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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이자 화가인 김태원 신부(62·원주교구 흥업성당)가 13∼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수호갤러리에서 ‘생명’ 그림 전을 연다. 전시에는 145점이 출품됐다. 유난히 연작이 많다. ‘인간의 외면’ 시리즈는 무려 70점, ‘인간의 내면’ 시리즈는 24점에 이른다. 두 작품으로 구성된 ‘교황 그 사실과 진실’은 파격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작품들에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한쪽은 정복, 다른 쪽은 수인번호 ‘13313’이라고 적힌 죄수복을 입고 있다. 작품은 나무에 여러 색의 안료를 뿌려 고착시킨 건칠분(乾漆粉) 기법으로 제작됐다. “13313은 교황이 선출된 2013년 3월 13일을 가리킵니다. 교황의 여러 칭호 중 하나인 ‘종들의 종’에서 힌트를 얻었죠. 이분이 교황이 되는 순간 바로 모든 사람을 위한 죄수가 된 겁니다.” 김 신부는 1979년 프랑스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파리국립미술학교를 다녔다. “유학 시절 예술가들과 교류하다 미술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신부뿐 아니라 화가 팔자도 있었나 봅니다. 허허.” 그는 화가로 작업하면서 특히 전통 옻칠에 매료됐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들은 100년 정도 자란 잣나무를 15년 동안 건조시켜 만든 그림판에 삼베를 붙인 후 그 위에 참숯가루를 바르고 다시 황토분을 옻칠과 섞어 바르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옻칠 작업을 하면 작품이 1000년 이상 유지됩니다. ‘내 방 안에 있는 범고래상어’라는 작품은 아예 수족관에 넣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옻칠 작품의 질감이 얼마나 좋고, 내구성도 뛰어난지 한번 보라는 거죠.” 신부와 화가, 그리고 몇 년간의 스님 닮은 산골 생활로 화제를 모은 그는 작품과 자신이 매달려온 삶의 주제를 이렇게 말한다. “생명,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좋은 거죠.” 031-713-0287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의 취임 법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이날 법회는 불교 의식에 이어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 자승 스님의 취임사, 각계 축사 등의 순서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진제 스님은 “불교는 화합이 근본이니, 행정수반인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원융화합을 이뤄 존경받는 한국불교가 되고 선풍(禪風)을 크게 드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믿음은 능히 부처님의 경지에 반드시 이르게 한다’는 화엄경 구절을 언급하며 “총무원장 스님의 큰 원력이 우리 사회의 신뢰와 화합을 이루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승 스님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는 조계종이 단지 구성원만을 위한 종교단체에 머물기를 바라고 있지 않다”며 “모든 출가 수행자와 불자들은 한국불교가 지닌 대승(大乘)의 가치를 실제 구현해야 할 시대적 소명을 지니고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임기 중 중요 과제로 교구중심제 실현과 조계사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꼽았다. 이 법회에는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천주교 김희중 광주대교구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등도 참석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1940년대 설립된 프랑스 테제공동체는 한 해 5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찾는 초교파 수행공동체. 단순 방문자까지 합하면 수십만 명의 발길이 이어진다. 개신교계 최대 행사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한창인 지난달 31일 대회장인 부산 벡스코에서 테제공동체 원장인 알로이스 수사(59)와 김영주(6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만났다. 1974년 테제에 입회한 알로이스 수사는 2005년 2대 원장으로 취임했으며, 교리를 넘어선 침묵의 영성과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해왔다. 2010년부터 NCCK 총무로 활동해온 김 목사는 남북 화해와 교류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 ―알로이스 수사는 지난달 22∼26일 북한을 다녀왔고, 김 총무는 과거 남북 교류를 위해 수십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알로이스=우리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북한과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인간적 관계를 맺고 싶다. 방북 중 북한 당국이 평양 봉수교회와 장충성당, 정교회를 열어줘 침묵하며 기도할 수 있었다. ▽김=최근 중국 선양(瀋陽)에서 북한 그리스도교연맹 지도자들을 만나 북한의 WCC 총회 참석과 평화열차의 북한 통과 문제를 협의했다. 북쪽 대표들이 WCC에 와서 남북을 위해 기도하고 한민족이라는 것을 세계에 확인시켜 달라고 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남북한의 화해를 위한 조언을 주시면…. ▽알로이스=인도적인 차원의 접촉과 연결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지원과 방문을 연결해 서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김=남북은 전쟁을 겪었다. 하루아침에 믿자고 해서 이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인내해야 한다. 그 일은 종교가 잘할 수 있다. ―2년 전 방문한 테제의 느림이 주는 평화가 인상적이었다. ▽알로이스=테제를 찾은 젊은이들이 가장 큰 감동으로 꼽는 것은 침묵이다. 현대인들은 매일 소음 속에 살고, 휴대전화를 잠시도 떼어놓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한 채 뒤쫓기만 하게 된다. ▽김=사실 우리 민족 삶의 정신은 지금처럼 ‘빠름, 빠름’은 아니다. 그런데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겪은 뒤 약자의 입장에서 빨리 힘을 가지려다 보니 빠름을 추구했고, 그게 체질이 된 것 같다. 외부와 격리된 침묵이 자칫 세상의 문제에서 비켜나게 되지 않나? ▽알로이스=우리는 공동체를 시작하면서 형제들을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각지로 파견해 그곳에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세상의 모든 이슈들이 테제 안에 있다. 예를 들어 한 주간 아프리카 대륙 젊은이들의 얘기만 듣는 시간도 있다. 어떤 젊은이들은 테제에서 아프리카를 비로소 알게 됐다고 고백한다. 테제는 세상이 모이고 만나는 곳이다. ―테제의 소박함은 일부 대형화한 한국 교회와 대조적이다. ▽김=지금 한국 교회에는 덩치가 커야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교회는 힘으로 해결하는 정치적 집단이 아니라 영적인 존재다. ▽알로이스=교회 안에도 세상의 잣대로 성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수의 삶을 따라야 한다. 예수가 어떻게 살았나? 