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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라는 별명답게 확실하게 날아올랐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마다 하늘을 향해 검지를 죽 뻗었다. 지난해 1위 팀이라는 자존심을 상징하는 듯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평일 대회로는 드물게 2만3000여 관중이 운집한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12일 만에 물러난 황보관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서울의 최용수 감독대행이 팀에 올 시즌 첫 2연승을 안겼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조 서울과 알아인(아랍에미리트)의 경기 전반 17분. 왼쪽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은 고요한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39분. 서울의 간판 공격수 데얀이 슬라이딩 헤딩슛으로 또 한 번 그물을 출렁였다. 데얀은 후반 28분에도 상대 골키퍼 머리를 넘기는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3-0 완승이었다. 최 감독대행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0일 프로축구 정규리그 제주와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한 데 이어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동안 선발에 자주 나서지 못했던 고명진과 코뼈를 다쳤던 이승렬을 과감히 기용하는 등 선수 기용에 변화를 줬다. 이날 승리로 3승 1무 1패로 승점 10을 확보한 서울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조 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서울은 11일 항저우(중국)와의 마지막 방문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억수같이 퍼붓던 비는 경기 직전 바르셀로나 구단 버스가 도착하자 그쳤다. 수용 인원 유럽 최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에서 4일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1차전을 0-2로 진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미리 구해둔 방문경기 표를 집단 환불했지만 9만8000여 석을 가득 채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양 팀은 젖은 잔디 위에서 경기 시작 20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홈 관중의 폭발할 듯한 응원을 등에 업은 바르사는 특유의 볼 컨트롤을 회복하며 힘을 냈다. 선봉에는 ‘마법사’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레알이 저지른 31개의 파울 중 11개를 한 몸에 받으며 집중 견제를 당했지만 양 팀에서 가장 많은 5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 중 3개가 골문 안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유효슈팅이었다. 반면 메시의 맞수인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바르사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찔러준 그림 같은 침투 패스를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골로 연결시켜 후반 9분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9분 레알의 마르셀로가 동점골을 넣어 경기는 1-1로 끝났다. 이로써 바르사는 1, 2차전 합계 3-1로 앞서 29일 영국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선착했다. 바르사는 2009년에 이어 2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바르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샬케04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바르사는 점유율 64% 대 34%, 슈팅수 10 대 2로 앞섰다. 1차전 때 퇴장당한 레알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호텔에서 경기를 봤다. 주심은 후반 2분 레알 곤살로 이과인의 슛이 그물을 흔들었지만 이에 앞서 호날두가 파울을 했다며 무효처리했다. 호날두는 판정에 대해 울분을 토했지만 경기 내용에선 레알의 완패였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국민생활체육회는 일주일에 세 차례 30분씩 운동하자는 ‘스포츠 7330’ 캠페인을 확산시키기 위한 수기를 공모한다. 생활체육으로 건강을 회복한 사례, 동호회와 클럽에서 겪은 일화, 생활체육 휴먼스토리, 스포츠 7330 실천 소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접수 기간은 23일부터 6월 24일까지. 응모 방법은 생활체육회 홈페이지(www.sporta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하늘엔 황사가 가득했다. 뿌연 먼지가 날리는 가운데 경기 시작 6분 만에 40세 노장 골키퍼 최은성(대전)은 양 허리에 손을 짚은 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프로축구 정규리그 광주-대전의 경기가 열린 1일 광주월드컵경기장. ‘수호천황’이라고 불리는 그로서도 손쓰기 힘든 실점이었다. 최근 물오른 득점력으로 한창 기세를 올리는 광주의 주앙파울로가 골문 앞에서 날린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오는 순간 문전에서 대기하던 이승기가 곧바로 이를 밀어 넣었다. 주앙파울로는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수다. 지난달 24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황보관 감독이 사퇴하는 데 일조했다. 광주는 왼쪽 측면에 나선 주앙파울로의 빠른 발로 대전을 위협했다. 주앙파울로는 전반 34분 대전 골문 오른쪽 구석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추가 골을 뽑았다. 