 당시 연방군을 동원해서라도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7월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온 남부 연합기의 미군시설 내 게양을 금지해 이를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조사에서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의 인사 승진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 브리핑에서 에스퍼 장관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를 예스퍼(Yesper)라고 부른다”고 조롱했다. 에스퍼 장관이 임명 초기 트럼프 대통령에게 굽신거려 ‘예스맨’이라고 불렸던 것을 비꼰 것. ‘에스퍼 장관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그와 잘 지낸다”면서도 “나는 모든 이들에 대한 해임을 검토한다. 어느 시점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답변했다. 잇단 경질설에 시달리는 에스퍼 장관의 입지 약화는 한미 안보 협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이번 가을에 예정된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장관 대면 회담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미국이 괌에서 추진하려던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 참석을 거부한 뒤 미일 국방당국이 양자 회담을 통해 밀착하는 모습이 연출되자 SCM 준비에 더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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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전용사 비하 논란 트럼프, 잡스 부인에 화살

    참전용사 비하 논란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애플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57·사진)를 비난하고 나섰다. 로런이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시사매체 애틀랜틱의 주요 주주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은 “이전 보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추가 보도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잡스는 망해가는 급진좌파 잡지에 아내가 유산을 낭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로런)에게 전화하고 글을 써서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게 하라”고 썼다. 사실상 지지자들에게 로런을 공격할 것을 촉구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로런은 포브스 기준 216억 달러(약 26조 원)를 지닌 세계 6위의 여성 부호다. 2016년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직간접으로 6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올해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최소 50만 달러를 내놨다. 3년 전 애틀랜틱 지분을 인수했으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틀랜틱은 보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더 많은 보도가 나오고 더 많은 확인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겁먹지 않고 우리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전용사 비하 발언이 나온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미군 묘지 참배 일정을 취소하고 얻은 여유 시간에 미국 대사관저에서 워싱턴으로 가져올 예술품을 골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흉상 등을 고르면서 “6년 뒤 예술품이 돌아올 수 있다”고 농담했다고 한다. 재선이 되고, 그 임기가 끝나면 예술품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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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대역 불러놓고 “당신은 해고야”… 줄잇는 트럼프 폭로전, 이번엔 7년전 동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당시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불러놓고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쇼맨십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이번 주 출간하는 회고록 ‘불충’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트럼프타워에 있는 집무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가슴에 성조기 배지를 찬 흑인 연기자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는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13년 제작한 ‘가짜 오바마(Faux Bama)’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흑인에게 “당신은 엄청난 경기 부양 자금을 쓰면서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리겠다고 했지만 실업률은 8.3%로 올랐고 정부 부채도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연설은 잘하는 것 같지만 뭐든 말로 하는 건 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당신은 4년을 더 일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을 원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하면서 동영상은 끝난다. 이 동영상의 구성이나 분위기, 대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진행을 맡았던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빼다 박았다. ‘당신은 해고야’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다. 이 동영상은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상영하려 했으나 ‘내용이 과하다’는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회고록에서 “‘가짜 오바마’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타지 실현’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미 대선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달아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했던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피터 스트르조크는 회고록 ‘타협한(Compromised)’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가 사전 입수한 회고록에서 그는 “(트럼프-러시아 공모 의혹은) 러시아와 같은 상대국으로부터 정치적 도움을 받고 미국의 모든 것을 전복하려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수사 개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인 매리 트럼프도 각각 회고록을 출간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소시오패스’ 등으로 비판했다. 잇단 폭로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2%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52%)에 비해 10%포인트 낮았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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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오바마 대역 불러놓고 “넌 해고야” 영상 뒤늦게 화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당시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불러놓고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쇼맨십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이번 주 출간하는 책 회고록 ’불충‘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트럼프타워에 있는 집무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가슴에 성조기 배지를 찬 흑인 연기자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는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13년 제작한 ’가짜 오바마(Faux Bama)‘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흑인에게 “당신은 엄청난 경기부양 자금을 쓰면서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리겠다고 했지만 실업률은 8.3%로 올랐고 정부 부채도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연설은 잘 하는 것 같지만 뭐든 말로 하는 건 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당신은 4년을 더 일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을 원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하면서 동영상은 끝난다. 