지극히 소박한 삶 속에 겸손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했다. ―최근 서구 교회에 신자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알로이스=젊은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뿐 아니라 모든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를 따라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신앙을 찾을 때 옆에서 파트너가 돼 주는 것이다. ▽김=개신교는 가톨릭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갈라섰고, 미국 교회들은 그런 개신교와도 구별된다고 했다. 한국 교회들은 또 미국 교회와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두 다르다고 주장한 곳의 단점들을 닮아가고 있다. ―테제는 젊은이들만 얘기한다. 나이든 이들은 어떻게 하나. ▽알로이스=하하, (기자도) 마음이 젊으면 찾아와라. ▽김=한국 개신교의 역사는 130여 년으로 짧지만 신앙의 선배들은 좋은 전통을 물려줬다. 학교와 의료기관을 세우고, 봉건적 잔재와 군사독재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 그래서 한때 ‘기독교(개신교)는 참 멋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교회가 외부의 성장주의에 물들면서 그 매력을 잃어버렸다. 새로운 성찰이 필요하다. 테제를 찾은 세계 젊은이들의 합창이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 오기를 바란다.부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이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만약 NSA가 대주교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나?” “음, 도청해도 (그쪽에 도움이 될 만한) 남길 것이 없을 것이다. 정말로 지루한 내용들로 가득할 거다.”(웃음) 1일 부산 벡스코 세계교회협의회(WCC) 대회장에서 열린 저스틴 웰비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57)와의 간담회에서 도청에 대한 문답이 나오자 순간 큰 웃음이 나왔다. 고위 성직자로는 드물게 비즈니스맨 출신인 그는 명쾌한 답변과 때로 적절한 유머를 섞어 가며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세계 165개국에 약 1억 명의 신자가 있는 세계성공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의 방한은 1990년 당시 로버트 런시 102대 대주교 이후 23년 만이다. 그는 2일 한국 교회 대표들과 ‘임진각 평화순례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 방문도,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임진각을 찾는 것도 처음이다. 아직 남북한 상황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반도의 화해와 일치에 기여하기 위해 앞장서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첫 방문이기 때문에 듣는 자세로, 찾아가는 자세로 많은 사람의 지혜를 구하겠다.” 3월 제105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승좌한 웰비 대주교는 케임브리지대에서 법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뒤 20대 중반부터 석유회사와 유전탐사회사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중역으로 촉망받는 비즈니스맨이었다. 1983년 프랑스에서 생후 7개월 된 막내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깊은 고통을 겪으면서 뒤늦게 성공회 신부가 됐다. 그는 복음주의 성향으로 성서에 대한 전통적, 보수적 해석을 선호하면서 동성결혼 합법화는 반대하고 여성 주교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성공회 내에서도 진보적인 유럽과 보수적인 아프리카의 지역 간 갈등과 최근 성공회 내 변화의 바람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차이가 있는 이 그룹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나 고민하고 있다. 일치는 신이 주시는 선물이고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업적이 이뤄지도록 우리는 노력하고 기도해야 한다. 스웨덴이나 미국 성공회에서 여성 대주교가 탄생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한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아시아 전체회의 연설에서는 “정의가 사라지면 희망도 사라진다. 그리스도인들은 본능적으로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개신교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개회식이 열린 30일 오후 2시 반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라토리엄에는 대회 주제가 선명하게 빛났다. 발터 알트만 WCC 중앙위원회 의장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부산까지 역대 총회 개최지를 언급하며 개회를 알리자 객석의 3000여 명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오라토리엄 좌석이 부족해 벡스코의 다른 공간에서 3000여 명이 개회식을 화상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개회 인사에서 올라브 ,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성하, 예하, 대주교님을 비롯한 참가자들과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WCC의 역사적인 10번째 총회를 한국 부산에서 개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김삼환 총회 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명성교회 담임목사)은 “60년 분단의 아픔과 핵의 위협에 노출된 한국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모두 기도와 회개, 헌신으로 세상에 축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자”고 말했다. 쿠바 장로교회에서 최초로 안수를 받은 여성 목회자 오펠리아 수아레스 WCC 라틴아메리카·카리브지역 의장은 차세대 대표 4명을 소개했다. 한국계 이민 2세인 토마스 강 씨(브라질 루터교 복음교회)는 “아버지의 고향은 북한, 어머니의 고향은 남한”이라며 “이념과 빈부의 차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분단을 극복하자”고 촉구했다. 정교회 세계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는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고,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인 쿠르트 코흐 추기경도 교황의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역대 개회식에서는 개최국 원수가 축하연설을 했지만, 이날 총회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개회식에 앞서 오전 10시경 열린 개회 예배에서는 총회 참가자와 국내 신자 등 4000여 명이 참석해 나라와 피부색, 교파를 뛰어넘는 화합의 장관을 연출했다. 예배에서 아시아와 유럽, 미국,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8개 지역 대표들이 기도하고, 주변에서는 정의와 평화를 갈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WCC는 9박 10일간의 총회를 시작했다. 