올 시즌 10년 만에 정규리그 선두에 올랐던 대전도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전반 42분 박성호의 패스를 받은 김창훈이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대전은 후반에도 줄기차게 광주를 밀어붙였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광주의 2-1 승리로 끝났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끼리 맞붙은 이날 경기 결과는 두 팀에 남은 시즌에 대한 상반된 예고를 하는 듯했다.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광주는 창단 후 첫 2연승을 하며 3승 1무 4패를 기록해 14위에서 11위로 뛰어오르며 중위권 도약을 꿈꾸게 됐다. 반면 대전은 최근 2연패하며 3승 3무 2패로 6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112일 만에 물러난 황보관 전 감독의 뒤를 이은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은 데뷔전에서 승리했다. 서울은 지난달 30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박현범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2분 박용호의 헤딩슛, 후반 36분 고명진의 슛으로 2-1로 역전승했다. 광주=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38·잉글랜드)가 29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에서 열린 유럽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웨스트우드는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2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기록해 선두로 나선 브렛 럼퍼드(34·호주·10언더파 134타)를 6타 차로 추격하며 공동 11위에 올랐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중간합계 4오버파 148타로 컷오프에 탈락했다.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 역시 중간합계 10오버파 154타로 컷에 들지 못했다. 어니 엘스(42·남아공)도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하며 컷 기준인 1오버파에 1타 뒤져 3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놀란 축구팬들은 그 순간을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렀다.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 그가 또 한 번 축구사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감독들의 원색적인 말싸움과 팬들의 야유, 선수들의 극한 몸싸움이 벌어지며 전쟁 같은 긴장감을 낳은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이 펼쳐진 28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의 안방인 스페인 마드리드 베르나베우 경기장 8만여 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260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티켓 4000장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소문난 잔치의 주인공은 레알 팬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메시였다. 후반 42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빠른 스피드로 몸값만 수백억 원에 이르는 초호화 클럽 레알의 수비진을 돌파하며 이들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약 35m를 질주하며 순식간에 수비수 4명을 제친 메시는 넘어지며 골을 성공시켰다. 2-0. 이에 앞선 후반 31분 측면 패스를 논스톱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뽑은 뒤였다. 폭발할 듯한 함성 대신 레알 팬들의 탄식이 가득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50m를 단독 드리블하며 잉글랜드 수비진 5명을 제치고 골을 넣은 것과 비슷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메시는 그의 우상 마라도나를 뛰어넘을 기세다. 메시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11골을 기록해 2002∼200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세웠던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12골)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챔피언클럽컵 시절까지 포함하면 1962∼1963시즌 AC 밀란의 호세 알타피니가 세웠던 14골이 최고 기록이다. 두 팀은 경기 내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하프타임 때는 선수들끼리 충돌해 패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다. 결국 후반 16분 거친 수비를 펼치던 레알의 페페가 퇴장당했고 이것이 치명타였다. 이에 항의하던 레알의 조제 모리뉴 감독까지 함께 퇴장당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후 “왜? 왜? 왜?”를 외치며 심판들이 바르사를 너무 봐준다고 항의했다. 두 팀은 5월 4일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날개만 떼면 꼭 바퀴 3개 달린 소형차 같았다. 돔 지붕 모양의 캐노피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머리가 캐노피에 닿을 정도로 조종석이 꽉 찬다. 공간은 단출했지만 15개의 계기반이 눈을 어지럽혔다. 비행속도와 고도, 나침반과 수평계를 비롯해 알 수 없는 용어와 숫자가 창공보다 먼저 눈앞에 펼쳐졌다. “투루두르르르….” 프로펠러까지 돌아가자 불안한 마음이 들어 허리에 맨 안전띠를 슬그머니 당겨 조였다. 28일 기자는 경비행기를 타고 경기 안산시 시화호 일대를 날았다. 직접 조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하늘을 달리는’ 색다른 체험을 했다. 1월과 2월에 경비행기 추락으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걱정이 됐지만 공중에서 엔진이 꺼져도 행글라이더처럼 ‘양력비행’이 가능하다는 말에 용기를 냈다. 