이 동영상의 구성이나 분위기, 대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진행을 맡았던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빼다 박았다. ’당신은 해고야‘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다. 이 동영상은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상영하려 했으나 ’내용이 과하다‘는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회고록에서 “’가짜 오바마‘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타지 실현‘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코언은 또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빌어먹을 소수인종 우대정책 덕분에 하버드 로스쿨에 간 꼭두각시‘라고 비판했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를 망쳐버렸다. (남아공은) 거지소굴이 됐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 대선을 두 달도 남기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달아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했던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피터 스트르조크는 회고록 ’타협한(Compromised)‘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사전 입수한 회고록에서 그는 “(트럼프-러시아 공모 의혹은) 러시아와 같은 상대국으로부터 정치적 도움을 받고 미국의 모든 것을 전복하려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수사 개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인 매리 트럼프도 각각 회고록을 출간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소시오패스‘ 등으로 비판했다. 잇단 폭로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2%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52%)에 비해 10%포인트 적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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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신포서 SLBM 시험발사 움직임”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중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 준비 가능성을 보여주는 활동이 포착됐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SLBM 발사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 당국이 예의주시해 온 북한의 도발 가능성 중 하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4일(현지 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북한의 신포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이런 판단을 내놨다. CSIS는 “보안구역에 선박 여러 척이 정박 중이며 이 중 하나는 기존의 SLBM 발사 시험용 바지선을 바다로 끌어낼 때 사용된 예인선과 유사하다”며 “이는 수중 시험대 바지선에서 SLBM인 북극성-3형 시험 발사가 임박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7년 SLBM인 북극형-3형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 이 보고서는 또 “마양도 잠수함기지의 만 내에 정박해 있는 로미오급 잠수함이 한 척이 아닌 두 척이 포착됐다는 점도 SL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라며 “‘10월의 서프라이즈’(11월 대선을 앞둔 이벤트)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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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참전용사를 패배자-호구로 불러”… 美대선 새 쟁점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용사를 ‘패배자’ ‘호구’로 비하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거센 후폭풍이 일면서 11월 3일 미 대선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집권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군인 사회와 친트럼프 성향 폭스뉴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4년 전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일부 군인이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 시사매체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미군 참전용사가 묻힌 묘지 참배 일정을 보고받자 “왜 가야 하나? 패배자(loser)만 가득하다”고 말했다고 3일 폭로했다. 당시 백악관은 악천후로 전용 헬기가 뜰 수 없어 참배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이 비로 인해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는 것이 싫고, 묘지 참배가 중요하지도 않다고 여겨 접었다는 의미다. 폭스뉴스의 국가안보 담당 기자 제니퍼 그리핀 역시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로 부른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애틀랜틱은 대통령이 당시 다른 대화에서 프랑스 북부 ‘벨로 숲 전투’에서 사망한 1800명의 미 해병대를 ‘호구(sucker)’라 칭했다고 전했다.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극도로 중시하는 미국에서 군 통수권자가 이들을 모욕했다는 보도에 군인 사회는 격분했다. ‘참전용사여 투표하라’ 등 관련 단체는 즉각 비난 성명을 냈다. 참전용사 및 현직 군인의 가족이 ‘내 남편, 아버지, 아들은 호구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동영상 광고도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군인 중 이번 발언으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이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역겨운 발언이다. 내 아들은 호구가 아니다”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바이든 후보의 장남 보는 2008∼2009년 이라크에서 복무했고 2015년 뇌종양으로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 포로였던 공화당의 거두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2015년 “전쟁 영웅이어서 포로가 된 게 아니라 포로로 붙잡혀서 영웅이 된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2017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할 때는 해병대 대장을 지낸 존 켈리 당시 국토안보장관의 아들 묘 앞에서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나라를 위해 희생)해서 얻는 게 뭐냐”고 했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켈리 장군의 아들 로버트는 2001년 9·11테러 이후 교전 중 전사한 유일한 미 장군의 아들이었다. 당시 동석했던 한 장군은 “대통령은 거래 관계가 아니라 남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것은 돈과 상관이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애틀랜틱 보도는 좌파가 개입한 의도적인 왜곡 기사라며 “완전한 거짓말이다.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도 “악한 급진좌파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썼다.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도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가 발행하지만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일간지 ‘성조지’를 계속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이 매체가 미군의 각종 사건 사고를 잇달아 보도하자 국방부는 올해 2월 연간 예산 1550만 달러를 끊겠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9월 말까지 발행을 중단하라”며 폐간을 통보했지만 이번 파문이 불거진 후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폐간 결정을 뒤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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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IS “北 신포조선소서 SLBM 시험발사 움직임 포착”…美 대선 겨냥?