이번 총회는 21세기 세계선교 신선언과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 환경을 주제로 한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1948년 창립된 WCC는 7년마다 열리는 총회에서 과제와 신학적 방향을 설정한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총회 기간 중 340여 개의 개신교 회원 교단 대표를 비롯해 가톨릭과 정교회 대표단 등 국내외에서 8500여 명이 참석한다. 한편 행사장 주변에서는 개신교 내 일부 보수 교단 신자들이 차량 확성기와 집회를 통해 WCC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부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2월 11일 베네딕도 16세의 사임 선언에 바티칸 전체가 놀라움에 휩싸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 행사 등 큰 일정이 많아 건강의 문제가 있어도 올해까지는 재임할 줄 알았죠. 멕시코, 쿠바 방문 뒤 장기 여행은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일치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63)은 29일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놀랐다”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쓰면서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직무에 대한 책임감과 양심, 기도와 성찰의 결과”라고 밝혔다. 코흐 추기경은 30일 개막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교황청 일치평의회는 가톨릭과 다른 기독교 교단과의 일치와 대화를 담당하는 교황청 기구다. 2010년부터 의장을 맡은 그는 “가톨릭은 WCC 회원은 아니지만 여러 위원회를 통해 기독교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장로교와 성공회, 정교회 등 한국 개신교 교단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이 대화하며 공존하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스위스 태생으로 교회일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을 받기도 한 그는 기독교 일치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언급했다. “교회의 일치는 하느님의 의지이자 말씀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관련한 첫 문서에도 일치를 강조하고 있죠. 가톨릭은 동쪽으로 정교회 등 동방교회, 서쪽으로는 장로교 성공회 등 개신교단과의 대화와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흐 추기경은 이어 “교회 일치는 몇몇 성직자들의 일이 아니라 평신자들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과제”라면서 “WCC 총회가 한반도의 화해와 일치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아시아 지역을 찾은 적이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꼭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 어느 나라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웃음) 여러분이 간절히 기도한다면 성사될 것입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세계 기독교계의 최대 행사로 꼽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WCC는 세계 교회의 일치를 추구하는 초교파적인 협의체로 현재 140여 개국 340여 개의 개신교단과 러시아정교회 등이 회원이다. 국내에서는 예수교장로회(통합)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가 가입해 있다. 총회는 7, 8년마다 개최되며 부산 총회는 1961년 인도 뉴델리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부산 총회의 표어는 ‘다양성 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다. WCC 회원은 물론이고 가톨릭과 여러 정교회 등 기독교의 주요 교파들이 대표단을 파견한다. 국내 개신교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종교행사로 해외 공식대표 2800여 명, 국내 4600여 명이 참석한다. 주요 교파의 수장과 저명인사도 여러 명 참석한다. 201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 아프리카 평화재단 대표, 쿠르트 코흐 로마 교황청 일치평의회 의장, 알로이스 로제 프랑스 테제 공동체 대표,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아부네 마티아스 에티오피아 정교회 총대주교, 조셉 마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카레킨 2세 아르메니아 정교회 총대주교, 딘 시얌수딘 인도네시아 이슬람교 대표 등이다. 이번 총회는 생명과 정의, 평화를 주제로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 주제별 회의,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좌담과 워크숍, 전시회로 구성돼 있다. 다음 달 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21세기 세계선교 신(新)선언과 한반도 평화, 중동평화, 환경 등에 관한 선언서를 채택한다. 한국의 문화와 한반도 상황을 이해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에큐메니컬 순례의 일환으로 다음 달 2일 경주의 불교문화 순례와 안동지역 유교문화 순례, 제주의 역사 현장과 광주의 민주화 투쟁 현장 순례 행사가 열린다. 같은 날 서울 순례 프로그램에서는 한반도의 분단 현장인 임진각과 도라산을 방문한다. 인근 명성교회에서는 안숙선 가야금 병창, 국립국악원 연주, 아리랑 합주 등 한국 공연예술을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이번 총회가 세계교회로부터 배우고 글로벌 교회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인 만큼 한국 교회의 아름답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평양 통과를 기대하며 7일 독일 베를린 중앙역을 출발한 평화열차의 북한 행사는 무산됐다. 평화열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표단은 유럽과 우랄산맥, 시베리아와 중국 대륙을 거쳐 28일 오전 인천항으로 입국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원불교 신제근 원정사(사진)가 23일 오전 1시 전북 남원시 운봉수도원에서 열반했다. 세수 90세. 1923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16세에 출가했으며 1942년 교화에 나서 신태인, 운봉, 완도, 대전, 부산 교구장을 지냈다. 평생 원불교 교당과 기관의 창립, 인재 양성을 위해 헌신했다.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를 친견한 몇 안 되는 생존 제자로 소태산의 간병을 담당하기도 했다.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반 전북 익산시 원불교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 063-850-3365}