경비행기를 정비하는 최윤호 교관(42·예모항공)도 “꼼꼼하게 정비하고 비행수칙만 준수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경비행기는 생각보다 쉽게 떠올랐다. 80m쯤이나 달렸을까. 엉덩이에 느껴지던 스피드웨이의 활주로면 굴곡이 사라지자 자그마한 비행기는 양 날개를 가볍게 갸우뚱거렸다. 흰 조각구름이 서서히 다가왔다. 700피트(약 213m)까지 올라가서야 기자는 하늘에서 땅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방조제 뒤로 인천 앞바다가 아스라이 보였다. 조종간을 좌우로 꺾어 선회할 때마다 옹기종기 솟아 오른 나지막한 구릉이 기울며 모습을 달리했다. 밑으로 펼쳐진 드넓은 간척지는 사람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지형 그대로였다. 모양을 알 수 없는 구름 그림자 몇 조각만 그 위를 덮고 있었다. 분명 경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날고 있는데 하늘 아래 풍경은 천천히 흘러갔다. 가만히 떠 있는 비행기 밑을 지구가 도는 듯한 기분. 그럴 때마다 바람은 기체를 뒤흔들어 하늘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몸이 붕 떠 중력에서 벗어나는 느낌도 시나브로 찾아왔다. 기자와 함께 비행한 이성규 교관(46·서해항공)도 하늘 위에서의 아찔한 스릴과 자유로움에 매료돼 경비행기 조종을 시작했다. 올해로 18년째 하늘을 누빈 그는 “처음에는 두렵고 자동차 운전처럼 쉽지도 않지만 금세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 느낌을 못 잊어 다시 비행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한스포츠항공협회 양회곤 사무처장은 “전국의 경비행기 동호회에 가입된 회원 1만9000여 명(중복 가입 포함)에 초경량항공기 자격증 소지자만 2000명이다”라며 “최근 그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필기시험과 20시간의 교육(강습비 400여만 원)을 받으면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면허를 딸 수 있다. 면허가 없어도 전국 30여 개 항공클럽에서 하늘을 나는 체험이 가능해 최근 레저로도 인기다. 안산에서 5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경기국제항공전에서도 항공기 탑승체험과 에어쇼를 포함한 복합 항공콘텐츠를 선보인다. 55종 130여 대의 항공기를 전시하고 70여 종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하늘 위의 20여 분은 금세 지나갔다. 탁 트였던 시야가 점차 가라앉더니 활주로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320kg의 경비행기는 세 발로 사뿐히 지면을 밟았다. 안도감에 한숨이 새어 나왔지만 눈은 오래도록 캐노피 위의 창공을 향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놀라운 순발력을 지닌 거미 손의 방어벽을 뚫은 것은 38세의 노장이었다. 27일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샬케04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전반전이 끝날 무렵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골이나 다름없는 강력한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동물 같은 움직임으로 모두 막아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전반 5분 박지성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날린 오른발 강슛도 포함돼 있었다. 퍼거슨 감독은 전반이 끝나자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호흡을 가다듬게 했다. 그만큼 샬케04의 신예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5)의 활약은 눈부셨다. 퍼거슨 감독의 주문은 통했다. 후반 22분 문전에서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은 38세의 고참 라이언 긱스는 노이어가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그의 다리 밑으로 낮게 깔리는 슈팅을 날려 마침내 그물을 흔들었다. 맨유는 2분 뒤 터진 루니의 추가 골로 2-0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내가 1986년부터 맨유에서 감독생활을 한 이래 최고의 골키퍼 활약을 보았다”며 노이어를 극찬했다. 맨유는 41세인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가 은퇴할 것에 대비해 노이어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긱스는 첼시와의 8강전에서도 맨유가 터뜨린 세 골을 모두 어시스트한 데 이어 이날 결승골을 넣어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나이를 잊은 희한한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박지성은 후반 28분 교체될 때까지 8.99km를 뛰며 샬케04의 일본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와 여러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우치다는 풀타임을 뛰며 11.18km를 달리는 헌신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패스 성공률에서는 박지성이 80%로 71%인 우치다에게 앞섰다. 두 팀은 5월 5일 맨체스터의 홈구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국과 스페인의 E조 경기가 열린 우디네 훌리울리 경기장. 프리킥 찬스에서 최순호가 슬쩍 공을 밀어주자 황보관이 달려들며 대포알 같은 슛을 날렸다. 공은 25m를 날아가 그물에 꽂혔다. 시속 114km. 당시 월드컵 사상 최고 스피드를 기록한 슛이었다. 한국은 1-3으로 졌지만 황보관의 이 캐넌 슈팅은 팬들의 가슴속에 오래 남았다. 하지만 ‘캐넌 슈터’ 황보관의 지도자 인생은 그처럼 속 시원하지 않았다. 올해 1월 5일 FC 서울 감독에 취임했던 황보 감독은 112일 만인 25일 자진 사퇴했다. 사실상 역대 최단명이다. 