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중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 준비 가능성을 보여주는 활동이 포착됐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SLBM 발사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 당국이 예의주시해온 북한의 도발 가능성 중 하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4일(현지 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북한의 신포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이런 판단을 내놨다. CSIS는 “보안구역에 선박 여러 척이 정박 중이며 이 중 하나는 기존의 SLBM 발사 시험용 바지선을 바다로 끌어낼 때 사용된 예인선과 유사하다”며 “이는 수중 시험대 바지선에서 SLBM인 북극성-3형 시험발사가 임박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7년 SLBM인 북극형-3형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다. 보고서는 또 “마양도 잠수함기지의 만 내에 정박해 있는 로미오급 잠수함이 한 척이 아닌 두 척이 포착됐다는 점도 SLBM 시험발사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라며 “‘10월의 서프라이즈(11월 대선을 앞둔 이벤트)’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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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문가 “北, 내달 10일 고체연료 ICBM 발사 가능성”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다음 달 10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2일(현지 시간) 외교안보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백악관 및 정부 당국자들에게서 북한이 신형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들은 북한이 11월 대선을 몇 주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북한이 모든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의 길로 돌아오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이 고체연료 ICBM 발사에 성공하면 이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확인하는 결과가 된다. 고체연료를 쓰면 액체연료보다 안정성과 은닉성이 뛰어나고 연료 주입에 걸리는 시간 없이 즉시 발사가 가능하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고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로버트 수퍼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북한이 ICBM의 역량 증진을 추진하고 있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까지 이 시도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상요격기(GBI) 체계의 현대화를 포함한 다층적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니트맨3 ICBM을 시험 발사했다. 지난달 4일 북한의 핵 소형화 가능성을 제기한 유엔 보고서 발간 직후 시험 발사를 한 지 한 달 만에 재시험에 나선 것이다. 미니트맨3는 최대 4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탄두 3발을 장착하고 1만2000km 이상을 비행한 뒤 각기 다른 표적에 동시 핵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한 달 사이에 두 차례나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한 것은 핵 포기를 거부하는 북한과 중국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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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싱크탱크 연구원 “北, 내달 10일 신형 ICBM 발사 가능성”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둔 10월에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ICBM 역량 강화 시도에 우려를 표시하며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국가이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고위당국자 및 정부 당국자들에게 들었다며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10월10일에 신형 고체연료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11월 대선을 몇 주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그에게 “북한이 모든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의 길로 돌아오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것만이 그들이 모색하는 정권의 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고체연료 ICBM 발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확인하는 결과가 된다. 북한은 과거 발사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했지만 아직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발사한 적은 없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보다 안정성이나 은닉성이 뛰어나고 연료 주입에 걸리는 시간 없이 즉시 발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언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 무기가 고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1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합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한 배경에는 내부적으로 파악해온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주의보를 발령한 배경에 대해 “북한이 위협 대신 협상에 나서라는 방향이 담긴 또 다른 조치”라며 “북한은 단지 편히 앉아서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로버트 수퍼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첼항공우주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역량 증진을 추진하고 있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까지 이 시도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상요격기(GBI) 체계의 현대화를 포함한 다층적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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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탄도미사일 콕 집어 “개발 도움 주면 제재”

    미국이 1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기업이나 개인과 거래할 경우 대북제재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주의보(advisory)를 발령했다. 미국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특정해 제재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미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북한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깜짝 도발’을 하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날 공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19장짜리 주의보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주요 물품 목록, 현재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개인 및 기관 명단,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제재한 미국 관련법 조항과 이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수법들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탄도미사일 역량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지속적인 시도는 역내 안보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선 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한 점 등을 지적했다. 