아시아의 평화와 종교인들의 대화를 추구해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총회가 2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제8차 ACRP 총회가 2014년 8월 인천에서 개최된다”며 “ACRP와 KCRP는 6월 이후 총회의 남북한 공동 개최를 추진해 왔으나 남북 관계가 냉각돼 최근 회장단 회의를 열어 남한 단독 개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ACRP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1986년 이후 처음이다. KCRP 대표회장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ACRP 총회가 남북한 긴장 완화와 화해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남은 기간 공동 개최는 물론이고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27회 인촌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렸다. 이 상은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경성방직과 고려대를 설립한 민족 지도자 인촌 선생의 뜻을 잇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해마다 인촌 선생의 탄생일(10월 11일)에 맞춰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인촌상은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현승종)와 동아일보사가 제정해 운영한다. 현 이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서울예술대학교(교육) △한상복 서울대 명예교수(인문사회문학)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 교수(자연과학) 등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패와 기념메달, 상금 1억 원을 각각 수여했다. 현 이사장은 “세 분은 인촌 선생이 구현하고자 했던 인류애와 공익정신을 헌신적으로 실천해 오신 분들”이라며 “수상을 계기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더 크게 공헌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인촌상운영위원회(위원장 이돈희)는 외부 심사위원 24명을 위촉해 △교육 △언론출판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공공봉사 등 6개 부문에 걸쳐 6월부터 부문별로 세 차례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수상자를 확정했다. 언론출판과 공공봉사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던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최근 (효성그룹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시상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부문에서 수상한 서울예대의 유덕형 총장은 “인촌상 수상은 서울예대가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장으로 더욱 발전하는 데 큰 격려와 용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문사회문학 분야 수상자인 인류학자 한상복 명예교수는 “인촌의 깊은 뜻이 담긴 상을 수상한 만큼 남은 일생도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며 “과분하고 귀중한 상금은 인촌상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전 상금을 인류학 발전에 도움이 되게 쓰겠다”고 말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수상한 2차전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조재필 교수는 “젊고 학문적 성과도 부족한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해줘 감사하다”며 “현재 전기자동차는 한 번 충전으로 200km 미만밖에 못 가지만 앞으로 700∼800km를 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는 축사에서 “수상자들은 인촌이 추구한 가치를 오늘에 되살린 모범이 되시는 분들이어서 세월이 지나도 마모되지 않는 인촌 정신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가족, 역대 수상자를 비롯해 각계 인사 350여 명이 참석했으며, 바리톤 공병우 씨와 실내악단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축하공연을 펼쳤다.정양환·우정렬·최고야 기자 ray@donga.com :: 주요 참석자 명단 ::▽정계 관계 법조계=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현재 이홍구 고건 이한동 김석수 전 국무총리, (이하 가나다순)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박경석 전 국회의원, 박기정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이경우 변호사,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 이승환 전 주그리스 대사, 정기동 변호사, 최명해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최시중 전 방통위 위원장 ▽학계 교육계=강상진 연세대 교수, 강원철 고려사이버대 학생처장, 권대봉 고려대 교수, 권세실 서울예대 대외협력지원단장, 권숙인 서울대 교수, 권오상 고려사이버대 교무처장, 김광억 연세대 용재석좌교수, 김병국 고려대 교수, 김병완 고려대사범대부속고 교감, 김병철 고려대 총장, 김상기 고려사이버대 기획예산처장, 김상식 고려대 산학협력단장, 김성중 중앙중 교장, 김성천 중앙대 교수, 김세용 고려대 관리처장,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종필 중앙고 교장,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 남상남 동랑예술원 이사,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도성재 고려대 교무부총장, 마동훈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문옥표 서울대 교수, 박명식 고려중앙학원 본부장, 박부진 서울대 교수, 박정율 고려대 의무기획처장, 박정호 고려대 미래전략실장, 박현수 서울대 교수, 송진원 고려대 연구교학처장, 신승훈 서울예대 홍보디자인센터장, 심길중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부장, 안형식 고려대 보건대학원장, 양재룡 인촌장학생동문회장, 염재호 고려대 행정대외부총장, 오명석 서울대 교수, 오영재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오정훈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유병현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유혁 고려대 정보통신대학장 서리, 육정수 배재대 교수, 윤경병 서강대 교수, 윤계섭 동랑예술원 이사, 윤병길 고려대사범대부속고 교장, 이계형 단국대 부총장, 이기흥 동랑예술원 이사장, 이두희 고려대 경영대학장, 이상훈 고려대 보건과학대학장 서리, 이영분 전 건국대 부총장, 이용균 중앙고 교감, 이장규 고려대사범대부속중 교장,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 이재열 고려사이버대 총무처장,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 임상혁 동랑예술원 이사, 장승문 중앙중 교감, 전영우 수원과학대 초빙교수, 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 정낙철 고려대 이과대학장, 정무영 울산과기대 부총장, 정성진 고려중앙학원 이사, 정원주 고려대 정보전산처장,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 정종욱 고려사이버대 연구개발처장, 정철영 서울대 교수, 조무제 울산과기대 총장, 조옥라 서울대 교수, 조운용 서울예대 학생생활연구소장,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 최승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 최희조 세종대 석좌교수, 하주화 서울예대 부총장, 한용진 고려대 사범대학장, 한응수 서울예대 부총장, 한준 연세대 교수, 한희철 