2007년 7월 부산 지휘봉을 잡았다가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17일 만에 팀을 떠난 박성화 감독이 있었지만 성적 부진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한 것은 아니었다. 박 감독에 이어서는 지난해 포항의 레모스 올리베이라 감독이 122일 만에 물러났다. 서울대 출신인 황보 감독은 일본 프로축구 오이타 트리니타 감독과 부사장을 지내 경기와 행정에 모두 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서울에 부임한 후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몰리나, 제파로프, 데얀, 아디 등 화려한 용병 선수들을 팀 전술에 융화시키지 못했다. 하대성 최태욱 등 주전들의 잇단 부상도 전력을 약화시켰다. 지난해 우승팀 서울은 최근 광주에 0-1로 지며 1승 3무 3패로 14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관 때문이야”라는 팬들의 비난이 잇달았다. 서울은 당분간 최용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팀을 꾸려갈 방침이다. 황보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에 앞서 황보 감독과 함께 1990년대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최순호 전 강원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날이 흐렸다. 13시간이 넘게 벌인 사투의 끝. 해발 8000m가 넘는 깎아지른 봉우리에서 산 사나이는 울먹였다. “고인의 꿈을 이뤘습니다.” 작고한 여성 산악인 고미영 씨와 함께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도전했던 산악인 김재수 대장(51)이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안나푸르나(8091m) 등정에 성공했다. 코오롱스포츠는 김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26일 오후 1시 50분(현지 시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김 대장은 0시 20분 등반을 시작해 13시간 30분 만에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3월 18일 출국한 지 40일 만이다. 코오롱스포츠 측은 현지 기상 악화로 김 대장이 어렵게 정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모두 오른 한국 산악인은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오은선 씨에 이어 김 대장이 다섯 번째. 전 세계로는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 등에 이어 23번째다. 뛰어난 고소적응력을 발휘하며 히말라야 등반에 앞장서던 김 대장은 고미영 씨의 부탁을 받고 등반 파트너로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2007년 5월 에베레스트(8850m)를 시작으로 8000m급 10개봉에 함께 올랐다. 당시 여성 세계 최초의 14좌 완등을 놓고 오은선 씨와 경쟁했던 고 씨는 2009년 7월 낭가파르바트(8126m)를 등정한 뒤 하산하다 숨졌다. 장례식장에서 통곡하며 눈물을 흘렸던 김 대장은 이후 고 씨의 뜻을 새기며 남은 봉우리들을 오르기로 했다. 김 대장은 지난해 가셔브룸 2봉(8035m)과 1봉(8068m) 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가셔브룸 2봉 정상에 A4 용지 크기의 고 씨 사진을 묻고 내려오기도 했다. 김 대장은 2, 3일 안에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뒤 열흘 후쯤 귀국한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박지성 vs 우치다, 메시 vs 호날두. 누가 더 빛나는 별이 될 것인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27일 오전 3시 45분 독일 겔젠키르헨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샬케04의 대결에 이어 28일 오전 3시 45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4강 1차전이 열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유에는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30)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복병 샬케04에는 일본의 떠오르는 샛별 우치다 아쓰토(23)가 속해 있다. 박지성은 왼쪽 측면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 우치다는 오른쪽 수비수로 활약해왔다. 두 선수가 함께 출전할 경우 포지션상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일본 국가대표인 우치다는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뛰다 지난해 샬케04에 입단했으며 분데스리가에서 21경기를 뛰는 동안 골은 넣지 못했다. 그러나 근성 있는 수비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로 불리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박지성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레알과 바르사의 경기에서는 현존 최고 골잡이들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최근 스페인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 호날두가 헤딩 결승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메시는 정규리그에서 스페인 최고 기록인 시즌 50호 골을 넣으며 맞섰다. 185cm의 건장한 체격으로 공중 볼과 프리킥을 앞세운 호날두와 169cm의 단신이지만 화려한 발기술로 예술에 가까운 드리블을 펼치는 메시의 대결은 이번 대회를 수놓을 최대 관전 포인트로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돈 잔치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2010∼2011시즌을 앞두고 밝힌 상금 계획에 따르면 본선에 진출한 32개 팀은 720만 유로(약 113억 원)를 기본으로 받고 시작한다. 이는 대회 참가 보너스와 조별리그 경기당 보너스를 합친 금액이다. 16강에 진출하면 300만 유로(약 47억 원), 8강에 진출하면 330만 유로(약 52억 원), 4강에 진출하면 420만 유로(약 66억 원)를 각각 더 받는다. 