이어 “민간 분야 업체들이 북한의 미사일 관련 기술이나 장비 획득 시도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며 “의도치 않게(inadvertently)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을 지원했다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의든 실수든 북한 탄도미사일과 연루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부처합동 경고까지 하고 나선 것은 결국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북한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국과 중국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이번 주의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교역은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도 ‘조심히 움직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현금이 오갈 수 있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미국이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많은 물품에 대한 밀수가 북-중 간에 이뤄지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핵위협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날렸다. 미 국방부는 1일 공개한 연례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0기 초반대 규모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규모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 추산치를 공개하며 군사력 증강 위협을 공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미 국방부는 200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전력 증강 및 무기체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육해공군 모두 핵무기를 확보하는 ‘3대 핵전력(nuclear triad)’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드 스브래자 미 국방부 중국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탄도유도탄 잠수함 함대를 확장해 장거리미사일과 해양발사탄도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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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탄도미사일 콕 집어 “실수라도 연루되면 제재”…北에 우회경고

    미국이 1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기업이나 개인과 거래할 경우 대북제재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주의보(advisory)를 발령했다. 미국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특정해 제재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미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북한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깜짝 도발’을 하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날 공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19장짜리 주의보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주요 물품 목록, 현재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개인 및 기관 명단,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제재한 미국 관련법 조항과 이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수법들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탄도미사일 역량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지속적인 시도는 역내 안보는 물론 전 세계의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선 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한 점 등을 지적했다. 이어 “민간분야 업체들이 북한의 미사일 관련 기술이나 장비 획득 시도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며 “의도치 않게(inadvertently)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을 지원했다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의든 실수든 북한 탄도미사일과 연루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해 이례적으로 부처합동 경고까지 나선 것은 결국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북한에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국과 중국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이번 주의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교역은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도 ‘조심히 움직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현금이 오갈 수 있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미국이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많은 물품에 대한 밀수가 북-중 간에 이뤄지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핵위협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날렸다. 미 국방부는 1일 공개한 연례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0기 초반대 규모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규모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 추산치를 공개하며 군사력 증강 위협을 공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미 국방부는 200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전력 증강 및 무기체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육해공군 모두 핵무기를 확보하는 ‘3대 핵전력(nuclear triad)’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드 스브라지아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은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탄도유도탄 잠수함 함대를 확장해 장거리 미사일과 해양발사 탄도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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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핵탄두 200기 초반대 보유”…보유량 첫 공개 의도는?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 시간) 중국이 200기 초반대 규모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가 10년간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중 갈등이 악화하는 시점에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 추산치를 공개하며 군사력 증강 위협을 경고하고 나선 것.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연례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매년 의회에 보고하는 보고서이지만 구체적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방부는 200페이지짜리 장문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전력 증강 및 무기체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육해공군 모두 핵무기를 확보하는 ‘3대 핵전력(nuclear triad)’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본토 바깥의 해군과 공군은 물론 지상군 병참기지를 세우는 계획도 검토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구체적인 장소로는 미얀마,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과 함께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도 거론했다. 채드 스브라지아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은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소개와 함께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탄도유도탄 잠수함 함대를 확장해 장거리 미사일과 해양발사 탄도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핵전력 뿐 아니라 인민해방군(PLA)도 2050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내려는 목표를 추진 중이라고 스브라지아 부차관보는 설명했다. 