고려대 의과대학장, 홍순용 동랑예술원 감사, 홍일식 열린사이버대 총장, 황두진 서울예대 공연창작학부장, 황익주 서울대 교수 ▽경제계=권이상 경방 감사, 금동화 전 KIST 원장,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명하 김앤에이엘 회장, 김상열 OCI 부회장, 김선휘 삼양염업 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김준 경방 대표이사 사장, 김태석 한국은행 공보실장, 김태선 벤처아이 회장, 김한 전북은행장, 박문두 경일상사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 안병모 유창건축사무소 대표이사,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오명 동부하이텍 대표이사 회장, 오정소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이사장,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 이병연 세화애드컴 대표, 최길선 한국플랜트산업협회 회장, 허재성 한국은행 부총재보, 홍성훈 삼양홀딩스 감사 ▽언론계 출판계 문화계 체육계=강성연 배우, 김광희 동우회 회장, 김기섭 배우, 김달수 울산김씨대종회장, 김병건 동아꿈나무재단 이사장, 김은 인촌기념회 이사, 김정배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김정태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회장, 김준하 전 대한언론인회 이사, 남희석 방송인, 독고영재 배우, 문명호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문영복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이사, 박순천 배우, 박오학 전 동아일보 전무, 박용윤 한국박물관회 이사, 박충서 동아꿈나무재단 사무국장, 송충식 경향신문 상무, 신구 배우, 신동호 전 KBS제작단 사장,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부회장, 양택조 배우, 양희경 배우, 어경택 화정평화재단 감사, 여영무 뉴스앤피플 대표, 유동근 배우, 윤양중 일민문화재단 이사장, 이대훈 전 동아일보 이사, 이영근 코리아메디케어 고문,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이종석 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이종세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장,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이필상 유한재단 이사장, 정동환 배우, 존 배 조각가, 최동욱 라디오서울코리아 대표, 홍원기 대한언론인회 회장}

“요즘 기독교(개신교)가 ‘개독교’라는 말까지 듣고 있지 않습니까. 반면 우리 근현대사에서 개신교가 교육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너무 몰라준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그래도 섭섭하다 탓하지 말고 본연의 구원의 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6일 취임 예배에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에서 만난 박종덕 신임 한국구세군 사령관(63)은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일부 대형교회에서 벌어지는 세습과 목회자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추문이 비판적 목소리의 배경이라고 했다. 연말 자선냄비로 잘 알려진 구세군은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군대라는 뜻이다. 한국구세군은 280개 영문(營門·교회)에 5만여 명의 병사(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리 받아본 박 사령관의 취임사에는 ‘교단 규모를 감안하면 사회복지 분야에 너무 많이 힘을 쏟고 있어 힘들 때도 있다’는 표현이 있었다. 엄살인가 싶어 물었더니 그는 “우리 (일) 너무 많이 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교회 수보다 많은 300여 곳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라면, 이웃을 섬기는 시설도 하나’라는 원칙에 충실한 셈이죠.” 이런 비유도 했다. “구세군은 선교라는 교회 본연의 역할과 사회구제의 두 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수험생입니다.(웃음) 때로 힘에 부치지만 서로 보완적 관계이고,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6월 사령관 임명 소식을 들은 뒤 그가 처음 한 일은 기도였다. 부족한 사람이 한국구세군을 이끌 수 있는 지혜와 힘을 달라고 청했다. 그는 짐을 미처 옮기지 못해 그대로 쓰고 있는 서기장관(書記長官)실의 쪽문을 가리키며 “전임 사령관이 계실 때는 저 문을 통해 건너가 언제든 상의했는데 이제 그럴 수 없어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했다. 박 사령관은 서울지방장관을 마친 뒤 2010년 호주구세군 남군국 부서기장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호주는 영연방 국가로 오랜 구세군 역사가 있어 배울 점이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호주에서는 부활절이 지난 뒤 전체 구세군이 모금에 참여합니다. 사관들이 가정을 방문해 모금을 받는데, 심지어 횡단보도까지 담당자가 있을 정도로 철저합니다. 사관들이 문을 두드리고 ‘샐베이션 아미’라고 하면 10달러, 20달러씩 기부합니다. 구세군과 기부문화가 일종의 생활로 그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겁니다. 한마디로 부러웠죠.” 하지만 1928년 시작된 한국구세군의 자선냄비는 다른 국가 구세군과 비교해도 성공적인 전통이 됐다고 그는 자부했다. 올해 11월 새로 시작되는 자선냄비 모금 목표액은 100억 원. “한 해 전 모금 목표가 70억 원인데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습니다. 자선냄비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십시일반의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사회교육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댕그랑댕그랑 울리는 구세군의 종소리는 세상뿐 아니라 자신들의 자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1960년대 말 개신교 신자는 100만 명, 1990년대 말에는 1000만 명이라고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진리대로 살아 선한 영향력을 키우는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환자가 아니라 작가”라고 말하던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선생이 일흔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별세하시다니! ‘천 년을 함께 살아도 단 한 번은 이별해야 한다’는 말은 이럴 때 큰 위로가 되어야 하는데 정녕 그의 죽음 앞에서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꽃밭에 들어가 꽃을 꺾을 때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듯이 하느님 또한 인간이라는 꽃밭에서 또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으신 것인가. 아직 써야 할 소설이 많이 남아 있는데, 나자렛 마을에 살던 2000년 전의 청년 예수 이야기도, 여든 넘게 그림을 그리면서 끊임없이 정열적으로 여자를 사랑했던 화가 피카소 이야기도 최인호 선생만의 새로운 관점에서 재미있게 써야 하는데, 이제 그만 소설가로서의 펜을 놓고 말았으니 이 어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있으랴. 1970년대 말에 최인호 선생이 월간 샘터에 연재하던 소설 ‘가족’을 매달 교정보고 편집하는 일을 하면서 처음 선생을 만나던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어찌 인생이라는 시간은 이리 빠르고, 선생마저 이렇게 죽음이라는 긴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인가. 