우승팀에는 900만 유로(약 142억 원), 준우승팀에는 560만 유로(약 88억 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이에 따라 우승팀은 상금과 분배금으로만 2670만 유로(약 421억 원)를 벌게 된다. 여기에 대회가 끝난 뒤 TV 중계권료를 팀의 인지도 등에 따라 나눠받게 된다. 지난해 8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계권료로만 453억 원을 챙겼다. 올해 우승팀도 이와 맞먹는 중계권료를 받게 되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돈을 챙길 수 있다. 어디서 이처럼 천문학적인 돈이 생기는 걸까. UEFA는 지난 시즌 방송 중계권료로만 10억8700만 유로(약 1조70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대회 관련 수입의 72%에 이르는 액수. 라이선스 등 상업적 권리를 이용한 수익은 2억9400만 유로(약 4642억 원)로 19%를 차지했다. 티켓 판매 수익은 330만 유로(약 52억 원)였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광란의 환호 속에서 너무 흥분한 탓일까.레알 마드리드가 18년 만에 어렵사리 차지한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트로피를 버스 바퀴 밑에 떨어뜨려 산산조각내고 말았다.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 레알 선수들은 발렌시아의 메스티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간의 접전 끝에 전통의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1-0으로 물리치고 축하 퍼레이드를 했다. 레알은 연장 전반 12분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헤딩슛으로 승리를 얻었다.선수들은 오픈 버스에 탄 채 곧바로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으로 향했다. 자연의 여신인 키벨레를 모신 이곳은 레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승리 축하 세리머니를 벌이는 곳. 오전 4시 30분(현지 시간)이었지만 약 6만 명의 관중이 모여들었고 자동차 경적과 환호성이 온 도시를 뒤덮었다. 하늘에서는 색종이가 비처럼 내리고 기마경찰들이 버스를 뒤따랐다.버스가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앞쪽에 타고 있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고 흔들던 중이었다. 무게 15kg에 달하는 육중한 트로피가 손에서 미끄러져 버스 앞쪽으로 떨어졌다. 손 쓸 새도 없이 트로피는 버스 바퀴에 깔렸다. 당황한 라모스는 “트로피가 떨어졌다. 트로피가 떨어졌다. 트로피는 괜찮다. 괜찮다”라고 되뇌었다. 그러나 트로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바치는 대신 스페인 국기와 팀 깃발을 여신상에 두르고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사방에 ‘우리는 챔피언’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레알은 이날 승리로 통산 18번째 우승을 이뤘으며 1993년 이후 18년 만에 국왕컵 정상에 올랐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두 팀의 라이벌전에서 레알은 통산 86승 43무 82패로 근소하게 앞섰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광란의 환호 속에서 너무 흥분한 탓일까. 레알 마드리드가 18년 만에 어렵사리 차지한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트로피를 버스 바퀴 밑에 떨어뜨려 산산조각내고 말았다. 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 레알 선수들은 발렌시아의 메스티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 접전 끝에 전통의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1-0으로 물리치고 축하 퍼레이드를 했다. 레알은 연장 전반 12분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헤딩슛으로 승리를 얻었다. 선수들은 오픈 버스에 탄 채 곧바로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으로 향했다. 자연의 여신인 키벨레를 모신 이 곳은 레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승리 축하 세리머니를 벌이는 곳. 현지 시간 오전 4시 30분이었지만 약 6만 명의 관중들이 모여들었고 자동차 경적과 환호성으로 온 도시가 뒤덮였다. 하늘에서는 색종이가 비처럼 내리고 기마경찰들이 버스를 뒤따랐다. 버스가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앞쪽에 타고 있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고 흔들던 중이었다. 무게 15kg에 달하는 육중한 트로피가 손에서 미끄러져 버스 앞쪽으로 떨어졌다. 손 쓸 새도 없이 트로피는 버스 바퀴에 깔렸다. 당황한 라모스는 "트로피가 떨어졌다. 트로피가 떨어졌다. 트로피는 괜찮다. 괜찮다"라고 되뇌었다. 그러나 트로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조각이 났다.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바치는 대신 스페인 국기와 팀 깃발을 여신상에 두르고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사방에 "우리는 챔피언"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레알은 이날 승리로 1993년 이후 18년 만에 국왕컵 정상에 올랐고 통산 18번째 우승했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두 팀의 라이벌전에서 레알은 통산 86승 43무 82패로 근소하게 앞섰다.성남=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오늘 무관중 경기인가?” 20일 프로축구 컵대회가 열린 구장을 찾은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장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4만3000명을 수용하는 울산문수경기장에는 983명의 관중이 들었다. 4만2000명을 수용하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847명, 5만 명을 수용하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는 1038명이 찾았다. 