중국이 보유한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미사일(GLBM) 및 순항 미사일(GLCM)은 1250기에 달한다. 해군은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해군력을 자랑하며, 공군의 경우 러시아산 S-400과 S-300을 포함해 세계 최대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는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1740억 달러. 20년째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현재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연구 개발과 외국무기 조달 등 빠져있는 항목까지 합치면 실제 지출은 2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날 미 국방부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공개한 것은 위협적인 중국의 핵전력을 경고하며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방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력 증강을 위해 의회에 관련 예산의 증액을 압박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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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쏜 백인 두둔한 트럼프 “그가 죽을 수도 있었다”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6개월 만에 현장 유세를 재개하며 인종차별 항의 시위 관련 폭력 사태에 관한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불사하며 법 집행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후보 또한 맞불을 놓으면서 ‘법과 질서’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31일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재개했다.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동참하기 위해 온라인 유세에 집중하는 사이 경합주를 종횡무진 누빈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좁혀오자 다시 현장을 찾았다. 그는 “폭동, 약탈, 방화는 시위가 아님을 분명히 말하겠다”며 불법 시위를 묵인하거나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지난달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에게 7발의 총을 맞고 하반신이 마비된 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거세진 상황을 겨냥하며 “이는 그저 무법에 불과하다. 내가 폭도에게 유약한 급진 좌파처럼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폭력을 조장해 왔다. 그런 그가 폭력을 멈추게 할 수 없다”며 “이 나라에 유독한 존재”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커노샤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17세 백인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를 두둔하며 “그는 그저 도망가려 했다. 그가 넘어지자 시위대가 그를 격렬하게 공격해 죽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이 정당방위란 취지로 읽힌다. 또 바이든 후보가 연설에서 급진 좌파단체 ‘안티파’, 폭력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구호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에 지지를 표한 기업들을 비난했다. 이어 “BLM은 마르크스주의 조직이며 과거 ‘소시지 빵을 베이컨처럼 튀겨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했다. ‘소시지 빵’은 비밀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을 뜻하는 비속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호가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법과 질서’, ‘법률 집행’ 등을 수시로 올리며 법 집행 수호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조사에서 ‘범죄 대응에 있어 누구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43%로 바이든 후보(39%)보다 많았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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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프라인 광폭 행보’ 트럼프, 바이든 맹추격… 美 대선판 후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 현장 행보가 연일 계속되면서 대선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500명의 청중을 동원한 백악관에서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이후 반짝 ‘컨벤션 효과’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자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측도 마지못해 오프라인 유세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조사해 29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50%, 트럼프 대통령은 44%로 6%포인트 차이가 났다.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인 같은 달 23일 격차가 10%포인트 차이(52% 대 42%)였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대선의 승패를 가를 6개 경합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추격이 거세다. 선거통계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올해 7월 24일에는 6개 주 평균 지지율이 바이든 후보 49.0%, 트럼프 대통령 42.7%로 6.3%포인트 차였다. 하지만 지난달 29일에는 격차가 2.7%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개최지인 위스콘신주로 날아가 ‘남의 집 잔치’에 훼방을 놓듯 맞불 유세를 벌였고, 이후 미네소타주 등지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과 메릴랜드주 맥헨리 요새, 백악관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청중의 환호와 기립박수, 웅장한 음악, 화려한 조명에 불꽃놀이 등으로 컨벤션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 지난 주말에는 허리케인 로라에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를 방문하며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고 있다. 1일에는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 행보는 주요 일정마다 폭스뉴스를 비롯한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경합지와 재난 지역을 두루 찾은 본인 이미지를 계속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온라인 유세에 집중하는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집 지하실에 처박힌 채 몸을 사리는 고령의 소극적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코로나19 사망자가 18만 명을 넘어섰다”며 그의 대응 실패를 부각시키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과학을 믿는다”는 메시지도 발신 중이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상승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한 예로 미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양당 전당대회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1% 떨어진 반면 바이든 후보는 5% 올랐다. 하지만 민심을 움직여야 하는 선거판에서 바이든의 신중함은 ‘두문불출’이나 존재감 약화라는 이미지로 보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결국 노동절(9월 7일) 이후부터 오프라인 유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측은 트럼프 캠프가 사회 분열과 혼란을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며 공격 수위도 높였다. 