최인호 선생은 꼭 원고 마감 직전에 원고를 보내셨는데, 원고가 들어오면 동화작가 정채봉 씨가 난필로 유명한 선생의 글씨를 한 자 한 자 알아보고 다시 썼으며, 바쁘면 입으로 소리 내어 내게 대필시키기도 했다. 소설 ‘가족’의 최초 독자인 나는 늘 선생의 아드님인 도단이와 따님인 다혜와 함께 사는 듯했다.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선생은 가족의 일상사를 세세하게 끄집어내어 글을 썼다. 일상 속에서 무엇을 발견해 내느냐 하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상의 삶 속에 진정 문학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 선생을 통해 배웠다.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일에서부터 인간의 모든 사랑은 시작된다는 것 또한 내겐 큰 가르침이었다. 선생은 후배들에 대해 사랑이 많으셨다. 내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을 때는 일부러 전화를 주셨다. “소설이 당선되었다니, 정말 축하해. 열심히 써. 이제 넌 내 후배야. 시인이 소설가가 되려면 열심히 쓰는 수밖에 없어.” 선생의 말씀과는 달리 나는 소설을 쓰지 못하고 말았지만 그때는 당대 최고의 소설가가 직접 내게 축하 전화를 해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다. 최인호 선생은 이제 김수환 추기경의 품에 안겨 그동안 참 많이 아팠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법정 스님과 찻상을 마주하고 대밭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작설차 한잔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슬며시 어느 술집에 들러 ‘별들의 고향’의 경아와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거침없이 이런저런 이승의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라도 한잔하고 있을지 모른다. 최인호 선생님! 이제 그곳에서 ‘길 없는 길’을 찾으셨는지요. “지금까지 몰래카메라였습니다” 하고 껄껄껄 호방하게 그 유머 넘치는 웃음을 다시 터뜨리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어쩌면 선생님이 가신 천국이야말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일지도 모릅니다. 그곳에서 작은 나무 책상 하나 마련하셔서 천국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죄다 소설로 써서 보내 주세요. 그러면 이곳 출판사들이 분명 다투어 출간해 드릴 것입니다. 그래야만 사랑하는 선생님을 떠나보낸 그 많은 독자들이 더이상 슬프지 않을 것입니다. 정호승 시인}

원불교 이공전 종사(사진)가 24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중앙총부에서 열반했다. 세수 87세, 법랍 73세. 고인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의 제자 중 한 명으로 소태산의 법문을 모아 교전을 발간해 교법과 신앙 체계의 기틀을 다졌고 ‘월간 원광’ ‘원불교신문’ 등에서 활동하며 원불교 문화와 문학 발전에도 기여했다. 빈소는 중앙총부 향적당, 발인은 26일 오전 10시 반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 063-850-3365}

23일 오전 11시 반경 최인호 베드로 선생이 아주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다. 곧바로 정진석 추기경께 전화를 걸어 병자성사(가톨릭에서 마지막에 병자에게 주는 성사)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추기경은 최 선생을 바로 병문안하겠다고 하셨다. 추기경이 도착하기 전 나는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해 병실을 지켰다. 최 선생은 살이 아주 많이 빠져 병색이 짙었고, 잘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래도 나를 보자 눈을 마주치고 웃음을 지어주며 손을 내밀었다. 잡은 손의 힘이 너무 없어 가슴이 아팠다. 드디어 오후 2시경 추기경이 병실에 도착했다. 선생은 추기경을 보자 병색이 짙은데도 미소를 지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추기경은 최 선생의 두 손을 잡고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최 선생의 눈만 쳐다봤다. 추기경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고 최 선생의 눈도 빨갛게 충혈됐다. 그리고 고백성사를 위해 두 사람만을 남겨둔 채 다른 이들은 병실을 나왔다. 10여 분 후 고백성사를 끝낸 최 선생의 얼굴은 한결 편해보였다. 다시 병자성사가 진행됐다. 성체는 최 선생이 목이 아파 넘길 수 없어 딸과 며느리가 대신 모셨다. 추기경은 “따님과 며느님이 선생님을 대신해서 하는 것이에요”라고 하자 최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추기경이 병자성자를 마친 뒤 “이제 모든 죄로부터 용서받으셨어요. 평안하세요”라고 하자 선생은 활짝 웃었다. 옆에서 딸이 “아버님이 정말 오랜만에 웃으신다”며 좋아했다. 최 선생은 마지막을 직감했는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무척 힘든 상태임에도 자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언젠가 최 선생은 유교와 불교에 대해 소설을 썼는데 마지막으로 꼭 예수에 대해 쓰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그럼 이스라엘에 한번 가야죠”라고 한 적이 있다. 방을 나서는 추기경에게 최 선생은 다시 쇳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내가 방을 떠나면서 두 손을 잡고 “선생님, 지난번 전화에서 ‘사랑합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사랑합니다”고 하자, 최 선생은 힘겹지만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 짧은 대화가 긴 이별의 인사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까지 어린아이처럼 웃으시며 한 말씀이 귀에 맴돈다. “감사합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비서실장}

지난해 조계종 일부 승려의 도박 파문 이후 사실상 불출마를 약속했던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사진)이 10월 10일 치러지는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4년 임기의 총무원장은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지만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지금까지 현직 총무원장이 연임한 적은 없었다. 자승 스님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하지 않고, (불출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맺은 사람이 풀고, 처음 시작한 사람이 그 끝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살길을 만난다’는 뜻의 ‘절처봉생(絶處逢生)’이란 표현도 썼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자승 스님이 주도해온 종단 내 최대 모임 불교광장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스님을 총무원장 후보로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로써 이번 선거는 자승 스님과 무량·무차·백상도량 ‘3자 연대’의 지지 속에 출마를 선언한 중앙종회 전 의장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18∼20일이다. 