이날 프로축구 컵대회는 극심한 관중 가뭄과 부실한 경기 운영으로 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부 구단은 아예 방문경기에 1군 선수를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다. 많은 구단이 정규리그에서 뛰지 않던 선수를 내보냈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컵대회에 전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주중에도 축구경기를 치러 팬들의 관심을 머물게 하자는 컵대회의 취지와는 다르게 내용 없는 경기로 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극심한 관중 가뭄 속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 설기현(울산)이 오랜 골 침묵을 깨뜨렸다. 설기현은 2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리그 컵대회 B조 3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을 받았지만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던 설기현은 올 시즌 9경기 만에 첫 득점에 성공했다. 설기현은 K리그 6경기와 컵대회 2경기를 뛰면서 도움 하나만을 올렸을 뿐이었다. 울산은 2-1 승리를 거두며 3연승으로 B조 선두를 지켰다. 강원은 1승 1무 뒤 첫 패배를 당했다. 전남은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3분 코니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8분 남준재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해 무패 행진(2승 1무)을 계속했다. 대구는 황일수의 골로 포항을 1-0으로 물리쳤다. 대구는 컵대회 첫 승을 거두며 1승 1무 1패가 됐고 포항은 2연승 뒤 1패를 당했다. 성남은 홈경기에서 대전을 1-0으로 이겼다. 성남은 1승 1무 1패, 대전은 컵대회 3연패. 성남=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숙소인지 창고인지 구분이 안됐다. 벽과 방구석엔 여기저기 때가 묻었다. 웨이트트레이닝 장소의 거울은 깨져 있었다. 감독은 허름한 방 안에 아파 누워 있었다. 약봉지가 여럿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올해 40세가 된 나이 많은 골키퍼는 타박상 치료를 받고 있었다. 파스 냄새가 났다. 모 건설회사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국곡리 대전 시티즌 숙소. 골키퍼는 여기서 먹고 잔다. 한 팀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독특한 기록의 소유자 최은성. 1997년 시민구단 대전 창단 멤버로 참가해 14년째 총 442경기를 뛰었다. 그는 3일 강원과 경기에서 수비수와 부딪쳐 경기 중 실려 나왔고 16일 공격축구를 앞세운 상주와의 경기에선 온몸으로 슈팅을 막아내는 육탄 수비를 펼쳐 팬들로부터 ‘수호천황’이란 찬사를 들었다. 대전은 3위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최근 10년 만에 정규리그 선두에 오르는가 하면 3승 3무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대전의 최근 돌풍은 최은성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몸을 사리지 않지만 그는 누구보다 부상의 공포를 잘 알고 있다. 10년 전 그는 그라운드에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잠이 오는 걸 느꼈다. 함성도 들리지 않고 고통도 없고 너무 편했다. 잠들면 세상 그 누구보다 편하리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죽음의 유혹이었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퍼뜩 가족 생각이 났다. ‘아 이렇게 사라지면 안 되는데….’ 그는 편하고 싶다는 생각을 물리쳤다. 의식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죽음의 문턱에서 걸어 나왔다. 프로야구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었던 고 임수혁처럼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001년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포항의 FA컵 결승전은 그가 가장 생각하기 싫어하는 경기다. 그는 상대 선수와 부딪쳐 광대뼈가 함몰됐다. 팀은 1-0으로 이겨 우승했지만 그는 병원에 실려 가야 했다. 대전이 창단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대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당시 대표팀에도 승선했지만 이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 갔다. 10년 후 대전은 강팀들에 맞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지난해 13위를 한 데다 일부 선수가 나가 팀이 위기에 처했다. 어려우니까 선수들이 더 뭉치는 거 같다”고 했다. 뚜렷한 스타도 없이 팀이 돌풍을 일으키자 그의 감회도 새롭다. “2002년경 후원금이 모두 끊겨 팀이 해체될 뻔하기도 했는데….” 그는 “모처럼 올라온 상위권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그라고 해서 왜 대전이 마냥 좋았겠는가. 그는 “나도 인간인데 때로는 더 좋은 팀에서 뛰고 싶었다. 하지만 나를 처음 받아준 곳이고 나를 버리지 않은 곳이다”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중국과 브라질 등 해외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왼쪽 어깨에 대전 엠블럼 등을 새겼다. 이제 어깨가 문신으로 가득하다. 기나긴 무명의 세월이었지만 대전과 함께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대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최은성 △생년월일=1971년 4월 5일 △체격=184cm, 82kg △출신교=포항제철중, 강동고, 인천대 △1997년 대전 시티즌 창단 멤버 △442경기 553실점}