바이든 캠프의 선거대책부본부장인 케이트 베딩필드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여름 내내 미국 도시들의 사회적 불안에 대해 되레 폭력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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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횡무진 현장 누비는 트럼프…속 타는 바이든, 결국 내달부터 현장유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프라인 광폭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1500명의 청중을 동원한 백악관에서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이후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까지 오를 조짐을 보이자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 종횡무진하는 트럼프의 맹추격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조사해 29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50%, 트럼프 대통령은 44%로 6%포인트 차이가 났다.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인 같은 달 23일 격차가 10%포인트(52%대 42%)로 벌어졌던 것보다 줄어든 것.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교외 지역 유권자들의 표 일부를 가져가고 백인 지지층도 더 확보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개최지인 위스콘신주로 날아가 ‘남의 집 잔치’에 훼방 놓듯 맞불유세를 벌였고, 이후 미네소타주 등지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과 메릴랜드주 맥헨리 요새, 백악관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청중들의 환호와 기립박수, 웅장한 음악, 화려한 조명에 불꽃놀이 등으로 컨벤션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 지난 주말에는 허리케인 로라에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를 방문하며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고 있다. 1일에는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주요 일정마다 폭스뉴스를 비롯한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지와 재난 지역을 두루 찾는 역동적 리더의 이미지를 연출하며 관련 동영상과 사진들을 계속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온라인 유세에 집중하는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집 지하실에 처박힌 채 몸을 사리는 고령의 소극적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맞서 바이든 캠프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코로나19 사망자가 18만 명을 넘어섰다”며 그의 대응 실패를 부각시키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과학을 믿는다”는 메시지도 지속적으로 발신 중이다. 대선통계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전국단위 여론조사 평균은 현재 바이든 후보가 50.4%, 트럼프 대통령이 42.2%로 아직 8%포인트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민심을 움직여야 하는 선거판에서 바이든의 신중함은 ‘두문불출’로 해석되며 존재감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형국이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BLM(Black Lives Matter)’ 시위에 대한 지지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 6월 초만 해도 이를 지지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53%로 절반이 넘었지만 시위 과격화에 시위 장기화의 피로감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30일 조사에서는 49%로 하락했다. 반면 이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8%에서 38%로 뛰어올랐다. 선거를 불과 65일 남겨놓은 시점에 바이든 캠프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속 타는 바이든, 결국 다시 유세현장으로 바이든 캠프는 결국 노동절(9월7일) 이후부터 오프라인 유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펀드레이징 행사에서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위스콘신 같은 경합주를 거론하며 “유세 규모에 대한 각 주의 규정을 지키면서 나라 전역을 다니겠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하실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이든이 결국 (거주지인) 윌밍턴에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측은 트럼프 캠프가 사회 분열과 혼란을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다며 공격 수위도 높였다. 바이든 캠프의 선거대책부본부장인 케이트 베딩필드는 30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여름 내내 미국 도시들의 사회적 불안에 대해 되레 폭력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폭력이 재선 캠페인에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는 폭력을 멈출 생각이 없고, 소셜미디어와 다른 방식을 통해 이를 더 부추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상황을 선동해 정치에 이용하려는 목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존 앤터러미언 커노샤 시장은 “지금 시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 오는 게 낫겠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당 소속인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폭력 수위가 수십 년 만에 이렇게 높아진 것은 바로 당신 때문”이라며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당신의 ‘공포(fear)’ 캠페인은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시위대를 ‘무정부주의자’, ‘폭력배’ 등으로 부르면서 주 방위군을 투입해 무력으로 진입하라고 휠러 시장을 재촉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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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끔찍한 한미 무역협상, 내가 뒤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앞서 민주당 정권이 체결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끔찍한 협상’이라고 비난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7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국가적 (의료장비) 동원을 진행했고 올해 안에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세금 감면, 남부 국경지역 장벽 건설, 에너지 자립 실현, 이슬람국가(ISIS) 격퇴 등 중동정책 성과 등도 나열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1300억 달러의 방위비를 더 분담하기로 한 것을 대표적 외교안보 성과로 거론하면서 “해외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이용해 먹도록 방치하는 직업 정치인들을 보고 그저 방관할 수 없어서 4년 전 출마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을 향해선 “중국이 계속 우리의 일자리를 훔치고 우리를 등쳐먹으면서 강도질을 했다”는 등의 거친 표현도 쏟아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끔찍한(horrendous) 한국과의 무역협상을 지지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 간 합의를 내가 뒤집어서 훌륭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그의 경력 전부를 우리 역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데 썼다”며 “그는 미국의 영혼 구원자가 아니라 위대한 미국의 파괴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잔디밭에 모인 1500명의 청중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앉은 채 “USA” “4년 더!”를 외치며 환호했고, 기립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민주당은 이날 분주히 뛰어다니는 바이든 후보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은 TV광고로 맞불을 놨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재임 중 가장 어려운 도전에 맞서 일어서기는커녕 겁먹고 얼어붙었다”며 “국민 보호라는 대통령의 기본(책무)부터 실패했다”고 쏘아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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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 “바이든은 급진 좌파의 트로이 목마”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급진 좌파의 트로이 목마” “공산주의 중국의 치어리더”라고 맹공격하며 외교안보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등 민주당 정책을 싸잡아 깎아내렸다. 