금오 스님의 뜻을 잇는 금오문도회 일부의 지지를 얻어 출마의 뜻을 밝힌 전 포교원장 도영 스님, 자승 스님이 출마하면 함께 후보로 나서겠다고 공언해온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의 후보 등록 여부도 관심사다. 2009년 제33대 선거는 종단 내 계파들의 합의 추대 형식으로 진행돼 자승 스님이 91.48%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변수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자승-보선 스님 간 지지세가 비슷한 데다 일각에서는 자승 스님의 불출마 약속 번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파란도 예상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2일 오후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전국선원수좌회 주최로 수좌(首座)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승(慈乘·사진) 스님 총무원장 재임 포기 이행을 촉구하는 법회가 열렸다. 주로 선원(禪院)에서 수행하는 수좌들이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이날 행사에서 수좌회 대책위원장 석곡스님(봉암사 주지)은 “지난해 도박 사건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자성과 쇄신을 위해 (자신의) 남은 임기를 보장하면 연임하지 않겠다는 것이 수좌들 앞에서 한 총무원장의 약속”이라며 “총무원장 직선제, 종단 재정 투명화, (부인을 숨긴) 은처승(隱妻僧) 축출 등의 약속도 이행하라”고 밝혔다. 18일 후보 등록으로 본격화하는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현 원장인 자승 스님의 거취 문제다. 그동안 조계종 내에서는 자승 스님이 최대 계파인 화엄·법화회를 이끌고 있지만 사실상의 불출마 약속과 룸살롱 사건 연루 등 자신이 스스로 옭아 맨 ‘자승자박(慈乘自縛)’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강했다. 그래서 화엄·법화회는 무량회와 무당파(無黨派)까지 영입해 ‘불교광장’이란 단체를 출범시킨 뒤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자승 스님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국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무량회가 이탈하는 바람에 이 방안은 백지화됐다. 16일 예정된 불교광장 모임에서 다른 후보를 선택하지 않으면 자승 스님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 종단 관계자는 “자승 스님이 선거인단 321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가능하겠지만 출마의 명분이 서지 않아 불교계 전체와 사회적 여론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광장에 맞서는 다른 계파인 무량·무차·백상도량(옛 보림)은 ‘3자 연대’를 통해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을 이미 후보로 추대했다. 10월 10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자승 스님과 보선 스님 간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역대 선거 중 가장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지리산 칠불사 회주인 통광 스님(사진)이 6일 오전 8시 45분 아자방(亞字房)에서 입적했다. 법랍 54세. 세납 73세. 스님은 참선 수행은 물론이고 경전에 해박한 대표적 선지식 가운데 한 명으로 아자방으로 널리 알려진 칠불사를 복원했다. 이 사찰의 선방인 아자방은 방 모양이 ‘아(亞)’자처럼 생겨 붙여진 명칭으로 한 번 불을 지피면 49일이나 온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말하지 않고 수행에 전념한다는 의미로 ‘벙어리 아(啞)’자를 써서 아자방(啞字房)으로 부르기도 한다. 스님은 194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1959년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5년 탄허 스님의 화엄경 역경 교열에 참여한 뒤 1977년 탄허 스님으로부터 제월(霽月)이라는 전강 법호를 받아 강맥을 이었다. 칠불사와 아자방을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복원했으며 쌍계사 주지와 강주, 조계종 역경위원장 등을 지냈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제월문도회장으로 10일 오전 10시 칠불사에서 엄수된다. 055-883-1869}

대한불교조계종에 이어 불교 내 제2종단으로 꼽히는 한국불교태고종. 분규와 잇따른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던 태고종이 달라졌다. 지난달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는 선거인단이 대폭 확대되고, 처음으로 후보자 토론회를 3차례나 개최해 개혁의 출발점이 됐다. 22일에는 총무원 집행부 인선을 위한 인사검증위원회가 열린다. 9월 26일 취임 법회를 갖는 신임 총무원장 도산 스님(68)을 19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만났다. ―조계종에서도 못하고 있는 선거 민주화를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다. “선거인단을 80여 명에서 140여 명으로 늘려 참여를 확대했다. 무엇보다 후보 4명의 정책을 비교해볼 수 있었던 토론회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멸빈(滅빈·승단에서 영구 추방)됐다가 종단 수장에 올랐다. “2008년 종단 개혁을 위해 총무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위계질서를 어겼다는 이유로 멸빈됐다. 그렇지만 최종 심사에서는 무혐의 처리됐다.” ―종단 민주화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아직 멀었다. 종단 스님 8000여 명이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도 검토해야 한다. 직선제를 통해 스님들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풍토가 생겨야 한다.” ―태고종은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교세는 어떤가. “정부에 신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500여만 명의 신자에 3200여 개의 사찰이 있다. 무엇보다 태고종은 1700년 불교의 뿌리를 이어 온 전통종단, 정통종단이다. 앞으로 신자들의 일상과 밀착한 생활불교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 고려시대 보우 스님을 종조로 하고 있는 태고종은 출가자의 결혼을 금지하지 않아 대처승단으로도 불린다. 한때 불교 최대 세력이었으나 광복 이후 비구 측과 갈등을 겪다 1970년 태고종이라는 명칭으로 다시 출발했다. 태고종과 조계종은 비구-대처의 대립기를 각각 ‘법난(法難)’과 ‘정화운동’으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조계종과의 대화는…. “두 종단의 관계는 현실의 남북관계와 비슷하다. 지금은 싸운 뒤 갈라서 있지만 그 시간은 우리 불교사에서 극히 짧다. 뿌리가 같기 때문에 교류하면 더욱 좋은 관계가 될 것이다.” ―인사추천위원회 구성도 파격적이다. “총무원장이 그냥 임명하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추천받아 인재풀을 만들자는 취지다. 종단 개혁에 실패하면서 인재 육성에도 실패했다. 인재가 없으면 종단의 미래도 없다.” ―총무원장의 권한을 대폭 줄인다는 말도 나온다. “많은 역할을 각 교구로 넘길 생각이다. 