소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영스타들의 경기력이 빛났다. K리그 6라운드 경남과 전남의 경기가 열린 17일 창원축구센터. 사방에 꽃이 피어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윤빛가람(경남)을 보려고 소녀 팬들이 모여 들었다. 윤빛가람은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실시한 벚꽃놀이를 함께 하고 싶은 스타 설문조사에서 484명의 응답자 중 17.6%의 지지를 얻어 1위에 뽑혔다. 또 1만 명 이상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신세대 스타. 이날 경기에는 벚꽃놀이 설문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던 지동원(10.5%)이 윤빛가람과 맞대결을 펼쳤다. 차세대 미드필더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스타들답게 경기장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먼저 기세를 올린 선수는 윤빛가람. 전반 31분 상대 골문 정문에서 좌측으로 파고드는 김인한에게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찔러 넣었고 김인한은 쏜살같이 골문 앞으로 쇄도해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지동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동원은 후반 28분 상대 골문 앞 중앙에서 파고들었다. 다급한 상대 수비가 지동원을 가로 막았지만 심판은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를 인디오가 침착하게 차 넣어 1-1 동점. 인디오는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7분 한 골을 추가해 전남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16일 경기에선 포항이 방문경기에서 제주를 3-1로 물리치고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을 하며 승점 14점으로 1위에 올랐다. 포항은 황진성이 두 골을 넣고 노병준이 한골을 넣었다. 전북은 김지웅 김동찬 이동국 등의 골로 홈에서 광주를 6-1로 대파했다. 이동국은 공식 기록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통산 103호 골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도 4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인 김정우(6골·상주)를 바짝 추격했다. 전북은 이날 이동국이 2개의 어시스트를 더 했다며 프로축구연맹에 기록 정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기록이 정정되면 이동국은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하게 된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박주영(26·모나코)이 프랑스 리그 득점 톱 5 진입을 노리고 있다. 박주영은 17일 니스에서 열린 니스와의 방문경기에서 1-3으로 뒤지던 후반 31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박주영은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시즌 12호 골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2-3으로 져 17위로 떨어졌지만 박주영의 득점 레이스는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날 골로 박주영은 제르비뉴(릴), 디미트리 파예(생테티엔)와 함께 득점 8위에 올랐다. 출전 시간 등을 고려한 전체 점수에서 밀려 공격수 순위에선 10위에 랭크됐다.》 득점 순위로만 따지만 박주영은 이번 시즌 리그 톱 5를 노려볼 만하다. 그레고리 푸욜(발랑시엔), 모디보 마이가(소쇼), 네네(파리) 등 3명이 13골로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4위는 14골을 기록 중인 리산드로 로페스(리옹). 박주영과는 불과 한두 골 차이다. 득점 1위는 21골을 기록 중인 무사 소우(릴). 17골을 넣은 케빈 가메이로(로리앙)가 2위를 달리고 있다. 모나코는 앞으로 7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박주영은 이날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뛰지 못해 6경기에 더 출전할 수 있다. 올 시즌 약 2.14경기당 1골을 넣고 있는 박주영의 페이스라면 3골 정도는 더 노려볼 수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을 넣은 감각이라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박주영은 이번 시즌 유난히 후반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2골 중 10골을 후반에 넣었고 특히 경기 끝나기 직전인 후반 31분부터 45분 사이에 가장 많은 4골을 넣었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넣은 골도 2골이나 된다. 후반 30분 이후에 자신의 전체 득점 중 절반을 넣었다. 이는 양 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시점에 박주영의 집중력이 그만큼 높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박주영은 시즌 초반에는 상대 골문 앞 중앙과 오른쪽 지역에서 득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잇달아 골문 앞 왼쪽 지역에서 득점했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박주영은 득점 레이스에 가담한 다른 선수들보다는 페널티킥 비중이 다소 높다. 1위 소우는 페널티킥 득점이 없다. 박주영과 같은 골을 넣고 있는 제르비뉴도 페널티킥 득점이 없고 파예는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박주영이 팀의 페널티킥을 자주 맡아 차는 것은 그만큼 킥의 정확성과 침착함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오프사이드(27개)가 많은 편이다. 최전방에서 수비를 따돌리는 순간 스피드가 더 요구된다. 33개의 파울을 범하고 45개를 당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박주영은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 2008∼2009시즌에 프랑스 리그에 데뷔해 31경기에서 5골, 두 번째 시즌에는 27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에는 27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한국 선수가 유럽리그에서 넣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1985∼1986시즌에 기록한 17골이다. 