펜스 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6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맥헨리 요새에서 진행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를 집중 난타했다. 평소 2인자로서 몸을 낮춰온 것과 달리 이날은 이례적으로 높은 톤과 거친 표현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그는 바이든 후보의 정책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해가며 “바이든은 미국을 사회주의와 쇠퇴의 길로 끌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이라는 이름을 22번이나 입에 올렸다. 최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벌어진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 논란과 이에 대한 항의 시위, 총격 사건에 대해서는 “폭도와 약탈자는 법의 최대 한도로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미국에서 여러분은 안전하지 않다”며 공권력 확립을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책임자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4년이 더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싸워왔고 이제 우리가 그를 위해 싸울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연설한 맥헨리 요새는 1812년 미국이 영국에 맞서 싸웠던 격전지이자 미국 국가의 가사가 탄생한 곳이다. 펜스 부통령은 대형 성조기가 펄럭이는 이곳을 연설 장소로 선택하고 참전용사들을 관중석에 초대해 보수 지지층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연설이 끝난 뒤 현장에 또다시 깜짝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청중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양손 엄지를 치켜든 채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 상하원 의원들을 비롯한 1000명의 청중을 참석시킬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다만 허리케인 ‘로라’의 영향으로 이날 연설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 일간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는 어떻게 그렇게도 토론을 못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민주당 후보 경선 토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대로는 갑자기 좋아졌다”며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첫 TV 토론회 전에 약물검사를 받자고 제안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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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라니아 ‘감성 연설’에 박수… 폼페이오 ‘출장 연설’에는 눈살

    최근 재단장한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 마련된 연단. 야간 조명으로 빛을 밝힌 이 작은 무대 위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사진)가 올라서자 그를 기다리던 120명의 청중이 환호와 박수로 맞이했다. 2016년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선에 도전할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이후 4년 만의 전대 연단 복귀였다.○ 이민자·여성층 감성 자극한 멜라니아 연설 트럼프 여사의 연설은 25일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3월 이후 보이지 않는 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극적으로 변했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남편의 행정부는 효과적인 백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싸울 것이며 이 끔찍한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치 이단아’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그는 전통적인 정치인이 아니다”면서도 “그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며,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법을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게임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한 최선의 인물”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여사는 4년 전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 내용 일부가 미셸 오바마 당시 대통령 부인의 연설문을 베낀 것으로 드러나면서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이날은 그때를 설욕하기라도 하듯 20여 분간 매끄럽고 차분한 연설로 감성을 자극했고 표절 논란도 제기되지 않았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그는 26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아메리칸드림을 성취한 과정을 소개하며 “미국은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반(反)이민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민자들의 공감 얻기에 나선 셈이다. 트럼프 여사는 측근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과 스테퍼니 그리셤 대통령 부인 대변인, 마샤 리 켈리 선임고문과 집중적으로 연설을 준비해 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그동안 거의 공식석상 연설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각종 호감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즈가든에 깜짝 등장한 뒤 제일 앞자리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아내의 연설을 지켜봤다. 앞서 전당대회 영상에서는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들의 귀화식에도 깜짝 등장하며 ‘이민자들에게 열려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폼페이오의 ‘출장 중 연설 참가’에 비판 거세 대통령 부인 연설은 호평을 받았지만 이날 전당대회는 재선 캠페인을 위한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공직의 정치화 등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특히 이스라엘 출장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외교수장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전당대회 연설에 나선 것을 놓고 비판이 크게 고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의 약탈적 공격의 커튼을 걷어냈고, ‘중국 바이러스’의 확산에 책임을 지도록 했으며, 어이없게 불공평한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을 누그러뜨렸고 북한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며 “더 이상의 핵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테스트도 없으며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싸운 영웅들의 유해와 마찬가지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연설에 대해 “최소한 75년간 외교안보 분야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유지돼 온 선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고 “세금으로 지원되는 외교 공무 중에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심부름꾼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을 감수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연설을 강행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꼽히는 미국 내 복음주의자들과 보수 유대인들의 표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라는 분석이 많다. 사전 녹화가 이뤄진 장소는 예루살렘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루프톱. 호텔 이름은 고대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이름을 딴 ‘다윗왕 호텔’이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세형 기자}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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