연임에 연연할 생각도 없다. 4년 임기 중 기초는 만들 수 있지 않겠나.”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서울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이곳은 조계사와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들어서 있는 한국 불교의 핵심 공간이다. 조계종의 총본산이자 종단 내에서 흔히 말하는 ‘종단정치’를 통해 종권을 낳는 산실이기도 하다. 조계종을 이끌 제34대 총무원장 선거(10월 10일)를 위한 후보 등록 기간은 9월 18∼20일. 당장 1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구도는 오리무중이다. 조계종의 총무원장 선거 기상도를 사자성어로 정리했다.○ 설왕설래(說往說來)종단의 與-野-무당파 ‘불교광장’ 출범… 정치 빗대 “조계종의 3당합당” 술렁 오가는 말은 무성하지만 선거의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11일 총무원장 후보의 원만한 추대를 명분으로 출범한 모임 ‘불교광장’의 등장 때문이다. 조계종은 그동안 스님들의 출가 문중과 학연, 인연으로 연결된 종책 모임을 통해 종권을 창출하거나 대립해왔다. 현실정치의 정당 이합집산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지난해 도박 사건이 불거지자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자승 스님이 속해 있어 여당 격으로 분류되는 화엄·법화회는 물론이고 무량, 무차, 보림회가 모두 해산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모임들은 이후에도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를 중심으로 교구 본사 주지 선거 등에서 여전히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불교광장은 옛 화엄·법화회는 물론이고 25개 본사 중 20곳의 주지와 옛 무량회, 무당파 스님들까지 포함시켜 최대 조직을 이뤘다. 종단 안에서는 불교광장의 출범을 ‘조계종의 3당 합당’으로 부른다. 그래서 “불교광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스님이 아니다” “불교광장이 민주적인 선거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동상이몽(同床異夢)現원장 출마-불출마 놓고 해석 분분… “불출마 해야” “他후보 없으면 추대” 흥미로운 대목은 누구도 섣불리 출마의 깃발을 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종단의 거의 전 세력을 포괄한 불교광장과 자승 스님의 의중(意中)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직지사 출신을 중심으로 한 직지사단과 옛 무량회의 지지를 받은 법등 스님은 9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불교광장을 향해 ‘돌직구’도 날렸다. “현 원장 스님은 이미 소임에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이 말은 재임에 나서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무량회에서 활동한 중앙종회 의원 장명 스님은 12일 “무량회는 원장 스님의 불출마를 전제로 한다는 제안을 받아들여 불교광장에 참여했던 것”이라며 불교광장의 대변인 소임을 사퇴했다. 자승 스님이 출마할 가능성이 보이는 만큼 함께할 수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그러나 공동대변인 덕문 스님의 말은 다르다. “저쪽 주장은 사실상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얘기라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또 여기저기서 원장 스님의 불출마를 공언하라고 한다. 원장 스님은 분명 ‘나를 배제하고 백지 상태에서 후보 추천을 하라’고 했다. 그러나 마땅한 후보가 없다면 후보로 추천하는 것까지 막을 순 없지 않으냐.”○ 동귀어진(同歸於盡)옛 무량회 법등스님 불출마선언 싸고 “자승스님 압박 위한 물귀신 작전인듯” 조계종 내부에서는 법등 스님의 불출마 선언을 “나도 (총무원장을) 안 하지만 당신도 할 수 없다”는 동귀어진(파멸의 길로 함께 들어감)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 중진 스님은 “출마에 뜻을 둔 후보들은 최대 종책인 옛 화엄·법화회의 지지를 얻고 싶겠지만 원장 스님이 모호한 태도를 계속 취할 경우 불교광장에서 탈퇴하거나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총무원이 출범할 당시부터 사사건건 대립해온 명진 스님은 이미 몇 개월 전 “현 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연임에 나서면 당선 여부를 떠나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 덕위인표(德爲人表)“이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 원해” 기득권 유지 종단정치에 비판 목소리 종단 안팎에서는 총무원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에는 종단 내부의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힘과, 현실 권력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치력이 중요한 자질로 꼽혀 왔지만 이젠 덕망이 높아 세상 사람의 본보기가 되는(덕위인표)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선거 과정을 통해 종단정치의 폐해도 드러나고 있다. 종단정치가 1994년과 1998년 종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폭력사태는 막고 있지만 기득권 유지와 재생산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종단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종단 지도층 스님들이 연루된 도박과 계율 위반 시비 등으로 불교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며 “이제 누가 표를 많이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불교 내부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 종단의 얼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체육회 △사무차장 백성일 △체육진흥본부장 김재원 △국제협력본부장 박철근 △선수촌운영본부장 김성철 △경영전략팀장 원승재 △예산관리팀장 신동광 △인사팀장 조태욱 △총무팀장 김칠봉 △경기운영팀장 윤옥상 △학교생활체육팀장 류미경 △선수권익보호팀장 임석천 △국제교류팀장 김영찬 △국제경기팀장 문성배 △선수촌관리팀장 송상우 △훈련기획팀장 오승훈 △진천선수촌관리팀장 조성태 △훈련지원팀장 이옥규 △홍보마케팅실장 박명규 △감사실장 박성수 △파견대기 박필순 최은기 박인규 유남식 ◇신용보증기금 △감사실 감사반장 김용준 ▽영업점장 △영등포 이병호 △구로 서규종 △서울디지털 박철오 △광진 이종석 △테헤란로 강승희 △제주 장왕순 △강서 조종남 △고양 박운규 △포천 류재현 △동대문 김원회 △원주 정용수 △양재 배창수 △안양 김윤겸 △성남 전오중 △군포 심현구 △경기광주 김부묵 △반월 김재희 △안산 이용득 △시흥 조병이 △양산 김종국 △경주 김창현 △칠곡 김도영 △군산 서정규 △여수 윤지영 △정읍 박문규 △대전 주광윤 △청주 이무춘 △증평 정철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겸 법과대학장 박시환 △공과대학장 겸 공학대학원장 김병국 △자연과학대학장 이익모 △사범대학장 겸 교육대학원장 김명인 △사회과학대학장 겸 정책대학원장 김상훈 △생활관장 김창균 △교양교육원장 정기섭 △교양교육원 부원장 유영종 △교무 제2부처장 성귀복 △인하공학교육혁신센터장 신수봉 △공과대학연구부학장 육지호 △공학대학원 부원장 권용구 ◇강원대 △입학부본부장 김기동 △국제어학원장 김종미 ◇연합뉴스 △도쿄 특파원 이세원 ◇국제신문 △광고국 광고2부장 최영준 △총무국 총무부장 직대 안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