박주영이 이를 넘어 새 역사를 쓸지도 관심사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3일 8강 2차전에서 첼시를 2-1로 이기고 2승으로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도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를 1-0으로 눌러 2연승하며 4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이날 시즌 48호 골을 넣었다. 이는 바르셀로나 내의 한 시즌 최고 기록. 메시는 51년 전 푸스카스 페렌츠가 세웠던 스페인 프로축구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인 50골에 바짝 다가섰다. 이번 대회는 초호화 팀들의 잔치가 될 듯하다. 이변이 없는 한 바르셀로나의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도 4강에 진출해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팬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두 팀의 라이벌전은 ‘엘 클라시코’로 불린다. 레알은 잉글랜드 토트넘과의 1차전에서 4-0으로 대승했다. 맨유는 독일의 샬케04, 또는 이탈리아의 인터 밀란과 맞붙는다. 8강 1차전에서 샬케04는 인터 밀란을 5-2로 이겼다. 인터 밀란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차전에서 4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드록신(神)’으로 불리는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가슴으로 볼을 받은 뒤 강슛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골망을 흔들어 동점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첼시에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1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100억 원이 넘는 우승 상금과 지구상 최고 명문 팀이라는 영예를 놓고 다투는 축구 잔치에 앉은 첼시의 억만장자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맨유와의 8강 홈 1차전에서 0-1로 진 첼시는 이날 무조건 이겨야 했다. 첼시는 챔스리그 우승을 한 적이 없다. 러시아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의 챔스리그 집착은 유명하다. 그는 돈으로 우승을 산다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올해 초에만 선수 두 명을 영입하는 데 1100억 원을 넘게 썼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 사상 최대 이적료인 897억 원을 주고 영입한 페르난도 토레스는 이날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첼시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전반이 끝나자 구단주가 총애하는 토레스를 빼고 33세 노장 드로그바를 투입했다. 후반 32분 드로그바가 골을 넣었을 때 아브라모비치의 표정은 누그러지는 듯했다. 첼시는 전반 초반부터 작심한 듯 맨유를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전반 43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끌려갔다. 설상가상으로 한 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불리한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와 안첼로티 감독의 안도감은 1분을 넘기지 못했다. 첼시가 동점골을 넣은 지 50초 만에 박지성이 첼시의 염원을 산산조각 냈다. 미드필드 왼쪽을 파고들던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의 패스를 받아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뒤 강력한 왼발 대각선 슛으로 첼시의 그물을 흔들었다. 드로그바가 동점골을 넣었던 패턴과 비슷했다. 챔스리그 본선 통산 4호골. 이날 경기장을 뒤흔든 7만여 팬의 함성이 얼마나 컸던지 맨유 홈페이지는 “이런 위대한 경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원초적이고도 극한의 환희에 찬 함성”이라고 표현했다. 2005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시절 AC 밀란과의 4강 2차전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챔스리그 본선에서 골을 넣었던 박지성은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챔스리그에서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챔스리그의 사나이’임을 과시했다. 박지성은 6년 전 챔스리그 AC 밀란전에서의 활약으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눈에 띄어 잉글랜드로 옮겼고 이후 대성했다. 박지성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퍼거슨 감독이 나를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나는 큰 경기일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스스로 강해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상대 수비수 존 테리와 부딪쳐 왼쪽 눈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면서도 11.06km를 뛰었다. 이날 터뜨린 시즌 7호골(4도움)로 볼턴 이청용(4골 7도움)과 함께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1개를 기록하고 있다. 맨유 입단 후 최고 성적이다. 퍼거슨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박지성이 놀랄 만한 골을 넣었다”며 높이 평가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